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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두통, 치매와 연관 있다"… 발병률 50%↑
- 편두통을 겪었던 사람은 노년기에 치매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의대 공중보건학과의 사브리나 이슬라모스카 교수 연구팀은 1935~1958년 사이에 태어나 2017년 이전에 60세가 된 6만2578명의 병력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31~58세 사이에 병원에서 편두통 진단을 받은 사람은 같은 병력이 없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60세 이후에 치매가 나타날 위험이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편두통 진단 평균 연령은 49세, 환자의 약 70%가 여성이었다. 또한 전조(aura)를 동반하는 편두통을 겪은 사람은 치매 위험이 2배, 전조가 없는 편두통이 있었던 사람은 20% 높았다. 편두통 환자는 3명 중 한 명이 두통 발작이 시작되기에 앞서 번쩍이는 빛이 보이거나, 시야가 흐려지거나, 암점이 나타나거나, 팔·다리가 쑤시는 등의 전조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편두통으로 병원 출입이 잦았던 사람일수록 치매 위험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병원에서 편두통 진단을 받았거나 편두통 때문에 병원을 자주 다녔다는 것은 그만큼 편두통이 심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팀은 “편두통은 뇌 위축으로 이어져 뇌 신경회로에 변화 또는 병변, 신경 퇴행을 일으킨다”며 “이 때문에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영상회의로 진행된 미국 두통 학회(American Headache Society)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 2020-07-0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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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서울대병원 김광일 교수, 나이가 들어도 늙지 않는 노후
-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관심이 많아진다. 요즘 시니어들은 몸이 아프거나 관리를 할 때, 스마트폰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찾는 편이다. 손쉽고 빠르게 필요한 답을 얻는다는 장점은 있지만,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오히려 잘못된 정보에 현혹돼 건강을 잃거나 부작용에 시달릴 수도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스마트폰으로 해답을 찾는 이가 많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센터장 김광일(金光一 ·50) 교수는 ‘늙어도 늙지 않는 법’을 통해 이 문제의 해법을 제시한다. 모순된 문장처럼 보이는 제목이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김광일 교수는 과거 한 칼럼을 통해 ‘노화’는 못 피해도 ‘노쇠’는 피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노화를 겪겠지만, 신체적·정신적으로 허약해지는 노쇠는 예방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책 제목 역시 그 맥락과 같다. “노화는 개인차가 있어 똑같은 연령이더라도 노화 정도나 노화로 인한 신체기능, 인지기능 변화는 너무나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성장 및 발달 과정이 대부분 개체에서 비슷하게 진행되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숫자로 표현되는 나이는 많아도 기능적인 나이, 즉 생체 연령은 늙지 않도록 잘 관리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목을 정했습니다.” 누구나 노쇠한 노인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나름대로 건강을 유지하려 이런저런 정보를 찾고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저염식이 좋다’든가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는 등 권장할 만한 방법도 있지만, 막상 꾸준히 실천하기는 어렵다. 대부분 ‘건강기능식품’을 선호하는 이유다. 마치 이것만 먹으면 건강해지고 질병이 나을 거라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김 교수는 그리 현명한 방법이 아니라고 조언하면서, 영양 섭취에 문제가 없다면 건강기능식품을 굳이 따로 챙겨먹을 필요도 없고, 현재 의존하는 제품들을 끊어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환자들이 ‘유행하는 건강기능식품을 먹어도 되느냐’라고 많이 묻습니다. 실제로 그런 식품들이 그렇게 효과가 좋다면, 외국의 큰 제약회사들이 벌써 제품으로 만들어 큰돈을 벌지 않았을까요? 아직 그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걸 보니 효과가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효과들이 과장된 채 떠도는 경우가 많아요. 차라리 짠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습관 등을 고쳐나가는 게 더 낫죠. 그렇게 생활 속 실천 방법들과 더불어 환자나 가족이 자주 궁금해하는 내용 위주로 책을 엮었습니다.” 노인 의학을 위해 걸어온 길 2003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개원하며 노인의료센터가 설립되자, 김 교수는 과감히 ‘노인병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당시엔 개척 단계나 다름없던 분야였다. 쉽지 않은 길이었음에도 꾸준히 노력하며 수많은 공적을 쌓은 그이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한다. “그때만 해도 국내에서 노인의학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연구하던 분이 거의 없었어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공부하는 일이 의미 있다고 여겨 시작하게 됐죠. 하지만 어떤 질병을 진료하는 과인지, 어떤 환자가 노인의료센터를 방문해야 하는지 등을 이해시키기 어려웠고, 현재도 쉽지는 않습니다. 아마 자리를 잡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해요.” ‘노인병학’으로 전공을 바꾼 지 어언 16년이 흘러, 김 교수도 지천명의 나이가 됐다. 