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법률가 브리야 사바랭이 1825년 발간한 ‘미각의 생리학’(원제, 한국어판 제목 ‘미식 예찬’)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다. ‘미식과 식도락’의 경전이라 할 이 책은 인류 역사에서 음식을 학문적으로 살펴본 미식 담론의 첫 번째 책으로 꼽히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담론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게다가 질병 저항력을 높여주는 신체 면역력이 집중 조명되면서 면역력 향상을 통해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음식과 조리법 등을 너도나도 소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찬찬히 듣다 보면 건강하게 면역력을 높이고 자연 치유력을 기를 수 있는 식단이란 결국 공통적인 몇 가지로 압축된다. 건강한 식재료 사용, 가공 과정 최소화, 인공 조미료나 방부제, 풍미를 위한 착색제나 인공 향신료 사용 절제 등이다.
이런 담론을 거쳐 새롭게 부상하는 것이 유기농 재료로 구성된 친환경 생채식이다. 환자들이 먹는 특수한 식이요법이라고 생각했던 채식이 유기농과 친환경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면역력 체질 강화를 위해 유기농 식재료를 구매하고 채식을 하려는 가정이 늘고 있다.
백화점 식품매장의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던 친환경, 유기농 코너가 그 면적을 넓혀가고 있는 것은 물론, 1인 가구용 유기농 맞춤 밀키트 배송까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걸쳐 친환경과 유기농을 향한 마케팅이 뜨겁다.
채식이 유행이라지만 그다지 맛도 없고 만들기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곳을 방문해보기를 권한다. 생채식 전문 식당 ‘날일달월’이다. 각종 신선한 채소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곳은 몸속 독소를 배출하고 면역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친환경 유기농 식재료를 기본으로 한 생채식으로 구성한다. 여기에 맛까지 훌륭해 소리 소문 없이 진화 중이다.
유기농 친환경 채소들의 집합소
생채식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재료인 채소일 것이다. 어느 친환경 유기농 농장에서 구매하는 것일까? 궁금해서 물어봤다. 어찌 보면 영업 비밀이랄 수도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다 같이 건강하게 맛있게 먹고 행복하게 살겠다는데 영업 비밀이 무슨 소용인가 말이다. 날일달월의 초록초록 반짝이는 채소들의 원산지를 차례차례 들여다본다.
•쌈채소 전북 남원 사회적협동조합에서 배송
•파프리카 전북 무주와 남원 지지팜에서 배송
•잎줄기 채소 충남 홍성 젊은협업농장에서 배송
•표고버섯 경남 거창 빛솔농장에서 배송
•밤 충북 충주에 위치한 보늬숲농장에서 배송
•당근 & 깻잎 제주도 평대리 부석희 님이 농사지은 당근과 깻잎
•양배추 & 버섯 충북 괴산 박달마을에 위치한 꿈꾸는느티나무농장에서 배송
•양파 & 마늘 경남 창녕 낙붕이네농장에서 배송
•자색양파 & 청오이 전북 부안 총각네농장에서 기른 토종 청오이와 자색양파
•김치 생채소는 아니지만 배추를 발효시킨 김치 역시 채식의 주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음식이다. 날일달월에서는 경남 진주의 법성사 스님이 직접 농사짓고 담근 김치를 배송받고 있다. 종종 경주 김호 장군 종가집 종부의 김치도 테이블에 올라온다. 이밖에도 여희숙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전국의 도서관 친구들이 인근 로컬 농장에서 추천하는 건강한 채소를 필요할 때마다 배송받고 있다. 이외 채소류는 생활협동조합 ‘한살림’과 ‘자연드림’에서 신선한 것으로 구입한다.
몸속 독소 빼주고 면역력 높여주는 해조류 맛 일품
재료가 신선하면 그 자체가 훌륭한 음식이 되는 대표적인 식재료, 해조류. 그래서 해조류는 재료를 걷고 손질하는 정성이 더욱 중요하다. 날일달월에서 사용하는 해조류는 김, 미역, 다시마, 톳, 꼬시래기 등으로 다양하다.
•김 전남 장흥 김양진 님이 생산하는 무산 김
•미역 자연식 식재료 청미래의 자연산 미역
•다시마 전남 장흥 이승호 님이 청정 해역에서 채취한 다시마
•톳 & 꼬시래기 전남 장흥에 위치한 에벤수산의 제품
생채식에서 빠질 수 없는 식물성 단백질 보고, 두부와 콩물
생채식 메뉴에서 빠질 수 없는 두부는 생식에 알맞은 식물성 단백질 보고다. 전북 전주에 위치한 함씨네에서 직접 만든 토종 콩물과 두부, 순두부를 날일달월에서 선보인다. 또한 각종 소스 만드는 데 요긴하게 쓰이는 발효효소들도 전국 각지에서 배송된 제품을 엄선해 사용한다.
