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추석 특집 프로그램으로 자녀ㆍ손주와 풍성한 연휴를
- 다가오는 추석 연휴가 우리를 설레게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을 오랜만에 볼 수 있는 기회여서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도 좋다. 하지만 평소보다 특히 긴 연휴를 더욱 풍성하게 보낼 방법이 있다. 지상파 3사의 다양한 특집과 특선 영화를 함께 시청하며 문화를 즐기는 것이다. 이에 자녀 또는 손주와 함께 TV를 시청하며 더 풍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재밌는 볼거리를 소개한다. KBS 세대를 관통하는 국민가수 심수봉이 26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는다. KBS는 ‘2021 한가위 대기획 피어나라 대한민국 심수봉’을 오는 9월 19일 일요일 오후 8시, 2TV를 통해 방송한다. 이 공연은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심수봉이 펼치는 26년 만의 단독 TV쇼다. 특히 방송에서 공개한 적 없는 심수봉의 2009년 발표곡 ‘아리랑’을 최초로 공개한다. 이어 9월 21일 화요일 오후 10시 10분에는 스페셜 편을 방송한다. 시간 여행 프로젝트 ‘옛날 TV 그땐 그랬지’는 KBS 영상 저장소에 보관돼 있던 오래된 방송 자료들을 공개하기 위해 개설된 유튜브 채널이다.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전설의 고향’, ‘사랑이 꽃피는 나무’ 등 유명 드라마부터 ‘가족 오락관’, ‘쇼 특급’ 등 추억의 토크쇼까지 소개한 바 있다. 이번 추석에는 코미디언 박준형, 김지혜 부부가 시간 여행의 안내자 역할을 맡아 그때 그 시절을 소개할 예정이다. 1부 ‘식사연대기’는 9월 20일 월요일 오전 10시 35분, 2부 ‘직장생활백서’는 9월 21일 화요일 오전 10시 35분 1TV에서 만날 수 있다. 추석 연휴 사흘 간 가수 이선희를 내내 만날 수 있다. 감성 로드 다큐멘터리 ‘한 번쯤 멈출 수밖에’는 이선희가 절친과 감성 여행을 떠나 노래와 함께 길목의 풍경을 담아낸다. 총 3부작으로 9월 20일 월요일~22일 수요일까지 오전 9시 40분, 1TV에서 방송한다. 이 외에도 KBS에서는 9월 19일(일) 오후 11시 30분 1TV- ‘미스터 주: 사라진 VIP’, 9월 20일(월) 오전 10시 40분 2TV - ‘광대들: 풍문조작단’, 9월 20일(월) 오후 9시 50분 2TV - ‘인피니트’ (국내 최초상영), 9월 20일(월) 밤 12시 10분 1TV - ‘해어화’, 9월 21일(화) 오전 10시 40분 2TV- ‘엑시트’, 9월 21일(화) 오후 8시 2TV - ‘도굴’, 9월 22일(수) 오전 11시 50분 2TV - ‘공작’, 9월 22일(수) 오후 2시 20분 1TV - ‘감쪽같은 그녀’ 등 다양한 영화가 시청자를 찾아간다. MBC MBC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즐길 수 있는 음악 축제를 마련했다. 추석 당일인 9월 21일 화요일 오전 8시 20분에 ‘강변가요제’를 빛낸 신화들이 모여 환희와 감동의 순간을 재현할 ‘MBC 강변가요제:레전드’를 방송한다. 이날 방송될 ‘MBC 강변가요제:레전드’에는 1979년 제1회 강변가요제 금상 수상팀인 홍삼 트리오를 비롯해 박미경, 티삼스, 이상은, 이상우, 박선주, 육각수 등 강변가요제가 배출한 대표 뮤지션 7팀과 딕펑스, 라붐, 라포엠, 손승연, 이소정, 정엽, 존 박 등 후배 뮤지션들이 출연해 세대와 장르의 한계를 넘어선 음악 축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연휴 마지막 날인 9월 22일 수요일에서 23일 목요일로 넘어가는 밤 12시 10분에는 실존 또는 가상 인물을 디지털화하는 기술인 ‘디지털 휴먼’ 기술과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해 봄여름가을겨울의 보컬 김종진, 드러머 고(故) 전태관, 고(故) 김현식이 함께 꾸미는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홀로그램 콘서트 [Re:present]’를 방송한다. 특히 방송에서 '가리워진 길', '비처럼 음악처럼' 등 모든 음악 팬들의 마음을 울린 명곡들과 함께 가수 이적, 거미, 이무진 등 후배 가수들이 각각 무대에 올라 그들만의 목소리로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명곡 향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추석 특선영화로 9월 19일(일) 오후 8시 25분 ‘아이’, 9월 21일(화) 오전 11시 55분 검객, 9월 21일(화) 오후 9시 10분 ‘담보’ 등을 방영한다. SBS 골프 예능 ‘골프 혈전, 편먹고 공치리’는 2부작 추석 특집으로 ‘동상이몽’을 통해 눈길을 끈 연예계 대표 부부 소이현-인교진 부부와 장신영-강경준 부부가 출격한다. 인소 부부는 유현주 프로, 이승기와 강장 부부는 이경규, 이승엽과 각각 팀을 이뤄 치열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실력자로 소문난 부부 중 필드 위 최후의 승자가 누구일지 기대해 볼 만하다. 해당 방송은 9월 18일 토요일 오후 6시, 9월 22일 수요일 오후 5시 50분에 시청할 수 있다. 9월 18일 토요일 오후 8시 55분에는 ‘펜트하우스 시즌 3’의 마지막 이야기를 다룬 '펜트하우스-540일간의 이야기‘가 방송된다. 펜트하우스의 주요 배우들을 비롯해 펜트 키즈들이 총출동한 이번 스페셜 방송에서는 첫 대본 리딩부터 마지막 방송까지 펜트하우스와 함께한 540일 동안의 다양한 이야기를 배우들의 시선으로 솔직 담백하게 풀어나간다. 특히 첫 만남부터 캐릭터에 대한 연구, 내가 뽑는 명장면 및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등 제작 기간 동안 배우들의 희로애락을 소개한다. 또 배우들의 소감, 극 중 캐릭터를 떠나보내는 작별 의식, 그동안 펜트하우스를 사랑해 준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인사까지 그 여운을 시청자와 함께 나눌 예정이다. SBS는 추석 특선 영화로 ‘미나리’를 안방극장에 선사한다. 영화 미나리는 낯선 땅 미국 아칸소에서 함께 있다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뿌리내리며 살아가는 어느 이민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어디서든 잘 자라는 미나리처럼 낯선 이국땅에서 서로를 보듬는 가족의 삶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9월 20일 월요일 오후 8시 20분에 방송한다. 한편 TV로는 SBS에서 최초 방송되는 영화 ‘미나리’는 93회 아카데미에서 여우 조연상 수상을 비롯해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고, 배우 윤여정은 이 영화로 총 37개의 상을 받았다.
