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농어업, 외식업계, 숙박업계 등이 인력난에 시달리자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를 월 1만 명 이상 입국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이 단순노무직에서 근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령층의 일자리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청년층까지 단순노무직 시장에 유입되고 있어 고령층의 설 자리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는 ‘구인난 해소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조선업(4800명), 뿌리 산업(2만7000명), 택시·버스업(2300명), 음식점·소매업(1만4200명), 농업 등 인력난이 심각한 5개 부문에 외국인 근로자를 대거 투입하기로 한 것. 이를 위해 외국인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7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외식산업 혁신 플러스 대책’을 발표하면서, 방문취업 자격(H-2) 외국인의 취업 가능 영역을 넓히겠다고 한 바 있다. 한식·외국식 등 6종 음식점업에만 취업 가능했던 H-2 비자 소유 외국인노동자는 2023년부터 음식점, 주점업 등 전체 외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대부분 일자리가 단순노무직이라는 점에서, 중장년과 고령자의 일자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따르면 단순노무직은 건설·운송·제조, 청소·경비, 음식·판매, 농림·어업·기타서비스로 나뉜다.
외식업의 경우 이미 주방 단순노무직이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되고 있다. 홀에서는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 대부분 주방 인원으로 채용된다. H-2 비자 소유 외국인노동자가 전체 외식업에서 일할 수 있게 되면 주로 주방에서 일하던 4050 중장년층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뿌리산업(제조업 관련 산업)과 농업 등은 최근 정부 주도 노인 일자리 등이 늘어났던 분야다. 택시와 버스 같은 운송업도 은퇴 후의 중장년이나 고령층이 주로 일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중장년·고령층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통계청은 고용 통계 수치를 근거로 고용률이 나아지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상 절반 이상이 고령층 일자리였다. 게다가 대부분이 단순노무직이어서 고령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취업자 수는 2847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2만 6000명이 늘었고 통계 작성 이래 7월 기준 최대 고용률이다. 통계청은 일상 회복에 따른 일자리 증가가 있었다고 평가했지만, 전체 일자리 증가분 중 절반이 넘는 비중이 고령층 일자리였다.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는 47만 9000명이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주도 노인 일자리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60세 이상 일자리는 대부분 단순노무직에 한정되어 있다.
통계청의 고용 동향을 보면 단순노무 종사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21년 7월 기준 401만 7000명이었던 단순노무 종사자는 올해 7월 15만 9000명이 늘어 417만 6000명이 됐다. 전년 대비 4%가 늘어난 수치다.
단순노무 종사자는 지난해 4월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약 397만 명)를 기록한 후 계속해서 증가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4월의 경우, 2020년 대비 증가한 취업자 수 65만 2000명 중 47만 6000명이 단순노무직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때도 단순노무직 중 대다수는 60세 이상 일자리였다. 60세 이상 단순노무 종사자는 168만 9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 비정규직 단순노무 종사자 비중은 2019년 30.8%, 2020년 33.5%, 2021년 33.6%로 증가하는 추세다. 50~59세 비정규직 단순노무 종사자 비중은 2019년 15.2%, 2020년 14.8%, 2021년 14.6%로 줄었다.
그런 데다 지난해에는 배달·경비·판매 등의 단순노무직에 취업하는 청년이 처음으로 40만 명을 넘어 전년 대비 11.3%가 늘었다.
외국인노동자에 청년들까지 단순노무직으로 몰리면서 50대 이상의 단순노무 일자리조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고령 인구가 처음으로 1500만 명을 넘었다. 하지만 연금 수령자는 49.4%에 그쳤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령층(55~79세) 인구는 1509만 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만 2000명(2.2%)이 늘었다. 15세 이상 인구의 33.4%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고령층 취업자는 877만 2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고령층 고용률도 58.1%로 최고치다.
평균 근속 기간도 늘었다. 55~64세 중 취업 경험이 있는 사람 중 생애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의 평균 근속 기간은 15년 4.7개월이다. 전년 동월 대비 2.6개월 증가했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 연령은 49.3세다.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로는 사업 부진·조업 중단·휴·폐업이 30.9%를 차지했다. 10.9%는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로 일을 그만뒀다.
지난 1년간 연금 수령자 비율은 49.4%로 전년 동월 대비 1%p 상승하는 데 그쳤다. 60~79세 연금 수령자는 66.1%다.
월평균 수령액은 69만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 원 증가했다. 수령액 비중을 보면 25~50만 원 미만 수령자가 44.4%로 가장 많았고, 150만 원 이상 수령자는 10.7%를 차지했다.
고령 인구 중 68.5%는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어 했다. 10년 전 59.2%에서 매우 증가한 모습이다. 장래 근로를 희망하는 사람은 평균 73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일하고 싶은 이유로는 ‘생활비에 보탬’(57.1%)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일하는 즐거움과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34.7%)가 이유로 꼽혔다.
