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이 많다. 원체 돌아다니길 좋아해 여행을 자주 다녔다. 흥미가 생긴 분야는 끝까지 파고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공부하는 아빠’, 한의사 문성택 씨는 6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들을 만날수록 아쉬웠다. 식사만 잘 챙겨도 훨씬 나아질 텐데. 나이 들어서도 내 집, 집밥을 고집하는 부모님을 향한 걱정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실버타운을 발견하자마자 생각했다. 이거다!
남편 문 씨가 아내 유영란 씨를 설득했다. 전국 실버타운 중 스무 군데를 추려낸 목록과 함께. 남편의 끈질김에 두손 두발 다 든 아내도 실버타운에 대해 공부하고 함께 견학을 다녔다. 벌써 6년 전 일이다. 직접 다녀보니 ‘노인들 가둬두고 막 대하는 요양 시설’, ‘현대판 고려장’ 정도의 취급이 말도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실버타운이야말로 나이 들어 고생하지 않고도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편견 때문에 노후 거주지로 고려조차 않는 게 안타까워 동영상을 제작해 올린 것이 공빠TV의 시작이다.
처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때만 해도 입주자 정원을 채운 실버타운이 거의 없었다. 이제는 실버타운마다 대기자가 수두룩하다. 입주하려면 최소 몇 달, 몇 해는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 견학을 위해 방문한 실버타운에서 ‘공빠TV’를 보고 입주를 결심했다며 반가워하는 이들도 종종 만난다. 실버타운의 이미지 제고를 이끈 주인공, 공부하는 아빠 문 씨와 공부하는 엄마 유 씨에게 실버타운에 대해 물었다.
실버타운을 고를 때 무얼 체크해야 하나?
먼저 ‘일반 아파트형’이 아닌 ‘업체 관리형’인지 확인한다. 직접 분류하고 정의 내린 개념 중 하나인데, 업체 관리형은 운영사 측에서 고용한 직원들이 상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실버타운이다. 반면 아파트형 실버타운은 아파트와 똑같은 형태에 60세 이상만 입주할 수 있으나, 상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이 없다. 시설만 존재할 뿐 정작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일반 아파트형은 거르는 게 좋다. 다음은 보증금을 잃을 위험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화로 전세등기를 발급받을 수 있는지, 혹은 보증보험을 들 수 있는지 꼭 물어보도록 하자. 직접 방문 시엔 직원들 수가 충분히 많은지, 태도는 어떠한지도 눈여겨본다. 그 다음으로 식사가 건강식으로 운영되는지, 시설과 프로그램 운영 현황이 어떤지 체크한다. 시설만 있을 뿐 관리가 안 되거나, 막상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버타운 과대광고에 속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운영자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 운영자가 누구인지, 경영 마인드가 어떠한지, 그동안 어떻게 운영해왔는지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경매’, ‘부도’, ‘파산’과 관련 있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역시 직접 방문하기다. 직원들과 입주자들의 모습이 어떠한지, 실버타운 내 분위기를 직접 확인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다.
실버타운에 들어가면 안 되는 유형도 있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 자신의 집과 요리를 너무 좋아하는 분들이다. 고집 센 경우가 대부분인데, 사실 이런 분들이야말로 실버타운에 일찍 들어갈수록 더 오래 살 수 있다. 자가를 갖고 매일 직접 요리하며 밥 차려먹는 게 은근 고생스러운 일이라 늙기 십상이다. 두 번째는 경제력이 약한 분들. 부부 기준 실버타운 생활비는 월 200만~300만 원이라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실버타운에 입주할 돈은 그렇다 치더라도, 매달 지불해야 하는 생활비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분들에게는 알뜰실버타운, 즉 고령자 복지주택을 추천한다. 세 번째로는 공동생활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이다. 실버타운에는 공동생활 공간이 무조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느낀 실버타운의 단점은 무엇이었나?
우선 좁다. 보통의 실버타운 전용률은 공동생활 공간을 제외하면 50% 내외다. 높아봐야 70%인데, 이마저도 많지 않으니 입주 초반에는 생활 공간이 좁게 느껴질 수 있겠다. 나이 제한도 아쉽다. 현재 실버타운 입주가 가능한 나이는 만 60세 이상이다. 또한 보통 80~85세가 넘어가면 암묵적으로 입주가 제한된다. 실버타운은 일찍 들어갈수록 건강과 비용 모든 면에서 이득이기 때문에, 노인을 위한다면 미국처럼 만 55세로 제한 연령을 낮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 번째로는 비싸게 ‘느껴진다’는 점. 월 300만 원을 생활비로 한 번에 지출하려니 비싸게 느껴지지만, 자가에서 생활할 때 필요한 관리비, 식비, 운동 등의 취미 활동에 쓰이는 지출을 모두 합치면 크게 차이 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버타운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만 60세 이상 인구는 약 12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그런데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는 세대는 고작 1만 세대에 불과하다. 즉 0.1%의 선택받은 사람만이 실버타운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실버타운에 대해 공부할수록 이 점이 가장 아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실버타운을 택해야 할 이유는?
독신과 부부 등 가구 형태와 무관하게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아예 모르고 있거나,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유튜브로 좋은 실버타운을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알리고, 입주율을 높여서 실버타운이라는 사업 자체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실버타운을 포함한 실버 사업은 사실 돈이 안 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잘 운영되는 모범 사례가 생긴다면 실버타운 공급도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버타운을 이용할 예비 입주자 입장에서도 실버타운 증가는 좋은 일이다. 양질의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건 소비자에게 좋은 일이니까.
지금 당장 입주할 수 있다면 어느 실버타운을 선택하겠는가.
현재 분양 중인 롯데호텔 실버타운 1호점 VL 오시리아를 택하겠다. 고급형인 데다 막 지어진 신축 건물이고,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용률도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비교적 저렴한 보증금으로 자연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가평의 청심빌리지, 강남에 있고 최신축 건물을 자랑하는 더시그넘하우스도 좋다. 언급한 곳들 말고도 살아보고 싶은 곳이 많아 고민이다. 빨리 60세가 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최대한 다양한 실버타운에서 직접 살아보며 이점을 누리고 싶다.
