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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의 추천 전시, 도서, 영화, 공연
- ◇ exhibition 무민원화전: Moomin Original Artworks 일정 9월 2일~11월 26일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핀란드 화가 토베 얀손(Tove Jansson, 1914~2001)의 손에서 탄생한 ‘무민(Moomin)’의 70여 년 연대기가 펼쳐진다. 무민은 1945년 얀손이 직접 글을 쓰고 삽화를 그린 라는 소설을 시작으로 만화,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전 세계 대중에게 알려졌다. 작가가 직접 그린 원화와 더불어 저작권자(얀손의 조카 소피아 얀손)가 소장한 미공개 작품과 오브제까지 총 35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무민캐릭터스, 핀란드 탐페레무민박물관, 헬싱키시립미술관, 헬싱키연극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던 주요 작품들이 이번 국내 첫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는다. 총 7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며, 무민 라이브러리, 무민 상영관 등 관람객이 직접 작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참여 공간도 함께 마련된다. The Selby House:#즐거운 나의 집 일정 10월 29일까지 장소 대림미술관 세계적인 크리에이터들의 개성 넘치는 라이프스타일을 기록하는 아티스트 토드 셀비(Todd Selby, 1977~)의 작품 400여 점을 총망라한다. 이번 전시는 그의 대표 사진들뿐만 아니라, 일상 소재에 위트를 더한 일러스트레이션, 영상, 그리고 새롭게 창작한 대형 설치 작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입구부터 시작해 전시장 내부, 정원, 카페까지 미술관 전체가 즐거움으로 가득한 ‘셀비의 집(Selby’s House)’으로 꾸며졌다. 유명인들의 사적 공간을 담은 사진 작품이 주를 이룬다. 작가 특유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거실, 침실, 작업실을 재구성한 ‘셀비의 방’과, 그의 유년기 시절 꿈과 기억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셀비의 정글’은 관객이 직접 체험하며 즐길 수 있다. ◇ book 세상과 이별하기 전에 하는 마지막 말들 재닛 웨어 저·인물과 사상사 간호사로서 호스피스 환자를 돌보는 데 헌신해온 저자가 임종 환자를 지켜보며 느낀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삶의 마지막 순간 그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등을 기록했다. 죽음은 삶의 일부이며, 그 순간은 탄생 못지않은 기적임을 말한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서울편 유홍준 저·창비 1993년부터 시작한 답사기가 남도, 제주, 북한, 일본 등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저자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서울의 문화유산과 역사, 인간사 등을 통찰력 있게 바라본다. 종묘와 더불어 창덕궁, 창경궁 구석구석을 살피며 조선시대 건축의 아름다움과 삶의 애환 등을 담았다. ◇ movie 안녕 히어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족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로, 오늘날의 노동 현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작품을 연출한 한영희 감독은 “쌍용자동차의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이에 대한 다양한 화두가 한국 사회에 등장했다. 그러나 노동자의 현실은 나아지지 못한 실정이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영화를 통해 우리가 사는 노동과 해고의 현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작품 의도를 밝혔다. 그는 영화의 영문 제목을 ‘굿바이 마이 히어로(Goodbye My Hero)’라고 지으며 “세상의 영웅(노동자)들이 더는 짓밟히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개봉 9월 7일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한영희 출연 소년 현우, 아빠 정운 치어댄스 일본 최고의 고교 치어 댄스팀 ‘제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팀의 탄생부터 이후 3년간의 도전기를 담았다. 인생에서 가장 고민하고 갈등하면서도 아름다웠던 고교 시절을 그린 성장 스토리로 중장년에게는 추억을, 청춘들에겐 용기를 북돋워준다. 한국에서는 로 잘 알려진 히로세 스즈가 몸치 소녀 ‘히카리’ 역을 맡았다. 또 로 익숙한 아마미 유키가 호랑이 선생님 ‘사오토메’ 분을 연기하며 훈훈한 사제지간의 모습을 담아냈다. 출연 배우들이 완벽한 동작을 연출하기 위해 반년 동안 특훈과 합숙 기간을 거친 것으로 알려지며 영화 속 치어리딩 장면이 기대를 모은다. 개봉 9월 21일 장르 드라마 감독 가와이 하야토 출연 히로세 스즈, 토미타 미우, 아마미 유키 등 ◇ stage 쿵짝 지난해 초연에서 전 회차 매진 기록을 달성했던 뮤지컬 이 1년 만에 재연을 확정지었다. 주요섭 작가의 단편소설 의 옥희를 주인공으로,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메시지와 삶의 의미에 대해 재조명한다. 장소 동숭아트센터 일정 9월 30일까지 연출 우상욱 출연 윤여진, 권태진, 조현식 등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신념을 지키려는 선생님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손잡을 수 있다고 말하는 학생들 사이의 대립을 그렸다.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구성과 빠른 전개, 잘 짜인 논리로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관객을 압도한다. 장소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일정 9월 8일~10월 15일 연출 이재준 출연 우미화, 박정복 등 틱틱붐 배우 이석준, 이건명, 배해선의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이다. 성기윤을 비롯해 의 원년 멤버들이 뭉쳤다. 의 극작가 조나단 라슨의 유작으로 작품을 향한 예술혼을 불태운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소 대학로 TOM 일정 8월 29일~10월 15일 연출 박지혜 출연 이석준, 이건명, 배해선 등 서편제 소리꾼의 길을 찾아나서는 아버지 유봉과 그의 딸 송화, 의붓 남동생 동호의 50년을 넘나드는 소리 인생을 그린다. 판소리 가락과 함께 대중음악 작곡가 윤일상이 제작한 서정적인 록, 발라드 등이 독특한 앙상블을 이룬다.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일정 8월 30일~11월 5일 연출 이지나 출연 이자람, 차지연 등
- 2017-09-0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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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의 추천 전시, 도서, 영화, 공연
