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와 전주시, 총 2개 지자체가 ‘2022년 지역 한복문화 창작소’ 조성 대상지로 최종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은 두 지역을 한복문화 확산의 거점으로 삼는다고 12일 밝혔다.
‘지역 한복문화 창작소’는 올해 처음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역 기반의 한복 기반시설을 조성해 한복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지역 한복 문화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한복기술 또는 소재 산업이 활성화된 지역을 중심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협업해 지역 내 한복산업이 자생력을 갖추고, 더 나아가 한복문화를 확산하는 지역중심지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매년 평가를 통해 최대 3년간 총 10억 원 지원
이번에 선정된 지자체는 매년 평가를 통해 최대 3년간 총 10억 원을 지원받는다. △1차연도에는 한복문화 창작소 기반시설 조성(4억 5천만 원), △2차연도에는 세부 프로그램 운영(3억 원), △3차연도에는 자체 보유 역량 강화(2억 5천만 원)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 또한, 사업 기간에 지역 내 초·중·고 50여 개 학교에서 한복문화 교육도 운영한다.
경상북도는 상주시에 있는 ‘한복진흥원’ 내 약 161평의 공간을 ‘상주상의원’으로 탈바꿈한다. 명주, 삼베, 인견 등 전통 섬유산업 시설 등을 기반으로 한복 역사·기술 교육관, 한복 창업 개발소 등 생산, 판매와 연구개발까지 한복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공간으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2023년 동아시아문화도시’인 전주시는 ‘한국전통문화전당’ 내 약 266평의 공간을 창작소로 만들어 인근에 있는 전주한옥마을, ‘웨딩 거리’, 전통시장 등의 지역 자원을 활용할 예정이다. 한복인과 시민 중심의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한복 향유 공간을 마련해 한복 상권의 상생과 한복문화 확산 중심 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지역 한복문화 창작소를 기점으로 새로운 한복문화콘텐츠를 생산하고, 향유 기반을 마련해 한복문화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라며,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모아 지역 곳곳에 한복문화 창작소를 뿌리내려 전국에 한복문화를 꽃피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꽃이 필 즈음의 이른 새벽, 쪽을 잘라내 하루이틀 물에 우려낸다. 자연산 굴 껍질을 구워 만든 석회를 섞고, 잿물을 부어 발효시켜야 준비가 끝난다. 손등이 파랗게 물들 때까지 커다란 천을 쪽물에 담갔다 빼는 과정은 고된 빨래를 연상시킨다. 지난한 과정이 꽃피운 쪽빛은 탄성을 자아낸다. 철 따라 탈바꿈하는 자연 풍광, 20년 넘게 이어지는 장인의 열정 앞에서 자연스레 터져 나오는 감탄 말이다. 쪽 염색에 대해 묻자 푸른 산에 흐르는 물(靑山流水)처럼 애정과 자부심이 쏟아졌다.
홍루까 하늘물빛 전통천연염색연구소 대표는 20년 넘게 전통 천연 염색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쪽 염색을 활용한 회화 작품을 발표하며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책 ‘한국 천연 염색 백서 2017’ 편집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인 쪽염 보존을 위해 힘썼다. 현재는 쪽 염색 체험, 천연 염색 자격증 강좌 및 전문가 양성 과정을 운영하며 쪽 염색의 전통과 미래를 잇고 있다.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더라
처음부터 가업을 이으려던 건 아니었다. 여름 휴가철에 어머니인 조일순 전통매듭 장인이 매듭실 염색할 때 도와드렸을 뿐이다. 천연 염색에 대한 열정을 지핀 것은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형형색색의 천이 펄럭이는 장면이었다.
“염색이라는 게 빨래나 다름없어요. 색이 제대로 날 때까지 염색물에 넣었다가 꺼내서 헹구고, 다시 넣었다가 헹구는 과정의 반복이거든요. 그걸 다 도와드리고 쉬려고 평상에 누웠는데, 그날따라 천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그렇게 예쁘더라고요. 고등학생 때, 대학생 때도 어머니를 도와드렸지만 한 번도 예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도요.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나 봐요.”
관심을 갖기 시작하자 자연 색만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1970년대 산업화와 함께 들어온 화학 염색이 제아무리 다양한 색을 뽑아낸대도, 자연의 빛에 견줄 수는 없었다. 길 따라 흐드러지게 핀 벚꽃길에선 ‘와’ 하고 탄성이 터져 나오지만, 동대문 원단 시장을 가득 채운 원단들을 본다고 해서 감탄하는 사람은 없잖은가.
염색 경력만 스무 해를 훌쩍 넘는다. 한창 때 응했던 인터뷰 기사의 제목 ‘나는 아직도 미쳐 있다’가 과장이 아니었다. 자려고 누우면 바람에 날리는 천이 아른거렸다. 눈에 담는 모든 색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전통염색에 대한 책이 없었기 때문에 온갖 문헌을 뒤지며 전통을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때만큼 뜨겁지는 않아도, 열정은 여전히 그를 움직이게 한다.
그의 열정을 논할 때 어머니 조일순 장인을 빼놓을 수 없다. 화학 염색에 밀려나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춘 쪽을 다시 살려낸 데에는 조 장인의 역할이 컸다. 1년생 풀인 쪽은 염색에 쓰이지 않으면 잡초나 다름없었고, 1970년대 당시 쪽 염색을 할 줄 아는 이도 전무했다. 그의 어머니는 일본에서 직접 구해온 쪽 씨앗을 전라남도 나주에 심었다. 현재 나주 문평읍, 당시 문평마을에서는 찬물염색이라 불리던 쪽염이 마을 단위로 행해지곤 했다. 그는 어머니가 윤병운 인간문화재와 쪽염을 재현해내기까지 갖은 노력을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제대로 쪽염을 성공한 게 1980년대 초반이었어요. 어머니는 ‘이 기술을 무조건 살려야 한다. 꼭 살려내서 후대에 전달해야 한다’고 하셨죠. 윤병운 어르신이 염색 분야에서 최초 인간문화재로 지정되기까지 당신 일처럼 발 벗고 나서서 도우셨고요. 다른 사람들은 ‘최초 인간문화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왜 남에게 주느냐고 아까워했는데, 어머니는 ‘나는 매듭 장인일 뿐, 염색 전문가는 아니다. 남의 것을 탐내면 안 된다’고 대답하셨어요. 확고한 면모가 정말 존경스럽죠.”
