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가 높고 바다의 풍미가 가득한 굴은 겨울을 대표하는 식재료다. 바다를 입에 머금은 듯한 향이 일품인 매생이는 굴과 궁합이 좋다. 추운 날씨에 속을 따뜻하게 해줄 굴국밥과 부드러운 식감의 매생이굴전을 함께 즐겨보자.
굴국밥(4인 기준)
재료 다시육수 1L, 무 1/4토막, 콩나물 한 줌, 불린 미역 종이컵 1컵, 홍고추·청양고추·달걀 1개씩, 대파 1/2개, 굴 500g, 부추·소금 약간씩, 국간장·새우젓·멸치액젓·다진 마늘·참기름·통깨 1큰술씩
1 다시육수에 채 썬 무와 국간장을 넣고 끓인다.
2 육수가 끓어오르면 콩나물을 넣고 3분 후 불린 미역, 새우젓, 다진 마늘, 홍고추, 청양고추, 대파를 넣어 조금 더 끓인다.
3 약불로 줄여 달걀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뒤 잘 저어준다. 참기름과 통깨로 마무리.
매생이굴전(4인 기준)
재료 매생이 한 덩어리(1재기), 굴 12개, 다시육수·부침가루 5큰술씩, 식용유 약간
1 체에 매생이를 넣어 흐르는 물에 헹군다. 굴도 흐르는 물에 씻는다.
2 매생이, 다시육수, 부침가루를 넣고 반죽처럼 섞는다.
3 매생이 반죽을 손바닥 위에 펴고 가운데 굴을 넣어 매생이로 가장자리를 감싼다.
4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굴을 넣은 매생이 반죽을 올려 앞뒤로 구워준다. 쑥색이 나오면 완성.
굴국밥과 매생이굴전에 어울리는 반찬
메추리알장조림과 호박볶음
가을에는 단풍만 물드는 게 아니다. 해산물도 물든다. 가을이 제철인 수꽃게로 밥도둑 꽃게무침을 만들어보자. 여기에 담백한 홍합과 시원한 무가 어우러진 솥밥이라면 한 그릇 뚝딱이다. 제철 재료를 이용한 메뉴와 해물무밥에 어울리는 만능 양념장까지 함께 소개한다.
◇꽃게무침(4인 기준)
재료 수꽃게 4마리, 청주 적당량, 쪽파 3쪽, 홍고추·청양고추 1개씩, 고춧가루 2큰술, 다진 마늘·간장·참깨·생강·참기름 1큰술씩, 설탕 1꼬집
1. 꽃게는 흐르는 물에 솔로 문질러 씻고, 게딱지와 몸통을 분리한 뒤 아가미·모래주머니·입 등을 가위로 잘라낸다.
2. 몸통을 4등분해 밀대로 밀어 살만 발라낸 뒤 청주를 살짝 둘러 5분 정도 재운다. 꽃게를 살짝 얼리면 살이 잘 발라진다.
3. 쪽파와 고추를 자르고 준비한 양념을 모두 넣어 섞은 뒤 꽃게 살과 버무린다. 참기름으로 마무리.
◇해물무밥(4인 기준)
재료 쌀 400g, 무 150g, 표고버섯 1개, 홍합 200g, 다시육수 450g, 들기름 1큰술
양념장 쪽파 2쪽, 홍고추·청양고추 1개씩, 다시육수 2큰술, 다진 마늘·고춧가루·간장·참깨·참기름 1큰술씩
1. 쌀을 씻어 15분 정도 불리고, 무와 표고버섯을 채 썬다.
2. 솥에 불린 쌀을 넣고 무, 홍합, 버섯을 올린 뒤 다시육수를 홍합이 살짝 잠길 만큼만 넣는다.
3. 뚜껑을 연 채 센 불로 끓이다가, 거품이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이고 뚜껑을 닫는다. 5분 지나면 약불로 줄여 5분 더 가열한 뒤 불을 끄고 5분 정도 뜸을 들인다. 들기름을 살짝 둘러 마무리.
4. 만능 양념장을 입맛에 맞게 넣어 비벼 먹는다.
요리 및 레시피 제공 이준구 오너셰프
미국 LA 유학 시절 요리를 시작했고, 알래스카에서 일본인 스승을 만나 스시에 눈을 떴다. 귀국 후 한식에 빠져 '연남동 이파리'와 '규자카야 모토'를 성공가도에 올려놓은 뒤 '마곡동 이파리'를 운영 중이다.
주기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등을 이용하는 ‘구독경제’의 몸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뿐 아니라 의식주부터 취미와 여가 등 삶의 전반에 다양한 방식으로 침투하고 있다. 심심할 때 TV 대신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 구독자 수로 인기를 가늠하는 구독 전성시대, 시니어가 알아두면 좋을 이색 서비스를 소개한다.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수면 등이 세계 장수마을 사람들의 건강 비결로 알려져 있다. 사실 ‘밥 먹으면 배부르다’ 식의 당연한 이야기다. 누구든 잘 먹고 잘 자면 면역 기능이 향상돼 질병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이 뻔한 일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삼시세끼는커녕 한 끼 차려 먹는 것도 힘들다. 그런데 매일 색다른 밥상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눈앞에 차려진다면 어떨까. 첨단 로봇이 아닌, 식단 구독 서비스로도 가능한 일이다.
건강 식단 구독 서비스 ‘그리팅’
‘혈당 조절은 장기전이기에 식사에 한계가 있는데, 식단을 구독하니 선택지가 많아져 스트레스가 사라졌습니다.’ 현대백화점 계열사 현대그린푸드의 건강 식단 구독 서비스 ‘그리팅’을 구독한 40대 김건강(가명) 씨가 남긴 후기다. 그가 선택한 메뉴는 저당식단. 당류와 염분을 최소화하고, 저당 식재료를 3종 이상 활용해 만든 당뇨 예방 식단이다.
‘그리팅’은 이처럼 건강관리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원하는 날짜에 식단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종류는 저당식단을 비롯해 한 끼 평균 열량이 450kcal인 칼로리식단, 세계에서 가장 장수 인구가 많은 ‘블루존’(Blue Zone) 국가의 식문화를 반영한 장수마을식단 총 3가지다. 이 중 골라 구독 기간과 끼니 수, 배송 희망일을 택하면 해당 식단을 주 2~3회 받아볼 수 있다. 주문 후 조리되는 상품 특성상 구독 최대 기간은 2주이며, 가격은 한 끼당 8500원이다.