- ◇ exhibition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 사진과 명화 이야기 일정 10월 7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창간 125주년을 맞은 잡지 의 아카이브에서 엄선한 이미지들로 패션 사진과 명화의 관계를 재조명한다. 세계 3대 패션 사진작가로 불리는 파울로 로베르시, 피터 린드버그, 어빙 펜 등의 작품들을 통해 고흐, 달리, 클림트 등의 명화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사진의 대상이나 구성, 기술은 피카소의 입체파 회화에서 앤디 워홀의 팝 아트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장르를 아우른다. 특별 섹션으로 마련한 ‘보그 코리아’에서는 전통 수묵화의 절제미와 여백이 드러나는 패션 이미지들을 소개한다. 김영태의 편지들: 문인교신전 일정 7월 12일까지 장소 영인문학관 초개 김영태 시인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그가 생전 문인들과 주고받은 편지들을 모았다. 아울러 시인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이들의 자료까지 대여받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문인들의 편지인 데다가, 두 사람 간 주고받은 편지가 모두 남아 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그 의미와 특별함을 더한다. 특히 마종기 시인과 주고받은 편지는 160통에 달한다. 안수길, 어효선, 김구용, 박재삼 등 작고한 문인들의 편지뿐만 아니라 초개 선생이 직접 그린 이병주, 최인훈, 최인호 등의 캐리커처까지 만날 수 있다. ◇ book 인생의 재발견(바버라 브래들리 해거티 저·스몰빅인사이트) 탐사 전문기자로 30년간 지낸 저자가 중년을 둘러싼 8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직접 파헤친다. 심리학, 생물학, 사회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인터뷰와 상실을 경험한 이들의 사례를 통해 중년 이후 삶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전문가와 함께 준비하는 스마트 라이프 디자인(삼성생명 은퇴연구소·미래의창) 연금, 재테크, 상속 문제에서부터 건강, 여가, 관계, 자기계발에 이르기까지 노후 대비에 관련한 전반적인 정보를 담았다. 중장년은 물론 2030세대에게도 도움이 되는 전문가의 현실적인 조언이 실려 있다. ◇ movie 플립(Flipped) 를 연출한 롭 라이너 감독이 2010년 미국에서 발표했던 영화로, 네티즌의 성원에 힘입어 국내 개봉을 확정지었다. 공식 개봉 전부터 네이버에서 영화 평점 10점 만점의 9.45점을 기록하는 등 호평을 얻었다. 포스터 속 ‘누구나 일생에 한 번 무지개처럼 찬란한 사람을 만난단다’라는 문구는 영화 속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하는 대사로 애틋한 감성이 묻어난다. 개봉 7월 13일 장르 로맨스 감독 롭 라이너 출연 매들린 캐롤, 캘런 맥오리피, 존 마호니 등 프란츠(Frantz) 상실을 경험한 독일 여자와 비밀을 간직한 프랑스 남자 사이의 거짓과 진실, 용서와 사랑이라는 미묘한 감정을 그렸다. 프랑스와 독일이 겪은 전쟁의 아픔을 실질적으로 담아내는 등 리얼리즘에 초점을 둔 작품이다.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표현한 여주인공 폴라 비어는 이 영화로 2016 베니스영화제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흑백과 파스텔 톤으로 담아낸 영상은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개봉 7월 20일 장르 드라마 감독 프랑수아 오종 출연 피에르 니네이, 폴라 비어 등 ◇ stage 김씨네 편의점 캐나다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미스터 김’의 인생 후반전과 가족의 모습을 그렸다. 자신의 인생 이야기가 자식을 통해 이어지길 바라는 부모 세대, 그리고 그런 부모와는 다른 정체성으로 살고자 하는 자녀 세대의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장소 백성희장민호극장 일정 7월 13~23일 연출 오세혁 출연 장용철, 최현미, 이화정 등 나폴레옹 나폴레옹과 그의 연인 조제핀, 노련한 정치가 탈레랑, 세 사람을 주축으로 한 나폴레옹의 웅장한 여정이 펼쳐진다. 객석과 무대에 40문의 대포가 설치될 ‘워털루 전투’, 다비드의 명화 ‘나폴레옹의 대관식’ 등 역사적 사건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장소 샤롯데씨어터 일정 7월 15일~10월 22일 연출 리처드 오조니언 출연 임태경, 한지상 등 캣츠 화려한 무대와 음악으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뮤지컬 의 오리지널 팀이 내한한다. 이번 공연은 더욱 역동적인 군무와 더불어 의상의 색깔이나 패턴, 헤어스타일 등이 업그레이드돼 이전 공연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 일정 7월 11일~9월 10일 출연 맷 안토누치, 애덤 배일리, 로라 에밋 등 1945 동아연극상에 빛나는 작가 배삼식이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1945년 해방 직후, 위안소를 탈출한 명숙과 미즈코의 역경을 통해 요동치는 시대 속 민족의식과 생존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들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장소 명동예술극장 일정 7월 5~30일 연출 류주연 출연 박윤희, 김정은, 성여진 등
- 2017-07-0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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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관답사기]김유정 문학관 “김유정의 동백꽃은 ‘노란색’입니다”
- 요즘 사람들은 ‘김유정’ 하면 아역배우에서 여배우로 잘 자란 김유정을 생각하겠지만 시니어 세대는 단연 소설 과 의 작가 김유정(1908~1937)을 떠올린다. 그 김유정이 아직도 살아 있다면 믿겠는가? 경춘선 김유정역에 내려 유정반점과 유정부동산을 지나 오른편에 김유정우체국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면 김유정문학촌이 나타난다. 여인의 사랑 대신 만인의 사랑을 지금까지도 흠뻑 받고 있는 작가 김유정이 지금 그곳에 살아 있다. 강원도 실레마을에 김유정이 살고 있다 김유정역에 내려 걸어서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김유정문학촌이 있다. 김유정문학촌이 자리하고 있는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은 과거에 ‘실레마을’로 불리던 작은 마을로 김유정이 나고 자란 고향이다.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모습이 마치 떡시루 같다 해서 강원도 말로 ‘떡시루’를 뜻하는 ‘실레’가 마을 이름으로 불렸다. 8만 평 규모의 문학촌 안에는 복원된 김유정의 생가터는 물론 소설 속 배경이 됐던 장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무엇보다 이 동네가 재밌는 것은 모든 것이 김유정으로 통한다는 점. 전국을 통틀어 사람 이름으로 지어진 역은 김유정역이 유일하다. 또한 ‘봄·봄’, ‘이쁜네’ 등 동네 안의 상점, 음식점, 소소하게 이름 붙여진 모든 것이 김유정과 연관됐다. 작고 조용했던 실레마을은 김유정과 그의 소설들이 살아 숨 쉬는 풍요의 공간이 됐다. 작가들을 기리는 대부분의 공간은 ‘문학관’이라고 불리지만 이곳은 ‘문학촌’이라 이름 붙였다. 사실 이곳에 김유정이 남긴 유품은 따로 없다. 휘문고보 시절부터 절친으로 알려진 작가 안회남(1909~?)이 월북하면서 김유정의 유품도 함께 가지고 갔기 때문이다. 살아생전 작가의 물건이 없기 때문에 생가터를 복원하고 체험관을 열어 일종의 김유정 테마공원으로 조성했다. 