염색 0.5세대의 열정
‘염색 0세대’ 어머니의 열정은 고스란히 아들에게 가 닿았다. 천연 염색 분야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없으면 서운할 지경이다. 그는 쪽염을 최초로 시작했고, 무늬를 내어 염색하는 문양염 기법을 최초로 개발한 염색 전문가이며, 찹쌀풀을 이용해 산수화를 최초로 그린 작가다. 자연에서 새로운 염색 재료를 발굴해내 소개하거나, 인도나 일본 등 해외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알리는 역할도 기꺼이 맡았다. 1세대보다는 앞서 염색을 시작했기에 그는 스스로를 염색 0.5세대라고 칭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일 년에 한 번씩 해외도 꼭 나갔어요. 원래 쪽빛, 즉 남색이 인도에서 온 푸른색이라 영어로는 Indigo Blue라고 불러요. 우리나라에는 실크로드를 통해 들어온 건데, 세계 천연염색 심포지움(ISEND)이나 자연염색교류전으로 미국, 브라질, 호주, 일본, 한국 등지의 작가들이 모여서 교류하곤 했어요. 염색된 색상을 직접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3년째 모임을 못 갖고 있죠. 일본도 자주 갔어요. 쪽염이 마치 제 것인 양 특화를 잘 시켜뒀더라고요. 쪽은 독초과에 속하는데, 어떻게 한 건지 쪽으로 차도 만들고 쿠키도 만들더라니까요. 여러모로 빨리 하늘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열정으로 덮지 못하는 어려움도 분명 있었다. 지금은 연구소를 옮겼지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서울 도심, 그것도 북촌 한가운데 한옥에 있다 보니 환경이 항상 아쉬웠다. 마당이나 밭이 있었다면 천도 널어놓고, 염료 식물도 매일 관리하며 다양하게 염색할 수 있었을 테니까. 특히 쪽이나 염료 식물을 재배할 때는 새벽에 잡초를 뽑아줘야 하는데, 그나마 가진 땅에 심자니 짬 내서 들러도 잡초만 어마무시하게 자라 관리하기 어려웠다. 쪽이 열대 식물인지라 나주나 김천에서 자리를 잡을까도 고민했다. 결국 상황이 여의치 않아 서울에서 버텨왔지만, 어려움을 견뎠기에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어렵게 연구를 이어나가면서도 그는 원칙을 고수했다. 전시회에 작가로 참여해 열 필의 천을 전시해두고 그 앞을 지킬 때였다. 관람객 서넛이 다가오더니 천 앞뒷면을 한참 번갈아 보더란다. 무얼 그리 뚫어져라 보느냐 묻자 색상이 어쩜 이렇게 균일하냐, 정말 천연 염색한 것이 맞냐고 도리어 되물었다. ‘천연 염색 작품이라고 플래카드 걸어두고 거짓말을 하겠나, 그러니 전문가가 아니겠느냐’ 하고 당당하게 받아쳤다.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열 번이든, 그 이상이든 반복하는 고집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스카프만 한 크기든 20m에 달하는 천을 염색하든 다르지 않다.
“처음 염색한 천을 보면 균염(均染)된 것처럼 보여요. 그런데 햇볕에 널어두고 보면 군데군데 물이 덜 들어서 빈 곳이 보이거든요. 그러면 염색 과정을 반복하는 거예요. 저는 기본 열 번은 해요. 그러니까 10년이 지나도 색이 안 바래고 그대로인 거죠. 물론 천연 염색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요. 어머니만 해도 얼룩이 있어야 천연 염색이 아니겠느냐고 하셨고요. 주먹구구식이던 예전과는 염색 방법이 달라졌으니 그 영향도 있겠죠.”
이제는 원칙을 지켜야 할 때
쪽의 매력은 고운 빛깔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환경오염을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화학 염색과 달리 친환경적인 천연 염색은 패션업계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들 역시 마찬가지여서, 천연 염색된 옷을 사거나 직접 염색을 배우는 등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쪽으로 염색된 천은 방충, 방균, 방염 성능을 지니고 있다. 쪽 염색된 옷을 걸치는 것만으로도 피부의 상처나 아토피 같은 질환이 완화되는 경우도 있더라는 소문이 알음알음 퍼지고 있다. 일본의 한 교수가 쪽 성분을 분석해, 여드름을 유발하는 포도상구균 항균 기능이 있다는 걸 밝혀내기도 했으니 검증까지 된 셈이다. 게다가 쪽염된 옷은 여름철 높아진 체온을 어느 정도 낮춰주는 ‘쿨링 효과’까지 있다고 하니, ‘세모시 옥색 치마 금박 물린 저 댕기가’ 부르던 노랫말이 괜히 만들어진 게 아니구나 싶다.
중년들이 특히나 천연 염색을 자주 찾는다. 자연의 빛에 부쩍 관심이 많아질 나이인 데다, 눈 번쩍 뜨일 효능에 반해서 그러겠거니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천연 염색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걸 원치 않는다. 천연 염색할 때 지켜야 할 원칙이 흔들리는 일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천연 염색한 옷을 판매하는 분들 중에서 필요 이상으로 비싼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전 일부러 같은 옷을 팔더라도 훨씬 싼 값에 내놓죠. 항의받을 때도 있지만 저는 당당하게 그래요. ‘작품하고 상품은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기껏 만든 옷이 안 팔리면 그건 무슨 소용이 있냐. 그래서 밥 벌어먹고 살겠냐’고요.”
전문가 양성 과정에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천연 염색 체험 프로그램에서 한두 번 염색하고서 끝났다고 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직접 가르치는 제자들에겐 ‘이럴 때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천연 염색을 배워 창업하려는 중년들에게는 디자인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유가 된다면 디자이너와 계약하거나, 의상이나 디자인을 전공한 대학생을 아르바이트로 채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전통문화산업 지원 사업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전에도, 앞으로도 자연
염색 일은 앞으로 5년 정도나 더 할까 싶다. 다만 문화재 보존과학과 염색을 동시에 전공한 전문가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 스스로 선구자가 되어 후학을 이끌고자 산업대학원 섬유예술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문화재보존과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출토복식특별전 및 학술 세미나에 참석해보면, 시신이 입고 있던 옷을 분석해서 바느질 기법, 원단 종류를 밝혀내는데 염색에 대해선 전문가가 없어 추측만 하는 현실이 아쉬웠던 탓이다. 지금은 마음을 접었지만, 전통염색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전문가가 꼭 생기기를 소망하고 있다. 아들이 그 역할을 맡아주길 내심 바라고 있지만 강요하진 않는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기 마련이니까.
최근에는 염색에 대한 애정 뒤편으로 숲 해설가라는 새로운 관심사가 자라났다. 염색밖에 모르던 외골수의 도전이다. 하던 일과 대단히 다른가 싶겠지만 그렇지도 않다. 숲 해설가는 자연휴양림, 유아숲체험원, 숲길 등에서 국민이 산림에 대한 지식과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해설하거나 지도하는 직업이다. 숲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 이야기, 나무나 식물에 대한 지식, 숲에 얽힌 역사, 숲과 인간의 관계 등에 대한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처음엔 풀만 보면 ‘저걸로 염색하면 무슨 색이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죠. 자연에서 난 재료를 다루긴 했지만 평생 염색만 하고 살았는데, 직접 숲속에 들어와 보니 훨씬 좋더군요.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씩 숲에 직접 나가 해설사 강의를 듣고 있어요. 어떨 땐 배를 잡고 웃고, 어떨 땐 감동받기도 해요. 듣다 보니 재미있어서 공부 좀 제대로 해봐야겠다 마음먹었죠. 석 달 뒤에 자격증 시험을 보는데 경쟁률이 만만찮아요. 느리더라도 꾸준히, 열심히 하려고요.”
