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서늘해지자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건 인지상정인가보다. 지인들과 서울 곰탕 맛집 정보를 공유하다 멀리 나주곰탕 이야기로 흘렀다. 꿀꺽 군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나주곰탕, 돼지국밥처럼 향토색 강한 음식은 타지역에서 먹으면 왠지 그 맛이 안 난다. 곰탕 먹으러 나주에 갈 거라는 내 말에 지인들이 숟가락을 얹었다. “나주곰탕 포장 부탁해.” 말은 이래도 그들도 안다. 나주곰탕은 나주에서 먹어야 제맛인 것을.
3味로는 부족한 맛의 고장
나주가 호남 물류 중심지였던 호시절이 있다. 영산강 유역의 비옥한 나주평야와 뱃길 교통이 편리한 영산강을 품은 지리적 여건 덕이었다. 100여 년 전 영산강 나루터에는 특산물과 산해진미가 넘쳐났다. 사람이 몰려드는 만큼 음식문화가 발달했다. 그 문화가 ‘나주 3味’라 불리는 ‘나주곰탕’, ‘영산포 홍어’, ‘구진포 장어’로 이어졌다.
나주곰탕은 우시장에서 나오는 머리 고기와 뼈, 내장 등을 푹 고아낸 장터국밥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예부터 조선시대 관아인 금성관 앞에 큰 장이 섰다는데,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상인과 구경꾼들이 밥에 고깃국을 말아 후루룩 먹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군납용 소고기 통조림 공장에서 나온 소 부산물로 국을 끓인 것이 나주곰탕의 시초라는 설도 있다. 시초가 무엇이든 맛있는 곰탕을 지금 시대에도 맛볼 수 있으니, 식탐 많은 나 같은 여행자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나주 사는 지인이 “나주에 오면 곰탕보다 홍어를 먹어야죠” 하며 홍어 자부심을 드러냈다. 물론이다. 나주 3味에 연탄돼지불고기까지 야무지게 맛볼 생각이었다.
나주 여행의 시작은 곰탕으로
서울에서 아침 일찍 나주행 KTX를 타면 아침 식사로 곰탕을 먹을 수 있다. 나주역에서 구도심의 나주곰탕거리까지는 차로 약 5분 거리다. 많은 곰탕집 중에서 주로 가는 곳이 하얀집, 노안집, 남평할매집이다. 하얀집은 개업한 지 110년이나 되었고, 노안집과 남평할매집은 60년 정도 되었다. 동네 주민에게 최고 맛집을 물어도 똑 부러진 대답을 듣기 어렵다. “어느 집에서 먹어도 맛있어요. 다만, 식당마다 맛이 조금씩 달라요. 서울 사람이 좋아하는 식당이 있고, 나주 사람이 좋아하는 식당이 있어요” 한다. 결국 직접 맛을 보고 비교할 수밖에 없다.
나주곰탕은 설렁탕과 달리 국물 색이 맑다. 나주곰탕과 설렁탕 모두 소뼈와 고기를 푹 고아내는 방식은 같지만, 나주곰탕은 소뼈를 적게 넣고 양지나 사태로 육수를 내기 때문이다. 밥은 말아져 나온다. 밥이 담긴 뚝배기에 가마솥에서 펄펄 끓은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몇 차례 토렴한다. 밥알에 짭조름한 간이 배고, 뚝배기가 뜨끈해지면 살코기, 달걀지단, 대파를 올려 손님상에 낸다.
곰탕 맛은 국물 빛깔처럼 맑고 개운하다. 다진 양념을 풀면 칼칼해진다. 숭덩숭덩 썰어 넣은 고기는 새콤달콤한 초고추장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곰탕 맛을 북돋는 김치도 중요하다. 숟가락 위에 밥, 고기, 잘 익은 배추김치 또는 깍두기를 올려 먹어야 제대로 먹은 것 같다. 노안집의 배추김치는 감칠맛과 시원한 뒷맛이 일품이다. 사장에게 비결을 물었다. “김치 담글 때 여러 가지를 섞은 잡젓을 넣어요. 봄배추를 싹둑싹둑 썰어서 잘 익힌 김치가 최고 맛있지요. 봄에 또 오세요.”
곰탕 먹고 나주읍성 산책
곰탕거리 일대에는 고려시대 초부터 조선시대 후기까지 호남의 중심지였던 ‘나주목’의 사적지들이 모여 있다. 조선시대 객사이자 나주목의 중심 관청이었던 금성관, 나주 관아의 정문 정수루, 나주목을 다스렸던 목사들의 살림집 목사내아, 고려시대 때 세운 나주향교 등을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왜구 방어를 위해 축조한 고려시대 읍성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성문과 성곽이 대부분 소실되고 말았다. 1993년부터 나주읍성 사대문 복원 사업을 추진, 2018년 완공해 나주읍성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최근 나주향교 옆에 ‘39-17마중’이 들어서 구도심에 활기를 더한다. 39-17마중은 카페&와인바, 게스트하우스, 공연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은 원래 나주 의병장 난파 정석진의 손자 정덕중이 1939년에 어머니를 위해 지은 난파 고택이었다.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이 집을 한 젊은 부부가 매입해 ‘1939년의 근대문화를 2017년에 마중하다’라는 뜻을 지닌 39-17마중을 조성한 것이다. 부부의 눈에는 한·일·양의 건축 양식이 결합한 근대 건축물과 마당의 아름드리 금목서가 너무나 아름답게 보였다고 한다. 영화 세트장 같은 난파 고택은 게스트하우스로, 마당의 큰 창고는 벽면을 통유리로 마감한 카페로 탈바꿈해 손님을 맞는다. 향교 담장이 카페 창가에 앉아 나주산 농산물로 만든 음료를 마시노라면 진짜 나주 여행하는 것 같다.
홍어 튀김 먹을 줄 알아야 홍어 고수
“홍어앳국 드셨나봐요.” 택시기사가 딱 알아본다. 홍어앳국 첫 경험을 이야기하자 “제대로 만든 홍어앳국을 드셨네요. 홍어 숙성도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데 손님이 드신 앳국이 가장 많이 삭힌 등급 같아요. 나주 사람들은 그 정도 삭힌 걸 좋아해요. 앳국에는 4~5월에 나는 여린 보리 순을 넣어야 제맛이 나죠”라며 거든다.
홍어앳국은 홍어 뼈 육수에 된장을 풀고, 삭힌 홍어 내장과 보리 순을 넣어 얼큰하게 끓인다. 홍어 애는 홍어 간이다. 생 홍어 애는 연두부처럼 부드럽고 고소해 기름장에 찍어 먹는다. 삭힌 홍어 애를 넣은 홍어앳국은 암모니아 향이 매우 강하다. 알싸한 냄새에 막혔던 코가 뻥 뚫린다. 처음에는 냄새 때문에 먹기 힘들지만 후각이 조금 마비되면 얼큰하고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
삭힌 홍어가 나주의 별미가 된 사연은 이러하다. 고려시대 말 공민왕 때 왜구 침략을 피하고자 흑산도 사람들을 나주 영산포로 이주시킨 적이 있다. 흑산도 사람들이 생선을 잡아 배에 싣고 며칠 동안 나주로 건너오는 사이 생선들이 상하고 말았다. 그런데 상한 생선을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고 맛있는 생선은 홍어뿐이었다고 한다. 그 뒤로 영산포에 정착한 사람들이 홍어를 삭혀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영산포는 곰탕거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영산포 선창가에 40여 개의 홍어 식당과 홍어 판매장이 자리해 있다. 거리에서부터 홍어 삭히는 냄새가 풍긴다. 홍어요리 전문점에서 홍어정식을 주문하면 홍어삼합, 홍어튀김, 홍어무침, 홍어찜, 홍어전 등이 한 상 차려진다. 삭힌 홍어는 열을 가할수록 향이 강해지므로 차가운 음식부터 나온다. 홍어무침, 홍어삼합, 홍어전, 홍어찜, 홍어앳국, 홍어튀김 순으로 먹어야 삭힌 홍어 맛에 차차 적응할 수 있다. 마지막에 등장한 홍어튀김은 홍어 고수라고 자부했던 내게 굴욕감을 안겼다. 한입 먹었을 뿐인데 입천장이 까져 젓가락을 내려놓아야 했다.