[TIP] 공빠TV가 추천하는 시니어 유형별 실버타운
부부 동반 입주형 부부가 입지와 주변 시설, 가성비, 전용률 등 다양한 요소 중 어떤 것을 기준으로 두느냐에 따라 갈린다. 가성비와 전용률 면에선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를, 입지나 대형 병원 접근성 면에서는 서울시니어스 분당타워를 추천한다. 각종 인프라가 구축된 도심에 살고 싶거나 신축 시설을 이용하고 싶다면 서울의 더시그넘하우스가 좋겠다.
무조건 럭셔리형 90식으로 환산한 의무식과 2인 가구 부부 기준으로 생활비를 따졌을 때 1위는 더클래식500, 2위가 삼성노블카운티다. 서울 2호선 건대입구역에 있는 더클래식500은 건국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다가 건너편에 건국대병원이 있고, 주변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있어 실버타운으로는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삼성에서 운영하는 삼성노블카운티 역시 최고급 실버타운으로, 행정구역은 용인이지만 수원 영통역과 가까우며 청명산과 기흥호수를 조망할 수 있어 전원형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1인 입주형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 남성 가구에게는 입지와 가성비를 기준으로 용산 하이원빌리지,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 서울시니어스 강남타워를 추천한다. 문화 시설이나 쇼핑 시설 유무,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여성 가구에게는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 성북 노블레스타워, 가평 청심빌리지가 안성맞춤이다.
가성비 추구형 보증금이나 생활비가 비교적 저렴한 전원형 실버타운이 좋다. 보증금이 저렴한 곳을 원한다면가평 청심빌리지(보증금 2000만 원), 미리내실버타운(보증금 5000만 원)이 좋다. 생활비가 저렴한 곳으로는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월 80만 원), 김천 월명성모의 집(월 90만 원)을 추천한다.
반려동물 동반형 현재 반려동물 동반 입주가 허용된 곳은 없다. 그러나 부산 오시리아의 롯데호텔 실버타운 1호점, VL 오시리아를 시작으로 신축 실버타운에서는 가능해질 것이다.
지난 2월 일본 정부가 편성한 연금과 의료보험 등의 사회보장비 예산은 36조 2735억 엔(약 353조 원). 고령화가 이어지면서 일본의 사회보장비용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사회보장비용 부담도 함께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일상생활이 불가능해 도움이 필요한 고령자의 개호(돌봄 간호) 관련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0년 일본의 개호비용은 약 11조 엔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모나 배우자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중장년층이 매년 10만 명에 이르자,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한 경제 정책을 펼쳤지만,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개호’ 관련 사회 문제들은 여전히 일본 정부의 숙제다.
매년 최대치 경신하는 '개호 수치'
일본의 개호(介護, 간병)와 관련된 데이터들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일본은 노인보건제도와 사회복지제도로 분산돼 있던 요양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2000년 개호보험을 도입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0년 보험급부와 자기부담금을 합한 개호 비용은 10조 7783억 엔(약 104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호서비스 이용자도 전년 대비 5만5700명 증가한 532만8000명에 달해 2001년 개호보험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고 숫자를 기록했다.
일본은 40세부터 개호보험에 의무 가입이 돼 건강보험료 일부로 납부가 시작되며, 65세가 되면 연금에서 자동으로 개호보험료를 제하고, 연간 연금액이 18만 엔 이하이면 지자체가 직접 징수한다.
2020년에는 65세 이상의 개호보험료가 사상 처음으로 평균 월 6000엔을 넘어섰다. 개호보험이 도입된 지 20년 만에 두 배가 된 것으로, 후생노동성은 일본의 1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 약 680만 명)가 모두 75세 이상이 되는 2025년에는 월평균 6856엔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의 숙제 ‘2040년 문제’
개호 관련 부담이 높아지는 것은 고령자가 많아져 보험 수급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개호보험 수급자는 나이에 따라 65세 이상이면 제1호 피보험자, 40~64세의 현역세대는 제2호 피보험자로 구분된다. 개호서비스 주 대상자인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가 급증하면서 간병 비용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70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섰으며, 90세 이상 인구도 200만 명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는 고령자 인구는 최대이면서 취업자 세대는 급감하는 시점을 2040년이라 보고 ‘2040년 문제’라 정의하며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040년은 2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주니어 세대’(1971~1974년)가 65세로 접어드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약 400만 명 증가하고 취업자는 약 900만 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자 1.5명당 1명의 고령자를 부양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후생노동성에서는 고령자 활동을 포함해 취업자 수를 늘리고 적은 인원으로도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의료 및 복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25년 단카이 세대의 후기고령자 편입에 대비해서 2024년에 있을 개호보험 개정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또한, 이번 개정에는 ‘2040년 문제’ 대책 마련도 넣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높아지는 간병 부담 ‘개호 이직’
2000년 개호보험 시작 당시 3.3조 엔이었던 개호 비용이 2025년에는 21조 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일본 정부는 보험료를 올리고, 급여비를 줄이고 있다. 2006년부터는 노인 요양시설 입주 시에 부담하는 주거비와 식비를 급여 대상에서 제외했다. 고령자 복지 용구 또한 한도를 정해 지원한다.
그렇다 보니 1인당 개호서비스 비용이 만만치 않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당 월 개호서비스 비용은 약 20만 엔(약 194만 원)이다. 하지만 가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재택에서 간병할 경우 평균 비용은 월 약 5만 엔(약 48만 원)이다. 만약 치매 가구라면 비용은 13만 엔으로 올라간다. 결국, 개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간병을 하는 ‘개호이직(介護離職)’ 현상이 나타났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개호를 주로 담당하는 사람은 간호가 필요한 사람의 배우자가 54.9%, 자녀가 31.6%에 이른다. 85%는 가족이 간병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개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는 이들이 중장년층이라는 것이다. 개호를 하는 동안 경력의 공백이 발생하고 이후 재취업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는 것. 총무성에 따르면 개호이직을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연령대는 40대에서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50대에 최고점을 찍는다. 게다가 60대 개호이직자도 있다. 즉, 고령자가 고령자를 개호하는 ‘노노개호(老老介護)’도 늘고 있다는 뜻이다.
