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언맨’의 주연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아버지인 로버트 다우니 시니어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다.
다우니 주니어는 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5년 넘게 파킨슨병으로 고생하던 아버지가 뉴욕 자택에서 별세했다”면서 “어젯밤 잠결에 평화롭게 돌아가셨다”고 소식을 알렸다.
로버트 다우니 시니어는 미국 할리우드의 이단아로 불리는 감독이었다. 1960~70년대 반체제적이고, 급진적인 시각을 담아 미국 사회를 비판하는 저예산 독립영화를 다수 제작했다.
미국 뉴욕의 광고업계에서 근무하는 흑인의 삶을 그려낸 코미디 영화 ‘퍼트니 스워프’(1969)와 신약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생애를 서부극으로 풀어낸 ‘그리서스 팰리스’(1972) 같은 작품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퍼트니 스워프’는 2016년 미국 의회 도서관에서 “문화적, 역사적, 미적으로 중요한 작품”으로 미국 국립 영화 등록부에 선정됐다.
그는 아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영화 ‘파운드’를 통해 5살 때 아역배우로 데뷔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다우니 주니어는 영화 제작을 집안일처럼 가족과 함께한 아버지 다우니 시니어 덕분에 아버지가 만든 영화 8편에 출연했다.
다우니 주니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버지가 “진정한 매버릭(maverick) 영화 제작자”였다는 헌사를 바쳤다. ‘매버릭’은 미국에서 개성이 강하고 신념이 뚜렷한 스타일의 인물을 묘사할 때 쓰이는 말이다.
로버트 다우니 시니어의 별세 소식에 그의 아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동료 배우들이 애도를 표했다. 클라크 그렉과 기네스 팰트로, 제레미 레너 같은 다수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출연 배우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댓글을 남겼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팬들도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명대사 ‘I love you 3000’(3000만큼 사랑해)를 변형해 “아버지도 3000만큼 사랑 받으셨을 것”이라는 댓글을 남기며 추모했다.
밥이 보약이라는 옛말이 있다. 밥을 잘 챙겨 먹어야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오랜 믿음에서 비롯된 말이다. 어려웠던 시절, 삼시세끼 챙기는 것만으로도 장수를 바랐던 어르신들의 소망이 담겨있는 셈이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장수는 여전히 시니어의 오랜 꿈이다. 최근 외신들이 110세를 넘겨 세계 최고령자 기록을 새로 쓴 노인들의 장수 비결을 소개했다. 그들이 세계 시니어들에게 제안한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세계 최고령자로 추측되는 터키의 119세 할머니 세커 아슬란의 장수 비결은 버터와 꿀, 치즈였다. 영국 매체 메트로 등 외신은 할머니의 딸 세라프 유켈이 “어머니의 장수 비결이 자연식품을 즐겨 먹는 식습관”이라며 “식탁 위에는 늘 버터와 꿀, 치즈가 놓여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매일 아침 삶은 달걀을 드신다. 요거트도 직접 만들어 먹는다”고 말했다. 아슬란 할머니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지만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외신은 "아슬란 할머니가 공식적으로 살아 있는 세계 최고령자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지금까지 세계 최고령자 기록은 일본에 사는 다나카 가네 할머니가 갖고 있다. 1903년 1월 2일 출생으로, 현재 나이 118세 5개월이다. 아슬란 할머니의 운전면허증에 적힌 출생일자는 1902년 6월 27일이다. 운전면허증 기록이 확실하다면 올해 나이 119세로, 아슬란 할머니가 세계 최고령자가 된다.
아슬란 할머니는 제1차 세계대전(1914~1918)과 스페인 독감(1918), 제2차 세계대전(1939~1945) 같은 역사적인 순간을 모두 겪었다. 외신은 그가 사는 동안 대통령이 12번 바뀌었고, 올해 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도 무사히 넘겼다고 전했다.
생존하고 있는 ‘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112세 할아버지는 남다른 마음가짐을 장수 비법으로 꼽았다. 푸에르토리코의 에밀리오 플로레스 마르케스가 주인공이다.
1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뉴스와 영국 데일리메일 같은 외신에 따르면 기네스북 월드 레코드는 전날 에밀리오 플로레스 마르케스를 생존해 있는 최고령 남성으로 인증했다. 그는 1908년 8월 8일에 태어나 113세 생일을 한 달가량 앞두고 있다.
마르케스 할아버지의 장수 비결은 ‘화내지 않고 이웃을 사랑하기’다. 그는 외신을 통해 “충만한 사랑을 가지고 화를 내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어 “부친이 생전에 나를 사랑으로 키웠으며, 모든 사람을 사랑하라고 가르쳤다. 아버지는 항상 착하게 살고, 모든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라고 말했다. 또 마음 속에 항상 예수가 살고 있음을 믿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마르케스 할아버지는 101살이었던 지난 2009년 심장 수술을 받고 심장박동조절장치를 삽입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화로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상태다.
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지난주 동네 의원에서 폐렴 2차 예방접종을 받았다. 작년에 이어 1년 만인데, 왜 그런지 이번엔 저녁때부터 접종 부위가 붓고 몹시 아팠다. 밤새 한잠도 못 자고 몸살을 끙끙 앓았다. 다음 날 의원에 다시 찾아가 엉덩이에 주사를 이쪽저쪽 두 방이나 맞았다. 엎드리지도 않고 선 채로 바지만 까 내리고 주사를 맞았는데, 주사 놓는 사람만 있으면 될 텐데 웬일인지 간호사 두 명이 자기들끼리 잡담하며 내 빈약한 엉덩이를 다 구경했다.
