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24 KB 부동산 보고서: 2024년 주택시장 진단과 전망’을 통해 2024년 주택 시장의 3대 변수로 공급, 금리, 정책을 꼽고 향후 부동산 시장 방향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세 변수 모두 시장에 영향을 줄 요소이지만, 그중에서도 금리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부동산시장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자산관리전문가(PB)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시장전문가의 74%, 공인중개사·PB의 각 79%가 ‘2024년 주택 매매 가격 하락’을 전망했다.
이유로는 ‘높은 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이 꼽혔다. 주택 매매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이에 영향을 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도 ‘금리’가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2024년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이 2022~2023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봤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설문을 바탕으로 “주택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2024년에도 주택 거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비수도권에서 매수 수요가 위축돼 거래량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전문가(50%), 공인중개사(59%) 모두 2024년이 주택 매매 시장 경기 최저점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 시장에 대해서는 2024년이 경기 최저점일 것이라는 예상이 가장 많았으나 2023년이 최저점이었다는 응답도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주택 경기 회복을 위해 필요한 핵심 정책으로는 ‘금리 인하’가 꼽혔다. 다음으로 대출 지원 및 규제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현재 주택시장 침체가 수요 감소에 따른 영향이 커 수요 회복 여부가 향후 시장 흐름을 결정할 핵심 요인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국내외 경기 여건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지만, 가계 부채 문제도 있기 때문에 금융 규제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실수요자 지원을 위한 정책 금융 공급은 주택 수요 회복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반적으로 주택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 여부 및 시기와 정부 정책 등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뽑은 주택시장 7대 이슈를 통해 2024년 주택 시장 전망을 더 깊게 들여다보자.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뽑은 주택시장 7대 이슈
1. 역대 최저 주택 거래, 회복세 제한적일 것
주택 매매 거래는 2023년 소폭 회복되는 것 같았지만,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거래 위축이 된 가장 큰 원인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 기대 심리 차이인데,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이후 거래 침체 현상은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전반적인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 급격한 주택공급 감소, 정책 효과는 미지수
분양 물량이 급감하면서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 기반이 되는 인허가 물량까지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광주를 제외한 전국 지역에서 분양 물량이 감소했고, 그중 대구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청약 수요도 줄어 비수도권 분양 위축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3년 9월 정부가 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공급 정책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 공급 대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3.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으로 속도 내는 재건축, 장기 효과 기대
재건축 시장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것이 현 정부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다. 해당 법안은 2024년 4월 2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후 재정비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재건축 사업 여건이 크게 개선 됐지만, 단기간에 재건축 시장이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주택 경기 여건이 좋지 않고 공사비가 올라 사업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재건축 진행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주택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 아파트로 몰린 전세 수요, 가격 상승할지도
전세 시장 전반적으로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특히 수도권 빌라 시장을 중심으로 전세 사기 등이 이어지면서 더욱 위축되고 있다. 다만 아파트의 전세 시장의 경우 수도권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였다가 최근 다시 주춤하고 있다. 전국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수도권 전세 가격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가한 전세수요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아파트로 집중되고 있으며, 2024년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5. 주택 시장서 영향력 큰 금리, 인하할까?
최근 몇 년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 매매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고,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로 매물은 증가하는 추세다. 금리는 수요 위축, 매물 증가 등의 최근 주택시장 상황을 설명하는 주요 요인이므로, 전문가들은 2024년 시장 금리 하락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 상승 등으로 가계 부담도 높아졌기 때문에 현 수준의 금리가 유지된다면 매수세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리 하락 시기와 폭이 2024년 주택시장 매수 심리 회복의 중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대출 제한이 커질 수 있어 단기간에 시장 상황을 반전시킬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6. 주택 경기 위축에도 늘어나는 주택담보대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으로 2023년 2분기부터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빠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2024년에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될지는 주택 매매 거래량의 향방이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가계 부채 관리와 정책 금융 공급 방향이 주택담보대출 변동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계 부채 수준에 따라 정부 정책 추진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에, 가계 부채 문제 역시 2024년 주택 시장의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7.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 기조와 완화 폭이 핵심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주택 매매시장이 위축되자 정부는 주택시장 경착륙 방지를 위한 규제 완화 대책을 연이어 내놓았다. 2024년 정부의 주택 정책 초점은 공급 시장에 집중될 것이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주택 인허가 감소, 분양 물량 감소 등 공급 부족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도 빠르게 상승했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택 공급 시장은 위축되고 있으며, 부동산 PF 리스크 불안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건설사와 PF 관련 금융권 부실 문제, 물량 공급 감소 문제는 2024년에도 주택 시장에서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기조는 이어지겠지만, 그 강도에 대한 고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주택 거래 감소로 지난달 국내인구 이동자 수가 48년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5일 발표한 ‘4월 국내 인구이동’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이동자 수가 48만3000명으로 지난해 4월에 비해 18.7%(11만1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4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감소 폭이 2004년 이후 가장 컸고, 인구 이동자 수는 1974년 이후 48년 만에 가장 적었다. 국내 인구 이동자 수는 작년 1월(-2.2%)부터 지난달까지 16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이동률이 많은 연령층은 감소하고 적은 연령층은 증가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15~29세 청년층 인구는 19만7000명 감소했고, 30대(-13만2000명)와 40대(-7만2000명) 인구도 함께 줄었다. 반면 중장년층인 50대와 60세 이상은 각각 3만8000명, 56만8000명 늘었다.
통계청은 주택 매매 거래량이나 입주 예정 아파트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올해 2~3월 주택 매매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48.9% 감소했다.
총 이동자 중 시도 내 이동자는 65.6%, 시도 간 이동자는 34.4%로 집계됐다. 시도 내 이동자는 1년 전보다 20.9% 감소했고, 시도 간 이동자도 14.2% 줄었다. 인구 100명 당 이동자 수를 의미하는 인구이동률은 11.4%로 전년 같은 달 대비 2.6%p 감소했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를 떠나는 인구가 많았다. 전국 시도별로 보면, 순이동(전입-전출)은 경기(3588명), 충남(1381명), 인천(1289명) 등 8개 시도에서 순유입됐다. 서울(-4166명), 부산(-1588명), 광주(-1142명) 등 9개 시도는 순유출됐다. 순이동률은 세종(2.6%), 충남(0.8%), 강원(0.8%) 등의 순으로 컸다. 광주(-1.0%), 울산(-0.7%), 부산(-0.6%) 등은 순유출됐다.