다만, 생활비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줄었고, 일하는 즐거움 때문에 일하고자 하는 비중은 올라갔다.
희망하는 월평균 임금 수준은 150만~200만 원 미만(20.9%)이 가장 많았다.
고물가·고금리 경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령층의 연금 수령 기간 공백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도 65세 이상 경제활동 인구가 늘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은퇴 취소 시대’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생활비 부담으로 준비해둔 은퇴 자금이 부족해지자 은퇴 시기를 미루거나 다시 구직활동을 하는 고령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공적연금과 개인연금을 포함해도 연금으로는 생활이 어렵거나, 절반가량이 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구직에 나서는 고령자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6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0 고령화연구패널(KLoSA)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나이가 많을수록 희망 은퇴연령과 일에 대한 욕구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이상 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은퇴계획 연령을 분석한 결과, 응답자들은 평균 70.5세에 은퇴를 희망하고 있었다. 연령대별로는 △59세 이하 66.5세 △60~64세 69.5세 △65~69세 72.8세 △70~74세 77세 △75~79세 81.6세 △80세 이상 86.1세에 은퇴를 계획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은퇴하지 않겠다’라고 응답한 비중은 전체적으로 44.2%였는데, 59세 이하는 38.5%, 80세 이상에서는 61.4%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계속 일하겠다는 응답 비중이 높게 나왔다. 즉, 나이가 많을수록 일에 대한 욕구와 의지가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직업별로 나눠 살펴본 결과에서는 ‘농림, 임업 및 어업 숙련근로자’의 은퇴 희망률이 가장 높았다. 특히 이들의 경우 다른 일을 하겠다는 ‘이직’ 의사는 전혀 없었고(0%), 일을 완전히 그만두고 싶다는 비율(4.6%)은 전 직업군 중 가장 높았다.
이에 한국고용정보원 고령사회연구팀 안준기 박사는 "보통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평균 53세 정도에 퇴직하고, 이후 재취업하여 노동시장에서의 완전 은퇴는 평균 71세 가량에 이뤄진다"며 "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해당 설문의 경우 연령이 높아질수록 아직 완전 은퇴하지 않고 노동시장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응답자인 셈이다. 60세가 넘어가면 재취업 비중은 줄어들고 점진적으로 완전 은퇴하는 비중이 늘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고연령인 이들이 왜 노동시장에 아직 남아있는가를 살펴봐야 하는데, 이는 대부분 경제적인 사유로 나타난다. 즉, 생계 및 경제적인 사유 등으로 노동시장에서 완전 은퇴하지 못하고, 건강이 허락하는한 지속하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은퇴 생활 만족도, 15년 전 대비 약 20% 상승
반면 취업전선에서 물러난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살펴보면, 실제 은퇴자들의 평균 연령은 67.5세로 나타났다. 남성은 68.6세, 여성은 66세로 남성이 여성보다 다소 높았다. 은퇴자들의 주된 은퇴 사유로는 ‘건강 문제’가 가장 많았다(40.8%). ‘정년퇴직으로’(16.1%), ‘일하기 싫어져서’(11.1%), ‘더 많은 여가시간을 보내기 위해’(8.6%)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이들 은퇴자를 대상으로 은퇴 이후 생활에 대해 조사한 결과, 과거에 비해 만족한다는 비율이 적잖이 상승했다. 2006년 고령화연구패널 1차 조사에서는 은퇴에 대해 불만족하는 비중이 44.4%였는데, 2020년(8차)에는 22.6%로 낮아졌으며, 만족한다는 응답은 2006년 51.6%에서 2020년 70.3%로 상승했다. 2006년부터 2020년까지 2년마다 조사한 수치를 보면 은퇴에 대한 만족도 추이는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양태를 보였다.
아울러 연령대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65~69세 은퇴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전체 응답자중 ‘매우 만족’이라 응답한 비율이 10.2%로 유일하게 두 자리 수를 넘었고, 만족한다는 비율도 72.7%였다. 반면 59세 이하의 만족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64.1%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게 나타났다. 성별에 따라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은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으며, 학력과 소득 수준에 비례해 은퇴 생활 만족도가 증가했다.