점점 자신이 마주하는 환자들의 나이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몇 해 전에는 노안으로 인해 해외 학회 발표장에서 준비한 원고가 잘 보이지 않아 무척 당황했던 경험도 있단다. “제자들이 작성한 논문의 사소한 실수보다는 큰 방향을 일러주라고 노안이 찾아온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노화를 받아들이는 그다. 노화는 그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를 가져다줬다. “나이가 들며 앓는 질병으로 인해 종종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전에는 환자에게 의사로서 전문적인 의견을 ‘강요’하는 일이 많았죠. 최근에는 환자가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다 제공하고,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상담을 합니다. 당사자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돕는 거지요.” 특히 고령의 암 환자들은 “수술을 해도 괜찮을까?”라는 염려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이러한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김 교수는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하는 ‘노인포괄평가’를 국내 최초로 개발, 그 효과를 입증해 의료 현장에 도입했다. “질병이나 증상 위주의 진단법이 아닌, 노인에게 흔히 문제 되는 여러 항목을 평가해 환자 상태를 보다 명확하게 알아보는 방법입니다. 일상 수행 능력을 비롯해 치매, 우울증 등 정신 건강과 영양 상태를 모두 평가하죠. 고령자들은 증상이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특성을 고려한 포괄적 평가가 수술 예후를 보다 잘 예측할 수 있습니다. 수술을 고민하는 분들이 걱정을 덜고 좀 더 수월하게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고 있죠.” 환자를 통해 배운 노년의 가르침 병에 걸렸을 경우를 상상할 때는 담담해도 막상 현실로 닥치면 낙담할 수밖에 없다. 이성적인 판단이나 결정이 어려울 수도 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누구든 질병이나 삶의 마무리에 대해 미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질병에 걸렸을 때의 치료 범위를 미리 결정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심사숙고한 뒤 자신의 뜻을 밝혀둔다면, 결정적인 순간에 가족들이 우왕좌왕하거나 불필요한 치료를 하는 일이 줄어들겠죠. 이는 현장 의료진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건강할 때 미리 이러한 고민을 해보고 자기만의 원칙을 구체적으로 세워두는 게 좋습니다.” 환자들을 위해 아낌없이 조언하는 김 교수이지만, 그도 때로는 환자를 통해 배우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찾는 수많은 노인이 결국 인생 선배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늘 환자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노년기에도 화목하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부부나 가족들을 보면 ‘젊었을 때 어떻게 사셨기에 주변 사람들이 저리도 행복하게 잘 살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하죠. 반면 환자에게 무관심하거나 불화와 이견이 많은 가족을 보면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모두 인생을 잘 산 것은 아닐 수도 있겠구나’라는 점을 깨닫기도 하고요.” 그러한 인생 선배들을 바라보며 김 교수는 자신의 노후를 어떻게 그리고 있을지 궁금했다. “지금보다는 좀 더 여유를 갖고 일할 수 있는 노후가 되길 바랍니다. 또 나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 그리고 받은 것들을 나눌 수 있는 노년을 살고 싶네요.”
- 2020-06-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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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생각 자주하면 치매 위험 높아진다"
- 노년기에 부정적인 사고를 장기간 반복하면 치매 위험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의 보도에 따르면 반복적인 부정적 사고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두 가지 해로운 단백질을 더 많이 축적시켜 인지력 저하를 불러와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런던대학 정신건강학과의 내철리 마천트 연구팀이 55살 이상 나이의 350명 이상을 약 2년 동안 조사한 결과 “반복적인 부정적 사고가 치매의 새로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성명에 따른 것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장 흔한 치매 유형인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두 가지 단백질인 타우와 베타 아밀로이드의 축적량을 측정하는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뇌 스캔 결과, 과거에 대한 반성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 같은 부정적 사고를 갖고 있는 3분의 1가량이 비관적으로 사고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타우 및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이 많고 기억력 약화 및 인지력 감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마천트 교수는 “우리는 장기간에 걸친 만성적·부정적 사고 패턴이 치매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런던 알츠하이머 학회의 정책 및 연구 책임자 피오나 캐러거는 “단기간 동안의 부정적 사고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계속되는 부정적 사고는 알츠하이머병 위험 자체를 키울 것”이라고 전했다.
- 2020-06-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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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성이 노년 삶의 질 영향… 가벼운 운동 필수"
