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햇볕 좋았던 지난 10월 마지막 주 금요일과 토요일.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은 유난히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경연 아닌 축제로 펼쳐진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에는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여기는 어떤 부스예요?”
“스탬프 찍어주나요?”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 비즈로드 한켠에 자리 잡은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찾은 이들의 질문이다. 매거진을 살펴보고 살가운 눈인사를 건넨 이들은 리플릿(전단)을 들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렇게 지역 명소를 그린 작품을 구경하고, 지역 특산물로 공예품을 만들고, 파크골프와 실버마불(야외 보드게임)을 체험하고, 공연 무대에 오르고, 또 공연을 객석에서 응원했다. 체험·전시, 공연, 포럼까지 전국 어르신 문화예술을 제대로 즐긴 시니어 2만 2126명(부스 참여 인원 포함)은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의 진정한 주인공이었다.
경쟁 빼고 재미 더하고
어르신의 대표 축제 ‘실버문화페스티벌’이 10월 27일부터 이틀간 치러졌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주관으로 2015년부터 시작된 ‘실버문화페스티벌’은 8년 동안 총 2203팀, 14만 2387명이 참여해 주체적인 실버 세대의 문화예술 활동을 알렸다.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은 ‘실버 두잇: 꿈을 잇다! 문화를 잇다! 세대를 잇다!’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4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실버문화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축제였다. 기존 경연 대회 형식에서 벗어나 지역별로 다양한 어르신 문화예술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서로를 응원했다.
경쟁을 뺀 현장은 공기부터 달랐다. 한국문화원연합회 관계자는 27일부터 이틀간 참여자 5000여 명 모두가 축제를 즐겼다고 했다. “그동안 경연에 지나치게 경도된 경향이 있었어요. 성적에 매몰되고 상을 못 받으면 실망하고요. 그런데 이번엔 정말 축제였어요. 다들 편안한 마음으로 즐겼습니다.”
‘2023 실버문화페스티벌’ 참가팀은 성적순이 아니었다. 그동안 ‘잘하는 팀’을 선발했다면 올해는 ‘해당 지역 문화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팀’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렇게 ‘샤이니스타한마당’이라 불린 무대에서 양일간 전국 16개 시·도 대표 어르신 단체가 무용, 패션쇼, 연극, 음악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였다. ‘2022 실버문화페스티벌’ 준우승 팀 ‘소리울’과 ‘다움’의 세대공감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각 지역 어르신 단체의 공연이 이어졌고, 트로트 가수 김수찬의 축하 공연, ‘2022 실버문화페스티벌’ 우승 팀 ‘연제춤사랑’의 부채춤 공연까지 풍성했다.
한국문화원연합회 관계자는 대표성을 가진 각 지역 활동을 볼 수 있는 장이었다고 돌아봤다. “강원도 팀은 평창아라리로 무대를 꾸몄고, 전남 팀은 호남좌도농악을 선보였습니다. 경북 팀은 삼국유사 향가와 민요를 불렀어요. 제주도 팀은 감물 염색한 옷을 입고 패션쇼를 했고요. 이전까진 각자 무대 준비에 바빴는데 이번엔 다른 지역 무대도 즐길 수 있었어요. 경쟁하지 않으니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진정한 축제의 주인공으로
무대 밖은 한층 더 자유로웠다. ‘문화교류한마당’에서는 전국 각지 어르신이 직접 참여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전시·체험·이벤트 부스 60여 개가 이틀간 쉴 새 없이 손님을 맞았다. 산책 나온 인근 주민부터 여의도 2030 직장인, 주변 어린이집 교사와 원생까지 폭넓은 세대가 부스에 관심을 보였다. 단연 주인공은 시니어였다. 그들은 부스 운영과 참여 주체로 축제를 만끽했다. 한 70대 어르신의 말이다. “축제의 구경꾼이 아닌 주인공이 된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앞으로도 실버 세대를 위한 더 많은 축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국문화원연합회 관계자는 참여자가 주체가 된 축제였다고 평했다. “기존에는 만들어진 축제에 어르신들이 참여했다면, 이번에는 축제를 직접 만든 것 같다”고 말이다.
경기도 파주에서 온 이도 참여자로 왔다가 주인공이 되어 돌아간다며 활짝 웃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네요. 내 또래들이 다양하게 문화를 즐기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어요. 실버 세대의 문화예술 활동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져주는 것도 정말 보람되고, 이런 활동을 하는 스스로에게도 괜히 뿌듯해지네요. 기분이 좋습니다!”
시니어가 실버타운에 거주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직접 살아본 후에는 어떤 부분에 만족감을 느낄까. 이러한 궁금증을 서울시니어스 분당타워에 거주하는 이용승·민신자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봤다.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어서 들어왔어요.” 이용승(81)·민신자(80) 부부는 지난 2월 서울시니어스 분당타워(이하 분당타워)에 입주했다. 함께 산 시간이 반백 년이 넘었는데, 지금도 손을 꼭 잡고 다니는 그들은 애정이 넘쳐 보인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 손을 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가 헤어질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우리는 행복하게 잘 살아왔어요. 누구일지는 모르지만 한 사람이 먼저 떠날 테고, 그러면 남은 한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이 된 거죠. 그래서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실버타운을 생각하게됐습니다. 준비부터 입주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
실버타운 살았더니 회춘
이용승·민신자 부부는 실버타운 전문 유튜브 채널 ‘공빠TV’를 통해 ‘실버타운’을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경기도 용인시 죽전에 거주하던 부부는 그때부터 서울·경기 지역의 실버타운을 가능한 한 많이 다녀보면서 공부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선택한 곳이 바로 분당타워다.