안준기 박사는 "현재 지속적으로 불만족 비중이 줄어들어, 만족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며 "첫째, 은퇴 후 은퇴자들은 바뀐 생활 패턴(직장생활에서 기타활동)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은퇴 초반에는 소득이나 소비, 생활 패턴의 변동으로 인해 은퇴에 대한 만족도가 낮게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당 생활에 적응하게 되어 만족도는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둘째, 과거에 비해 은퇴에 대한 준비를 어느 정도 마련한 상태에서 은퇴를 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근래 들어 본인의 노후 생활을 위해 국민연금 가입 비중이 증가했고, 개인 연금 가입 등에 대한 비중 또한 증가했다"며 "소득대체율이 충분하진 못하지만 이러한 재정적 노후 준비 및 제 2의 인생설계 등의 은퇴 준비 과정의 개선이 은퇴 만족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진단했다.
최근 5년 간(2017년 1분기~2022년 1분기) 연령·취업시간·업종·지역에 따라 고용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또한, 특별한 활동 없이 쉬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유휴인력이 늘었으며, 자영업 부문의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 ‘지난 5년간 고용 흐름의 3가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먼저 고용 양극화 부분을 보면 연령별 차이가 뚜렷해졌으며, 고령화 사회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60세 이상 취업자는 급증했지만, 경제활동의 허리 층인 30·40대 취업자는 감소했다.
30대 취업자는 2017년 563만 5000명에서 2022년 527만 5000명으로 감소했고, 40대 취업자는 2017년 676만 1000명에서 5년간 629만 3000명으로 감소했다. 60세 이상은 2017년 367만 1000명에서 2022년 531만 7000명으로 증가했다.
60세 이상의 고용 증가 기여율(60세 이상 취업자 증감분 ÷ 전체 취업자 증감분)은 129.7%로 30~40대의 취업자 감소 효과를 만회한다.
특정 연령대의 고용 증가 기여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해당 연령대가 전체 취업자 증가분보다 더 늘었다는 뜻이다. 반면, 30대와 40대의 고용 증가 기여율은 각각 -28.4%, -37.0%로 취업자가 오히려 감소했다.
더불어 지난 5년간 단시간 일자리인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증가한 반면,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감소하며 취업 시간에 따른 일자리 양극화가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초단시간 일자리인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는 급증했다.
60세 이상의 늘어난 일자리는 준공공부문(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공공행정)에 집중됐다. 시장 일자리가 아니라 정부 예산에 의한 공공 일자리 기여도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30·40세대는 만성적인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 ‘준공공부문’ 고용은 증가했으나 ‘대면서비스업’ 고용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를 포함한 12개 지자체는 고용이 늘었으나 서울·부산·대구·울산·경북은 고용이 줄어든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노동력 유휴화 심화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년간 취업자나 실업자 형태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가 29만 5000명 증가했는데, 이 중 만성적 비취업자로 볼 수 있는 ‘쉬었음’과 ‘취업준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쉬었음’은 ‘60세 이상’에서 크게 증가했다. ‘쉬었음(유휴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분 61만 8000명 중 56.1%인 34만 7000명이 ‘60세 이상’이었다. ‘취업준비’는 ‘청년층(15~29세)’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해당 기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와 ‘무급 가족종사자’가 감소해 자영업 부문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영태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고용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규제 혁파와 노동개혁으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줘야 하고, 유휴인력과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들이 보다 쉽게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고용서비스 및 직업훈련체계를 정비하는데 정책의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네거티브 규제 원칙 확립, 규제관리시스템 도입 등 과감한 규제 혁파와 기간제·파견제도 개선,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비롯한 노동개혁으로 기업들이 활발하게 투자와 고용 창출에 전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라며 “대상별 맞춤형 취업 지원 강화, 생애주기별 직업훈련 지원 확대, 직업훈련 예산 확대 등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 모두가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고용서비스·직업훈련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일본 정부가 편성한 연금과 의료보험 등의 사회보장비 예산은 36조 2735억 엔(약 353조 원). 고령화가 이어지면서 일본의 사회보장비용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사회보장비용 부담도 함께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일상생활이 불가능해 도움이 필요한 고령자의 개호(돌봄 간호) 관련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0년 일본의 개호비용은 약 11조 엔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모나 배우자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중장년층이 매년 10만 명에 이르자,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한 경제 정책을 펼쳤지만,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개호’ 관련 사회 문제들은 여전히 일본 정부의 숙제다.
매년 최대치 경신하는 '개호 수치'
일본의 개호(介護, 간병)와 관련된 데이터들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일본은 노인보건제도와 사회복지제도로 분산돼 있던 요양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2000년 개호보험을 도입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0년 보험급부와 자기부담금을 합한 개호 비용은 10조 7783억 엔(약 104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호서비스 이용자도 전년 대비 5만5700명 증가한 532만8000명에 달해 2001년 개호보험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고 숫자를 기록했다.
일본은 40세부터 개호보험에 의무 가입이 돼 건강보험료 일부로 납부가 시작되며, 65세가 되면 연금에서 자동으로 개호보험료를 제하고, 연간 연금액이 18만 엔 이하이면 지자체가 직접 징수한다.