- 인구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노년기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고령 남성의 근력이 떨어지면 중증 발기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장일영 교수와 소화기내과 박형철 전임의가 강원도 평창군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남성 519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과 발기부전 여부를 분석한 결과, 근감소증이 있는 집단에서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중증 발기부전 유병률이 약 1.89배 높았다. 근감소증이란 노화에 따른 만성질환, 영양부족, 운동량 감소 등으로 근육량과 근력, 근기능이 일정 기준보다 떨어지는 질환이다. 최근 근감소증이 노년층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고령 남성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성기능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016년 1월부터 2년간 고령 남성을 대상으로 근감소증과 중증 발기부전 여부를 조사한 후 둘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근감소증은 의료진이 환자의 근육량과 악력, 보행속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해 진단했으며, 중증 발기부전은 공인된 자기 기입식 설문지인 국제발기능측정설문지(IIEF)를 통해 측정했다. 519명 중에서 중증 발기부전 환자는 약 52.4%(272명)였으며, 전체의 31.6%(164명)는 근감소증을 갖고 있었다. 근감소증이 없는 고령 남성 중 약 43%만이 중증 발기부전을 가진 반면, 근감소증 환자들 중에서 중증 발기부전도 같이 갖고 있는 경우가 약 73%인 것으로 나타나 중증 발기부전 유병률이 약 1.89배 높았다. 특히 중증 발기부전이 없었던 남성 노인 197명 중 근육량과 보행속도가 정상 기준보다 떨어져 있는 경우, 1년 후 중증 발기부전 발생률이 각각 약 2.5배, 약 2.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속도는 우리 몸의 근력이 잘 기능하는지를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나이,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 우울증, 다약제 복용 여부 등 발기부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제외했는데도 근감소증 환자에게 중증 발기부전이 나타날 위험이 높았다”고 말했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년층에서 근감소증, 특히 그 중에서 근력보다는 근육량과 보행속도가 떨어지면 중증 발기부전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건강한 성은 노년층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실내 자전거 타기, 가벼운 체조나 수영 등 근력을 균형 있게 발달시킬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식단으로 단백질 영양섭취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내과학회 영문 학술지(KJIM, Korean Journal of Intern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 2020-05-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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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건강척도 '손아귀 힘'… "과다수면은 악력저하"
- 노년층 남녀가 하루 8시간 넘게 수면을 취할 경우 악력이 정상보다 두배 가까이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아귀 힘을 말하는 악력은 전신 근력을 반영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다. 최근 인제대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이가영 교수팀은 2016년∼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1만783명을 대상으로 수면시간과 악력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결과(주중 및 주말 수면시간과 악력과의 관련성)는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이 교수팀은 연구 참여자의 연령에 따라 청년(19∼40세), 중·장년(41∼60세), 노년(61세 이상) 등의 수면시간을 기준으로 6시간 미만(과소 수면), 6∼7시간(정상 수면), 7∼8시간, 8시간 초과(과다 수면) 등으로 나눠 조사·분석했다. 연구 대상자에게 악력계를 쥐게 한 뒤 아시아 근감소증 연구회 기준에 따라 남성 26㎏, 여성 18㎏ 이상이면 정상 악력, 기준 미만이면 악력 저하로 평가했다. 61세 이상이면서 수면시간이 8시간 초과인 남성이 악력 저하일 가능성은 수면시간이 7∼8시간인 같은 나이대 남성의 1.8배(여성 1.7배)였다. 하루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인 노년층 여성의 악력 저하 가능성도 같은 나이대 정상 수면 여성보다 1.4배 높았다.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8시간 초과 수면은 노년층 남녀에서, 6시간 미만의 수면시간은 노년층 여성에서 악력 저하 위험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 2020-04-1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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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와 노인인권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
-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원장 임홍재)와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회장 김현숙)는 19일 서울시 종로구 종로 소재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에서 노인인권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식을 가졌다. 두 기관은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노인인권 증진을 위한 공동연구 및 학술교류 △노인인권교육 강화를 위한 정보공유 △노인인식 개선 등을 위한 공동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노인인식 개선 및 삶의 질 향상 등 노인의 권리 실현을 위해 공동 대응해나가기로 하였다.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는 2016년 아셈정상회의에서 설립 승인된 노인인권 국제전문기구로 2018년 6월 문을 열었다. (사)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는 한국노년학회, 한국노화학회, 대한노인병학회, 대한노인정신의학회, 한국노인간호학회, 한국장기요양학회 등 6개 학회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노인 학술단체이다.
