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바이오가 지난 5월 10일부터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1차 아시아‧태평양치과의사연맹 총회, 제54차 대한치과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제16차 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에 참가해 행사장을 찾은 치과 업계 관계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이오바이오는 이번 2019 APDC·SIDEX를 통해 신제품 ‘큐레이캠 프로(Qraycam Pro)’를 최초 공개했다. 큐레이캠 프로는 지난 3월 광학식 치아우식 진단장치로 2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진단 장비다. 이 신제품은 기존 장비보다 고해상 이미지를 자랑하며 경량화까지 이뤄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오바이오는 행사를 통해 검사, 평가, 진단, 치료, 관리로 구분되는 5단계 진료시스템을 강조했다. 전반적 치아 상태를 진단하는 스크리닝과 치아 이상 발견 시 정밀검사를 진행하는 평가가 전문화된 시스템이 정착할 때 진료의 전반적인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 아이오바이오는 5단계 진료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제품이 포함된 큐레이 패키지 상품도 행사를 통해 공개했다.
아이오바이오 윤홍철 대표는 “새로 출시된 큐레이캠 프로와 5단계 진료시스템에 대한 치과의사들의 높은 관심을 실감했다”며 “구강건강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큐레이 기술의 보급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쇼핑이란 단어는 이제 생활 상식이 됐다. 병원을 몇 군데 들러야만 진단 결과에 대해 안심을 할 수 있다는 다소 서글픈 사회현상이다.
이런 환자들의 의구심은 치과도 예외는 아니다. “왜 치과마다 불러주는 충치 개수가 다르냐”며 분통을 터뜨리기 일쑤다. 구강검진을 한 치과의사의 기준에 따라 충치의 개수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이유인데, 결국 이는 몇 군데 치과를 돌아봐야 하는 사회적 낭비를 초래한다. 치과의사 입장에서도 답답하긴 마찬가지. 곧 증상이 심해질 것이 뻔하지만, 과잉진료라는 의심을 피하고자, 환자에게 진단 결과를 말할 땐 ‘자체 검열’을 하는 일도 있다.
이제는 충치로 고통받는 환자의 이러한 ‘순례’는 곧 옛날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충치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광학식 치아우식 진단 장비 큐레이펜 씨의 보급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만약 치과에서 “오늘 잰 충치수치가 높아요. 특히 오른쪽 어금니를 잘 닦아야겠어요”라고 조언을 해주면 어떨까? 마치 당뇨 환자의 혈당수치를 보고 인슐린을 조절하고, 혈압수치가 혈압약 복용 여부가 결정되는 것처럼. 상상 속 얘기가 아니다. 큐레이씨 펜은 엑스레이가 인체 내부를 들여다보듯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 충치를 특수 영상으로 유해 세균의 범위를 나타내주고 측정된 수치를 표시한다. 엑스레이와의 차이점은 인체에 해로운 방사선 대신 특정한 파장의 빛을 이용한다는 점. 그 때문에 수차례 진단해도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큐레이씨 펜은 지난 8월 까다롭기로 유명한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 인증을 통과해 동네 치과에서 쉽게 만날 수 있게 됐다. ‘정량광형광기를 이용한 치아우식검사법’이라는 다소 어려운 이름의 이 인증에는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예방치과 김백일 교수팀의 수년간 연구 결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치아가 썩은 정도를 수치로 관찰해, 불소도포로도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초기 충치에 대한 과잉 치료를 방지할 수 있다. 단지 충치만 확인 가능한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 내버려 둘 수 있는 치아의 깨진 틈이나 치석, 치태의 심한 정도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치아의 손상된 정도가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아이들이 자기 치아가 얼마나 썩었는지 눈으로 확인하면, 칫솔질 등 구강 관리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치과의사이자 큐레이펜 씨 개발사인 아이오바이오 윤홍철 대표는 “큐레이펜 씨가 보급되면 초기치료를 돕고 증상의 진행을 방지해 치료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환자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는 진단비의 국민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내년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26년 6월 10일 있었던 순종의 장례식. 조선 왕조 역대 임금 중 가장 많은 영상자료를 남긴 이날, 후대의 역사가들은 재미있는 간판을 하나 발견한다. 바로 종로 저자거리 사진 속 등장하는 ‘이 해 박는 집’이라는 간판. 이곳은 1907년 개설된 국내 최초의 치과 ‘잇방’.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치의학 교육이 시작되기 전이었다. 이후 100여 년이 넘는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치과의 이미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치료를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롭고 고통스럽다는 인상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암 치료에 인공지능까지 등장한 오늘날에는 부정적 요소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니어가 치과를 가장 많이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보철치료다. 보철치료는 틀니나 크라운, 임플란트로 대표되는 ‘의치’와 관련한 치료 분야. 일반적으로 보철치료의 순서를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먼저 의치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치과의사가 사전 작업을 진행한다. 임플란트를 심거나 기둥이 될 치아를 깎아 정돈하는 등의 작업이다. 이후 치아의 본을 떠 석고 모형을 만든다. 구강 상태를 고려해 치과의사가 작업을 의뢰하면, 치과기공사가 의치를 제작한다. 방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크라운이나 부분틀니, 임플란트에 사용되는 세라믹 의치는 도자기 제작 과정과 비슷하다. 치아 색깔과 유사한 반죽을 발라 고온에서 구운 뒤 광택을 내 기존 치아와 구분하기 어렵게 제작된다.