“실버타운에 입주하겠다고 마음먹은 후 집을 팔고 전세로 살았어요. 그리고 입주 신청을 한 실버타운 네 군데에서 연락 오기만 기다렸죠. 만약 연락이 오지 않으면 전셋집을 2년 더 연장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다행히 분당타워에서 자리가 났다고 연락이 온 거죠. 분당타워에서 연락이 와서 정말 다행이에요. 입주 전부터 생각한 분당타워의 장점은 자연환경이 좋고, 분당서울대병원이 가까이 있다는 점이었어요. 저희 경제 수준과 제일 잘 맞는 곳이기도 했고요. 직접 살아본 후 느낀 만족도는 최상입니다.”
사실 이용승 씨는 실버타운 입주를 원치 않았다고 한다. 그런 그를 민신자 씨가 열심히 설득했다. 자식들의 반응도 달랐다. 딸은 부모의 뜻을 바로 존중해줬지만, 아들은 계속 마음이 내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부모가 실버타운에서 만족스런 삶을 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단다.
“실버타운에서 살겠다고 했더니 아들이 ‘그냥 아파트에서 사시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고요. 우리 부부가 외부와 단절될 것 같고, 적응을 못 할까봐 걱정이 됐나 봐요. 그러다가 추석 때 아들이 왔는데,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나서는 마음이 좀 달라진 것 같았어요. 여기 직원분이 추석 연휴 전에 가족이 몇 명 방문하는지 조사했어요. 그리고 명절 당일 혼자 계신 분들은 먼저 식사하도록 했고, 가족이 오는 분들은 인원수에 맞게 자리를 마련하고 음식을 준비해놨더라고요. 가족이 10명 정도 온 팀도 있었죠. 그걸 보면서 아들이 느낀 바가 많아 보였어요.”
부부가 실버타운에 거주하면서 가장 만족한 부분은 건강이 좋아졌다는 점이다. 민신자 씨는 남편의 머리를 만지면서 “이것 봐, 이렇게 머리카락이 났다니까”라고 장난스레 말하다가 이내 눈물을 터뜨렸다. 남편 이용승 씨는 남들에게 허락된 ‘건강’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터였다.
40대 때 간경화가 발병한 이용승 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둘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그는 “그때는 체중이 43kg까지 내려갔다. 지금은 60kg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나이에 퇴직한 이용승 씨는 취미를 살려 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민신자 씨는 교장 선생님으로 퇴직했는데, 3년 전부터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 이는 부부가 실버타운에 입주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남편이 아프면서 건강관리의 첫 단계인 식사가 중요해졌어요. 신경을 많이 썼는데, 제가 아프면서는 식사 준비가 힘들어진 거죠. 남편이 밥을 하고, 반찬은 아들이 온라인에서 주문해주는 걸로 먹었어요. 아무래도 건강한 식사는 힘들었죠.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제가 실버타운에 가자고 한 거예요. 실제로 여기 와서 영양 잡힌 맛있는 식사를 하다 보니 우리 부부는 건강을 되찾았답니다. 남편은 살도 찌고 머리카락도 나고요. 저도 친구들이 얼굴 좋아졌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아파트+노인복지관 장점 모여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식사뿐 아니라 취미·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 이용승 씨는 일주일에 한 번 외출한다. 거주지였던 죽전에서 수영을 10년간 배워온 그는 현재도 그곳을 찾는다. “수영도 하고, 사람들과 저녁 식사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이용승 씨는 외부 활동을 이어서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도심에 있는 실버타운의 장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민신자 씨는 실버타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라인댄스, 오카리나, 일본어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공동체 활동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는 기독교 자조 모임 활동을 한다.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함께 입주한 동기들이다.
“여기 사시는 분들이 350명 정도 된다고 해요. 만약 여기에서 트러블이 생기면 오래 살기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과 원만하게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같은 시기에 들어온 입주 동기생들과 친해졌어요. 부부 네 팀, 총 8명인데 그분들과 가끔 외식도 하고 산책도 나가요. 비슷한 삶을 살면서 뭔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점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이용승·민신자 씨는 요즘 ‘실버타운 예찬론자’로 활약하고 있다. 건강하고 외롭지 않게 노년의 시기를 보낼 수 있는 곳. 부부가 직접 살아보고 느낀 실버타운의 장점이다. 더불어 초고령사회를 앞둔 시기이기에 양질의 실버타운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 같은 부부에게도 물론 좋지만, 혼자 사시는 분들에게 실버타운은 천국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실버타운을 ‘아파트 플러스 노인복지관’이라고 정의합니다. 이곳에는 아파트에서 사는 것처럼 독립된 공간이 있고, 수영장・헬스장 등 복지관의 시설이 다 있어요. 집 안에서 복지관 생활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실버타운에 들어오고 싶어도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못 오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국가에서 노인을 위한 시설, 복지주택이 늘어날 수 있도록 힘써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최근 해외의 실버타운은 노후에 삶을 더욱 활기차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양한 세대와 어울리고 단지 내에서도 커뮤니티를 활발하게 운영하면서, 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추세를 반영해 새로운 실버타운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나라들의 실버타운은 다양한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해외 실버타운의 특징을 꼽자면 △민간과 공공 주도 △세대와의 교류다. 미국은 민간 참여가 활발하고, 일본은 공공이 민간참여를 유도한다. 유럽은 복지 측면이 강조된 실버주택 사업이 많다. 세대와의 교류는 전 세계 실버타운이 따라가는 추세다.
유럽에서는 실버타운을 복지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독일의 경우 연금이나 보험금으로 실버타운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구조이며, 부족한 부분은 국가가 보조해준다. 사회복지법인만 운영 주체가 될 수 있어, 민간 주도 실버타운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본은 부동산, 버스회사, 보험사 등 다양한 주체가 실버타운을 운영한다. 50세대의 작은 규모부터 대형 실버타운까지 다양한 형태의 유료 노인홈(실버타운 공식 명칭)이 운영된다. 일본 실버타운 1위로 꼽히는 베네세 스타일 케어는 자체 브랜드 내에서 고급형・중급형을 나누어 운영해 다양한 이용자가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비스 제공 고령자 주택’이라는 새로운 실버타운도 등장했다. 도심의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해 노인이 살기 좋은 배리어프리 주택을 만들고, 간호・청소・돌봄 등 본인이 필요한 서비스만 계약해 거주하는 형태다.
