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이면 700만 명이 넘는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가 모두 65세를 넘는다. 사회 활동에 적극적인 액티브시니어들이 노인 인구로 본격 편입된다는 뜻이다. 액티브시니어는 활기차면서 생산적인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한다. 생의 대부분을 도심에서 보낸 데다 내 집에서 나이 들고자 하는 욕구도 크다. 전원생활을 즐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던 시니어타운은 이제 도심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시니어타운(실버타운)은 60세 이상 시니어가 거주하며 생활, 교육, 여가, 스포츠 등 다양한 활동을 단지 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유료 양로 시설과 노인복지주택 형태의 주거단지를 통칭하는 말이다. 과거의 시니어타운이 도시 외곽에서 자연을 벗 삼아 노후를 보내는 삶을 제시했다면, 이제는 도심에서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있다.
프리미엄 ‘도심형’ 시니어타운 인기
2020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자 단독가구(1인 가구+부부 가구)는 78.2%에 이르는데, 자녀로부터 독립해 생활하고자 하는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고령자 단독가구는 노후 주거 환경에서 케어 서비스와 의료 안정성을 중요 요소로 꼽는다. 도심형 시니어타운이 전원형이나 도시근교형에 비해 입주 보증금이나 생활비가 비싼 편인데도 인기를 끄는 것은 대학병원 같은 의료 시설에의 높은 접근성과 24시간 간호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액티브시니어들은 시니어타운에 들어가더라도 경제 활동, 취미·스포츠를 통한 커뮤니티, 교육·자기계발, 재능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추구한다. 식사와 생활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높다. 건강을 위한 저염·저당 식단 음식부터 하우스키핑 및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가사 노동을 하지 않고 생활과 여가를 즐기며 교육도 받을 수 있기를 원하는 것.
도심형 시니어타운은 이런 액티브시니어의 수요를 반영해 저마다 특색을 선보이고 있다. 송도병원이 설립한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의료 전문 시니어타운으로 24시간 방문간호, 맞춤형 운동 처방, 저렴한 진료비 등을 제공한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삼성노블카운티는 단지 내에 어린이집과 스포츠·문화센터를 마련해 지역 주민들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건국대학교가 운영하는 더클래식500은 대학과의 교류가 특징이다. 건국대 학생들이 입주민들에게 디지털 교육을 하기도 하고, 경험이 풍부한 입주민에게는 건국대 강단에 설 기회도 제공한다.
최근에는 롯데그룹이 대기업의 본격 실버 산업 진출 신호탄을 쐈다. 액티브시니어 중에서도 탄탄한 경제력으로 능동적 소비를 하는 베이비붐 세대인 ‘욜드’(Young Old)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새로운 형태의 시니어타운을 제시했다.
트렌디한 ‘욜드’ 겨냥, 시니어타운 ‘VL’
롯데호텔은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Vitality & Liberty)을 론칭하고, 시니어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주거단지에 접목하겠다고 발표했다. “편안하고 자유로운 삶을 보장하고, 나아가 생동감 넘치는 매일을 약속한다”는 가치 아래 롯데호텔만의 서비스 노하우를 집약, 새로운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겠다는 것. 특히 최근 ‘욜드’라고 불리는 시니어의 성향에 맞춰 ‘에이지 프렌들리’(Age Friendly)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니어타운 VL에서는 24시간 컨시어지 서비스, 주 2회 하우스키핑 서비스, 기사 동행 렌터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자녀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욕구가 큰 시니어의 생활 편의에 맞춘 것. 인근 대형 의료기관과의 연계로 전문 의료진의 개인 맞춤형 헬스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호텔 셰프가 관리하는 맞춤형 건강 식단도 제공한다. 입주민과의 교류를 위한 문화·여가 서비스도 있다. 단지 내에 도서관, 사우나, GX 등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되어 있으며, 인문학, 미술, 운동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를 열 예정이다. 롯데JTB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요트 투어 같은 여행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또한 시니어타운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반려견과 함께 지낼 수 있는 ‘펫 프렌들리’(Pet Friendly) 정책을 시작, 반려견과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2024년 입주 예정인 첫 번째 레지던스 ‘VL 오시리아’는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한화건설이 조성하는 메디타운에 위치한다. VL은 574세대이며, 썬시티에서 관리하는 헬스케어하우스 408세대가 함께 구성된다. 롯데호텔은 향후 역세권을 중심으로 복합단지 중심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를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안세진 롯데호텔 대표이사는 국내 실버 산업이 2030년 168조 원 규모에 달할 전망인 만큼, 롯데호텔의 여가 산업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VL을 통해 에이지 프렌들리 시대의 성장을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9년. 그가 돈의 흐름을 쫓아다닌 시간이다.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를 시작으로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 등을 거치며 오랜 시간 금융 시장을 분석해온 홍춘욱(53) 박사. 재정의 자유를 얻어 회사를 그만두고 집필에만 몰두하다가 최근 리치고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게 됐다는 그에게 노후 자산 관리법에 대해 물어봤다.
2019년 홍춘욱 박사는 키움증권을 마지막으로 29년간 해왔던 이코노미스트라는 직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퇴사 이유는 재정적 자유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그도 처음 투자를 했을 때는 유학 자금을 몽땅 날리기도 했다. 누구나 한 번쯤 ‘돈 많은 백수’를 꿈꿔봤을 것이다. 홍 박사는 더 많은 사람들이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블로그와 책을 통해 각종 금융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올해 출판한 ‘돈의 흐름에 올라타라’를 포함해 그의 저서는 17권이 넘는다.