홈페이지 구독 신청 페이지에서 ‘메뉴 미리보기’를 누르면 테마별로 18가지 식단을 살펴볼 수 있다. 해당 날짜를 기준으로 2주간 제공되는 식단이다. 2주 뒤에는 다른 식단이 그 자리를 채운다. 매일 다른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박주연 그리팅사업담당 상무는 “식단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려면 계속 먹을 수 있어야 한다”며 “고객분들이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매월 신 메뉴를 개발한다. 일반 식품 제조업체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사업 모델이지만, 자사는 서울아산병원과 아주대병원에 환자식을 제공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강한 식단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 식단’을 표방하는 만큼 식단 구성 과정도 까다롭다. 먼저 식단의 특성에 따라 영양 목표를 설계하고, 시기별 어울리는 식자재와 조리법을 연구해 레시피를 완성한다. 그다음 맛, 색상 등의 조화를 고려해 궁합에 맞는 메뉴로 한 끼 식사를 구성한다. 이때 단순히 대중적인 레시피를 차용하는 것이 아닌, 생소한 재료를 활용해 전에 없는 메뉴를 말 그대로 ‘개발’한다. 이를테면 저당식단에는 인슐린 작용을 도와주는 여주와 꾸지뽕이, 장수마을식단에는 산초, 팔각 등 이국적인 재료가 들어간다. 정현정 그리팅Lab 케어식단연구원은 “대개 건강식은 싱겁고 맛없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리팅을 통해서는 다양하고 새롭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영양뿐 아니라 맛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구독 전 세 끼 분량의 체험판을 주문할 수 있다. 그리팅 오프라인 매장인 ‘영양사의 반찬가게’를 통해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영양사와 1:1 건강 상담을 통해 맞춤형 반찬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여의도점·무역센터점·목동점·판교점 총 5곳에서 운영 중이다. 박 상무는 “앞으로는 건강 식단뿐 아니라 연화식 등 고령 친화 식품과 관련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시니어가 더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리팅’이 추천하는 장수 식자재
꾸지뽕_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토종 식물로, 뽕나무를 닮아 ‘굳이 뽕나무’라고 불리며 그 이름이 유래됐다. 혈관 건강에 효과적인 루틴이 뽕잎의 약 18배, 녹차의 68배가량 함유돼 있어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비린내를 잡는 데 탁월해 해물찜, 갈치조림 등 생선을 찌고 조릴 때 꾸지뽕잎 가루를 함께 넣으면 더욱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여주_입에 쓸수록 건강에는 달다! 특유의 쓴맛으로 한의학에서는 ‘고과’(苦瓜)라 불리는 여주는 사포닌 계열의 모모르카로사이드 성분이 풍부해 신체 활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쓴맛 때문에 손이 잘 가지 않을 것 같지만, 제육볶음이나 소불고기 등 양념 고기 요리에 넣으면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여주의 쌉싸름한 풍미가 매콤달콤한 고기의 맛을 더욱 살려준다.
당귀_반건조 상태의 당귀는 뜯었을 때 특유의 향을 끈적한 감촉으로 느낄 수 있다. 주로 늦가을부터 봄 새싹이 돋기 전에 캔 뿌리를 건조해 사용한다. 잎이 무성해지면 약의 기운이 잎으로 몰려 뿌리의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관절 통증과 치매 예방에 좋은 데커신 성분이 풍분해 노년기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 닭볶음, 주꾸미볶음 등 매콤한 한식 요리에 잘 어울린다.
엄마의 손맛을 물려받은 딸은 어느덧 엄마가 됐다. 세월이 흘러 그의 딸 또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손맛을 이어간다. 엄마가 딸에게, 딸이 엄마에게 전하는 특별한 레시피. 하숙정, 이종임, 박보경 3대를 거쳐온 요리 명가의 건강 요리법을 소개한다.
나들이 떠나기 좋은 5월, 손주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면 봄소풍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편식하는 아이도 알록달록한 도시락과 주먹밥을 보면 군침이 절로 돌 것이다. 특히 컬리플라워로 만든 주먹밥은 보는 즐거움과 동시에 건강도 챙길 수 있다. 컬리플라워에는 하루 비타민C 권장량의 77%가 들어 있을 뿐 아니라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식으로도 애용된다. 여기에 제철 바지락을 활용한 뜨끈한 수제비와 쫄깃한 오징어꼬치도 곁들이면 금상첨화. 어른 아이 모두의 입맛에 맞춘 메뉴로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차지해보자!
쌈밥도시락
쌈밥 재료 쇠고기 200g, 양파 1/2개, 대파 1/2대, 상추 12장, 밥 200g, 양념쌈장 약간
불고기양념 배즙 2큰술, 간장·다진 마늘·참기름 1/2큰술씩, 다진 파 1큰술, 설탕·깨소금 1작은술씩, 후추 약간
주먹밥 재료 밥 200g, 불고기 100g, 통깨·참기름·김 약간씩
닭봉조림 닭봉 1팩(11개), 식용유·아몬드슬라이스 1큰술씩
조림장 물 1/2컵, 간장 2큰술, 식초·쌀조청·꿀·다진 파 1큰술씩, 다진 마늘 1작은술
1 불고기용 쇠고기에 양파채, 어슷하게 썬 대파를 넣고 불고기양념으로 볶는다.
2 상추에 밥, 불고기, 양념쌈장을 얹는다.
3 밥에 잘게 썬 불고기를 넣고 통깨, 참기름으로 양념해 주먹밥을 만든 다음 김 띠를 두른다.
4 밑간한 닭을 팬에 3~4분 굽고 조림장에 조린 다음 아몬드슬라이스를 뿌린다.
레인보주먹밥
재료 밥 3컵, 달걀 1개, 비타민 40g, 당근·컬리플라워 20g씩, 간 쇠고기 80g, 식용유 약간, 김가루 2큰술
밥양념 소금·통깨·참기름 1작은술씩
나물양념 소금·깨소금·참기름 약간씩
고기양념 간장 2작은술, 설탕·청주·다진 마늘·깨소금·참기름 1작은술씩
1 밥을 지어 따뜻할 때 밥양념을 넣고 밑간한다.