김유정의 동백은 노란색이다. “그리고 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푹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깃한 그 내음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왼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 김유정의 중에서 지금까지 김유정의 소설 에 나오는 동백꽃이 흔히 아는 빨간색이라고 생각했다면 소설을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다. 동백꽃 하면 익히 남쪽에 피는 꽃만 연상해왔는데 알고 보니 전혀 다른 색과 형태를 가진 동백꽃이었다. 강원도 사람들은 노란 생강나무 꽃을 동백꽃 아니면 산동백으로 불렀다. 김유정이 말하는 동백꽃은 노란색 별꽃같이 생긴 것이 촘촘하게 핀 것이다. 언뜻 보면 산수유처럼 생겼는데 꽃 향을 맡아보면 생강 냄새가 난다. 김유정의 동백나무가 궁금하면 동백꽃이 피는 3월과 4월에 꼭 김유정 문학촌에 가보시라. ‘한창 피어 퍼드러진’ 동백꽃의 은은한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 29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김유정은 살아생전 두 명의 여자를 짝사랑했다. 인간문화재 제5호로 지정된 명창으로 당대 최고의 인기스타였던 박녹주(1904~1979)와 시인 박용철의 누이동생이자 시인인 박봉자(1909~1988)였다. 일곱 살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윈 김유정은 휘문고보를 졸업한 해 어머니를 닮은 박녹주를 만난다. 소위 갓 대학에 들어간 남학생이 당대 최고의 인기스타에게 도를 넘어선 구애를 펼친 것. 2년여에 걸쳐 박녹주에게 사랑을 넘어서 집착에 가까운 행동을 했지만 완강한 박녹주의 거절에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고향인 실레마을로 돌아와 주옥같은 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여자 박봉자가 있다. 1936년 5월호에 ‘그분들의 결혼플랜-어떠한 남편 어떠한 부인을 마지할까’라는 제목으로 김유정과 박봉자가 나란히 글을 올렸다. 일면식도 없던 그녀에게 빠지게 된 것. 30통의 편지를 보냈으나 박봉자는 김유정과 알고 지내던 문화평론가 김환태와 혼인했다. 이후 10개월 후 김유정은 세상을 떠난다. 죽기 전까지 아픈 몸을 이끌고 , , 등을 발표하며 창작에 열을 올렸다. 김유정이야기집에 마련된 오래된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어 귀에 가까이 대면 김유정의 구애를 거절하는 한 여성의 단호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문학계에서는 김유정이 누구와 사랑을 이루었다면 좋은 작품을 쓸 수 없었을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연간 100만 명가량이 방문하는 김유정문학촌은 김유정 문학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행사와 공연을 열어 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은다. 특히 5월의 김유정문학제 ‘봄·봄’이 가장 큰 행사라고. ‘봄·봄’, ‘동백꽃’의 점순이 찾기 대회와 ‘실레마을 닭싸움’ 등이 인기 프로그램. 닭싸움은 실제 닭들이 겨루는 행사였으나 동물학대 논란이 있어 올해부터 사람들이 닭싸움을 하는 놀이로 바뀌었다. 매년 3월부터 10월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김유정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호흡하는 ‘김유정문학촌’이다. 이용 정보 주소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로 1430-14 전화 033) 261-4650 관람시간 동절기 9:30~17:00 /하절기 09: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입장료 개인 2000원 / 단체(20인 이상) 1500원
- 2017-06-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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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에 열리는 문화 장터 ‘서울밤도깨비야시장’
- 한밤중 나타났다가 아침이면 사라지는 도깨비처럼, 비밀스러운 거래가 일어나던 도떼기시장을 이른바 ‘도깨비시장’이라 부르곤 했다. 이처럼 특정한 날과 시간이 되면 열리는 장이 있다. 바로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다. 청계천과 한강공원 등 물가 인근에서 열려 밤공기가 선선한 6월이면 산책 삼아 거닐기 제격이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하 야시장)은 서울시에서 출범해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행사다. 3월부터 10월까지 금·토요일(청계천은 토·일요일) 저녁마다 여의도·반포 한강공원과 청계천,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에서 열린다. 청년 상인들이 운영하는 각양각색 푸드트럭과 핸드메이드 숍, 다채로운 공연 무대 등을 만날 수 있다. ‘월드나이트마켓’이라 부르는 여의도 야시장은 한강의 유람선과 마포대교, 쌍둥이빌딩 등에서 비추는 조명이 별처럼 반짝이는 야경을 자랑한다. 잔잔한 강 물결과 어울리는 버스킹(길거리 연주) 공연과 더불어 아시아·유럽·남미의 전통 공연까지 다양하게 펼쳐진다. 한강공원의 너른 잔디밭에는 텐트와 돗자리를 펴고 야시장을 즐기는 이들로 가득하다. 인근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다니다가 반짝이는 야시장의 불빛을 보고 발걸음하기도 한다. 한여름에는 열대야에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는 방문객이 주를 이룬다. 돗자리만 챙겨간다면 도시락을 싸가지 않고도 여름밤 가족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동대문디자인프라자 ‘청춘런웨이마켓’에서는 신나는 DJ공연과 함께 패션쇼가 열린다. 다른 야시장보다 젊은 층의 비율이 높아 신선하고 활력이 넘치는 분위기다. 패션의 거리인 만큼 신진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와 더불어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 상품과 디자인 소품들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패션 트렌드와 젊은 세대 문화를 느껴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도심의 야경과 분수, 빛과 음악이 흐르는 반포 야시장 ‘낭만달빛마켓’에서는 로맨틱한 재즈, 팝페라, 어쿠스틱 음악 공연이 열린다. 해질 무렵 찾아가면, 붉게 물든 석양 아래 무지갯빛 물줄기가 쏟아지는 낭만적인 광경을 볼 수 있다. 인근 반포대교와 한남대교 등 도심의 야경을 배경으로 이색적인 음식과 시원한 맥주를 곁들이는 이가 많다. 청계천을 따라 펼쳐지는 ‘타임슬립마켓’은 사랑의 자물쇠와 소원의 나무, 도깨비 퍼레이드 등 다양한 이벤트를 운영한다. 평소에는 광통교 일대에서 열리지만, 시즌별로 특정한 날에는 청계광장에서도 야시장을 만날 수 있다(여름 시즌 8월 18~20일). 도심 속 시민들의 쉼터로 자리 잡은 청계천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 색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각 지역 야시장 종합 안내소 겸 상황실에는 의료지원 본부가 마련돼 있어 응급상황 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푸드트럭, 점포 정보 및 공연 안내는 서울밤도깨비야시장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 2017-05-2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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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드 ‘철없는 아빠들’, 꼰대요? 우리 인생 사전에는 없습니다!
