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증상이나 통증 등으로 우리에게 경고하는 질병들은 어쩌면 요즘 표현법에 빗대면 ‘착한’ 질환일지도 모르겠다. 정말 무서운 것은 소리 없이 몸속에 자리 잡고, 시한폭탄처럼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하는 질환이 아닐까. 경기도 부천시 세종병원에서 만난 최태현(崔太賢·70)씨도 그랬다. 예고 없이 나타난 증상에 당황했고, 더 큰 증상으로 자라는 두 번째 ‘폭탄’의 위험 앞에 서야 했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솜씨 좋은 ‘폭탄 해체전문가’ 신경외과 권기훈(權紀勳·44) 과장을 만난 것이었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사진 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최태현씨는 늘 그랬듯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순찰에 나섰다. 그가 경비를 맡은 건물은 IT회사들이 모여 있는 가산디지털단지 인근, 입주 기업들의 직원들은 야근이 잦았다. 저녁 순찰이라고 해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7층 엘리베이터에서 발을 뗀 순간 갑자기 몸이 휘청거렸다. 열까지 나 간신히 벽에 의지한 채 자리에 돌아왔다. 그리고 그간 운동을 게을리한 자신을 자책했다.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자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다. 하지만 울렁거림은 쉬 나아지지 않았다. 속이 문제인가 싶어 위장약을 먹어봤지만 소용없었다. 그냥 비구름이 지나가길 기다릴 뿐이었다. 2013년 5월의 일이었다.
또다시 찾아온 어지럼증
그리고 석 달쯤 지났을 때였다. 증상은 또 느닷없이 찾아왔다. 이번엔 집에서였다.
“TV를 보고 있었어요. 편안히 누워 있는 데도 갑자기 어지럼증이 오더라고요. 눈을 감아도 나아지질 않았죠. 이번에도 운동 부족인가 싶어 아령을 들고 진땀이 날 때까지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또 잦아들기를 기다렸죠.”
하지만 이번에는 그 평화가 오래가지 못했다. 그의 몸은 채 열흘도 버티질 못했다.
“큰일인가 싶어 병원을 찾았죠. 무조건 큰 병원으로 가야겠다 싶어 근처 대학병원을 향했어요. 그런데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당장 치료도 어렵다고 하고. 막막하더라고요.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무작정 택시를 타고 하소연을 했더니 기사가 세종병원을 추천해주더라고요. 심장하고 혈관 치료를 잘한다고. 미심쩍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일단 가자고 했죠.”
그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무력감이었다고 최씨는 토로했다. 청춘은 아니지만 뜨겁게 인생을 살아가기에 충분한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한순간 몸의 한 부분이 일시에 무너지는 것처럼 무력한 기분이 한 번에 밀려왔다고 기억했다.
권기훈 과장은 그의 환자 최태현씨를 아주 잘 기억했다. UCSF(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병원에서 뇌혈관 전문의로 연수를 마친 후 세종병원에 부임해 보름도 안 되어 만난 환자였기에 때문이다.
“제가 1일 부임하고 13일 최태현씨가 내원하셨으니 첫 환자나 다름없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무척 우울해 보였다는 것이었죠. 검사 결과 동맥경화로 인해서 경동맥에 심한 협착이 있었어요.”
병원을 믿을 수 있을까 고민도
동맥경화로 인한 경동맥 협착은 목동맥이라고도 부르는 경동맥에 수도관이 녹슬고 이물질이 침착하여 관이 좁아지게 되는 것처럼, 혈관의 가장 안쪽을 덮고 있는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혈전이 생겨 혈액의 흐름을 막는 병이다. 이러한 증상이 오래되면 혈관이 탄력을 잃고 딱딱해지는 석회화 현상이 발생해, 인체가 혈압 변화를 통해 혈류 조절하는 것을 막게 된다.
최씨는 당연히 수술을 해야 한다는 얘기에 겁부터 났다. 평생 건강한 몸을 자랑으로 살았고, 체중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적도 없었다. 내 몸을 맡겨도 될까? 더 큰 병원으로 가볼까 하는 유혹에 고민도 했다.
그런 고민을 해결해 준 것은 큰딸이었다.
“사실 세종병원은 처음이 아니었어요. 십여 년 전에 온 적이 있었는데, 제 기억엔 지금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병원이었거든요.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이곳저곳을 알아본 딸아이가 그러더라고요. 여기서 치료받자고. 믿어도 될 것 같다고. 그래서 수술을 결정했죠. 고민하는 과정에서 교수님이나 다른 분들께 괜한 소리도 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웃음)”
이에 대해 권기훈 과장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환자들이 병원을 고르는 과정에서 심사숙고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가 아니시니까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은 것도 당연하고요. 의사의 역할 중 하나는 환자가 질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수술할지 말지, 어떤 의료기관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것은 환자의 뜻이기 때문에, 고민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자 따르게 하는 유대감이 낫게 해
권 과장의 이야기를 듣고 의구심이 생겼다. 외과의사의 가장 큰 덕목은 수술 실력이 아닐까? 환자와의 관계 형성이 진료에 미치는 영향이 클까? 이런 우문에 권 과장이 내놓은 현답은 이렇다.
“최태현씨가 좋은 예후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제 수술 실력이 월등하게 뛰어나서가 아니라 라뽀, 즉 마음의 유대감 때문입니다. 저도 미국과 한국 여러 의료현장을 가 봤지만, 저보다 손기술이 뛰어난 의사들은 정말 많아요. 특히 한국 의사들 수술 실력은 세계에서도 알아주니까요.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은 다행히 환자가 저를 신뢰해 제가 말씀드린 대로 따라주었던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병은 수술만큼이나 수술 후의 약물치료도 무척 중요하니까요. 수술 후 복용해야 하는 혈전용해제를 귀찮다고 건너뛰기 시작하면 되레 수술 전보다 더 상태가 악화할 수 있습니다.”
권 과장이 미국 연수과정에서 느꼈던 것 중의 하나도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 형성이었다고 했다. 충분히 환자의 의견이나 요구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도 진찰 과정에서 시간을 많이 쓰는 의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어렵게 수술이 결정되고 치료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2013년 9월 5일 우측 경동맥에 스텐트 삽입술이 진행되고, 20일 후인 25일에 좌측 경동맥에 다시 스텐트 삽입술이 시행됐다.
동맥경화로 인한 경동맥 협착 수술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굉장한 대수술이었다. 혈관을 직접 절개해야 했기 때문에 전신마취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뇌에 공급되는 혈액을 차단해야 했다. 혈액 차단은 뇌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수술시간도 제한적이고 후유증의 위험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사용되고 있는 혈관 성형술은 혈관을 따라 작은 관을 삽입해 끝에 달린 작은 풍선을 불어 혈관을 넓히는 방법이다. 큰 수술도 아니고 후유증도 적다. 석회화가 심한 경우 여기에 금속으로 된 망사형태의 파이프인 스텐트를 위치시키면, 망사 사이로 내피세포가 자라면서 원래의 매끄러운 혈관 안쪽 표면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흔히 동맥경화를 시한폭탄에 비유하는 것은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동맥경화로 인해 뇌 쪽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면 별다른 장애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뇌조직에 손상을 준다. 이러한 질환을 뇌경색이라고 부른다. 어지럼증이나 발음이 어눌해지고, 움직임이 둔해지면 뇌경색을 의심해봐야 한다. 심한 경우 안면마비, 반신마비 등이 올 수 있다.
또 혈관에 쌓인 혈전이 뇌혈관을 막고, 심한 경우 뇌혈관이 터져 출혈이 발생하면 뇌졸중이 된다. 뇌경색이나 뇌졸중이 발생하면 정상으로 회복하기는 매우 어렵다. 동맥경화의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병원 찾는 것 겁내지 말아야
최씨는 수술을 위해 일을 잠시 쉬었지만 휴식은 두 달이면 충분했다.
