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남성 소수의 고민으로 여겨지던 탈모가 최근에는 남녀노소 불문 현대인의 걱정으로 자리 잡았다. 대한탈모치료학회에 따르면 국내 탈모 인구가 1000만 명에 육박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20% 정도가 탈모를 겪는 셈이다.
흔히 가을을 ‘탈모의 계절’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실제 두피가 가장 고통받는 계절은 한여름이다. 강한 자외선과 고온다습한 날씨에 두피와 모발이 혹사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강한 자외선은 두피에 염증을 일으키고 모낭을 손상시켜 탈모를 일으킨다. 또 무더운 날씨에 늘어난 땀과 피지가 대기 중 노폐물과 엉겨 두피에 쌓이면서 모낭을 막아 모발의 건강상태를 악화시킨다. 게다가 장마철의 습한 날씨는 각종 세균의 활발한 증식을 일으켜 두피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여름에 두피 건강관리에 힘써야 가을에 자주 발생하는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남성 시니어에게는 여름철이 더욱 유의해야 하는 시기다. 남성은 호르몬 영향으로 피지 분비율이 여성보다 2배 더 높아 여름에 두피 관리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여름철 탈모 관리법은?
① 자외선 차단하기
자외선이 강한 날 오랜 시간 햇볕을 쬐고 있으면 두피가 손상될 뿐 아니라 모발이 약해지고 탄력을 잃는다. 수분을 잃어 건조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햇볕이 강한 날에는 모자를 쓰거나 양산을 이용해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다만 통풍이 되지 않는 딱 붙는 모자는 두피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모자를 쓰더라도 느슨하게 착용하거나 양산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② 저녁에 머리 감기
머리는 아침보다 저녁에 감는 것이 좋다. 낮 동안 두피와 머리카락에 쌓인 유해물을 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리를 감을 때는 물의 온도를 너무 뜨겁지 않게 해야 한다. 뜨거운 물은 두피와 모발을 건조하게 만들어서다. 거품을 낼 때는 두피에 바로 올려 비비지 말고 손에서 충분히 거품을 낸 후 비비는 게 좋다.
③ 장마철 비 맞지 않기
두피와 모발에는 종일 생성된 피지와 각질, 땀, 그리고 헤어스타일링 제품과 같은 잔여물이 가득하다. 여기에 비를 맞으면 대기 중의 각종 오염물질이 모낭 입구를 막아 잔여물 배출을 어렵게 한다. 또 비를 맞아 두피가 습해지면 오염물질과 함께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우산을 챙기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비에 젖었을 때는 곧바로 샴푸로 씻어낸다.
④ 수영 뒤에 바로 머리 감기
수영장에서 수영을 마친 뒤에는 바로 머리를 감는다. 수영장 물에는 소독을 위해 ‘클로로린’이라는 화학성분이 포함돼 있다. 클로로린은 모발의 천연성분을 빼앗아가므로 수영 뒤에는 최대한 빨리 샴푸로 헹궈내야 한다. 화학성분으로 인한 모발 손상을 막고 싶다면 수영장 물에 들어가기 전 미리 샤워실에서 모발을 적시는 것도 방법이다.
⑤ 무더운 날에는 통 가발 사용하지 않기
탈모 부위를 가리기 위해 가발을 쓰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무더위로 땀과 피지가 다량 분비되는 여름에 두피 전체를 둘러싸는 통 가발은 두피 통풍을 저해한다. 두피에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두피의 각질과 피지, 땀 등이 가발 안에 고여 두피 내 습도가 상승한다. 습도 상승은 모낭충과 비듬균 같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므로 두피염을 유발해 모낭이 손상될 수 있다.
여름에는 되도록 가발을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도 가발을 써야할 때는 주기적으로 가발을 벗어 두피의 습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두피를 건조시키는 활동이 필요하다. 또 꽉 조이는 통가발은 두피 혈액순환까지 막으므로 전문가와 상담해 여유 있는 크기의 가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100세 시대, 시니어도 탈모 관리에 힘써야
탈모를 어쩔 수 없는 노화 현상이라고 여기고 그대로 방치하는 시니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모발은 단순 미용을 넘어 개인의 인상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개인의 자신감과도 연결돼 심리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친다.
평균 기대수명이 늘면서 시니어는 앞으로도 활발한 사회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단정하고 호감 가는 인상은 시니어에게도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다. 모발이 인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인 만큼, 자신감과 대외 이미지를 위해 탈모에 대해 관심 갖고 관리하고 치료하는 게 필요하다.