더 많은 대중을 만나기 위해
홍 박사는 2018년 유튜브도 시작했다. 그간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면서 수많은 리포트를 통해 이미 금융 관련 지식을 전달하고 있었을 텐데 왜 블로그나 유튜브 같은 채널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는지 묻자, 그는 “답답해서 그렇다”고 했다. 투자나 자산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반면, 준비하지 않은 채 자산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라고. “우리나라 주식 시장은 세계에서 배당 수익률이 가장 낮아요. 또 주주들을 손님 취급하죠. 주가가 폭락하면 배당을 더 주거나 자사주를 매입해서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지 않고, 갑자기 물적 분할을 해버리거나 임상 실패를 알고 내부자가 주식을 미리 파는 등 주주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났어요. 그래서 ‘어느 회사 투자하면 좋다는 정보가 있는데 말이야’라는 식의 이야기만 듣고 투자를 하면 안 돼요.”
오랜 시간 모아온 재산을 한순간에 잃은 투자자들을 보며 좋은 투자 방법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블로그나 책을 통해 여러 방법을 전달해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글을 잘 읽지 않았다. 그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데는 아내의 도움이 컸다. 직접 편집 프로그램을 배워서 영상을 편집해줬기 때문이다. 때로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 되니 다시 찍자’며 PD의 역할을 해주기도 했다. 2021년 여름 15만 명이었던 구독자는 8개월 새 25만 명까지 늘었다. “유튜브를 하면서 부부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는 계기도 됐어요. 구독자가 15만 명 넘어가니 둘이서만 관리하기가 어려워서 유튜버 소속사인 MCN 회사에 들어가게 됐죠. 언젠가 채널 구독자가 100만 명이 되면 정말 많은 분들에게 저의 이야기가 도달할 거고, 그만큼 더 많은 분들이 투자를 더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퇴직 후 2년 넘는 시간 동안 집필에 집중하던 그가 리치고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를 도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나온다면 더 손쉽게 자산 관리를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442’ 자산배분법을 기억하자
노후 자산에 관해 이야기할 때 유독 연금이 많이 언급된다. 수입이 끊기는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방어책이기 때문이다. 또 그만큼 노후 준비가 잘 안 되어 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2020년 기준 38.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다. 그래서인지 퇴직 후 국민연금 수급 시기까지 연금 없이 버텨야 하는 ‘연금 크레바스’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가 많은 시니어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현재 근로소득이 있는 시니어에게도, 근로소득 없이 가지고 있는 자산으로 노후를 살아가야 할 시니어에게도 노후 자산 관리는 어렵지만 꼭 해결해야 할 숙제다.
홍 박사는 노후 자산 관리를 위해서는 첫째, 근로소득을 최대한 오래 가져가고 둘째, 연금제도에 더 관심을 가지고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자산을 나눠서 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노후자금을 2억 원 준비했고 50세부터 70세까지 20년간 인출한다고 생각하면 연 1000만 원을 사용할 수 있어요. 이 2억을 20년 동안 꾸준히 운용한다면 연 1000만 원 이상 인출할 수 있겠죠? 투자를 안 할 이유가 없어요.”
자산 배분 방법으로는 국민연금 투자법을 제안했다. 자산 비율을 주식 40%, 채권 40%, 리츠 등의 대체투자 20%로 구성하는 ‘442’ 자산배분법이다. 국민연금은 2021년 91조 원이라는 사상 최대 수익을 냈다. 해외 주식에서 29.5%, 대체투자에서 23.8%의 수익률을 보였다. “국민연금처럼 자산을 배분하면 10년에 한 번 정도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와요. 국민연금도 2018년에 한 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 번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는데요. 그 폭이 0.2~0.8%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산을 운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어요. 1999년부터의 국민연금 수익률이 연 6.8%거든요. 이 돈을 복리로 굴린다면 안정적이죠.”
442 자산배분법을 기본으로 하되 자신의 상황에 맞춰 자산 비율을 조금씩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상되는 소득이 있어서 조금 더 공격적으로 수익을 내고 싶다면 주식 비중을 늘리면 된다. 하지만 추가로 투입할 자금이 없고 보유 자산으로만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면 주식 비중을 조금 낮춰볼 수 있다.
노후 자산 관리를 하는 데는 현금흐름도 중요한데, 채권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40% 채권 투자율 중 20%는 국내에, 20%는 해외에 투자한다면 일부는 단기 채권에 투자해 바로 인출 가능한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할 수 있다. 만약 현금성 자산을 더 원한다면 30%는 현금성 자산인 예금 등에 두고 나머지 70% 자산을 다시 442 자산 배분 형태로 분산하면 된다.
“요즘 ETF 상품이 무척 많아서 개인도 국내외 채권 투자가 얼마든지 가능하죠. 배당을 받아 재투자해주는 대표 펀드 상품으로는 ‘코스피200TR’이 있어요. 미국 대형주 주가를 반영하는 ‘S&P500TR’에 투자하면 해외 주식 투자도 가능하겠죠. 리츠의 경우 국내도 좋지만, 해외 리츠 투자 기회가 많이 열렸어요. 대체투자의 경우 금도 조금 넣어볼 수 있겠죠.” TR이 붙은 ETF는 배당금을 받았을 때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시스템이어서 15.4%의 배당세를 내지 않아도 돼 절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이 모든 게 너무 어렵다면 TDF(생애주기 펀드)를 활용하면 좋다. TDF는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으로 자산 비율을 조정해주는 펀드로, 초기에는 주식 비중을 높여 운영하다가 후반부에는 채권 위주로 운용해주는 상품이다. 하지만 TDF는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고 수수료가 높기 때문에 운용사별 수수료와 수익률을 잘 따져봐야 한다. 그 외에 ‘코덱스200미국채혼합’ ETF처럼 미국 국채 60%, 국내 주식 40%를 알아서 투자해주는 상품들도 좋은 대안이다.