돌고 돌아 자연이다. 쪽빛으로 물든 손과 흙 잔뜩 묻은 등산화가 전혀 거슬림 없이 자연스럽다. 예나 지금이나 마음먹은 것은 이뤄내는 끈기와 열정이 뒷받침되기에 그럴 것이다. 그의 한결같음이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꽃이 가득 핀 오월의 봄 거리가 그렇듯.
기나긴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벗어나는 5월, 단계적 일상회복에 발맞춰 다양한 전시의 개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청와대의 어제와 오늘, 근현대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예술 작품과 기록물, 이맘때에만 꽃을 피우는 북한 식물들부터 독서와 국가무형문화재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준비돼있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은 오는 22일까지 ‘기록으로 보는 청와대’ 기록전을 개최한다. 현장과 온라인에서 동시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대통령기록관 야외공간에 방문하거나, 대통령기록관 누리집 ‘이기록 그순간’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현장 전시관에는 총 114건의 기록물이 전시돼있다. 1부 ‘청와대의 시간’, 2부 ‘청와대 공간’, 3부 ‘기록으로 보존하는 청와대’로 구성돼, 청와대의 변천 과정, 경내 건축과 본관의 각 실, 그리고 그 공간에 있었던 대통령의 사진들이 함께 공개된다.
1부 청와대의 시간에서는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청와대의 변천 과정을, 2부 청와대의 공간에서는 청와대 본관, 영빈관, 상춘재 등 청와대 경내 건축의 특징과 용도를 소개한다. 3부 ‘기록으로 보존하는 청와대’에서는 현재 대통령기록관에서 관리·보존하고 있는 청와대기록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온라인 콘텐츠 ‘청와대’에서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청와대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 사진, 문서 등 6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1991년 개최된 청와대 준공식과 신본관에서 치러진 행사 기록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기록물이라 눈길을 끈다. 콘텐츠 원문은 대통령기록관 누리집 속 ‘기록컬렉션-이기록 그순간’에서 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예술원은 한국근현대미술사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지난 10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예술원 1층 전시실에서 ‘2022년도 대한민국예술원 소장작품전’(이하 예술원 소장작품전)을 개최한다. 1954년 예술원 개원 당시 초대 회장을 지낸 춘곡 고희동 선생을 비롯한 작고 회원 51명과, 미술 분과 현 회원 15명 등 총 66명의 작품 66점을 대중들에게 선보인다.
예술원은 1974년부터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미술 분과 회원들의 작품을 수집하고, 이중 일부를 소개하는 ‘예술원 소장작품전’을 격년으로 열고 있다. 올해는 고(故) 송영방 회원의 (2015년 작)와 고 김병기회원의 (2018년 작), 고 한도용 회원의 (2018년 작), 최의순 회원의 (1964년 작), 정상화 회원의 (2014년 작)를 처음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북방계 및 북한 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강원도 양구군 소재 ‘DMZ자생식물원’의 북방계식물전시원이 오는 17일부터 이달 31일까지 특별 개방된다.
DMZ자생식물원은 9개의 전문전시원으로 구성돼 있다. 비무장지대 분포식물의 61%인 1100종을 보유하고 있다. 해마다 이 시기에는 함박꽃나무, 가침박달, 설앵초, 갯활량나물, 애기자운, 물앵도나무 등이 피어 있으며, 이번에 특별 개방된 북방계식물전시원에는 너도개미자리, 백두산떡쑥, 흰양귀비, 오랑캐장구채, 만병초 등이 방문객들을 반길 것이다.
산림청 측은 “봄은 늦게, 여름은 일찍 찾아오는 비무장지대 특유의 기후 특성 때문에 이 시기에만 꽃을 피우는 북방계 및 북한 식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특별개방을 2주간 진행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마루 3층 라키비움 책마루에서 작은 전시 를 지난 9일부터 10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작은 전시는 책마루의 문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서가 곳곳에 전시 공간을 마련해 다양한 모습과 방법으로 무형유산 관련 작품을 소개하는 행사다.
이번 전시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라는 주제로 다양한 전통 기술을 통해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나전서류함(나전장)’, ‘은입사 차합(입사장)’, ‘화관(자수장)’ 등 국가무형문화재 10종목의 보유자, 전승교육사, 이수자들의 작품을 모았다. 더불어 작품에 활용된 국가무형문화재의 기록화 영상과 도서를 준비해 방문객들에게 더욱 깊이 있게 무형유산을 소개할 예정이다.
라키비움 책마루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에만 휴관한다. 도서 열람 및 대출 외에도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하는 등 지역민과 방문객을 위한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 정부는 2018년부터 ‘커뮤니티케어’(Community Care, 지역사회통합돌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커뮤니티케어란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주거·보건·의료·돌봄을 제공하는 지역 주도형 사회 서비스 정책을 말한다. 커뮤니티케어의 도입 배경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우리나라는 2026년에 어르신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노인 인구가 많아짐에 따라 돌봄(케어)은 사회 문제로 자리 잡았다. 그러한 가운데 2017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르신 57.6%는 거동이 불편해도 살던 곳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고 답했다.
이 같은 사회상을 반영해 정부는 커뮤니티케어 정책을 마련했다. 정부의 로드맵은 △2022년까지 선도사업 시행 및 핵심 인프라 확충 △2025년까지 커뮤니티케어 제공 기반 구축 단계 △2026년 커뮤니티케어 보편화라는 단계적 확대 방안이다.
4대 핵심 요소는 주거, 건강의료, 요양, 돌봄 서비스 연계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주거’다. 커뮤니티케어 자체가 자신이 살아온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노후를 보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에서 출발했다.
케어안심주택이란?
주거 정책의 핵심은 케어안심주택이다. 노인이 사는 곳에서 건강관리를 받고 각종 돌봄 서비스를 편하게 누릴 수 있는 주거 공간을 말한다. 지역사회 복귀에 필요한 주택이 부재한 경우나 열악한 주거 환경에 처한 경우에 제공된다.
입원 치료 후 살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방문의료·요양·돌봄 등의 케어를 필요로 하는 노인, 시설 보호를 받고 있으나 커뮤니티케어를 통해 지역사회 이웃과 함께 살기를 희망하는 노인,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지만 돌봄 서비스 부족으로 입원의 위험성이 있는 노인 등이 대상이다.
정부는 2018년 당시 새롭게 공급하는 노인 공공임대주택은 모두 케어안심주택으로 확보한다고 밝혔다. 이에 2022년까지 노인 공공임대주택은 약 4만 가구가 공급된다. 14만 가구의 영구임대주택은 케어안심주택으로 탈바꿈된다.
보다 자세히 설명하면 케어안심주택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실버주택’과 ‘다가구매입임대주택’, SH(서울주택도시공사)의 ‘지원주택’ 등이 있다. 각 지자체는 LH, SH와 연계해 주택을 만들고 있다.