2020년에는 65세 이상의 개호보험료가 사상 처음으로 평균 월 6000엔을 넘어섰다. 개호보험이 도입된 지 20년 만에 두 배가 된 것으로, 후생노동성은 일본의 1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 약 680만 명)가 모두 75세 이상이 되는 2025년에는 월평균 6856엔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의 숙제 ‘2040년 문제’
개호 관련 부담이 높아지는 것은 고령자가 많아져 보험 수급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개호보험 수급자는 나이에 따라 65세 이상이면 제1호 피보험자, 40~64세의 현역세대는 제2호 피보험자로 구분된다. 개호서비스 주 대상자인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가 급증하면서 간병 비용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70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섰으며, 90세 이상 인구도 200만 명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는 고령자 인구는 최대이면서 취업자 세대는 급감하는 시점을 2040년이라 보고 ‘2040년 문제’라 정의하며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040년은 2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주니어 세대’(1971~1974년)가 65세로 접어드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약 400만 명 증가하고 취업자는 약 900만 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자 1.5명당 1명의 고령자를 부양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후생노동성에서는 고령자 활동을 포함해 취업자 수를 늘리고 적은 인원으로도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의료 및 복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25년 단카이 세대의 후기고령자 편입에 대비해서 2024년에 있을 개호보험 개정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또한, 이번 개정에는 ‘2040년 문제’ 대책 마련도 넣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높아지는 간병 부담 ‘개호 이직’
2000년 개호보험 시작 당시 3.3조 엔이었던 개호 비용이 2025년에는 21조 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일본 정부는 보험료를 올리고, 급여비를 줄이고 있다. 2006년부터는 노인 요양시설 입주 시에 부담하는 주거비와 식비를 급여 대상에서 제외했다. 고령자 복지 용구 또한 한도를 정해 지원한다.
그렇다 보니 1인당 개호서비스 비용이 만만치 않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당 월 개호서비스 비용은 약 20만 엔(약 194만 원)이다. 하지만 가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재택에서 간병할 경우 평균 비용은 월 약 5만 엔(약 48만 원)이다. 만약 치매 가구라면 비용은 13만 엔으로 올라간다. 결국, 개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간병을 하는 ‘개호이직(介護離職)’ 현상이 나타났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개호를 주로 담당하는 사람은 간호가 필요한 사람의 배우자가 54.9%, 자녀가 31.6%에 이른다. 85%는 가족이 간병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개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는 이들이 중장년층이라는 것이다. 개호를 하는 동안 경력의 공백이 발생하고 이후 재취업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는 것. 총무성에 따르면 개호이직을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연령대는 40대에서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50대에 최고점을 찍는다. 게다가 60대 개호이직자도 있다. 즉, 고령자가 고령자를 개호하는 ‘노노개호(老老介護)’도 늘고 있다는 뜻이다.
중장년층이 개호 이후 정규직으로 다시 고용되는 비율은 20~30% 수준이다. 결국 이들이 사회 취약계층이 되면서 중산층 붕괴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총무성은 개호이직으로 인한 경제손실 규모가 연간 6500엔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매년 10만 명 이상의 직장인들이 개호이직을 한다는 통계가 나오자 일본 정부는 2015년 ‘개호이직 제로(0)’를 경제 정책 목표로 제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개호 이직자는 매년 증가하며 연간 10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년마다 고령자 부담 오르나?
일본의 개호보험은 현역세대인 제2호 피보험자와 주 개호서비스 수급 대상자인 제1호 피보험자의 인구 구성 비율을 고려해서 3년마다 보험료 분담률을 조정한다. 2024년 제9기 개호보험료 개정 방안에 관한 논의는 지난 3월부터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올해 10월부터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 의료보험제도에서 일부 가입자에 한해 본인 의료비 부담 비중을 20%로 확대 적용한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4년 개호보험료 개정도 후기고령자 의료보험제도와 비슷한 기준에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개호보험료 본인 부담률은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2000년 개호보험이 시작된 이후 기본 본인 부담률은 10%이지만 2015년 8월부터는 일정 소득 이상 고령자의 부담률이 20%로 올랐고, 2018년에는 다시 30%로 확대됐다.
물론 90%의 피보험자는 여전히 10%를 부담하지만, 일정 소득 이상인 고령자의 개인 부담률은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또한 수입은 줄어들고 의료비는 높아지는 노년기에 10% 부담률 역시 부담스러울 수 있다.