사심 가득한 나주 4味 연탄돼지불고기
영산포 선창가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에 구진포 장어거리가 있다. 1981년 영산강 하굿둑이 생기기 전에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던 곳이라 민물장어가 흔했다. 당시에는 장어 식당 열댓 채가 성업했다. 지금은 다섯 채 정도만 남아 장어거리의 명맥을 유지한다. 구진포 장어 원조집으로 알려진 신흥장어도 이제는 타지역 장어를 사용하지만, 오랜 내력의 깊은 손맛은 여전해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나주 3味에 별미 하나를 추가한다면 송현불고기집의 연탄돼지불고기를 손꼽는다. 외지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오래된 맛집이다. 8년 전 송현불고기집에 처음 갔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길가 허름한 식당 안에 손님이 많아 놀랐고, 주인이 연탄불 앞에 앉아 석쇠 위 삼겹살을 쉴 새 없이 굽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번듯한 건물을 지어 이전했다. 고기 맛이 바뀌었을까봐 걱정했는데, 고기 표면에 기름이 번드르르하고, 달고 짭조름한 맛은 그대로다. 가위로 고기를 직접 잘라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은 맛으로 상쇄하고도 남는다. 싼값에 배불리 한 끼 먹었으니 가성비와 가심비를 다 잡았다.
◇ 이색 명소 & 맛집 ◇
나주목사내아(금학헌) 목사내아는 조선시대 나주목 최고 수장인 목사의 살림집이다. 건물 이름이 금학헌이다. 1825년에 건립된 ‘ㄷ’자형 전통한옥으로서 내아 1동과 행랑채 1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목사 의복 무료체험과 한옥 숙박체험을 할 수 있다. 성정을 베푼 목사들의 이름을 딴 온돌방에는 옛집에 걸맞은 전통가구와 침구가 갖춰져 있다. 나주시에서 운영해 숙박료가 저렴한 편이다. 나주시 금성관길 13-8, 09:00~18:00 관람료 무료, 061-332-6565
영산강 황포돛배와 영산포등대 영산강 하굿둑이 생기면서 농수산물을 실어 나르던 황포돛배가 사라졌다가 30여 년 만에 관광용으로 부활했다. 영산포 선착장을 출발해 다시면 회진리 천연염색문화관 앞 풍호나루터까지 약 5km 구간을 왕복 운항한다. 영산포등대는 내륙 하천에 남아 있는 유일한 등대다. 지금은 등대 기능을 상실했지만, 밤마다 불을 밝혀 옛 추억을 되살려준다. 나주시 등대길 80, 10:00~17:00 월요일 휴무, 영산포 선착장 매표소 061-332-1755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와 도래한옥마을 산포수목원으로 더 잘 알려진 이곳에는 명품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 있다. 수목원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풍산 홍 씨 집성촌인 도래한옥마을도 둘러볼 만하다.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홍기응 가옥과 홍기헌 가옥, 한국 내셔널트러스트의 시민유산 제4호로 선정된 도래마을옛집 등 조선시대 양반집이 많다. 나주시 산포면 산제리 산23-7, 09:00~17:00 입장료 무료, 061-336-6300
누구에게나 운전습관이 있다. 그 습관은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차에 기름을 넣을 때, 거의 가득 넣는 습관이 있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마치 창고에 식량을 쌓아둔 것처럼 든든하다. 계기판 바늘이 반 이하로 떨어진 듯하면 주유소에 들러 채우곤 한다. 이런 습관이 든 이유는 초보운전할 때의 사건 때문이었다. 운전면허를 따고 중고차 한 대를 샀다. 운전이 숙달되면 새 차를 살 계획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한적한 집 주변을 돌며 조금씩 범위를 넓혀갔다.
운전대를 잡으니 평소 친절한 경찰 아저씨들이 저승사자처럼 보였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호루라기를 ‘삐~익’ 불며 쫓아올 것만 같았다. 그렇게 조심조심 운전하던 어느 날, 갑자기 길을 잘못 들었다. 하필 차량이 쏟아져 나오는 대로 한복판으로 나와버린 것이다. 좌우 앞뒤에서 차량이 달려드는 것 같았다. 정신이 아찔했다. 그러나 어쩌랴! 어차피 내가 해결해야 할 일이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진땀이 흘렀다. 순간 정신을 가다듬고 운전대를 꽉 잡았다. 결국 혼잡한 대로를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야호!’ 해냈다는 자신감으로 뿌듯해졌다. 며칠 뒤, 출근길을 정복하기 위해 비장한 각오를 했다.
차량이 적은 새벽, 회사까지 갔다 오는 연습이었다. 신루트를 개척하는 기분으로 출발했다. 가락동 집에서 서초동 회사까지는 약 40분 거리였다. 왕복 한 시간 반이면 충분히 연습을 마칠 수 있었다. ‘루비콘강’을 건너는 심정으로 주사위를 던졌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길 한가운데서 갑자기 차가 멈춰버린 것이다. 액셀을 밟아도 차는 꼼짝하지 않았다. 비상등을 켜고 내려 차 주위를 이리저리 살펴봐도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시동이 걸리지도 않았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난감했다. 차 안팎을 살펴보니 그제야 보이는 게 있었다. 계기판 경고등이 빨갛게 켜져 있었다. 연습하는 재미에 기름이 바닥난 줄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겨우 주위의 도움을 받아 차를 우선 갓길로 밀어 세웠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근처 주유소에 들러 잠자는 종업원을 깨웠다. 큰 페트병에 기름을 받아와 유류통에 붓고 시동을 거니 그제야 ‘부릉!’ 하며 시동이 걸렸다. 식은땀이 흘렀다. 겨우 차를 몰아 집에 세워놓고 바삐 출근을 했다. 그때의 일이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지금도 계기판이 반 이하로 내려오기 무섭게 기름을 넣는다.
반면 아내는 다르다. 기름을 항상 50%만 넣는다. TV 알뜰 정보를 보니 “차에 기름을 많이 넣고 다니면 기름을 많이 먹는다”고 했단다. 그래서 거의 눈금 하나 남을 때 반만 채운다. 그러다 두 번째 사건이 발생했다. 평소에 나는 전철을 타고 다니는데 어느 날 경기도 동탄에서 강의할 일이 있어 불편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느니 차를 가지고 나갔다. 기름 표시등을 보니 거의 한 눈금 정도 남아 있었다. 시간이 급해서 타고 가는 중에 넣자 하곤 출발을 했다. 그런데 동탄에 거의 다 갔을 때 빨간불이 들어왔다. 강의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주유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아파트 공사로 그 넓은 곳을 파헤쳐놓아 내비게이션도 길을 못 찾고 뺑뺑 돌기를 반복했다. 멀리 있는 주유소에 갔다 오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대로 차를 버리고 싶었다. 수십 명의 교육생이 기다리고 있는 강의시간에 늦을 게 뻔했다. 할 수 없이 근처 공공시설에 차를 세워두고 택시를 탔지만 기사가 아파트 공사로 길을 하도 많이 바꿔놓아 헛갈린다면서 회사에 수소문해 다른 기사를 소개해 겨우 강의 시작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두 사건으로 나는 기름이 부족하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래서 계기판 바늘이 반 이하로 내려오면 항상 기름을 넣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운전습관은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기름을 반만 넣는 사람 가득 채우는 사람, 진로 변경 시 방향지시등도 안 켜고 끼어들기 하는 사람. 빈틈만 있으면 차선을 변경해 끼어드는 사람. 습관적으로 정지선을 넘어 보행자 통행권을 침해하는 사람. 운전 중 음악을 음악다방처럼 크게 트는 사람, 피우던 담배꽁초를 창밖으로 던지는 사람. 운전 중 휴대전화를 습관처럼 하는 사람. 순서도 안 지키고 끼어드는 얌체 운전자. 차량이 밀리든 말든 1차선만 고집하는 사람, 초보운전자 뒤에 바짝 붙어 겁주는 사람 등 다양하다. 이 중 당신의 운전습관은 어느 쪽인가요?
