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세 권 씨는 서울시 강남구와 경기도 의정부시에 아파트를 각각 1채씩 보유한 다주택자다. 의정부로 이사를 앞둔 권 씨는 강남의 아파트를 아들에게 증여하려 했지만, 증여세와 취득세가 부담스러웠다. 결국 그는 아들이 경제적인 능력을 갖출 때까지 집을 무상 임대해주기로 했다. 권 씨는 증여세 납부를 피할 수 있을까?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서는 타인의 주택을 무상으로 사용해 이익을 얻은 경우,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재산가액’으로 하여 무상으로 사용한 사람에게 증여세를 매긴다. 따라서 권 씨 아들이 부모의 주택을 공짜로 사용하면, 사실상 부모에게 지급하지 않은 월세만큼 이익을 얻으므로 증여세 납부 의무가 있다. 월세액에 해당하는 이익을 부동산 소유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부모가 거주 중인 집에 자녀가 함께 살 때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부동산 가격에 따라 달라지는 증여세
그렇다면 주택을 무상으로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이익은 어떻게 계산할까? 부동산 무상사용이익은 무상으로 사용한 날부터 5년 단위로 계산한다. 시작점에서 미리 증여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부동산가액(상증세법상 시가)의 2%를 매년 적정 임대료로 보고, 5년간 임대료의 10%를 현재가치로 환산한다. 만약 5년 후에도 해당 부동산을 공짜로 사용하고 있다면 5년 되는 날의 다음 날 새로 증여받은 것으로 여겨 다시 부동산 무상사용이익을 계산한다. 해당 기간 부동산 가치가 올랐다면 내야 하는 증여세 역시 5년마다 늘어나게 된다.
증여세는 무상사용이익이 1억 원 미만이면 과세되지 않는다. 5년간 사용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이 1억 원을 넘느냐 넘지 않느냐에 따라 증여세 과세 여부가 정해지는 것이다. 권 씨 명의의 강남 아파트가 시가 13억 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아들이 무상으로 홀로 거주하면 증여재산가액은 약 9856만 원으로 1억 원을 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13억 원 이하의 주택이라면 무상으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여러 명이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각 부동산 사용자의 실제 사용 면적이 분명하지 않을 때는 해당 부동산 사용자들이 각각 같은 면적을 사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표 사용자가 지정되는데, 이는 해당 부동산 사용자 중 부동산 소유자와 최근친인 사람이다.
일정 금액 이상 거래해야
부모 소유의 집에 아예 공짜로 사는 건 마음에 걸리다 보니 임대료를 아주 적게나마 납부하는 이른바 ‘다운(저가) 임차’를 하는 자녀들도 있다. 하지만 임대료를 주고받더라도 시가보다 상당히 낮은 금액으로 거래한다면 그 차액에 대한 증여세를 피하기 힘들다. 현행 상증세법상 저가 임차를 통한 이익도 일종의 증여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저가 임차는 적정 임대료(시가)와 부모에게 지급한 금액의 차액이 1년 기준 1000만 원 이상일 때 세금을 낸다. 다만 적정 임대료와 실제 지급한 임대료의 차액이 적정 임대료의 30% 미만이면 과세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시가 약 13억 원 이하의 주택이라면 무상 임대 시 증여세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시가 약 13억 원을 넘는 주택이라면 주변의 임대료 시세를 고려해 시가의 70% 이상 범위에서 부모와 자식 간 임대료를 주고받아야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특수관계자 간 거래는 과세 관청에서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으므로 임대차 계약서를 사전에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더불어 부동산을 무상으로 빌려준 부모가 사업자라면 추가로 세금을 내야 한다. 사업자가 본인 소유의 부동산을 특수관계인에게 무상으로 제공해 소득을 부당하게 줄이는 것으로 판단돼 이에 대한 소득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임차료를 내지 않고 아버지가 소유한 상가를 카페나 사무실로 쓰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세계가 ‘현금 없는 사회’로 한 걸음씩 더 다가가고 있다. 코로나19의 비대면 확산은 이 흐름을 더 빠르게 만들었다. 하지만, 현금 없는 사회에서는 고령층을 비롯한 금융 취약계층이 소외받을 수밖에 없다.
세계는 현금 없는 사회로
‘현금 없는 사회’는 동전이나 지폐를 사용하지 않고 신용카드나 페이 등 비현금 지급 수단을 약 90% 수준으로 사용하는 사회를 말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등장한 개념이다.
