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동 한국연금연구소 대표
인출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좋건 싫건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한다. 그중에는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선택이 있는가 하면, 어떤 선택은 인생의 양념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지, 어떤 배우자를 선택할 것인지 등은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선택들이다. 반면 오늘 점심을 누구와 먹을 것인지, 이번 주말에는 어떤 영화를 볼 것인지에 대한 선택은 인생의 양념에 해당한다 할 수 있겠다. 현재의 나는 이런 크고 작은 선택들이 만들어낸 결과일 수도 있다.
인생의 반환점을 돈 5070 세대는 자산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이들 세대 중 많은 사람은 현역에서 물러나 여유로운 은퇴생활을 즐기거나 사회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여생을 보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어떤 삶을 영위하든 원하는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소득이 필요하다. 이미 은퇴한 사람들은 그동안 모아놓은 돈에서 소득을 만들어내야 하며, 여전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동안 모아놓은 자금과 근로 및 사업소득으로 인생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안정적인 소득이 창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대한 조언은 이미 지난 호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인출(withdrawal)은 이런 소득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것, 즉 노후에 안정적인 소득흐름을 만드는 행위라 할 수 있다. 3040 시절에는 근로 및 사업소득 중 일부를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는 저축을 했다. 이를 적립(accumulation)이라고 한다. 인출은 3040 시절 목돈 형태로 적립해놓은 자금에서 매달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빼내 쓸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 수단을 선택하는 행위인 셈이다.
매달 생활비가 들쑥날쑥하면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로 인해 힘든 노후를 보내야 한다. 노후생활 자금을 안정적인 방법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반면 적립 단계에서는 매달 새로운 자금, 즉 저축액이 적립액에 추가되므로 자산을 좀 더 공격적으로 운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 얼마간의 손실을 보더라도 새로 유입되는 자금으로 손실을 만회할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출 전략을 잘 짜야 하는 이유
인출 전략을 잘 짜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노후에 다양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돈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 즉 갑작스런 사고나 중대 질병, 세금폭탄 등에 직면하면 노후생활 전반이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문제는 노후가 길어진 만큼 이런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를 무시하고 주먹구구식으로 계획을 수립하거나 생활비를 안전하게 조달한다는 이유로 모든 자금을 연금에 넣어두면 예상치 못한 위험에 대응하기 힘들어진다.
인생을 배우고 일하는 전반기와 은퇴생활을 하는 후반기로 구분했을 때 전반기 인생은 그대로이거나 소폭 줄어든 반면 후반기 인생은 아주 많이 늘어났다. 만일 후반기 인생의 재무 전략이라 할 인출 전략을 잘못 짜면 아직 삶은 구만리인데 돈의 씨가 마르는 은퇴 파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인생 말년에 이보다 더 큰 고통은 없을 것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아침에 마을 어르신을 만나면 꼭 하는 인사말이 있었다.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또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이 인사말은 ‘밤새 무탈해서 오늘도 건강하게 살아계시네요’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밤새 안녕!’ 하면 0.5일 정도 수명이 늘어나는 요즘은 어떨까. 똑같은 인사말이라도 그 의미는 다를 것이다. 아마도 ‘수명이 또 늘어났는데, 생활에 문제는 없으신지요?’라는 질문이 아닐까.
희소한 자원을 경제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도 인출 전략을 잘 짜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경제활동기에 돈을 아껴 열심히 모아도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기에는 부족한 게 우리의 현실이다. 한마디로 말해 노후를 보낼 자원은 희소한데 이 자원을 사용할 기간이 늘어난 것이다. 희소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는 공사연금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인출 전략을 짜는 것이다.
공적연금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사적연금 단독의 인출 계획을 수립하면 더 많은 연금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의 경우 정상적인 수급 연령보다 최대 5년까지 앞당겨 받거나 늦춰 받을 수 있는데, 앞당겨 받으면 연금액이 1년마다 6%씩 줄어들고 늦춰 받으면 1년마다 7.2%씩 늘어난다. 5년을 앞당겨 받으면 연금액이 30%나 줄고, 5년 늦게 받으면 연금액이 36%나 증가하는 셈이다. 여러 상황을 감안해 국민연금을 5년 늦게 받는 게 유리하다면 은퇴 후 국민연금을 수급할 때까지는 다른 은퇴자금으로 생활비를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를 흔히 가교연금(bridge pension) 전략이라고 한다. 강을 건너기 위해 다리를 건설하듯이 은퇴 후 국민연금 수령 시점까지의 소득공백기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 연금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자신의 노후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시대적 상황도 인출 전략을 잘 짜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자녀 수가 많고 뒷방 늙은이 신세로 살아야 하는 기간이 짧았던 과거에는 노후를 자녀에게 의지하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자녀 수가 적을 뿐 아니라 자녀들이 부모를 봉양할 만한 여유도 없다. 오죽하면 성인 자녀의 생활비를 보태주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절망의 노후가 아니라 희망의 노후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부진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다 쓰고 죽자!’는 말에 그 의미가 잘 녹아 있다. 이제는 부모 자식 간 재산 계정을 형식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경계를 확실히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 그것이 부모와 자식 둘 다 사는 방법이다.
이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인출 방식의 하나는 연금 외 저축액을 70세까지 유지하는 전략이다. 남편은 85세, 아내는 90세에 사망한다고 가정했을 때 퇴직 후 70세까지의 생활비는 사적연금(개인연금+퇴직연금)과 근로·사업·자산소득 등으로 충당하고, 이후는 퇴직 전까지 모아놓은 연금 외 저축액과 국민연금(필요시 주택연금 포함)으로 생활비를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우리나라 은퇴자의 평균적인 자산 상황을 감안한 가장 단순한 모델일 뿐이다. 각자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전략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새봄이 찾아온 4월 초 휴일 진달래ㆍ개나리ㆍ벚꽃이 앞 다투어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친구들과 봄 향기에 취해 경기 수리산 등반을 즐겼다. 모두가 초보 은퇴기를 지나서 뭔가 경륜이 붙기 시작하는 시기가 되었다. 뒤풀이에서 막걸리 잔을 기울이면서 자연스럽게 ‘시니어 새봄’ 이야기로 이어졌다.
제일 먼저 조심해야 하는 일이 주위의 ‘유혹’이다. 은퇴 초기에는 이른바 모시기 유혹이 하늘을 찌른다. 좋은 자리, 고수익 등 이른바 공짜가 눈앞에 어른거린다. 요사이는 정부의 창업지원정책에 따라 묻지마 창업열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조금만 정신을 놓으면 헤어나기 어렵다.
은퇴준비를 돈 문제로만 생각하고 있으면서 정작 중요한 건강문제를 별로 중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치매로 장기간 고생한 부친의 상을 치른 한 친구가 불치병에 걸리면 연명차료를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강 건너 산불처럼 쉽게 말하지 말자. 막상 닥치면 그렇게 하기 어려운 것이 인생이다.
막상 은퇴 후 필요한 돈에 대해 계산해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꼭 필요한 생활비가 얼마인지 조달방법은 어떠한지 구체적인 방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드물다. 장기적인 수지균형 계획을 수립하여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부부가 의사소통이 부족하여 한 사람만 재무적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흔히 경제권을 쥐고 있는 일방의 결정으로 예기치 않는 손실을 보아 만회하지 못한다. 자산관리 정보와 기법은 날로 변하고 있는데 부동산이나 증권 투자는 과거방식을 믿다가 낭패 보기 일쑤다.
