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은 섬 부자다. 우리나라 3300여 개 섬 중 2165개가 전남에 있다. 그중에서도 신안군에 1004개가 모여 있다. 신안군을 천사 섬이라 부르는 이유다. 2019년 10월 신안군 기점·소악도에 예수의 12사도 이름을 딴 작은 예배당 열두 개가 지어졌다. 아무 볼 것 없던 섬에 천사의 은총이 내린 듯했다.
갯벌을 건너는 섬티아고
신안군 증도면 병풍리는 병풍도,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 등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병풍도를 뺀 나머지 다섯 섬을 한데 묶어 기점·소악도라 부른다.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은 노두길로 이어져 있다. 노두길은 섬과 섬 사이를 잇는 길을 말한다. 밀물 때는 바닷물에 잠기고 썰물 때는 드러난다. 오래전 섬 주민이 갯벌에 돌을 던져넣어 만든 것이다. 지금은 차가 다닐 수 있도록 시멘트를 덮어 포장했다.
썰물이 되면 노두길이 드러나 기점·소악도가 하나로 이어진다. 서너 시간 뒤 밀물이 찾아오면 노두길이 사라져 다시 다섯 섬이 된다. 자연이 매일 하루에 두 번 이 신비한 마술을 부린다.
바닷물이 빠지기 시작하면 바다만큼 넓은 갯벌이 나타난다. 바닷물에 말갛게 씻긴 갯벌은 곱디곱다. 짱뚱어, 칠게, 달랑게, 다슬기가 바빠지기 시작한다. 귀여운 갯벌 생물들을 구경하고 있자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드넓은 갯벌과 섬 문화인 노두길을 품은 기점·소악도는 2018년 전라남도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되었다. 섬마을 가꾸기 사업의 목적으로 한국, 프랑스, 스페인 건축미술가 열한 명이 예수의 12사도 이름을 딴 작은 예배당 열두 개를 지었다. 기점·소악도 주민 80% 이상이 기독교인이고, 증도면이 한국 기독교 최초의 여성 순교자인 문준경 전도사와 관련된 것에 착안했다. 열두 개의 아름다운 건축미술 작품을 찾아 걷는 길을 ‘순례자의 길’이라 이름 붙였다. 스페인 산티아고를 본떠 ‘섬티아고’라 부르기도 한다.
한 사람을 위한 작은 예배당
열두 개 예배당은 예배당이라 불리지만 특정 종교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누구라도 종교와 상관없이 묵상, 기도, 명상, 쉼을 할 수 있는 휴식처다. 예배당마다 고유번호가 있고, 모양이 모두 다르다. 공통점은 예배당 안에 두 명만 들어가도 꽉 찬다는 것. 1인용 예배당인 듯 작다. 예배당을 지은 작가들은 이곳을 찾은 이들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갖길 바랐던 것일까.
순례길을 걸을 때는 보통 번호 순서대로 걷는다. 기점·소악도 중 면적이 가장 넓은 대기점도에 1번부터 5번까지의 예배당이 있다. 순례길은 약 12km다. 부지런히 걸으면 4시간 남짓 걸린다.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거리이지만, 걷는 중에 밀물이 되어 노두길이 사라진다면 서너 시간 동안 썰물이 되길 기다리거나 섬에서 하루 묵어야 한다. 순례길을 걷기 전에 배 시간과 물때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섬 여행을 할 때는 이런 불편함을 오히려 즐긴다. 당일치기가 가능해도 섬에서 하룻밤 묵었을 것이다. 마지막 배가 관광객들을 태우고 떠나면 섬은 고요해진다. 호젓한 이 시간이야말로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때다. 갯벌 위로 떨어지는 붉은 해, 밤새 섬을 휘감은 회색빛 해무, 푸른 밤 노두길을 비추던 하얀 보름달, 산책길에 동행해주었던 민박집 강아지 복실이가 삼삼하다. 어쩌면 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다울지도.
걸어도 자전거를 타도 좋을 순례길
원래 계획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자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문을 열지 않았다. 차선책으로 대기점도 민박집에서 묵었다. 지나고 보니 더 잘된 일이다. 민박집 음식이 아주 맛있었다. 이번 여행에선 여행 당일 물때와 민박집 위치 등을 고려할 때 순례길을 거꾸로 걷는 게 나았다. 송공항에서 배를 타고 12번 예배당이 있는 소악도에 도착해 순례길을 걸었다. 첫날 여덟 개 예배당을 둘러보고, 이튿날 민박집 근처에 있는 나머지 예배당을 찾아다녔다.
소악도와 모래 해변으로 연결된 딴섬에 12번 ‘가롯 유다의 집’이 있다. 몽쉘미셀의 성당이 연상되는 예쁜 예배당이다. 처마에 순례길 완주를 알리는 종이 달려 있다. 소악도 진섬 솔숲 해변에서 만난 11번 ‘시몬의 집’은 가운데에 통로를 내어 솔숲과 바다를 예배당 안으로 불러왔다. 9번 ‘작은 야고보의 집’은 소악도 둑길 끝에서 찾았다. 프로방스풍의 오두막이 생각나는 예배당이다. 나무문과 스탠드글라스 지붕의 조화가 아름답다.
소악도와 소기점도를 잇는 노두길에서 만난 8번 ‘마태오의 집’은 멀리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갯벌 위에 세운 이 예배당은 러시아 정교회를 닮았다. 양파 모양 지붕이 오후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났다. 소기점도 게스트하우스 뒤편 언덕에 있는 7번 ‘토마스의 집’은 흰색 외벽과 파란 나무문이 돋보인다. 바닥에 별과 달 모양의 색유리를 박고, 내부에 손바닥 크기의 성경책을 두어 동화 속 집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소기점도 저수지에서 만난 6번 ‘바르톨로메오의 집’은 호루라기 모양이다. 저수지 위에 지어 출입할 수 없었지만, 저수지에 비친 고운 반영을 감상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섬마을 이야기를 담은 예배당
소기점도에서 대기점도로 넘어가는 노두길 입구에는 지붕이 요정의 고깔처럼 생긴 5번 ‘행복의 집’이 자리했다. 물고기 비늘 모양의 목재를 하나씩 붙여 지붕을 완성했다. 대기점도 남촌마을 팔각정 근처에는 염소 조각상이 지키는 4번 ‘요한의 집’이 있다. 문 맞은편 벽에 세로 구멍을 뚫어놓았는데, 구멍 사이로 무덤 한 기가 보였다. 이 예배당에는 무덤 주인을 기리는 누군가의 맘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별장처럼 생긴 3번 ‘작은 야고보의 집’은 대기점도의 논두렁과 연못을 지나 숲으로 가는 길에 보였다. 문에 거울을 붙여놔 내 모습이 비쳤다. 잠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기점도 북촌마을 언덕에 있는 예배당은 2번 ‘안드레아의 집’이다. 고양이 조각상과 양파 모양의 민트색 지붕이 눈길을 끌었다. 북촌마을에 길고양이가 많아 고양이 조각상이 허투루 보이지 않았다. 예배당 옆 정자에 오르면 대기점도와 병풍도를 잇는 노두길이 훤히 보인다.
1번 ‘베드로의 집’은 대기점도 선착장에 있다. 그리스 산토리니풍의 건물 양식이 푸른 바다와 잘 어울렸다. 화장실을 갖춘 유일한 예배당이다. 예배당 위치가 신의 한 수처럼 보였다. 곡선으로 휘어진 방파제 끝에 그림처럼 서 있다. 국내에 이보다 아름다운 선착장이 또 있을까.
1번 예배당에는 순례길의 시작점을 알리는 종이 달려 있다. 여행자들이 이 종을 울리고 순례길을 걷기 시작한다. 나는 기점·소악도를 떠나기 전에 순례길 완주를 기념하며 종을 쳤다. 선착장에 따라온 복실이의 배웅을 받으며 배에 탔다. 기점·소악도에 다시 올 때는 복실이가 털갈이를 끝냈기를.