기술의 발전은 세계 많은 나라들을 현금 없는 사회로 인도하고 있다. 스웨덴은 소매업체를 중심으로 현금 결제를 거부하는 사례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현금 사용이 줄어들자 스웨덴, 영국, 뉴질랜드의 상업은행은 지점과 ATM 숫자를 줄이고 있다. 우리나라 은행들도 점포를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지만, 세 나라는 더 빠르다. 2018년 기준으로 스웨덴의 ATM 숫자는 2014년 대비 21.2% 감소했고, 영국은 11.4%, 뉴질랜드는 7.3%가 줄었다. 우리나라는 2.1% 수준이다.
현금 없는 버스와 무인 상점
우리나라도 현금 없는 사회로 가고 있다. 현금을 받지 않는 카페나 음식점이 늘고 있고, 택시에서 5만 원 권을 내면 거스름돈이 없어 당황하는 경우도 왕왕 생겼다. 젊은이들은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에 등록된 카드로 결제하는 일이 익숙해졌고, 실물 카드 없이도 모바일로 현금인출기(ATM)에서 일정 금액을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코로나 이후 늘어난 무인 상점들도 현금 결제를 할 수 없다.
최근 서울, 인천, 대전 등에서는 현금 없는 버스 노선을 시범 운영하거나 점차 늘리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노선을 18개로 확대했다. 적용되는 버스는 418대다. 인천시도 올 1월부터 현금 없는 버스를 도입했다. 경기도를 제외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현금 없는 버스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카드 사용을 잘 하지 않는 고령층은 버스를 탔다가 현금을 받지 않는다는 말에 다시 내리는 경우가 왕왕 생겼다. 이 경우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계좌이체를 하라고 안내하지만,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카드 외에는 결제 방법이 없어 결국 현금을 받는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야한다.
‘스마트 특화 매장’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롯데리아 홍대점은 무인 매장으로 주문부터 제품 수령까지 모든 과정이 비대면이다. 키오스크로 메뉴를 주문하고 픽업존에서 영수증 바코드를 인식한 뒤 음식이 나오는 곳을 ‘똑똑’ 노크하면 문이 열리며 제품이 나온다. 하지만 키오스크 이용이 어려운 중장년층, 고령층에게는 친절하지 않은 시스템이다.
매장 내에 있는 키오스크 메뉴는 복잡한 구성과 작은 글씨로 고령 친화적이지 않다. 중장년층들도 키오스크를 사용하는데 원하는 메뉴를 찾지 못해 주문을 포기하거나, 결국 직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키오스크 사용법을 배워보지만, 가게마다 키오스크 화면 구성이 달라 애를 먹는다. 키오스크가 사람을 대신하는 무인 매장은 점차 늘어가지만 중장년이나 고령층을 배려한 UI나 시스템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사용법도 어려운데 현금 사용도 할 수 없는 가게들은 고령층을 사회로부터 소외시킨다.
현금을 사용할 권리
가장 먼저 현금 없는 사회를 주도했던 스웨덴은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과 은행 계좌가 없는 저소득층·난민 등의 취약계층의 항의를 받게 됐다. 현금인출기가 없어진 소도시에서는 기차나 버스를 타고 대도시까지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스웨덴은 은행 등의 현금 사용을 의무화 하고 있다.
이에 유럽에서는 ‘현금 사용 선택권’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결제 수단을 결정할 때 소비자의 의사를 묻지 않고 무조건 현금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개념이다. 현금 없는 사회로 가면서 소외되는 노인이나 취약계층이 생기는 부작용을 겪으며 나타난 개념이다. 무조건 현금을 받지 않는 무인 상점이나 버스 등이 현금 사용 선택권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도가 현금 없는 버스 비중을 늘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령화가 높은 지역의 경우 현금 수요가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내버스의 경우 현금 사용률이 0.8% 수준이며, 2020년 기준 경기도내 시내버스 현금 이용률은 2.13%다. 하지만 고령자가 많은 동두천은 9.48%, 가평은 7.96%에 이른다
현금을 받지 않는 버스나 가게 입장에서는 현금 이용률이 1% 수준으로 낮고, 카드를 사용하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운영의 효율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1%이더라도 현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고령자나 취약계층이 있다면, 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적절한 방법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가상화폐가 나오면서 실물 화폐는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화폐가 존재하고 사용 가치가 있다면 변화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더 세심한 장치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풍토화, 즉 ‘엔데믹’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각종 기관에서 여행활동 지원 확대 및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관광취약계층이 보다 편리한 여행을 즐기기 위한 지원 사안도 늘고 있다. 저소득층이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여행상품을 제공하거나, 현장영상해설을 운영해 무장애 관광 환경을 조성하는 식이다.