“아프면서 생긴 우울했던 기분은 수술 직후까지 계속되긴 했죠. 하지만 퇴원 이후 꾸준히 약물치료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몸이 나아지자, 기분도 함께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처음에는 10~15분 정도밖에 걷지 못했는데, 1시간 넘게 걷는 것도 너끈해지자 다시 일을 시작해도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두 달 만에 새 직장을 찾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수술을 하고 나서 달라진 또 하나의 변화는 바로 잠이다. 젊을 때도 깊이 잠들기 어려웠던 최씨는 이제 그 어느 때보다 잠을 깊게 잘 수 있게 됐다고 좋아했다.
수술 이후에 즐겨 먹는 음식은 양파 달인 물이다. 양파 껍질만 구해 말린 다음 구기자, 감초와 함께 달여먹는데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든단다. 또 집 주변의 가까운 산을 오르면서 건강관리를 해 나가고 있다고.
마지막으로 권기훈 과장은 뇌혈관질환은 일반적인 건강관리 지침만 지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본적인 성인병인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만 잘 관리해도 뇌혈관질환은 예방할 수 있습니다. 술과 담배, 과로를 멀리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이런 기본적인 것들만 지켜줘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동맥경화는 오랜 기간 찌꺼기가 쌓이면서 생기는 병인 만큼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 소지는 더욱 높아집니다. 따라서 어지럽거나 두통이 심하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병원에서 전문의를 꼭 만나보시길 부탁드립니다.”
최태현씨의 마지막 당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에 큰일을 겪으면서 큰 병원, 좋은 병원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어요. 대학병원도 장점이 있겠지만, 규모는 작아도 같은 의사가 진찰부터 수술까지 맡아서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도 알았고요. 이제는 저도 몸의 이상이 있으면 바로바로 병원을 찾곤 합니다. 주변에도 꼭 그러라고 권하고 다닙니다.”
미래연구소 통계조사 결과에 의하면 행복한 노후생활을 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시니어들이 첫 번째로 건강을 꼽았다. 두 번째로는 남자는 부인을 꼽았지만 여자는 돈을 선택했다. 두 번째에서 남녀 사이에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지만 부동의 1위인 건강은 모두가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건강은 돈이지만 돈은 건강이 아니다. 젊었을 때는 건강을 담보로 몸을 혹사하면서 돈을 번다. 나이 들어 그렇게 번 돈으로 건강을 다시 사려고 병원을 순례하고 몸에 좋다는 이것저것을 먹어보나 원래대로 몸의 건강을 되돌리지도 못한다. 즉 돈으로 100% 완벽한 건강을 살 수는 없다. 수학의 등식이 건강에는 통하지 않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의하면 고령화 사회로 노인의 인구가 증가하면 할수록 고령자가 사용하는 의료비가 늘어난다고 한다, 노인들이 사는 집에 가면 이곳저곳에 약 봉투가 가득하다, 약국을 나서는 노인들의 손에는 시장바구니 든 것처럼 두툼한 약 봉투를 들려 있다. 그렇게 많이 먹은 약으로 반짝하고 건강이 회복되면 좋으련만 실제는 약의 효과를 의심할 만큼 차도가 별로 없다. 한번 나빠진 건강은 회복이 어렵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젊은이들보다 회복이 더디거나 약의 효과가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
돈으로 건강을 사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건강하면 각종 의료비가 절감되므로 결국 건강은 돈이다. 의료보험 제도가 선진국인 미국보다 앞선다는 한국도 65세 이상 고령자가 중증 질환에 걸리면 모아둔 전 재산 날아가는 건 예사다. 자기 재산만 날리는 것이 아니라 친척의 돈까지 끌어다 쓰다가 끝이 좋지 않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낳은 자식도 병원비로 돈만 들어가는 부모를 좋아할 리가 없다.
하늘만 쳐다본다고 하늘에서 돈 보따리가 떨어질 리가 없는 것처럼 건강도 걱정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건강을 지키는 세 가지 요체는 편안한 마음과 적절한 운동에다 섭생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요즘은 건강정보도 넘쳐 나는 세상이다. 몰라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하지 못 하는 데 더 큰 이유가 있다. 평소 맑은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처럼 건강할 때는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몸이 늙어가는 퇴직 무렵이면 제일 먼저 관심을 둬야 하는 것이 건강이다. 돈을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가계부를 쓰고 저축한다면 돈이 불어나는 것이 금방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건강은 잘 모른다. 건강에 무관심하다가 덜컥 몸에 고장이 생겼을 때 그때 가서 후회한다. 예전부터 흔히 듣는 말로 ‘그렇게 고생해서 이제 밥술이나 먹으려니 큰 병이 왔다’는 말이 있다. 있을 때 잘하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돈을 지키기 위해 세무사, 보험설계사, 자산운용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듯이 자기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건강 관련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시니어라면 가까운 보건소 건강센터를 강력히 추천한다. 보건소는 이제 예방주사나 놓아주고 거리 방역이나 하는 곳이 아니다. 의사는 물론이고 간호사, 영양사, 운동처방사들이 개인별 맞춤 처방을 통해 건강증진에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대사증후군도 측정해주고 비만도 검사와 체성분 분석, 신체균형발달도 최신 장비로 검사해준다. 나아가 운동능력 테스트를 통해 신체 부위별 근력, 지구력, 순발력을 알아본 뒤 적절한 운동 종목도 알려준다.
필자의 경우 스스로 운동도 많이 하고 건강하다고 자신하고 있었는데 병원 정기검진을 받아보니 지방간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깜짝 놀라 보건소에 가서 상담을 받으면서 나이에 비해 과식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많이 먹고 많이 운동하는 것이 나이 들면 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운동량을 늘리기보다 섭생을 줄여야 했다.
건강의 최대 적인 스트레스를 줄이는 마음의 평온을 얻기 위해서는 남을 변화시키려고 하지 말고 스스로 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니어라면 이루지 못하는 꿈도 있다는 것을 알고 포기할 때는 포기해야 한다. 인문학 강좌를 들으며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게 좋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한발 물러서서 생각하면 이해 못 할 이유도 없다.
영양제에 관해서 대중이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오해가 바로 영양제는 몸에 좋은 것이기 때문에 약과 달리 잘 챙겨 먹을수록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특히 평소에는 영양제에 대해서 관심이 전혀 없던 사람들도 병을 앓거나 앓고 나면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과연 모든 영양제가 언제든지 많이 먹어도 좋은 것일까? 질환의 종류에 관계없이 몸에 좋은 영양제라면 다 챙겨 먹는 것이 어떻든 도움이 되는 것일까?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다. 영양제도 각기 역할이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먹어야 한다. 앓고 있는 질환에 따라 도움이 되는 영양제도 있고, 거꾸로 질환을 악화시키는 영양제도 있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많이 알려진 질환들을 대상으로 도움이 되는 영양제와 오히려 해가 되는 영양제를 살펴보기로 한다.
암
일반적으로 암환자들에게는 정통적인 치료법 못지않게 각종 영양제와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의 유혹이 많다. 암세포는 분열 속도가 폭발적이기 때문에 환자의 영양상태가 좋든 나쁘든 간에 똑같은 영양소를 뺏어가므로 암에 걸렸을 때는 체력의 유지와 원활한 치료를 위해서 고영양 식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영양제가 다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엽산 엽산을 복용하면 암으로 발전하기 쉬운 선종성 용종의 발생을 줄여 대장암, 직장암이 적게 발생한다고 밝혀져 있다. 먹는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이 엽산을 고함량 복용하면 자궁경부이형증이 덜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또 음주로 인한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을 낮춘다고 알려졌다. 음식 중의 엽산은 단백질이나 당과 결합되어 있어서 몸에 흡수되기 어렵기 때문에 영양제로 보충할 것을 권장한다.
