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모아 태산’ 전략이 주목받는 짠테크 시대. 애먼 돈을 낭비하지 않고 숨은 돈까지 찾을 수 있는 소소한 절약 방법을 소개한다.
PART1 | 복지 & 금융 | 무심히 방치한 돈, 몰라서 지나친 혜택. 유심히 알아보자.
[1] 정부 보조금 찾기
정부 지원금 혜택을 모르고 지나친다면 아까울 것이다. ‘정부24’ 홈페이지 내 ‘보조금24’ 메뉴에 접속해 연령, 거주지, 소득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개인 맞춤형 정부(지자체) 보조금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다. 진행이 어렵다면 ‘보조금24 활용안내서’ 앱을 찾아보거나, 주민센터에서 ‘보조금24 정보제공 동의 신청서’ 작성 후 자녀의 도움을 받아도 된다. ‘국민비서 구삐’ 알림 신청 또는 ‘보조금24 신청알리미’ 앱을 설치하면 관련 정보를 때맞춰 알려준다.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맞춤형 급여안내’(복지멤버십) 서비스를 신청하면 개인 맞춤형 복지 정책을 생애주기에 따라 안내받을 수 있다.
[2] 카드 포인트 현금화하기
야금야금 쌓인 카드 포인트도 모이면 쏠쏠하다. 카드사마다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이, 금융결제원 ‘계좌정보 통합관리서비스’ 또는 여신금융협회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모아둔 카드 포인트를 확인해 현금화(계좌이체) 또는 기부도 가능하다. 금융결제원 사이트에는 카드 및 계좌 자동이체 목록도 나오니 불필요한 건은 해지 신청해 새는 돈을 막자.
[3] 숨은 보험금 받기
‘내보험 찾아줌’ 사이트에서는 보험 가입 내역과 미청구 보험금, 휴면 보험금 조회가 가능하다. ‘연락처 한번에’ 서비스를 신청하면 추후 숨은 보험금 발생 시 안내를 받아볼 수 있다.
[4] 무료 법률·세무상담 서비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무료 법률상담을 받아볼 수 있다. 전국 150곳 공단 사무소를 방문하거나, PC·모바일·전화 등을 통해 비대면 상담도 가능하다(예약 필수, 문의 : 대한법률구조공단 132). 세무 관련 상담은 ‘마을세무사’를 이용한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 누리집에서 마을세무사 연락처를 확인한 후 전화·팩스·이메일로 상담 신청하면 된다(문의 : 읍면동 주민센터).
[5] 통신비 미환급금 돌려받기
‘스마트 초이스’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통신 미환급액 및 유료방송 미환급액을 조회할 수 있다. 휴대전화 구입 시 지원금을 받지 않았다면 선택약정 할인 25%를 받는데, 이 부분도 확인 가능하다. 그밖에 요금 감면이나 멤버십 혜택 등 통신비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6] 본인부담액상한제 확인하기
건강보험 가입자가 부담한 연간 본인일부부담금 총액이 본인부담상한액(소득 구간에 따라 상이)을 넘었을 경우, 초과액은 공단에서 부담한다. 사전급여(의료기관에서 처리)와 사후환급으로 나뉘는데, 사후환급은 직접 신청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 홈페이지를 통해 조회 및 신청 가능하다. 접속할 때 본인부담금 환급금(이중납부, 착오납부로 발생한 금액)도 확인해보면 좋다.
[7]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로 의료비 할인
만 65세 이상 고혈압·당뇨병 환자라면 월 3500원(진료비 1500원, 약제비 20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질병관리청). 지역 내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 의료기관 및 약국에서 신청 가능하며, 해당 기관 정보는 지역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8] 틀니·임플란트 70% 지원
만 65세 이상 건강보험 대상자라면 틀니와 임플란트 진행 시 본인부담금 30%만 내면 된다. 진행 후에는 지원받을 수 없으니, 계획이 있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또는 보건복지상담센터(129)로 문의해보자.
[9] 휴면계좌 잔금 찾기
서민금융진흥원 ‘휴면예금 찾아줌’에 접속하면 휴면예금 계좌 목록을 알 수 있다. 확인된 잔고는 본인 계좌로 이체하거나, 기부금으로 전환 가능하다.
[10] 내일배움카드로 지원받기
자격증 취득 등 뭔가 배우려 한다면 해당 기관이 ‘내일배움카드’ 사용 가능처인지 알아보자. 카드 발급 후 5년간 300만~500만 원의 직업능력훈련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11]약국 할증 시간 피하기
약국 조제료 야간가산제도에 의해 평일 오후 6시(토요일은 오후 1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 또는 일요일·공휴일에는 조제료의 30%가 할증된다. 일반의약품은 제외되며, 처방약이나 처방 일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PART2 | 쇼핑 & 여가 | 즐거움을 위한 소비. 쇼핑과 여가 활동에도 틈새 절약법은 있다.
[12] 유통기한 임박, B급 상품 저렴하게
요즘 마트에서는 유통기한 임박 제품이나 못난이 채소·과일 등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다. 쿠팡 등 온라인 마켓에서도 하자 없는 반품 상품 등을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B급 상품 아이템을 모아 판매하거나 정보를 알려주는 ‘떠리몰’, ‘임박몰’, ‘이유몰’, ‘라스트오더’ 등의 플랫폼(앱)도 살펴보면 좋다.
[13] ‘1+1 제품’ 보관하기
편의점에서도 ‘1+1’, ‘2+1’ 등 덤 이벤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통기한이 짧아 소진이 어렵거나, 딱히 당장 필요 없는 덤 제품이라면 잠시 보관해두자. ‘우리동네GS’(GS편의점), ‘포켓CU’(CU편의점) 앱을 활용하면 가능하다.
[14] 기프티콘도 사고팔고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몇몇 중고거래 앱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사고파는 경제적 효과와 더불어, 자원 활용의 측면에서도 유익하다. 최근에는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권)도 중고거래가 가능하다. 일상카페, 니콘내콘, 기프티스타 등의 앱을 이용하면 된다. 카카오톡으로 받은 기프티콘의 경우 유효기간이 지나면 상품가의 90%를 현금으로 받을 수 있으니 이점 참고하자(선물 구매자가 아닌 수신자에게 입금, 앱 내 선물하기 메뉴에서 진행).