서울시는 ‘관광취약계층 여행활동 지원사업’을 통해 사회적‧경제적 이유로 여행이 어려운 관광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여행활동 지원에 나선다. 3억 5천만 원 규모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기존 600명 대상자 외에 최대 1천 100여 명까지 지원 대상을 늘릴 예정이다.
오늘(8일)부터 저소득층 및 장애인 등 관광취약계층 대상 참가자를 추가로 모집해 1박 2일 숙박 여행상품을 제공한다. 관광진흥법 시행령 상 관광취약계층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최대 1000명(최소 470명), 중증장애인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100명을 모집한다.
기존에 서울 시내 여행상품에 한정해 최대 2인까지만 지원했으나, 서울 및 지방 여행상품까지 포함하고 최대 4인까지 여행활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지역과 대상을 확대했다. 저소득층은 2인 기준 27만 원(주말 30만 원, 4인 기준 최대 60만 원) 한도, 장애인은 31만 원(주말 34만 원, 4인 기준 최대 66만 원) 한도 숙박 여행상품을 지원받는다.
참여자 선정 결과는 문자를 통해 개별 통보된다. 이후 여행 기간 내에 홈페이지에 접속해 여행상품을 선택 후 이용할 수 있다. 여행 기간은 6월 말에서 12월 초로, 참여를 원하는 서울시민은 서울시 홈페이지의 고시‧공고란의 관련 내용을 참고하거나, 서울시관광협회에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서울시는 해당 사업으로 2017년부터 총 5135명을 지원해왔다. 매년 참여자 평균 만족도가 90점을 넘기는 등 선호도와 재신청률이 높다. 지난해부터는 소규모 개별 여행을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단체여행이 아닌 개별여행을 지원하고 있다.
윤희천 서울시 관광정책과장은 “평소 여러 제약으로 여행이 어려웠던 분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며 “앞으로도 서울시민 모두가 여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관광재단은 7일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현장영상해설 투어 예약을 받고 있다. 서울의 전통적인 매력과 자연, 역사를 즐길 수 있는 경복궁, 창경궁, 남산 등 3개 코스다. 현장영상해설사들은 시각장애인이 안전하면서도 풍부한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방향과 거리 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촉각 등의 감각을 활용해 관람하도록 돕기도 한다.
올해는 경복궁, 창경궁의 각 건축물의 역사적인 사건에 대한 생생한 해설이 제공된다. 경복궁의 경회루, 창경궁의 통명전 등 주요 건축물 모형을 만지며 건축 구조를 살펴볼 수도 있다. 창경궁에서는 청진기를 통해 식물의 소리를 들어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오는 9월 7일까지 총 40회가 무료로 운영된다. 모든 코스는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월~금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두 차례 운영된다. 궁궐 휴궁일로 인해 창경궁 코스는 월요일, 경복궁 코스는 화요일에 쉰다.
경기도와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는 장애인 가족과 단체의 국내 여행을 돕기 위해 ‘팔도누림카’를 운영한다. 휠체어 6대가 동시 탑승 가능한 29인승 대형버스 1대와 휠체어 1대 탑승이 가능한 레저용 차량(RV) 1대 등 총 2대의 팔도누림카가 전국을 누빌 예정이다.
이용 대상은 도내 장애인 및 장애인 가족과 단체다. 대형버스는 장애인 1명 이상을 포함한 5명 이상, 레저용 차량은 장애인 1명 이상을 포함한 3명 이상이어야 이용할 수 있다. 평일과 주말에 관계 없이, 최대 2박 3일까지 국내 어디든 운행 가능하다. 단 대형버스는 운전기사가 함께 지원되지만 레저용 차량은 차량만 제공되며, 유류비와 통행료 등 일부 비용은 이용자가 부담해야 한다.
매달 1일 누림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팔도누림카를 다음달에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매달 1~7일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포함된 경우만 우선적으로 신청할 수 있다. 8일부터 월말까지는 신청에 제한이 없다. 이달 신청자는 지난 3일부터 접수받고 있다.
허성철 경기도 장애인복지과장은 “장애인은 그동안 가족‧단체와 함께 여행하는 게 쉽지 않다는 민원이 많아 ‘팔도누림카’를 도입하게 됐다”며 “운행 이후 이용객이 많으면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무장애 관광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2월 개설했다. 텍스트 크기 조정과 음성 지원, 시각적 편의를 높인 고대비 보기 등의 기능을 추가해 실질적 수요자인 고령자, 장애인 등의 정보 접근성을 개선한 점이 특징이다.
