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못지않게 외모를 가꾸는 남성 그루밍족이 늘고 있다. 남성의 외모 단장을 유난스럽다고 느꼈던 예전과 다르게 자기관리를 잘하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면서 ‘맨즈 뷰티’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 우선 스킨과 로션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해보자. 남성을 위한 뷰티 아이템과 함께라면 누구나 ‘꽃중년’이 될 수 있다.
봄이 되니 거울 앞에서 얼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건조한 피부나 자글자글해 보이는 주름이 걱정되기 시작했다면 이제야말로 외모 관리를 시작해야 할 때다. ‘이제 와서 관리한다고 뭐가 달라져?’, ‘남자가 남사스럽게 뭐 그런 걸 다’라고 생각했다면 걱정하지 말라. 이미 주변의 많은 남성들이 아침저녁으로 다양한 화장품을 바르며 외모를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니 말이다.
남성 그루밍족이 늘어나면서 남성 전용 화장품 또한 셀 수 없이 많아졌다. 남성 전용 화장품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남성의 피부 표피층이 여성의 5~6배 정도로 두껍고, 피지 분비나 모공 등 복합적인 피부 고민을 동반하기 때문. 기초 스킨케어 제품은 물론 메이크업 제품까지 종류가 다양하지만, 처음 그루밍에 입문하는 중년 남성들에게는 화장품 고르는 것부터 쉽지 않은 일이다. 막상 외모 관리를 해보려 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어떤 제품을 발라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그루밍 필수품을 준비해 단계별로 도전해보자.
| Step 1 |
미세먼지와 공해를 말끔히 씻어내는 딥클렌징
많은 사람이 클렌징은 메이크업을 하는 여성들만 하는 거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요즘은 미세먼지와 황사 등으로 공해가 심하기 때문에 화장을 하지 않는 남성들도 전용 클렌징 폼을 사용해 말끔하게 세안해야 한다. 남성 피부는 여성보다 두껍고 수분 함량이 적은 데다 지성 피부인 경우가 많아서, 피부에 쌓이는 미세먼지 등으로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기 쉽다. 남성들의 경우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서 세안도 같이 할 때가 많은데, 세안은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하는 게 좋다. 뜨거운 물은 피부를 더 건조하게 하고 주름을 유발하기 때문. 미지근한 물에 남성 전용 클렌징폼으로 가볍게 문지르며 세안하면 모공 속까지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
| Step 2 |
스킨케어 제품을 한 번에 바르는 올인원 에센스
남성의 그루밍은 작심삼일로 끝날 때가 많다. 외모 관리를 위해 여러 화장품을 사놓고도 단계별로 바르는 게 번거로워서 결국 스킨로션만 바르던 습관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건조한 피부와 칙칙한 안색, 얼굴 곳곳의 주름 등 다양한 피부 고민이 있지만 여러 제품을 바르기 번거로운 사람들에게는 올인원 에센스를 추천한다. 바쁜 라이프스타일로 인해 많은 남성이 단순하고 스마트한 기초 스킨케어를 원하는데, 올인원 에센스를 바르면 한 가지 제품만으로 다양하고 복합적인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 Step 3 |
피부 노화를 막는 스마트한 선 케어
피부 조기 노화 원인의 90% 이상은 자외선 때문이다. 햇빛이 강하지 않고 흐린 날이면 많은 사람이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생략하는데, 자외선은 80% 이상 구름을 통과하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매일 꼼꼼하게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남성들의 경우 운동을 하거나 체질 때문에 땀을 흘릴 때가 많다. 수시로 선크림을 덧바르기 귀찮다면 스틱형 선 케어 제품을 사용해보자. 손에 화장품을 묻히지 않고도 간편하게 쓱쓱 바를 수 있어서 완벽하게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다.
| Step 4 |
부드러운 인상을 완성하는 눈가 주름 관리
남성의 깊은 눈가 주름에서 중년의 매력을 느끼던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눈가 주름은 피부 노화를 측정하는 중요한 척도라서, 많은 남성이 잔주름과 깊은 주름을 방지하기 위해 아이크림을 바르고 있다. 눈가 피부는 주름뿐만 아니라 혈색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눈꺼풀과 눈 밑 지방이 칙칙해지는 다크서클을 그대로 방치하면 얼굴 전체의 인상을 어둡게 만들기 때문. 아침저녁 기초 스킨케어 후 아이크림을 눈 주변에 발라 손가락으로 몇 분간 마사지하면 훨씬 더 부드러운 인상을 완성할 수 있다.
| Step 5 |
피부 나이를 되돌리는 강력한 안티에이징 에센스
낮 동안은 기본 아이템으로 간편하게 관리를 하더라도 밤에는 피부 활력을 되돌리기 위해 더 강력한 안티에이징 아이템을 활용하는 게 좋다. 잠자는 동안에는 낮에 손상받은 피부 세포의 회복과 재생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피부 주름을 예방하고 탄력을 주는 고보습 제품을 듬뿍 바르고 잠들면 좋다. 다음 날 아침 한결 더 밝아진 안색과 팽팽하게 탄력이 차오른 피부를 확인할 수 있다.
| Step 6 |
특별한 날, 안색을 환히 밝히는 메이크업
기초 케어로 그루밍에 자신감이 붙었다면 가볍게 메이크업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남성 메이크업은 화장한 티가 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마무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너무 밝은 색의 BB크림은 얼굴만 동동 떠 보이게 하고, 두껍게 마무리되는 제품은 오히려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특별한 날, 피부색을 밝히고 결점을 감추는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하고 싶다면 남성 전용 톤업 크림을 활용해보자.
| Step 7 |
또렷하고 남성적인 이미지를 완성하는 눈썹 관리
그루밍이라 하면 많은 사람이 먼저 피부 관리를 떠올리는데, 간단한 터치만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보이는 단계가 있다. 바로 ‘눈썹 관리’다. 나이 들수록 눈썹 숱이 줄어들거나 색이 옅어져서 인상이 흐릿해 보이는데, 이마나 미간 등 눈썹 주변의 털을 정리하고 색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또렷하고 남성적인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눈썹을 너무 인위적으로 그리면 메이크업한 티가 많이 나고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으므로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남성 전용 제품을 선택하자.
유튜브 채널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구독자 수 36만 명 돌파, 인기 동영상 조회 수 200만 뷰를 기록하며(2018년 2월 기준) 남다른 메이크업 비법을 전수하는 71세 뷰티 크리에이터 박막례 씨. 그녀의 메이크업 노하우를 따라가면 긴 영어로 뒤섞인 화장품 이름도, 까다로운 메이크업 테크닉도 애써 알 필요 없다. 내가 좋아하는 느낌대로 자유롭게 표현하면 그뿐. 자신 있게 두드리고 바르다 보면 솜씨는 자연스레 늘고 미모는 물오를 것이다.
도움말 박막례 크리에이터 사진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유튜브 영상 캡처
◇ 메이크업 순서
기초화장품(스킨, 로션 등) → 자외선차단제 → 프라이머 → 메이크업베이스(CC크림, BB크림 등) → 파운데이션 → 컨실러 → 파우더(루즈파우더, 파우더팩트, 노세범파우더 등) → 하이라이터 → 섀딩 → 아이브로우(눈썹) → 아이라이너 → 마스카라 → 치크(블러셔) → 립(립틴트, 립스틱, 립글로스 등)
◇ Step 1 맨들맨들 동안피부 만들기
기초화장품을 충분히 흡수시킨 뒤 베이스메이크업 제품을 발라야 들뜸이나 밀림 현상을 막을 수 있다. 피부가 건조하면 베이스메이크업 전 미스트를 뿌려 수분을 더하는 것이 좋다. 시니어의 경우 피부 노화로 인한 색소침착과 잔주름이 있어 베이스메이크업 단계에 신경 써야 곱고 환한 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
퍼프로 ‘팍팍팍’ 두드려라 베이스메이크업 제품을 손으로 문질러 바르는 것보다 퍼프(puff)로 두드려 사용하면 밀착력이 높아진다. 라텍스, 쿠션, 실리콘 등 다양한 퍼프가 있으니 취향에 맞게 골라 사용해보자. 퍼프에 미스트를 뿌리면 촉촉하게 피부 톤이 정돈된다.