부동산 매매 거래와 증여 거래 추이가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거래량은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증여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2월 1404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2월 거래량 5435건에 비하면 약 74.1% 감소한 수치다.
반면 증여 거래는 늘고 있다.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가 한국부동산원의 증여 관련 수치를 분석한 결과, 전국 주택 거래 형태 중 증여 거래 비중은 2017년 5.1%에서 2021년 8.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도 5.3%에서 12.2%로 증여 거래 비중이 점차 높아졌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이런 상황에 대해 “최근 서울 집값 상승폭이 크고, 종부세와 양도소득세가 모두 강화되어 다주택자들이 보유하기도 팔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자녀들이 높은 집값을 감당하기 어렵고 공시지가와 증여세도 인상될 예정이라 자산 승계 목적의 증여를 택하는 비중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지방세법 개정으로 증여·상속 등 무상으로 취득하는 재산에 부과하는 취득세가 사실상 ‘실거래가’로 매겨진다. 취득일로부터 6개월 이내 감정가액, 공매가액 및 유사매매사례가액 중 가장 최근 거래가액인 ‘시가인정액’을 취득세 과세표준으로 인정한다는 것. 시가의 70~80%에 해당하는 공동주택가격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지금보다 내년에 취득세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동산을 증여할 계획이라면 올해 안으로 마쳐야 하는 이유다.
증여 골든타임, 아파트·단독주택 따라 달라
적기는 주택 형태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우선 아파트의 경우 매매사례가액(시가)도 고려해야 한다.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을 증여할 때는 매매사례가액을 기준으로 증여세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매매사례가액이란 취득일부터 6개월 이전, 3개월 이후까지 9개월간 해당 자산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산의 매매가를 의미한다. 가까운 시기의 매매 사례가 두 건 이상이면 매매가의 평균이 기준이다. 가액이 낮을수록 절세 측면에서 아파트를 증여하기에 유리하다.
매매사례가액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스템을 활용하면 최근 거래된 매물을 거래 날짜별로 조회 가능하다. 증여세는 등기접수일의 가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므로, 매매사례가액이 가장 낮은 날을 확인해 등기를 접수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외에도 종합부동산세를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종합부동산세가 개정되면서 중과세율을 적용받는 다주택자가 짊어져야 할 세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는 세대 단위가 아닌 사람당 과세되는데, 매년 6월 1일 현재 소유자를 기준으로 공시가격을 합산한 금액이 6억 원(1세대 1주택이라면 9억 원)을 초과할 때 과세한다. 즉 2주택자가 배우자 혹은 자녀에게 6월 1일 이전에 주택을 증여한다면, 동일 세대원 사이라 하더라도 중과세율이 아닌 일반세율을 적용한다. 즉 올해 6월 1일 이전이나 아파트 시가가 가장 저렴한 시점이 아파트를 증여하기 최적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적용하기 어려운 단독주택은 사정이 달라진다. 매매사례가액이 나타나지 않아 정부가 4월 말 확정한 개별주택공시가격의 변동 여부에 따라 증여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5월 이전에 단독주택을 증여하라고 권한다. 2022년 개별주택 공시가격은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안에 따르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17.22% 상승했다.
[TIP] 증여세 불확실성 낮추는 방법
주택 가격의 변동성은 증여세에도 영향을 미친다. 증여일과 가까운 시점에 예외적으로 비싼 가격에 팔린 집이 있다면 뜻하지 않은 상속·증여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다주택자 양도세 감경, 1주택 장기 보유자의 재산세 완화 방안 등도 증여세 계산 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절세 팁을 소개한다.
1 감정평가를 받자 단독주택의 가액이 10억 원 이상이거나, 아파트 가격이 종잡을 수 없어 증여세로 얼마를 부담하게 될지 계산하기 어려운 경우는 감정평가를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증여 시점에 감정평가사를 통해 정식으로 산정한 증여 아파트의 가치는 단지 내 다른 가구의 매매가보다 더 정확한 수치로 인정받을 수 있다.
2 증여세 신고, 빠를수록 좋다 증여세 신고를 가능한 한 빨리 해두자. 증여세 신고를 끝내면 증여일 이후 세 달간 더 높은 가격으로 팔린 매매 사례가 있더라도 증여세에 반영되지 않는다. 증여일 당일에 증여세를 신고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때는 증여일 이전 6개월간의 매매거래가액만 주택 증여 가치로 인정된다.
국내 인구이동이 14개월째 감소했다. 주택 거래가 줄고 심화되는 고령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대규모 아파트 입주 등의 영향으로 2년 만에 인구가 순유입됐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월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이동자 수는 66만 4천 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9%(4만 2000명) 줄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의미하는 인구이동률은 16.9%로 전년동월대비 1.0% 감소했다. 총 이동자 중 시도내 이동자는 61.3%, 시도간 이동자는 38.7%를 차지했다. 전년동월대비 시도내 이동자는 10.5% 감소하고 시도간 이동자는 2.5% 늘었다.
