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이 최고의 건강비결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우면서 살아간다. 배움은 먹고 살 수 있는 기회와 기술을 제공해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자체가 삶의 보람이자 유희로서도 기능한다. 이러한 배움의 기능은 노년기에 속한 이들에게 더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수십 년을 일한 분야에서 나와야 하는 그들로서는 먹고 살 경제활동을 하려면 새로운 지식의 습득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또한 퇴직금과 안정된 연금 디자인으로 경제적 문제가 없는 시니어라 할지라도, 교육은 그들의 삭막할 수 있는 나머지 삶의 풍요로움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노년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한국에서 평생교육의 개념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더위보다 뜨거운 배움의 열정 ‘인생학교’
일이든 취미든 스스로 삶을 디자인하고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시니어의 모습은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한 롤모델이 된다.
여전히 가슴 뛰는 열정으로 꿈꾸고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들과 우리나라에서 배움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이 어디일까? 입시에 모든 걸 걸고 있는 학원가?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곳에서의 배움은 제도에 적응하기 위한 강제적인 행위인 경우가 많다. 진정 배움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정말로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뜨거운 열망을 보여주는 곳은 다름 아닌 ‘평생교육의 장’ 노인복지관이다. 그러나 현장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보건사회연구원 통계지표가 보여주는 65세 이상 시니어들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7%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황남희 인구정책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의 조사에 따르면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요인은 개인의 경제 수준 및 교육 수준, 다른 사회참여 활동으로 확인됐다. 인구사회학적 요인을 통제한 후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요인을 살펴보면, 월평균용돈 및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평생교육 참여가능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생교육 참여자의 1인당 연간 투자비용이 평균 21만 원으로 소액이다.
황 연구위원은 노년층이 중요한 인적자원이라는 공동인식을 갖고 노년기 평생교육 관점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노인복지법과 평생교육법에 의해 정부 주체가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로 분리되어 있어 노년기 평생교육은 여가복지만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의 노인복지법에서는 노인여가복지시설로 분리되는 교육기관에서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평생교육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는 반면 교육부의 평생교육법에서는 대상이 법조항으로 명시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혼선 때문에 실무적으로 노년층은 평생교육법에 의한 평생교육의 대상이 아니라는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
시니어 관련 분야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양성이다. 은퇴자나 명예퇴직, 베이비부머세대들은 기존의 주교육 대상인 청년층과는 다른 특성이 있으며, 특히 생애주기 특성상 신체적 건강수준과 교육에 대한 심리상태, 관심영역 등이 상이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특수성을 고려하여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 및 지원, 교육하는 자에 한해 시니어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교과목의 추가이수제도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황 연구위원의 진단이다.
인생학교를 통해 평생교육이 반드시 정착되어야 하는 이유
“학창시절 즐겨 부르던 팝송노래를 배우면서 친구도 사귀고 건강도 챙기니 무얼 더 바라겠습니까.”
강남시니어플라자에서 만난 김복순(71)씨는 셔틀버스로 이곳에 와 각종 건강·복지 프로그램을 즐기며 하루를 보낸다. 김씨는 “하모니카, 생활영어, 요가 등을 배우고 물리치료를 하거나 야외에서 조깅을 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분당에 사는 이모(76)씨는 “신문이나 잡지를 보며 이 얘기 저 얘기 하는 몇몇 친구들과 매일 이곳에서 만나 놀고 밥먹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자체별로 운영하는 시니어건강복지센타는 병의원과 협약을 맺어 신경과·정형외과·치과·안과 ·한의원 등 진료 과목별 정기검진 시스템도 구축됐다. 무료 건강검진 혜택부터 인생과 세무·법률·재테크 등 전문분야별 상담도 펼쳐진다.
전주에 있는 꽃밭정이 노인복지관에는 요가, 라인댄스, 근력강화운동 등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사교성을 높이는 활동적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탁구장과 당구장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특히 전북에만 특성화되어있는 순환운동(맞춤식 운동법)과 본인에게 맞는 맞춤 운동법으로 6개월 동안 집중관리를 해주는 프로그램 등이 인기가 매우 높다고 한다. 이미 마을의 모임터로 자리매김한 복지관은 무언가를 배우고 즐기려는 사람들로 항상 활기가 넘친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지난 해 베이비부머의 행복한 내일 만들기를 돕는 ‘내일행복학교’를 열었다. 내일행복학교는 은퇴 후 새로운 배움을 통해 흥미롭고 설레는 노년을 기획하고자 한다거나, 지난 평생을 일과 가정에 몰두한 자신을 위해 이제부터라도 휴식과 치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통해 제2의 인생에 도전하기를 꿈꾸는 베이비부머를 위한 교육과정이다.
내일행복학교는 연간 총 5기가 진행될 계획이며, 각 기수별로 총 5개 과정(노년설계아카데미, 창업아카데미, 직업전문아카데미, 창의직업아카데미, 힐링아카데미)이 포함되어 있다. 바리스타 교육, 설문조사원 교육, 영상제작 교육, 소자본창업 교육 등 각 과정은 중복 수강도 가능해, 다양한 경험을 희망하는 베이비부머에게는 희소식이다.
워킹, 요가, 바리스타, 네일아트, 색소폰, 요리교실, 도슨트 등 평생교육은 다각화 중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노인 여가복지시설인 노인복지관·복지센터가 7곳으로 가장 많은 강남구는 총 현재 340여개의 노인 여가·학습 프로그램이 분기별 운영되고 있다.
그중에서 강남시니어플라자는 강남구의 고학력, 고소득 노인들이 복지관 이용에 가지고 있던 기존 선입견을 없애고자 2011년 지하 3층·지상 6층 규모로 개관해, 노인복지관 최초 실비이용과 프로그램 질적 수준 업그레이드 등을 시도했다.