홍 박사는 무엇보다 IRP나 ISA와 같은 계좌를 통해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세금을 낮추고, 이를 연금으로 수령해 또 한 번의 절세 효과를 노려볼 것을 제안했다. 연금계좌 수수료는 3.3~5.5% 수준이다. 특히 개인연금 상품은 55세부터 수령 가능하기 때문에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수입이 없는 ‘연금 크레바스’ 시기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그가 연금 제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자산 관리, 무조건 맡기면 안 돼
막상 노후를 준비하며 자산 관리를 하려니 상품도 많고 너무 어렵게만 느껴지는 시니어들도 많다. 주식만 하더라도 MTS나 HTS 사용법을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시니어들이 부동산을 절대 자산으로 생각하곤 한다. 실제 우리나라 노인 자산은 부동산인 경우가 많다. 홍 박사는 노후 자산을 모두 부동산에 묶어두는 것 역시 하나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위험하다고 했다.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 사이클을 보면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2000년대 이렇게 5~6번의 상승세가 있었는데, 평균 상승 지속 기간이 5~10년이에요. 올해까지 부동산이 오른다면 8년째 상승세가 이어지는 건데 그럼 앞으로 길면 2년 정도 남은 거겠죠. 1997년 외환위기, 2013년 하우스푸어 사태 때 강남 지역 핵심 부동산조차 급매의 경우 30~40% 떨어지는 걸 우린 경험했잖아요. 자산은 반드시 나누어 관리하고 부동산을 통한 수익을 꼭 보고 싶다면 리츠를 적극 활용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442 배분법을 따를 때 역시 주식에만 투자하거나 채권에만 투자하는 식으로 한 자산에 100%를 투자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핵심은 위험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 따라 자산 비율을 결정하면 된다는 거예요. 주식에 50%를 투자할 경우 5년에 한 번 마이너스 수익률이 발생합니다. 대신 수익률이 8~10%로 높죠. 수익률이 떨어진 시점에는 추가 매수로 손실을 줄여나갈 수 있기 때문에 근로소득이 발생하는 시절에 가능한 투자법이죠. 추가 수입이 없으면 원금 손실이 발생했을 때 회복할 기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주식 비중을 줄여 원금을 잃을 확률을 낮추는 거예요. 대신 수익률은 5% 정도로 만족하는 거죠.”
홍 박사는 자산 관리에 관한 책도 읽고 유튜브도 보며 스스로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한다는 걸 무엇보다 강조했다. 또 공부를 할 때는 경제 전망이나 전문가들의 전망을 맹신하기보다 경제지표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유튜브를 볼 때도 특정 상품 추천 영상보다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을 보기를 추천했다. 이 모든 과정이 어렵다고 은행, 증권, 자산관리사와 같은 운용사를 찾아가 돈만 맡기면 아무래도 판매자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추천하고 싶을 것이다. “스스로 공부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알아서 해달라고 말하는 게 가장 위험해요. 많은 분들이 자산 배분 방식에 익숙해져서 조금 더 쉽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홍춘욱 박사의 자산 관리 추천 도서
마법의 연금 굴리기 20대부터 50대까지 자영업자와 월급쟁이를 위한 절세와 노후 준비를 돕기 위한 책. 개인연금으로 연금저축펀드를, 퇴직연금으로 IRP를, 절세 계좌로 ISA를 활용하여 안전하면서도 수익을 내는 방법을 안내한다.
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 위험은 줄이고 수익은 늘리는 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 로드맵. 투자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 , 의 저자 윌리엄 번스타인은 여러 사례를 통해 다양한 자산 배분법을 제시한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오피스텔의 인기 상승세가 매섭다.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가격이 불안정해지면서 비아파트 매물의 인기가 상승하고, 투자자들부터 내집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까지 한꺼번에 오피스텔로 몰린 탓이다. 지난해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오피스텔의 투자 전망과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참조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리얼투데이
수익형 부동산 중 대표 격인 오피스텔이 유례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경기도 과천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은 지난해 12월 1398대1이라는 어마어마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고,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AK푸르지오’ 오피스텔은 청약 접수자가 몰려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일도 벌어졌다.
거래 건수와 가격 상승률 지표를 살펴봐도 오피스텔의 황금기가 도드라진다. 국토교통부의 최근 3년간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거래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오피스텔은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1년간 1만 9293건이 거래됐는데, 이는 3년 전보다 두 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매매 가격 역시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전분기 대비 1.03% 올라 상승폭이 확대됐다. 수도권(1.14%→1.21%)과 서울(0.74%→1.04%)은 모두 상승폭이 커졌고, 지방(0.34%→0.33%)은 상승폭이 소폭 줄어들었다.
탈아파트·비규제가 부른 오피스텔 붐
오피스텔이 주목받게 된 데에는 다양한 요소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아파트 대비 저평가 인식이 있는 중대형 규모나, 개발 사업으로 인해 주거 환경 개선 기대감이 있는 지역 소재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되며 전분기 대비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로 매매 수요가 몰리며 가격 오름세가 더욱 가팔라진 것이다.