공공실버주택은 사회복지 시설이 설치된 영구임대주택을 의미하며,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한다. 다가구매입임대주택은 지역사회 다가구 주택을 매입해 저소득층·장애인 같은 주거 취약계층 대상에게 해당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 사업이다.
지원주택은 주거 취약계층이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거 및 관련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임대주택 정책 사업을 말한다. 케어안심주택은 내부 구조 또한 노인들의 낙상 방지를 고려해 맞춤형으로 만든다.
정부는 우리나라 설정에 맞는 케어안심주택 모델을 찾기 위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선도사업을 실시했다. 16개 지자체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보배안심주택은 대표적인 우수 사례로 꼽힌다.
보배안심주택에는 9가구가 살고 있다. 입주자 대부분 80대 고령이며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다. 보증금 400만~500만 원에 월 임대료 21만~27만 원을 낸다. 사회복지사가 매일 입주민의 건강을 확인하고, 물리치료사, 한의사, 약사 등의 방문의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도시락 배달과 세탁물 처리, 문화 활동 등 다양한 돌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의료·돌봄 서비스 연계 중요
커뮤니티케어가 실시된 지도 5년이 지났지만 아직 자리 잡지 못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선도사업도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보건의료 시스템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이경락 유원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케어안심주택이 노후 주거의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다만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한국형 케어안심주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덴마크처럼 24시간 케어가 가능해야 한다고 의견을 낸 바 있다.
덴마크는 24시간 긴급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긴급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75세 이상 후기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예방적 방문 건강관리를 실시해 지역사회에서 노인들이 보다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커뮤니티케어는 물리적인 주거 공간 확보뿐만 아니라 의료 서비스가 중요하다. 이주열 남서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지난해 대한병원협회지 ‘병원’에 기고한 글에서 “영국 및 북유럽 국가들의 지역사회에서 노인 돌봄이 가능한 것은 필요할 때 건강상담 및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1차 의료기관 중심의 주치의 제도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건강의료 서비스와 요양·돌봄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가정의학회에서도 비슷한 의견으로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지역 방문진료 인프라가 부족하고 방문간호 서비스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장기요양보험 간호사는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대한가정의학회도 일반 1차 의료기관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가 제작한 ‘내;일이 보이는 라디오’가 오는 20일 첫 시작을 알린다. 이는 2022년 신중년경력형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5월 20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57분 센터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생방송 된다. 2022 신중년경력형일자리사업은 퇴직 전문 인력에게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제공하고, 민간일자리 이동을 지원하는 고용노동부 사업이다.
내;일이 보이는 라디오 프로그램 운영진은 올 2월 2022신중년경력형일자리사업 참여자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 방송 분야 전문가 3인으로 꾸려졌다.
내용 구성은 △5060세대를 위한 다양한 교육과 일자리 소식을 전하는 ‘여기는 서대문 50플러스센터’ △50플러스 세대의 관심 주제를 이야기하는 명사 초청 토크쇼 ‘초대석 4막 5장’ △퇴직 후 새로운 인생 개척에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는 ‘50+ 라디오쇼’ △다양한 문화예술 현장으로 찾아가는 ‘현장 라이브-멍때리기’ 등으로 마련됐다.
특히 20일 첫 방송 ‘초대석 4막 5장’에는 이은주 한의사(‘걸어라, 사랑을 위해’ 저자)가 출연해 5060세대를 위한 건강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내;일이 보이는 라디오는 서대문50플러스센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누구나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을 하면 실시간 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는 링크를 문자 메시지로 전송받을 수 있고, 방송이 끝난 후 만족도 조사를 통해 ‘걸어라, 사랑을 위해’ 도서 제공 이벤트 또한 참여 가능하다.
호기심이 많다. 원체 돌아다니길 좋아해 여행을 자주 다녔다. 흥미가 생긴 분야는 끝까지 파고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공부하는 아빠’, 한의사 문성택 씨는 6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들을 만날수록 아쉬웠다. 식사만 잘 챙겨도 훨씬 나아질 텐데. 나이 들어서도 내 집, 집밥을 고집하는 부모님을 향한 걱정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실버타운을 발견하자마자 생각했다. 이거다!
남편 문 씨가 아내 유영란 씨를 설득했다. 전국 실버타운 중 스무 군데를 추려낸 목록과 함께. 남편의 끈질김에 두손 두발 다 든 아내도 실버타운에 대해 공부하고 함께 견학을 다녔다. 벌써 6년 전 일이다. 직접 다녀보니 ‘노인들 가둬두고 막 대하는 요양 시설’, ‘현대판 고려장’ 정도의 취급이 말도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실버타운이야말로 나이 들어 고생하지 않고도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편견 때문에 노후 거주지로 고려조차 않는 게 안타까워 동영상을 제작해 올린 것이 공빠TV의 시작이다.
처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때만 해도 입주자 정원을 채운 실버타운이 거의 없었다. 이제는 실버타운마다 대기자가 수두룩하다. 입주하려면 최소 몇 달, 몇 해는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 견학을 위해 방문한 실버타운에서 ‘공빠TV’를 보고 입주를 결심했다며 반가워하는 이들도 종종 만난다. 실버타운의 이미지 제고를 이끈 주인공, 공부하는 아빠 문 씨와 공부하는 엄마 유 씨에게 실버타운에 대해 물었다.
실버타운을 고를 때 무얼 체크해야 하나?
먼저 ‘일반 아파트형’이 아닌 ‘업체 관리형’인지 확인한다. 직접 분류하고 정의 내린 개념 중 하나인데, 업체 관리형은 운영사 측에서 고용한 직원들이 상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실버타운이다. 반면 아파트형 실버타운은 아파트와 똑같은 형태에 60세 이상만 입주할 수 있으나, 상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이 없다. 시설만 존재할 뿐 정작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일반 아파트형은 거르는 게 좋다. 다음은 보증금을 잃을 위험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화로 전세등기를 발급받을 수 있는지, 혹은 보증보험을 들 수 있는지 꼭 물어보도록 하자. 직접 방문 시엔 직원들 수가 충분히 많은지, 태도는 어떠한지도 눈여겨본다. 그 다음으로 식사가 건강식으로 운영되는지, 시설과 프로그램 운영 현황이 어떤지 체크한다. 시설만 있을 뿐 관리가 안 되거나, 막상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버타운 과대광고에 속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운영자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 운영자가 누구인지, 경영 마인드가 어떠한지, 그동안 어떻게 운영해왔는지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경매’, ‘부도’, ‘파산’과 관련 있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역시 직접 방문하기다. 직원들과 입주자들의 모습이 어떠한지, 실버타운 내 분위기를 직접 확인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다.