운영 초기에는 실비이용에 대한 거부감 등 주민들의 민원제기가 빈번했으나, 개관 3년 만에 이용회원이 7000명이 이르는 성공적인 성과를 얻었다.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복지관을 넘어서 도서관에서도 제공되고 있는 양상이다. 관악구에서는 2011년부터 노인 자서전 발간 프로그램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4명의 자서전을 발간해 도서관에 비치했다. 그 외에도 도서관은 인생이모작의 기회로도 역할하고 있다. 구로구는 지난해 시범 운영을 거쳐 지역 복지관까지 확대해 ‘할머니, 할아버지 무릎에서 들려주는 옛이야기’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활동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개설한 ‘이야기활동 전문가 3급’ 과정은 55세 이상 노인 30여명이 수강하고 있다.
최근 평생교육의 커리큘럼은 생활영어, 팝송, 요가, 바리스타, 네일아트, 댄스, 동화 구연 등등 다종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다. 평생교육이 단순히 소비만 이뤄지는 소비의 장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도와주는 생산의 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증거들이다.
이처럼 평생교육의 효과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평생교육이라는 혜택을 받는 사람의 수는 얼마나 될까?
우선 성별로 보면 여성, 소득 수준 및 건강 상태가 좋은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율이 높은 편이다. 이는 노년층 평생교육의 중요한 조건에 생활 안정성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연령집단별로는 65~69세가 7%, 70~74세가 8%, 75~79세가 7%, 80~84세가 5%, 85세 이상이 2% 수준.
교육 참여빈도는 주 2~3회가 4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다음이 주 1회로 37%였다. 노년층의 평생교육은 생활의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운영되는 경우의 호응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교육 제공기관은 노인복지관 46%, 시‧군‧구민 회관/동‧읍‧면 주민센터 18%, 종교 기관 16%, 사설문화센터 및 학원이 5% 순이었다. 각 지역의 노인복지관은 지역에서 기업이나 종교 기관에게 수주를 줘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맡는 곳의 성향에 따라 노인복지관의 운영하는 양상도 달라진다.
참여 프로그램은 여가 및 취미가 43%로 가장 많았고, 일반 교양 21%, 건강 관리‧운동 20%, 정보화 13%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교육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평생교육 정책 개선에서는 노년층의 교육 동기 부여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그림의 떡이라 보는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은 고령화에 얼마나 대처하고 있는가? 극소수만이 누리는 실버타운은 여전히 높은 보증금과 매달 지불해야 할 사용료의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품이다. 월 200만원에서부터 400만원 이상 지출해야하는 실버타운은 어쩌면 더 안정적인 성장으로 가기 위한 일종의 성장통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저 분양형과 임대형 사이에 노인복지법을 교묘히 빠져 나가는 무책임한 논란으로 본다면 이번 기회에 실버타운사업 전반에 대한 제대로 된 재점검을 하지 않게 되면 자칫 한계에 부딪칠 위험성이 있다. 고령화로가는 성장통이냐 한계냐에 기로에 서 있는 한국적 실버타운이 황혼마을로 가기 위해 숨고르기가 시작됐다.
1990년대 중반부터 민간 자본에 의해 하나씩 생기기 시작한 실버타운(구체적 표현으로는 유료 노인복지주택)은 초창기에는 도심의 복잡함을 벗어난 전원형 실버타운이 다수를 차지했다. 시간이 흐르며 교통, 의료, 문화 시설 같은 도시 인프라를 누리고 싶어 하는 시니어들이 늘어남에 따라 현재는 전원형 실버타운보다는 도심형 실버타운이 트렌드다. 그러나 전국 노인복지주택 25개와 노인공동생활 125개를 포함한 노인주거복지시설은 20년이 되어도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실버타운은 사실상 시니어가 머무는 마지막 집이다. 실버타운에서 일반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버타운은 꼼꼼히 따져서 입소해야 한다.
실버타운에는 임대형과 분양형이 있다.
분양이나 임대계약서에는 반드시 입소조건, 입소비용(월 사용료)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동안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행해졌던 분양형 실버타운에는 안전장치 없이 산 넘어 산인 격으로 총체적 문제 투성이가 되었던 것이다.
실버타운은 상당수가 고급형 실버타운임을 어필하려고 한다. 시니어 입장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삶의 시간을 보다 풍요롭게 보내고 싶어서 자신의 재산 상당분을 실버타운에 투자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을 테니, 실버타운 쪽에선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주겠다는 콘셉트를 지향하는 건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제대로 준비가 갖춰지지 않은 채 양산된 실버타운의 문제점들이 무수히 보고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버타운은 사회복지사업법 내 노인복지법 제31조, 시행규칙 14조에 따라 구분된 노인주거복지시설 중 양로시설과 노인복지주택에 속해 있지만 별도의 규정은 없다.
실버타운을 1980년대 요양원 수준의 제1세대 노인복지주택,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한 제2세대 닭장식 노인 전용 아파트에 이어 제3세대형은 최첨단의 주거·의료·문화·휴식·레저 복합형 타운하우스로 구분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실버타운이 일반화된 것도 아니고, 입주비용이나 생활비가 일반거주에 비해 효율적이거나 비용 절감적이라는 면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도 아니고, 선진 고령화 국가의 성공적인 모델들이 우리나라에 정착되지 않은 면도 있지만,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이 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예상해 보면, 어느 순간에는 갑자기 입주가 몰릴 가능성도 없지 않을까?
