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이 길어지며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시니어 고객 확보를 위한 서비스 강화에 나서 관심이 집중된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은 최근 시니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고령층의 눈높이에 맞춘 비대면 방식의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오팔 세대’의 등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958년 전후에 출생해 오팔(Old People with Active Life) 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전쟁과 혹독한 불경기가 지난 뒤 태어나 사회적·경제적 성장을 이끈 베이비붐 세대가 주축을 이룬다. 경제력을 갖춘 이들은 은행의 주요 고객으로 꼽힌다.
또한 은행들은 고령층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금융 교육과 편의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오팔 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시니어 세대를 아우르는 고객 확보 전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어르신에게 원활한 금융 상담과 거래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운영하는 등 유형별 맞춤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다란 글자와 쉬운말 음성으로
은행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문은 ‘비대면 서비스’ 강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방식의 금융 상담과 거래가 요구되는 가운데, 방문 거래가 대부분이었던 시니어 고객을 잡기 위해 은행들이 팔을 걷어붙인 것. 스마트 기기 등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을 위한 맞춤 혜택은 이제 은행이 제공하는 필수 서비스가 됐다.
먼저 인터넷뱅킹 이용 시 ‘큰 글씨 뱅킹’ 등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저시력자 고객을 위한 큰 글씨 조회와 이체 서비스를 준비했다. 비대면 채널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이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을 때 스마트폰 화면에 ARS 메뉴가 자동으로 표시되는 음성·화면 동시 서비스를 제공한다. 폰뱅킹 자동응답시스템(ARS)도 어르신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풀어서 느린 속도로 안내한다.
하나은행도 어르신 고객을 위해 큰 글씨와 음성전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또한 저시력자 고객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할 때 화면확대 기능버튼을 누르고 큰 글씨 화면에서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했고, 폰뱅킹 이용 시에도 일반코드표를 1.5배 크기로 제작해 가독성을 높였다. 상품 홍보물의 문자를 음성으로 전환해 어르신들이 금융상품 전반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히 안내하는 서비스도 준비했다.
우리은행 역시 인터넷뱅킹 이용 시 모든 메뉴화면의 글자를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스마트뱅킹 시에는 큰 글씨로 된 메인 서비스를 적용했다. 또한 폰뱅킹 이용 시 안내멘트 후 버튼 입력까지 충분한 시간(10초)을 주고, 이용빈도가 높은 항목의 주요 메뉴와 업무를 화면을 보면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 교육부터 전담 직원까지
스마트폰을 활용한 금융 거래가 어려운 어르신을 위한 안내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신한은행은 시니어 고객의 디지털 금융 소외를 막기 위해 모바일 사용설명서 동영상을 제작하고, 유튜브 채널에 송출 중이다. 이 동영상에서는 다양하고 편리한 모바일뱅킹 금융서비스 활용법을 어르신의 눈높이에 맞춰 안내한다.
우리은행도 모바일 보안프로그램 설치방법, 보안사고 사례 교육과 파밍, 스미싱 등 신종 금융사기 예방 교육 등 어르신을 위한 안전한 스마트폰 활용법을 알려준다. NH농협은행은 농촌·독거 70세 이상 노년층에 고객행복센터 상담사가 매주 2~3회 전화로 안부 인사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대응법을 소개한다.
시니어 고객이 부득이하게 은행을 찾아가야 하는 경우 상담과 방문 예약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마련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어르신 전용 상담전화를 운영한다. 전용번호로 65세 이상 고객이 발신 시 ARS 메뉴선택 없이 바로 상담직원과 연결되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은퇴상담 예약 전용 콜센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방문이 편한 시간대와 영업점을 선택해 은퇴상담을 예약하는 전용 콜센터다.
영업점에는 시니어 고객의 빠른 금융 상담과 거래를 위해 전담 직원을 뒀다. 하나은행은 행복동행 금융 창구 담당자를 배치했다. 전 영업점에서 각 1명을 임명해 어르신에 대한 우선 금융 상담과 서비스를 지원한다. 우리은행도 영업점에 고령자 전담 창구를 마련하고 담당 직원을 지정해 운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 금융 확대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시니어에 대한 권익보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어르신 고객을 위한 친화적인 금융 서비스는 매우 중요한 이슈인 만큼, 은행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시니어 서비스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자금융사기 수법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어 금융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보이스 피싱, 스미싱, 파밍에 이어 메신저 피싱, 메모리해킹, 시피어 피싱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숨이 차다. 그래도 은행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 잘 알고 대처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기동 금융범죄 예방연구센터 소장과 최유재 인테크 연구소 대표 등 전문가들을 만나 금융 사기 유형과 예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가장 쉽고 자주 발생하는 ‘보이스 피싱’
보이스 피싱은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기 수법이다. 전화로 공공기관이나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하며 피해자를 속여 자금이체 등을 유도한다. 신종사례는 이렇다. 회사 근무 중이던 A(56)씨는 최근 한 통의 팩스를 받았다. 시중은행에서 보낸 대출광고 전단이었다. A씨는 마침 대출을 알아보던 차였고 콜센터로 문의전화를 걸었다. A씨는 대출금의 10%를 예치하면 싼 이자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안내에 속아 300만원을 송금했다. 보이스피싱 사기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융기관 등 제도권 기관은 절대로 대출 관련해 핸드폰이나 통장,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100%사기로 보면 된다는 의미. 해킹으로 개인정보를 충분히 획득한 사기범들은 납치협박극을 벌인다. 예컨대 신혼부부의 여행지와 항공기 비행 시간 등을 파악한 후 해당 여행지 공항에서 전화기가 꺼진 틈을 타 부부들의 부모들에게 이들 몸값을 요구하는 전화를 한다는 것이다.