- 2019-12-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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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병 근원’ 당뇨병 관리의 첫걸음 혈당 재기
-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인천성모병원과 함께 ‘백세 건강 챙기는 가정용 의료기 백배 활용법’을 연재합니다. 시니어가 흔히 가정에서 사용하는 의료기를 제대로 알고 쓸 수 있도록, 재미있는 영상과 함께 찾아갑니다. 영상은 네이버TV 브라보 마이 라이프 채널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감수 김대균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출연 안지현 인천성모병원 간호사 당뇨병은 성인병의 대표 주자로 꼽힐 만큼 흔한 병이다. 204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유병률이 6억 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 포도당을 연소하는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는 당뇨병을 1형, 인슐린 저항성(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것)이 떨어지는 상태를 2형이라고 부른다. 성인이 되어 발병하는 경우는 대부분 2형으로 보면 된다. 제2형 당뇨는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고열량, 고지방, 고단백의 식단과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췌장 수술, 감염, 약제에 의해 생길 수도 있다. 당뇨병을 무서운 병이라 말하는 이유는 합병증 때문. 건강검진 기회가 늘고 의료기관 이용이 쉬워지면서 과거처럼 혈당의 심한 상승으로 혼수상태에 이르는 급성 합병증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수명 연장으로 오랜 시간 당뇨를 앓게 되면서 만성적인 합병증의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당뇨 환자는 혈관내피의 손상으로 동맥경화증이 쉽게 동반되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합병증이 올 수 있다. 또 실명의 주요 원인이 되는 망막병증이나 통증, 저림 증세가 나타나는 신경병증 같은 미세혈관의 합병증 역시 삶의 질을 심하게 저하시킨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일명 당뇨발)도 당뇨 환자가 주의해야 하는 합병증이다. 혈당이 70mg/dl 이하로 감소될 경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저혈당도 만성합병증 못지않게 중요하다. 당뇨병을 관리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혈당을 꾸준히 점검하는 것이다. 식단 관리와 함께 혈당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면 환자 스스로 경각심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식은땀, 떨림, 가슴 두근거림, 배고픔, 구역, 구토, 복통, 어지러움, 두통, 짜증, 집중력 장애, 시력 변화 등 저혈당 증상을 경험할 때 곧바로 혈당을 측정해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가족 중 노년기 당뇨환자가 있다면 자가혈당측정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www.diabetes.or.kr) 사이트를 방문하면 식생활 관리에 대한 안내가 상세하게 나와 있다. 혈당계란? 혈당을 측정하는 혈당계의 원리는 대부분 비슷하다. 바늘로 손끝을 따 피를 낸 뒤 측정지에 묻혀 혈당을 측정하는 방식. 그러나 제품의 품질에 따라 측정 결과가 부정확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검증된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개인용 혈당 측정 시스템의 최소 성능 요구사항을 담은 국제 규격인 ISO 15197을 발간했는데, 기기가 이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면 된다. 가정용 혈당계로 혈당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채혈침 등 여러 소모성 재료가 경제적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혈당 측정, 인슐린 투약을 위한 소모성 재료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혈당 측정은 식전 공복 혈당과 식사한 지 2시간 후에 식후 혈당을 재면 된다. 혈당계 구성 a 채혈기(채혈침) 혈당을 검사할 수 있도록 피를 나오게 해주는 주사침이다. 시중 제품 대부분이 펜 타입으로 되어 있다. 스프링 바늘을 순간적으로 밀어 올리면 상처가 나면서 피가 나온다. b 혈당계 본체 혈당 검사지에 묻은 혈액을 바탕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장비다. 최근에는 혈당 측정 결과를 저장해 혈당 관리를 돕는 기능이 추가됐다. c 혈당 검사지 혈당계 본체에 삽입돼 있으며 혈당을 측정하는 데 소모되는 일회용 검사지다. 혈액이 닿는 부분이 오염되면 혈당 측정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의약품처럼 유통기한이 있어 확인 후 구매해야 한다. 한꺼번에 많이 사는 것보다는 적정 수량을 자주 구매하는 것이 좋다. 측정 방법 a 손을 깨끗이 씻고 말린다. 팔을 심장 아래로 위치시켜 손의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한다. b 채혈기 뚜껑을 열고, 일회용 채혈침을 장착한 뒤 뚜껑을 닫고 장전한다. 다이얼을 조작해 개인에 따른 채혈 깊이를 조절한다. c 혈당계 전원을 켜고, 혈당 측정 검사지를 넣는다. 이때 측정 검사지의 채혈 방향과 기기 삽입 방향이 바뀌지 않도록 주의한다. 혈당계에 따라 측정 검사지를 넣으면 자동으로 전원이 켜지는 제품도 있다. d 채혈할 손가락 끝을 일회용 알코올 솜으로 닦고, 채혈기를 댄 뒤 버튼을 눌러 주사침이 손끝을 찌르게 한다. 손가락 중심보다는 양측 끝부분을 찌르는 게 통증이 덜하다. e 손가락에 충분한 핏방울이 맺히면 측정 검사지 끝에 대고 측정을 시작한다. 이때 피가 부족하다고 피를 더 짜내면 안 된다. 차라리 다시 채혈하는 게 낫다. f 기기에 따라 측정 결과 저장도 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더 효과적인 혈당 관리가 가능해진다.
- 2018-11-1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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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노인의학, 노인문학을 넘어 의료 인문학에 닿다-은퇴한 文人 의사 유형준