◇ 여행 정보 ◇
기점·소악도 숙소 민박집이 있으니 잠자리는 걱정 없다. 순례자의 길 중간 지점인 소기점도에는 마을기업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061-246-1245)가 있다. 식당도 함께 운영한다. 코로나19 때문에 문을 열지 않을 수 있으니 반드시 예약 후 방문해야 한다. 대기점도 북촌마을에는 대기점민박(010-9226-2093), 노두길민박(010-3726-9929) 등이 있다. 대기점민박 주인장의 음식 솜씨와 인심이 매우 좋다. 식사는 생선, 나물, 장아찌, 해산물로 구성한 8000원짜리 백반이 기본이다. 식사 예약은 필수. 건물은 노두길민박이 더 깔끔하다.
교통 신안군 압해도 송공여객선터미널에서 대기점도까지 차도선(천사아일랜드호)이 운항한다. 송공항에서 출발해 당사, 매화, 소악, 소기점, 대기점, 병풍, 소악, 매화, 당사도를 거쳐 송공항으로 돌아간다. 송공항에서 대기점도까지 70분 정도 걸린다. 배 시간은 계절과 물때, 기상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므로 반드시 미리 확인해야 한다. 배 예약: https:// island.haewoon.co.kr / 송공여객선터미널: 전남 신안군 압해읍 송공리 718-64 / 문의 해진해운 061-279-4222
기점·소악도 전기자전거 투어
소악도 선착장과 대기점도 선착장에 마을에서 운영하는 전기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반납할 때 대여한 곳 또는 반대편 대여소에 반납하면 된다. 이용료는 1일 5000원이며, 반대편 대여소에 반납하면 1만 원이다. 순례길이 대부분 평지 포장도로이므로 자전거로 돌아보기 좋다. 전기자전거로 오르막도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대여 문의: 010-6612-5239
무주라고 하면 무조건 따라붙는 말이 구천동이다. 나제통문에서 덕유산 향적봉까지의 거리 36km는 무주구천동의 33경(景)을 모두 품고 있다. 그 산자락으로 흐르는 계곡을 따라 우리나라의 희귀한 동식물, 태고의 원시림, 맑은 물과 폭포가 무주구천동을 이루고 있다. 지금 이 모든 것을 감싸 안은 덕유산은 푸르름이 한창이다.
요즘처럼 답답한 시절에는 산과 숲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걷고 또 걷고 오르고 또 올라 힘들인 후에 맞이하는 뿌듯함을 쾌감이라고들 한다. 그 뿌듯함을 위한 고단한 과정이 반갑지 않다.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그렇다. 그러나 덕유산에서는 1500m가 넘는 설천봉까지 등산을 하지 않아도 곤돌라가 가뿐히 나를 올려다준다. 고맙게도.
어둔 새벽길을 달려 도착한 덕유산 곤돌라 매표소. 직원들은 아직 출근 전이다. 조금 서두르니 이렇게 여유롭다. 겨울엔 스키장이었던 드넓은 설원이 이젠 마냥 푸르다. 그 위로 아침 해가 쏟아지는 걸 바라보며 즐기는 시간이다.
아이스크림 가게의 야외 테이블 파라솔 아래 느긋하게 앉아 조을고 있는 고양이와 눈 맞추고 놀아본다. 잔디밭에 나가 키 작은 꽃들을 렌즈에 담아보기도 한다. 산 정상에 올라 만끽하는 시간보다 더 여유롭고 행복하다.
사시사철 핫 플레이스였던 곳인데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졌다. 겨울엔 예약을 하지 않으면 타기 어려웠던 곤돌라였다. 오늘은 입장권을 사기 위해 길게 줄 서지 않아도 된다. 탑승장 앞에 서니 빈 채로 운행되는 곤돌라가 연달아 다가온다.
곤돌라를 타고 오른다. 완연한 초록빛으로 변해가는 덕유산 숲이 발아래 울창하다. 올 때마다 인파로 북적였는데 이렇게 한가할 수가 있는지. 유유히 흔들거리면서 숲 사이를 오르는 곤돌라가 15분쯤 지나 가뿐히 설천봉에 내려앉는다. 힘 안 들이고 1520m 산정에 올랐다.
혼자 힘으로 정상에 오른 양 기분 좋게 둘러보고 향적봉으로 향한다. 현재는 설천봉에서 향적봉 구간 탐방은 6월 말까지 예약제를 시행 중이다. 봄철 번식 및 개화시기 멸종 위기종, 특산종 등의 서식지 보전을 위해서다. 건전한 탐방문화를 위해 기꺼이 서명 등의 협조를 했다.
놀며 쉬며 사진도 찍으며 올라도 30분이면 된다. 오르는 길에서 만난 철쭉은 봉오리를 맺었거나 분홍빛으로 피어나고 있는 중이다. 산 아래와는 생장이 다르다. 데크로드엔 발걸음마다 돌 틈의 바람꽃이 반기고 군데군데 곰취와 당귀, 그리고 괭이눈과 모데미풀도 보인다. 고산지역의 청정한 숲속에서만 볼 수 있는 온전한 성장 모습이다.
향적봉이다. 1614m에 서서 사방을 빙 둘러보면 적상산이 보이고 멀리 지리산도 보인다. 능선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산하를 굽어보는 짜릿함, 참 쉬운 호사다. 인증샷을 찍거나 연애 놀음하는 연인들의 모습을 뒤로하고 대피소와 중봉을 거쳐 다시 돌아오면서 비로소 산이 보이고 하늘이 보인다. 산을 내려가는 자의 여유로움이다. 무엇보다 새소리가 어찌나 맑고 청아한지. 마침 요즘이 새와 곤충들의 산란기여서 특히 더 그렇다는 말을 들었다.
설천봉 주변의 삐죽삐죽 뻗은 주목나무의 자태가 눈에 들어온다. 고산지역에서 볼 수 있는 나무들이다. 살아 천년 죽어서도 천년 간다는 주목이 지금 몇 년째 서 있는 걸까. 겨울이면 눈꽃이 얹혀 수정처럼 빛나는, 멋진 상고대가 신비로운 나무다. 덕유산은 한겨울의 설산과 새해의 일출이 명품이다. 그래서 겨울산의 진수다.
이제 왔던 길을 다시 내려간다. 서너 시간 땀 흘려 오르거나, 곤돌라로 쉽게 오른 그 길이다. 우리 사는 인생과 다를 게 뭐 있는지. 그 길에 눈과 비도 내리고 햇살도 비치고 시원한 바람도 분다.
생활 속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나날들이다. 한적한 산정에 올라 청량한 공기 속에서 코로나 블루를 다스려보는 건 어떨지. 단련되지 않은 안일한 몸은 뻐근해도 기분은 뿌듯하고 가뿐하다. 요즘 말하는‘혼산’으로도 당일치기가 가능하니 당장 나서볼 만하다.
-전북 무주군 설천면 구천동1로 159
-곤돌라 탑승 이용요금: 성인 왕복 1만6000원, 편도 1만2000 , 소인 1만2000원, 편도 9000원
주변 명소 & 맛집
△호국사찰 안국사(安國寺)
적상산 능선 아래에 자리 잡은 아늑한 사찰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승병들의 거처로 쓰이기도 했다. 산 정상에 위치해 있어 숨차게 오르게 된다. 오가는 이 없는 조용한 사찰 안에서 보는 수국과 작약이 아름답고 다람쥐도 쉴 새 없이 돌아다닌다.
△맛고을 회관
덕유산 가까운 마을에서 버섯전골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능이와 송이, 노루궁뎅이버섯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다. 육수의 깊은 맛은 물론 갖가지 산채나물도 별미다.
