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일본 고마쓰와 아오모리 정기편 운항을 재개한다. 이번 복항으로 대한항공의 일본행 하늘길을 모두 되살리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다.
대한항공 인천~고마쓰 노선은 올해 12월 28일부터 운항을 재개한다. 가는 편은 오전 7시 35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전 9시 20분 고마쓰 공항에 도착한다. 오는 편은 현지에서 오전 11시 15분에 출발해 같은 날 오후 1시 25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대한항공 인천~아오모리 노선은 내년 1월 20일부터 운항을 재개한다. 가는 편은 오전 10시 30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12시 50분 아오모리 공항에 도착한다. 오는 편은 현지에서 오후 1시 55분에 출발해 같은 날 오후 4시 55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인천~고마쓰, 인천~아오모리 노선은 각각 화·목·토 주3회 운항한다.
고마쓰 공항은 일본에서 매력적인 여행지로 꼽히는 이시카와현에 위치한다.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며 아름다운 바다 경치를 감상할 수 있고, 겨울에는 많은 눈이 내려 스키장을 방문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17세기부터 이어온 도자기·칠기 기술 등 일본 전통 수공예 중심지로도 알려졌다. 고마쓰 공항은 일본의 알프스라 불리는 산악관광루트 ‘알펜루트’에 보다 가깝게 접근 가능한 경로다.
아오모리는 ‘숨은 보석’이라고 불리는 일본 소도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시라카미 산지와 산리쿠 후코 국립공원에서 대자연 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아오모리현 히로사키성에서 열리는 설등 축제와 자연에 둘러싸여 온천욕도 즐기기 좋다.
이번 복항으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취항했던 일본 12개 노선(인천발 기준)을 모두 회복한다. 일본 도쿄/나리타·하네다, 오사카/간사이, 나고야, 후쿠오카, 삿포로, 니가타, 오카야마, 가고시마, 오키나와, 고마쓰, 아오모리 왕복편 노선을 운영한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한 데 이어 엔화 가치가 떨어지며 일본행 노선 탑승률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늘어나는 여행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여객 서비스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자생한방병원은 지난 18일 민족 대명절 설을 앞두고 입원 치료로 귀성길에 오르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설 맞이 행사’를 진행했다고 19일 밝혔다. 인천자생한방병원은 코로나19 유행시기를 제외하고 매 명절마다 입원 스트레스로 인한 환자들의 명절증후군을 해소하고자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인천광역시 남동구 인천자생한방병원 4층 휴게실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입원환자 및 가족을 비롯한 병원 의료진, 임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서로 쾌유를 위한 덕담을 나누며 훈훈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날 인천자생한방병원은 윷놀이, 투호 등의 민속놀이와 함께 어묵, 식혜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마련했다. 또한 행사 경품으로 건강기능식품, 식료품 등도 다양하게 준비해 참여 열기를 한껏 돋웠다.
이날 윷놀이는 개인전 방식으로 진행돼 참가자가 도착지에 무사히 도착하길 모두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윷놀이 판의 시끌벅적한 분위기와는 달리 투호 경기장에는 화살을 던지기 전 숨을 가다듬는 환자들 사이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또한 경품 증정을 위한 추억의 병뚜껑 게임과 뽑기 게임에도 남녀노소 많은 참여 인원이 몰렸다.
행사에 참여한 한미희(63) 환자는 “’기쁨은 나누면 배가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처럼 행사를 즐기며 긍정적인 에너지는 배로 늘고 통증은 반으로 줄은 것 같아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자생한방병원 우인 병원장은 “설 맞이 행사를 통해 원내 모든 분들이 웃고 즐기며 힘찬 새해를 시작하시길 바란다”며 “다음 명절에는 환자분들이 각자 고향에서 건강하실 수 있도록 최선의 치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자생한방병원은 인천 지역 유일 한방척추 전문병원으로서 추나요법,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허리·목디스크, 퇴행성관절염 등 척추·관절 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로부터 의료서비스와 환자 안전보장 시스템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돌아온 대면 명절에도 2030세대는 귀향을 거부하고 돈을 벌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러 뿔뿔이 흩어진다. 선물 들고 지인을 찾아가기보다 ‘집콕’하며 미리 찜해둔 물건을 ‘셀프 선물’한다. 회사에서 받은 선물을 ‘당근’하기도 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명절 문화의 새로운 인식을 들춰본다.
3년 만의 대면 설 연휴지만 젊은 세대는 각자의 이유를 대며 집을 찾지 않는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중 추석 연휴 동안 ‘집을 떠날 계획이 없다’고 답한 이가 60.0%에 달했다. 이제 누구도 강요하지 않지만 비대면은 하나의 트렌드로 남았다. 여기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으니, 이해를 돕기 위해 ‘요즘 것들’이 그리는 신(新)명절풍속도 네 가지를 준비했다.
시간
고향 방문보다 값진 ‘알바’
“굳이 고향을 가야 하나요? 그 시간에 알바를 하면 돈이 얼마인데!”
경기는 계속 악화되고, 물가는 끝을 모른 채 치솟는다. 경제적 부담을 느낀 젊은 세대는 연휴 기간 가족을 찾는 대신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기로 마음먹었다. 생활비에 보탬이 되고, 지역과 지역을 오가는 교통비나 선물 비용 등의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추석 연휴를 기준, 서울에서 부산까지 비행기로 왕복하려면 20만 원은 족히 내야 한다. 비교적 저렴한 KTX 기차표를 구하려면 연휴 한 달 전부터 피 튀기는 예매 전쟁을 뚫어야 한다. 한 푼이 아쉬운 사회 초년생의 입장에서는 귀향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A(27) 씨는 “집에 가는 데 돈도 많이 들고 여러모로 부담이라 이번에도 명절 연휴를 피해 집에 미리 다녀오려 한다”고 말했다.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천국’은 지난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성인 15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51.1%가 “추석 연휴에 알바 계획이 있다”며, 아르바이트로 번 돈은 생활비(56.8%), 저축(42.2%)에 쓰겠다고 답했다. 명절 연휴 동안 반짝 모집하는 아르바이트는 직장이나 학교를 다니는 데 영향을 주지 않고도 용돈을 벌 수 있어 인기가 많다. 평소보다 시급을 높게 쳐주는 점도 선호도를 높인다. 지난해 12월 20일 기준 설맞이 단기 알바 시급은 현재 최저시급인 9180원보다 7~30%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명절 연휴를 앞두고 단기 아르바이트를 찾는 움직임이 많은 것은 여러 지표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운영하는 ‘당근알바’에서는 지난해 설 연휴 직전 2주 동안(2022년 1월 11~24일) 구인 게시글과 구직 지원자 수가 전달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3.9%, 19.9% 증가했다.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플랫폼은 이러한 흐름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알바몬’, ‘알바천국’ 등 대표적인 플랫폼은 명절마다 채용관을 따로 열고 연휴 시즌에 특화된 인기 업·직종 공고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명절 특수 아르바이트의 형태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꼽히는 명절 연휴 특화 업·직종은 백화점·마트, 도소매·전통시장, 매장 관리·판매, 포장·분류, 택배·배달 등이다. 최근에는 집을 비우는 동안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펫시터, 전 대신 부치기 등 동네 소일거리에 가까운 알바를 구하는 이들도 많다. 지난 추석 연휴에는 맛집 ‘웨이팅 알바’(입장을 위해 대신 줄을 서주는 알바)를 구하는 사람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장소
다시 대면 명절, 고속도로만큼 붐비는 ‘명절 대피소’
“명절도 그저 연휴일 뿐, 쉬는 동안 토익 공부나 할래요”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 ‘우리말샘’에 등재된 명절 대피소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명절에 모인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하여 쉬거나 공부 따위를 할 만한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불편한 질문 공세에 시달리다 못해 스터디카페, 학원 등으로 피신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취업 준비생들이 대다수였으나 최근에는 미·비혼 직장인들도 합세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온라인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천국’이 성인 1530명을 대상으로 명절에 고향 방문을 피하는 이유를 묻자 ‘취업 준비, 시험공부 등 자기계발에 집중’(24.1%, 복수 응답)하거나 ‘명절 잔소리,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22.6%) 등이 꼽혔다. 2019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온라인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성인 319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33.3%가 ‘결혼(자녀) 언제쯤?’을 가장 듣기 싫은 말로 꼽은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에 ‘명절 대목’을 맞아 명절 대피소를 운영하는 교육 업체가 등장하고 있다. 파고다어학원은 2015년부터 명절마다 전국 캠퍼스에서 피난처를 운영해왔다. 학원 내 스터디룸을 개방하고, 간식과 음료를 무료로 제공했다. 대면 모임이 어려울 때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온라인 명절 대피소를 운영했다. 가볍게 어학 공부를 할 수 있는 퀴즈를 풀거나, ‘임인년맞이 호랑이 그리기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다른 교육 업체들 역시 명절 연휴에만 제공하는 한정 ‘프리패스’(자유이용권)를 통해 기간 내 무제한으로 인터넷 강의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한 업체는 스터디카페의 명절 정체 예상도를 발표했다. 스터디카페의 키오스크를 운영하는 전문 업체 ‘오래’가 지난 3년 설날과 추석 등 명절 연휴에 집계된 300만 건의 이용 건수를 분석한 결과로 만들어낸 것. 나흘의 연휴 기간에 전국 스터디카페를 대략 250만 명이 찾을 것이라는 예상치를 내놓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스터디카페 이용객의 연령대는 10대 30%, 20대 50%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인다. 그러나 분석에 따르면 명절 연휴에는 20대 이용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명절 연휴 마지막 날 10대와 20대 이용객 비율이 20%와 60%로 가장 큰 차이를 보였는데, 오래 측은 도피를 위한 스터디카페행의 영향일 것으로 풀이했다.