대한민국을 재발견하는 재미와 별개로 간절한 것이 바로 ‘먼 이국’으로의 여행이지만 지금은 해외로 나가는 발길이 묶여버린 상황. 언제까지 코로나19가 잦아들기만을 넋 놓고 기다릴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홀로,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저비용 고효율로 즐길 수 있는, 이름하여 ‘한국에서 즐기는 외국 여행’ 가이드. 인생은 짧고 갈 곳은 많다. 한국에서 만나는 독일, 스위스, 사막, 지중해, 중국, 스페인 산티아고, 아프리카 등 지금 당장 가슴이 끌리는 그곳으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해외여행)을 떠나보자!
한국에도 사막이 있다?
신두리 해안 사구
우리나라 최대의 해안 사구 지대로서 해안 사구가 지닌 환경적, 생태적 가치가 인정되어 2002년 11월 해양수산부에 의해 생태계 보존 지역으로 지정됐다. 오랜 세월 바람에 의해 날려온 해안의 모래가 쌓여 만들어졌으며 길이 약 3.4㎞, 폭 약 200m에서 최대 1.3㎞ 규모로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사구 표면은 대부분 사초로 덮여 있으나 육지 쪽에는 방풍림이 조성되어 있고 해안 가까이 해당화도 자라 사구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신두리 해안 사구는 현재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으로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생태계 보존 지역이니 자연을 아끼는 각별한 마음도 가져가야 한다.
위치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유럽풍 숲속 정원을 거닐다
제이드 가든
숲속 정원 ‘제이드 가든’(Jade Garden). 새소리와 물소리가 어우러진 자연의 공간 만병초원을 비롯해 어릴 적 즐겨 읽고 보던 동화 ‘백설공주’와 ‘신데렐라’를 모티브로 지은 유럽풍 마을, 젊은이들의 프러포즈 장소로 인기가 좋은 이탈리아 웨딩가든, 그리고 수생식물원, 고산식물원, 꽃물결원, 피크닉가든, 은행나무미로원, 키친가든, 재배온실 등을 천천히 거닐며 몸과 마음을 치유해보자. 레스토랑, 카페, 기념품점 등의 휴게 공간도 마련돼 있고 가든 가꾸기 프로그램도 상시 진행한다. 하절기 기준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입장료는 성인 9500원, 경로우대 7000원. 굴봉산역-제이드 가든 왕복 셔틀은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위치 강원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햇골길 80
독일 교포들의 생활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
독일마을
1960년대 독일의 광산과 병원에서 일해온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은퇴 후 한국에 돌아와 살 수 있도록 마련한 생활 터전이다. 독일에서 반백 년 가까이 살았던 교포들이 실제로 살고 있어 독일 정취와 문화를 느끼고 경험하기에 좋은 곳이다. 2001년, 남해군이 사업비 30여 억 원을 들여 40여 동의 건축물 택지를 교포들에게 분양했다. 그 후 이 주택들은 교포들의 주거지 또는 휴양지로 쓰이는 동시에 일반 관광객들을 위한 민박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독일 전통 소시지와 맥주 맛보기, 독일마을 추억 만들기, 전통의상 입어보기, 파독 전시관 관람하기 등이 대표 체험 프로그램이다. 상주하는 독일 교포들이 해설사 역할도 한다.
위치 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1074-2
오감 만족 스위스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
아름다운 숲과 마을, 스위스풍 건축물과 공원을 통해 스위스의 자연과 문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커피, 치즈, 초콜릿, 와인 등 스위스를 대표하는 다양한 주제별 박물관을 포함해 스위스 테마관, 동물농장, 양떼목장, 사랑의 연못, 에델바이스 광장, 갤러리, 포토존 등 전시 시설과 전원 시설을 다채롭게 누릴 수 있다. 어둑해지면 인터라켄 마을의 아름다운 야경을 만날 수 있다. 주말 기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되며 입장료는 성인 9000원, 경로우대 7000원.
위치 경기 가평군 설악면 다락재로 226-57
포천 숲속에서 느끼는 아프리카의 숨결
아프리카예술박물관 카라반펜션캠핑장
태천만 관장이 수년 동안 아프리카 대륙 30여 개국을 다니며 150여 부족에게 수집한 유물과 민예품 560여 점, 석목 조각 330점, 미술품 30점 등을 통해 아프리카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성인식, 토속 춤, 혼례 및 장례 등 제례의식과 왕족, 족장, 전쟁과 사냥 등과 관련한 유물 및 악기, 각종 생활용품도 감상할 수 있다. 최근에는 카라반펜션캠핑장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도심을 벗어난 자연에서의 낭만적인 하룻밤까지 즐길 수 있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에서 저녁 6시까지 운영하며 요금은 성인 1만2000원, 경로우대 1만 원.
위치 경기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967
산토리니의 호젓한 골목을 걷고 싶다면
지중해마을
푸른 지붕에 파스텔 톤 골목들이 알록달록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지중해에 접한 그리스의 섬과 프랑스 남부의 건축 양식을 빌렸다. 지중해마을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7년. 원래는 너른 포도밭이었는데 주변 땅이 개발하면서 탈바꿈의 시기를 거쳤다. 3층짜리 60여 동 건물에는 레스토랑, 와인바, 베이커리, 카페, 기념품 숍, 식당,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 주민들의 거주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야간에는 골목 위로 은하수 조명이 매달려 마을 분위기를 한층 돋운다. 또 마을 공원 곳곳에는 벤치가 있어 이국적인 건물을 바라보며 호젓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
위치 충남 아산시 탕정면 탕정면로8번길 55-7
사진 출처 충남 홈페이지
한국적 정취와 어우러진 작은 산티아고
기점·소악도 순례자의 길
신안군 다도해에 자리 잡은 작은 섬이다. 목포나 무안에서 배를 타고 30분에서 1시간이면 갈 수 있다. 썰물 때면 드러나는 노둣길이 대기점도, 기점도, 소악도, 진섬을 마치 하나의 섬처럼 이어준다. ‘기점·소악도 순례자의 길’은 하나로 이어진 이 섬들을 걷는 12㎞ 트레일이다. 길을 이어 걷는 중간에 예수의 제자 12사도의 이름을 딴 열두 개의 예배당을 쉼터처럼 만날 수 있다. 참고로 섬에는 마을 사무국에서 운영하는 식당과 게스트하우스가 한 곳 있으며 섬 누리집에는 교통편과 노둣길 물때 등 여행에 필요한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어 처음 가는 사람도 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위치 전남 신안군 증도면 병풍리
‘서울 둘레길’은 서울시 동서남북을 둘러싼 산과 산을 잇는 총연장 157㎞, 8개 코스로 나뉜 원형 둘레길이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서울을 대표하는 크고 작은 산들의 속살을 느낄 수 있음은 물론, 서울 시내의 면면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이 중 서울 둘레길 5코스 관악산 구간은 해발 629m의 관악산 둘레를 도는 산길이다. 바위가 많고 산세가 깊고 웅장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평일과 주말 가리지 않고 즐겨 찾는다.
관악구와 금천구를 가로지르며 이어지는 이 길의 거리는
12.7㎞. 지하철 2·4호선 사당역에서 1호선 석수역까지 이어진다. 넉넉히 반나절 호젓하게 걸으면서 삼림욕을 즐기기에 최적이다. 낙성대공원, 서울대 정문, 천주교 삼성산 성지, 관음사와 호압사 등 풍부한 역사문화 현장도 두루 만날 수 있다.