•발효효소 변산공동체에서 만든 생강청과 자하생강가루, 경남 하동에서 만든 매실효소, 경남 함양의 오미자청과 양파효소, 버섯균사체 발효 특허품인 현미와 17곡물 발효효소 등이 소스에 사용된다.
디저트를 책임지는 견과류
•생견과 충북상회 광희네 작품이다. 해바라기씨와 호박씨, 아몬드를 72시간 정제해 만들었다.
•잣 경기도 가평은 한국의 유명한 잣 생산 가공지다. 날일달월의 디저트에 들어가는 잣은 경기도 가평 살구재에서 생산된 으뜸 잣을 사용하고 있다.
•대추 충북 보은 국악대추농원에는 유기농 대추가 주렁주렁 열린다. 열린 대추를 날일달월에서 맛볼 수 있다.
전국 제철 과일
•포도 경기도 가평 아름농장
•사과 충북 괴산 가을농원 선녀와 나뭇꾼의 껍질째 먹는 사과
•깐 밤 충북 충주 보늬숲 밤농장
•유기농 감귤 제주도 응모루농장 / 제주도 김건호농장 / 제주도 서귀포 김상현농장
•바나나 자연드림
•단감 & 블루베리 경남 의령군 고상근농장
재료 고유의 맛, 샐러드는 이렇게 만들어요
1 샐러드는 잎채소, 줄기채소, 뿌리채소가 10가지 이상 골고루 들어가게 한다. 요즘 만드는 샐러드에는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에서 공수해온 치커리, 적근대, 적치커리, 케일, 깻잎, 양배추, 트레비소, 겨자채, 뉴그린, 고구마, 당근, 양파 등이 들어간다.
2 먼저 양배추와 적양배추를 채썰어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놓는다. 양배추 물기 빼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한다.
3 양배추 다음에는 잎채소들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놓는다.
4 물기가 마르는 동안 고구마와 당근을 잘게 채썰어둔다.
5 양배추와 고구마, 당근이 준비되면 씻어놓은 잎채소에 남은 물기를 깨끗한 행주로 닦는다. 맛있는 샐러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기 제거가 가장 중요하므로 잎채소 한장 한장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준 후 잘게 채썰어놓는다.
6 큰 볼에 잘게 채썰어놓은 채소를 모두 넣어 골고루 섞어준다. 7 양파는 따로 채썰어두었다가 샐러드 먹기 바로 전에 섞는 것이 좋다.
샐러드소스
1 무는 무쌈처럼 얇게 썰어놓고 일부는 깍둑썰기한다.
2 유기농 황설탕, 자연드림 현미식초와 물을 1:1:1 비율로 섞고 빛소금은 1큰스푼 넣는다.
3 2~3주 숙성시킨 후, 무쌈은 건져내 해조류나 채소를 싸 먹는 쌈으로 준비하고, 숙성시킨 액체는 잘 섞어 샐러드소스로 사용한다.
오행현미죽과 오행현미밥 만들기
1 영산농원의 신선한 오행현미를 발아시키고 깨끗이 씻어 그늘에서 일주일 이상 잘 말린다.
2 천천히 충분히 말린 오행현미를 방앗간에서 살짝 빻아 가루로 만든다.
3 찬물에 가루를 풀어 잘 저어가며 빠른 시간에 살짝 끓여 빛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4 정제한 견과류와 참깨를 얹어 오행현미죽을 완성한다.
✽오행현미밥은 오행현미와 찰현미를 섞어 밥을 짓는다.
맛있는 채식의 조건, 채소 맛을 깊게 해주는 레시피
▶쌈된장 만들기
1 오래 숙성시킨 약된장에 양파효소, 매실청, 생강청을 넣는다. 2 현미와 17가지 곡물 발효효소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상온에서 하루 동안 발효시킨다. 3 충분히 발효된 된장에 수수조청과 원당으로 맛을 낸다. 4 상에 내기 전 마지막에 참기름과 통깨를 넣어 섞는다.
▶초고추장 만들기
1 오래 숙성한 전통 고추장에 고춧가루와 매실효소, 양파효소, 오미자청, 생강청을 넣는다. 2 현미와 17가지 곡물 발효효소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상온에서 이틀 동안 숙성시킨다. 3 충분히 숙성된 초고추장에 수수조청과 원당, 현미식초와 빛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통깨를 넣어 섞는다.
▶양념간장 만들기
1 숙성된 죽염 약간장에 양조간장을 반반 넣고 고춧가루를 넣은 후, 매실효소와 양파효소, 생강청을 더한다. 2 현미와 17가지 곡물 발효효소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상온에서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3 충분히 숙성된 간장에 수수조청과 원당, 빛소금으로 맛을 낸다. 4 여기에 다진 파, 생들기름, 통깨를 넣어 양념간장을 완성한다.