미국은 민간이 주도해 말 그대로 마을 형태의 실버타운이 자리 잡고 있다. 1960년대부터 건설된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가 대표적이다. 약 3000개의 CCRC가 조성되어 있다. 과거에는 날씨가 온화하고 전원생활이 가능한 곳에서 대규모 주택단지로 이른바 ‘은퇴촌’을 이뤘다면, 최근에는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는 노인이 많아 여러 지역에 실버타운이 지어지고 있다.
다양한 주거 형태, 세대가 어우러지는 곳
해외의 실버타운은 다양한 세대가 함께 교류할 수 있도록 한다. 일본 도쿄 에도가와구에 위치한 고토엔은 노인주거시설과 유치원을 함께 운영한다. 매일 등교하는 아이들과 고령자가 아침 인사를 나누고 운동을 함께 한다. 점심에는 고령자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을 돌본다. 미국의 에덴 얼터너티브는 강아지・고양이・새 등 반려동물을 들일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연령층과 쉽게 만나 활동할 수 있도록 요양원 내 어린이집과 놀이 공간 등도 설치했다. 지역사회에 고령자가 잘 녹아들도록 가정 돌봄기관 ‘에덴 홈’, 인지 돌봄기관 ‘에덴 라이프 롱 리빙’ 등도 운영한다. 에덴 얼터너티브는 미국에서 시작해 영국, 호주, 독일 등 19개국으로 확장됐다.
해외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형태의 실버타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는 12월 개소하는 KB골든라이프케어의 첫 실버타운 ‘평창카운티’는 평수에 상관없이 보증금을 3000만 원으로 통일해 입주 문턱을 낮췄다. 서울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공공실버타운 ‘골드빌리지’도 중산층을 위한 실버타운이다. 고덕양로원 부지, 서울혁신파크 부지에 시범사업으로 진행된다.
서울시의 공공실버타운은 세대 통합도 표방한다. 실버타운 주변에는 지역 수요를 고려한 체육시설, 종합복지관, 아동 돌봄시설, 북카페 등을 두어 세대 통합형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해 여가, 돌봄, 의료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경기도 의왕시에 지어진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도 여러 세대가 함께 살도록 단지를 설계했다. 오피스텔은 젊은 세대에게 공급하고 노인복지주택은 고령자에게 공급해 커뮤니티 시설을 함께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것. 마곡에 지어진 롯데 VL르웨스트는 국내 실버타운으로는 처음으로 반려동물 동반 입주 시스템을 도입했다. 반려동물 건강 케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클래스 등 함께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도 만든다고 한다.
최근 롯데, KB 등 대기업이 실버타운 시장에 뛰어들고 유튜브나 매체를 통해 실버타운이 소개되면서 60대의 입주 문의 전화가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이용자는 여전히 70~80대가 대부분이어서 실버타운도 고령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 실버타운은 대부분 고급화를 지향해 아직은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입주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법적으로 실버타운의 정의가 애매하고, 공공의 지원이 없어 민간 기업 진입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대형화・고급화 추세는 여전하지만, 최근 반려동물 동반 서비스, 중산층을 위한 실버타운, 세대 교류 서비스 등이 접목되는 것은 긍정적이다. 앞으로 더 많은 고령자가 실버타운에서 활기차고 안락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실버타운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공의 법 개정과 지원,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도움말 이지희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참고 보험연구원 ‘실버산업 해외사례와 활성화 전략’
마카오에서 진행 중인 ‘샌즈 골프데이’ 행사 참석을 위해 방문한 교포 선수 이민지(호주)를 현장에서 만났다. 이민지는 “밤새 잠도 못 자고 와 힘들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전날 승리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듯 계속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민지는 22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서원힐스 코스(파72·6천36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이 승리로 이민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0승 고지에 올랐다.
이민지는 이번 승리가 10승이라는 것 이외에 한국에서의 첫 승리라는 점에 의미를 두었다.
그는 “부모님이 모두 한국 분이셔서, 모국이나 마찬가지인 한국에서 우승을 해보고 싶었다”며 “할머니와 친척들까지 현장에서 응원해줘 연장전에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골프스타 남매로 활약 중인 동생 이민우에 대해서는 ‘좋은 동반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동생과 사이가 좋고, 경기에 대한 조언을 가감 없이 주고받는 사이”라며 “게임이 안 풀릴 때는 응원도 하고, 잘했을 때는 칭찬도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이민지는 랭킹 1위에 대한 욕심도 비쳤다. 그는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고,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좋은 경기력을 통해 랭킹을 계속 차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스타 선수로서의 생활에 대한 질문에는 “신인 시절이나 지금이나 많은 연습량을 유지하는 것이 때론 고통스럽고 쉽지 않다”면서도, “최근에는 마사지사와 투어를 함께하며 도움받고 있는데, 경기력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징크스와 관련한 질문에는 플레이 스타일이 ‘쿨한’ 편이라며, 특별한 징크스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이민지, 이민우 남매를 후원하고 있는 라스베이거스 샌즈사의 주최로 진행됐다. 라스베이거스 샌즈 측은 이번 행사에 이민지, 이민우, 콜린 모리카와, 리디아 고 등을 초청해, 마카오 지역 사회와의 교류 행사를 진행하게 된다.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자회사인 샌즈 차이나는 마카오에서 대형 복합 리조트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마카오 내 여러 호텔을 소유하고 홍콩과 마카오를 연결하는 고속 페리도 운행 중이다.
SK텔레콤이 청소년들의 AI 역량을 함양하고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넘어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코딩 대회가 열렸다.