캠핑(camping)이란 집과 도시를 벗어나 텐트와 침낭 등 야영생활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자연 속에서 숙영하는 행위를 말하며, 캠핑 스타일에 따라 크게 백패킹과 오토캠핑으로 분류할 수 있다. 등산 중심의 백패킹이 최소한의 짐을 배낭 안에 가볍게 패킹해 자연 속에서 이동 중에 먹고 자는 행위라면, 오토캠핑은 캠핑카나 트레일러를 이용해 지정된 캠프 사이트에서 야영하는 행위로 그 개념을 이해하면 될 것이다.
늘어나는 등산 인구와 그로 인한 무분별한 취사로 야기되는 자연 오염이 심각하게 문제가 되면서 국립공원을 포함한 일부 산에서의 취사와 야영이 상당수 금지됐고, 국내 캠핑은 이제 정해진 사이트에서 한정돼 누릴 수밖에 없게 됐다. 백패킹이든 오토캠핑이든, 캠핑의 가장 기본이 ‘머문 흔적 없이 자연을 있는 그 자체로 온전하게 즐기는 일’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이 점을 기억한다면 어디에서 어떤 조건으로 숙영하든 훌륭한 캠핑이 되지 않을까? 이에 캠핑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이 반드시 숙지하면 좋을 장비 준비를 비롯해 백패킹과 오토캠핑을 아울러 캠핑 입문 전반에 필요한 유용한 주요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캠핑 입문에 필요한 주요 장비 10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는 집과 달리, 야외에서의 캠핑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눈앞에서 지는 석양과,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과, 텐트 밖 일출의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면 이 모든 수고로움은 조금쯤 너끈한 마음으로 감당해도 좋지 않을까? 보다 안락한 캠핑을 위해 꼭 필요한 장비를 소개한다.
① 텐트 가벼우면서 견고해야 한다. 또 설치와 철거가 빠르고 쉬워야 좋다. 종류는 1인용에서 2~4인용, 그 이상까지 다양하지만 4인용 이상은 부피도 크고 무거울뿐더러 만약 백패킹 중에 사용한다면 산에서는 칠 만한 공간이 마땅치 않음을 알아두자.
② 침낭 화학섬유 침낭과 우모 침낭이 있으며 계절에 맞는 제품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크게 하계용, 춘추용, 동계용으로 나뉘며 봄~가을철 두루 사용하는 3계절용이 있다. 최근에는 하계용을 제외하고 대개 우모를 사용한다.
③ 매트리스 텐트와 침낭 못지않게 중요한 숙영 장비다.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와 습기를 전면 차단해주기 때문이다. 매트리스는 크게 발포스펀지형과 공기주입형으로 나뉜다. 단열성이나 부피와 무게 등을 고려할 때 공기주입형이 우수한 성능을 보이지만 가격이 비싸고 튜브가 갑작스레 터지는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④ 타프 방수처리한 천인 타포린(tarpaulin)의 줄임말이 타프다. 햇빛을 가리고 비와 바람을 막아줘 텐트 없이 비박할 때 요긴한 장비다. 당일치기 캠핑에도 유용하다. 매우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에 좋으며, 침낭 커버가 있더라도 그 위에 타프를 설치하면 한결 쾌적한 야영을 즐길 수 있다. 한편 고어텍스 소재의 침낭 커버는 침낭의 보온효과를 높여주고 숙영지에서 비바람과 눈으로부터 침낭을 보호해준다. 무엇보다 장소에 큰 제약 없이 야영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⑤ 스토브 요리를 하기 위해 불을 켜는 캠핑용 도구 혹은 난로를 말한다. 스토브는 연료와 용도에 따라 다양하므로 캠핑 스타일을 꼼꼼히 따져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⑥ 코펠 냄비, 프라이팬, 접시, 밥그릇을 겹겹이 포개어 한 번에 수납하는 휴대용 식기다. 야영 중에 밥도 짓고 국도 끓이고 커피 마실 물도 끓일 수 있다.
⑦ 수저 및 다용도 나이프 수저는 캠핑 필수품. 다용도 나이프는 음식을 손질하거나 로프를 자르거나 나무를 깎을 때 쓴다.
⑧ 랜턴과 이동용 랜턴(+보조배터리) 자연에서의 낭만적인 밤을 위해, 그리고 어둠 속 원활한 활동을 위해 필요한 장비다. 비상시를 대비해 여분의 보조배터리도 반드시 준비한다.
⑨ 기능성 의류 캠핑 중에 착용하는 의류도 중요하다. 방풍·방수 재킷은 갑작스럽게 눈과 비와 바람을 맞아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신체를 보호해주며, 우모 재킷은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도와준다. 기능성 의류는 캠핑 시 4계절 내내 휴대하고 다니는 게 좋다. 우모 재킷 대용으로 담요도 무방하다.
⑩ 구급약품 만약의 비상사태에 대비해 상비약 및 소독약 등을 반드시 겸비해 안전한 캠핑에 만전을 기한다.
있으면 좋은 오토캠핑 서브 장비 5
캠핑을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만의 캠핑 스타일에 따라 구비하면 더욱 안락하고 편안한 컨디션을 제공하는 캠핑 서브 장비도 함께 소개한다. 집에서 쓰던 물건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캠핑 중 활용도가 높을 경우 캠핑에 최적화된 장비를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래 소개하는 서브 장비는 등산 중심의 간소함을 추구하는 백패킹 때보다 주로 오토캠핑 중에 사용된다.
① 테이블 테이블을 이용해 여유롭고 낭만적인 야영생활을 영위하도록 돕는다.
② 의자 캠핑장에서는 잠잘 때와 움직일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 의자에 앉아 보낸다. 의자에 앉아 책을 읽거나, 영상을 보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자연을 감상한다.
③ 그릴 캠핑장에서의 맛있는 바비큐 파티를 기대한다면? 그릴은 숯이나 가스 등의 연료로 불을 피워 석쇠나 불판에서 고기를 구울 수 있도록 돕는다.
④ 키친 테이블 재료를 다듬고 손질하는 조리대와 캠핑 스토브를 설치해 조리를 돕는 장비다. 조리도구나 양념 등도 보관할 수 있으며 음식물과 식기를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과 설거지통 등의 보조장비까지 곁들이면 집에 있는 주방 부럽지 않은 캠핑용 키친이 완성된다.
⑤ 해먹 나무 혹은 지지대를 이용해 걸터앉거나 누울 수 있게 해주는 그물 침대를 말한다. 설치가 간편하면서도 활용도가 뛰어나 캠퍼들에게 인기가 좋다.
◇캠핑 관련 쇼핑몰◇
콜맨 코리아 coleman.co.kr, 코베아 kovea.co.kr, 캠핑몰 campingmall.kr
캠핑라이프 campinglife.co.kr, 오케이아웃도어 okoutdoor.com
빨갛게 물든 단풍의 빛깔을 닮아서일까? 쓸쓸한 정취와 어울리는 쌉쌀함 때문일까? 와인은 유독 가을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술이다. ‘와인 좀 마셔볼까?’ 하다가 막상 무엇을 고를지 몰라 난감하고, 애써 주문해 한 모금 들이켜도 ‘이게 맛있는 건가?’ 의아스러울 때가 있다. 한마디로 ‘와인은 어렵다’는 생각에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이가 대부분. 와인은 물론, 입문서가 쉽지 않다는 편견까지 날려줄 ‘와인은 어렵지 않아’를 책방에서 만나봤다.
참고 도서 ‘와인은 어렵지 않아’ 오펠리 네만 저, 야니스 바루치코스 그림 자료 제공 그린쿡
개성 넘치는 5명의 와인 가이드
이 책은 와인 파티 도우미 줄리엣, 와인 시음 담당 파콤, 와인 양조 과정을 알려줄 엑토르, 세계 와인 산지를 다녀온 코랄리, 나만의 와인 저장고를 만든 폴 등 5명의 캐릭터에 따라 목차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각각의 캐릭터가 와인을 경험하면서 알게 된 정보들을 그림과 함께 이야기하듯 설명해 글 위주의 일반 입문서보다 덜 지루하게 읽을 수 있다. 책 내용 순서와 상관없이 자신이 알고 싶은 분야나 흥미로운 키워드부터 찾아봐도 좋다.