재테크
자취촌에 꽃피는 명절 선물 재테크
“되팔고 교환하고, 나는 아니라도 누군가는 필요하겠죠”
나를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 플렉스(FLEX)·욜로(YOLO) 문화에 반기를 드는 이들이 있다. 불필요한 지출 활동을 줄이고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적립금을 모으거나 할인 혜택을 꼼꼼히 챙기는 ‘짠테크’ 역시 2030세대의 소비 성향을 설명하는 단어 중 하나다. 일을 해서 얻는 수입만 가지고는 돈을 모으기 어려우니 허리띠를 최대한 졸라매는 것이다.
애당초 제품을 되파는 ‘리셀 문화’는 고가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인해 틀어막힌 해외여행 수요가 명품 구매로 폭발한 것. 물건을 구하기 어려워 중고 거래까지 불사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중고 거래 플랫폼이 함께 성장했지만, 리셀 문화는 이제 생필품 영역까지 확장됐다.
실용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는 ‘리셀’이라는 개념을 명품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내게 필요 없는 물건을 싼값에 되팔고, 필요한 물건 역시 저렴하게 사고 싶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성향에 고물가에 대한 부담이 맞물리면서 ‘명절 선물 재테크’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이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등이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설명한 ‘체리슈머’에 부합하는 면모다. 체리슈머는 ‘한정된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알뜰 소비 전략을 펼치는 소비자’를 뜻하는 신조어다.
선물을 되파는 건 성의를 무시하는 게 아니냐며 눈살 찌푸리는 사람들이 물론 있다. 그러나 향후 몇 년은 경기가 좋지 않고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 명절 전후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햄, 참치, 홍삼, 샴푸·린스 등 흔한 명절 선물세트를 자주 접하게 될 전망이다.
선물
명절 선물, 대상은 좁되 돈은 많이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데, 친한 사람만 챙길래요”
명절 선물 구매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2021년 이베이코리아가 오픈마켓 G마켓과 옥션의 설 선물 판매 데이터 2년치를 비교 분석한 결과, 2030세대는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4050세대는 선물 구매량이 많았다. 김태수 이베이코리아 영업본부장은 분석 결과에 대해 “미혼이 많은 2030세대는 부모님과 직계 가족에 집중하고, 4050세대는 주변 친척까지 두루 챙기는 경향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에는 젊은 세대의 ‘미코노미’(Meconomy)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코노미란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소비 성향을 뜻한다. 그런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명절이 익숙해지면서, 돈이나 시간을 자기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
남에게 쓸 돈을 줄여 나에게 집중하는 소비 행태는 데이터 분석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추석 연휴, 사람들은 지인에게 건강식품(18%)이나 커피·음료(15%), 생필품(14%)을 주로 선물했다. 반면 스스로를 위한 선물로는 생활·미용가전(14%), 골프용품(12%), 노트북/PC(9%) 등을 구매했다.
지난해와 2021년 추석 선물의 판매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피부관리기(130%), 명품 잡화(85%), 노트북(29%) 등의 제품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주로 남에게 선물하기보다 스스로를 위해 구매하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특히 2030세대 구매가 가장 크게 증가한 상품군은 노트북과 컴퓨터였다. 반면 4050세대는 일반적으로 구매하던 명절 선물 제품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선택을 했다. 건강식품이 17% 증가해 구매신장률이 가장 높았고, 생필품 11%, 커피·음료 10% 순서로 이어졌다.
전염병이 극성이던 지난 설날. 강력한 거리두기 지침에 경북 칠곡군의 한 종가에서는 ‘음복 도시락’을 마련했다. 제사 말미 종친들이 함께하던 음복을 각자 집에서 예를 다하는 방식으로 대체한 것이다. 같은 시기 요양원의 어르신들은 영상통화로 손주들의 세배를 받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비대면 명절 문화의 모습이다.
올해로 코로나19 5년 차, 일상의 많은 부분이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는 명절 문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제사를 지냈고, 온라인 성묘, 사이버 차례상 등 언택트 명절 서비스가 생겨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예상보다 앞당겨졌을 뿐, 이러한 변화는 불가피했으리라 말한다. 한국 사회에 만연했던 명절 스트레스와 가족 갈등 문제를 해결할 긍정적 흐름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비대면으로 조상을 모시는 상황을 성의가 부족하다거나 전통 방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석연찮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민속·사회학 박사는 “옛 풍습 중에 ‘망제’(望祭)라고 있다. 명절이나 기일에 멀리 타향에 있을 때 고향이나 조상의 무덤 쪽을 바라보고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연초에 유학자나 선비들은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 세배를 올리기도 했다. 쉽게 말해 조선시대에도 비대면 제사와 세배가 행해졌던 것”이라며 “전통을 따져 비대면을 거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제는 현 시대의 문화로 이해해야 할 비대면 명절. 어떤 방법으로 즐기면 좋을지 상황별로 자세히 알아보자.
STEP 1 모임 ▶ 우리 가족 설날 생중계
자녀 또는 손주와의 영상통화는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특별히 명절에는 일가친척까지 모이는 만큼, 여럿이 함께할수록 즐거운 분위기가 더해질 것이다. 최근 비대면 회의나 강의 용도로 쓰이는 ‘줌’(Zoom)에 익숙한 중장년이라면 이를 가족 모임 수단으로 활용해보자. 한 사람이 회의방을 개설하고 링크를 공유하거나 초대하는 식으로 진행하면 된다. 그밖에 ‘구글 미트’, ‘팀 뷰어’ 등 줌과 같은 방법으로 이용 가능한 플랫폼이 다양하다. 이러한 화상회의 서비스는 각각의 창을 통해 서로의 얼굴을 확인한다는 게 장점이다. 때를 맞춰 함께 집안 어른께 세배를 하거나 담소를 나누기에 적절하다.
만약 한 화면으로 제사나 성묘 과정을 보여주는 정도의 서비스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라이브톡’을 추천한다.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포함된 이들을 대상으로 주최자가 특정 상황을 라이브로 중계할 수 있다. 라이브톡이 진행되는 동안 대화 주고받기가 가능하고, 서비스 종료 후 카카오톡 채팅방에 기록이 남아 추억을 곱씹기에도 좋다. 김미영 박사는 이러한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최근 유튜브 영상 애청자의 나이가 50대 이상이라고 한다. 이제는 중장년도 모바일에 익숙해졌고, 비대면 만남에 대한 거부감도 줄었을 것이다. 온라인 제례 문화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며, 물리적 한계가 없다는 점에서 가족 참여도를 높일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Tip] 무료 화상회의(다중 영상통화) 앱 & 웹
①줌: 가장 널리 알려진 화상회의 플랫폼으로 100명까지 동시 접속 가능하다. 무료 버전은 40분까지 제공해, 그 이상 사용하려면 유료로 가입해야 한다.