관악산 구간은 ①사당역~서울대, ②서울대~호압사, ③호압사~석수역 3개 코스로 나뉜다. 사당역~서울대 코스는 민속신앙과 불교신앙을 엿볼 수 있고, 서울대~호압사 코스는 흥미로운 설화와 풍수와 역사를 만날 수 있고, 호압사~석수역 코스는 풍부한 삼림욕을 통해 심신을 치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각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민속신앙과 불교신앙의 조화
사당역~서울대
지하철 2호선과 4호선이 교차하는 사당역. 경기권으로 이어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한 사람들로 언제나 인산인해다. 밀집한 상가들을 뒤로하고 관음사 방향으로 걷는다. 번잡한 역을 벗어난 지 5분쯤 지나자 길은 주택가의 한적한 골목으로 이어지고 금세 조붓한 산길과 닿는다. 조금 전의 소음은 온데간데없다. 도심의 회색빛 대신 온통 초록빛이다.
첫 번째 경유지인 관음사에 도착한다. 관악산 북동 기슭에 자리한 이 절은 예로부터 서울 근교 사찰 가운데 영험 있는 관음 기도도량 중 한 곳으로 알려져 왔다. 신라시대의 도선국사가 정한 비보사찰(裨補寺刹, 이름난 곳이나 명산에 절을 세우면 국운을 돕는다는 도참설과 불교 신앙에 따라 세운 절) 중 하나인 관음사 입구에는 수령이 300년이 넘는 느티나무가 지정 보호수로 관리되고 있다.
본당 주변을 한 바퀴 돈 뒤 낙성대공원으로 이어지는 산길로 오른다. 관음사를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무당골이라는 이름의 커다란 바위와 만난다. 과거 무당들이 기도하던 곳이라고 한다. 제사를 지내며 촛불을 켰는지 바위 입구가 까맣게 그을려 있다.
곳곳에 나지막한 조망터가 있어 서울 시내를 바라보는 여유도 잊지 않는다. 공원 내의 작은 매점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고 간단히 요기도 할 수 있다. 흔히 대학 이름이나 바위 이름으로 오해받곤 하는 낙성대는 고려시대의 영웅 강감찬이 태어난 생가 터다. 강감찬이 태어날 때 하늘에서 별이 떨어진 자리라 해서 낙성대(落星垈)로 부르게 됐다는 사실도 알고 있으면 재밌다. 1973년 공원으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천주교 분위기 물씬 풍기는 삼성산 자락
서울대~호압사
이제 서울대 방면으로 이동해 관악산 구간의 랜드마크이기도 한 서울대 정문을 지난다. 정문 근처에는 관악산 관리사무소가 있어 서울 둘레길을 비롯한 관악산 등산 관련 안내 자료를 구할 수 있다.
둘레길 이정표를 따라 다음 목적지인 천주교 삼성산 성지를 향해 걷는다. 1839년 기해박해 때 새남터에서 순교한 앵베르 주교와 모방 신부, 샤스탕 신부의 유해 일부가 안장돼 있다. ‘삼성산’이라는 명칭은 고려시대 말 명승 나옹, 무악, 지공 등이 수도한 곳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하지만 묘하게도 이곳에 천주교 성직자였던 3명의 성인 선교사 유해가 안장됐고, 1970년 이후 천주교는 삼성산을 ‘세 명의 성인 유해가 안장된 성지’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관악산 구간의 마지막 포인트인 호압사에 이른다. ‘호랑이의 기운을 누른다’는 의미를 지닌 절 이름이다. 풍수적으로 볼 때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하는 위치인데, 호환이 많았던 산세를 누르기 위해 호랑이 꼬리를 누를 수 있는 자리에 절을 창건했다고 한다. 호압사에서 석수역에 이르는 구간은 곳곳에 삼림욕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끝나가는 길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다가오는 주말, 반나절이면 다녀올 수 있는 서울 둘레길 관악산 구간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지친 몸과 마음을 가볍게 달랠 수 있다.
당일치기 둘레길 트레킹을 위한 정보
코스 정하기 먼저 동행할 사람의 성별, 연령, 체력, 산행 경력 등을 고려해 코스를 정한다. 당일 트레킹일 경우 소요시간은 하루 4~5시간 정도, 거리는 10㎞ 내외, 누적 고도차는 1000m를 넘지 않는 게 좋다. 일행 중 노약자가 있다면 좀 더 쉬운 코스를 선택한다. 날씨, 교통, 편의시설, 지형, 중간탈출로 등 여러 가지 조건도 함께 체크한다.
잘 걷기 최대한 효율적으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불필요한 짐을 줄여 배낭을 가볍게 해야 한다. 걸을 때는 발바닥 전체로 노면을 내딛는다. 경사도에 따라 상체를 앞으로 굽히고 내딛는 발바닥에 몸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피로를 줄일 수 있다.
잘 쉬기 적당히 쉬면서 걸어야 큰 피로감 없이 트레킹을 지속할 수 있다. 처음 20~30분은 가급적 쉬지 말고 체온을 올리고 근육을 깨우며 천천히 걷는다. 휴식을 취할 때는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겉옷을 입어 보온한 뒤 약간의 물과 간식을 섭취한다. 너무 오래 쉬면 활성화된 신체가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 근육이 굳어지므로 적당히 쉬는 게 좋다.
잘 먹고 마시기 열량이 있으면서 소화가 잘되는 행동식을 준비해 소모된 에너지를 보충한다. 행동식은 조리하지 않고 즉시 먹을 수 있는 음식이어야 한다. 건빵, 비스킷, 치즈, 초콜릿, 사탕, 육포 등을 기호에 따라 챙긴다. 물은 벌컥벌컥 마시는 것보다 3분의 1모금 정도 입에 머금고 입술과 입안을 적신 뒤 조금씩 목구멍으로 넘긴다.
예년과 다르게 코로나19로 움츠러든 여름 분위기. 그렇다고 멍하니 집에만 있을 순 없다. 답답하고 북적이는 도심을 벗어나 탁 트인 자연으로 트레킹을 떠나보자. 때가 때인 만큼 몇 가지 주의 사항만 지킨다면 더욱 즐겁고 건강한 여행이 될 것이다.
도움말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 참고 한국관광공사 여행 경로별 안전 여행 가이드
[STEP1] 트레킹 여행 前
산책이나 등산하는 이들을 보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밀폐된 공간이 아니기에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트레킹을 할 때도 마스크를 안 써도 될까?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는 “충분한 거리 두기가 가능한 곳이라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괜찮다”며 “그러나 탐방객이 많거나 교행하는 등 밀접 접촉의 위험이 있을 때는 비말 전파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급적 마스크를 착용하시길 권한다”고 말했다.
ㆍ개인 준비물 일정에 맞춰 트레킹 장비나 개인 물품을 챙기되 ‘마스크’(여분 포함), ‘손 소독제’, ‘개인 물통 및 식기’(숙박 시 수건)도 꼭 포함한다. 가족끼리 트레킹을 가도 물통이나 식기는 따로 준비하는 게 좋다.
ㆍ교통수단 이용 개인 차량 이용을 권한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경우, 당일 대면으로 매표를 하는 것보다는 온라인 예매 또는 현장 자동발매기를 이용한다. 좌석 여유가 있다면 적당한 거리를 둔 자리를 예약한다.
ㆍ여행 동선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등에서 여행지의 폐쇄 여부를 확인해 동선을 짠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확진 환자 이동 경로도 참고한다.