사이버대학의 실버산업 전공 교수는 “시니어는 여가, 건강관리, 안전 등이 주요 관심사인데 실버타운이 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추세다. 2026년경 노인 인구가 20%에 육박하는 초고령화 사회를 눈앞에 둔 우리나라도 실버타운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버타운 운영주체는 누구냐?
실버타운은 일단 노인복지시설이다. 노인복지시설이라 함은 당연히 운영주체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실버타운은 흔히 입주자에게 ‘분양되는’ 개념으로 운영된다. 아파트처럼 분양이 이뤄짐으로써 실버타운은 개별 소유권을 인정하는 공간이 되고, 그렇게 되면 시설주체가 무의미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건설회사는 실버타운을 짓고 입주자에게 분양을 한 다음 돈을 챙겨 운영에서는 손을 끊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러한 법적인 차원의 문제가 계속되자 노인복지법 개정안을 요청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실버타운은 이제 진입하기 어려운 영역이 됐다. 2010년에 도시·군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 107조가 개정되면서 분양과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실버타운은 사회복지시설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2010년 이후에 지어지는 실버타운에는 건설사들이 그 전까지 누렸던 전기세 감면, 취·등록세 면제 등의 혜택들이 사라졌으며 이로 인해 지난 3년여 동안 신규로 실버타운을 짓겠다는 건설사는 단 한 곳도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기업이나 개인들도 실버타운에 주목하고 진입했다가 시기상조라 판단하고 한발 물러서 있는 상황이다.
시니어들이 진정 원하는 실버타운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입주자들에게 어떤 인상을 안겨 주고 있을까? 올해로 76세가 되는 전광현 목사는 부인 신명휘 씨(71)와 함께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실버타운인 서울시니어스강서타워에 입주해 있다. 스스로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는 전 목사의 목소리를 통해 실버타운 입소시 체크사항을 알아본다.
전광현 목사는 올해로 76세였지만 얼핏 보기에는 60대라고 해도 충분히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젊고 쾌활해 보였다.
“저희 맏형님이 신당동에 있는 서울시니어타워에 입주해 있어요. 그래서 실버타운이 어떤 양상인지에 대해선 미리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셈이죠. 그러나 그 곳에는 방이 없었고, 대기자만 수십명이 기다리고 있던 터에 추천을 받아 온 것이 여기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였어요. 딱 34평형 1곳이 남아있었다고.”
4년 전부터 이곳에 와 있는 전 목사는 3억 5천만원 보증금에 식비랑 포함해 공과금 등 총 매달 130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살고 있다.
16년 전통을 지닌 서울시니어스타워(주)는 현재 수도권에 위치한 4곳 실버타운(서울타워·강서타워·분당타워·가양타워)을 직접 시공·운영하며 총 1,000세대 1,500여 입주자들의 노후를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훌륭한 의료 서비스로 죽을 고비 넘겨
전 목사는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의 가장 좋은 점으로 의료 서비스를 꼽았다. 대장항문 및 성인병 전문 의료기관 송도병원이 건물 안에 위치해 있는 덕분이다.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송도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당연히 의료 서비스에서만큼은 최고의 편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것이다.
일 년에 두 번 제공되는 무료 종합검진을 통해 무릎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전 목사는 설상가상으로 발생했던 심장의 물혹까지 확인하여 치료할 수 있어서 건강하게 회복됐다고 말한다. 그 후로 축농증도 발견해서 치료중인 그는 이러한 과정에서 한결같이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주며 상주하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서비스에 감동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건강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생활지원서비스도 제공된다. 정기적인 식사관리와 청소서비스는 물론, 지역사회와 연계한 문화·여가서비스가 그것. 그 동안의 가사노동에서 벗어나 다양한 커뮤니티와 문화생활을 즐기고 전문 영양사가 제공하는 제철나물과 과일이 포함된 저염식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전 목사는 이처럼 매일 이뤄지는 식사와 활동 내역을 통해서도 회원 한분 한분의 건강과 안부 체크가 가능하기에 한 번 입주하면 나가질 않는다고 거든다.
실버타운 들어와도 지루하거나 심심하지 않아…더 바빠
전 목사의 하루는 오전 5시에 기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침 기도를 끝내고 6시가 되면 타워에 있는 운동실에 가서 벨트, 러닝머신, 근력 운동과 수영을 한 시간 가량 한다. 사우나에서 땀을 씻고 집에 와서는 아내와 저염식 아침식사를 한다. 식사를 한 후에는 수요일에 타워 안에서 열리는 수요예배 준비를 한다. 전 목사는 수요예배에서 설교를 맡고 있다.
“목사는 원래 은퇴하면 할 일이 없거든(웃음). 그런데 참 고맙게도 여기서 설교를 맡게 됐어요.”
그러나 전 목사는 귀가 어두운 입주자들이 설교를 들을 수 없다는 생각에 고민을 하던 차 마침 타워 안에서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을 알게 됐다. 칠순이 넘어 파워포인트를 배워서 제작까지 할 수 있게 됐고 이제 전 목사는 단순히 말만으로 이끌어가는 설교가 아니라 프레젠테이션식 설교를 한다. 물론 강서타워 입주자들(여기서는 회원님이라 부른다)평균연령이 80세인 구성원들을 감안하여 설교 시간은 적절하게 조율한다고 한다. 이러한 작은 활동들이 전 목사의 보람이다.
“나이 들면 TV나 보면서 가만히 앉아있을 수밖에 없는데, 고맙게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아요.”