통계청은 인구 고령화와 함께 지난해 12월~올해 1월 주택매매거래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8.7% 감소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2020년 2월 이후 2년 만에 인구가 순유입됐다. 전출 인구보다 전입 인구가 3천265명 많았다. 서울, 경기(2천176명), 인천(2천7명) 등 8개 시도에서 인구가 순유입됐다. 경남(-3천558명), 대구(-2천294명), 울산(-1천641명) 등 9개 시도에서는 인구가 순유출됐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세가 지난해 연말부터 대출 규제 강화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에 아파트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부동산 업계는 올해 아파트 시장에서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파트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요소들이 앞으로 어떻게 작용할지, 올해 시장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참조 신한은행 ‘2022년 수도권 아파트 시장 연간전망’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전국주택동향 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월 대비 0.08% 올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0.02%)과 지방(0.13%)에서 상승했지만 서울에서는 상승세가 멈춰 섰다. 실제로도 ‘아파트 거래량 급감’, ‘서울 부동산 꺾였다’는 내용의 뉴스와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도 아파트 시장 전망이 어둡기만 한 것일까? 우선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사실이나, 거래량 감소가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있지는 않다. 경제 논리에 의하면 거래량이 감소할 때 물건이 팔리지 않고 쌓이니 판매하는 사람들이 가격을 내리는 것이 맞다. 그러나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장소희 신한금융투자 WM솔루션부 책임연구원은 신한은행 ‘2022년 수도권 아파트시장 연간전망’ 유튜브 영상에서 “호가를 낮춰 거래하려는 매도인이 적어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난해 다양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던 이유로 수급 불균형을 꼽을 수 있다. 수급 불균형은 올해도 해결되기 어려워 보이며, 오히려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특히 서울의 경우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등의 정비 사업을 거쳐 아파트가 공급되므로, 조합원을 제외하면 실질적 신규 공급이 많지 않다. 결국 올해도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누적된 공급 부족과 경기 회복으로 주택 가격이 지난해보다는 낮아지지만 상승세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경제성장률, 금리 등 경제 변수와 주택수급지수를 고려한 전망 모형을 통해 2022년 주택 가격을 예측한 결과, 지난해보다는 낮아지지만 인천, 대구 등 일부 공급 과잉 지역과 ‘영끌’ 추격 매수로 인한 단기 급등 지역을 제외하고는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금리 인상, 지켜보되 걱정 말자
선거는 올해 부동산 시장을 전망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대통령 선거에 지방선거까지 겹쳐 있는 올해는 정치 변수에 따른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변동성이 큰 해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장소희 책임연구원은 “대선 후보마다 부동산 정책이 다르지만, 집권 1년 차인 올해에 정책이 미칠 영향은 적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방선거의 경우 정비 사업에 대한 인허가권자를 뽑는 선거이기 때문에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달라진다. 장 책임연구원은 “올해도 부동산 개발 공약들로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며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승이 멈춘 서울 강북권 타 아파트와 달리 용산구(0.03%)와 같이 리모델링 호재가 있는 단지는 상승세를 보였다.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소로 해석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인상 초기 단계인 올해는 부동산 매매 수요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경제 주체들이 코로나19에 적응하면서 소비 회복세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최고치를 갱신 중인 통화량과 높은 인플레이션율 또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해석했다. 장 책임연구원은 “다만 여러 번에 걸쳐 지속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는 상황은 수요자 부담을 키우고 부동산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은퇴 후 연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지만, 비상 상황을 대비한 목돈이 필요하다. 연일 집값이 고점을 찍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 경매가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매는 시세차익과 더불어 임대수익을 올리는 투자인데, 최근 불어닥친 경매 열풍의 이유를 살펴보고 경매 시 주의사항을 소개한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매 열풍이 불어닥쳤다. 보통 부동산 경매는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법원이 강제로 최고가격을 제시하는 이에게 파는 방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경매가 취소되면서 경매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다른 경매 지표는 성장세를 보였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1년 6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6월 기준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전월 대비 4.6% 감소했고, 전년 동기와 비교해 27% 줄어들었다. 다만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40~70%를 유지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19%로 2001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100%를 넘는 기록을 세우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 가격인데, 집값이 오르는 것을 고려하면 감정가는 보통 6개월~1년 전의 가격이라 낙찰가율이 100%가 넘어도 현재 시세보다는 저렴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경매의 핵심은 권리분석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한 김경매 씨는 곧 은퇴를 앞두고 있다. 공무원연금 덕분에 노후의 생활비 걱정은 없다. 다만 갑작스러운 지출을 위한 목돈을 마련하고 싶다.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경매에 관심이 생겼다. 노후의 안전자산으로 경매가 괜찮을까?
최근 경매 시장으로 실수요자가 몰리는 원인 중 하나는 느슨한 규제 때문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 거래 시 해당 구청장의 허가가 필수적이다.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거래 신고 시 거래 금액과 무관하게 자금조달계획서와 각종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법상 경매는 이 모든 것이 면제된다.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가격은 올랐지만 매물이 부족해지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경매 시장으로 이목이 쏠렸다. 다만 대출 규제로 인해 현금 부자들의 투자가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매를 처음 시작한다면 목적을 정해야 한다. 시세차익이 목적이라면 서울·부산 등 대도시 위주로 살펴보고, 개발계획이나 교통 호재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반면 임대수익이 목적이라면 사회 초년생, 학생 등의 임차인이 몰리는 곳을 살펴야 한다.
지방 산업단지 인근 소도시의 소형 아파트도 임대수익용으로 괜찮다. 부동산 관계자는 “시세차익이 목적이라면 전세를 끼고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이 좋고, 임대수익이 목적이라면 평균 4%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상가도 괜찮다”라고 말했다.
경매의 핵심은 권리분석이다. 권리분석을 잘못하면 법률적 문제로 인해 손해가 생길 수 있다. 권리분석 시 등기부 등본에서 소멸과 인수의 기준이 되는 말소기준권리를 알아야 한다. 대표적인 말소기준권리는 (근)저당권, (가)압류, 경매개시결정 등이 있는데, 등기부 등본에서 해당 리의 아래에 적힌 것은 소멸한다. 인수할 권리가 없으면 법률적 문제도 없다는 뜻이다.
만약 말소기준권리 위로 인수해야 할 권리가 존재하면 법률적 관계가 복잡해서 초보자라면 포기하는 게 낫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권리분석 시 대항력 있는 임차인 유무를 파악해 보증금 인수 여부를 확인해야 추가 손해를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입찰 전 현장 답사도 필수다. 현장 답사를 할 때는 우선 매각물건명세서에 적힌 내용이 실제로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관리비 체납 여부, 주변 주택 시세, 해당 지역의 부동산 호재·악재 등도 따져봐야 한다. 자금 조달 계획도 꼼꼼히 세워야 한다. 낙찰자로 선정되면 약 한 달 내에 잔금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더러 입찰 가격을 잘못 적는 실수를 하는데, 잔금을 내지 못하면 입찰 보증금을 못 받는다”라고 말했다.
2020년 노인들은 소득이 2008년에 비해 2배 이상 늘면서 경제적 자립도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끼는 노인도 2배 이상 늘었으며, 만족스럽게 노후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노인 비율도 오르고 있으며, 연령대별로 정보화 기기 이용률 격차도 커 문제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복지부가 노인 가족과 사회적 관계, 건강과 경제 상태, 여가와 사회활동 등을 조사한 ‘2020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3년마다 실시하는 이 조사는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전국 969개 조사 지역에서 만 65세 이상인 노인 1만97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근로소득 4배, 사업소득 2배 늘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인들의 소득이 크게 늘었다. 2020년 노인들의 연간 개인 소득은 1158만 원으로 2008년 700만 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올랐다. 소득원을 살펴보면 근로소득이 2008년 6.5%에서 2020년 24.1%로 4배 정도로, 사업소득은 6.9%에서 11.0%로 2배 가깝게 늘었다. 반면 사적이전소득이 46.5%에서 13.9%로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공적이전소득은 28.4%에서 27.5%로 소폭 감소했다.