중장년층이 개호 이후 정규직으로 다시 고용되는 비율은 20~30% 수준이다. 결국 이들이 사회 취약계층이 되면서 중산층 붕괴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총무성은 개호이직으로 인한 경제손실 규모가 연간 6500엔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매년 10만 명 이상의 직장인들이 개호이직을 한다는 통계가 나오자 일본 정부는 2015년 ‘개호이직 제로(0)’를 경제 정책 목표로 제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개호 이직자는 매년 증가하며 연간 10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년마다 고령자 부담 오르나?
일본의 개호보험은 현역세대인 제2호 피보험자와 주 개호서비스 수급 대상자인 제1호 피보험자의 인구 구성 비율을 고려해서 3년마다 보험료 분담률을 조정한다. 2024년 제9기 개호보험료 개정 방안에 관한 논의는 지난 3월부터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올해 10월부터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 의료보험제도에서 일부 가입자에 한해 본인 의료비 부담 비중을 20%로 확대 적용한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4년 개호보험료 개정도 후기고령자 의료보험제도와 비슷한 기준에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개호보험료 본인 부담률은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2000년 개호보험이 시작된 이후 기본 본인 부담률은 10%이지만 2015년 8월부터는 일정 소득 이상 고령자의 부담률이 20%로 올랐고, 2018년에는 다시 30%로 확대됐다.
물론 90%의 피보험자는 여전히 10%를 부담하지만, 일정 소득 이상인 고령자의 개인 부담률은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또한 수입은 줄어들고 의료비는 높아지는 노년기에 10% 부담률 역시 부담스러울 수 있다.
더불어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개호보험의 지속성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19년에는 개호보험료를 체납해 지자체로부터 재산 압류 처분을 받은 65세 이상 노인의 수가 집계 이래 처음으로 2만 명을 넘어섰다. 고령자를 위한 개호 보험이지만 금액 부담과 더불어 재정 부담까지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개호 관련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호 보험료 인상이나 피보험자 가입 나이 확대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방법이 근본적인 고령자 부양 부담을 낮추는 것이 아니므로 일과 개호의 양립 환경과 최소의 의료 인원으로 고령자를 돌볼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통합케어’를 추진해 재택 의료와 방문 케어를 강화하고 AI와 같은 로봇 등을 활용한 돌봄 영역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주요 업무를 맡고 있는 4050의 개호이직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호 휴업, 개호 휴가와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간병을 하면서도 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호 휴업의 경우 해당 기간에 임금의 67%를 지급하지만 이용률은 1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 사회보장제도에 관해서는 일본의 제도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 닥칠 ‘2040년 문제’나 현재 겪고 있는 ‘개호 이직’ 등의 숙제를 일본 정부나 사회가 어떻게 풀어갈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개호 보험의 재원 확보 방법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KT가 AI 케어 서비스를 통해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 나섰다. AI 케어 서비스는 인공지능(AI) 스피커인 ‘기가지니 LTE2’를 기반으로 응급상황 대응지원은 물론 말동무까지 해주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심지어 사투리도 정확히 알아듣는다.
통계청의 주요 인구지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025년 인구 5명 중 1명(20.6%)이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2035년에는 인구 10명 중 3명(30.1%)이 65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독거노인 비율도 5명 중 1명에 달한다.
이에 노령인구 돌봄을 위한 대처 방안이 필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KT는 AI 케어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27일 밝혔다. ‘기가지니 LTE2’에 ABC(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플랫폼을 접목한 AI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유선 인터넷이 설치돼 있지 않은 가정에서도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독거노인이 응급상황 시 “지니야 살려줘”라고 외치면 KT 텔레캅-119 연계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구조가 가능하다. 또한 KT는 복약알람, 인지장애 예방용 게임을 통한 건강관리, AI 말벗대화, 지니뮤직, KT CS 전문 상담사와의 대화를 통한 외로움 해소를 위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AI 케어 서비스는 응급알림 기능 등을 바탕으로 실제 구조에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부산 동래구 온천1동에서 발생한 어르신의 출혈사고에 이어 3월 광주 서구 및 전남 나주에서 발생한 응급상황에서 기가지니 LTE2 단말에 응급호출이 발생했고 지역 행복 복지팀 또는 KT 텔레캅-119 연계 대응으로 신속하게 구조했다.
KT는 지난해 4월 광주광역시 서구 내 독거노인 100가구를 대상으로 AI케어 서비스를 시작했고 대전, 부산, 나주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현재 전국 지자체 564가구에 AI 돌봄 서비스를 공급 중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이 관리하는 요양보건시설 200개소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시설 내 독거노인 등에 제공하는 AI 케어 서비스를 모두 합쳐 KT가 제공하고 있는 스피커는 약 2500대에 달한다. 어르신들이 현재까지 AI 스피커에 말을 건 발화 횟수는 약 17만 건을 넘겨 일평균으로는 약 10건에 달한다고 KT가 설명했다. 어르신들은 “오늘 날씨 어때”, “지금 시간 몇 시야”, “음악 틀어줘” 등 발화를 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협력 지자체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기가지니 LTE2 기반 AI케어 서비스 외에도 케어로봇 다솜이, AICC(AI 기반 고객센터) 등을 활용한 취약계층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KT DX플랫폼사업본부장 김영식 상무는 “KT는 ESG 경영 실천 책임은 물론 대한민국의 고령화, 돌봄인력 부족 등 사회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AI 케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KT가 보유한 디지털 플랫폼 역량을 적극 활용하여 돌봄 분야의 디지털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열일곱 살 시츄 초롱이는 김성호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가족이다. 집 안 곳곳에 초롱이 물그릇이 놓여 있고, 깜빡임이 덜해 시력 저하를 막는 전등이 설치돼 있다. 벽에 뚫린 통로 덕분에 초롱이는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엄마 책상 밑 공간’을 편히 드나들 수 있다. 미끄럽지 말라고 집의 바닥재에는 코팅까지 했다. 집이란 ‘가족’의 행복에 맞춰 구성되는 공간이다. 노견이 행복한 집에서는 노인도 행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김성호 교수를 만났다.
초롱이를 위한 집의 모든 시설은 초롱이 아빠이자 초롱이의 반려인간 김 교수가 직접 고안한 것들이다. ‘초롱이에게 좋은 건 사람에게도 틀림없이 좋다’는 굳은 철칙의 발현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휴먼 애니멀 본드’(Human Animal Bond) 개념을 강조했다. 동물과 사람, 두 주체 모두 행복해야 유대로 인한 효용이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왜 입양하려고 할까요? 대다수 사람들은 조건 없는 사랑이라고 답해요. 실제로 사람이 강아지를 쓰다듬을 때 사랑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죠. 재밌는 건 강아지도 마찬가지라는 거예요. 상호 유대적인 관계가 동물과 사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거죠.”