아내를 위해 선택한 곳, 만족스러운 노후를 알게 해주다
전 목사가 실버타운을 선택하게 된 것은 아내인 신명휘 씨를 위해서였다. 목회를 위해서 신 씨는 40여 년 동안 전 목사를 뒷바라지해줬는데 그러다 보니 어깨, 다리 수술을 치러야 했다. 신 씨가 고생하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전 목사는 은퇴하면 아내를 위해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생각하기에 아내를 도와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대로 된 실버타운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마침 교회의 금전적 도움이 있었고,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실버타운에 안착할 수 있었다.
“집사람이 너무 좋아해요. 이 안에서 새로운 걸 계속 배우고 있거든. 아내는 이 곳 강당에서 문화공연을 접하고 수영, 중국어, 일본어 등 교육을 통해 새로운 삶을 즐기고 있거든요. 이 곳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재능기부하는 회원님들도 있어서, 마치 제2의 인생을 사는 느낌이야.”
전 목사는 “이곳에는 100세 이상 회원들이 많아 우울증 치료나 작업치료, 웃음치료 등 심리치료 등을 지속적으로 케어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바람도 잊지 않았다.
실버타운 선택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 목사는 “독신이거나 부부가 살기 때문에 큰 평수 보다는 중소형이, 종합병원등 의료서비스가 있어야 하고 산·공원 등 자연과 가까이 있는 곳, 가족이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가까운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 목사는 이것만을 꼭 알아야 한다며 운영주체의 신뢰성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운영주체의 실버타운 관리 능력과 경험 등을 잘 체크해야 입주 후 마음고생도 하지 않고 제대로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오랜 경험과 입주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의료서비를 챙긴 덕분에 서울 강남 세곡동에 노인복지주택과 주간보호센터가 접목된 선진국형 실버타운‘시니어스HOME’을 분양중이다.
우리나라 보다 고령화를 먼저 겪은 선진국의 실버타운은 어떤 모습일까. 실버타운이 가장 발달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900년경 300만명에 불과 했다. 하지만 70년 동안 미국 총인구가 약 3배 증가하는 사이 노인인구는 7배 늘어날 정도로 고령화 속도가 빨랐고, 그만큼 실버타운을 비롯한 실버산업도 함께 발전했다.
미국은 실버타운 등 실버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민간 기업이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약 2만개의 실버타운이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80% 이상이 민간기업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미국의 실버 비즈니스 업체는 힐 헤븐(Hill Heaven), 베벌리 엔터프라이즈(Beverly Enterprise) 등이며, 대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만 8개 정도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정년퇴직 후 연금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동년배들끼리 모여 살면서 대화도 나누고 취미 오락 활동도 하며 여생을 즐겁게 보내려는 노인들의 비율이 많다. 이러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노인전용아파트, 노인촌락(retirement community) 등 노인주거산업이 대성황을 이루고 있다. 노인주택은 대부분이 캘리포니아, 아리조나, 플로리다 등 기후가 온화하고 경치가 좋은 지역이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지금까지 살아왔던 지역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은 노인들의 의식에 따른 수요로 인해 추운 지역에서도 시장이 형성돼 입지하고 있다.
미국의 노인주택을 살펴보면 대략 네가지로 나뉜다. 우선 국가나 사회는 노인을 위해 주택과 최소한의 가사보조비를 제공하고, 건강하고 자립할 수 있는 사람이 거주하기 위한 주거방식으로 독립생활주택(Independent Living)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둘째, 공적인 자금을 이용해 건설, 공급하는 서비스 병설 집합 주택(Congregate Housing)이 있다. 셋째, 식사, 가사보조, 의료 이외의 간병보호서비스 프로그램까지 제공되는 보조주택(Nursing Home)을 통합한 형식으로 종신거주를 보장하는 칸티뉴잉 케어 리타이어먼트 커뮤니티(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가 있다. 이는 신체적으로 약간 쇠약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이들과는 별도로 수천가구 규모의 고령자용 주택과 운동, 문화, 여가활동의 대규모 시설들로 구성되는 주택단지가 있는데 이를 노인촌락(Mature Adult Community)이라 부르고 있다.
미국은 한국처럼 56세 정년의 덫에 걸리지 않는다. 오히려 강제정년 제도를 연령에 따른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대표적 소매 체인인 CVS도 강제정년 제도를 오래 전 폐지했다. 이 회사는 지난 12년간 50세 이상 고용을 두 배로 늘릴 정도로 고령 노령자 채용에 적극적이다.
◇일본 '유료노인홈' 한국과 유사해 = 일본은 1970년대 이미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7.1%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이어 1996년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해 현재 평균 수명이 80세가 넘는 세계 최장수국으로 국민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의 고령자다. 일찍부터 실버 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잘 발달돼 있다.
공공 부문의 경우 '고령자용 기획 주택'은 고령자에 알맞게 설계된 주택과 생활보조사라고 불리는 관리인이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 임대주택이다. 1987년에 시작돼 국토교통성이 주택 공급을 담당하고 복지 서비스는 후생성이 관리한다. '복지형 임대주택'은 중·저소득층 고령자에게 주택을 공급하고 임대료를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해 주는 제도다.
'시니어 주택'이란 중견 근로자가 퇴직시까지 마련할 수 있는 자금으로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이다. 고령자용 기획 주택이나 임대주택과 비교하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고령자 주택이다. 입주자가 입주 시에 일정액의 입주금을 일괄 지불해 그 주택에서 거주하는 동안은 집세를 내지 않는다.
민간이 공급하는 실버 시설은 '유료노인홈'으로 노인복지법에서 ‘통상 10인 이상의 노인을 입소시켜 급식과 기타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고, 노인 복지 시설이 아닌 것’이라고 정의된다. 설치자와 이용자가 자유계약에 근거해 필요한 비용(입주비 관리비 회비)을 지불하고 급식 목욕 건강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받아 생활하는 시설이다. 시설 입소자의 비용 부담은 이용권 방식, 분양 방식, 임대 방식의 세가지 방식을 취한다.