추천 여행코스, 편의시설 등 무장애 관광정보 검색 기능과 여행코스 및 이동경로 지도 서비스, 수화 영상과 발달장애인을 위한 무장애 관광지 홍보영상 등 장애 유형별 맞춤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고령자‧장애인‧영유아 동반 가족 등 수요자 유형별 무장애 추천코스, 7500건 이상의 관광명소‧숙박‧맛집 등의 무장애 데이터베이스도 제공한다.
경기도가 올해 도내 작은도서관 342개소에 냉난방비를 지원해 취약계층 등을 위한 ‘무더위‧혹한기 쉼터’로 활용한다. 냉난방비는 연말까지 지원돼 여름에는 무더위 쉼터, 겨울에는 혹한기 쉼터로 각각 활용될 예정이다.
작은도서관은 대규모 예산이나 부지가 필요한 공공도서관 외 주민자치센터, 복지시설, 아파트, 교회 등에서 도민 접근 편의성을 위해 설치된 시설이다. 도내에는 총 1천 825개소의 작은도서관이 운영 중이다.
도는 취약계층 쉼터 제공 등을 위해 2017년부터 도내 작은도서관을 무더위‧혹한기 쉼터로 활용 중이다. 올해에는 5억 5천만 원(시군비 3억 8500만 원 포함)을 들여 시‧군에서 무더위‧혹한기 쉼터로 요청한 작은도서관을 대상으로 전기료, 가스비 등 냉난비와 85개소 냉난방기기 구입비를 지원한다.
무더위‧혹한기 쉼터로 운영될 작은도서관 342개소는 도서관별 운영 요일 및 시간이 다른 만큼 방문 전 경기도사이버도서관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에서 확인해야 한다.
동네 사랑방이자 쉼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던 경로당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차례 문을 닫은 바 있다. 사회적‧정서적 고립 상태에 놓이자 노인들의 정신건강은 날로 악화돼왔다. 보건복지부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60대 우울 위험군은 지난해 3분기 12.4%에서 4분기 13.8%로 늘었다. 우울 평균 점수도 4.0점에서 4.2점으로 상승했다. 60대 이상 여성 우울위험군은 19.2%로 남성(8.1%)보다 높았다.
이에 도내 작은도서관들은 도와 시‧군의 냉난방비 지원을 바탕으로 화성시 만세작은도서관의 ‘도서관에서의 1박 2일 야간행사’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도민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이화진 경기도 평생교육국장은 “작은도서관이 정보제공자의 역할뿐만 아니라 무더위나 추위에 취약한 계층을 위한 나눔‧소통 장소 역할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6·1 지방선거 결과 서울시장에 국민의 힘 오세훈 후보, 경기도지사에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당선됐다. 대한민국의 초고령사회 진입이 임박함에 따라 당선인들의 어르신 공약이 어떻게 실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은 21년 보궐선거 당시 ▲종합 학대 예방센터 건립 ▲경로당 회장·총무 사회공헌 수당 신설 및 식대 지원 확대 ▲경로당 내에 맞춤형 여가 및 건강 안심 프로그램 제공 ▲의료비 어르신 외래 정액제 추진(의료비 일부 서울시 지원) ▲어르신 건강을 위한 스마트 건강워치 제공 등을 5대 어르신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더불어 지난 5월 7일, 오세훈 당선인은 제49회 서울시 어버이날 기념행사에서 노인 복지 개선을 약속했다. 그는 “어르신들을 위한 투자나 정책이 성에 차지 않는다”며 “취임 직후 외로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어르신 1인 가구 특별팀을 만들어 정책 지원에 시동을 거는 게 후보 시절 말씀드린 1호 공약이었다”고 말했다.
오 당선인은 최근 6·1 지방선거 공약으로 ‘고령자 1인 가구 등 취약계층 집중 돌봄’을 약속했다. 또한 병원 방문 및 병원 내 접수, 수납, 진료 등을 돕는 ‘어르신 안심 병원 동행 서비스’를 진행한다. 어르신들의 디지털 교육 지원 및 일자리 연계 사업을 확대하고, 대학과 학점 연계형 평생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건강과 행복, 활기찬 노후’에 초점을 맞췄다. 김 당선인은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5월 7일, SNS를 통해 “어르신들은 역사의 변곡점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지만 기여에 비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채 가난과 외로움에 고통받고 계시다”며 ‘어르신 5대 공약’을 발표했다.