탈모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탈모는 남성형 탈모(안드로겐성 탈모)다. 남성형 탈모는 이 증상이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해 탈모 삼푸나 영양제와 같은 비의학적인 방법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비의학적인 방법은 탈모 진행을 늦추는데 보조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탈모를 막거나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없다.
탈모는 초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진행성 질환인 만큼 증상이 심화될수록 관리도 어려워진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체크리스트에 있는 증상이 확인되면 가능한 빠르게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① 두피 앞부분과 정수리 부분 모발이 가늘고 짧아진다.
② 모발이 가늘고 부드러워지는 반면 가슴 털과 수염이 굵어진다.
③ 하루에 빠지는 모발 개수가 100개 이상이다.
④ 머리 밑이 가렵고 비듬이 생기는 증상이 지속된다.
⑤ 친가나 외가에 탈모 증상을 가진 가족이 있다.
⑥ 이마선이 뒤로 밀리고 정수리 부위 두피가 들여다보인다.
심한 탈모에는 ‘모발이식’이 좋은 대안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된 시니어라면 모발이식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모발이식은 탈모 문제를 가장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다.
중년층은 젊은 층에 비해 두피나 모발이 약해진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후두부에서 모발을 채취하는 모발이식 시 두피와 모발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맞춤형 모발이식으로, 한 모낭이라도 손실 없이 이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하게 많은 모발을 이식하면 오히려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으니, 전체적인 얼굴형과 탈모 진행 상황, 모발 굵기 등을 고려해 최적의 디자인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여름에 모발이식을 하면 회복하는 과정에서 절개 부위가 땀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계절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를 놓치기보다는 자신의 상태에 맞는 모발이식 디자인과 수술법을 통해 맞춤형 모발이식을 서둘러 진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모발이식 시 절개나 부작용, 회복기간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 비절개 모발이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비절개 모발이식은 후두부에서 필요한 모낭만을 채취해 빠르게 이식하는 분할기법이다. 채취 부위가 눈에 띄지 않을 뿐 아니라 절개 과정이 없어 흉터나 통증이 거의 없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이규호모아름의원 이규호 대표원장은 “탈모는 계속해서 진행되는 것이므로 악화될 수 있어 계절에 관계없이 빠르게 검사를 받고 치료해야 한다”며 “이미 중증도 이상이라면 모발이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모는 더 이상 중장년층 남성의 전유물이 아닌 성인 남녀의 대표적인 고민이다. 따라서 탈모를 부끄럽게 여겨 방치하지 말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건강하게 사회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토요일 이른 아침. 새벽 공기 헤치며 곳곳에서 달려온 이들이 ‘책’을 들고 하나둘 모여 앉는다. ‘나로부터 비롯되는 변화’를 기대하며 기분 좋은 에너지를 나누는 ‘독서포럼 양재나비’에 오는 사람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꿈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인생의 모자람을 채우는 소중한 시간. 그들에게 아침은 멋진 삶을 향해 나아가는 희망의 열쇠다.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의 3P자기경영연구소. 전국 각지로 퍼져 있는 ‘독서포럼 나비’의 본부 격인 ‘양재나비’가 매주 토요일 이곳에서 모임을 갖는다. 일상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오전 6시 40분부터 오전 9시까지가 정해진 독서 토론시간. 전국의 ‘독서포럼 나비’가 모두 ‘양재나비’의 토론시간을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시간에 토론을 하는 곳도 있다.
‘독서포럼 나비’는 자기계발과 성장을 연구하고 강연도 하는 3P자기경영연구소 강규형(56) 대표가 만든 작은 독서 모임이다. ‘나로부터 비롯되는 변화’라는 화두를 가지고 두 명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은 전국적으로 400여 개 모임으로 늘었다. 이외에 나비의 독서법을 따라서 독서모임을 하는 모임도 상당수다. 미국, 브라질, 몽골에서도 ‘독서포럼 나비’라는 이름으로 독서모임이 생겨났다. 현재는 사단법인을 설립해 따로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평일에 받은 피로를 풀어도 모자란 천금 같은 주말 아침에 굳이 일어나 책을 읽고 왜 토론하는 것인가. 그리고 독서모임 중에서도 사람들이 ‘독서포럼 나비’를 찾는 이유가 있을까? 첫 번째 이유는 분위기가 활기차고 서로를 존중하는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오면 간식 준비나 테이블, 의자 정리 등을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한다. 흥미로운 건 이곳에 오는 사람들의 호칭은 다 ‘선배님’이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배움을 나눌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서로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부른다. 초·중등생이 참여하는 ‘주니어 나비’의 학생들에게도 예외 없이 선배님이라고 칭한다. 10대에서 시니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과 지역, 직업군의 사람들이 모여들지만 이 모든 편견의 갈래를 넘어서 따뜻하고 기운찬 아침을 함께 맞이한다.