2 달걀을 완숙으로 삶아 흰자는 다지고, 노른자는 체에 내려 가루를 만든다.
3 데친 비타민은 물기를 짠 후 곱게 다져 나물양념으로 밑간한다.
4 다진 당근, 컬리플라워, 쇠고기는 고기양념으로 밑간해 식용유를 넣고 각각 볶는다.
5 밥을 등분해 김가루 등 각 재료에 섞어 주먹밥 틀에 반쯤 채운 다음 고기를 넣고 밥을 채워 주먹밥을 만든다.
바지락수제비
재료 바지락 1봉, 소금 적당량, 물 6컵, 멸치해물팩 2개, 애호박 50g, 감자 80g, 양파 1/4개, 느타리버섯 20g, 실파 2뿌리, 홍고추·풋고추 1/2개씩, 수제비 100g, 다진 마늘·국간장 1큰술씩
양념장 양조간장 2큰술, 조선간장·다진 파 1큰술씩, 고춧가루·다진 마늘·참기름 1작은술씩, 다진 풋고추 1개 분량, 깨소금 2작은술
1 바지락은 소금에 바락바락 비벼 씻은 후 소금물에 담가 해감한다.
2 냄비에 물과 멸치해물팩을 넣고 20분 정도 끓인 후 팩은 건져낸다.
3 호박, 감자, 양파는 납작납작 썰고, 버섯은 찢어놓고, 실파는 5cm 길이로 썰고, 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씨를 털어놓는다.
4 2의 육수에 채소를 넣고 끓인 후 수제비를 넣어 다시 끓인다. 바지락을 넣고 조가비가 벌어지면 마늘, 실파, 고추를 넣고 간을 맞춘 뒤 양념장을 곁들인다.
오징어과일꼬치구이
재료 통오징어 2마리, 옥수수·생파인애플 링 1개씩, 애호박 1/6개, 레몬 1/2개, 방울토마토 4개, 식용유 약간
양념 레몬즙 1/2큰술, 올리브오일 1큰술, 소금 1/2작은술, 후추·파슬리찹 약간씩
허니마요소스 마요네즈 4큰술, 씨겨자 2큰술, 꿀 1큰술, 양조간장 1작은술
1 분량대로 섞어 양념을 만든다.
2 오징어는 배를 가르지 않고 껍질을 벗긴 뒤 2cm 너비 링으로 썰어 양념으로 밑간한다.
3 옥수수, 파인애플, 애호박, 레몬은 한입 크기로 썰고, 방울토마토는 꼭지를 딴다.
4 분량의 재료를 섞어 허니마요소스를 만든다.
5 대나무 꼬치에 재료를 골고루 꿰고 그릴에 기름을 둘러 앞뒤를 뒤집어가며 중불에서 타지 않게 굽는다.
6 오징어과일꼬치구이에 허니마요소스를 곁들여 찍어 먹는다.
요리 및 레시피 제공 이종임(Scook청담 요리학원 원장), 박보경(아이미각연구소 소장) 푸드스타일리스트 박정윤 콘셉터 픽푸 곽영신 장소 Scook청담 요리학원
엄마의 손맛을 물려받은 딸은 어느덧 엄마가 됐다. 세월이 흘러 그의 딸 또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손맛을 이어간다. 엄마가 딸에게, 딸이 엄마에게 전하는 특별한 레시피. 하숙정, 이종임, 박보경 3대를 거쳐온 요리 명가의 건강 요리법을 소개한다.
춘곤증의 계절, 봄이 왔다. 나른한 봄날, 피로를 자주 느끼거나 꾸벅꾸벅 잠이 온다면 제철 밥상 한 끼로 산뜻하게 기분 전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달래와 돌나물을 비롯한 봄나물은 부족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축 처진 입맛을 돋운다. 주꾸미도 우리 몸의 피로해소제 역할을 하는 타우린 성분이 함유돼 있어 춘곤증이 몰려오는 봄철에 먹기 알맞다. 또 두뇌 발달에 효과적인 DHA가 풍부해 기억력 감퇴와 치매 예방에도 좋다. 봄나물과 주꾸미 두 가지 재료만으로 밥부터 찌개, 샐러드, 파스타까지 다양하게 즐겨보자.
감자냉이솥밥과 달래양념장
재료(2인분) 쌀 1컵, 냉이 40g, 백만송이버섯 150g, 감자(소) 2개, 물 1컵
달래양념장 달래 40g, 풋고추·홍고추 1/2개씩, 양파(소) 1/4개, 견과류(호두) 1큰술, 맛간장 1/2컵, 통깨 1큰술, 참기름 1큰술
1 쌀은 불리고, 냉이는 손질해 2cm 길이로 썬다.
2 백만송이버섯은 가닥가닥 떼어놓고, 감자는 깍둑썰기한다.
3 냄비에 분량의 쌀과 감자, 물을 넣고 끓이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냉이와 백만송이버섯을 넣고 밥을 지은 후 불을 끄고 10분 정도 뜸을 들인다.
4 달래는 손질해 1cm 길이로 썰고 풋·홍고추, 양파, 견과류는 다진다.
5 분량의 재료를 섞은 뒤 달래양념장을 만들어 곁들인다.
브라타치즈 돌나물샐러드
재료(2인분) 돌나물 80g, 오색방울토마토 6개, 샤인머스캣 6개, 딸기 3알, 브라타치즈 1개, 슬라이스아몬드 2큰술
유자발사믹드레싱 다진 양파 2큰술, 올리브오일 3큰술, 발사믹식초 2큰술, 유자청 2큰술, 소금 1/2작은술, 후추 약간
1 돌나물은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한다.
2 방울토마토와 샤인머스캣은 반으로 자르고, 딸기는 크기에 따라 등분한다.
3 볼에 분량의 드레싱 재료를 넣고 잘 섞어 유자발사믹드레싱을 만든다.
4 접시에 돌나물과 브라타치즈, 과일을 골고루 담는다.
5 마지막으로 아몬드를 뿌린 후 유자발사믹드레싱을 곁들여 완성한다.