‘프라이머’로 피부를 매끄럽게 늘어난 모공, 잔주름 등으로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하다면 프라이머를 이용해보자. 모공과 주름 사이를 메워 피부 결을 고르게 만들고 파운데이션의 밀착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 Step 2 메이크업으로 초간단 성형하기
메이크업을 잘하면 피부가 좋아 보이는 것 외에도 성형과 다이어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물론 실제 성형이나 살을 빼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섀딩을 이용해 얼굴 윤곽을 따라 음영을 잘 표현하면 코도 오뚝하고 턱선도 갸름해 보인다.
‘섀딩’으로 오뚝하고 갸름하게 볼륨 없이 푹 꺼진 얼굴 때문에 고민이라면 섀딩을 적극 추천. 이마, 콧대, 광대 등 볼록한 부위는 밝은 톤으로 턱선이나 콧대 양옆 등은 어두운 톤으로 발라 준 뒤 퍼프로 고르게 두드리면 입체적으로 얼굴을 표현할 수 있다.
‘컨실러’로 무결점 커버 컨실러는 기미나 주근깨, 잡티 등을 가려주는 효자 아이템이다. 커버력이 높아 특정 부위에 소량만 사용하는데 눈썹 메이크업에 활용 가능하다. 눈썹을 잘못 그렸거나 문신이 흐릿하게 남아 있는 경우 컨실러를 이용해 가릴 수 있다.
◇ Step 3 블링블링한 마무리
이른바 ‘개기름’이라고도 하는 얼굴 유분은 자칫 관리를 잘못하면 메이크업 제품이 밀리고 색조가 얼룩덜룩 번질 수 있다. 기름기를 잡는 노세범파우더로 마무리한 뒤 하이라이터로 윤기를 더해보자. 여기에 글리터 아이섀도를 바르면 화사함이 배가 된다. 의상과 어울리는 색깔의 립 제품으로 마무리하자.
아이섀도는 다양하게 레이어드 한 가지 색 아이섀도만 바르기보다는 여러 색상을 겹겹이 발라보자. 브러시를 써도 좋지만 손으로 이용하면 더 쉽고 자연스럽게 색을 혼합할 수 있다. 색 조화가 마음에 안 들더라도 스트레스받지 말 것. 닦아내고 다시 하면 그만이니까!
메이크업의 하이라이트 ‘하이라이터’ 얼굴에 유분을 잡으려고 노세범파우더나 매트 타입 제품을 과하게 바르면 피부가 건조하고 푸석해 보인다. 이때 하이라이터를 이용해 이마, 광대, 콧등, 턱 등을 큰 브러시로 가볍게 쓸어주면 자연스럽게 윤기를 더할 수 있다.
◇ mini interview 박막례의 ‘참 쉬운 메이크업’ Q&A
메이크업 제품은 주로 어디서 구입하나요?
요즘 화장품은 어려워서 뭐가 뭔지 몰라요. 그럴 땐 직원 추천을 받기도 해요. 또 백화점이나 길거리(로드숍)나 다를 거 없이 제품이 다 좋은 것 같아요. 들어가서 모르는 거 물어보면 잘 안내해주니까 걱정 말고 한번 가보세요.
어떻게 하면 ‘화장이 잘 먹게’ 할 수 있나요?
그냥 팍팍 두들겨 바르는 것이 내 비밀이여. 잔주름도 팍팍 때리면 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메이크업하기 전에 기초제품을 잘 바르고, 무엇보다 각질제거도 잘해야 들뜨는 게 없어요.
섀딩을 해보니까 어떻던가요?
손녀가 알려줘서 섀딩을 처음 써봤는데 콧대 양옆이랑 턱을 발라주면 코도 오뚝해 보이고 갸름하니 좋더라고요. 잘못 바르면 얼룩덜룩해 보이니까 골고루 두드려서 발라주세요.
시니어들에게 권하고 싶은 립 컬러나 제품은 무엇인가요?
자기가 바르고 싶은 거 발라요. 나도 내가 바르고 싶은 거 바르는 거여. 손녀가 이거 발라봐, 저거 발라봐 해도 난 내가 원하는 거 발라요. 예쁘게 바르고 “음마음마” 여러 번 해봐요.
시니어들이 갖는 메이크업 고정관념은 무엇일까요?
모르겠네요. 고정관념은 우리한테 있는 게 아니라 보는 사람들한테 있는 거겠지.
나만의 메이크업 꿀팁이 있다면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감을 가지면 더 예뻐져요. 이게 내 팁이야. 내 얼굴에 내 맘대로 화장하는데 너무 스트레스받거나 남들 신경 쓰지 마세요. 자신 있게 이것저것 한번 해봐요. 아침에 거울 앞에 앉는 게 재밌어지니까!
◇ 新메이크업 제품 사전 ㉠ to ㉭
㉠ 글리터 : ‘반짝반짝 빛나다(glitter)’라는 뜻으로, 화려한 컬러의 펄 제품
㉡ 노세범 : 피지(sebum)가 없다(no)는 뜻으로, 유분을 잡아주는 제품
㉢ 더마코스메틱 :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s)의 합성어로 의사가 만든 또는 의사에게 처방받은 화장품이라는 뜻
㉣ 루즈파우더(loose powder) : 미세한 입자의 가루 파우더, 고체 파우더는 팩트라고 부름
㉤ 매트(mat) : 유분감과 광택이 없는 제품. 지성 피부에 알맞고 색조화장품의 경우 선명한 컬러로 발색되는 것이 특징
㉥ BB크림 : 블레미시 밤(Blemish Balm)의 줄임말로 본래는 피부과 치료 후 피부 재생과 보호를 위해 사용. 자외선 차단과 메이크업베이스 효과로 잡티를 가려주고 피부톤을 정돈해주는 제품
㉦ 섀딩(shading) : 얼굴의 일부를 어둡게 또는 밝게 해 입체감 있고 작아 보이도록 하는 방법 또는 제품. 컨투어링(contouring)이라고도 함
스트로빙(strobing) : 펄이나 글리터 제품 등을 이용해 얼굴을 빛나게 하는 메이크업
CC크림 : ‘Color Corrector’, ‘Complete Combo’ 등의 줄임말로 피부 본연의 색을 살리면서 잡티를 가리는 제품. 자외선 차단과 메이크업베이스 기능을 겸하지만 BB크림보다 커버력이 약함
㉧ 일루미네이터(illuminator) : 얼굴에 빛을 더해주는 리퀴드(액체) 타입의 펄 제품
㉨ 젤아이라이너(jel eyeliner) : 펜슬보다 부드럽고 선명하게 발리는 젤 타입 아이라이너
㉩ 치크(cheek) : 흔히 ‘볼연지’, ‘볼터치’로 부르는 색조 메이크업. 블러셔(blusher)라고도 함
㉪ 컨실러(concealer) : 잡티, 기미, 주근깨, 주름 등 피부 결점을 커버하는 기능성 제품
크리즈(crease) : 눈가 주름, 쌍꺼풀에 아이섀도나 파우더 등 메이크업 제품이 끼인 상태
㉫ 틴트(tint) : 입술표면을 물들여 립스틱이나 립글로스보다 발색과 지속력이 강함
㉬ 프라이머(primer) : BB크림이나 파운데이션 이전 단계에 피부에 밀착력을 높여주고 모공을 가려 피부 결을 매끈하게 정리해주는 제품
㉭ 하이라이터(highlighter) : 이마, 코, 광대, 턱 등을 밝혀 입체감을 더해주는 제품
김기수만의 피부 관리법
미스트만 잘 뿌려도 생기 있는 피부! 하루 종일 집 밖에서 일하고 나면 미세먼지를 비롯해 각종 유해 물질이 얼굴에 붙기 마련이다. 피부가 지성인 경우 피부 표면으로 유분기가 나와 먼지가 더 잘 붙는다. 얼굴에 붙은 먼지는 피부를 점점 더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시중에서 판매하는 미스트를 구입해 얼굴에 흠뻑 뿌려준다. 잠시 뒤 티슈로 덮어 살짝 닦아주고 세안을 한다.