그림으로 한눈에 보고 이해하는 와인 지식
‘오프너 없이 와인 따는 방법’, ‘와인을 마시는 순서’, ‘와인글라스 종류’ 등 글만으로는 단번에 헤아리기 어려운 내용을 그림을 통해 설명한다. 그림에는 말하려는 요소들이 더욱 단순하고 분명하게 표현돼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더 확실히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색이나 모양 등의 표면적인 정보 외에 ‘와인 마시기에 알맞은 온도’, ‘와인을 따는 시간’, ‘와인의 특성’ 등도 인포그래픽으로 담아 한눈에 이해하고 기억하기 쉽게 만들었다.
알듯 모를 듯 어려운 와인 용어 알아가기
와인 애호가나 소믈리에 등의 시음평가와 이야기를 들어보면 초보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가 적지 않다. 어디선가 들어봤거나 어설프게 아는 단어들이 정리되지 않아 헷갈리고 답답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책 곳곳에 ‘와인 용어’ 코너를 마련해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마지막 장에는 ‘인덱스’ 페이지를 넣어 책에 나온 와인 용어를 가나다순으로 정리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책에서 발견하는 또 다른 즐거움
#plus 1
‘충북영동국악와인열차(코레일관광개발)’를 타고 국내 와인 여행을 떠나보자. 영동군 와이너리 투어와 더불어 난계 국악촌과 옥계폭포를 돌아보는 당일치기 일정으로, 매주 화·토요일 서울역에서 출발한다. 열차 내에는 좌석마다 테이블이 마련돼 와인과 다과를 즐길 수 있다(9만7000원부터, 체험비·식사비·와인(2인 1병)·와인 잔(1인 1개) 등 포함). 운행 중에는 라이브공연과 국악한마당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plus 2
평소 식음료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어렵지 않아’ 시리즈 도서인 ‘커피는 어렵지 않아’(충 렝 트란, 세바스티앵 라시뇌 공저)와 ‘위스키는 어렵지 않아’(미카엘 귀도 저)도 읽어볼 만하다. ‘와인은 어렵지 않아’와 마찬가지로 야니스 바루치코스의 그림이 더해져 쉽게 이해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커피와 위스키 입문자를 위해 각 음료의 역사, 종류, 맛, 원료, 라벨 읽는 법, 곁들이는 음식, 구입 방법 등 다채로운 정보를 풍성하게 담아냈다.
#plus 3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2018)은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와이너리를 이어가는 삼 남매의 이야기를 그렸다. 성인이 된 이후 처음으로 모인 세 사람은 사계절을 함께 보내며 최상의 향과 풍미를 지닌 와인을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소박한 풍경 속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즙을 짜 발효와 숙성을 거치는 와인 제조 과정이 그려진다. 와인과 더불어 무르익어가는 삼 남매의 인생과 따뜻한 가족애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오름 오름' (박선정 저ㆍ미니멈)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의 저자 박선정 작가가 제주살이 6년 동안 오름을 오르며 정리한 탐방 정보와 노하우를 담은 ‘오름 트레킹 가이드북’이다. 무성한 숲에 가려져 전체를 보기 어려운 오름의 모양을 개성 넘치는 일러스트로 표현한 점이 독특하다. 오름마다 특이사항은 물론 트레킹 순서와 코스, 준비물, 편의시설, 소요시간, 주의점 등을 일러준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몇몇 오름 외에는 초행자가 곧바로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저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알아낸, 승용차는 물론 대중교통으로도 오름을 찾아갈 수 있는 루트를 제공한다. 특히 노약자도 쉽게 오를 수 있는지, 여성이 혼자 올라도 안전한지 등에 대해서도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당일치기 제주 여행객들을 위한 ‘원 데이 트레킹(1 Day Trekking)’ 코너를 마련해 시간에 알맞게 효율적으로 오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특정 계절, 시간, 분위기 등 여행 시기나 조건에 따라 가볼 만한 오름도 따로 골라 정리했다. 오름 트레킹과 더불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이벤트, 서비스 정보도 알차게 실었다. 여행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사진. 각 오름의 사진 찍기 좋은 뷰포인트와 최적의 시간까지 알려준다.
'숲은 생각한다' (에두아르도 콘 저ㆍ사월의책)
캐나다 인류학자 에두아르도 콘이 4년간 아마존 숲속에서 생활하며 사색한 결과물을 담아냈다. 저자는 개미핥기나 고무나무 등 언어가 없는 숲의 생물들도 저마다 생각하고 세상을 표상한다고 주장하며 그들만의 생존 전략이 인간의 역사와 어우러지는 풍경을 묘사한다.
'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 (노구치 마사코 저ㆍ더퀘스트)
일과 삶에서 ‘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프랑스 여성 55명의 우아하고 당당한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준다. 온전히 자기 취향대로 살며 자신이 원하는 것에 솔직한 그들은 80세가 넘어서도 설레는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시 읽는 엄마' (신현림 저ㆍ놀)
“엄마라는 무게에 흔들리고 외로울 때마다 시를 읽으며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고 말하는 신현림 시인이 이 세상 모든 엄마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 38편을 엮었다. 시와 함께 실린 ‘딸의 남자 친구가 온 날’, ‘기쁘고 힘겨운 엄마’ 등의 에세이로 따뜻한 공감을 나눈다.
'간다, 봐라' (법정 저ㆍ김영사)
법정 스님의 임종게와 사유 노트, 그리고 미발표 원고와 지인들의 편지 등을 최초로 공개한다. 자연과 생명, 침묵과 말, 명상, 무소유 등의 주제로 나눠 스님의 노트 속 글과 메모를 그대로 수록했다. 퇴고의 흔적을 간직한 육필 원고에서 짙은 여운을 느낄 수 있다.
도보여행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면, 지방마다 조성된 걷기 코스까지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황안나 도보여행가가 추천하는 지방 도보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코스 추천 및 사진 제공 도보여행가 황안나
◇ 도보여행가 황안나의 지방 걷기 코스 추천 코멘트
경기도 남양주 다산길 “다산길은 한강과 팔당나루터, 소재나루를 보면서 운길산까지 걷는 ‘한강나루길’(1코스) 구간을 가장 추천할 만하다. 무엇보다 길이 평탄해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고, 강가와 호숫가를 둘러싼 경치가 으뜸이다. 걷다 보면 중앙선 옛 철로가 나오는데, 어릴 적 추억이 아른아른 떠오른다. 다산 생가 부근에는 봄이면 진달래가 피어 절경을 이룬다.”
충청도 태안 해변길 “태안 해변길 하면 ‘노을길’(5코스)을 빼놓을 수 없다. 이 길의 끝에 다다르면 꽃지해변이 나오는데, 시간을 잘 맞춰 일몰 때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해안을 물들이는 석양이 장관을 이뤄 셔터만 누르면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다. 홀로 걷다 보면 해 질 무렵에 이따금 마음이 쓸쓸해지는데, 이곳에서는 그런 정취와 아름다운 노을이 버무려져 오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전라도 변산반도 마실길“새만금을 따라 방조제를 걷는 코스로는 넉넉잡아 8~9시간 정도 걸린다. 전나무 숲길을 지나 내소사를 탐방하고, 광활한 갯벌을 바라보며 곰소항까지 거닐어도 좋다. 곰소 젓갈 축제가 열리는 때에 맞춰 방문해 행사도 즐기고, 곰소젓갈시장에 들러 구경해보는 것도 괜찮다. 곰소항, 격포항 인근 맛집이 많아 식도락 도보여행가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강원도 강릉 바우길“바우길 하면 선명하게 겨울의 끝자락 하얗게 눈이 쌓인 선자령 풍차길에 피어 있던 노란 복수초가 생각난다. 머리에 덮인 차디찬 눈을 털어내고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여린 꽃망울이 어찌나 아름답고 또 기특한지. 복수초 외에도 사시사철 피는 아름다운 야생화를 보기 위해 이 길을 걷는 여행가가 많다.”