칼슘 대장암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직장암에 대한 예방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면 대장의 용종이나 선종성 용종을 감소시키거나 재발을 억제하고 또한 이 대장암에 걸릴 가능성을 50%까지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비타민D 폐경 이후 여성들이 칼슘과 비타민D를 같이 복용했을 때 암 발생률이 60% 감소했다. 칼슘만 복용했을 때보다 효과가 더 우수했으므로 비타민D가 암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카로틴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유방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베타, 알파 카로틴은 폐경 이후 여성의 난소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흡연자가 베타카로틴을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폐암 발병률이 높아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E 비타민E는 활성산소가 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억제하고 소화기관 내에서 니트로사민 같은 발암물질이 생기지 않게 한다. 또한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E를 보충하면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으며 대장암이나 폐암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다. 또 비타민E 200IU를 10년 이상 복용하면 방광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셀레늄 항산화 미네랄인 셀레늄은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직장암, 식도암, 위암에 대해서는 아직 증거가 부족하고, 폐암, 전립선암, 피부암 등에 대한 효과는 부정적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항산화 효과는 높지만, 아직 임상적으로 각종 암에 대해서 얼마나 유효하게 억제효과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은 편이다.
당뇨병
당뇨병의 치료에 관해서도 알려진 민간요법이 수백 가지가 넘는다. 각종 약초에서부터 닭의 쓸개까지, 정말 많은 식품들이 추천된다. 하지만, 당뇨병 자체가 과도한 영양으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식이섬유 여러 연구에서 차전자피, 구아검, 펙틴과 같은 식이섬유가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밝혀져 있다. 특히 식사 후에 당분이 흡수되는 것을 늦추어 혈당이 상승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혈액 중의 총 콜레스테롤과 LDL(저밀도 지방 단백질)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당뇨 환자에게 발생하기 쉬운 고지혈증도 개선한다. 차전자피의 경우 식후 혈당이 14~20%, 총 콜레스테롤은 9%, LDL은 13%나 감소시켜 준다. 식후 혈액 중의 인슐린 농도도 낮춰 줘 대사증후군이나 성인병의 주된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도 감소시켜 준다. 이외에도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고 변비나 과민성대장증상등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어 여러 용도로 추천된다.
크롬 인슐린의 감도를 높여 혈당을 낮추며 고지혈증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일반적인 당뇨병뿐 아니라 당뇨병 전 단계인 고혈당증, 임신당뇨, 스테로이드 복용으로 인한 당뇨에도 효과가 있다. 당뇨약을 복용하는 사람의 체중 증가나 체지방 축적을 감소시키는 작용도 한다. 대체의학에서도 크롬이 부족하면 당뇨병의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것을 많이 얘기하고 있다. 하루 200ug부터 1000ug까지 권장하는데, 600ug을 넘으면 부작용이 나타난다.
마그네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대체로 혈액 중의 마그네슘 농도가 낮다. 따라서 마그네슘의 결핍과 당뇨병이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그네슘을 섭취하면 공복 시의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루 100mg을 더 섭취하면 당뇨병 발생 가능성이 15% 감소한다는 연구도 있다. 단 이 결과는 음식으로 섭취한 마그네슘에 대한 결과여서, 영양제로 섭취한 마그네슘도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 마그네슘은 근육 경련(눈 떨림), 변비, 속쓰림, 신장결석, 골다공증, 두통 등 다방면에 쓰이는 성분이다.
밀크시슬 서양 엉겅퀴 풀이라고도 하는 밀크시슬의 추출물은 원래 간장 영양제나 치료약으로 많이 쓰이는 성분이다. 공복시 혈당, 당화혈색소, 총 콜레스테롤, LDL, 중성지방 등을 모두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밀크시술 추출물은 생약 추출물이기 때문에 원료의 처리 과정부터 완제품 제조까지 완벽해야만 안전성과 효과를 보장할 수 있어, 불확실한 건강기능식품보다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글루코사민, 홍삼제품 관절 기능을 좋게 하는 글루코사민은 핵심 원료 자체가 당 성분이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 글루코사민을 과량 복용할 경우 글루코사민 성분이 당을 상승시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홍삼제품도 주의하여야 한다. 홍삼 자체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지만 홍삼제품은 단맛이 나도록 과당과 각종 첨가물을 넣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하루 몇 팩씩 복용하다 보면 혈당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레시틴, 기타 식물 추출물의 발효제품들 레시틴은 당뇨나 신장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가려움이나 두드러기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식물 추출물 발효제품은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꼭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 최혁재(崔爀在) 약사 경희의료원 약제본부 예제팀장
경희대 약학대학 객원교수, 한국병원약사회 법제이사, 서울시 약사회 병원약사이사,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총무이사.
치질로 수술받는 환자는 1년에 22만 명이 넘는다, 수술 중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40세 이상 성인 세 명 중 한 명이 앓고 있다고 추정되는 질환이다. 바로 ‘부끄러운 질병’인 치질(痔疾)이 그것이다. 쑥스럽지만 반드시 알아야 하는 질병, 치질에 대해 가천대학교 길병원 대장항문외과 백정흠(白汀欽·51) 교수와 메디힐병원 민상진((閔相軫·46) 병원장을 예방법과 대처방법을 알아봤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앞에서 언급한 숫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1년 주요 수술통계’에서 인용한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1년에 40대와 50대가 가장 많이 받았던 수술은 바로 치핵 수술이다.
보통 우리가 치질이라고 부르는 질병은 정확히 이야기하면 질환의 명칭은 아니다. 항문에서 발생하는 질환들, 치핵이나 치루, 치열, 항문소양증을 통틀어 치질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치질은 그 발생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치핵을 말한다. 때문에 치핵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기로 한다.
치핵의 가장 큰 적(敵)은 변비
항문은 인체 조직에서 혈관과 혈류가 가장 풍부한 조직 중 하나다. 혈관이 얽혀 있고, 피가 충분히 공급돼 내벽에 상처가 나더라도 변으로 인해 쉽게 감염되지 않도록 면역계가 왕성하게 활동해주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특징 때문에 항문의 점막 아래로 혈관이 덩어리로 쉽게 부풀어 오르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치핵이다. 이 치핵이 항문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출혈이 발생하는 상태가 흔히 우리가 치질이라 부르는 질환이다.
백정흠 교수는 치핵의 주요 원인으로 배변 습관과 변비를 꼽는다.
“치핵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쁜 배변 습관과 변비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과거에는 화장실에 들고 들어가는 신문이 치핵의 적이었는데, 요즘엔 스마트폰으로 바뀌었죠. 아침을 거르거나 불규칙한 생활로 발생하는 변비도 치핵의 원인으로 꼽습니다. 음주도 주요 원인이며 간경화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도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고령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무절제한 처방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민상진 병원장은 경고한다.
“동네에서 나이 많은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의외로 항우울제 처방을 받고 계신 분들이 많아요. 기력이 없고 몸이 좀 처진다고 하면 우울증약을 처방해 주는 것이죠. 문제는 이 항우울제가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겁니다. 개선이 필요하죠. 또 변비약의 남용도 문제가 돼요. 변비약을 자주 복용하면 장운동 능력을 저하시키거든요. 되레 소화기능을 저하시키니까 조심하셔야 합니다.”
두 전문의 모두 강조한 것 중 하나는 배변 시간이다. 배변 시간이 길어지면 항문 점막이 노출돼 말라 버리고, 심한 경우 변에 긁혀 치열이 생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책이나 스마트폰을 보면 배변 시간을 지연시켜 문제가 되기도 하고, 신경을 분산시켜 배변 운동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배변에만 집중하고, 3~5분 이내로 마무리 짓는 것을 추천했다.
민상진 병원장은 생활 패턴이 바뀌는 것도 변비의 큰 원인으로 꼽는다.
“보통 남자들이 군대에 가면 며칠, 심하면 1주일 넘게 화장실에 못 가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런 경우는 몸의 생활 패턴과 리듬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소화와 배변은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변비를 피하기 위해선, 하루 세 끼를 가급적 정확한 시간에 먹고, 규칙적인 패턴으로 생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 발생하면 좌욕으로 악화 막아야
일반적으로 치핵은 그 정도에 따라 1~4도로 구분한다. 출혈만 있을 때가 1도, 치핵이 빠져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하는 단계가 2도다. 3도는 치핵이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단계고,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4도로 판단한다.
