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안으로 도입된 임금피크제(Salary Peak). 정년을 보장하되 일정한 나이부터 임금을 깎는 제도를 말한다.
정년을 60세로 늘려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는 대신 정년 3~5년 전 단계적으로 임금을 삭감해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거나 정년 후에도 고용을 연장하는 제도다. 삭감에 들어가기 직전의 월급이 피크 월급이다. 임금이 피크에 도달해서 삭감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됐다는 이유로 삭감하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는 1998년 일본에서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면서 먼저 도입됐다. 우리나라는 2013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법제화하면서 2015년 공공기관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2016년 본격화됐으며, 현재는 직원 300명 이상인 회사의 52%가 도입한 상태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5인 이상 기업 1021개사를 대상으로 ‘고령자고용 정책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58.2%가 ‘현 시점에서 60세를 초과한 정년 연장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더불어 ‘임금피크제 도입 및 확대’가 고령자고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방안이라고 생각했다. 34.5%로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이유로 임금피크제가 확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반면, 곳곳에서 잡음도 나온다. 임금피크제는 세부 내용을 노사 자율에 맡기다 보니 기업마다 임금 삭감 기간과 비율 등이 제각각이다. 임금 삭감의 범위가 10%에서 40%까지 편차가 크다. 삭감 기간도 2년에서 5년까지 차이를 보인다. 적용 시점을 두고 나이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정부 기준 부재가 노사간 입장차 키워
교육 전문 기업 대교의 전·현직 직원들은 회사를 상대로 임금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직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2009년과 2010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대교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2017년 무효 판단을 받았다.
대교는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40대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했다. 임금 삭감 폭도 컸다. 삭감률이 30%에서 시작해 50%에 이르는 수준이었다. 이렇게 삭감된 임금은 감급(감봉)의 징계를 받는 경우보다도 훨씬 낮았고, 대기발령을 받아서 근로제공을 하지 않은 직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직무등급별로 승급도 제한했다. 이 같은 임금피크제는 고용자들에게 부당하며 고령자고용법도 위반했다고 법원은 봤다.
임금피크의 임금 문제는 비단 대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회사의 임금 설계를 따르다 보면 퇴직 직전 2년 동안의 임금은 최저임금(2022년도 기준 9160원)에 미달하는 근로자들이 수없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직원 대부분은 2~3년 기간 동안 보직에서 제외되어 전문위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주력 업무에서 제외되고, 근무시간도 줄어든다. 이 같은 회사의 방침은 근로자의 자진퇴사를 부추긴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정부가 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그간 정부 자체에서 국내 임금피크 설계 현황을 조사한 적이 없다. 뭐가 맞고 틀리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임금피크제 기간 동안 사측은 직원들의 현업을 보장해주고, 근로자들은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적용 시점 두고 '만 나이' 논쟁까지
규정이 제대로 안 잡혀 있기 때문에 나이와 관련된 문제도 발생했다. 회사는 한 살이라도 빠르게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싶고, 근로자는 한 살이라도 더 임금 삭감 시기를 늦추고 싶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실제로 남양유업에서는 이와 관련된 갈등이 발생했다. 임금피크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남양유업은 1심부터 3심까지 무려 5번이나 법적 다툼을 벌였다.
남양유업은 2010년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맺으며 정년을 만 55세에서 56세로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이후 2014년 단체협약으로 정년을 만 60세로 늘리면서 임금피크제도 그에 맞춰 연장했다. 구체적으로 ‘조합원의 정년은 만 60세로 하며 56세부터는 임금피크를 적용하되, 직전 연도(55세)의 1년 간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피크를 적용한다’는 내용이었다.
노사는 임금피크의 적용 시점을 두고 대립했다. ‘56세부터’라는 문구를 두고 노조 측은 “만 56세부터”라는 입장이었고, 남양유업 측은 “만 55세부터 적용돼야 한다”고 맞섰다. 1심은 사측의 손을, 2심은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최종적으로 대법원은 만 55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적 판결을 받을 때마다 승자가 계속 바뀐 셈이다.
주휴수당, 퇴직금, 연차수당 등의 임금이 단 1일의 차이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1년의 차이는 중요한 문제다. 회사 규정은 누가 보아도 한 가지로 해석되도록 정확하게 작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운영세칙도 마련해 실무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 것은 지난 3월. 마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법적·사회적 나이 계산법을 ‘만 나이’ 기준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노사의 갈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년 시기도 미뤄지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미 대부분의 회사는 만 나이를 기준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의 정년이 바뀔 일은 드물 것으로 보인다. 고령자고용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행정적으로 헷갈렸던 기준이 명확해지겠지만 민사 관계에서는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고령화 사회의 심각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오는 2023년이면 696만 명의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4년)가 전원 60대에 편입되고, 2025년에는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급격한 생산연령인구(15∼64세) 감소다.