사적이전소득은 가족이나 친인척 등으로부터 받는 생계비 보조금을, 공적이전소득은 노령연금과 기초연금 등을 말한다. 2008년에는 절반 정도의 노인들이 자녀나 친인척으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았다면 2020년에는 10명 중 1명 정도로 줄어든 대신, 스스로 경제활동을 하며 생계를 책임지는 노인이 4명 중 1으로 크게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노인들의 경제활동 참여율도 2008년 30%에서 2020년 36.9%로 증가했다. 65세에서 69세까지는 절반 이상인 55.1%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특히 73.9%의 노인들이 일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로 '생계비 마련을 위해서"라고 대답해 10명 중 7명이 생계 목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의 직업은 단순노무직이 48.7%로 가장 많았고, 농어업 13.5%, 서비스근로자 12.2%, 고위임원직관리자 8.8%, 판매종사자 4.7% 순이었다. 특히 10명 중 1명 정도가 기업에서 대표나 고위임원을 맡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노인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국민들의 자신 비율에서 부동산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노인들은 특히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가구 대부분인 96.6%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금액 기준으로는 가구 평균 2억6182만 원이었다. 또 금융자산을 보유한 비율은 77.8%로 평균 3212만 원을, 기타 자산으로 1120만 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부동산이 자산에서 86.8%를 차지할 정도로 편중성이 심했다. 반면 노인 4명 중 1명꼴로 빚을 지고 있었는데, 평균 금액은 1892만 원이었다.
노인들의 주택 소유 현황은 자가 비율이 79.8%로 10명 중 8명이 자신의 집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가 48.4%, 단독주택 35.3%, 연립과 다세대주택 15.1%, 기타 1.2% 순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8년에 처음으로 아파트 거주 비율이 50%를 넘었는데, 이와 비교하면 노인들의 아파트 거주 비율도 젊은 사람들과 비슷한 것으로 분석된다.
간강한 노인 늘고, 우울한 노인 줄고
노인들은 스스로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응답한 비율도 크게 늘었다. 건강상태가 좋다고 응답한 노인은 2008년 24.4%에서 2020년 49.3%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건강이 좋지 않다고 응답한 19.9%보다도 2배가 넘는 비율을 나타냈다.
또 우울 증상을 보이는 노인 비율은 꾸준하게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 조사에서 우울감을 보이는 노인 비율은 13.5%로, 2008년 30.8%, 2017년 21.1%보다 크게 줄었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노인 74.1%는 노인에 대한 연령기준을 '70세 이상'으로 보고 있었다. 또 노후와 생애 말기에 찾아올 좋은 죽음(웰다잉)에 대해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90.6%로 가장 많았다. 이런 맥락에서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임종과정 기간만 연장하는 연명의료에 대해 85.6%가 반대한다고 밝혔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비율은 2008년 81.3%에서 2020년 84.0%로 소폭 증가했으며, 노인 1인당 1.9개의 만성질병을 앓고 있었다. 이중 고혈압이 56.8%로 가장 높았고, 당뇨병 24.2%, 고지혈증 17.1%, 골관절염 또는 류머티즘관절염 16.5%, 요통과 좌골신경통 10.0%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활동으로 취미나 여가 활동을 꼽는 노인 비율이 37.7%로, 경제활동 25.4%, 친목 활동 19.3%보다 높았다. 노인 단독가구는 2008년 66.8%에서 2020년 78.2%로 증가한 반면, 자녀와 동거하는 노인 가구는 2008년 27.6%에서 2020년 20.1%로 계속 줄고 있다. 자녀와 함께 사는 동거를 희망하는 비율도 2008년 32.5%에서 2020년 12.8%로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한편 65~69세 노인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등 정보화 기기 사용 역량도 높아지고 있었다. 비교적 연령대가 낮은 65~69세 노인들은 문자 주고 받기 외에도 40.8%가 SNS, 25.2%가 금융기능을 이용하며 비교적 높은 정보화 기기 사용 역량을 보였다.
하지만 70세 이상부터는 SNS 이용률과 금융거래서비스 이용률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여전히 노인들은 스마트폰, 키오스크 등 정보화 기기 이용에 불편함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에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시니어 사이에서 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은 말 그대로 태양광을 통해 얻은 전기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사업. 초기 자본만 확보되면 육체적인 노동력에 의존하지 않고 장기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많은 시니어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선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투자자를 설득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시니어에게 정말 괜찮은 노후 대비 사업일까?
태양광 발전사업은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 사업구조는 간단하다. 토지 등 공간을 확보해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주는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발전된 전기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한국전력공사 등을 통해 납품해 수익을 얻는 사업이다.
이런 단순한 사업구조는 시니어에게 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과수원을 하더라도 판매처가 마땅치 않으면 곤란한 법인데 공기업에서 무조건 사준다니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일확천금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마다할 이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태양열만 있으면 전기가 발생해 원가 걱정도 없고, 초기에 장비만 도입하면 20년 이상 쓸 수 있다니 앉아서 돈 버는 기분일 것이다. 육체적 노동이 많지 않다는 점도 시니어의 관심을 끌게 한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며 낙관론만 믿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인허가 어렵고 민원 발생 ‘골치’
일반적으로 개인 사업자들이 발전소를 설립할 경우는 100kw 이하 규모를 선택한다. 인허가나 관리에 유리하고 수익성도 좋기 때문. 이를 위해서는 약 1000~1500㎡ 정도의 면적이 필요하고, 설비비도 약 1억5000만 원 내외가 발생한다. 이 규모로 매일 국내 평균인 3.6 발전시간을 가동하면 연 3000만 원 전후의 매출이 일어난다. 발전 효율은 매년 0.7% 감소로 큰 차이가 없고, 패널의 수명은 25년 정도로 자연재해 등 외부적 요인이 없다면 꾸준히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다.
태양광 발전사업에 있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부분은 태양광 발전소 인허가 과정이다. 토지가 확보된다고 해서 무작정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발전소 설립에 있어 크게 3가지 벽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발전사업허가다. 일종의 사업자등록과 같은 것으로 발급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문제는 개발행위허가 발급 과정이다. 지자체마다 조례도 다르고, 위치나 주변 환경에 따라 허가 발급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과정에서 부지 인근 지역민과의 마찰도 큰 골칫거리다. 태양광 발전사업이 대중화하면서 민원 발생 지역도 늘어 최근에는 아예 지역민들의 개발 동의를 사전에 요구하는 지자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사업이 인기를 끌고 대중화하면서 민원을 통해 문제 삼으면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져 신규사업 추진이 어려울 정도”라며 “최근에는 무조건 돈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마을에 태양광 주택보급 사업을 추진해주고, 발전설비를 기부채납하거나 아예 민원 발생이 일어나지 않을 외딴곳을 물색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귀띔한다.