마늘·파·부추·달래·흥거 등 오신채를 넣지 않고 만든 요리를 ‘사찰음식’이라 한다. 자칫 맛이 덜하거나 심심할 것이라 오해하지만, 다양한 레시피와 플레이팅을 접목하면 얼마든지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우리 몸에 좋은 식재료를 활용한다면 더욱 건강한 한 상이 완성된다. 슈퍼푸드를 가미한 퓨전 사찰음식 레시피를 소개한다.
레시피 및 도움말 디알앤코 R&D총괄 장대근 셰프 스타일리스트 곽영신 장소 및 그릇 협찬 이종임 한식연구원
건강한 한 해를 다짐하며 채식이나 생식 위주의 식단을 꾸리려는 가정이 많을 것이다. 그런 목적이라면 다양한 채소를 섭취할 수 있는 샐러드나 쌈밥, 과채주스 등이 알맞다. 특히 베타카로틴, 비타민, 섬유질, 칼슘, 등이 풍부하고 항암과 항산화 효능이 뛰어난 ‘케일’(kale)은 어느 요리에나 부담 없이 활용하기 좋은 건강 식재료다. 잎이 작고 여린 것은 주로 샐러드처럼 생(生)으로 먹고, 잎이 크고 대가 굵은 것은 갈아서 주스로 마시거나 살짝 데쳐 즐기면 된다. 단, 너무 오래 익히면 유익한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
케일 쌈밥
재료 케일, 밥, 깨소금, 참기름
1. 케일 10g을 깨끗이 씻은 뒤 찜기에 넣어 5분 정도 찐다.
2. 케일을 찌는 동안 밥 100g에 깨소금 1/2작은술, 참기름 1큰술을 넣어 간을 한다.
3. 찐 케일을 꺼내 뒷면이 앞으로 보이게 놓고 줄기를 접어둔다.
4. 간이 된 밥을 1큰술씩 덜어 준비한 케일 위에 올린 뒤 둥글게 말아준다.
5. 같은 방법으로 반복해서 쌈을 만들어 분량만큼 완성한다.
6. 기호에 따라 쌈장 등을 곁들여 먹어도 좋다.
케일 샐러드
재료 케일, 방울토마토, 미니사과, 메추리알, 아몬드, 뮤즐리, 민트, 올리브오일, 사과식초
1. 세척한 케일 줄기를 제거한 뒤 3cm 크기로 잘라주고, 토마토와 미니사과도 먹기 좋게 조각을 내둔다.
2. 메추리알 4알을 끓는 물에 8분 정도 익힌 뒤 찬물에 담가 식히고, 껍질을 까 반으로 잘라둔다.
3. 그릇에 준비한 재료를 올린 뒤 아몬드 3g, 뮤즐리(원하는 견과류나 시리얼 등으로 대체 가능) 2g, 민트 2g 정도를 뿌린다.
4. 완성된 샐러드에 사과식초 2큰술, 올리브오일 2큰술을 둘러 완성한다.
케일 딸기 스무디
재료 케일, 딸기, 꿀
1. 케일 6g을 세척해 줄기를 제거한다.
2. 딸기 30g을 깨끗이 씻어 꼭지를 떼어낸 뒤 1/2조각 내둔다.
3. 손질한 재료들을 믹서에 넣고 꿀 1½큰술을 첨가해 갈아준다.
4. 좀 더 시원하게 즐기려면 얼음을 소량(5개 이하) 넣어 갈고, 기호에 따라 플레인요거트 등을 타서 마셔도 좋다.
✽사진처럼 연출하고 싶다면 재료를 각각 따로 갈아준 뒤 딸기, 케일 순으로 담으면 된다.
5가지 맛(쓴맛·단맛·신맛·짠맛·매운맛) 중에서 쓴맛은 몸속의 습을 제거해준다. 습이 많으면 몸이 무거워지고 속이 울렁거리고 입맛도 없어진다. ‘동의보감’에는 10가지 병 중에 8~9개는 습과 관련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옛말이 있다. 한의학에서 볼 때 대부분의 병은 원인과 관계없이 화와 열이 머리 쪽으로 몰릴 때 온다. 그런데 강한 쓴맛에는 화와 열을 끌어내리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한약에는 강한 쓴맛이 나는 약재가 많다. 황금과 황련, 황백, 씀바귀, 민들레, 대황 등이 그것이다. 녹차도 강한 쓴맛이 난다. 고기와 녹차가 궁합이 맞는 것은 고기의 뜨거운 열을 차가운 성질의 쓴맛이 나는 녹차가 중화시켜주기 때문이다. 쓴맛이 나는 차를 마시면 열이 내려가 눈과 머리가 맑아진다. 블랙커피에도 이런 효능이 있다.