은퇴 후의 삶에 대해 대화하지 않는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의사결정을 해두지 않는다. 부부 중 한 사람이 더 오래 살 것이다. 국민연금 유족연금도 상속된다. 부부 재산공유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때다. 양도소득세, 상속세 등에도 유리하고 상호신뢰가 생겨서 좋다. 상속재산의 처리 등 사후분쟁 예방을 위하여 유서가 필요한 대목이다.
젊은 시절의 건강을 영원하리라 착각하고 치료비 및 장기 간병비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대부분 수입과 지출은 줄어들지만 몸은 점점 쇠약해져서 의료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은퇴세대의 치명적인 단점이 자녀지원을 우선하고 자신의 노후준비를 잊는 경우가 많다. 먹이 구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는데 먹이를 입에 넣어주기까지 하는 것이 요즘의 세태다. 과잉보호로 자생력을 잃으면 허깨비를 만들 뿐이다. 취업절벽, 결혼절벽이 부모들의 탓이 아닌지도 곰곰이 살필 필요가 있다.
세상에 일확천금은 함정이다. 삶길 70년처럼 살길 30년을 뚜벅뚜벅!
100세 장수시대에 다 자란 자식을 부양하는 부모는 늘어나고, 어버이를 모시는 자식은 줄어들고 있다. 부모 품을 못 떠나는 이른바 ‘난 캥거루족’은 그 이유로 경제적으로나 인지적으로 모두 독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노부부만 사는 경우는 50%가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의 시니어는 사회의 주역으로 열심히 살아 왔으나 노후생활 준비가 부족한 실정이며, 후세대나 국가의 ‘복지지원’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시니어가 30년을 살아가기 위하여 자기 스스로 설계하고 실천해야 하는 엄숙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실패하면 만회할 기회도 오지 않는다.
시니어는 현금흐름 수지균형을 실현하는 데 재무 설계 목표를 두어야 한다. 오늘의 시니어는 고도성장 속에서 눈뜨고 나면 재산이 불어나는 경험도 하였으나 이제는 수입과 지출이 거의 축소되거나 국민연금 등으로 고정되어 있다. 재산이 남는 경우에는 상속, 증여, 사회기부 등 지출을 늘려 규모를 줄이고, 부족한 때에는 수입을 창출하고 소비지출을 줄여서 ‘재산제로’를 달성해야 한다. 앞으로 살길 30년 장기계획을 세워야 하는 이유다.
월 100만 원의 가치를 30년 가치로 계산해 보자. 원금으로 3억 6천만 원이다. 100만 원이라면 관심이 적게 보일 수 있지만 3억6천만 원이라면 눈이 번쩍 뜨이는 금액이다. 세금,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한 연 순수익률을 2%로 가정하고 매월 100만 원씩 30년 동안 수입창출하거나 소비 절약하여 운용하면 4억 8천9백만 원이 되고, 반대로 매달 100만 원씩 소비한다면 2억 7천만 원이 당장 필요하다. 월 100만 원은 앞으로 살아야 할 30년을 좌우할 귀중한 자원이다.
젊은 시절 추구했던 수입창출도 좋고, 고통이 덜 하는 방법으로 낭비요인을 줄이는 방법도 좋다. 월 10만 원이라도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시니어가 살길이다. 시니어의 수입은 대체로 연금, 자산운용 수익, 수동산 임대소득, 근로소득, 기타소득 등으로 이루어진다. 직업에 따라 50세 이전부터 은퇴가 진행되는 경우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성공한 사업가도 은퇴할 때가 되었다. 나이 절벽에 막혀 창업이나 재취업으로 수입을 창출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새롭게 수입창출하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니, 우선 소비지출을 검토하여 낭비를 억제하는 방법부터 찾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설령 재산을 많이 남겨봐야 자신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어차피 빈손으로 갈 것이다.
지출은 주거관리비, 식생활비, 세금과 공과, 일상활동비, 건강관리비, 경조사비, 의료비, 품위유지비, 금융비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세히 검토해 보면 조정할 수 있는 낭비요인이 많음을 발견할 수 있다. 실천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챙기라는 뜻이다.
지난날의 귀중한 경험은 깊이 간직하고 화려했던 과거는 내려놓으라. 그러면 앞길이 보인다.
필자가 일하는 건설현장 머리위에는 고가 크레인이 빙빙 돌아가고 발아래는 흉기 같은 철근이 널려 있다. 온통 지뢰밭을 걷는 것처럼 위험물 천지다. 근로자의 안전을 지켜주는 비계(건물을 지을 때 디디고 서도록 철 파이프나 나무 따위를 종횡으로 엮어 다리처럼 걸쳐 놓은 설치물)에 머리고 몸통이고 부닥치는 일들이 수시로 일어난다. 이런 곳에서 일을 하는 나이 먹은 필자를 대단하다고 추켜세우는 친구들도 있지만 과연 제대로 일을 할까하고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그보다 한평생을 손에 물 안 묻히는 화이트칼라로 살다가 온 몸을 연장삼아 일해야 하는 블루칼라 일을 한다는 것에 의심 반 부러움 반의 주위 시선들을 느낀다. 필자는 공과 대학을 나오고 기술사라는 최고의 국가 자격을 갖고 있다. 회사에서도 일찍 간부가 되어 현장일은 제대로 배우거나 하지도 못하고 부하직원을 통솔하는 일만 한평생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일을 입과 머리로만 했지 손과 발은 제대로 쓰지 못했다. 자동차공장에 다니면서 실제 자동차는 만들어보지 못한 꼴이었다. 머리는 많이 써서 유효기간을 지나 노후 되었지만 손발은 아직 신품에 가깝다고 자위하며 혼자 웃는다.
이런 마음가짐이 필자를 스스로 쇠뇌 시켜 현장 일을 해도 남들보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다소 엉뚱하고 무모한 자신감은 예전부터 늘 갖고 있었다. 이런 생각 때문에 만약 퇴직하고 제2의 일을 한다면 머리만 쓰는 관리자 일보다는 두뇌로 계산하고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노동에 가까운 현장 일이 좋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 왔다. 수명100세 시대에 길게 현역에 남아있으려면 노동자의 다른 이름인 불루칼라가 딱! 이다. 노동자는 몸이 생명이므로 무엇보다 건강해야 한다. 노동자 출신이 회사에서 노동자 몫의 임원을 역임한 후 임기가 끝나자 다시 노동현장으로 복귀하는 모습에 잔잔한 감동을 받은 적도 있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불루칼라의 대부분 업종이 3D 업종이라 하여 열악한 직업이다.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스러운(dangerous) 일이다. 다른 쪽은 몰라도 필자가 잘 아는 건설현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젊은 노동자들은 점점 줄어들고 해외 노동력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조선족이거나 동남아 인력이 없으면 현장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많이 변했고 점점 더 그렇게 변하고 있다. 취업난이라 하면서도 노동현장에 오지 않으려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무조건 탓할 수만 없는 것이 열악한 환경에 비해 보수가 턱없이 낮다는 현실에 있다. 소득 3만 불 시대에 대학을 나온 잘 교육된 젊은이들에게 미래가 불확실한 육체노동의 이런 일을 강요하기에는 솔직히 미안하다. 남들이 기피하는 일을 하면 당연히 돈이라도 많이 주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녀양육에서 해방되고 좀 경제적 여유가 있고 신체 건강한 시니어가 3D 업종에 종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많은 퇴직자들이 강사나 컨설턴트를 희망하고 잘 모르는 창업에 뛰어들어 그나마 갖고 있던 돈을 날린다. 노동은 건강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선택된 자리다. 나이 들어 육체노동에 종사할 수 있다는 것이 또 다른 이름의 진짜 엑티브 시니어다.