통계청의 지난해 12월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15∼64세 인구는 2020년 3737만 9000명에서 2025년 3561만 명으로 4.7%(176만9000명) 줄어든다. 2070년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대비 53.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고령자 고용에 대한 정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고, 정부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이 고령화 사회의 과제를 어떻게 풀지 이목이 집중된다.
계속고용제도, 경영계 반대도 과제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만 60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 촉진을 위한 '고령자 고용지원금' 제도를 시행했다. 60세 이상 근로자 수가 증가한 우선지원대상기업 및 중견기업 고용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지원금 신청 분기의 월평균 고령자 수가 지원금 최초 신청 직전분기 이전 3년간 월평균 고령자 수보다 증가한 사업주다. 여기서 고령자는 무기계약 또는 고용 기간이 1년 초과하는 만 60세 이상인 근로자를 말한다.
고용부는 증가한 고령 근로자 1명당 분기별로 30만원씩 2년간 총 240만 원을 지원한다. 기업은 월평균 피보험자 수의 30% 이내에서 최대 30명까지 신청 가능하다. 최대 7200만 원을 받는 셈이다. 월평균 피보험자 수가 10명 이하면 최대 3명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현 정부는 지난 2월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해 60세 정년 이후에도 고령자가 계속 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 주요 분야 및 논의 방향'을 발표했다.
고령자 계속고용제도는 60세 정년 이후에도 기업에 일정 연령까지 고용연장 의무를 부과하되,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등의 고용연장 방식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아울러 고령자에 대해서도 60대 후반이나 70대, 80대 등 연령 계층별로 차별화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고용 지원을 위한 직업훈련과 취업 정보 제공 등 고령층 고용 인프라도 더욱 확충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2019년에도 이 제도를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경영계의 반대에 부딪혔다. 당시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고령자 계속고용제도는) 정년연장을 추진하는 것과 같다. 상대적으로 고임금인 고령자의 계속고용은 기업 부담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근로자 정년 연장에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이 지난해 고령자 고용 정책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중 58.2%가 60세를 초과하는 정년 연장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들 중 절반에 해당하는 50.3%는 인건비를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정년 연장 정책이 청년 일자리를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0년 5월 발표한 '정년 연장이 고령층과 청년층 고용에 미치는 효과'에서 10~999인 규모의 비교적 소규모 사업체에서 10명의 정년을 연장하면 15~29세 고용이 약 2명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계속고용제도는 일본의 '고령자 고용제도'를 모델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2006년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뒤 고령법을 개정했다. 고연령자의 고용 의무화를 3년마다 1세씩 단계적으로 연장했으며, 2025년 4월까지 모든 사업장에서 65세 고용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정년연장(정년 65세로 연장) △재고용 제도 활용(퇴직 뒤 재계약) △정년제 폐지(정년 없이 계속 고용) 가운데 기업이 적절한 방식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노인 일자리 무게중심 민간 기업으로
일본 정부의 정책 핵심은 '권고 사항'이다. 강제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강제법이 되면 반발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당시 고용연장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법제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획일적이고 강제적인 법정 정년연장보다는 청년 일자리와 충돌을 최대한 방지하면서 다양하고 실용적인 고용연장 방안을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며 "중장년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화 대상 기업 확대, 고용보험적용 연령 70세까지 확대 등을 통해 실질적인 고용연장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공약집을 통해서도 기초연금 인상과 노인 일자리 확대에 대해 얘기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만 60세 이상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부의 사업이다.
윤 당선인은 심각한 노인빈곤문제 완화를 위해 기초연금을 현행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감액 등 미세조정으로 조금이라도 기초연금을 더 받도록 조치하고, 국민연금을 포함한 노후소득보장체제 전반에 대한 구조개혁을 사회적 합의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장형 어르신 일자리 확대 지원을 약속했다. 은퇴 직전 및 은퇴 이후 어르신 직업교육 적극 지원, 기업과 연계 시스템 대폭 확대, 어르신 채용 및 고용연장 기업 지원을 확대해 시장형 어르신 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당선인은 노인 일자리 중 시장형 사업에 대해 언급했지만, 사실상 노인 일자리 정책은 이어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확대했고 공공 부문 취업자가 증가해 고용 안정을 이끌었다. 전체 일자리 증가의 45.5%는 60세 이상이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후보 시절 페이스북에 "사람들이 선망하는 좋은 일자리는 크게 줄고 단기·공공 일자리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 정부가 아니라 일자리 파괴 정부라고 말하는 게 옳다. 통계 숫자 늘리기에 급급해 국민 혈세로 가짜 일자리를 늘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일자리는 정부가 만드는 게 아니라 기업이 만든다"면서 "일자리 만드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돕고 청년들의 스타트업 창업을 파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 자체가 청년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정부 일자리와 관련 있는 노인, 취약계층은 앞으로 취업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윤석열 당선인의 임기 중 대한민국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데, 고령자를 위한 정책이 마련될지 이목이 쏠린다.