의사는 미안해서 그런지, 첫날 접종을 잘못해서 그런지 이번엔 돈도 받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백신을 앞장서 맞은 수간호사가 방송 인터뷰 도중 실신하는 일도 있었다. 그녀는 평소에도 종종 실신하곤 했다는데, 나는 그런 정도는 아니었으니 다행인 거지. 별말 없이 주사를 맞게 한 의사는 약도 처방해주어 하루 세 번 식후에 약을 먹었다.
그런데 그날 저녁부터 딸꾹질이 시작돼 멎지를 않았다. 좀 나아지나 싶어서 어렵사리 잠이 들었는데, 다음 날 아내 말을 들으니 내가 잠을 자면서도 계속 딸꾹거렸다고 한다. 참 재주도 좋지. 딸꾹질을 하면서 어떻게 그리 잘 수가 있어?
하여튼 몸살기는 없어졌는데, 아랫배까지 출렁거리는 이놈의 딸꾹질을 어떻게 하나. 나는 늘 하던 방식대로 숨을 참아보았다. 옛 문헌에는 딸꾹질하는 사람에게 “뭘 훔쳐 먹었느냐?” 하고 소리치면 딸꾹질이 멎는다고 돼 있다. 예전에 어른들이 흔히 써먹던 수법이다. 그러나 내가 나더러 소리를 질러봐야 웃기는 일이 되고 말 테지. 아내에게 갑자기 등을 치게도 해보았지만 그것도 잠깐뿐이었다. 혀를 내밀고 뭐라고 글씨를 쓰면 멎는다는 이야기가 있어 혀를 내놓고 ‘임철순 나쁜 놈’ 이렇게 써보았다. 그것도 효과가 없었다.
마침 집에 한방 요법으로 손가락 안쪽을 찌르는 전자침법, 사혈침법 책자가 있어 그것도 그대로 해보았지만 내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하나마나였다. 딸꾹질을 잊어버리려고 일부러 소리 내어 책을 읽기도 했다. 조선 후기의 문신 대산(大山) 이상정(李象靖, 1711~1781)이 1757년에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 딸꾹질 이야기가 나와 있었다. “편지를 보고 숙식에 별일이 없고 독서에서 맛을 느끼고 있음을 알았으니, 이것이 바로 너에게 바라던 것이다. 어떤 위안이 이만하겠느냐. 다만 딸꾹질로 고생한다고 했는데 이는 먹은 음식이 다 내려가기 전에 독서를 해서 생기는 것으로 다른 치료법이 없다. 그저 식사 후 천천히 걸으며 속이 편안해진 뒤에 느리게 읽다 보면 한참 지나 저절로 나을 것이다.”
독서를 하다 보니 딸꾹질이 생긴다고? 아들을 너무도 좋게 봐주는 거 아니야? 글씨를 좀 더 정성들여 쓰라는 잔소리도 잊지는 않았더라만, 아버지란 그저 아들이 책 읽는 것만 좋아하기 마련인가보다. 원래 부모에게 보기 좋은 건 아이들의 밥 먹는 입이고, 듣기 좋은 건 병에서 물 쏟아지듯 아이들이 글을 좔좔 읽어대는 소리라지?
그나저나 저녁 약속을 어떻게 하지? 원래 연말은 술꾼들이 즐겁고 바쁜 대목인데, 금년엔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약속도 별로 없고 있다가도 취소되는 판에 번개 모임 하나가 모처럼 생겼는데. 몸도 약해진 판에 괜히 나갔다가 코로나라도 걸리면 어쩌지? 몸살이야 나았다 치고, 사람들 만나서 딸꾹질을 해대면 누가 좋아하겠어?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불참한다고 카톡 단톡방에 알렸다. 그랬더니 의사인 친구가 내가 먹는 약에 항히스타민제가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그게 딸꾹질을 일으키는 성분일 수 있다는 거였다. 약봉지를 살펴보니 과연 그런 약제가 있었다. 그래서 약은 더 이상 먹지 않고 딸꾹질 봉쇄에 전심전력 성심성의를 다 기울였다.
그리하여 밤 11시 넘어 나는 결국 끝내 드디어 마침내 딸꾹질을 잡았다. 어떻게 했느냐고?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음, 힘을 주면서 크게, 오래 숨을 참았다. 근데 이때의 “음”은 위 동그라미를 너덧 개쯤 그려야 할 정도의 소리다. 생각해보니 내가 딸꾹질에 시달린 시간은 20시간쯤 되는 것 같다. 이런 정도는 기네스도 뭣도 안 되는 기록이지만 한 가지 깨달은 건 있다.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나라던가? 내 몸에서 일어난 일은 내 몸으로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 이걸 깨달아 배운 것이다. 다만, 혀에 글씨를 쓰면 어떤 효과와 작용이 있기에 그런 요법을 고안해 낸 건지 그것은 지금도 궁금하다.
하늘길이 닫혔다. 매년 당연하게 떠났던 해외여행은 잠정 중단되어 여행 일상에 제동이 걸렸다. 방구석 세계 탐방을 몸풀기로 시작했다. ‘부루마블’ 보드게임에서 아무리 많은 도시에 호텔을 사도 없어지지 않는 현장감을 채우고 싶었다. 안전상 멀리 떠날 수 없어 선택한 여행지는 ‘서울’. 이 도시에 뿌리내린 다른 나라를 찾아 나섰다. 거미줄 망처럼 펼쳐진 지하철을 이용해, 술 빚는 여행작가가 추천하는 서울 속 세계 음식점을 탐방해보자.