마지막 벽은 환경영향평가다. 개발 예정 부지의 면적이나 발전 용량에 따라 소규모 또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발전소 설립 준비 기간이 길어지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고, 허가를 받지 못하면 사업이 물거품이 된다.
태양광 발전사업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이 태양광 분양 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태양광 분양 상품은 대규모 발전시설을 조성한 후 각 투자자에게 분리해 분양하는 상품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복잡한 인허가 과정 대행뿐만 아니라 발전설비의 설치와 유지관리까지 분양사가 맡아주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사의 인허가 여부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태양광 발전사업 컨설팅 기업인 소울에너지의 정호철 대표는 “선분양 방식의 경우 분양을 해놓은 상태에서 허가가 불발돼 사업이 정지되면 고스란히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미 갖고 있는 토지나 매입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 경우에는 경험 많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을 통해 인허가 가능성을 포함한 사업 타당성 점검을 받는 등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정책 변화에 사업자들 비상
태양광 발전사업을 잘 이해하려면 수익과 직결되는 판매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판매된다. 먼저 전력판매가격(SMP, System Marginal Price) 방식이다. 한국전력공사나 전력거래소에 직접 판매하는 방식, 그리고 일반적으로 소규모 사업자들이 선호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irtificate) 판매 방식이 있다. 주로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인 국내 발전사업자들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발전량의 일정량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발전사업자들이 직접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벌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민간 사업자에게 공급받는다. 이러한 계약 방식을 REC라고 하는데, 각 발전사업자가 입찰을 통해 민간 사업자를 모집하고, 20년 내외의 장기 계약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REC 계약에는 가중치가 존재하는데, 발전 용량이나 위치에 따라 단가에 가중치가 더해진다. 도심이나 공단, 주택의 소규모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 정책이 바뀌면서 발전사업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5월 3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재생에너지 민·관 공동협의회를 통해 ‘재생에너지 3020’ 정책에 따른 부작용 해소 대책을 내놨다.
정부 대책의 골자는 산지훼손, 부동산 투기로 문제가 일었던 산지 태양광에 REC 가중치를 축소하고, 임야를 잡종지로 지목 변경해줬던 정책 대신 사용 후 산림복구를 의무화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경사 허가기준도 강화된다. 또 발전사업허가권의 양도·양수와 임의분할(쪼개기)도 제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책에 대해 사업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정부 발표 후인 6월 3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집회까지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가중치가 가장 높았던 100kw 이하 사업자의 경우, 가중치가 1.2에서 0.7로 떨어지면 월 소득이 약 60만 원 전후로 낮아져 2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SS 설비 활용 대안으로 떠올라
이러한 정책 변화로 업계에선 발전사업의 수익을 높일 수 있는 ESS(Energy Storage System) 설비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ESS 설비는 전기를 일시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장비로 이를 통해 사업자는 낮에 전기를 저장해놨다가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납품할 수 있다. ESS 연계 설치를 통해 생산한 후, 태양광 피크타임(10~16시)을 피해 공급하는 전기에 대해서는 REC 가중치가 5.0으로 수익률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정부는 이 가중치도 4.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사업자 입장에선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8 세계 태양에너지 엑스포’ 현장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 전시 참가 업체 중 상당수는 다양한 공간에 설치할 수 있는 ESS 설비를 들고 나와 기존 사업자들을 유혹했다. ESS 제작업체 관계자는 “정부 정책 변화로 ESS 설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배터리 기술 향상으로 설비 가격도 낮아져 올해를 기점으로 보급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수지 등 수면을 이용한 태양광 발전이나 염해농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도 주목받고 있지만, 일반 사업자들에겐 그림의 떡인 상황이다. 일부에선 태양광 패널 아래 토지를 농지로 활용해 작물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까지 연구하는 중이다.
이런 정부 정책 변화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태양광 산업 분야의 재편 기회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 임야에서 잡종지로 지목 변경을 노려 부동산 투자 관점에 접근하거나, 증여 등 불순한 목적으로 태양광 발전에 투자하려는 세력이 사라지면 양성화한 분위기 속에서 안정적인 사업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발전 시설이 설립되면 20년 이상 운영되는 사업의 특성상 장기적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소규모 발전소를 운영 중인 한 사업자는 “수익률이 낮아져도 육체적 노동 없이 장기간 가져갈 수 있는 시니어 친화적 사업임은 분명하다”고 평가하면서 “다만 관련 법규가 복잡하고 변화 가능성이 커 사전에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널리 회자될 만큼, 임대수익이 나오는 부동산 소유는 수많은 현대인의 로망이다. 근로소득이 줄거나 없어지는 은퇴 전후 세대라면 더욱 그렇다. 이미 포화 상태인 창업 시장에 뛰어드느니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한창 달아오르던 부동산 시장에 최근 냉각 기류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다주택자들에게 칼날을 겨누면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시장의 열기가 급속도로 식어가는 분위기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적은 상업용 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의 눈길이 이동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피스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의 2017년 전국 거래 건수는 38만4182건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와서는 거래 건수가 더욱 늘어났다. 1~2월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1%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상가와 오피스텔을 포함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도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올해부터 본격화하고 있고, 시중 금리 인상에 따라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수익률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 분양가 3.3㎡당 3306만 원, ‘역대 최고치’… 수익률 눈높이 낮춰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상가 평균 분양가가 역대 최고가인 3.3㎡당 3306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가량 상승한 수치다. 특히 서울 논현동, 마곡동에서 총 7개 단지가 3.3㎡당 평균 4385만 원에서 공급되며 전체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인천(3248만 원/3.3㎡)은 남양주 다산, 하남 미사, 화성 동탄2신도시 등지에서 29개 상가가 분양됐고 그 외 지방은 3.3㎡당 평균 2873만 원 수준에서 공급됐다.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지난 1분기 0.2% 상승했다. 