SK텔레콤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공동으로 이달 19~20일 양일간 ‘2023 SK텔레콤 청소년 코딩챌린지’(이하 2023 코딩챌린지)를 개최했다. 해당 대회에는 전국 35개 특수학교(급) 재학 장애청소년 104명과 교사 41명이 참가했다.
SK텔레콤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1999년 정보검색대회를 시작으로 지난 24년간 장애 청소년들의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행사를 지속해 오고 있다. 초창기 ‘정보검색대회’(`99~`04년)로 시작해, ‘IT 챌린지’(`05~`15년)와 ‘ICT 메이커톤대회’(`16~`19년)를 거쳐 2021년부터는 ‘청소년 코딩 챌린지 대회’로 자리매김 중이다.
올해 ‘2023 코딩챌린지’는 경기도 이천에 소재한 SKT 인재개발원에서 1박 2일로 진행됐다. 코딩 경진 대회와 더불어 레크리에이션, 영화 상영 등 청소년들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행사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20일 열린 코딩 경진 대회는 학생 2인과 지도교사 1인이 한 조를 이뤄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며 경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종목은 총 4가지로 △대회 참가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드림챌린지’와 ‘소셜챌린지’ △지적장애 청소년을 위한 ‘미션챌린지’ △지적 장애 이외의 청소년을 위한 ‘베스트챌린지’ 등이다.
각각의 챌린지 프로그램은 AI 드로잉 기술을 활용해 창작 이미지를 만들거나, SKT의 알버트AI로봇을 이용해 코딩 미션을 완수하는 등 참가자들의 코딩 역량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짜여졌다.
한편 SK텔레콤는 코딩 챌린지와 더불어 2019년부터 전국 130여 개 특수학교(급)에서 ‘행복코딩스쿨’을 운영하고 장애유형별 코딩 교육 교재를 개발하는 등 장애청소년들의 ICT 교육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올해 ‘행복코딩스쿨’은 하나금융그룹이 새롭게 참여, 교육 프로그램이 더욱 다양해졌다. 당초 장애청소년들을 위해 개발되었으나 올해부터는 비장애 청소년까지 영역을 확대,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장애 유형별 18종 프로그램 및 공통 과정 5종의 프로그램을 통해 올 연말까지 누적 2700여 명의 학생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엄종환 SK텔레콤 ESG Alliance담당은 “AI의 활용이 점차 중요해지는 만큼 청소년들이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이 ICT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코딩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더불어 날씨마저 쌀쌀해지는 요즘. 자생한방병원이 노인들의 척추∙관절 건강관리에 팔을 걷어 붙였다.
대전∙분당자생한방병원(병원장 김창연∙김경훈)은 지난 18일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충청북도 영동군 영동농협과 경기도 성남시 수정노인종합복지관에 각각 진료소를 열고 한방 의료봉사를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는 노인들의 근골격계 통증이 심해지는 시기다. 낮은 온도에 척추∙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가 수축하고 유연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0대 이상 무릎 관절염 환자 수는 9월 54만 9625명에서 10월로 접어들자 3만명 가량 늘어난 57만 7366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각 병원 의료진과 임직원들은 진료소를 방문한 노인 230여 명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한방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먼저 척추·관절 질환을 진단하고 환자에 따라 맞춤형 건강상담이 이뤄졌으며 이후 세부 증상에 맞는 본격적인 한방 치료가 진행됐다. 이와 더불어 환절기 기력 회복을 돕는 한약과 함께 한방파스도 전달됐다.
박병모 자생의료재단 이사장은 “경로의 달이자 효(孝)의 달인 10월에 어르신들의 건강을 챙기고 위안을 드리고자 하는 취지로 이번 의료봉사를 진행했다”며 “노인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이어지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도록 전국 자생한방병원∙자생한의원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생의료재단은 나눔 문화 형성을 위해 의료사업 수익을 다양한 공헌활동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의료봉사와 함께 독거노인, 소외된 이웃을 지원하는 지역사회 구호활동, 저소득층 자녀 장학금 수여 등의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이 한약재 규격품 가공, 한약∙약침 조제, 배송 등 모든 공정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한약 조제시설 ‘자생메디바이오센터’를 16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지상 4층, 지하 1층 총 7000평 규모의 공간에 한약 및 약침 조제시설, 한약재 가공 및 품질검사 시설, 조제용수 관리시설, 배송시설 등이 집약돼 있다. 1일 최대 1500명분의 한약을 조제 가능하며 연간 800톤에 달하는 한약재 규격품 가공 능력도 보유했다. 약침, 탕약, 환약, 농축액, 고제, 과립, 캡슐 등 모든 종류의 한의의약품 조제 설비도 갖췄다. 약침은 가동과 동시에 전국 한의의료기관 5000여 곳에 공급되고 있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의 한약재 가공 및 공급 인프라는 식약처의 hGMP(한약재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실사를 거쳐 인증을 획득했으며, 2018년부터 실시한 hGMP 우수업체 선정에서도 5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10월 기준 총 460가지 한약재가 신고 및 허가를 받았으며 국내를 비롯한 중국, 러시아, 베트남, 페루 등 전세계의 엄선된 한약재를 사용한다. 멸종위기 동식물 국제거래 협약(CITES)도 준수한다. 모든 한약재는 구입∙입고∙출고과정에서 총 9회가 넘는 성분 확인 및 잔류농약, 중금속 등 불순물 검사를 거쳐 약재 특성에 맞는 일정한 온·습도에서 보관된다.
건물의 각 층에는 독립된 공기조화(HVAC) 시스템으로 청정 여과된 공기만이 유입된다. 국내 최초 보건복지부 약침원외탕전실 인증 획득 후 올해 2주기 인증까지 마친 약침 조제시설의 경우 4가지 등급별(Grade A~D) 무균실 운영을 통해 원료, 자재, 폐기물 간 발생할 수 있는 교차오염을 방지한다.