- 매주 목요일 저녁. 기타 가방을 메고 드럼 스틱을 든 남자 다섯이 남양주의 한 대형 가구 상점에 출몰한다. 한두 번이 아니다. 이곳에 모여든 기간만 5년째,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같은 목적으로 수도 없이 만나왔다. 이들 중에는 40년이 더 된 사이도 있다. 으슥하고 인적 드문 곳에 자꾸 모여드는 이유는 철들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매주 같은 시간, 조건반사처럼 만나 연주하고 노래한다는 5인조 밴드 ‘철없는 아빠들’이다. 연습이 시작되면 철없는 아빠가 아닌 20대 꽃미남 밴드 시절로 돌아가는 것만 같다. 철없을 때 만난 친구들입니다! 하나, 둘 매장 셔터가 내려지고 어둠이 내려앉은 남양주 가구거리에서 기타 튜닝 소리가 울려 퍼진다. 철들 생각 없는(?) ‘철없는 아빠들’이 모인 곳은 베이스 기타 장시영씨가 운영하는 가구 매장. 이곳에 ‘철없는 아빠들’만의 전용 연습실이 있다. 머리가 하얗고 배가 나오고 손자까지 본 할아버지들이지만 연습실에 들어서는 순간, 나이는 숫자놀이에 불과하다. 드럼 치는 김영석(55)씨를 제외한 네 명은 58년 개띠로 김종민(리드기타), 한동호(보컬·기타), 이인섭(건반), 장시영(베이스)씨다. 초등학교, 고등학교, 군대 친구, 와이프의 대학 후배까지 제대로 얽히고설키다 밴드까지 만든 멤버다. 장시영 원래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던 사이예요. 기타 치고 음악 하는 거 좋아해서 갓 스 무 살 때부터 다들 밴드 경험이 있죠. 다시 음악을 하게 된 건 인생이 너무 지루한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김종민 술 먹고 밴드 불러서 노래를 부르다 보니 저희도 잘할 거 같더라고요. 차라리 우리가 모여서 밴드를 하자! 그때가 아마 서른세 살이나 서른네 살이었을 거예요. 아내들이 돈 안 벌고 맨날 음악만 하니 철없다고. 그래서 팀 이름이 ‘철없는 아빠들’이 된 겁니다. 김종민씨가 다시 기타를 잡게 된 건 장시영씨 때문이었다. 김종민 이 친구(장시영)가 원래 군대 선임이었어요. 제대하고 8년쯤 지났을 때 저에게 게리무어(Gary Moore)의 ‘스틸 갓 더 블루스(Still got the blues)’를 들려줬어요. 그걸 듣고 정말 나자빠진 느낌이었습니다. 없는 형편에 게리 무어가 쓰던 기타를 샀어요. 심취해서 계속 기타를 치고, 그전보다 더 잘하고 싶어졌어요. 그러다 그룹을 만들겠다 했을 때 인섭이가 합류했습니다. 지금은 건반, 관악기, 퍼커션에 코러스까지 담당하는 이인섭씨. 밴드에 들어올 당시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건반을 치더니, 플루트에 코러스까지 넣을 줄 아는 밴드 알짜배기로 성장했다. 이인섭 피아노 전공자처럼 할 수는 없어요. 주로 기타 코드를 보고 연주하고 전주곡 같은 것이 있으면 열심히 배우려고 하는 거죠. 어린 시절 만난 사이이다 보니 각자의 직업도 다양하다. 보컬 담당 한동호씨는 부동산임대업을, 기타 치는 김종민씨는 외국계 자동차 회사 이사다. 베이스 장시영씨는 얘기했다시피 가구업을 하고, 건반 이인섭씨는 성형외과 의사, 드럼 치는 김영석씨도 개인사업체 대표다. 매주 모여 연주 연습을 하다 보니 나이를 어디로 먹는지 다들 잘 모르겠다고 입을 모은다. 장시영 흔히 얘기하는, 고리타분하게 남의 일에 참견하는 꼰대 성향은 없어요. 음악 하는 친구들과 대화하고 항상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고 싶어서 음악을 하는 거거든요. 생활이 힘들다거나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 서로 대화하지 않아요. 이들의 전용 연습실은 방음 시설과 장비 면에서 전문 밴드의 것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장시영 집사람은 제가 여기서 연주하는 걸 좋아해요. 아내는 음악에 둘러싸여 살아왔기 때문에 음악이라면 긍정적이죠. 연습실 만들 때 배려를 많이 해줬습니다. 한동호 그 전에는 돈을 주고 연습실을 빌려서 사용했어요. 그런데 왜 이곳으로 왔냐면 저희가 매번 전문 연습실을 사용했던 것이 아니거든요. 방음이 안 돼 있으면 시끄러우니까 장소 구하기가 어려웠어요. 여기는 방해가 안 되니까 좋죠. 김종민 에피소드가 있어요. 송파의 한 지하 연습실에서 연주를 하는데 교회에서 예배 보던 분들이 찾아와서 시끄럽다며 저희더러 마귀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그곳에 교회가 있는 줄 몰랐어요. 드나드는 길이 달랐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연주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정말 웃겼어요(웃음). 남양주 연습실에 온 이후로는 누구 눈치 볼 일 없이 음악에 몰두할 수 있어서 좋다. 지금까지 철없는 아빠들이 연주했던 음악은 약 150여 곡.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 연주 실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올 가을쯤 장시영씨의 처제가 소속해 있는 밴드와 같이 공연할 계획이라고. 장시영팀은 자작곡도 있고 해서 10월이나 11월 초에 공연할 생각으로 공연장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연주할 수 있을까? 장시영씨는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을 해봤다고 한다. 그때 한 생각은 밴드 중 누군가가 흥을 잃을 때 연주가 멈출 것 같다고. 장시영 우리가 언제까지 이 흥을 유지할까. 우리 중 누군가가 흥을 잃을까 걱정입니다. 어떠한 계기가 됐건 흥을 잃을까봐요. 독려를 많이 해주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은 그 ‘흥’이라는 것이 떨어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지금 그들의 흥이라면 70이 돼도 80이 돼도 끄떡없을 것 같다.
- 2017-05-2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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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 메마른 민초에 한 숨, 시민 호흡에 한 숨 '노작 홍사용 문학관'
- 신도시 건설은 종종 자연과 문화재 훼손의 주범으로 지목되곤 한다. 수만 세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의 등장은 늘 그래왔다. 그러나 지혜가 모아지고 제도가 보완되면서, 우리는 가끔 사랑할 만한 무엇을 남기기도 한다. 동탄 신도시 등장에 발맞춰 건설된 노작 홍사용 문학관이 그렇다. 경기도 화성시 노작로에 위치한 ‘노작 홍사용 문학관’은 동탄 신도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뒤로는 동탄역이 있고 앞으로는 호텔을 포함한 상업시설이 성처럼 둘러싸고 있다. 또 그 주변은 지평선 따위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빼곡하게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다. 이런 곳에 문학관이라니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노작 홍사용 문학관은 2007년 동탄 신도시 개발을 위한 행정구역 개편이 시작되면서 함께 건립이 구상됐다. 2008년 연면적 941.55㎡ 규모로 설계가 완료되고 공사를 거쳐 완공된 것은 2010년의 일이다. 동탄 신도시 개발과 함께 노작 홍사용 문학관의 건립이 고려된 것은 신도시의 허파 역할을 할 반석산에 그의 묘소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 계기가 됐다. 노작 홍사용 문학관은 화성시 미디어센터, 동탄복합문화센터와 반석산 근린공원을 구성하는 주인공이 됐다. 일제강점기에도 지조 지킨 작가로서의 삶 노작 홍사용(露雀 洪思容)은 1900년에 태어나 1947년 사망할 때까지 뜨거운 삶을 산 우리나라의 대표적 근대 시인이다. 학문적으로는 1920년대 초 낭만주의 운동의 대표 시인으로도 꼽힌다. 동심 어린 시각에서 어머니를 바라본 시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그의 작품이다. 이 시는 형식적인 면에서도 근대시의 기틀을 마련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또 ‘봄은 가더이다’와 같은 민요풍의 율조가 바탕이 된 민요시들도 발표했다. 노작은 시인으로만 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창작활동을 했는데, 소설과 수필 등에서도 남다른 재능을 발휘했다. 특히 희곡과 이를 바탕으로 한 연극에도 관심을 보여 연극단체 토월회(土月會)를 이끌며 자신이 쓴 작품의 배우로도 직접 출연했다고 전해진다. 노작 홍사용은 일제강점기에도 지조를 지켜 문인들의 친일행위라 할 수 있는 매문(賣文)을 하지 않은 대표적 작가로 손꼽힌다. 그는 1919년 기미독립운동 당시 학생운동에 가담했다 체포되기도 했고, 8·15 광복을 맞아 근국청년단(槿國靑年團)운동에도 가담했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문화 공간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문학관들은 특정 작가를 기리는, 일종의 ‘박물관’처럼 운영되는 곳이 많다. 생전의 작품이나 유품들을 전시해놓는 것이 전부이다 보니 현재와 과거가 만나는 접점이 빈약하기 쉽다. 이런 면에서 보면 노작 홍사용 문학관은 좋은 점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홍사용 선생의 작품들이 일제 치하의 민초들에게 꿈꾸고 숨 쉴 수 있는 정서적 여유를 가져다 줬다면, 노작 홍사용 문학관은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문학적 체험이 가능한 공간이다. 노작의 생전 활약에 대한 정보나 유작 등에 대한 전시는 물론이고, 약 1만2000권의 문학 서적으로 채워진 도서관과 북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1층에 마련된 88석 규모의 공연장에선 매달 최근 개봉작 영화가 상영되기도 하고, 시민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연극동아리 산유화회의 다채로운 공연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지역주민 위한 다양한 행사와 문예강좌 열려 노작 홍사용 문학관의 자랑 중 하나는 바로 수준 높은 문예강좌에 있다. 극작법에서부터 소설창작, 인형극, 시창작, 문학평론에 이르기까지 문학과 관련한 전반적인 수업이 진행된다. 또 금요일에는 판소리, 남도소리반도 운영 중이어서, 소리를 통한 해학과 이면을 이해할 수 있다. 매년 10월에는 노작의 문학정신을 기념하기 위한 노작문학제가 열리고 노작문학상 시상식이 이뤄진다. 2000년에 시작된 시(詩) 문학상의 초대 수상자는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안도현 시인이다. 문학상은 지난해부터 범위를 넓혀 희곡 부문도 공모를 받고 있다. 지난해 당선된 희곡 대상 작품은 올해 전문 극단의 손에서 완성돼 10월쯤 무대에 오른다. 관람시간 09: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명절, 선거일 (국경일은 개관) 입장료 무료 주소 경기도 화성시 노작로 206 문의전화 031-8015-0880
