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김모 씨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편의점 물건 배달을 부업으로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가계 살림이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코로나19로 생겨난 ‘매장 내 취식 금지’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9시 영업 제한’ 등 방역 수칙들로 적지 않은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이 본업을 통한 생계유지가 어려워지자 부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부업을 시작한 ‘투잡족’은 40만 명을 넘었다. 부업의 종류도 다양하다. 음식·택배배달과 대리운전은 투잡족에게 진입 장벽이 낮은 대표적인 부업이다. 최근에는 ‘디지털판 인형 눈 붙이기 부업’으로 불리는 ‘데이터 라벨링(수집·가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육체노동 비중이 큰 부업 특성상 허리와 목, 손, 발 등에 근골격계 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퇴근 후 부업에 나서는 투잡족들이 겪을 수 있는 근골격계 질환과 치료 및 예방법을 광주자생한방병원 염승철 병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매일 수km 걷는 도보 배달원…족저근막염 예방해야
국내 편의점 업계가 지난해 내놓은 도보배달 서비스의 배달원 가입자가 8만 명을 넘었다. 오토바이나 전동킥보드 등 이동수단 없이 일하는 도보 배달원의 경우 하루 평균 수km를 걷다 보면 발에 자연히 무리가 쌓인다. 또한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딱딱한 구두를 신고 오래 걸으면 보행 시 충격이 발바닥에 그대로 전달돼 ‘족저근막염’을 부추길 수 있다. 장시간 보행이나 격렬한 운동 등으로 발바닥 힘줄이 손상돼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에 심한 통증을 유발해 발을 딛는 게 힘들 정도로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도보 배달원들은 밑창이 딱딱한 신발 대신 쿠션감이 좋은 운동화를 신는 것만으로도 족저근막염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무리해서 일한 날에는 스트레칭과 냉찜질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좋다. 효과적인 스트레칭법으로는 발가락 스트레칭을 추천한다.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15초간 당기는 방법으로 하루에 총 3세트를 반복하면 족저근막의 유연성과 탄력을 높일 수 있다.
광주자생한방병원 염승철 병원장은 “한방에서는 침, 약침, 뜸 등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족저근막염을 치료한다”며 “우선 침 치료를 통해 뭉쳐있는 발바닥 주변 근육의 긴장을 완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환부에 주입해 족저근막에 생긴 염증을 제거하고 통증을 완화시키고 뜸 치료를 통해 전신 기혈의 순환을 촉진시켜 손상된 부위의 회복을 빠르게 한다”고 설명했다.
◇장시간 운전하는 ‘대리기사’…허리디스크 조심해야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발표한 대리운전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리운전자는 약 16만5000여명에 달한다. 1인당 1일 평균 운행 횟수는 5.4회로 주로 오후 8시에 시작해 운행을 마치고 밤 12시에서 새벽 1시에 업무가 끝난다. 즉, 장시간 야간운전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대리 운전자의 경우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를 조심해야 한다. 장시간 운전으로 오래 앉아있게 되면 몸의 무게가 허리로 쏠리게 된다. 앉은 자세는 서 있는 자세보다 허리가 받는 하중이 약 1.5배 높아 오래 앉아있을수록 디스크(추간판)에 부담이 쌓일 수 있다.
따라서 운전을 할 때 엉덩이와 등을 등받이에 붙여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출발하기 전 자신의 키에 맞게 의자를 조절해 올바른 자세를 잡고 운전하는 것이 현명하다. 페달은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을 정도로 유지하도록 한다. 특히 밤 시간대는 오전에 비해 디스크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 두께가 얇아지기 때문에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현대판 인형 눈 붙이기 ‘데이터 라벨링’…목 건강 챙겨야
데이터 라벨링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PC와 노트북으로 정보를 단순 입력하는 업무 특성 덕분에 투잡으로 인기가 많다. 한 AI학습 데이터 가공 기업이 자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데이터 라벨러 2611명을 분석한 결과 55.6%가 직장인, 자영업자, 공무원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업무시간 동안 컴퓨터를 보고 있는 사무직 직장인이 데이터 라벨링 부업까지 하게 되면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셈이다. 장시간 모니터를 보고 있다보면 머리를 앞으로 기울이고 목을 구부린 자세를 취하기 쉽다. 이러한 자세가 반복될 경우 경추(목뼈)가 손상될 수 있다. 초기에는 뒷목이 뻐근하고 뻣뻣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목을 뒤로 젖힐 때 어깨와 팔, 손 저림 증세가 동반되기도 한다.
미국 척추외과전문의 케네스 한즈라즈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고개를 앞으로 15도만 기울여도 목에는 12.2kg의 부담이 가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중은 30도에서는 18.1kg, 60도에서는 27.2kg까지 늘어나 목 근육에 과도한 부하가 일어나고 경추 사이의 디스크이 손상돼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를 야기한다.
염승철 병원장은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가슴과 등을 펴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는 자세로 일하는 것이 좋다. 모니터 받침대를 사용해 모니터를 눈높이보다 위로 높이 두는 것이 목디스크 예방에 좋은 방법”이라며 “코로나19로 부업을 시작한 이들이 돈과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도록 올바른 업무 습관에 관심을 갖자”고 조언했다.
지난해는 ‘부동산의 해’라고 할 만큼 부동산 이슈가 사회를 뒤덮었다. 영끌, 패닉바잉 등 부동산 관련한 온갖 신조어와 이슈로 시끌벅적했다. 그렇다면 2021년 신축년, 부동산 시장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다음의 키워드를 통해 2021 부동산 트렌드를 살펴보자.
참고 부동산 114, KB 리브온
[1] 직주일치
직주근접에서 직주일치로 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경우 직장과 가까운 주거지를 선호했으나, 이제는 아니다. 비대면 조치의 확산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출퇴근 시간만큼 여가생활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직장과 주거가 일치하는 ‘직주일치’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한 심포지엄에서 “10년이나 앞당겨진 재택근무 시행으로 인해 이제는 생산활동과 더불어 문화·레저활동이 함께 가능한 직주일치의 개념이 새롭게 뜰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2] 올인룸과 중대형 아파트
부동산 개발회사 ‘피데스’는 2020-2021 미래 주거 7대 트렌드 중 하나로서 올인룸(All in Room) 시대를 예견했다. 실제로 휴식 공간 외 별도의 업무 공간, 운동 등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정원이나 발코니 등과 같이 다양한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이는 면적이 큰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로 이어졌다. 부동산 통계분석솔루션 ‘부동산114 REPS’에 따르면, 서울에서 전용 85m² 초과인 중대형 아파트의 2020년 평균 청약 경쟁률은 269.9대 1을 기록했다. 2021년에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3] 세컨드 하우스
2020년 이전의 세컨드 하우스는 자산가의 부의 과시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자산가에게 필수적인 멀티 하우스 중 하나다. 개인화된 여가가 늘어나는 추세도 한몫했다. 실제로 숙박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상대적으로 타인과의 접촉 가능성이 낮은 펜션의 이용 건수는 2019년 대비 105%, 독채형 펜션은 93% 증가했다 부산 해운대의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는 실간 간섭을 최소화한 최고급 시설과 각종 컨시어지 서비스, 인피니티 풀을 제공하는 주거시설로, 최근 자산가의 세컨드 하우스로 주목받고 있다.