1, 2도의 경우 보존적 치료, 즉 수술을 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한다. 약물이나 연고도 사용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좌욕이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올바른 좌욕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좌욕 방법은 42~43도 정도의 따듯한 물에 5분 정도 항문을 담궈주는 것이다. 환경에 따라서는 서양식 비데나 샤워기를 통해 따뜻한 물을 쐬어 주는 것도 좋다. 단, 수압이 높으면 상처를 줄 수 있어 낮은 수압을 유지해야 한다.
민상진 병원장은 “내원 환자들을 보면 잘못된 민간요법으로 오히려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화상 등으로 병을 악화시켜 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훈증기를 통해 수증기를 쐬는 방식의 민간요법은 오히려 점막에 화상을 입힐 수도 있고 혈액순환에 필요한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지 못해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하고, “간혹 의료인이 아닌 사람들이 외국에서 유통되던 약제를 이용해 치핵을 딱딱하게 굳게 해 치료한다고 했다가, 항문 협착 등 부작용까지 함께 얻어 오시는 경우가 있어요. 항문은 예민한 부분이므로 꼭 병원에서 치료 받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보존적 방법으로 치료가 불가능할 때는 수술을 선택한다. 최근에는 원형자동봉합기를 이용한 PPH 수술이나 하모닉 초음파 수술기를 사용하는 방식 등 기존 수술법보다 간편한 방식의 수술법들이 등장해 수술시간이나 회복기간이 짧아졌다. PPH 수술은 수술시간이 짧고, 항문통증과 재발이 적은 장점이 있고, 하모닉 초음파 수술기는 수술시 출혈이 적고, 통증이 감소되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는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백정흠 교수는 설명한다.
“현재 치질 수술에는 다양한 이론과 여러 가지 방식들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된다는 것은 즉 재고의 여지가 없는 왕도(王道)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치료가 안 된다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환자에 맞춰 올바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죠.”
비데 너무 세게 사용하지 마세요
최근 각 가정에서 전동식 비데 사용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비데 역시 사용법을 제대로 알고 써야 좋다고 백 교수는 충고한다.
“항문이 가려워지는 항문소양증 환자의 경우 가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비데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태를 악화시키기 쉽습니다. 잠시 시원할 수 있지만, 비데 사용이 끝나고 나면 더 지독한 가려움을 느끼게 되죠. 치핵 환자의 경우에는 배변 후 ‘세정’보다는 ‘비데’기능의 수압을 낮춰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꼭 비데를 사용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물티슈로 가볍게 닦아내는 것도 좋습니다.”
그 밖에 숙변 제거나 관장도 배변과 관련해 환자들이 갖는 흔한 오해라고 설명한다.
기본적으로 대장의 조직은 파이프의 금속재질과 달리 세포의 생성과 교체가 늘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숙변이라는 것이 붙어있을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따라서 변의 찌꺼기가 대장에 오래 붙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오해라고 한다. 다만 변이 장에 오래 머물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해결된다고 했다.
커피 등을 이용한 관장도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잘못된 상식 중 하나. 대장 안에는 나쁜 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을 보호하는 좋은 균들도 함께 있는데, 이를 모두 쓸어내려 버리면 되레 몸의 불균형만 초래하는 꼴이라고.
가장 위험한 것은 ‘속단’
항문질환에서 가장 위험한 것 중 하나는 자신의 상태를 섣불리 판단하는 것이라고 백 교수는 조언한다.
“치핵의 대표적인 증상은 출혈이지만, 배변 시 출혈은 치핵만의 증상은 아닙니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질환은 대장암이에요. 이 두 질환은 외과의사가 손가락으로 항문과 직장을 촉진만 해봐도 바로 구분할 수 있어요. 5분도 안 걸리는 과정이죠. 그런데 이런 진단 없이 스스로가 치핵으로 속단해 버리고 치료를 미룬다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쳐버리게 됩니다. 실제로 이런 경우를 본 적도 있어요. 출혈이 생기면 가벼이 여기지 마시고 확진을 꼭 받으시길 권합니다.”
치핵을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는 운동이다. 여러 가지 운동이 있을 수 있겠지만, 민 병원장이 권하는 운동은 바로 걷기다.
“연세가 많은 분들이 기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등산이라든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권하고 싶지 않고요. 정기적으로 평지에서 땀이 날 정도로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체력을 과신해 무리한 활동을 하기보단 안전사고에 유의해 가급적 가벼운 걷기운동을 많이 하시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백 교수는 그 외에 항문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가져야 하는 생활습관으로는 무엇을 먹는가보다는 언제, 어떻게 먹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변비로 고통받는 젊은 여성이 많아지는 이유도 대부분 다이어트 때문이거든요. 아침은 굶지 않고 삼시 세 끼를 제때에 제대로 챙겨 먹으면 변비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아침에 일어나 찬물 한 잔 마시고, 그 자극을 통해 정해진 시간에 배변하는 습관을 들이면 더욱 좋습니다. 간혹 변을 보시고 나서 자신의 변을 확인하지 않는 분들도 계신데, 확인을 통해 건강을 체크하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피가 나진 않는지, 색깔은 정상인 황금색인지, 형태는 어떤지, 다른 점액이 있는지 등 확인했다가, 정상이 아니다 싶으면 의사에게 문의하는 것이죠.”
또 최근 유행하는 프로바이오틱스도 소화에 영향을 주고, 장운동이나 장점막 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추천한다. 다만 고혈압약이나 당뇨약, 고지혈증약을 복용 중이라면 4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먹는 것이 좋단다.
스포츠 중계도 많고, 야외 나들이도 늘어나는 요즘 같은 계절에 증가하는 질환은 뭘까? 당연히 골절 등 외상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뜻밖에 6월과 7월에 조심해야 하는 질병 중 하나는 통풍이다. 한국인이 즐기는 ‘치맥’의 소비가 가장 왕성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통풍에 대한 위험은 커진다. 통풍의 위험성과 예방에 대해 대한류마티스학회 산하 통풍연구회의 송정수(宋禎秀) 회장을 통해 들어보았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도움말 대한류마티스학회 통풍연구회 송정수 회장
흔히 통풍은 이름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통증이 느껴진다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그런가 물어본 질문에 송정수 회장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한다.
“심지어는 고양이가 걸어가는 진동에도 통증이 생긴다고 하고, 방문을 여닫는 진동에 의해서도 통증이 생긴다고 합니다. 통풍으로 인한 고통은 여자들의 산고(産苦)보다 더 심하다고 하죠. 통풍 발작은 주로 밤이나 새벽에 오는데 관절에 생긴 통증에 의해 잠을 깨서 그 이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리저리 데굴데굴 굴러다닐 정도로 아프고, 쉬는 시간이 없이 뼈를 부수는 듯한 통증이 며칠간 계속돼 참기 힘들고 통풍이 생긴 다리를 잘라 버리고 싶을 정도로 통증이 심합니다.”
이렇듯 무시무시한 병 통풍이 생기는 이유는 바로 요산 때문이다. 요산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을 인체가 대사하는 과정에서 몸속에 남게 되는데, 이 요산의 혈액 내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 주위 조직에 들러붙는 질병이 통풍이다. 통풍은 관절의 염증을 유발하여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재발성 발작을 일으키며, 요산염 결정에 의한 통풍결절은 관절의 변형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환자를 불구로 만든다.
고령일수록 더욱 위험한 병
나이가 들수록 통풍이 위험해지는 이유는 요산이 몸에 계속 축적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일반적으로 40세가 넘으면 통풍 발생 위험이 크다고 판단한다. 청소년기 이후부터 요산이 몸에 쌓이기 시작하여 20~40년 동안 요산은 높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무증상 고요산혈증) 시기를 거쳐 몸에 축적된 후에 발생하기 때문. 물론 유전적인 요소나 음주, 비만과 같은 요산이 증가하는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20대나 30대에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통풍은 남성에게 위험한 병으로 불린다. 남성과 달리 여성에게는 에스트로젠이라는 여성 호르몬이 폐경 전까지 몸에서 나오는데, 이 에스트로젠은 몸에서 요산 배출을 강력하게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폐경기 이전의 여성에게서는 거의 통풍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폐경기 이후에는 통풍의 발생률이 남성과 같은 비율로 증가해 폐경기가 지난 이후의 60~70대 여성들도 주의해야 한다고 송 회장은 조언했다.