그가 보는 이상적인 반려동물 양육은 주인과 애완동물이라는 일방적 관계가 아닌 반려로서의 상호 돌봄이다. 사람이 개를 돌보는 것 같지만 사실 개도 사람을 돌보고, 사람이 고양이를 보호해주는 것 같지만 고양이로부터 보호받는 측면이 있기 때문. 김 교수 역시 동물복지 전문가로서 여러 반려동물 돌봄 및 복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비슷한 사례를 숱하게 목격했다. 우울증 때문에 두문불출하던 어르신이 강아지를 기르면서 안정을 되찾고, 강아지를 매개로 주변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 말이다.
취약계층 반려동물 지원책 찾아야
반려동물과의 유대가 가장 많이 필요한 집단은 외로운 사람, 특히 독거노인들이다. 그러나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동물을 들이는 순간 이들은 취약계층이라는 이름의 벼랑 끄트머리에 놓이고 만다. 유대가 끈끈하게 형성됐지만 서로를 제대로 돌볼 수 없어 위험 상태까지 치닫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가 칭하는 취약계층이란 단순히 경제력 없는 사람들이 아니다. 반려동물 돌봄 문제에서의 취약계층은 동물을 제대로 돌봐줄 수 없는 사람들이다. 거동이 불편해 충분히 산책시키기 어려운 상태거나, 양육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노인들은 대표적인 취약계층에 속한다. 사전 준비가 부족하고 신체·경제적 조건이 미달인 경우가 많아, 입양 후 얼마 안 가 사람과 동물이 함께 취약해진다는 것.
그는 이미 유대를 맺고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취약계층을 탓하는 대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입양 전 충분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과는 별개의 이야기다.
“취약하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에요. 예를 들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코로나19에 취약한 상태지만 환자는 아니잖아요. 손 잘 씻고 백신을 맞아 면역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면, 즉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주면 감염되지 않을 거예요. 비용 면에서도 예방주사가 치료비보다 훨씬 싸지 않나요? 동물복지도 마찬가지예요. 취약점을 조금만 메워줘도 위험한 상태에 빠지지 않을 테고, 이건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유익한 흐름이 될 겁니다.”
가성비 좋은 복지, 동물 돌봄 지원
김 교수는 인간과 반려동물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9년 전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왔던 때에 비하면 동지가 제법 늘어나 뿌듯한 마음이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듣는 척도 안 했어요. ‘사람한테 쓸 돈도 없는데 동물한테 돈을 쓰라니 미쳤냐’는 소리나 들었죠. 3년쯤 지나니까 학생들이 공부하고 싶다며 찾아오고, 사회복지사들이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찾아오더니, 이제는 기업 측에서 자문을 구하러 와요. 최근 4~5년 사이 의식 변화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느끼죠.”
그는 곧 마당개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봉사단을 꾸릴 예정이다. 또한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장례 지원 봉사단을 만들어,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 이들이 충분히 애도하고 상실의 아픔을 다스릴 수 있도록 상담 등을 지원하려는 계획도 세웠다. 반려동물 돌봄에 대한 지원은 가성비 좋은 복지 수단이므로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 한다.
그는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을 활용한 ‘반려동물 돌봄 품앗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들끼리 산책 모임을 갖거나, 급한 일 있을 때 반려동물을 맡아 돌봐준다. 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 자택에 머물며 나이 들길 원하는 시니어 트렌드와 겹치면서도 그가 자주 언급하는 커뮤니티 케어의 사례와 흡사하다.
“미국과 영국, 호주에서는 도시락 배달 봉사할 때 반려동물용 사료를 같이 챙겨드려요. 이 봉사를 동네 사람들이 하면 안부 인사라도 한 번씩 더 주고받게 되고, 서서히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서 동네 커뮤니티가 살아나는 거거든요. 소소하지만 국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게 고무적입니다.”
[TIP] 고령자 위한 양육 단계별 ‘반려동물 노노(老老) 케어’
01 반려동물을 맞이하기 전
자신의 상황과 경제적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꼭 반려동물을 들여야겠다면, 고령 반려인에게 적합한 반려동물을 택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반려견 종류는 로봇 강아지다.
02 나이 든 반려동물을 돌볼 때
ㆍ진료 및 치료비 지출을 고려해 여유자금을 미리 준비하기를 권한다. 가능하면 일찍 반려동물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반려동물 나이가 일곱 살을 넘기면 반드시 정밀 건강검진을 시행해야 한다. 이후 매년 1회 이상 주기적으로 치과, 안과 검진을 받으며 건강검진 기록을 잘 정리해 보관하도록 하자. 이외에도 식습관이나 배변 상태, 작은 행동 변화를 민감하게 관찰해야 한다.
ㆍ극도로 춥거나 더운 날씨에는 산책을 피하고, 무리한 운동은 삼가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반려동물이 부딪힐 수 있는 장애물을 치우고 미끄러운 바닥에 카펫을 까는 등 집 안 환경 관리도 이뤄져야 한다.
ㆍ반려동물을 서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온·오프라인 지인들을 만들어두자. 혹은 지자체나 동물보호단체에서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나 지원을 활용하라. 주변에 도움 청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ㆍ반려동물 동반 시설(요양원이나 시니어 하우징 등)을 찾아보자. 해당 시설의 반려동물 관련 규정과 비용을 꼼꼼히 확인해 가장 적합한 곳이 어디인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ㆍ반려동물과 가급적 시간을 많이 보내고,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찍어두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여행을 다니며 추억 쌓기를 권한다. 평소 사랑한다고 자주 말해주고 소통하는 것도 잊지 말자.
03 요양원 입소나 장기 입원 등으로 반려동물과 헤어져야 할 때
ㆍ믿을 만한 지인을 미리 확보해두도록 하자. 반려동물과 헤어진 후에도 소통할 수 있는 사이라면 더욱 좋다. 절대 온라인 광고나 인수업체에 비용을 내고 동물을 보내면 안 된다. 혹 입양을 보내게 된다면 신중하게 판단하고 반드시 입양비를 받아야 한다.