홈페이지를 위조하는 ‘파밍’
파밍은 농장(Farming)과 피싱(Phising)의 합성어다. 이는 악성코드에 감염된 PC에서 은행이나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면 가짜 홈페이지로 들어가게 한 뒤 비밀번호나 계좌번호, 보안카드 번호, 이체비밀번호 등을 물어보는 식이다. 실제 사이트 화면을 복사해서 띄워놓기 때문에 의심조차 하기 힘든 피해자는 보안카드 번호 35개를 모두 입력하라는 수상한 메시지가 떠도 고분고분 따르기 십상이다. 대부분 범인들의 인터넷 뱅킹 접속지가 해외이기 때문에 추적이 어렵고, 금융기관에서도 별다른 보상규정이 없어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공인인증서를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보관하지 말고, USB메모리 같은 보관장치에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친한 척’으로 유혹하는 ‘메신저 피싱’
메신저 피싱은 카카오톡, 카카오 스토리, 페이스북 온라인이나 모바일 메신저의 ID를 도용하거나 해킹한 계정에 무작위로 접속해 행하는 사기 방식이다. 이들은 마치 피해자의 지인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급전을 요구’해 금전을 가로챈다. 따라서 갑자기 메신저 등을 통해 지인으로부터 ‘급전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받았다면 반드시 유선상으로 지인의 진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지인이 인터넷 뱅킹에 오류가 났다고 하거나 전화 받을 상황이 아니라며 재촉한다면 의심의 끈을 절대 놓아선 안 된다.
터치 한 번으로 돈 날리는 ‘스미싱’
스미싱은 스마트폰 등장 이후 가장 많이 발생하는 범죄 방식 중 하나다. 이 방식은 무료쿠폰 청첩장 동창회 등의 문자메시지를 누르면 소액결제용 SMS 인증번호를 탈취해 휴대전화 소액결제 피해를 입히는 방식이다. 링크 하나만 눌렀을 뿐인데 휴대폰 통신요금 결제 계좌에서 돈이 나가게 되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이 방식은 국내 스마트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안드로이드폰에서 발생하고 있어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출처가 불명확한 문자메시지는 삭제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배포하는 스미싱 방지용 앱 폰키퍼(phone keeper)를 설치해 활용하면 좋다.
실시간으로 돈 빼가는 ‘메모리 해킹’
메모리 해킹은 아예 개인정보 탈취와 송금을 ‘원스톱’으로 끝낸다. 피해자가 계좌이체를 할 때 해커가 원격으로 컴퓨터를 조작, 입금계좌와 이체 금액을 무단으로 변경한다. 실시간으로 돈을 빼가기 때문에 최근 금융사들이 전자금융사기 예방책으로 내놓은 OTP(일회성 비밀번호 생성기)도 소용없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해커가 원하는 대로 이체 금액을 바꿀 수 있어 피해 규모도 더 크다. 메모리 해킹수법에 속지 않으려면 일회성 비밀번호(OTP), 보안토큰(비밀정보장치 외부 복사방지) 등을 사용하고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에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 인터넷 뱅킹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종료된 경우와 정상 거래 종료 후 보안승급 팝업창 등이 뜬 경우에는 즉시 금융기관 콜센터로 문의해야 한다.
최근 유출된 1억여건 카드사 고객 정보 가운데 8천여만건이 시중에 흘러나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금융사기 경계령이 떨어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개인정보 불법 유통으로 보이스피싱, 대출 빙자 사기, 파밍 수법 등에 의한 피싱사이트 유도, 스미싱 등이 우려된다며 금융소비자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사 또는 공공기관 직원임을 밝히더라도 정보유출 사고 등을 빙자해 금융거래정보 및 금전을 요구하면 절대로 응하면 안 된다.
보안 강화, 예금보호 등을 가장한 문자, 팝업창도 주의해야 한다.
보안 강화 등을 명목으로 특정사이트 접속 및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하거나 인터넷 및 스마트폰 화면상 보안카드 정보 일체를 요구하는 경우 금융거래정보를 가로채기 위한 피싱사이트가 확실하다.
이에 따라 백신프로그램을 최신으로 업데이트하고 악성코드 감염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이나 애플리케이션은 다운로드하거나 설치하면 안 된다.
보안카드보다 안전성이 높은 보안 매체(OTP)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거래 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개인정보유출로 인한 보안 강화', '예금 보호', '사건 연루' 등 이번 개인정보유출 사고와 관련된 것처럼 속인 문자메시지에 주의해야 한다.
'무료(할인) 쿠폰', '모바일 청첩장', '돌잔치 초대', '금리 비교' 등 기존 스미싱 문자도 계속해서 조심해야 한다. 스마트폰에 '알 수 없는 소스-허용하지 않음' 등 설정으로 악성코드 감염을 미리 막아야 한다. 휴대전화 소액 결제 미이용 시 통신사 콜센터를 통해 차단해야 한다.
피싱 사기 및 대출 사기를 당한 경우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즉시 경찰청(☎112), 금감원(☎1332), 각 금융사 콜센터에 지급 정지를 요청해야 한다. 휴대전화 소액 결제 피해, 휴대전화 내 주요 자료 유출 등 스미싱 피해를 당한 경우에도 경찰청(사이버테러대응센터 ☎182)으로 즉시 신고해야 한다. 새로운 금융사기 수법을 발견하면 금감원(☎1332)에 제보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