[4] 거점 오피스
오피스의 위치도 변한다. 한 취업포털의 설문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직장인 10명 중 6명은 재택근무를 했고, 대체로 만족하고 있는 비율도 67.7%로 높았다. 하지만 팀원 간의 소통이나 돌발적인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는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최근 ‘거점 오피스’를 두는 회사도 생겼다. 거점 오피스는 각 지역에 소규모 거점을 두고 일부 인원을 그곳으로 출근시키는 형태의 사무실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부터 서울 서대문, 종로, 경기 판교와 분당에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5] 물류창고
전자상거래 시장이 대폭 성장하고 있다. 집콕생활로 인해 온라인 쇼핑에 의한 전자상거래 주문량이 급증했고, 택배 시장의 물동량도 덩달아 늘었다. 이런 사회적 현상에 따라 주목받고 있는 부동산이 바로 ‘물류창고’다. KB경영연구소가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21년 상가 부동산 투자 여건 전망에서 물류 시설이 1위를 차지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언택트 시대의 도래로 소매 유통업의 산업 구조가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됐다. 택배 물량 증가로 인해 집하 시설이 굉장히 많이 필요해졌고, 실제로 물류창고 매매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물류 시설은 앞으로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성인 7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당뇨병은 국내 5대 사망 원인 중 하나다. 특히 당뇨는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겨울에는 신체의 혈액순환이 둔해져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소변에 당이 섞여 나온다는 의미에서 당뇨병으로 불린다. 당뇨병은 인슐린(insulin)의 분비량이 줄거나 인슐린이 정상적인 기능을 못해 혈액 속의 포도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이다.
포도당은 우리 몸이 활동할 수 있게 하는 에너지원을 만들고, 인슐린은 이 과정을 돕는 호르몬이다. 만약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작용을 잘 못하게 되면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설되고, 이 때문에 많은 양의 소변을 보게 된다. 이로 인해 몸 안에 수분이 모자라 갈증이 심해지고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이 에너지로 이용되기 어려워 피로감을 쉽게 느끼고 공복감을 자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먹어도 몸 안의 세포에서는 포도당을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체중은 오히려 줄고 점점 쇠약감을 느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률은 13.8%로 약 494만 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를 포함하면 유병률은 26.9%까지 증가한다. 인구로 환산하면 1000만 명에 가까운 인구가 당뇨병의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모은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그 자체보다도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이 위험하기 때문이다”며 “족부괴사, 망막병증, 당뇨병성 신증, 뇌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 등 당뇨 합병증은 전신에 나타날 수 있고 한 번 발생하면 돌이키기 힘들고 심지어 죽음까지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방·치료, 식이요법+운동 중요… 겨울철엔 외부 노출 줄여야
당뇨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요인과 비만, 연령, 식생활, 운동부족, 호르몬 분비, 스트레스, 약물 복용 등의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가 모두 당뇨병이면 자녀가 걸릴 확률은 30% 정도, 한 사람만 당뇨병이면 15% 정도다. 65세 이상 인구에서 당뇨병 환자 비율이 2배 정도 높아진다.
당뇨병은 기본적으로 혈당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8시간 이상 공복혈당 126㎎/㎗ 이상, 75g 경구당부하검사 후 2시간 혈당 200㎎/㎗ 이상, 당화혈색소(HbA1c) 6.5% 이상 또는 당뇨병의 전형적인 증상(다음, 다뇨, 다식,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이 있고 마지막 음식 섭취와 무관하게 측정한 혈당이 200㎎/㎗인 경우 진단한다.
당뇨는 췌장에 문제가 생겨 인슐린이 분비되지 못하는 ‘제1형 당뇨병’,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인슐린이 제기능을 못하는 ‘제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인슐린 주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주로 소아 환자가 많다. 제2형 당뇨병은 국내 당뇨병 환자의 약 97%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식습관, 운동, 비만 등 생활습관과 관련이 많다. 고열량 음식을 피하고 지방 감소와 근육 강화를 위해 꾸준한 운동을 해야 한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거나 제1형 당뇨병처럼 인슐린 주사제로 치료한다.
모은영 교수는 “당뇨는 완치가 어렵고 합병증 발병 위험이 높은 질병이지만 사전에 예방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인처럼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 했다.
체중 1㎏ 증가 시 당뇨병 위험 9% 늘어… 아침 식사 챙겨야
당뇨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식이요법은 물론 운동에도 신경 써야 한다. 운동을 하게 되면 말초 조직의 인슐린 사용이 높아져 인슐린 활동을 돕고, 이는 세포가 인슐린에 더욱 잘 반응하도록 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새벽보다는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낮에 운동해 갑자기 추운 날씨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되도록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체조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의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은 비만이 많다. 체중이 1㎏ 증가하면 당뇨병이 생길 위험이 약 9% 증가한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것은 당뇨병에 좋지 않다.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반찬은 영양 균형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3~4가지를 곁들여 먹도록 한다.
설탕이나 꿀 같은 단순당의 섭취에 주의하고 식이 섬유소를 적절히 섭취한다. 트랜스지방의 섭취를 최소한으로 하고, 포화 지방산(고기류, 버터, 치즈 등) 대신 불포화 지방산(식물성 기름, 연어 등 생선, 견과류)을 먹도록 한다. 나트륨 섭취는 1일 2g(소금 5g) 이내로 줄인다. 음주는 금하는 것이 좋다. 음주 시에는 저혈당에 주의한다.
모은영 교수는 “당뇨병은 완치의 개념이 아닌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며 “당뇨는 평생 지고 가야 하는 질병이라는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극복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영국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 속 작은 빛이 보이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이지만, 백신이 국내에 원활하게 수급되는 시기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백신 접종 전까지 건강한 몸을 유지하려면 개개인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뜻이다.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 습관을 소개한다.
도움말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
면역력은 이물질이나 세균, 바이러스와 같은 각종 병원균에 대응하는 힘을 의미한다. 이 힘을 길러주는 면역 시스템은 몸의 특정 세포가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계를 담당하는 체내 기관과 세포들이 전반적으로 양호할 때 유지된다. 평소 면역력이 강하다면 병원균에 노출되더라도 영향을 크게 받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는 눈 염증, 구내염, 감기, 설사, 배탈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이 약해지는 중장년층은 대상포진을 비롯해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쉬워, 꾸준히 관리를 해야 한다. 언제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투할지 모르는 코로나 시대를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수면이 보약
면역력과 직결되는 몸의 특성 중 하나는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s)이다. 일주기 리듬이란 24시간 주기로 변화하는 생명체의 생리학적 흐름으로, 쉽게 말해 인간의 생체시계를 의미한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밤이 되면 잠드는 것은 이 원리에 의해서다. 이 리듬이 깨지면 면역 세포가 세균을 죽이는 활동량이 떨어져 몸이 약해진다.