실버타운에 들어가면 안 되는 유형도 있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 자신의 집과 요리를 너무 좋아하는 분들이다. 고집 센 경우가 대부분인데, 사실 이런 분들이야말로 실버타운에 일찍 들어갈수록 더 오래 살 수 있다. 자가를 갖고 매일 직접 요리하며 밥 차려먹는 게 은근 고생스러운 일이라 늙기 십상이다. 두 번째는 경제력이 약한 분들. 부부 기준 실버타운 생활비는 월 200만~300만 원이라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실버타운에 입주할 돈은 그렇다 치더라도, 매달 지불해야 하는 생활비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분들에게는 알뜰실버타운, 즉 고령자 복지주택을 추천한다. 세 번째로는 공동생활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이다. 실버타운에는 공동생활 공간이 무조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느낀 실버타운의 단점은 무엇이었나?
우선 좁다. 보통의 실버타운 전용률은 공동생활 공간을 제외하면 50% 내외다. 높아봐야 70%인데, 이마저도 많지 않으니 입주 초반에는 생활 공간이 좁게 느껴질 수 있겠다. 나이 제한도 아쉽다. 현재 실버타운 입주가 가능한 나이는 만 60세 이상이다. 또한 보통 80~85세가 넘어가면 암묵적으로 입주가 제한된다. 실버타운은 일찍 들어갈수록 건강과 비용 모든 면에서 이득이기 때문에, 노인을 위한다면 미국처럼 만 55세로 제한 연령을 낮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 번째로는 비싸게 ‘느껴진다’는 점. 월 300만 원을 생활비로 한 번에 지출하려니 비싸게 느껴지지만, 자가에서 생활할 때 필요한 관리비, 식비, 운동 등의 취미 활동에 쓰이는 지출을 모두 합치면 크게 차이 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버타운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만 60세 이상 인구는 약 12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그런데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는 세대는 고작 1만 세대에 불과하다. 즉 0.1%의 선택받은 사람만이 실버타운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실버타운에 대해 공부할수록 이 점이 가장 아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실버타운을 택해야 할 이유는?
독신과 부부 등 가구 형태와 무관하게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아예 모르고 있거나,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유튜브로 좋은 실버타운을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알리고, 입주율을 높여서 실버타운이라는 사업 자체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실버타운을 포함한 실버 사업은 사실 돈이 안 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잘 운영되는 모범 사례가 생긴다면 실버타운 공급도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버타운을 이용할 예비 입주자 입장에서도 실버타운 증가는 좋은 일이다. 양질의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건 소비자에게 좋은 일이니까.
지금 당장 입주할 수 있다면 어느 실버타운을 선택하겠는가.
현재 분양 중인 롯데호텔 실버타운 1호점 VL 오시리아를 택하겠다. 고급형인 데다 막 지어진 신축 건물이고,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용률도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비교적 저렴한 보증금으로 자연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가평의 청심빌리지, 강남에 있고 최신축 건물을 자랑하는 더시그넘하우스도 좋다. 언급한 곳들 말고도 살아보고 싶은 곳이 많아 고민이다. 빨리 60세가 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최대한 다양한 실버타운에서 직접 살아보며 이점을 누리고 싶다.
[TIP] 공빠TV가 추천하는 시니어 유형별 실버타운
부부 동반 입주형 부부가 입지와 주변 시설, 가성비, 전용률 등 다양한 요소 중 어떤 것을 기준으로 두느냐에 따라 갈린다. 가성비와 전용률 면에선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를, 입지나 대형 병원 접근성 면에서는 서울시니어스 분당타워를 추천한다. 각종 인프라가 구축된 도심에 살고 싶거나 신축 시설을 이용하고 싶다면 서울의 더시그넘하우스가 좋겠다.
무조건 럭셔리형 90식으로 환산한 의무식과 2인 가구 부부 기준으로 생활비를 따졌을 때 1위는 더클래식500, 2위가 삼성노블카운티다. 서울 2호선 건대입구역에 있는 더클래식500은 건국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다가 건너편에 건국대병원이 있고, 주변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있어 실버타운으로는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삼성에서 운영하는 삼성노블카운티 역시 최고급 실버타운으로, 행정구역은 용인이지만 수원 영통역과 가까우며 청명산과 기흥호수를 조망할 수 있어 전원형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1인 입주형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 남성 가구에게는 입지와 가성비를 기준으로 용산 하이원빌리지,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 서울시니어스 강남타워를 추천한다. 문화 시설이나 쇼핑 시설 유무,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여성 가구에게는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 성북 노블레스타워, 가평 청심빌리지가 안성맞춤이다.
가성비 추구형 보증금이나 생활비가 비교적 저렴한 전원형 실버타운이 좋다. 보증금이 저렴한 곳을 원한다면가평 청심빌리지(보증금 2000만 원), 미리내실버타운(보증금 5000만 원)이 좋다. 생활비가 저렴한 곳으로는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월 80만 원), 김천 월명성모의 집(월 90만 원)을 추천한다.
반려동물 동반형 현재 반려동물 동반 입주가 허용된 곳은 없다. 그러나 부산 오시리아의 롯데호텔 실버타운 1호점, VL 오시리아를 시작으로 신축 실버타운에서는 가능해질 것이다.
박정숙(52)은 세계스마트시티기구 WeGO의 사무총장이다. 어딘가 낯이 익은 것 같다면 아마 방송인으로 활동한 이력 때문일 것이다. 아침방송을 비롯해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MBC 드라마 ‘대장금’에 중전 역할로 출연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 방송에서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그녀가 돌연 미국 유학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녀를 떠나게 만들었을까. 방송인에서 행정가가 되기까지, 도전과 변화를 거듭한 박정숙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1990년대 대한민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라는 굵직한 역사를 썼다. 냉전 시대의 종식을 알리는 동시에 해외 진출의 길이 열렸다. 당시 영국의 팝, 일본의 만화 등 외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대학생 박정숙의 가슴은 두근두근 뛰었던 것 같다.
어린 박정숙은 아나운서 출신 김연주를 롤모델로 삼았다. 88서울올림픽 당시 ‘우정의 사절단’ 홍보대사를 맡고, 이후 전문 MC의 길을 걷는 그녀의 행보가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박정숙은 1993년 KBS에서 선발한 대전엑스포 홍보대사에 지원해 합격했다. 이후 엑스포와 대한민국을 알리는 외교사절단으로 활약을 펼쳤다.
“당시만 해도 한국이라는 나라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죠. 대학생 홍보대사 선발 과정은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KBS에서 방송됐어요. 지원 조건은 준수한 외모에 외국어 두 가지 이상 할 줄 아는 대학생이었죠. 총 300명 정도 지원했던 걸로 기억해요. 최종 세 명이 뽑혔고, 그중 한 명이 저였죠. 해외에서 온 기라성 같은 친구들이 많았는데, 저는 대학교 2학년 때 EBS에서 학생 리포터를 한 방송 경력이 있어 운 좋게 선발됐어요.”
박정숙은 대전엑스포 홍보대사부터 Wego의 사무총장까지, “가장 트렌디한 조직에서 일할 기회가 계속해서 주어진 것 같다”면서 운이 좋았다고 자평했다.