“188만 경기도 어르신을 제대로 섬기겠다”는 김 당선인은 ▲건강한 노후를 위한 방문 진료 병원 동행 서비스 ▲노인복지타운 조성 및 노인 친화적 주택 개조사업으로 안전 주거 마련 ▲맞춤형 어르신 일자리 확대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 및 경로당 지원 ▲공공노인요양시설 확충 및 돌봄 매니저 확대 등 ‘어르신 5대 공약’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김 당선인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경우 병원 대신 가정에서 방문 진료, 방문간호 등과 병원 동행 안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어르신 1인 가구 내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한 대안으로 미끄럼방지 패드나 가드레일 부착, 전등 교체 등의 노인 친화적인 주택 개조 사업과 노인복지타운 조성, 스마트 플러그 도입 등으로 어르신들이 안전한 주거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공약했다. 더불어 그는 “현재 약 9만 5000개인 노인 일자리를 임기 말까지 16만 개로 대폭 확대하고 이 중 인기가 많은 공익형 일자리를 13만 개, 경력과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2만 개로 늘려 취업을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밖에도 경로당의 안정적 운영 지원, AI와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경기스마트경로당’ 확대, 웃음 치료 및 건강관리, 디지털 문맹 퇴치를 위한 강좌 등 프로그램 마련, 공공노인요양시설 확충, 돌봄 매니저 제도, AI 돌봄 서비스 확대 등 어르신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 관광 활성화를 위해 농촌관광상품 할인, 농촌 방문 인증 이벤트, 주제별 우수 농촌여행지 추천 등 ‘2022 여행가는 달’ 캠페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22 여행 가는 달’은 국내여행을 통해 일상을 회복하자는 의미를 담은 “여행으로 재생(再生) 하기”를 주제로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행가는 달’과 연계해 주제별 우수 농촌관광지를 추천하고 다양한 농촌관광 홍보 행사를 진행한다.
더불어 6월 2일부터 농촌체험휴양마을과 지역의 관광지를 연계한 체류형 농촌관광상품을 30~50% 할인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경기도 연천군, 강원도 홍천군, 경상북도 상주시 등 7개 시군에서는 낙농체험, 글램핑, 시골밥상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농촌여행지 방문 인증 행사(농촌, 어디까지 가봤니? 6월 2일~7월 31일), 농촌관광 누리집 웰촌 캐릭터 작명 대회(웰촌 캐릭터, 이름을 지어주세요 6월 7~17일), 여름농촌여행 밸런스게임(밸런스게임, 당신의 선택은? 6월 20일~7월 1일) 등이 열릴 예정이다. 추첨을 통해 농촌체험꾸러미, 편의점 상품권 등 다양한 경품도 제공된다.
‘여행가는 달’ 농촌관광상품 할인 내용과 주제별 농촌여행지, 홍보행사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한국농어촌공사 농촌관광 누리집 웰촌과 한국관광공사 누리집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가 코로나19로 장기간 야외 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고령자를 대상으로 숲속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숲속 힐링 프로그램은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와 주택관리공단 협업으로 진행되며, 주택관리공단에서 관리 중인 임대주택 고령자 약 300명을 대상으로 5~6월에 걸쳐 운영된다.
주요 내용으로는 ‘숲속 체조’(유명산), ‘오감을 느끼며 걷기’(산음), ‘휴양림 내 계곡 탐방’(대야산), 편백나무 숲 걷기(남해편백) 등의 프로그램이 15개 국립자연휴양림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영록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은 “이번 숲속 힐링 프로그램이 고령자분들에게 심신의 안정과 우울감 해소 등에 많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라며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사회적 가치 구현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관에서 고령자 대상으로 마음 치유를 위한 산림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오고 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지난 19일 가평군 경기도잣향기푸른숲에서 공공임대주택 고령자 입주민을 대상으로 ‘산림치유 힐링캠프’ 체험을 진행했다. 하남풍산 국민임대주택 고령자 입주민 20명이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잣향기푸른숲에서 숲길 걷기, 나무와 함께하는 스트레칭, 명상 등을 체험했다.