※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 [오늘의 여행 Issue]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여행정보 변동사항]에 관광지 및 축제, 행사 등의 정보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됨
[STEP2] 트레킹 여행 中
트레킹 중에도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타인과 마주칠 때는 두 팔 간격 정도 거리를 유지한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에티켓을 잘 지켜도 트레킹을 할 때는 통증이나 부상 등의 다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임 교수는 “관절염 등 무릎 통증이 있는 시니어는 경사가 높은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 트레킹은 삼가야 한다”며 “걷기 전 스트레칭과 워밍업 등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야 골절 방지, 쥐가 나는 등의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ㆍ음식점 점심, 저녁 혼잡 시간대는 피하고 소독, 환기 등 위생 수칙을 잘 지키는 식당을 찾는다. 가능하다면 야외테이블을 이용하고 다른 테이블과 인접한 자리는 피한다. 집게, 가위, 수저통을 만진 뒤에는 손 소독을 하고, 가급적 준비해간 개인 식기를 쓴다. 모바일 페이 등 비대면 전자결제 방식을 택하고, 계산 시 영수증은 폐기 요청한다.
ㆍ숙박시설 위생 상태와 안전 상황 등을 점검하고 온라인 등 비대면 방식으로 예약한다. 엘리베이터, 손잡이, 리모컨 등을 만진 후에는 손 소독을 하고 객실 내 수건, 가운 등 여러 사람이 썼던 용품은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음식은 호텔, 리조트 등 시설 내 식당보다는 룸서비스를 이용한다. 객실은 수시로 환기하고 사우나, 수영장 등 공용시설 출입을 삼간다.
ㆍ공용시설 공용화장실 등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공간에는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사용 전후에는 반드시 손 소독을 하고, 사용하는 시설의 층이 높지 않다면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하는 게 좋다. 전통시장이나 상점을 방문할 경우 물건을 만지는 행위는 자제하고 눈으로만 살펴본 뒤 구입한다. 액티비티 체험 시 헬멧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해도 마스크는 필수다.
[STEP3] 트레킹 여행 後
발열 및 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나면 트레킹을 중단하고 즉시 귀가한다. 여행 후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살펴보고 혹여 우려스럽다면 자가격리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여행 중 입었던 옷과 물품 등도 곧바로 세척, 소독한다. 당분간 약속을 자제하고, 집 안에서 가족과의 접촉도 최소화한다. 3~4일 정도 지나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일상으로 복귀하고, 의심 증상이 심해지면 관할 보건소를 찾는다.
전남은 섬 부자다. 우리나라 3300여 개 섬 중 2165개가 전남에 있다. 그중에서도 신안군에 1004개가 모여 있다. 신안군을 천사 섬이라 부르는 이유다. 2019년 10월 신안군 기점·소악도에 예수의 12사도 이름을 딴 작은 예배당 열두 개가 지어졌다. 아무 볼 것 없던 섬에 천사의 은총이 내린 듯했다.
갯벌을 건너는 섬티아고
신안군 증도면 병풍리는 병풍도,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 등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병풍도를 뺀 나머지 다섯 섬을 한데 묶어 기점·소악도라 부른다.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은 노두길로 이어져 있다. 노두길은 섬과 섬 사이를 잇는 길을 말한다. 밀물 때는 바닷물에 잠기고 썰물 때는 드러난다. 오래전 섬 주민이 갯벌에 돌을 던져넣어 만든 것이다. 지금은 차가 다닐 수 있도록 시멘트를 덮어 포장했다.
썰물이 되면 노두길이 드러나 기점·소악도가 하나로 이어진다. 서너 시간 뒤 밀물이 찾아오면 노두길이 사라져 다시 다섯 섬이 된다. 자연이 매일 하루에 두 번 이 신비한 마술을 부린다.
바닷물이 빠지기 시작하면 바다만큼 넓은 갯벌이 나타난다. 바닷물에 말갛게 씻긴 갯벌은 곱디곱다. 짱뚱어, 칠게, 달랑게, 다슬기가 바빠지기 시작한다. 귀여운 갯벌 생물들을 구경하고 있자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드넓은 갯벌과 섬 문화인 노두길을 품은 기점·소악도는 2018년 전라남도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되었다. 섬마을 가꾸기 사업의 목적으로 한국, 프랑스, 스페인 건축미술가 열한 명이 예수의 12사도 이름을 딴 작은 예배당 열두 개를 지었다. 기점·소악도 주민 80% 이상이 기독교인이고, 증도면이 한국 기독교 최초의 여성 순교자인 문준경 전도사와 관련된 것에 착안했다. 열두 개의 아름다운 건축미술 작품을 찾아 걷는 길을 ‘순례자의 길’이라 이름 붙였다. 스페인 산티아고를 본떠 ‘섬티아고’라 부르기도 한다.
한 사람을 위한 작은 예배당
열두 개 예배당은 예배당이라 불리지만 특정 종교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누구라도 종교와 상관없이 묵상, 기도, 명상, 쉼을 할 수 있는 휴식처다. 예배당마다 고유번호가 있고, 모양이 모두 다르다. 공통점은 예배당 안에 두 명만 들어가도 꽉 찬다는 것. 1인용 예배당인 듯 작다. 예배당을 지은 작가들은 이곳을 찾은 이들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갖길 바랐던 것일까.
순례길을 걸을 때는 보통 번호 순서대로 걷는다. 기점·소악도 중 면적이 가장 넓은 대기점도에 1번부터 5번까지의 예배당이 있다. 순례길은 약 12km다. 부지런히 걸으면 4시간 남짓 걸린다.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거리이지만, 걷는 중에 밀물이 되어 노두길이 사라진다면 서너 시간 동안 썰물이 되길 기다리거나 섬에서 하루 묵어야 한다. 순례길을 걷기 전에 배 시간과 물때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섬 여행을 할 때는 이런 불편함을 오히려 즐긴다. 당일치기가 가능해도 섬에서 하룻밤 묵었을 것이다. 마지막 배가 관광객들을 태우고 떠나면 섬은 고요해진다. 호젓한 이 시간이야말로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때다. 갯벌 위로 떨어지는 붉은 해, 밤새 섬을 휘감은 회색빛 해무, 푸른 밤 노두길을 비추던 하얀 보름달, 산책길에 동행해주었던 민박집 강아지 복실이가 삼삼하다. 어쩌면 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다울지도.
걸어도 자전거를 타도 좋을 순례길
원래 계획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자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문을 열지 않았다. 차선책으로 대기점도 민박집에서 묵었다. 지나고 보니 더 잘된 일이다. 민박집 음식이 아주 맛있었다. 이번 여행에선 여행 당일 물때와 민박집 위치 등을 고려할 때 순례길을 거꾸로 걷는 게 나았다. 송공항에서 배를 타고 12번 예배당이 있는 소악도에 도착해 순례길을 걸었다. 첫날 여덟 개 예배당을 둘러보고, 이튿날 민박집 근처에 있는 나머지 예배당을 찾아다녔다.
소악도와 모래 해변으로 연결된 딴섬에 12번 ‘가롯 유다의 집’이 있다. 몽쉘미셀의 성당이 연상되는 예쁜 예배당이다. 처마에 순례길 완주를 알리는 종이 달려 있다. 소악도 진섬 솔숲 해변에서 만난 11번 ‘시몬의 집’은 가운데에 통로를 내어 솔숲과 바다를 예배당 안으로 불러왔다. 9번 ‘작은 야고보의 집’은 소악도 둑길 끝에서 찾았다. 프로방스풍의 오두막이 생각나는 예배당이다. 나무문과 스탠드글라스 지붕의 조화가 아름답다.