더불어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개호보험의 지속성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19년에는 개호보험료를 체납해 지자체로부터 재산 압류 처분을 받은 65세 이상 노인의 수가 집계 이래 처음으로 2만 명을 넘어섰다. 고령자를 위한 개호 보험이지만 금액 부담과 더불어 재정 부담까지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개호 관련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호 보험료 인상이나 피보험자 가입 나이 확대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방법이 근본적인 고령자 부양 부담을 낮추는 것이 아니므로 일과 개호의 양립 환경과 최소의 의료 인원으로 고령자를 돌볼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통합케어’를 추진해 재택 의료와 방문 케어를 강화하고 AI와 같은 로봇 등을 활용한 돌봄 영역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주요 업무를 맡고 있는 4050의 개호이직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호 휴업, 개호 휴가와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간병을 하면서도 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호 휴업의 경우 해당 기간에 임금의 67%를 지급하지만 이용률은 1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 사회보장제도에 관해서는 일본의 제도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 닥칠 ‘2040년 문제’나 현재 겪고 있는 ‘개호 이직’ 등의 숙제를 일본 정부나 사회가 어떻게 풀어갈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개호 보험의 재원 확보 방법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배달 라이더 등 퀵서비스 기사, 대리운전 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가 약 66만 명에 달하는 시대다. 일반적으로 플랫폼 노동자는 청년층이 많다고 인식되지만 연령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60대 이상의 노년층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고령화사회에 사회적으로 노년층에게 플랫폼 일자리 제공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올해 1월 1일부터 플랫폼 노동자들의 고용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던 플랫폼 분야에도 보험을 적용해 특수고용형태 종사자 사회안전망을 확충한다는 정부의 취지다. 그러나 노동권을 보장하는 법제화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상황으로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보험과 관련해 자세히 짚어봤다.
플랫폼 노동자 고용보험
플랫폼 노동자는 특수형태근로종사로서, 특수고용직(이하 특고)으로 분류된다. 특고직이란 근로자처럼 일하면서도 계약 형식은 사업주와 개인간의 도급계약으로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화물차 운전기사, 캐디, 통신업체 설치기사, 학습지 방문 강사 등이 포함된다.
특고직 중 하나인 레미콘 기사를 예로 들어보자. 레미콘 기사는 대부분 자기 차량을 갖고 건설현장 등에 레미콘을 실어다 주고 돈을 받는다. 이들은 일반 근로자처럼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고 사업소득세를 낸다.
고용노동부는 ‘일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고용보험으로 보호’한다는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을 시행하면서 특고직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보험설계사, 학습지 방문 강사, 방문판매원 등 12개 유형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 고용보험이 적용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56만 여 명이 고용보험에 가입했다.
앞서 말했듯이 올해 1월 1일부터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플랫폼의 중개·알선을 통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달 라이더 등 퀵서비스 기사와 대리운전 기사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플랫폼 업체와 1개월 이상의 노무 제공 계약을 체결해 월 보수액이 80만원 이상인 퀵서비스, 대리운전 기사에게 고용보험이 적용된다. 1개월 미만의 노무 제공 계약을 맺은 경우에는 월 보수액과 관계없이 모든 노무 제공 건에 고용보험이 적용된다. 고용보험료는 보수액에 실업급여 보험료율 1.4%를 곱해 산정하며, 플랫폼 종사자와 사업주가 절반씩 부담한다.
중요한 점은 피보험자격 신고, 보험료 원천공세 납부다. 만약 사업주가 플랫폼을 이용해 노무를 제공한다면 플랫폼 사업자가 피보험자격 취득 및 상실에 관해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해야 한다. 또한 원천공제 후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사업주가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직접 피보험자격 신고, 보험료 원천공제 납부를 해야 한다.
일정 조건을 갖춘 플랫폼 종사자들은 보험료 납부를 통해 실직을 했을 때 구직급여를 받는 게 가능해지고, 출산전후급여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올해부터 특고 현황을 집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노동관계 통계분류가 개정된다. 통계청은 국제노동기구(ILO)의 분류기준 개정과 국내 노동시장 변화 등을 반영하기 위해 취업자의 노동관계를 측정하는 ‘한국종사상지위분류’를 개정했다. 한국종사상지위분류가 개정되는 것은 13년 만이다.
통계청은 이번 개정에서 최근 노동시장 변화를 반영해 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중간 영역에 있는 ‘의존계약자’ 항목을 신설했다. 의존계약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노동을 제공하지만 고용 계약이 아닌 상업적 특성의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로 특고가 여기에 해당한다.
