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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50년 한국 취업자 53.7세, “OECD 평균보다 10살 많아”
-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고령인구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반면, 생산가능인구는 지속 감소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불균형은 노동 공급 감소, 취업자 고령화 등 국내 고용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 이니셔티브)는 인구구조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중 취업자 고령화 현상에 주목해 ‘부문별 취업자의 연령분포 및 고령화 현황과 시사점: 산업별·지역별 특징을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50세 이상을 중심으로 살펴본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산업별로는 저위기술 산업에,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을 제외한 비수도권에 고령 취업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산업별 분석 자료에서 2022년 전체 취업자 중 50세 이상 비중은 고위기술 제조업의 경우 20.2%, 중위기술은 38.7%, 저위기술은 47.6%였다. 세부적으로는 제조업에 속한 산업 중 의류(59.8%), 가죽신발(59.6%), 목재(57.3%) 등의 저위기술 산업에서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5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약(15.7%), 전자·컴퓨터·통신기기(18.2%) 등 고위기술 제조업에서는 고령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료를 집필한 김천구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20~30대 인구가 급감하는 인력공급 환경에서 젊은 인력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고위기술 제조업에서 구인난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기준해 보더라도 우리나라 인구 중 20~30대 비중은 2022년 26.3%에서 2050년 15.5%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지역별 분포 자료에서 2022년 기준 취업자 중 50세 이상 비중이 50%를 넘어선 곳은 전남(58.7%), 강원(55.5%), 경북(55.2%), 전북(53.9%), 경남(51.7%) 등 모두 비수도권이었다. 이에 반해 서울(38.5%), 인천(42.6%), 경기(41.7%) 등 수도권과 대전(41.4%), 세종(34.5%) 지역은 50세 이상 취업자 비중이 낮게 나타났다. 고령화 진행 속도 면에서 살펴보면, 지역 중 취업자의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은 강원과 경남이었고, 서울의 경우 지난 10년간 6.8%p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며 타 지역 대비 취업자의 고령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자료 등을 토대로 2050년까지 취업자의 평균 연령 변화를 계산했다. 그 결과 2022년 우리나라 취업자 평균 연령은 약 46.8세이며, 고용률이 2022년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향후 2050년 국내 취업자의 평균 연령은 53.7세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기별로는 2030년 49.0세, 2040년 51.3세 등으로 예측된다. 한편 한국과 OECD국의 인구구조 등을 토대로 비교·분석한 자료를 보면, 2022년 취업자 평균연령 차이는 2022년 4.2세에서 2050년 9.9세까지 벌어진다. 김천구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취업자 평균연령은 2050년 53.7세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OECD국 평균인 43.8세보다 약 9.9세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취업자가 고령화된다는 것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공급하는 젊은 인력이 부족해지고, 기업들의 생산성이 저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정책제언’을 통해 △저출산 대책 효율화 △고령층 생산성 유지 방안 마련 △임금체계 개편 △외국인 전문인력 유입 △지역 특화 미래전략산업 유치와 인력공급 패키지화 등을 제시하며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기술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대한상의 SGI 박양수 원장은 “국내 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저출산·고령화, 주력산업 경쟁력 저하, 지역소멸 등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SGI는 출산율 제고방안, 지역 산업역동성 회복, 혁신인재 공급 관련 연구를 수행하며 국가발전을 위한 통합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2023-08-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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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시민 노후 동반자, 장노년일자리지원센터를 가다
- 2023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 서울, 부산 순이다. 경기도 중장년에겐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서울 중장년에겐 ‘서울시50플러스 캠퍼스’가 있다면, 부산 중장년에겐 ‘부산광역시 장노년일자리지원센터’(이하 부산장노년센터)가 있다. 그 이름처럼 일자리 관련 사업에 주력해왔지만, 중장년의 다채로운 삶을 응원하기 위해 커뮤니티 지원 및 교육, 사회참여 활동 등으로 지원을 확대하는 중이다. 부산장노년센터는 2016년 10월 부산광역시에서 지정하여 운영하는 장노년 지원 전문기관으로, 부산에 거주하는 만 50세 이상 중장년 세대의 사회참여를 이끌고 있다. 일자리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 및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통해 시민들의 성공적이고 행복한 인생 후반전을 지원한다. 그중에서도 신중년 인생학교 ‘하랑’과 생애설계 커뮤니티 지원사업인 ‘아리’는 부산 액티브 시니어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센터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또래와 배우고 성장하는 인생 캠퍼스 ‘신중년 놀이터’로도 불리는 인생학교 ‘하랑’은 중장년 개인의 역량 및 경험을 활용한 교육을 개설해, 지역민들의 사회참여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자신의 재능을 동년배와 나누고 싶은 부산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참여자는 재능기부 형태로 중장년 대상의 교육 강좌를 열어 또래와 소통하고 배움의 기쁨을 나누는 동시에 개인의 역량도 향상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연간 상·하반기로 나눠 4개월씩 진행되며, 한 과정당 1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 동화구연지도사, 로봇강사 양성과정, 드론 기초과정 등 취미·여가 및 자격증 교육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총 13팀이 참여 중이다. 하랑과 함께 주목받는 센터 사업으로 ‘아리’가 있다. 아리는 사회공헌, 일자리, 학습, 문화 활동 등과 관련된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형태다. 생애설계·신문화 확산 관련 활동 또는 지역사회·취약계층 지원 등 공익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커뮤니티가 대상이 된다. 또는 센터 내 프로그램 참여 후 동기들과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 결성한 모임도 지원받을 수 있다. 세대 통합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50+세대가 구성원의 50% 이상인 경우도 지원 범위에 속한다(단 5인 이상 참여). 하랑과 마찬가지로 연 2회 4개월 단위로 모집하며, 80만 원의 활동지원금이 나온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지원금을 비롯한 센터의 조력을 통해 모임 안정화를 넘어 협동조합 설립도 꿈꾼단다. 현재 온라인 판매 및 협동조합 개설 동아리, 아동학대 인형극 동아리, 드론 동아리 등 총 10개 팀이 지원받고 있다. "함께 가는 길은 멀리 갈 수 있다" -‘하랑’ 책놀이지도사 이옥경 강사 “노인복지 현장과 교육기관에서 치매 예방 및 인지력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의 강사로 활동했어요. 지난해 부산가톨릭대학교에서 운영하는 50+생애재설계대학을 다녔는데, 당시 방문한 부산장노년센터 직원을 통해 ‘하랑’에 대해 알게 됐죠. 내가 활동하는 분야의 역량이 강화됨은 물론이고, 시민들에게 유익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제 삶의 만족도도 향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노인 인지활동 책놀이지도사 자격증 취득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랑을 통해 제 강의를 듣는 분들은 노인 책놀이지도사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계시는데요. 이를 발판으로 노인 시설이나 치매안심센터 등에 취직해 지역 어르신의 건강 지킴이로 거듭나길 희망합니다. 