오피스텔은 금액대 자체가 낮기 때문에 자금력이 약하거나 노후 대비용으로 꾸준한 임대수익을 찾는 이들에게 알맞다. 2030 직장인이나 나홀로가구의 수요가 꾸준해 저렴한 투자금으로 월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대출이나 세금, 청약에서도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다. 오피스텔 청약에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당첨 후 계약을 하지 않아도 패널티가 없다. 게다가 규제지역 내 100실 미만 오피스텔은 전매제한에 걸리지 않아 당첨 직후 분양권을 되팔 수 있다. 실패할 확률이 낮은 안전한 투자상품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오피스텔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가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덕분에 오피스텔 공급이 이어질 예정인 데다,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의 급등으로 수도권 주거용 오피스텔 수요도 꾸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피스텔 용도 따라 달라지는 세금 주의
오피스텔은 세법상 주거용과 업무용 중 무엇으로 간주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는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됐거나, 세입자가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했을 경우, 또는 임대차 계약에 확정일자를 받은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간주한다.
취득세 산정 시 오피스텔은 건축물 대장상의 용도에 따라 기본적으로 업무용으로 판단되는데, 이때 일반세율 4.6%를 적용한다. 업무용 오피스텔은 비주거용으로 취득세가 매겨지고 이는 중과되지 않는다. 반면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간주돼 주택 수 산정 시 1가구 2주택이 된다.
양도세를 계산할 때는 실제 사용 용도에 따라 판단하는데, 주거용 오피스텔일 경우 2주택자로 인정돼 양도세가 중과될 수 있다. 재산세의 경우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된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간주돼 재산세가 과세된다. 업무용 오피스텔은 주거용 보다 재산세가 더 높게 책정된다. 업무용 오피스텔은 건물과 토지에 관한 재산세가 따로 과세되나 주거용은 주택분에 한해서 과세된다.
[TIP] 임대수익 위한 오피스텔 투자 방법
1 입주 시기에 매입하자
임대수익을 위한 투자용 오피스텔을 매입할 때는 실거주를 목적으로 할 때와 달리 로열동, 로열층을 빨리 선점할 필요가 없다. 또한 분양보증을 받지 못해 건설사가 부도 난다면 계약자의 재산을 보호받지 못할 수 있으므로 분양 초기에 서두르기보다는 입주 시기까지 기다렸다가 매입하는 것이 좋다.
2 거품 빠진 매물을 주목하자
입주한 뒤 시간이 지나 시세나 월세에서 거품이 빠진 오피스텔을 선택하자. 아파트와 달리 수요에 비해 물량이 크게 부족하지 않은 오피스텔은 입주 시점이 되어도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이 높지 않다. 준공 후 미분양된 오피스텔이나 분양가보다 낮은 매물이 있는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3 면적대별 주거 시설을 비교하라
오피스텔 가격 책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다. 비규제 혜택에 끌려 매입하는 이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비규제가 오피스텔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식이다. 같은 전용면적임에도 실내 사용면적이 좁아,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비싼 경우도 많다. 면적대가 같은 주변 주거 시설과 꼼꼼히 비교해야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초고령사회의 길을 걷고있는 일본에서는 최근 노후를 보낼만한 개호시설(요양 혹은 간호시설)에 대한 정보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의 단카이세대(1차 베이비붐세대)가 고령자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2차 베이비붐세대가 65세 이상이 되는 2040년에는 일본의 고령자 비율이 35.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노후를 보낼 시설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에는 꽤 다양한 형태의 시설들이 운영되고 있는데, 형태도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이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개호 캘린더’(介護カレンダー)에서는 시설에 입주한 고령자의 자녀나 손주가 남긴 개호시설에 대한 체험담을 볼 수 있다. 고령자용 개호시설을 알아보게 된 방법, 입주한 시설의 특징, 장단점, 비용, 고민이나 궁금했던 점 등을 공유한다.
개호 캘린더를 운영하는 기업 ‘베이비 캘린더’는 “100명의 가족이 있다면 간호의 형태도 100가지가 있다”며 “체험담 공유를 통해 자신과 비슷한 형태의 가족은 어떤 개호시설을 선택했는지 알고, 자신의 개호 시설을 찾아갈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 집처럼 혼자 생활이 가능하도록
70대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신체의 오른쪽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자녀인 A씨는 시설 입주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2년 간 시설 자료를 찾고, 그 중 관심 있는 10군데의 시설을 방문했다. 그는 개호 보험은 적용되지 않지만, 혼자 생활이 가능한 ‘주택형 유료 노인홈’을 선택했다. 배리어프리 설계로 화장실 이용도 어머니 혼자 할 수 있었고,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긴급버튼을 누르면 시설 직원이 달려와 주니 안심이다.
# 치매 우려가 있는 할머니를 위한 선택
80대의 할머니가 치매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손주 B씨와 가족들은 고민 끝에 1억 엔의 선불금을 내고 ‘고급 노인홈’ 입주를 결정했다. 햇볕이 잘 들고 시설이 쾌적하며 호텔과 같은 식사가 나온다. 나이가 있는 할머니의 안전이 늘 걱정이었는데, 간호를 받으며 생활할 수 있다. 비용이 정말 많은 부담이 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할머니를 편하게 모시고 싶다는 가족들의 의견을 모았다.
# 간호 시설이 있는 아파트
80대인 C씨는 남편이 죽고 난 뒤 딸에게 자신의 간호를 맡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해졌다. 이에 간호 시설이 있는 아파트 입주를 알아봤다. 아침 8시부터 밤 8시까지 간호사가 상주하고 있어 내가 아플 때 자식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편하다.
고령화 사회의 심각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오는 2023년이면 696만 명의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4년)가 전원 60대에 편입되고, 2025년에는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급격한 생산연령인구(15∼64세) 감소다.