술 줄이고 물 많이 마셔야
나이가 많은 시니어들의 경우 생활환경이 좁아지고, 체력이나 관절 등의 문제로 운동이 어려워진다. 이럴 경우 예방할 방법에 대해 송 회장이 내놓은 답은 음식에 있었다.
“고령으로 인해 운동량이 줄어든다면 몸에서 생산되는 요산의 양을 줄이면 됩니다. 그러려면 우선은 혈중의 요산농도를 급격히 증가시키는 술을 절대적으로 줄이거나 중단해야 합니다. 또 퓨린이 많이 들어있는 고기나 생선을 너무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물을 하루에 2ℓ이상 마셔서 요산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음식 중에서 한식은 탄수화물과 섬유소, 단백질, 무기질 등이 골고루 섞여 있어 과식만 하지 않는다면 통풍에 걸릴 위험이 많지 않다. 다만 기름진 튀김 요리나 퓨린 함량이 높은 소나 돼지의 내장, 생선은 통풍으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조절 가능하나 완치되지 않는 병
통풍은 크게 4단계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고요산혈증이 20~40년간 지속된 후 급성 통풍성 관절염이 생기고, 간헐기 통풍, 만성 결절성 통풍, 4단계로 진행된다.
무증상 고요산혈증 기간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피검사를 해서 요산이 7.0 mg/dL 이상 나오면 무증상 고요산혈증이라고 판단한다. 급성 통풍 관절염은 엄지발가락이나 발등처럼 침범된 관절이 심하게 붓고 아파서 걷지를 못할 정도가 되는데 7~10일 후 통증이 저절로 사라진다. 그리고 6개월에서 2년 후 다시 통증이 찾아온다. 이렇게 10년 정도 지나면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한다. 이 상태가 되면 통풍 발작이 여러 관절에서 더 자주 발생하고 더 오랜 기간 통증이 지속되고 중풍이나 심장병, 만성 신부전 등과 같은 합병증도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통풍에 대해 송 회장은 완치는 어렵고 약물로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요산을 떨어뜨리는 약물을 평생 복용해야 합니다. 통풍은 완치의 개념으로 치료하지는 않습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이 조절하는 개념으로 치료합니다. 복약지침을 잘 따르고 정기적인 혈액검사로 요산 수치를 5mg/dL 정도로 잘 유지를 하면 관절염이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는 것도 거의 완벽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치료를 안 하면 사망에 이르는 병
통풍은 합병증도 만만치 않은 질환이다. 통풍을 10년 이상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때에는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되는데 그런 경우에는 관절이 망가져서 불구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요산으로 이루어진 통풍결절이 장기적으로 몸에 쌓이면 통풍 발작뿐만 아니라 퇴행성관절염도 발생한다. 요산이 관절에만 쌓이는 것이 아니라 온몸의 혈관과 콩팥에도 쌓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중풍, 심장병, 만성 신부전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흔히 통풍은 관절이 아픈 병으로 치부하고 생명과는 무관하다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이 이 때문이다. 통풍 환자의 주된 사망 원인은 관절염이 아니라 만성 신부전이나, 심장병, 중풍 등의 만성 성인병이므로 이런 합병증을 막기 위해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하면서 통풍 치료를 제대로, 지속적으로 받아야만 한다. 특히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송 회장은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환자들은 통풍치료 순응도가 외국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급성기 통풍발작 때에는 약을 잘 먹다가도 증상이 없어지면 약을 중단하는 비율이 외국에 비해 높아 안타깝습니다”라고 설명하고, “통풍은 발, 특히 엄지발가락에 많이 발생하므로 발에 심한 염증을 동반한 통증이 생긴다면 통풍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으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영양제에 관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바로 자신의 연령대에 꼭 맞는 영양제가 무엇인지에 관해서다. 아무래도 중년의 나이로 접어들게 되면, 체력이 감소하다든지, 노안이 생긴다든지 하는 증상부터 시작해서 근육이나 뼈를 삐끗해서 후유증이 오래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사실 영양제는 고사하고 삼시 세끼도 잇기 어려웠을 때를 돌아본다면, 노화가 현대사회에 비해서 급속히 진행된 것을 알 수 있다. 이전 세대의 사진을 유심히 보게 된다면, 그 차이를 더 확연히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50대에 접어들면 벌써 노령층으로 분류했을 정도로 생리기능이 급속히 쇠퇴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운동이나 영양식 섭취, 그리고 영양제의 알맞은 복용만으로도 훨씬 더 수준 높은 건강을 오랫동안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적절한 영양제 복용은 선택이라기보다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는 필수항목이라고 본다. 중년 이후 연령대에 따라서 찾아오기 쉬운 질병과 그에 대비할 수 있는 영양제를 추천한다면 다음과 같다.
40 ~ 50대 갱년기여성
① 골다공증
칼슘, 비타민D, 크랜베리가 좋다.
여성의 경우 골밀도가 낮아져 골다공증이 되기 쉽고, 이럴 경우 골절의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골밀도를 높여주는 약을 처방받거나, 칼슘과 비타민D를 섭취해야 한다.
② 고지혈증
오메가-3 지방산, 식이섬유를 추천한다.
갱년기에 갑자기 고지혈증이 생기는 여성이 많아지는데, 음식 때문에 생겼다기보다는 몸 안에서 여성호르몬이 감소하여 지방의 대사과정에 변화가 생기면서 발생한다. 적당한 운동과 함께 오메가-3 지방산이나 식이섬유 등의 섭취가 권장된다.
③ 질염, 방광염
프로바이오틱(유산균), 식이섬유가 효과가 있다.
중년 이후에는 질과 요로의 상피세포가 얇아지면서 탄력도 떨어지고 혈액순환도 줄어서 세균이나 진균 등의 감염이 증가하여 발생한다. 예방을 위해 프로바이오틱을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유산균이 장뿐만 아니라 질과 요도의 점막에 정착하여 나쁜 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이다. 전에는 1캡슐에 10억 마리 정도의 유산균이 함유된 것이 보통이었지만, 요즘 판매되는 유산균 제품 중에는 1캡슐에 100억 마리의 유산균이 함유된 제품도 나오고 있다. 유산균의 장내 생존 비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유산균의 영양소로 쓰일 수 있는 식이섬유와 함께 복용하며, 자주 재발되는 방광염의 경우, 크랜베리 추출물이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40 ~ 50대 갱년기남성
① 발기부전
멀티비타민 미네랄, 아르기닌, 인삼, 은행잎 엑스 등을 추천한다.
중년이 되면 누구나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성욕의 저하와 발기부전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더욱이 이 연령의 남성들이 많이 복용하는 고혈압약 때문에 그 증상들이 악화되는 수가 있으며, 당뇨병에 의해서 크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전반적인 건강을 돕기 위해서 적절한 멀티비타민 제품 중 미네랄을 기본으로 아르기닌이나 인삼 또는 은행잎 제품이 도움이 된다.
② 전립선 비대증
비타민C, 아연, 항산화제, 소팔메토 등이 도움이 된다.
전립선 비대증은 노화로 남성호르몬이 변하여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완전한 예방이 불가능하더라도 미리 대비를 잘하면 발생을 늦추거나 완화시킬 수 있다.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전립성 비대증을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에 사전적 예방이 아주 중요하다. 비타민C와 아연이 들어 있는 음식을 많이 먹도록 권장한다. 항산화제, 소팔메토등의 섭취도 고려할만 하다.