②구글 미트: 무료 버전은 100명까지 참석할 수 있으며, 최대 1시간까지 가능하다. 유료 버전을 쓰면 녹화된 영상을 구글 드라이브(웹 저장소)로 자동 저장해준다.
③마이크로소프트 팀즈: 가정용 무료 버전의 경우 최대 1시간 그룹 통화를 할 수 있다.(비즈니스 무료 버전도 동일) 채팅과 투표 기능을 활용해 가족회의를 진행해도 좋다.
④미더스: SKT가 출시한 고품질 영상회의 서비스로, 통신사와 관계없이 사용 가능하다. 휴대폰 연락처를 기반으로 일반 전화를 걸 듯 회의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
STEP 2 제례 ▶ 형식 덜고 정성 담아
김미영 박사는 “명절이든 제사든 형식보다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정신’은 ‘조상에 대한 기억과 감사’다. 그는 “우리가 제사를 지내는 근원적인 이유는 바로 조상에 대한 고마움이다. 나를 존재하게 하고, 생명을 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으면 된다. 제례 역시 그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 지나치게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생겨나고 있는 ‘사이버 추모관’을 적극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e하늘장사정보시스템’(www.15774129.go.kr)의 ‘온라인 성묘·추모 서비스’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홈페이지 가입 후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해 가족, 친지 등에게 공유하면 된다. 글, 음성, 영상 등 고인을 추억할 자료를 올리거나 메시지도 남겨 추모관을 꾸며볼 수 있다. 가상의 공간에 차례상 차리기 및 헌화, 분향, 지방 쓰기 등도 가능하다. 서울시설공단에서 운영하는 ‘사이버추모의집’에서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Tip] 비대면 제사라도, 대면한 조상까지
몇 대 조상까지 차례를 모시는 게 좋을까? 이러한 물음에 김미영 박사는 정해진 원칙은 없으나 가급적 ‘대면한 적이 있는 조상’을 기준으로 제례를 지내길 권했다. 앞서 언급한 제사의 정신을 염두에 둘 때, 기억이 존재하고 교감했던 경험이 있는 조상이라야 그 의미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가령 손주는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부모나 조부모가 “돌아가신 증조부께서 살아 계실 적에 너를 참 귀여워하셨지”라며 대신 이야기해줄 정도는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게 자신의 뿌리를 기억하고 기리는 과정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행’으로 설 연휴를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STEP 3 상차림 ▶ 스트레스 No! 밀키트도 Ok!
명절 스트레스 중 하나는 바로 ‘차례상 차리기’다. 지난해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차례 간소화 표준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의례적으로 행해온 것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내용도 적지 않다. 가령 ‘예법을 다룬 문헌에 홍동백서나 조율이시라는 표현은 없다’, ‘전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 등이다. 위원회 측은 “유학 경전 ‘예기’에 따르면 큰 예법은 간략해야 한다. 의례를 너무 화려하게 할 필요 없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 가짓수에 있지 않으니 많이 차리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지나친 상차림 문화를 고수할 필요 없다는 얘기다. 자칫 상차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부 갈등이 빚어지는 것은 오히려 명절의 의미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에는 밀키트, 간편식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환영하는 추세다. 형식보다는 형편에 알맞게 마련하고, 상차림은 소박하더라도 충만한 마음으로 조상을 기리면 된다.
[Tip] 조선시대 비대면 상차림 ‘감모여재도’
‘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는 집 안에 사당이 없거나 외지에서 지방(紙榜)으로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던 그림이다. 타지에서 사당을 대신하기 위해 활용한 일종의 제례 도구로, 휴대와 보관이 용이하게끔 족자나 병풍으로 만들곤 했다. 조선시대에 온라인 서비스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감모여재도’는 현재의 사이버 차례상이나 언택트 성묘 등에 비유된다. 선조들 또한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형식을 갖추기보다 약식으로나마 예를 다했던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STEP 4 화합 ▶ 형식은 달라도 가족과 함께
전통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무형식으로 명절을 보내라는 뜻은 아니다. 가족 구성원이 논의해 서로가 인정하는 가정의 명절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은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더라도 너는 너, 나는 나대로 흩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족끼리 가볍게 산소를 둘러보고 한 끼 식사를 하는 것도 좋고, 함께 1박 2일로 여행을 떠나도 괜찮다. 어렵다면 온라인 공간에 모여 덕담이라도 나누자. 바쁜 현대 사회에서 평상시는 잊고 지내더라도, 명절만큼은 가족을 생각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1년 중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기에 ‘설날’만큼 좋은 때가 없다고 했다. 그는 “설에는 가족 모두가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 후손들은 감사의 의미를 담아 세배를 하고, 어른들은 덕담을 전하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 가족의 결속력을 다질 수 있다. 이렇게 가정에서 얻은 긍정적인 기운이 한 해를 나고 일상을 보내는 데 큰 힘으로 작용한다”고 조언했다.
[Tip] 우리만의 명절 ‘가가례’를 만들자
우리 예법 중 ‘가가례’(家家禮)라는 것이 있다. 집집마다 제사를 지내는 절차와 형식이 다름을 이르는 말이다. 기존에 지켜오던 방식이라도 현재의 형편과 여건에 따라 가능한 부분만 남겨두고, 편의대로 바꾸거나 생략해도 괜찮다. 다만 조상을 기리고 가족이 화합할 수 있는 방법은 간소하게나마 마련해야 한다. 돌아가신 조부모의 사진을 보며 옛이야기를 나눠보는 식이라도 좋다. 으레 내려오던 방식으로 명절을 지냈다면, 한 번쯤 가족의 명절 문화를 점검해보고 함께 논의해 가가례를 만들어보자.
新명절증후군 시집살이 하는 시어머니?
전 부치고 차례상 차리느라 며느리들이 명절증후군을 앓는 시대도 저물어간다. 김숙기 원장은 “최근 명절 모습을 보면, 시어머니들이 큰댁에 모여 제사상을 준비하고 며느리들은 뒤늦게 인사만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신들이(지금의 시어머니 세대) 한 집안의 며느리로 살며 겪었던 고충을 자식 세대에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또는 눈치가 보여서 스스로 감내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몸도 마음도 상하는 이중고를 겪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을 고수하던 과거와 편의를 우선시하는 현재가 오묘하게 섞이면서 과도기를 겪는 최근 명절 풍속도에서 중장년 세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머리로는 최근의 변화를 이해하면서도 서운하고 야속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김 원장은 “상담을 해보면 부모들은 겉으로 표현하지 못한 채 속상해하지만, 자녀들은 ‘말해주지 않아 몰랐다. 미리 일러줬더라면’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서운한 감정은 ‘바라는 것’이 있는데 이뤄지지 않았을 때 생긴다. 명절에 자녀들이 지켜줬으면 하거나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미리 얘기해주는 게 좋다. 가령 ‘설 당일 점심은 꼭 함께 먹었으면 좋겠다’라든가 ‘떡국은 꼭 차례상에 올리자’ 등 명확하게 공지하면 자녀들도 그에 맞춰 계획성 있게 움직일 수 있다”며 가능한 한 사전에 단체 대화방 등을 활용해 논의하고 합의점을 찾는다면 금상첨화라고 했다.
우리 사회에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동업을 금기시하는 문화가 있다. ‘관계를 끝장내고 싶으면 그와 동업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동업은 단순히 사업체를 함께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 투자부터 노무 관계까지 다양한 사정으로 얽히기 때문이다. 서영열, 권순희 부부는 주변의 걱정을 딛고 연 매출 50억 원을 달성하며 ‘장사의 달인’이 됐다. 부부야말로 최고의 동업 파트너라 말하는 그들을 만나 가족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영열, 권순희 부부는 32년간 협업해온 ‘장사의 베테랑’이다. 경기도 수원시 근교의 논밭 터에서 ‘기와집’과 ‘초가집’을 운영했다. 현재 낙지를 판매하는 초가집은 친척에게 넘기고, 기와집에서 손님을 맞고 있다.