정부가 기업당 전체 근로자의 20%였던 '계속 고용장려금' 지원 한도를 30%로 올린다. 계속 고용장려금은 중소·중견기업이 60세 정년을 넘은 고령자를 계속 고용할 때 정부가 인건비 일부를 지급하는 제도다.
고용노동부는 고령자 계속 고용장려금 지급 규정을 오는 9일 변경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계속 고용장려금은 고령층의 고용 연장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정부는 정년이 된 재직자를 이후에도 고용하도록 취업 규칙을 마련하는 등 제도를 도입한 기업에 계속 고용 근로자 1인당 월 30만 원 최대 2년까지 지원한다.
규정 개정은 제도 시행 후 지급 현황과 현장 의견 등을 반영했다. 이번 고시 개정으로 기업당 전체 근로자 20%였던 지원 한도를 30%로 상향 조정했다. 고용촉진장려금 등 유사한 제도의 지원 한도와 같다. 소규모 사업장은 기존에는 5인 이하 2명에서 앞으로 10인 미만 기준 3명까지 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근로자도 계속 고용 시작 시점부터 최대 2~3년 안에 정년이 올 때만 지원받았으나, 앞으로는 5년까지 일하더라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 외에도 기업이 제도를 도입하기 이전 1년 이상 정년 제도를 운용해야 하는 규정도 삭제했다. 근로자를 재고용할 시 3개월 이내였던 요건도 6개월 이내로 늘렸다.
또 사업주 중심에서 근로자 기준으로 제도를 개편했다. 기존에는 장려금 지급 기간이 사업주를 기준으로 최장 2년이었지만 앞으로는 근로자가 요건을 충족하면 모두 2년간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년 연장 필요성을 제기하지만, 정부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계속 고용 제도를 도입해 노동자가 정년 이후에도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중 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앞으로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주요 과제는 노동시장에서 노동자가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계속 고용 제도 도입에 따른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장려금 제도 개선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여러 반발로 인해 공론화가 무산됐던 ‘고용연장’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정년 이후에도 재고용 등의 방식으로 사실상 정년을 늘리는 고용연장 공론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2월부터 고용연장 문제의 공론화를 위해 관련 연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 1월 조직개편을 통해 고령사회연구팀을 신설했다. 고령사회연구팀은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에 대비해 고령자 고용 정책 현황을 분석하는 업무를 맡는다.
고령사회연구팀은 첫 사업으로 ‘고령자 고용촉진 제도 현황 및 개선방안 연구’를 선정했다. 2월부터 시작된 해당 연구는 고령자 고용정책 수립 지원을 목표로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특히 고용연장 공론화를 위한 준비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가 국민의힘 김웅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연구팀 사업계획서에는 ‘고용연장의 원활한 사회적 논의를 위한 주요 전제조건과 환경 분석’, ‘고용연장의 주요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를 대상으로 현장 중심의 연구 결과 도출’ 등이 과제로 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진행한 선행연구 분석 목록에도 일본 등 해외 주요국의 고령자 ‘계속 고용’ 사례가 포함됐다.
정부는 이전에도 고용연장 문제를 공론화하고자 했다. 그런데 고용연장은 기업의 이해관계와 청년실업 문제에 따라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2월 “고용연장도 이제 본격적으로 검토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했을 때도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목소리가 커 공론화가 무산됐다.
이러한 파장을 의식한 정부는 고용연장이 의무적인 정년을 제시하는 ‘정년연장’과 달리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노동계와 중장년층의 표심을 의식해 고용연장 공론화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생산인구 절벽이 현실화되면서 고용연장 카드도 대안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초고령사회를 대비하는 동시에 생산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메울 수단으로 고용연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 발표가 연말에 예정된 것을 고려하면 고용연장에 대한 공론화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과 노사 간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용정보원의 연구와 공론화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가속화로 인구 감소와 초고령사회 진입, 지역 소멸이라는 3대 인구 위험 증상이 나타나자, 뒤늦게 기존 대책을 개선하고 직접 대응에 나선다.
정부는 인구절벽 충격을 줄이기 위해 고령자 고용을 활성화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고, 아이 돌봄 서비스를 강화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돕고, 외국인 인력 유입 방안을 마련하는 등 인구 위험 관련 대책을 내놓는다.
7일 정부는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구구조변화 대응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내놓은 인구 위험 대응 정책을 토대로 3분기까지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생산 인구 확보를 위해 여성과 고령자, 외국인을 경제활동에 참여하면 인구절벽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여성 참여를 위해서 초등학생 정규수업 시간을 늘려 초등 돌봄시간을 연장하고, 온종일돌봄 원스톱서비스도 확대한다.
고령자 참여를 위해서는 고령층 고용 활성화 기반을 마련한다. 구체적으로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신설하고, 60세 이상 고령자고용지원금을 27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올리고, 2022년에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검토한다.
이어 새로운 고령자 일자리 모델을 만들고, 직무와 능력 중심의 임금체계를 확산시키며, 고령자 고용 활성화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고령자 계속고용제도도 만든다.