일주기 리듬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수면 습관을 규칙적으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수면 시간이 7시간이라면 이를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단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으로 지나치게 부족하거나 9시간 이상인 경우는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수면을 비롯해 식사, 운동 등 생활 전반에서 규칙적인 습관을 만들어나간다면 면역력이 강해짐은 물론이고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
움직여야 근육이 산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양이 줄어드는 것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노쇠’(frailty)의 대표 증상이다. 노쇠는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약해져 신체 활동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인간은 40세 이후 해마다 1%씩 근육이 감소해 80세가 되면 젊은 시절 근육 양의 절반 수준이 되는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면 만성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합병증이 찾아와도 이겨내는 능력이 떨어진다.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몸을 움직이며 신체 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일주일에 150분 이상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7:3의 비율로 병행하는 것이 좋다. 숨이 찰 만한 속도로 빠르게 걷고, 밴드나 의자 등을 활용해 낮은 강도의 근력 운동을 하는 식이다. 매일 30분씩 나눠서 해도 좋다. 무엇이든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백질과 비타민D 섭취
단백질은 우리 몸의 근육을 만들어내는 원료이자 면역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영양소다. 그러나 국민건강영양조사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 노인은 4명 중 1명, 여성 노인은 절반 가까이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튼튼한 몸을 유지하고 싶다면 단백질 섭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체중 1kg당 최소 0.8g의 단백질이 필요하다. 예컨대 체중이 60kg인 남성은 하루 최소 50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이는 고기 200~250g 정도에 해당한다. 치아가 약해 씹는 것이 불편하다면 장조림이나 수육 등 부드러운 고기나 콩, 계란 등 단백질 함유량이 풍부한 식품을 먹는 방법도 있다. 단백질뿐 아니라 비타민D도 근 손실을 비롯해 각종 노인성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이기 때문에 보충제 등으로 채워주는 것이 좋다.
가짜 뉴스 그만! 마음 보살피기
‘코로나 블루’가 넘실대는 시대에는 마음의 건강도 함께 챙겨야 한다. 특히 타인과의 접촉이 적어 정서적으로 고립되기 쉬운 노년층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 블루의 대표 증상은 우울함, 불안 등 심리적 변화를 비롯해 가슴 답답함, 두통, 어지러움, 이명, 소화불량 등이 있다. 일시적인 우울감이라면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는 것만으로 증상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지만, 평소 불안이 심한 사람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마음을 잘 살펴야 한다.
생활 속에서 우울함을 털어내려면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으로 몸에 활력을 주고, 가족끼리 자주 대화를 하며 소통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짜 뉴스 검색을 피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가짜 뉴스는 불안감만 증폭시킬 뿐이다. 정확한 사실을 알고 싶을 때는 정부나 신뢰할 수 있는 공적 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2021년 성공적인 금연을 위한 3STEP
면역력 회복을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다. “이 나이에 끊어봐야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고 생각하는 시니어가 많지만, 10년간 금연을 지속했을 때 담배로 인한 질환 발생률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금연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STEP1. 마음 다잡기 “시작이 반이다”라는 마음을 갖는다. 금연의 이익이 무엇이며, 흡연으로 인한 손해는 무엇인지 따져본다. 나의 금연으로 행복해할 가족과 주변인을 생각한다. 함께 흡연하던 지인들에게 금연 결심을 널리 알리고 시작한다.
STEP2. 습관 바꾸기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시고 바로 씻으러 간다. 식후에는 금연 구역으로 이동해 흡연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 담배가 생각날 때마다 초콜릿, 오렌지 주스, 우유 등으로 흡연 욕구를 떨어트린다. 입이 심심할 때는 채소나 견과류로 저작운동을 한다. 흡연을 하게 만드는 술자리도 자제한다.
STEP3. 전문가 도움 받기 의지가 점점 약해진다면 포기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홀로 금연을 시도할 경우 성공 확률은 10% 미만이지만, 전문가의 상담과 약물 처방을 받는다면 성공률이 40~70%로 높아진다. 보건복지부 국가금연지원서비스, 보건소 금연클리닉 등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해 흡연 습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점차 줄여나간다.
최근 비만인구의 가파른 증가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가 덩달아 급증하면서 치료제 개발이 절실해진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진행 기전을 처음으로 규명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알코올 섭취와 관계없이 고지방 위주의 식사와 운동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간에 지방이 쌓이고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환자 5명 중 1명은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화(섬유화)나 간암을 앓게 되는데 B형과 C형 간염과 달리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간이식만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고은희·이기업 교수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있는 쥐의 간세포에서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SMS1·sphingomyelin synthase 1)’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간 조직에 염증과 섬유화가 나타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고 교수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밝힌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의 역할은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에서도 재확인됐다. 공동연구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립연구소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서 간암으로 발전해 간이식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간 조직을 분석한 결과 모든 환자에게서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 발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의 발현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진행을 막을 단서임을 시사한 이번 연구는 영국 위장병학회가 발간하는 소화기분야 최고 권위지인 ‘거트(Gut, 피인용지수 19.819)’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는 생체막을 구성하며 필수 지방산을 공급하는 지질이다. 고 교수팀은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에 의해 만들어진 디아실글리세롤이 세포 죽음을 촉진하는 피케이시델타(PKC-δ) 물질과 염증조절에 관여하는 NLRC4 인플라마좀 유전자를 순차적으로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이에 따라 간세포에서 강한 염증성 반응에 의한 세포사멸(피이롭토시스)이 증가하고, 간세포 밖으로 유출된 위험신호에 의해 염증 및 섬유화 반응을 유도하는 NLRP3 인플라마좀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사실도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비만인구가 많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에서 간경화와 간암의 주요 원인질환으로 보고되고 있다. 환자의 약 20%가 간경화를 앓고 간부전과 간암에 의해 사망한다. 단순 지방간에 비해 간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5.7배 높고, 간경화를 동반하면 사망 위험이 10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B형과 C형 간염에 의한 간경화증의 경우 항바이러스제가 존재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C형 간염의 경우 이를 처음 발견해 치료제 개발을 이끈 의학자들에게 노벨생리의학상이 수여될 만큼 의학계를 비롯해 사회적인 관심이 높다.