기와집의 대표 메뉴는 장어구이다. 두툼한 두께에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양념장은 구기자, 계피, 오미자, 감초 등의 한약재를 포함한 23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다. 장어는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탕으로 즐길 수 있으며, 전복구이와 잔치국수도 마련돼 있다. 이 집의 요리는 모두 연잎이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기와집장어는 수원에서 이미 소문난 맛집이다. 하루 최고 매출은 6700만 원. 코로나19의 습격에도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켰다. 예비 창업자, 다른 지역의 자영업자, 유명 프랜차이즈 CEO 등 다양한 사람이 찾아와 부부에게 비법을 묻곤 한다. 폐쇄적 경영, 다양성 부재, 실패에 대한 부담 증가 등 가족 창업의 여러 위험을 뒤로하고 어떻게 부부 동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을까?
Q. 황제식당, 행운정육점, 육일축산, 초가집과 기와집장어 순으로 업을 이어오셨습니다. 안정적인 성장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경사진 비탈길, 테이블 서너 개 놓고 시작한 설렁탕집부터 2층짜리 장어집까지 철저한 계획과 연구, 그리고 노력이 있었죠.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은 아무래도 든든한 파트너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거예요.
Q. 가까운 관계일수록, 특히 가족끼리는 동업하지 말라는 말도 있어요.
물론 한 공간에 하루 종일 같이 있다 보면 부딪치는 일이 많고 미운 마음이 들기도 하겠지요. 가족이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서로 예의와 자질을 갖춰야 합니다. 대화도 많이 해야 하죠. 우리는 시시콜콜한 것 하나까지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메뉴판의 글씨 크기는 어느 정도로 할까? 대문에 붙일 문구는 흐르는 느낌의 글씨체로 쓸까?’라면서요. 상대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의미예요. 더 나아가 대화를 통해 서로의 특성과 장단점을 이해하고 사업에 접목시켰어요. 남편은 추진력이 엄청난 사람이라 한번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어떻게든 해내고 말죠. 그럴 때마다 아내인 제가 중간중간 빠진 부분은 없는지, 이 방향이 맞는지 꼼꼼하게 점검해요.
Q. 의견이 맞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남이면 그럴 수 있지’ 하며 넘어갈 일도 서로 잘 안다고 생각하는 가까운 관계에서 말을 쉽게 내뱉다 보면 갈등이 심화될 수 있어요.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둘 중 하나가 져주는 것이 좋습니다. 각자의 색깔이 너무 뚜렷하면 융화될 수 없죠. 그리고 일을 할 때 문제가 생기면 일에 대한 이야기만 해야지, 부부 사이에 있었던 일까지 들먹이면 안 돼요. 그런 면에서 우리 부부는 분명한 원칙이 있었죠. 집안일은 집에 가서 생각하자!
Q. 안팎으로 모든 일을 함께하다 보면 가족일지라도 서로에 대한 피로가 쌓이지 않을까요. 부부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인가요?
요식업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에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터라 많은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일일이 맞춰줘야 하죠. 하루 종일 감정 노동을 하다 보면 정작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는 소홀하기 쉬워요. 별것 아닌 일에 섭섭해질 때도 있고요. 그래도 고생한 덕에 우리 생활이 안정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스려요. 바쁘지만 함께 ‘식당 투어’를 명목으로 데이트를 하기도 합니다. 개업한 식당에 찾아가 보고, 유명한 가게에서 배워올 건 없는지 살펴봐요. 전국 방방곡곡 어디든 시간 날 때마다 다니고 있어요.
Q. 가족끼리 동업을 할 때 꼭 지켜야 할 철칙이 있을까요?
서로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영역을 넘나들지 않아야 합니다. 한식구다 보니 책임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서로의 업무를 미리 숙지하되 담당자를 정해두고, 해당 분야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그의 말을 따르는 편이 좋습니다. 가게도 엄연한 직장이에요. ‘내가 안 하면 아내가 하겠지’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각자의 휴무일도 미리 정해두고 움직이는 것이 갈등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Q. 창업 준비는 언제부터 해야 하나요?
저성장시대에는 섣불리 창업하지 않는 편이 좋아요. 많은 돈을 벌 욕심에 준비되지 않은 채 직장을 그만둔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죠. 여생을 함께할 ‘내 가게’를 여는 것이 목표라면, 우선 다니는 직장에서 일하며 최대한 자본을 벌어두는 것이 유리해요. 혹은 우리 부부처럼 남편은 직장 생활을 하고 아내가 먼저 사업을 시작해본 뒤, 어느 정도 안정됐을 때 함께 일하는 방식도 괜찮아요.
Q. 창업을 앞둔 중장년이 꼭 알아야 할 점이 있다면요?
중장년은 청년에 비해 가진 자본이 꽤 될 거예요. 하지만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아요. 장사를 쉽게 생각하면 안 돼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하다 안 되면 식당이나 하지 뭐”라고 내뱉는 분도 있어요. 인건비, 재료비, 임대료, 각종 세금 등을 감당하면서 이익을 내는 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언젠가 유명 프랜차이즈 CEO가 “규모만 클 뿐 늘 인건비 때문에 허덕이고 있어 실속이 없습니다. 혹시 제가 놓치는 부분은 없는지 배우러 왔습니다”라며 도움을 청한 적이 있어요. 규모가 크고 자본이 많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나중에 사업을 확장하더라도, 처음에는 가족끼리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소규모 창업을 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연 매출 50억 부부의 ‘밥장사’ 노하우
1. 올인은 금물, 항상 앞뒤를 재야 한다
“단순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람이 뭔가를 시작할 때 성공한다는 전제로 가진 자본을 쏟아부어요.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때를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치킨집을 차렸는데 하루아침에 조류독감이 퍼질지, 고깃집을 차렸는데 구제역이 올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부부 중 한 사람의 은퇴가 몇 년 남았다면 돈을 최대한 벌고, 나머지 한 사람이 먼저 시작해보면서 자리를 잡는 편이 좋아요. 섣불리 둘 다 하던 일을 내던지고 모험을 하다 갖고 있던 것도 날려버릴 수 있으니까요.”
2. 음식에도 유행이 있다
“각자 주어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아이템이 좋다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음식도 유행이나 계절을 타죠. 경기가 어려울 땐 자극적인 음식으로, 비교적 안정적일 땐 한식이나 발효음식으로 고객들의 선호도가 바뀌어요. ‘요즘 이 아이템이 대세래’라며 성급하게 창업하면 실패할 확률이 큽니다. 10년 이상 한자리에서 성업 중인 식당들의 주 메뉴를 분석해보고, 공통적인 키워드를 뽑아보는 것도 참고가 되겠네요.”
3. 핵심은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다
“자영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면 원하는 아이템을 잘 활용하고 있는 가게에 가서 일을 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우리 부부는 같은 메뉴로 대박 난 식당에 출퇴근하면서 몸으로 배웠어요. 그 가게만의 흐름을 이해하고, 보완할 점을 연구하다 보면 내 가게를 열 때 도움이 되지요. 이론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장사의 민낯을 보려면 현장에서 부딪히며 익히는 게 훨씬 효과적이에요. 돈도 벌고 기술도 터득하고, 일석이조 아닌가요?”
4. 동선만 잘 짜도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
“식당이든 다른 자영업이든 매출 대비 수익을 판가름하는 것은 의외로 손님 수가 아니라 인건비입니다. 장사가 잘돼도 임대료와 식재료비, 인건비를 빼면 남는 게 없다고들 해요. 그럴 땐 가게 내부의 동선을 가장 먼저 분석해야 합니다. 동선만 잘 짜도 한 사람분의 인건비를 아낄 수 있어요. 우선 기와집과 초가집에는 문턱이 없습니다. 문지방 하나, 계단 한 칸이 일의 효율을 꽤나 좌우해요. 또 손님을 더 받기 위해 테이블을 더 두는 경우가 있는데요. 통로가 좁아져 서빙하기 힘들고, 손님들은 불편해합니다. 주방도 마찬가지예요. 조리 시설을 갖추기 전에 동선을 짜고, 움직여보며 연습해봐야 합니다. 주방 일을 맡는 사람이 오른손잡이인지 왼손잡이인지에 따라서 냉장고나 세척기의 위치도 달라지겠죠.”