- 2017-04-0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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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셔니스타’ 정두언 전 국회의원이 말하는 성공의 첫걸음
- 2016년 10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에서 정두언(鄭斗彦·60)이라는 이름 석 자는 빈번하게 오르내렸다. 바로 그가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후보 검증을 진행했던 이였기 때문이다. 많은 뉴스들이 그에게서 지금까지 들을 수 없었던 비밀스러운 한마디를 캐고자 열중했다. 그러나 오늘 이 인터뷰에서는 그 정치 얘기를 잠시 치우고, 그의 비밀들 중 좀 색다른 어젠다를 캐보고자 한다. 이 자리는 오로지 국회 패셔니스타 정두언을 만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옷 잘 입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웠을 정 전 의원이 말하는 패션의 법칙이란 무엇일까? 같은 능력을 지녀도 깔끔하게 개성 있게 차려입은 직원에게 눈길이 더 가는 게 사람이다. 같은 자동차를 팔아도 단정하고 멋지게 차려입은 세일즈맨에게 사고 싶은 게 사람이다. 꼬질꼬질한 약사 가운을 입고 정돈되지 않은 머리를 한 약국 약사에게 손님은 약을 구매하고 싶지 않다. 즉 패션도 능력과 경쟁력이다.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옷을 못 입는 남자는 사회에서 아주 조금 영향을 끼치거나 아예 영향을 끼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의복은 단순히 스타일의 표현을 넘어서 보다 넓은 영역에서 힘을 발휘한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중요한 참고인 역할을 했던 정두언 전 국회의원을 만난 것은 그 복잡한 정치 소용돌이를 다시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순전히 그의 패션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서였다. 진짜 매력 발산으로 당신만의 품격을 입다 올해 60세라는 정두언 전 의원은 그 나이가 느껴지지 않는 동안과 패션으로 다듬어져 있었다. 국회의원 중 최고의 패셔니스타라고 불리는 그다운 인상이었다. 그러나 그를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은 비단 패션뿐만이 아니다. “되돌아보면 오래 살았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삼십 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그냥 이렇게 아무것도 없이 나머지 이삼십 년을 살아선 안되겠다 싶어요. 그래서 그동안 연기를 하려고 많은 곳을 두드려봤죠. 근데 아직 답이 안 오더라고.”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그는 예술적인 끼가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꾸준히 연기에 도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음반까지 냈다. 정규 앨범이 무려 4장에 이르고 베스트 앨범에 팝송을 부른 앨범까지 있다. 모두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나온다. “그런데 뭐 히트곡이 하나도 없으니(웃음). 국회에서 밴드 만들어서 공연도 했어요. 대학 때 같이했던 친구들, 각 분야의 후배들이죠.”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재능기부를 위한 카운슬러에까지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카운슬러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고, 나이 들어야 더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루한 옷은 NO, 리폼하는 패셔니스타 “내가 패셔니스타라고요? 그런 얘기가 되게 웃겨요. 집에 와서 내 옷장을 보면 패셔니스타 옷장에 옷이 왜 이리 없어 할 거야(웃음). 내가 생각할 때는 옷이 많은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맞게 잘 입는 것이 패셔니스타라고 봐요. 자기에게 어울리는 옷 몇 가지만 있으면 되지 유행에 안 맞는 옷 수십 가지 있어봐야 소용없어요.” 그래서일까. 정 전 의원은 옛날 옷들을 수선해서 입고 있다. 즐겨 입는 옷 중 가장 아끼는 옷을 묻자 ‘사람들 반응이 좋은 옷을 아낀다’고 말할 정도로 일종의 실용주의적 관점을 갖고 있었다. 심지어 옷을 한 번 사면 대략 7년 정도 입는다고 한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외국 국회의원들을 의식하며 입었죠. 이탈리아 등 유럽 국회의원들은 멋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패션 감각이 좀 없습니다. 저는 옷을 볼 때 재질을 봅니다. 모양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질이에요. 재질이 좋은 옷을 입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속옷 색도 맞춰 입는 패션 철학 그저 털털할 것만 같았던 그의 패션 철학도 인터뷰를 계속하니 조금씩 까다로운 부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가 입는 패션의 중요한 포인트는 ‘깔맞춤’이다. 바로 색깔을 중시하는 패션을 추구하는 것이다. “옷을 안 어울리게 입었다 싶으면 하루 종일 찜찜하고 불편합니다. 저는 속옷도 맞춰 입어야 해요. 남에게는 안 보이지만, 일단 나 자신이 그게 맘에 걸리니까요. 예를 들면 브라운 계통을 입었는데 파란 속옷을 입으면 스스로 불편해져요.” 그에게 있어 패션은 직업의식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정치인은 연예인과 같아요. 인기를 얻어야 먹고사니까 패션을 신경 써야 합니다.” 그는 대학생일 때도 옷을 평범하게 입지 않는 학생으로 유명했다. 공무원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총리실에 있을 때는 옷을 특이하게 입는 공무원으로 소개된 적도 있었다. 그런 그가 다른 사람의 패션을 평가할 때는 어디에 포인트를 둘까? “뒤태인 것 같아요. 여성이든 남성이든, 뒤태를 보면 그 사람의 감각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외모가 다소 부족한 사람이면 앞모습에서 편견이 생길 수 있지만, 뒤태는 그런 선입견에서 벗어나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으니까요.” 그의 아내는 패션에 민감한 그의 행동을 터치하지 않는다. 서로 존중하는 입장인 것이다. 그가 즐겨 입는 브랜드는 중·상위대 가격인 제일모직. 그는 기성 양복을 입을 때 상의 리폼은 비용이 비싸더라도 손기술이 좋은 전문가한테 맡겨야 한다는 팁을 전했다. 잘못되면 아예 안 입게 되는 게 상의라는 설명이다. 멋을 낸다는 것은 삶의 촉매 “스스로 약간 흥분되지 않나요? 멋을 낸다는 건 삶의 촉매라고나 할까요.” 옷 잘 입는 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정 전 의원은 그렇게 불리는 게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경멸받게 되는 ‘허영’과는 결이 다른 대답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일파티에서 ‘생일 축하합니다’를 즐기면서 부르지 못하는 사람들이에요. 다 어색하게 부르죠. 그런데 그런 조그마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옷 입는 행위도 나를 위한 이벤트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작은 흥분이 될 수 있으니까요.” 앞서 얘기된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는 삶의 특별한 순간에 집착하는 타입이 아니다. 그가 수집한 패션도 그러한 성향을 따르고 있다. 말하자면 보편적이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거의 곤색 양복이나 쥐색 양복을 입죠. 백화점에 가도 거의 그래요. 저도 옷장 안에 양복이 제일 많습니다. 그런 일반적인 양복들이죠. 그렇지만 곤색 양복을 핏하게 입으면 옷매무새가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스타일링 정 전 의원이 패션의 마무리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넥타이다. “전 넥타이가 좀 많은 편입니다. 