60세 이상 노년기
① 노년기를 위한 영양제 복용의 기본 사항
60세 이후에는 골밀도가 감소하여 골다공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고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에 노출된다. 따라서 60세 이후에는 꼭 섭취해야 할 영양소와 피해야 할 영양소를 구분해서 나이에 맞게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한다. 먼저 부실한 치아와 골밀도 저하로 인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비타민D와 칼슘의 보충에 신경 써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미네랄이 골밀도 감소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폐경 이후에는 철분의 과잉 섭취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철분 섭취를 오히려 줄여야 한다. 여기에다 에너지 영양소의 흡수를 도와줄 비타민B 군과 혈관 영양을 위한 오메가-3, 항산화제도 섭취해야 하므로 60대 이상을 위한 적절한 가격대의 영양 복합제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격도 주요 고려 요소의 하나이다. 남은 생애동안 계속 복용한다고 가정하면 부담 없는 가격의 영양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② 60세 이후 섭취해야 할 영양소 : 오메가3·비타민 C·칼슘
평소 자신의 식습관을 돌아보았을 때, 육식을 즐기는 편이라고 판단되거나 혈액검사에서 평소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편이라면 오메가-3를 섭취해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노력을 통해 심혈관 질환을 관리해야 한다. 약이나 식품 중에서 중성지방의 수치를 낮출 수 있는 성분의 폭은 아주 좁은 편이다. 약 중에서는 보통 페노피브레이트라는 약을 사용하고, 식품으로는 거의 오메가-3 정도가 대표적이다.
또한 체내 활성산소의 양이 많을수록 노화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므로 신체 기능이 빠르게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평소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기능을 가진 비타민C, 셀레늄 등의 영양소를 지속적으로 섭취해 항산화 관리도 해야 한다. 한 가지 꼭 알고 있어야 할 것은 칼슘 부족으로 인한 골밀도 약화는 폐경기 이후 가속되는데, 칼슘은 체내 흡수율이 낮기 때문에 비타민D와 함께 섭취해야 한다.
③ 60세 이후 섭취를 피해야 할 영양제 : 철분과 비타민 A
앞서 얘기한 대로 폐경 이후 필요량이 줄어드는 철분을 과잉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혈액 검사나 방사선 검사에서 유추할 수 있는 심혈관 질환의 가능성보다 예상외로 빠른 질환의 진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60대 이후에는 철분의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비타민A는 60세가 지나면서 남녀 공통적으로 섭취 권장량이 감소하고, 과잉 섭취하면 독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섭취 시 유의해야 한다.
비타민A의 부작용은 피로, 식욕결핍, 위장장애, 다뇨증, 모발 손상, 피부건조 등 다양한 편이므로 이상증상이 나타날 때, 비타민A의 과용 여부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800km 국토종단, 4200km 국내 해안 일주, 24시간 밤새 100km를 걷는 울트라 걷기 등 젊은이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을 65세가 넘어서 이뤄낸 도보여행가 황안나(본명:황경화(黃慶花)·76)씨. 그녀는 국내뿐만 아니라 산티아고, 네팔, 홍콩, 몽골, 부탄, 동티베트, 베트남, 아이슬란드, 시칠리아 등 50개 국의 길을 밟았다. 지리산 종주도 벌써 여덟 번 했고, 오지여행도 숱하게 다녀왔다. 나이를 두고 우려하는 이들에게 그녀는 말한다. “비록 나이는 적지 않지만 뜨겁게 갈망하는 것이 있고 그것들을 내 두 발로 해낼 수 있으니 이만하면 젊지 않은가?”라고.
황씨는 춘천사범학교를 나와 20세부터 교직 생활을 하다가 정년을 7년 앞두고 제2 인생을 위해 과감하게 퇴직했다. 퇴직 후,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것은 건강이었다.
건강검진 결과 고지혈증에 악성 빈혈 등 의사가 식단까지 짜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던 그녀다. 그런 그녀에게 의사는 운동을 권했고, 그때부터 동네 뒷산을 오르거나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황씨는 TV 브라운관에 펼쳐진 땅끝마을의 풍경을 보고 눈을 뗄 수 없었다.
“드넓은 양파밭과 청보리순, 붉은 황토가 햇살에 반짝이는 그곳을 ‘한번 걸어보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땅끝마을이라는 그 단어도 무척이나 아득하게 느껴졌죠. 그때 마침, 제가 다니던 산악회에서 광주 무등산을 오른다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 나는 산에서 내려와 터미널로 가서 땅끝마을로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순전히 그 길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에 걷기를 시작했고, 그 일이 계기가 돼 국토종단과 해안 일주에 도전했죠. 내 모든 시작과 도전은 65세부터였어요.”
장기 도보여행에 필요한 다섯 가지
그녀가 혼자 장기 도보여행을 한다고 했을 때 제일 걱정한 것은 ‘체력’이다. 그리고 체력과 함께 꼭 필요한 것들이 있다고 한다. “젊은 친구들은 체력은 있는데 시간이나 경비가 부족하죠. 나이 든 사람들은 시간과 경비는 있지만 체력이나 용기가 부족하고요. 한 달에서 길게는 몇 개월씩 다니는 장기 여행이기 때문에 가족의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저는 4개월 해안 일주를 하는 데 700만원 정도 들었는데, 보통 할머니가 그만한 돈을 쓰기란 쉽지 않잖아요. 작정하고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퇴직하고 3년 동안 뒷산을 운동 삼아 다닌 덕에 체력도 단련돼 있었죠. 남편에게 내 계획을 이야기하니까 그이는 단순히 ‘해도 된다’ 정도가 아니라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었어요. 그렇게 체력, 시간, 경비, 그리고 가족의 이해까지 모두 해결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더라고요. 용기를 갖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여러 강연이나 인터뷰에서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왜 혼자 떠나느냐”이다. 그녀는 위에서 말한 다섯 가지를 갖춘 동행자를 찾기 어려울뿐더러, 모두 갖춘 사람이라도 서로의 체력 정도나 관심사가 달라 나만을 위한 자유 여행을 즐기기 어렵다고 말한다.
“누군가와 함께 가면 나는 조금 더 걷고 싶은데 상대에 맞추느라 나아가지 못할 때도 있고, 사진을 찍고 싶은데도 마음대로 멈출 수 없어요. 남편이나 동생들이랑 가면 좋은 숙소에 맛있는 음식들을 먹고 걷기는 뒷전이 되어버려요. 그러면 즐겁고 편안하지만 단순히 관광에 그치고 말죠. 혼자 걸으면 힘들고 외롭고 막막하지만 그 절박함을 안고 걷는 길에서 느끼는 게 참 많아요.”
그녀는 외로움이 몰려올 때면 돌아가신 어머니의 일기장에 남아 있던 문구를 떠올린다.
‘자유로우려면 외로워야 한다!’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나 홀로 도보 여행’
목적지는 정하지만, 목표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그녀는 꼭 정상을 가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가다가 힘들면 되돌아오면 된다는 마음으로 길을 나선다. 하고 싶은 걸 그냥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만족스럽다고.
“남들이 못할 거라고 말린다고 해서 ‘나는 꼭 성공할 테다’ 하는 마음으로 가는 게 아니라 ‘내가 어디까지 가서 못하나 보자’라고 생각해요. 그냥 포기하는 것보다는 내 한계가 어디까지인가 확인해보는 편이 낫잖아요. 망설이고 주저할 시간에 그냥 하는 게 남는 거죠.”
그녀는 길 위에서 잊지 못할 추억도 쌓고, 건강도 챙기고, 친구들도 많이 생겼지만 비워내는 과정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고 했다.
“정말 잡초처럼 험한 인생을 견디며 살아왔어요. 아마 걷기를 하지 않고 그대로 노년을 맞았다면 마음이 아주 괴로웠을 것 같아요. 지난날의 아픔과 걱정 등을 모두 길 위에서 치유했기 때문에 지금 즐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길을 혼자 걷다 보면 마음도 편해지고, 집착이나 욕심도 다 내려놓게 되죠. 자연히 자기 성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다이어트를 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걷는 내내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길 위에서 그녀의 주특기는 바로 ‘멍 때리기’라고. 근심 없이 머리가 텅 빈 상태로 걷다 보면 몸도 마음도 아주 편안해진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놓지 않아야 할 것은 바로 ‘끈기’다.