[15] 유류비 아끼고, 가벼운 드라이브
주유하고 나왔는데 근방에서 더 값싼 주유소를 발견했다면, 안타깝지만 손해를 본 것이다. 주유할 일이 있다면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사이트또는 앱을 먼저 살펴보자. 시도별 최저가 주유소와 가격 정보, 현 위치를 중심으로 주변 가장 저렴한 주유소 등을 알 수 있다.
[16] 비교 쇼핑 생활화
같은 제품이라도 언제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값이 다르다. 다양한 상품의 최저가를 알려주는 ‘비교 쇼핑’ 앱을 활용하자. 쿠차, 쇼핑스캐너, 다나와 등이 대표적이다. 핫딜 노마드족(특정 시간대에만 할인하는 핫딜 제품을 찾아다니는 소비자)을 위한 ‘세일포유’ 사이트에는 실시간 할인 정보가 올라온다.
[17] 돈·건강·환경 1석 3조, 알뜰교통카드 마일리지
만 65세 이상이라면 지하철이 무료지만, 그 이전 세대라면 ‘알뜰교통카드’로 교통비를 아껴보자. 버스·지하철 정류장까지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만큼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앱과 연동), 카드사의 추가할인 혜택 포함 최대 30% 대중교통비가 절감된다. 미세먼지 발령일에는 마일리지를 2배 제공하고, 모인 마일리지는 캐시백으로 전환해 교통비에 충당할 수 있다. 후불카드(신용카드, 체크카드)와 선불카드(티머니, 캐시비, 원패스) 중 신청 가능하다.
PART3 | 생활 & 관리비 | 1와트의 전력, 한 방울의 물도 아끼는 절약 고수를 위한 관리비 절감 노하우.
[18] 겨울철 난방비 폭탄 막기
가스비는 온도에 비례한다. 보일러 온수 온도를 40℃정도로 설정하고, 중간 수압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온수 온도를 55℃에서 40℃로 줄이면 월 8610원가량 요금이 덜 나온다(일 온수 사용량 200kg 가정). 빈방의 난방밸브를 잠그거나(월 2만5923원 절감 예상) 보일러를 청소해도(월 1만3007원 절감 예상) 가스비를 아낄 수 있다. 보일러 실내 온도는 20℃를 기준으로 1℃ 올라갈 때마다 난방비가 15% 상승한다. 18~20℃로 맞추면 적당하다. 보일러를 끄면 재가동 시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돼, 10시간 이내로 귀가한다면 외출 모드를 이용한다. 한파에는 외출 모드 대신 15~17℃ 정도로 설정하면 동파를 막으면서 집안의 온기를 유지할 수 있다.
[19] 졸졸 새는 대기전력 차단하기
세탁기,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등 대기전력이 있는 가전제품의 경우 전원을 껐더라도 콘센트를 꽂아둔 상태면 전력이 소비된다. 가정 내 대기전력왕은 바로 셋톱박스. TV(1.27W)의 10배(12.27W)에 이른다. 일일이 콘센트 관리가 어렵다면 대기전력을 차단해주는 콘센트타이머나 스마트 플러그를 사용하자.
[20] 탄소포인트제(에코마일리지) 인센티브
전기, 상수도, 도시가스 사용량을 절감하고 감축률에 따라 탄소포인트를 부여하는 제도다. 온라인 탄소포인트제 누리집(서울시 거주자는 에코마일리지 홈페이지) 또는 관할 시·군·구 담당 부서를 방문해 신청 가능하다. 과거 1~2년간 월별 평균 사용량과 현재 사용량을 비교해 연 2회(6월, 12월) 현금, 상품권, 지역화폐 등의 형태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21] 돈 내고 버리는 폐가전, 무료로 처분하기
대형 생활 폐기물을 버리려면 시·군·구청을 통해 대형 폐기물 스티커를 구매해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전제품의 경우 ‘폐가전무상배출예약시스템’을 이용하면 무료로 처분 가능하다. 회원 가입 절차와 수수료 없이 원하는 날짜에 예약 후 지정된 장소에 폐가전을 내놓으면 된다.
[22] 전력피크대 피하기
전력피크대에 전기를 사용하면 전기요금이 높게 나온다. 생산단가가 높은 발전기가 가동되기 때문이다. 겨울철 전력피크대는 오전 9~12시, 오후 4~7시이니 급하지 않다면 이 시간대를 피하자(봄·여름·가을은 오전 10~12시, 오후 1~5시).
[23] 마트 갈 때 들르는 빈병 무인회수기
고전적인 짠테크 방법으로 알려진 빈병 팔기. 최근에는 대형마트(롯데마트, 이마트 등)를 중심으로 빈병 무인회수기가 설치돼 있다. 보증금액은 빈병 용량에 따라 1병당 최소 70원부터 350원까지다(하루 최대 30병). 모아둔 빈병을 마트에 가져가 돌려받은 보증금을 장 볼 때 보태면 쏠쏠하다.
치솟는 난방비로 인해 소비자들의 공공요금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 다양한 지원책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당 평균 난방비(지역난방·중앙난방 기준)는 2021년 12월 334원에서 지난해 12월 514원으로 53.9% 올랐다. 지역별로는 세종(1075원)의 난방비가 같은 기간 55.6% 상승하며 ㎡당 1000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경기(848원), 서울(767원), 인천(675원), 대전(638원), 충북(515원), 대구(396원) 등의 순으로 ㎡당 난방비가 많이 들었다.
주택용·영업용 가스 요금 자체도 1년 전에 비해 1.5배 이상 올랐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용 도시가스 사용량은 8555만GJ(기가줄)로, 2021년 12월(7673만GJ) 대비 11.5% 증가했다.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 기준으로 네 차례(4·5·7·10월)에 걸쳐 38.4% 올랐다. 산업부는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실질 난방요금이 2021년 12월과 견줘 작년 12월에 1.54배 오른 것으로 추산했다.
에너지바우처, 28일까지 신청
이에 정부는 ‘난방비 폭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을 위해 ‘에너지바우처(사용권)’ 확대 지원 대책을 내놨다. 에너지바우처는 취약계층에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LPG, 연탄 등 구입 시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산업부는 모든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게 기존 난방비 대책의 최대 지원 금액인 59만 2000원(에너지바우처 대상 생계·의료 수급자)까지 상향 지원한다. 동절기 4개월간(2022년 12월부터 2023년 3월까지)의 가스요금 할인을 통해 이뤄진다.