“엑스포 홍보대사 활동으로 세계를 돌아다녔고, 그 다음에는 아침방송을 10년 동안 했죠. 사실 아침방송이 그전까지는 독립적인 프로그램이 아니었어요. 저는 아침방송이 완전히 꽃을 피울 때 진행자를 맡은 거죠. ‘대장금’도 우연히 한 건데 그 즈음 한류가 꽃피었고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한국 대표, Wego의 사무총장도 중요한 시점에 맡았다고 생각해요.”
‘대장금’과 한류 전도사
박정숙은 KBS 엑스포 특별 생방송 진행을 잘 소화해낸 덕에 SBS 특채 MC가 됐다. 이후 그녀는 SBS ‘출발 모닝 와이드’, MBC ‘아주 특별한 아침’ 등 아침방송을 10년 넘게 진행했다. 단아하고 편안한 이미지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문적인 진행 실력을 뽐내 아나운서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당시 그녀의 목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끝내주는 모닝 쇼 호스트’였다. 매일 새벽 세시에 일어나고 진행자로서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자신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가던 그때, 박정숙을 힘들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MBC ‘토크쇼 임성훈과 함께’의 MC를 맡게 되면서다.
박정숙이 합류하면서 원래 30분짜리였던 프로그램이 2시간짜리 프로로 업그레이드됐다. 그러나 당시 방송환경 탓에 그녀의 이름 석 자를 프로그램 제목에 올릴 수 없었다. 제작진은 그녀를 파격적인 대우로 캐스팅했지만, 박정숙은 여성 MC로서 한계를 느꼈다. 그녀는 방송인으로서 성공했지만,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다. 자괴감만 느끼던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자포자기 심정으로 진행을 하고 있을 때, 박정숙은 이병훈 PD로부터 ‘대장금’ 출연 제의를 받았다. 그녀의 단아한 이미지가 문정왕후 역할에 딱 맞다고 이 PD는 생각했다. 박정숙은 경험 삼아 연기를 하게 됐는데, ‘대장금’은 시청률 50%를 돌파하고 한류 드라마로 등극했다. 드라마의 인기는 그녀가 방송계를 떠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드라마를 잠깐 한 6개월 했나,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저는 그냥 원 오브 뎀(One Of Them), 그 많은 연예인 중 하나가 돼 있었어요. 제가 생각했던 삶의 터전을 스스로 바꿔버린 거죠. 제가 꿈꾸던 MC로서의 삶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너무 힘들었고, 연예계를 떠나서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장금’을 안 했다면 유학을 안 갔을 것 같아요.”
2004년은 ‘대장금’이 종영한 때이면서 박정숙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해다. 당시 그녀 나이 34세. 박정숙은 아직 자신이 모르는 것이 많고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느꼈다. 그녀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관계와 미디어를 전공하고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장금’의 파워는 실로 대단했다. 외국에서 박정숙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고, 그녀는 한류를 몸소 느꼈다. 이에 박정숙은 문화 콘텐츠가 국경을 넘어 전달됨으로써 국제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2007년에는 가수 박진영과 하버드대학교에서 한류에 대한 심포지엄을 열었고, 미국 PBS에서 방영된 김치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렇게 그녀는 한류 전도사로 우뚝 섰다.
백신에서 스마트시티로
박정숙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박정숙은 2008년부터 대학교 강단에 섰다. 2010년에는 TBS 교통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박정숙의 오늘’을 통해 5년여 만에 방송 활동을 재개했으며, YTN, EBS 등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현재는 방송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교수 겸 방송인이 된 박정숙. 더불어 그녀는 2008년 다문화 아동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후원 단체 호프키즈를 창단해 10년 넘게 운영했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는 국제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한국 대표로도 활동했다. 박정숙은 팬데믹이 올 것을 예상했다고.
“GAVI는 빌 게이츠가 주도적으로 만든 조직이고, 다보스 포럼에서 만들어졌어요. 그걸 보면서 이제 국제기구는 더 이상 UN 같은 국가 중심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나 어젠다(Agenda, 의제)를 통해 움직이겠구나 느꼈어요. 제가 GAVI의 한국 대표를 10년 동안 하면서 한국이 아시아 최초의 백신 공여국이 되었는데, 기뻤죠. 아쉬운 점은 접촉성 전염병에 의해 팬데믹이 올 것이라는 신호가 계속 있었는데 우리의 관심이 부족했다는 거예요. 그런 걸 캐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처럼 박정숙은 방송 활동 덕에 언론과 홍보에 능한 한편, 세계백신면역연합 한국 대표로 활동하면서 이룬 성과를 인정받아 2021년 9월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의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WeGO는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해 세계 도시 및 기업 간 스마트시티 협력과 교류를 촉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시가 2010년 9월에 창립한 국제 협의체다. 창립 당시 50개 도시로 출발해 현재는 200개 넘는 도시, 기관, 기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무총장이 된 지 6개월이 지난 박정숙은 업무에 적응하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국제기구이다 보니 회의 시간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할 일이 정말 많다고 한다. 더불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WeGO의 사무총장이 된 그녀는 자긍심과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제 임기는 3년이지만, WeGO가 10년 후에는 스마트시티의 UN 같은 단체가 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져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면, 코로나19로 대면은 못 했지만 스마트 기기로 해외 각국과 자주 소통했어요. 해외의 많은 분들이 스마트시티에 대한 지식 공유라든지 새로운 프로젝트 개발을 위해 저를 찾는데요. 그런 면에서 큰 가능성을 본 6개월이었던 것 같아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울이 스마트시티로서 굉장히 앞서 있고 전 세계에서 최고라고 하는데 정작 우리는 그것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무총장으로서 박정숙의 목표는 ‘스마트시티에 대한 어젠다 세터(Agenda Setter, 의제 설정자)가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세상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는 편리한 세상을 만들고 싶고, 효율적인 스마트 행정을 많이 해서 WeGo를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모든 게 스마트화됐고, 스마트시티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죠.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6년 전에 만들어지긴 했지만, 너무 준비 없이 갑자기 우리에게 닥쳐버렸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생겨나는 부작용으로 디지털 소외도 있고, 딥페이크, 피싱, 디지털 성범죄 등의 범죄 문제도 있는 거죠. 그래서 WeGO 사무국에서는 윤리, 규범 등이 제대로 체계화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는 정책이 필요하죠.”
워킹맘, 그리고 미래
다른 나라는 여성 리더가 국제기구를 맡는 경우가 많은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다. 박정숙은 “사무총장이 여자라고 하면 그 나라의 이미지를 매우 좋게 본다고 한다.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박정숙은 사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무총장이 될 때 제약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남편 이재영이 국회의원이었기 때문에 편견 어린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박정숙은 2012년 5살 연하의 이재영과 결혼했다. 사실 이재영은 박정숙이 사무총장이 되기 전에 정치계를 떠나 교수도 하고 스타트업도 운영하고 있지만 말이다.