정작 타이 매는 것은 싫어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타이 하나로 유행을 바꿀 수 있으니까요. 넓은 타이는 요즘은 촌스럽죠. 어떻게 사람 눈썰미가 그렇게 바뀌는지 신기하기도 해요.” 그가 또 하나 중시하는 포인트가 있다. 바로 양말이다. “양말을 잘 챙겨 신는 사람은 틀림없이 멋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말까지는 신경을 잘 안 쓰니까요. 옷, 신발, 양말이 함께 코디가 돼야 한다고 봐요. 그런데 양말이 되게 어렵습니다. 맞추기가 쉽지 않거든요. 요새는 양말 가게들이 많이 생겨서 색도 다양해졌는데 옛날에는 검은색, 회색, 베이지색이 대부분이었죠.” 뒤태, 넥타이, 양말을 중시하는 그의 패션에 대한 관점을 보니 ‘작은 부분,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잘 챙기는’ 성향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어쩌면 그러한 꼼꼼함이 양복을 리폼해서 7년을 입는 그에게 패셔니스타라는 별칭을 만들어주었는지도 모른다. 옷에 대한 그의 세심함은 패션이 상대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음이 분명할 것이다. “멋있게 입고 나가면 ‘이 사람이 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구나’라고 상대가 생각하게 됩니다.” 관심이 곧 예의로 발전해가는 순간이다. 무슨 일이든 재미가 있어야 한다 정 전 의원과 얘기하다 보니 다채로운 취향과 세심한 욕구들이 보인다. 인간 정두언이 정치인이 안 됐다면 어떤 사람이 됐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난 피디가 됐을 것 같아요. 그때는 그런 직업이 있는지도 몰랐으니까. 연예인은 부모님들이 결사반대했고. 난 무슨 일이든 재미가 항상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학문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박사논문도 좀 재밌게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그렇게 딱딱하게 쓰는지 이해가 안 가요. 장정도 새까맣게 만들어서 내고. 좀 컬러풀하게 하면 안 되나?” 마지막으로 그에게 요즘 가장 사고 싶은 옷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역시 허심탄회한 대답이 정두언다웠다. “매장에 걸려 있는 옷이지. 왜 걸어놨겠어요? 파는 사람이 가장 괜찮다고 생각하니까 걸었겠죠.” 패션이 삶의 촉매라는 정 전 의원의 말처럼,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이 상승할 수 있다. 지루한 옷은 벗어던지고 타인에게 호감을 줄 수 있고 스스로의 자존감은 높일 수 있는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당신의 매력을 은은한 향기처럼 풍기게 만들 열쇠일 것이다.
- 2017-03-1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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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공간] 극장 앞, 배우들의 카페 ‘꽃을 바치는 시간’
- 대학로 소극장에 가보면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로비가 없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무대이고 공연이 끝나면 서둘러 현실 속으로 달려 나와야 한다. 공연이 끝나고 대화를 나눌 공간도 허락되지 않는 실정. 그런데 최근 공연의 여운을 조금이나마 오래 남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창경궁 돌담길 옆 카페 ‘꽃을 바치는 시간’이다. 극장 ‘30스튜디오’ 개관과 함께 등장한 이곳은 배우와 관객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배우가 내리는 커피 어떠세요? 작년 10월 28일, 연희단거리패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공연장이자 각종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30스튜디오(이하 30)’를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에 열었다. ‘30’의 짝꿍(?), 카페 ‘꽃을 바치는 시간(이하 꽃바시)’도 같이 관객을 맞이했다. ‘30’ 앞 작고 아담한 공간을 온실처럼 꾸며놓고 간단하게 커피와 차를 내다 파는 곳이 ‘꽃바시’다. 안에는 연극 관련 서적과 대본이 꽂혀 있는 책장이 있고, 무엇인가에 몰두해 앉아 있는 배우들이 늘 눈에 띈다. 커피를 내리고 차를 만드는 이들 또한 배우다. ‘30’을 준비하면서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인 연출가 이윤택은 극장에 카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공연은 공연자와 관객의 만남인데 이들이 만나 얘기할 공간이 없다고 느낀 것. 조금이나마 더 만나고 얘기하고 공연의 깊이를 안고 나갈 장소로 극장 앞 카페만큼 좋은 게 어디 있을까. 더 나아가 조금은 서툴더라도 연희단거리패의 배우와 스태프가 직접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온전히 공연자와 관객들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하고자 했다. 현재 10명 정도의 단원이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으며, 보건증도 받아 순환 운영을 하고 있다. ‘대학로콩집’ 원두를 공수해와 안정적인 맛을 자랑한다. 공연 전 카페를 이용하다 보면 유독 진한 분장을 한 배우가 커피를 내리고 또 차를 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연장에서만 보던 배우를 카페 직원과 손님으로 만나는 느낌도 남다르다. 블랙리스트 작가의 해탈적 발상 ‘꽃을 바치는 시간’은 이윤택이 쓴 희곡으로 이른바 블랙리스트 역풍을 맞은 작품이다. 아르코 문학창작기금(문학창작기금사업 희곡 부문)에서 1위로 선정됐지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우수작품 제작지원에서 탈락했다. 순수예술작품을 공연하는 극장에 주던 지원사업도 통보 없이 흐지부지 사라졌고, 해외공연 항공료 지원도 끊기는 등 쓰디쓴 칼바람을 체감했고 체감 중이다. 문화계의 연륜 있는 공연단체로서 다른 공연 팀과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는데 이마저도 할 수 없는 실정에 놓이게 돼 상실감은 더욱 컸다고. 결국 자구책 마련을 위해 단원들 숙소와 극장을 처분해 살림을 하나로 합친 것이 ‘30스튜디오’였던 셈. 그리고 카페 이름이 ‘꽃을 바치는 시간’이 된 계기다. 연희단의 중역 배우인 오동식씨는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하다가 어차피 ‘30스튜디오’라는 곳이 생기게 된 원인이 희곡 ‘꽃을 바치는 시간’이었기에 카페 이름을 그렇게 정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공연을 준비하는 시간을 관객에게 꽃을 바치는 시간으로 표현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반짝이는 불빛 따라 골목 안으로… 카페는 상시 열려 있다. 지금은 상주하는 단원과 배우들이 오가지만 누구든지 이곳을 이용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두 팀 정도의 손님이 카페를 찾는다고. 시내하고 가깝지만 고궁 옆의 고즈넉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아직은 한적하다. 공연 전후 분위기도 물론 사뭇 다르다. 공연을 기다리면서는 차 한잔, 공연이 끝나고 난 뒤에는 만나고 싶었던 배우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장소다. 공연이 끝나면 배우들도 지인들과 이곳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고 말이다. 로비가 없는 소극장이 많아지면서 공연에 관한 얘기 한 번 안 나눠보고 술집으로 밥집으로 무조건 흘러들어가도 되지 않으니 배우들 또한 반가운 곳이다. 어른들의 놀이터로 꽃바시 어떨까? 계절이 따뜻해지면 꽃바시가 좀 더 바빠질 것 같다. 읽을 책을 좀 더 가져다 놓고 북카페로 활용할 계획이다. 인문학 강좌나 시, 희곡과 관련한 워크숍도 생각하고 있다. 단지 공연만 하는 곳이 아니라 문화와 문학이 만나는 중년, 시니어층의 놀이터로도 모색하고 있다. 이곳에 와서 공부도 하고 좋은 얘기도 나누면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 ‘꽃바시’가 바로 창경궁과 붙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 여름이 되면 2층과 옥상 공간의 끝내주는 전망을 무기로 공개할 생각이다. 특별하게 시끄럽지 않다면 배우들의 팬 미팅이나 ‘작은 연극’ 등을 선보이는 문화공간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벌써 한여름 밤의 꿈을 연상케 하는 옥상의 정취가 기대된다. 카페 이용정보 주소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27길 27-6 전화 02-766-9832 영업 11:00~22:00 월요일 휴무
- 2017-01-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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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브라보 기획] 시니어 세대, 우리의 소망은요~!