에너지바우처를 받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에는 기존 가스요금 할인으로 지원받는 14만 4000원에 44만 8000원의 가스요금을 추가로 할인해준다. 에너지바우처를 받지 못하는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생계·의료급여형 수급자에게는 기존 가스요금 할인으로 지원받는 28만 8000원에 30만 4000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주거형 수급자는 기존 14만 4000원에 44만 8000원을, 교육형 수급자는 기존 7만 2000원에 52만 원을 가스요금으로 추가 할인해줄 방침이다.
에너지바우처는 생계급여·의료급여·주거급여·교육급여 수급자 가운데 본인이나 세대원이 △노인(1957년 이전 출생자) △영유아(2016년 이후 출생자) △장애인 △임산부 △중증질환자, 희귀질환자, 중증난치질환자 △한부모가족 △소년소녀가정 중 하나에 해당한다면 주민등록상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복지로 누리집을 통해 2월 28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혜택은 고지서를 통한 요금 자동 차감 또는 국민행복카드 사용을 통해 받을 수 있다. 국민행복카드는 보건복지부 17종의 국가 바우처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통합카드로 전기, 도시가스의 경우 각 에너지공급사(한전, 도시가스사)에 직접 카드 결제해 사용이 가능하고, 등유, 연탄, LPG의 경우 에너지바우처 가맹점(판매소)에서 바우처 사용기간 안에 결제하면 된다.
보일러 교체 시 보조금 지급
이 밖에 노후화된 가정용 보일러를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도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반 가구는 10만 원, 저소득층은 60만 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저소득층에서 특정 제품(경동나비엔, 귀뚜라미)을 선택하면 해당 보일러 제조·판매사에서 자부담액을 지원하기 때문에 무상으로 교체할 수 있다. 저소득층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족 등이 해당한다.
친환경 보일러는 열효율이 92% 이상으로 노후 보일러 대비 약 12% 정도 높아 연료비 절감에 도움을 준다. 환경부는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지난 1월 도시가스 요금을 기준으로 1대당 연료비가 연간 최대 44만 원이 절약된다고 설명했다. 보조금은 ‘가정용 보일러 인증 시스템’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관할 시군구 환경부서에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보일러 판매자의 대리 신청도 가능하다.
한편, 올겨울 강력한 한파가 연일 이어지면서 동상이나 저체온증 등 한랭(寒冷)질환 환자가 지난겨울보다 65.9%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의 ‘2022-2023절기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한랭질환 신고 환자 중 절반가량(52%)은 65세 이상 고령자였으며, 저체온증이 8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질병청은 “고령자와 어린이는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어 보온을 유지하고, 갑작스러운 추위 노출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태(52) 씨는 2019년 중국에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무려 16년 만의 귀국이었지만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나이는 50대 진입을 앞뒀는데, 보유하고 있는 뚜렷한 기술이 없는 게 문제였다. 이에 권영태 씨는 뭔가를 배워야겠다고 생각, 국비지원이 되는 한국폴리텍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대구에 거주하던 권영태 씨는 2020년 대구 캠퍼스를 찾았다.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기술 자격증을 더 보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의 관심을 끈 분야가 공조냉동. 공조냉동 신중년특화과정 교육은 대전 캠퍼스에서 진행됐다. 그는 대구에서 멀리 대전까지 찾아가며 학구열을 불태웠다.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수업이 진행됐는데요. 신중년특화과정은 신중년 눈높이에서 교육을 해주고, 지원도 아낌없이 해줍니다. 기숙사도 지원해줘서 학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죠. 한국폴리텍대학이 어떤 개인 학원보다 좋은 것 같아요.”
권영태 씨는 4개월 동안 공조냉동·에너지·가스 세 분야의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실기시험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 관심을 조금만 더 갖고 시간 투자를 하면 자격증을 병행 취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자격증이 많으면 취업할 때 이점이 된다.
“저는 문과, 경영학과를 졸업했어요. 필기시험은 크게 어렵지 않았는데, 실기시험은 처음 해보는 거라 힘들더라고요. 실기시험은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니까 손에 익도록 연습을 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학교에서 실습을 많이 할 수 있게 지원해준 덕에 실기시험도 잘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권영태 씨는 한국폴리텍대학 교육 수료 후 곧바로 취업에 성공해 지난해 7월부터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일하고 있다. 선수촌 용역회사와 계약해서 근무하게 된 것. 그는 기계팀에 소속돼 냉난방기 관리 및 공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권영태 씨는 이제 경력 1년 차로 많이 배우는 중이라고 했다. 자기 사업을 하던 사람인데 신입부터 시작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 이에 대해 묻자 그는 웃으며 “그런 생각이면 자격증 취득도 못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하나라도 더 배우고 내 기술을 발전시킨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영태 씨는 공조냉동기계기능사의 장점에 대해 “기술직이다 보니 정년이 보장된 점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하면서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경영학과가 유사 관련 학과로 인정받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권영태 씨는 이후 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도 있고, 창업도 생각하고 있다. 어쨌거나 기술을 갖고 있으니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의 선택지가 다양하다고 느낀다.
“요즘은 정년이 되기 전에 퇴직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새로운 방향이나 길을 찾아야 될 텐데 조금만 노력해서 정보를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우리 주변에 국비지원 교육도 많거든요. 전 친구들한테 한국폴리텍대학 수업을 많이 추천합니다. 문과를 나왔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자신한테 맞는 기술을 찾으라고 말해요. 국비 교육을 잘 활용해서 기술 자격증을 취득하면 앞으로 10년, 길게는 30년의 생활이 좀 더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그런 희망을 갖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세요!”
지구온난화 시대에 공조냉동 분야가 주목받는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공조란 공기조화(Air Conditioning)의 줄임말이다. 공조냉동 업무를 쉽게 설명하면 건물의 냉난방을 관리하며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공조냉동 분야 취업의 첫 단계 자격증이자 누구나 취득할 수 있는 공조냉동기계기능사를 소개한다.