※얼굴을 박박박 문지르지 마세요!
세안을 할 때는 남자답게 손으로 빡빡 문지르면 절대 안 된다. 미온수로만 깨끗이 닦거나 폼으로 살살 문지르며 씻으면 된다. 얼굴은 손이 많이 안 가면 안 갈수록 노화가 더뎌진다고. 여기서 좀 더 욕심을 부려 밤에 세안을 한 후 크림과 나이트케어크림 등을 듬뿍 발라주면 더 좋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비누 없이 물로만 세안할 것을 권한다.
선크림만 잘 발라줘도 피부甲 선크림은 밖에 나가지 않더라도 꼭 발라야 한다. LED, 형광조명 등도 피부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성들이 선크림을 기피하는 이유가 바로 번들거림. 최근 무기자차와 유기자차 성분으로 만든 선크림이 번들거리지 않고 가격도 아주 저렴하다고 하니 하나쯤 장만해두면 좋다. 선크림만 꾸준히 발라도 피부노화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여름과 겨울 다른 피부 관리 남성은 특히 여름에 유분이 많이 올라오기 때문에 가벼운 수분크림을 바르는 것이 좋다. 겨울철에는 유·수분이 적절하게 혼합된 제품을 써야 한다.
메이크업 실전편
BB크림 바르기_로션인 줄 알고 쭉 짜서 바르면 안 된다. 화떡(화장떡칠)된다. 로션보다 남성 전용 쿠션 제품을 이용하면 훨씬 쉽게 펴 바를 수 있다.
눈썹 정리 BB크림 잘 바르는 것 외에 남자의 관심은 눈썹정리. 눈썹도 털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조금씩 자란다. 대부분의 눈썹은 짝짝이다. 실제로 눈썹 빗으로 빗어보면 양쪽 길이가 다르다. 한쪽이 밑으로 내려와 있거나 한쪽이 위로 올라가 있다. 양 눈썹의 길이를 맞추고 결만 잘 살려도 반듯해 보인다.
김기수가 추천하는 아이템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 화사한 봄 메이크업 제품부터 미세먼지를 걸러줄 공기청정기, 나들이 추억을 담아올 미러리스 카메라까지 두루두루 소개한다.
촉촉하고 생기 넘치는 봄철 립 메이크업, 설화수 ‘에센셜 립세럼 스틱’
봄철 메이크업을 더욱 빛나게 해줄 설화수 ‘에센셜 립세럼 스틱’의 컬러 4종이 새로 나왔다. 이전에 출시된 애프리콧 세럼(1호), 블라썸 세럼(2호), 플라워 핑크(3호)를 비롯한 8가지 컬러에 글로우 오렌지(9호), 비비드 핑크(10호), 래디언트 레드(11호), 소프트 오렌지(12호)가 더해지며 총 12가지 색상을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다. 자연스러운 컬러감으로 생기 넘치는 립 메이크업을 연출하는 동시에 세럼 베이스가 유수분 이중 보습막을 형성해 건강한 입술로 가꿔준다. 가격 4만 원대.
골치 아픈 혈당·식사 관리를 보다 쉽게, 당뇨 환자 위한 '당당 플래너'
당뇨병은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꾸준한 건강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 중 하나.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힘든 것이 많은 당뇨 환자가 겪는 어려움이다. 사단법인 한국당뇨협회는 당뇨 환자의 적극적인 혈당관리를 돕기 위해 당뇨인 전용 ‘365 DANGDANG 플래너’를 출시했다. 총 40여 개의 당뇨관리 지침, 혈당·식사·운동 기록표 등 당뇨관리에 필요한 내용을 기록해 당뇨 환자 스스로 체계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건강 플래너다. ‘365 DANGDANG 플래너’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각 분야의 당뇨병 전문가들이 기획부터 내용까지 감수해 만들었다. 구매는 한국당뇨협회 쇼핑몰에서 하면 된다. 가격 3만 원.
한국인에게 어울리는 커피 캡슐 7가지, ‘마이 바리스타 키트 리미티드 에디션’
네스카페 돌체구스토는 홈카페를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해 ‘마이 바리스타 키트 리미티드 에디션(My Barista Kit Limited Edition)’을 출시했다. 이 키트에는 네스카페 돌체구스토의 커피 크리에이터이자 세계적인 바리스타 올라 퍼슨(Ola Persson)이 한국인에게 추천하는 커피 캡슐 7종과 함께 슬림한 캡슐 커피머신 미니미, 커피를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레시피북을 하나의 키트에 담았다. 가격 8만9000원.
촉촉한 남자 피부를 위한 스킨케어 '헤라 옴므 매니시모 인텐시브 스킨&에멀전'
리코리스 우드의 부드럽고 감각적인 향이 어우러진 남성 전용 스킨케어 제품이다. 자작나무와 편백 유래 성분이 함유돼 건조한 피부에 보습과 활력을 부여해 촉촉하게 해주며 식물성 추출물이 외부 유해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다. 리코리스 우드를 연상하게 하는 블루-그린 컬러와 도시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 디자인이 고급스러운 중후함을 더해 선물용으로도 좋다. 가격 15만 원대.
낮에는 거실에서 함께, 밤에는 방마다 따로, 모듈형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
삼성전자가 하이브리드 집진 필터기능으로 강화된 청정기능과 함께 분리·결합이 가능한 ‘모듈형 큐브 디자인’의 신개념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를 공개했다. 별도의 도구 없이 손쉽게 배치할 수 있어 낮에는 넓은 거실에서 2대를 결합해 대용량으로, 밤에는 각각 분리해 안방과 자녀방 등으로 나눠 사용 가능하다. 신개념 디자인뿐만 아니라 0.3㎛ 크기의 초미세먼지를 99.999%까지 제거할 수 있는 초순도 청정 시스템을 자랑한다. ‘무풍 청정’ 기능이 추가됐고, IoT 시스템으로 외출 시 스마트하게 집안 공기를 관리할 수 있다. 가격 80만~200만 원대.
12.4mm 안에 담긴 최첨단 GPS 기술, 세이코 ‘아스트론 GPS 솔라’ 새 모델
37년 전통의 글로벌 시계 명가 세이코(SEIKO)의 GPS 워치 브랜드 ‘아스트론 GPS 솔라’의 신모델 ‘SSE159J’가 출시됐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을 통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총 40개의 타임존을 자동으로 인식, 세계 어디에서든 원터치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새롭게 출시된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GPS 모듈의 소형화 및 수신율 개선작업을 통해 현재까지 선보인 모델 가운데 가장 얇은 12.4mm의 슬림한 디자인이다. 오직 빛 에너지만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배터리 교체 없이 오래 쓸 수 있다. 가격 254만 원.