사직동 그 가게
아는 작가 동생이 이곳에서 일한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원활동가이며 ‘지기’라 불린다. 사직동 그 가게는 록빠(티베트 난민구호 단체, 티베트어로 ‘돕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출발했다. 이 공간은 지기들의 재능기부와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사직동 그 가게. 구어체 느낌의 상호다. 사직공원을 돌아 들어오면 약간 외따로 떨어진 가게가 보인다. 오른편은 티베트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소품 가게이며, 왼쪽 붉은 벽돌 문으로 들어오면 카페와 식당이 보인다.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그 흔적들을 찾는 재미도 있다. 이 가게는 인도 짜이, 라씨 그리고 커리를 판매한다. 커리를 주문하는 손님들은 주로 새우커리와 치킨커리를 선호한다. 두부커리, 시금치커리 같은 비건 메뉴도 있다. 인도 전통의 맛을 최대한 재현할 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아늑해 아지트에 머문 기분이 든다.
주소 서울 종로구 사직로9길 18
지하철역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454m
영업시간 매일 12:00~20:00 (Last order 19:30)
이스탄불그릴
공덕역 인근 노후한 건물들이 헐리고 새로운 마천루가 세워졌다. 자영 업장들이 서서히 건물 1층을 채웠다. 이스탄불그릴(Istanbul grilll)은 터줏대감 가게 중 하나다. 터키 사장님이 직접 구워주는 터키식 양갈비 그릴이 주요 메뉴다. 이스탄불그릴 사장님은 한국어에 능통하다. 벽면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한 사장님의 캡처 사진이 붙어 있다. 보통 두 명이 오면, 가장 무난한 메뉴가 이스탄불그릴(2인분)이다. 터키 빵+오늘의 수프+메인메뉴(그릴)로 취향에 맞게 6가지 종류로 세팅돼 있다. 식후에는 터키식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백범로 152
지하철역 5·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공덕역 1번 출구에서 312m
영업시간 매일 11:00~15:00, 17:00~22:00, 주말 11:00~22:00 (명절 휴무)
레스쁘아 뒤 이부
지갑을 잃어버렸다. 함께 있던 친구는 내 행적을 물으며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도로 옆 우거진 쥐똥나무 속을 뒤지더니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다. 그 답례는 레스쁘아 뒤 이부(L'Espoir du Hibou)에서 이뤄졌다. 레스쁘아 뒤 이부는 청담동 속 작은 프랑스를 연상케 한다. 임기학 오너 셰프가 운영하는 12년 차 프랑스 정통 레스토랑이다. 그는 뉴욕 미슐랭 레스토랑인 다니엘(Daniel)에서 근무한 이후 이곳에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미슐랭 2020 가이드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높은 인지도만큼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한다. 건물 안쪽으로 들어오면 볕 좋은 오후, 테라스에 앉아 유유자적 프렌치 요리와 와인을 즐기기에 탁월한 공간이 나타난다. 5만 원에 제공되는 런치 메뉴는 애피타이저부터 본 요리까지 순서대로 맛볼 수 있다. 하우스 스페셜 메뉴인 ‘오리 다리 콩피’는 이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다. 콩피는 염장한 오리를 기름에 넣어 낮은 온도에서 오랫동안 삶은 뒤 굽는 프랑스 정통 조리 방식이다. 그밖에 킹크랩과 엔다이브샐러드, 양파수프, 광어파스타, 에스카르고(달팽이요리)를 추천한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52길 33
지하철역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4번 출구에서 456m
영업시간 매일 12:00~15:00, 18:00~22:00 (명절 휴무)
파르투내
색이 바랜 만국기가 펄럭인다. 여기는 동대문과 맞닿은 광희동. 만국기 아래 터를 잡은 몽골인들. 몽골타운 옆에는 중앙아시아 거리가 있다. 러시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를 기점으로 접경 지역에 있는 나라의 동포들이 이곳에 모여 살면서 상점을 형성했다. 여기는 ‘서울의 실크로드’다. 그 중심에는 파르투내(Restaurant Fortune)가 있다. ‘Fortune’는 러시아어로 ‘파르투내’이고, 영어로는 ‘포춘’이라 명명한다. 우즈베키스탄 남편과 러시아 아내가 9년째 운영 중이며, 건물 1층은 케이크 등을 판매하는 카페, 2층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본격 요리를 하는 레스토랑이다. 얼마 전, 맞은편에 식품 마트를 새로 오픈해 총 3개의 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현지인과 우리나라 손님 모두에게 인지도가 높다. 메뉴 책은 두껍고 무거워서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수프, 샤슬릭, 차가 기본 조합이다. 샤슬릭은 양, 닭, 소고기를 구운 러시아식 꼬치 요리인데, 평소 우리가 흔히 아는 꼬치보다 3배 정도 크다. 우즈베키스탄식 누들수프인 라그만은 기름진 우육면과 비슷한 식감이다. 감자샐러드 속에 당근과 비트 그리고 청어가 들어 있는 독특한 청어샐러드도 있다. 러시아 맥주 발티카와의 페어링이 무난하나, 러시아산 보드카에 도전해보자. 후식으로는 꿀 케이크인 메도빅과 러시아 차를 권해본다.