- 2021-09-16 10:58
-
- 귀여운 손주가 떠오르는 넷플릭스 영화
- 길어지는 코로나19로 손주와 만남조차 어려운 요즘이다. 기술이 발달해 영상 통화, 메신저 등 연락할 방법은 많아졌지만, 얼굴을 보고 꼭 껴안아 주고 싶은 마음을 작은 휴대폰 화면에 담기에는 부족하다. 길을 거닐다 손주 또래의 아이가 눈에 띄면 절로 생각이 나기도 한다. 집안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아 적적한 시니어를 위해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꼬마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마틸다 (Matilda, 1996)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말처럼 자식은 부모의 행실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지만, 이 소녀만은 예외인 듯하다. ‘마틸다’의 이야기다. 태어날 때부터 남달리 총명한 마틸다(마라 윌슨)는 어려서부터 혼자 핫케이크를 만들고, 도서관에서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씩씩한 소녀다. 반면 마틸다의 아버지는 사기꾼에 가까운 중고차 매매업자로 돈밖에 모르고, 어머니는 게임과 사치에 빠져 자식을 돌보지 않는다.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그러던 어느 날 TV나 보라며 책을 빼앗는 아버지에 화가 난 마틸다는 저도 모르게 눈빛으로 TV를 망가뜨리고, 자신도 몰랐던 초능력을 발견한다. 이후 학교에 들어간 마틸다는 교장 선생님이 학생들을 이유 없이 괴롭히자 자신의 초능력으로 못된 어른을 혼내주기 시작한다. 로얄드 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로얄드 달 특유의 위트와 풍자로 무책임하고 부조리한 어른의 모습을 꼬집는다. 권선징악의 전개를 성실히 따라 극이 진행될수록 사이다를 마신 듯한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마틸다의 똘똘한 표정과 야무진 말투가 흐뭇한 미소를 자아낸다. 2. 애니 (Annie, 1982) “사랑 대신 구박을 받아. 키스 대신 매를 맞아.” 구슬픈 가사와는 달리 씩씩한 목소리로 합창을 하는 아이들. 이내 분주한 몸짓으로 집안일을 거든다. 그 중심에 애니(아이린 퀸)가 있다. 뮤지컬 영화 ‘애니’는 1933년 공황기, 미국 뉴욕의 아동 보호소에 사는 애니가 친부모를 찾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앞서 나온 가사처럼 아이들의 보호소 생활은 녹록지 않다. 보호소 원장이 시키면 한밤중에도 일어나 청소를 해야 하고, 신경을 거슬리게 하면 멱살을 잡히기도 한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아이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만, 애니는 친부모가 살아있다고 믿으며 희망을 품고 지낸다. 그러던 중 억만장자 워벅스(알버트 피니)가 보호소를 찾아 애니를 양녀로 삼으려 하는데, 친부모가 그리운 애니가 이를 거절하자 얼떨결에 ‘친부모 찾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애니’를 본 이들은 하나같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애니의 명랑한 태도와 사랑스러움을 극찬한다.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하는 영화지만, 손주가 더욱 보고 싶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3. 보스 베이비 (The Boss Baby, 2017) 탱탱한 볼살에 솜털 같은 머리카락. 영락없는 아기의 모습인데, 어딘가 이질적이다. 옷은 쫙 빼입은 양복 차림에 표정은 인생 2회 차인 듯 매사가 따분해 보이고, 목소리는 중년 남성처럼 중후하다. 그도 그럴 것이, ‘보스 베이비’(알렉 볼드윈)는 ‘베이비’가 아니다. 아기인 척하는 기업의 ‘보스’다. 영화 ‘보스 베이비’는 7살 팀의 집에 베이비 주식회사의 CEO가 경쟁업체인 퍼피 주식회사의 정보를 캐내기 위해 아기로 위장을 하고 들어오는 이야기다.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으며 아기 행세를 하다 팀 앞에서만 본래의 성격으로 돌변하는 보스 베이비의 발칙한 행동이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는 어린 시절 부모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형제간의 다툼과 화해, 성공에 대한 열망 등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느껴본 감정을 기발하게 표현해 연령을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또 본의 아니게 한 팀이 되어 투덕거리면서도 우애를 쌓아나가는 두 주인공의 귀여운 동맹이 감동을 자아낸다. 보스 베이비의 귀여운 매력에 홀딱 빠졌다면 넷플릭스 독점 만화인 ‘보스 베이비: 돌아온 보스’를 이어 봐도 좋다.
- 2021-04-30 09:00
-
-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뽐내다
- 심장을 울리는 음악과 조명이 쏟아지는 런웨이에서 시니어 모델들이 당당한 워킹을 선보였다. 그날을 위해 갈고닦은 몸과 마음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발산하는 모습에서 나이는 의미가 없었다. 외려 어린 모델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연륜과 내면의 성숙함이 품격을 더했다. 그들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대회장에서는 평범하게 차려입은 이들을 찾기가 어려웠다. 화이트 슈트, 밝은 브라운 윙팁 구두, 투명 테 안경, 가죽 재킷, 탱크톱, 보타이 등 저마다 특색 있는 차림새를 한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각자의 개성을 맘껏 뽐내니 누가 나이가 많고 적은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백발이었다. 백발마저도 세월의 상징이 아닌,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액세서리처럼 보였다. 국내 최고 권위의 시니어모델선발대회 3월 13일 토요일 저녁, 잠원한강공원에 자리한 선상 카페 그랜드모스에서 KMA 한국모델협회가 주최한 제2회 시니어모델선발대회가 열렸다. KMA 시니어모델선발대회는 한국모델협회가 주관하고 아시아모델페스티벌조직위원회, 한국모델콘텐츠가 함께하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시니어 모델 선발대회다. 본 대회 참가자는 45PLUS, 55PLUS, 65PLUS 세 부문으로 나뉜다. 45PLUS는 1967~1976년생, 55PLUS는 1957~1966년생, 65PLUS는 1956년 이후 출생자가 대상이다. 1차, 2차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는 부문당 10명씩 총 30명이었다. 본선 대회는 본래 지난해 12월 11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3차례 연기되어 이날 개최되었다. 안전을 위해 무관중 대회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임주완 한국모델협회 회장을 비롯해 도신우 모델센터인터내셔날 회장, 오민 뷰티아트 디렉터, 한지일 모델 겸 배우, 노충량 모델 겸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 디렉터, 백학기 영화감독, 이화선 슈퍼모델 겸 한국모델협회 이사, 양지혜 뷰티&라이프 인플루언서 등 국내 패션·문화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심사위원으로 초대받았다. 이날 심사위원단은 총 27명으로 꾸려져 여느 대회보다 공정하고 세밀한 심사를 진행했다. 이날 대회는 모델 겸 배우 박재훈과 김태연이 진행을 맡았다. 박재훈 진행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모델협회는 대회 취소까지 고려했으나, 여러 시니어 모델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굳은 결의와 다짐으로 시작하게 되었다”며 “힘들게 치러진 만큼 이번 대회가 시니어 모델들에게 희망이 되고 행복을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연 진행자는 본 대회 예심 심사 소감을 “매년 해가 거듭할수록 심사하면서도 놀란다. 끼와 재능과 열정이 가득한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임주완 회장은 축사에서 “제2회 시니어모델선발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함께해 준 귀빈들,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하다. 미루고 미루다 출전하게 된 시니어 모델들에게 고맙다. 한국모델협회는 키즈 모델부터 학생, 주니어, 젊은 모델, 시니어 모델까지 아우르며, 모델들의 처우 개선과 권익 보호를 위해 결집하고자 한다”며, “마스크 잘 써주길 부탁하며 끝까지 응원 부탁드린다. 모델들의 워킹을 함께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신우 회장은 “우리 모두는 2020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모델들도 마찬가지다. 런웨이는 아예 사라졌고, 정말 힘든 시기를 거쳤다. 그러나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본 대회를 열어 굉장히 행복한 순간이다. 2021년은 시니어 모델들의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안미려 한국메이크업전문가 직업교류협회 회장은 “와서 보니 장소가 예뻐서 시니어 모델 대회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도전하는 삶은 참 아름답다. 