5. 손님이 손님을 부른다
“장사의 목적은 다른 고객을 확보해주는 고객을 만드는 것이란 말이 있어요. 음식 장사는 입소문이 절반이죠. 한 번 방문한 손님이 두 번째 방문할 때 다른 일행과 함께 오고, 그 일행이 또 다른 이들과 함께 방문하는 문어발식 마케팅이 잘 먹히는 업종입니다. 어떤 상황이든 손님이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면, 그 손님은 스스로 최고의 영업사원이 돼줘요. 우리는 ‘미소를 짓지 않으려면 장사를 하지 마라’는 중국 속담을 매일 떠올리곤 합니다.”
배우 이원종(56)과의 인터뷰는 2시간 넘게 이어졌는데,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본 기분이었다. 그와 나눈 이야기에는 희로애락이 녹아 있었으며, 그의 다양한 모습도 깃들어 있었다. 이원종은 연기에 관해 얘기할 때는 한없이 진지했고, 재밌거나 행복한 이야기를 할 때는 세상 깊은 보조개 미소를 지었다. 특히 그 미소에서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보았다.
사실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이원종은 연극배우로 연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무대에 설 때 가장 행복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연어처럼 편안하다. 지난 8월 연극 ‘더 테이블’로 2017년 이후 5년 만에 무대에 오른 이원종. 한껏 고무된 그는 10월에 ‘가면산장 살인사건’으로 다시 무대에 선다.
“저는 연극무대에 계속 서고 싶지만, 돈이 안 되기 때문에 집에서는 달가워하지 않죠. 하지만 10년간 쌓은 연극 경력이 자양분이 되어 지금까지 이렇게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대에서 연극을 하는 것이 배우로서 누린 혜택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연극은 제게 보약이고, 링거예요. 드라마나 영화로 열심히 달렸으니 연극으로 열심히 잘 쉬기도 해야죠.”
타고난 배우의 우연한 탄생
지금은 천명과도 같은 배우의 길. 역사의 서막은 우연히 시작됐다. 경기대학교 재학 당시 이원종은 예쁜 여학생을 보고 따라서 연극반에 들어갔다.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도 배우에 큰 뜻은 없었다고. 그러다 강원도 최전방으로 입대한 후 신의 계시 비슷한 것을 느꼈다.
“군대에 있다 보니 1, 2학년 때 연극했던 것들이 생각나는 거예요. 그래서 휴가 나오면 도서관에 가서 연극에 관한 책을 무작위로 골라 읽었어요. 연극의 ‘연’ 자도 몰랐는데 책을 읽다 보니 너무 재밌는 거예요. 복학한 후 본격적으로 연극을 해보자고 마음먹고 공부도 열심히 했죠.”
배우를 업으로 삼기로 결심한 이원종은 무작정 대학로로 향했다. 여러 극단을 전전하던 끝에 마침내 그는 극단 ‘미추’에 들어갈 수 있었다. 미추는 과거 MBC와 마당놀이를 공동 주최하던 유명한 극단이다.
“실전 무대 연기에 대해 극단에서 많이 가르쳐줬어요. 연극배우는 많은 탤런트를 가지고 있어야 하거든요. 탈춤이나 한국무용, 발레 같은 현대무용도 해야 하고, 노래도 잘 부르는 것이 좋죠. 그런 것들을 배우고 자신을 채우면서 배우들은 ‘연극뽕 맞았다’는 표현을 썼어요. 저는 연극뽕을 아주 제대로 맞았죠. 하하.”
이원종은 미추에 들어가고 이듬해인 1992년 ‘오장군의 발톱’ 주연을 맡았다. 그 작품으로 러시아에 공연도 하러 가고, 연극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연극배우의 가난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1990년대는 이원종에게 가난의 시대로 기억된다.
이원종은 1994년, 6세 연상의 아내와 결혼했다. 아내는 연기 선생님으로 두 사람은 가진 것 없이 사랑으로 가정을 이뤘다. 그는 “마당놀이 한 번 하면 50만 원 번다. 공연을 3개월 동안 하는데, 연습은 또 석 달 한다. 그러면 1년이 거의 다 지난다”라며 1년 연봉이 50만 원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부부가 살기에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기 때문에 그는 젓갈 장사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이명세 감독이 이원종에게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출연 제의를 해왔다. 그러나 이원종은 ‘연극은 순수예술, 영화는 대중예술로서 결이 다르다’고 생각해 거절했다. 이명세 감독도 포기하지 않고 또다시 러브콜을 보냈고, 마침내 이원종은 마음을 바꿨다. 결과적으로 끝내 출연을 거절했으면 그는 평생 후회할 뻔했다.
“감독님이 저의 거절에도 대본을 주시고, 배역도 저한테 고르라고 하더라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형사 역할과 짧게 등장하지만 강렬한 짱구 역할이 있었는데, 결국 형사 역할을 했어요. 장장 7개월 동안 촬영했죠. 그때는 필름으로 촬영해서 한 신 한 신이 무척 소중했고, 연기 연습을 더 철저히 했어요.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때 거의 다 배웠죠.”
이후 이원종은 2001년 영화 ‘달마야 놀자’에서 현각 스님, ‘신라의 달밤’에서 조폭 마천수로 등장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그리고 이듬해 SBS 인기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종로 두목 구마적을 연기해 유명세를 얻었다. 특히 극 중 구마적과 김두한(안재모 역)의 대결 장면은 분당 최고 시청률 64%까지 오를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원종은 “ 20년이 지났는데 저는 아직도 구마적”이라면서 “구마적은 내게 행운이자 숙제”라고 표현했다. “가수도 평생 히트곡 하나 남기기 어렵다고 하는데, 배우로서 닉네임 하나를 가졌다는 것은 행운이죠. 반면 역할이 제한된다는 단점도 있어요.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몸부림을 쳤어요. 시트콤에도 출연하고, 코믹한 연기도 많이 했죠.”
OTT의 유행, 또 다른 전성기로
올해 이원종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먼저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에 모스크바 역으로 출연했다. ‘종이의 집’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동명의 스페인 드라마가 원작이다. 이원종은 원작의 모스크바와 싱크로율이 높아 제작진이 캐스팅 1순위로 점찍을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벌어진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다. 원작의 성공으로 기대감이 매우 높았으나,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후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원작을 따라 하려는 것이 느껴져 이질감이 강하게 들었다는 반응이다. 이원종은 이에 대해 안타까운 탄식을 했다.
“우리가 조폐국을 털었잖아요. 우리나라 돈은 유럽 전역에서 쓰이는 유로화와 달리 남북한에서만 쓰이는 돈이에요. 그리고 원작에서는 조폐국에서 10억 유로, 한화로 1조 3700억 원 정도를 털었지만, 우리는 4조 원을 털었어요. 그것을 어떻게 운반할지도 재미가 될 수 있죠. 겨울에 후반부인 7~12부가 공개될 예정인데, 한국적인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본격적으로 재밌어질 예정입니다.”
또한 ‘종이의 집’을 통해 젊은 배우들과 호흡한 이원종은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종서의 연기에 대해 “날것의 매력이 있다”면서 칭찬한 바 있다. 이원종은 전종서를 비롯한 젊은 세대의 연기를 칭찬한 것이라고 짚었다.
“전종서는 제가 지금까지 봐온 것과 다른 연기를 하는 거예요. 틀렸다는 것이 아니고 사물에 접근하는 방법이 다른 거죠. 참 신선했고 같이 연기하는 내내 즐거웠어요. 저는 현재 50세가 넘었고, 그 친구는 20대잖아요. 지금 20대는 이렇게 행동하는구나 느꼈고, 30대, 40대가 되면 어떤 연기를 할까 궁금해지더라고요.”