주소 서울 중구 마른내로 154
지하철역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6번 출구에서 121m
영업시간 매일 10:00~23:00, 일요일 09:00~22:00 (첫째, 셋째 주 월요일 휴무)
페트라
페트라(PETRA)는 서울 지부 중동 음식 순례지 중 0순위로 꼽힌다. 한국에서 중동 요리를 처음으로 선보인 음식점이기 때문이다. 레스토랑 대표 야서 가나옘은 순수 요르단 출신이다. 폭넓은 중동 음식 중 동지중해 부근의 레반트(Levant) 지역 음식을 선보인다. 특히 대부분의 재료를 요르단에서 공수해온다. 음식점 내부 문양만 봐도 이슬람 사원 속 어딘가에 온 듯하다. 페트라는 할랄 의식을 치른 고기로만 요리하는 할랄 레스토랑이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별도의 메뉴도 있다. 병아리콩을 삶아 각종 채소와 섞어 동그랗게 튀긴 팔라펠이 대표 메뉴이며 홈머스, 타볼리샐러드, 캅사, 쿠스쿠스 등 요르단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40길 33
지하철역 6호선 녹사평역 1번 출구에서 181m
영업시간 매일 11:00~22:00
울프하운드
펍(Pub)은 ‘퍼블릭 하우스’(Public house)의 준말로 ‘공공장소’란 뜻이며, 맥주의 동력으로 이야기를 생산하는 곳이다. 펍이 유래한 영국뿐만 아니라 그 옆 나라 아일랜드에도 아이리시 펍이 성행했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만 해도 1000개에 가까운 펍이 존재한다. 아일랜드 문호인 제임스 조이스가 “펍을 피해 더블린을 걷는다는 건 마치 퍼즐게임을 벌이는 것과 같다”고 말할 정도다. 서울에 현지 아이리시 펍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 있다. 바로 울프하운드(The Wolfhound) 펍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외국인(특히 영어권 국가) 손님 비율이 높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중요한 아일랜드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이면 대형 모니터 앞에 모여 맥주를 들고 응원하는 장관이 펼쳐진다. 아일랜드 대표 맥주인 기네스와 크림 에일 맥주 킬케니를 생맥주로 주문할 수 있다. 시그니처 메뉴는 달콤하면서 매콤한 치킨윙과 피시앤칩스다.
주소 서울 용산구 보광로59길 10
지하철역 6호선 이태원역 4번 출구에서 95m
영업시간 매일 16:00~02:00
하노이102
성수동 주택가에 붉은 벽돌로 된 2층 주택 앞에서 머뭇거렸다. 간판이 보이지 않았다. 흰색 바탕 족자에 세피아 톤으로 그려진, 베트남 여성으로 추정되는 그림만이 이 건물의 힌트였다(현재는 이 그림 아래 한글로 상호가 새겨짐). 용기를 내어 문을 열었다. 특유의 베트남 쌀국수 향이 코끝을 자극하면서 의문이 해소됐다. 하노이102(Hanoi102)는 근처에 위치한 ‘할머니의 레시피’를 운영하는 대표가 베트남을 콘셉트로 오픈한 레스토랑이다. 대표는 약 7년 동안 하노이에서 생활하면서 하노이 가정식을 섭렵했다. 가구, 테이블 등 작은 소품까지 베트남에서 공수해와 레스토랑을 꾸몄다고 한다. 베트남은 프랑스 지배하에 있던 나라다. 그래서일까. 레스토랑 내부는 프랑스 느낌이 물씬 난다. 같이 온 친구들과 소품의 디테일을 감상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다. 이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는 쌀국수, 철판 분짜, 쌈에 싸 먹을 수 있는 튀긴 만두 넴 등이 있다. 느끼함 없이 담백하고 깔끔하게 맛이 떨어졌다. 식후에도 인증 사진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로 내부 디자인에 감탄했다.
주소 서울 성동구 서울숲6길 18
지하철역 2호선 뚝섬역 8번 출구에서 356m
영업시간 매일 11:30~22:00, 18:00~22:00 (Last order 15:00, 21:00, 화요일 휴무)
어딜 가든 화제가 되는 슈퍼리치는 부지불식간에 일상마저 들키곤 한다. 이때 대중의 시선은 그들의 패션을 단번에 스캔한다. 어떤 옷을 입었는지, 또 어떤 신발을 신고 액세서리는 뭘 착용했는지. 최근 매스컴에 모습을 드러낸 슈퍼리치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애용하는 패션 아이템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모시카
유명 셀럽 패리스 힐튼의 럭셔리한 일상이 인터넷을 달궜다. 미국 연예매체 스플래시닷컴이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거리에서 포착된 패리스 힐튼의 사진을 공개한 것. 이 사진에는 패리스 힐튼이 고급 액세서리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명품백을 든 채 거리를 걷고 있다.
특히 패리스 힐튼이 어깨에 메고 있는 핑크색 애견 가방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상품은 반려동물 패션 브랜드 ‘모시카’의 애견 가방으로 현재 1650달러(약 200만 원)에 판매 중이다.
로스앤젤레스에 설립된 모시카는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현재 25개국에 매장을 보유하고 수천 명의 직원을 둔, 반려동물 글로벌 패션 기업이다.
패리스 힐튼은 전 세계에 체인을 둔 힐튼 호텔의 창립자인 콘래드 힐튼의 증손녀. 배우 및 가수로도 활동하고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는 등 셀럽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에어리넘
지난 2월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팰트로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녀는 “나는 영화 속에서 겪어봤어요. 안전하게 지내세요. 악수는 하지 마세요. 손을 자주 씻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와 함께 공개된 사진 속에서 그녀가 쓴 검은색 마스크가 눈길을 끌었다. 기네스 팰트로가 착용한 마스크는 스웨덴 업체 ‘에어리넘’의 제품으로, 가격은 69~99달러(8만6000~12만3000원)다. 이 마스크는 5겹의 필터와 밀착감을 높인 소재에, 북유럽 감성의 디자인이 더해져 패션 피플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구하기 어렵다. 에어리넘 마스크는 한국에서 판매 중인 공적 마스크 가격(1500원)의 57배가 넘는데도 동이 났기 때문이다. 에어리넘은 재고 부족으로 4월까지 판매를 중단하고, 현재 선주문을 받고 있다.