전 분기 대비(0.33%) 상승폭은 축소됐지만, 0.2% 선을 유지했다. 입주물량 증가, 금리 인상, 규제 강화 등 악재가 겹쳤지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높은 가격’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더욱이 강화된 대출 규제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당국은 3월 26일부터 RTI(Rent to Interest, 임대수익이자상환비율)를 도입했다. RTI는 연간 임대소득이 대출 이자의 1.5배(주택임대업)나 1.25배(비주택)를 넘어야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제한다. 이에 따라 대출이 까다로워지고 한도도 줄어들게 됐다. 상가의 경우 연 임대소득이 연간 이자 비용의 1.5배가 넘어야 대출이 가능하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당장의 대출 제한으로 상가 시장 내 절대적인 수요량은 소폭 감소하겠지만 목 좋은 우량 상가에 한해 자금력 있는 투자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기존에는 꼬마빌딩에 투자할 경우 자기자본 비율이 50% 미만이어도 가능했다”면서 “앞으로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령 이전에는 자기자본 20억 원으로 50억 원대 꼬마빌딩에 투자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레버리지 비율을 낮춰 30억 원대 빌딩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경기에 민감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상가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겠지만, 당장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실이 서서히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하고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중금리도 올라가고 있다. 대출은 조이고, 금리가 올라가면 투자자들 입장에선 돈을 빌려오기도 힘들고, 어렵게 대출을 받아도 이자 부담이 늘어 수익률이 떨어진다. 수익률의 눈높이를 조정해야 하는 시기라는 진단이다. 선 대표는 “올해 하반기를 지나 내년 상반기에는 대출 금리가 연 5%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 수익률이 지역과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연 5% 안팎인데, 향후 실제 수익률보다 대출 금리가 높은 역전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큰 장' 예상, 도시재생지역 눈길
그렇다면 노후 대비를 위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연세가 많을 경우 사업이나 창업에 제약이 많아 수익형 부동산이 현실적인 노후 대안일 수밖에 없다”며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예금 금리 이상이며, 투자 대상 선별에 따라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선 대표는 “노후 대비 목적이라면 주식처럼 불확실성이 크고 급등락이 심한 대상은 투자 대안이 되기 어렵다”면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시장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라면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안정적인 대상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지영 소장은 자금 여력에 따라 상가주택과 오피스텔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했다. 양 소장은 “상가주택은 투자 금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관리가 용이하고 건물의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땅값 상승 등으로 인해 리스크 요인이 적다”고 말했다.
상가주택의 경우 해당 지역의 특성을 잘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 예컨대 대학가일 경우 소형 위주의 상가주택이 유리하고, 1층 상가도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도록 임차 업종을 선별하는 것이 현명하다. 오피스텔은 그동안 공급이 많았기 때문에 기업 등 배후 수요가 받쳐주는 곳, 지하철 개통 예정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오피스텔 분양 시장에서는 양극화가 뚜렷했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수원호매실동광뷰엘(333실)’의 청약 접수는 3건에 그쳤다. 경남 진주시 ‘신진주역세권줌시티(348실)’는 단 2건만 접수됐다. 반면 경기 화성시 ‘힐스테이트동탄2차(236실)’는 최고 경쟁률 10대 1로 준수한 성적을 보였고, 경기 수원시 ‘광교더샵레이크시티(1805실)’는 26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2분기에는 1만508실이 분양 예정이다. 임대수익뿐 아니라 매각 시 시세 차익을 기대한다면 상가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추천됐다. 올해 상가 투자 유망 지역으로는 신도시와 도시재생지역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선종필 대표는 도시재생 관점에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과 은평구 수색동, 택지개발지구에서 하남시 등을 유망 지역으로 주목했다. 선 대표는 “유망 지역이라 해도 가격 요인을 고려했을 때 매력은 달라질 수 있다”며 “신규 분양일 경우 특히 가격을 낮추는 협상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혁 선임연구원은 “노후 대비를 위해 시세차익보다 고정수익에 초점을 맞춘다면, 신도시에 새로 형성되는 상권보다는 기존 상권 중에서 상승세 타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노년 세대가 직접 상가를 관리하려면 주거지에서 30분 안팎으로 가깝고, 평소 잘 알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시재생사업 관련 개선될 여지가 있는 지역, 현재 상권이 크지 않더라도 상승 요인이 많은 곳을 눈여겨보라는 관점이다.
투자 적기에 대해선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를 꼽았다. 양지영 소장은 “현재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대한 리스크 요인도 많고, 가격도 고점에서 조정이 되는 구간이라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까지 여유를 갖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 대표는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반기쯤에는 유동성 리스크에 빠진 건물 투자자나 상가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평소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후의 삶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장수리스크’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준비 없이 맞이하는 긴 노년은 괴로움만 더할 뿐이다. 따라서 나이에 맞는 ‘생애자산관리’가 뒤따라야 하며, 은퇴 직전인 50대뿐만 아니라 30~40대부터 노후필요자산에 대한 적정성 점검과 자산 극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은퇴 이후에는 노후 기간을 세분화하여 자산의 적정한 인출과 소득의 보완에 신경 써야 한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이 꼽은 시니어가 알아야 할 재무 설계 키워드를 은퇴 전·후로 나눠 정리해봤다.
도움말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PART1. 은퇴 전 시니어 재무 설계 키워드
◇ By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동엽 상무·은퇴교육센터장
#1 '5565'
직장에서 정년퇴직하기 직전 5년부터 퇴직한 뒤 5년에 해당하는 55세부터 65세 사이의 시기를 말한다. 직장생활을 잘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시기로 매우 분주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인간관계 중심이 회사에서 가정으로 바뀌므로 회사형 인간에서 가정형 인간으로 변화해야 한다. 아울러 노후자금 관리도 돈을 모으는 ‘적립’에서 ‘인출’ 중심으로 변화한다.
#2 임금피크 ≠ 인생피크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55세 전후로 임금피크를 실시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근무연한이 늘어나면 임금도 상승하는 연공서열방식 임금제도와 달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특정 연령부터 임금이 줄어든다. 임금이 줄어들면 덩달아 퇴직급여도 줄기 때문에 대응을 잘해야 한다. 기업에 따라 임금피크에 해당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사전은퇴 교육을 시행하는 곳도 있으니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임금피크 전후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전이 달라진다. 자칫 이 시기를 무의미하게 보내면 임금피크가 인생피크가 될 수도 있다.