- 시니어에게 꼭 필요한 노년의 삶, 성공 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노인의학의 대가로 알려진 유형준(柳亨俊·65) 교수를 만났다. 유 교수는 2018년 한림대병원에서 정년퇴임을 하고 현재 CM병원 내과 과장으로 있다. 1994년 한림대 법인기구에서 근무할 때 만나 5년 동안 함께 지내, 필자와는 구면이다.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준 선배다. 병원을 그만두고 20여 년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소식은 전하며 지냈다. 올해 의학과 문학 접경 연구소에서 주관하는 세미나와 관련한 일을 진행하면서 다시 만났다. 지인이라 편한 점도 있었지만 다소 부담도 되었다. 유 교수는 30여 년 노인당뇨병 회장, 대한노인병학회장, 한림노인병연구회장 등을 역임한 노인의학의 대가다. 그에게 노인의학에 대한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노인의학이란 어떤 것인가요? “1909년 이그나츠 레오 내셔(Ignatz Leo Nascher, 1863∼1944)가 처음으로 노인의학이란 용어를 제창하였습니다. 그는 소아를 다루는 의학 분야를 `소아과학(pediatrics)이라 부르듯이 늙음과 그에 따른 질병들이 청장년기의 그것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노인을 다루는 의학 분야를 따로 정해 가리키는 용어 `노인의학(geriatrics)을 만들었죠. 새로운 용어를 제시하면서 내셔는 두 가지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하나는 ‘아동기가 생리적으로 다른 시기인 것처럼 노년기도 삶의 다른 시기라는 주장이고, 또 하나는 `노인의학은 의학의 특별한 전문 분야’라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는 이러한 견해를 증명하고 실천하기 위해 열심히 연구했습니다.” 그는 당뇨병을 전공했는데 이 병이 성인병이면서 노인병이어서 자연스럽게 노인의학을 연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멋있게 노년을 보내는 방법에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성공적인 노년의 삶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각자의 노년은 모두 멋있지요. 게으른 노년이든 부지런한 노년이든 그렇게 늙어가는 까닭이 있습니다. 그래도 억지로라도 한 예를 든다면 일과 섬김으로 늙어가며 영원을 마련해가는 노년입니다. 늙음은 두 가지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어요. 하나는 `‘얼마나 망가졌는가?’로 결과의 결손을 들추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쓸모 있는 부분이 꽤 남아 있지 않은가?’라고 물으며 쓸 만한 기능의 유용성을 추스르는 것입니다. 성공한 늙음은 노쇠의 최소화입니다.” 유형준 교수는 나이가 들어 세월이 쌓여가면서 근육량이 줄어 기력이 떨어지고,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력이 흐려지고, 몸의 균형 유지 능력이 둔해져 잘 넘어져 부러지고, 기억과 사고의 속도가 처지는 등의 현상을 `정상노화에 따른 변화라고 설명했다. “그리스 작가 소포클레스가 말했듯 늙어가는 사람만큼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강한 면뿐만 아니라 약한 면까지도 사랑합니다. 못난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과도 같아요. 노화를 막을 순 없습니다. 단지 덜하거나 늦출 수는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노화를 조절할 수 있는가를 따지기 전에 ‘노화는 무조건 막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봐야 해요. 삶의 길이보다 삶의 질을 더 값지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건강하고 생산적 신념을 지니고 있는 걸 드물지 않게 봅니다.” 늙음에 의한 심신의 퇴화는 자연적인 것이므로 늙음을 막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쓸모 있는 잔여를 수정해 추스르는 노력이 있을 때 성공적인 노년의 삶을 살게 된다는 의미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는 아름다운 늙음은 어떤 것일까요? “‘아름답다’라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보이는 대상이나 음향, 목소리 따위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주는 것을 말하고, 다른 하나는 하는 일이나 마음씨 따위가 훌륭하고 갸륵한 데가 있다는 뜻입니다. `‘아름다운 늙음’은 이 두 가지의 의미를 안팎으로 모두 품고 있어요.” 향노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늙음에 대항하여 젊음을 유지하려는 항노화(抗老化)와 다르게 늙음을 받아들여 슬기롭게 즐기는 자세가 향노화(向老化)입니다. 1999년 자원봉사를 하던 일본 여성 다카하시 마스미(高矯眞澄)의 생각에서 비롯된 개념이며 활동이죠. 늙음 속에서 늙음을 새로운 눈으로 열심히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늙음에 순응하는 것입니다. 이때의 순응은 체념이 아닙니다.” 의료 인문학이란 무엇인가요? “사람의 무늬(인문)를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인문학입니다. 의학 역시 인간의 무늬에서 시작하고 완결되는 분야입니다. 인문학은 사람의 무늬를, 의학은 병의 흔적을 그리는 것이므로 연관성이 깊습니다. 의료 인문학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의학과 문학의 접경 연구 세미나를 개최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의학과 문학은 둘 다 인간의 고통과 생명의 의미를 깊이 헤아려 병을 치유하는 데 그 연원(淵源)을 두고 있습니다. 진정한 의학은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에 관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과 깊이 닿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의학과 문학이 과학과 예술로 구분되어 각각의 영토에 제각기 놓여 있죠. 의학과 문학의 접경 연구는 ‘의학 속으로 문학이 왜, 어떻게 들어와 어떤 형편으로 지내고 있는가?’라는 의학 속 문학의 재주(在住)에 관한 질문에 명징한 답을 구해 효험을 더 풍요롭게 하려는 목적에서 시작했습니다.” 시니어에게 문학의 가치는 뭘까요? “문학은 삶의 무늬를 그리는 것이죠. 노인도 독특한 무늬를 지녔습니다. 늙어서도 독서가 필요합니다. 젊어서 하는 독서는 문틈 사이로 달을 엿보듯 하고, 마흔 살 안팎의 독서는 뜰에 나서 달을 바라보듯이 하라고 권유합니다. 독서는 인간의 무늬, 인문을 살피는 일입니다.” 의사신문에 ‘늙음 오디세이아’를 연재하고 계시는데 어떤 의도로 쓰시는 건가요? “늙음의 얼굴과 속마음을 독자들과 함께 얘기해보고 싶어 쓰고 있습니다. 