한편 유기농 재료와 미용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구프’를 설립해 운영 중인 기네스 팰트로는 2016년 기준 6000만 달러(약 730억 원) 규모의 순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넬
영화배우 고소영이 지난 3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가족의 근황을 알렸다. 남편인 영화배우 장동건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윤설 양의 뒷모습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별다른 멘트 없이 올린 인스타그램에서 대중은 윤설 양의 긴 머리카락에 꽂힌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검정색 리본 머리핀에 주목했다.
1910년 여성용 모자 가게로 시작해 스포츠웨어, 향수, 숙녀복, 가방, 액세서리 등으로 분야를 넓힌 샤넬은 현재 에르메스, 루이비통과 함께 3대 명품 브랜드로 통한다. 샤넬은 3대 명품 중에서도 여성적 이미지가 강한 브랜드로 꼽힌다.
윤설 양이 꽂은 사넬 머리핀은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64만 원에 판매 중이다. 한편 장동건, 고소영 부부는 2010년 결혼 당시 200억 원 이상의 광고 드라마 수입을 올린 바 있다. 또 2018년 기준 보유한 건물 3채의 가격이 총 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딜 가든 화제가 되는 슈퍼리치는 부지불식간에 일상마저 들키곤 한다. 이때 대중의 시선은 그들의 패션을 단번에 스캔한다. 어떤 옷을 입었는지, 또 어떤 신발을 신고 액세서리는 뭘 착용했는지. 최근 매스컴에 모습을 드러낸 슈퍼리치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애용하는 패션 아이템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마놀로블라닉
대이란 제재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지난 1월 캐나다 밴쿠버 소재 브리티시컬럼비아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병 인도 재판을 받기 위해서였다. 멍 부회장은 왼쪽 발목에 위치추적기가 달린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다.
대중은 전자발찌뿐만 아니라 그의 발목 아래에도 주목했다. 영국 하이엔드 슈즈 브랜드인 ‘마놀로블라닉’ 구두를 신고 있었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실루엣을 뽐내는 마놀로블라닉은 170만 원이 넘는 고가에도 많은 여성이 선망하는 브랜드다.
마놀로블라닉은 2000년대 초반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 등장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에게 마놀로블라닉 한기시(Hangisi) 블루를 선물하며 청혼해 승낙을 받았고, 이 구두는 ‘꿈의 웨딩슈즈’라는 별칭을 얻었다.
통굽이 유행하던 1970년대에 킬힐을 부활시켰고 1974년에는 보그 잡지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다. 굽이 높지만 편안한 착용감으로 많은 할리우드 배우가 마놀로블라닉 구두를 애용하고 있다. 영국의 다이애나 황태자비도 생전에 마놀로블라닉 팬이었다고 알려졌다.
◇보테가베네타
‘재벌계의 완판녀’ 임세령 대상 전무가 지난해 11월 연인인 배우 이정재와 동반 출국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대중의 관심이 그녀의 패션으로 향했다. 임 전무는 트렌치코트를 걸친 편안한 차림이었지만 유독 레몬색 미니백이 눈에 띄었다.
당시 임 전무가 멘 가방은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인 ‘보테가베네타’의 230만 원대 ‘카세트백’이었다. 이 제품은 프리미엄 나파 가죽 조각을 정교하게 엮는 ‘인트레치아토’ 기법으로 만드는데, 최근까지 상품이 없어 팔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보테가베네타는 ‘로고 없는 명품’, ‘은밀한 명품’, ‘명품계의 반항아’라는 별칭이 따른다. 로고나 브랜드명을 과시하기보다 흔하지 않은 명품을 갖고 싶어 하는 고객들을 위해 오로지 품질만을 내세운다.
2000년대 초 브랜드의 비약적 성장을 이끈 토트백 ‘카바백’은 장인 2명이 이틀간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배우와 셀럽에게 사랑을 받는 보테가베네타는 현재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피아제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지난 1월 검찰의 서면조사를 받으면서 ‘논두렁 시계’ 사건이 다시 화제가 됐다. 그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이어진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지휘한 인물로 논두렁 시계 보도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인물이다.
당시 한 방송사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1억 원 상당의 스위스 명품 손목시계 ‘피아제’를 받았으며, 이 사실이 알려지자 논두렁에 버렸다”고 보도했고 노 전 대통령은 열흘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논두렁 시계 사건이 다시 주목받자 세간의 또 다른 관심은 명품 피아제 손목시계로 향했다. 피아제 시계는 보석이 많이 들어가는 제품으로유명한데 단순한 디자인이어도 상당히 고가인 경우가 많다.
또 폴로 시리즈 등은 스포티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널리 알려졌다. 디자인만큼이나 기술력도 뛰어난 피아제는 지금까지도 핵심 동력 장치인 무브먼트를 자체 생산하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2.3㎜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시냇가에 아지랑이 피고
보리밭에 종달새 우네
허나 무엇하랴 산에 들에
쟁기질에 낫질하는 총각이 없다면
- 김남주 시인의 ‘나물 캐는 처녀가 있기에 봄도 있다’ 中
눈 덮인 산기슭에 봄바람이 불어와 겨우내 꽁꽁 언 땅이 스멀스멀 풀릴 즈음 순식간에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다음 아차 하는 순간 사라지는 꽃이 있습니다. 이른 곳에선 1, 2월에도 이미 피어 춘삼월이 가기 전 꽃도 줄기도 이파리도 눈 녹듯 사라져 보통 사람들은 꽃이 피었다 졌는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야생화, 바로 현호색입니다.