하는 일의 중요도에 따라 급여가 달라져야 정의로운 사회지만 자녀를 먹이고 입히고 교육을 시켜야하는 책임을 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그만한 보수를 줘야한다.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자리를 젊은이들에게 줘야 할 의무는 국가와 사회에 있음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회사에 입사하여 연수가 늘고 숙련도에 따른 생산성 증가로 점차 급여가 늘어나는 것도 당연하지만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생산성과 역행하여 오히려 급여가 줄어드는 임금피크제라는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소득재분배 차원에서 공감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퇴직 후 제2의 직업에서는 수입이 적은 것이 당연시 돼야 한다.
요즘의 노동현장은 무조건 힘만 쓰는 동물의 세계가 아니다. 힘든 일은 잘 발달된 기계가 한다. 기계가 하기 어려운 틈새의 힘이 필요한 기술적인 일이 요즘의 노동현장이다. 찾아보면 자신의 체력에 맞는 그렇게 힘들지 않는 노동현장도 많이 있다. 노동현장에서 바짝 엎드려 일을 하다 보니 몸은 피곤해도 우선 마음은 편하다. 입사동기간에 서로 빨리 진급하려고 양 눈에 쌍심지 불을 켜고 경쟁하던 과거의 나를 돌아보며 웃음 짓는다. 살아보니 그렇게 경쟁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과장되고 부장되는 진급의 싸움에서 한발 물러서 있으니 여유롭다. 건강은 머리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는 것이고 욕심을 줄인 자리에 만족을 끼워 넣으면 행복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5070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재무설계가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못한 상황이다. 5070 액티브 시니어의 속성을 충분히 감안한 재무설계 전략을 수립하고 구체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재무설계의 패러다임이 바뀐 새로운 길이므로 낯설고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관점을 바꿔야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다. 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자산관리, 소비관리, 가치관리라는 3가지 측면에서 5070 액티브 시니어들의 은퇴재무설계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손성동 한국연금연구소 대표
◇ 자산관리
아무리 돈에 초연한 사람이라도 최소한의 돈은 필요하다. 5070 액티브 시니어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삶의 눈높이가 평균적인 시선보다 높은 만큼 돈의 역할 역시 크다. 그동안 모아놓은 돈이 꽤 있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이 돈을 잘 관리하여 노후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을 때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모아놓은 돈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돈을 더 잘 굴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한마디로 자산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말인데, 은퇴재무설계에 대한 이해는 그 선결 과제다.
먼저 관점을 ‘자산에서 소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2040 시절 재무설계의 핵심은 내집마련. 노후자금, 자녀교육비 등 목적자금을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도록 목돈을 모으는 것이다. 즉 자산 중심의 재무설계다. 그러나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는 5070세대의 재무설계는 노후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현금흐름, 즉 소득창출에 초점을 둬야 한다. 연금을 활용하면 쉽게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지만, 모든 자산을 연금화해버리면 일시적으로 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 즉 유동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생활비와 유동성을 함께 고려하는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
둘째로는 ‘자산에서 소득으로’의 다른 측면이라 할 수 있는 ‘축적에서 인출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익숙해져야 한다. 자산에서 소득을 창출하는 방법에는 일시금 방식, 연금 방식, 프로그램 방식 등 다양한데 이들을 흔히 인출 방법이라 부른다. 각 방식은 소득흐름의 안정성과 유연성 등의 측면에서 장단점이 다르므로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을 감안해 특정 방식을 선택하거나 두 가지 이상의 방식을 결합해 사용할 수도 있다. 인출 방법의 구체적 형태는 월 지급식 상품 선택으로 나타나는데, 예금형·즉시연금형·수익배분형 등이 있다.
셋째로는 ‘수익률에서 위험관리로’ 전환되는 패러다임에 주목해야 한다. 2040세대는 임금 또는 사업소득 형태로 계속 현금이 유입되고 투자기간이 길어 수익률 중심의 자산관리를 할 수 있다.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더라도 새로 유입되는 현금으로 가격이 떨어진 자산을 매입할 수 있어, 가격상승의 기회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5070세대는 수명 연장으로 과거보다 투자기간이 길어졌다 해도 유입되는 현금의 양이 크게 줄어들어 수익률보다는 위험관리에 초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5070세대에게 유입되는 현금은 대부분 생활자금 용도여서 위험관리를 제대로 못해 유입되는 현금이 크게 줄거나 들쭉날쭉하게 되면 생활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 소비관리
5070세대는 축적해놓은 자산은 많은데 일을 통한 수입이 없거나 적다. 저축해놓은 돈에서 곶감 빼먹듯 생활비를 조달해야 한다. 합리적인 소비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무조건 소비를 줄이자는 것이 아니다. 5070세대의 특성을 감안한 소비의 리스트럭처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양적 소비에서 질적 소비로, 가족 중심의 소비에서 나 중심의 소비로 소비의 중심축을 옮길 필요가 있다. 이른바 가치 중심의 소비다. 5070세대는 중년으로서 2040세대와는 삶의 중심축이 다르다. 2040세대의 삶의 중심축이 성장에 있다면 5070세대의 삶의 중심축은 의미에 있다. 가족의 성장과 사회적 지위 상승을 위한 소비에서 기부·자선·봉사 등 가치 있는 소비로 중심축을 옮길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되고 강화된 사회적 관계망은 육체적·심리적 건강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재무적 요소와 비재무적 요소의 융합이 이뤄지는 것이다.
◇ 가치관리
‘가치관리’는 일반적인 재무설계에서는 쉽게 간과되기도 하지만, 5070 액티브 시니어의 은퇴재무설계에서는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누구나 자신과 가족의 화목, 건강, 행복을 바란다. 이것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략적 판단과 구체적 대응이 필요하다.
우선 가족의 파탄을 불러오는 재산상속을 둘러싼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상속 및 증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아직 젊은데 서두를 필요가 뭐가 있냐며 뒤로 미루면 안 된다. 판단력이 좋을 때 미리 계획을 세워둬야 한다. 시간에 쫓겨 서두르다 보면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건강관리는 누구나 중요하게 생각한다. 문제는 꾸준한 실천과 그 가치다. 노후에는 의료비가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재무적 측면에서 건강관리를 아주 중요하게 보는 이유다. 일본의 노후파산 사례에서 보듯이 노후에 건강이 악화되면 재정적으로 아주 힘든 상황에 직면해 급기야 노후파산에 이르기도 한다. 노후의 의료빈민(medi-poor)은 정말 비참하다. 건강관리는 생활의 질을 높이면서 돈을 절약하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다. 또한 급격한 건강 악화에 따른 인생의 하드랜딩을 방지하고, 의미 있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면서 서서히 인생을 마무리하는 인생의 소프트랜딩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은퇴의 시작은 여행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사전 체크
5070 액티브 시니어들은 앞으로 그동안 자신이 걸어왔던 길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야 한다. 삶의 중심은 일에서 여가로, 직장에서 가정으로, 성장에서 관리로 변한다. 이에 따라 재산을 관리하는 재무설계 방식도 바꿔야 한다. 은퇴의 시작은 여행 가방을 준비하듯 꼼꼼히 챙겨야 즐겁고 안전하다. 은퇴재무 전문가 3인의 ‘믿고 맡기는 평안한 노후의 길’을 함께 떠나보자.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
평균수명이 50세를 조금 웃돌던 1960년(남 51.1세, 여 53.7세)에 5070은 그야말로 뒷방 늙은이였다. 인생 100세 시대를 맞이한 지금 5070은 액티브 시니어로서 인생 황금기의 주인공들이다. 반백년 만에 완벽한 신분세탁이 이뤄진 셈이다. 연세대학교 김형석 명예교수는 라는 저서에서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 노력하는 사람들은 75세까지는 정신적으로 인간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올해 김형석 교수의 나이는 98세다.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8명 정도(78.3%)는 70세를 노인 연령의 기준으로 보고 있다. 인생 100세 시대에 5070은 노년으로 넘어가기 전의 ‘신중년’인 셈이다. 지금의 5070세대는 그 전까지 일과 가족 때문에 자신을 위한 삶을 살지 못했지만, 50세를 넘기면서 ‘신중년’으로서의 새로운 인생의 꽃을 피우고 싶어 한다. 문제는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줄 경제적 토대다. 5070 액티브 시니어가 2040일 때는 월급이라는 끊이지 않는 현금흐름을 통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해왔지만 지금은 다르다. 물론 아직 현역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5070은 여전히 풍부한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겠지만, 이미 은퇴한 5070은 사정이 다르다. 안정적 현금흐름이 끊긴 상태에서 그동안의 관행을 답습하며 모아놓은 돈을 빼내 쓰는 행위로는 평안한 노후생활을 장담하기 어렵다.