탕전을 위한 물은 지하의 수처리시설에서 3단계 필터(마이크로, 카본, 멤브레인)를 거치는 역삼투압방식과 전기를 이용해 물속의 이온을 제거하는 전기탈이온방식(EDI) 시스템을 통해 불순물 없는 상태가 유지된다. 여기에 유기체탄소·전도도·미생물 검사 등의 수질 관리도 이어진다.
또한 조제, 추출, 충진, 포장, 환자 및 한약 정보 마킹, 멸균 과정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한약재 성분을 환부에 주입하는 약침의 경우에는 유해물질 유입이 허용되지 않는 만큼 탕전 이후 0.2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제균필터를 이용해 2번 여과 작업을 거친다. 약침액을 담는 바이알 용기도 초음파 진동, 정제수 고압 분사 등 6단계 세척 이후 300도 이상으로 멸균 처리해 독성물질에 대한 오염이 전혀 없는 상태를 만든다. 이후 전수 이물검사와 품질검사를 통과해야 비로소 출하가 이뤄진다.
조제가 완료된 한약은 자체 배송 시스템을 통해 환자들에게 배송한다. 배송이 이뤄지기 직전까지 한약의 포장 상태, 무게 등을 확인해 주소와 수량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직배송이 가능한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은 권역별 담당자를 배정해 신속하게 배송이 이뤄지도록 관리한다. 배송 전후로도 환자에게 연락을 취해 혹시 모를 오배송 문제도 방지한다.
자생한방병원 설립자 신준식 박사는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자생한방병원의 설립 철학인 ‘긍휼지심’과 함께 우리 가족에게 처방되는 약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철저한 기준을 통해 한약을 조제하고 있다”며 “환자와 국민이 한약에 대해 더욱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방문을 원하는 누구에게나 견학의 기회를 제공한다. 전문 도슨트의 안내를 통해 한약과 약침 각각의 조제 단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센터 내 별도로 마련된 JS뮤지엄 견학을 통해 자생한방병원의 환자 중심 치료 철학과 역사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견학 신청 및 관련 문의는 자생메디바이오센터 홈페이지 및 대표전화를 통해 가능하다.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인 이유로 가족이 해체되면서 중년 1인 가구가 많아지고 있다. 혼자 살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외롭고 고립되기 쉽다는 단점이 따른다. 고독사 증가 문제까지 이어진다. 이와 같은 중년의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공동체(共同體, Community) 활동’이 거론된다.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것은 새로운 가족을 만난다는 의미다. 모임 회원이 되어 활동하는 것이 보편적인 방법이며, 사람들과 공동체로 모여 살 수도 있다.
경기도 용인시 둔전역 인근에는 ‘지구별작은도서관’이 있다. 작은도서관이란 일반 공공도서관에 비해 작은 규모의 도서관을 말하는데, 지역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한다. 9월 12일 이곳에서 1인 가구 공동체 모임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방문했다. 아파트 1층의 주거 공간을 도서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책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고 정감이 느껴진다.
모임 시간인 오후 6시 30분이 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도착했다. 총 9명이 모였다. 이들의 이름은 ‘지구별 시민’. 전원이 도착하자 금세 음식상이 차려졌다. 어느 누구도 먹을 것을 가져오라고 한 적이 없는데, 모두 자발적으로 음식을 마련해온 덕이다. 치킨, 탕수육, 만두부터 땅콩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 이야기보따리를 하나둘 푸니 웃음꽃이 피어났다. 멤버 박정임 씨는 “우리 아들 결혼한다”면서 청첩장을 돌리기도 했다. 배를 채우고 난 뒤에는 이날 모임의 목적인 가방 만들기에 열중했다. 글자 또는 그림 디자인으로 자신만의 가방을 만드는 것.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방이 탄생하니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해서 더 재미를 느낀 듯했다.
지구별 시민의 탄생과 성장기
“혼자 살면 재미없잖아요. 같이 살아야 재밌지!” 김영욱 관장은 지구별작은도서관을 운영하게 된 이유를 ‘노후 계획’이라고 말한다. 경제적인 측면이 아닌 정서적인 측면을 채우는 노후 계획이다. 남편과 둘이 살고 있는 김 관장은 “노후를 같이 보낼 동네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도서관을 만들었다.
1인 가구 공동체 지구별 시민 모임은 2021년 시작됐다. 당시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는 중장년층(4060) 1인 가구의 혼밥 개선과 건강한 식생활 문화를 위해 ‘1인 가구 공동체 공동부엌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마침 지역에 1인 가구가 많다고 느낀 김영욱 관장이 지원사업을 신청하면서 지구별 시민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2년이 지난 현재, 지원은 끊겼지만 구성원들끼리 자발적으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 용인시 처인구는 원래 논밭이 많은 지역이었는데, 아파트가 많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인구가 증가했어요. 그중에서도 1인 가구가 많았죠. 외지이긴 하지만 서울 강남에서 좌석버스를 타면 1시간이 안 걸린다는 특수성 때문 같아요. 새로운 곳에서 1인 가구가 모이기는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모임을 주최했죠.”
구성원 중에는 50대가 가장 많고, 미혼인 1인 가구는 없다고 한다. 남편 또는 아내와 사별했거나 떨어져 사는 가운데, 자녀가 독립해 혼자 사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모임은 보통 일요일 오후에 가진다. 구성원들의 의사를 반영한 것이다. 평일에는 일하느라 바쁘게 시간을 보낸다지만, 주말에는 혼자 있으면 무료해지기 마련. 어딘가 여행을 가고 어떤 활동을 하고 싶어도 혼자 하기에는 쑥스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지구별 시민은 활동을 함께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같이 요리하고 밥 먹는 것 위주로 모임을 진행했어요. 그다음에는 다 같이 여행을 갔죠. 어떤 분이 용인을 잘 모르는 데다 혼자 돌아다닐 엄두가 안 난다고 해서 용인 곳곳을 다녀보기로 한 거예요. 민속촌, 한택식물원, 용인대장금파크 등을 갔는데, 다들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러다가 남성분들이 들어오시면서 문화활동을 하고 싶어 하셨어요. 그래서 취미와 교육활동을 병행하게 됐고, 지금의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임이 갖춰졌습니다.”