현호색(玄胡索)이란 국명은 중국 한자어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검은색 덩이줄기[塊莖]가 있고, 북쪽의 오랑캐 땅에서 자라며, 새싹이 올이 꼬인 매듭처럼 생긴 식물적 특징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고 합니다. 그런데 높이 20cm 정도로 자라 10개 안팎의 꽃을 다닥다닥 달고 선 현호색을 가만 들여다보면, 그리고 다소 현학적인 한자어 이름과는 성격이 다른 라틴어 속명의 뜻을 생각하면, 일순 갑갑증이 풀리며 “맞다” 하며 무릎을 치게 됩니다. 입술처럼 위아래로 벌어진 두 장의 꽃잎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먹이를 물고 둥지로 날아온 어미 새에게 먹이를 먼저 넣어 달라며 입을 벌리고 있는 새끼 새들을 선뜻 연상하게 됩니다. 속명 코리달리스(Corydalis)는 ‘관모(冠毛)가 달린 종달새’를 뜻하는 라틴어 ‘cŏrýdălus’(코리달루스)에서 나왔습니다. 날렵하고 긴 거(距, 꿀주머니)가 달린 꽃의 형태가 종달새를 닮았다는 의미이겠지요.
“동구 밖 들녘엔 파란 보리 싹이 물결치고, 종달새는 하늘 높이 솟구치며 “지리 지리리…” 울고, 총각들은 탁 트인 논에서 “이랴, 워어…” 하며 쟁기질하고, 처녀들은 아지랑이 피는 들녘에서 나물을 캐던, 그러나 지금은 사라진 ‘고향의 봄’의 한 주인공인 노고지리가 바로 종다리, 즉 종달새입니다. 그렇습니다. 종달새가 하늘 높이 날며 지지배배 노래하는 봄, 양지바른 언덕이나 산기슭에는 종달새를 똑 닮은 현호색이 가득 피어나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봄놀이 가자고 채근합니다.
현호색은 꽃과 잎, 열매의 형태나 색 등의 변이가 워낙 많아 세계적으로는 300종, 국내에서도 20종 이상이 별도의 종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현호색·갈퀴현호색·쇠뿔현호색·조선현호색·흰현호색·수염현호색·각시현호색·날개현호색·완도현호색·난쟁이현호색·남도현호색·들현호색·섬현호색·왜현호색·점현호색·좀현호색·줄현호색·진펄현호색·탐라현호색·털현호색 등등.
현호색은 구슬 모양의 덩이줄기로 인해 ‘땅구슬’이라고도 불리는데, 지름 1cm 정도의 이 덩이줄기에 코리달린(corydaline), 푸마린(fumarine) 등의 물질이 함유돼 있어 약재로 쓰입니다. 때문에 현호색과 그 꽃을 모른다 해도 많은 이가 이미 오래전부터 약으로 먹어왔으니 참으로 가까운 인연의 꽃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우리나라 최초의 등록상품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소화제 ‘활명수’가 바로 한약재와 현호색을 섞어서 만든 의약품입니다. 1897년에 탄생해 어느덧 120년을 넘겼으니 많은 이가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복용했겠지요.
맥주라곤 하이트, 카스만 알던 시절, 난생처음 맛본 흑맥주의 맛은 충격적이었다. ‘간장 향’, ‘한약 맛’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그 강렬했던 맛이 잊히지 않듯 흑맥주의 매력은 입안에서 계속 맴도는 풍미에 있다. 영화 ‘킹스맨’을 본 사람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기네스(Guinness)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Kingsman:The Secret Service), 2015
장르 액션, 스릴러
감독 매튜 본
출연 콜린 퍼스, 태런 에저튼, 사무엘 L. 잭슨 등
‘콜린 퍼스의 수트 포르노’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영화 속 콜린 퍼스는 수트를 입고 우산 하나로 악당을 처치하며 수트의 정석을 보여준다. 이러한 ‘킹스맨’의 독보적인 스타일링은 턴불&아서 셔츠, 드레이크 넥타이, 스웨인 아데니 브릭의 여행 가방, 브레몽 시계, 조지 클레버리 구두 등 전 세계 소수만 사용하는 명품 브랜드의 참여로 완성됐다. 신사의 나라 영국의 영화답게 젠틀맨 스파이 ‘킹스맨’의 작전 기지 또한 영국 새빌로에 있는 맞춤 양복점. 킹스맨 요원이 수제 양복으로 스타일을 자랑했다면 악당은 힙합 요소가 들어간 패션을 선보인다.
‘007’, ‘본’, ‘미션임파서블’ 등 스파이 영화에서 술이 빠지지 않듯 ‘킹스맨’에서도 다양한 술이 등장한다. 특히 해리(콜린 퍼스 역)가 ‘멋진(lovely)’이라고 표현한 아일랜드 대표 맥주 ‘기네스’는 킹스맨 최고의 명대사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가 탄생한 장면에서 빼놓을 수 없다. 펍에서 기네스를 마시고 있던 해리는 그에게 싸움을 걸어오는 무리에게 “난 이 멋진 기네스를 마저 마셔야겠다”고 말하며 물러가기를 요청하지만, 오히려 비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그는 조용히 일어나 자리를 떠나는가 싶더니 가게 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 이들을 차례차례 때려눕힌다. 이 장면의 화룡점정은 마지막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리로 돌아가 남은 기네스를 마저 비우는 그의 모습이다. 기네스의 풍미와 부드러움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이 장면은 통쾌함에 갈증이 해소되면서도 해리처럼 당장 기네스를 한잔 비우고 싶은 욕구를 일으킨다. 기네스를 한 번이라도 마셔봤다면 마지막 남은 한 모금을 포기할 수 없었던 해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맥주계의 젠틀맨, 기네스
하루에 약 1000만 잔 이상 소비되는 기네스는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맥주다. 하지만 청량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첫맛에 당황할 수 있다. 탄산이 강한 다른 맥주와 달리 기네스는 청량감이 거의 없다. 우리가 기네스 광고를 볼 때 부드러운 느낌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기네스 특유의 부드러운 풍미와 거품의 비결은 바로 질소를 사용한다는 점에 있다. 1959년 기네스는 맥주 안에 질소를 넣어 이산화탄소가 담긴 다른 맥주보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거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영화 속 해리가 샴페인, 위스키, 칵테일이 아닌 맥주 기네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해리 역을 맡은 콜린 퍼스가 아일랜드 출신 배우이기 때문에’, ‘친근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등 많은 추측이 있지만 확실한 건 영화가 끝나도 계속 생각나는 콜린 퍼스처럼 기네스도 한 번 맞보면 쉽게 잊을 수 없다. 그만큼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9000년 임대 계약 체결 기네스 창립자 아서 기네스(Arthur Guinness)는 1759년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폐기된 양조장 ‘세인트 제임스 게이트’를 매년 45파운드(약 6만5000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9000년간 임대하는, 역사상 가장 독특한 계약을 맺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260년이 지났으니 앞으로 8740년이 더 남은 셈. 현재 기네스 양조장이 있는 더블린은 아일랜드 최고 관광 코스 중 하나다.