공조는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박테리아·먼지·유해 가스를 제거해 실내에 있는 사람과 물체에게 가장 쾌적한 환경을 조절하거나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현장에서 공조냉동기계를 설치·운전하며, 냉매를 교환·보충하는 업무를 맡는다. 압축기, 응축기, 증발기, 펌프, 모터, 밸브 등과 같은 부속 설비를 관리, 보수, 점검하는 업무 또한 수행한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지구온난화와 맞물리며 주목받는 직업이 됐다. 기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미세먼지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쾌적한 환경에 대한 갈증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공기조화와 냉동기계설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유지·보수를 하는 엔지니어의 수요가 늘어났다. 앞으로 없어서는 안 될 직업으로 예상되는 공조냉동기계기능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누구나 자격증 취득 가능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국가기술자격증을 발행한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 제도는 냉동과 공기조화에 관한 공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공조냉동기계와 관련된 생산, 공정, 시설, 기구의 안전관리 등의 직무를 담당할 기능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제정됐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공조냉동기계 분야 첫 단계로, 응시 자격에 제한이 없다. 다만 전문계 고등학교에서 기계과·냉동공조과 등 관련 과를 전공했거나, 직업전문학교나 전문기술학원 등을 통해 과정을 이수하면 자격증 취득에 좀 더 유리하다.
기능사 위의 단계인 산업기사, 기사, 기술사는 응시 자격이 있다. 전문대학 이상 관련 학과를 졸업했거나 실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 다른 말로 설명하면 공조냉동기계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고 경력이 없다면 무조건 기능사 자격증부터 취득해야 한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증은 필기시험, 실기시험에 모두 합격해야 주어진다. 둘 다 1년에 4번 시행되며,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받아야 한다. 자격증 시험 응시자는 인기를 입증하듯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필기시험은 2021년 기준 7913명이 응시했으며, 4047명이 합격했다. 합격률은 51.1%다. 실기시험은 57.7%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그 이전 연도 통계도 비슷했으며, 평균 합격률은 50% 정도라고 보면 된다.
필기시험 과목은 공조냉동, 자동제어 및 안전관리다. 냉동기계, 공기조화, 보일러설비 설치, 유지·보수공사 안전관리, 자재관리, 냉동설비 설치, 공조배관 설치 등에서 문제가 출제된다. 객관식 4지 선택형 60문항이 출제되고 시험 시간은 1시간이다. 기출문제를 위주로 열심히 공부하면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다.
실기시험은 2022년까지 작업형(동관 작업+동영상)으로 시행됐으나, 2023년부터는 작업형의 동영상 시험이 폐지되고 필답형이 도입되어 복합형(동관 작업+필답형)으로 시행된다. 동관 작업은 주어진 재료를 활용해 도면과 같이 작품을 제작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시험 시간은 약 2시간이다. 경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실기시험이 어렵기 때문에 전문 교육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실기시험을 치를 때 유의할 점은 동관 작업 시험을 위해 준비물을 지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제시한 준비물은 유성 사인펜, 직각자, 계산기, 몽키스패너 등 종류도 다양하고 총 18종에 이른다. 그러나 준비물을 지참하지 않았다 해도 감점이 되진 않는다. 작업에 꼭 필요한 물건들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공구 위주로 준비물을 지참할 것을 조언했다.
중장년 취업에 왜 좋을까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정년이 없는 기술직으로 중장년을 위한 취업 교육이 확대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폴리텍대학 대전캠퍼스에서는 공조냉동 직종 신중년특화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전액 국비지원 교육과정이다.
신중년특화과정에서는 △공조냉동설비 △배관설비 △용접설비 △CAD △설비 자동제어 등을 교육한다. 교육생들이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에너지관리기능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해 현장 실무를 이끌어갈 기술인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백승문 한국폴리텍대학 녹색산업설비학과장은 공조냉동 분야가 유망 직종인 이유에 대해 “요즘은 모든 건물에 냉난방 시설이 잘돼 있고, 큰 건물에는 기계실이 따로 있을 정도다. 이로 인해 공조냉동 분야의 수요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기계설비법이 바뀌어서 의무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중장년에게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백승문 학과장은 “보통 나이가 들면 취업이 어려운데 공조냉동 분야는 50대 중반에 은퇴한 후에도 취업이 가능하다. 60대까지도 괜찮다”고 말했다. 백 학과장은 “산업설비 계열은 워낙 수요가 많고 70대까지도 일할 수 있어서 제2의 직업으로 좋다”고 덧붙였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다양한 방향으로 취업할 수 있다. 에너지와 가스 자격증을 함께 따면 취업이 더욱 쉬워진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증 취득 후 주로 공조냉동설비 관련 업체, 냉난방 및 냉동장치 제조업체, 냉동고압가스업체, 식품냉동업체 등으로 취업한다. 건설업체, 감리전문업체, 엔지니어링업체, 정밀기계제조업체, 제약회사 등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의 기술인력,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의한 냉동기 제조시설의 안전관리책임자, 건설기술관리법에 의한 감리전문회사의 감리원 등으로도 고용될 수 있다.
전문가는 공조냉동기계기능사의 평균 연봉은 3000만 원 정도라고 짚었다. 경력을 쌓아 기사 이상 되고 능력을 인정받으면 4000만 원대 이상도 벌 수 있다고 한다. 나아가 기계설비유지관리 선임이 되거나 창업하면 더욱 많은 수익이 보장된다.
코로나 이후 가족을 위한 사회정책적 지원 주제로 2022 한-영 연구교류 국제 학술대회가 중앙대학교에서 28일 개최됐다.
영국 더비대학교,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4단계 BK교육연구팀이 공동주최했다. 28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일과 돌봄 노동', '웰빙, 예술&테크놀로지', '아동과 복지', '범죄 중단' 4가지 세부 주제로 마련됐다.
첫날 행사에서는 고령층 관련 주제도 다뤄졌다. 박상희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일과 돌봄 노동' 주제 중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가족 돌봄 분야에 대해 발표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일정기준(장기요양 등급 보유, 지역적 한계 등) 부합 대상에게 가족요양비를 지급하고 그 수급자를 가족이 돌보거나, 가족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요양서비스노동에 대한 급여를 정산 받는 경우 둘로 나뉜다.