또 이원종은 쿠팡플레이 드라마 ‘범죄의 연대기’에 출연한다. 범죄물에 유독 많이 출연하면서 형사와 범죄자를 오간 이원종. 이번에는 피해자 대표 역을 맡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원종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 예로 그는 OCN ‘손 the guest’에서 박수무당 역을 연기했는데, 무당을 직접 여러 명 만나보고 탐구했다. 덕분에 실감 나는 연기가 가능했다.
“‘범죄의 연대기’에서 맡은 역할은 대학교 강사인데 사기를 당한 사람이에요. 아는 변호사한테 부탁해서 기록물도 확인해봤는데, 실제로 교수들이 사기를 많이 당하더라고요. 그리고 작가님이 어떤 과 교수인지는 제가 결정할 수 있도록 열어두셨어요. 제가 관심이 많은 철학과 교수로 설정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대로 이원종은 ‘가면산장 살인사건’으로 무대에 오른다. 10월 4일부터 11월 27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공연이 열린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원작으로, 외딴 산장에 모인 남녀 8명과 한밤중에 침입한 은행 강도범의 인질극을 그린다. 이원종은 극 중 도모미의 아버지 노부히코 역을 연기한다.
“20대부터 50대 후반까지, 배우 13명이 무대에 올라 연기를 펼쳐요. 요즘 이런 연극을 마주하기가 쉽지 않죠. 무엇보다 살인사건이라고 하면 어두운 이야기일 것 같잖아요. 그런데 범인을 추리해가는 과정이 엉뚱하고 독특해요. 거기서 나오는 재미를 자신합니다.”
실제 이원종은 어떤 아빠일지 궁금했다. 슬하에 두 딸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동안 언론에 노출된 적이 없다. 이원종은 “아버지가 굉장히 가부장적인 분이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점점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 같다. 그래도 최대한 자상하고 친근한 아빠가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애들이 제가 자상하다고 느낄지 아닐지는 또 모르는 일이죠. 큰딸은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고, 둘째 딸은 외국 대학교에 다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줌으로 수업을 듣고 있어요. 저는 큰딸한테 한 달에 월세 개념으로 30만 원씩 받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립심을 길러주고 싶어서죠.”
‘기회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원종은 어떤 작품이든 어떤 역할이든 노력을 쏟는다. 그래서 매 작품 다른 모습이 나오고, 새로운 연기가 보인다. 외국 작품처럼 우리나라 작품의 주인공도 나이가 많아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이원종이 주인공 그 자체인 작품도 조만간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어떤 배역을 맡아 연기하든지 ‘이원종이라는 배우, 참 재미있더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저는 물리적인 나이에 맞는 배역을 맡아 잘 소화해내는 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1965년생인데 내년에는 제게 맞는 작품이 뭐가 될지 아직 모르죠. 그런데 50세든 60세든 마음은 똑같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나이는 먹었지만 저도 청춘이에요. 늘 사랑하는 것을 느끼죠. 그러니까 60대도 60대에 맞는 사랑과 이별이 있는데, 그게 제게 연기로 주어진다면 잘 소화해내고 싶다는 거예요.”
조선업·농어업, 외식업계, 숙박업계 등이 인력난에 시달리자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를 월 1만 명 이상 입국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이 단순노무직에서 근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령층의 일자리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청년층까지 단순노무직 시장에 유입되고 있어 고령층의 설 자리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는 ‘구인난 해소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조선업(4800명), 뿌리 산업(2만7000명), 택시·버스업(2300명), 음식점·소매업(1만4200명), 농업 등 인력난이 심각한 5개 부문에 외국인 근로자를 대거 투입하기로 한 것. 이를 위해 외국인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7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외식산업 혁신 플러스 대책’을 발표하면서, 방문취업 자격(H-2) 외국인의 취업 가능 영역을 넓히겠다고 한 바 있다. 한식·외국식 등 6종 음식점업에만 취업 가능했던 H-2 비자 소유 외국인노동자는 2023년부터 음식점, 주점업 등 전체 외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대부분 일자리가 단순노무직이라는 점에서, 중장년과 고령자의 일자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따르면 단순노무직은 건설·운송·제조, 청소·경비, 음식·판매, 농림·어업·기타서비스로 나뉜다.
외식업의 경우 이미 주방 단순노무직이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되고 있다. 홀에서는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 대부분 주방 인원으로 채용된다. H-2 비자 소유 외국인노동자가 전체 외식업에서 일할 수 있게 되면 주로 주방에서 일하던 4050 중장년층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뿌리산업(제조업 관련 산업)과 농업 등은 최근 정부 주도 노인 일자리 등이 늘어났던 분야다. 택시와 버스 같은 운송업도 은퇴 후의 중장년이나 고령층이 주로 일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중장년·고령층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통계청은 고용 통계 수치를 근거로 고용률이 나아지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상 절반 이상이 고령층 일자리였다. 게다가 대부분이 단순노무직이어서 고령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취업자 수는 2847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2만 6000명이 늘었고 통계 작성 이래 7월 기준 최대 고용률이다. 통계청은 일상 회복에 따른 일자리 증가가 있었다고 평가했지만, 전체 일자리 증가분 중 절반이 넘는 비중이 고령층 일자리였다.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는 47만 9000명이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주도 노인 일자리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60세 이상 일자리는 대부분 단순노무직에 한정되어 있다.
통계청의 고용 동향을 보면 단순노무 종사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21년 7월 기준 401만 7000명이었던 단순노무 종사자는 올해 7월 15만 9000명이 늘어 417만 6000명이 됐다. 전년 대비 4%가 늘어난 수치다.
단순노무 종사자는 지난해 4월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약 397만 명)를 기록한 후 계속해서 증가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4월의 경우, 2020년 대비 증가한 취업자 수 65만 2000명 중 47만 6000명이 단순노무직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때도 단순노무직 중 대다수는 60세 이상 일자리였다. 60세 이상 단순노무 종사자는 168만 9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 비정규직 단순노무 종사자 비중은 2019년 30.8%, 2020년 33.5%, 2021년 33.6%로 증가하는 추세다. 50~59세 비정규직 단순노무 종사자 비중은 2019년 15.2%, 2020년 14.8%, 2021년 14.6%로 줄었다.
그런 데다 지난해에는 배달·경비·판매 등의 단순노무직에 취업하는 청년이 처음으로 40만 명을 넘어 전년 대비 11.3%가 늘었다.
외국인노동자에 청년들까지 단순노무직으로 몰리면서 50대 이상의 단순노무 일자리조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원조 국민 MC’ 송해가 8일 자택에서 영면에 들었다. 향년 95세.
송해는 지난 4일 KBS 1TV ‘전국노래자랑’ 전라남도 영광군 현장 녹화에 불참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년 만에 재개된 현장 녹화였다. 이어 송해는 지난 7일 경기 양주시 편 야외 촬영 녹화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송해는 지난 1월과 5월에는 지병인 폐렴 관리 등을 이유로 병원에 입원했었다. 3월에는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상태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대중의 걱정을 샀다.
이처럼 올해 들어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고령의 나이에 체력적 한계를 느낀 송해는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계속 맡을지에 대해 제작진과 상의를 거듭해왔다. 최근에는 하차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송해는 1927년 4월 27일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났다. 해주예술학교에서 성악을 배웠고, 6·25 전쟁 당시 남한으로 피난 온 뒤 1955년 창공악극단의 단원으로 유랑 극단 무대에 오르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특히 송해는 1988년부터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해왔다. 34년 간 공개 녹화를 통해 1000만 명이 넘는 사람을 만났고, 자타공인 ‘국민 MC’에 등극했다. 기네스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 세계기록에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그는 대한민국연예예술상 특별공로상, KBS 연예대상 공로상, 백상예술대상 공로상, 한국방송대상 공로상,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이밖에 송해는 KBS 2TV 드라마 ‘싱글네 벙글네’(1981)와 KBS 2TV ‘나를 돌아봐’ MBC TV ‘세모방 : 세상의 모든 방송’, TV조선 ‘부캐전성시대’ 등 예능물에 출연했다. 지난해 고인의 일대기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송해 1927’가 개봉했으며, 올 설 연휴에는 송해의 인생을 뮤지컬로 녹인 KBS 2TV에서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가 방송됐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에서 고인은 “땡과 딩동댕 중 뭐가 더 소중하냐고 하는데, 땡을 받아보지 못하면 딩동댕의 정의를 모른다. 나 역시 ‘전국노래자랑’에서 내 인생을 딩동댕으로 남기고 싶었던 사람”이라는 말을 남겼다.