통계청의 지난해 12월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15∼64세 인구는 2020년 3737만 9000명에서 2025년 3561만 명으로 4.7%(176만9000명) 줄어든다. 2070년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대비 53.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고령자 고용에 대한 정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고, 정부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이 고령화 사회의 과제를 어떻게 풀지 이목이 집중된다.
계속고용제도, 경영계 반대도 과제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만 60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 촉진을 위한 '고령자 고용지원금' 제도를 시행했다. 60세 이상 근로자 수가 증가한 우선지원대상기업 및 중견기업 고용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지원금 신청 분기의 월평균 고령자 수가 지원금 최초 신청 직전분기 이전 3년간 월평균 고령자 수보다 증가한 사업주다. 여기서 고령자는 무기계약 또는 고용 기간이 1년 초과하는 만 60세 이상인 근로자를 말한다.
고용부는 증가한 고령 근로자 1명당 분기별로 30만원씩 2년간 총 240만 원을 지원한다. 기업은 월평균 피보험자 수의 30% 이내에서 최대 30명까지 신청 가능하다. 최대 7200만 원을 받는 셈이다. 월평균 피보험자 수가 10명 이하면 최대 3명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현 정부는 지난 2월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해 60세 정년 이후에도 고령자가 계속 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 주요 분야 및 논의 방향'을 발표했다.
고령자 계속고용제도는 60세 정년 이후에도 기업에 일정 연령까지 고용연장 의무를 부과하되,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등의 고용연장 방식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아울러 고령자에 대해서도 60대 후반이나 70대, 80대 등 연령 계층별로 차별화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고용 지원을 위한 직업훈련과 취업 정보 제공 등 고령층 고용 인프라도 더욱 확충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2019년에도 이 제도를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경영계의 반대에 부딪혔다. 당시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고령자 계속고용제도는) 정년연장을 추진하는 것과 같다. 상대적으로 고임금인 고령자의 계속고용은 기업 부담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근로자 정년 연장에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이 지난해 고령자 고용 정책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중 58.2%가 60세를 초과하는 정년 연장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들 중 절반에 해당하는 50.3%는 인건비를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정년 연장 정책이 청년 일자리를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0년 5월 발표한 '정년 연장이 고령층과 청년층 고용에 미치는 효과'에서 10~999인 규모의 비교적 소규모 사업체에서 10명의 정년을 연장하면 15~29세 고용이 약 2명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계속고용제도는 일본의 '고령자 고용제도'를 모델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2006년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뒤 고령법을 개정했다. 고연령자의 고용 의무화를 3년마다 1세씩 단계적으로 연장했으며, 2025년 4월까지 모든 사업장에서 65세 고용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정년연장(정년 65세로 연장) △재고용 제도 활용(퇴직 뒤 재계약) △정년제 폐지(정년 없이 계속 고용) 가운데 기업이 적절한 방식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노인 일자리 무게중심 민간 기업으로
일본 정부의 정책 핵심은 '권고 사항'이다. 강제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강제법이 되면 반발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당시 고용연장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법제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획일적이고 강제적인 법정 정년연장보다는 청년 일자리와 충돌을 최대한 방지하면서 다양하고 실용적인 고용연장 방안을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며 "중장년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화 대상 기업 확대, 고용보험적용 연령 70세까지 확대 등을 통해 실질적인 고용연장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공약집을 통해서도 기초연금 인상과 노인 일자리 확대에 대해 얘기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만 60세 이상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부의 사업이다.
윤 당선인은 심각한 노인빈곤문제 완화를 위해 기초연금을 현행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감액 등 미세조정으로 조금이라도 기초연금을 더 받도록 조치하고, 국민연금을 포함한 노후소득보장체제 전반에 대한 구조개혁을 사회적 합의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장형 어르신 일자리 확대 지원을 약속했다. 은퇴 직전 및 은퇴 이후 어르신 직업교육 적극 지원, 기업과 연계 시스템 대폭 확대, 어르신 채용 및 고용연장 기업 지원을 확대해 시장형 어르신 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당선인은 노인 일자리 중 시장형 사업에 대해 언급했지만, 사실상 노인 일자리 정책은 이어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확대했고 공공 부문 취업자가 증가해 고용 안정을 이끌었다. 전체 일자리 증가의 45.5%는 60세 이상이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후보 시절 페이스북에 "사람들이 선망하는 좋은 일자리는 크게 줄고 단기·공공 일자리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 정부가 아니라 일자리 파괴 정부라고 말하는 게 옳다. 통계 숫자 늘리기에 급급해 국민 혈세로 가짜 일자리를 늘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일자리는 정부가 만드는 게 아니라 기업이 만든다"면서 "일자리 만드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돕고 청년들의 스타트업 창업을 파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 자체가 청년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정부 일자리와 관련 있는 노인, 취약계층은 앞으로 취업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윤석열 당선인의 임기 중 대한민국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데, 고령자를 위한 정책이 마련될지 이목이 쏠린다.
2025년, 3년 뒤면 대한민국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10명 중 2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셈이다. 이번 20대 대선에서도 60대 이상 유권자가 1300만 명(29.5%)을 웃돌아 이들의 영향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고령 유권자들에게 노후는 현실이다. 이들의 수가 늘어난 만큼 대선 후보들이 노인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은퇴 후 공적 연금 수령 이전에 ‘소득 공백’이 있는 60대 초반을 대상으로 연 120만 원의 장년 수당을 지급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어르신 일자리 140만 개로 확대 △기초연금 ‘부부 감액’ 규정 삭제 △국민연금 수급 확대 및 1 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납부 기한 연기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개수 및 지원 연령 확대 △어르신 요양 돌봄 국가책임제 실시 △경로당 지원 확대 등이 있다.