박 연구위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노인돌봄 사회화의 초석이나 가족의 직접 돌봄에 대한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며 "가족요양비는 높은 기준과 낮은 급여 수준, 가족요양보호사는 서비스 질에 관한 부족한 관리 감독 탓에 형평성 제고와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인장기요양보험 내 비공식 돌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족요양보호사들의 처우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며 "결국 가족요양비와 가족요양보호사 제도를 통합한 서비스 제공 방식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수완 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역사회 거주 노인을 위한 지방 정부의 기술 기반 돌봄서비스: 현황, 쟁점과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교수에 의하면 코로나19 이후 정신 건강의 저해, 고독사, 1인 가구의 증가 등의 원인으로 돌봄 서비스는 더욱 주목받았다. 정부의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필두로 지자체에서도 유사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응급안전 안심 서비스는 최신 ICT(정보통신기술)를 적용한 장비를 홀로 사는 노인·장애인 가정에 설치해 화재, 가스, 활동량 등을 확인하고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돕기 위한 시스템이다.
다만 기기의 낙후, 정서 지원 및 건강서비스와 같은 기능의 제한, 센서에 의존한 단편적인 기술, 정부와 지자체 서비스의 중복 등 여러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김 교수는 "지역 사회의 돌봄이 중요해지면서 그 대상이 더 이상 취약계층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며 "여생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분석을 통한 복합 서비스 구축,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질 개선, 민관의 협력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진 스마트케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2022 한-영 국제연구교류 국제학술대회는 '아동과 복지', '범죄 중단 주제'로 29일 10시부터 4시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안전보건공단(이하 공단)에서 건강관리에 취약한 근로자의 건강 보호를 위해 자동 전자혈압계와 미세먼지 마스크 등을 보급한다.
이번 지원의 우선 제공 대상은 만 55세 이상 야간작업이 많은 근로자, 배달‧대리운전 등 플랫폼 노동자다. 플랫폼 노동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SNS 등 디지털 플랫폼을 매개로 노동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로, 과로사 등 업무상 질병이 발생하기 쉽다.
이번 지원은 공단의 ‘직종별 건강진단 비용지원’ 수진자를 대상으로 한다. 공단의 예산 지원을 받아 실시한 건강진단 결과 뇌심혈관질환 등이 우려돼 사후관리가 필요한 근로자에게 전달된다. 자동전자혈압계는 택배기사, 배달종사자, 대리운전자, 온라인 배송기사, 화물차주, 건설기계운전자 등 6개 직종 근로자를 대상으로 약 2000여개가 지원될 예정이다.
환경미화원, 택배 및 퀵서비스업, 가스배관 등 설치 관련업종 등 옥외 작업이 많은 근로자를 대상으로는 KF94 마스크를 보급한다. 산재예방 기술지원을 실시하는 민간위탁기관을 통해 옥외 작업을 주로 하는 50인 미만 사업장 1만 개소, 5만여 명의 근로자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민간위탁기관에서 해당 사업장을 방문해 미세먼지의 유해성, 건강장해 예방조치,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 교육도 실시한다.
공단은 앞으로 건강진단 결과 고위험군에 대한 정밀 건강진단을 추가로 시행하는 것과 별도로 자동 전자혈압계를 지원해 자율적인 건강관리와 ‘직종별 건강진단’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방침을 밝혔다.
안종주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취약계층과 옥외 작업자 등 건강 사각지대에서 근무하는 이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기, 가스, 수도 등 에너지 요금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서울시가 ‘서울에너지설계사’를 파견해 무료 에너지 진단을 실시한다.
서울에너지설계사는 주택, 상점 등 시설의 에너지 사용 실태를 조사하고 불필요한 에너지비용 발생 원인을 찾아 맞춤형 절감법을 제공하는 이들로 현재 23명이 활동 중이다. 서울에너지설계사는 지난 4월부터 서울시 내 총 3846개 아파트 단지를 직접 방문해 에너지 소비현황과 계약방식을 전수 조사했다.
10월부터는 가게, 주택(가정 포함)을 중심으로 맞춤형 진단을 진행한다. 에너지 진단을 신청하면 서울에너지설계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에너지 진단을 하고 사용 실태, 맞춤형 절감법을 포함한 결과 보고서와 에너지 절약에 필요한 절전제품 등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에너지(전기, 가스, 수도) 사용량과 사용유형을 분석해 가전제품의 올바른 선택과 사용법, 대기전력 차단법, 단열창호, 고효율 조명기기 개선을 통한 에너지 절감 방법 등을 제시한다. 시에 따르면 상점이나 빌딩에서 사용하는 일반용 전력은 계약전력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어 계약전력에 대한 상담도 제공한다.
무료 에너지 진단은 구글폼에서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거나 전화로 접수하면 된다. 한국전력에 직접 전기 요금을 납부하는 가게 및 주택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사업장의 경우 서울 시내 사업자 등록 후 1년 이상 영업해야 한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에너지설계사의 맞춤형 에너지 진단은 시민들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해소할 뿐 아니라 저탄소 녹색생활 실천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생활 속 에너지 절약의 작은 실천이 탄소중립으로 나아가는 변화의 시작인 만큼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평소 마시던 음료, 미묘하게 병이 얇아진 느낌이다. 간식으로 먹으려고 과자를 뜯었는데 손 몇 번 가니 다 먹었다. ‘원래 이렇게 양이 적었나?’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기분 탓이라고 넘길 수도 있지만, 사실 양이 줄어든 게 맞다. 슈링크플레이션이다.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은 ‘줄어들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전반적·지속적인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기업이 제품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제품의 크기·중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춰서 가격을 올린 것과 같은 효과를 내려 하는 현상을 말한다. 영국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Pippa Malmgren)이 만든 용어로, 패키지 다운사이징(Package Downsizing)이라고도 한다.
물가는 오르고 제품은 작아지고
최근 글로벌 경제 시장은 지속되는 물가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 기업들이 가격 인상 압박을 받게 된 것. 하지만 물가상승으로 소비가 위축된 상태에서 가격까지 올라간다면 판매가 줄어들 수 있어 슈링크플레이션을 선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물가가 치솟고 있다. 러시아는 전 세계 밀과 해바라기씨유 생산량의 28%, 62.6%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게다가 원유, 곡물, 가스 등의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또한 코로나19는 글로벌 유통망의 발목을 잡았고, 재료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결국 기업들은 제품 크기와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돌입했다.