현역 시절 안정적인 생활이 노후에도 이어지기 위해서는 5070 시절을 잘 보내야 한다. 특히 액티브 시니어로서의 지위를 노후에도 이어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스마트한 재무설계가 필요하다. 재무설계는 재무 상황을 파악하여 관련 목표를 세우고, 이에 맞추어 구체적인 자금 준비 등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5070세대가 이전까지는 월급을 통해 재테크, 저축, 목돈 중심의 재무설계를 해왔다면 지금은 새로운 관점, 가치관의 재무설계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재무설계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5070세대의 특성을 충분히 감안한 재무설계를 특별히 ‘은퇴재무설계’라 부르기로 한다. 여기서는 먼저 5070세대에게 ‘은퇴재무설계’가 필요한 이유 5가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은퇴재무설계’가 필요한 이유 5가지
첫째, 속성이 다르다. 재무설계 측면에서 5070세대와 2040세대는 그 속성이 다르다. 2040세대가 샘물이 계속 솟아나는 우물이라면 5070세대는 더 이상 샘물이 솟아나지 않는 우물이다. 5070세대가 자신의 우물에서 죽을 때까지 목을 축이기 위해서는 막혀버린 샘물이 다시 나오도록 다른 길을 뚫거나, 우물의 물이 썩지 않은 상태에서 고갈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속성이 다른 2040세대 때 해오던 재무설계를 5070에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적잖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패션쇼에 나서는 것과 마찬가지다.
2040 시절에 고수익·자산 중심의 재무설계로 재미를 봤다고 해서 지금도 그렇게 하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5070 은퇴재무설계는 모아둔 자산을 어떻게 소비하고 지출할 것인가 하는 현금흐름 중심의 재무설계로 바뀌어야 한다.
둘째, 현역 때인 2040 시절과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아프리카 속담에 “음악이 바뀌면 춤도 바뀌어야 한다(When the music change, So does the dance)”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을 노멀(normal) 시대, 그 후부터는 경제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고 해서 뉴노멀(new normal) 시대라고 한다. 최근에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져 기존의 경제이론으로는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뉴애브노멀(new abnormal) 시대라 부르기도 한다.
과거 5070세대가 살아왔던 노멀 시대는 어디에 투자하든 무슨 장사를 하든, 그리고 저축만 열심히 해도 돈을 불릴 수 있는 시절이었고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재무설계였다. 1980년에 시중은행의 평균금리는 24%였다. 5년 만기 재형저축상품의 금리는 무려 36%였던 적도 있다.
목돈을 만드는 데 얼마의 기간이 걸리는지를 간단하게 알아보는 방법으로 72법칙이 있다. 72법칙은 원금이 2배가 되는 데 걸리는 기간을 계산하는 공식으로 ‘72÷금리=기간’으로 산출한다. 과거 금리가 24%였던 시절에 1억 원을 예금해두었다면 원금은 3년(72÷24=3) 만에 2배로 불어난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어떨까? 예금 금리를 2%로 가정하더라도 원금을 2배로 만드는 데 36년(72÷2=36)이나 걸린다. 예전처럼 예금으로 자산을 급속히 늘려가는 시대는 끝났다. 다른 수단을 강구하지 않는 한 지금까지 모아놓은 한정된 자산으로 긴 노후를 보내야 한다는 의미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은퇴 자금으로 제법 큰돈을 모아놓았다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은퇴할 때 노후자금으로 3억원을 준비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은 매년 2400만원을 노후생활비로 사용하고, 물가상승률은 2%라 가정하자. 이 사람이 3억원에서 언제까지 노후생활비를 꺼내 쓸 수 있을까? 이는 3억원의 운용수익률에 따라 달라진다. 3억원을 예금도 적금도 아닌 자신의 금고나 장롱에 넣어두고 사용할 경우(운용수익률 0%) 약 11년이면 소진된다. 운용수익률이 2%일 때는 12년, 4%일 때는 14년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7%일 때는 약 20년으로 노후자금 사용기간이 늘어나게 된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요즘은 노후생활비를 이자로 조달하며 살아가는 금리생활자의 설 자리가 사라졌음을 뜻한다. 보다 적극적인 운용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셋째, 수명 증가 속도를 간과하면 안 된다. 우리나라 100세 이상의 어르신은 몇 명일까? 통계청(2016) 자료에 따르면 3159명이다. 90세 이상 인구는 이보다 약 50배 많은 15만 명 정도다. 100세 이상 인구는 5년 전에 비해 72%, 90세 이상 인구는 67% 증가했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대수명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1980년에 66.1세였던 기대수명은 2015년 기준으로 82.1세로 2년마다 기대수명이 1년씩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생명공학 분야 전문가들은 금세기 안에 인간의 평균수명이 120세, 심지어는 140세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기도 한다. 5070세대가 2040 시절에 경험했던 것처럼 퇴직 후 10~20년을 더 산다는 전제로 노후를 준비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5070세대 중 액티브 시니어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처럼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의 기대수명은 더 길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서울대 의료관리학연구소와 건강보험공단 분석에 따르면, 소득이나 거주지역에 따라 기대수명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20%에 속한 사람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83.7세로 소득 하위 20%의 기대수명(77.6세)보다 6년이나 더 길다. 한마디로 부자가 더 오래 산다는 것이다. 2011년에 상영된 이라는 영화를 보면 돈으로 인간의 수명을 거래하는 장면이 나온다. 상위 1%의 부자들은 불로장생(不老長生)하고, 나머지는 고된 노동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런 영화 같은 현실이 우리 주변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하다.
넷째, 가계 재무상태가 적절치 못하다. 5070세대는 전체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집단이다. 이 세대는 전쟁과 굶주림, 경제개발과 IMF 경제위기 등 롤러코스트와 같은 인생을 살아왔다. 고도 경제성장기에 축적한 자산은 액티브 시니어로서의 삶을 영위하는 물질적 토대가 되고 있다. 통계청 ‘가계금융조사(2016)’ 조사에 따르면, 50대의 자산은 4억4302만원, 부채는 8385만원으로 순자산이 3억5917만원이다. 60대 이상은 자산 3억6648만원, 부채 4926만원, 순자산 3억1722만원이다. 5070세대는 평균적으로 3억원 정도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액수다.
문제는 자산의 구성이다. 50대는 전체 자산의 69%가 부동산이고, 60대의 부동산 비중은 79.1%나 된다. 60대 이상의 경우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1656만원에 불과하다. 전형적인 ‘하우스 리치(house rich)’, ‘캐시 푸어(cash poor)’ 현상이다. 자산은 많으나 현금이 없는 것이다. 자산으로부터 현금흐름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조그마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해도 파산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어떻게 하면 자산에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까? 5070세대의 가장 큰 숙제다.