합천군 농업기술센터는 교통약자가 전동 카트를 타고 황매산군립공원을 관람할 수 있는 ‘나눔카트 투어 프로그램’을 철쭉 개화기간 동안 운영한 바 있다. 70세 이상 고령자 동반 가족 등이 신청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한 담당자는 “철쭉 개화기간에 노모를 모시고 오는 가족들이 차량이 올라갈 수 있는 높이까지만 관람하고 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전통카트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소설가 스티븐 킹은 이런 말을 했다. “소설은 독자를 움켜쥐고 한 대 후려갈기는 것처럼 위력적이어야 한다.” 그는 독자들에게 충격과 전율을 야기하는 작품을 쓰고 싶었던 것이다. 사람의 관습과 관점을 타격하려는 예술가로서의 목적의식이 선명하기로는 비디오아트 창시자 백남준(1932~2006)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기발하고 기이한 작품 행위를 통해 대중의 굳은 의식을 비트는 데 이골이 난 사람이었다.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럭비공, 그것도 도발과 전복의 메시지를 다탄두로 장착한 럭비공처럼 날아가 사람들의 타성을 가격한 백남준의 작품은 전례 없는 새로운 것이었다는 점에서 창조의 원본이었다. 사람들은 초기 한때 그의 작품에 어지러워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갈채는 뜨거워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이렇게 탁월한 예술혼의 작품 다수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백남준아트센터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도시 외곽 야트막한 동산 아래에 있다. 유리로 외부를 두른 3층 규모의 대형 단독 건물을 지어 미술관을 꾸렸다. 첫눈에 감흥을 맛보기는 다소 어려운 형상이다. 물결처럼 굽이치는 건물 뒤편 곡면이 매우 유려하지만 미감을 자극할 만한 디테일 요소는 부족한 편이다. 설계를 주도한 이는 독일 건축가 마리나 스탄코비치. 그는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했으며, 건물 외벽을 유리로 만들어 안과 밖이 연결되도록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주변 지형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지었다는 점은 이 건물이 지닌 커다란 미덕이다.
건물의 형상은 동서 방향으로 눕혀진 ‘P’자를 닮았다. 주변의 언덕과 골짜기를 배려하 는 한편, 가용 부지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귀결된 형상이 그렇다. 이 ‘P’자 모양은 그랜드피아노의 형태와 비슷하다. 그래서 피아노를 퍼포먼스 오브제로 즐겨 동원했던 백남준의 경향을 이미지화한 건물 형상이라 유추하는 이들이 많다. 설계자가 의도적으로 건축에 담은 백남준의 상징물은 외벽 유리 커튼월에 즐비한 가로줄이다. 이는 백남준이 구사한 작업의 핵심 매개체인 TV 화면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이다. 과거 흑백 TV의 화면 조정 시간 때 지지직거리며 출렁거리는 줄무늬에서 착안한 것. 재미있게 음미할 만한 요소가 적지 않은 건물인 셈이다. 그러나 백남준이라는 거대한 콘텐츠를 담은 그릇치고는 평범하고 소박하다. 실험과 도발을 일삼았던 백남준을 닮았더라면, 건물을 척 보는 순간 감동과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솟을 텐데. 세계적 수준의 예술가는 세계적 수준의 건축에 담아야 아귀가 맞는 게 아닐까.
정신의 대륙붕에서 융기한 준봉
이 미술관은 백남준의 작품 130여 점을 소장했다. 해마다 두어 차례 펼쳐지는 백남준 상설전에 소장품 일부를 번갈아 전시한다. 현재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전이 열리고 있다. 올해로 탄생 90주년을 맞이한 백남준의 놀라운 예술 세계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전시회다. 1층 전시장에서 맨 먼저 관람객을 맞이하는 작품은 ‘TV정원’이다. 열대성 식물로 채운 인공 정원에 경쾌한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오는 TV 모니터들을 배치한 이색으로 눈길을 붙잡는 작품이다. 식물과 기계, 또는 자연과 기술의 컬래버레이션이다. 조물주의 작품이라 할 만한 식물을 오브제로 끌어들여 예술의 경계를 확장했다. 언뜻 대수롭지 않은 조합처럼 보이지만 백남준의 작품이라 뭔가 대수로운 걸 열심히 찾아보게 된다. 이게 예술의 소구력이자 백남준의 힘이다. 평범하거나 따분한 세상과 사물을 한 걸음 더 들어가 흥미진진하게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눈을 달아주는 게 그의 예술이지 않던가.