경상도 상주 MRF 이야기길“낙동강 줄기를 끼고 걸을 수 있는 ‘낙동강길’(1코스)의 끝자락 경천교 인근에 상주 자전거 박물관이 있다. 다양한 자전거 조형물을 구경한 뒤 자전거를 빌려 즐길 수 있다. 개인적인 추억이지만, 이곳을 걸으며 아이들이 어릴 적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준 자전거를 보물처럼 다뤘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손주나 자녀와 함께 가도 좋겠다.”
부산 부산 갈맷길 “갈맷길의 백미는 해안 절경이 아름다운 ‘이기대’다. 광안리 해수욕장과 오륙도 유람선 선착장이 가까워 관광 삼아 거닐어도 좋은 길이다. KTX를 타고 당일치기 도보여행으로 즐겨도 손색없다. 드넓은 바다와 기이한 암석, 귀여운 쑥부쟁이, 울창한 소나무 숲 등 걷는 내내 감탄사가 끊이지 않는다.”
경상도-전라도 지리산 둘레길 “발걸음이 닿는 길마다 맛 좋은 음식과 넉넉한 인심이 넘쳐난다. 어느 가을날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가 농사짓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마침 수확한 감을 나눠주시며 정겹게 말을 건네시던 기억이 난다. 특히 5일장 등이 서는 날 맞춰 가면 이곳만의 정취를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다.”
◇ 태안 해변길
서해를 끼고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으며, 갯벌과 사구 등 해안 생태계의 가치를 인정받아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안 자체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곳이다.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전망이 뛰어나고 걷기 좋은 해변길이 7개 코스로 조성되어 있다. 그중 백미는 5코스인 안면도 노을길이다. 안면도 초입에 자리한 백사항에서 꽃지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노을길은 울창한 소나무 숲길과 멋진 해안 풍경이 절경을 이룬다. 여기에 서해안 3대 낙조로 꼽는 꽃지해변 노을길은 도보여행자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 변산반도 마실길
아름다운 해변과 포구가 있고 유서 깊은 절과 계곡으로 이루어진 변산반도는 숱한 세월이 켜켜이 쌓인 채석강, 그윽한 아름다움이 깃든 내소사, 맛깔스러운 젓갈로 유명한 곰소항 등이 주요 명소다. 이 모든 곳을 아우르는 코스가 바로 ‘변산 마실길’이다. 1~8코스 66km와 해안누리길 18km로 나뉜다. ‘바다와 대화하고, 갯벌과 벗하며 마실간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해안 길을 걸어볼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다. 단, 썰물 때는 해안이 길게 드러나 길이 생기지만, 밀물 때는 바닷물이 해안으로 들어와 길이 없어지거나 걷기 어려워지므로 시간에 유의해 여행 계획을 짜야 한다.
◇ 상주 MRF 이야기길
곶감의 고장 상주에는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을 배경으로 산(Mountain), 강(River), 들(Field)을 뜻하는 걷기 좋은 ‘MRF 이야기길’이 있다. MRF란 산길, 강길, 들길을 걷거나 달리는 신종 레포츠를 뜻하기도 하는데, 원점 회귀가 가능하면서 낮은 산길(해발 200~300m) 구간이라야 한다. 총 13개 코스로,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길은 제1코스 낙동강길이다. 비봉산을 거쳐 경천대로 돌아오는 길목에는 청룡사와 자전거 박물관, 상도 드라마 세트장 등 볼거리가 많다.
◇ 남양주 다산길
‘다산길’은 한강과 북한강, 국립수목원, 운길산, 축령산 등 남양주시의 둘레길을 통틀어 말한다. 코스를 모두 합한 거리는 170km 남짓, 총 14개 코스로 저마다 볼거리와 분위기가 있지만 가장 인기 있는 길은 1코스인 한강 나루길과 2코스인 다산길, 3코스인 새소리 명당길이 겹쳐진 팔당역~능내역~운길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이 길을 다산길의 으뜸으로 꼽는 것은 시원한 강줄기를 따라 걷다가 옛 기찻길을 걷는 낭만도 있고, 무엇보다 그 중심에 다산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다산 유적지가 있기 때문이다.
◇ 강릉 바우길
‘바우길’은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까지 산맥과 바다를 함께 걷는 총연장 약 400km의 장거리 코스다. 강릉바우길 17개 구간, 대관령바우길 2개 구간, 울트라바우길, 계곡마우길, 아리바우길로 이뤄져 있다. 강원도의 자랑인 금강소나무 숲이 70% 이상 펼쳐져 있는 바우길의 매력은 트레킹과 삼림욕을 동시에 즐긴다는 데 있다. 도보여행에 자신 있는 이라면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울트라바우길’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4박 5일 동안 총 72km를 걷는 코스로, 고난도 트레킹과 야영이 혼합된 바우길 특별 구간이다.
◇ 지리산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 3개 도(전북, 전남, 경남),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21개 읍면 등 120여 개 마을을 잇는 295km의 장거리 코스다. 구간 대부분이 중·상급 난이도로 도보여행 초보자가 걷기에는 다소 버거울 수 있다. 2004년 ‘생명 평화’를 위해 길을 나선 이들이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지리산 순례길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고, 이를 실천에 옮긴 것이 바로 지리산 둘레길이다. 매년 5월 약 보름 동안 참가자를 모집해 지리산 둘레길을 한 바퀴 걷는 ‘이음단’을 창단하고, 다양한 걷기 축제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부산 갈맷길
갈맷길은 부산의 상징인 갈매기와 길의 합성어로 ‘갈매기의 길’이란 의미를 지닌다. 총 9개 코스로, 길이는 268.8km다. 이 코스를 다 걸으면 부산을 한 바퀴 도는 셈이다. 갈맷길 중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부산 해변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제2코스다. 특히 바다와 기묘한 바위들이 어우러진 ‘이기대’를 품은 2-2코스는 해안 산책로의 백미 구간으로 도보여행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갈맷길을 걸으며 구간별 시작점, 중간점, 종점에 마련된 인증대 38개소에서 도보인증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완주인증 및 기념품 수령이 가능하다.
>>황안나 도보여행가
국토종단 800km, 국내해안일주 4200km, 24시간 울트라 걷기 등 젊은이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을 65세 이후 이뤄냈다. 국내는 물론 산티아고, 네팔, 홍콩, 부탄, 아이슬란드 등 세계 50개국 걷기코스를 섭렵하며 도보여행에 푹 빠져 살고 있다.
탁 트인 전망과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무의바다누리길’ 걷기는 사람들에게 환상적인 코스로 환영받고 있다. 인천시 중구에 위치해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고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하며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시니어에게는 무리가 되지 않는 길이어서 더욱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된다. 공항철도는 모든 역에 정차하는 일반열차와 서울역~인천공항역을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1인 좌석제의 직통열차가 있다.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역에 도착하면 용유역까지 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가 기다리고 있다.
자기부상열차는 인천공항역~용유역을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15분 간격으로 무료로 운행하는 열차다. 승용차로 갈 경우에는 배에 승용차를 실을 수 있어 무의도 광명항까지 곧장 갈 수 있다.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무의도행 뱃삯은 성인 1인 왕복 기준 3800원이다. 승용차 승선요금은 한 대당 2만 원이이다.