약한 쓴맛은 씁쓰름한 맛이다. 첫맛은 쓰지만, 끝맛은 은은한 단맛이 나면서 입에 침이 감돌게 한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과 의미가 통하는 맛이다. 춘곤증으로 나른해지는 봄날에 취나물, 곰취, 씀바귀, 왕고들빼기 같은 씁쓰름한 봄나물을 먹으면 입맛이 돌고 기운이 나면서 몸이 가벼워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인삼, 홍삼은 씁쓰름하면서 나중에는 단맛이 난다. 인삼과 홍삼의 약한 쓴맛은 기운을 보충해준다. 그래서 몸이 무겁고 축 처지며 입맛이 없을 때 씁쓰름한 맛이 나는 음식이 제격이다.
쓴맛의 3가지 효능
약한 쓴맛의 효능은 크게 3가지다. 첫째, 기운을 끌어올여준다. 인삼이나 홍삼, 봄나물이 대표적인 식품이다.
둘째, 약한 쓴맛은 허열을 내려 머리를 맑게 한다. 녹차와 커피를 마셨을 때 잠이 깨면서 머리가 맑아지는 것은 바로 쓴맛 때문이다. 약한 쓴맛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능, 즉 스트레스로 인해 교감신경이 항진됐을 때 완화시켜준다. 약한 쓴맛은 먹고 난 뒤 입에서 침이 돌아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수행하는 사람들이 약한 쓴맛의 음식을 먹는 건 이 때문이다. 학생들에게도 약한 쓴맛이 좋다. ‘동의보감’에도 “상추가 머리를 총명하게 한다”는 기록이 있다. 약한 쓴맛의 효능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셋째, 소화를 잘되게 해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밥을 먹고 난 다음에 숭늉을 끓여 먹었다. 밥을 살짝 태워 만든 누룽지는 약한 쓴맛이 나는데 이 맛이 소화를 돕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식후에 약한 쓴맛의 차를 마셔 소화를 돕게 한다. 서양에서는 커피와 홍차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했다. 모두 약한 쓴맛의 효능을 응용한 것이다. 이때는 처음에는 쓴맛이었다가 끝맛은 구수해야 제대로 효과가 나타난다. 식사 중에 상추, 샐러드 등을 곁들이면 약한 쓴맛이 침을 분비하게 해서 소화를 돕는다.
입이 쓴 것은 병에 대한 몸의 반응
머리로 허열이 오르면 이목구비의 기능을 떨어지고 입맛도 없고 입이 쓰고 침도 마른다. 이럴 때 숭늉, 봄나물 등 씁쓰름한 맛이 나는 음식을 섭취하면 침 분비를 자극해 입이 마르는 것을 방지한다.
자주 “입이 쓰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화병, 열병, 과로로 몸의 진액이 마른 상태에서 나타난다. ‘동의보감’에는 “입맛이 쓴 것은 심장의 열 때문이거나, 간장의 열이 쓸개로 옮겨간 것이거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하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즉 화가 입의 진액을 말려버린 것이다. 이럴 때 몸이 스스로 반응하면서 입맛을 쓰게 만들어, 머리로 올라온 열을 식히고 침을 분비하도록 한다. 즉 입맛이 쓴 것은 병의 결과가 아니라, 병을 낫게 하려는 몸의 자연스런 반응이다. 입맛이 쓸 때 사용하는 약들은 대부분 쓴맛이 난다. 열을 내리고 진액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약한 쓴맛이 나는 음식을 매일 먹으면 스트레스로 심장에 생긴 화와 혈당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숙면을 도와주는 효과도 있다. 치커리, 상추, 씀바귀, 고들빼기, 왕고들빼기, 민들레, 취나물, 쑥, 케일, 더덕, 여주 등은 약한 쓴맛이 나는 대표적인 음식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밥을 먹고 난 다음에 숭늉을 끓여 먹었다. 밥을 살짝 태워 만든 누룽지는 약한 쓴맛이 나는데
이 맛이 소화를 돕기 때문이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치유학교 ‘그루’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동의보감약선(東醫寶鑑藥膳)’,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여름 더위를 이기는 방법 하나, 초록빛 생기를 머금은 자연과 만난다. 둘, 싱그러운 채소를 활용한 음식과 음료를 맛본다. 셋, 건강을 위해 적당한 육체 활동을 즐긴다. 이 모두를 누리려 애써 특별한 곳을 찾을 필요는 없다. 가장 가까운 ‘우리 집 텃밭’이 최적의 피서지가 되어줄 테니까.