일자리 연계가 아니더라도, 일차적으로는 개인에게도 유익한 강좌이기에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 혼자보다는 길동무가 있어야 더 멀리, 오래 갈 수 있다고 하죠. 센터와 커뮤니티 회원들이 제가 가는 길에 좋은 동반자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막연한 노후에 소속감을 심어주다" -‘아리’ 펀북놀이터 구민서 대표 “제가 대표로 있는 펀북놀이터 동아리는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의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지원사업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림책을 매개로 아이들과 수업하는 과정이었는데, 당시 지원사업은 6개월로 끝났죠. 이후 회원들이 각자 프리랜서로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속감이 결여된 점이 고충이었죠. 마침 부산장노년센터 ‘아리’ 모집 공고를 보게 됐고, 지금은 ‘아리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펀북놀이터 동아리’라고 소속을 밝혀 소개하고 있어요. 말뿐인 게 아니라 심적으로도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기분이에요. 센터에서 동아리를 널리 알려주신 덕분에 회원들의 활동도 늘어났고, 저 또한 북콘서트 진행 기회도 얻게 됐죠. 혹시 주변 중장년 중에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거나, 공신력 있는 센터의 지원을 받아보고 싶다면 부산장노년센터를 찾으시라 권해드립니다. 나이 들어 무엇을 할 수 있을까가 아닌, 나이가 들어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의 인생, 한 권의 책이 됩니다 부산장노년센터는 ‘신중년 생애전환지원팀’을 두고 이들 세대를 위한 현실적인 지원책 및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한다. 팀에서 진행하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부산광역시 휴먼북도서관’이 있다. 사업명 속 휴먼북(Human-Book)은 한 사람의 인생이 곧 하나의 책과 같다는 교훈에서 착안한 단어다. 부산시 휴먼북도서관은 ‘인생의 경험을 나누는 도서관’으로도 불린다. 독자들은 읽고 싶은 휴먼북에 열람 신청을 하고, 이후 대상과 마주 앉아 자유롭게 대화하면서 생생한 경험을 전해들을 수 있다. 종이 책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메시지를 체득한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자신의 인생 경험과 경륜, 전문지식에 대해 재능기부를 원하는 신중년(만 50~69세)이라면 휴먼북 대상자로 신청 가능하다. 이밖에도 부산장노년센터는 고령화 대비 노후 진단 및 생애설계 상담, 종합재무설계 서비스, 신중년 적합직종 양성교육, 50+생애재설계대학 네트워크, 부산50+인턴십, 장노년 전직지원 및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의 사업을 통해 부산 중장년들의 노후를 응원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사업들을 잘 유지하면서 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부산장노년센터가 진행하는 사업 정보 및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면, 센터에서 운영 중인 ‘50+부산포털’을 통해 확인해보자. 부산장노년센터는 부산시 중장년들에게 노후의 이정표를 제시하며 든든한 동행자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많은 부산 중장년들에게 양질의 환경과 교육, 커뮤니티, 일자리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는 변재우 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부산시 중장년 인구가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습니다. 시니어의 어떤 특성에 주안점을 두고 센터를 운영하고 계신가요? 제가 경험한 바로는 경기도나 서울시와 비교해 부산시 중장년들의 인생 후반전 준비는 미흡한 편입니다. 그에 반해 노후 준비나 생계를 위한 일자리 욕구는 높은 편이죠. 모든 분을 만족시키긴 어렵겠지만, 가능한 한 많은 중장년이 후반생을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보조금 사업인 ‘60+일자리 사업’, ‘시니어 인턴십’, ‘고용노동부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을 비롯해 민간 일자리 사업인 ‘부산형 50+인턴십’, ‘해양쓰레기 정화사업’ 등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는 사회공헌 일자리에 관심을 보이는 분들도 늘어나 관련 분야로 매칭해드리고 있습니다. Q. 센터를 방문하는 시민들은 어떤 고민을 안고 찾아오나요? 우선 퇴직 후 일자리 고민이나 인생 이모작 설계를 위해 방문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밖에도 다양한 고민과 기대를 품고 이곳을 찾아오시지요.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는 생애 재설계 컨설턴트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노후 준비 진단을 통해 다양한 정보 제공은 물론 센터나 부산시 등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까지 통합적으로 안내해드리고 있어요. 저마다 인생 후반전에 필요한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적절한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Q. 상반기 동안 중장년이 가장 만족한 사업은 무엇인가요? 주택보증공사(HUG)와 함께 진행한 ‘해양쓰레기 정화사업’입니다. 해양쓰레기에 대한 문제를 신중년 일자리와 매칭해 진행했는데,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사회공헌을 했다는 점에서 반응이 긍정적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은퇴 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풀타임 근무보다는 적은 시간을 할애하는 파트타임 일자리를 선호하는데, 그 점이 충족되어 만족도와 참여도 또한 높았지요. 기분 좋은 성과를 낸 덕분에 함께한 주택보증공사가 올해 계속 지원을 약속해 하반기에도 동일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Q. 센터를 방문할 부산 중장년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울만 해도 지역마다 캠퍼스나 센터가 있지만, 부산에는 우리 센터 하나뿐이죠. 모든 부분을 충족하긴 어렵겠지만, 중장년의 의견을 하나하나 수렴해가며 우리만의 지원책과 문화를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봐요. 다들 기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 2023-08-1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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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를 위한 평생교육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해야"
- 최근 모두를 위한 디자인으로 알려지며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말로 하면 ‘보편적 설계’라고 하는데, 이 개념은 교육 분야에도 도입됐다. 바로 ‘보편적 학습 설계’(Universal Design for Learning)다. 장애가 있든 없든, 나이가 많든 적든,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전 생애에 걸친 평생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평생을 특수교육에 몸담아온 이한우(56) 국립특수교육원 원장이 생각하는 모두를 위한 평생교육과도 같다. 보건복지부 ‘2020년 장애인 실태조사’의 연령별 장애 분포에서 65세 이상 비율은 49.9%로 절반에 달했다. 2008년(36.1%) 이래 수치가 꾸준히 증가하며, 75세 이상 초고령 장애인의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아울러 40세 이상은 88.1%로, 장애인 10명 중 9명은 중장년임을 알 수 있다. 고령화에 따라 중장년 장애 인구가 늘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고령자는 시력·청력·인지력 등의 감퇴를 겪기에 장애 등록 여부를 떠나 불편을 호소하며, 돌봄과 안전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한다. 역으로 장애 학생 중에서도 이와 유사한 요구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단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장애 학생과 노인을 위한 지원책에는 일치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장애 학생에게 유용한 서비스는 노년층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됩니다. TV 리모컨만 해도,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꼭 필요하지만 이젠 다들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도구잖아요. 거동에 문제가 없더라도 직접 TV 모니터의 전원을 누르러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또 휠체어 이동을 위해 계단 대신 경사면을 설치한다고 불편해지는 게 있나요? 그렇게 유니버설 디자인이나 관련 서비스는 모두에게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죠. 혹여 사고로 또는 나이가 들어 장애를 겪게 된다면 나를 위한 것이 될 수 있고요. 통계를 보면 선천적 장애와 후천적 장애 중 후자가 90% 이상입니다. 건강하다고 해서 등한시할 수 없는 거죠. 그런데도 여전히 이러한 지원을 장애인을 위한 혜택처럼 여겨 반대하거나 불필요하게 느끼는 이들이 있습니다.” 