ㆍ반려동물을 보낼 시설을 찾는다면 공신력 있는 동물보호단체나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 중에서 선택한다.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보건 정책으로 ‘치매 국가책임제’가 꼽힌다. 치매 국가책임제는 치매를 개별 가정이 아닌 국가 돌봄 차원에서 해결하는 정책이다. 치매 국가책임제의 지난 5년간 성과를 돌아보는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치매 관련 공약을 짚어봤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65세 이상 국내 노인 인구는 708만 명으로, 그중 치매 환자는 73만 명이었다. 2020년에는 84만 명으로 치매 환자가 증가했다. 이대로라면 2030년에는 치매 환자가 136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치매 국가책임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치매는 다른 질환과 달리 환자 본인의 인간 존엄성도 무너지고 생존까지 위협받을 뿐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고통받는 심각한 질환”이라며 이 공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치매 국가책임제는 2017년 9월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치매 국가책임제는 △치매지원센터 확대 △치매안심병원 설립 △노인장기요양보험 본인부담 상한제 도입 △치매 의료비 90% 건강보험 적용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 △치매 환자에게 전문 요양사를 파견하는 제도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치매 국가책임제 5년의 성과
정부는 치매 국가책임제 발표 이후 전국 256개 시·군·구에 지역사회 치매 관리 거점 기관으로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하고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인력이 팀을 이뤄 상담과 진단, 예방 활동, 사례 관리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도 시행 전까지는 서울과 경기도, 일부 광역단체에서만 50개 정도의 치매지원센터(치매안심센터 옛 이름)가 운영됐다. 제도 시행 이후 치매 환자 등록에 속도가 붙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치매 환자 2명 중 1명은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치매안심센터 치매 환자 등록률은 55.2%였다. 등록된 환자는 총 50만 2933명에 달했다. 2018년 치매안심센터 등록률은 42.5%, 2019년 51.9%, 2020년 53.4%, 2021년 55.2%로 증가했다.
각 지자체의 치매안심센터는 지역사회 치매 관리 체계의 거점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치매 국가책임제의 여러 사업이 지역사회에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으며, 질적으로는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지난 2월 대한치매학회 빅데이터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지역사회에서 치매 환자를 관리하는 기간은 평균 5.98년이었다.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치매 관리를 받는 비율은 △고령일 경우 △소득이 적은(소득 하위 40%) 경우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경우 △기저질환이 많은 경우에 뚜렷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국가책임제는 치매 환자의 의료비 절감을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10월 건강보험 제도 개선을 통해 중증 치매 환자의 의료비 부담 비율을 최대 60%에서 10%로 대폭 낮췄다. 이에 2021년 8월 기준 약 7만 4000명의 중증 치매 환자가 혜택을 받았으며, 1인당 본인부담금은 126만 원에서 54만 원으로 평균 72만 원이 낮아졌다.
2018년 1월부터는 신경인지검사와 자기공명영상검사(MRI) 등 고비용 치매 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으로, 2020년 12월 기준 35만 명이 본인부담 경감 혜택을 받았다. 1인당 평균 약 17만 원이 줄었다.
2022년 윤석열 정부의 과제
그러한 가운데 2020년 9월에 발표된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1~2025년)은 치매 국가책임제의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제4기 국가치매관리위원회’가 출범했다.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치매 관리에 대한 주요 정책을 심의한다.
제4차 정책의 비전은 치매 환자와 가족,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행복한 치매 안심사회 실현이다. 치매 관리 전달 체계의 효율화 및 공급 인프라 확대, 치매 환자도 함께 살기 좋은 환경 조성 등의 정책 기반 강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정책을 잘 이어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윤석열 당선인도 대선 공약 당시 ‘치매’를 언급했다. 그는 “요양·간병에 대한 국가 지원의 사각지대로 인해 부모님 간병비 부담과 간병 서비스 질적 수준에 대한 국민의 걱정이 심각하다”며 “국민의 부담을 국가가 함께 책임지고 요양·간병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당선인은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급여화 △현행 가족돌봄 휴직 최장 90일, 가족돌봄 휴가 최장 10일로 되어 있는 요양·간병 가족돌봄 휴가·휴직 기간 확대 △맞춤형 돌봄계획 국가의 책임 설계 및 지원 △간병 서비스 품질 인증 등 장기 요양 서비스 선진화 △치매 등 노인 질환 예방 지원 강화 등의 공약을 내놨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 노인 건강관리 및 돌봄 서비스 확대’, ‘다양한 형태의 고령 친화 주거환경 조성’, ‘문화·여가 바우처 지원으로 노인 사회참여 활성화’를 공약으로 정리해 발표했다. 2025년이면 대한민국이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한다. 치매 문제가 더욱 심화될 만큼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이 실효성을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 이 기사는 4월호 지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초고령사회의 길을 걷고있는 일본에서는 최근 노후를 보낼만한 개호시설(요양 혹은 간호시설)에 대한 정보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의 단카이세대(1차 베이비붐세대)가 고령자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2차 베이비붐세대가 65세 이상이 되는 2040년에는 일본의 고령자 비율이 35.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노후를 보낼 시설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에는 꽤 다양한 형태의 시설들이 운영되고 있는데, 형태도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이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개호 캘린더’(介護カレンダー)에서는 시설에 입주한 고령자의 자녀나 손주가 남긴 개호시설에 대한 체험담을 볼 수 있다. 고령자용 개호시설을 알아보게 된 방법, 입주한 시설의 특징, 장단점, 비용, 고민이나 궁금했던 점 등을 공유한다.
개호 캘린더를 운영하는 기업 ‘베이비 캘린더’는 “100명의 가족이 있다면 간호의 형태도 100가지가 있다”며 “체험담 공유를 통해 자신과 비슷한 형태의 가족은 어떤 개호시설을 선택했는지 알고, 자신의 개호 시설을 찾아갈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 집처럼 혼자 생활이 가능하도록
70대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신체의 오른쪽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자녀인 A씨는 시설 입주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2년 간 시설 자료를 찾고, 그 중 관심 있는 10군데의 시설을 방문했다. 그는 개호 보험은 적용되지 않지만, 혼자 생활이 가능한 ‘주택형 유료 노인홈’을 선택했다. 배리어프리 설계로 화장실 이용도 어머니 혼자 할 수 있었고,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긴급버튼을 누르면 시설 직원이 달려와 주니 안심이다.