현재 지구별 시민 모임에 남성은 최원혁 모임 대표를 포함해 3명뿐이다. 중년 남성은 실직과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해 외로움을 크게 느낀다. 커뮤니티 활동의 필요성을 알지만 부끄러움에 모임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신입 회원인 60대 변용수 씨는 당구장 사장의 추천으로 모임에 들어왔다. 변용수 씨는 “사람들과 모여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참 좋다”면서, 외로운 중년 남성들이 용기 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직접 느낀 공동체 활동의 장점
1인 가구에게 공동체 활동은 정말 필요하고 도움이 될까. 최원혁 모임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1인 가구의 고독사 문제가 매우 심각한데, 공동체 활동으로 인한 사회적 관계망 형성은 문제를 방지하는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제가 어느 날 시장에 갔다가 집에 와서 갑자기 쓰러진 적이 있어요. 그때 모임 분들이 119도 불러주시고,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기억도 있어요. 사실 혼자 살면 배달음식 아니고서야 밥 챙겨 먹기가 힘들잖아요. 그때 저희 집 문 앞에 음식을 놓아주신 분이 계셨죠. 덕분에 일주일을 견딜 수 있었어요.”
모임에 참석한 지 2년 차가 됐다는 주선자 씨는 식구의 의미를 되새긴다고 했다. 그는 “식구는 같이 밥을 먹는 사이라는 뜻이지 않나. 같이 밥을 먹으면서 정이 쌓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덧붙여 김영욱 관장은 1인 가구 공동체 모임을 ‘가족의 확대’라고 표현했다.
“희로애락도 함께 나누고, 혼자라면 할 수 없는 경험도 같이 해보고. 이게 공동체의 좋은 점이죠. 저는 혈연관계만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같은 마을에서 소통하고, 서로 돌봄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새로운 가족의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영욱 관장은 지구별작은도서관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마을 사람들이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된다면 더욱 좋고요. 누구든지, 언제든지 놀러오세요!”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9월을 맞아 지역별 가을 축제와 함께 다채로운 체험 부스를 곳곳에서 운영한다. 휴양림 인근 9월 행사와 더불어 시니어 전용 우선예약 추첨 가능한 휴양림 목록을 정리해봤다.
경기도 양평군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은 아세안 10개국 전통가옥을 주제로 조성된 휴양림으로, 이국적인 외관으로 눈길을 끈다. 휴양림 주변에서는 9월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간 ‘2023 양주 천일홍 축제’를 벌일 예정이다. 대규모의 천일홍 군락지 외에도 핑크뮬리, 댑싸리, 가우리 등 50여 종 꽃들의 향연이 기대된다. 행사기간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에서는 베트남 전통 장난감 ‘쭈온쭈온’ 만들기 체험과 아세안 10개국 문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홍삼 특구로 알려진 전라북도 진안군에서는 9월 22일부터 9월 24일까지 마이산 북부 일원(마이돈테마공원)에서 ‘2023 진안홍삼 축제’가 진행된다. 행사 기간 내 국립운장산자연휴양림에서는 노약자 대상 숲나들e 예약 방법 안내와 휴양림 소개, 산림문화 프로그램 홍보하고, 국민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규제혁신 현장지원센터를 운영한다.
2019년 4월 무의대교 개통으로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아진 무의도 국립무의도자연휴양림에서는 지역 상생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한 갯벌 체험행사를 마련한다. 9월 20일부터 10월 31일까지 약 1개월간 진행되며, 포내어촌체험마을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휴양림 이용고객들은 갯벌 체험 할인권(30%)을 받아볼 수 있다.
휴양림 방문을 희망한다면 ‘숲나들e’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신청해야 한다. 인기기 많은 곳은 금세 예약이 차기 때문에 관심 가는 곳이 있다면 서두르는 편이 좋다. 휴양림 중에는 65세 이상 시니어(실버)를 대상으로 우선예약 추첨제를 진행하는 곳들도 있다. 실버전용 우선예약 추첨제를 이용하려면, 주민등록상 나이가 만 65세 이상이라야 한다. 매달 4일 오전 9시부터 8일 오후 6시까지, 실버전용 전화번호(1800-9448)로 직접 신청할 수 있다. 당첨자는 매달 당첨자 발표 매달 13일 오전 10시 숲나들e 공지사항 및 알림톡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이게 뭔가? 세상에 뭐 이런 병이 다 있나?’ 몸 안에 심각한 병이 들이닥쳐 횡포를 부리는 건 알겠는데, 도무지 병명조차 알 수 없었던 정규원(54, 백민구절초연구소 대표)은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니며 갖가지 검사를 해봤지만 별 이상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 조만간 죽음이 방문할 듯 몸의 통증이 자심했는데도 말이다. 매우 난처한 상황이었다. 고민과 궁리를 한 끝에 그는 마침내 시골로 내려가기로 했다. 시골이라는 의사에게 몸을 맡기기로 한 거다. 시골의 자연환경이 괴로운 육체는 물론 덩달아 저하된 정신까지 끌어올려 줄 거라는 기대를 가졌던 것 같다. 그의 귀농은 이렇게 시작됐다.