운을 거꾸로 뒤집으면 공이 된다고 한다. 공을 많이 들이면 그에 못지않은 운이 따른다고 한다. 시니어 모델들은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에 시니어 모델이라는 운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렇게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고, 나도 시니어인데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여자로서, 남자로서 아름다움을 계속 지켜나간다는 것은 본인의 자존감과 관계있다고 생각한다. 이 대회가 날로 발전해서 우리나라의 기둥과 같은 대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무대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이 단체복과 브랜드 패션쇼를 진행했다. 1회 대회 본선 진출자와 KMA 키즈모델선발대회 입상자들이 축하 공연을 했고, 참가자들이 드레스, 턱시도 패션쇼를 선보였다. 의상은 두칸, 자렛, 제이에이, 크리스탈드레스, 포튼가먼트에서 협찬했다. 외모와 내면의 멋을 두루 갖춘 시니어 모델 탄생 심사위원장인 도신우 회장은 심사에 관해 이렇게 총평했다. “올해가 제2회 대회인데, 작년보다 수준이 많이 향상된 듯하다. 시니어 모델은 연륜이 있다.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몸과 얼굴에서 풍기는 아름다움과 멋이 중요하다. 내면의 아름다움과 건강미도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갖춘 이들을 중점적으로 보았다.” 도신우 회장은 향후 시니어 모델의 발전 가능성을 이렇게 전망했다. “시니어 모델이 지금 굉장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제2의 인생을 산다는 분들, 젊었을 때 이루지 못한 꿈을 다시 이뤄보고 싶은 정열적인 분들이 많다. 나이를 먹어도 젊게 살고 싶고, 아름답게 살고 싶고, 멋있게 살고 싶은 게 누구나의 욕망일 테다. 참가자들은 그걸 실현하고자 나온 분들이다. 아마 전 국민이 시니어 모델에 관심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여러 여건이 많이 좋아졌고, 이제 100세 시대이고 앞으로 120세까지 살 수 있으니 나이를 먹는다는 건 하나의 숫자에 불과하다. 마음과 건강, 경제적인 면에서의 여유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그로써 결국은 우리나라 전체 문화 수준이 올라간다고 본다. 그래서 아름답게 살고 멋있게 살고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시니어 모델들이 앞으로 각광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화선 모델은 심사 총평과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심사했는데, 심사하러 왔다가 외려 자극을 많이 받았다. 나도 나이 들면 저렇게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존경심을 갖고 심사했다. 각자 살아온 시간이 있으니까 그 삶의 모습이 다 보이는 게 신기하다. 시니어 모델은 그 사람만의 연륜, 내공, 향기가 더 짙게 묻어나온다. 이것이 시니어 모델만의 차별화 요소인 듯하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심사했다.” 임주완 회장은 “코로나19 때문에 계속 미뤄져서 출전자들한테 미안하다. 그래도 열정이 지금까지 식지 않았고, 마침내 개최하게 되었다. 시니어 모델들이 이 대회로 인해 자신감과 활력을 얻고, 중년의 삶에서 행복을 찾는다. 거기에 대회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대회는 심사위원단이 27명으로 폭넓게 꾸려져 눈길을 끌었다. 임주완 회장은 “공정성을 높이고, 무관중으로 진행하는 점을 고려해 심사위원들을 많이 모셨다. 여러 전문가들이 최고의 모델을 뽑기 때문에 어느 대회보다 투명하게 진행하고자 공들였다”고 말했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대상 박정윤, 65PLUS루비상 김사라, 55PLUS사파이어상 박종훈, 45PLUS에메랄드상 오명란, 특별상인 베스트워킹상 김은주, 협찬사상인 대게나라상 권영채, 제이에이상 유제숙, 지저스모델아카데미상 이혜진, 오픈오디션SNS상 백근영, 동안미소한의원상 정순원. 수상자 전원은 트로피와 상금을 받고, 패션쇼 광고 모델 혜택을 부여받는다. 대상 수상자 박정윤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대상은 상상도 못 했다. 너무 큰 상을 받아서 수상 순간 무척 행복했다. 주변에서 시니어 모델에 도전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는데,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몇 번을 고사했다. 한데 자꾸 듣다 보니 한 번쯤 해볼까 싶은 마음에서 학원에 갔다. 그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열심히 하다 보니 이 일에 매력을 느꼈고, 나랑 잘 맞다는 느낌이 들어 정말 열심히 했다. 부산과 서울을 여러 번 오가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기쁨이 더 크다. 앞으로 참된 시니어 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45PLUS 에메랄드상을 수상한 오명란 씨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모델이 학창 시절 꿈이었는데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대학생이 되자 시간이 많아져서 뭘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에, 지인들이 늦게라도 도전해보라고 권유해서 시작했다. 아직도 심장이 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큰 상을 받아서 기쁘고 감동이다. 앞으로 서울패션위크 무대에도 서보고 싶고, 밀라노에서도 런웨이를 해보고 싶다. 늘 배우는 자세로, 외적인 아름다움과 내면의 지혜로움을 채워가려고 노력하겠다.”
- 2021-03-29 15:45
-
- 브라보 독자를 위한 8월의 문화 소식
- ● Exhibition ◇빅 아이즈 일정 9월 27일까지 장소 마이아트뮤지엄 큰 눈의 어린아이 그림으로 이름을 알린 미국 여성 화가 마거릿 킨의 아시아 최초 회고전이다. 팀 버튼의 동명 영화로 알려진 ‘빅 아이즈’ 시리즈를 비롯해 긴 얼굴의 여인 등 다양한 화풍의 원작 13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195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을 총망라해, ‘빅 아이즈와 키치’, ‘이름을 되찾은 화가’, ‘킨의 현재와 그 영향력’ 등 작가의 삶의 변화에 따라 5부로 구성했다. 전시기간 중에는 도슨트 운영과 함께 키즈 아틀리에와 시즌 이벤트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낯선 전쟁 일정 9월 20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계기로 마련된 대규모 기획전이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피해와 상처를 극복하고, 전쟁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등 전 지구적 재난 속에서 미술을 통한 치유와 평화의 비전을 제시한다. 전시는 ‘낯선 전쟁의 기억’, ‘전쟁과 함께 살다’ 등 4부로 나눴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길에서 제작된 작품부터 시리아 난민을 그린 동시대 작품까지 폭넓게 다룬다. 드로잉, 회화, 영상, 뉴미디어, 퍼포먼스 등 장르를 넘어 전쟁을 소재로 한 국내외 작가 50여 명의 작품 25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2020 서울사진축제 일정 8월 16일까지 장소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2020 서울사진축제’다. 이번에는 ‘카메라당 전성시대’, ‘보고싶어서’ 2개 전시로 구성했다. 한국 사진사 연속 기획전인 ‘카메라당 전성시대’(부제 ‘작가의 탄생과 공모전 연대기’)는 공모전 제도를 중심으로 1910년부터 1980년대 초까지 한국 사진사를 조망한다. 주제 기획전 ‘보고싶어서’는 일상을 주제로 한 가족사진, 풍경사진 등을 통해 사진 본래의 의미를 짚어본다. 사회적 거리 두기 상황인 만큼, SNS를 통해 ‘작가×비평가의 만남’, ‘작가 소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展 일정 10월 4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세계적인 애니메이터인 스티븐 퀘이와 티모시 퀘이 쌍둥이 형제의 작품세계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형제 특유의 괴기스럽고도 동화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확대경, 일러스트레이션, 초기 드로잉 등 10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뉴욕 현대미술관에 선보인 바 있는 ‘도미토리움’은 형제의 예술세계와 철학을 함축하는 애니메이션 세트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전시에서는 퍼핏 애니메이션(인형을 움직여 촬영하는 기법이나 작품)이라는 매체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초현실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 Stage ◇더 모먼트 일정 9월 6일까지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연출 표상아 출연 박시원, 유성재, 강정우 등 각자의 사정으로 깊은 산골 산장을 찾게 된 세 남자가 하나의 노트를 단서로 얽히고설킨 비밀과 사건을 풀어간다. 