캔 속 작은 공의 정체 다른 캔맥주와는 달리 기네스 캔맥주에는 특별한 ‘무엇’이 들어 있다. 캔을 흔들었을 때 딸랑딸랑하면서 움직이는 이 물체의 이름은 ‘위젯(widget)’. 1991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술 진보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발명품은 기네스 특유의 부드러운 거품층을 생성시킨다. 간단히 설명하면 캔을 땄을 때 압력 차로 인해 플라스틱 공(위젯)에 들어 있던 질소가 빠지면서 맥주와 섞여 부드러운 거품을 일으키는 원리다. 따라서 기네스 캔에 든 물체는 이물질이 아니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기네스와 기네스북의 관계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기네스북’은 기네스와 관련이 있다. 기네스 양조회사의 상무이사였던 휴 비버(Hugh Beaver)는 어느 날 어떤 새가 가장 빠른가에 대해 사람들과 논쟁을 했고, 그 사건을 계기로 세계 최고 기록들을 모은 책을 구상하게 됐다. 그 후 약 1년간의 조사 끝에 1955년 기네스의 이름을 딴 ‘기네스 북 오브 레코드(The Guinness Book of Records)’ 초판본이 출간됐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2000년부터 ‘기네스 월드 레코드(Guinness World Records )’라는 제명으로 바뀌었고, 2001년 기네스는 기네스북 판권을 다른 회사에 넘겼다.
아일랜드보다 더 아일랜드다운 기네스기네스 엠블럼으로 사용되고 있는 하프 문양은 1862년부터 현재까지 총 여섯 번의 수정을 거쳐 완성됐다. 흥미로운 점은 1922년 아일랜드 정부가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악기인 하프를 엠블럼으로 사용하려고 신청했지만 거절됐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1876년 기네스 사가 먼저 하프를 트레이드마크로 등록을 했기 때문. 결국 기네스보다 한발 늦은 아일랜드 정부는 하프를 엠블럼으로 사용하기 위해 기네스 엠블럼과는 다른, 좌우 위치가 바뀐 하프 문양을 쓸 수밖에 없었다.
우리 인생을 1막, 2막, 3막으로 나눌 때 각자의 기준이 다르다. 정년까지 일하는 시기를 1막으로 잡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다. 55세에서 60세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그 후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를 즐기거나 봉사하는 시기를 2막으로 잡는다. 60세 이상 70세까지로 본다. 인생 3막은 유유자적하며 사는 시기로 70세 이상부터 죽을 때까지이다.
필자는 인생 1막을 잘 보냈고, 인생 2막에서도 약 20년간 ‘액티브 시니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열심히 활동했다. 봉사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시니어 활동도 열심히 했다. 특히 댄스는 현역 선수로 눈부신 업적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렇게 계속 산다는 데에 이젠 좀 지치기도 해서 여러 가지 공직도 다 내려놓고 쉬기로 했다. 인생 2막을 마감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인생 3막의 시작이다. 이제껏 잘 나가지도 않던 지역 문인협회에도 나가기 시작했다. 별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남들이 다 차려 놓은 밥상에 참석만 해주면 되는 쉬운 일이다. 패키지여행도 자주 다닌다. 그동안 발목을 잡던 댄스 교실도 그래서 접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새로 어울리는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기소개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이름을 말한다. 그러나 음향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장소나 잡담하는 사람을 통제하기 어려운 분위기상 잘 안 들리고, 들린다 해도 금방 까먹는다. 현역 때 직장 얘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인생 2막에서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떤 특기가 있는지 얘기하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필자는 무엇을 특징적으로 내세울 것인가 고민했다.
인생 2막의 화려했던 활동을 대부분 접고 나니 필자 소개를 할 만한 재료가 빈약해졌다. 온종일 뒷방에 처박혀 있는 ‘뒷방 노인’은 아니고, 아무것도 안하고 놀러 다니는 노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성의해 보인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특기 분야에서 ‘댄스’와 저서 ‘캉캉의 댄스 이야기’라는 책이다. 댄스는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분야이다. 그러나 주변에서 만나기 힘든 사람이 댄스 하는 사람이다. ‘댄스 강사’에 ‘현역 선수’라고 하면 반응이 요란하다. 춤 솜씨를 보여 달라며 시끄럽다. 더구나 기네스 기록이 될 만한 두꺼운 분량의 4310페이지 책 ‘캉캉의 댄스 이야기’ 저자라고 하면, “설마?” 하며 그 자리에서 바로 스마트 폰 검색을 해본다. “책을 몇 권 냈소!”라고 하기보다 이 책 한 권으로 끝나는 것이다. 책 이름이 ‘캉캉의 댄스 이야기’이니 외우기 어려운 실명 대신 ‘캉캉’이라는 닉네임까지 한꺼번에 소개한 셈이다.