# 치매 우려가 있는 할머니를 위한 선택
80대의 할머니가 치매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손주 B씨와 가족들은 고민 끝에 1억 엔의 선불금을 내고 ‘고급 노인홈’ 입주를 결정했다. 햇볕이 잘 들고 시설이 쾌적하며 호텔과 같은 식사가 나온다. 나이가 있는 할머니의 안전이 늘 걱정이었는데, 간호를 받으며 생활할 수 있다. 비용이 정말 많은 부담이 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할머니를 편하게 모시고 싶다는 가족들의 의견을 모았다.
# 간호 시설이 있는 아파트
80대인 C씨는 남편이 죽고 난 뒤 딸에게 자신의 간호를 맡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해졌다. 이에 간호 시설이 있는 아파트 입주를 알아봤다. 아침 8시부터 밤 8시까지 간호사가 상주하고 있어 내가 아플 때 자식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편하다.
예전에는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대상’으로 인식해 애완동물이라 했지만, 이제는 사람과 ‘심적 친밀감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의미로 반려동물이라 부른다. 신문이나 광고에서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는 문구가 심심찮게 보이는 현재, 동물들은 노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참고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을 위한 책’, 한겨레 애니멀피플)
작은 몸에 올망졸망한 눈으로 한결같이 나만 바라보는 반려동물은 우리 마음의 정화를 불러일으킨다. 성별, 외모, 장애, 경제력 등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으며 비판하거나 질책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최근 강아지, 고양이, 새와 같은 동물을 인생을 나누는 ‘반려’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급격히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638만 가구로, 인구로 환산하면 15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국내 반려동물 산업의 급성장으로 이어졌다. 펫 택시, 전용 유치원, 장례 서비스, 원격 양육 서비스 등 관련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9000억 원에서 지난해 3조 4000억 원으로 성장했으며, 전문가들은 2027년에는 6조 원으로 2015년보다 3배 이상 확대되리라 전망했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방송사마다 동물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SNS와 동영상 플랫폼에 동물 콘텐츠가 넘쳐난다.
반려동물의 긍정적 효과
우리 사회가 점점 고령화되어가고, 1인 가구가 꾸준히 늘면서 동물은 사람의 소외감과 외로움을 달래줄 친구이자 가족 역할을 해주고 있다. 반려동물이 사람의 심리와 정서 안정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육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9년 서울시 취약계층 반려동물 양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동물을 기르는 청장년 1인 세대보다 노인 부부 세대가 더 높은 심리적 효과를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강아지나 고양이와 함께하면서 책임감 증가, 외로움 감소, 삶의 만족도 향상, 스트레스 감소, 대화 증가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반려동물이 노인들의 인간관계와 사회활동을 촉진하는 사회적 윤활유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반려동물과 장기간 생활하면 기억력 감퇴와 인지 능력 저하 등을 늦춰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려동물의 이름을 기억하고, 식사를 챙겨주고, 산책을 시켜주거나 털을 빗겨주는 등의 행동이 치매 환자의 정신 상태나 기동성을 향상시키는 작용을 해서다. 미국 플로리다주 제니퍼 애플바움(Jennifer Applebaum) 박사가 50세 이상 1300명의 인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53%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인지 능력 저하 속도가 느렸다. 애플바움 연구원은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과 스트레스 감소의 생리학적 측정(코르티솔 수치 및 혈압 감소를 포함해 장기적으로 인지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사이에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반려동물이 인지 저하를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초기 증거”라고 말했다.
동물들은 그저 존재하는 자체로 치유를 일으키기도 한다. 공원에서 짧은 다리로 뒤뚱뒤뚱 걷는 강아지의 뒷모습을 보기만 해도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테니 말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에서 다양한 ‘애니멀 테라피’를 실시하고 있다. 애니멀 테라피란 동물을 통한 치료 방법을 말한다. 활용되는 동물로는 개, 고양이, 돌고래, 소 등 다양하다. 예컨대 난독증 환자의 치료법 중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는 활동이 있다. 난독증 환자들은 자신이 더듬거리는 것에 대해 깊은 열등감이 쌓여 있거나 주눅 들어 있는 등 평소 자신감이 약한 태도를 보이기 쉽다. 때문에 편견을 가지지 않은 존재인 개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낮아진 자신감을 올려주고, 점차 말을 더듬는 증상을 완화하는 식이다.
또한 일본 정부는 일본 내 유기 동물 문제 해결과 노년층의 건강 회복 모두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올해부터 요양원에 애니멀 테라피를 도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환경성은 지자체가 보호 중인 개나 고양이를 병원이나 요양원으로 보내 노인의 심리 치료 효과를 높이고자 한다.
동물과의 아름다운 이별
노년에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거나 계획이 있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반려동물의 죽음이다. 보통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은 15~20년이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정들었던 동물 친구를 마음에서 떠나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식처럼 기른 반려견, 반려묘가 죽어 큰 슬픔을 호소하는 ‘펫로스 증후군’을 겪기도 한다. 특히 노년층은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적고 반려동물을 향한 심리적 의존도가 높아 극도의 우울, 무기력, 자책 등의 감정을 동반할 수 있다.