장애 학생 위한 콘텐츠, 고령자에도 효과적 올해 2월 교육부는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방안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모두를 위한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립특수교육원도 이에 발맞춰 디지털 기반 장애 학생 맞춤형 교육 지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팬데믹 시기에 구축했던 클라우드 기반 장애 학생 원격교육 플랫폼 기능을 개선하는 작업도 이뤄졌다. 시각장애 학생을 위한 화면 확대·대체 텍스트,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실시간 자막, 지체장애 학생을 위한 쉬운 화면 조작, 지적장애 학생을 위한 이용자 인터페이스(UI) 단순화 등을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이한우 원장은 이러한 기술이 노년층을 위한 서비스에도 활용 가능하리라 예상했다. “최근 북유럽에서는 사회 서비스 패러다임이 ICT 기반으로 급변하면서 복지 기술(Welfare Technology) 개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자립자조, 사회적 네트워크, 건강관리 서비스 접근성 등을 아우르는 복지 기술은 장애 학생과 고령층 모두에게 편리하게 활용 가능하죠.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 원에서 개발한 플랫폼 설계 원리가 노년층을 위한 웹사이트 구축에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봐요.” 국립특수교육원에서는 이외에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 개발 및 보급에 힘쓰고 있다. 무인정보단말기 교육용 콘텐츠도 그중 하나인데, 이 원장은 장애 학생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도움을 받은 자료라고 덧붙였다. “하루는 햄버거를 사러 갔는데, 주문을 받지 않는 거예요. 봤더니 키오스크(무인 주문 기계)가 있더군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나서 우리 원에서 비대면 무인서비스 확대에 따라 선제적으로 개발했던 장애학생 무인정보단말기 교육용 콘텐츠가 생각났습니다. 나도 한번 같은 콘텐츠로 학습해보기로 했죠. 시니어인 제가 보기에도 어렵지 않게 잘 설명돼 있었어요. 올해는 SK텔레콤에서 협력 사업으로 서울, 경기 특수교육기관에 강사와 무인정보단말기를 제공해 준 덕분에 학생들이 직접 우리 원이 개발한 콘텐츠를 실습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교실에서 PC나 모바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애 학생의 경우에는 실제와 유사한 무인정보단말기로 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니까요. 그런 과정이 우리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봐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이제는 키오스크로 주문하기 자신 있습니다.(웃음)” 일찍이 이 원장은 해당 콘텐츠가 노인층에도 보급할 만한 유용성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지난해에는 시니어 정보화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강사들을 대상으로 그 효과성을 검증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단다. “강사분들 반응이 뜨거웠어요. 우리가 개발한 콘텐츠를 꽤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셨죠. 막연히 도움이 되리라 여겼지만, 현실적으로도 활용도 높은 콘텐츠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보시게끔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운영하는 장애학생 교수학습 지원 사이트 에듀에이블에 공개해 두었습니다.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니 시니어 대상 디지털 교육 등에 널리 쓰였으면 합니다.” 장애 자녀도 언젠가는 자립해야 최근 장애 자녀를 둔 어머니가 아이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보도되며 큰 충격을 안겼다. 이에 같은 처지인 장애 자녀 부모들은 안쓰러움을 표하며 녹록지 않은 현실을 토로했다. 보통 자녀가 성인이 되면 양육 의무에서 벗어나지만, 이들 부모의 사정은 좀 다르다. 때문에 자신의 노후에 대한 막막함과 더불어 성인기 자녀에 대한 미래도 막연해하곤 한다. 이러한 현실을 잘 아는 이 원장 역시 보탬이 될 만한 지원책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아무리 사랑하지만 장애 자녀를 오랜 기간 보살피는 과정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최근 성인기 장애 자녀를 둔 중장년 부모를 대상으로 필요한 지원에 대해 조사한 연구 결과, 각 연령대에 필요한 실제적인 정보 제공과 평생교육 프로그램 및 기관 확대 등을 원하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장애가 심한 학생은 학교를 졸업하면 마땅히 갈 곳이 없어 학령기에 습득한 기능조차 유지 못하고 퇴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의 마음은 오죽할까요.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이정표를 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우리 원에서는 ‘온맘’(장애 자녀 부모지원 종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온맘 사이트에는 영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장애 자녀의 전 생애에 걸친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다. 그밖에 2018년에는 ‘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를 개원해, 장애인 평생교육 사업도 본격 추진 중이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국립특수교육원과 교육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만 19세 이상 장애인 학습자 2550명에게 1인당 35만 원의 ‘장애인 평생교육이용권(바우처)’을 지원하는 사업도 시행한다. 이 원장은 일련의 사업 진행을 통해 지속 가능한 장애 학생의 평생학습을 꿈꾸며, 이를 실현하는 데 디지털 기술이 매개체가 되리라 내다봤다. “통계를 보면 장애인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0.9%로, 비장애인의 참여율(40%)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게 현실입니다. 장애인에게 평생교육은 학습의 의미를 넘어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통합에 기여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게 하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죠. 그런 가운데 장애인 평생학습 분야에서 ICT 기술이 도움을 줄 부분은 무궁무진합니다. 기존 교육에서의 물리적 제약을 없애주는 것만이 아니라 교수자와 학습자 간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나 청각장애 학습자를 위한 챗봇, 지체장애 학습자를 위한 메타버스 아바타 등 ICT 기술은 장애인의 사고와 경험을 확장해줍니다.” AI 보조교사 등장, 그럼에도 필요한 건 코로나로 인해 디지털 대전환을 맞으며 교육 분야에도 ICT 기술이 빠르게 침투했다. 최근 디지털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이 원장은 1990년대 특수교사 시절부터 디지털을 접목한 교육에 관심이 많았단다. 덕분에 2020년 코로나 위기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현장을 지원하는 대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요즘에 코로나 학번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저는 코로나 원장입니다.(웃음) 취임했을 당시 코로나 상황이었던지라 대응과 후속 조치 준비에 온 힘을 다했죠. 코로나 시기 특수학교와 특수학급 학생들은 비장애 학생과 달리 ‘우선 등교’ 대상이었다는 것 아시나요? 방역 업무와 더불어 장애 학생의 배움을 위해 많은 선생님들이 고군분투하셨습니다. 가정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죠. 무엇보다 아이들도 학교에 가려고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나섰잖아요. 다들 애쓰는데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선생님의 목소리, 학부모의 요구, 학생들의 눈높이를 헤아리며 현장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그렇게 3년이 지나고 보니, 어떠한 위기가 닥치더라도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 모든 특수교육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믿음이 굳건해졌습니다.” 디지털 패러다임 속 이 원장의 ‘특수교육 가족’이라는 표현이 유독 살갑게 느껴졌다. 챗GPT 등의 출현으로 AI 보조교사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교육만큼은 사람 간의 유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 6월 교육부에서는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학생별 맞춤형 수업을 디자인하는 교사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교사가 AI 엔지니어가 되라는 건 아닙니다. 적어도 학생들을 잘 이해하고 가르치는 데 AI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AI는 수업 과정에 최적화된 교수 학습자료를 검색해 학생 수준에 적절하도록 조합하고 반복적인 평가를 대행하는 역할 수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장애 학생의 개별 요구에 정교하게 반응하는 교수 역량은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특수교사만의 고유 전문성입니다. AI가 잘하는 부분은 도움을 받으면서 교사는 개별 요구를 반영한 수업 기획, 학생의 사회성 제고, 정서 관리, 인간적 유대감 형성 등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겠지요. 워낙 빠른 속도로 발전해가기에 단정할 순 없지만, AI 보조교사와 잘 협업할 수 있다면 지금은 불가능했던 교육의 영역도 구현해내는 멋진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 2023-08-1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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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 서서’ 치는 파크골프, 골치 아픈 속사정