고령층 고용 활성화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경사노위연구회(가칭 고령사회고용개선연구회)를 통해 고령자 고용과 임금체계 개편 관련 방안에 대해서 사회적 논의를 본격 추진한다.
외국인 유입도 확대하는 정책을 편다. 한국에 살고 있지만 외국 회사에 소속돼 국외소득을 올리는 첨단 산업 인재가 장기체류할 수 있도록 원격근무 비자를 신설한다. 또 국내 유망 산업에 취업하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거주(F-2) 비자 발급도 확대한다.
이어 다양한 가족형태를 인정할 수 있도록 법에서 '가족' 개념을 확대한다. 지난해 방송인 사유리씨가 비혼 출산하며 가족 형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는데, 이에 현 가족제도에서 차별적인 요소를 개선해 다양한 가족제도를 포용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비혼 동거·출산 같은 다양한 가족 형태로도 양육과 부양, 교육에 대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건강가정기본법’을 개정한다.
또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득·주거·사회보장 서비스에서 차별 요인도 없애며, 1인 가구 지원도 강화한다.
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 구조조정에도 적극 나선다. 학생 충원이 어려운 대학은 스스로 구조조정으로 규모를 줄이도록 유도하고, 회생이 불가능한 대학은 정부에서 폐교 자산 매각·청산 융자금을 지원한다.
지역 소멸에 대응해서는 2개 이상 지방자치단체가 연계하는 ‘특별자치단체’를 추진한다. 지자체 국고 보조 사업도 일괄지원을 검토한다. 또 요양병원 수가 개편 등 건강보험 지출을 관리하고 노인 돌봄 체계 개편 작업도 시작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연금기금의 자산배분체계 개선, 요양병원 수가개편 등 건강보험 지출관리 강화 등을 추진한다"며 "고령층 대상 의료접근성 강화, 개인 맞춤형 돌봄·요양·의료 통합 연계서비스 제공 등 노인돌봄체계 개편도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3기 인구TF 주요정책과제를 4대 전략, 13개 안건으로 정리했다"며 "앞으로 관련 대책을 순차적으로 발표한다"고 말했다.
청년의 취업과 실업은 사회적 문제로 늘 언급된다. 하지만 출생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이 가속화된다면 고령자 취업과 실업 문제를 마냥 두고만 볼 수 없을 것이다. 은퇴가 노동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노동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고령화가 우리보다 빨리 진행된 해외에서는 어떠한 정책을 펼치고 있을까? 해외의 중장년 취업 지원 제도를 살펴보자.
참고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지난해 일본은 법 개정을 통해서 정년을 70세로 연장했다. 종업원들이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기업의 노력 의무’를 규정한 고령자고용안정법 개정안을 의결했으며, 올해 4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실제로 일본의 가전제품 판매점 ‘노지마’(Nojima)는 근로자의 고용계약 상한 시기를 65세에서 80세로 연장했다. 65세가 된 근로자의 건강 상태와 근무 태도 등을 고려해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할 예정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정년 연장을 통해 연금 수급 시기를 늦추고, 임금피크제를 통해 숙련된 노동자를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정년의 의미가 퇴색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렇게 정년이 연장되는 원인은 고령화 때문이다. 이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문제다. 실제로 OECD 통계 자료에 따르면 OECD 국가 대부분의 중위연령은 40세 이상이며, 이탈리아와 독일, 일본 등은 50세에 육박할 정도로 상당한 수준의 고령화가 진행된 상태다. 2050년이 되면 한국은 중위연령이 56.4세로 급격히 상승하여 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한 고령화를 겪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출산율 하락을 겪고 있는 중국,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도 인구 고령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어느 국가도 고령화의 늪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고용 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지난 10년간 OECD 평균적으로 55~64세 고령자의 노동 시장 참여율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가별로 편차는 존재하지만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였다.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헝가리, 네덜란드의 경우 18%P 이상 증가했다. 반면에 아이슬란드의 경우 소폭 감소했으나 평균 80% 이상을 유지하며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종합하면 은퇴 이후에도 중장년의 취업은 세계적으로 활발한 상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은퇴자의 역량을 활용한 취업 프로그램이 민간 부문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같은 공공기관에서 주도적으로 이러한 역할을 수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각 나라에서는 중장년을 위해 어떤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을까? 고령화 정책의 선두주자인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다양한 일과 학습의 연계, 미국
미국은 중장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일과 학습의 연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지역사회 고용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일로써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 이를 위해서는 이제껏 쌓은 역량을 발휘하여 일할 기회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은퇴 이후에도 삶의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는 다양한 학습 기회를 준다.
중장년의 관심사에 맞는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창업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앙코르 이니셔티브’(Encore Initiative)을 운영한다. 50세 이상 예비 창업자를 위해 온라인 수업, 워크숍, 업무 관련 네트워킹 등 다양한 지원을 한다. 특히 중장년 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설한다. 예를 들어 50세 이상 여성 10~15명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경제 및 마케팅 지식, 자영업 상식과 관련된 교육을 한다. 김숙응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는 교육 수준이 높은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그 성과로 발생한 새로운 일자리는 삶의 의욕을 고취하고, 저출산으로 인한 경제 활동 인구의 빈자리를 채워준다”고 말했다.