코믹, 판타지, 멜로,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과거와 소통하고 미래와 만나는 판타지 요소로 극의 흥미를 더한다. 긴장감 넘치는 세 인물의 감정이 피아노, 바이올린 라이브 연주를 통해 생생하고 드라마틱하게 전달된다. ◇렌트 일정 8월 23일까지 장소 디큐브아트센터 연출 이재은 출연 오종혁, 아이비, 김호영 등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을 그린다. 한국 공연 20주년을 맞아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협력 연출가인 앤디 세뇨르 주니어가 함께 무대를 완성했다. ◇베르테르 일정 8월 28일~11월 1일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연출 조광화 출연 엄기준, 유연석, 규현 등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 ‘베르테르’와 ‘롯데’ 두 주인공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현악기 중심의 오케스트라 선율과 어우러져 애틋한 감성을 증폭시킨다. ● Movie ◇오케이 마담 개봉 8월 예정 장르 코미디, 액션 감독 이철하 출연 엄정화, 박성웅, 이상윤, 배정남 등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중년 부부의 좌충우돌 구출 작전이 펼쳐진다. 아내 ‘미영’ 역을 위해 수개월 동안 액션을 연마한 엄정화의 연기 변신이 기대를 모은다. 남편 ‘석환’ 역으로 출연하는 박성웅은 그간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대비되는 익살스러운 연기로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스크린 첫 악역에 도전하는 이상윤 역시 테러리스트 리철승 역을 소화하며 고난도 액션을 펼칠 예정이다. ‘검사외전’, ‘신세계’ 등을 작업했던 충무로 흥행 제작진의 합류로 작품의 완성도를 더했다. ◇큐리오사 개봉 8월 6일 장르 드라마, 멜로 감독 루 주네 출연 노에미 메를랑, 니엘스 슈나이더 등 19세기 파리 시인 피에르와 그의 연인 마리가 주고받은 편지와 시, 사진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여성의 성적인 자유’라는 주제를 관능적인 미장센과 감각적인 음악을 통해 고혹적으로 표현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개봉 8월 5일 장르 범죄, 액션 감독 홍원찬 출연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최희서 등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에 나선 암살자와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의 치열한 사투를 그린다. 배우들의 맨몸 액션부터 태국 현지를 배경으로 한 시가전까지 박진감 넘치는 시퀀스를 선보인다. ● Book ◇50부터는 물건은 뺄셈 마음은 덧셈 ()이노우에 가즈코 저 ·센시오 50대를 살거나, 살아갈 이들에게 일상의 변화를 통해 풍요로운 삶을 가꾸는 비결을 제안한다. 저자는 나이가 들수록 물건이나 관계에 대한 집착은 버리고 오직 자신을 위한 시간과 감정을 더하라 말한다. 50대부터는 절대 사지 말아야 할 물건 리스트, 집안일 줄이기, 내가 좋아하는 일 찾기 등 실질적인 방법들을 상세히 설명한다. ◇죽음을 배우는 시간 (김현아 저·창비) 중년 이후 고민해야 할 노화와 죽음의 의미부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법까지 ‘죽음 공부’의 전반을 다룬다. 주체적으로 준비하는 죽음의 중요성과 그 매뉴얼을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세로토닌 (미셸 우엘벡 저·문학동네) 지독한 권태와 무력감에 ‘자발적 실종자’가 되기로 결심한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소재로 행복의 조건을 탐구하고 현대인의 고독과 우울을 묘사한다. ◇진짜 캠핑 요리 (이미경 저·상상출판) 조리 도구나 음식 솜씨가 부족해도 캠핑의 낭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구이, 전골, 디저트 등 다양한 캠핑 요리 비법과 더불어 캠핑 짐 꾸리기 노하우 등을 일러준다.
- 2020-07-31 08:00
-
- 전쟁을 기억하는 아버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서 한 TV 프로그램에서 전쟁을 다룬 두 편의 영화를 소개했다. 그중 하나가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스윙키즈’라는 영화다. 포로수용소 얘기라면 아버지에게 열 번도 더 들은 얘기이지만 영화는 어떻게 다뤘을까 궁금해서 찾아봤다. 한국전쟁 당시 거제도에는 대규모 포로수용소가 건설되었다. 유엔이 관리하던 이 수용소에는 많을 때는 17만 명이 넘는 포로들이 있었다. 당시 거제도 주민이 10만 명이었다 하니 그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북한군, 중공군이었는데, 북한으로의 송환을 주장하는 친공 포로들과 남한 정착을 바라는 반공 포로로 나뉘어 서로를 포섭하거나 공격했다. ‘스윙키즈’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수용소에 새로 부임한 미군 소장은 수용소 이미지를 개선해 실적을 쌓으려는 생각으로 전쟁 포로들로 댄스팀을 결성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탭댄서였던 흑인 하사 잭슨은, 수용소 내 각기 다른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로 5인조 댄스팀 ‘스윙키즈’를 결성한다. 반공과 친공 대립으로 서로 찌르고 불지르는 폭력이 난무했지만, 댄스팀은 이데올로기와 상관없이 춤과 음악으로 소통하며 언젠가 함께 미국 무대에 서는 꿈을 꾼다. 영화는 언어와 인종, 성별과 이념이 다른 다섯 명의 댄서들이 탭댄스를 배우고, 춤추는 장면을 공들여 보여준다. ‘sing sing sing’이라는 곡의 신나는 멜로디에 맞춰 춤추는 배우들의 연기에 어깨가 저절로 들썩였다. 그러나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스윙키즈의 무대가 포로수용소였다는 걸 상기시키기라도 하듯 이념의 갈등과 대결로 수용소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결국 크리스마스 공연장은 피바다가 되고 꿈을 향한 ‘스윙키즈’의 날갯짓은 비극으로 막을 내린다. 이 영화에 영감을 준 건 종군기자 베르너 비숍이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촬영한 한 장의 사진이었다고 한다. 사진 속 포로들은 커다란 가면을 쓰고 춤을 추고 있었다. 미군은 반공 포로들이 춤을 추며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을 연출해 친공 포로들을 전향시킬 선전도구로 사용했다. 반공 포로들은 자신들의 이념을 증명하기 위해 시키는 대로 했지만, 한편으론 반공 포로임이 알려지면 목숨이 위태로워져 봉투를 뒤집어쓰고 얼굴을 숨긴 채 춤을 추었다. 베르너 비숍이 그때의 진실을 사진으로 남겼다면, 아버지는 조금도 바래지 않은 기억으로 수용소에서 있었던 사건들을 자식들에게 전해줬다. 북한에서 태어난 아버지는 전쟁 포로로 잡혀 거제도에 수용되었는데 누가 이쪽인지, 저쪽인지, 첩자인지 구별하기 힘든 공포 속에서 생존을 위한 투쟁을 이어갔다고 한다. 친공 포로들의 폭동을 진압한 미군은 친공 포로와 반공 포로를 갈라놓았고, 아버지는 당시 포로들을 분류하는 일에 투입됐다. 커다란 강당 한쪽엔 친공 포로, 다른 한쪽엔 반공 포로의 줄이 만들어졌다. 겨우 알파벳 정도 읽었던 아버지는 한글을 모르는 미군을 위해 포로들 이름을 알파벳으로 써주었다. 그때 아버지는 멀리서 강당으로 걸어 들어오던 고향 친구와 사범학교 선생님을 또렷하게 기억했다. 이데올로기 따윈 관심도 없었고, 푸시킨이나 투르게네프를 좋아했던 문학청년이었던 아버지는 떠밀리듯 선택을 해야 했고, 그 선택이 생사를 갈랐다. 전쟁은 영화보다 현실이 훨씬 더 비극적이었고 독했다. 아버지가 이 영화를 봤다면 뭐라 말씀하셨을까? “포로수용소에서 탭댄스를 춰?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언성을 높였을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는 여전히 포로수용소에서 겪었던 잔인한 일들을 줄줄이 꺼내놓았을 테고, 나는 언제 이야기가 끝나나 지루한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6․25전쟁이 일어난 지 올해로 70년. 이제 아버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포로수용소도 대부분 철거되었다. 아버지는 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다 떠나버리면 혹독했던 역사가 잊힐까 걱정했다. 죽는 날까지 통일에 대한 소망을 놓지 않았던 건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고향집 때문이었을 거다.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날이 성큼 다가왔다가 저만치 달아나버렸을 때 아버지는 마음속으로 울었다. 나는 그걸 안다.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 중앙에는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기억하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전쟁의 참혹함을 기억하는 사람은 이 말의 참뜻을 안다. 그러나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도 평화는 안다. 두 번 다시 전쟁이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만드는 것은 그래서 우리 모두의 의무가 되어야 한다.