사각지대 해소 아직
이처럼 ‘노동법 밖 노동자’로 불린 특고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보험 적용이 다른 특고직에 비해 늦어진 이유는 특수성 때문이다. 퀵서비스기사와 대리운전기사는 고객 요구(콜)를 확인하고 자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때문에 퀵서비스기사와 대리운전기사의 노무 제공 구조는 기존의 사업주와 종사자 간의 고용보험 체계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업주는 기사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어렵고, 기사 입장에서도 실제 사업주를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사업주와 기사 간에 노무 제공을 중개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플랫폼사업자는 사업주와 기사의 정보를 수집·관리할 수 있다. 이에 플랫폼사업자가 고용보험을 관리하도록 정부의 지침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문제도 발생한다. 플랫폼사들은 지역 배달대행 지사와 라이더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공급했을 뿐 사실 배달 라이더를 직접 고용하지 않는다. 라이더들을 고용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곳은 지역 배달대행 지사들이다.
갑자기 라이더 고용과 관련해 부담을 떠안게 된 플랫폼사들은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보험료 정산과 관련된 프로그램이나 시스템도 개발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라이더 이탈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이다. 배달라이더 중 신용불량자, 기초생활수급자, 그리고 N잡러가 많은 만큼 소득 신고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대다수의 플랫폼 노동자들은 산재보험은 환영하지만 고용보험은 보험료 부담만 가중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들이 이탈하게 되면 공급 부족으로 배달료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플랫폼 노동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노동권 보장이다. 지난달 23일 민주노총과 특수고용노동자대책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당선인에게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권리보장을 요구하며 법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윤석열 당선인은 공약집을 통해 “(플랫폼종사자 등) 다양한 고용형태를 포괄한 모든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 보장 법제화”를 약속했다. 이에 대해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구체적인 내용이 존재하지 않아 어떠한 내용으로 법제화를 추진하는 것인지 당사자들이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수위원회와 대화를 요구했다.
이들이 이날 밝힌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권리보장 요구안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하는 법 개정 ▲노동권 보장을 위한 정책 및 제도 수립 ▲원청 사용자에게 교섭의무 및 사용자 책임 부여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고용보험 조기 전면 적용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에게 차별 없는 고용보험 보장성 강화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적용 ▲중대재해처벌법 5인 미만 적용제외 철폐 개정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산재보험 전면 적용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직종별 맞춤형 건강검진제도 제도화 및 적용대상 확대 등이다.
정부는 1~3월에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고용보험을 시범적으로 운영했다. 그 결과 플랫폼 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허물 좋은 정책이라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세금을 걷기 위한 정책이라는 인상도 지울 수 없다. 플랫폼 노동자의 진정한 권리보장을 위한 정책 마련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개인의 평균대출 금액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고령자의 연체율이 다른 연령대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12월 말 기준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은 4862만 원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대출 잔액 기준으로 연체율은 0.5%로 전년 대비 0.1% 낮아졌는데, 연령대별 연체율을 보았을 때는 50대 이상이 1,2,3위를 차지했다.
근로자의 평균 대출은 40대가 7128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30대(6475만 원), 50대(5810만 원), 60대(3675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하자면 29세 이하의 대출이 29.4% 증가해 가장 큰 폭을 보였고, 30대(15.5%), 40대(10%)가 뒤를 이었다.
29세 이하에서는 주택외담보대출(45%)이 가장 많이 증가한 반면 30~60대는 신용대출이 크게 늘었다. 성별 신용대출 증가율은 남자가 18.2%, 여자가 22.1%로 모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개인 대출이 모두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연체율은 60대(0.87%), 70세 이상(0.72%), 50대(0.66%)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40대(0.47%), 29세 이하(0.37%), 30대(0.29%)가 그 뒤를 이었다.
임금근로자란 경제활동인구에서 취업자 중 자영업자, 고용주, 무급가족종사자를 제외한 상용, 임시, 일용직 근로자를 이르는 말이다.
100세 시대에는 은퇴란 없다는 말이 있다. 은퇴 후 재취업으로 제2의 직업을 가지며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중장년층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연령은 49.3세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남자는 51.2세, 여자는 47.7세다.
더불어 고령층은 평균적으로 73세까지 일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층의 일하는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이 58.7%로 가장 많았고 ▲‘일하는 즐거움·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33.2%) ▲‘무료해서’(3.8%) 등 순이었다.
결과를 보면 실제 평균 은퇴 연령과 희망 연령에는 20년이 넘는 차이가 발생한다. 고령화 사회에 신중년 일자리가 더욱 증대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재 신중년들의 일자리는 단순 노무직을 떠나 4차 산업시대를 맞아 점점 전문화되어가고 있다. 또한, 신중년 고용과 관련된 정부의 정책들도 함께 짚어봤다.
4차산업과 전문성
2021년 5월 55~79세 고령층 인구는 1476만 6천 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9만 4천 명(3.5%)이 증가했으며, 15세 이상 인구(4,504만 9천 명)의 32.8%를 차지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8.0%로 전년동월대비 0.5%p 상승했고, 고용률은 56.0%로 전년동월대비 0.7%p 상승했다. 55~64세 고용률은 67.1%로 전년동월대비 0.2%p 상승했으며, 65~79세 고용률은 42.4%로 2.0%p 상승했다.