쇼트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 등에는 소비자의 인증이 쏟아지고 있다. 시리얼, 과자, 음료수, 샐러드드레싱, 아이스크림, 지퍼팩, 샴푸 등 전반적인 부분에 슈링크플레이션이 반영되고 있다. 이를테면 15개 들어 있던 지퍼팩이 12개로 줄거나, 한 상자에 12개 들어 있던 과자가 10개로 줄어드는 식이다. 틱톡에서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해시태그는 2억 4000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로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가 급등하자 재료 가격이 올랐고 외식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반찬 가짓수를 줄이거나, 국수에 들어가는 면의 양을 줄이거나, 원재료를 더 저렴한 것으로 대체하고, 리필 서비스를 없애는 방식이다.
인상인 듯 아닌 듯, 가격 오른 효과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기업은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보다 안의 내용물을 줄여 생산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수익을 유지한다. 최종 소비자가격에 오른 원자재 가격을 반영하면 판매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 소비자 저항을 낮추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인 셈이다. 물론 소비자로서는 같은 가격에 더 적은 제품을 사니 가격이 인상된 것과 다름없다.
기업이 이 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소비자가 제품량을 줄이는 것보다 가격을 올리는 데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 때문이다. 기업은 내용물이 줄었거나 제품 품질이 낮아졌다는 걸 소비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뒤에 숨겨진 인플레이션’이라고도 불린다.
미국 소매 데이터 분석업체 ‘84.51°’이 발표한 ‘컨슈머 다이제스트 2022년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들은 슈링크플레이션을 체감하고 있었다. 용량이 줄었다고 느낀 품목은 과자류(51%), 시리얼(37%), 막대사탕(29%), 화장실 휴지(26%) 순이다.
하지만 응답자의 44%는 쿠폰이 있다면 용량이 줄었어도 구매 의사가 있다고 했으며, 41%는 같은 용량의 다른 브랜드를 구매하겠다고 말했다. 37%는 양이 줄었더라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용량을 줄인다고 소비자가 크게 이탈하지는 않을 것을 알 수 있다. 가격 인상 대신 용량을 줄이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슈링크플레이션에 속지 않으려면 최종 소비자가격만 보지 말고 그램(g)당 가격을 비교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신제품’, ‘대용량’, ‘패밀리’ 등의 문구와 함께 포장이 바뀌었다면 용량을 줄이면서 포장을 바꾼 것일 수 있으니 역시 중량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외벌이 가장 민 씨는 작년부터 노모 병원비까지 부담하는 상황이 되었다. 비상 예비자금을 따로 준비해두지 않은 민 씨는 제2금융권 대출이나 현금서비스 등 당장 손쉬운 대출을 자주 이용했다. 신용대출 만기 시점에 은행으로부터 신용평점 하락으로 한도 축소와 금리 인상 통보를 받은 민 씨는 개인신용에 대한 전반적인 상담을 받기 위해 상담 신청을 해왔다.
1~10등급의 신용등급제로 평가되던 개인신용이 2021년 이후 1~1000점의 신용평점제로 변경되었다. 은행 등 금융회사는 자체 신용평점시스템(Credit Scoring System, CSS)을 기준으로 대출 승인, 신용카드 발급, 한도, 금리 결정 등 각종 금융 거래를 위한 의사결정을 한다. 이때 CB(Credit Bureau)사(社)라고 하는 개인신용 평가회사의 신용평점을 참고한다. 2022년 8월 현재 개인신용평점에 따른 주요 은행별 일반 신용대출 금리를 비교하면 ‘표 1’과 같다.
개인신용평점에 따라 대출 금리는 최대 3배 가까이 차이 난다. 대출 금액 1억 원을 10년 동안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상환할 경우 대출이자율 차이에 따른 월 상환금과 총 이자액은 ‘표 2’와 같다.
개인신용평점은 두 CB사에서 운영하는 ‘나이스지키미’와 ‘올크레딧’에 접속해 회원가입을 하면 연 3회 무료로 조회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2011년 10월부터 신용점수 조회 사실은 신용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 자신의 신용점수에 이의가 있을 경우 신용조회회사 고객센터를 통해 신용점수 산출 근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CB사의 설명에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금융감독원 민원센터인 ‘개인신용평가 고충처리단’을 통해 이의 제기가 가능하다.
개인신용평점에 대한 오해와 진실
신용 관리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신용 관리 지식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다음 ‘표 3 신용평점 관리 자가진단표’에 하나씩 답을 해보면서, 개인신용평점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자.
CB사는 상환 이력, 부채 수준, 신용거래 기간, 신용거래 형태, 비금융/마이데이터 등의 정보를 활용해 개인신용평점을 평가한다. 첫째, 상환 이력이란 기한 내 채무 상환 여부와 채무 연체 경험에 대한 정보 등을 말한다. CB사는 연체 정보 중 10만 원 미만 혹은 5영업일 미만의 연체는 신용평점에 반영하지 않는다. 대신 연체로 등록될 경우 90일 미만의 단기 연체 정보는 3년, 90일 이상의 장기 연체 정보는 최장 5년까지 신용평가에 반영한다. 연체 기간이 장기일수록, 연체 금액이 클수록, 연체 횟수가 많을수록 개인신용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둘째, 부채 수준은 현재 보유한 채무의 수준을 말하며, 대출 상환 정보가 반영된다. 부채 규모가 클수록, 부채 건수가 많을수록 개인신용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부득이 현금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경우 100만 원씩 두 번 받는 것보다 200만 원을 한 번 받는 것이 더 낫다. 보증채무도 부채 수준 정보에 포함된다. 단순히 신용카드를 여러 장 발급한 것은 신용평점과 상관이 없다.
셋째, 신용거래 기간은 신용 개설, 대출, 보증 등 신용거래 활동을 시작한 후 거래 기간에 대한 정보다. 연체 없이 대출 상환 기간이나 신용카드 사용 기간이 길면 길수록 개인신용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고로 신용카드 정리 시 사용 기간이 오래된 카드를 유지하는 것이 신용평점 활용 면에서 유리하다.
넷째, 신용거래 형태는 대출거래 형태나 신용카드의 이용 형태와 관련된 정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더 높은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부터 대출을 받을 경우 연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아 은행 대출보다 신용평점에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일반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개인신용평가에 더 긍정적으로 반영된다. 습관적인 할부는 상환해야 할 부채 수준을 일정 기간 높게 유지하는 것으로 보아 일시불보다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단기 카드대출(현금서비스)은 신용평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신용카드 이용한도 대비 사용 비율이 높을수록 신용평점에 부정적이다. 따라서 신용카드 이용한도는 가능하면 높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는 한도의 30~40% 이내에서 사용하는 것이 신용평점에 긍정적이다.