#3 이중부양
은퇴를 앞둔 50대는 자녀부양과 부모봉양이라는 두 가지 짐을 짊어진 경우가 많다. 그나마 현재 50대는 경제가 고도성장할 때 직장에 다니며 부를 축적하고 노후준비도 할 수 있었지만, 그들의 부모 세대는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노후를 맞이했다. 게다가 고도성장의 열기가 식으면서 그들의 자녀 세대 또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해 생계를 꾸려가기 힘든 상황이다. 부모봉양과 자녀부양이라는 이중의 짐이 50대 어깨 위에 얹혀 있는 셈이다. 게다가 자신의 노후준비까지 하려면 연금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을 통해 기초생활비를 만들고, 여기에 개인연금과 주택연금을 더해 기본 생활비를 마련하자.
◇ By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명기 수석연구원
#4 퇴직금을 지켜라
우리나라 남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6.7년으로 OECD 주요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 근속연수가 짧으면 이직 때마다 노후자금의 주요 축인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찾아 다른 용도로 활용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후자금 축적에 큰 위협 요인이 된다. 따라서 이직 시 IRP(개인형 퇴직연금,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계좌에 이관된 퇴직금은 절대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말고, 55세 이후 5년 이상 연금으로 받는 것이 좋다. 이 경우, 퇴직금을 노후자금의 목적대로 보존할 수 있으며 퇴직소득세 감면 효과(30%)까지 누릴 수 있음을 기억하자.
#5 자녀 리스크 회피
자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우리나라 부모 세대는 오랜 기간 자녀 리스크에 노출된다. 사교육비부터 결혼자금 지원까지, 생애 지출의 상당 부분이 자녀를 위해 쓰인다. 즉 소중한 자녀가 노후준비의 걸림돌이 되는 것. 2016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5년 내 자녀를 출가시킨 부모의 3분의 1은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노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산(부채, 퇴직금, 개인연금 등)을 활용했다. 자녀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보다는 자녀에게 부담 주지 않는 독립적인 노후를 보내는 것이 결국 자녀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임을 명심하자.
#6 연금라이프 점검
평균수명 증가로 은퇴기가 길어지면서 필요한 노후생활 자금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소득이 사라지는 은퇴기에도 삶의 질 하락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생활비’를 확보해두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 필수생활비는 살아있는 한 꾸준한 소득흐름을 보장하는 연금으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본적인 국민연금 이외에 종신연금처럼 죽을 때까지 소득흐름을 보장하는 연금상품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지 확인해, 필수생활비를 연금으로 충당하는 연금라이프를 누릴 수 있을지 점검해보자.
◇ By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박 진 소장
#7 집, 소유 말고 사용하자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산을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부동산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선진국의 경우 가계의 부동산 비중이 약 50%이지만, 우리나라는 70%가 넘는다. 집은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사용하는 개념으로 바꿔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집을 사용하는 것으로 여기면 무리하게 투자해 집을 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7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10억짜리 집을 사기 위해 3억을 대출받는 것보다, 5억짜리 집에 살면서 2억을 연금보장형 상품 등으로 넣어두는 편이 낫다. 10억짜리 집을 사면 이자를 내야 하지만, 5억짜리 집에 살면 이자를 받는 셈인데, 이는 매우 큰 차이다. 여기서 나오는 이자를 노후자산에 톡톡히 활용할 수 있다.
#8 자산관리 분배 원칙 '5533'
5: 총자산의 50%를 금융자산으로! 가계의 총자산 내에서 26% 수준에 불과한 금융자산의 비중을 큰 폭으로 늘리자. 노후에 필요한 것은 정기적인 현금흐름이고, 이를 만들어내는 금융자산을 최소 50%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이 좋다.
5: 금융자산의 50%를 투자형 자산으로! 저금리 시대를 맞아 금리연동형의 안전형 상품으로는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 40%를 훌쩍 넘는 예금자산을 줄이고, 20% 수준에 불과한 투자형 자산의 비중을 늘려보자.
3: 투자형 자산의 30% 이상은 해외자산으로! 투자형 자산에 투자할 때는 해외자산의 비중을 늘려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우리나라 증시는 전 세계 주식시장의 2%도 안 된다. 국내 종목에만 집중투자하기보다는 글로벌 분산투자의 개념에서 해외 종목을 30% 이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3: 연금자산은 총자산의 30% 이상으로! 100세 시대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자산은 결국 연금자산이다. 아무리 많이 잡아야 8% 수준에 불과한 연금자산을 최소 총자산의 3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 By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황원경 센터장
#9 장기보장자산 마련
장기보장자산 마련을 위한 재무 설계는, 늘어난 노년기에 경제적으로 독립된 노후생활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주요 키워드가 될 것이다. 장기보장자산 마련을 위해서는 일정 소득을 제공하는 노후자금기본형성 계획과 인플레이션을 따라가면서 ‘인플레이션+α’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자산 확대 계획이 필요하다. 노후자금기본형성을 위해 개인형 IRP, 연금보험 등에 대한 이슈가 중요하며, 노후자금자산 확대를 위해 일정 부분 위험을 감수하는 자산관리 전략의 혼용이 필요하다.
*경제활동기 이후 노후생활기 증가: 1985년 13.4년, 2016년 26.8세.
단순히 ‘노후자산관리’라고 뭉뚱그려 말하기엔 은퇴 이후, 즉
#10 '1세대가구형' 생존전략
가구에 대한 개념 변화와 기대수명의 연장, 부모에 대한 부양의식의 약화, 에이징인플레이스(Aging in Place)의 개념 등으로 은퇴 후 1인가구나 부부가구 증가가 예상된다. 전통적 방식의 2세대 이상 가구 유형(부모-자녀 세대)은 감소할 것이다. 특히 재무 설계의 목적을 설정할 때 1인 또는 부부가구 중심의 노후자금준비 목적이 이뤄지도록 반영해야 한다. 이는 1세대가구 생존을 위한 노후자금준비 목표에 대한 재점검과 자산관리 재조정으로 이어진다.
* 부양의식의 변화: 부모부양 부담에 대해 가족의 책임 2002년 70.7%, 2016년 30.6%.
* Aging in Place: 연령, 소득, 능력 수준에 관계없이 자신이 살던 집과 공동체에서 안전하고 자립적으로 살고자 하는 욕구.
PART2. 은퇴 후 시니어 재무 설계 키워드
◇ By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동엽 상무·은퇴교육센터장
#1 일병식재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수명이 늘어났다고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일본은 75세 이상 고령자 중 30% 이상이 와병 상태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나이가 들면 밥보다 약을 더 많이 먹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늘어난 수명을 병상에서 보내지 않으려면 건강관리에 매진해야 한다. 보통은 아무런 질병이 없을 때 건강을 돌본다는 의미로 ‘무병식재(無病息災)’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이때는 오히려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 별다른 준비를 안 하고 무리하게 된다. 건강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는 은퇴하고 나서 체력이 떨어지고 가벼운 질병을 하나 정도 갖게 됐을 때다. 이때부터라도 건강관리에 힘쓰면 장수할 수 있는데, 이를 두고 ‘일병식재(一病息災)’라 한다.