고령층 취업자의 산업별 분포를 보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이 38.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도소매·숙박음식업(17.6%), 농림어업(13.6%) 순으로 높았다.
직업별 분포를 보면, 단순노무종사자(25.6%), 서비스‧판매종사자(22.3%), 기능·기계조작 종사자(22.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전문 기술직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이 꼽은 신중년 유망 직업은 보건, 의료, 생명공학, 사회복지 분야 등이다. 특히 데이터 보안, 항공(드론) 관련 직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4차 산업시대를 맞아 기업이 요구하는 조건이 높아짐에 따라 재취업을 원하는 신중년들도 전문적인 기술과 소양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이제 단순 노동직을 원하면 안 된다는 것. 단순 노동직은 단기 일자리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 예를 들어 이전처럼 농사만 지을 것이 아니라 스마트팜을 운영하면서 디지털 사회에 맞춰 발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중년 일자리 정책
먼저 신중년의 고용을 위한 정책으로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이하 ‘적합직무’) 제도가 있다. 2018년부터 시행된 적합직무 사업은 중소·중견기업이 신중년 적합직무에 50세 이상 구직자를 채용하면 1년간 최대 960만 원의 고용장려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우선지원대상기업(산업별로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가 일정 기준 이하인 기업) 등 기업들은 장려금을 지원받아 필요한 직무에 적합한 신중년을 채용해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단 우선지원대상기업 또는 중견기업은 50세 이상 구직자를 채용하려는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우선지원대상기업은 최대 월 80만 원, 중견기업은 최대 월 40만 원까지 지원한다. 지원 기간은 최대 1년으로 승인 후 3개월 단위로 지원금이 지급된다.
노동부는 지난해 디지털·환경 분야의 20개 직무와 인구구조·시장 변화에 따라 구인 수요가 늘어난 장례지도사·애완동물 미용사 등 9개 직무 등 총 29개 적합직무를 추가로 지원대상에 포함하며 신중년의 고용을 장려했다.
이와 함께 장년 근로시간단축 지원금 제도도 있다. 근로시간단축으로 감소된 장년 근로자의 임금 일부를 지원하는 정책이다. 현재 직장에서 18개월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 근로자로서, 주당 근로시간을 32시간 이하로 단축하면서 임금이 줄어든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이 되면 근로자에게 근로시간 단축 전후 임금 차액의 2분의 1을 최대 2년간 연 1080만 원 한도로 지원한다. 사업주에게는 근로시간 다축 적용 근로자 1인당 최대 2년간 월 30만원의 간접노무비가 지원된다.
정부와 지자체의 신중년을 위한 일자리 지원 센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4차 산업시대에 발맞춰 전문성을 길러주는 교육도 확대되고 있다. 자신이 사는 지역과 업무 능력을 파악해 자신에게 맞는 지원센터를 찾아보자.
먼저 대표적으로는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있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만 40세 이상의 중장년에게 생애경력설계, 전직, 재취업 등과 관련된 교육을 제공한다. 대표 프로그램으로 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와 생애경력설계서비스, 전직·재취업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중장년이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직업역량을 강화하는 맞춤형 직업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고령자인재은행은 만 50세 이상 장년 구직자들에게 직업을 소개해주는 곳이다. 현재 44개소가 있다. 이밖에 고용노동부 홈페이지나 자신이 사는 지역의 50+센터나 일자리 센터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고령화 사회의 심각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오는 2023년이면 696만 명의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4년)가 전원 60대에 편입되고, 2025년에는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급격한 생산연령인구(15∼64세) 감소다.
통계청의 지난해 12월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15∼64세 인구는 2020년 3737만 9000명에서 2025년 3561만 명으로 4.7%(176만9000명) 줄어든다. 2070년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대비 53.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고령자 고용에 대한 정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고, 정부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이 고령화 사회의 과제를 어떻게 풀지 이목이 집중된다.
계속고용제도, 경영계 반대도 과제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만 60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 촉진을 위한 '고령자 고용지원금' 제도를 시행했다. 60세 이상 근로자 수가 증가한 우선지원대상기업 및 중견기업 고용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지원금 신청 분기의 월평균 고령자 수가 지원금 최초 신청 직전분기 이전 3년간 월평균 고령자 수보다 증가한 사업주다. 여기서 고령자는 무기계약 또는 고용 기간이 1년 초과하는 만 60세 이상인 근로자를 말한다.