가볍고 흔들림에 강해 시니어에게 딱인,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 ‘PEN E-PL9’
올림푸스한국은 SNS 공유가 간편한 프리미엄 셀피(Selfie) 미러리스 카메라 ‘PEN E-PL9’을 공개했다. 올림푸스의 미러리스 제품군은 가볍고 손떨림 보정기능으로 흔들림에 강해 중장년층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번에 나온 E-PL9은 PEN Lite 시리즈의 최신 모델로, 아래로 180도 젖혀지는 고해상도의 대형 터치 LCD 모니터가 편리한 셀피 촬영을 지원한다. 누구나 한 장쯤은 간직하고 있는 오래된 흑백사진이나 빛바랜 즉석카메라 사진으로 추억에 잠겨보고 싶다면 이 카메라를 주목해야 한다. 총 16종의 아트 필터에 새롭게 추가된 ‘인스턴트 필름(Instant Film)’ 필터는 빛바랜 즉석카메라 사진의 느낌을 강조해 추가적인 보정 없이도 감성적인 연출이 가능하다. Wi-Fi와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편리한 스마트폰 연결을 지원한다. 특히, 후면 LCD 모니터에 새로 추가된 ‘공유 명령(Share Order)’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가 꺼졌을 때 앞서 선택된 파일들이 스마트폰으로 한 번에 전송돼 언제든지 추억에 잠길 수 있다. 더불어 1610만 화소 Live MOS 센서로 향상된 화질과 해상도를 지원한다. 올림푸스의 최신 화상 처리 엔진인 트루픽 VIII은 어두운 곳에서도 노이즈 적은 깨끗한 화질을 제공한다. 강력한 바디 내장형 손떨림 보정 시스템은 셔터 스피드 3.5단계의 손떨림 효과를 발휘한다. 무게 332g, 가격 미정.
여자들보다 많다.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입을 쫙! 하고 벌렸다. 집 안방을 빼곡하게 차지한 아이들(?)의 정체. 스튜디오 사무실 가장 좋은 곳에 자리 잡은 때깔 요망진 것들! 바로 형형색색 다양한 모습의 화장품이다. 그렇다면 주인은 여자? 아니 남자다. ‘댄서킴’으로 불리던 개그맨 김기수가 웃음보따리가 아닌 화장 도구를 들고 나와 대박을 터트렸다. 들어는 봤는가? 뷰티크리에이터 김기수! 어둠 속에서 ‘예뻐지고 싶다!’를 외치던 남자들이여, 이제 당당히 세상 밖으로 나와 김기수와 함께 꽃단장 한번 제대로 해보자.
화장하는 남자의 편견을 깨다
웃기는 일로 오랫동안 사람들 앞에 섰던 김기수. 그가 2016년 11월 말, 세련된 화장을 하고 나와 자신을 뷰티크리에이터라고 소개했다. 뷰티크리에이터란 소위 화장을 통해 ‘예뻐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 그는 현재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com)와 포털사이트의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꾸미고 가꿔 돋보이게 하는 방법’을 전파한다. 개인 채널과 SBS 모비딕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를 진행 중.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1억 뷰 돌파! 전 세계 1억 명 이상이 그의 동영상을 시청했다는 뜻이다. 이 여세를 몰아 작년 말 SBS 연애대상에서 모바일 아이콘 상과 한국분장예술인협회에서 주는 메이크업 어워드를 수상했다. 올 초 화장법 노하우를 담은 책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를 출간했고 3월 말에는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화장 제품도 출시한다. 북유럽 국가인 노르웨이의 한 방송에서도 김기수를 찾아왔을 정도이니 인기는 상상 그 이상. 대세 중에서도 대세가 바로 맨즈(남자) 뷰티크리에이터 김기수다.
불모지를 앞서 걷는 펭귄의 길을 택하다
개그맨이 아닌 뷰티크리에이터로 전향을 하고 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는 그 과정이 어찌 보면 홧김(?)으로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김기수는 무대 화장을 한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악성댓글에 시달렸다고. 특히 어머니를 욕하는 것은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중국에서 클럽 DJ로 활동하던 시절이었어요. 제가 트렌스젠더가 됐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졌어요. 트랜스젠더가 됐네, 돌려 깎기를 했네, 성괴(성형괴물)네. 일주일 동안 실시간 검색어 1위에서 제 이름이 내려오지 않는 거예요.”
김기수의 성 정체성에 대한 논란은 늘 있어왔지만 자신의 발언으로 성 소수자들이 눈총받을까 말을 아꼈단다.
“나는 그저 내 화장 실력으로 얼굴을 가꾸어서 무대에 올라간 건데 왜 중국 성괴 같다고 그러지? 제가 당시 칩거하고 힘들어하니까 지인과 팬들이 ‘오빠 화장하는 거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보세요’라고 하는 거예요. 저도 유튜버(동영상 사이트에 영상을 올리는 사람) 남성분들의 젠더리스 메이크업(성별을 구분하지 않는 화장)을 많이 눈여겨봤었어요. 그럼 나도 저렇게 해볼까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컴퓨터를 잘 다루지도 못했지만 제대로 해볼 생각에 영상 편집을 배워나갔다. 한 달 동안 하루에 한 시간 자면서 영상을 올렸다. 첫 영상을 올리고 난 뒤 일주일 동안 댓글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사람들이 ‘저 정도의 화장 실력이라면 자랑할 만하네?’ 했고, 저를 싫어하던 사람들이 팬으로 돌아서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어요.”
김기수는 자신이 뷰티 채널을 시작하고 1년 사이 사회적으로 맨즈 뷰티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맨즈 뷰티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고 화섹남(화장하는 섹시한 남자), 잘생쁨(잘생기고 예쁨)이라는 신조어도 김기수의 등장과 함께 생겨났다. 남성이 당당하게 멋져지고 예뻐지는 시대를 김기수가 열었다고 해도 실로 과언은 아니다. 그는 대열 앞에 서서 걸어가는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 바로 자신이라 생각한다.
“누군가가 저에게 화장을 하지 말라 하면 지금 제 일을 그만두라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남자가 이렇게 화장을 하고 있는데 그 정도의 루머가 또 돌지 않는다면 나는 이일을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에요. 관심이 있어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구나. 물론 처음에는 분했어요. 활동을 접을 생각도 했고요. 무엇보다 지금은 저에게 많은 질문을 하십니다. 남자분들도 용기를 내서 화장법에 대해 묻고요. 그런 분들을 도와드리는 것이 제 일이죠.”
분장실 옆 아역 탤런트, 화장에 눈뜨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언제부터 화장에 관심이 있었던 것일까? 뜬금없이 왜? 남자 개그맨이? 그리고 근육 팍팍 보이면서 클럽 DJ를 하는 남자가 언제부터 화장에 심취했을까?
“중학교 때부터 아역 탤런트를 했는데 그때 화장에 관심이 생겼어요. 야외 촬영 현장에서 평범한 중년의 엑스트라 두 분이 트레일러에 마련된 간이 분장실에 들어갔다 나오더니 아름다운 사람이 돼서 나오는 거예요. 너무 놀라웠어요. 쇼킹했어요. 그곳이 마치 마법 상자처럼 보였어요. 불꽃이 막 파파팍! 튀는 느낌?(웃음)”
촬영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계속 분장실을 드나들었다.