[Tip] 브라타치즈는 샐러드 외에도 프렌치토스트나 크로플(크루아상+와플) 등에 곁들여 먹어도 좋다. 용도에 따라 브라타치즈보다 크기가 작은 브라티나치즈를 사용해도 된다.
주꾸미냉이 간장파스타
재료(1인분) 주꾸미(소) 3마리, 소금 적당량, 링귀네 100g, 면수 1/4컵, 냉이 30g, 파 1/3대, 마늘 3개, 올리브오일 1큰술, 페페론치노 2개, 청주 1/4컵, 맛간장 1큰술, 그라나파다노치즈·후추·허브 약간씩
1 주꾸미는 손질하고 깨끗이 씻어 준비한다.
2 끓는 물에 소금 1큰술과 링귀네를 넣고 8분간 삶아 건진 다음 면수를 준비한다.
3 냉이는 깨끗이 손질해 끓는 물에 소금을 넣어 살짝 데치고, 파는 송송 썰고, 마늘은 편으로 썬다.
4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파·마늘·페페론치노를 넣어 볶은 뒤, 주꾸미와 청주를 넣어 익힌다.
5 4에 면수와 파스타를 넣은 후 맛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6 접시에 파스타를 담고 그라나파다노치즈와 후추를 뿌린 다음 허브를 곁들인다.
주꾸미냉이 된장찌개
재료(3인분) 주꾸미 3마리, 밀가루·소금 적당량씩, 냉이 30g, 두부 100g, 감자 1개, 양파 1/2개, 애호박 1/4개, 생표고버섯 2장, 물 6컵, 해물다시팩 1개, 집된장 3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대파 1/3대, 청양고추 1개, 홍고추 1/2개
1 주꾸미는 내장을 제거하고 밀가루와 소금으로 주물러 씻어놓는다.
2 냉이는 다듬어 씻은 뒤 먹기 좋게 자르고, 두부·버섯·채소도 먹기 좋게 썬다.
3 냄비에 물을 붓고 해물다시팩을 넣어 5분간 담갔다가 한소끔 끓인 후 중불에서 15분 정도 끓인 다음 팩을 건져낸다.
4 3에 된장을 체에 걸러 잘 풀어준 후 감자·표고버섯·양파·애호박을 넣어 5분간 끓이고 뚝배기에 붓는다.
5 4에 다진 마늘·고춧가루·냉이·두부를 넣고 한소끔 끓이다 주꾸미와 어슷하게 썬 대파·청양고추·홍고추를 넣고 다시 끓인다.
요리 및 레시피 제공 이종임 Scook청담 요리학원 원장, 박보경 아이미각연구소 소장 푸드스타일리스트 박정윤 콘셉터 픽푸, 곽영신 장소 Scook청담 요리학원
코로나로 인해 모두 우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좋아하는 멕시코 맥주 코로나가 어쩌다 이렇게 우울한 바이러스로 이름이 붙여졌는지 모를 일이다. 한국에서 수입 맥주 보기 힘들었던 때에도 하이네켄, 버드와이저, 그리고 코로나... 이렇게 수입맥주의 대명사 같던 그런 맥주였는데...
한국 맥주 회사가 만드는 짙은 갈색 맥주병이 아니라 투명한 병에 노란색 빛깔의 맥주.. 지금은 동네 편의점에서도 팔지만 20여 년 전만 해도 호텔 바나 전문 클럽에서나 팔던 수입맥주 코로나. 레몬을 잘라서 병 입구에 멋들어지게 꽂아 주던 그 코로나 맥주, 그 브랜드 이름이 지금은 전 세계의 공포와 원흉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사실 코로나 맥주는 멕시코의 대표적 국가 브랜드다. 라임을 입에 달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멕시코 사람들은 레몬 대신 라임 한 조각을 병 입구에 꽂아 쏙 집어넣고 마신다. 미국에서도 멕시코 원조를 따라 코로나에 라임을 넣어 마시는 것이 일반화됐다.
라임을 병 안으로 쏙 집어넣으면 맥주의 노란 빛깔에 연두색 라임이 보글보글 빠지며 라임의 맛이 더해져 시큼하고 알싸해진다. 미국에 있을 때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는 태평양 바닷가 앞 카페에서 코로나 맥주를 마시곤 했다. 바닷가에서 마시는 코로나 맥주 맛은 언제나 진리이다. 코로나 맥주 한 잔이면 '바로 여기가 파라다이스'라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이 릴렉스 된다. 한마디로 매혹적인 맥주임이 틀림없다. .
코로나 정국으로 인해 한국 사회가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이다. 일을 하기 위해 나가는 것 이외에 영화 관람이나 콘서트, 전시회 등의 문화생활도 참고 있다. 아니 공연이 다 취소돼서 딱히 갈 공연들도 없다.
문화생활만 참고 있는 것이 아니다. 봄꽃을 보러 야외로 바람을 쐬러 가는 것도 뚝 끊었다. 지난해 벚꽃 만개했을 때 부산이나 광양, 여수, 순천, 보성 등 한국 전역을 돌아다니던 그때 사진을 구글 포토앨범에서 불러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어딘가 돌아다니다 괜스레 민폐 끼치면 안 되니 말이다. 지인을 만나 맥주 한 잔, 와인 한 잔을 하는 것도 서로 부담스럽다. 이 시국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리자며 카톡으로 정(?)을 나누고 부대끼는 중이다.
잠깐 참고 집순이(?)로 당분간 살아야지 결심하며 실천하고 있지만 어떨 때는 갑자기 '욱'하고 그분이 올라오신다. 오늘 저녁 같은 경우다. 저녁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하늘은 차츰 땅거미가 내려앉고 사람들은 지하철로 버스로 분주히 오간다.
갑자기 이 황금 같은 금요일에 어딘가 갈 수 있는 형편이 안된다는 사실이 갑자기 온몸으로 체감됐다. 서서히 그 분, '욱'이 올라오셨다. 아무래도 뭔가 스트레스를 풀어줘야 할 것 같다. 집 앞 도미노 피자에서 피자 한 판을 주문하고 편의점에서 4캔에 만원인 수입맥주를 골랐다. 하이네켄, 호가든, 블루문과 스텔라 아르투아 4캔. 평소 즐겨 마시던 코로나에는 손도 가지 않았다. 자, 오늘은 피맥이다.