다섯째, ‘노후난민’만은 피해야 한다. 지금은 5070세대가 액티브 시니어로서 충분한 생활기반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80세 이후에도 그것이 그대로 유지되리란 보장은 없다. ‘노후난민’은 은퇴 후 자산이 계속 줄어드는 바람에 급기야는 의식주 같은 기본생활을 충족할 만한 자금조차 없는 노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돈과 수명의 경주에서 수명이 이기는 바람에 노후파산이라는 역설에 직면하고 만다. 적잖은 돈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수명과의 경쟁에서 돈이 지도록 만드는 원인은 뭘까? 자산관리 소홀, 의료비 부담, 자녀부양 문제 등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자산관리 소홀: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요즘 같은 시대에 안전하다는 이유로 자금을 원금보장형 상품에 묻어두고 곶감 빼먹듯 빼먹으면 고갈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안전심리가 노후난민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는 셈이다. 일에서 은퇴했다고 투자활동까지 막을 내리면 곤란하다. 은퇴 이후에는 나를 대신해 돈이 일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일본의 은퇴 및 투자전문가인 노지리 사토시는 노후난민을 피하는 방법으로 개인의 삶을 은퇴 전과 은퇴 후의 2단계로 구분하지 말고 3단계로 구분할 것을 제안한다. 즉 ①직장생활로 ‘돈 버는 시기’, ②은퇴 후 투자를 통해 자산을 불리는 ‘자산 투자기’, ③투자활동을 끝내고 불린 자산을 느긋하게 소진하는 ‘완전 은퇴기’로 구성할 것을 권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돈을 쓰면서 불려나가는 ‘자산 투자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지리 소장은 은퇴 후에도 20년 정도는 자산을 불려나간다는 생각으로 투자를 계속하고, 75세쯤에야 투자로부터 은퇴를 선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2. 의료비 부담: 나이가 들어갈수록 기본적인 의식주 관련 생활비는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지만 의료비는 늘어나는 게 보통이다. 운동과 식이요법 등으로 건강관리를 해보지만 도적처럼 슬며시 찾아오는 것이 ‘노후 질병’이다. 게다가 꽤 큰돈까지 삼켜버린다. 국민건강보험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30만2904원으로 전체 인구의 1인당 월평균 진료비(9만9315원)보다 3배 이상 많다. 70세 이후 보건의료비 지출은 소비지출의 15.5%나 차지한다. 노인이 금융자산의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어 노인 부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조차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40년간 저축과 연금을 통해 노후를 대비했으나 배우자의 질병,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의 문제로 노후에 파산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후 의료비 지출은 일정연령이 되면 반드시 찾아온다는 점과 오래 살수록 위험이 급증하고 정도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3.자녀부양 문제: ‘73만7000원!’ 25세 자녀를 둔 부모가 한 달 자녀에게 쓰는 부양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성인 자녀를 둔 부모 10명 중 4명은 학교를 졸업했거나 취업, 결혼한 자녀를 계속해서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자녀가 사회에 진출해 독립의 기반을 마련하면 부모의 자녀부양 의무는 끝나고, 부모가 노인이 되면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선순환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요즘은 캥거루족, 부메랑족이란 단어가 유행할 만큼 부모가 성인 자녀를 돌보는 역부양 현상이 연출되고 있다. ‘자녀부양’과 ‘부모봉양’이란 ‘더블케어(double care)’ 현상에 직면해 있는 5070세대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 보인다.
IMF 금융위기의 여파로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내가 이혼 얘기를 꺼냈다. 20년 직장생활에서 밀려난 것 하나만으로도 충격이 큰데 너무하다 싶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벗는 김에 다 벗어버리자 생각했다. 아내의 이혼 요구에 응했다. 그리고 완전히 혼자가 됐다.
아내가 이혼 때 들이민 재산 분할 제안서를 보니 나는 빈손이었다. 단칸 전세 얻을 돈 정도밖에 없었다. 아내의 내역서는 그럴싸했다. 혼자 벌었어도 안살림을 한 사람의 공로가 절반이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맞벌이를 했으니 당연히 아내 몫으로 절반을 줘야 했다. 나머지 재산에서 아들딸 결혼비용을 또 떼어야 했다. 나중에 필자가 더 어려워지면 그 몫도 없어질지 모르고 재혼을 한다든지 하면 마음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게 이유였다. 당시 내게는 퇴직금과 약간의 주식이 있었고 내 재산으로 분류돼 있었다. 그런데 IMF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그렇게 빈털터리 홀아비 인생이 시작됐다. 막막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필자는 정신력이 강했다. 체력도 좋은 편이었다. 아직 젊으니 설마 굶어죽기야 하겠냐 했다. 가진 돈이 없으니 사업을 할 수도 없었다. 재취업을 하자니 또다시 남 밑에 들어가 언제 잘릴지도 모르는 불안한 직장생활을 하기는 싫었다. 여생은 나를 위해 즐기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다행히 현직에 있을 때 가깝게 지냈던 외국 바이어들에게 안부를 전하니 도와주겠다고 했다. 회사에서는 소량 주문은 받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가격에 관리비까지 얹으면 가격경쟁력이 없었다. 그러나 혼자 하니 관리비도 절감되고 오히려 소량 주문이 더 취급하기 적당했다. 때마침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특수를 타고 주문이 폭주했고, 꽤 큰돈을 모았다. 그 돈으로 집도 사고 평생 노후 걱정은 할 필요 없을 만큼 금융자산도 모았다.
그러나 건강이 문제였다. 필자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꽤 있었다. 혹자는 사업을 하다가 망했고 혹자는 사기를 당해 주저앉았다. 그 여파로 건강이 나빠져 세상을 뜨는 사람도 있었다. 건강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선택한 것이 댄스스포츠였다. 그동안에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취미로 해왔는데 혼자가 된 뒤로는 더 자유롭게 집중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필자는 평소 건강은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 사회적 건강까지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댄스스포츠는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켜줬다.
댄스스포츠 덕분에 보람 있고 즐거웠던 추억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거금을 들여 댄스스포츠의 본고장인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것이 가장 잘한 일이다. 덕분에 능력을 발휘할 무대가 생겼고 댄스계에서 유명해졌다. 입문에서 선수생활까지 해본 사람은 아주 드물다. 후회 없을 만큼 만끽했다.
그 사이에 여러 사람을 만났다. 필자에게 접근한 여성도 몇 있었다. 여성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사랑이다. 나이가 들어도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더 사랑이 필요한 나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성들은 필자에게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자신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뚫고 들어갈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 또 너무 바쁘게 사는 모습을 보며 한가하게 테이트나 할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고 거절당할 것도 같아 아예 말도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바쁘게 사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승산 없는 연애질에 정신적, 시간적 낭비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을 뿐이다.