“그랬더니 분장사 누나가 저에게 선크림하고 크림을 주더라고요. 써보라면서요. 다음 날 그걸 바르고 현장에 나갔는데 감독님이 ‘야, 너 왜 이렇게 예뻐졌냐?’ 하시는 거예요. 그러면서 대사 한마디 더 주시더라고요. 자신감이 붙었다고나 할까요? 그다음부터 선크림에 맞는 수분크림과 립스틱을 찾고 또 뭔가 발견하고. 코덕(화장품과 덕후의 합성어) 생활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어린아이였음에도 주위의 시선 때문에 다락방에 숨어 화장을 했다. 그때만 해도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극명했다.
“지금도 남성이 화장하는 걸 이상하게 보는 면이 있지만 그때는 더 심했죠. 남자는 화장을 하면 안 된다 뭐 이런 거요. 저 어렸을 때는 크림 바르고 밖에 나가는 남자가 몇 안 됐어요. 저 혼자 그냥 다락방에서 뭐든 발라보고, 어울리는 색을 찾아보면서 저만의 재미에 푹 빠져버렸어요. 어떻게 그렇게 숨어서 했는지 나도 참 기특해.(웃음) 그렇게 30년 동안을 해왔고, 지금 빛을 발하고 있는 거죠.”
남자들이여! 당당히 화장대 앞에 서라!
김기수가 갑자기 목소리를 죽이며 기자에게 물었다.
“요즘 시니어 남성분들 등산 배낭에 뭐가 들어 있는 줄 아세요?”
바로 BB크림이랑 틴트란다. 모두가 그렇다는 뜻은 아니고 꽤 된다는 말. 그들은 곧바로 목적지로 직행하는 것이 아니다. 공중화장실에 들러 BB크림과 틴트를 바른 뒤 산행을 시작한다. 그것을 어떻게 알았냐 했더니 뷰티크리에이터로 일하다 보니 그런 얘기들이 너무나 잘 들려온다 했다. 김기수의 채널 구독자 중 BB크림 바르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50대 중반의 남성도 있었다. 올리브영 맨즈뷰티 코너를 서성이는 시니어 남성에게 제품을 권해드리기도 했다.
“사실 남자들이 그루밍하는 것에 편견이 있으면서도 관심들은 다 가지고 계세요. 제가 예약하려던 눈썹 문신 전문점은 3개월 이후나 돼야 예약이 가능하다고 했어요. 80%가 남성 손님이고요. 성형외과 전문의와도 얘기한 적이 있는데 실 리프팅 하러 오시는 중년 남성들이 꽤 많다고 해요. 그렇게들 몰래몰래 자기 관리하면서 화장을 하는데 저는 왜 안 되는 거죠? 관심은 있으면서 대놓고 표현하지 못하는 거뿐이잖아요.”
요즘 김기수의 개인 채널에는 남성들을 위한 화장법을 모아 따로 분류해놓았다.
“3년 동안 취직 안 됐던 남성분이 제가 알려드린 화장을 한 뒤 면접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왔어요.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이에요. 붙었다고 하잖아요. 요즘은 자기관리 잘하는 남자가 칭송받는 시대예요. 깨끗한 인상 주는 게 나쁜 게 아니잖아요.”
제발 좀 꾸미고 멋져지고 싶은 남자들이 숨지 말고 나와서 당당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던 신조어를 이제는 일상생활에서도 어렵지 않게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글 파괴, 문법 파괴라는 지적도 받지만, 시대상을 반영하고 문화를 나타내는 표현도 제법 있다. 이제 신조어 이해는 젊은 세대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 필요해 보인다.
01 코덕
일본어 ‘오타쿠’는 ‘집에 틀어박혀서 어떠한 한 가지에 광적으로 애착을 갖는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이라는 의미로 일본에서 등장한 신조어다. 현재는 단순 마니아 수준을 넘어선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화장품(cosmetic)과 오타쿠를 한국식 발음으로 바꾼 ‘오덕후’의 합성어인 코덕은 화장품, 화장법 등에 대해 많이 알고 매우 좋아하는 사람으로 해석할 수 있다.
02 웜톤/쿨톤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신체 색을 의미하는 퍼스널컬러로서 크게 웜(warm)톤과 쿨(cool)톤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웜톤은 노란색을 기준으로 따뜻한 느낌, 쿨톤은 파란색을 중심으로 차가운 느낌을 준다. 쉽게 말해 노란 기가 도는 피부는 웜톤, 창백한 느낌의 피부는 쿨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03 톤팡질팡
개인의 피부 톤에 어울리는 화장품을 찾지 못해 이것저것 써보며 갈팡질팡 헤매는 모습을 빗댄 표현이다. 어느 색을 써야 할지 몰라 톤팡질팡하고 있다면 퍼스널컬러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받아보자. 퍼스널컬러 진단을 통해 메이크업뿐만 아니라 어울리는 머리카락색, 옷색까지 상담받을 수 있다.
04 하같색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10가지의 붉은색 립스틱을 두고 “다 같은 색이다”, “다 다른 색이다”라는 의견이 오갔다. 결론적으로 립스틱은 조금씩 다른 색이었는데 이를 보고 ‘하늘 아래 같은 색조는 없다’는 뜻의 신조어 ‘하같색’이 탄생했다. 즉 똑같아 보이는 색이지만 발색했을 때 미묘하게 차이가 있는 색조 제품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05 드릉드릉
어떠한 제품을 사고 싶어 안달 난 모습을 묘사한 신조어다. 예를 들면 발색이 예쁜 립스틱을 보며 “나를 드릉드릉하게 만드는 제품”, “퇴근 후 사러 갈 생각에 드릉드릉”처럼 표현할 수 있다.
젊은 시절 사진들을 보면 풋풋하면서도 어딘가 촌스러운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옷이나 머리 모양도 영향이 있지만, 과거 유행했던 화장법에 따라 분위기나 이미지가 크게 달라 보이곤 한다. 얇고 뾰족한 잿빛 눈썹에 붉은 립스틱, 푸른 아이섀도가 인기를 끌었던 때도 있고 자연스럽고 은은한 파스텔톤이 트렌드였던 때도 있었다. 그렇게 화장품은 아름다운 외모뿐만 아니라 한 시대의 유행을 드러내는 풍속도 역할을 한다.
국내 최초 월간 미용 정보지 ‘화장계’
1958년 아모레퍼시픽(구 태평양화학)에서 창간한 ‘화장계’는 이후 ‘향장’으로 개명해 60년 넘게 매월 미용 지식과 더불어 다양한 교양 정보로 여성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향장’ 이후 LG생활건강 ‘이자녹스’, ‘드봉’, 한국화장품 ‘쥬단학’, 나드리화장품 ‘나드리’ 등 국내 주요 화장품 회사들이 미용지 사외보를 줄지어 내놓았다. 1994년 150만 부 발행을 기록하기도 했을 만큼 인기가 높았던 ‘향장’은 현재 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웹진 형태로도 볼 수 있다.
‘오 마이 러브’ 메이크업 캠페인
1971년 국내 최초로 아모레퍼시픽에서 주최한 ‘오 마이 러브’ 메이크업 쇼는 한국 여성의 기호와 개성에 부합하는 새로운 컬러 메이크업을 소개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당시 발표한 최신 메이크업 포인트는 둥글고 깊은 눈 화장에 보라색, 청색, 갈색의 아이섀도로 눈매에 화사한 느낌을 강조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1976년 추천 봄철 메이크업
피어리스(현 아이피어리스·스킨푸드)가 1976년 제안했던 유행 화장법 순서다. ①파운데이션은 핑크계로 1차 바른 후 다시 덧바른다. ②볼연지는 피부와 립스틱 색상과 같은 핑크계로 발라준다. ③눈썹은 회색과 갈색의 비율을 2대 1로 하여 굵은 선으로 그린다. ④눈썹은 4분의 3 지점까지 약간 올려 그려준 후 4분의 1가량은 내려 그려준다. ⑤올봄에는 그린색이 유행될 것 같다. 그린색의 아이섀도를 사용하면 화사한 분위기를 줄 수 있다. ⑥입술은 겨우내 짙었던 색조에서 벗어나 핑크계열이 유행할 추세다. ⑦매니큐어는 의상과 동색 계열로 하면 개성이 뚜렷해진다. 유행 색조는 실버 그린이다.