- 2020-06-26 09:10
-
- 1월 즐길 만한 전시ㆍ공연ㆍ영화ㆍ도서
- ◇ Exhibition #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 일정 5월 31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비디오 아트의 30여 년을 재조명한다. ‘시간 이미지 장치’를 부제로 하는 이번 기획전은 국내 비디오 작가 60여 명의 작품 130여 점을 선보인다. 시간성, 행위, 과정의 개념을 실험한 1970년대 작품에서 시작해, 1980~90년대의 장치적인 비디오 조각과 싱글채널 비디오까지 아우르며 한국 비디오 아트의 전개 양상을 입체적으로 해석했다. ‘한국 초기 비디오 아트와 실험 미술’, ‘탈장르 실험과 테크놀로지’ 등 크게 7개의 주제로 나뉜다. 기술과 영상 문화, 과학과 예술, 장치와 서사 등 이미지와 개념의 문맥을 오가며 진화해온 한국 비디오 아트의 역사를 다각도로 살펴볼 기회다. # 매그넘 인 파리 일정 2월 9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프랑스 파리를 주제로 한 사진전으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로버트 카파 등 20세기 사진의 신화로 불리는 ‘매그넘 포토스’(Magnum photos) 소속 작가 40명의 작품 400여 점이 공개됐다. 2014년 오텔 드 빌(파리 시청)에서 처음 개최됐던 이번 전시는 2017년 일본 교토문화박물관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앞서 열린 파리와 교토 전시에서는 선보이지 않았던 엘리어트 어윗의 사진 40여 점으로 구성된 특별 섹션 ‘Paris’와, 파리의 패션 세계를 담은 작품 41점을 추가로 만날 수 있다. 파리의 풍경이 담긴 옛 지도와 희귀도서, 앤틱가구 등으로 꾸며진 ‘파리 살롱’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풍성하다. # 알폰스 무하: Alphonse Mucha 일정 3월 1일까지 장소 마이아트뮤지엄 체코를 대표하는 화가 알폰스 무하의 판화, 유화, 드로잉 등 오리지널 작품 230여 점을 작가의 삶과 여정에 따라 총 5부로 나눠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체코 출신의 테니스 선수 이반 렌들의 개인 소장품을 주축으로 기획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일명 ‘무하 스타일’이라 알려진 넝쿨 같은 여인의 머리카락, 독특한 서체 등 매혹적인 아르누보 스타일의 포스터에서 작가가 고국으로 돌아가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작품까지 총망라한다. 도슨트 운영과 더불어 체코문화원과 함께하는 미술사 강연 및 시즌 이벤트, 키즈 아틀리에 등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 문화 프로그램도 제공할 예정이다. # 고향 gohyang: home 일정 3월 8일까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서울시립미술관 비서구권 전시 시리즈의 세 번째 프로젝트로, 복잡한 사회·역사적 배경을 가진 중동 지역의 현대 미술을 살펴본다. 중동에서 발생한 다양한 미술적 활동을 통해 고향을 잃거나 빼앗긴, 또는 고향이 없거나 모르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민족’이라는 관념적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기억의 구조’, ‘감각으로서의 우리’ 등 총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며 이미지, 사운드 설치, 드로잉,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아우른다. 전시기간에는 할리드 쇼만 컬렉션의 영상 작품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시네마테크 컬렉션으로 구성된 스크리닝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 Stage # 뮤지컬 '레베카' 일정 3월 15일까지 장소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연출 로버트 요한슨 출연 엄기준, 신성록, 옥주현 등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등으로 잘 알려진 뮤지컬계 콤비 미하엘 쿤체(대본·작사)와 실베스터 르베이(작곡)의 대표작. 영국 대표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 소설 ‘레베카’와 알프레드 히치콕의 스릴러 영화 ‘레베카’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다. 원작 소설과 영화를 뛰어넘는 감동적인 로맨스, 반전을 거듭하는 서스펜스, 강렬한 음악으로 전 세계 1900만 관객을 마음을 사로잡으며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라이선스 공연의 상징이 된 회전하는 발코니 신은 관객이 꼽은 최고의 명장면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전 포인트다. # 마당놀이그 '춘풍이 온다' 일정 1월 26일까지 장소 국립극장 달오름 연출 손진책 출연 김준수, 서정금, 김미진 등 판소리계 소설 ‘이춘풍전’을 바탕으로 한 마당놀이극이다. 34명의 배우와 20명의 연주자가 풍성한 무대를 꾸민다. 기생의 유혹에 넘어가 가산을 탕진한 한량 춘풍을 그의 어머니와 몸종이 혼쭐내고 가정을 되살린다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다. 마당놀이 특유의 세태를 꼬집는 풍자 요소를 곳곳에 배치했다. # 2020 신년음악회 일정 1월 4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지휘 정명훈 출연 서울시립교향악단, 클라라 주미 강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은 경자년을 맞아 새해 첫 주 토요일 신년음악회를 개최한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이끈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4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며 의미를 더한다. 실력파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의 협연으로, ‘브람스 교향곡 제1번’을 비롯해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고 사랑받아온 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 Movie # 피아니스트의 전설 개봉 1월 1일 장르 드라마·판타지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팀 로스, 프루이트 테일러 빈스 등 ‘시네마 천국’, ‘베스트 오퍼’에 이은 주세페 토르나토레와 감독과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 감독이 함께한 ‘예술과 사랑’ 3부작 마지막 편이다. 2002년 12월 개봉 이후, 22년 만에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국내 첫 정식 개봉을 확정했다. 이탈리아 작가 알렉산드로 바리코의 소설 ‘노베첸토’가 원작. 평생 바다 위에서 살며 한 번도 땅을 밟아본 적 없는 천재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라는 설정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여기에 아름다운 영상과 황홀한 선율이 조화를 이루며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개봉 1월 16일 장르 드라마 감독 셀린 시아마 출연 아델 하에넬, 노에미 메를랑 등 제72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2관왕에 이어 토론토, 뉴욕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이다.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둔 귀족 여인과 그녀의 결혼식 초상화 의뢰를 받은 화가 마리안느의 미묘한 관계를 그린다. # 몽마르트 파파 개봉 1월 9일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민병우 출연 민형식, 이운숙, 민병우 아버지의 인생 2막을 담은 아들의 다큐멘터리. 미술교사로 평생을 산 아버지는 은퇴 후 ‘몽마르트 거리 화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프랑스로 떠난다. 파리를 배경으로 아버지의 도전기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 Book # 55년생 우리 엄마 현자씨 (키만소리 저·책들의정원) 엄마는 해외로 떠난 딸을 그리워하며 자신도 영어공부를 해서 혼자 해외여행을 가겠노라 다짐했다. 그렇게 엄마, 아내, 며느리로서의 의무를 거부한 그녀는 ‘현자 씨’라 불러 달라며 가족들에게 선포한다. 환갑을 훌쩍 넘겼지만 ‘내 나이가 어때서’를 외치며 ‘나다운 나’로 살고 있는 현자 씨의 홀로서기 에피소드를 웹툰과 에세이로 담았다. 자신의 이름 석 자로 인생 2막을 살며 못다 한 꿈을 이뤄가는 당당한 꽃중년의 모습을 그린다. #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신정근 저ㆍ21세기북스) 베스트셀러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에 이은 신정근 교수의 신작. ‘중용’의 원문 중 신중년에게 깊은 영감을 주는 60개의 명문장을 엄선해 인생의 무게 중심을 잡는 법을 일러준다. #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수지 홉킨스 저ㆍ에프) 자신이 죽은 뒤 남겨질 딸에게 전하는 엄마의 사랑과 조언을 담은 그림 에세이다. 엄마가 떠나고 딸이 홀로 할 일들을 날짜별, 단계별로 보여주고, 행복한 삶을 위한 처방전도 제시한다. # 굿모닝 미드나이트 (릴리 브룩스돌턴 저ㆍ시공사) 북극에 고립된 78세 천문학자와 지구로 귀환 중인 우주비행사가 생의 마지막 순간 느낀 지난날의 사랑과 회한을 그린 소설. 극한 상황 속 인간의 고독과 복잡한 내면을 아름답게 묘사했다. # 어반 우즈맨 (맥스 베인브리지 저ㆍ목요일) 우드 카빙으로 숟가락, 주걱, 도마 등 일상에서 쓰이는 물건을 손수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목재 구하기부터 도구 사용법, 관리법 등 초보자를 위한 목공 매뉴얼이 자세히 실려 있다.