애니멀피플이 공공의창·한국엠바밍·웰다잉문화운동과 함께 실시한 ‘한국 반려동물 장례 인식조사’를 보면, 펫로스를 경험한 응답자의 과반수가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52.8%)을 꼽았다. 우울증(19.5%), 반려동물 죽음 자체에 대한 부정(18.7%), 죽음에 대한 분노(7.9%) 등이 뒤를 이었다. 아낌없는 사랑을 주던 대상이 떠난 후 밀려오는 그리움과 상실감은 당연하지만, 이를 잘 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관련 책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을 위한 책’의 저자 이학범 수의사는 “반려동물과 이별하며 슬픔을 겪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나거나 기간이 길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심리적·정신적 고통을 겪지만, 수습 절차나 방법은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주변 산에 묻는 행위는 불법이다. 보통 동물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쓰레기봉투에 담아 생활 쓰레기로 배출하거나, 동물병원에 맡겨 의료용 폐기물로 처리한다. 최근에는 오랜 친구를 폐기물로 처리하길 원치 않는 사람들이 늘면서 병원에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합동 화장을 진행하거나, 반려동물 장례 시설을 이용하는 추세다. 동물 장묘업체는 반드시 이동식 장묘업체가 아닌 농림축산식품부에 등록된 업체여야 한다. ‘e동물장례정보포털’(eanimal.kr)을 통해 합법적인 업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 반려동물을 부탁할 곳도 고민해야 한다. KB국민은행에서는 내가 죽고 나면 누가 내 강아지를 돌봐줄까 고민되는 사람들을 위해 반려동물 신탁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반려동물의 주인인 ‘위탁자’가 사망해 반려동물을 돌보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수탁자’인 은행에 자금을 미리 맡기고, 본인이 사망한 뒤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로운 부양자인 ‘사후 수익자’에게 반려동물의 보호 관리에 필요한 양육 자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조건으로 가족 또는 제3자에게 자신의 유산을 일부 상속해놓는 것도 방법이다. 대신 어떻게 돌봐줘야 하는지 등 상세한 내용을 담은 유언장이 있어야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한편 비교적 명확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의 성장성에 비해 반려인 사망 시 반려동물에게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돌연사, 고독사, 사고, 질병 등에 의해 반려인을 잃고 홀로 남을 반려동물을 위한 사회적 시스템 마련 또한 필요한 시점이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도 노인 돌봄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장기요양요원의 노력을 격려하기 위해 장기요양요원 한시지원금 20만 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국내 장기요양기관 직접 돌봄 종사자는 약 36만 명이고, 코로나19 대응 추가경정예산은 총 735억 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한시 지원금 신청을 받고 있다. 공단은 신청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3일 뒤 지급 대상에게 순차적으로 지원한다.
지급은 지난 31일 시작됐다. 공단은 첫날인 지난 28일 신청한 6만 9천 명에게 한시 지원금을 지급했다.
지급 대상인 직접 돌봄 종사자는 노인요양시설 및 재가시설(방문요양, 방문목욕, 주야간·단기보호, 방문간호),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물리(작업)치료사), 치과위생사가 포함된다.
단, 해당 사업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직접 돌봄 종사자들의 돌봄 노고를 격려하는 수당적 성격으로 가족 관계인 수급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족인 장기요양요원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은성호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은 “그간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 애쓰신 장기요양요원들께 한시지원금을 오늘 처음으로 지급하게 됐다”라면서 “앞으로도 차질 없는 신청 및 지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요양기관도 신청 기간에 적극적으로 한시지원금을 신청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은 시니어들을 위해 유망 직업을 소개한다. 대한민국은 2000년 고령사회가 됐고,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에 노인 문제와 이로 인한 복지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노인심리상담사는 유망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 문제는 주거, 생활환경, 고용, 의료 등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정서로 인한 개인적인 문제도 동반한다. 노년기에는 경제적 불안감, 고독으로 인한 우울증, 상실감 등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1940~50년대 출생 세대는 한국전쟁을 경험했거나 발발 직후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젊은 시절에는 독재와 억압 속에서 급격한 산업 발전을 일궜다. 그리고 현재 저성장 경기침체 속에 노년기를 보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 부응해 노인 문제 해결의 효과를 기대하는 동시에 ‘상담 없이는 노인 복지를 논할 수 없다’는 역사적 과제가 부여됐다. 이는 노인심리상담사가 탄생한 배경이며, 이후 자격 제도도 생겼다.
노인심리상담사는 신체적·정서적·심리적 장애를 겪거나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인들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진단과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전문가의 역할을 수행한다. 궁극적으로는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을 한다.
자격증 취득과 밝은 전망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은 민간자격증이다. 1·2급으로 나뉘어 있으며, 나이와 경력에 따른 제한은 없다. 다만 심리학 전공,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 소지자, 사회복지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은 업무가 겹치는 부분이 있어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이 유리하고 활용도가 높다.
특히 노인심리상담사와 요양보호사는 연관이 깊다.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다 보면 치매 예방교육 및 심리상담 기법을 배울 수 있다. 이에 요양보호사, 특히 재가요양, 가족요양 쪽으로 구직을 원한다면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은 많은 도움이 된다.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 시험은 1차 필기시험, 2차 직무교육으로 진행된다. 1차 필기시험은 상담심리학, 임상심리학, 이상심리학, 노인심리학, 총 네 과목으로 구성된다. 과목별 최소 40점, 전체 평균 60점을 넘으면 합격이다.
시험은 객관식으로 난이도가 높지 않다. 교육을 성실하게 받고 공부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노인 세대에 가깝기 때문에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현재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민간자격증이기 때문에 실제로 취업에 도움이 되겠냐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욱 수요가 많아질 것이며 전망이 밝다는 입장이다.
노인심리상담사는 다양한 교육, 복지, 의료, 종교기관의 노인상담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노인복지기관, 요양원, 실버타운, 노인대학, 지역마을회관, 지역사회문화센터, 개인 심리상담소 등으로 취업이 가능하다. 특히 각 지역의 노인심리상담센터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노인들의 소외감과 우울증이 심화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바로 상담사로 활동하기는 어렵다. 노년층의 인생 경험은 상담사보다 훨씬 풍부하므로 충분한 임상 훈련이 필요하다. 노인 관련 센터나 복지관에서 실무를 경험하거나, 사회복지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야 상담사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노인심리상담사는 심신이 힘든 노인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잘 어울린다. 기본적으로 노인에 대해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더불어 상담할 때 지식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노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줘야 한다.
노인은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포함해 배우자, 자녀, 손주 등 가족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나이거나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존재론적인 고민도 함께 나눠야 한다. 즉 노인심리상담사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기 때문에 어떤 상담사보다도 숙련도가 요구된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심리상담사는 명예와 부를 축적하기보다 사명감이 필요한 직업이다. 현직에 있는 상담사들은 끊임없는 공부와 봉사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심리상담사 교육 어떻게?
노인심리상담사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관련 교육도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무료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창구가 많다. 한국교육검정원, 한국사이버진흥원, 사회교육중앙회 등이 있다.