소악도와 소기점도를 잇는 노두길에서 만난 8번 ‘마태오의 집’은 멀리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갯벌 위에 세운 이 예배당은 러시아 정교회를 닮았다. 양파 모양 지붕이 오후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났다. 소기점도 게스트하우스 뒤편 언덕에 있는 7번 ‘토마스의 집’은 흰색 외벽과 파란 나무문이 돋보인다. 바닥에 별과 달 모양의 색유리를 박고, 내부에 손바닥 크기의 성경책을 두어 동화 속 집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소기점도 저수지에서 만난 6번 ‘바르톨로메오의 집’은 호루라기 모양이다. 저수지 위에 지어 출입할 수 없었지만, 저수지에 비친 고운 반영을 감상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섬마을 이야기를 담은 예배당
소기점도에서 대기점도로 넘어가는 노두길 입구에는 지붕이 요정의 고깔처럼 생긴 5번 ‘행복의 집’이 자리했다. 물고기 비늘 모양의 목재를 하나씩 붙여 지붕을 완성했다. 대기점도 남촌마을 팔각정 근처에는 염소 조각상이 지키는 4번 ‘요한의 집’이 있다. 문 맞은편 벽에 세로 구멍을 뚫어놓았는데, 구멍 사이로 무덤 한 기가 보였다. 이 예배당에는 무덤 주인을 기리는 누군가의 맘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별장처럼 생긴 3번 ‘작은 야고보의 집’은 대기점도의 논두렁과 연못을 지나 숲으로 가는 길에 보였다. 문에 거울을 붙여놔 내 모습이 비쳤다. 잠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기점도 북촌마을 언덕에 있는 예배당은 2번 ‘안드레아의 집’이다. 고양이 조각상과 양파 모양의 민트색 지붕이 눈길을 끌었다. 북촌마을에 길고양이가 많아 고양이 조각상이 허투루 보이지 않았다. 예배당 옆 정자에 오르면 대기점도와 병풍도를 잇는 노두길이 훤히 보인다.
1번 ‘베드로의 집’은 대기점도 선착장에 있다. 그리스 산토리니풍의 건물 양식이 푸른 바다와 잘 어울렸다. 화장실을 갖춘 유일한 예배당이다. 예배당 위치가 신의 한 수처럼 보였다. 곡선으로 휘어진 방파제 끝에 그림처럼 서 있다. 국내에 이보다 아름다운 선착장이 또 있을까.
1번 예배당에는 순례길의 시작점을 알리는 종이 달려 있다. 여행자들이 이 종을 울리고 순례길을 걷기 시작한다. 나는 기점·소악도를 떠나기 전에 순례길 완주를 기념하며 종을 쳤다. 선착장에 따라온 복실이의 배웅을 받으며 배에 탔다. 기점·소악도에 다시 올 때는 복실이가 털갈이를 끝냈기를.
◇ 여행 정보 ◇
기점·소악도 숙소 민박집이 있으니 잠자리는 걱정 없다. 순례자의 길 중간 지점인 소기점도에는 마을기업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061-246-1245)가 있다. 식당도 함께 운영한다. 코로나19 때문에 문을 열지 않을 수 있으니 반드시 예약 후 방문해야 한다. 대기점도 북촌마을에는 대기점민박(010-9226-2093), 노두길민박(010-3726-9929) 등이 있다. 대기점민박 주인장의 음식 솜씨와 인심이 매우 좋다. 식사는 생선, 나물, 장아찌, 해산물로 구성한 8000원짜리 백반이 기본이다. 식사 예약은 필수. 건물은 노두길민박이 더 깔끔하다.
교통 신안군 압해도 송공여객선터미널에서 대기점도까지 차도선(천사아일랜드호)이 운항한다. 송공항에서 출발해 당사, 매화, 소악, 소기점, 대기점, 병풍, 소악, 매화, 당사도를 거쳐 송공항으로 돌아간다. 송공항에서 대기점도까지 70분 정도 걸린다. 배 시간은 계절과 물때, 기상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므로 반드시 미리 확인해야 한다. 배 예약: https:// island.haewoon.co.kr / 송공여객선터미널: 전남 신안군 압해읍 송공리 718-64 / 문의 해진해운 061-279-4222
기점·소악도 전기자전거 투어
소악도 선착장과 대기점도 선착장에 마을에서 운영하는 전기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반납할 때 대여한 곳 또는 반대편 대여소에 반납하면 된다. 이용료는 1일 5000원이며, 반대편 대여소에 반납하면 1만 원이다. 순례길이 대부분 평지 포장도로이므로 자전거로 돌아보기 좋다. 전기자전거로 오르막도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대여 문의: 010-6612-5239
노년층의 운전면허 반납과 교통카드 지원이 편리해진다. 기존에는 경찰서나 운전면허시험장을 찾아가 운전면허증을 반납해야 됐지만, 앞으로는 인근 주민센터에서 처리가 가능해진다. 또 수개월이 걸리던 교통카드 발급도 운전면허증 반납 당일에 수령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70세 이상 고령자의 운전면허증 자진반납 절차를 간소화한 ‘고령 운전자 면허 자진반납 원스톱 서비스’를 다음 달 1일부터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부터 70세 이상 노년층이 노인이 운전면허증 자진반납 시 최초 1회에 한해 1인당 10만 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지원하고 있다. 고령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마련된 정책이다.
하지만 면허 반납 절차와 교통카드 신청 절차가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려 지적받아 왔다. 운전면허 반납을 위해 경찰서나 운전면허시험장에 직접 찾아가 면허증과 교통카드 신청서를 제출한 뒤, 서울시의 별도 선정 절차를 거쳐 교통카드를 등기우편으로 받아야 했다.
앞으로 ‘고령 운전자 면허 자진반납 원스톱 서비스’가 시행되면 운전면허 반납을 위해 인근 주민센터를 찾아가면 된다. 주민센터에 접수된 운전면허 취소신청 정보가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의 행정체계와 연동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면허 반납과 동시에 선불 교통카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면허 반납에 따른 교통카드 지원 규모도 대폭 늘었다. 서울시는 올해 운전면허 자진반납에 따른 교통카드 지원 규모를 1만7685명으로 확대했다. 지난해(7500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협의해 교통카드 지원사업 규모를 크게 늘리고 면허 반납 절차도 간소화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사업 규모가 확대되고 노년층이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는 정책을 지속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2기 신도시인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가 ‘완성형 신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프리미엄이 형성되면서 쌓였던 미분양 가구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3기 신도시에 발목을 잡힐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완성형 신도시 ‘운정신도시’가 교통개발 호재와 탄탄한 배후수요를 자랑한다. 특히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비규제 지역의 특권과 풍선효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서울행 교통망 확충에 따른 지역가치 상승이 기대된다. 실제 운정신도시는 2018년을 기점으로 지가 상승률을 비롯해 매매가와 전세가 등 시세 오름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GTX 개통되면 강남까지 30분
운정신도시는 경기도 파주시 동패·목동·야당·와동동 일대 1652만2800㎡의 부지에 조성된 수도권 2기 신도시다. 파주는 그동안 군부대에 의지하는 전방지역 이미지가 짙었지만, 최근 LG그룹 계열사 등이 이전해오고 일반 업무단지가 대거 들어서면서 산업도시로 새롭게 단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2023년에 개통되는 GTX-A노선과 현재 추진 중인 지하철 3호선 연장선 사업이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제2순환고속도로 전 구간(2026년 완공),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2020년 완공)를 시작으로 파주로, 동서대로, 제2자유로를 통한 사통팔달 교통망이 형성돼 서울로의 직주근접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개통된 경의·중앙선 파주 운정역을 통해 서울 홍대까지 30분대, 용산까지 40분대로 이동할 수 있다. 여기에 GTX-A노선이 개통되면 운정신도시역에서 강남 삼성역까지는 30분대로 오갈 수 있게 된다. 한국고속철도(KTX), 수서고속철도(SRT) 등 전국구 광역철도가 운행되는 서울역(20분대), 수서역(30분대)도 비슷한 시간대로 끊을 수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GTX A·B·C 3개 노선 사업 가운데 A노선 사업이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점도 호재”라며 “일반적으로 교통망은 발표·착공·개통 3단계에 걸쳐 15~20%의 집값을 띄우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매력적인 완성형 신도시 아파트
운정신도시는 ‘주거쾌적성’과 ‘여가활용성’도 탁월하다. 신도시 내에 이마트, 홈플러스,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다양한 쇼핑·문화시설이 있어 생활 전반에 편리성을 더한다. 코오롱스포츠센터와 운정체육공원, 맑은물체육공원 등에서는 축구, 농구, 배드민턴 등 다양한 운동을 통한 여가활동이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운정호수공원, 소리천수변공원, 운정건강공원 등이 있어 친환경 라이프도 누릴 수 있다. 특히 운정호수공원이 주는 혜택이 가장 크다. 신도시라고 하면 비슷비슷한 붕어빵 도시가 연상되는데, 이곳은 호수공원을 품고 있어 타 도시보다 입지조건이 훌륭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교통호재와 입지조건으로 운정신도시 내 아파트의 인기가 뜨겁다. 신도시가 완성되려면 적어도 수년에서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주변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고 공사로 소음이나 분진 등의 피해가 있을 수 있다. 반면 ‘완성형 신도시’는 상가나 문화시설 등 편의시설들이 잘 갖춰진 덕에 주거 인프라가 우수하다.