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경우 간 조직 내 지방 축적을 감소시키거나 염증반응을 억제시키는 약물만 일부 나와 있으며, 간경화로 악화됐을 때는 간이식 외에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진행을 막을 치료제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고은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의 장기 예후를 결정하는 요인은 섬유화 진행이다. 이번 연구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진행 기전이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간경화로의 이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영하 10℃를 오르내리는 한파가 이어질 때 가장 걱정은 고혈압 환자다. 실내외 온도 차를 줄이고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우리 몸의 중요한 장기인 심장, 뇌, 신장, 눈을 손상시킨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뇌혈관질환(특히 뇌출혈)이다. 전체 뇌혈관질환의 50%가 고혈압으로 발생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 등 심장병의 30~35%, 신부전의 10~15%는 고혈압 때문에 생긴다.
고혈압은 동맥을 천천히 딱딱하게 만든다. 동맥이 딱딱해지는 병은 ‘동맥경화증’이다.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은 서로 영향을 미치고 악순환을 반복해 혈관 상태를 점점 악화시킨다. 어느 혈관에 문제가 발생하느냐에 따라 뇌혈관질환, 만성 신부전, 대동맥질환, 안저출혈(망막의 혈관이 터져 생기는 출혈)이 발생하고, 혈압이 높아지면 심장에 부담을 줘 심부전과 같은 심장병이 발생한다.
전두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수돗물을 높은 곳으로 보내려면 수압을 올리는 모터가 필요하다. 사람도 심장이라는 모터를 이용해 혈압을 올려 몸 구석구석에 피를 공급한다”며 “이때 필요 이상으로 수압을 올리면 모터의 수명이 짧아지거나 수도관이 터지듯, 혈압도 지나치게 높아지면 심장과 혈관이 손상되면서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킨다”고 했다.
뇌혈관질환의 절반은 고혈압이 원인
동맥경화증은 우리의 목숨을 빼앗아 가는 3대 질환 중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 발생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전두수 교수는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고혈압을 치료하면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으로 목숨을 잃는 일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체 마비, 치매, 심부전에 의한 호흡곤란 등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혈압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뀐다. 흡연, 불안, 근심, 노여움, 운동, 자세, 식사, 계절, 온도 등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혈압을 측정할 때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3분 이상 안정을 취한 뒤 측정하고 최소 30분 전에는 흡연, 커피, 식사, 운동을 금한다. 반드시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은 뒤 팔을 책상 위에 놓고 심장 높이에서 측정한다. 몸과 마음이 가장 편한 상태에서 2분 간격으로 2번 이상을 재고, 진찰할 때도 2~3회 측정해 그 평균치를 얻고 날짜를 바꿔 몇 번 더 측정한 후에 진단한다.
또 아침과 저녁에 한 번 이상 같은 시간에 측정하는 것이 좋고, 혈압이 잘 조절될 때는 일주일에 3일 정도, 약을 바꾸는 시기라면 적어도 5일 동안 재야한다. 아침 기상 뒤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뒤, 고혈압약을 먹기 전, 아침식사 전이 좋다. 혈압을 잰 뒤에는 잰 시각과 심장이 1분 동안 뛴 횟수인 심박수도 함께 기록한다.
뇌졸중과 심장질환에 따른 사망률은 겨울에 증가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열 손실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추위에 따른 혈압 상승은 활동량이 적은 밤보다 많이 움직이는 낮에 많다. 특히 노인과 마른 체형에서 자주 관찰된다.
고혈압 환자가 실내외 온도 차에 의한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체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외출할 때는 따뜻한 외투는 물론 모자·장갑·목도리를 챙겨야 한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날에는 실외운동은 삼가고 실내운동으로 대신한다. 실외운동을 꼭 해야 한다면 이른 아침보다는 기온이 상승한 낮에 하는 게 혈압 상승을 피하는 방법이다.
“금주하면 심혈관질환·뇌졸중 위험 낮춰요”
고혈압 환자에게 이보다 많은 양의 술은 ‘독주’가 될 수 있다. 하루 3잔 이상을 습관적으로 마시면 혈압이 상승하고, 심근경색증·뇌졸중·심부전·부정맥 등을 부추겨 결국 사망률이 증가한다. 고혈압 환자라면 심혈관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소량의 알코올을 마시는 것보다는 금주를 하는 게 상책이다.
술을 마시던 사람이 금주를 하면 수축기 혈압은 3~4㎜Hg, 확장기 혈압은 2㎜Hg 정도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심혈관질환의 발생은 6%, 뇌졸중 발생은 15% 각각 줄어든다.
수면무호흡증 있다면 고혈압 조절 어려워
코골이는 비만하거나 목이 굵고 짧은 체형에서 많이 나타난다. 여성은 중년까지 남성보다 코고는 빈도가 낮지만 폐경기 이후에는 비슷해진다. 고혈압 환자가 코를 곤다면 단순히 소음을 일으키는 수면 습관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 코골이 중 30%는 10초 이상 숨이 멎는 수면무호흡증을 일으켜 피로·두통·집중력 저하로 이어진다. 게다가 만성적인 산소 부족으로 심장과 폐에 부담을 줘 고혈압·부정맥 등 심혈관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고혈압 환자는 혈압약의 치료 효과가 적거나 없다는 보고도 있다. 실제 혈압 조절이 잘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 중 남자 96%, 여자 65%가 수면무호흡증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50세 이하 고혈압 환자 중 약물치료 효과가 작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하고 개선해야 한다.
코골이는 체중 감량에 따른 기도 확보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고, 금주·금연·수면 자세 개선(엎드리거나 옆으로) 등도 코골이를 줄인다.