- 2017년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이 밝았다. 어수선하고 복잡했던 일들이 올해는 꼭 정리되고 치유됐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그렇다면 우리 시니어 세대의 마음은 어떨까? 새해를 여는 시니어들의 마음도 한번 열어보았다. 취재협조 강남시니어플라자 은막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서임철(서대문구 홍은동·76) 저는 시니어 배우입니다. 서울노인영화제에 제가 출연한 작품이 출품된 적도 있어요. 연극부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데 활동이 좀 더 활기찼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단원이 열일곱 명인데 올해는 좀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각 지역 노인대학이나 단체를 방문해 공연 봉사를 하고 싶어요. 노인 연기자를 위해 정부 차원의 문화 관련 분야 지원이 늘었으면 해요. 제가 노후에 쓸모없는 사람이 될까봐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연기생활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사회에 보탬이 되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인 소망은 영화 주인공을 꼭 한번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디션도 열심히 보고 있어요. 난타 여왕을 꿈꾼다! 윤상민(강남구 개포동·66) 작년 8월부터 난타를 시작했어요. 10월에는 재능기부 공연도 했고요. 아직 미흡하지만 열심히 배워서 전문 공연자만큼 난타를 잘하고 싶어요. 왕성하게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일어 공부도 시작했어요. 완벽하게 잘하고 싶어서 올해는 더 열중해서 공부를 해볼 생각입니다.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길 바랍니다. 2017년 나는 댄싱퀸 문혜경(강남구 청담동·69) 젊을 때는 운동도 많이 했는데 10년 정도 안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한 4~5년 전부터 많이 아팠어요. 혈압, 신장, 부정맥 이런 걸로요. 아프면서 버킷리스트를 한번 써야겠다 생각했죠. 그중에 무용을 좀 배우고 싶었습니다. 우선 라인댄스를 배웠어요. 시작한 지는 1년 정도 됐는데 너무 좋아요. 올해는 차밍댄스도 하고 고전무용에도 도전할 겁니다. 줌바댄스도 할 거예요. 신나는 음악에 다양한 스텝과 세련된 춤 동작이 멋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춤을 추면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시니어 모델 콘테스트 대상에 도전한다! 남궁유선 (강남구 방배동·69) 즐겁고 재밌게 사는 것이 소망 아닐까요? 더 늙기 전에 예쁜 모습을 남기고 싶어서 시니어 워킹을 배우고 있어요. 어렸을 때 못했던 것이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어요. 사는 것에 급급했고 아이들 키우느라 나를 돌볼 시간이 없었어요. 다 끝났으니까 이제 열심히 나를 위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싶어요. 제 꿈은 시니어 모델 콘테스트에 나가는 것입니다. 물론 입상하면 좋겠어요. 올해 도전하려고 합니다. 딸? 결혼하면 안 되겠니? 구신자(관악구 삼성동·70) 제가 허리가 많이 아픈데 치료 꾸준히 받고 더 자연스러워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 딸이 올드미스예요. 마흔셋인데 시집을 안 가요. 시집 좀 갔으면 해요. 그런데 딸은 이대로가 좋다고 하네요. 굳이 등 떠밀고 싶지는 않아요. 혼자 사는 게 행복하다면 말입니다. 제가 강남 시니어 모델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2014년부터 TV, 신문, 잡지에 많이 나왔어요.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데 욕심이라면 일인자는 아니더라도 내 이름 석 자가 알려지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부드러운 글 쓰는 남자 기대해요! 송영섭 (경기도 용인시 영덕동·72) 우선 풍전등화 같은 우리나라가 빨리 안정을 되찾고 바람직한 지도자도 뽑고 평화통일이 되면 좋겠습니다. 평화통일의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외교통일 분야에서 공직생활을 30여 년 했어요. 국제정치나 남북통일에 관한 책도 내고 논문도 많이 썼습니다. 올해는 수필 같은 부드러운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동안 유머와 관련한 책을 두어 번 낸 적은 있어요. 또 제가 한국검도협회 고문으로 있는데, 기 수련에 관련한 책도 출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거 다 떠나서 순수한 삶의 철학이 담긴 수필을 쓰고 싶습니다. 화려한 외출은 이제부터다! 한명희(강남구 역삼동·62) 연극을 시작한 지는 몇 개월 안 됐어요. 그래도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연기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전에는 주부였어요. 그러다가 환갑이 지나 나를 위해 산 적이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울해하고 있을 때 친구가 연극을 권하더군요. 연극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완전 초보자인데 주연이셨던 분이 안 나오시면서 얼떨결에 주인공이 됐습니다. 지금 연기에 푹 빠져 있어요. 바람이 있다면 시인으로 등단을 하는 거예요. 선생님이 비전이 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가족들이 제가 하는 활동을 인정해줬으면 해요. 우선 가족한테 칭찬을 듣고 싶어요. 제2인생에서 다시 청춘인데 제가 집에만 있으면 되겠어요? 어느 날 외출을 하고 보니 화려한 외출이었어요.첫 공연 때 가족을 초대할 겁니다. 장한 나를 보여주고 잘했다는 소리를 꼭 들을 거예요. 발길 닫는 대로 떠나는 해가 됐으면… 이주현(중랑구 중화동·72) 남편 병간호를 14년 동안 하면서 저도 허리 수술을 두 번 했습니다. 운동을 할 수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데 의사 선생님이 소리 지르고 두들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춤이랑 사물놀이를 배우고 있어요. 힐링도 되고 자세 교정에도 도움이 됩니다. 사실 제가 자세가 좀 엉거주춤하거든요. 불량한 자세로 앉아 있다가도 무용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해주신 말씀이 생각나면 자세를 다시 잡아요. 올해는 혼자 여행을 가고 싶어요. 남편을 챙겨야 했고 저도 아팠기 때문에 여행을 많이 못 다녔어요. 국내 여행도 많이 못해봤는데, 더 늦기 전에 제주 올레길을 걸어볼까 합니다. 혹시 여유가 생기면 유럽 여행도 꿈꿔 보려고요. 그러나 꿈으로 끝날 거 같아요. 허리가 아파서 비행기를 오래 못 타거든요.