앞서 본 예와 같이 취업이나 창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역량을 발달시키거나 삶에서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교육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백투워크 50플러스(Back to Work 50+)와 로드 스칼라(Road Scholar)다. 전자는 새로운 역량 개발에 해당하고, 후자는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백투워크 50플러스는 미국의 5곳의 전문대학에서 진행되며, 중장년이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술을 교육하고 있다. 워크숍, 개별 코칭 세션, 컴퓨터 교육, 노후 재정 관리 등을 가르친다. 로드 스칼라는 중장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여행 프로그램이다. 야외 모험 활동, 테마 여행, 세대 간 프로그램, 여성 특화 프로그램 등 40여 가지 유형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매년 10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시니어의 학습 욕구를 교실이 아닌 여행을 통해 구현하는 사업 모델이다. 김 교수는 “로드 스칼라는 일반 여행에 학문적 깊이가 더해진 프로그램이다”라고 설명했다.
경험과 기술을 활용한, 일본
‘노인들의 나라’로 불리는 일본은 세계적으로 고령자 비율이 가장 높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유엔인구기금(UNFPA)과 함께 발간한 ‘2020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 한국어판을 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일본이 28.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이탈리아(23.3%), 포르투갈(22.8%), 핀란드(22.6%)가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15.8%로 44위를 기록했다. 고령자의 비율만큼 고령자의 노동 시장 참여율도 높았다. OECD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65세 이상 노동 시장 참여율은 약 25%다. OECD 평균이 약 15%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이렇게 참여율이 높은 이유는 경제적·사회적 참여 욕구가 높기 때문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63.6%의 고령 노동자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노동 시장에 남아 있기를 원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중장년은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욕구가 컸다. 70세 이상도 건강 문제가 없다면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70% 이상이었다.
일본은 앞으로도 고령화가 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들을 경제 활동의 주축으로 보고 있다. 고령자의 재취업을 돕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바탕으로 민간과 지역 복지기관들이 연계해 다양한 취업과 고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고령 노동자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노동 시장에서 이탈하지 않게끔 보조하는 정책을 계속 확대할 전망이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 것이 바로 ‘시니어 중소기업 서포터 인재 프로그램’과 ‘생애 프로페셔널 프로그램’이다. ‘시니어 중소기업 서포트 인재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쌓아온 조정 능력, 협상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종합관리 능력을 살려 중소기업 재취업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도쿄일자리센터에서 주관하며, 대기업 및 중견기업 등에서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쌓은 55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다.
해당 프로그램의 직무 유형은 7가지 직종(경영, 인사노무, 재무경리, 해외영업, IT시스템 관련, 기술관리)으로 구분된다. 취직에 성공한 시니어 중 시니어의 전문성이 직종에 합치된 경우는 약 70%이며, 비전문 영역으로 취직된 경우는 30%다. 시니어 중소기업 서포트 인재의 보수는 근무 시간, 주간 근무 일수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주 5일 기준으로 25만 엔(약 264만 원)에서 30만 엔(약 317만 원) 사이다.
한편 민간 영역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생애 프로페셔널 프로그램’이다. 도쿄에 소재한 민간 주식회사 ‘퀼리티오브라이프’(Quality of Life)가 2006년 11월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대기업 전문 분야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에 경영 자문을 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의 조언자로서 경영지원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50세 이상을 ‘생애 프로페셔널’로 임명한다. 이들은 고문 또는 어드바이저로서 기업의 여러 경영 문제에 대해 자문하는 역할을 맡는다.
생애 프로페셔널은 2가지 효과가 있다. 일단 시니어 전문가의 경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고,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근무 형태로 고문 소개 서비스를 활용하면 주 1회 등 은퇴 후 유연한 방식의 근무가 가능하다. 시니어 비즈니스 관계자는 “은퇴 후 역량을 보유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시니어는 기업이 탐내는 인재가 될 수 있다. 국가와 더불어 기업이 상호 보완적으로 일자리 지원에 참여하면 시니어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해외의 민간에서 적용하고 있는 중장년 일자리 지원 제도와 기관을 살펴보자.