“제 경력이라면 WeGo의 사무총장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국회의원 출신이니까 누구의 부인이라서 선발됐다는 얘기가 나온 거죠. 저는 또 박정숙이 아닌 이재영의 아내가 된 거예요. 소문낸 그분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싶었지만, 조직의 장으로서 조직에 해를 끼치고 싶지 않아 참았죠.”
30년 커리어를 무시당한 기분을 느꼈다는 박정숙은 “심지어 아들을 임신했을 때도 쉬지 않고 일했다”고 강조했다. 2013년 낳은 아들은 벌써 초등학교 3학년이 됐다. 일과 가정을 분리하고 싶지만, 아들과 연락이 안 되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워킹맘의 고충이다. 더불어 학구열이 높은 엄마는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있는지 궁금했다.
“저는 사교육에 너무 매몰되어 있는 우리나라 교육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이를 학원에 많이 보내지 않아요. 다만 영어, 체육, 코딩은 열심히 배우게 하고 있어요. 저는 무엇보다 아이가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어요. 자신감만 있다면 세상이 별로 두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사실은 특별히 사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고 유학도 서른 넘어서 갔지만 아이비리그에 갔고, 지금 국제기구에서 일하잖아요. 자신감이 있으면 뭐든 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가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박정숙의 지난 30년을 돌아보니 혜안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 이전에 세계백신면역연합의 한국 대표를 맡았고, 석사 전공을 보면 스마티시티가 도래할 것을 예견한 것만 같다. 이처럼 시대를 읽는 눈을 가진 박정숙. 그녀는 앞으로의 미래를 내다보며 윗세대는 창직을, 젊은 세대는 창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와 같은 50대가 세상의 메커니즘을 캐치하고 자신의 경험치를 발휘한다면 최고의 경쟁력을 갖지 않을까 생각해요. 윗세대가 창직을 하는 리드 그룹이 된다면, 젊은 세대는 창작을 해서 새로운 걸 구현해내는 거죠. 메타버스 하면 우리는 어렵게 느끼지만 젊은 세대는 쉽게 만들 수 있거든요. 스마트시티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새로운 직업도 정말 많아요. 그런데 젊은 세대가 그냥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하고, 공무원이 되려고 공부하는 모습이 안타까운 거예요. 그래서는 앞서가기가 어렵다는 거죠.”
박정숙은 참 솔직하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배움으로 채워나갔다. 그러면서도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그 자신감을 놓지 않고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녀는 그 경험이 모여 현재의 여성 리더까지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인품이 훌륭한 사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박정숙.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궁금하다.
136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튜버 박막례(75), 최초의 시니어 모델 김칠두(67), 시니어 보디빌더 김철수(75)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젊은이들 못지않게 인생을 즐기는 시니어가 늘었다. 동년배들과 취미 활동을 즐기고 싶은 시니어라면 시니어 맞춤 취미 플랫폼을 주목해보자.
시니어는 소중하니까_시소
‘시니어는 소중하니까’를 줄여 부르는 ‘시소’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다. 시소는 크게 배움과 나들이, 생활도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중 취미와 관련된 서비스는 배움과 나들이다. 수채화, 유화, 캘리그래피, 홈가드닝, 라탄 공예 등 실내 수업이 이뤄지는 배움은 정규 클래스로 운영한다. 나들이는 미술관을 관람하는 ‘미술산책’, 서울 근교 농장에서 가드닝을 즐기는 ‘농장 나들이’, 클래식 음악회 ‘시소 음악살롱’ 등이 있다. 정다혜 시소 매니저는 “체험으로 그치지 않고 배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원데이가 아닌 정규 클래스를 만들었는데, 수강생분들이 매주 보다 보니 서로 친구가 되는 효과도 있다”며 “배움도 나들이도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그 과정을 설계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미술산책’은 도슨트와 함께 매월 다른 전시를 관람하며, 당일 참석한 시니어들의 활동량을 관찰한 뒤 맞춤형으로 코스를 설계한다. 관람 후에는 반드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소통 시간을 가진다. ‘음악살롱’은 단순히 공연을 감상하는 게 아니라 연주자가 관객과 함께 음악·악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시소에서 여가를 즐기는 시니어들이 “이 시간이 소중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신중년의 인생 2막을 함께_위드플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60대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조사한 여행 트렌드에 따르면 55.6%가 문화·역사·미술 등 주제가 있는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시니어의 입맛에 딱 맞춘 여행 플랫폼이 있다. ‘사람과 함께’(With People)라는 의미를 담은 ‘위드플’이다. 홍순정 다음레저 대표는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이 어떤 계기로 만나 서로를 들여다보며 같이 여행할 수 있는 ‘여행 친구’가 정말 중요하다”며 “나이 들어가며 고독하지 않도록, 여행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접하고 휴식도 취하면서 친구도 만날 수 있는 시니어 맞춤 여행 상품을 만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위드플’에는 당일, 반나절, 숙박으로 이뤄진 여행 상품 ‘새로울지도’와 2~3시간 관심사를 향유할 수 있는 소그룹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원데이클래스’가 있다. 이 플랫폼의 특징은 여행이든 클래스든 테마가 있고, 여행 가이드가 아니라 실제 전문가가 함께한다는 점이다. 클래스에서는 숲해설가가 남산 트레킹 코스를 걸으며 숲 냄새를 맡아보고 솔방울을 만져보는 등 다른 시각으로 숲을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건축가가 임장투어를 하며 홍대의 문화 상권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이야기해준다. ‘새로울지도’ 역시 주제를 가지고 운영되며, 최근에는 일주일 살기를 해보고 싶은 시니어를 위해 강원도 인제 ‘시골살이’를 기획했다.
도전을 응원합니다_파파나나 어드벤처
시니어에게 제2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플랫폼 ‘파파나나 어드벤처’는 시니어 ‘파파나나’의 새로운 ‘어드벤처’(모험)를 응원한다. 모델, 연기, 발레, 라이브 쇼퍼, 크리에이터 클래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패션, 음식, 재무 관련 클래스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의 특징은 교육을 수강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취미가 현장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이다. 하영진 파파나나 어드벤처 교육이사는 “시니어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 요양원에서도 클래스가 오픈될 정도인데, 제대로 된 일자리 생태계가 없어 취미로만 그치는 점이 아쉬웠다”며 “파파나나 에이전시를 통해 라이브 쇼퍼, 시니어 모델,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니어가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동 파파나나 대표는 “큰 벌이가 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취미가 일자리로 이어졌을 때 삶의 원동력을 얻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며 “제2의 다양한 삶을 꾸려나가는 시니어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한국관광공사(이하 관광공사)와 함께 주민들이 지속 가능한 지역관광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6월 13일(월) 오후 2시까지 ‘2022년 관광두레 신규 주민사업체’를 모집한다.