사진 제공 및 도움말 야미가든 ‘참 쉬운 베란다 텃밭 가꾸기’ 저자
도심에서 한두 뙈기 땅을 가꾸며 도시농부의 일상을 즐기는 이가 늘었다. 그러나 무더위에 바깥에서 농사와 씨름하다 보면 비지땀을 흘리고 체력은 바닥나기 일쑤다. 그보다는 조금 더 손쉽게 농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농사 경험이 없는 초보자도 쉽게 작물을 재배하게끔 실내 텃밭 키트나 상자 텃밭 세트 등을 판매한다. 또 일반 화분이 아니더라도 비닐 화분, 봉투 화분 등을 이용하거나 물꽂이 재배 등 다양한 도구와 방법을 통해 집 안에 텃밭을 들일 수 있다.
우리 집 텃밭이 좋은 이유
❶ 관리가 수월하다 주말농장이나 노지 텃밭에서 식물을 키우면 벌레뿐만 아니라 태풍, 폭우 등 자연재해를 입을 수 있다. 또 텃밭이 멀면 자주 나가 작물을 돌보기가 어렵다. 우리 집 텃밭은 날씨에 상관없이 매일 식물을 돌보고 키울 수 있다.
❷ 건강한 채소를 키워 맛보다 다양한 채소를 무농약, 무화학비료로 싱싱하게 키워 바로바로 수확해 먹을 수 있다. 익지 않은 작물을 미리 따 후숙하는 마트표 채소와 달리 직접 키운 작물들은 크기는 작지만 훨씬 맛과 풍미가 좋다.
❸ 감성 가득, 마음을 힐링하다 초록빛 가득한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자연의 신비를 느끼면서 활기찬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더운 여름에도 싱그러운 이파리를 보면 마음이 산뜻해진다. 향긋한 허브를 키우면 아로마 테라피까지 가능하다.
여름 실내 텃밭 이모저모
❶ 6월에 심으면 좋은 야채 6월에 파종할 수 있는 채소는 강낭콩, 쑥갓, 여름상추, 근대, 아욱, 열무 등이다. 다른 채소나 허브도 충분히 키울 수 있다. 방울토마토, 파프리카, 고추, 가지 등은 6월에 씨앗을 뿌려 가을에 수확한다.
❷ 여름철 텃밭 가꾸기 주의할 점 여름에는 온도가 높아 너무 건조하거나 장마철 때문에 습해져(고온건조, 고온다습) 병충해가 잘 생기는 편이다. 실내 재배의 경우 항상 바람이 잘 통하도록 창문을 활짝 열어준다.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제충국(벌레 잡는 국화)이나 목초액 등 친환경 해충약을 5~7일에 한 번씩 오전 중에 샤워시키듯 뿌린다.
❸ 텃밭 초보 시니어가 키우기 좋은 식물 새싹채소나 밀싹의 경우, 자라는 속도가 빠르고 금방 수확할 수 있어 키우기 편하고 좋다. 특히 새싹채소는 수경 재배도 가능하다.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기 때문에 집 안 어느 곳에 재배 화분을 두어도 괜찮다.
텃밭 레시피 #1 심기만 해도 쑥쑥 ‘밀싹’
재배 Tip 파종시기 1년 내내 재배온도 20~28℃ 발아온도 25℃ 발아기간 2~3일 수확시기 파종 후 7~15일
노화방지, 해독작용, 면역력 증강 등의 효과로 인기가 높은 슈퍼푸드 밀싹은 집 안 어디서든 1년 내내 재배가 가능하다. 재배기간도 짧고 금방 수확할 수 있어 초보자에게 적극 추천한다.
밀싹은 단기간 재배하기 때문에 얕은 화분도 괜찮다. 물에 5~6시간 정도 불린 밀 씨앗을 촉촉한 흙 위에 골고루 뿌린 뒤 분무기로 물을 충분히 적신다. 수시로 물을 뿌려 마르지 않게 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키운다. 파종 후 2~3일이 지나면 흰 뿌리가 생기고, 그 뒤에 초록 싹이 올라온다. 밀싹이 15cm 정도 자라면 밑동을 4~5cm 정도 남기고 가위로 자른다. 남은 밑동에서 밀싹이 자라 한 번 더 수확할 수 있다.
밀싹주스 레시피
수확한 밀싹은 바로 즙을 낸다. 하루 섭취량은 30㎖ 정도가 적당한데, 밀싹즙이 써서 그대로 마시기 어렵다면 채소나 과일을 넣어 주스로 즐기면 좋다.