잠진도에서 배를 타면 무의도까지 약 5분 정도 걸린다. 배 주변으로 날아드는 갈매기 떼에 새우깡을 던져주다 보면 어느새 무의도에 도착한다. 배 도착 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는 마을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언덕길을 15분 정도 달리면 소무의도가 바라보이는 광명항에 닿는다. 소무의도 옛 이름은 ‘떼무리섬’. 무의도에서 따로 떨어져나간 작은 섬이란 뜻이다.
소무의도는 면적 1.22㎢, 해안선 길이 2.5㎞의 섬으로 대무의도와 함께 무의도(舞衣島)라 불린다. 과거에 어부들이 짙은 안개를 뚫고 근처를 지나가다 이 섬을 바라보면, 섬이 마치 말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면서 달리는 모습 같기도 하고 선녀가 춤추는 모습 같기도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무의도가 ‘떼무리섬’으로 불린 것은 조선 말기에 간행된 ‘조선지지자료(朝鮮地誌資料)’에 기록되어 있다.
소무의도 여행은 무의도와 연결된 414m의 ‘소무의 인도교’ 앞에서 시작된다. 이곳이 2.5km, 1시간 코스의 둘레길 ‘무의바다누리길’ 출발점이다. 둘레길은 총 8개 구간으로 나눠 소무의도 8경을 스토리텔링화해놓았다.
섬에 들어서면 동편마을 쪽으로 갈 것을 추천한다. 바로 앞 가파른 계단길을 하산 코스로 잡아 전망을 즐기며 내려오는 것이 좋다. 작은 섬이지만 둘레길을 따라 마을길, 숲길, 벼랑길, 밭길, 해변길, 깔딱고개길 등 다양한 길들이 있다. 이 길들을 걸으면 스치는 바람소리, 파도소리에 번잡한 상념들이 하나둘 사라진다. 특히 몽여해변길에서 동촌마을과 등을 맞대고 있는 서촌마을 앞 작은 해변이 정겹다.
몽여해변길은 쌍여로 나가는 길목이라는 뜻의 목여가 변해 몽여라 불렸다 한다. 쌍여란 물밑에 있는 두 개의 바윗돌이라는 의미의 순수 우리말로 바닷물이 빠지면 두 개의 바윗돌이 드러난다 한다. 또 안개가 낀 날 섬으로 쳐들어오던 왜구들이 거구의 장군으로 착각해 도망을 치게 했다는 장군바위가 명물이다. 전복을 따던 옛날 해녀들이 휴식을 취하던 섬이라 해서 해녀섬(해리도)이라고 불리는 작은 섬은 소무의도 남쪽을 바라보며 우뚝 서 있다.
바다를 조망하며 계단길과 숲길을 걸어 섬에서 가장 높은 안산전망대 하도정에 오르면 신선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반겨준다. 쉬엄쉬엄 올라 산과 바다를 둘러볼 수 있는 무의바다누리길 트레킹은 시니어가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최상의 길이다.
자연을 마주하는 일은 거울을 보는 일과 같다. 자연이 거대하고 단순할수록 내 안의 껍데기는 사라지고 알맹이만 투명하게 드러난다. 그곳에서 느끼는 나는 아주 작고 또한 아주 크며 힘없고 미약한 존재다. 동시에 우주를 포함한 자연이다. 그것을 느끼는 순간의 강렬함을 잊을 수 없다. 여행이란 교실에서 배운 지식들을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시간이 아닐까. 많은 이의 버킷리스트인 우유니(Uyuni). 잘 알려진 소금사막과 바람이 만들어낸 놀라운 기암괴석,
붉은 빛깔의 호수, 안데스의 희귀동물 라마까지 신비함이 가득한 곳이다. 새롭고 아름다운 그 세계로 떠나보자.
해발 3660m,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 ‘라파스’
볼리비아는 남미의 가장 가난한 나라이지만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불가사의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모험심 많은 전 세계의 사람들이 살아 있는 동안 꼭 한 번 가보고 싶어 하는 꿈의 여행지이기도 하다. 우유니 사막에 가려면 먼저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로 들어가야 한다. 볼리비아의 헌법상 수도는 수크레이지만 실질적인 행정수도는 라파스로 ‘평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멀리서 해발 3660m에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을 보면 오색 성냥갑으로 만든 산처럼 보인다. 대표적인 사가르나가 거리 골목에는 안데스 특유의 패브릭과 장신구들을 파는 가게가 즐비하다. 재래시장은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안데스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모자를 사서 쓰고 나니 금방이라도 빗자루를 타고 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부풀린 치마에 중절모를 쓰고 등짐을 진 컬러풀한 의상의 인디오 여성들 모습에서는 이국적인 향기가 느껴진다. 높은 지대라서 모든 길이 언덕처럼 되어 있어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지만 거리마다 가득한 상점들과 사람들 보는 재미에 힘든 줄도 모른다.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신비한 ‘마녀시장’
사가르나가에서도 가장 유명한 골목은 ‘마녀시장(Witch Market)’이다. 이곳엔 말린 라마의 태아와 향료들이 기묘한 냄새를 풍기며 진열되어 있다. 온갖 색상의 돌과 장식품을 작은 병에 담아 행운의 상징으로 팔기도 한다. 남미 대부분의 나라가 그러하듯 이곳 또한 스페인이 전파한 천주교가 안데스의 전통적 제의와 만나 독특한 형태로 발전되었다. 하지만 토속신앙도 여전히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천주교도인 인디오들은 하나님께 중요한 소원을 빌 때 살아 있는 라마를 잡아 바치는데, 이때 말린 라마 태아를 올리기도 한다. 온갖 허브와 목각, 희귀한 진열품을 보고 있자니 금방이라도 빗자루를 탄 마녀가 나타나 마법을 부릴 것 같다. 이곳 골목은 뭔가 음험하면서도 삶의 비밀을 들킬 것 같은 으스스함이 함께 느껴져 색다른 감흥이 일어난다. 1549년에 지어진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 산 프란시스코 성당과 레스토랑, 전통 공예품을 파는 상점들, 여행사들이 즐비한 좁은 골목들은 여행자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해준다. 라파스에 머무는 동안 시간이 허락된다면 달의 계곡(Valle de la luna) 투어를 떠나보자. 달 모양과 흡사하다고 해서 달의 계곡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마치 화성에 온 듯한 느낌을 갖게 해줄 것이다.
푸른 하늘과 맞닿은 소금사막 ‘우유니’
볼리비아 남서쪽, 해발 약 3600m에 자리 잡은 우유니 사막(Salar de Uyuni)은 남미를 대표하는 매혹적인 여행지다. 원래 바다의 땅이었던 우유니는 대륙붕의 충돌로 바다 아래의 땅이 하늘 가까이 솟구쳐 오르면서 만들어졌다. 고지대의 공기가 건조해 시간이 흐르면서 바닷물이 증발되었고 이로 인해 생겨난 소금평원 우유니는 언제 가도 아름답지만 특히 12~2월의 우기 때 가면 비가 고인 물에 푸른 하늘이 반사되어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나기도 한다. 서울과 경기도를 합친 것보다 넓은 면적의 거대한 소금사막을 사륜구동차를 타고 가로질러가다가 다른 행성에 착륙이라도 한 듯 소금사막 한가운데 발을 내딛었다. 선글라스를 끼지 않으면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사막의 풍경 앞에서 모두들 카메라 셔터를 눌러가며 인생샷 한 장이라도 건져보기 위해 바쁘다. 소금사막의 광활한 풍경 앞에 서면 삶의 가장 소중한 것들이 떠오른다.