“도전해서 꼭 이루리라는 욕심은 없지만, 끈기 있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도전한 것은 대부분 해낼 수 있었죠. 머리가 가자고 하면 몸은 자연히 따라가게 돼 있거든요. 도보여행을 하다보면 소나기를 맞을 때도 있어요. 비에 홀딱 젖고 나면 대개 의욕을 잃거나 힘들어하죠. 그럴 때면 저는 이렇게 외치며 한 발짝 더 내딛죠.”
“젖은 옷이 마를 때까지!”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을 등에 지고 다니는 것같이 뜨거웠던 여름이 휙 지나가 버렸다. 눈 한 번 껌뻑하니 벌써 한 해를 마감할 준비를 해야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은 광속으로 지나간다는 ‘나이와 시간의 상대성 이론’은 정말 존재하는 것 같다.
비뇨기과는 계절적으로 약간의 흐름을 타는 질병들이 있다. 낙엽이 떨어지고 날씨가 스산해지면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소변이 자주 마렵고 급해진다고 한다. A여사처럼. 그녀는 자제들을 모두 외국 대학으로 유학 보내고 1년에 한두 번 자녀들을 만나러 오가는 편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겨서 병원을 찾았다.
“교수님, 말하기 창피한데, 얼마 전에 갑자기 소변이 참을 수 없이 마렵더니 화장실을 가는 길에 벌써 쪼금 나와 버렸어요. 검은 바지에 외투를 입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그런데 너무 당황해서 눈물이 다 나더라고요. 제가 일 년에 몇 개월을 외국에 있거든요. 최근에 폐경하면서 몸도 여기저기 안 좋아지더니 이젠 방광도 말썽이네요. 밤에도 소변 때문에 몇 번을 일어나는지 모르겠어요. 원래 제가 좀 예민한 편이긴 한데, 호르몬 치료를 해야 하는지 걱정입니다. 교수님, 저는 방광염이죠? 다음 달에 미국에 또 나가야 하는데, 약을 미리 타서 갈 수 있을까요?”
A여사의 문제를 정리해보면, ‘소변을 자주 본다. 소변이 갑자기 급해지면서 참기가 힘들기 때문에 어떤 경우엔 소변을 지리기도 한다. 밤에도 소변을 자주 본다. 폐경하면서 증상이 더 심해진 것 같다.’
그런데 부인의 소변 검사는 아주 정상이었고, 3일 동안 소변을 보는 시간과 양을 적어서 가져오게 했더니 1시간마다 한 번, 소량의 소변만 보는데, 매번 소변이 아주 급하게 마려워서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A여사는 아주 전형적인 ‘과민성방광’이라고 할 수 있다.
과민성방광이란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방광이 너무 예민해져서 방광에서 소변을 저장하는 동안에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방광 근육이 수축하여 급하게 요의를 느끼게 하고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을 말한다. 과민성방광은 소변을 하루 8회 이상 자주 보는 ‘빈뇨’,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2회 이상 일어나는 ‘야간 빈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절박뇨’, 갑자기 참을 수 없는 요의를 느끼면서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흔히 의학적 지식이 없으면 방광염과 과민성방광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데, 제일 큰 차이는 방광염은 소변이 ‘세균에 감염된 것’이고, 항생제로 치료해야 하지만, 과민성방광은 ‘소변은 깨끗하지만 방광의 조절 기능이 문제가 생긴 것’이라 항생제를 쓰지 않는다. 혈당을 조절하는 기능이 고장 나 당뇨가 생기면 당뇨 약을 먹어 조절해야 하는 것처럼, 과민성방광은 스스로 조절되지 않는 방광을 약을 먹어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조절해야 한다.
그런데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상황에 따라 기복이 있는 경우에는 방광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 치료를 하기보다 우선 부담이 덜한 치료를 시작해 볼 수도 있다.
그건 다음과 같다.
우선 생활 습관을 바꾸어 본다.
하루에 2리터, 3리터씩 지나치게 물을 많이 마시는 경우에는 우선 물 섭취량을 줄인다. 들어가는 게 많으면 나오는 것도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너무 물을 적게 마시면 오히려 방광염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적당량을 섭취하는 게 좋다.
변비가 있다면 변비도 치료하여야 한다. 대변이 차 있다가 나오게 되는 통로인 대장과 방광은 서로 같은 신경 줄기에서 가지가 분포되어 조절을 받기 때문에 변으로 대장이 늘어나 있으면 방광에도 자극을 준다. 또한 변이 차 있는 대장의 부피 때문에도 방광이 자꾸 눌리니까 소변이 더 자주 마렵고 시원하지가 않다.
그리고 방광 훈련을 한다. 방광 훈련은 일정한 간격으로 소변을 보도록 스스로 배뇨 패턴을 기록하면서 조금씩 참는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다. 예를 들면 2 시간마다 자꾸 소변을 본다면 소변이 마려울 때 바로 가지 말고 15분을 참아 보고, 그게 성공하면 30분, 1시간 하는 식으로 수일~1주일 정도에 걸쳐 조금씩 조금씩 방광을 훈련시키는 것이다.
보통 병원에 오게 되면 이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 일상생활에 상당히 지장을 받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과민성방광의 가장 흔한 치료는 약을 먹는 것이다. 방광의 수축력을 조절하고 소변을 잘 참을 수 있도록 고안된 다양한 종류의 약이 있고, 약효는 2~4주 이내에 나타나지만 최소 3~6개월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과민성방광은 나이가 들면 더 잘 생기기 때문에 소변을 자주 본다고 그저 나이 들면서 생기는 변화라고 넘겨 버리면 곤란하다. 소변을 정상 범위를 넘어 지나치게 자주 볼수록 방광은 오히려 세균감염이 되기 더 쉬워지고 몸은 더 피곤해지기 때문에 건강 상태에도 영향을 준다. 더욱이, 요즘 연구 결과로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복부비만 등이 복합되어 있는 대사 증후군 환자들은 방광에 문제가 생길 위험도가 더 높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방광 건강을 유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럼 소변은 얼마나 봐야 정상인 걸까?
정상 성인의 경우 일반적으로 소변을 보고자 느끼는 방광의 용적은 300cc 내외이다. 한 번에 이 정도의 양을 하루 4~6번 정도 본다. 즉, 3~4시간마다 한 번 보는 정도가 정상이다. 자기 전에 소변을 보면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안 보는 것이 정상이다. 이 범위를 심하게 벗어나고 있다면 비뇨기과를 찾아가 봐야 한다.
>>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대한성학회 상임이사, 대한여성 성의학 연구회 학술이사,
대한요실금배뇨장애학회 교육이사를 맡고 있으며
저서로는 , 와 공동저서 등이 있다.
어떤 병에 대해서 민간 속설이 많기도 하다. 비뇨기과에서 대표적인 예는 소변발(소변 줄기의 세기)과 정력에 관한 속설인데, ‘뭐, 나는 젊었을 땐 저기 5미터 앞에 있는 자갈돌도 맞혀서 튕겨냈지…. 그러니 밤일은 말할 것도 없지 뭐야. 허허.’ ‘술이 좀 취하면 친구들이랑 전봇대 맞히기 놀이를 했는데, 내가 쏴댔더니 거기 금이 가더라고.’ 등등. 소변 줄기가 센 것이 마치 정력이 좋은 것인 양 은근히 자랑하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렇다면 이런 말들이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일까? 일단, 답부터 말하자면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뭐 그런 답이 있느냐고 물어보신다면…. 남성은 남성으로서 반드시 있어야 할 성호르몬인 남성 호르몬 때문에 일생에 걸쳐 다양한 건강상의 변화를 겪는다. 특히 이 남성 호르몬은 성적인 기능도 조절하고, 전립선이라고 하는 정액의 성분 일부를 만들어 내 정액에 포함된 면역 성분, 항염 성분의 중요한 소스가 될 뿐 아니라, 성적 흥분 상태에서 사정이 되기 전에 나오는 소량의 분비물의 형성에도 관련 있는 중요한 기관이다. 사실 남성호르몬-전립선-고환은 남성으로 살아가는 데 대단히 중요한 요소들이다. 그런데 이중 남성호르몬은 안타깝게도 평생 쭉 적당한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남성들이 온몸으로 경험했듯) 사춘기에 최고조에 달했다가 30대 이후부터는 서서히 감소하게 된다.