기초연금의 경우 현재는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만 지급되고 있으며, 더불어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 대상이 될 경우 20%를 감액해 지급한다. 이 후보는 기초연금 대상을 점차 75%, 80%로 확대하고, 감액을 피하고자 위장 이혼을 불사하게 만드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자 부부 감액 규정을 폐지하기로 약속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0대 공약 중에 노인 관련 정책이 없으나,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1인당 30만 원씩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40만 원으로 10만 원 더 올려주겠다”고 전했다. 앞서 이 후보가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반면, 윤 후보는 금액을 올려주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더불어 자체 누리집 ‘윤석열 공약위키’를 통해 △환자 특성별 맞춤형 간병 지원을 통한 간병비 절반 감소 △요양·간병 가족 돌봄 휴가·휴직 기간 확대 △맞춤형 돌봄 계획 설계 및 지원 △양질의 간병 서비스 제공 △노인질환 예방 지원 강화 등 여러 공약을 발표하며 요양·간병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전한 바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100세 시대인 만큼 ‘노인복지청’을 신설해 어르신들의 일자리, 소득, 주거, 건강을 책임지겠다고 발표했다. 공공 장기요양 시스템과 노후 원룸, 공공 실버아파트 등 주거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폐경기 여성의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포괄하는 ‘여성건강관리 종합시스템’을 구축하고,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시스템 조성을 약속했다. 오랜 경력단절로 불안한 노후를 맞는 여성들에 일자리, 경력 형성 지원도 제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고령층이 손주를 돌보는 가정에 매달 20만 원을 지원하는 ‘손주 돌봄 수당’ 지급을 약속했다. 어르신 건강과 관련해서는 △기존 경로당 실버 건강센터로 구축 △간병 서비스 지원 △생활 체육 활성화 사업 △미래형 노인 돌봄 서비스 체계 구축 등을 발표한 상황이다. 덧붙여 국가의 복지급여 수급 대상이 되지만, 부양의무자가 존재하면 이를 받지 못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부양의무자 정책은 전면 폐지하고 국가가 어르신들의 최저 생계를 책임질 것을 공약했다.
보건복지부가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지자체 중심의 노후 준비 지원 체계 구축 방향을 모색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2022년 제1차 국가노후준비위원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하여 국민들의 노후 준비 전달 체계를 지자체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을 시작으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710만 명)가 고령층에 진입하는 등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202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지난해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2020년 3737만 9천 명에서 2025년 3561만 명으로 176만 9천 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50년 뒤인 2070년 생산연령인구는 1736만 8천 명으로 53.5%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노후준비위원회를 열고 노후 준비 사업 및 전달 체계에 대해 논의한 것.
현재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공단을 중심으로 중앙(지역)노후준비지원센터 지정을 통해 재무ㆍ건강ㆍ여가ㆍ대인관계 분야 진단 및 상담, 교육, 관계 기관 연계 등 노후준비서비스를 지원 중이다. 그러나 서비스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계·통합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중심의 전달 체계로 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에는 '노후준비지원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지자체가 광역 및 지역노후준비지원센터의 지정·운영 권한을 가지고, 지자체 차원의 노후 준비 지원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등 전달 체계 개편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노후준비지원법 개정에 따라 향후 전달 체계 개편과 관련한 시범 사업 추진 계획을 논의하는 한편, 지자체 차원에서 적용 가능한 노후 준비 지원 모델 개발을 위해 진행했던 정책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또한, 현재 노후준비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에서도 2022년도 노후준비서비스 사업 계획을 공유하면서, 지자체가 참여하는 노후준비 체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연계해 나갈 예정이다.
회의를 주재한 양성일 제1차관은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어, 국민들이 건강하고 안정된 노후를 미리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라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노후준비서비스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힘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오는 6월부터 퇴직연금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된다. 수익률이 1%대에 불과했던 퇴직연금의 효율적 운용과 수익률 제고를 통해 근로자의 수급권을 보장하고 노후소득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중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퇴직연금을 대상으로 한다. 가입자(근로자)의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장기투자성 등을 고려해 사전에 정한 방법으로 운용하는 제도다. DC형은 기업이 매년 근로자 연봉의 1/12 이상을 적립 시 근로자가 이를 운용 후 원리금을 수령하는 상품을, IRP형은 근로자 등 퇴직연금 가입자가 개별가입하여 여유자금 적립 및 운용 후 원리금을 수령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퇴직연금에 대한 디폴트옵션 도입을 주된 내용으로 한 가입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저금리가 지속됨에도 근로자의 무관심, 금융 전문성 부족 등 다양한 사유로 최근 5년간 퇴직연금 수익률은 1%대에 불과했다. 이로 인한 근로자 수급권 보장이 저해되고 있음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디폴트옵션의 도입이 추진됐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제도 운영경험이 풍부한 미국, 호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도입된 제도다. 가입자의 적절한 선택을 유도해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는 것이 정부의 사회적 책무라는 인식 하에 적극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디폴트옵션은 연평균 6~8%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운용지시를 하지 않거나, 디폴트옵션으로의 운용을 원하면 적용하게 된다. 근로자의 운용지시 없이 4주가 지나면 근로자는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됨을 통지받는다. 통지 이후에도 별도의 운용지시 없이 2주가 지나면 디폴트옵션이 적용된다.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을 적용하기까지 총 6주가 소요되는 셈이다. 이때 퇴직연금사업자는 근로자의 의사를 반복해 확인하고, 손실가능성 등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는 등의 근로자 보호 절차를 지켜야 한다.