-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가 짙다. 파크골프도 마찬가지다. 치솟는 인기만큼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무분별한 시설 확충, 환경 파괴, 공공 부지의 사유화, 일부 단체 및 동호인의 폐쇄성 등 온갖 문제 집합소처럼 보일 지경이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원인은 의외로 간단하다. 해결은 어떨까? 지금부터 그 복잡다단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번 봐보세요. 다 밀려 있잖아요? 한 홀에 한 팀씩 배정되면 딱 좋아요. 그러니까 72명이 정원인 거예요. 그런데 지금 120명 넘게 라운드하고 있어요. 인원이 오버돼도 너무 오버됐어요. 말 그대로 포화 상태예요.” 영등포구파크골프협회 ‘사랑클럽’ 회원 C씨가 가리키는 곳마다 군데군데 무리 지어 있는 회원으로 가득했다. 치는 팀, 벤치에 앉아 대기하는 팀, 그 뒤에 서 있는 팀. 골프채를 짚고 연신 땀을 훔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사람에 치인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수도권 내 다른 파크골프장 풍경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최근 들어 더 심해지는 모양새다. ‘사랑클럽’ 회원들은 7월 들어 대기 시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입을 모았다. “신규 회원이 엄청 늘었어요. 경쟁률이 4대1까지 된다고 합니다. 원래 신규 회원들은 기존 클럽으로 배정돼요. 그런데 기존 클럽도 회원이 넘쳐서 아예 신규 클럽을 개설했고, 그 클럽이 7월부터 배정됐어요. 오면 기본적으로 27홀, 최대 36홀까지 쳤는데, 이제 3시간 동안 겨우 18홀 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문제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다. 최근 몇 년 사이 파크골프 회원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전년 대비 회원 증가율은 평균 42.7%에 달한다. 특히 2022년에는 전년 대비 66%의 회원이 신규 등록을 마쳤다. 그 속도에 파크골프장은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 전국의 파크골프장은 2022년 9월 기준 361개로 250여 개 수준에 머물렀던 2020년 대비 100개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로 보면 매년 10~20%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경호 대한파크골프협회 사무처장은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오고 있다”고 말한다. “수요가 공급보다 훨씬 많으니까 한 번 라운드하려면 전쟁이 나는 겁니다. 파크골퍼들이 최근처럼 늘기 전에는 원하면 언제든 이용할 수 있었는데, 이젠 현실적으로 다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자연스럽게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이 사무처장은 “PC 사용을 어려워하는 분들은 아들, 딸 다 모여서 예약 준비를 한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멀리 갈 것 없다. 7월 초 영등포구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전 타임 예약 완료’가 일찌감치 떠 있었다. 예약 실패담 없는 회원은 없다. 회원 C씨는 “1분 이내에 다 나가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하루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430여 명 됩니다. 그런데도 눈 깜짝할 새에 예약이 끝나요. 혹시 더 칠 수 있을까 해서 일반부 예약을 시도했는데 엄청나게 어려웠습니다. 빨리 눌러야 하는데 우린 순발력이 없잖아요!” 회원 A씨는 인터넷 예약제 회의론자가 됐다. “우리 세대는 인터넷 예약을 가르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웃음) 실제로 신규 회원 교육 때 예약하는 법을 배워요. 하지만 실전에선 안 되는 걸 어떡합니까? 조금만 버벅대도 예약 끝입니다. 시간 되자마자 눌러야 하는데 그게 나이 들면 잘 안 돼요. 인터넷 시대니까 최적의 방법이라고 하겠지만, 우리한테는 여전히 장벽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날로그 방식도 답은 아니다. 여의도 한강공원 파크골프장은 당일 선착순으로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는데, ‘운동하는 시간보다 대기하는 시간이 더 길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그마저도 2시간 기다려서 번호표를 받을 수 있을 때 이야기다. 타임별 정원(100명)이 초과되면 채 한 번 휘두르지 못하고 귀가해야 한다. 시설 관리 주체를 둘러싼 갈등은 그 연장선상의 문제다. 현재 파크골프장은 지역 협회나 동호회가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과 공단이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 양립하고 있다. 무질서한 사용을 막기 위해 제힘으로 돌보겠다는 게 파크골퍼들의 입장이다. 때마침 라운드를 마치고 ‘봉사’ 목걸이를 건 ‘사랑클럽’ 회원 A씨는 “자체적으로 하는 일”이라며 바람에 휘날리는 쓰레기를 휙 낚아챘다. “쓰레기 버리는 사람 주의 주는 일, 명찰 부착하도록 하는 일 등을 하며 원활한 진행을 돕고 있습니다. 누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가 해야지. 잔디 관리도 합니다. 호미나 낫이 다 구비돼 있습니다. 회원들은 파크골프장을 내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약은 일체 치지 않고, 쭈그려 앉아서 우리 손으로 잡초를 뽑습니다. 애정이 남달라요.” 남다른 애정 또는 일부 빗나간 애정은 공공체육시설 사유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럼 결국 공단이 관리를 맡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형평성을 고려해 온라인 예약, 선착순 대기표 발급 등 예약 시스템을 도입하면 다시 문제는 쳇바퀴를 돈다. 이때 공적 인력과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문제는 덤이다. 이쯤 되면 답은 파크골프장 증설밖에 없어 보이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오히려 더 복잡한 양상을 띤다. 일부 지자체는 수요를 따라잡겠다며 행정 절차를 위반하고 시설을 건설하거나 확충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가 지난 5월 발표한 국가 하천 구역 내 파크골프장 전수조사 결과, 전체 88곳 중 56곳(64%)이 불법이었다. 불법 파크골프장 40곳은 환경당국에 하천점용 허가를 받지 않았고, 16곳은 불법으로 골프장을 넓힌 경우였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인근 주민, 환경단체와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영등포 파크골프장은 코스 정비까지 마쳤지만 환경청 허가가 나지 않아 추가 개장이 보류됐다. 경북 경산시의 남천둔치 파크골프장 9홀 추가 증설 계획은 시민 반대에 막혀 백지화됐다. 울산 울주군의 청량천 일대 파크골프장에선 시설 확대를 요구하는 일부 이용객과 전면 폐쇄를 요구하는 주민 의견이 충돌했다. 멸종 위기종인 수달과 삵, 맹꽁이를 비롯해 200여 종의 동식물이 사는 달성습지를 인근에 둔 대구 고령군 일대 파크골프장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시작해 논란을 낳고 있다. 이런 예를 더 나열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뾰족한 답은 없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2023년 5월 ‘스포츠 빅데이터 인사이트’ 제23호에서 “급속도로 증가하는 파크골프 참여자의 수요를 감당하기에 지역별로 편차는 있으나 현재의 시설 공급 수준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원인을 콕 짚으면서도 “파크골프의 성장세가 워낙 빠르다 보니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급을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행위지만, 무분별한 시설 확충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에 보다 신중한 공급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는 두루뭉술한 해결책을 내놨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비도시 지역은 폐교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공간 활용도도 높이고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는 권고도 구체성이 떨어진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나 실마리를 더듬어 찾는다’는 뜻의 ‘모색’이란 단어 자체가 그렇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이 있다. 어쩐지 ‘사랑클럽’ 회원 C씨의 말이 뼈 있게 들린다. “7월 한 달 동안 우리 클럽은 배정을 14번 받았습니다. 행사가 많았던 5, 6월과 비교하면 횟수는 늘었어요. 그럼 뭐해요? 안 돌아가는데? 배정 횟수를 줄이더라도 원활하게 돌아가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 2023-08-0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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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로 서류부터 보석까지… “13년간 배달일지, 곧 책으로”