왁자지껄한 펍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피자 한 판, 깔아놓고 수입 맥주 골라 마시니 그럭저럭 집순이로 살아온 몇 주간의 스트레스가 조금 날아가는 것 같다. 근 한 달을 이런 생활을 하고 있다. 코로나 맥주병을 들고 가볍게 병목을 부딪히며 지인들과 건배를 나눴던 그 시간들이 갑자기 너무 소중하게 느껴진다.
역시 사회적 동물인가? 은근 외톨이가 좋다고... 나에게 집중하겠다고 두문불출하던 내가... 타의에 의해, 사회적 환경에 의해 나가 돌아다니기가 꺼려지는 분위기가 되니 갑자기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정말 청개구리다.
멕시코의 대표 맥주 코로나 이야기를 꺼낸 김에 멕시코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미칠라다(Michelada) 이야기도 좀 해야겠다. 흔히 멕시코의 맥주 칵테일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맥주에 이것저것 섞기보다는 맥주를 따라 마시는 컵 입구에 소금과 라임을 무치고 칠리 파우더까지 묻혀서 차가운 맥주를 부어 마시면 이를 다 미칠라다라고 부른다. 마치 데킬라나 보드카 마실 때 소금과 커피를 컵 입구에 묻혀 마시는 것과 같다.
멕시코 시티로 출장을 간 적이 있는데 그때 바에서 미칠라다를 시켜 마셨다. 칠리 파우더에 소금, 그리고 라임까지 어떨 맛일지 상상은 했지만….OMG!! 맛은 그 이상으로 강렬했다.
'어이쿠, 어떻게 이런 맥주를 마시지?' 멕시코 사람들은 이 맥주를 해장술로 마신단다. 정말 특이하다. 워낙 대중화된 술이라 간편하게 즐기기 위해 미칠라다용 인스턴트 컵까지 상품화됐다. 그 컵을 갖고 다니면서 찬 맥주만 부어 마시면 즉석에서 미칠라다가 된다.
이렇게 미칠라다 컵을 갖고 다니면서 맥주를 부어 마시고 또 마시고... 하루 온종일 맥주를 마시며 산다고 한다. 미칠라다 한 잔을 마셨더니 땀이 흘렀다. 마치 더운 여름날 매운 냉면 먹으면 땀이 흐르는 것처럼 말이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해장을 하기 위해 이 술을 마시나 보다. 멕시코와 우리는 참 비슷한 식성을 가진 나라다.
'사회적 거리 두기' 스트레스로 오늘은 맥주 이야기만으로도 한 꼭지가 완성될 판이다. 정말 갑갑하긴 한 것 같다. 사실 지인들과 편안하고 예쁜 레스토랑을 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술 한 잔 하는 소소한 즐거움으로 이 힘든 세상을 버텨 왔는데 이마저도 허락되지 않는 요즘의 생활에 모두들 집단 우울증에 걸리겠다고 난리들이다.
집단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 방법이 하나 있다. 미국에서 오래 살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비법이다.
집에서 대충 먹는다고 냉장고에 있는 반찬과 밥통의 밥 한 그릇 덜어서 그렇게 막 차려먹지 않는다. 물론 이렇게 먹을 때가 훨씬 더 많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하루, 그 주일을 마감하는 금요일에는 일부러 나만을 위한 요리를 한다. 내가 좋아하는 해물볶음, 연어샐러드, 치즈도 조금 잘라놓는다. 약소하지만 근사한 나만의 만찬이 된다. 그리고 여기에 곁들여지는 와인 한 잔.
내가 좋아하는 영화 한 편 다운받거나 내 지식욕을 충족시켜줄 다큐멘터리 한 편 보면… 금요일 저녁 남부럽지 않은 ‘나와의 데이트’가 어느덧 끝난다. 내 나이 50에 들어서 뒤늦게 알게 된 ‘나와의 데이트’가 의외로 나를 위로한다. 집단 우울증으로 힘든 브라보 멤버들에게 강추!!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이런 의문에 대한, 스스로 미욱하게 풀어낸 해답들을 이야기하고 싶다. 부족한 재주로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틀릴 수도 있다. 여러분의 올곧은 지적도 기대한다.
복어? 오해투성이다. 누구나 복어를 ‘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믿지만 오해가 많다. 복어에 대한 환상(?)도 많다. “죽음과도 바꿀 맛”이라는 표현은 널리 쓰인다. 이 말도 틀렸다. 세상의 어떤 진미도 사람의 생명과 비교할 수 없다. 유독 복어에 대해서만 유난스레 과한 표현을 쓴다.
필자도 복어로 실수를 한 적이 있다. 전복을 복어로 오인했다. 조선시대 문종 때의 이야기였다. 국왕이 서거하면 그날의 왕조실록에, 돌아가신 국왕에 대한 조사(弔詞)를 기록한다. ‘관례상’ 내용 대부분이 찬사다. 효자였고, 선정을 베풀었다는 식이다. 문종도 마찬가지. 1452년 음력 5월 14일, 문종이 39세의 나이로 서거했다. 이날의 조사 중에 복어(?) 이야기가 나온다.
“(아버지) 세종(世宗)께서 일찍이 몸이 편안하지 못하므로 임금이 친히 ‘복어’(鰒魚)를 베어서 올리니 세종이 맛보게 되었으므로 임금이 기뻐하여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였다.”
아뿔싸, 이 글에 나오는 ‘복어’는 전복이다. 복어는 ‘하돈’(河豚)이라고 표기했다. 강에 사는 뚱뚱한 돼지 같은 녀석이다. 당뇨로 고생하는 아버지 세종을 위해 세자 문종이 이른 아침부터 직접 ‘복어’(전복)을 요리하도록 관리해서 올렸다는 내용이다.
당시 복어, 전복, 하돈 등을 혼동했다. 전복을 복어로 알고 글을 썼다. 누군가 지적하기에 자료를 다시 봤더니 복어가 아니라 전복이었다. “실수를 했다”고 다시 글을 썼더니, 희한한 반응이 나왔다. 그중 하나가 “조선시대에도 복어를 먹었어요?”라는 질문이다. 또 “복요리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퍼뜨린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렇지는 않다. 한반도 남부 지역인 김해 등의 패총에서 졸복 등의 뼈가 발견되었다. 한반도의 선조들은, 오래전부터 복어를 먹었다.