2016년에는 서울 종로에 송해의 이름을 딴 ‘송해길’이 조성됐다. 본지는 2019년 송해길에서 송해를 만났었다. 건강한 모습으로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던 그는 "때론 사람 구경도 취미로 삼으면 좋다. 천태만상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는 재미가 있다. 종로에 자주 오셔서 맛난 것도 드시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란다"고 본지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사실 평소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그곳의 존재를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 되면 그곳이 떠오른다. 바로 국립서울현충원이다.
6월을 앞둔 어느 날, 국립서울현충원에는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위로하듯 이팝나무꽃이 흩어져 내렸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이유 하나로 가슴이 아려지는 그곳에서 김수삼(57) 현충원장을 만났다.
김수삼 원장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행시 40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국방부 군수기획과장, 직무감찰담당관, 기획총괄담당관, 국제군수협력과장, 기획관리관 등을 역임했다.
국립서울현충원도 국방부 소속이다. 김수삼 원장은 지난 1월, 제23대 국립서울현충원장으로 취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별도의 취임식을 치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TV에서 그를 볼 기회가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 후와 5월 10일 취임식 때 현충원을 찾아 참배했기 때문. 김 원장은 “TV에서 저를 봤다며 반가워하는 지인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현충원장에 취임해 책임감을 느끼고 걱정도 많았는데요. 무사히 치를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느낀 것이 있어요.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이 선거를 치르거나 당선될 때 현충원을 가장 먼저 찾는 것을 보고 정말로 중요한 곳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 국민이나 자라나는 어린이, 청소년들도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 목숨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이곳의 중요성을 느끼고 자주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국을 위한 선열들의 장소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 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 현충탑에 새겨진 글귀
서울 동작구에 자리한 국립서울현충원은 휴전 2년 후인 1955년 설립된 국군묘지가그 뿌리다. 6·25전쟁에서 전사·순직한 군인들을 안장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후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5년 국군묘지에서 ‘국립묘지’로 승격됐고, 군인이 아닌 순국선열 및 국가유공자 안장도 가능해졌다. 이어 1996년 국립현충원, 2006년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름을 확정했다.
김수삼 원장은 “국립서울현충원은 조국의 독립과 수호, 발전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영면해 계시는 민족의 성역이다. 국난을 극복해온 민족의 얼과 호국 의지, 나라 사랑 정신이 가득 서려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총면적은 약 44만 평이며, 네 분의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총 18만 7000여 분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시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립대전현충원은 1985년 건립됐고, 국립연천현충원은 2025년 건립을 목표로 준공 중이다. 김 원장은 “서울현충원, 대전현충원, 연천현충원은 모두 같은 위상을 가진 국립묘지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서울, 대전, 연천현충원에 안장되는 대상자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립서울현충원은 국방부 소속이고, 대전과 연천현충원은 국가보훈처 소속이다.
김수삼 원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강조하며,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서울현충원이 갖는 역사적인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의미 있는 곳의 원장으로 반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그의 소감은 어떨까.
“올해 1월 국립서울현충원장에 취임해 현충탑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참배를 드린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상반기가 다 지나갔네요. 처음 참배를 드릴 때 현충원장으로 취임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는 한편, 막중한 책임과 사명을 느꼈습니다. 제가 당시 다짐한 것이 있어요. 장례와 추모 행사에 대한 사회 인식의 변화와 엄중한 코로나19 상황 등에 맞춰 보다 체계적이고 품격 높은 안장 및 참배·추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공자 및 유가족들에게 최고의 예우를 하기 위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좀 더 노력하겠다는 것입니다.”
김수삼 원장은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는 다짐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설 명절 때 유가족을 대신해 직원이 참배드리고 이를 사진 찍어 전송해주는 ‘설맞이 참배 대행 서비스’를 실시했다. 또한 유가족의 편의를 위해 참배용 사다리 및 참배용 원목 의자를 비치했고,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셔틀버스 운행도 시작했다고.
김 원장은 취임 후 가장 뜻깊었던 일로 지난 4월의 ‘제2충혼당 개관’을 꼽았다. 제1충혼당은 영현 2만 468위를 모신 후 2020년 7월 만장됐다. 제2충혼당은 2018년 착공돼 올해 4월 13일 완공됐다. 제2충혼당에는 3만 2952위를 추가로 안장할 수 있다.
“제2충혼당 건립을 통해 유공자분들을 최고의 시설로 모실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나라 사랑 및 호국 정신을 후대에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제2충혼당 개관식에서 배우 신현준 씨가 사회를 봐주셨고, 가수 진미령 씨가 추모시를 낭독해주셨습니다. 두 분 모두 이곳 현충원에 잠들어 계신 유공자의 후손입니다. 행사 며칠 전에 갑자기 부탁드렸는데도 기꺼이 다른 일정을 조정하고 참여해주셨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국립서울현충원에서는 ‘유해 발굴 및 확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에는 6·25전쟁 당시 전사한 사실은 확인됐으나 유해를 찾지 못한 이들의 위패가 10만 3000여 위나 있다. 김수삼 원장은 “현재도 이분들의 유해를 찾기 위한 유해 발굴 사업이 꾸준히 진행 중이지만 발굴된 유해 중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호국용사는 극소수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 위쪽에 있는 무후선열제단에도 134위의 위패가 봉안돼 있다. 구한말 의병 활동 및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분들 가운데 유해를 찾지 못하고 후손이 없는 선열들의 위패다.
그러나 안장되어 있고 유가족이 있다 하더라도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음에 따라 유가족이 꾸준히 현충원을 찾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 그 원인은 거주 지역이 멀어서 일 수도 있고, 가족이 달라지거나 건강 상태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분들은 대부분 젊은 나이에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때문에 기혼자가 적어 후손이 없거나, 남은 유가족 대부분이 형제나 조카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묘역을 찾는 유가족이나 친지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점점 쓸쓸한 묘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선열의 희생에 감사하며 ‘내가 후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잊지 말아야 합니다. 쓸쓸한 묘소가 생기지 않도록 말이죠.”
현충원, 국민 속으로
일반 국민에게 ‘현충원은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나?’, ‘실제로 현충원에 가본 적이 있나?’라고 물어보면, 현충원 근처에 사는 서울시민이나 견학을 가본 경우가 아니라면 스스로 현충원을 찾아가 봤다고 답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보통 TV를 통해 6월 6일 현충일 행사를 보면서 국립서울현충원을 접한 경우가 대부분일 터. 그렇기 때문에 현충원은 정부 관계자나 유공자의 후손들만 들어갈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더욱이 원래는 국립묘지였기 때문에 매우 엄숙한 공간이라고 느껴진다.
김수삼 원장 역시 ‘일반인이 현충원에 들어갈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 “현충원이 무겁고 어려운 이미지가 아닌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호국공원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특히 44만 평의 국립서울현충원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김 원장은 “봄에는 아름다운 수양벚꽃, 여름에는 이팝나무 가로수길, 가을에는 현충원 둘레를 잇는 은행나무길이 아름답다”면서 “이와 더불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고귀한 희생과 숭고한 나라 사랑 정신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가슴 깊이 간직할 수 있는 뜻깊은 장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수삼 원장의 말대로 국립서울현충원은 아름답고 뜻깊은 곳이다. 현충원을 걷다 보면 느껴지는 감정도 많을 것. 지금 이 땅에서 살고 있는 소중함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근무 환경이 좋아서 오래 일하고 싶다”는 김 원장은 현충원의 명소로 현충천과 현충지를 추천했다.