클렌징 디톡스 밀싹주스 밀싹즙 40㎖+레몬 1개+사과 1개+키위 2개+오이 1/2개+케일 잎 3장
에너지밤 밀싹주스 밀싹즙 40㎖+오렌지 2개+바나나 1개+파인애플슬라이스 4조각+생강슬라이스 2개
텃밭 레시피 #2 골라 키우는 재미가 쏙쏙 ‘상추’
재배 Tip 파종시기 1년 내내 (한여름 제외) 재배온도 15~25℃ 발아온도 15~20℃ 발아기간 3~7일 수확시기 파종 후 50~60일
상추는 흔히 쌈으로 즐기는 꽃상추, 청상추 외에도 로메인상추, 버터상추, 흑치마상추, 라피드상추, 롤로상추 등 종류마다 맛과 식감이 달라 골라 키우는 재미가 있다. 상추 씨앗은 껍질이 두꺼워 1~2일 정도 물에 담갔다 심는다. 화분 1개에 씨앗 30개 이하가 적당하며, 햇빛을 받아야 하므로 너무 깊게 심지 않는다. 싹이 나기 전까지는 수시로 분무기로 물을 뿌려 흙이 마르지 않도록 한다. 빠르면 3~4일 만에 싹이 나는데, 본잎이 4~6장 나온 후에는 어린 상추를 중간중간 뿌리째 뽑아 간격을 넓혀준다. 1차 수확 시엔 바깥 잎부터 따고, 4~6장 정도 잎을 남긴다. 다음 수확을 위해 웃거름을 1~2주에 1회 정도 주고, 꽃대가 올라오기 전까지 수시로 잎을 따 먹는다. 팩 화분을 이용해 재배해도 편리하다.
상추 샐러드 & 마요 덮밥 레시피
상추는 종류마다 맛과 모양은 달라도 키우는 방법은 동일하다. 다양한 상추를 키워 쌈이나 샐러드로 즐겨보자. 간단한 한 끼 식사로 좋은 ‘상추 마요 덮밥’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상추 마요 덮밥 밥 위에 잘게 썬 로메인상추(4~5장), 스크램블(달걀 1개), 통조림 참치(3큰술)를 올린다. 기호에 맞게 야키소바 소스와 마요네즈를 뿌린 뒤 비벼 먹는다.
병아리콩 상추 샐러드 병아리콩(100g)은 반나절 물에 불려 끓는 물에 넣어 20분 정도 삶아 찬물에 헹군다. 상추(8~10장)와 방울토마토(5~7개)는 먹기 좋게 썰어 병아리콩과 볼에 담는다. 드레싱(올리브오일 2큰술, 레몬즙 1큰술, 꿀 1작은술, 후추·소금 약간)을 뿌려 완성한다.
텃밭 레시피 #3 보기만 해도 시원 상큼한 ‘애플민트’
재배 Tip 파종시기 3~6월, 9~10월 재배온도 15~25℃ 발아온도 15~20℃ 발아기간 10~15일 수확시기 꽃피기 전 수시로
향긋한 사과 향이 나는 애플민트는 자라는 속도도 빠르고, 꺾꽂이(삽목), 물꽂이도 쉬워 화분으로 많이 늘릴 수 있다. 수확한 애플민트는 다양한 여름 음료에도 잘 어울려 활용만점이다.
씨앗 크기가 작아 작은 모종 포트를 이용해 파종하는 것이 좋다. 초반에는 새싹도 작고 느리게 자라지만 점점 성장이 빨라진다. 한여름 장마 전 가지치기를 반드시 하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화분을 둔다. 애플민트는 금세 가지가 풍성해져 수시로 가지치기를 해줘야 하는데, 이때 물꽂이를 하면 여름철 실내 인테리어 효과도 낼 수 있다. 튼튼한 가지를 잘라 물에 들어가는 부분의 잎은 뗀다. 유리병에 물을 붓고 가지를 넣어 해가 잘 드는 곳에 두고 물을 매일 갈아준다.
애플민트 모히토 레시피
초여름 무성해지는 애플민트로 시원한 모히토 음료를 만들어보자. 일반 모히토는 라임즙만 들어가지만 자몽즙을 더하면 쌉쌀한 맛과 애플민트의 향이 더해져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무알콜 자몽 모히토 유리잔에 얼음을 채우고 라임(3조각)을 넣어준다. 라임즙(30㎖)과 자몽즙(200㎖), 시럽을 약간 넣은 뒤 애플민트(2~3줄기)를 넣고 수저 등으로 살짝 으깬다. 칵테일처럼 즐기고 싶다면 화이트 럼주를 30~40㎖ 추가한다.
장마가 지나고 폭염이 시작되는 8월. 초록빛 나뭇잎은 촉촉이 영글지만, 우리네 모습은 축축 늘어지기만 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 입은 마르고, 후끈한 날씨에 속이 답답하다. 이럴 땐 신선한 채소가 듬뿍 들어간 샐러드로 산뜻함을 충전하는 것 어떨까? 자연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옥상 텃밭이 있는 맛집 ‘에이블(ABLE)’을 소개한다.