- 흔히 '실버 택배'라고 불리는 지하철 택배는 대표적인 노인 일자리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지하철 택배원으로 일하는 이들은 이 직업을 어떻게 바라볼까? 2010년부터 시작해 13년 동안 지하철 택배를 해오면서 배송일지를 기록한 택배원이 있다. 조용문(83) 택배원을 만나 그의 일과를 들어봤다. 지하철 택배원의 하루 조용문 씨가 택배 일을 시작한 것은 지자체의 디지털 수업이 도움됐다. 2010년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법 교육자를 대상으로 한 모집 공고를 보고 지하철 택배원 모집에 지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조용문 택배원은 8시 10분에 집에서 출발해 9시 반까지 종로3가역에 도착한다. 액세서리를 주로 배송하기 때문에 보석류 액세서리 상가가 즐비한 종로3가역으로 출근 도장을 찍는다. 먼저 해야 할 일은 택배 회사에 출근했다는 문자를 보낸 후 주문을 기다리는 것이다. 택배 회사로부터 물품 수령 장소와 연락처가 적힌 문자를 받으면 접수했다는 문자를 보낸 후 바로 이동한다. 물품을 수령할 때, 배송을 마쳤을 때도 회사에 바로 보고를 남긴다. 한 개의 물품을 배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정도다. 배송이 끝나면 다시 지하철 승강장 의자에 앉아서 다음 목적지를 기다린다. 일주일에 5일 근무하면서 이러한 일상을 반복한다. 그는 노인 지하철 택배에는 다양한 분야로 나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품을 픽업하고 사무실이나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서류나 액세서리를 전달하는 등 일반 배송을 주로 하고 있다. 의류 배송을 하게 되면 소비자한테 옷을 전달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그는 이전에 백화점 배송을 했던 경험이 있었다. “백화점 배송은 두 곳의 백화점을 오고 가며 여러 개의 쇼핑백을 들고 배달해야 하는 업무예요. 수익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지만, 고가의 상품이 분실되면 택배원이 책임져야 할 부담 금액도 커지죠. 택배를 시작하던 초창기에 11만 원 상당의 의류를 배상한 적이 있었어요. 무거운 쇼핑백들을 한가득 들고 하나씩 전달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하나를 놓쳤죠. 백화점 배송은 수익이 높아도 여러모로 운반하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수입, 체력과 건강 상태가 결정 일반적으로 노인 지하철 택배 요금은 한 건당 7000원에서 8000원 정도다. 며칠이나 걸리는 일반 택배보다는 비싸지만, 퀵서비스만큼 빠르면서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다. 보통 배송원이 배정받는 배달은 하루에 4~5건 정도. 배송료에서 택배회사의 수수료 33%를 뺀 나머지가 배송원의 몫이다. 배송원 상당수가 고령자라서, 체력이나 건강 정도에 따라 수입은 달라진다. 조용문 택배원은 13년 동안 지하철 택배를 하면서 무릎에 대한 걱정이 생겼다. 그는 무릎에 연골 주사를 맞으면서 택배를 하고 있다. “물품 배송을 재촉할 때가 종종 있어요. 시간이 얼마 없을 때는 에스컬레이터에서도 뛰어야 해요. 그래도 제시간에 도착하면 뿌듯하죠.” 그는 평소 출근할 때 아내가 만들어 준 김밥이나 떡을 챙겨온다. “점심은 항상 잘 챙겨 먹고 있습니다. 택배 일을 할 때는 언제 주문이 올지 몰라요. 그래서 비교적 간단한 음식을 먹습니다. 때에 따라서 다양하게 먹는 편이에요.” 이날 그의 점심은 약밥이었다. 더운 날씨에도 그는 내복을 껴입고 모자를 쓴다. 지하철 내부의 에어컨 바람은 차갑기 때문이다. 그는 더운 날씨보다 폭우를 더 걱정했다.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물건들을 챙깁니다. 시간에 맞게 배송하려면 날씨에 상관없이 바삐 움직여야 해요.” 13년간 택배일지를 써온 이유 그는 지하철 택배라는 직업이 돈벌이 이상의 즐거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매일 쓰고 있는 블로그를 꼽았다. “매일 지하철에서 만나는 사람들, 물건을 주고받으면서 만나는 고객들은 블로그의 소재가 됩니다. 일상을 글로 엮어 성실하게 게재하고 있어요. 용돈을 버는 것도 생활에 도움이 되지만, 생활 속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일은 늘 즐거워요.” 그는 IMF 시절인 1997년에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했다. 퇴직금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인해 수면제를 복용하면서 기억도 점차 사라져갔다. “당시에 가족들이 많이 걱정했어요. 제가 예전에 있었던 기억을 잘 못하니까요. 치료하면서 나아진 것도 있지만, 지하철 택배를 시작하고 많이 건강해졌어요. 여러 사람도 만나고 계속 걷다 보니 활력이 생긴 것 같아요.” 그는 소중한 일상을 기록하고 싶어서 블로그에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조용문 씨의 블로그의 방문자는 최대 수천 명에 이른다. 지하철 택배를 하면 많은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다. 그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긍정적인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의 블로그에 나온 배송 일지를 보면 가게 주인부터 외국인, 어린이 등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지하철에서 마주친 어린이의 손에 들린 작품을 찍어도 되겠냐고 물어보거나 배송하면서 직원에게 말을 거는 등 활발한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이 일자리를 신청하는 목적 중 하나는 사회활동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2022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일자리사업을 신청한 가장 높은 이유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에’였고 그다음으로 많았던 이유가 ‘사회활동을 하고 싶어서’였다. 조용문 택배원은 물품을 전달할 때마다 감사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지하철 택배를 하면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한다. “힘들기는 해도 꾸준히 블로그에 배송 일지를 쓰니까 나름 이 일에 자부심이 있어요. 활력이 생기니 마음도 건강해졌죠. 자서전을 쓰겠다는 목표가 있는데 곧 제 책이 출간될 예정이에요.” 조용문 택배원은 오후 5시에 일을 마치고 블로그 일기를 쓴다. 그의 블로그에 들어가면 지나온 풍경과 거리에 있는 조각상 등 평소에 빠르게 지나치면 놓칠 법한 것들이 담겨 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과정으로 30장 이상의 사진 중에 베스트 컷을 고르고, 생각을 적어 내려간다. 그는 바쁜 일상을 보내는 것이 블로그 일지에도 도움이 된다며 미소를 보였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 조용문 택배원은 지하철 승강장으로 돌아와 앞으로 가야 할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2023-08-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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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장면 한 그릇 배달, 이렇게 힘들었나?
- ‘신속 배달! 짜장면 한 그릇도 정성스럽게 배달해드립니다.’ 한때 중국집 전단지에는 이런 홍보 글귀가 자주 쓰였다. 그러나 배달 앱과 대행업체 등이 성행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요즘은 ‘배달료를 추가 지불해야 한 집만 가는 신속 배달’이 가능하고, ‘최소 주문 금액을 채워야 짜장면 한 그릇’도 받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이마저도 배달 앱을 문제없이 사용했을 때의 이야기다. 예전보다 수고와 값을 더 치르는 건 분명한 듯한데, 과연 우리 집 문 앞에는 ‘정성스러운 배달음식’이 놓여 있는 걸까? 배달 주문량이 급속도로 증가한 건 아무래도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식당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배달로나마 외식을 즐기게 된 것. 지난해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신한카드 이용 기준으로 주요 배달 앱 4개 업체의 이용 건수와 이용액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 각각 206%와 240% 급증했다. 같은 리포트에서 배달 앱의 연령대별 이용 비중을 보면 40대와 50대는 2019년 전체의 15%와 4%에 그쳤지만, 2년 뒤 24%와 7%로 늘어났다. 이와 비슷한 결과를 두고 배달업계에 중장년이 큰손으로 떠올랐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전체 중장년 인구 대비 사용자 비중은 미지수다. 한편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2019 배달음식, 배달 앱(어플) 관련 U&A 조사’ 결과를 보면 20~30대의 경우 약 60%가 배달 앱 이용 횟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반면, 40~50대는 약 44%로 절반을 밑돌았다. 