‘관광두레’는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숙박이나 식음, 기념품, 주민 여행, 체험 등의 분야에서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관광사업체를 창업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사업이다. 2013년에 처음 시작해 올해 10년째가 되는 관광두레 사업은 2022년 5월 현재 65개 지역의 241개 주민사업체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공모 대상은 올해 선정된 관광두레 신규 지역 19곳과 기존 관광두레 선정지역 26곳 등 총 45개 기초지자체에서 주민여행사, 숙박, 체험, 식음, 기념품 등의 관광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3인 이상의 창업 준비 또는 경영 개선을 희망하는 주민사업체다. 약 200개 사업체를 선발할 계획이다.
신규(19개 지역) △ 경기(부천, 남양주), △ 인천(미추홀, 동구), △ 강원(영월), △ 충남(보령, 금산), △ 충북(충주), △ 전북(전주, 완주), △ 광주(북구, 서구), △ 전남(영암, 무안), △ 경북(성주, 청도), △ 경남(창원), △ 부산(부산진구), △ 울산(남구)
기존(26개 지역) △ 경기(광주, 안산, 안성), △ 강원(강릉, 정선), △ 대전(유성, 대덕), △ 충남(천안), △ 충북(청주, 음성), △ 전북(고창, 임실), △ 전남(목포, 장성, 영광), △ 대구(북구, 달서), △ 경북(고령, 영천, 포항, 영덕), △ 경남(양산, 창녕, 고성), △ 부산(영도), △ 울산(울주)
신규 주민사업체, 최장 5년간 창업과 성장을 위한 맞춤형 지원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로 선정되면 최장 5년 간 최대 1억 1천만 원이 지원된다. 지원금 한도 내에서 교육, 견학, 상담, 시험(파일럿) 사업, 법률/세무 등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주민사업체의 경영 여건에 따라 성장단계별(예비, 초기, 성장)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특히, 성장단계에 있는 주민사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스타 주민사업체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담 상담, 투자 설명회(IR) 지도, 시연회 등 사업체 육성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관광두레 사업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주민공동체는 지역별 담당 관광두레 피디(PD)와 협의해 6월 13일(월) 오후 2시까지 관광두레 누리집에서 회원 가입 후 신청서와 붙임서류를 접수하면 된다. 관련 신청서와 관광두레 피디 연락처는 관광공사와 관광두레 또는 해당 지역 시·군·구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청서 접수 이후에는 6월 서류평가와 7월 현장실사 및 소양 교육 아카데미, 8월 발표평가 등의 과정을 거쳐 8월 말에 최종 주민사업체를 선발할 예정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조금씩 일상을 회복해가고 있는 만큼 관광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시기”라며, “지역 주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지역 관광산업을 활성화해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30년이면 700만 명이 넘는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가 모두 65세를 넘는다. 사회 활동에 적극적인 액티브시니어들이 노인 인구로 본격 편입된다는 뜻이다. 액티브시니어는 활기차면서 생산적인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한다. 생의 대부분을 도심에서 보낸 데다 내 집에서 나이 들고자 하는 욕구도 크다. 전원생활을 즐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던 시니어타운은 이제 도심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시니어타운(실버타운)은 60세 이상 시니어가 거주하며 생활, 교육, 여가, 스포츠 등 다양한 활동을 단지 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유료 양로 시설과 노인복지주택 형태의 주거단지를 통칭하는 말이다. 과거의 시니어타운이 도시 외곽에서 자연을 벗 삼아 노후를 보내는 삶을 제시했다면, 이제는 도심에서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있다.
프리미엄 ‘도심형’ 시니어타운 인기
2020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자 단독가구(1인 가구+부부 가구)는 78.2%에 이르는데, 자녀로부터 독립해 생활하고자 하는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고령자 단독가구는 노후 주거 환경에서 케어 서비스와 의료 안정성을 중요 요소로 꼽는다. 도심형 시니어타운이 전원형이나 도시근교형에 비해 입주 보증금이나 생활비가 비싼 편인데도 인기를 끄는 것은 대학병원 같은 의료 시설에의 높은 접근성과 24시간 간호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액티브시니어들은 시니어타운에 들어가더라도 경제 활동, 취미·스포츠를 통한 커뮤니티, 교육·자기계발, 재능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추구한다. 식사와 생활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높다. 건강을 위한 저염·저당 식단 음식부터 하우스키핑 및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가사 노동을 하지 않고 생활과 여가를 즐기며 교육도 받을 수 있기를 원하는 것.
도심형 시니어타운은 이런 액티브시니어의 수요를 반영해 저마다 특색을 선보이고 있다. 송도병원이 설립한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의료 전문 시니어타운으로 24시간 방문간호, 맞춤형 운동 처방, 저렴한 진료비 등을 제공한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삼성노블카운티는 단지 내에 어린이집과 스포츠·문화센터를 마련해 지역 주민들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건국대학교가 운영하는 더클래식500은 대학과의 교류가 특징이다. 건국대 학생들이 입주민들에게 디지털 교육을 하기도 하고, 경험이 풍부한 입주민에게는 건국대 강단에 설 기회도 제공한다.
최근에는 롯데그룹이 대기업의 본격 실버 산업 진출 신호탄을 쐈다. 액티브시니어 중에서도 탄탄한 경제력으로 능동적 소비를 하는 베이비붐 세대인 ‘욜드’(Young Old)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새로운 형태의 시니어타운을 제시했다.
트렌디한 ‘욜드’ 겨냥, 시니어타운 ‘VL’
롯데호텔은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Vitality & Liberty)을 론칭하고, 시니어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주거단지에 접목하겠다고 발표했다. “편안하고 자유로운 삶을 보장하고, 나아가 생동감 넘치는 매일을 약속한다”는 가치 아래 롯데호텔만의 서비스 노하우를 집약, 새로운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겠다는 것. 특히 최근 ‘욜드’라고 불리는 시니어의 성향에 맞춰 ‘에이지 프렌들리’(Age Friendly)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니어타운 VL에서는 24시간 컨시어지 서비스, 주 2회 하우스키핑 서비스, 기사 동행 렌터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자녀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욕구가 큰 시니어의 생활 편의에 맞춘 것. 인근 대형 의료기관과의 연계로 전문 의료진의 개인 맞춤형 헬스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호텔 셰프가 관리하는 맞춤형 건강 식단도 제공한다. 입주민과의 교류를 위한 문화·여가 서비스도 있다. 단지 내에 도서관, 사우나, GX 등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되어 있으며, 인문학, 미술, 운동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를 열 예정이다. 롯데JTB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요트 투어 같은 여행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또한 시니어타운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반려견과 함께 지낼 수 있는 ‘펫 프렌들리’(Pet Friendly) 정책을 시작, 반려견과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2024년 입주 예정인 첫 번째 레지던스 ‘VL 오시리아’는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한화건설이 조성하는 메디타운에 위치한다. VL은 574세대이며, 썬시티에서 관리하는 헬스케어하우스 408세대가 함께 구성된다. 롯데호텔은 향후 역세권을 중심으로 복합단지 중심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를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안세진 롯데호텔 대표이사는 국내 실버 산업이 2030년 168조 원 규모에 달할 전망인 만큼, 롯데호텔의 여가 산업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VL을 통해 에이지 프렌들리 시대의 성장을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