집에서 화장품을 사던 시절
1960년대 일명 ‘화장품 아줌마’ 등으로 불리며 가정집에 찾아가 직접 화장품을 시연하고 판매했던 방문판매 직원들이 생겨났다. 이후 1980년대를 기점으로 할인매장과 백화점을 통한 판매가 늘며 방문판매가 줄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1987년까지만 해도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방문판매 비중이 1989년에는 40%로 하락, 1992년에는 25%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카운셀러’라는 이름으로 지역별로 방문판매원을 운영하고 있다.
첫인상이 큰 경쟁력이 되어버린 요즘, 퍼스널컬러 컨설팅이 인기다. 전문 컬러 컨설턴트가 개인의 고유한 신체 색과 잘 어우러지는 색을 찾아 메이크업 기법을 코칭해주는 일이다. 퍼스널컬러는 말 그대로 개인이 가진 고유의 색을 뜻하는데, 나에게 맞는 색을 알면 옷, 화장법 등을 통해 더욱 돋보이는 연출이 가능하다. 박혜경(67), 윤종국(72) 동년기자가 ‘컬러즈’ 김은혜 컨설턴트에게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아봤다.
촬영 협조 컬러즈
➊ 퍼스널컬러 소개
상담을 받기 전부터 퍼스널컬러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있었던 박혜경, 윤종국 두 동년기자. “오기 전에 검색해봤는데 글로만 봐서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럼 저한테 맞는 색을 정해주는 건가요?” 질문 폭격이 쏟아진다. 다행히 진단에 앞서 전문가가 퍼스널컬러에 대한 개념과 효과를 설명해주니 걱정 말자. 자세한 설명에 “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두 동년기자의 눈이 반짝거린다.
퍼스널컬러란?
개인 고유의 색을 뜻합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컬러를 사용하면 인상이 좋아 보이거나 화사해 보일 수 있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울리지 않는 색을 사용할 경우 피부의 단점이 쉽게 드러날 수 있습니다.
➋ 개인별 퍼스널컬러 진단
퍼스널컬러는 개인이 가진 피부색, 눈동자색, 머리카락색 등에 의해 정해진다. 사람마다 색깔이 다르듯 어울리는 컬러도 다르다. 윤종국 동년기자의 경우 갈색 눈동자, 볼은 붉지만 전체적으로는 노란 기가 강한 피부 톤이라 웜톤으로, 박혜경 동년기자는 어두운 갈색 눈동자, 푸른 기가 도는 피부 톤이라 쿨톤으로 진단받았다. 이때, 화장하지 않은! 맨얼굴의 상태일 때 가장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각자에게 해당되는 피부 톤을 알았다면 다음은 어울리는 컬러를 세부적으로 찾는 과정이 이어진다. 진단받는 사람의 얼굴에 120가지 컬러의 드레이프를 대보면서 얼굴색의 변화를 관찰한다. 웜톤의 윤종국 동년기자에게 쿨톤의 색상을 얹으니 영 어색하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반대로 웜톤의 색을 얹었을 땐 피부가 훨씬 건강해 보이고 혈색이 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머 신기하다! 이게 보이는구나!” 박혜경 동년기자가 놀랍다는 듯 외쳤다.
웜톤? 쿨톤?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잘 모르는 분이 많으시죠? 기존에 알고 있던 한색(초록, 파랑), 난색(빨강, 주황, 노랑)과 다르게 퍼스널컬러 시스템에서는 색깔을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으로 분류합니다. 즉 노란색을 베이스로 한 색들을 웜톤, 푸른색을 베이스로 한 색들을 쿨톤이라 하죠. 웜톤은 따뜻한 이미지, 쿨톤은 차가운 이미지로 생각하면 이해가 쉬워요.
➌ 베스트/워스트 컬러 추천
모든 진단이 끝나면 전문가가 한쪽엔 나와 가장 잘 어울렸던 색을, 반대엔 피해야 하는 색을 올려준다. 이외에도 전문가가 추천하는 색을 휴대할 수 있는 카드로 받을 수 있다. 쇼핑할 때 어느 색상을 골라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추천받은 색상 카드를 활용해보자.
동년기자 체험 후기
박혜경 동년기자
상담을 받기 전부터 나에게 어울리는 색을 알게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매우 컸어요. 좋아하는 색은 있었지만 살면서 나한테 ‘어울린다, 어울리지 않는다’ 하고 따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결론적으론 충격을 받았죠. 그동안 저에게 예쁘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색에 대해 ‘약간 과하다! 어울리지 않는다!’는 조언을 들었거든요. 심지어 오늘 좋아하는 목도리를 하고 나왔는데 이 색도 저에겐 너무 밝은 색이래요.(웃음) 실제로 다른 색과 비교했을 때 그렇게 보였고요! 오늘 여기에 안 왔으면 어떡할 뻔했나요~ 저에겐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앞으론 너무 쨍한 색보단 조금 부드러운 색을 이용해 이미지 변신을 해봐야겠어요.
재미 ★★★★★
가격 ★★★☆☆
만족도 ★★★★★
윤종국 동년기자
처음엔 ‘여성만 하는 체험 아닌가?’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사실 첫인상이 좋아야 대화도 하고 싶은 건데 나이 들었다 해서 외모에 신경 안 쓰는 시니어가 많아요. 이왕 옷을 입는다면 조금이라도 젊어 보이는 색깔의 옷을 입는 게 더 좋지 않겠어요?(웃음) 퍼스널컬러 상담이 저에겐 참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시니어가 언제 이렇게 많은 색을 구경하고 비교해보겠어요.
또 전문가가 자세히 설명해주고 실제로 색을 다르게 했을 때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볼 수 있어서 이해가 금방 됐어요. 참 다행이었던 게 제가 그동안 입고 다녔던 옷들이 저하고 잘 어울리는 색이었다는 거예요.(웃음) 오늘 좀 더 폭넓은 색을 알게 됐으니 과감한 도전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세련되어질 수 있는 지름길을 이제야 알게 돼서 너무 아쉬워요!
재미 ★★★★★
가격 ★★★★☆
만족도 ★★★★★
자기를 소개하기 위한 문서들이 많다. 자기소개서, 이력서, 포트폴리오 등이 있고 프로필 사진도 그중에 하나다. 동년 기자라면 응당 프로필 사진이 필요하다.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위 증명사진보다 자기의 특징이 잘 표현된 프로필 사진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자기 홍보 시대를 살고 있어서 더 그렇다.
프로필 사진은 단정한 정면 얼굴을 찍은 ‘증명사진’이 기본이다. 여권이나 운전면허 시험 입학원서, 입사지원서 등에 주로 사용된다. 상반신만을 찍거나 전신 또는 정면과 측면을 촬영하기도 하며 특정 동작을 하거나 소품을 활용한 모습을 담기도 한다. 프로필 사진이 쓰일 곳, 즉 용도에 맞게 준비하면 좋다. 사진을 다시 만드는 불편함 때문에 늘 사용하던 한 가지를 쓴다면 성의가 없어 보릴 테고 시선을 끌지 못한다. 개성을 살린 좋은 사진이어도 용도에 맞지 않으면 평범한 사진보다 못할 수 있다. 어떤 프로필 사진이 좋을까?