소동파의 ‘복어 찬미’는 과하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도 마찬가지. 오히려 지금보다 오래전에 복어를 더 즐겨 먹었다. 소동파(1037~1101년)는 11세기 사람이다. 조선시대 문인, 관리들은 소동파의 글을 죄다 읽었다. 복어를 모를 리 없다. 소동파는 여러 편의 ‘복어 찬미’를 남겼다.
이런 글을 읽고, 복어의 존재를 알고도 조선의 선비들이 복어를 먹지 않았다? 그럴 리 없다.
조선시대 초기의 기록 중, 성종 24년(1493년) 4월, 경상도 관찰사 이계남이 조정에 보고하는 내용이 나온다. 웅천(진해)에 사는 주민 24명이 해산물을 먹고 죽었다는 것. 당시 이계남은 “공약명 등 24명이 굴과 생미역을 먹고 죽었다. 인근 주민들의 해물 채취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보고했는데 조정의 반응이 놀랍다. “사람들이 굴과 생미역을 먹고 죽는 예는 없다. 반드시 복어[河豚, 하돈]를 먹었을 것이다”라고 답한다. 섣불리 복어를 먹으면 죽는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조선시대 후기 실학자 청장관(靑莊館) 이덕무(1741~1793년) 가족은 모두 ‘복어 식용 반대론자’였다.
(전략) 왕고(王考)인 부사공(府使公)의 유훈에, “백운대(白雲臺)에 오르지 말고, 하돈탕(河豚湯)을 먹지 말라” 하였는데, 우리 제부(諸父)들이 그 유훈을 삼가 지켰고 나의 형제들 대에 와서도 역시 지킨다.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中
이덕무의 왕고(할아버지)는 이필훈이다. 유훈이 “위험한 복어 먹지 말라”다. 청장관의 아버지 통덕랑(通德郞) 이성호도 마찬가지.
(전략) 흡연(吸煙)을 가장 싫어하고 하돈(河豚)을 들지 않았다. 항상 하돈 먹는 사람을 경계하기를 ‘어찌 구복(口腹)을 채우기 위하여 생명을 망각하랴’ 하였다. (후략)
―‘청장관전서’ 中
‘구복’(口腹)은 입과 배다. 맛있게 먹거나 배를 채우려고 생명을 망각하는 일은 하지 말라는 뜻이다. 청장관 이덕무는 할아버지, 아버지의 유훈을 잘 지켰다.
복어에 대한 오해들
일본은 오랫동안 복어 채취를 금했다. 중앙 정부 격인 바쿠후(幕府, 막부)는 늘 사고를 일으키는 복어의 채취, 식용 모두를 금지했다. 일본은 우리와 달리 지방분권의 나라다. 중앙 바쿠후의 말을 듣지 않는 ‘항’[藩, 번]도 있다. 복어를 먹지 말라는 바쿠후의 명령을, 시모노세키(지금의 야마구치 현) 등 조슈 번(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춘 큰 번)이 어긴다.
메이지 유신을 통해, 조슈의 정치가들이 일본 중앙 정계로 진출한다. 이들이 복요리를 유행시켰다는 주장도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한반도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다. 복요리를 특별히 좋아한 그가 메이지 유신 이후 전국적으로 퍼트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일본인들이 ‘복어는 시모노세키의 특산’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복어에 대한 환상’의 시작은 소동파다. “죽음과도 바꿀 맛”이라고 표현한 것은 과장된 주장이다.
“물쑥은 땅에 가득하고 갈대 싹은 짤막하니, 지금이 바로 하돈이 올라오려는 때로다. (하략)”
소동파 시 ‘혜숭춘강만경’(惠崇春江晩景)의 내용 중 일부다. 복어를 특별히 좋아했으니 이런 시를 남겼을 것이다. 복어에 대해 소동파만 찬사를 남긴 건 아니다. 송나라 매요신(梅堯臣, 1002~1060년)도 복어를 주제로 한 시를 남겼다. 내용은 소동파의 시와 비슷하다.
“봄 물가에 갈대 싹 나오고, 봄 언덕에 버들개지 난다/하돈이 이때를 만나면, 귀하기가 생선, 새우에 비교하랴? (하략)”
―‘범요주좌중객어식하돈어’ (范饒州坐中客語食河豚魚) 中
매요신의 시가 오히려 복어 맛을 더 강조하고 있다. “복어는 생선, 새우보다 더 귀하다”고 분명히 밝힌다. 매요신은 소동파보다 30년 정도 앞선 시대 사람이다. 이 시대에도 복요리가 유행했음을 알 수 있다.
‘복어, 봄철, 소동파, 죽음과도 바꿀 맛’의 키워드는 황복(黃鰒)이다. 복어에 대한 오해는 대부분 ‘소동파의 황복’에서 시작된다. 소동파와 매요신 모두 ‘갈대 싹이 물가에 올라올 때’를 복어 먹는 계절로 여겼다. 갈대 싹은 민물 강가에서 자란다. 더러 복어를 ‘담수어(淡水魚)’라 말한다. 틀렸다. 우리가 알다시피 복어는 바다에서 사는 물고기다. 민물고기로 여긴 이유는 간단하다. 황복은 이른 봄,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온다. 산란하기 위해서다.
소동파 시대에는, 멀고 깊은 바다로 나가서 어로작업을 할 선박도 없었고, 그물도 성겼다. 무동력선으로 깊은 바다에서 생선을 잡기는 어려웠다. 육지와 가까운 곳에서 쉽게 잡을 수 있는 생선만 건졌다. 이때 만만한 게 바다에서 민물로 거슬러 오는 생선들이다. 복어, 위어(葦魚) 그리고 민물에서 살다가 바다로 돌아가 산란하는 뱀장어 등이다. 이른 봄에 강화도 일대에서 위어[熊魚, 웅어]를 건져서 왕실로 보낸 이유다. 소동파의 복어는 황복이었을 것이다.