혼자 사는 사람이 자신을 돌보는 방법은 의식주 중에 먹는 것이 으뜸이다. 집은 있으니 해결되었고, 사고 싶은 옷을 보면 내 마음대로 산다. 두 가지는 해결되었으니 당연히 먹는 것을 중요시한다. 필자는 ‘내 몸은 보배이고 음식은 보약’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적 풍요로움을 위해 독서도 자주 하고 영화도 많이 본다. 스트레스 받을 일은 아예 피한다. 사회적 건강을 위해 여러 사람과 어울린다.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피부과에 가서 얼굴의 점도 빼고 맑은 피부 톤을 위해 레이저 시술도 받았다. 나를 돌볼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비장한 생각으로 산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는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소위 ‘박카스 할머니’ 이야기 이다. 노인들 사이에서 ‘죽여주게 잘하는 여자’ 로 소문이 나있는 할머니가 진짜로 여러 가지 이유로 죽고 싶은 노인들을 진짜로 죽여주는 줄거리로 안락사 또는 존엄사에 대한 무거운 화두를 던지는 영화이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이미 공개된 줄거리만 보고도 마음이 무거워지고 왠지 불편한 진실을 피하고 싶어 보고 싶지가 않았다. 그만큼 우리 시니어들에게는 마치 선전포고 하듯 우리 또는 우리 주변에 곧 닥칠지도 모를 문제이기에 더 불편하고 고통스럽게 다가온 영화였다.
주인공을 맡은 여배우도 연기하기 전에 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해야 한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다고 한다. 언론 인터뷰에서 여배우는 어렵게 영화를 찍기로 결정하고도 촬영 내내 곤혹스러웠고 영화 완성 후에도 우울감에 헤어나기 힘들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주연 배우의 마음처럼 필자도 보고 싶지 않은 마음과 마치 숙제처럼 봐야 한다는 의무감 사이에서 망설이다 결국 막 내릴 즈음 이 영화관을 찾았다. 그리고 그 배우처럼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고 보고 난 후에도 몹시 우울했다.
돈은 있지만 병들어 수족을 움직일 수 없는 노인, 가난하고 치매 초기 노인, 그리고 몸도 정신도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여유도 있지만 고독 사를 두려워하는 외로운 노인 이렇게 세 명의 노인을 하루하루 몸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절대빈곤의 여자가 차례로 죽여준다.
죽여주는 사람도 죽임을 당하는 사람도 다 우리나라 노인문제를 지나칠 정도로 사실적이고 덤덤하게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미래에 대해 아무런 희망도 없이 연명만 하고 있는 자신의 삶을 죽음보다 고통스러워하고 품위와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어 하는 노인들을 통해 안락사(존엄 사)에 대한 논의에 물꼬를 트고 싶어 하는 거 같았다.
그러나 영화가 지나치게 덤덤하게 존엄사로 직진하다 보니 주제전달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감안해서 봐도 심하게 말하면 살인(자살) 방조의 느낌이 강하게 들어 불쾌하기까지 하였다.
힘들고 어렵게 남아 있는 자신의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현재 몸이 불편하거나 가난하고 외로운 노인이 삶을 모두 너무 굴욕스럽게 만든다는 잔인함이 느껴지기까지 하였다,
아무리 노후준비를 완벽하게하고 건강관리를 잘한다 한들 절대 병들지 않고, 외롭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예견치 않은 병과 고독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이런 우울한 영화를 피하기보다는 잘 죽는 법에 대하여 생각하고 현명에 맞을 준비를 하게 하는 ‘웰 다잉(well-dying)’에 대하여 생각할 기회를 가져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통해 건강하고 삶을 유지하며 ‘웰빙(well-being)’ 못지않게 ‘웰 다잉(well-dying)’도 함께 연장선에서 생각을 해야 할 거 같다. 웰빙의 아름다운 완성은 웰다잉이기 때문이다.
혼자 살기 때문에 생활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가족에게 기대기도 쉽지 않다. ‘최고의 은퇴 준비는 은퇴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처럼, 노후소득 준비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가능한 한 계속 근로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시니어가 소득활동을 완전히 그만두는 시기는 평균 71세로, 40~50대에 일단 은퇴하더라도 자의든 타의든 일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입은 예전처럼 높지 않고, 건강 문제 등으로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은퇴 후에도 생활 수준 유지를 위해 원활한 소득 발생과 갑작스러운 목돈 지출을 막는 자산관리가 중요하다. 은퇴 전후에 있는 싱글들을 위한 실질적인 자산관리 방법을 알아봤다.
정하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
연금은 노후소득이 꾸준히 발생하도록 돕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평균연령이 82세로 늘어난 지금, 50대에 은퇴해도 30여 년의 긴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현재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5070 시니어에게는 충분한 연금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노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자체가 부족했다. 1970년의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61.9세, 1988년에는 70.3세에 불과했다. 2000년대 이후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가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지만, 자녀교육비 등이 우선순위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현재 고령자의 연금은 생활비를 대체하기에 역부족이다. 통계청의 5월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55~79세 고령층의 연금수령액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을 모두 합해 월 평균 51만원에 불과하다. 싱글은 연금 부족 문제가 더 크다. 부부에 비해 받는 연금이 절반밖에 안 되는데 월세, 광열비 등 고정지출 때문에 생활비는 절반보다 높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표준생활을 위한 1인가구의 적정 노후생활비는 월 142만원으로, 부부 기준 225만원의 63% 수준이다.
연금을 늘리기 위한 두 가지 단기 처방
좋은 소식은 지금이라도 연금수령액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20~30대와 달리 적립시간이 짧기 때문에, 소액 장기적립이 아닌 목돈을 활용해야 한다. 소중히 모아온 자산을 활용하는 것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그러한 자산이 단기에 바닥나지 않도록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첫 번째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활용해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방법이다. 현재의 5070 시니어들은 급격한 경제성장기 부동산시장의 높은 성장을 경험한 세대로, 자산이 부동산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혼자 사는 데 주택이 무슨 소용이냐며 집을 팔고 전·월세로 변경하는 싱글 시니어도 많지만, 살아왔던 거주지 근처에서 이사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사는 것은 노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 고령자가 보유한 9억원 이하 주택을 담보로 매월 연금을 받는 역모기지 상품이다. 주택연금의 수령액은 주택 가격과 집주인의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만 60세인 1956년생이 5억원 가치의 주택으로 종신형 주택연금을 신청한다면, 살던 집에 계속 살면서도 매월 113만6000원을 평생 받을 수 있다. 또 목돈 지출에 대비한다면 연금을 조금 줄이고 대출한도의 최대 70%까지 인출한도를 설정해 가입하면 범위 내에서 수시로 인출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즉시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즉시연금보험은 목돈을 일시에 납입한 후 즉시 또는 정해진 기간 이후 일정한 연금을 받는 금융상품이다. 보통 만 45세 이상 가입할 수 있는 이 상품은 가입 후 다음 달부터 바로 연금을 수령할 수도 있어 연금 소득을 즉시 늘리는 데 효과적이다. 50대에 퇴직하고 만 60세 이후에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수령하기 전까지 소득 공백기간을 채울 때 특히 유효하다. 가입조건에 따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2013년 이후 가입한 즉시연금은 사망할 때까지 지급하는 종신형일 경우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면 금액에 관계없이, 그 외의 방식은 계약 후 연금수령까지 10년 이상 유지하면 1인당 최대 2억원 한도 내에서 비과세가 적용된다.