전두수 교수는 “금연, 금주, 체중 조절, 적절한 식사요법(과식과 짠 음식 피하기),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은 고혈압의 근본적인 치료이면서 당뇨병, 고지질혈증과 같은 성인병도 함께 치료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법이다”라며 “모든 고혈압 환자는 ‘약물치료 전에’ 혹은 ‘약물치료와 같이’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약물 투여량을 최소로 한 상태에서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2021년은 흰 소의 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몰살을 앓았던 2020년을 지나, 다가오는 신축년에는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조부모부터 손주 세대까지, 연령대별 소띠생들이 주의할 질환과 건강 관리법을 자생한방병원 김노현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환갑 맞은 61년생, ‘척추관협착증’ 주의
환갑을 앞둔 1961년생 소띠. ‘영 올드’(young old) 이른바, 젊은 노인으로 인식되며 요즘은 환갑잔치도 생략한다지만, 신체 노화가 가속되는 시기다. 각종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되기 쉬우며, 특히 최근 빠른 추세로 증가하는 척추관협착증을 주의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의 퇴행으로 척추 중앙의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요통과 신경 증상 등이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은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과 함께 대표적인 척추 질환으로 알려졌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체 척추관협착증 환자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60% 이상이다. 2015년 85만1599명에 그쳤던 노인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지난해 113만2823명으로 약 33%(28만1224명) 증가했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비수술 치료를 권한다. 최근에는 약침액인 ‘신바로2(SHINBARO2)’의 척추관협착증 치료 효과에 대한 기전이 밝혀지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약대 공동연구팀이 척추관협착증을 유도한 실험용 쥐들에게 ‘신바로2’ 약침을 투여한 결과, 쥐들의 보행 능력과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빠르게 향상됐다. 통증을 유발하는 주원인인 염증 반응도 효과적으로 억제됐으며 척추관협착증으로 손상됐던 척수구조가 회복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김노현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완치가 쉽지 않고 재발 우려도 커 미리 예방과 관리에 나서야 한다”며 “척추관협착증 예방의 핵심은 꾸준한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과 가벼운 근력 운동을 병행해 평소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갱년기 앞둔 73년생, ‘골다공증’ 대비해야
1973년생 소띠 중에는 갱년기를 앞두고 각종 근골격계 질환을 겪는 이가 적지 않다. 갱년기가 다가올수록 호르몬 저하로 골밀도가 줄어들고 척추와 관절의 퇴행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골다공증을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
중장년 여성에게 골다공증이 많이 발견되는 이유는 50세 전후 폐경기부터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은 파골세포를 억제하는 호르몬인데,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면 골조직의 생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빠른 속도로 골밀도가 줄면 사소한 충격에도 골절될 가능성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노년기에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중년기부터 서서히 진행되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
골다공증 예방에는 뼈를 강화하는 비타민D와 칼슘 등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력을 키워 골밀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평소 관리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전문의의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한방에서는 골밀도 감소를 억제하는 한약을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에 활용한다. 생약 복합물인 ‘연골보강환(JSOG-6)’은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약대 천연물과학연구소의 공동연구를 통해 골다공증을 억제하고 뼈를 보호하는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바 있다.
85년생 직장인, 소처럼 일하다 ‘일자목’ 될라
직장 생활에 성숙기를 맞은 1985년생들은 평소 일하는 자세를 돌아봐야 한다. 장시간 모니터를 볼 때 턱을 앞으로 내밀거나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본다면 ‘일자목 증후군’의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자목 증후군은 앞으로 목을 길게 빼는 자세 때문에 정상적인 C자 형태의 경추(목뼈) 곡선이 소실돼 외부적인 충격에 취약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일자목 증후군을 방치하면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올바른 자세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해 일자목 증후군을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니터를 볼 때는 상단 부분을 눈높이에 맞추고, 화면의 정중앙은 눈높이보다 10~15도 아래가 되면 좋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가능한 눈높이로 들어 올려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는 일자목 증후군 치료에 추나요법을 주로 활용한다. 추나요법은 긴장된 근육과 인대를 풀고 경추의 정렬을 바르게 교정함으로써 통증 원인을 해소한다.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쇄골 잡아 앞뒤 스트레칭’은 일자목 증후군 예방에 효과적이다. 먼저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아 양손을 교차시켜 쇄골을 잡는다. 그다음 천천히 코로 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뒤로 젖혀 15초간 유지한다. 이 스트레칭은 일자목 증후군으로 인해 목과 어깨가 받는 비정상적인 하중을 줄여주고 긴장된 근육을 풀어준다.
97년생 취준생, 스트레스부터 해소해야
1997년생 소띠들은 대개 취업 준비로 여념이 없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얼어붙은 고용 시장은 20대에게 정서적 불안을 안기고 있다. 아울러 최근 5년간 연령대별 우울증 환자 수를 보면 20대 증가율이 가장 높다. 20대 우울증 환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스트레스를 들 수 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으로 정서적, 신체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면역력도 감소시킨다. 따라서 취미, 운동, 명상 등 다양한 해소법을 통해 제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적인 증상으로 발현돼 불면증, 소화장애 등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는 ‘태충혈(太衝穴)’ 지압이 효과적일 수 있다. 태충혈은 전신의 수축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대표적인 혈자리로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사이 발등 쪽으로 2cm가량 올라온 지점이다. 태충혈을 엄지손가락으로 3초간 지긋이 10회 정도 눌러주면 각종 스트레스성 증상이 완화된다.
09년생 초등학생, 성장기 ‘척추옆굽음증’ 주의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2009년생 소띠들은 본격적인 골격 형성이 진행되는 중요한 성장기다. 하지만 학습으로 인해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척추에 무리를 줘 척추옆굽음증에 노출되기 쉽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초등학생의 평일 평균 학습시간은 6시간 9분에 달해 대학생(4시간 8분)보다 많았다.
척추옆굽음증(척추측만증)이란 정면에서 봤을 때 척추가 C자형이나 S자형으로 휘어져 몸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를 말한다. 틀어진 척추 배열이 주변의 근육, 인대, 신경에 압박을 주기 때문에 요통이나 어깨결림,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골반 불균형으로 이어져 키 성장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 특히 겉으로 봤을 때 골반 또는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쳐 보인다면 척추옆굽음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김노현 원장은 “척추옆굽음증은 이유를 알 수 없는 특발성 측만이 대부분이나 주로 잘못된 자세나 습관이 원인이므로 기대어 몸을 틀어 앉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는 자제하고 무거운 책가방을 한쪽으로 메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지난 1년간의 건강관리를 스스로 살펴보고, 연령별로 주의해야 할 질환과 관리법을 숙지해 다가오는 새해를 알차게 계획해보는 것도 건강한 일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5세, 뜻을 세운 지 28년 만에 ‘변호사’의 꿈을 이룬 권진성 씨. 그는 행정고등고시, 사법시험, 로스쿨, 변호사 시험 과정을 모두 거치며 고시의 역사를 온몸으로 경험했다. 고시를 준비하던 청년은 어느새 중년이 되어 당당히 변호사 배지를 받았다. 부산 모처에서 현재 수습 변호사로 활동 중인 그를 만나 그간의 여정을 들으며 꿈에 도전하는 삶의 가치에 관해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가 한 말이다. 이상적인 꿈을 갖되, 현실적인 자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우린 이상이 현실을 갉아먹거나, 현실이 이상을 짓눌러버리는 경우를 때때로 목격한다. 어릴 때의 꿈은 그저 호시절의 추억으로 남기도 한다. 포기는 배추를 셀 때 쓰는 말이라는 썰렁한 유머도 있지만, 우리에게 포기는 너무나 쉽다. 그렇다면 근 30년간 꿈 하나를 위해 달린다는 건, 과연 어떤 의미일까? 하나의 꿈을 향해 정진한 권진성 변호사는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올해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변화에 신경 쓸 겨를 없이 바빴어요. 합격 발표가 날 때까지 경비원 일을 했어요. 합격하면 6개월짜리 수습 과정을 밟아야 하는데 경비원 신분으론 할 수 없었죠. 얼른 인수인계하고 지난 6월부터 수습 변호사로 일하고 있어요. 그사이 인터뷰 제의도 받았고요. 다만 제가 합격하고 나서 얼마 안 되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셨어요. 아들이 합격하는 걸 꼭 보고 가시려고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의 생활이 꿈꾸셨던 변호사의 모습과 비슷한가요?