사실 댄스는 그만두었지만, 댄스를 가르치는 일은 어렵지 않다. 패키지여행 때 일찍 호텔에 들어가는 날은 할 일이 없다. 시골이라 호텔 밖에 나가봐야 들판이고 날씨도 안 좋으면 호텔 안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여름철 유럽은 백야 현상으로 밤늦도록 하늘이 훤하다. 그럴 때 호텔 세미나실을 빌려 댄스 강습을 하는 것이다. 1시간 정도면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열심히들 댄스를 하고 나온다.
인생 3막은 남들과 어울리되, 구속력이 없는 모임에 나가는 것이다. 무거운 책임감이 뒤따르면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나가면 좋고 안 나가도 좋아야 한다. 패키지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음 여행 때 다시 보는 일도 있지만, 드물다. 그래서 부담이 없는 것이다.
뉴스를 보는데 새만금사업이 박차를 가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새만금은 원래 민간주도로 시작되었지만, 긴 시간이 지난 이번 문재인정부에서 공공주도로 진행하게 되어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내부개발이 진행될 것이며 새만금개발공사를 만들어 전담추진체계를 마련해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 6월 필자는 새만금 노마드 축제에 다녀왔다.
그날 새만금 방조제를 따라 달리면서 보았던 느낌은 참으로 벅찼는데 바다를 메워 우리의 국토를 이렇게 확장했다는데 감동적이었다.
얼마나 큰 산업 일꾼들의 노력이 있었을지 새만금 홍보관에서 사진으로 영상으로 지켜보며 숙연했다.
방조제를 사이에 두고 이쪽저쪽 바다와 호수의 물빛이 다른 점도 신기했다.
축제장의 광활한 대지를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그러면서 이곳이 일회성의 이벤트가 아닌 후손들에게 길이 남겨줄 문화 인프라가 구축되기를 기대했다.
얼마 전에 종로의 랜드마크인 종로타워 20층 새만금개발청에서 새만금 토크콘서트가 있었다.
새만금투자전시관인 이곳은 투자유치 지원과 수도권 고객, 국내외 투자자들의 접근성과 편의성 제고, 서울에서 새만금을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새만금홍보 등 대외 협력강화를 위해 개관했다.
일본기업대상 투자 설명회, 글로벌금융사와 개도국 공무원 초청행사, 중학생 진로체험프로그램, 일반 방문객 대상으로 새만금홍보를 했다.
새만금은 바다를 메워 서울의 3분의 2에 달하는 넓은 땅을 만들어 우리나라 지도의 모습을 바꾸었고 방조제는 33.9km 길이로 세계에서 가장 길어서 기네스북에 올랐다.
새만금 프로젝트를 산업프로젝트로만 생각하지 않고 문화적인 측면을 더하고자 했고 선진문화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문화까지 함께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담당자의 인터뷰도 있었다.
새만금은 만경평야와 김제평야에서 한자씩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하신 사무관님의 말을 들어보니 새만금개발은 1991년에 시작되었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서 찾아보면 이곳은 303년 백제 시대 때부터 개발되었고 ‘벽골제’라는 길이 3km의 제방과 저수지가 있어 깊은 문화적 뿌리로, 개발될 수밖에 없는 여건을 가졌다고 한다.
조선왕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일대에서 나오는 곡식이었고 고군산군도는 모두 왕조의 터였다며 새만금이 만들어지고 있는 건 역사적 구조적으로 필연적이고 그래서 새만금지역이 중심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견해를 들려주었다.
원래 새만금은 민간주도로 이루어지도록 계획되었지만, 문재인정부에서 공공주도로 진행하게 되어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내부개발이 진행될 것이며 새만금개발공사를 만들어 전담추진체계를 마련하게 되었다.
2023년 열리는 세계 잼보리 대회를 이미 유치했고, 앞으로 세계 잼버리 대회를 비롯하여 여러 행사를 많이 유치하고 제3세계 국가를 방문해 대사관이나 민간단체를 이용 새만금을 홍보하며, 국내에서도 학교나 가족 단위로 야영을 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노마드축제 등 각종 축제를 개최하는 새만금을 개발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토크 콘서트에서 새만금 주제곡을 만든 작곡가 스티브 바라캇의 이 음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여정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았다.
스티븐 바라캇은 캐나다 출신 세계적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캘리포니아 바이브스(KTX 안내방송 배경음)과 럴러바이(유니세프 주제곡) 등을 작곡한 분으로 유니세프에서의 인연으로 새만금 주제곡을 작곡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큐멘터리를 보니 이 음악가가 얼마나 새만금 주제곡을 완성하기까지 애정을 가지고 열정을 다 해 만들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이 기회를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했고 큰 책임도 느꼈다고 했다.
아무리 훌륭한 건물, 혹은 세계 최고의 시설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 도시의 성공은 사람에 달려있다며 새만금 주제곡은 ‘사람‘ 에서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새만금 주제가 마지막 부분 우리 대금연주자의 피날레가 너무나 감동적이고 멋지게 들렸다.
아시아의 허브, 미래의 심장이라는 슬로건의 새만금이 큰 성공을 거두어 우리나라 발전에 한 획을 긋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토크 콘서트를 마쳤다.
무언가 기대한다는 건 가슴 벅차고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