노후 파산 막는 의료비 대책
싱글 시니어는 자기 건강관리에 쏟는 열정이 대단하다. 그러나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갑자기 큰 병에 걸려 예상외의 지출이 크게 발생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주목되는 현상이 일본의 ‘노후파산’이다. 제도가 잘 발달되어 연금액이 높은 일본도 예상보다 평균수명이 길어져 노후 의료비를 크게 지출하고 파산에 이르는 고령자가 200만명 이상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고령자 연간 진료비가 국민 전체 평균의 3배 수준인 1인당 343만원으로 매우 높다. 이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합병증에 걸리거나 회복에 더 긴 시간이 필요하므로, 소득활동을 해왔다면 갑자기 그만두게 될 수도 있어 혼자 사는 시니어는 이중고를 겪을 수도 있다. 의료비 부담을 대비해 보험을 충분히 유지하는 한편, 비상시 예비자금으로 쓸 수 있는 금액도 일정 부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혼자 살수록 자산관리 필요
혼자 사는 시니어라고 가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독거 고령자는 평균 3.8명의 자녀가 있지만 같이 살고 있지 않을 뿐이다. 싱글이어도 자녀가 있으면 관련 지출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결혼비용이 가장 크고 최근에는 자녀 가족의 사정에 따라 부모가 계속 생활비를 보태주는 경우도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녀 셋 중 하나는 결혼비용의 60% 이상을 부모가 부담하며, 소득이 높은 가정일수록 부모와 자녀 모두 높은 지원을 기대한다. 물론 부모로서는 가능한 한 많이 지원해주고 싶겠지만 노후자금을 생각해 적절한 선에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 자녀 입장에서도 홀로 사는 부모가 마음 쓰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자녀에게 많이 퍼주어도 자녀가 나이든 부모를 봉양하기 어려운 시대다. 부모가 경제적으로 노후를 편안히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이 자녀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부자는 돈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쓸 수 있는 사람이다.”
한 TV 인터뷰에서 부자가 내린 ‘부자’의 정의다. 혼자라서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은퇴 후 긴 시간 동안 필요한 돈을 계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싱글들의 현명한 자산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싱글들의 노후 의료비 보험 추천
실손의료보험 병이나 사고로 통원이나 입원을 했을 때, 실제 환자가 지출한 의료비에서 자기부담금을 뺀 만큼을 보상해주는 의료보험이다. 대부분의 질병부터 CT, MRI 등 고가의 검사비용까지 보장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지만, 여러 보험사에 가입해도 보장한도만 늘어날 뿐 총보상액은 지출비용만큼만 나오므로 중복 가입으로 보험료를 낭비하지 않도록 한다. 특히 보험사에 따라 최대 75~80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노후실손의료보험은 50대 이상 시니어가 일반의 70~80% 수준의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어 저렴하게 노후 의료비를 대비할 수 있다.
정액 보장보험 거액의 치료비가 발생할 수 있는 중증 질병 등에 대비하려면 정액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혼자 사는 시니어는 사망할 때 유족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종신보험보다는 질병이나 사고가 났을 때 보장 금액이 큰 보험이 효과적이다. 가입시 보험료도 중요하지만 보장 범위가 너무 좁지 않아야 하며, 보장기간은 가급적 긴 것이 좋다.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 문화센터, 스포츠센터에 어린이집, 뇌 건강센터까지. 경기도 용인에서 만난 삼성노블카운티는 스포츠와 문화 서비스와 함께 지역 주민과의 공존, 가족적 연대까지 추구하고 있는 하나의 마을공동체였다. 또한 자연과 도시의 장점을 혼합하여 이상적인 융합형 시니어타운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의 시니어타운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모종의 해법으로 제시될 수 있는 곳이었다. 고준호(高準浩·59) 삼성노블카운티 원장이 직접 말하는 노블카운티의 특별한 강점을 확인해 봤다.
고준호 원장은 출근하면 항상 확인하는 일이 있다. 호숫가에 산책 나온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이다. “어머님, 잘 주무셨나요?”, “아버님, 오늘 날씨가 참 좋습니다”, “아드님은 잘 다녀가셨나요?” , “불편한 곳은 없으신지요?”, “오늘은 패셔니스타 같아요” 살갑게 건네곤 한다. 매일 회원들을 살피고 이것저것 살뜰히 챙겨 주는 것이 몸에 배었다. 가끔씩 나누는 일상의 안부는 회원들에게 힐링이 되기도 한다. 이제는 가족들보다 더 가까운 친구가 됐다. 회원들은 남 보다 못한 자식들보다 고 원장이 때로는 든든한 안식처다. 누군가에게, 무언가에 애정을 쏟는다는 일은 참 즐거운 일이다.
회원들이 더 활기차고 행복한 제2의 인생을 누릴 수 있도록 일조하고 있는 고 원장은 세상 살아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시니어타운은 부자들만 간다’는 말은 좀 과장된 거죠. 부유한 어른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열심히 벌어 안정적인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정도면 부부가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거든요. 다양한 동호회가 잘 조직돼 있어 회원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요. 그래서 이 안에서는 교우관계가 왕성해요. 여기서는 어머님들의 활동이 활발하고요. 합창단, 당구, 사진, 탁구도 새로 배우시고, 회원들끼리 인생의 선후배로서의 교우관계로 행복한 시간을 채워 나가고 계십니다. 노블카운티 정원에서 서로 부축해 가며 다정하게 걸어가는 회원부부를 볼 때면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더 편하게 해드려야지 싶어집니다.”
열심히 일하고 은퇴한 분이라면 큰 걱정 없이 비교적 품위 있게 노후를 보낼 수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경제적,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건강하며 취미와 사교활동으로 행복을 누리면서 노후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의 존엄이 아닐는지.
이러한 삼성노블카운티는 2001년 5월 삼성생명 공익재단이 설립, 운영하고 있는 시니어타운이다.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시니어가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일반세대(타워A, B동)와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시니어를 위한 프리미엄 세대로 구분되는 노블카운티에는 총 553세대가 입주해 있다. 지상 20층, 지하 3층 규모의 건물 2동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실의 면적은 30평형대, 40평형대, 50평형대, 70평형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또한 타운 내 시설들은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되어 함께 이용하는 장소로 운영되는 등 도심형 시니어타운의 이점도 있는, 세대 간 소통으로 대표적인 시니어타운이다.
도심과 자연의 만남, 세계적으로 이런 시설은 드물다
“15년이 넘은 곳이라 여기는 외국 분들이 자주 방문합니다. 우선 외국 분들은 조경을 보며 아름답다며 놀랍니다. 그리고 지역민과 함께 쓸 수 있는 센터들이 같이 운영된다는 것에도 놀라죠. 일본도 도심형 시니어타운이 있는데 아주 도심에 있지 않으면서 자연 환경을 갖추고 지역 주민과 어울리는 곳은 거의 없어요. 노블카운티는 도심과 자연의 장점을 갖춘 시설이죠. 설립할 때부터 이런 취지로 개발한 시설은 드물어요.”
삼성노블카운티의 원장으로 취임한 지 1년 6개월이 되는 고준호 원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시니어타운 중 하나로 손꼽히는 노블카운티에 대해 세계적으로 봐도 이런 시설은 드물다고 소개했다. 그렇다고 노블카운티를 국제적으로 키우겠다든지 하는 생각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는 노블카운티 안에 있는 사람들이 조금 더 편하고 더 만족하며 살 수 있게끔 해야겠다는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와서 보니 실버타운의 경영자는 반은 호텔 지배인이고 반은 아파트 관리소장이더군요. 호텔 지배인은 뭐랄까, 고급스런 고객을 모시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역할이죠. 아파트 관리소장은 서민들이 사는 문제, 예를 들어 수도 흙탕물이 나온다, 왜 쓰레기 제때 안 치우냐, 관리비 왜 비싸냐 등등 소소한 불편 사항을 해소해 주는 역할입니다. 저는 그 롤들에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고 원장은 회원들을 편안하게 모시는 게 목표라고 말하는 것처럼 특유의 소박한 분위기가 있어 보였다. 회원들 생활의 작은 것부터 다듬어 주자는 생각은 겸손함도 있지만 보다 회원들의 주거만족도를 높여 주자는 현실적인 차원도 있었다.
“우리나라 실버산업의 문제점들이 흔히 지적되는데 그런 것에 관심 갖는 것보다 왔다 갔다 하다가 마주치는 한 분 한 분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거죠. 대부분의 회원님들이 ‘여기가 천국이야’라고 말씀하시는 게 여기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받는다가 아니라 그런 시스템에 만족하시는 것이라고 봅니다.”