황복의 실체도 애매하다. 임진강 등으로 거슬러 오는 산란기 복어는 흰 배 부분이 노랗다. 그래서 황복이다. ‘황복의 전설’은 배나 그물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생긴 것이다. 황복과 오늘날 우리가 즐겨 먹는 복어는 다른 게 아니다. 복어는, 생긴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눈다. 우리는 까치복, 자주복(참복), 졸복, 은복, 밀복 등을 주로 먹는다.
까치복처럼, 1년 내내 즐겨 먹는 종류가 있고, 겨울철에 많이 생산되고 맛이 좋은 것들도 있다. 황복은 어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의 ‘봄철 특산물’이다.
중국은 황복이 멸종되었는지 혹은 널리 먹지 않아서인지 복어에 대한 별다른 이야기가 많지 않다. 일본과 한국은 복어 혹은 황복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보인다. 과연 황복은 가격에 걸맞은 맛을 지니고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동해안에서 널리 먹는 참복, 까치복, 밀복 등은 마리당 가격이 1만~2만 원 선이다. 황복은 수십만 원 혹은 그 이상의 가격을 요구한다. 황복이 수십 배 혹은 백 배 이상의 맛을 지니고 있을까?
황복의 맛, 가격은 ‘전설’이다. 멸종 위기에 처하니 귀하다. 귀하니 가격이 높다. 멸종 위기종, 천연기념물이 반드시 맛있다는 보장은 없다. 더구나 목숨과 바꿀 맛은 없다.
우리의 전통주는 주정에 물과 조미료를 섞어 만든 희석식 소주가 아니라 증류주다. 몸에 부담을 덜 줄 뿐 아니라, 맛과 고상한 운치가 남다르다. 달콤한 감칠맛, 쓴 듯 아닌 듯 쌉싸름한 맛, 묵직하면서도 쾌청한 알싸한 맛….
프랑스 와인의 지역 고유 맛에 영향을 주는 테루아가 있듯 전국 팔도 고유의 특산 농산물로 지역의 맛을 보여주는 우리의 전통주는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술의 빛깔, 맛, 향, 스토리, 그리고 곁들임 음식 등은 외국의 유명 술인 와인, 위스키, 사케 등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아쉬움에서 정부 차원의 전통주 지원 정책에 대한 요구가 이어져 우리 술의 가치를 더욱 높일 다양한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전국의 전통주 제조업체들과 원료 공급 농민, 주류연구 전문학자, 유통업자들이 모여 만든 사단법인 한국전통주진흥협회는 장인들의 혼이 담긴 전통 명주의 역사와 맛,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다. 아울러 보다 과학적이고 정교한 테이스팅을 통한 세련된 맛 표현, 사실적이고 흥미로운 스토리 개발, 전통주에 어울리는 마리아주 개발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설날맞이로 달콤한 맛, 쌉싸름한 맛, 은은한 맛의 대표 주자인 전통 명주 3인방에 대해 알아본다. 이를 통해 한국 전통 명주의 역사를 알고 우리 술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달콤한 맛 ‘감홍로’
제조원 농업회사법인(주)감홍로
유형 일반 증류주(용량 750ml, 375ml)
알코올 함량 40%
원재료 및 함량 쌀(국내산)70%, 조(수입산)30%, 정제수·용안육·계피·진피 ·정향·생강·감초·지초(자초)
Story
감미로운 맛, 황홀한 붉은 빛, 맑은 이슬의 의미를 담은 술. 감미롭고 붉은 빛, 강렬하고 독특한 향이 미각, 시각, 후각을 만족시킨다. 육당 최남선 선생이 ‘조선상식문답’에서 이강주, 죽력고와 함께 조선 3대 증류주로 꼽을 만큼 명성이 높은 술이다. ‘별주부전’에서 자라가 토끼를 감홍로로 유혹하고 ‘춘향전’에서는 춘향이 한양으로 떠나는 몽룡에게 이 술을 내어놓는다.
감홍로는 고려시대 때 평안도 지방에서 만들어진 3대 명주 중 하나다. 6·25 전쟁으로 월남하기 전까지 평양에서 대대로 감홍로를 빚어온 가문의 주조 비법을 후손인 이기숙 명인이 섬세하게 복원했다.
누룩과 쌀로 빚은 술이 발효하면 1차 숙성시킨 후 두 번의 증류 과정을 거친 다음 한약재를 침출한다. 이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까지 숙성시켜 깊은 맛을 낸다. 도수가 높아 오랫동안 저장이 가능하며 묵힐수록 풍미가 좋아진다. 색, 맛, 향이 조화를 이룬 조선시대 최고의 명주. 다른 음료수와도 잘 어울린다. 술에 약한 사람들이 칵테일을 만들어 마셔도 무리가 없는 격조 높은 술이다.
Taste
패션으로 치면 한복 두루마기에 걸친 모피 숄처럼 고급스럽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꽃향기와 계피향이 어우러지면서 내는 풍미가 일품이다. 한 모금 머금으면 혀끝에 살짝 감도는 단맛과 함께 스파이시한 향이 입안에 확 퍼진다. 높은 도수와 강렬한 향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목을 넘어간 후에도 묵직하면서도 달콤한 향이 입안에 계속 머물며 여운을 남긴다. 섬세함과 중후함을 동반한 고급스러움이 가히 한국의 위스키라 불릴 만하다.
Food
맵고 자극적인 음식보다 담백한 안주가 어울린다. 지방이 적은 육포나 대구포도 감홍로의 맛과 향을 잘 살려주는 안주다. 스테이크, 숯불이나 그릴에 구운 돼지고기, 양꼬치구이 등 육류와도 즐길 수 있다. 해산물 샐러드, 신선한 허브로 마리네이드한 연어 등의 해물요리와도 궁합이 맞는다. 초콜릿, 블루치즈, 견과류와 함께 가볍게 마셔도 좋다.
쌉싸름한 맛 ‘진도 홍주·백주’
제조원 대대로 영농조합법인
유형 일반 증류주
용량 750ml, 375ml (진도백주 375ml)
알코올 함량 40%, 38% (진도백주 38%)
원재료 및 함량 쌀(국내산) 99%, 지초(국내산) 1%, 진도백주 쌀(국내산) 100%
Story
“홍매화 떨어진 잔에 봄눈이 녹지 않았나 싶고 술잔에 비친 홍색은 꽃구경할 때 풍경이로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이로 잘 알려진 고산자 김정호 선생이 진도홍주의 맛에 반해 읊은 노래다. 지도 제작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다 각지의 전통주를 접했을 터. 김정호 선생은 흥선대원군에게 완성된 대동여지도를 바칠 때 마치 붉은 눈물이 방울방울 모여 술을 이룬 것 같은 진도홍주를 함께 올렸다고 한다.