2박 3일의 우유니 사막 투어가 가장 인기
우유니 사막 투어는 초입의 작은 광산마을 포토시에서 시작한다. 이곳에서 사람을 모아 1일 투어, 2박 3일 투어 등 다양한 투어를 한다. 시내에는 많은 여행사가 있다. 경쟁이 심한 만큼 몇 곳을 비교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길이 험해 사륜구동차를 이용해야 하며 투어 비용은 한 대를 기준으로 책정되므로 함께 투어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비용은 낮아진다. 우유니 사막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끼려면 2박 3일 투어가 좋다. ‘우유니’ 하면 대부분 하얀 소금사막만 생각하는데, 기암괴석으로 가득한 사막 지대와 플랑크톤 작용으로 인해 붉은 빛을 띠는 신비로운 호수, 눈 덮인 산, 수많은 플라밍고를 볼 수 있는 호수까지 희귀한 풍경이 가득하다. 또 소금호텔을 둘러본 후 눈부신 사막 한가운데 앉아서 맛보는 라마 스테이크의 맛은 잊을 수 없다. 조금 전 귀엽다고 쓰다듬어주었던 라마가 입속으로 들어가는 상황은 조금 께름칙하지만 그토록 부드러운 고기는 태어나 처음 맛보는 진미였다.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온천욕
덜컹거리는 지프를 타고 뜨거운 태양 아래를 달리는 동안 바라보는 창밖 풍경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 바람이 깎은 예술조각들이 가득한 협곡과 붉은 빛깔의 신비로운 호수를 지나 무리지어 날아오르는 플라밍고를 만날 때까지….
이토록 짧은 기간에 신비로운 풍광을 흠뻑 경험할 수 있는 곳도 드물다. 변화무쌍하고 이국적인 향기를 열린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준 건 함께 차를 타고 2박 3일 동고동락한, 칠레와 독일에서 온 친구들이다.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할 때는 국경이나 언어 장벽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다. 칠레에서 온 친구는 어디선가 커다란 타조 알을 주워와 우리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여행 마지막 날, 칠레 국경을 넘기 전에 만난 노천 온천은 축복이었다.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물도 잘 나오지 않는 곳에서 씻지도 못한 채 다니다가 대자연 속에 거짓말처럼 준비되어 있던 따스한 온천을 만나자 모두들 앞뒤 재지 않고 옷을 벗어던지며 뛰어들었다.
볼리비아의 자연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곳곳에 반짝이는 풍경이 많다. 팀 케일은 ‘나를 유혹한 낭만적인 곳들’이라는 책에서 “젊은 시절에는 누구나 먼 곳까지 가는 색다른 모험을 꿈꾸었다. 이런 꿈은 가슴 설레게 하는 꿈 아니었는가?” 하고 묻는다. 그의 말처럼 그 시절처럼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떠나야 한다. 안 그러면 영원히 떠나지 못할 테니까. 그리고 이루지 못한 꿈을 아쉬워하며 자신에게 큰 죄를 저질렀다며 안타까워할지도 모르니까.
travel tip
항공>> 한국에서 볼리비아 라파스로 가는 항공편은 미국과 페루를 경유한다. 라파스에서 우유니는 국내선 항공이나 버스를 이용한다. 우유니 마을에 있는 여행사를 통해 다양한 사막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당일치기로 소금사막을 즐기는 1일투어와 우유니를 출발해 칠레 북쪽의 사막도시 산페드로데 아타카마로 가는 2박3일의 투어가 인기가 좋다.
비자>>
볼리비아는 여행시 비자가 필요한 나라다. 여행비자의 경우 30일 단수비자가 발급된다. 한국에서 볼리비아 영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아 출국할 수도 잇지만 비용이 비싼 편이다. 라파스 국제공항으로 입국시 한국에서 준비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간편하게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남미의 다른 나라를 거쳐서 볼리비아로 들어간다면 페루 쿠스코영사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영사관, 브라질 상파울루 영사관, 칠레 산태아고 영사관 등에서 무료로 발급이 가능하다.
고산병>>
해발3600미터에 위치하고 있어 간혹 고산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지만 라파즈에서부터 오는동안 어느정도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우유니에서 고산증을 호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산병은 낮은 지대에서 해발 2000-3000미터 이상의 고지대로 이동했을 때 산소가 희박해지면서 생기는 신체반응으로 피로, 두통, 호흡곤란, 체온저하 등이 있다. 대처방법은 낮은 지대로 이동하는 가장 좋으며, 물을 충분히 마시고, 천천히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눈을 가리고 밀폐된 방 안으로 들어가면 문이 자동으로 잠기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주어진 시간은 단 60분. 탈출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가상(?) 목숨이 달려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성황을 이루고 있는 방탈출카페를 최은주(56), 박정하(53) 동년기자와 체험해봤다.
‘방탈출게임’은 원래 PC게임의 한 장르로 게임 속 숨겨진 도구와 단서를 이용해 방을 탈출하는 ‘방탈출’게임에서 유래됐다. 이런 게임을 모니터 속이 아닌 현실로 고스란히 옮겨둔 새로운 놀이문화가 바로 방탈출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방탈출게임이다. 국내에서 2015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방탈출카페는 홍대 및 강남, 대학가를 중심으로 현재 100여 개가 넘게 운영되고 있다.
알맞은 난이도와 테마 선택은 필수
방탈출게임을 하기 위해선 방탈출카페를 방문해야 한다. 한 지점마다 4~6개의 다른 테마의 방을 보유하고 있는데 선택하기에 앞서 난이도와 주제를 잘 살펴봐야 한다. 난이도가 높은 테마인 경우 탈출 성공률이 10% 미만이다. 만약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어려운 난이도를 선택한다면 한 시간 동안 아무 문제도 풀지 못하고 직원에 의해 구출되는 수가 있다. 19세 이상만 이용 가능한 19금 테마, 피와 잘린 신체 모형이 널브러진 공포 테마, 온갖 수수께끼로 도배된 미스터리 테마 등 다양한 주제가 있다. 여기에 어울리는 배경음악까지 깔리니 몰입감이 더해진다.
방을 선택했다면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게 된다. 혼자서 체험할 수도 있지만 주로 2~6명이 한 그룹을 이뤄 입장한다. 그 전에 방 안에서 펼쳐질 내용과 문제를 절대 외부로 유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서명을 해야 한다. 방탈출카페 입장에선 한 번 테마를 정하면 한동안은 수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방탈출카페의 방에 대한 정보는 그들의 자산이다.
방 안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단서가 된다. 단서를 조합하면 문제를 풀 수 있는 답이 나오고 그 답을 이용해 자물쇠, 전자장치를 풀면 된다.
왜 방탈출게임에 열광하는 걸까
방탈출게임의 인기로 2016년 이를 모티브로 한 JTBC 예능 프로그램 ‘코드-비밀의 방’이 주목을 끌었다. 한 시간 안에 방에서 빠져나오면 성공, 못하면 실패다. 방탈출카페 이용료는 지점마다 다르지만 평균 2인 기준 1인당 2만 원 선이다. 한 시간 체험으로 지출하는 비용치고는 다소 비싸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탈출에 도전하는 사람은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방탈출 마니아로 구성된 한 동호회는 각 지역의 방탈출카페를 돌아다니며 일명 ‘도장 깨기’를 하기도 한다. 방탈출카페 프랜차이즈 ‘셜록홈즈’ 홍대점 매니저는 방탈출카페가 젊은 층에게 호응을 얻는 이유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몰입감 있는 테마와 짜임새 있는 스토리, 그리고 시간제한에 따른 스릴감은 방탈출만이 가진 매력입니다. 또 탈출에 성공했을 때의 쾌감과 실패했을 때의 아쉬움은 또다시 방탈출에 도전하게 만들죠.”
시니어, 방탈출게임에 도전하다
최은주, 박정하 동년기자가 방탈출게임에 도전하기 위해 셜록홈즈 홍대점에서 만났다. 이들이 선택한 방은 난이도 4, 공포도 1의 ‘마법사의 세계’다. 도전을 앞둔 두 동년기자의 표정에선 자신감과 기대가 넘쳤다.