근로자가 직접 퇴직연금을 운용하다가 디폴트옵션으로 전환하고 싶을 때 디폴트옵션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디폴트옵션으로 운용하던 중에도 근로자의 의사에 따라 디폴트옵션 아닌 다른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다.
디폴트옵션은 원리금보장상품 혹은 집합투자증권(펀드)으로 구성할 수 있다. 펀드는 장기투자에 적합한 펀드로, 생애주기펀드(TDF), 장기 가치상승 추구펀드, 머니마켓펀드(MMF), 부동산 인프라 펀드가 해당한다.
디폴트옵션을 통해 투자할 수 있는 상품 중에선 TDF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가입자의 연령을 이용한 대표적인 디폴트옵션이 TDF”라며 “젊은 시절에는 위험 자산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하다가 은퇴시점이 가까워올수록 위험자산의 비중을 대대적으로 축소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합리적 수수료 부과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퇴직연금 수수료는 적립금액에 비례해 부과돼왔다. 수익률이 저조해도 금융기관의 수입은 감소하지 않아, 수익률 제고 및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적립금액뿐 아니라 가입자 운용수익 및 양질의 서비스, 비용 등이 연동돼 가입자 이익이 향상되는 수수료 체계를 하위법령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행령 등 하위규정 개정은 법 개정 취지대로 올해 상반기 중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퇴직연금을 운용할 시간이나 관심이 부족하거나, 투자결정을 어려워하는 가입자의 경우에도 퇴직연금의 장기수익률이 제고돼 노후대비 자산형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7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1인당 월평균 노령연금이 55만 361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올해 1인 가구 최저생계비 54만 8349원보다 2012원 많은 금액이다. 지난 4월 최저생계비를 넘어선 이후 두 달째 이어졌다.
국민연금은 제도 시행 21년 만인 2019년 처음으로 최저생계비를 넘었다. 지난해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생계비의 기준인 기준중위소득이 2.68% 인상되면서 최저생계비 밑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4월 다시 최저생계비를 넘어선 것이다.
국민연금을 100만 원 넘게 받는 사람 또한 늘었다. 5월 기준 국민연금을 100만 원 넘게 받는 사람은 38만 146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0% 늘어났다. 연금을 200만 원 넘게 받는 이들은 837명이다.
이는 국민연금 임의가입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노후보장을 위한 국민연금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의무가입 대상자가 아닌데도 스스로 가입하는 임의가입자들이 늘고 있다. 올해 6월 임의가입자는 38만 4144명이다. 60세 넘어 연금에 계속 가입하는 임의계속 가입자는 55만 2009명이다.
국민연금 추후납부 신청자 또한 늘고 있다. 추납 신청으로 241개월 치 보험료인 1억 150만 원을 한꺼번에 납부해 국민연금을 월 35만 원에서 월 118만 원으로 늘린 송파구 50세 여성은 유명한 사례다.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이 최저생계비를 웃돌고, 고액 연금 수령자들이 늘면서 연금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논의가 있다. 국민연금은 계층 간 소득격차를 줄임으로써 사회통합에 기여하기 위해 고소득계층에서 저소득계층으로 소득을 재분배하는 기능을 포함한다. 그런데 현재 국민연금은 앞선 송파구 여성의 사례처럼 고소득자들의 재테크 수단이 됐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노후보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득재분배 기능은 이미 기초연금을 통해 실현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연금제도의 궁극적 목표가 노후 빈곤의 방지에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우해봉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건복지포럼 보고서 ‘국민연금의 노후소득보장 효과 전망과 정책과제’에서 “2007년 기초노령연금제도 도입과 2014년 기초연금으로의 전환은 국민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이 불충분한 결과가 초래한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소득보장의 적정성 부족은 연금제도를 넘어 국민기초생활 보장과 같은 타 부문에서의 국가재정 지출 압력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매년 6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들이 만 65세 고령인구로 편입되고 있다. 이들은 노인이기를 거부하며 계속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사회는 이들을 노인으로 규정해 모두 은퇴시켜 골방으로 몰아넣는다. 뛰어난 역량을 갖춘 베이비부머도 예외는 아니다. 노인으로 편입되고 있는 베이비부머를 포함해 시니어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노년학 전문가인 한경혜 서울대 명예교수에게 그 해법을 들어봤다.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 그 나라에 대한 입국 비자를 받고 태어난다. 그런데 그 나라에 입국하기 전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막상 입국하면 그때 비로소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당황하게 된다. 그 나라는 ‘노년기’라는 나라다.”