모든 직업이 다 그렇지만 밖에서 꿈꾸는 이상적인 모습과 안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저도 사회 정의 실현을 꿈꾸며 변호사란 꿈을 품었죠. 물론 현실의 변호사도 사회의 정의를 추구하지만, 성직자랑 비슷한 면이 있어요. 사수가 알려준 말인데 참 공감해요. 변호사로서 법리적 검토를 잘해서 소송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뢰인의 고민을 이해하고 마음을 보듬는 것도 변호사의 역할 중 하나예요. 분명 의미 있는 일은 맞지만, 그만큼 정신적인 에너지도 많이 쏟아야 하는 일이라 고단할 때가 있죠.
수험생활을 견디게 해준 원동력으로 어머니를 꼽으셨는데,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어요?
끝까지 믿어준 가족들이 다 고맙지만, 그중에서 어머니가 제일 큰 힘이 됐어요.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하셨죠.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어머니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온갖 궂은일을 다 하셨어요. 저한테 이렇게 책임감이 생긴 건 일정 부분 어머니의 영향도 있어요. 살가운 아들이 아니라 애교 있게 다가가지 못했는데,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저를 믿어주셨어요. 연거푸 낙방해도 일절 그만두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어요. 말로 내색하지 않으셨지만 ‘알아서 잘하겠지’라는 믿음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어머니는 저의 또 다른 자아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제 마음을 잘 아시고, 늘 말씀을 아끼셨던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항상 감사했죠. 최고의 원동력이라고 할 만큼.
변호사 합격소식을 전했을 때 어머니는 뭐라고 하시던가요?
어머니께 제일 먼저 소식을 알렸어요. 소식을 들으시고는 딱 한마디만 하셨어요. “그래, 내가 너는 할 줄 알았다!” 하시는데 마음이 너무 먹먹했어요. 눈물이 앞을 가리기보다는 그동안 불효만 한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밖에 없었어요. 그 후 두 달 뒤에 어머니가 소천하셨어요. 합격 소식을 전해 듣고 정신을 놓으시기 전까지 약 20일 동안 어머니와 함께 그간의 여정을 곱씹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지나고 나니 정말 꿈처럼 느껴져요. 제 인생의 명장면을 하나 꼽으라고 하면 그 20일의 매 순간이 될 것 같아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이후 주위 반응이 어떤가요?
이전보다 인지도는 좀 올라갔어요. 종종 저를 알아보는 분이 있어요. 얼마 전에 길거리에서 모르는 분을 우연히 마주쳤는데, “파이팅!” 하시며 가시더라고요. 확실히 방송이 다르구나 싶었죠. 공부하면서 친구들과 소식도 끊고 살았는데, 방송이 나간 후 연락이 많이 왔어요.
수험생활 중 언제가 가장 힘드셨나요?
법원행정고등고시랑 사법시험 둘 다 1차 시험에 합격한 해가 있었어요. 그간 공부도 많이 했고 자신도 있었어요. 속으로 ‘이번에 2관왕이다!’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지나친 자만이었어요. 2차 시험에서 모두 낙방한 후 체력도 고갈되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치더라고요. 일종의 번아웃이 왔죠. 그때는 사람도 만나기가 싫어서 종일 골방에 틀어박혀 있었어요. 애들은 크는데 아빠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주위의 시선은 싸늘하고, 이런저런 걱정 때문에 잠도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밖에 못 잤어요. 티를 낼 수는 없어서, 속으로 진짜 많이 울었어요. 낙방 소식보다 떨어진 이후가 더 무서웠어요. 가장 괴로웠던 건 나로 인해서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였어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대학교 다니면서 쿵푸를 배운 덕분에 체력은 자신 있었어요. 하지만 정신이 한 번 무너지니까 체력도 따라주지 않더군요. 육체를 단련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매일같이 2시간씩 학교 뒷산에 올랐죠. 비가 와도 눈이 쏟아져도 늘 뛰어올라갔어요. 이 싸움에서 지면 끝난다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확실히 체력이 좋아지니까 정신도 건강해지더라고요. 그 힘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때의 경험으로 배운 건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은 하지 말자’였어요. 해결할 수 없는 고민에 매달리면 잡념이 늘고, 잡념이 늘면 저만 괴로울 뿐이에요. 그 후로는 확실한 계획을 세우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골몰했어요. 나름 도가 튼 거죠.(웃음)
어릴 때부터 법조인을 꿈꾸셨나요?
아뇨. 사실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가정 형편이 안 좋아서 이사를 자주 다녀 초등학교를 6번이나 옮겼죠. 그래서 무리에 잘 속하지 못하고 겉돌았어요. 그때마다 신경을 써주셨던 분들이 선생님들이었어요. 제 마음을 보듬어주셨던 분들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를 아껴주셨던 선생님들처럼 교사가 되고 싶었죠. 하지만 원서를 내려고 했던 교대는 성적이 너무 높았고, 갈 만한 교대는 너무 멀어서 포기했어요. 그때 우연히 고시 합격 수기 책을 읽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꿈을 이룬 사람이 너무 멋져 보였어요. 마침 성적도 맞아서 법대에 진학했는데, 그때까지도 이렇게 오랫동안 고시생활을 할 줄 몰랐어요.
법조인이 되겠다고 결심하신 건 언제인가요?
제가 84학번인데,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었던 탓에 온 나라가 혼란스러웠어요. 저도 공부 안 하고 맨날 시위 현장에 있었죠. 책보다 화염병을 더 많이 들던 시대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고시 3관왕 선배가 학교에 와서 강연하는 걸 들었어요. 고시 하나 붙는 것도 어려운데, 무려 3개나 붙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그분이 살아온 과정과 역경을 극복하는 의지에 크게 감응했어요. 강연장을 나와서 집에 가는데, 이상하게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드는 거예요. 곧장 어머니께 달려가서 “저 고시하고 싶습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일종의 객기였죠.(웃음) 아들로서 어머니께 뭔가 보여주고 싶었던 치기 어린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취직할 생각은 없었나요?
취직할 마음은 없었고 당시에 고민은 많았어요. 현실과 타협을 할까? 아니면 현실의 불의에 계속해서 맞서 싸워야 하나? 이런 고민을 스스로 많이 했어요. 어느 순간에는 회의감이 심하게 왔어요. 현실로부터 도망가고 싶어서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절에 들어가서 스님이 되려고도 했어요. 그때 주지 스님이 절 보고 딱 한 말씀만 하셨어요. “돌아가거라.” 스님의 눈에 제가 설익어 보였던 거죠. 돌아와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고시였어요. 어머니께 철없이 부린 객기는 이미 일종의 맹세가 됐죠. 이후 본격적인 고시생활을 시작했어요. 어머니는 스님과 다르게 반대를 안 하셨어요. 반대하셨으면 제 인생은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지도 몰라요.