수요자가 운정신도시에 관심을 갖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파주 운정신도시에 공급된 ‘운정 중흥S-클래스’, ‘운정 1차 대방노블랜드’, ‘운정신도시 파크푸르지오’ 등은 단기간에 분양을 완료했다. 인프라가 잘 갖춰진 파주 운정신도시에 대한 미래 가치와 교통호재가 맞물리면서 분양에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최근까지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를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전용면적 84㎡ 규모의 아파트의 경우 야당역 인근 ‘롯데캐슬 파크타운Ⅱ’의 지난해 12월 매매가는 4억4000만 원이었으나, 올 3월 5억1000만 원에 거래됐다. 또 지난해 11월 3억5000만 원이었던 ‘한빛마을 5단지 캐슬앤칸타빌’의 매매가는 올 3월 4억3000만 원으로 올랐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운정신도시는 운정역과 야당역을 중심으로 GTX-A노선 개통 호재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해당 지역은 현재 5000만~1억 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거나 제2개성공단이 파주에 들어서면 기대심리로 인해 아파트 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싱글 직장인 위한 오피스텔 주목
운정신도시 오피스텔의 경우 지구 서쪽으로 파주출판단지가 있고, 북쪽으로 파주읍과 LCD산업단지를 비롯한 다수의 산업단지가 있는 만큼 배후수요가 탄탄하다. 산업단지와의 거리가 가까워 출퇴근이 수월하고, 전 방위 인프라가 집중 개발돼 독보적 주거환경을 갖췄다는 점에서 최적의 직주근접 배후주거지로 주목받는다.
최근 몇 년간 운정신도시 야당역세권 일대에서는 전용면적 5~8㎡ 규모의 소형 오피스텔들이 1억 원 중반~후반대 분양가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가 논란에도 해당 상품들은 성황리에 분양과 계약을 마쳤고, 입주를 앞두고 적잖은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보니 주택, 비주택을 막론하고 수요자와 투자자가 몰려든 것이다.
이 같은 여건과 상황을 종합해볼 때 운정신도시의 오피스텔 투자는 매력적이다.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GTX-A노선 개통 호재와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배후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비교적 소액으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오피스텔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며 “직주근접 주거지를 찾는 싱글 직장인 수요가 높아 운정신도시 오피스텔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첫 단추는 ‘합리적인 분양가’다. 실투자금을 줄여야 전·월세 등 임대수익률을 높이면서 부족한 자금에 대한 대출이자 부담을 덜 수 있다. 따라서 운정신도시 오피스텔 분양가 수준을 봤을 때 앞으로 기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야당역 근처 ‘유니타워’(전용면적 23㎡)의 올 2월 매매가는 1억900만 원이고, 지난 5월 보증금 500만 원에 53만 원의 월세 계약이 이뤄졌다. 또 3월에 9200만 원에 거래된 ‘운정유미어스 1차오피스텔’(전용면적 19㎡)은 같은 달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45만 원의 계약이 성사됐다.
오피스텔 매매가는 점차 오르는 추세다. 야당역 근처에 위치한 ‘디베뉴스타’(전용면적 19㎡)는 지난해 9월 1억 원에 거래됐으나, 올 2월 1억3000만 원으로 뛰었다. 또 ‘문정유미어스 1차오피스스텔’(전용면적 19㎡)은 지난해 12월 1억1300만 원대였으나, 올 4월 1억1900만 원으로 크진 않지만 상승세를 보였다.
◇주거·업무 수요 품은 야당역 상권
운정신도시 상권은 지역별로 다르지만 ‘넘치는 배우수요’로 안정화에 근접했다는 분석이다. 운정신도시는 도시형 교통모델 마을버스 등 5개 노선이 신설될 정도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파주시청이 집계한 2020년 3월 기준 파주시 내·외국인 인구 총계는 46만6117명으로, 전체의 39%에 해당하는 18만1097명이 운정1~3동에 거주 중이다.
산업단지 배후수요도 운정신도시의 상권 안정화에 힘을 보탠다. 현재 파주시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관내 산업단지는 국가산업단지인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와 파주탄현중소기업전용산업단지, LCD클러스터산업단지, 그 밖의 일반 산업단지들을 포함해 모두 16곳이다. 곳곳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관계자 수는 21만 명으로 추산된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앞으로 LCD클러스터산업단지 내 LG디스플레이 공장이 증설되고, GTX 운정신도시역 일대에 운정테크노밸리가 조성되면 고용창출에 따른 추가적인 인구 유입으로 배후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운정신도시 내에는 가람마을과 한울마을 등의 상권이 있지만, 투자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은 야당역 일대”라고 귀띔했다.
야당역 상권은 일자로 길게 늘어진 형태로 주거시설과 업무시설에서 발생하는 탄탄한 수요를 갖추고 있다. 이 지역은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빠르게 개발되는 야당역 일대는 앞으로 역세권 상권의 진면목을 드러낼 유망 상권으로 꼽힌다. 야당역 인근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현재 일반상가 1층의 임대료는 3.3㎡당 15만 원 수준으로 아직 투자 문턱이 높지 않은 편이다.
물론 운정신도시 가람마을 일대도 먹자상권이 발달했다. 하지만 상가 1층에 공실이 드물게 눈에 띈다. 이 지역은 상권이 분산돼 점점 활력을 잃는 분위기라는 게 인근 주민의 설명이다. 반경 1㎞ 내에 1만3000세대가 포진해 있는 한울마을 상권은 유명 프랜차이즈, 각종 의료시설, 대기업 유명 브랜드 업체들이 입점해 있으나 역세권으로부터 거리가 있는 지역이다.
# 펭수, 디 오리지널 (EBS · 한국교육방송공사)
‘자이언트 펭TV’ 제작진과의 협력으로, 3개월에 걸쳐 제작한 펭수 화보 매거진. 지난 1년 간 펭수의 활동 하이라이트와 인터뷰를 비롯해 펭클럽 인증 모의고사, 팬아트 모음, 펭수의 은밀한 사생활 화보, 미발표 자작시 등이 담겨 있다.
# 서울 아파트 지도 (이재범 저 · 리더스북)
저자가 서울 25개구 전역에서 발품을 팔아가며 직접 분석하고 엄선한 ‘돈 되는 구축 아파트’ 272곳을 소개한다. 교통부터 학군, 실거주 환경, 가격 변동, 재건축 이슈, 향후 전망 등 구축 아파트의 단지별 정보를 상세히 수록했다.