자기에게 맞는 콘셉트나 사진의 용도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 소셜미디어 시대를 산다. 홈페이지, 카카오톡, 페북, 블로그, 카페 등의 SNS 개인 매체에 사용하는 프로필 사진은 자연스러운 사진을 쓰는 게 시선을 끌 수 있다. 연필로 그린 듯한 형태로 만들어 쓰기도 한다. 사진 공동작품집에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나오는 경우는 다른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좋다. 설명을 붙인다면 모두 단정한 모습인데 혼자만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면 전체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다.
단정한 모습으로 찍는 정면 사진에는 어떤 헤어스타일과 옷이 잘 어울릴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전신이 나오는 사진도 마찬가지의 고민을 해보며 자기에게 맞는 콘셉트를 정한다. 콘셉트가 정해지면 촬영할 때 입을 의상과 메이크업, 헤어스타일을 확인한다. 여러 종류의 촬영을 할 경우에는 스튜디오를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사진 촬영을 잘 하는 지인에게 부탁해 만들 수도 있다. 필자는 사진작가여서 주변 사람들의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 주곤 한다. 때로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하며 손쉽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편집을 할 수 있는 뛰어난 기능을 가진 애플리케이션이 있어 촬영과 동시에 편집까지 손가락 하나로 완성할 수 있다. 프로필 사진의 크기나 용량이 크지 않아도 되어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해도 문제가 없다.
카메라 앞에 서면 누구나 긴장하고 어색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 콘셉트에 어울리는 소품을 들고만 있어도 한결 자연스러워진다. 필자는 사진작가이기에 카메라를 들고 찍기를 좋아한다(앞의 사진 참조). 사진 촬영 이전에 거울을 보며 표정과 자세를 연습해봄이 좋다. 몸 자체의 상태도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맑은 눈을 강조하고 싶다면 눈이 피로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촬영 후에 포토샵을 활용하여 수정, 보완할 수 있으나 잘 찍은 원본이 전제되어야 한다. 프로필 사진을 단순하게 생각하면 대충 만들어도 되나 한 장의 사진으로 자기를 표현하고 상대방에게 신선한 첫인상을 심어주는 도구로 여긴다면 많은 신경을 써서 만들어야 한다. 다만, 포토샵을 이용하여 원래의 모습과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편집함은 주의해야 한다.
영화산업의 메카, 영화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곳. 재봉틀 하나로 ‘할리우드’를 정복한 한국 아줌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바네사 리(48·한국명 이미경). 그녀의 할리우드 정복기는 어떤 영화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공식 타이틀은 ‘패브리케이터(Fabricator)’. 특수효과 및 미술, 의상, 분장 등을 총칭하는 ‘FX’ 분야에 속해 있는 전문직이다. 그녀가 하는 일은 디자이너의 상상 속에 있던 배우의 의상을 현실에서 재현해내는 일이다. , , , 등 슈퍼히어로의 멋진 의상이 그녀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할리우드 최고 몸값의 패브리케이터 바네사 리를 LA 아트 디스트릭에 있는 그녀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할리우드 No. 1 패브리케이터
“패브리케이터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생소할 거예요. 번역을 하면 특수의상 제작자 정도가 제일 맞겠네요. 의상뿐 아니라 원하는 모양의 몸집을 만들기도 하는데 팻 슈트(Fat Suit)라고 불러요. 뚱뚱한 몸이나 괴물, 외계인을 만들 때 사용합니다. 개봉을 앞둔 영화 에서 배우 게리 올드만이 윈스턴 처칠 역을 맡았는데 배우의 몸보다 두 배 가까이나 큰 슈트를 제작해야 했어요. 폼 라텍스와 마이크로비즈라는 소재로 처음 시도했는데 정말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어요. 게리 선생님도 마치 최고의 예술품 같다며 인정해주셨죠.”
바네사 리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탑’ 패브리케이터다. 이는 지난 13년 동안 쌓아온 그녀의 필모그래피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작업한 영화만 100여 편, 제목만 들어도 반가운 , , , , , , , , , , 등이 그녀의 손길을 탔다.
할리우드의 FX 분야는 철저한 ‘그들만의 세상’이다. 제작사에서 FX 부분을 총괄할 숍(Shop)이나 아티스트에게 작업을 의뢰하면, 다시 그들이 의상, 분장, 헤어, 미술팀을 꾸리는데 보통 인력을 공개 채용하는 법이 없다.
같이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나 누군가의 추천을 통해 인맥으로만 구성된다는 것이다. 언뜻 공정하지 않고 불합리하게 보이지만 한 번은 모를까 실력이 없으면 그다음엔 이 바닥에 발도 붙이지 못한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철저하게 실력으로만 살아남을 수 있는 진정한 프로의 세계죠. 나는 이 바닥의 이런 속성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요. 생각해보세요. 서른이 훌쩍 넘은 동양 여자가, 영어도 잘 못하고, 더군다나 핸디캡까지 있는 내가 무엇으로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어요? 일 잘하는 거 빼고 미인도 아니고 날씬하지도 않아요(웃음).”
상처받은 명랑소녀
그녀는 두 살 무렵,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소아마비를 앓았다. 두 다리가 굳어진 어린 딸을 등에 업고 어머니는 매일같이 침을 맞히러 다녔고 찜질을 해주었다. 어머니의 정성으로 3년 만에 오른쪽 다리는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끝내 왼쪽 다리에는 장애가 남게 됐다.
하지만 이씨는 명랑소녀였다. 무역업을 하던 아버지 덕분에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고 쾌활한 성격에 친구도 많았다. 학창 시절 내내 오락부장을 도맡아 할 정도였다. 그러나 고등학생 때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우리 가족은 정말 빈털터리가 됐어요. 아빠 치료비로 다 쓰고 쌀을 살 돈조차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우리 집이 망하니까 친구들이 다 떠나버리더라고요. 그때 알았죠. 마음을 다 주지 말아야 하는구나. 현실을 너무 빨리 알아버린 거죠.”
미대에 진학하는 것이 꿈이었지만 형편상 포기해야 했다. 대신 택한 것이 메이크업 학원. 그림에 소질이 있었고 영화를 좋아한 이씨는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의 한국 사회는 장애를 가진 그녀에게 냉혹하기 그지없었다.
“학원을 수료하고 백화점 화장품 코너에서 메이크업을 해주는 직원으로 취직이 됐어요. 일을 잘하고있는데 일주일 만에 사무실에서 호출이 오더군요. 다리가 왜 그러냐고 묻기에 소아마비를 앓아서 그렇다고 하니까 봉투 하나 내밀면서 다시 연락하겠다고 하더라고요. 한마디로 짤린 거죠.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요. 이후 계속 같은 일이 반복됐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권리
딸이 상처받는 것을 보다 못한 어머니는 과감히 미국 이민을 선택했다. 1993년, 이씨는 그렇게 눈물을 머금고 한국을 떠나왔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그녀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생계 때문에 공인회계사 사무실에 취직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뭔가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신문을 뒤적이다가 패턴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기술을 가르쳐주고 취직도 시켜준다고 하길래 그 길로 등록을 했죠. 낮에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밤에는 패턴을 배웠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더라고요.”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사람을 얼마나 신명나게 하는지, 이씨는 그때 깨달았다고 한다. 실력도 남달라 패턴을 배운 지 6개월 만에 취직이 됐다. 이후 7년간 그녀는 자바(LA 의류산업 중심지)에서 일하면서 고액 연봉을 받는, 소위 잘나가는 패턴사로 자리 잡게 된다.