정규원이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귀농한 건 2010년, 41세의 한창 나이 때였다. 인생의 전성기라 할 시즌이었으니 정리가 쉬웠으랴. 만족스럽던 직업(의류 관련 액세서리 사업)을 일거에 접는 것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겠다. 게다가 그의 곁엔 살뜰한 아내와 토끼 같은 어린 자식 둘이 있어 발목 잡히기 십상이었다. 과연 아내가 귀농에 동의할지, 무엇보다 가족을 동반하고 귀농할 경우라도 아이들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지, 이래저래 고심이 많았다. 그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우선은 혼자 외진 산속에 들어가 쑥이나 고사리처럼 조용히 사는 게 좋겠다는 쪽으로. TV에 나오는 ‘나는 자연인이다’처럼 살며 병부터 다스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야 했다. 아내가 동행을 자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누구나 알 만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아내는 남편이 귀농을 선창할 경우 일단 반기를 든다. 매우 영민한 종족인 아내들은 날이면 날마다 풀을 뽑다가 뱀을 만나 까무러칠 가능성이 농후한 귀농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걸 직관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정규원의 아내는 시골행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표했다. 그의 얘기는 이렇다. “아마도 아내는 가정을 지켜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민만큼이나 어려운 역경과 맞닥뜨릴 수 있는 게 귀농이다. 하물며 남편만의 단독 귀농이라면? 이는 가정의 불안정을 촉진하는 지름길이다. 최악의 경우 가정의 해체까지 불러들일 수 있다. 정규원의 아내는 이와 같은 리스크를 고려해 전향적인 판단을 했을 테다. 아내의 대범한 태도에 힘을 얻은 정규원은 마침내 귀농 거사를 착수하게 됐다. 서울에 있던 집을 처분하고 사업을 정리한 뒤 가족 모두를 대동하고 시골로 내려갔다. 그가 귀농한 곳은 할아버지의 고향인 충북 청주시 문의면이다. 이왕이면 아주 낯선 객지보다 연고가 좀 있는 곳이 정착에 유리하겠다는 생각으로 점찍은 곳이다. 거처는 농촌 마을이 아닌 면 소재지에 마련했다. 초등생 아이들의 등하교 편의를 배려한 결정이었다.
“귀농 초기엔 건강 회복에 중점을 두었다. 텃밭 농사를 통해 직접 기른 채소로 만든 음식을 주로 먹었고, 부지런히 뒷산을 오르내렸다. 명상센터에 나가 수련을 하며 마음을 돌보는 일에 집중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농사에 대한 구상도 많이 했다. 논을 사 벼농사를 시도하기도 했다. 쌀만큼은 직접 농사지어 먹자는 아내의 의견에 공감해서였다.”
귀농 전에 미리 받아둔 귀농교육이나 농사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나?
“서울에서 ‘인드라망 생명공동체’가 주관한 귀농교육에 관심이 있어 아내와 함께 참여한 경험이 있다. 경기도 의왕에 텃밭을 마련해 작은 농사를 지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소소한 경험치에 불과했다. 사실 계획 없이 막연한 귀농을 한 셈이었다. 건강 문제가 화급해 사전 준비를 할 겨를이 없기도 했다.”
농업만큼 만만치 않은 직업이 드물다고 알려져 있다. 섣불리 농사에 뛰어들 일이 아니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농사로 가족을 건사하느라 고생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기에 농업에 매력을 느껴보진 못했다. 하지만 한줄기 동경 같은 게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걸 알겠더라. 농부로서 긍정적인 풍모를 지녔던 아버지의 영향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귀농교육은 귀농 이후 적극적으로 받았다. 이를테면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에서 1년간 교육을 받았다. 친환경 농업을 기본 방향으로 정한 바 있어 관련 공부를 해 유기농업기능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전자상거래 등 다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할 필요를 느껴 E-비즈니스 교육도 받아두었다.”
일련의 농업교육을 이수한 뒤 비로소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했나? 아니면 몸 치유에 치중한 시간이 더 많았나?
“치유와 농사를 병행했다. 그게 바람직한 길이기도 했다. 농사일을 하면서 건강도 서서히 좋아졌고, 좋아지는 건강 상태에 따라 농사에 대한 의욕도 상승했으니까. 2013년엔 친환경 농업을 추구하는 귀농인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만들어 상생의 토대를 마련했다.”
멧돼지들이 농장을 초토화하기도
정규원이 선택한 주 작목은 구절초다. 구절초를 재배, 가공식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현재 그는 산속에 있는 4000평 규모의 구절초 농장을 운영한다. 바야흐로 유능한 구절초 농부로 부상하고 있다. 출발은 미미하고 미묘했다. 할머니 묘소에 벌초를 하러 갔다가 가을바람에 살랑대는 구절초 꽃을 본 기억을 잊을 수 없어 200평 남짓한 작은 땅에 구절초를 심은 게 구절초와 인연을 맺은 계기라는 게 아닌가. 일종의 감성적 충동으로 시험 재배 삼아 구절초를 심어봤을 뿐인데 이게 향후의 길을 환하게 열어줬다.
“남에게 빌린 200평짜리 작은 밭에서 거둔 구절초로 조청을 만들어봤는데 50인분 밥솥 하나 분량의 조청이 나왔다. 판매 목적으로 만든 건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과 나누면 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으니까. 그런데 조청 품질이 좋다며 구입을 원하는 사람이 많았다. 홍보도 해주었고. 이렇게 기대하지 않았던 판매 효과까지 거둔 뒤엔 서서히 생산량을 늘려나갔다. 자연스럽게 구절초 농사에 본격 입문한 셈이다.”
조청만 생산하는 건 아니겠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구절초꽃차, 모종, 체험 상품인 에코화분, 그리고 구절초블랙이라 이름 붙인 농축액 등을 생산한다. 주력 상품은 구절초블랙이다. 이건 유기농 구절초 함량 97%에 달하는 제품으로 나름 야심을 가지고 개발했다. 현재 상표출원 절차를 밟고 있다. 소비자의 80% 이상은 구절초 제품을 약용 목적으로 구입한다. 구절초블랙은 이와 같은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개발됐다.”
구절초 농사 전체 과정 가운데 어려운 부분은 어떤 것인가?