연재된 내용은 `‘늙음의 의미’, `‘늙음의 무늬’, `‘성공 노화’, `‘노년 독서’, `‘노년의 꿈’, `‘노인의학’, ‘노전 정리’ 등입니다. 현재 50회가 넘어 책으로 내볼까 준비하고 있습니다.” 노전(老前) 정리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독자들을 위해서 짧은 소개 부탁드립니다. “늙기 전에 어수선하거나 쓸데없는 것들을 미리 없애 가지런히 바로잡기를 하는 게 노전 정리입니다. 죽기 전에 하는 건 생전 정리이고요. `‘노전 정리’는 일본 작가 사카오카 요코(坂岡 洋子)가 만든 용어입니다. 기력과 체력이 있는 현역 시절에 신변과 생활 방식을 검토해 경쾌한 삶을 준비하는 게 노전 정리의 목적이고, 사후에 남겨진 가족들이 유품 및 재산 등으로 옥신각신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생전 정리의 목적입니다.” 유 교수는 수필가와 시인(필명 유담)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자녀 중 한 명은 의학의 길을 걷는 게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이 있었고 스스로도 생명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어 의학을 선택했다. 아버지는 한학자, 큰형과 작은형은 문학인이라서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았다. 글 쓰는 걸 좋아해 어릴 때부터 기록하는 일을 습관화했다. 중고등학교 때는 문예반에 들어가 교지를 편집했고, 의예과에 진학한 뒤에도 문예지 `‘이바돔’을 창간하는 등 문학활동을 계속 했다. 그는 글쓰기가 환자들과 소통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년퇴임 후 만든 버킷리스트가 있다. 첫째, 의료를 문학으로 전개하는 연구를 한다. 둘째, 기독교 입장에서 늙음에 관한 책을 쓴다. 셋째, 기타 연주를 다시 시작한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 기타 연주는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다. 그는 노인의학이 아직 초보 단계라서 계속 연구하고 싶다고 했다. 또 정진하는 데 영성생활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6년 전 폐암 수술을 받은 후부터는 매주 수요일, 금요일에는 저녁 약속을 일절 잡지 않고 교회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 2018-11-1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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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로 배우는 노년의 지혜 3
- 인생 황혼기에 맞은 손님 감독 토마스 맥카시 주연 리차드 젠킨스, 히암 압바스 제작연도 2007년 상영시간 104분 20년째 코네티컷의 한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는 장년의 교수 월터 베일(리차드 젠킨스). 단조롭고 열의 없는 나날을 무기력하게 이어가던 월터는 논문 발표를 위해 뉴욕 출장을 갔다가, 오랫동안 비워두었던 자신의 아파트에서 불법 체류자인 타렉 칼릴(하즈 슬레이만)과 자이납(다나이 거라이라) 커플과 마주친다. 월터가 갈 곳 없는 젊은 커플에게 잠자리를 제공하자, 타렉은 감사의 뜻으로 월터에게 자신의 생계 수단인 젬베(Djembe 혹은 jembe;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원추형 모양의 가죽 드럼) 연주를 가르쳐준다. 타렉과 함께 센트럴 파크에서 젬베를 연주하면서 이따금 미소를 짓게 된 월터는 타렉이 불법 이민자 단속에 걸려 수용소에 들어가자 타렉과 자이납, 그리고 소식 없는 아들을 찾아온 타렉의 어머니 모나 칼릴(히암 압바스 Hiam Abbass)의 운명과 얽히게 된다. 모든 좋은 영화가 그러하듯 의 초반부는 주인공 월터의 무뚝뚝한 캐릭터와 잿빛 삶을 이렇다 할 대사 없이 간결하게 전한다. 무거운 짐을 들고 밤거리를 걷는 월터의 처진 어깨, 귀가하여 홀로 와인을 마시는 월터의 쓸쓸한 표정. 얽은 얼굴에 안경을 걸친 반대머리 월터는 먼저 말을 걸어보고 싶을 만큼 호감 가는 인물이 아니다. 개인 사정으로 리포트가 늦었다고 사정하는 학생을 냉정하게 내쫓는 그의 유일한 관심은 피아니스트였던, 그러나 세상을 떠난 지 오래된 아내와 함께 듣던 클래식 음악 감상뿐. 아내의 피아노로 교습을 받아보기도 하지만 선생들 잔소리가 듣기 싫어 번번이 내쫓고, 마침내 네 번째 선생 바바라(마리안 셀데스)로부터 “당신은 재능을 타고 나지 못한 사람이다. 그 좋은 피아노를 팔려거든 내게 팔아라”는 말을 듣기에 이른다. 월터가 학회에서 발표한 논문마저 공동저자가 아닌, 단지 이름을 빌려준 것뿐이고 새 책을 거의 다 써가고 있다고 했지만 아직 손도 대지 못했고, 한 과목뿐인 강의도 성의 없이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월터의 지루하고 무기력한 삶이 전제로 묘사되었기에, 자신의 집을 점거한 불법 체류 외국인 커플을 다시 불러들여 잠자리를 제공하는 설정은 설득력을 갖는다. 또 타렉과 자이납이 채 챙겨가지 못한, 그들의 다정한 한때를 담은 사진, 그리고 월터가 창밖으로 내려다본 밤거리에서 초조하게 잠자리 구걸 전화를 거는 커플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의 공감을 얻어내는 세심한 연출력을 발휘했다. 월터가 젬베 연주에 금방 빠져드는 장면 또한 월터가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던 음악 애호가라는 초반의 설정 덕분에 쉽게 이해가 된다. 월터를 경계하는 진중한 자이납과 달리 낙천적이고 영리한 타렉은 월터에게 차근차근 연주의 기쁨을 가르치며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지만 젬베 연주 때는 생각하지 말고 두드려야 한다. 4박자 클래식에 익숙하겠지만 아프리카 리듬은 3박자다.” 시리아에서 왔다는 타렉이 아프리카 타악기인 젬베를 연주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건 자이납과 젬베뿐이다”라고 설명하는 대사에서 짐작되듯 타렉은 세네갈 출신인 자이납을 깊이 사랑한다. 이처럼 음악이 중동인 타렉과 아프리카인 자이납을 연결시켜주었듯, 백인 월터와 중동인 모나의 내적 교류에도 큰 몫을 한다. 학사 일정 때문에 코네티컷으로 돌아간 월터가 바바라에게 피아노를 주는 장면은 과거의 아내 혹은 그녀의 음악과 이제 거리를 두기로 했다는 결심으로 읽힌다. 반면 그가 뉴욕 집으로 돌아왔을 때 모나가 청소를 하며 월터 아내가 연주한 클래식 CD를 듣고 있는 장면은, 음악이 이들을 연결시켜주고 있다는 은유로 읽힌다. 월터는 CD를 하도 많이 들어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는 모나를 위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브로드웨이의 마제스틱 극장에서 장기공연 중인 을 예매한다. 타렉이 수용소에 갇혀 있는 절박한 시점에 만난 낯선 장년 남녀가 뮤지컬 감상을 통해 웃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학교 수업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꺼리는 월터는 “책을 안 써본 사람과는 말이 쉽지 않다”며 모나의 관심을 일언지하에 끊어버리지만, 결국엔 자신이 “바쁜 척, 책을 쓰는 척했지만 일에서 손 놓은 지 오래다. 