아울러 ‘나에게 배달 앱은 꼭 필요하다’ 항목에서 20~30대는 2명 중 1명꼴로 ‘그렇다’고 반응했지만, 40~50대는 4명 중 1명만이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했다. ‘주변 사람에게 배달 앱 이용을 추천하는가’를 묻는 항목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종합해보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장년의 비율은 이전보다 증가했더라도, 만족도 측면에서는 미지근한 반응이다. 저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편리성, 가격, 품질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눠봄 직하다. 흥미로운 건 이 세 가지 요소가 배달 서비스를 선호하는 이유와도 상충된다는 점이다. 메뉴 고르다 한 세월, 라면이나 먹고 말지! “여기 OO빌라 △△호인데요, 짜장면 하나요.” 과거 배달 주문을 할 때면 이렇게 사는 곳 주소와 메뉴만 말하면 상황이 끝났다. 번지수 없이 건물명만으로도 소통되거나, 단골이라면 ‘누구네 집’ 정도로 알아채는 사장님도 있었다. 배달 앱 서비스 초반에만 하더라도 중장년들은 ‘직접 전화를 안 했는데 배달이 잘 올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확한 주소와 연락처, 미리 계산까지 해두기 때문에 주문 오류가 거의 없는 편이다. 오히려 과거 주소를 틀리거나 연락처가 없어서, 배달을 갔는데 현금이 부족해서 등의 이유로 종종 문제가 생기곤 했다. 그러나 문제는 배달 앱 접근이나 주문 상황에서 불편을 겪는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배달 앱 사용자 1위로 알려진 ‘배달의민족’의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0 모바일 앱 접근성 실태조사’에서 국내 다운로드 상위 300대 앱 중 점수 38.9점을 받아 꼴찌인 300위를 기록했다. 해당 연구는 고령자와 장애인의 앱 접근성을 파악하는 척도로 쓰인 만큼, 중장년 배달 앱 사용자의 불편함이 드러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요즘은 배달의민족이 아닌 다른 배달 앱에서도 주문이 만만찮다는 걸 느낀다. 기본적인 메뉴 고르기부터 난항이다. 메뉴가 적은 가게라면 수월하지만, 음식 종류가 많고 선택사항이 많은 곳일수록 손가락은 화면을 스크롤하기 바쁘다. 가령 강남에 있는 한 도시락 전문점의 경우 앱에 등록된 메뉴 가짓수만 90여 개에 이른다. 이 수많은 메뉴 중 겨우 하나 고르고 나면 다음 화면에 추가선택 항목이 나온다. 주로 토핑이나 맛, 사이드 메뉴 등을 고르게 하기 위함인데, 이 또한 기본 메뉴 못지않게 줄줄이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세세하게 챙기기 위한 방편으로 보이나, 앱 주문이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에게는 불편함과 피로함만 더해질 뿐이다. 이에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간혹 젊은이들도 앱 주문을 번거롭게 여기거나 힘들어하더라. 중장년은 오죽할까. 밥하기 싫어 편하게 먹으려다 앱 설치부터 주문, 결제까지 고충을 겪다 보면 ‘그냥 라면이나 먹고 말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는 키오스크나 테이블 오더는 좀 더 접근성이 쉽고, 주변의 도움을 받기도 용이하다. 그에 반해 배달 앱은 혼자 해내려다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비싼 배달료 부담, 괜한 낭비라는 죄책감 들기도 과거엔 배달료를 지불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배달 대행업체가 등장하면서 음식값과 별개로 배달료가 책정되기 시작했다. 통상 배달 앱에 가게마다 게재된 배달료의 경우 대행업체가 제시하는 금액을 가게 사장님과 소비자가 나눠 내는 격이다. 가게 사정에 따라 사장님이 전액 배달료를 부담하기도 하고, 적당히 나누거나, 오롯이 소비자가 내야 하는경우도 있다. 사실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과거처럼 배달직원을 두려면 부담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일단 오토바이가 있어야 하고, 주차할 공간이 필요하다. 직원을 고용하면 근로계약서를 써야 하고, 만에 하나 사고가 난다면 이에 대한 책임도 뒤따른다. 배달 대행업체를 이용하면 이러한 부담을 더는 동시에 물리적 한계도 덜해진다. 가령 점심시간 한 시간 동안 주문량이 폭주한다고 할 때, 배달직원 한 명이 처리할 수 있는 배달 건수는 많지 않다. 이에 반해 대행업체를 쓰면 제한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배달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업체들이 배달대행을 선호하고, 이에 따른 배달료가 부과되는 것은 일부분 이해하나 최근 도가 지나치다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높다. 심한 경우 배달료가 1만 원을 넘는 곳도 있어,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설문조사를 보면 ‘배달 앱 이용 가격이 합리적이냐’는 질문에 75.5%가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배달료에 할인 혜택을 두기도 하는데, 내용을 자세히 보면 주문 금액에 따라 달라진다. 많이 주문할수록 배달료를 인하해준다는 것인데, 이러나저러나 전체 금액이 부담스러운 건 매한가지다. 게다가 최소 주문 금액이라는 기준도 통과해야 한다. 가게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1인 식사 메뉴 하나만으로는 만족하기 어렵다. 따라서 1인 가구거나 혼자 식사해야 할 때는 음료나 불필요한 메뉴를 추가해가며 금액을 채우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치솟는 배달료 문제에 대해 이은희 교수는 같은 경제적 부담이라도 젊은 세대와 중장년이 느끼는 바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이들은 편리함을 대가로 돈을 지불한다고 여기지만, 이러한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들은 자신이 게을러서, 낭비가 심해서 불필요한 돈을 낸다는 죄책감을 갖는 듯하다”며 “가령 10분이면 걸어갈 거리의 가게에 직접 가서 먹거나 포장해오면 몇 천 원은 아낀다는 절약 정신을 발휘하는 분들도 있다. 한편으론 이런 성향이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 배달음식을 계속 선호하다 보면 바깥 활동이 덜해지면서 사회성이나 체력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굳이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며 이러한 서비스를 지향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요즘은 배달 앱에 ‘포장’ 기능도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운동 삼아 직접 오가는 것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편리한 배달음식, 위생과 안전도 고려해봐야 배달음식의 특성상 매장에서 갓 나온 음식 만큼의 상태를 기대하긴 어렵다. 팅팅 불어버린 면, 눅눅해진 튀김, 식어버린 국물도 어느 정도 감수한다. 처음 주문하는 곳이라면 맛이 떨어져도 그러려니 한다. 문제는 배달음식의 품질이다. 실제 고객들이 작성하는 리뷰 페이지를 보면 적나라하게 이물질 사진을 올리거나, 불량한 식재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종종 보인다. 이는 식당의 이미지도 나빠질뿐더러, 배달음식에 대한 불신이 싹트는 계기로도 작용한다. 그러나 소비자의 이러한 염려는 기우가 아니다. 실제 배달음식점에 대한 식품위생 관련 적발 건수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배달음식점 대상 단속 결과 식품위생과 관련해 적발한 건수는 2019년 94건에서 2020년 1200건으로 무려 12.7배로 늘어났다. 아울러 식약처 ‘배달 앱 이물 통보 현황’ 자료에 따르면, 배달음식에서 이물이 검출돼 신고된 건수는 2019년 810건에서 2021년 6월 말 기준 2874건으로 255% 급증했다. 가장 많이 나온 이물은 머리카락, 벌레, 금속, 비닐, 플라스틱 순이다. 지난해 열린 국민생활 과학기술포럼 ‘코로나 시대, 배달음식과 국민건강’에서 함선옥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배달음식의 식품안전 이슈를 발표했다. 함 교수는 “배달 앱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배달음식 업체 10곳을 무작위로 조사했더니, 그중 6곳이 위생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들이 주방 내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고, 배달음식점 대상 맞춤 규제가 부재하다는 것”이라며 “배달원들이 사용하는 배달용 박스를 살펴보면 관리되지 않아 비위생적인 상태가 많다. 이런 부분에 대한 규정도 필요해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전향숙 국민생활과학자문단 먹거리안전분과위원장(중앙대학교 교수)은 같은 포럼에서 “배달음식이 우리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아졌다. 현재 우리 배달식품의 섭취는 맛, 가격, 편리성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이제는 배달식품이 영양학적으로 충분한가, 위생 상태는 양호한가, 포장 용기의 문제점은 없는가 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때”라며 배달음식의 영양 및 품질 등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 2023-08-07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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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명한 보험 점검, 노후를 바꿔… 가입과 해지 전 필수 점검 사항은?