다섯째, 비금융/마이데이터는 고객이 CB사에 직접 등록하는 정보다. 국민연금이나 국민건강보험료, 도시가스 요금, 통신 요금 등을 6개월 이상 꾸준히 납부한 실적을 CB사에 직접 등록하면 신용평점에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신용은 보이지 않는 자산이며, 신용사회가 되어갈수록 개인의 신용 관리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신용평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잘 숙지하여 신용카드 하나부터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용해야 노후의 재무건강을 지킬 수 있다.
과다 채무자 구제제도
주식이나 부동산 혹은 가상화폐 등 투자한 자산의 가격하락으로 갑작스럽게 채무가 과다해진 사람들이 있다. 이럴 땐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냉정한 판단과 가족 간의 합의를 바탕으로 생활비를 대폭 줄이거나, 가족의 재무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 채무가 가족의 능력 범위를 초과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채무자 구제제도를 이용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채무자 구제제도는 공적채무조정과 사적채무조정이 있다. 공적채무조정은 개인회생과 개인파산인데, 법원이 운영 주체다. 사적채무조정은 신용회복위원회가 운영 주체인데, 연체 기간에 따라 ‘연체 전 채무조정’, ‘이자율 채무조정’, ‘채무조정’(개인워크아웃)으로 구분한다. ‘표 4’는 우리나라 채무자 구제제도를 요약한 것이다.
공적채무조정 중 많이 활용되고 있는 개인회생은 연체 여부와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다. 개인회생이 허가되면 채무자는 본인의 소득에서 부양가족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금액을 변제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부양가족 최저생계비는 매년 중위소득의 60% 수준에서 법원이 탄력적으로 적용한다. 현재 개인회생 변제금 최장 납부 기간은 원칙적으로 3년이다. 다만 청산가치보장의 원칙이라고 해서 갚아야 할 변제금이 보유한 자산가치보다는 많아야 한다. 청산가치보장의 원칙에 따라 변제 기간을 5년까지 늘릴 수도 있다. 개인회생은 변제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채무자는 반드시 소득이 있어야 한다. 개인회생은 자산이 적고, 부양가족이 많고, 소득이 높지 않은 채무자일수록 상대적으로 탕감되는 채무가 많다. 법원으로부터 개인회생 인가를 받으면 채무자에 대한 독촉은 중단된다. 하지만 보증인에 대한 독촉은 중단되지 않는다. 따라서 개인회생은 보증인이 없거나 채무자와 보증인 모두 개인회생을 원할 때 신청하는 것이 좋다.
사적채무조정은 개인회생에 비해 원금 감면 비율이 낮다. 대신 보증인에 대한 독촉은 중지되고 상환 기간(최장 10년)이 길다. 개인회생이 모든 채무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 사적채무조정은 신용회복위원회와 협약된 금융회사나 대부업체의 채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협약되지 않은 회사나 개인의 채무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채무로 인해 고통스럽다면 우선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서 상담받을 것을 권한다. 신용회복위원회 콜센터(1600-5500)나 인터넷으로 신용회복위원회 사이버상담을 통하면 채무조정부터 개인회생에 대한 안내까지 받을 수 있다.
모두가 돈 걱정 없는 삶을 원하겠지만 살다 보면 원하지 않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현실을 외면하기보다는 한시라도 빨리 대처하는 것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어리석음’을 피하는 길이다.
참고 신용회복위원회(www.ccrs.or.kr), 나이스지키미(www.credit.co.kr), 올크레딧(www.allcredit.co.kr)
ICT, AI, IoT, 로봇 및 자율주행 기술이 불러온 4차 산업혁명은 애그리테크(Agritech)에도 혁명의 바람을 일으켰다. 오랜 농사 경험을 빅데이터로 순식간에 얻고, 청년들의 노동력을 로봇으로 대신하며, 악천후에 직관적 판단은 AI가 내리는 등 초보 농부가 단숨에 베테랑 농부를 따라잡게 된 것이다. 이러한 농업 첨단기술은 농사의 시행착오를 줄임으로써 자칫 귀촌이 노후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중장년에게 큰 조력자 역할을 한다.
◇ 인공지능 스마트 관개 시스템
초보 농부의 난관 중 하나는 논밭에 물 대기다. 대부분의 관개(灌漑) 작업은 정확한 데이터보다 농부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업 기술을 세계 최초로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이 개발했다. 바로 ‘작물 수분 스트레스 진단 및 AI 기반 적정 수분 공급 기술’이다. ‘인공지능 스마트 관개 시스템’은 작물 재배 환경을 정확하게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시기에 적정량의 물을 공급해 작물의 생육을 촉진, 수확량 및 품질을 향상시킨다. 아울러 작물의 생체반응, 즉 엽온(葉溫)을 측정·분석해 스트레스까지 진단한다. 해당 시스템을 사과, 복숭아 재배에 적용했을 때 수확량(18~34%) 및 품질(8~64%) 향상, 물 사용량(25~31%) 및 물 관리 시간(95%) 절감 효과를 보였다.
◇ 농장 단위 맞춤형 기상·재해 예측 경보 서비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농업 분야의 기상·재해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농진청에서는 농장 단위의 상세한 기상·재해 예측 알고리즘을 개발해 사전 알림 서비스를 시행한다. 이는 위치 기반 서비스 응용 사례 가운데 농업-기상-ICT 융합 실용화의 첫 사례다. 일반적인 기상청 예보의 경우 읍면 규모(5×5㎢)지만 농진청 농장 예보는 개별 농장(30×30㎡) 규모로 더욱 정밀하다. 해당 서비스는 기상 요소(기온, 강수량 등 11종), 농장 재해(가뭄, 저온해 등 15종) 정보 및 작물 30종(사과, 배 등)에 대한 생육 단계별 맞춤형 대책(사전·즉시·사후)을 알려준다. 2019년 기준 섬진강 수계의 24개 시·군을 대상으로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원하는 1만 549개 농가(1만 7624필지)를 대상으로 실시 중이다.