안대를 쓰고 방으로 들어가자 ‘삐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잠기고 타이머가 작동됐다. 어두운 방에서 의지할 수 있는 물건은 하나의 작은 손전등뿐. 방 안에서 찾은 단서를 가지고 문제를 풀기 위해 두 동년기자가 머리를 맞댔다. 영어로 써보기도 하고 온갖 이론을 생각하며 문제를 풀어보지만 쉽지 않다. 결국 무전기를 들어 힌트를 요청한다. “방금 찾으신 숫자를 순서대로 자물쇠에 입력하시면 됩니다”라는 무전기의 허탈한 대답. 문제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푼 게 오히려 독이 된 것이다. 생각지도 못하게 두 번째 난관에 부딪혔다. “어머, 나 손이 두꺼워서 자물쇠 번호를 잘 못 돌리겠어!” 결국 직원의 도움을 받아 자물쇠 열기에 성공한다.
한 문제로 끝났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문제를 풀자 숨겨진 비밀의 방이 열리면서 다음 문제가 나왔다. 다소 지쳐 보이는 동년기자가 20대 기자에게 “뭐 좀 알겠어요? 아는 거 있음 어서 말해주세요”라며 도움을 청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아 단순하게 생각해보라며 힌트를 줬다. 한 20분 정도 씨름을 했을까. 자물쇠 열기에 성공하고 마지막 방문이 열렸다. “아직도 남았어?”라고 소리치는 박정하 동년기자. 시작할 때의 그 패기는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들의 첫 방탈출게임의 결과는 아쉽게도 마지막 방 문제를 풀지 못해 실패! 방에서 나오자마자 이들이 한 첫마디는 “야휴, 당 떨어져”였다.
동년기자 체험 후기
최은주 동년기자
한 시간이 정말 금방 갔어요. 그래도 마지막 방까지 왔으니 이 정도면 성공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젊은 사람들이나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편견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시니어도 그냥 와서 즐기면 될 것 같아요. 어려울 때 힌트를 요청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한 기분이랄까요? 제가 젊었을 땐 경양식집에서 돈가스 썰어 먹고 경춘선 타고 당일치기로 여행 다녀오고 했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 곳에서 데이트를 한다니 색다르네요. 게임을 하다가 의견이 안 맞아서 서로 싸우면 어떡하죠?(웃음) 집에 가서 제가 먼저 자식들에게 방카페 예약했는데 갈래?
하면 좋아할 것 같아요.
재미★★★☆☆
난이도★★☆☆☆
가격★☆☆☆☆
박정하 동년기자
젊었을 때 이런 곳이 있었다면 연인이랑은 모르겠고 친구랑은 올 것 같아요. 지금은 당이 좀 떨어지네요.(웃음) 쉽게 생각해도 되는데 너무 어렵게 생각했나봐요. 패턴만 파악하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에 오면 성공할 것만 같은 느낌?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놀랐어요. 끝났다 싶으면 다음 방이 열리고… 개인적으로 제 자식들이 공포나 잔인한 테마의 게임은 안 하면 좋겠어요. 너무 사실적이라 좀 놀랐거든요.
재미★★★☆☆
난이도★★☆☆☆
가격★★☆☆☆
걷기 좋은 골프장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카트를 타고 이동하기보다는 건강을 위해 동료와 수다를 떨며 걸어보자. 대관령의 선선한 바람과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골프장, 알펜시아 700 GC를 소개한다.
2016년 11월, 경기도 광주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연결되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됐다. 덕분에 강원도 골프장으로의 접근이 한결 수월해졌다. 예전엔 강원도 한번 가려면 도로 위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서울에서 평창까지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대관령에 위치한 알펜시아 리조트는 동계올림픽 유치와 사계절 복합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목표로 건설됐다. 여름엔 수영, 겨울엔 스키를 즐길 수 있고 잘 관리된 골프장까지 갖추었으니 레저활동을 좋아하는 방문객에겐 안성맞춤이다. 당일치기가 무리라면 알펜시아 리조트 내의 인터컨티넨탈 호텔, 에스테이트, 리조트, 콘도 등 다양한 숙박시설을 이용해보자. 머무는 동안 창밖으로 펼쳐진 대관령의 아름다운 경치에 흠뻑 빠질 것이다.
국내 최초 레플리카(Replica) 코스
아무리 골프가 좋다고 해도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라운딩을 즐기기란 쉽지 않다. 땀에 젖어 딱 달라붙은 옷은 스윙을 불편하게 하고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는 미간을 저절로 찌푸리게 한다. 이런 날씨에도 쾌적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 있다. 바로 대관령 해발 700m에 자리 잡은 알펜시아 700 GC.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쾌적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한여름에도 20도를 약간 웃도는 기온과 대관령의 선선한 바람은 이따금 흘러내리는 땀을 식혀준다.
골프 마니아라면 한 번쯤 세계 곳곳의 유명 골프장에서 샷을 날리는 꿈을 꿔봤을 것이다. 알펜시아 리조트 내의 알펜시아 700 GC(72파, 6659야드)는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그 꿈을 실현해주는 특별한 골프장이다. ‘골프의 성지’라 불리는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의 12번 홀, 골프 전문잡지 가 선정한 세계 1위 코스인 파인밸리의 5번 홀,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의 11번 홀 등 이름난 골프장의 시그니처 홀을 재현해 18홀을 구성했다. 이 중에는 소소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코스도 있다. 1998년 박세리가 US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펼치며 우승을 거머쥔 블랙울프 런의 2번 홀, 최경주가 한국인 최초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잉글리시 턴 골프클럽의 10번 홀 등이다.
알펜시아 700 GC의 또 다른 매력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골프장 관계자는 “11번 홀에선 스키점프대를 바라보며 샷을 할 수 있다”며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홀로 꼽았다. 로열 트룬 골프클럽 7번 홀에서 영감을 얻은 11번 홀은 탁 트인 그린과 알펜시아 리조트의 자랑인 스키점프대가 어우러져 알펜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전경을 연출한다. 국내 유일의 바이애슬론 경기장과 스키점프대 등 동계올림픽 시설물을 바라보며 샷을 할 수 있는 골프장은 알펜시아 700 GC가 유일해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8홀을 모두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시간에서 4시간 반. 큰 언덕이 없고 완만해 산책하듯 라운드하기 좋다. 4번과 14번 홀 앞의 그늘집에선 시원한 음료와 간단한 간식을 구매할 수 있으니 중간중간 체력을 충전하도록 하자.
이용 정보
주소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솔봉로 325
전화번호 033-339-3711
이용요금 주중 13만원 주말 16만원 (성수기 16만원)
캐디피 10만원/팀
카트피 8만원/대(5인승)
평일에 방문하는 여성 골퍼에게는 그린피를 25% 할인해준다.
셰프가 꼽은 골프장 대표 메뉴 - 맛과 자연을 담은 황태짬뽕
강원도 대관령의 특산물인 황태를 주재료로 한 황태짬뽕(1만3000원)은 알펜시아 700 GC의 대표 메뉴다. 낮엔 따뜻하고 밤에는 추운 대관령의 큰 일교차는 보들보들하고 고소한 황태 만들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이곳의 황태짬뽕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말려진 대관령 황태와 쫄깃한 오징어, 새우, 홍합, 신선한 채소를 곁들여 맵지 않고 부드러운 맛을 담아냈다. 운동 후에 먹는 따끈한 황태짬뽕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총주방장 윤영범씨는 “황태로 우려낸 담백한 맛이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황태는 알코올 해독 능력이 뛰어나 숙취 해소에 좋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기 때문에 시니어에게 좋은 음식”이라 소개했다. 황태짬뽕의 뒤를 잇는 메뉴는 뚝배기 오삼불고기(1만3000원). 자연송이가 들어가 향이 일품인 오삼불고기 한 상이면 허기진 배를 충분히 달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