해외의 중장년 일자리 지원 제도 및 기관
시니어 네트워크
50세 이상 실직한 고령자로 구성된 비영리 사회혁신 조직이자, 덴마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네트워크 단체다. 실직한 고령 근로자가 네트워킹을 통해 노동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로 지역 내 잡센터(Job Center)와 협력하여 구직을 원하는 실직 고령자와 구인처를 연계하는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리스타트 프로그램
50세 이상의 구직자 중 6개월 이상 실업수당을 수령한 사람들을 고용하는 고용주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고용 보조금 정책이다. 일주일에 최소 30시간 이상 일하는 중장년 근로자 1인 고용에 2년 동안 최대 1만 달러의 급여를 보조하는데, 최초 6개월과 12개월에 각 3000달러, 그리고 18개월과 24개월에 각 2000달러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제3기 인생대학
전일제 고용에 속하지 않는 고령층의 학습 고취를 위해 만들어진 전국 단위 학습 조직이다. 고령층 인구가 자신의 지식과 기술, 그리고 관심사를 나누기 위한 연결망이다. 시험이나 과제 등은 없다. 대신 정규 수업과 스터디 그룹을 통해 흥미가 있거나 자신이 보유한 기술 및 지식을 공유한다.
지난 15일 정부는 향후 5년간 인구 정책의 근간이 될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다가오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 가능 사회’라는 비전하에 시행한다. 특히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의 능동적 주체로서의 역할 지원 및 역량 강화 정책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이에 계획안 속 중장년의 활기찬 사회 참여를 위한 일자리 관련 주요 전략들을 살펴보자.
이번 계획은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적응과 대응’이라는 두 측면을 균형 있게 접근하기 위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조성 △건강하고 능동적인 고령사회 구축 △모두의 역량이 고루 발휘되는 사회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적응 등의 추진 전략으로 진행한다. 시니어 일자리와 관련한 세부안과 함께 눈여겨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조성
일을 전제로 생애를 기획하는 청년세대들에게 결혼·출산이 장애나 부담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지원에 집중한 전략이다. 특히 발달 단계에 맞춰 아동 돌봄의 공공성 및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로 관련 서비스가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간제 돌봄 일자리의 확충으로 경력단절여성이나 주부 등 중년여성의 참여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관심 있는 시니어라면 ‘아이돌보미’ 자격증 취득이나 양성 교육 이수 등을 해두는 것이 좋겠다.
[건강한 꽃중년이라면 아이돌보미 어떠세요?]
‘아이돌보미’는 활동에 연령 제한이 없고, 시간제와 종일제 등 시간 선택이 가능해 중년여성 일자리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경력단절이 됐거나, 전업주부로 지내온 이들도 그동안의 육아 경험을 살려 도전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활동수당은 시간당 기본 시급 8600원으로, 야간, 휴일, 연장근로 시 기본 시급의 50%가 할증된다. 또, 동일한 장소에서 복수의 아동을 함께 돌볼 시에도 추가 수당이 지급된다(아동 2명 돌봄 시 4300원 추가, 3명 돌봄 시 8600원 추가, 2020년 기준). 그밖에 명절상여금, 교통비,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 등 각종 수당을 제공받을 수 있다.
△아이돌보미 지원 자격: 연령에 상관없이 신체 건강한 활동 희망자
△지원 방법: 아이돌봄 서비스 홈페이지에서 모집공고 확인 후 활동 지원 신청서 작성(기관 별 모집 시기 및 방법 상이)
△양성교육 수강 및 이수: 합격자는 서비스 제공 기관의 안내에 따라 양성교육 수강. 관련 자격증 소지자 등 수시 면접 통과자는 면제(당해 연도 보수교육 이수해야 함). 양성교육은 80시간의 이론 교육과 20시간의 현장실습으로 이뤄짐. 양성교육 이수 후 6개월 이내 최소 120시간의 의무 활동을 이행한 경우 교육비 15만 원 환급. 20시간의 현장실습을 마쳐야 최종적으로 아이돌보미 활동 자격 부여.
둘째, ‘건강하고 능동적인 고령사회 구축’
소득·돌봄·주거 등 기본적 삶의 영역에서 국가 책임은 지속 강화하고 능동적 고령자로서의 역할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이다. 내년도 전체 일자리 예산은 올해보다 5조 원 늘어난 30조5000억 원이다. 이중 3조2000억 원으로 정부의 직접일자리 104만2000개를 만드는데, 80만 개가 노인 일자리로 채워진다. 지난해 대비 노인 일자리 규모는 6만 개 늘었고, 예산은 1137억 원이 추가됐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11월 23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2021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참여자 모집을 시행하기도 했다.
[우리 동네 신중년 영웅, 5060 퇴직전문인력의 능력 펼치기]
고용노동부도 이달 10일 ‘2021년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사업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자치단체가 최대 50%의 예산을 부담해 공동 시행하는 사업으로, 5060 퇴직 전문인력이 지역 내 사회활동을 통해 더 오래 일하도록 지원한다. 내년도 경력형 일자리사업 규모는 올해 2500명보다 2배 늘어난 5000명으로, 예산은 277억 원이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향후 고령화에 따라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 전문인력이 경력형 일자리 사업을 통해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사회는 이들의 경력을 활용하여 질 높은 사회서비스를 받도록 이 사업을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50~69세 미취업자 중 전문자격이나 소정의 경력을 갖춘 중장년이라면 참여 가능하다. 활동 기간은 최대 11개월이며, 최저임금 이상의 보수가 지급된다(2020년 월 평균 124만 원). 참여를 원하는 5060 퇴직자는 자신의 경력이나 자격증에 해당하는 분야에 대해 거주지 자치단체에 신청하면 된다. 경영전략, 교육연구 등 13개 분야로 나뉘며, 최근엔 드론을 활용한 지역 환경·안전관리, 취약계층 건강관리, 중소기업 재무·노무 컨설팅 등이 인기다.