◇ 지능형 자율주행 무인 방제 로봇
농업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과 작업 편의성을 향상하려면 농작업의 자동화 및 로봇화가 필수다. 이에 과일나무의 형상을 인식해 과수에만 농약 살포가 가능한 지능형 방제 시스템과 자율주행 플랫폼을 융합해 과원용 방제 로봇을 개발했다. GPS 및 라이다(LiDAR, 레이저 펄스를 이용해 물체의 거리를 측정하고 이미지화하는 기술) 기반 자율주행 기술로 제초 작업, 병해충 방제, 수확을 대신하는 농업 로봇이다. 고역 작업인 농약 살포에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인력 대체 실현이 가능할뿐더러, 농약 사용 30% 절감 및 비용 절약 이점이 생긴다. 방제 로봇의 경우 지난해 현장 접목 연구를 통해 올해 시범 보급사업 및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와 더불어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는 디지털 사과 과수원 연구를 진행, 무인 자동 약제 살포 장치와 가지치기·꽃따기 기계에 대한 실증을 마쳤다. 기존 고속 분무기로 1㏊를 방제하려면 평균 3~4시간 걸리지만, 무인 자동 약제 살포 장치로는 20∼30분 만에 전면 방제가 가능하다. 스마트폰 앱으로도 병해충을 방제할 수 있어 편리하다. 가지치기, 꽃따기, 잎 솎기 등 수작업으로 해오던 일도 이 기계를 이용하면 1㏊ 기준 300~500시간 이상 걸리던 작업을 8시간 만에 마칠 수 있다.
◇ 화분 매개용 디지털 벌통
지난해부터 이상기후로 인해 야생 화분 매개자(Pollinator)가 대거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채류의 67%가량은 꿀벌, 뒤영벌 등 화분 매개용 벌에 의존하는 형편이라 그 심각성이 커졌다. 이에 IoT 기술을 적용한 ‘화분 매개용 디지털 벌통’을 개발해냈다. 디지털 벌통은 벌통 내부의 온도, 습도, 탄산가스 농도를 모니터링해 자동으로 최적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벌통 입구에 이미지 프로세싱 및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카메라와 디지털 센서로 벌의 크기, 형태, 색깔을 학습시켜 실시간으로 벌의 활동량 측정·관리가 가능하다. 벌의 활동량이 떨어지거나 움직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농가에서 바로 건강한 벌로 교체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기술은 기존 대비 화분 매개 활동량을 2.3배, 작물 수정률을 1.2배 끌어올렸다.
최근 농촌 고령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노동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벌이 벌집에서 나갈 때 꽃가루를 자동으로 묻혀 나가는 ‘자동 꽃가루 부착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벌의 주광성과 정전기 힘을 이용한 것인데, 부착기를 설치한 벌통에 수정용 꽃가루를 넣기만 하면 된다. 벌이 사람 대신 직접 수분 작업을 해내며 노동력이 감소된다. 키위 농가의 경우 노동 비용은 70% 줄었고 생산량은 20% 이상 오르며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 모바일 다목적 스마트 영상 물꼬
논에 물을 넣고 빼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동력을 투입해야 하기에, 고령의 초보 농부가 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논물 수위를 확인하고 자동으로 물꼬를 여닫을 수 있는 스마트 영상 물꼬 시스템이 개발됐다. 스마트 영상 물꼬는 PTZ 카메라(Pan Tilt Zoom, 원격 회전, 줌 조정이 가능한 카메라) 및 수위 센서를 이용해 논물 양을 실시간으로 촬영, 분석한다. 농부는 논에 직접 가지 않고도 모바일 앱과 웹을 통해 물 조절뿐만 아니라 생육 및 수로 상황을 점검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기록도 남아 빅데이터나 AI 모델에 적용하면 스마트한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저탄소 물 관리 시범사업을 통해 확산돼 온실가스 감축 사업 지역 중 고양시 등 9개 지역에 영상 물꼬 설치·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 스마트 트랩 병해충 예찰 진단 시스템
해충 번식으로 인한 작물 피해가 속출하며, ICT 기반 병해충 예찰 무인 자동화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이에 온실에 발생한 해충을 유인하고 관련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확인하는 스마트 트랩(지능형 덫)이 전국에 보급됐다. 지난 5월 농진청은 경남 함안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에서 ‘스마트 트랩을 이용한 해충 자동 예찰 기술 시연회’를 열었다. 스마트 트랩은 성 페로몬 및 LED(385㎚) 발광으로 해충을 유인, 이미지 분석 기술을 사용해 온실 내 병해충 방제 정보를 제공한다. 딥러닝을 활용한 나방류 이미지 분석 결과 및 스마트 온실 내 온·습도 진단, 방제 기술 정보 등을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로써 실시간으로 해충 진단 정보를 받아 빠르고 효과적으로 방제 여부를 결정, 해충으로 인한 작물 피해 최소화에 기여한다.
◇ AI 기반 농산물 시세 및 경락 정보 서비스
농식품 스타트업 ‘록야’는 AI 기반 농산물 시세 예측 시스템 ‘테란’(TERRAN), 작물별 생육 정보 분석·의사결정 서비스 ‘잘키움’, 노지 작물 재해 기상 정보 제공 서비스 ‘FWRM’ 등 신기술을 접목한 농사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빅데이터와 AI 전문가들이 공들여 만든 ‘테란’의 경우 농산물 가격 변동을 다각도로 분석해 표준화된 농산물 가격 정보를 내놓는다. 강원도의 경우 지자체 최초로 ‘테란’을 도입해 농산물 수급 및 출하 등 정책 수립에 활용할 방침이다.
권민수 록야 공동대표는 “귀촌 후 농사 초반에는 재배도 어렵지만, 애써 키운 농작물을 판매·유통하는 과정도 난항을 겪는다. 수요자에게 저렴하면서도 이윤이 남는 적정선이 얼마일지, 또 그 가격이 한 달 뒤에도 유효할지 등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농산물의 가격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분석해 생산자가 적합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디지털 농업 기술이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권 대표는 주식 시장처럼 AI를 기반으로 농산물 시장의 가격을 표준화하고 농산물의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KAPI 지수’를 개발했다. 그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주 고객이지만, 일반 농업 생산자를 위한 보급형 앱 ‘테란 라이트’를 3개월에 6000원 선으로 저렴하게 내놓았다. 작물의 경락 정보를 분석한 AI 뉴스 및 경락 가격 그래프, 전문가 리포트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초보 농사꾼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및 일러스트=농촌진흥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