“자바에서 일하는 동안 남편을 만나 결혼도 하고, 딸아이도 낳고 점점 생활이 안정되어갔어요. 그런데 어느 해 딸이 아파서 잠시 일을 그만두게 되었는데, 그때 조그만 신문광고를 보게 됐어요. 할리우드의 한 숍에서 특수의상 패턴사를 구한다는 광고였는데 그게 제 마음을 흔들어놓은 거예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어요.”
이씨는 다시 자바로 돌아가지 않았고, 시급 12달러를 받으며 밑바닥 영화 일을 시작하게 된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던 이씨의 선택을 두고 주위에서는 걱정과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그때 힘을 준 사람이 바로 남편이었다. 남편은 자신이 투잡, 쓰리잡이라도 뛸 테니 원하는 것을 하라며 용기를 줬다.
“살다 보면 운명적인 선택의 순간이 오는 거 같아요. 나중에 알았는데 할리우드 쪽에서 신문에 구인광고를 내는 일은 전무후무한 일이었어요. 그런데 광고가 나왔고 내가 그걸 본 거예요. 나는 그때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물론 한동안은 돈이없어 정말 고생을 했죠. 딸아이에게 정부에서 나오는 공짜 분유를 먹여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우리 가족은 행복했어요. 남편과 함께 지금도 이야기해요. ‘우리 그때 진짜 재미있고 행복했지’라고요.”
슈퍼맨을 만드는 여자
지나고 보니 한국에서의 상처도 자바에서의 7년도, 버릴 것 없는 시간들이었다. 강인한 정신력과 빈틈없는 실력으로 무장된 바네사 리는 할리우드에서 깐깐하기로 이름난 넘버원 아티스트들의 애정을 한 몸에 받기에 충분했다.
특수분장계의 대부 릭베이커, FX 디자이너 패트릭 타투포우로스, 특수효과의 거장 스티브왕, 완벽주의 의상감독 콜린 앳우드…. 할리우드를 쥐락펴락하는 이들은 모두 바네사 리의 스승이자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동료이며 친구다.
창의력은 기본, 사고의 유연성과 순발력은 패브리케이터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다. 보이는 모든 것이 의상 재료가 될수 있고 부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물을 볼 때 허투루 넘기는 것이 없다.
특수한 원단은 통달하고 있어야 하고, 각종 신소재에 대한 세미나가 있으면 찾아다니며 공부해야 한다. 슈퍼히어로의 전투 의상을 하도 많이 만들어 전쟁이나 무기에 대해 박사가 됐다. 우주선과 우주복에 대해 연구하다 보니 나사(NASA)에서도 일할 수 있을 정도로 해박해졌다. 실제로 에서 그녀가 만든 우주복을 보고 나사에서 연락이 온 적이 있다고.
의상을 맡았을 때, 팔꿈치 장식을 위해 해체한 스키 부츠가 스무 개가 넘고, 샤키 오닐이 입을 라이트 의상에 사용할 특수 라이트테이프를 찾기 위해 전 세계 전기 회사의 신제품들을 뒤졌다. 늘 화학약품을 다루다 보니 스태프와 배우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그 방면으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이 일은 정말 좋아서 미치지 않고는 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우리에게 스포트라이트는 없어요. 그렇게 치열하게 일하고 고작 엔딩크레디트에 수백 명의 스태프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릴 뿐이죠. 아카데미상을 받을 수도 있냐고 묻는데 ‘패브리케이터’ 카테고리는 없어요. 특수효과 부문에 속해 있으니까요. 돈이요? 물론 적지 않게 받죠. 메이저 제작사가 아니면 의뢰를 못하니까요. 하지만 그것도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할리우드 제작 환경 안에서 보면 그렇게 대우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에요. 돈을 벌려면 배우가 되는 게 낫죠(웃음).”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비하인드스토리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을 가까이에서 보는 것은 숨은 즐거움 중 하나이지만 그야말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그들의 사생활 보장은 스태프들의 프로페셔널 정신이기도하다.
유명 배우들과 찍은 사진을 보여 달라고 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럴 때는 좀 난감하다고. 이씨는 여간해서는 배우들과 함께 사진을 찍지 않기 때문이다. 함께 작업하는 ‘동료’로서 동등한 관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폼’ 빠지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는 게 이유다. 그래도 좋은 이야기야 어떻겠냐며 하나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친절한 바네사 리.
“게리 올드만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네요. 개인적으로는 게리 선생님이라고 불러요. 내가 만든 팻 슈트(Fat Suit)에 완전히 감동을 받아 먼저 같이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배우와 찍은 유일한 사진이에요(웃음). 딸아이가 연기자가 되고 싶어 한다고 하자 조언을 해주고 싶으니 꼭 촬영장에 데려오라고 할 정도로 자상한 분이에요. 또 배우 매튜 매커트니에게 직접 소개를 해주어서 그가 주연을 맡는 영화 에 참여하게 됐어요.”
숙취 때문에 컨디션이 엉망인 상태에서도 남다른 미모를 뽐내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막내 스태프에게도 깍듯이 인사를 건네던 안소니 홉킨스는 영화 에서 만났는데 무거운 슈트를 입고도 불평 한 번 하지 않던 영국 신사였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그녀가 애써 만든 전자회로 슈트가 아쉽게도 통편집되어 세상에 공개되지 못하자 직접 텐트로 찾아와 아쉬움을 표했다고.
보디슈트를 만들려면 배우들의 정확한 수치가 필요하다면서 나머지는 상상에 맡기겠다는 유쾌한 그녀. 가장 좋아하는 배우인 조니 뎁의 보디슈트를 언젠가는 꼭 만들고 말겠다는 사심(?)도 드러낸다.
꿈의 공장 ‘슈퍼슈트팩토리’
올해는 바네사 리에게 조금 특별한 해였다. 할리우드에서 일한 지 13년 만에 드디어 자신의 스튜디오를 갖게 된 것이다. 이름하여 ‘슈퍼슈트팩토리(Super Suit Factory)’. 이제 회사의 대표로서 제작사와 FX 숍을 상대하게 되었다. 영화사와 직접 계약을 하기도 한다. 개인으로 활동할 때보다 입지가 훨씬 굳어진 셈이다. 물론 몸값도 뛰었다.
또 하나 강동원 주연의 한국 영화 을 맡게 된 것도 그렇다. 한국 영화가 특수의상에 큰돈을 투자하기란 쉽지 않은데 특별히 은 주인공의 전투복을 위해 할리우드 최고 제작자를 찾았고 이씨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은 아마도 나에게 특별한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워낙 좋아하던 애니메이션이라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최초의 한국 영화라는 점도 큰 의미가 있어요. 한국은 나에게 아픈 기억도 주었지만 솔직히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잘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있거든요. 한국인의 근성과 기술은 미국인들이 못 따라와요. 언젠가 나의 경력과 노하우가 한국 영화계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의 팬들에게도 깜짝 선물이 될 만큼, 최선을 다했으니 기대해도 좋습니다.”
한국 배우와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이 늘어나는 만큼, 그녀의 역할도 주목된다. 실제로 이씨는 10년지기이기도 한 할리우드 특수분장 및 헤어 전문가 다이아나 최씨와 함께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언제 그 그림이 완성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그것을 원하고 있다는 거지요. 지금은 다이아나도 저도 너무 일이 많아서 스튜디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때가 되면 가능하지 않겠어요? 오늘을 후회 없이 살다 보면 어느덧 내가 바라던 내 일이 되어 있더라고요. 너무 영화 같은 소리만 한다고요? 글쎄요… 뭐 여긴 할리우드니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