고시 공부가 분량이 방대하고 어려운 시험이잖아요. 처음 공부할 때 어떠셨나요?
공부를 즐겼어요. 형사 사건이 재미있었어요. 형사 사건은 증거를 수집하고 범인을 찾아내야 하잖아요. 이렇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나가는 작업이 흥미로웠어요. 어려워도 그 재미 하나로 버텼던 것 같아요. 남들은 어떻게 견뎠느냐며 궁금해했지만, 기질적으로 골방에 앉아서 책을 보는 것이 저랑 잘 맞았어요. 또 검찰 수사관이 정말 되고 싶었어요.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저항심을 직업적으로 잘 풀 수 있는 직업으로 보였거든요. 수사관이 되어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나 부정부패를 없애고 싶었습니다.
가장으로서 생계는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공부를 시작할 때는 동아대 고시반에서 생활했던 터라 생계 걱정이 없었어요. 학교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했어요. 심지어 치약이나 칫솔도 살 필요가 없을 정도였죠. 하지만 아내와 결혼하면서부터는 달랐어요. 딸린 식구가 있는 가장이었으니 무엇이든 해야 했죠. 공부만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고요. 막노동부터 시작해서, 아파트나 학교 경비원도 하고, 심지어 치킨집도 운영한 적이 있어요. 치킨집을 2년만 더 했으면 아파트 한 채는 샀을 거예요. 당시 이루지 못한 꿈이 남아 있어 마음이 늘 허전했어요. 그래서 치킨집을 접고 다시 도전했어요.
주위에서 만류하는 분들도 많았을 것 같아요.
그만두라고 한 분들이 많았죠. 하지만 절 믿어주는 가족이 있어서 흔들리지 않았고, 그럴 때마다 늘 행동으로 보여줬어요. 말은 신뢰하기가 어려워요. 누군가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말보다 정확한 행동이 필요하죠. 행동은 행동으로 끝나면 안 돼요. 결과를 만들어야죠. 생계를 위해 궂은일을 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에요. 주위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고 싶었어요. 가장으로서 무책임하지 않다는 걸 보여줬어요.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전 요행을 좋아하지 않아요.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죠. 하지만 그것은 아니라고 봐요. 최선을 다하는 순간만큼 값진 시간은 없어요.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과정에서 만족하지 못하면 결과를 떠나서 의미가 없어요.
변호사님께 가족은 어떤 존재일까요?
늘 고맙고 한편으론 미안하죠. 합격하고 나서 딸이 여름방학 때 번 알바비로 구두를 사줬어요. 일종의 합격 선물이죠. 시장에서 산 저렴한 구두를 신다가 처음으로 백화점 가서 구두를 골랐어요. 너무 비싸서 처음에는 엄두가 안 났어요. 좀 싼 곳에서 사자 하고 갔는데, 백화점에서 처음 본 그 구두가 계속 아른거려서 결국 덜컥 사서 돌아왔죠. 딸에게는 늘 미안해요. 못 해준 것이 많아서 마음의 빚이 있어요. 살면서 계속 갚아나가야 할 것 같아요. 한편으론 일찍 철이 든 딸이 대견하고 고마워요. 딸의 바람처럼 이제는 이 구두를 신고 꽃길만 걷고 싶어요.
못 이룬 꿈 때문에 좌절하고 있는 분들에게 한말씀해주세요.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절망은 대체로 구체적인데, 행복은 피상적일 때가 많아요. 행복을 좇지만, 행복이 무엇인지 잘 모를 때가 많고요. 중요한 건 결국 하루를 살아내는 자신에게 있어요. 목표를 정하고, 하루를 계획하고, 실제 행동으로 조금씩 옮겨보면서 자신의 행복을 구체적으로 그려야 해요. 삶은 늘 변수에 흔들리고 그래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아요. 저도 그랬어요. 성공의 반대는 실패가 아니라 포기에 가까워요. 그렇다고 저처럼 끝까지 해보라는 말은 못하겠어요. 다만 삶의 행복을 포기하는 방향이 아니길 바라요. 꿈이 있다는 건 일종의 축복이잖아요.
사람들은 본인보다 일찍 무언가를 성취한 사람을 보고 부러워한다. 난 무궁화호처럼 더디고 느린데, 남들은 KTX처럼 빠르게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처럼 보인다. 조바심이 앞서고, 조바심 때문에 정작 중요한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KTX에서는 무궁화호처럼 오래된 간이역 풍경이 주는 낭만을 즐길 수 없다. 과정이 더디고 느려도 방향이 맞는다면 우리는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설령 결과가 좋지 못해도 과정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권진성 변호사는 남들과 비교해서 많이 늦었다. 하지만 비관하지 않았고, 정해진 목표를 향해서 우직하게 달렸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종착역에 내렸다. 그의 여정은 무궁화호처럼 더디고 순탄치 않았지만, 간이역의 낭만을 즐기듯 계속해서 의미를 찾으며 달렸다. 오랜 시련 끝에 결과를 이룬 그는 꽃으로 비유하면 추운 겨울에 화려한 꽃잎을 보여주는 동백이다. 딸이 사준 구두를 신고, 오랫동안 그가 동백꽃 같은 길을 가기를 바라며 그와 어울리는 시 한 구절을 공유하며 마친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 정호승 ‘봄길’ 中 >
요실금은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방광의 자극이 심해지고 땀과 호흡으로 빠져나가는 수분량이 줄어 요실금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요실금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새어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소변이 심하게 마렵거나 참지 못해 소변을 흘리기도 한다. 모임은커녕 지인들과의 짧은 만남도 두려워 항상 집에만 있게 된다는 의미에서 ‘사회적 암’으로도 불린다.
이동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국내 중년 여성 인구의 약 40%는 요실금을 경험한다”며 “특히 노년층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데 임신이나 출산, 에스트로겐 농도 저하가 원인이다”고 했다.
요실금, 겨울에 더 심해지는 이유
요실금은 크게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 일류성 요실금 등으로 구분한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하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누웠다 일어날 때처럼 복압이 상승할 때 주로 소변이 새는 증상을 말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소변이 심하게 마렵거나 참지 못해 소변이 새는 증상이 나타난다. 일류성 요실금은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해 잔뇨가 많아 소변이 넘치는 증상이다.
여성에게서 흔한 복압성 요실금은 요도와 방광을 지지하는 골반 근육이 약해져 생긴다. 임신과 출산, 폐경, 자궁 질환(자궁적출) 등으로 요도의 닫히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요도의 길이가 짧아 요실금이 더 잘 생긴다. 노화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임신과 출산은 ‘제3의 성장통’이라고 불릴 만큼 질 이완, 괄약근, 외음부 근육의 약화를 불러일으킨다.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결핍은 요도점막 위축을 유발하고 요도 폐쇄력 감소로 이어져 요실금의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요실금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커피나 탄산음료 등에 들어 있는 카페인이 이뇨작용을 촉진해 방광과 요도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꽉 끼는 속옷이나 스타킹, 레깅스 등을 입는 것도 방광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비만인 사람은 복압이 증가해 요실금이 더 잘 생긴다.