“모든 농사가 그렇듯 구절초 역시 제초 작업부터 뭐 하나 손쉬운 게 없다. 재배 기술 습득은 비교적 용이하다. 문제는 날씨 변동이다. 예상하지 못한 폭우와 긴 장마엔 구절초가 맥을 못 춘다. 과도한 습기에 약한 작물이니까. 배수시설을 완비하고 밭에 경사도를 만들어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병충해 예방을 위한 선제적 대응 능력도 필요하다.”
흔히 병충해 방제는 농약에 의존한다. 당신의 경우는 어떤가?
“유기농업은 농약 없는 농사를 추구한다. 그러기 위해 생태환경 유지에 공을 들인다. 난 구절초 농장 복판에 억새섬이라 부르는 작은 숲을 조성해 자연생태와 평형을 이루도록 했다. 이 작은 숲은 병충해의 기습을 완충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사마귀 알집도 활용한다. 미리 채집한 사마귀 알집을 봄철에 방사하는 것인데, 부화된 사마귀들이 해충들을 먹어치운다. 이렇게 사마귀들이 농장을 지켜준다. 그런데 난해한 복병이 하나 있다. 바로 멧돼지다.”
멧돼지 피해가 심각했다는 얘기겠지? 그런데 멧돼지가 구절초도 먹나?
“구절초를 먹는 건 아니고 땅속에 있는 굼벵이를 꺼내 먹기 위해 밭을 아예 농부처럼 갈아엎는다. 한번은 멧돼지 군단이 몰려와 농장을 투철하게 초토화했다. 징을 쳐대고, 포수를 불렀지만 아무 소용없더라. 포수들이 야간 매복을 했으나 잡을 수 없었다. 녀석들의 공격은 한 달간 이어졌다. 내가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울고 싶은 심정이다.(웃음)”
구절초 향수를 개발하고 싶어
농사로 긍정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안락을 얻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오죽하면 귀농을 고행에 견주랴. 정규원은 비지땀 이상의 피땀을 쏟았다. 덕분에 순항을 거듭했다. 매우 어려운 사안으로 알려진 판로 문제도 길을 잘 찾아 해결했다. 생명운동을 지향하는 생활협동조합 ‘한살림’과 관계를 맺어 상품을 납품, 꾸준히 안정적인 경영을 해왔다. 세상에서 익힌 처신과 경험을 슬기롭게 제련해 귀농 생활의 재료로 활용하는 능력도 뛰어나 안정적인 행보의 거름이 됐다. 그의 언사는 나직하고 다소 어눌하다. 반면 내부엔 뭔가 강철 같은 게 들어 있다는 느낌을 풍긴다. 이기심은 줄이고 이타적 선의를 키워 나아가는 게 삶의 정수를 맛보는 길이라는 신념을 육화한 인간 유형이랄까. 그는 사실상 신념을 밀어붙이며 당찬 귀농 생활을 해왔다. 2013년에 결성한 문화적 농업 공동체인 유기농협동조합에 이어, 2017년엔 경제 공동체인 마을기업 ‘백민구절초연구소’를 만들어 리드하고 있다. 그렇다면 건강 문제는? 여전히 아픈 몸을 고독하게 끌어안고 농장에서 뛰나?
“실로 고통스러웠다. 오죽하면 몸 하나 살려보자고 귀농을 했겠는가? 몸이 추락하자 온갖 회의가 몰려들기도 했다. 이 지경으로 몸을 망쳐놓다니, 난 패배자야! 그런 넋두리가 잦았다. 그런데 기대보다 빠르게 건강이 회복됐다. 2017년에 이르러선 병의 늪에서 거의 완전히 해방된 걸 알았다. 따라서 마을기업 결성에 나설 수 있었다.”
아이들이 어느덧 대학생으로 자랐다지? 뒷바라지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가계 형편은 어떤가?
“서울에 있던 집을 판 자금의 절반쯤은 귀농 초기에 다 까먹었다.(웃음) 농업으로 소득을 거둔다는 게 쉽지 않다. 그러나 이젠 꾸준히 소득이 늘고 있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가족 모두 건강하게 잘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부인은 당신의 농사에 어떤 식으로 조력하나?
“아내는 아내대로 일이 있다. 대학에서 사회학을 강의한다. 각자의 일을 하며 살아가는 상황에 우리 부부는 만족한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고마운 게 아내이고.”
만약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귀농을 하게 된다면 지금과 어떤 점이 달라질 거라고 보나?
“(잠깐 생각하다가) 일을 좀 줄여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귀농 방식을 모색할 것 같다. 그러나 그게 가능할까? 내겐 아직 꿈이 많다. 가야 할 길이 멀다.”
그는 과욕과 과속 없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농장을 키워왔다. 하지만 확장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구절초 가공 제품을 세계 시장에 선보이고 싶고, 구절초의 아찔한 향을 재료로 한 향수 개발에도 뜻을 두고 있다. 그 매너리즘 없는 정신이 그의 돛을 밀어주고 있는 게 아닐까.
정규원이 주는 귀농 Tip
•집과 농지를 서둘러 구입할 것 없다. 평생의 삶터로 삼을 경우엔 더 신중해야 한다. 처음엔 남의 농지를 빌려 활용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처음부터 농사 규모를 크게 설정하는 건 금물이다. 내 농사는 작게, 그리고 남의 일도 도와주면서 농사 물정을 익히는 게 필요하다.
•농업 교육기관에서 만난 귀농인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자. 모임을 만들어도 좋다. 결국은 귀농 에너지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농사만으로 자립하기 쉽지 않다. 도시에서 쌓은 경륜을 살린 일거리를 만들어 수입을 보완하자.
•구절초 농사에 뜻이 있을 경우 500평 정도의 작은 규모로 시작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판로 문제에 대한 사전 연구도 필수다. ‘한살림’ 같은 생활협동조합에 가입해 활로를 모색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