- 2020-01-02 08:26
-
- 테마별 실내 5樂 “안에서 놀면 안 춥지!"
- 춥다고 외출을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때때로 발걸음을 옮겨 즐길 거리 가득한 실내 놀이터를 찾아보자. 찬바람에도 끄떡없는 테마별 실내 5樂 공간을 소개한다. 1樂 문화를 즐기다 ◇ CGV 특별 상영관 국내 최초의 잔디 슬로프 특별관 ‘씨네&포레’는 영화와 숲을 테마로 한 콘셉트로 자연 친화적 스타일로 꾸며졌다. 숲속을 재현한 분위기와 더불어 영화 상영 전 피크닉타임, 캠핑 감성 메뉴, 그리너리 라운지 등을 즐길 수 있다. 또 거실에 대한 로망을 담은 거실형 극장 ‘씨네&리빙룸’은 가죽소파와 칸막이를 설치해 프라이빗한 공간을 연출했다. 각 좌석에는 개인 테이블, 쿠션, 휴대폰 충전기 등을 놓아 편안함을 더했다. 어두운 상영관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실제 거실처럼 밝은 조도의 관람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씨네&포레: CGV 강변·광주금난로·천안터미널·부천점, 씨네&리빙룸: CGV 왕십리점. enjoy + ‘씨네드쉐프’는 고급 레스토랑 식사에 이어 영화 관람까지 가능하다. 상영관은 침대관인 ‘템퍼시네마’와 다양한 소파가 마련된 ‘살롱S’ 중 선택하면 된다. CGV압구정·센텀시티·용산아이파크몰 등에서 즐길 수 있다. ◇ 송파책박물관 책장의 레이어를 본뜬 외벽이 돋보이는 ‘송파책박물관’은 다양한 연령대가 찾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건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널찍한 중앙 계단. 관람객이 쾌적하게 독서를 하거나 각종 문화 행사를 즐기도록 설계했다. ‘책을 통한 소통’을 주제로 꾸며진 1층에는 카페라운지를 비롯해 북키움, 키즈스튜디오 등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마련됐다. ‘책 속에 들어가 바라보다’라는 콘셉트가 담긴 2층에서는 책과 독서를 소재로 한 상설·기획 전시실과 미디어 라이브러리 등 다양한 사료와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날씨가 포근할 때는 야외정원에서 책을 읽으며 여유를 만끽해도 좋다. 서울시 송파대로37길 77, 화~일요일 10:00~18:00 enjoy + 송파책박물관의 특별 공간은 바로 ‘보이는 수장고’다. 대부분의 수장고는 유물처럼 귀한 자료가 많아 접근이 어려운 반면, 이곳에선 유리창을 통해 수장고의 모습과 소장품의 관리·보존 상황을 엿볼 수 있다. 2樂 자연을 즐기다 ◇ 서울식물원 지난해 개방한 ‘서울식물원’은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 3·4번 출구와 연결돼 바깥으로 나가지 않고도 쉽게 방문 가능하다. 지중해 12개 도시 식물을 전시한 온실에서 추운 겨울에도 따뜻하게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야외 활동이 괜찮은 날엔 한국 자생식물로 전통정원을 재현한 야외 주제정원을 거닐어보자. 그밖에 식물문화센터, 어린이정원학교, 마곡문화관, 숲문화학교, 수변데크 등을 둘러봐도 좋다.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로 161, 화~일요일 09:30~17:00(동절기) enjoy + 서울식물원 내 식물문화센터에서는 각종 행사와 전시 등을 통한 다양한 식물문화 체험이 이뤄진다. 온실과 보타닉홀(대강당), 식물전문도서관, 씨앗도서관, 기획·상설 전시관을 비롯해 푸드코트, 카페테리아 등 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 식물관PH 유리온실과 닮아 자칫 식물원으로 보이는 ‘식물관PH’는 ‘식물과 사람이 함께 쉬는 고유한 경험의 공간’을 지향한다. 실제 사람과 식물이 더불어 활동하기 적합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곳에선 팥배나무, 야자나무 등 100여 종의 나무들과 다육식물을 전시한 재배온실을 볼 수 있다. ‘식물관’은 식물원과 미술관을 합친 이름이다. 입장료 1만 원을 내면 식물원과 3층 미술관을 구경하고 음료 주문까지 가능하다.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34길 24, 화~일요일 11:00 ~20:00(동절기) enjoy + 식물관PH 3층에서는 12월 15일까지 도예가 한정용 서울대학교 교수와 그의 제자들이 참여한 기획전시 ‘Formation’이 열린다. ‘흙’이라는 집중된 소재 안에서 만듦새의 확장성을 연구하고, 그 쓰임을 바탕으로 형태를 짓는 도예의 작은 시도를 들여다볼 수 있다. 3樂 놀이를 즐기다 ◇ 숲, 숨 Gray ‘PLAY=HEALING’ 노는 게 곧 쉼임을 실현하게 해주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평일 1시간 5000원(주말 6000원)의 이용료를 내면 보드게임, 노래방, 오락실, 만화방, 안마의자, 영화 감상 등을 모두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아메리카노 1잔이 공짜로 제공되고, 3시간 이용 시에는 케이크까지 함께 증정한다. 5층으로 이뤄진 다양한 공간을 체험하다 보면 1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맨 꼭대기 층에는 와인을 곁들일 수 있는 바(bar)도 마련돼 있어 각종 모임 장소로 활용해도 좋다(대관 별도 문의).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156길 45,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제주점: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965) enjoy + 액션, 어드벤처 등 인기 플레이스테이션 게임부터 농구, 다트, 레트로 오락기와 수준별 보드게임, 최신 코인노래방, 고급 안마의자까지 남녀노소 즐길 거리가 풍부해 누구와 함께해도 만족스럽다. 물론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VR스퀘어 화이트·그린·블루·레드·옐로 등 총 5가지 콘셉트로 나뉜 5층 공간에서 각종 VR 어트랙션(가상현실 체감형 기기)을 체험할 수 있다. 이용요금은 평일 기준 어트랙션 수에 따라 BIG1 8000원, BIG3 2만 원, FREE PASS 2만9000원(3시간 자유이용)으로 나뉜다. VR 체험이 처음이라면 어지럽거나 멀미를 할 수도 있으니 1회권이나 3회권으로 먼저 이용해본 후 횟수를 늘리는 게 좋다. 여럿이 함께 간다면 원하는 시간 동안 인기 콘텐츠 13종을 즐길 수 있는 VR 파티룸(평일 3만6000원)을 이용하는 게 실용적이다. 서울시 마포구 어울마당로 68, 일~금요일 11:00~23:00, 토요일 11:00~24:00 enjoy + 실제 사용자의 행동이 게임에 그대로 반영되는 VR 워킹 어트랙션을 비롯해, 기계에 탑승해 운전이나 비행 등을 즐기는 VR 시뮬레이터, 근래 유행하는 VR 방탈출까지 몰입도 높은 가상현실 기기들이 설치돼 있어 다양한 VR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식물원, 식물관PH, 숲, 숨 Gray, VR스퀘어 4樂 여가를 즐기다 ◇ 통의동 보안여관(BOAN 1942) 1942년부터 2005년까지 약 60여 년간 수많은 나그네가 머물렀다 간 쉼터 ‘통의동 보안여관’은 2007년 복합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재작년부터는 본래의 기능을 되살리는 의미에서 숙박시설인 ‘보안스테이’를 새롭게 열었다. 북악산, 경복궁, 서촌 한옥마을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과 더불어 휴식을 극대화하는 객실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빈티지한 분위기의 외관과 실내 디자인뿐만 아니라 보안책방, 아트스페이스보안(전시 공간), 보안클럽 등 볼거리가 많아 이따금 여가를 보내기에 제격인 장소다.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 33, 화~일요일 12:00~18:00, 잔술집33 18:00~24:00 enjoy + 통의동 보안여관 1층에 자리 잡은 33마켓은 한국적 정취와 계절의 흐름을 담은 공간이다. 낮에는 차를 우리는 티 카페로 운영하고, 밤에는 크리에이터들이 공예 작가들의 작품 잔에 술을 파는 ‘잔술집33’이 되어 손님을 맞이한다. ◇ 국립현대미술관 X 더 플라자 호텔 국립현대미술관은 개관 50주년 기념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이하 ‘광장’)의 개최를 맞아 더 플라자 호텔과 함께 제휴 프로그램 ‘국립현대미술관 50주년 x더플라자’를 진행한다. ‘광장’은 한국 미술 100년을 조명하는 대규모 기획전으로 서울관, 덕수궁관, 과천관에서 내년 2월까지 만날 수 있다(과천관은 3월 29일까지). 