“현충원에 천이 있다는 것을 아는 분이 많지 않은데요. 현충천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사시사철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물고기들도 많고요. 현충지는 조그마한 연못으로 가만히 앉아서 사색하거나 소위 ‘멍때리기’ 좋은 곳입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찾아와 휴식을 취하시기도 하는데요. 심지어 심신을 치유하신 분도 많아 후손들이 감사한 마음에 기증한 의자도 있어요. 저도 점심 식사 후 산책할 때 현충천과 현충지는 거의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김수삼 원장은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국립서울현충원은 온라인을 통해 ‘기일 : 기억의 날’(당신을 기억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독립유공자가 서거한 달에 맞춰 업적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다.
“독립유공자 하면 어떤 분들이 떠오르시나요? 대부분은 우리가 잘 아는 김구 선생님이나 안중근 의사 같은 분들을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이분들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독립유공자들이 계십니다. 기일 프로젝트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신 독립유공자들의 업적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고, 추모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기획했습니다. 한분 한분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5월 21일에는 국립서울현충원 경내에서 호국 문예 백일장과 그림 그리기 대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2년간은 비대면으로 개최됐다. 김 원장은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면서 많은 이들의 현충원 방문을 뿌듯해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제한됐던 행사를 앞으로 적극적으로 개최하고, 시민들의 참여의 장을 넓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수삼 원장은 재임 기간의 목표에 대해 “국민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열린 호국 추모공원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언제나 편안히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호국정신을 배우며 후손들에게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수삼 원장에게 현충원장으로서가 아닌 개인적인 목표를 물었다. 그는 “곧 정년을 맞이하기 때문에 퇴직 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먼저 퇴직하신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돈, 건강, 취미, 친구들이 있어야 노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근로소득은 정년까지 일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퇴직 이후에는 금융소득을 통해 번다는 목표로 퇴직연금, 리츠, 부동산 펀드 등을 적립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요즘 사이버 대학이 많아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한 공부를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편리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저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사회복지학과를 다니며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금은 한국어학과에 다니고 있습니다. 졸업하면 외국인 학습자를 가르칠 수 있는 한국어교원자격증이 부여됩니다.”
최근 코로나19의 전형적인 증상 중 하나인 인후통으로 인해 코로나에 확진된 것이 아닐까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목의 통증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대표적 증상이다 보니, 인후통이 발생하면 코로나19부터 의심하기 때문이다.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세영 교수는 “인후통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질환들에는 대표적으로 코로나19를 비롯해 인후염, 역류성 후두염, 편도선염 등이 있는데, 이들 질환들은 공통적으로 목의 통증을 동반해 최근 코로나로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선 코로나19는 발열, 권태감, 기침,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과 가래, 인후통, 설사 등 개인에 따라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거나 무증상인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오미크론의 경우 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며 다른 질환과 달리 개인에 따라 후각과 미각을 잃는 경우로 구분될 수 있다.
또한, 일반 독감이나 감기는 기침이나 근육통이 생긴 뒤 두통, 인후통, 발열, 설사, 구토 등의 순서로 증상이 생기는 반면에 코로나는 보통 발열, 기침, 인후통, 두통, 근육통, 구토, 설사 등의 순서로 발현되어 인후통이 근육통보다 먼저 나타나는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이세영 교수는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후각 이상을 객관적으로 감별하기 위한 선별검사(Sniffing Bead System)를 시행하는데 코로나19 환자에서 최대 85.6%가 후각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필요에 따라 후각 기능 검사를 시행하여 후각 장애 여부를 조기에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후통 원인의 가장 대표적인 질환으로 ‘인후염’을 꼽을 수 있는데, 인두와 후두에 바이러스나 세균 등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는 흔히 말하는 목감기에 해당하는 질병이다.
인후염은 초기에 인두에 이물감과 건조함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심해질 경우 통증 때문에 음식을 삼키기 어려우며 고열, 두통, 전신권태, 식욕부진, 입냄새가 생기며 후두에 염증이 확산되어 목소리가 쉬기도 하며, 귀 아래 부분의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며, 목이 마르고 아프며 간질거리고, 피로하면 증세가 심해져 쉰 목소리가 나고 소리를 내기가 힘들다.
코로나19와 증상이 유사한 인후염은 코로나와 다르게 맛을 느끼고 냄새를 맡을 수 있으며, 기침 증상이 약하거나 없고 통증이 목에 집중되어 있으며 코로나와 달리 전신 근육통, 두통, 오한, 숨가쁨 등 증상은 드물다.
이세영 교수는 “인후염은 코로나19와 증상이 매우 유사해 초기에는 구별이 쉽지 않으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경우 신속항원검사나 PCR 검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은 받고 단순 인후염으로 진단되더라도 인후염의 증상이 심하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있다면 증상의 빠른 호전과 합병증의 예방을 위해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후통을 동반하는 질환 중 ‘역류성 인후두염’은 다른 질환과 같이 목에 무언가 걸린 것 같은 이물감이 공통된 대표 증상이며, 신물이나 쓴물이 올라오는 느낌, 소화불량, 속이 타는 느낌 등이 함께 동반될 수 있다
‘역류성 인후두염’은 위의 내용물이 거꾸로 식도를 통해 인두와 후두로 역류해 점막에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강한 산성화 물질인 위산이 위 점막 이외의 점막, 특히 인후두 점막에 상당한 자극을 주어 염증을 유발한다.
목이 아프고 쓰리며 목소리가 잠기기도 하고 목에 뭔가 걸려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코로나19를 포함해 인후통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들과 유사한 통증이 있는 역류성 인후두염은 명치 부위가 화끈거리며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 비교적 적어 위식도 역류질환과 구별되며, 코로나19와 달리 발열이 없으면 코로나19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세영 교수는 “최근 이비인후과에 내원하는 환자 중 인후통으로 인한 코로나19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 코로나 검사는 음성인데 후두 내시경 검사를 하면 역류성 인후두염으로 진단되는 환자가 많이 늘었다”며, “이 같은 이유는 불규칙한 식습관과 과식, 활동량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음주와 흡연, 피로, 자극적인 음식 등이 역류성 인후두염 원인인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시행의 장기화로 야외활동은 줄고 집에서 패스트푸드, 고지방식, 식도 점막을 자극하는 매운 음식 등의 배달음식, 야식, 혼술을 즐기는 식습관과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 등으로 역류성 인후두염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편도 내 세균 감염으로 발행하는 ‘편도선염’ 역시 인후통 증상으로 인해 코로나로 착각하기 쉬운 질환 중 하나이다.
편도선염은 입안 목 주위와 코 뒷부분에 있는 림프기관인 구개편도, 설편도, 아데노이드(인두편도) 등의 편도선에 세균, 바이러스로 인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초반에는 목 건조감과 발열, 연하통, 연하곤란, 이통, 두통, 사지 통증과 요통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편도가 붓게 되어 크기가 커지는데, 급성편도염인 경우는 침도 삼킬 수 없을 정도로 목이 아프며 열이 나고 몸이 춥고 떨리며 머리도 아프고 뼈 마디마디가 쑤시는 것처럼 아프면서 간혹 귀의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며 마스크의 오염과 날씨가 더워지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구강 내 위생 상태의 악화로 편도염이 생기기 쉬우며, 일교차가 큰 날씨에 면역력이 떨어져 편도염이 생길 수 있다.
편도염 역시 인후통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 코로나19나 인후염 등으로 오인할 수 있지만, 기침은 없으며 후두내시경 검사를 하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세영 교수는 “요즘과 같이 시기엔 인후통 증상으로 코로나19를 비롯한 다양한 유사 질환으로 신속하게 제대로 된 대처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일 수 있지만, 인후통 증상이 있으면 개인이 미리 예단하거나 안일하게 대처하지 말고 코로나 자가진단검사를 시행해 보고 결과에 따라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 절차에 따라 코로나 여부를 확인하고 정확한 질환 진단을 통한 적절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세영 교수는 “더불어 잦은 음주나 흡연 등으로 인해 구강 점막이 건조해지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감염 없이도 이물감이나 인후통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와 같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