유료노인홈의 경영 주체는 사회 복지 분야에 한정돼 있지 않고 주식회사, 생명보험회사, 개인 등도 만들 수 있다. 다만 사단법인인 전국 유료노인홈 협회를 통해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 협회에 가입한 유료노인홈도 일반 이용자 대상의 모집 등에서 유료노인홈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경우에 따라 리타이어먼트(Retirement House)를 비롯해 빌라(Villa), 케어 하이츠(Care Heights), 노령자 커뮤니티 등으로 다양한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유료노인홈은 50가구에서 100가구 사이의 비교적 소규모 형태로 지어진다. 단점으로는 민간 경영이기 때문에 운영 주체가 경영난으로 파산하는 경우 등 불의의 사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1999년 4월 후생성이 ‘유료노인홈 설치운영 지도지침’을 개정해 부도에 의한 도산 방지, 간병, 보호 서비스 등과 입주 계약에 대한 규약 등도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서고 있는 실버타운은 일본의 유료노인홈 형태와 비슷하다.
◇독일, 입주비용 부족시 정부가 보조 = 미국과 일본이 상대적으로 민간주도의 실버타운이 강한 반면, 독일은 정부와 민간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노인의 주거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독일의 실버타운은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알텐본하임, 가사를 보조해주는 알텐하임, 요양원인 알텐플레게하임으로 구분된다.
모두 유료지만 입소 노인들은 자신의 연금과 보험금으로 그 비용을 지불하고 부족한 부분은 국가가 사회부조로 채워준다. 가장 큰 특징은 사회복지법인만이 운영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적으로 행정적 통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민간이 주도하는 실버타운에 비해 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핀란드의 경우 노인들이 자발적으로 실버타운을 만들었다. 지난 2000년 친구 사이인 은퇴 할머니 넷이 모여 노인공동체 설립을 추진했고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협동조합의 출자금으로 2006년 58가구가 수용 가능한 7층짜리 아파트가 완공됐다. 이 아파트의 이름은 로푸키리(‘마지막 전력질주’라는 뜻)로 붙여졌다.
입주 노인들이 직접 아파트 설계와 디자인을 계획했다. 이들은 공동의 생활 규칙을 만들고 식사·청소·빨래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일을 서로 분담, 협동해 해결한다. 서로 심리적으로 의지하면서 핀란드에서는 불황으로 노인 자살률이 심각했음에도 로푸키리에서 자살한 노인은 한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경영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령화를 일찍 경험한 선진국은 실버타운을 포함한 모든 고령화 이슈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개선해왔다”며 “한국은 선진국의 선례를 통해 간접적으로 배우면서 보완해 나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쌈지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1990년대 후반에 등장하여 실험적이고 창조적인 예술적 기질을 가진 독자적 토종 패션 브랜드 쌈지. 10년 동안 운영됐던 예술가들의 인큐베이터 쌈지 스페이스, 그리고 여전히 남아 있는 뮤지션들의 축제의 장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 인사동의 쌈지길 등은 쌈지라는 브랜드가 얼마나 혁신적이고 감각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결과들이었다. 그러나 기업으로서의 쌈지는 2010년에 부도가 났다. 쌈지의 주인장이었던 천호균 대표는 ‘장사’를 버리고 ‘농사’로 인생의 두 번째 시작을 드라이빙하고 있는 중이다. 바로 쌈지의 정신을 농업과 연결시킨 (주)쌈지농부를 통해서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bravo-mylife.co.kr
사진 장세영 기자 photothink@etoday.co.kr
“저는 남들 신경 엄청 쓰는데 남들은 제가 신경 안 쓰는 줄 알아요.”
1949년 생 소띠, 올해로 예순여섯 살인 천호균 대표의 첫 모습은 ‘쌈지’라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혁신적 브랜드의 수장다운(?) 수더분한 외모와 소년 같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는 10여 년 전, 예술인마을에 먼저 자리를 잡은 지인의 소개로 헤이리 파주에 들어오게 됐다. 그리고 (주)쌈지농부를 세우고, ‘농사가 예술이다’라는 슬로건으로 농사와 예술의 결합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쌈지에서의 ‘예술’을 농업으로 이어가다
천 대표는 쌈지농부를 시작하면서 특히 느림의 미학을 조명하는 슬로우 아트(slow art) 예술가들과 교류했다. 어떤 작가는 농사를 짓는데, 밭 이름이 ‘반만 먹자’다. 농사를 지어서 사람은 딱 반만 먹고 반은 동물들과 나눈다. 원래 농사는 같이 먹으라고 하는 것, 그 철학에서 출발한다. 갤러리에서 병아리를 부화시켜 2주 정도 키워 독거노인들에게 기부하는 프로젝트를 하는 작가도 있다.
“쌈지를 할 때, 장사를 하면서도 마케팅을 예술로 했죠. 그 아트 마케팅을 농사에서도 융합시키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쌈지에서 시도했던 ‘예술’을 계속 이어간다는 의미가 되겠죠.”
그는 예전 인터뷰에서 과거에 패션디자인상 심사위원장을 하면서 ‘아름다움에는 순위가 없다’는 문제적 심사평을 낸 바 있다고 자평한 바 있다. 교육과 사회는 나름의 기준을 세워서 아름다움을 고정시키려 하는데, 그는 모든 생명이 ‘생긴대로’ 저마다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지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편견 없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발굴해서 보여주는 이가 예술가라는 게 그의 지론. 생각해보면 농업은 그런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실현시키는 가장 보편적이고도 익숙한 기술 아니던가.