두 번째 이유는 토론장 테이블 위에 책과 함께 올려진 ‘바인더’가 독서뿐만 아니라 자리관리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시간을 알뜰하게 활용하게 해주는 일종의 시스템 다이어리다. 강규형 대표가 젊은 시절부터 자신의 시간관리를 위해 사용해온 방법이 바인더였다고 말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는 바인더가 자신에게 스포츠업체 대표, 수억 원 연봉의 보험설계사 등의 이력을 만들어줬다고 수많은 강의를 통해 설명해왔다. 성공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의 시스템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모임에 녹아 있는 것이다.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니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그렇게 ‘양재나비’는 10년 세월 동안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사람들과 함께 꾸준히 성장하는 독서모임이 됐다.
오전 6시 40분에 만나는 사람들
20년째 사업을 하고 있다는 오용운 씨는 자신의 회사에서 일했던 직원의 소개로 ‘양재나비’를 알게 됐다. 노는 것도 좋지만 진지한 토론이 그리울 때가 있다고. 그때마다 찾는 곳이 양재나비다. 밝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끔이라도 족적을 남기려고 한다. 사실 이날은 책도 읽지 않았는데 꼭 참석해야 할 것 같아서 나왔다고. 역시나 좋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법무사인 박희봉 씨의 경우 혼자 하는 독서에 회의를 느꼈다. 책을 많이 읽어도 기억에 남는 것이 없었다. 게다가 “독서를 그렇게 많이 하시면서 왜 달라지는 것이 없냐”는 아들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그 후 사람들과 함께하는 독서모임을 찾다가 이곳까지 왔다. 책을 읽어야 하니 자연스레 술 약속도 안 하게 됐고 다이어트 효과까지 봤다. 독서 정리를 위해 쓰기 시작한 바인더도 삶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자세 교정 트레이너로 활동 중인 최준섭 씨는 평생 봤던 책보다 ‘양재나비’에서 읽은 책이 훨씬 더 많다고 했다. 책을 통해 얻는 지혜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이곳에서 받아가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자연스레 몸에 배어 삶의 큰 방향을 찾은 느낌이다. 이날 가장 멀리에서 왔다는 강주광 씨가 사는 곳은 경상북도 안동시. 지난 겨울방학을 제외하고 작년 3월부터 1년여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아이와 함께 독서토론을 위해 달려왔다. 시간 맞춰 오려면 새벽 3시 반에는 출발해야 하는 강행군이다. 서울까지 오는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안동 지역에서 독서모임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무엇보다 이곳에서 받아가는 기운이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송병훈 씨는 5학년 아들의 독서토론을 위해 따라왔다가 자신도 참여하게 됐다면서, 예전에는 소극적인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자평했다. 안동에서 온 강주광 씨처럼 먼 곳은 아니지만 꽤 거리가 있는 지역에서 첫차를 타고 혹은 자가용을 이용해 이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다.
‘양재나비’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최근에 책까지 냈다는 남윤희 씨, 잘나가는 유튜버를 꿈꾸는 부동산 중개업자 박병오 씨, 초등학교 선생님, 탈모 전문가, 금융전문가, 편입을 준비하는 청년 등 정말 많은 사람이 아침 독서토론을 통해 자신감은 물론 행복한 에너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혹시 신나고 행복한 사람들의 기를 받고 싶다면? 새벽바람 마시면서 ‘독서포럼 양재나비’에 가보시라!
건강 관련 핫 키워드 중 하나는 탈모다. 탈모 예방·치료 제품 시장규모는 업계에서 4조원대로 추산되고 있고, 탈모 치료제 시장은 1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탈모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철지난 뉴스가 된 지 오래다. 돈이 몰리다 보니 병원뿐만 아니라 한의원, 미용실까지 내가 해결하겠다며 업계에 뛰어들었고, 대기업들도 기능성 샴푸를 들고 나타났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해결해 주겠다고 나서는 이들은 많은데 해결할 방법은 딱히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09~2013년) 탈모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연간 4.8%씩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고령화와 맞물려 당분간 그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환자가 늘고, 돈도 몰리면서 탈모 시장은 일종의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어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로 내 방법이 진짜라며 상대를 헐뜯거나, 치료보다는 제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의의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들이다. 인터넷 홍보나 매체를 통한 간접광고가 늘면서 정보가 차고 넘쳐 되레 정확한 정보를 선별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정확한 의학적 견해를 듣기 위해 대한탈모치료학회 이세원 학술이사(연세리앤피부과 원장)와 대한모발이식학회 황성주 회장(황성주털털한피부과 원장)을 만나 탈모의 원인과 치료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머리카락은 왜 빠질까?