해당 기간 호텔 클럽층 투숙 고객에게 국립현대미술관 3개관 초대권과 무료 아트셔틀버스를 제공하는 등 편안한 휴식과 함께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더 플라자 호텔 서울시 중구 소공로 119 enjoy + 기본 제휴 프로그램 외에 미식과 예술이 결합된 ‘코리아 모던 아트 패키지’를 운영한다. 프리미어 스위트에서 1박과 함께 미쉐린 가이드가 선정한 한식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투어까지 누릴 수 있다(가격은 53만5000원부터). 5樂 취미를 즐기다 ◇ 상생상회 상생상회는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지역 중·소농을 돕고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1층에는 지역물품 판매장과 카페가, 지하 1층에는 전시 홍보 및 상생공유의 장이 마련돼 있다. 전시 홍보 공간에서는 지역 축제, 특산물, 관광자원 등을 주제로 정기적인 전시를 진행하며, 국내 여행 및 귀농·귀촌 등 유용한 지역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상생공유주방은 상생상회에서 판매하는 식재료를 활용해 요리하는 ‘서로맛남’과 금요일 점심시간 셰프가 만드는 제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금요미식회’를 진행한다. 요리가 취미인 이들이라면 한 번쯤 찾아가 보길 권한다.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39, 1층 매장 11:00~20:00, 자원홍보공간 9:00~18:00 enjoy + ‘서로맛남’과 ‘금요미식회’는 제철 식재료에 따라 매달 프로그램이 달라진다. 일정 확인 및 예약은 홈페이지(sangsaeng.seoul.go.kr)에서 가능하고, 상생상회 SNS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해서도 신청할 수 있다. ◇ 엔젤공방거리 진득하게 자리 잡고 앉아 취미를 즐기기엔 공방만 한 곳이 없다. 서울 강동구에 조성된 엔젤공방거리에는 도자기, 커피, 디저트, 플라워, 캔들, 금속, 목재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공방이 즐비하다. 각 공방에서 판매하는 이색 공예품들은 물론 데일리 클래스나 정기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원하는 공예품을 제작하거나 배울 수 있다. 서울시 강동구 성안로 일대. enjoy + 강동구 엔젤공방거리에 입점한 공방은 현재 총 18곳이다(2019년 11월 기준). 도자기 공예 수업을 진행하는 ‘베이크 포터리’(성안로 109)를 1호점으로 시작해 18호점인 애견 관련 수공예품점 ‘오늘도 예쁘구나’(성안로 43)까지 각양각색의 공방이 자리하고 있다. 핸드드립 커피와 디저트 등을 즐기고 배우는 ‘커피 플라스크’(성안로 41), ‘알라망’(성안로 75) 등을 비롯해 테라리움 DIY 공방 ‘고니네미’(성안로 47), 젓가락 예절교육을 진행하는 ‘시와저’(성안로 101), 업사이클 금속공예방 ‘메탈룸’(성안로 35) 등 취미에 따라 공방을 선택해 즐길 수 있다.
- 2019-12-17 10:56
-
- 숙련된 의료진이 세상을 밝히다, 인체에서 가장 빨리 늙는다는 ‘눈’
- 꽃가루가 날리고 위험 수준을 초과하는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날들이다. 햇볕도 강 해지고 있다. 이럴 때 우리 몸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 바로 눈이다. 몸 밖으로 노출되어 있는 유일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속담도 있다. 그만큼 눈은 매우 중요한 신체기관이다. 나이가 들면 시력이 점점 나빠진다. 대체로 40대 중반부터 가까이 있는 물체에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떨어지는데 이를 노안이라고 한다. 언제부터인지 나도 이런 증세를 경험했고 그 뒤로 시력이 점점 떨어져 이젠 안경 없이는 일상이 불편할 정도다. 안과 검진을 받아봐야겠다는 생각은 늘 해왔지만 어쩐지 두렵기도 해서 쉽게 나서질 못하다가 용기를 냈다. 서울 강남역 부근에 위치한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를 찾던 날은 봄바람이 몹시 불었다. 나는 눈이 좋은 편이어서 지금까지 안과를 가본 적이 거의 없다. 나이가 들어 찾게 되니 어색하기도 하고 살짝 겁도 났다. “어쩌자고 여길 왔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병원 입구로 들어서니 현대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인테리어가 한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은 마치 카페에 온 듯 소파에 앉아 잡지와 신문을 보거나 차를 마셨다. 카페 분위기가 나는 대기실에 앉아 있으니 불안한 마음이 조금씩 누그러졌다. 보호자도 볼 수 있는 수술 현황 안전한 시술, 세심한 케어를 위해 15단계의 60가지 정밀검사가 이루어진다 하니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외 1대 1 상담, DNA 유전자 검사, 수술 전 토탈아이케어, 수술 후 건조케어 등 의료시설과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어 신뢰가 갔다. 그러고 보니, 스마일라식·라섹, 엑스트라 라식·라섹, 옵티라식·라섹 등 수술에 있어 의료진의 숙련도가 높은 병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최첨단의 검사 장비들을 둘러보니조금씩 기대감도 생겼다. 검안실은 개방형이라 궁금하면 언제든 들여다볼 수도 있다. 누구든지 병원 내부 답사가 가능하게끔 시스템을 구축해둔 것이다. 특히 보호자도 수술 현황을 볼 수 있고 수술 후에는 진료센터에서 집중 케어를 받을 수 있다. 영화관처럼 어두운 공간이 있어 들어가 보니 시신경과 망막을 검사하는 곳이었다. 별도로 마련된, 어린이들을 위한 드림렌즈는 키즈카페처럼 밝고 동화 같은 분위기였다. 치료를 시작할 때 충분한 상담 후 결정할 수 있도록 상담실도 여유 있게 준비되어 있는 등 환자를 최대한 배려한 구조가 마음에 들었다. 예약시간에 맞춰 시작된 진료는 안내에 따라 진행됐다(동행한 두 분의 동년기자와 함께). 나는 일단 기본검사만 하기로 했다. 시력검사, 망막검사, 그리고 눈 안쪽을 검사했다. 눈에 바람을 쏘는 안압검사를 통해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데 필요한 눈 속의 압력을 측정한 후 검은 포를 머리 위에 쓰고 선과 색깔을 보며 눈동자 검사도 했다. 백내장 진단도 했다. 안내에 따라서 하면 되는 시스템이어서 검사는 순조롭게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검사 결과를 듣는 시간. 의사는 내 눈의 상태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고 관리 방법까지 알려줬다. 나를 포함해 함께 검사를 받은 동년기자들 모두 약간의 백내장 증세가 있어 앞으로 정기적인 검안을 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그 외엔 다행히 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제부터라도 더 이상의 시력 손상이나 시력 저하를 막기 위해 1년에 한 번씩은 검안을 꼭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요즘 사람들은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신체의 일부처럼 가까이하며 살고 있다. 눈 질환의 원인이 되는 청색광에 하루 종일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눈 관련 질병이 발생하는 나이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안과적 문제는 더 이상 노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의미다. 신체기관 중 가장 빨리 늙는 부위는 눈이라고 한다. 40대 중반부터 노안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노안은 질병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노쇠 현상이다. 안과 질환은 초기에 자각 증세가 없어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눈 질환에 조심해야 하는 시니어는 안과와 더 친해질 필요가 있다. 매년 건강검진을 받듯 눈도 정기적으로 정밀검사를 해서 꾸준히 관리를 해줘야 한다. 시력은 한 번 잃으면 되찾기 어렵다.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최선이다. 무엇보다 건강한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눈 건강은 필수다.