천 대표는 과거 쌈지 시절의 예술과 지금의 예술이 어떤 점에서 다르냐는 질문에 지금 농업을 통해 하는 예술은 거대담론으로 세상을, 환경을 바꾸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농업의 생산성과 예술의 가치를 합치니 지속가능, 정의, 나눔과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히는 천 대표의 지론과도 일치하는 면이 있었다.
“농업을 시작하니 가능한 한 농사하는 마음으로 장사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형보다는 내용이나 가치에 충실하게 말이죠. 그 절실함을 담다보면 지속가능한 예술로 이어집니다,”
농부할아버지, 손녀와의 소통 비결… 측은지심을 알게 되다
농업을 하면서 천 대표는 세 명의 손녀들과 더욱 친근하게 지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식물이라는 돌보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는 약자를 돌봐서 길러내야 하는 농업의 특성이 소통의 비결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배경이나 교육이 아이들의 착한 속성을 계속 유지시켜 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약자를 측은하게 생각하잖아요? 그런 마음을 유지시켜주는 교육 말이죠. 농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약한 것들에 대해 측은하게 생각하게 되니까, 그게 아이들의 속성하고 일치하는 거 같아요. 농업이 만들어 준 제 속성이 손녀들의 속성을 마주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거죠.”
인생이모작을 진행하는 시기의 동반자와의 관계도 궁금했다. 사실 많은 시니어들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동반자와의 관계에 관해 고민한다. 취미나 여가를 찾으려고 애쓰게 되는 건 동반자와의 관계가 불성실해진 것에 대한 반대급부가 아닐까. 그런데 이 부분에서 천 대표는 거의 ‘완성형’이었다.
“자랄 때 아버지가 일찍 나가서 늦게 들어오는 분이었어요. 그러면서도 가정일을 챙기셨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내를 위하는 문화를 알게 됐어요. 그리고 살다 보니 여자들이 아는 게 참 많더라구요. 그렇게 자라고, 살고 배워 오면서 아내가 없으면 안 되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됐죠.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자기 생각이 강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 말 잘 안 듣잖아요? 그런데 저는 습관이 아주 잘 되어 있어요(웃음).”
천 대표는 부인을 ‘감사야’라고 부른다. 늘 배울 부분이 많은 사람이라 감사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결혼할 때부터 ‘배우자’는 생각으로 부인을 배우자로 택했는데, 실은 ‘마누라말 잘 듣자’는 습관이 되다보니 얻게 된 것.
생각의 밭, 마음의 논을 가꿉니다
천 대표는 자신이 아직 초보 농부라고 고백한다. 말하자면 이제 막 인생 2막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중이라는 것. 그래도 먼저 시작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 시대의 일가를 이뤘던 사람으로서 인생이모작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말해 줄 수 있을지가 궁금하여 물어봤다.
“농부를 하다 보니 생명의 가치를 알게 됐습니다. 그 가치를 소비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돈을 많이 벌 때와 비교하여 행복하냐구요? 돈을 많이 벌면 많이 버는대로 만족스럽죠. 하지만 지금은 가치를 추구하다 보니 행복을 느끼게 되요. 만족보다는 행복을 찾아라,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생긴대로’를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에 가장 멋스러워 보이는 천 대표는 수익이 좀처럼 나지 않을 것 같은 ‘달동네’(천대표가 표현하는 절실하게 살기 위한 공간)에서 그만의 노련한 솜씨로 예술과 농사를 엮어 농부와 소비자의 소통을 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배움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이 어디일까? 입시에 모든 걸 걸고 있는 학원가?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곳에서의 배움은 제도에 적응하기 위한 강제적인 행위인 경우가 많다. 진정 배움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정말로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뜨거운 열망을 보여주는 곳은 다름 아닌 평생교육의 장인 노인복지관이다. 그러나 현장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통계지표가 보여주는 65세 이상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7%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평생교육의 현실을 통해 평생교육이 반드시 정착되어야 하는 이유를 확인해 본다.
전주에 있는 꽃밭정이 노인복지관에는 요가, 라인댄스, 근력강화운동 등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사교성을 높이는 활동적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탁구장과 당구장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특히 전북에만 특성화되어있는 순환운동(맞춤식 운동법)과 본인에게 맞는 맞춤 운동법으로 6개월 동안 집중관리를 해주는 프로그램 등이 인기가 매우 높다고 한다. 이미 마을의 모임터로 자리매김한 복지관은 무언가를 배우고 즐기려는 사람들로 항상 활기가 넘친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지난 해 베이비부머의 행복한 내일 만들기를 돕는 ‘내일행복학교’를 열었다. 내일행복학교는 은퇴 후 새로운 배움을 통해 흥미롭고 설레는 노년을 기획하고자 한다거나, 지난 평생을 일과 가정에 몰두한 자신을 위해 이제부터라도 휴식과 치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통해 제2의 인생에 도전하기를 꿈꾸는 베이비부머를 위한 교육과정이다.
내일행복학교는 연간 총 5기가 진행될 계획이며, 각 기수별로 총 5개 과정(노년설계아카데미, 창업아카데미, 직업전문아카데미, 창의직업아카데미, 힐링아카데미)이 포함되어 있다. 바리스타 교육, 설문조사원 교육, 영상제작 교육, 소자본창업 교육 등 각 과정은 중복 수강도 가능해, 다양한 경험을 희망하는 베이비부머에게는 희소식이다.