서울사이버대학교에서도 노인심리상담사 기초과정을 신설했다. 노인상담의 이해, 전생애발달과 노인심리, 노인상담 이론과 기법, 노인 문제와 심리평가, 노인상담의 실제 등 5과목으로 구성됐다. 노인심리상담에 필요한 실제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과정이다. K-MOOC 플랫폼을 통해 강의를 무료 수강할 수 있다.
노인 인구가 전체의 33%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경남 고성에서는 노인 복지에 관심이 많고, 그중 하나로 노인심리상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고성군 종합사회복지관은 거제대학교와 지역맞춤형 인재 양성 및 지역 상생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반이 가장 인기가 좋다.
1월에 2기 수료식이 있었다. 교육생들은 ▶노인 문제와 상담 ▶노인의 특성 ▶놀이 및 미술 상담 ▶노인 우울 및 중독 ▶음악치료 ▶노인 레크리에이션 ▶보드게임 ▶음식을 활용한 감정표현 등 다양한 노인상담 이론과 실습 위주의 강의를 받았다. 총 16명이 수강 신청해 14명이 수료 및 자격을 취득했다.
◇ “경청·공감·인정하는 법 배웠어요”
정석철 노인심리상담사 인터뷰
정석철(67) 씨는 고성군 종합사회복지관의 교육을 통해 노인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평생을 보건복지 관련 공무원으로 일한 사람이다. 고성군 보건소 소장을 마지막으로 퇴직했다.
정석철 씨는 “그동안 공무원으로 편안하게 잘 살아왔으니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늘 했다. 특히 어르신들을 돕고 싶었고 작은 일부터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직 생활을 하면서도 사회복지사들과 어울리면서 봉사활동을 하곤 했죠. 사회복지사 자격증, 요양보호사 자격증은 원래 갖고 있었어요. 그리고 퇴직한 뒤 남는 게 시간밖에 없잖아요? 본격적으로 사회복지사 영역에 뛰어든 거죠. 사회복지시설, 요양원, 재가복지센터 쪽으로 많이 다녔어요. 나이에 걸맞게 노인 쪽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정석철 씨는 재가노인복지센터를 직접 열었고, 센터장을 맡고 있다. 방문 요양, 방문 목욕을 위주로 하고 있고, 요양보호사 양성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을 하면서 노인심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노인심리상담 교육을 듣게 됐다.
“어르신들을 만나보면 혼자 있어서 우울해하시는 분들도 많고 치매 환자이신 분들도 많아요. 그분들을 어떻게 하면 더 따뜻하게 잘 대해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죠. 그래서 교육을 듣게 된 거예요. 제가 수료생 중에서 나이가 제일 많았어요. 저는 배움이 필요하면 무엇이 됐든 달려가요. 아주 욕심이 많습니다.”
3개월 동안 교육을 받은 정석철 씨는 ‘자신의 심리 상태를 파악해서 발표하기’ 과제가 가장 어려웠고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남을 상담하기에 앞서 자신의 심리를 볼 줄 알고 드러낼 수도 있어야 한다는 점을 배운 것 같다.
“자신의 심리를 얘기할 때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치부나 약점도 있잖아요. 그것을 모두에게 공유한다는 것이 쉽지 않죠. 자신의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린 여성분도 있었어요. 용기가 대단하다고 느꼈고, 모두 박수를 쳐줬어요. 저도 많은 용기를 얻었어요.”
그는 자격증 취득이 업무에 도움이 되냐는 말에 “아직 응용은 안 해봤지만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답했다. 교육에 음악 수업도 있었는데, 그는 이제 어르신들을 방문하면 노래도 부르고 더욱 살갑게 대한다는 것. 반응 역시 매우 좋다.
더불어 정석철 씨는 자신과 같은 중장년이 어르신들의 심리에 보다 공감하기 쉬울 것 같다면서 자격증 취득을 추천했다. 그는 어르신들을 위해 현재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 기타, 수영, 골프를 배우는 것은 물론 제과제빵, 이미용까지 섭렵했다. 특히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으로 성숙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많이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도 달라졌어요. 무슨 얘기를 하든 경청하고 공감해주고 인정해주고 있어요.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더라도 남을 먼저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전진해나가고, 지역사회가 건강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혈압약은 "비타민처럼 먹는다"라는 농담이 유행할 정도로 고령층이 많이 복용하는 약이다. 그만큼 혈압 관리가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로 70세 이상 고령층의 고혈압 유병률은 70%에 근접한다. 그러나 방치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혈압 관리가 되지 않으면 뇌졸중, 심근경색 등 혈관성 질환을 걱정해야 하고, 최근에는 치매와도 연관이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고령층의 혈압 관리가 왜 어려운지 들여다볼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특히 노쇠가 심할수록 혈압을 낮추는 혈압약을 무조건 복용해서는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 연구팀은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노쇠 및 인지기능 저하에 따른 혈압 변동성의 차이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6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394명의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Health-RESPECT(integrated caRE Systems for elderly PatiEnts using iCT)’라는 비대면 진료정보교류 시스템을 활용해 평균 290일 동안의 혈압 수치를 취합하고 혈압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분석했다.
혈압 수치 및 혈압 변동성의 특성을 분석해 보니, 노쇠하고 인지기능이 저하된 취약 노인일수록 혈압 수치는 떨어지고 혈압 변동성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건강 수준이 악화될수록 혈압은 저하되지만 동시에 변동성이 증가한다는 의미로, 노쇠하거나 치매가 동반된 환자에게는 기존 고혈압 치료제를 줄이는 등 보다 세심한 혈압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혈압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혈압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혈압 수치가 높고 낮은 것 못지않게 문제가 된다. 혈압 변동성이 큰 사람은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큰 부담을 느끼게 돼 동맥경화로 인한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크고, 무엇보다 혈압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고혈압 상태를 스스로 인지하기도 어렵다.
연구를 주도한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는 “노인성 고혈압 환자들, 특히 요양병원과 같은 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환자들은 심장, 뇌 신경, 인지기능 등에 문제가 있거나 전반적인 기능상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약물복용을 비롯한 생활관리 차원에서의 포괄적인 진료와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혈압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고령인이 많아질수록 노인 고혈압 환자에 대한 적절한 관리는 더욱 중요한 의료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므로, 이번 연구에서 활용한 의료정보교류 모델과 같은 시스템을 활용해 제한적인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특히 건강하지 못한 취약계층에서의 합병증 발생 및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치료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