나이 들면 모여서 살아야 한다
고 원장은 자신이 와서 새롭게 한 건 하나도 없고, 이미 구축된 시스템이 훌륭하게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병철 회장님은 노블카운티를 어떻게 지으라고 말씀은 안 하셨고 복지의 사각지대인 의료, 육아, 여성, 노인 문제에 뭔가 기여할 수 있는 걸 하라고 공익재단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주도적으로 만들어진 게 삼성의료재단이고 두 번째는 어린이집이었으며 다음이 노블카운티였죠. 노블카운티를 지을 때는 이건희 회장님이 선대 회장님의 마인드를 갖고 노인 복지 사업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노블카운티를 지으면서 이건희 회장님이 지시한 게 하루 종일 어린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고 원장은 노블카운티에 오기 전에는 시니어 주거시설에 대해 호감이 없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개인적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시설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노블카운티와 함께 시니어타운을 접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다.
“나이 들면 모여서 살아야겠구나 싶어요. 안전에 관한 문제가 가장 큽니다. 의료적인 안전도 있고 생활 안전, 보안 등의 문제도 있어요. 시니어들 집은 방범에 다소 허술하기 때문에 범죄 등에 취약하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도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전철역까지 가는 게 다 건강 면에서 리스크가 돼요. 한마디로 안전 리스크에 항상 노출돼 있는 게 시니어입니다. 특히 낙상이 문제죠. 넘어져서 다치면 그로부터 노환이 시작돼요. 삶의 질이 떨어지고 의료비 지출 커지고 운동을 못 하니 건강도 나빠지고…. 특히 80세가 넘어가면 그런 리스크가 항상 있게 됩니다. 아파트에 살아도 옆집에 누가 사는지 관심이 있나요? 그런데 여긴 식사할 때 다 같이 모여요. 산책할 때도 모이고. 그리고 직원들이 항상 보고 있고. 그래서 혼자 살 때 발생하는 리스크가 없어요. 단체 생활의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모여 사는 게 유리할 수 있는 겁니다.”
노후인구 급증, 이들의 주거를 충족시킬 방안 조성해야
노블카운티의 입주회원들 나이 평균은 83.5세. 부부는 35%정도고 65%가 싱글이다. 남녀 비율은 7:3으로 7이 여자다.
“당뇨병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이분들 식단은 별도로 차려 드립니다. 그 외에는 집 밥처럼 만들고 있어요. 건강식만 챙기는 게 아니라. 제일 인기 있는 메뉴는 냉면이죠. 그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제공해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외부에서가 아니라 영양사, 주방장 등을 직접 고용하여 자체적으로 만드는 음식들입니다.”
노블카운티에서 일하는 스태프는 총 450여 명에 달한다. 이 많은 숫자는 노블카운티에 다른 시니어타운과는 다르게 지역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스포츠센터 등의 시설들이 있기 때문이다. 시설 관리 감독 및 프로그램 제공과 강사 등을 위한 다양한 인력들이 노블카운티에서 일하고 있다.
“시니어타운을 경험해 보니 어른들에게 권할 만한 시설이 전국에 얼마 되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전국에 수없이 많은 요양시설들이 있는데, 시니어타운 같은 양로시설도 많이 만들어야 하지만 요양시설은 정부에서 정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민간부문도 계속 활성화되어서 시니어들이 믿고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져야 한다고 봅니다. 노블카운티는 비싸니까(웃음). 그런데 그 숫자가 너무 적어요. 양로시설은 신뢰도가 확실한 곳이 20곳도 채 안 될 거예요. 양로시설은 요양시설과 달리 초기 투자가 필요한데 정부를 탓할 건 아니지만 대기업들이 투자를 하게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기업들은 안 그러면 안 해요. 특히 요즘 기업주들은 젊어져서 이런 데 신경을 잘 안 쓰거든요.”
고 원장은 사회공헌도 좋지만 그보다는 기업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명분은 창대하되 운영은 기업답게 하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걸 사회공헌이라고 하면 할 기업들이 없어요.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되고 기업 활동으로 하게 해 주면서 경영 이념을 공익사업으로 하면서 운영하게 해 줘야지 공익사업이라고 하면 누가 합니까. 정부에서도 지원해 주고, 운영이 정상화되면 그 다음부터는 민간 사업자들도 좋은 뜻을 가진 사람들은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고 해야죠. 공익사업으로만 생각하면 안 되는 게 개인들도, 기업들도 이윤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움직이거든요. 과거 기업 1세대들은 국가에 기여해야 한다는 마인드가 있었는데 지금은 아닌 거 같아서 더 그렇습니다.”
공부와 함께 인생 2막 설계해요
고 원장은 삼성생명에서 전무로 은퇴한 후, 삼성생명에서 운영하는 재단으로 다시 와서 일하고 있는 셈이다. 일종의 재취업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제2의 취업에 성공한 셈이죠. 솔직히 인생 2막이라고는 생각은 안 하고 1막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시작한 직업이 과거에 비해 다른 점이 있을까?
“일은 현업에 있을 때보다 적죠. 다른 부서랑 협업하고 경쟁한다든지 하는 일은 없으니까요. 그런 면에선 업무강도는 높지 않은데 끊임없이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입주자들의 불편이 늘어나고 시설은 노후화됩니다. 그런 면에선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습니다.”
인생 2막을 보다 청년다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싶다고 말하는 고 원장은 나이 듦에 대하여 ‘좋다’라고 표현했다.
“청춘예찬이란 말도 있지만 20대, 30대 시절의 청춘이 아름다운 건 아닌 거 같아요. 투쟁적이고 경쟁적이라서 힘든 시기죠. 이루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과 피해의식도 많고.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때로 가고 싶진 않다는 말이 맞는다니까. 피곤한 시대였으니까요.”
나이 듦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고 원장의 생각에는 시니어타운의 관리자를 호텔 지배인이자 아파트 관리소장이라고 칭한 그 특유의 담대함이 있었다.
“나이 들면 성공에 대한 부담, 자녀교육에 대한 부담, 가장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나이 먹으면 의욕이 없어지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세상을 다 알고 달관할 줄 알았는데, 끊임없이 공부해야 해요. 그런 면에서 좋아요. 말하자면 나이 들었다는 건 진짜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거예요. 학교 다닐 때는 쓸데없이 뭘 배운 건지 모르겠어요(웃음). 대부분의 지식은 사회에 나와서 배우게 되잖아요. 정작 학생일 때는 정말 필요한 공부를 못 했던 거죠. 나이 든다는 게 그래서 좋은 거 같아요. 앞으로 나이 듦으로써 겪는 또 다른 낯선 경험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소중한 삶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더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고 원장의 그 기다림은 더욱 뜻 깊은 것이리라.
>>삼성노블카운티
삼성노블카운티는 약 22만4000㎡(6만8000여평) 부지 위에 독립생활이 가능한 타워 동(2개동 553세대, 30~72평)과 치매·중풍 등의 노인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24시간 간호와 간병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요양센터인 너싱홈(178 베드, 1, 2, 4인실)을 운영하고 있다. 입주에 필요한 비용은 입주 거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타워 동 36평(전용 18평)에 입주하는 경우 보증금은 3.5억~4.8억원, 월 생활비는 독신 210만원, 부부 340만원 정도이다. 보증금은 퇴소 시 전액 반환되며, 생활비는 회원 전용 식당에서 맛과 영양, 건강을 고려한 식사, 청소 및 침구류 세탁, 부대시설 이용, 세대 관리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