점차 사라지는 치과용 석고 모형
최근 대학병원 등 대형 치과에서 도입하는 기술은 이러한 전통적 치료 과정과 많이 다르다. 가장 먼저 ‘본을 뜨는’ 과정이 사라지는 것이 과거와 달라진 부분이다. 치아의 모습을 석고 모형에 옮기기 위해 필요했던 인상재를 입에 물고 굳기를 기다리던 과정이 생략되고 있는 것이다. 구강스캐너라 불리는 장비가 이 과정을 대신하고 있는데, 환자가 구강스캐너를 입에 물고 있으면 몇 분 사이에 입속 치아의 모습이 디지털 데이터로 만들어져 옮겨진다. 이를 통해 치과의사나 치과기공사는 더 이상 석고 모형을 들고 하는 치료와 의치 제작을 고심하지 않아도 된다. 모니터 속에서 디지털화한 치아 모형을 3차원으로 확인 가능하고, 주변 치아와는 잘 어울릴지, 턱관절이 움직이는 저작운동에는 문제가 없을지 가상으로 의치를 만들어 확인할 수도 있다.
이렇게 설계된 의치 데이터는 치아를 깎는 밀링머신인 CAD/CAM 장비로 옮겨져 실제 인공치아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 장비는 설계된 대로 지르코니아라는 세라믹 덩어리를 깎아 의치를 만든다. 초기에는 깎아 만들어진 결과물의 색상이나 투명도가 치아와 달라 그 위에 치과기공사가 세라믹을 덧씌우는 작업을 해야 했지만, 최근 제조되는 의치용 재료는 치아 모형을 깎으면 광택 등 간단한 후반 작업만으로 바로 환자 구강에 장착할 수 있다. 의치를 깎는 CAD/CAM 시스템은 일부 동네 치과도 갖추고 있지만, 구강스캐너를 통해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한 치과는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다.
치과진료에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이유는 역시 환자가 느끼는 여러 가지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그중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한 설계와 첨단장비를 통한 제작이 치과 치료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부분은 ‘시간’이다.
‘손재주’에 따른 진료 편차 사라져
일반적으로 보철치료를 위한 의치의 제작기간은 3일에서 5일 정도. 치과에서 대부분 “다음 주에 오세요”라는 안내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 장비를 활용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오전에 치료를 시작해 오후에 의치까지 마무리되는 ‘원데이 치료’가 가능하다. 이 시간도 점차 짧아져 전문가들은 수년 내에 한두 시간 정도로 모든 치료 과정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또 진료의 특성상 치과의사나 치과기공사의 ‘손재주’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지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부분도 장점으로 꼽힌다.
문홍석 연세대학교 보철과 교수는 “디지털 치과치료는 환자의 불편함을 줄이고 일관성 있는 의치의 제작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기술 발전으로 인해 전통적인 방법과 정확도·내구성에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향후에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IoT, 로봇기술 등 다양한 분야가 접목돼 의사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재의 진료 방식이 근거 중심의 일관성 있는 방법으로 변화할 것”이라 예측했다.
첨단기술 치과 곳곳에 영향
디지털 치과치료는 보철 제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수년 전부터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치료를 위한 ‘서지컬 가이드’를 임상에 적용해왔다. 서지컬 가이드는 임플란트 시술 시 식립을 위한 구멍의 위치와 각도를 안내하는 장치. 치과의사는 CT 촬영을 통해 얻은 환자의 치조골 3D 영상을 검토해 임플란트를 어떻게 식립할지 설계한 후 각도와 위치가 적용된 이 서지컬 가이드를 3D 프린터나 CAD/CAM으로 제작해 수술할 때 사용한다. 또 최근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치아의 깨진 부분이나 충치균을 확인하는 장비도 보급되고 있다. 치아우식 진단장치는 눈으로 확인이 어려운 치태나 치석, 치아의 깨진 금, 충치균을 탐지해 구강 상태를 확인해준다.
치아우식 진단장치 큐레이 시리즈를 제작하는 아이오바이오의 대표이사이자 치과의사인 윤홍철 대표는 “구강 내 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질환이 예상되는 부분을 조기에 치료할 수 있고, 평소에 등한시했던 구강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자극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