#2 평생월급
은퇴 후 삶의 시기를 크게 3단계로 나눠 정년퇴직 후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받을 수 있는 ‘평생월급’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야 한다. 1단계는 정년퇴직 이후부터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수령할 때까지다. 월급이 끊긴 뒤 공적연금을 받을 때까지의 소득공백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퇴직금과 모아둔 금융자산으로 매달 얼마의 소득을 낼 수 있는지 점검해본다. 2단계는 공적연금수령 기간이다. 부부가 받는 공적연금으로 기본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부족하다면 주택연금을 받는 방법도 고려한다. 3단계는 독거생활 기간이다. 본인이 먼저 사망했을 때와 그 반대의 경우 소득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본다. 이런 점검을 통해 퇴직 후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소득이 얼마나 확보되어 있는지 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며 평생소득을 만들어가야 한다.
#3 딴 지붕 한 가족
자녀들도 나이 든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지만, 부모도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을 반기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아주 먼 곳에 떨어져 살려고도 하지 않는다. ‘방금 끓인 수프가 식지 않을’ 거리에 떨어져 살면서, 프라이버시는 지키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부모·자식 관계가 일상화되고 있다. 한 지붕 아래서 얼굴을 맞대고 사는 전통적인 가족관계에서 벗어나, 다른 지붕 아래 살면서 보고 싶을 때만 보는 ‘딴 지붕 한 가족’이 보편화되고 있다.
◇ By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명기 수석연구원
#4 '100세' 보장
민간 건강보험으로 탄탄한 의료비 보장을 해놓은 이가 많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연장돼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며 과거에 해둔 보장이 불충분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의료비 보장이 80세까지만 되어 있는 경우다. 특히 고령화 후기로 접어들면 간병비도 늘어난다. 이에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의료비와 간병비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5 '4% 인출' 법칙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그동안 저축한 은퇴자산에서 자금을 찾아 써야 하는 은퇴자가 많아지고 있다. 은퇴자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평생토록 소득이 고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한정된 은퇴자산에서 매년 생활비로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을 알려주는 법칙이 있다. 일명 ‘4% 법칙’이라고 하는데, 은퇴 직전 자산의 4%를 기준으로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금액을 더해 인출하면 평생토록 소득이 고갈될 우려가 없다는 법칙이다. 인출하고 남은 은퇴자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소 달라지겠지만 은퇴자의 생활비 인출 범위를 대략적으로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6 버킷 전략
시니어도 젊은 시절에는 자산운용에 할애할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비교적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은퇴 이후엔 투자 실패 시 만회할 시간이 부족해 적극적 자산관리를 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자산관리를 소홀히 했다가는 보유한 자산이 생전에 고갈되는 장수 리스크에 빠지게 된다. 이럴 때 은퇴자산을 인출 시기별로 나누어 각각 달리 관리하는 이른바 ‘버킷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올해 당장 써야 할 자금은 현금성 자산으로, 앞으로 10년 이내에 꺼내 쓸 자금은 각각의 인출 시기까지 운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보유한다. 나머지 자산은 향후 10년 이상 운용 가능하게 되어 더 적극적인 투자관리를 할 수 있다. 이 방법을 버킷 전략이라 하는데 최근 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 By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박 진 소장
#7 장수리스크, ‘일’로 대비하자
오래 살게 되는 상황에 대한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반드시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사회적 관계와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일’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율이 전 세계 1위이고, 이 중 47%, 즉 둘 중 한 명은 절대빈곤을 겪고 있다. 먹고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재능기부 등의 일이라도 하면서 지내는 것이 좋다. 물론 이러한 활동이 가계에 도움이 된다면 금상첨화다.
#8 발품을 팔아야 한다
대부분 금융기관에서는 매월 시장의 동향과 좋은 투자 상품 등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퇴직 후 시간이 여유로운 시니어는 이런 프로그램을 직접 찾아다니며 들어보고, 자신이 거래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담당 직원에게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품에 대해 적극적으로 묻고 정보를 얻어 활용해야 한다. 이때 투자 결정을 할 때는 한 사람에게 들은 정보만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에게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 정보를 같은 기관의 다른 직원이나 타 기관 직원에게 반드시 크로스체크하자.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투자 종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때 담당 직원에게 “왜 올랐나요?”, “왜 떨어졌죠?” 등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래야 다음에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을 때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 By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황원경 센터장
#9 합리적 인출전략
기대수명 연장으로 늘어난 노후생활기, 에이징인플레이스의 확산 등에 따른 새로운 영역의 필요노후자금 등이 발생하면서 합리적 노후자금 인출전략 수립이 중요해졌다. 새로운 자산 증가나 소득 창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보유한 자산으로 여생을 살아가기 위한 인출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인출전략 수립에 앞서 보유자산 진단, 예상되는 자산 유출 진단, 노후 라이프스타일 결정 등의 과제가 선행되어야 인출전략 수립이 제대로 이루어진다.
#10 은퇴 후 기간 세분화
100세 시대라 할 정도로 기대수명이 증가하고, 노후생활기도 늘어나고 있다. 시니어 재무 설계에 대한 접근이 바뀌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지금까지는 은퇴 후 기간을 하나의 통으로 보고 재무 설계를 추진해왔으나, 이제는 개인의 자산 현황, 활동성 정도, 인생계획 등이 반영된 기간 세분화가 필요하다. 재무 설계는 이러한 분석 아래 시도해야 하며, 아울러 노후자금 인출전략을 세울 때도 주요 자료로 참고해야 한다.
#11 현금 가능한 고정수입 유동화
은퇴는 고정수입 창출에 큰 변화를 발생시킨다. 근로자의 경우 근로소득이, 사업자의 경우 사업소득이 발생하다가, 은퇴 후에는 초기 연금이나 금융자산의 이자소득 등으로 수입이 창출된다. 이후에는 금융자산, 부동산자산 순으로 유동화하여 수입을 창출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가구주 연령 60세 이상 가구에서 부동산자산 비중은 80%에 이른다(2016년 3월 통계청 기준). 이를 노후자금으로 유동화하는 과정은 대부분의 가구가 거치게 될 것이다. 자산 감소와 유동화 시기 점검으로 재무 설계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