셋째, ‘모두의 역량이 고루 발휘되는 사회’
의욕과 능력이 있는 중장년의 인적 제고를 위한 미래형 교육, 평생교육, 직업교육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이에 퇴직 후 경력을 살려 일할 기회 확대 및 사회공헌 활동을 장려하고, 신중년의 계속고용 지원과 다양한 근로 형태를 창출할 계획이다. ‘계속고용장려금’, ‘워라밸일자리장려금’ 지원 등 주된 일자리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힘쓴다. 또,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월 40만~80만 원), 전문인력 재취업 지원(기술 및 연구 인력) 등 퇴직 후 전문성 활용 기회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생애경력설계(정부지원 경력설계-훈련-취업지원 패키지), 재취업지원서비스(기업), 생애전환기 노후준비(국민연금공단) 등 신중년 경력설계 및 역량 개발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9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1년 중점 프로젝트 40선 예산’에 따르면 ‘중장년의 재기를 돕는 일자리 지원 패키지’에 대한 내년도 예산은 총 3602억 원이다. 올해 2594억 원 대비 1008억 원이 추가 책정됐다(+38.8%). △조기재취업수당(3474억 원) △40대 훈련생계비 한시 지원(75억 원) △재취업서비스 지원(52.9억 원) 등 총 세 항목으로 나눠 집행한다. 이를 통해 중장년 이·실직자의 재취업 소요 기간을 단축하고, 양질의 일자리 이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판 뉴딜과 중장년 일자리]
내년에 눈여겨봐야 할 점은 ‘한국판 뉴딜’ 정책 시행에 따른 디지털·그린 뉴딜 직무 확대다.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 지원 대상에서도 디지털·그린 뉴딜 직무와 인원이 확대되는 등 관련 분야에서 50+세대 일자리가 활성화할 전망이다. 이에 지난 1일 열린 '50+일자리 특별포럼'에서 박가열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부연구위원은 "저탄소 친환경 사회로의 요구가 커지고 있으므로 50+세대 역시 도시재생 사업, 스마트팜 구축, 신재생 관련 제품 서비스 개발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 및 서비스도 활발히 이뤄질 계획이니, 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니어라면 관련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황윤주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센터장은 "디지털, 그린 뉴딜은 한국판 뉴딜의 핵심으로 이 분야의 일자리 창출 전망은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며 "컴퓨터 활용 능력,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시장성 등을 배우고 폴리텍대학, 중장년 창업기술센터 등 50+세대를 위한 다양한 기관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치매를 앓는 환자의 보호자가 겪는 고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신체와 정신적 건강이 무너지기도 하고 심지어 환자를 돌보느라 사회와 단절되기도 한다. 보호자가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해결책들을 찾아봤다.
# 16년째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고 있는 윤지수(48세·가명) 씨의 일상은 더 이상 그의 것이 아니다. 하루 종일 계속되는 간병이 삶의 전부가 돼버린 지 오래다. 치매 초기에는 직장도 다니고 친구들도 만났지만, 어머니를 돌보면서 경력도 단절되고 외출도 쉽지 않은 처지가 됐다. 결혼 적령기도 놓쳤다. 결혼 생각은 원래 없었다지만 진심인지는 알 수 없다.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그 대상이 치매환자라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고통이 따른다. 일반 고령자를 돌볼 때보다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족 중 한 사람이 치매 진단을 받으면 나머지 가족은 ‘보호자 병’을 앓게 된다.
◇보호시설 이용은 딴 세상 얘기
치매환자 수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2년 치매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국내 치매환자 수는 2012년 54만755명에서 2017년 72만5000명으로 34%나 늘었다. 나아가 2024년에는 100만 명, 2041년에는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치매환자의 70%가 가족의 도움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오랜 간병생활로 고통받는 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요양보호시설을 이용하면 해결되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치매환자는 특성상 치료기간이 길고 24시간 간병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족이 감당하기 어려울 때 요양보호시설을 찾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생활보호대상자를 위한 시설은 있는데 일반 서민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한정적이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서울시 노인요양시설은 208개로, 총정원은 1만2671명이다. 이 중 서울형 인증 노인요양시설은 모두 52개로, 정원이 4545명에 불과하다. 공립 노인요양시설도 34개(정원 2877명)에 그친다. 매년 증가하는 치매환자를 수용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경제적인 부담도 적지 않다. 정부 보조가 없는 시설의 경우 서민들에게는 이용료가 큰 부담이 된다. 심지어 일부 전문요양시설 중 1억 원에 가까운 보증금과 월 200만~300만 원의 이용료를 받는 곳도 있다. 물론 정부 시책에 따라 무료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있지만,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닌 경우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생활비 부담 줄여주는 보험상품
그렇다면, 치매환자 보호자가 겪는 경제적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실제로 치매환자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치매환자 가족은 연간 2000만 원 정도를 쓰고 있는데, 치매 정도가 심해질수록 비용은 더 증가한다.