탈모는 크게 남성형 탈모와 여성형 탈모, 원형 탈모로 나뉜다. 이 중 원형탈모는 일종의 자가 면역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혈액 속의 T 임파구가 자신의 털을 자신의 몸의 일부로 인식하지 못하고 공격하여 모발의 탈락을 유발하는 자가 면역 질환의 일종이기 때문에 몸의 이상으로 보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에 반해 남성형 탈모나 여성형 탈모는 유전이나 남성호르몬과 관계가 있다. 즉 몸의 질병이 아니라 ‘타고난 것’이라고 봐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스트레스나 식생활도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이세원 이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남성형 탈모의 주요 원인으로 학계에서는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DHT는 모공을 공격하는 성향이 있는데,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DHT 공격에 대한 민감성을 다르게 갖고 태어납니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탈모 가능성을 안고 태어나는 것과 마찬가지죠. 생활습관과 건강관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탈모가 될 운명이 유전자에서부터 결정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일부에서 말하는 열(熱)이 탈모의 원인이라는 열성탈모 이론이나, 체질을 바꾸면 탈모를 완전히 치료할 수 있다는 식의 설명은 과학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약물치료·모발이식이 대표적 치료방법
그렇다면 탈모 치료 방법은 무엇이 좋을까? 이에 대한 이들의 의견은 단호하다. 궁극적으로 탈모, 특히 남성형 탈모를 치료하는 방법은 탈모치료제와 모발이식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황성주 회장은 “탈모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기입니다. 모낭 속 모근이 모두 죽은 다음에는 늦습니다. 이럴 땐 이식밖에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 됩니다. 때문에 상태를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그 전에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탈모가 시작되면 빠진 자리에 새 머리가 자라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아 있는 머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하셔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탈모치료제는 크게 바르는 미녹시딜과 먹는 프로페시아가 대표적이다. 여성형 탈모에는 프로페시아가 제한적으로 쓰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미녹시딜이 주로 쓰인다. 이에 반해 남성형 탈모에는 프로페시아가 대표적이다. 미녹시딜은 두피에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발모를 유도하는 반면, 프로페시아는 앞선 언급한 DHT의 분비를 억제해 탈모를 막아준다. 남성형 탈모에 프로페시아가 선호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로페시아는 이미 2008년에 특허가 만료돼 시중에 제네릭(복제약)들이 쏟아져 나왔다. 2014년 프로페시아는 324억원어치가 판매됐고 복제약인 JW중외신약 모나드와 한미약품 피나테드가 각각 70억원, 3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미녹시딜 역시 시중에 제네릭들이 유통되고 있다.
관련 상품 늘었지만 소비자 혼란만
탈모 치료제 특히 프로페시아는 많은 카더라에 시달리는 대표적 약물 중 하나다. 일부 관련 업체에선 “고자가 된다”는 근거없는 험담을 하고 있다는 목격담까지 나올 정도다.
이에 대해 이세원 이사는 부작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고 이야기한다.
“프로페시아는 여러 가지 다양한 남성호르몬 중 DHT를 제어하는 약제일 뿐 모든 남성호르몬을 억제하지는 않습니다. 아주 낮은 확률로 성기능 저하 부작용에 대한 보고가 있을 뿐이고, 이 중 상당수는 장기간 복용했을 때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DHT 분비가 억제되면서 다른 남성호르몬이 이를 대체한다는 것이죠. 재미있는 것은 프로페시아를 처방한 환자와 가짜약을 처방한 환자를 대조한 실험을 했을 때 부작용 발생 비율이 2~3%로 비슷하게 나왔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부작용으로 느끼는 환자 중 일부는 플라시보 효과(위약효과)라고 추측됩니다.”
황성주 회장 역시 비슷한 의견이다.