# 임계장 이야기 (조정진 저 · 후마니타스)
공기업 사무직으로 38년간 일했던 60세 퇴직자가 생계를 위해 시급 노동의 세계에 뛰어들면서 쓰기 시작한 노동일지. 아파트, 빌딩, 버스터미널을 전전하며 경비원, 주차관리원, 청소부, 배차원으로 살아 온 3년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알베르토 사보이아 저 · 인플루엔셜(주))
구글 최초 엔지니어링 디렉터이자 혁신 전문가인 저자가 탁월한 아이디어를 설계하는 최적의 방법론을 제안한다. 저렴하고 쉽고 빠르게 아이디어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8가지 프리토타입 기법과 이를 통한 활용 전략 등을 아우른다.
# 오늘, 나를 위한 꽃을 (오유미 저 · 위즈덤하우스)
유명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는 물론 드라마, 전시 등에서 독보적인 꽃 장식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플로리스트 오유미의 꽃 에세이. 다채로운 꽃 사진과 서정적인 글을 통해 독자들에게 가슴 따뜻한 위로와 위안을 선사한다.
# 소설 보다: 봄 2020 (김혜진 외 공저 · 문학과지성사)
‘소설 보다’는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 이를 계절마다 엮어 출간하는 단행본 프로젝트다. 이번 봄에는 김혜진의 ‘3구역, 1구역’, 장류진의 ‘펀펀 페스티벌’, 한정현의 ‘오늘의 일기예보’와 작가 인터뷰가 실렸다.
# 팬데믹 (홍윤철 저 · 포르체)
세계보건기구 WHO는 날로 심각해지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팬데믹’을 선언했다. WHO 정책자문위원이자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 교수인 저자가 그동안의 경험과 연구를 통해 정리한 팬데믹 시대의 생존 해법을 제시한다.
제주도 옛날 농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제주전통농가전시실.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현장이다. 제주감귤박물관 본관 2층에 설치되어 있다. 제주도 전통농가의 옛 모습과 삶의 지혜를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요즘 제주도 젊은이들도 잘 모르는 특이한 명칭들이 많다.
제주전통농가의 옛 모습
제주민속자료 제3호인 제주전통 초가 세 채와 정낭, 통시(전통화장실), 우영밭(텃밭) 등 제주농가 전체를 복원해 놓은 곳이다. 옛 농가 전체를 실내에 조성했다. 제주 농업과 제주전통농가를 이해하고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다. 용어 자체가 제주도의 전통과 특성에 맞게 붙여진 것이 많다.
사람들이 주로 살았던 집을 "안거리"라고 한다. 안채의 방언이다. 안거리 옆에 별도로 지은 작은 집을 “밖거리”라고 한다. 바깥채의 방언이다. 안거리와 밖거리는 모두 진흙을 발라 지은 초가집으로 안거리는 살림을 하고 손님들을 맞이하는 집으로 사용하였다. 밖거리는 주로 부엌으로 이용하여 부엌에서 밥을 지어 먹을 때는 안거리에서 먹었으며 남은 공간은 마늘과 고추 등 농산물을 걸어놓고 말리고 그 외에 농산물과 농기계 등을 보관하는 창고로 활용하였다.
'쇠막'은 외양간의 방언으로 소와 말을 기르는 곳이다. 옛날에는 말이나 소가 농사를 지을 때 매우 중요한 일을 하는 동물이었기 때문에 집 가까이 두고 정성껏 보살폈다. 말은 수레를 끌거나 직접 타는 교통수단이었고 소는 쟁기를 매어 밭을 가는 역할을 했다. '통시'는 대소변을 보는 곳과 돼지를 가두어 기르는 곳을 하나로 합쳐서 돌담을 쌓아 만든 주거공간이다.
옛날 제주의 민가들이 사는 입구의 올레에는 '정주석'을 세우고 '정낭'을 걸쳐서 대문 역할을 했다. 정낭은 인적 정보를 이웃에게 알리는 제주가 갖고 있는 특유의 생활 풍습이었다. 정주석에 3개의 구멍을 뚫어 나무로 만든 정낭을 걸쳐서 소나 말의 출입을 막고 집주인의 외출을 이웃에게 알렸다.
'장항'은 장을 담는 항아리이고 '장독대'에는 늘 여러 개의 장항이 놓여 있었다. 제주에서는 탈곡하기 전의 농작물을 단으로 묶어 쌓아두거나 탈곡하고 난 짚을 낟가리로 씌워 쌓아 놓은 것을 "눌"이라고 하고 눌을 쌓기 위한 공간을 “눌굽” 또는 “눌왓”이라고 했다. '우엉'은 텃밭을 말하고 '물허벅'은 물을 길러 나르는 물항아리다. '물구덕'은 물을 길어 다닐 때 등에 지고 다녔던 정방형 모양의 대바구니다. '물팡'은 물허벅을 지고 다니다 내려놓는 곳을 말한다.
제주전통농가의 삶의 지혜
농사를 지을 때 다양한 도구를 이용하여 효율적으로 농사를 지으려고 노력한 모습을 전통 농기구 등에서 엿볼 수 있다.
'애기구덕'은 아기를 좌우로 흔들면서 재우는 데 사용하였던 구덕이다. 말과 되는 곡식을 측정하던 기구이며 '도고리'는 가축의 먹이를 주는 그릇으로 모두 나무로 만들었다.
'대패랭이'는 대나무로 만든 패랭이이다. 갓과 비슷한 형태로 '이대'라는 대나무의 한종류로 만들어지는 데 '이대'는 제주지역 어디에서나 군락을 지어 자생하며 바닷가에서 소금바람을 견뎌내며 자라서 좀이 슬지 않고 잘 썩지도 않는 장점이 있다. 농부들이 무더운 여름날 밭에서 더위를 피하려고 사용하였다. 덩드렁마께'는 나무 방망이이다. 나무 토막으로 만든 투박한 방망이로 짚이나 칡을 두드려 부드럽게 만들 때 사용하는 도구다. 빨래를 할 때 두들겨 물을 뺄 때도 쓰인다.
'남방애'는 남방아라고도 하며 제주도에만 있는 것으로 큰 나무를 파고 그 안에서 곡식을 찍는 부분인 돌로 만든 절구다. 나무로 만든 방아라는 뜻이다. '맷방석'은 고래방석이라고도 하며 고래할 때 밑에 깔아서 이용했다. '고래'는 맷돌을 돌리는 기구로 맷돌을 돌리는 것을 고래곤다라고 한다. 메밀 등 마른 곡식을 가는 데 쓰는 기구이다. '푸는 체'는 곡식에 섞인 겨 따위를 걸러내는 도구이다. 바람을 일으켜 죽정이나 겨를 내쫓는 데 사용했다.
'도깨'는 도리깨의 방언으로 콩, 보리 등 곡식을 두둘겨서 알갱이를 털어 내는 데 쓰이는 연장이다. '홀태'는 촘촘한 날 사이에 벼, 보리, 밀 따위의 이삭을 넣고 훓어내어 낱알을 터는 농기구다. “골갱이”는 제주의 농기구 중 가장 작으면서도 대표적인 도구이다. 손에 쉽게 휴대하여 잡초 등을 제거하고 종자를 심을 때 사용한다. '호미'는 풀, 나무, 곡식의 대 등을 베어내는 데 쓰는 낫이다.
'남태'는 흙덩이를 고르거나 씨가 날리지 않도록 땅을 다지는 데 쓰는 나무로 만든 기구다. '씨부게'와 씨부게기는 짚으로 만들어 씨앗을 보관하는 주머니로 주둥이를 좁게 만들어 쥐나 벌레로부터 피해를 막는 씨앗주머니다. '곰배'는 곰방애라고도 하며 흙덩이를 깨뜨리거나 골을 다듬으며 씨를 뿌린 뒤에 흙을 고르는 데 쓰는 기구다. '쇠멍에'는 말이나 소가 달구지나 쟁기를 끌 때 목에 거는 막대를 말한다.
지금 사용하는 현대식 농기구는 대부분 과거 전통농가에서 사용했던 기구들을 발전시킨 것들이다. 전통 농기구들이 잘 보관되어 더욱 잘 활용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