민요,요가, 바리스타, 네일아트, 색소폰, 동화 구연,도슨트 등 평생교육은 다각화 중
흔히 노인복지관이라고 하면 무료라고만 생각하겠지만, 유료인 곳도 있다. 더군다나 유료인데도 여전히 잘 운영된다. 바로 강남 시니어플라자가 그곳이다. 무료 운영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용자들이 이용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서 강좌에 등록한 뒤 조금 다니다 그만두는 걸 반복하는 부작용이다. 또한 어려운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라는 노인복지관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도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강남시니어플라자는 약간의 경제적 부담으로 복지관 운영의 효율을 높여야겠다고 판단했다.
물론 반발이 컸다. 온갖 항의와 협박 전화가 시니어플라자와 구청으로 빗발쳤다. 하지만 ‘질 좋은 강의 제공을 위해서’라는 대한 설득과 함께 뚝심 있게 유료화 정책을 밀어부쳤다. 2012년 하반기가 되자 항의 전화는 잠잠해졌고, 유료화로 인해 좋은 강사를 유치할 수 있게 되자 호평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시니어플라자 내 강의실이 동나 새 강의실 개설을 고민할 정도다. 그래서 회화 프리토킹반 등 일부 과목은 인근 강남구 노인지회, 삼성2동 문화센터 등을 빌려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복지관에 와서 새로운 삶의 활력을 찾았어요. 자신감도 생기고 건강해져서 너무 좋아요. 몸도 아프고 삶이 지루했는데 이곳에서 운동도하고 사람들도 보고 삶이 즐거워졌어요. 첨엔 다리 올리는 것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열개를 해요.”
유료로 경영되는 노인복지관도 등장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복지관을 넘어서 도서관에서도 제공되고 있는 양상이다. 관악구에서는 2011년부터 노인 자서전 발간 프로그램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4명의 자서전을 발간해 도서관에 비치했다. 그 외에도 도서관은 인생이모작의 기회로도 역할하고 있다. 구로구는 지난해 시범 운영을 거쳐 지역 복지관까지 확대해 ‘할머니, 할아버지 무릎에서 들려주는 옛이야기’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활동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개설한 ‘이야기활동 전문가 3급’ 과정은 55세 이상 노인 30여명이 수강하고 있다.
최근 평생교육의 커리큘럼은 요가, 바리스타, 네일아트, 댄스, 동화 구연 등등 다종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다. 평생교육이 단순히 소비만 이뤄지는 소비의 장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도와주는 생산의 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증거들이다.
이처럼 평생교육의 효과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평생교육이라는 혜택을 받는 사람의 수는 얼마나 될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65세 이상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약 7%로 노년층 대다수는 현재 평생교육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평생교육의 영원한 화두인 노년층 교육 이슈를 세부적으로 좀 더 살펴 보자.
65세 이상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7%… 활성화 시급
우선 성별로 보면 여성, 소득 수준 및 건강 상태가 좋은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율이 높은 편이다. 이는 노년층 평생교육의 중요한 조건에 생활 안정성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연령집단별로는 65~69세가 7%, 70~74세가 8%, 75~79세가 7%, 80~84세가 5%, 85세 이상이 2% 수준.
교육 참여빈도는 주 2~3회가 4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다음이 주 1회로 37%였다. 노년층의 평생교육은 생활의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운영되는 경우의 호응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교육 제공기관은 노인복지관 46%, 시‧군‧구민 회관/동‧읍‧면 주민센터 18%, 종교 기관 16%, 사설문화센터 및 학원이 5% 순이었다. 각 지역의 노인복지관은 지역에서 기업이나 종교 기관에게 수주를 줘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맡는 곳의 성향에 따라 노인복지관의 운영하는 양상도 달라진다.
참여 프로그램은 여가 및 취미가 43%로 가장 많았고, 일반 교양 21%, 건강 관리‧운동 20%, 정보화 13%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교육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에 대한 동기 부여가 활성화의 키포인트
평생교육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교육에 대한 욕구 자체가 없기 때문이며, 약 54%가 교육에 대한 욕구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응답해서, 상당수의 노년층은 평생교육을 받고 싶지 않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참여희망자가 선호하는 평생교육 제공기관은 노인복지관을 47%, 시‧군‧구민 회관/동‧읍‧면 주민센터 28%로 응답하여 현재 평생교육 참여자와 유사하다. 그런데 이 결과는 평생교육을 중단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노년층은 동일 기관에서 참여를 원할 수 있기 때문에 나타난 특성일 수도 있다. 그리고 시‧군‧구민 회관/동‧읍‧면 주민센터의 선호를 희망하는 비율이 현재 참여자에 비해 10%p 더 높다는 점은, 교육 제공기관의 친밀성과 접근성이 응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전체적으로 참여희망자들은 현재 평생교육 참여자들과 비슷한 선호도를 보임으로써 현재 이뤄지고 있는 노년층 평생교육의 양태가 현실적인 수용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향후 정책 개선에서는 노년층의 교육 동기 부여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중장년층 사회활동 참여 가능성 높아… 평생교육 효과 기대
베이비부머를 포함하는 중장년층(50~64세)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4% 수준인데, 중장년층은 현재 평생교육을 받는 노년층이나 평생교육 가능성이 있는 노령층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서 향후 평생교육 수요 대비에 있어 시사하는 점들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중장년층은 현세대 노년층에 비해 경제활동참여율이 높아서 평생교육에 참여할 시간이 부족하다. 또한 현재 삶보다 노후 삶에서 사회참여활동의 중요성 더욱 높게 인식하는 걸로 조사됐다. 현재 삶에서 사회참여활동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약 40%, 노후 삶에 있어서는 이 보다 높은 50%로 확인된 것이다. 따라서 현재 중장년층이 노년층으로 진입될 경우, 약 1/2이 사회참여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며 어떠한 형태로든 실제 사회활동 참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평생교육 제공기관의 강사 및 교육기관의 질 등 프로그램의 질적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도 다르다. 다만 강사의 질이 94%, 교육기관의 수준․질이 89%, 비용이 87%, 접근성이 77%로, 우선순위로 봤을 때는 차이가 두드러지나 점유율 면에서 보면 세대적 차원에서의 경제 사정이 어떻게 변동될지에 따라 결과가 변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희망하는 교육프로그램은 1순위가 건강 관리로 64%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이와 같은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는 파생적으로 보면 활발할 사회 활동도 보장할 수 있는 부분이다. 2순위는 여가 및 취미(32%), 3순위 노후 준비(24%)였다.