- 가입 당시에는 필요했던 보험이 노후에는 필요 없어지기도 하고, 노후에 필요한 보장 내역이 생기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건강 관련 위험이 커지는데, 수입은 줄기 때문에 보험금이 부담돼 계약 해지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무조건 새로 나온 보험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므로, 보험을 점검할 때는 본인의 상황을 살펴 똑똑하게 해야 한다. ‘위험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보험, 리모델링할 때 주의할 점들을 소개한다. ◆보험 가입 전 점검 사항 6가지 첫째, 계약 유지 가능성을 고려한다. 현재 자신의 소득과 보험료 납입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따져서 장기간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가입하는 것이 좋다. 둘째, 목적에 맞는 상품을 고른다. 보험은 위험 보장을 하는 보장성 보험과 목돈 마련이나 노후 대비 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성 보험으로 나뉜다. 셋째, 보험료를 꼼꼼히 살핀다. ‘커피 한 잔 값으로 평생 보장’ 등의 문구에 혹해 보험료가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10년 이상 납부하면 자동차 한 대에 맞먹는 큰 금액이 된다. 따라서 꼼꼼하게 보장 내역과 보험료를 비교해 가입해야 한다. 넷째, 보장 범위와 보험금 지급 제한 사유를 보자. 보험료만큼 중요한 사항이다. 보험 상품은 약관에 따라 구체적인 보장 내용이 정해진다. 하지만 약관은 내용이 방대하므로 상품설명서를 통해 어디까지 보장이 되는지, 어떨 때 보험금이 나오는지, 어떤 상황에서는 보험금 지급이 안 된다는 것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 만약 상품설명서를 보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설계사에게 설명을 들어야 한다. 다섯째, 갱신 여부를 살펴보자. 대부분 보험 상품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험료가 바뀌는 ‘갱신형’과 한 번 가입하면 계약 종료 시까지 보험료가 똑같은 ‘비갱신형’이 있다. 갱신형 상품은 처음에는 저렴한데 시간이 지날수록 보험료가 오르는 구조다. 특히 60세가 넘어서도 만기까지 보험료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수입이 없어 보험료가 부담될 수 있는데, 이때 보험 계약을 중도해지하면 보장을 받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가입 시기가 아니라 가입자가 고령자가 되었을 때 예상되는 보험료 수준이 얼마일지 보험료 예시표 등으로 살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보험회사 지표를 들여다보자. 보험가격지수는 상대적인 보험료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예를 들면 각 보험회사의 암보험끼리 비교해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지 낮은지를 알려준다. 보험가격지수가 80이라면 같은 상품 평균 가격보다 20% 저렴하다는 뜻이다. 물론 가격은 저렴해도 보장 범위가 좁을 수 있으니 위에서 언급했던 조건들도 같이 봐야 한다. 그 외에도 보험회사가 상품에 대해 잘 설명하고 판매했는지를 나타내는 불완전판매비율, 보험금 청구를 얼마나 하지 못했는지 나타내는 보험금 부지급률, 보험금 지급 관련 소송을 얼마나 했는지 볼 수 있는 소송공시 등의 지표를 살펴보자. 이 지표들은 낮을수록 건전하다고 볼 수 있다. 네 가지 지표는 생명보험협회나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험 해지 전 확인해야 할 2가지 2022년 6월 생명보험회사 해약환급금은 3조 원이었는데, 같은 해 10월 6조 원으로 두 배 늘었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지자 보험 계약을 중도해지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 하지만 보험은 장기간 유지를 전제로 설계됐기 때문에, 중도해지하면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받게 된다. 따라서 보험 해지 전 계약을 유지할 방법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첫째, 급전이 필요하다면 보험계약대출이나 중도인출이 가능한지 알아본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 보장은 유지하면서 대출 심사 절차 없이 해약환급금의 일정 범위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이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건 장점이지만, 이자연체 등으로 대출 원리금이 해약환급금을 넘어서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또한 대출 이자가 발생하므로 다른 금융기관 대출과 비교해보자. 중도인출은 별도의 이자는 없지만 보장금액이나 해약환급금이 줄어들 수 있다. 둘째, 보험금 납부가 부담이라면 보험료 자동대출납입, 납입유예, 감액완납 등의 제도가 있는지 확인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대출 이자가 발생하거나, 해지환급금이 줄어들거나, 보장 금액이 축소될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내용을 잘 알아보고 고려하도록 하자. ◆위험 우선순위 고려한 보험 리모델링 보험 가입의 구조나 기능을 개선해 위험관리 가치를 올리는 보험 리모델링은 변화된 상황에 맞춰 위험관리 전략을 점검하고 다시 세우는 일이다. 보험료를 낼 여유가 있다면 모든 위험을 관리하면 좋겠지만,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면 치명적인 위험(개인·가정을 파산으로 이끌 수 있을 정도의 손실위험)을 먼저 대비해야한다. 내가 준비한 보험이 치명적 위험을 보장하지 않거나 부족하다면 보험 리모델링을 고려해봐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무조건적인 보험 해지와 새 상품 가입이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종신보험은 가입 당시 예상 기대 수명 등을 기준으로 하는데, 같은 금액을 넣더라도 과거 상품과 최근 상품의 기대 수명이 달라 최종적으로 수령하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 2023-08-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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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고령자, 식료품 쇼핑 ‘스마트’하게 한다
- *편집자 주: 국민의 30% 가까이가 65세 이상인 나라, 일본.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합니다 일본 나가노현 이이즈나쵸에는 태블릿을 가게 스마트 글라스에 연결해 집에서 식료품을 사는 이가 있습니다. 젊은 주부일까요? 아닙니다. 65세 이상 고령자입니다. 지난 2일 이이즈나쵸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쇼핑 지원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쇼핑 지원 프로젝트는 이동 수단이 마땅치 않거나, 무거운 제품이나 짐을 가지고 귀가하기 힘들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경우 등 직접 가게를 찾기 어려운 지역 내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쇼핑 지원은 쇼핑 희망일 전날 정오까지 전화나 URL로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태블릿이 없어도 됩니다. 쇼핑 당일 ‘디지털 서포터’가 태블릿을 가지고 방문해 쇼핑을 돕습니다. 결제는 상품을 받을 때 현금으로 하면 됩니다. 현재 쇼핑 가능한 점포는 편의점, 찻집, 농산물 직거래 매장 등 15곳입니다. 1000엔(약 9000원) 이상 주문해달라는 권고가 있지만, 원칙적으로 이용료는 무료입니다. 쇼핑 지원 프로젝트는 내년 2월 22일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 2023-08-04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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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주문형 택시’ 실험… 고령자 이동 수단으로 정착할까?
- *편집자 주: 국민의 30% 가까이가 65세 이상인 나라, 일본.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합니다. 일본 야마나시현 고후시의 고령자에게 빠른 발이 생겼습니다. 바로 ‘고후 디맨드(주문형) 택시’입니다. 지난 1일 일본 민영 방송 TBS는 “고후시가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집이나 의료 기관 등에서 승하차할 수 있는 고령자 대상의 디맨드 택시 실증 실험을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고후 디맨드 택시’는 오사토 지구와 아이카와 지구에 사는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용자는 집이나 고후역, 시청, 고후 시내 의료 기관, 슈퍼마켓 등 지정된 약 350곳에서 승하차할 수 있습니다. 운행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하루 7대 운행합니다. 1회 이용 요금은 700엔(약 6300원)입니다. 반응은 긍정적입니다. 한 이용자는 TBS에 “고령자가 점점 늘고 있다”면서 “그러한 사람들의 발을 어떻게 확보할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고후 디맨드 택시’ 실증 실험은 오는 11월까지 이뤄집니다. 이후 고후시는 본격 도입을 고려할 예정입니다.
- 2023-08-0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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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층 파크골프 광풍… 배경에 ‘한국식’ 진화 있었다?!