남의 논문만 읽고 똑같은 과목을 20년 강의했을 뿐이다”라고 고백한다. 모나는 진심을 말해줘 고맙다며 “교수가 아니면 뭐가 되고 싶었냐?”고 묻는다. 모르겠다는 월터에게 모나는 ”그래서 더 신나지 않나요?“라며 웃는다. 낙천적인 타렉의 어머니답게 모나 또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여성임을 드러내주는 대사다. 런던에 사는 아들이 있다는 대사만 있을 뿐, 월터 아들의 존재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아들과 살갑게 지내지 않는 듯해 보이는 그가 타렉에 대한 관심과 보살핌은 아들에 대한 속죄의 마음일 수 있고 이는 아들을 위해 자신의 행복을 기꺼이 포기하는 모나의 깊은 모성과도 연결된다. 는 아무런 사건도 인연도 없이 생의 끝점에 이를 것 같던 월터의 삶에서, 음악을 매개로 한 이국인들과의 만남이 얼마나 큰 마음의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9·11 사건 후의 미국 정부(는 2007년 작품이다) 태도가 다인종 국가인 미국의 정체성을 얼마나 훼손하고 있는지를 간접, 직설적으로 지적하기도 한다. 타렉이 지하철에서 경찰의 불심 검문을 받고 끌려갈 때 월터가 경찰에게 진정하라며 신음하듯 내뱉던 외침, 퀸즈의 불법 체류자 수용소 외관을 창고처럼 보이게 의도했다는 월터와 모나의 대화, 모르겠다고만 하는 수용소 직원들에 대해 “시리아와 똑같다”(저널리스트였던 모나의 남편은 반정부 글 때문에 7년을 징역살이하다 죽었고, 그 때문에 모나는 아들 타렉을 데리고 미국으로 왔으며, 본국 귀환 명령서를 받고도 이를 무시한 채 타렉을 키웠다고, 시리아로 떠나기 전 날 밤 월터의 품에 안겨 고백한다)고 하는 모나의 탄식, 타렉이 강제 송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월터가 외치는 절규 등이 그러하다. 거리, 관공서, 공항에서 인물 뒤로 보이는 거대한 성조기. 수용소 벽에 쓰여 있던 구호 ‘미국의 힘은 이민자들로부터’도 그렇고, 자유의 여신상 그림도 마찬가지다. 모나는 “까매도 너무 까맣다”며 놀랐던 아들의 연인 자이납을 만나 아들이 좋아했던 장소로 데려가 달라고 한다. 자이납, 모나, 월터가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볼 수 있는 페리를 타게 된 연유다. 그때 모나는 월터에게 묻는다. 자유의 여신상에 올라가본 적 있냐고. 월터는 한 번도 꼭대기에 올라가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주인공 월터는 이민자들이 미국의 상징으로 여기는 것들, 즉 자유의 여신상이나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전혀 관심 갖지 않고 살아온 것이다. 그랬던 월터가 세 사람과 만나면서 국가를 대신해 사과까지 하게 된다. “저들이 나를 테러범 취급한다”며 불안해하는 타렉에게도, 추방된 타렉을 따라 시리아로 돌아가기로 한 모나에게도 미안하다고 중얼거리는 월터(하필 그의 세미나 발표 주제는 ‘개발도상국 경제’란다). 국가를 대신한 월터의 사과는 통상적인 할리우드 영화처럼 해피엔딩에 이르지 못한다. 수용소로 면회 갔을 때 유리벽을 마주하고 탁자와 가슴을 두드리며 협연을 할 만큼 음악을 사랑하고 마음이 통했던 월터와 타렉. 타렉이 “손님이 많은 저기서 연주하고 싶다”던 지하철 바로 그 공간에서 월터는 홀로 젬베를 연주한다. 이 마지막 장면은 여운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인정케 한다. “월터가 우리를 경찰에 고발할 거야”라며 두려워했던 자이납의 경계심은 우려로 그쳤지만, 그 불안의 정체는 월터 개인이 아닌 미국이라는 국가였음을 알게 해준다. 엄혹한 현실을 인정하며 절제된 감정으로 긴 여운을 남기는 는 뉴욕대학의 케보키안 센터, 킴벨 센터, 헌드레드 에이커스 레스토랑, 그리고 타렉이 연주하는 이스트 빌리지의 뱀부 하우스와 줄스 비스트로, 자이납이 직접 만든 액세서리를 파는 소호의 길거리 시장 등을 뉴욕의 명소가 아닌, 시민권자도 불법 체류자도 함께 살아가는 공간으로 묘사한다. 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안정적인 카메라(올리버 보켈버그), 음악, 그리고 연기다. 클라식과 젬베 연주가 화답하는 영화답게 베토벤의 ‘Sonata No. 21 in C Major’가 흐르는가 하면, 타렉으로 분한 하즈 슬레이만이 직접 협연에 참여한 ‘Darius Blues’와 ‘In Memory of the Dead’와 같은 재즈풍 연주가 청각을 만족시킨다. 연기 앙상블이 빼어난 것은 감독 토마스 맥카시가 배우 출신이라는 것과 무관해 보이진 않는다. (2005), (2005), (2006) 등에 출연해온 조연 배우 토마스 맥카시는 2003년 직접 각본을 쓴 독립 영화 로 선댄스, 산세바스티안, 스톡홀름 등의 영화제에 초대되었다. 역시 직접 각본을 쓴 와 (2011)도 데뷔작과 마찬가지로, 소외된 중장년층의 소통을 담백하게 그려내 잔잔한 감동을 안겨줬다. 세 작품 모두 톱스타가 아닌, 그러나 연기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아카펠라 화음을 이끌어냈는데 그 솜씨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 영화제에서 18개의 트로피와 17번의 후보 지명을 받은 는 로버트 젠킨스에게 2009년 아카데미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와 2008년 모스크바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겨주는 등 네 명의 주연 배우와 조연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각본과 연출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1953년생 리차드 젠킨스를 주연으로 캐스팅한 건 미국판 리메이크 실패작인 (2004) 촬영장에서, 젠킨스의 부드러운 음성과 눈빛을 확인한 후라고 한다. 리차드 젠킨스는 “나를 주연으로 하면 제작비 조달이 어려울 텐데”라고 우려했다고 한다. 토마스 멕카시 감독은 "의 아이디어는 베이루트를 여행했던 나의 경험에서 가져왔으며, 한 사람의 삶이 우연한 짧은 만남으로도 영향받을 수 있음을 그리고 싶었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21세에 미국으로 이민 온 레바논 출신의 하즈 슬레이만과 미국으로 이민 온 짐바브웨 출신 부모에게서 태어난 다나이 거라이라 모두 로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아직은 TV가 주 무대다. 이 두 젊은이보다 더 오래 시선을 사로잡는 기품 넘치는 여배우들이 있으니 히암 압바스와 마리안 셀데스다. 1960년, 이스라엘 나사렛 출신인 히암 압바스는 에란 리클리스의 (2004)와 (2008), 아모스 기타이의 (2005) 등에 출연해온 이스라엘 대표 여배우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2005) 등에도 출연하며 반경을 넓히는 한편, 연기 지도까지 병행하고 있는 재원이다. 단 두 장면 출연으로 위엄을 보인 마리안 셀데스는 1928년생. 토니상 수상에 빛나는 ‘브로드웨이의 디바’로 무대와 브라운관, 스크린을 넘나들며 멋있게 늙어가고 있다. 히암 압바스가 더 나이 들면 마리안 셀데스처럼 따뜻한 위엄이 더해지지 않을까 싶다.