백남준의 예술 여정은 전위음악으로 시작됐다. 1960년 그는 ‘피아노포르테를 위한 연습곡’을 공연하면서 피아노를 박살내고 스승 존 케이지의 넥타이를 잘라 청중을 경악시켰다. 그건 예상을 초월한 급진적 퍼포먼스였다. 텔레비전을 오브제로 동원, 비디오아트의 신호탄을 쏜 건 ‘음악의 전시’라는 개인전을 통해서였는데, 이번엔 잘린 소머리까지 진열했다. 틀에 갇힌 예술 관행을 질타하고, 위선의 이웃사촌인 엄숙주의를 조롱했던 거다. 이때부터 백남준은 ‘문화 테러리스트’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백남준을 알아보는 눈은 많지 않았다. 언론의 보도 자체가 드물었다. 기사를 쓰더라도 백남준의 작업이 희한하지만 그게 과연 예술인지 뭔지 모르겠다는 투의 의문을 제기하는 글에 그쳤다. 첼리스트 샬롯 무어만과 나체 퍼포먼스를 하다 경찰에 연행됐다는 외신을 가십으로 전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후 백남준이 비로소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건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계기로 해서였다.
전시장에선 백남준의 출세작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볼 수 있다. 1984년 새해 벽두,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중계로 한국, 미국, 독일, 프랑스에 생방송된 이 퍼포먼스는 현대미술사의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조지 오웰은 소설 ‘1984년’을 통해 기계문명의 폐단을 암울하게 묘사했다. 그러나 백남준은 ‘1984년’을 비디오아트로 패러디, 오웰의 어두운 미래 전망을 뒤엎었다. 기술 발전으로 오히려 인간 해방이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세계관을 개진했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로 백남준은 드디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으며, 국내에서도 주목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전시실의 백남준 작품은 10여 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 시대를 태풍처럼 휩쓴 거장의 작품들이니 반색하지 아니할 수 없다. ‘칭기즈 칸의 복권’에는 말 대신 자전거를 탄 20세기 칭기즈 칸 로봇이 등장한다. 자전거의 짐받이에는 TV가 가득 실려 있다. 왜 칭기즈 칸인가? 백남준은 자신의 진취적 성향의 출처를 ‘몽골 유전자에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비디오아트로 세상의 모든 예술을 압도하겠다는 야심의 표명? 그는 다만 머리와 기교로 예술을 성취하지 않았다. 어릴 적에 가족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를 만들어 사용할 정도의 기찬 상상력, 어마어마한 독서량, 정밀한 철학적 논문 등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로 벼린 통찰력…. 그의 예술은 정신의 대륙붕에서 융기한 하나의 준봉이었을지도.
2층 전시실에 있는 ‘메모라빌리아’(Memorabilia)는 뉴욕 소호에 있었던 백남준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 재현한 공간이다. 백남준의 숨결이 선연히 느껴지는 공간이라 기억에 남겠다. 작품 관람을 마친 뒤엔 건물 뒤편을 굽이치는 산책로를 즐길 일이다. 돌을 바닥에 깔고 경사지의 곡면을 채웠으니 돌의 성채다. 구간은 짧지만 매우 아름다워 강렬하다.
KBS 공채 38기 한상헌 아나운서가 최근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에 위치한 포천노인전문 요양센터에 방문해 기부금과 물품을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포천노인전문 요양센터는 2007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 이래 현재까지 운영 중인 노인전문 요양센터로, 시설 내에서 어르신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보살피고 있다.
포천노인 요양센터 관계자는 “한상헌 아나운서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센터를 방문해 많은 기부금과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생활 물품을 전달했다”며 “직접 봉사활동을 하며 어르신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민 그의 선행이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상헌 아나운서는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라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나눔을 실천하게 되었다”며 “센터에 지속해서 기부와 봉사도 이어가면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도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상헌 아나운서는 현재 KBS1 주말 정오 뉴스와 KBS1 라디오 매주 월요일~금요일 밤 한상헌의 스포츠 스포츠를 통해 시청자와 청취자를 만나고 있다.
1인 가구 시대, 노후 주거의 대안으로 ‘공동체주택’이 떠오르고 있다. ‘코리빙’(Co-living)이라고 불리는 공동체주택은 각자의 주거 공간을 갖고 있지만, 공동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 공간을 설치해 입주자들이 소통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택을 말한다. 실제 입주자들은 ‘따로 또 같이’ 살아간다. 공동체주택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자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공동체주택 ‘여백’을 직접 찾아가 봤다. 그곳에서 살고 있는 ‘공동체 주거 전도사’ 김수동 작가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북한산의 정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공동체주택 여백이 있다. 외관부터 남다른 자태를 뽐내는 여백. 내부 구조는 더욱 독특하다.