- 2019-04-29 11:09
-
- 다방 이야기
- 우리나라 외식 창업 중 커피집이 가장 많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 동네에도 우후죽순 카페가 여럿 생겼다. 국립공원 등산로 밑에도 이전에는 없었는데 어느 날 카페 두 곳이 문을 열었다. 그래도 등산하는 사람들의 약속장소로 유용하니 생길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동네마다 들어서는 커피숍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동네 사람들이 커피 마시러 그렇게 많이 드나들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주말에 집에 놀러온 예쁜 손녀가 제 어미에게 커피숍을 가자고 졸랐다. 아직 어린아이가 커피숍이라니?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커피숍이 뭐하는 곳인지는 알아?" 했더니 거기 가면 커피숍 이모가 초콜릿도 주고 사탕도 준다며 웃는다. 아들네가 이사 가기 전 동네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들여보내놓고 엄마들끼리 카페에서 브런치도 하며 즐겁게 지냈다는데 하원 후에도 아이들과 엄마들이 카페에 들르는 일이 많아서 손녀에게 커피숍이 마치 키즈카페처럼 인식된 모양이다. 이렇게 커피집이 많이 생겼는데 그중 시장통에 새로 생긴 커피숍 한 곳이 내 눈길을 끌었다. 외국어로 만든 멋진 상호가 대부분인데 이 커피숍의 간판은 ‘옥다방’이었다. 좀 촌스럽기도 하고 재미있게 보이기도 하는 ‘옥다방’ 간판에는 귀여운 아가씨 얼굴 사진도 붙어 있었다. 흘깃 들여다보니 다방 종업원과 닮은 듯도 하다. 비슷비슷한 커피숍들이 많아서 그런지 정감이 묻어나는 이곳이 특별하게 보였다. 한번 들어가 다방 커피 한잔 마셔보고 싶었는데 얼마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고 말았다. 그 자리에 요즘 체인점으로 유명한 '빽다방'이 들어섰다. 커피 값도 저렴하고 맛도 괜찮다는 소문이어서 시장 다녀오는 길에 테이크 아웃 커피 한 잔 사 들고 오는 게 유행처럼 되었다. 우리는 다방 세대다. 그때도 지금의 수많은 카페처럼 한 집 걸러 다방이 있었다. 다방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쪽으로 카운터가 있고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마담이 그곳에 앉아 있었다. 그때만 해도 마담들은 예복처럼 한복을 입고 손님을 맞았다. 마담의 미모나 수완에 따라 매상이 올랐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마담들은 대부분 인물이 좋았다. 재미있게 읽은 소설로 주요섭의 ‘아네모네 마담’이 있다. 아네모네 다방에 인기가 많은 마담이 있었다. 어느 날 잘생긴 대학생 손님이 들어와 미완성 교향곡을 틀어달라고 했다. 그 후에도 그는 늘 괴로운 표정으로 같은 곡을 부탁했는데 가끔 마담을 돌아보며 미소 지었다. 마담은 자기에게 관심 있는 줄 알고 예쁜 귀고리도 달고 신경을 썼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생 손님이 발작하듯 울부짖으며 뛰쳐나가는 일이 생겼다. 잠시 후 그의 친구가 들어와 죄송하다면서 친구가 교수님 부인을 사랑했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그랬으니 이해해 달라면서 카운터 뒤 모나리자 그림이 교수 부인을 닮아 너무 좋아했다고 말한다. 마담은 잘생긴 학생이 자기를 본 것이 아니고 카운터 뒤편의 모나리자 그림을 바라본 것을 알고는 무안해서 귀고리를 뺀다. 나도 젊은 날 착각깨나 해봐서 마담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잘생겼던 신성일이 대학생 역, 엄앵란이 마담 역을 맡았다. 어린 손녀가 커피숍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오래전에 읽은 소설이 생각났다. 그 시절 다방에 얽힌 추억들이 문득 정겹다.
- 2019-03-04 17:35
-
- 12월의 문화행사
- (전시)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일정 12월 4일~2019년 3월 3일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미국, 영국, 이탈리아, 중국, 일본 등 국외 5개국과 한국이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는 고려의 미술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주요 문화재 총 390여 점이 출품된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일정 12월 6일~2019년 1월 27일 장소 아트원씨어터 1관 출연 이순재, 박인환, 손숙, 정영숙 등 강풀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던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대학로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우유 배달을 하는 ‘김만석’과 파지를 줍는 ‘송이뿐’, 주차관리소에서 일하는 ‘장군봉’과 기억을 잃어버린 ‘조순이’가 서로 인연을 맺고 우정과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다. 베테랑 연기자 이순재, 박인환, 정영숙 등이 출연한다. (축제) 보성차밭빛축제 일정 12월 14일~2019년 1월 13일 장소 한국차문화공원 일원 차밭 빛물결, 은하수 터널, 빛 산책로, 디지털 차나무, 차밭 파사드 등 아름답게 꾸며진 빛 조형물이 보성의 겨울밤을 장식한다. 주말에는 불쇼, 불꽃, 음악, 레이저 조명이 어우러진 불꽃 공연, 실내정원에서 펼쳐지는 판타지 공연, 해외특별 공연 등이 진행된다. 또 소망카드 달기, 문화장터 등의 상설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영화) 스윙키즈 개봉 12월 19일 출연 도경수, 박혜수, 자레드 그라임스 등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 탭댄스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탄생기를 그렸다. 종군기자 베르너 비숍이 포로수용소에서 촬영한 사진 한 장이 모티프가 됐다. (뮤지컬) 마리 퀴리 일정 12월 22일~2019년 1월 6일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출연 김소향, 임강희, 박영수, 조풍래 등 프랑스의 물리학자 마리 퀴리는 방사능 연구를 통해 방사성 원소인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하는 등 새 방사성 원소를 탐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후 라듐의 유해성을 알게 된 그의 인간적인 고뇌를 작품에 담았다. (전시) 피카소와 큐비즘 일정 12월 28일~2019년 3월 31일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입체미술 운동의 탄생 배경에서 소멸까지의 흐름을 연대기적 서술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 ‘근대회화의 아버지’ 폴 세잔 등 유명 작가의 진품 명화 9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 2018-12-03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