평생교육은 여가 및 취미를 넘어 일자리, 자원봉사로 까지 이어지는 사회적으로 생산적인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농촌에 사는 노인 10명 중 8명 정도는 자녀와 같이 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이 전국 농촌지역의 65세 이상 노인 1000명(남 390명·여 610명)을 대상으로 ‘농촌노인 일상활동능력 실태조사’를 실시,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의 76.4%가 자녀와 함께 살지 않았다. 노인 부부가구 47.0%였고 노인 1인가구도 29.4%나 됐다.
앞으로 희망하는 가족형태도 ‘자녀와 독립해 부부 또는 혼자만 살고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70.7%로 가장 많았고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24.3%)’, ‘요양원 등 시설에 가고 싶다(3.9%)’ 가 그 뒤를 이었다.
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시기는 평균 55.4세부터였으며, 이유로는 ‘자녀가 직장이나 학교 관계로 다른 지역에 있어서(63.5%)’가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살고 있는 거주지에서 떠나기 싫어서’(20.9%) △ ‘자녀의 경제적 형편이 되지 않아서’(4.7%) 순이다.
기혼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가구는 13.3%였다. 함께 사는 가장 큰 이유는 ‘혼자 가사노동 하기 힘들어서(29.2%)’,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서(18.5%)’, ‘나 또는 배우자의 장애나 질병을 돌봐줄 사람이 필요해서(16.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분가한 자녀와의 연락 빈도는 ‘주 1회(27.5%)’, ‘월 1∼2회(27.0%)’, ‘주 2∼3회(23.4%)’ 등이었다. ‘거의 매일’은 15.2%에 그쳤으며 자녀와 왕래를 거의 하지 않는 층도 3.2%였다. 반면 친구 및 이웃과의 왕래 빈도는 ‘거의 매일’이 58.2%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주 2∼3회’가 23.9%, ‘주 1회’가 8.3%였다.
생활만족도(100점 만점)는 부부관계(62.9점), 가족생활(60.8점), 마을의 안전상태(60.3점)의 경우 약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상태(43.2점), 경제활동(40.5점), 여가 및 문화생활(40.4점)은 약간 불만족스러운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정도는 평균 4.0점으로 약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15점 만점에 8점 이상이면 우울증세가 있는 것으로 본다.
고령사회융합과학정책 「3A포럼」은 고령사회를 재미있고(Adventurous), 활기차고(Active),건강한 노후(Health Aging)을 준비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융복합적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개발하고자 6월 17일(화) 한양대학교에서 개최한다.
이번 제6회 포럼에서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의시주를 바탕으로 한 고령친화산업의 미래전망을 이슈가 대두되면서 ‘노년기 의식주 생활변화에 따른 고령친화산업의 미래전망과 기회’ 라는 주제로 실버산업, 노인복지, 사회복지, 보건, 주거 환경 등 정부 및 대학, 기업 등 관련기관 담당자가 참여하여 진행된다.
버지니아공대 주거학과 Julia Beamish 교수가 ‘고령친화적인 상품과 서비스의 혁신 아이디어’
기조발표를 비롯 세션별로 고령화 주거환경과 의류산업과 고령친화 음식문화 산업의 기회라는 주제로 각 전문가들이 발제를 한다.
행사를 공동 주관하는 한양대학교 고령사회연구원 김윤신 원장은 “고령친화산업은 어느 한 주체의 노력이 아닌 다양한 주체가 소득, 건강, 여가는 물론 교육 및 사회복지를 비롯한 사회전반에 걸친 통합적인 접근이 이루어질 때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은 김종량 전 총장이 만든 연구소이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를 향해 달려가는 한국사회의 시대적 요청이 고령문제 해결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2008넌 9월에 설립했다.
도심 속에서 각종 채소를 직접 재배하고 수확할 수 있는 ‘행복농장’이 17일 대전시 유성구 교촌동 농업기술센터에서 문을 열었다.
5208㎡ 규모의 행복농장은 △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실버농장 △ 3자녀 이상둔 가정을 위한 다둥이농장 △ 다문화가정을 위한 다문화농장 등 3개 구역에 180구획으로 나뉘어 있다. 행복농장에는 시민 쉼터가 조성돼 있고, 농사에 필요한 각종 농기구도 갖춰져 있다. 관수시설과 간이화장실도 설치돼 있다.
농업기술센터 소속 전문지도사들은 수시로 농장을 방문, 농장을 분양받은 시민에게 상담지도를 해 줄 계획이다.
홍종숙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도심에서 생활농업을 실천하고 건전한 여가생활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행복농장을 조성, 운영하게 됐다”며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서울시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서비스 47가지를 정리한 책자 '어르신 정보 꾸러미'를 발간했다.
일자리·소득 분야에는 기초노령연금과 취업 정보, 여가·문화 분야에는 경로당 등 이용시설과 노인영화제 같은 프로그램 정보를 담았다.
책자는 자치구와 경로당, 노인종합복지관에 배부되며 홈페이지(www.seoul.go.kr)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