진도홍주는 고려시대 때부터 지역 세도가들이나 살림이 넉넉한 민가에서 전통비법으로 빚어온 토속 명주다. 쌀이나 보리에 누룩을 넣어 숙성시킨 뒤 증류한 순곡 증류주. 마지막에 지초(芝草) 침출 과정을 거치면 붉은 빛을 띤다. 지초 뿌리에는 산삼 버금가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예로부터 이 약초를 넣어 빚은 술은 음용뿐 아니라 치료 목적으로도 쓰였다고 한다. 효능도 좋지만 무엇보다 지초 뿌리에서 우러난 붉은색이 황홀하다. 입술을 갖다 대기도 전에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조선시대에는 ‘지초주’라 불렸는데, 임금에게 올리는 최고의 진상품으로 꼽힐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진도는 한양에서 먼 남쪽 끄트머리에서도 뭍에서 떨어진 섬인지라 유배지로도 적지(適地)였다. 자연스레 귀양살이하러 온 선비들의 학문과 풍류가 지역사회에 스며들었다. 문장이나 글씨, 그림, 노래 등 수준 높은 문화에 술이 빠질 리 없었다. 시 한 수 읊으며 한 잔, 붓 한 획 긋고 한 잔, 노래 한 자락에 화답하며 또 한 잔. 이렇듯 유배지에서의 시름을 잊게 했던 술이 진도홍주 아니었을까.
진도백주에 붉은색을 띠게 해주는 지초를 침출하면 홍주가 된다. 백주는 국내산 쌀을 이용해 만든 밑술을 발효시킨 뒤 증류한 전통 소주다.
Taste
예상을 뒤엎는 맛. 부드러우면서 강하고 깨끗하고 단아하고 견고한 느낌이다. 황홀한 비단노을 빛 아래 남성성이 숨어 있는 듯하다. 화끈하면서도 묵직한 맛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단맛이 짧은 대신 향의 여운은 오래간다. 다시 말하면, 양면성을 지닌 개성이 분명한 독주. 스트레이트로 혹은 얼음을 채워 음미해도 좋지만 술에 약한 사람은 맥주나 탄산음료에 섞어 칵테일로 마셔도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풍미가 좋아진다. 서가 한 귀퉁이에 놓아두고 가끔 한 모금씩 마시면 김정호 선생이 말한 “꽃구경할 때의 풍경”이 어른거릴지도 모른다.
진도백주는 알코올 함량이 38%. 꽤 높은 도수이지만 순곡주 특유의 고급스러운 맛이 살아 있어 마치 무엇을 그려도 되는 빈 도화지 같은 느낌이다. 목넘김이 자연스럽고 기분 좋은 끝 맛이 입에 맴돈다. 온더록스로 즐겨도 좋다. 화이트 스피릿(White Sprit)으로 활용하면 칵테일 맛을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Food
육류, 생선과 두루 잘 어울린다. 다만 도수가 높고 향이 강해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음식이 좋다. 어란, 굴튀김, 진도 특산물인 구기자를 이용한 구기자갈비찜, 전복탕 등은 진도홍주에 잘 어울리는 최고의 안주. 큼직하게 썰어 노릇노릇하게 구운 두부스테이크, 쫄깃하고 담백한 문어숙회도 술맛을 돋운다. 기름진 중화요리를 곁들이면 부드럽고 알싸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호두, 아몬드, 대구포 등 가벼운 안주도 무난하다.
진도백주는 생선회나 전류, 산적, 쇠고기구이 등 다양한 한식 메뉴들과 잘 어울리며 육포나 땅콩 등 마른안주와 곁들여도 좋다. 매콤한 겨자 맛이 매력적인 냉채족발이나 샐러드도 궁합이 잘 맞는 안주다.
은은한 향 문배주 명작
제조원 문배주양조원
유형 증류식 소주 용량 750ml, 375ml
알코올 함량 25%, 40%
원재료 및 함량 조(국내산), 수수(국내산), 쌀(국내산), 효모, 정제수
Story
평안도 지방 전통주인 문배주는 고려시대 때부터 임금에게 진상했던 술로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 북한에서는 명맥이 끊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의 문배주 기능 보유자 4대손인 이기춘 명인에 의해 재현돼 1986년에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고 1990년도에 상품화됐다.
문배주에 사용되는 누룩은 밀, 술은 조와 수수를 이용한다. 수수와 조는 계약 재배를 통해 수매하고 있어 철저하게 품질이 관리된다. 순수 곡물로 만들어지는 술에서 문배나무의 과일 향이 은은히 풍긴다 해서 ‘문배주’로 불리기 시작했다.
문배주는 빚어서 바로 마시지 않는다. 증류한 후 봉인해서 서늘한 곳에서 1년간 숙성시켜야 은은한 향과 깨끗한 맛을 자랑하는 명주로 완성된다. 1990년대부터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국빈을 대접하는 외교주로 쓰였다. 2000년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만찬주로 사용되는 등 품격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Taste
25% 부드럽고 편하다. 향긋하고 여리지만 강함도 느껴진다. 곡물로 만든 술인데도 싱그러운 과일 향이 느껴져 기분 좋은 취기가 가시질 않는다.
40% ‘문배주’라는 이름답게 한 입 머금으면 특유의 은은한 향기가 난다. 높은 도수이지만 정갈하고 깨끗하다. 강렬함도 느껴진다. 순곡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소함과 달콤함도 있다. 목을 넘긴 뒤에는 기분 좋은 풍미가 오래도록 남는다.
Food
리코타 치즈와 아몬드 등 견과류를 뿌린 샐러드와 즐기면 좋다.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를 더 풍성하게 느낄 수 있다. 민어 등 흰살생선에 달걀옷을 묻혀 고소하게 지져낸 전이나 지리 같은 깔끔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