고용부는 증가한 고령 근로자 1명당 분기별로 30만원씩 2년간 총 240만 원을 지원한다. 기업은 월평균 피보험자 수의 30% 이내에서 최대 30명까지 신청 가능하다. 최대 7200만 원을 받는 셈이다. 월평균 피보험자 수가 10명 이하면 최대 3명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현 정부는 지난 2월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해 60세 정년 이후에도 고령자가 계속 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 주요 분야 및 논의 방향'을 발표했다.
고령자 계속고용제도는 60세 정년 이후에도 기업에 일정 연령까지 고용연장 의무를 부과하되,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등의 고용연장 방식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아울러 고령자에 대해서도 60대 후반이나 70대, 80대 등 연령 계층별로 차별화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고용 지원을 위한 직업훈련과 취업 정보 제공 등 고령층 고용 인프라도 더욱 확충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2019년에도 이 제도를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경영계의 반대에 부딪혔다. 당시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고령자 계속고용제도는) 정년연장을 추진하는 것과 같다. 상대적으로 고임금인 고령자의 계속고용은 기업 부담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근로자 정년 연장에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이 지난해 고령자 고용 정책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중 58.2%가 60세를 초과하는 정년 연장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들 중 절반에 해당하는 50.3%는 인건비를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정년 연장 정책이 청년 일자리를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0년 5월 발표한 '정년 연장이 고령층과 청년층 고용에 미치는 효과'에서 10~999인 규모의 비교적 소규모 사업체에서 10명의 정년을 연장하면 15~29세 고용이 약 2명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계속고용제도는 일본의 '고령자 고용제도'를 모델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2006년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뒤 고령법을 개정했다. 고연령자의 고용 의무화를 3년마다 1세씩 단계적으로 연장했으며, 2025년 4월까지 모든 사업장에서 65세 고용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정년연장(정년 65세로 연장) △재고용 제도 활용(퇴직 뒤 재계약) △정년제 폐지(정년 없이 계속 고용) 가운데 기업이 적절한 방식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노인 일자리 무게중심 민간 기업으로
일본 정부의 정책 핵심은 '권고 사항'이다. 강제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강제법이 되면 반발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당시 고용연장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법제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획일적이고 강제적인 법정 정년연장보다는 청년 일자리와 충돌을 최대한 방지하면서 다양하고 실용적인 고용연장 방안을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며 "중장년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화 대상 기업 확대, 고용보험적용 연령 70세까지 확대 등을 통해 실질적인 고용연장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공약집을 통해서도 기초연금 인상과 노인 일자리 확대에 대해 얘기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만 60세 이상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부의 사업이다.
윤 당선인은 심각한 노인빈곤문제 완화를 위해 기초연금을 현행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감액 등 미세조정으로 조금이라도 기초연금을 더 받도록 조치하고, 국민연금을 포함한 노후소득보장체제 전반에 대한 구조개혁을 사회적 합의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장형 어르신 일자리 확대 지원을 약속했다. 은퇴 직전 및 은퇴 이후 어르신 직업교육 적극 지원, 기업과 연계 시스템 대폭 확대, 어르신 채용 및 고용연장 기업 지원을 확대해 시장형 어르신 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당선인은 노인 일자리 중 시장형 사업에 대해 언급했지만, 사실상 노인 일자리 정책은 이어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확대했고 공공 부문 취업자가 증가해 고용 안정을 이끌었다. 전체 일자리 증가의 45.5%는 60세 이상이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후보 시절 페이스북에 "사람들이 선망하는 좋은 일자리는 크게 줄고 단기·공공 일자리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 정부가 아니라 일자리 파괴 정부라고 말하는 게 옳다. 통계 숫자 늘리기에 급급해 국민 혈세로 가짜 일자리를 늘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일자리는 정부가 만드는 게 아니라 기업이 만든다"면서 "일자리 만드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돕고 청년들의 스타트업 창업을 파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 자체가 청년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정부 일자리와 관련 있는 노인, 취약계층은 앞으로 취업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윤석열 당선인의 임기 중 대한민국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데, 고령자를 위한 정책이 마련될지 이목이 쏠린다.
시니어 취업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50대 고용률은 전년 대비 2.9% 올랐고 60세 이상 고용률은 1.6% 상승했다.
50대 취업자는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보다 27만 2000명이 늘었다. 60세 이상 취업자 역시 45만 명이 늘어 13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전 연령 취업자 수는 2740만 2000명으로 전년 대비 103만 7000명이 늘어 22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또한 취업자 수가 2월 연속 100만 명 넘게 증가한 것은 1999년~2000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15~64세 고용률은 모든 연령층에서 상승해 전년동월대비 2.6% 상승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16일 고용동향 발표 후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60대 이상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고령자 취업지원 대책에 차질이 없도록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주요 고용지표의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피해업종 및 계층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고, 방역인력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과 정부 일자리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데 따른 영향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확산세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가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민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