신기한 것이 같은 나이의 모든 남성들이 같은 수치의 남성 호르몬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다. 사실 요즘 유행하는 키 크고 야리야리하며 예쁘장하게 생긴 유형의 남성들은 정상치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남성 호르몬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삼국지의 장비 같은 유형의 덩치가 크고, 키는 크지 않지만 우락부락하게 생긴 남성들은 남성호르몬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을 가능성이 높다. 남성호르몬이 높으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지만, 40대 넘어서 생기는 제일 번거로운 문제인 전립선 비대증의 발생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전립선 비대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 전립선 비대에 걸리면 소변 줄기도 약해지고 시원하게 볼 수 없다. 여기에 또 하나 생기는 문제가 성생활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립선의 위치가 소변을 담고 있는 방광과 소변이 나가는 통로인 요도 사이에, 마치 우리 목구멍에서 아래로 식도와 기도로 연결되는 곳에 편도선이 생기는 것처럼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전립선 비대가 생기면 통로가 일부 좁아져 소변을 보거나 참는 데에도 문제가 생기지만, 사정을 할 때 정액이 분출되는 상황도 많은 저항을 받아 전처럼 시원하게 사정이 잘 안 되는 것이다. 그러니 엎친 데 덮친다고 소변도 잘 나오지 않고, 사정할 때도 시원하지 않은 증상에다 아이러니하게도 40대부터는 급격한 남성호르몬의 감소로 성욕도 떨어지고 발기도 잘 안 되는 다양한 성적 문제가 나타나니 여러모로 신경 쓰이는 상황이 돼 버린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의 성생활을 조사해본 연구에서는 소변을 보는 문제도 괴롭지만, 성생활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더불어 파트너 역시 만족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보고됐는데,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보면 ‘소변 줄기 = 정력’ 이라고 직접적으로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소변의 문제가 생김 = 성생활에도 영향을 줌’의 관계는 성립한다고 할 수 있겠다.
잘 알려진 발기부전 치료제인 PDE5 억제제(상품명으로는 비아그라, 시알리스, 88정, 해피그라, 엠빅스 등등 다양한 이름으로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다)가 전립선부 요도의 긴장을 풀어주고, 저용량 매일 요법이 발기부전의 예방, 치료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요즘의 치료 경향은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 저용량의 발기부전 치료제’를 매일 복용하는 식으로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리는 경우가 차츰 많아지고 있다.
남성호르몬 보충 치료는 어떨까? 전립선 비대 치료를 위해서는 남성 호르몬을 억제해야 하고, 발기부전이나 조루 같은 성기능 문제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남성호르몬을 올려줘야 한다. 따라서 전립선비대와 발기부전 예방 혹은 치료를 위해서 남성호르몬을 억제하거나 보충하는 것은 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에 따라 결정된다.
그럼 도대체 ‘나는 전립선 문제로 치료받아야 할 상황인지, 지금 내 남성호르몬은 정상적인 수치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면 아래의 사항이 자신에게 해당되는지 찾아보자. 한 개 이상에 해당되면 비뇨기과 상담을 한번 받아볼 것을 권한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복부비만(허리둘레 90cm 이상), 의학적 비만 (체질량지수 25kg/m2 이상) 중 세 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하는데, 대사중후군이 있을 경우 전립선이나 발기부전과 같은 성기능 문제는 더 잘 생기고 향후 악화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야 하므로 전문의의 상담을 반드시 받아 볼 것을 권하고 싶다.
>>>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대한성학회 상임이사, 대한여성 성의학 연구회 학술이사, 대한요실금배뇨장애학회 교육이사를 맡고 있으며 저서로는 , 와 공동저서 등이 있다.
신중년 세대로 진입하게 되면 당뇨병과 고지혈증, 성기능 장애, 관절염, 심혈관계 질환뿐 아니라 위암과 간암의 발병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세심하게 스스로의 몸을 관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필수적으로 챙기고 적절한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40대 에 접어들면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하지만 사회와 직장에서 한창 바쁘게 일할 때인 만큼 교제활동도 많아지고, 귀가도 늦어진다. 눈, 치아, 성기능 등 신체 노화가 서서히 진행되면서 본격적으로 몸을 생각하며 운동도 시작해야 하는 시기다.
알코올 분해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주량도 줄여야 한다. 40대부터 ‘운동’, ‘절제’와 함께 건강을 위해 따로 챙겨야 하는 것이 폐암과 대장암, 위암 등 각종 암에 대비하는 것이다.
운동부족과 잦은 회식으로 혈관과 내장에도 지방이 쌓이고,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생활습관병과 심장질환의 발병률도 높아진다. 그래서 40대 이상이라면 1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만 40세를 대상으로 하는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은 꼭 챙겨야 한다. 여성은 자궁경부암과 유방암 검사와 함께 폐경기 전후 골다공증의 예방 및 조기치료를 위한 골밀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골다공증은 폐경, 임신, 수유 등으로 칼슘을 대량 소비하거나, 마르거나 운동 부족으로 근육이 발달하지 않으면 잘 발생한다.
60세가 넘어가면 신체적 정신적 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체지방 비율이 높아지고, 치매, 관절염 등 퇴행성 질환에 대한 위험에도 노출된다. 그래서 건강을 위한 운동은 필수다.
운동은 노화가 진행되며 나타나는 갖가지 신체 이상을 예방하고 늦춰주는 가장 좋은 처방이다. 1주일에 3회 이상, 한 번 운동할 때 30분 이상 땀이 맺힐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무리한 근력 운동보다는 빨리 걷기처럼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다.
통계적으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 중 30% 이상이 2가지 이상의 질병을 앓는다. 때문에 1년에 한 번씩의 정기검사는 필수다. 건강검진 결과에서 경계 고혈압 혹은 당뇨 의심, 비만, 고지혈증 등의 뇌졸중 위험인자가 발견되면 바로 추가 검사를 통해 혈관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바깥 출입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것이 좋으며, 사회기관이 운영하는 문화교육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자. 그리고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병, 호흡기 질환 등의 만성질환자나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에는 9~10월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건강검진 전 미리 체크해야 할 사항
- 가족의 암 병력, 유전질환, 과거 병력이 있는지 살펴본다.
- 평소 식생활습관, 최근 느꼈던 증상 등을 고려하여 자신의 건강상태와 관련된 정보들을 꼼꼼히 파악한다.
- 안전한 검진을 위해 약물이나 조영제 등에 의한 부작용이 있었는지 체크한다.
- 이전에 받았던 검진기록을 살펴보고, 더 필요한 검사가 있는지 확인한다.
건강검진 진행과정에서 주의할 점
◇건강검진 전날
금식
- 건강검진 2~3일 전부터는 음주, 기름진 음식은 피한다.
- 최소 8시간 이상 금식한다.
- 금식 기간에는 물, 껌, 사탕, 담배는 절대 금한다.
약물
- 평소 복용하는 약은 가급적 2~3일 전부터 먹지 않는다.
- 내시경 조직검사 또는 용종을 제거할 경우 출혈의 위험이
있으므로 내시경 검사를 한다면 반드시 항혈전제를 일주일 전
부터 복용을 중단한다.
※ 단 뇌졸중, 혈전증, 심장질환, 폐질환을 앓고 있거나, 최근 3개월 이내 수술 및 입원치료를 받았다면 출혈 위험성을 높일 수 있는 약물을 중지해도 무방한지 반드시 주치의에게 확인 후 검사 여부를 결정한다.
대변
- 대변채취는 건강검진 전날 또는 당일 채변용기에 밤알 크기
(용기의 1/3정도)를 넣는다.
- 채취한 대변은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차고 서늘하게
보관한다.
◇검진 당일
약 복용
혈압약은 건강진단 당일 새벽 6시 이전에 최소량의 물과 함께 복용한다. 당뇨약은 건강검진 당일 아침 인슐린이나 당뇨약을 복용하지 않는다.
※ 단, 위장 조영술을 할 경우 약을 먹지 말고 가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