한경혜 교수는 베이비부머를 비롯해 많은 시니어들이 ‘노인’이라 불리게 됐을 때 힘들어하는 이유 중 하나로 노인을 타자화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언급하면서, 메리 파이퍼의 ‘또 다른 나라’라는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해 설명했다. 노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워낙 부정적이기 때문에 우리가 노인, 나이 듦과 거리두기를 한다는 얘기다. 그러다가 자신이 노인으로 분류되는 시점이 되면 뒤늦게 적응하기 시작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노인에 대한 부정적·차별적 문화를 바꾸는 것이 베이비부머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한 교수는 노년학과 가족학 전문가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연구자다. 그는 “나이 듦은 개인의 내적 변화뿐 아니라 개인 간의 상호작용 과정”이라며 “나이가 들어 만 65세가 되더라도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이라 불리거나 분류되는 걸 거부한다”고 말했다. 실제 많은 노인들이 자신은 ‘저 노인네들’과 다르다는 언급을 자주 한다. 젊고 활기차게 살기를 희망하고, 그러기 위해서 운동하고 사회적 활동을 활발히 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자신을 노인으로 대하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비로소 자신이 노인이라는 나라에 이미 입국했고 이를 부정할 수 없다는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실제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인이 참석하는 모임에 가고 싶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상당히 높다. 놀라운 점은 노인들도 이렇게 대답한 비율이 높다는 사실이다. 특히 65세에서 75세에 이르는 프라임타임에 있는 초기 노인들은 노인으로 불리거나 묶이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어떤 연령 집단보다 노인은 개인차 커
한경혜 교수는 “우리나라는 노인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부정적이어서 노인 집단이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며 “그러다 보니 노인들과 자신을 경계 짓고, 중장년들도 노인이 아니라고 손사래 친다. 80 넘은 노인들도 자신만은 다른 노인들과 다르다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환경에서는 노인을 위한 상품이 시장에 등장해도 실질 소비자인 노인들이 거부해 시니어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무도 노인이기를 원하지 않으니 노인이라는 타이틀을 건 상품이 잘 팔릴 리 만무하다. 실제로 국내 시니어 시장은 10년 넘게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실질적인 성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마케팅을 위해 액티브 시니어나 오팔세대 같은 긍정적인 용어를 만들어 기존의 노인 이미지와 차별화해 시니어 시장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 교수는 “사람들의 인식과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액티브 시니어와 오팔세대 같은 성공한 노인 집단이나 노년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마케팅 용어도 결국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단순히 용어의 문제가 아니라, 노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뿌리 깊다는 점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노인을 획일적인 하나의 덩어리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노인 집단 내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이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노인 집단 내에서도 젊은 노인, 고령 노인 등 연령에 따른 차이가 있고, 학력과 삶의 경험 등 수많은 차이점이 가져오는 다양성이 존재한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노인 집단은 다른 어떤 연령 집단보다 개인차가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노인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노인층이 적극적 소비자로서 스스로 드러내기를 주도한다면, 시니어 시장이 본격화되고 상당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노년학에서 대상으로 삼는 노인은 복지가 필요한 일반적인 시니어와 성공적인 노년을 만들어가는 액티브 시니어로 나뉜다. 한 교수는 “최근까지 노년학은 노년의 어려움, 노인 문제에 집중해서 연구되고 담론이 만들어진 경향이 있다”며 “높은 노인 빈곤률이나 황혼이혼 증가, 치매와 간병의 어려움 등 사회문제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더 커지고, 노인 인구 증가를 사회적 부담으로 보는 시각이 강화될 우려가 크다. 나이 듦의 긍정적 측면, 노인을 사회적 자원으로 활성화하는 방안 등에 대한 학문적 논의가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령 구분 사회를 세대 통합 사회로
그런데 이런 변화를 모색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시니어들에게 너무 폐쇄적이고, 기회의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있다. 한경혜 교수는 “베이비부머가 가진 뛰어난 인적 자원을 생각하면 이들을 활용할 방법이 나와야 한다”며 “시니어들을 역(易)연령보다 기능적 연령으로 다르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또 연령에 따라 구분하는 사회를 이제는 연령 통합 사회, 세대 통합 사회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어난 생일에 따라 달력이 결정하는 역연령이 아니라, 각 개인이 가진 신체 연령이나 재능 등 실제 의미 있게 작동하는 기능적 연령으로 시니어를 개인마다 다르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 교수는 최근 노년기에 편입되기 시작한 베이비부머가 노인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본다. 베이비부머는 부모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부유하며 학력이 높다는 점에서 사회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을 뿐 아니라 그 수도 많다.
한 교수는 “베이비부머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집단이 함께 노년기에 진입해 생애 후반기 경로를 개척한다는 점에서 흔히 선구자라 불린다”며 “이들이 어떻게 노년기를 보내느냐가 노인, 노년에 대한 앞으로의 문화를 이끌 동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또 그는 “전쟁 후 경제적 활성화가 이뤄지는 시기에 태어나 젊은 시절을 보낸 베이비부머는 이런 면에서 운도 좋았고, 또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의 열매도 누린 집단”이라며 “액티브하지 못한 동년배들을 위해 시민의식을 고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발전을 주도하며 사회경제적 과실을 따먹은 베이비부머가 액티브 시니어로서 사회를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시민의식이나 사회에 대한 기여는 베이비부머 자신의 노년기 삶의 질, 행복과의 관련성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한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 신체적·사회적 변화는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직장과 자녀 등 평생을 바친 삶의 중요한 축이 노년의 삶에서는 빛이 바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려고 그렇게 애쓰며 살았나’, ‘내 삶의 보람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과 함께 ‘은퇴하고 나이를 먹었지만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이 커진다”며 노년기 의식의 흐름에 대해 설명했다, 물론 나이가 들면 노후 준비와 건강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된다. 하지만 고령층으로 갈수록 삶의 의미에 대해 자문하게 되는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활동이 그 해답으로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한경혜 교수는 최근 오픈한 ‘노년학 제3의 공간’ 연구소를 중심으로 노인, 노년기에 대한 연구를 즐겁게 이어갈 예정이다. 노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나 편견은 노인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탓이라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탄탄한 연구를 통해 노인의 적확한 실상을 보여주려는 목적의식을 근저에 두고 있다. 한 교수와 그의 뜻을 이어받은 이들이 노년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 한국에서 노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그의 바람처럼 베이비부머가 적극적으로 시민 참여에 나서고 노인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꿔, 국내에서도 시니어 시장이 꽃 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경혜 교수는 최근 노년기에 편입되기 시작한 베이비부머가 노인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베이비부머는 경제적으로 부유하며 학력이 높은 액티브 시니어로 사회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