“효과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계속 복용을 해야 하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치료약을 복용한다고 편안하게 마음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탈모치료제 효과는 6개월 정도 지나야 모낭 속에서 머리털이 생성돼 솜털처럼 자라나는 정도이기 때문에 성급하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수술은 절개 여부에 따라 방식, 금액 달라져
일부 환자들은 아예 약물치료를 포기하고 ‘나중에 수술하자’ 마음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조언한다.
이세원 이사는 “완전 탈모된 상태에서 모발이식을 통해 해결하려면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소요될 뿐더러 듬성듬성한 상태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모발이식을 위해서라도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모발이식 수술은 절개식(절편식)과 비절개식으로 나뉜다. 절개식은 머리가 풍성한 뒷머리의 특정 공간을 모내기 모판처럼 절개해 분리한 뒤, 이를 다시 모낭 단위로 잘라 탈모된 부위에 식립하는 방법이다. 이에 반해 비절개식은 도구(펀치)를 이용해 뒷머리의 모발을 모낭 단위로 채취해 이식한다. 어떤 방식이 더 좋은가에 대해 황성주 회장은 “장점과 단점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절개식은 모낭의 생존율이 높고, 많은 모낭을 한꺼번에 채취할 수 있어 많은 모발을 이식할 때 효과적이고, 비절개식은 부분 모발이식이나 흉터제거 등에 효과적입니다. 절개식의 경우 흉터가 남는 단점이 있지만, 뒤통수에 절개선 수준의 작은 흉터가 남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량 이식 시 의료기관에서 무리하게 비절개 방식을 추천한다면 상업적인 목적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시중 병원에서 모발이식 수술비는 3000모(毛) 기준으로 절개식은 300만~500만원, 비절개식은 600만~1000만원선이다. 한국인의 평균 모발 수는 6만에서 8만모 정도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부담 없는 비용은 아니다.
탈모 상식 잘못 알려진 ‘카더라’ 많아
전문의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탈모샴푸와 같은 탈모 용품에 대한 맹신이다.
이세원 이사는 “탈모의 원인이 두피 표면의 상태와는 큰 관계가 없기 때문에 샴푸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잘못된 것입니다. 되레 한방 약제의 장기보관을 위한 첨가물들이 두피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모발의 영양상태에 도움이 될 순 있어도 탈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합니다.”
빗으로 두피를 두드리는 것도 가장 잘 알려진 카더라 중 하나.
황 회장은 “두피를 빗으로 두드리면 두피에 상처를 일으킬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염증을 유발해 탈모를 촉진합니다. 때문에 빗으로 두드리기보다는 손가락 끝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것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또 전문의들은 최근 일부 두피모발관리실에서 탈모에 대한 전문적 치료가 가능한 것처럼 홍보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곳들은 결국 두피용 화장품이나 샴푸 등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며, 오히려 적절한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해 탈모를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6개월간(2015년 6∼11월) 온·오프라인에서 자주 광고된 30개 탈모방지 샴푸를 조사한 결과, 총 7개(23.3%) 제품이 허위·과장 광고로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난 1월 12일 밝혔다.
또한 2012∼2014년 탈모 관련 제품·서비스 이용 경험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탈모관리서비스 경험자 64.0%도 탈모치료나 발모효과 같은 위법적인 내용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느 사회에서나 생활수준이 향상되어 기본적인 의식주의 고민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웰빙(Well-being)과 안전(Safety)의 고민이 새로 시작된다.
음식이나 가구, 가전제품, 운송수단도 그렇지만, 건강을 위해 먹는 약도 마찬가지이다.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여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약의 기본적인 역할 외에 별도의 기대가 우리 사회에 생겨나고 있다.
이렇게 삶의 질(Quality of Life)을 높이기 위해서 개발된 약들을 통칭해서 ‘라이프스타일 드럭(Life Style Drug, 이하 LSD)’이라고 한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약이라는 의미를 적절히 담아낸 명칭이다. 웰빙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약이라는 것인데, 이 LSD에 어떤 약들이 있는가 보면, 식욕을 억제하거나 지방의 흡수를 저해하는 ‘비만치료제’, 남성호르몬의 분비 저하로 인해 동반되 발기부전이나 조루증을 개선해 줄 수 있는 ‘성기능 개선제’, 노령인구가 아니더라도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점점 많은 사람에게서 증상이 나타나는 탈모증을 치료하기 위한 ‘탈모방지제’, 여성뿐만이 아니라 젊은 남성들에게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주름제거제’, 면역력을 높여줄 것에 대한 기대로 복용하게 되는 ‘태반제제’ 등을 꼽을 수 있다.