여백은 4층짜리 주택 2개 동, 파란 여백과 하얀 여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동에 5세대, 총 10세대 27명이 산다. 세대주는 30대부터 60대까지이며, 그들의 자녀 혹은 부모가 같이 살기 때문에 초등학생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살고 있다. 집 내부 인테리어도 다 다르다.
파란 여백에는 비교적 연령대가 높은 가족들이 살기로 했고, 그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하얀 여백은 현관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신발을 벗고 계단을 오르내리니 집이 다 연결되어 있는 기분이 든다.
하얀 여백 4층에는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 큰 원형 테이블이 있어 입주자들이 모여 식사를 하거나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컴퓨터는 물론 빔프로젝트도 있어 같이 영화 관람도 가능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함께 모여 식사를 했다. 텃밭도 함께 가꾼다. 단체 카톡방이 있어서 매일매일 활발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나눔을 하면서 정을 나눈다.
10세대 중 여백을 가장 열심히 알리는 입주자는 김수동 작가(터무늬제작소 소장, 60)가 아닐까. 그는 파란 여백 2층에 산다. 여백 입주를 결정하기까지 자신의 고민과 함께 공동체주택이 노후의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공동체주택에서 살아가는 법 등을 담은 ‘쫌 앞서가는 가족’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이웃 있는 삶 원했다”
김수동 작가는 90대 노모를 모시고 산다. 그의 집은 3대가 함께 살며, 여백의 최고령자가 사는 집이기도 하다. 여백에 입주하기 전, 김 작가는 어머니와 함께 자신도 나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느꼈다. 이에 노후에는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공동체 생활을 하는 코하우징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김수동 작가는 “정작 문제는 우리 세대라고 생각했다. 어르신들은 우리 세대가 부양하지만, 우리 세대는 자녀들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자녀들에게 부양을 기대하기도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저희 할아버지의 칠순 잔치 때 찍은 사진이 있는데, 직계 자손까지 26명이 모여서 가족사진을 찍었더라고요. 저는 아내하고 딸이 하나 있는데 딸은 언제 결혼할지 모르겠고, 10년이 지나서 가족사진을 찍을 때는 셋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거죠. 게다가 남성이 여성보다 먼저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아내가 혼자 남을 것 같고, 이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함께 살아보니 장점 많아
이런 고민 끝에 김수동 작가는 2014년 공동체주택 입주자 모집에 참여했다. 나이, 직업, 취향, 종교 등이 모두 다르지만 공동체 주거라는 단 하나의 공통 관심사로 금세 마음이 모였다. 집을 짓는 데는 1년 반의 시간이 걸렸고, 2016년 8월 여백에 입주했다. 입주자 모임에는 7세대가 모였지만, 3세대는 금방 모아 10세대가 채워졌다.
일반적으로 공동체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친할까라는 궁금증이 든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이웃의 모습이 그려지는데, 김수동 작가는 “그렇게 가깝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마음이 맞아서 가까이 지내는 이웃들은 있지만, 그냥 좀 편한 이웃 정도 같다. 요즘 시대에 이렇게 마음 편한 이웃이 흔치 않다”고 말했다.
독립된 가족이기 때문에 사생활 노출 문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래도 앞서 말한 대로 한 달에 한 번 식사라든지 물건 나눔 등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이웃 간에 싹튼 정은 남다르다. 고독사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우리는 고독사가 불가능한 구조예요. 한번은 혼자 있는 이웃이 너무 아팠을 때, 다른 이웃이 119를 불러서 조치를 해준 적도 있어요. 지금도 코로나19에 확진돼 자가격리 중인 이웃분이 계신데, 뭐 필요한 거 없냐고 물어보고 반찬도 챙겨주고 그래요. 정말 이웃의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죠.”
김수동 작가는 아직도 공동체주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많은 것도 알고 있고, 꼭 노후 주거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자신이 사람들과 함께 살아보니 장점이 훨씬 많다고 느껴 추천하는 바다. 집값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큰 장점도 있다. 즉 공동체주택은 나의 주거 공간이 있는 노후, 외롭지 않은 노후를 가능하게 해주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70대, 80대가 됐을 때도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개인마다 주거에 대한 취향과 욕구가 다르지만, 자신이 관계 지향적인 사람이라면 공동체주택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공동체주택이 아니더라도 지역사회에서 관계망을 만든다든지 커뮤니티 이웃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거든요. 은퇴 후 10억은 있어야 노후 걱정 없이 살 수 있다고 말하잖아요. 저는 재무적 자산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자산도 같이 조화를 이뤄야 노후가 풍성해진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