- 2017-05-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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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싱글 PART5] 싱글과 예술이 마주하다 '행복한 싱글을 위한 Tip'
- 액티브 시니어들은 젊게 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며, 감각적인 패션을 추구하고, 자신을 가꾸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아재파탈’이라는 트렌드에서 보듯이 이러한 욕구는 나이와 상관없다. 의존형 소비패턴이 주체적 소비로 바뀌면서 기존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깨는 것이다. 한국노년학회의 한 연구는, 액티브 시니어들의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를 3가지로 요약했는데 첫 번째는 외모와 육체적 나이, 즉 ‘신체적 젊음’, 두 번째는 ‘인지적 젊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패션 등의 라이프스타일에서 표출되는 ‘외양의 젊음’이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이러한 욕구를 바탕으로 균형 잡힌 여가활동과 사회 참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국가적 차원에서 시니어 계층의 활동 욕구를 반영하고 이들이 가진 삶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들 역시 활발하게 생겨나는 추세다. 2006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복지관 예술 강사 파견 사업을 시작으로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생나눔교실’ 사업에 이르기까지 시니어 문화예술교육은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인생나눔교실’은 시니어 계층이 멘토로 참여해 다른 세대와 교류하는 프로그램으로 이전의 수강형 교육에서 적극적인 의미의 문화예술교육 사업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인들은 특별한 훈련을 받지 않으면 문화예술을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제 전공자들과 소수만이 향유하는 문화예술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즐기고 향유하는 문화예술이 되어야 한다. 좀 더 폭넓은 대중의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 예술이 대중화를 지향해야 하는 이유는 대중과의 소통, 교류, 공감대도 중요하지만 예술이야말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창의적인 생각을 갖게 해주기 때문이다. 문화예술 활동은 확실히 자신의 정체성이나 삶의 의미를 새롭게 들여다보게 해준다. 이런 면에서 시니어들의 문화예술 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작품 감상을 통해 서로의 관심사는 물론 외로움과 고독을 함께 나누고 문화예술에 대한 시니어들의 욕구를 새로 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스스로 이러한 활동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얻는 위로와 기쁨들은 시니어들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줄 것이다. 여기서 현대경영학의 창시자인 피터 드러커가 제시한 경영의 3대 기본 요소를 통해 액티브 시니어들에게 구체적인 인생 경영 요소를 제시할까 한다. 첫째는 수익 창출이다.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몰입하고 그 일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이것 또한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 사회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둘째는 혁신이다. 어느 순간 우리는 매너리즘에 빠져 나태하고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자신의 삶을 새롭게 변화시켜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혁신은 몸의 가죽을 벗기는 듯한 고통이 따른다고 한다. 삶의 혁신도 당연히 그러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셋째는 사회적 책임이다. 우리들은 사회의 한 구성원이다. 구성원의 역할을 통해 그 사회에서의 존립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존립 근거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도 사회에서 매장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시니어들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활동을 해야 한다. 자원봉사도 좋고 자신이 즐겁게 잘할 수 있는 활동을 하며 정체성을 찾고 활력을 찾아야 한다. 혼자 사는 시니어 싱글들은 팍팍한 현실 속에서 문화와 예술을 논하는 행위를 ‘사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화와 예술은 다른 어떤 장르보다 어쩌다 싱글, 액티브 시니어의 삶에 가깝다. 힘들고 고달픈 일이 생겼을 때 우리에게 활력과 생기를 가져다주는 요소들은 다양하지만, 특히 내 인생을 대변해주는 듯한 노래와 연극 한 편 등을 감상할 때 우리는 많은 위안을 받는다. 시니어들에게 문화예술 활동이 먼 이야기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 많은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문화예술이 시니어들 삶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이 시니어의 자존감을 회복시켜주고, 가족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게 해주며, 삶의 새로운 활력을 얻어 결국 삶의 질을 향상시켜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문화예술교육은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고 파킨슨병 개선 등 건강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 이처럼 시니어를 위한 문화예술교육은 전반적인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가 수반되어야 한다. 이제 문화예술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버리자.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 체험의 기회를 자주 가져야 한다. 어쩌다 시니어가 되고 어쩌다 혼자가 된 시니어들의 인생이 문화예술을 통해 ‘브라보(B: Bankable, R: Relation, A: Active, V: Value, O: Occupation) 마이 라이프’가 되길 기대해본다. >> 진종훈 문화마케팅(경영학 박사) 전문가이자 문화평론가, 교수로 활동하며 문화로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경기대학교 평생교육원 경영학부 교수이자 한국경영문화연구원 수석연구위원으로 있으며 , , 등의 저서가 있다.
- 2016-11-08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