제약회사 잇속에 성장한 건강식품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면서도 대부분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직접적인 효과를 발휘한다기보다 삶의 만족도를 높여주기 위한 약이므로 철저히 개인 부담으로 구매해야 하는 약이지만, 기본적인 생활 유지를 위한 비용 외에도 추가적인 지출 여력이 있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불러들일 수 있는 구매 유인력 또한 충분하다.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라면 일정 기간마다 약값에 대해서 적정성 여부를 재평가 받고 의료보험 등재 대상에서의 탈락 여부를 심사받아야 하지만, 이들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고 무리하게 높은 가격만 책정하지 않는다면 특별한 견제 없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향후 성장동력으로 제약회사들의 관심이 많고 투자도 많이 되는 영역이다.
따라서 이들이 결국 향후 국내외 제약산업의 성장 모멘텀(Momentum)이 될 것이라고 경제 전문 기관에서 공통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의 한 대형 제약회사가 발기부전 치료제 한 가지를 개발하는 데 200억 원이나 쏟아 부었다는 것은 결국 그만큼 가치를 인정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웰빙의 트렌드는 2002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오랫동안 범람해왔던 건강식품의 과대광고와 불량제조 현상을 타파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시작되었다.
불법적인 영업활동에 속지 말아야
법 통과 이후부터 건강식품은 ‘일반 건강식품’과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나누어졌다. 특정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한 식품은 무조건 일반 건강식품으로 분류되어 포장이나 광고에서 전혀 효능, 효과를 표시할 수 없도록 엄격하게 규정했고, 건강기능성 식품도 두 가지로 분류했다.
알로에, 콜라겐, 키토산, 홍삼, 비타민 등 원료에 대하여 이미 규격이 공포되어 있는 제품은 ‘고시형 건강기능성 식품’이라고 하고, 독창적인 활성물질을 개발하여 동물실험과 인체적용시험(신약을 개발하는 임상시험이 아니며, 특정한 효과가 나타나는지, 부작용이 나타나는지만 확인하는 간이 임상시험이라고 볼 수 있다)을 통과해서 효능을 입증 받은 것은 ‘개별 인정형 건강기능성 식품’이라고 하여 효능을 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단속하고 있음에도 건강식품을 둘러싼 불법 제조와 판매의 위협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떴다방’은 현재 주로 아파트 분양권 전매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이동 중개업자들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고 있지만, 본래의 의미는 사은품을 주겠다고 선전하여 손님을 끌어 모은 뒤, 마지막에 출처가 불분명한 건강식품을 높은 가격으로 강매하는 업자들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특히 이들의 영업수법을 보면, 주택가나 건물 지하실 등에 홍보관을 차려놓고, 각종 공연과 사은품을 제공하며 일정기간 회원들을 모집하는 데 주력한다. 전업주부나 외로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주로 영업하여 환심을 사는 데 주력한 다음, 어느 정도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판단되면 고가의 건강식품을 꺼내어 강매하기 시작한다. 이들에게 건강기능식품법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 중풍을 예방하고 당뇨병 등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이니, 관절염을 치료하는 신발 깔창이니 하면서 전혀 이치에 닿지 않는 제품을 팔거나, 저가의 화장품을 화상과 튼살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품으로 속이는 등 정도가 지나친 광고를 통해 정보에 취약한 노인들에게 많은 피해를 입히고 있다.
떴다방 영업자들은 홍보관 운영, 모집책, 운반책, 안내책, 채권추심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하여 철저히 각자의 실적에 따라 이익을 분배하는 형식을 견지한다. 심지어 억지로 물건을 노인들에게 떠넘긴 후에, 채권추심을 하여 추심대금의 10%를 담당자에게 지급하는 등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일도 많다. 검경에서도 지속적으로 이들을 단속하고 있지만, 생계수단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 사람들을 막는 데는 한계가 많다.
결국 이들의 유혹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방법만이 최선인 것이다. 노인교실이나 경로당 시설에서의 의약품 오·남용 예방 교육 등의 지속적 실시를 통해 불법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있는 힘을 갖도록 계몽해나가는 일이 사회안전망의 구축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로 급속히 다가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노령인구의 생활기반을 흔드는 일에 대해서 사회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웰빙뿐만 아니라 의약품이나 건강식품을 안전하게 먹는 고민을 줄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 최혁재(崔爀在) 약사 경희의료원 약제본부 예제팀장
경희대 약학대학 객원교수, 한국병원약사회 법제이사, 서울시 약사회 병원약사이사,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총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