브런치로 시작하는 여유로운 하루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이면 조금 느긋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모처럼 늦잠도 자고 여유를 부리다 보면 아침을 챙기는 게 번거롭다. 그렇다면 한가로운 오전의 작은 활력, 브런치(brunch, 아침을 겸하는 점심)를 즐겨보는 거다. 특별히 브런치 메뉴가 무엇이라고 한정할 수는 없지만, 대개는 가벼운 한 끼 식사 정도로 즐기는 이가 많다. 또, 하루의 첫 식사인 만큼 채소와 달걀 등으로 만든 영양소를 고려한 메뉴를 선호하는 편이다. 브런치 카페 ‘에이블(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는 신선한 채소와 계절 과일 등이 곁들여진 샐러드와 재료의 영양을 그대로 살린 다양한 착즙 주스를 맛볼 수 있다.
옥상 텃밭 구경하고 가세요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따뜻함과 신선함이 공존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천장에 매달린 작은 화분들, 조명을 감싼 나무 껍데기, 테이블 위의 꽃병, 쇼케이스를 채운 각종 과일 등. 아기자기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입구와 마주 보는 진열대에는 말린 과일, 선인장, 잼, 쿠키, 캔들 등 다양한 소재들이 어우러져 있다. 이곳의 가장 매력적인 공간은 루프톱(rooftop, 옥상)에 꾸며진 작은 텃밭이다. 토마토, 가지, 블루베리, 각종 허브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한 작물들을 가게에서 직접 키운다. 모두 요리에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몇몇 메뉴의 귀한 식재료로 쓰인다.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테이블도 마련돼 있다. 옥상이라 여름에 즐기긴 덥지만, 어느 계절보다 푸른 잎사귀들이 반긴다. 실내에서 식사를 마치면, 후식으로 시원한 음료 한 잔 손에 들고 옥상 텃밭을 구경해보는 것도 좋겠다. 도심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이색적인 풍경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신선함을 먹다, 그리고 마시다
이곳에서는 리코타치즈, 비프, 연어, 퀴노아 등을 주재료로 한 샐러드를 즐길 수 있다. 촉촉하면서도 고소한 풍미를 지닌 리코타치즈에 루콜라, 비타민, 방울토마토 등 계절 과일이 들어간 리코타치즈샐러드(1만3000원)가 인기다. 건강을 생각하는 중장년이라면 슈퍼푸드로 잘 알려진 고단백 곡물 퀴노아와 루콜라, 페타치즈, 구운 치킨 등이 어우러진 퀴노아샐러드(1만6000원)도 추천한다. 샐러드를 주문하면 피타 브레드(이스트로 밀가루를 발효시켜 만든 넓적한 빵)가 함께 나온다. 채소만으로는 채우기 힘든 허기를 달랠 수 있다. 샐러드만큼 단골로 찾는 메뉴는 신선한 주스다. 사과·당근·케일이 들어간 에이블비타민(9000원), 오렌지·자몽으로 만든 레드디톡스(9000원) 등 믹서로 갈지 않고 착즙기로 짜낸 주스 메뉴가 다양하다. 채소, 과일 외에는 설탕이나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렸다. 주스 잔에는 샐러리를 꽂아내 더 신선한 느낌을 준다.
그 외에도 에그베네딕트(1만4000원), 오믈렛프리타타(1만5000원), 가지롤(1만6000원) 등 브런치 메뉴나 파니니, 피자, 파스타 등을 곁들이면 더 든든하고 풍성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커피와 케이크를 비롯한 카페 메뉴도 인기다. 당근케이크, 바나나파운드케이크, 말차빙수, 얼그레이빙수 등 독특한 디저트가 다양하다. 선선한 날 저녁에 방문한다면 루프톱에서 와인이나 맥주 등을 곁들여보는 것도 좋겠다.
건강을 위해 도시락을 먹는다고 하면 의아할 것이다. 도시락은 편리하고 손쉽게 먹을 수 있지만, 그만큼 맛과 영양은 부실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저 가볍게 한 끼 때우기 식사가 아닌 내 건강상태까지 고려한 맞춤 도시락이라면 어떨까? 물론 가장 중요한 ‘맛’을 빼놓을 수는 없다. 프리미엄 도시락 전문점 ‘바빈더박스’에서 찾은 맛과 건강, 그리고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계기로 본지 제작에 참여한 김홍관 시니어 인턴기자가 직접 체험하며 맛본 도시락 후기까지 담아봤다.
‘대한민국 액티브 시니어 라이프스타일 조사’에 따르면 소득수준을 불문하고 5060세대의 고민 1위는 ‘건강’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운동이나 음식을 통해 건강을 챙기려는 이는 많지만, 꾸준히 관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가 있거나 다이어트를 결심하면 매일 식탁에서 마주하는 음식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 건강을 위해서라지만 번거로운 일이라 관리에 소홀해져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많다. 바빈더박스의 장대근 대표는 이러한 식단 관리의 불편함은 줄이고 맛과 건강을 더할 방법으로 ‘도시락’을 제안한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리면서 맛과 영양까지 담아내기 위해 ‘건강한 조리법’과 ‘엄선된 식재료’를 원칙으로 삼았다.