방광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속옷이 젖는 절박성 요실금은 요로감염이나 약물 복용, 중풍이나 치매 같은 뇌신경 질환이 원인이 돼 나타난다.
수술 부담으로 참는 경우 많아…수술 능사 아냐
요실금이라고 모두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마다 증상과 정도가 다른 만큼 각기 다른 치료법이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복압성 요실금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골반근육운동 등의 물리치료를 통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설사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간단한 방법으로 가능하고 흉터가 남지 않는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요도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슬링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요도 밑에 테이프를 걸어 주는 방식이다.
절박성 요실금은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병행해 치료한다. 정상적인 배뇨에 관한 교육과 함께 바이오피드백, 자기장 치료, 케겔운동 등을 하면 방광의 크기가 늘어나고 강화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항콜린제라는 약물로 불필요한 방광의 수축을 억제하고 방광의 용적을 늘린다. 약물이 효과가 없다면 방광 벽에 보톡스를 주사해 근육을 부분적으로 마비시키는 치료를 받는다.
절박성 요실금과 복압성 요실금이 같이 동반한 혼합성 요실금은 약물치료와 함께 수술적인 치료를 동시에 진행한다.
이동환 교수는 “요실금은 수술 부담 때문에 치료를 미루거나 통증을 참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일상적 불편감과 심리적 불안함이 큰 질환으로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좋다”며 “최근에는 흉터 없는 요실금 수술이 가능해져 환자분들의 걱정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요실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다. 알코올·탄산음료·커피·홍차·초콜릿 등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도 피한다. 특히 출산 뒤에는 골반근육운동을 꾸준히 하고, 비만이라면 당장 살부터 빼는 것이 좋다. 기름기 있는 음식은 피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수영이나 유산소 운동 등 전신운동을 하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고 요실금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이동환 교수는 “흡연은 기침을 유발하고 방광을 자극해 요실금이 심해질 수 있다”며 “규칙적인 배뇨 습관도 중요한데, 이를 위해 취침 1~2시간 전에는 수분 섭취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 이모(78) 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힘들다. 두 달이 넘도록 기침이 떨어지지 않아 코로나19 검사에 병원 진료까지 받았다. 그런데 감기가 아니라 천식이었던 것. 나이가 든 탓에 감기 회복 속도가 느려졌다고 여긴 게 화근이었다. 특히나 요즘 같은 겨울에는 증상이 심해져 대화를 하다가 어느 순간 숨이 찰 정도로 상태가 나빠져 외출도 쉽지 않다. 올겨울 이 씨의 가장 큰 바람은 추위가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것이다.
겨울철 동장군이 위세를 떨치는 날이면 천식으로 고생하는 시니어가 많다. 천식이란 폐 속 예민해진 기관지가 좁아져 숨이 차거나 기침이 나오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보통 3~4월 봄철 환절기와 10~12월 겨울철에 환자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특히 겨울에는 시니어 천식 환자가 크게 증가한다. 찬 공기와 건조한 날씨가 지속돼 노인들의 기관지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 천식 환자 수는 월 평균 9만 명과 10만 명 사이를 오가다 1월(13만6886명)과 12월(12만7639명)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3주 이상 기침한다면 ‘천식’ 의심
천식 증상은 감기와 비슷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호흡곤란이 동반되며 ‘쌕쌕’ 하고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야간에나 운동 후 기침이 더욱 심해진다면 천식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만성화되기 전에 전문의를 찾아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기침이 시작된 이후 3주 이상 계속된다면 천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나 올해 겨울은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만큼 시니어들은 기관지 건강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겠다.
한방에서는 천식을 목에서 소리가 나고 호흡이 급박한 증상이라는 의미로 ‘효천’(哮喘)이라 부른다. “천식은 원인이 천 가지라 천식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발 요인이 다양한데 한의학에서는 ‘담’(痰)을 주요 원인으로 본다. 담이란 몸 안의 체액이 정상적으로 순환되지 못하고 탁하고 걸쭉하게 변성된 것을 말한다. 따라서 한방의 천식 치료는 담을 제거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둔다.
담은 기도점막에 염증을 발생시켜 발작과도 같은 기침과 호흡곤란을 유발해 항염증 작용이 뛰어난 한약재 위주로 처방하는 치료가 주로 이뤄진다. 또한 침과 뜸을 이용해 기혈순환을 촉진하고 체내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음으로써 호흡기를 강화하는 치료도 진행된다.
무엇보다 천식은 재발이 잦고 증상이 지속될 경우 폐에 영구적인 손상이 남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대한 상담을 받아야 한다.
천식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평소 주의만 잘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까지 회복될 수 있다. 영국의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도 천식을 앓았지만 세계적인 선수가 됐고, 수영선수 박태환이 천식을 치료하기 위해 수영을 시작했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우선 담배와 술은 끊는 것이 좋고 자극적인 냉동, 인스턴트 음식 섭취는 최대한 피한다. 또한 매트리스나 이불, 자동차 시트, 쿠션 등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은 항상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겨울철엔 감기를 조심해야 하므로 온도는 22℃, 습도는 50%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수영 효과적, 저녁 운동은 피해야
호흡기를 튼튼하게 만드는 운동도 필요하다. 수영을 비롯한 수중운동은 기도의 수분 상실이 가장 적기 때문에 천식 환자들에게 제일 적합한 운동이다. 천천히 걷기 같은 가벼운 운동도 시니어에겐 호흡기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어 알맞다. 단, 공기가 차거나 건조할 때 운동하는 것은 되레 천식을 악화할 수 있으므로 새벽이나 늦은 저녁시간의 운동은 피하자.
추운 날씨라도 환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각종 오염물질이 섞인 바깥 공기에 비해 실내 공기가 더 깨끗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실내 공기가 더 나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날씨정보를 체크한 후 공기 질이 좋은 날에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이때 옷장, 서랍 등을 함께 열어둬 천식 유발인자가 실내에 머물러 있지 않도록 한다. 또한 노년의 동반자인 애완동물을 기르는 시니어도 많은데, 동물의 털도 천식을 일으키는 유발요인 중 하나이므로 천식 환자는 애완동물을 집 안에서 키우지 말 것을 권한다.
시니어의 경우 치료와 평소 관리를 이어가다가도 천식 증상이 크게 줄어들면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완치를 속단해서는 안 된다. 오랫동안 증상이 없다가도 특정한 요인에 의해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겨울을 건강히 보내고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도록 천식 재발과 악화를 막기 위한 관리에 긴장의 끈을 놓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