물론 보험상품으로 어느 정도 치료비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 정부는 치매환자 증가로 인한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 노인장기요양보험을 개선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비용 부담에서 온전히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치매 등 노인성 질병을 보장하는 치매간병보험은 환자의 치료비와 간병비 등 금전적인 문제와 정신적 고통을 덜어준다.
과거에 출시된 상품은 중증 치매만을 보장했지만, 최근에는 경증 치매 진단까지 보장하는 상품이 출시돼 보장 범위가 확대됐다. 다만 이런 보험상품은 치매 진단을 받기 전에 미리 가입해야 보장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젊은이들도 관련 상품에 가입하는 등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추세다.
◇사회적 단절 해소 돕는 지자체
또 다른 문제는 치매환자가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적어도 한 사람이 늘 옆에서 돌봐줘야 한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호자는 친구, 이웃 등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고, 사회적 활동도 어려워진다. 보호자의 건강도 문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치매환자 보호자의 66%가 요통, 심장질환, 고혈압, 관절염, 소화기질환 등의 신체적 질환을 한 가지 이상 앓고 있다.
하지만 간병인을 고용하기에는 비용이 부담스럽다. 업체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 간병비는 월 280만 원 정도다. 하지만 이 역시 보험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연령과 병력 여부에 따라 다르긴 해도, 월 1만~3만 원 수준의 보험료로 간병비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경제적 문제는 물론 사회적 단절 문제까지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이외에 지역별로 지자체가 운영하는 치매안심센터를 통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각 지자체들은 치매환자 보호자를 대상으로 돌봄교육을 진행하고 삶의 질, 사회적 교류 증진에 도움을 준다. 또한 치매환자 돌봄 지원공간인 가족카페도 상시 운영해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도움은 경증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중증 치매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는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안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중증 치매환자의 부양가족도 보호 대상이라는 인식과 함께 도움받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자·기계·금속부품·섬유 등 전통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와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해결, 정책대응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와 함께 고령자고용 관련 제도의 개선 방향도 제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업종별 협동조합 이사장 30여명으로 구선된 전통제조업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전문성 제고를 위해 학계, 연구계 외부전문가 위원들을 위촉했다. 또 전문가들을 초청해 전통제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손창은 고용노동부 사무관은 60세 이상 고령자고용 시 지원금을 받는 ‘계속고용 장려금’과 ‘60세 이상 지원금’ 제도를 비교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문일철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공정·생산 관리시스템의 인공지능(AI) 접목과 빅데이터 활용 등으로 생산성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생산성 혁신 없이는 독일 노동자처럼 고임금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동위원장인 정한성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전통제조업은 국가경제의 근간이지만 현재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국가적 관심이 필요하다”며 “중소제조업계도 스마트팩토리 적용 등 대책을 마련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2020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공익활동, 시장형사업단)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대상은 만 60 ~ 65세 이상으로 세부 사업유형에 따라 자격조건, 활동내용이 다르다.
공공형 공익활동은 기초연금수급자 대상 사업으로 노노(老老)케어, 공공의료 복지시설 봉사, 학교급식 도우미 등에 월평균 30시간(주 3회, 1일 3시간) 활동하면 약 27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재능나눔 사업은 만 60세 이상자를 대상으로 개인의 재능(자격, 경력)을 활용해 상담 안내, 학습지도 등을 월 10시간 활동하면 10만 원을 지급한다.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노인의 경력과 역량을 활용하여 사회적으로 필요한 영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로 만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지역아동센터, 보육시설 돌봄지원, 장기요양서비스 업무지원 등에 월 평균 60시간(주 5회, 1일 3시간) 활동하면 급여 65만 원을 준다.
민간형 일자리사업은 만 60세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시장형사업단(공동작업장, 카페운영, 어르신 택배 등)사업은 월 평균 30시간 활동에 월 31만 원을 지급한다. 취업알선형 사업은 경비, 청소, 가사, 간병인 등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연계해 주는 사업으로 월 134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시니어인턴십은 기업의 계속 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3개월간 인건비를 월 170만 원 지원한다. 고령자 친화 기업사업은 노인 다수 고용기업과 우수고용기업에게 인건비로 월 95만 원을 지원한다.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면 12월 2일부터 가까운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행정복지센터(읍면동 주민센터) 등에서 방문 신청하면 된다.
참여자 선정은 소득 수준 및 세대구성, 활동역량, 경력 등 사전에 공지된 선발기준에 따라 고득점자 순으로 이루어진다.
최종 선발 여부는 접수한 기관을 통해 12월 말부터 내년 1월 초 사이에 개별 통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