- 수년 전 실버 생활체육에 지각변동이 감지됐다. 곧이어 ‘파크골프가 인기’라는 말이 전국 곳곳에서 들려왔다. 반짝 흥행이 아니었다. 파크골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단계적 일상 회복이 되면서 아예 실버 생활체육 주요 종목으로 부상했다. 인근 공원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어서. 단지 그뿐일까? 현장에서 들은 파크골프의 진짜 인기 이유는 꽤 흥미롭다. 양평교 초입에 들어서며 걱정이 앞섰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성 장맛비가 예고돼 있었고, 서울도 예외는 아니었다.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었지만, 먹구름과 대기를 감도는 꿉꿉함은 양평교 아래 오가는 이 하나 없다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 ‘영등포 파크골프장’ 표지판이 가리키는 쪽을 향해 몸을 틀었다. 그 순간 불안함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야말로 ‘줄 서서’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매일 영등포 파크골프장을 찾는 이는 500여 명. 영등포구파크골프협회 ‘사랑클럽’ 회원 A씨가 전한 인기는 그 이상이다. “파크골프가 정말 인기예요. 말도 못 해요. 체감상으로 매년 두 배씩 느는 것 같아요. 이거 봐요, 치려고 밀려 있는 거!” 영등포뿐만 아니다. 파크골프는 일대 붐을 맞았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회원이 그 방증이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2020년 4만 5000여 명 수준이던 회원은 2022년 10만 명을 넘어섰다. 2023년 6월 기준으로는 12만 명을 돌파했다. 협회에 등록하지 않고 즐기는 동호인쪾비동호인까지 합하면 그 수는 대략 40만~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1983년 일본 홋카이도 마쿠베쓰 강가에서 시작된 파크골프는 도심 속 공원이나 유휴부지에서 즐기는 게임이라고 해서 ‘공원 골프’(PARK GOLF)라는 이름이 붙었다. 국내에는 2000년 경남 진주에 위치한 노인복지시설 상락원에 6홀이 들어서며 처음 소개됐다. 실버 세대 생활체육 핵심 종목으로 부상한 건 수년 사이다. 2022년 9월 발표된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스포츠 빅데이터 인사이트’ 제13호에 따르면 현재 실버 세대 생활체육 유행은 ‘게이트볼에서 파크골프로 전환’되고 있다. 현장은 클럽 한 개와 공 한 개, 그리고 티만 있으면 누구나 인근에서 즐길 수 있는 파크골프의 편의성과 접근성에 열광한다. 몇 천 원이면 즐길 수 있는 저렴한 비용도 현실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사랑클럽’ 회원 A씨는 “파크골프가 노인들에겐 최적의 운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운동 여러 가지 해봤지만, 이보다 좋은 운동은 없습니다. 접근하기 좋고, 이용료 저렴하고, 잔디 밟으면서 많이 걷고요. 나이 들어서 할 수 있는 운동이 뭐가 있어요? 고작해야 산책하는 건데, 산책은 지루해서 오래 못 해요. 근데 파크골프는 3시간이고 4시간이고 하죠!” 옆에서 듣고 있던 회원 B씨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장점이 정말 많아요. 마음이 젊어지는 것 같아요. 나이 먹어서도 할 수 있다는 게 삶의 활력이 돼요.” 파크골프가 사랑받는 주요 요인 중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종주국 일본의 파크골프협회는 파크골프가 퍼진 요인에 대해 “경기보다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을 들 수 있다”고 할 정도다. 일반 골프장은 1번 홀에서 티업하면 다른 팀을 만날 수 없지만 파크골프는 한눈에 다 들어오기 때문에 교류가 이뤄지기 용이하다는 것이다. 실제 ‘사랑클럽’은 회원 60여 명의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 C씨의 말이다. “하면 할수록 재밌어요. 파크골프를 접하고 사람도 많이 알게 됐습니다. 자주 보니까 빨리 친해졌지요. 한번 어울리면 아침에 만나서 저녁까지 있다 가기도 합니다. 그게 너무 재밌어요.” 여기에 ‘한국판’ 파크골프만의 매력이 더해졌다. 경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진화해온 것이다. 파크골프는 하프 9홀(파33) 1라운드 18홀(파66)로 진행된다. 파3 네 개, 파4 네 개, 파5 한 개로 기본 제원은 일본과 같다. 차이는 한 홀의 거리다. 위험 방지, 연령이나 남녀 차이에 의한 핸디캡 최소화 등을 위해 거리를 100m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 일본과 국내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9홀까지 연장 길이가 500m지만, 국내는 790m까지 가능하다. 파5 홀의 경우 일본은 60~100m, 국내는 100~150m다. 현재 국내는 대개 최장 거리인 150m를 선택하는 추세다. 이경호 대한파크골프협회 사무처장은 “국내 파크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증가한 요소”로 이를 지목한다. “일본은 ‘놀이’이고 우리는 ‘생활 스포츠’, 나아가 ‘경기’에 가깝습니다. 일본은 여전히 80대 이상이 파크골퍼의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우린 연장 길이가 기니까 보다 젊은 세대가 많이 유입됐습니다.”이 사무처장은 배우기 쉬운 점도 파크골프 인구 증가 원인으로 꼽았다. “파크골프는 6개월 정도 열심히 하면 3년, 5년 배운 사람과 대결할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이것도 또 하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스포츠는 10년 이상 해야 우승할 수 있어요. 1~2년 바짝 해서는 대회 정상을 꿈꾸기 어렵지요. 그런데 파크골프는 노력 여하에 따라 6개월~1년 만에 전국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이 갖춰지는 운동입니다. 전국 투어를 다니는 분들도 그 수가 상당합니다.” 파크골프는 ‘경기’로 자리 잡고 있다. 대회 규모로 확인된다. 국내 대회 상금이 3000만 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경제 효과는 현장에서 먼저 체감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산천어축제를 연이어 취소했던 강원도 화천군은 파크골프 대회를 유치해 특수를 누렸다. 약 한 달간 이어진 대회에 1500여 명의 선수단과 가족이 방문해 지역 음식점, 숙박업소는 물론 편의점과 카페까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이경호 사무처장은 “경제 효과는 두말하면 잔소리”라고 말한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파크골프장에도 라이가 있어요?’입니다.(웃음) 당연히 있지요. 다 다르고 각각의 특색이 있습니다. 대회 당일 처음 가서는 성적을 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보통 연습하러 현장에 일주일 전이나 열흘 전에 가서 현지에 체류하며 꽤 많은 비용을 씁니다. 1억 원을 투자해서 대회를 치른다고 하면, 그 열 배 이상의 경제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대회에 나가는 선수만 해도 500~600명입니다. 그 지역에 머물면서 쓰는 돈은 엄청납니다. 지자체에서 계속 유치 신청이 들어오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파크골퍼들에게 놀라운 이야기가 아니다. ‘사랑클럽’ 회원들은 스포츠로 자리 잡은 파크골프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고는 못 삽니다. 대회 나가는 사람들은 죽기 살기로 해요. 진짜 장난 아니에요!(웃음)” 현장은 단기적 경제 효과 그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파크골프가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대책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2007년에 이미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을 상회하는 장수 국가군으로 진입했다.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들어설 전망이다. 고령자의 진료비, 의료비는 당면한 문제다. 통계청이 2022년 9월 발표한 ‘2022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진료비는 475만 9000원, 1인당 본인 부담 의료비는 110만 6000원에 달한다. 전체 인구 대비 각각 2.8배, 2.7배 수준이다. 반면 생활체육 참여자의 1인당 연관 의료비는 비참여자 대비 절반가량에 그친다. 생활체육 참여만으로 의료 비용 감소에 직접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장은 파크골프가 현재 최일선에 있는 운동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랑클럽’ 회원 A씨의 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봅시다. 노인들이 집에만 있으면 자식이고 며느리고 손주고 누가 좋아하겠어요? 우리도 다 압니다. 근데 파크골프장에 나오면 운동하고, 여기서 만난 친구들끼리 점심 먹고, 커피 한잔하고, 때론 반주하기도 하고, 내내 놀다가 저녁에 집에 가서는 피곤해서 바로 잡니다. 아프다는 소리도 안 합니다. 아프다고 하면 가지 말라고 할까 봐요.(웃음) 또 실제로도 아프면 못 합니다. 그러니까 파크골프를 하기 위해서 스스로 건강을 잘 챙겨요. 본인 건강하지, 가정의 평화 가져오지, 종국에는 사회적 비용 안 들지. 파크골프는 삼박자를 다 갖춘 운동이라니까요!”
- 2023-08-03 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