세계 3대 요리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를 졸업한 후 해외 유명 레스토랑에서 미슐랭 셰프들에게 요리를 사사한 장 대표는 음식이 우리 몸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길로 운동학을 배우며 헬스 트레이너와 크로스핏(고강도 복합운동) 자격증을 따는 등 음식과 운동 두 분야를 고루 섭렵했다. 그 덕분에 이곳에서는 개인의 입맛과 건강을 고려한 맞춤형 도시락 상담이 가능하다. 도시락은 원하는 기간, 시간, 횟수 등을 정해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어 꾸준한 식단 관리에 유용하다. 장 대표는 “중·장년의 경우 커다란 근육을 키우는 것보다는 일상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능적인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필수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으면서도 자극적인 맛은 줄인 도시락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패스트푸드처럼 여기는 도시락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수비드(sous-vide, 저온 진공조리) 공법으로 재료의 식감과 영양을 살렸다. 인스턴트 도시락에는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튀김 메뉴가 주로 쓰이지만, 바빈더박스 도시락에는 튀긴 음식은 찾아볼 수 없다. 재료의 수분과 영양소 파괴를 줄일 수 있는 수비드 공법으로 조리하면 손은 더 많이 가지만 시간이 지나 도시락을 먹어도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즐길 수 있다. 화학조미료로 맛을 내지 않고, 유기농 채소 등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한다. ‘도시락이라는 작은 공간에 자연을 가득 담아 정성을 선물하겠다’는 게 그들의 모토(motto)다.
새해를 맞아 건강 식단 관리를 염두에 두고 있을 독자들을 위해 김홍관 시니어 인턴기자가 나섰다. 직접 자신의 상태를 토대로 상담을 받고 그에 맞춘 도시락을 주문했다. 조리해서 바로 먹지 않는 도시락의 특성상 포장 후 5시간 뒤에 맛보았다.
◇ “비타민과 영양은 올리고, 염분과 당분은 낮추고” (61세 남성 시니어, 기자 본인)
이번 탐방은 시니어를 위한 프리미엄 수제 도시락 전문점에서 이루어졌다. 자신의 체형, 건강상태, 입맛 등을 고려한 맞춤형 도시락 주문이 가능해 육식을 줄인 채식 위주의 식단을 요청했다. 상담 결과 단백질과 비타민 성분이 풍부하고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생굴해산물볶음 도시락을 추천받았다. 신선한 생굴과 더불어 주꾸미, 홍합, 야채 등이 어우러진 메뉴다. 시중에 파는 도시락은 물기가 별로 없는 반면, 본 도시락은 재료 본연의 수분을 함유하는 수비드 공법으로 조리해 식감이 부드러웠고 맛도 좋았다. 반찬은 오징어젓갈, 매실절임, 배추김치, 소고기장조림 등이었다. 간이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해 먹기 편했다. 밥은 곤드레나물밥이었는데, 볶음밥처럼 수분이 없고 꼬들꼬들했다. 도시락에 담기 전 팬에 볶아내기 때문인데 상담 시 요청하면 부드러운 밥으로 받아볼 수 있다. 도시락 용기가 환경호르몬이 발생되지 않는 무해한 재질이라 시간이 지나 온기가 없는 음식은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어도 된다고 한다. 도시락 용기와 포장 디자인은 우리나라 전통 문양인 문창살을 형상화해 고급스러워 보였다. 기본 메뉴에 국물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이 역시 컨설팅 과정에서 된장국 등을 추가 주문할 수 있다. 가격은 주문 메뉴에 따라 차이가 난다. 기자가 주문한 도시락 가격은 1만2000원.
◇ “굶지 않고 맛있게 즐기는 다이어트 도시락” (60세 여성 시니어, 다이어트 중)
저칼로리, 저지방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도시락을 주문했다. 컨설턴트는 바빈더박스의 메뉴 중 여성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헬스메뉴’를 제안했다. ‘헬스메뉴’는 기름기가 없고 단백질 성분이 풍부한 닭가슴살이 담긴 샐러드다. 비타민과 칼슘이 풍부한 미니 양배추, 그린 빈, 방울토마토, 케일, 아마란스 등 신선한 채소와 말린 과일이 들어 있다. 닭가슴살과 채소는 40~60도에서 저온 수비드 공법으로 조리해 수분기가 많았다. 촉촉한 닭가슴살과 신선한 채소 본연의 맛과 향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샐러드드레싱은 과카몰리와 오리엔탈소스가 제공된다. 과카몰리소스는 아보카도로 만들어 걸쭉하면서 깊은 맛을 낸다. 오리엔탈소스는 간장을 베이스로 해 가볍고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주문한 도시락 가격은 8000원.
△ 도시락 문의 www.babindbox.co.kr
분당점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 103-9 (031-704-8180)
홍대점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86 (02-336-8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