- 2016-12-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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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 라이프] 사랑나눔을 실천하는 스타들
- 글 배국남 대중문화 평론가(knbae24@hanmail.net) “유흥업소에 안 간다. 2006년 이후로는 한 번도 안 갔다. 왜냐하면, 4만5000원씩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돈이면 쓰레기더미 안에 있는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다. 파리가 눈에 알을 낳아도 쫓을 힘이 없는 아이들이다. 그 아이를 살리면 그 아이가 변해서 사회를 살린다. 내가 번 돈이 이렇게 소중한 일에 쓰인단 걸 목격했기 때문에 큰돈을 그렇게 쓸 수 없게 됐다.” 구호단체 컴패션 홍보대사에서부터 북한 어린이 돕기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부인 신애라와 함께 사랑나눔 실천을 하는 스타 차인표씨의 말이 큰 울림을 준다. 자살률 1위, 노인빈곤율 1위, 사회적 관계 최하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0월 발간한 보고서 이 적시한 한국의 상황이다. 취업난, 양극화 등으로 인해 가족 해체가 급속히 진행되고 부모에게 버려지는 아이들도 급증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사랑나눔이 절실할 때다. 하지만 후원, 기부, 봉사 등 사랑나눔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 스타들이 선행에 적극적으로 나서 많은 사람을 사랑나눔 실천에 참여시키는 아름다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연예인 스타들이 사랑나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1981년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후원회장을 맡아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3년 전부터는 제로캠프라는 청소년들을 위한 비영리 단체의 이사장직을 맡아 문화 예술을 통한 비행 청소년의 교화에 나서는 등 다양한 사랑나눔 실천을 펼치고 있는 최불암씨와 백혈병 어린이, 위안부 할머니, 네팔과 중국 지진 피해자 등에게 거금을 쾌척하는 등 전방위적 선행을 펼치고 있는 송중기씨 등 많은 연예인 스타가 사랑나눔 실천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연예인 스타들의 사랑나눔의 양태가 진화하며 선행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 그동안 불우이웃이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성금 기부나 자선단체의 홍보대사, 방송사의 자선 프로그램 출연 등이 스타 선행의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김혜자·한지민·유재석의 재능기부, 김정은·이영애·문근영·한혜진·박해진의 국내외 빈민지역에 학교, 병원, 도서관, 우물 등 시설 기부, 최불암·정애리·고두심·김제동의 재단을 통한 불우 청소년 지원, 이효리·송혜교·송중기의 위안부 할머니 지원 등 스타들의 사랑나눔의 스펙트럼이 크게 확장됐다. 기부 형태도 불우이웃과 시설에 대한 후원, 청소년과 학교의 장학금 쾌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금기탁 위주에서 벗어나 한지민·송혜교 등 스타들의 책 인세 기부, 이승기·박해진 등 쌀 화환 기부, 최강희의 골수 및 장기기증, 차인표-신애라·정혜영-션 부부의 제3세계 어린이 후원금 지원, 김장훈·하춘화의 행사와 캠프를 통한 기부 등 매우 다양해졌다.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던 연예인의 사랑나눔과 선행은 수십 년 동안 지속해서 전개해나가는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김혜자·최불암·고두심·하춘화·안성기·정애리·차인표·김장훈·최수종·유재석·션·장나라 등은 10~40년에 이르는 장기적 선행을 펼치고 있다. 사랑나눔을 시스템화하거나 조직화하는 스타들도 많다. 공연 등 수입원이 생기는 이벤트 수입의 일부를 계속 기부하는 김장훈을 비롯해 적지 않은 스타들이 자신의 연예활동 수입의 일정 부분을 떼어 소년 소녀 가장이나 독거노인, 장애인들을 지속해서 돕는 것을 체계화했다. 김원희·김정은 등은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을, 최수종·오윤아·김수로 등은 ‘좋은 사회를 위한 100인 이사회’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봉사활동과 기부사업을 펼치고 있다. 국내의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대상으로 주로 이뤄지던 스타들의 사랑나눔은 아프리카, 동남아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안성기·김혜자·정애리·박해진·이영애·송혜교·문근영 등 많은 스타가 세계 각국의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나누고 있다. 이민호·장동건·이승기·장근석처럼 스타와 팬클럽이 함께 자선활동이나 선행활동에 나서는 행태도 이제는 일상적 풍경이 됐다. 스타들은 왜 사랑나눔에 나서는 걸까. “조그마한 도움이 한 아이의 생명을 살리고 삶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도움을 받은 아이가 커서 사회와 이웃에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참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다.”오랫동안 청소년들에게 장학금 기부를 하고 장애인단체 홍보대사 등 다양한 방면에서 사랑나눔을 실천하는 고두심씨의 말이다. 40여 년 동안 불우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온 최불암씨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투자만큼 소중한 일이 없다. 더욱이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면 아이가, 사회가, 국가가 긍정적으로 변한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국내에 있는 고아는 물론 굶주림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의 아이들까지 몸과 마음으로 포근히 감싸 안는 김혜자씨는 2019년까지 후원금을 미리 내고 이렇게 말했다. “광고를 찍거나 돈이 생기면 후원하는 아이들 것을 떼어놓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늘 불안하다. 내가 돈이 없어 안 주면 걔네들은 굶으니까. 나야 돈이 없으면 우리 아들이 밥이라도 먹여주겠지만, 그 아이들은 안 되지 않나. 당연한 일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오랫동안 9억 원에 가까운 돈을 익명으로 기부하고 시골 지역에 청소년을 위한 공부방 등을 지원한 문근영씨는 “제가 기부 등을 하면서 더 행복하고 매우 기쁩니다. 이런저런 상황들, 사연들, 사정들이 있지만 기부할 때 ‘우리 같이 그래도 열심히 살아봐요’라는 그런 메시지 정도는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라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루게릭병 환자 돕기에서부터 어린이 재활병원건립 후원까지 다양한 자선사업과 캠페인을 왕성하게 펼쳐 ‘선행천사’라는 별칭을 얻은 션. 그는 사랑나눔 실천 공개에 대해 “일부 사람들이 (사랑 나눔을) 조용히 할 수 있는데 왜 공개하냐고 말한다. 연예인이기에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일을 알려서 그걸 공유하면 더 빨리 이룰 수 있다.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연탄이 300만 장인데, 혼자서 기부할 수 없는 양이기 때문에 많은 분에게 알리면 300만 장의 기적을 쉽게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 2016-11-29 1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