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hibition
◇Hullo Hullo Following on: 로즈 와일리
일정 3월 28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934년생 80대 할머니 화가 로즈 와일리의 세계 최초 대규모 개인전이 한국에서 열린다. 어린 시절부터 화가를 꿈꾼 로즈 와일리는 결혼을 하며 꿈을 접고 40대에 들어서 작품 활동을 재개했다. 그녀는 당시 예술가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매일 그림 그리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76세의 나이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주목을 받으며 신예 작가로 떠올랐다. 현재는 세계 3대 갤러리 중 하나인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 전속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로즈 와일리의 열정적인 미술 인생을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회화, 드로잉, 설치미술을 포함한 원화 150여 점을 단독으로 선보인다.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 VIP룸에서 전시했던 희귀작뿐 아니라, 영국 프리미어 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를 그린 작품까지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로즈 와일리의 작품은 일상 속 순간이나 영화의 한 장면같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상을 소재로 한다. 어느덧 90세를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그녀의 천진난만한 예술세계는 회색빛으로 물든 우리네 일상에 긍정의 힘을 전파한다.
● Book
◇클로리스 (라이 커티스 저·시공사)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아 산속에서 길을 잃은 70대 노인 클로리스와 그녀를 찾는 구조대원 루이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인물과 삶에 대한 독창적인 통찰로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미국 주식으로 은퇴하기 (최철 저·황금부엉이)
유튜브 채널 ‘미주은’이 알려주는 미국 주식 투자 노하우. 시니어들의 풍요로운 은퇴를 위해 실전 용어부터 유망 종목 분석 등 미국 주식을 시작할 때 알아야 할 정보를 총망라한다.
◇채우지 않아도 삶에 스며드는 축복 (정애리 저·다산북스)
수십 편의 작품으로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연기 활동을 해온 배우 정애리의 세 번째 에세이. 화면에서는 볼 수 없는 그녀만의 소소한 일상과 진솔하고 따뜻한 내면을 기록했다.
● Stage
◇명성황후
일정 1월 19일~2월 26일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연출 안재승 출연 김소현, 신영숙, 강필석, 손준호 등
한국 창작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준 ‘명성황후’가 25주년 기념 공연을 올린다. 조선조 말 고종의 비로서 격변의 시대 열강에 맞서 나라를 지켜야 했던 명성황후의 삶을 그린다. 이번 공연은 노래로만 진행되는 ‘송스루’ 형식에서 벗어나 대사를 추가하고, 의상과 소품을 시대에 맞춰 새로 디자인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한층 완성도 높아진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앙리할아버지와 나
일정 2월 14일까지 장소 예스24스테이지 1관 연출 이해제
출연 이순재, 신구, 유리, 박소담, 채수빈 등
프랑스 극작가 이방 칼베락의 작품으로, 홀로 사는 고집불통 할아버지 ‘앙리’의 집에 대학생 ‘콘스탄스’가 룸메이트로 들어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꿈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콘스탄스를 위해 그녀의 ‘인생 멘토’가 되어주는 앙리의 모습이 훈훈한 감동을 자아낸다. 국민 배우 이순재, 신구와 상큼 발랄한 여배우들의 귀여운 ‘케미’를 확인할 수 있는 연극이다.
4화 부동산 시장의 미래, 프롭테크
코로나19가 촉발한 기술의 진화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서 보완재로 프롭테크가 부상 중이다.
2020년 부동산 시장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최근 수요자들의 불안한 심리가 반영된 ‘패닝바잉’과 ‘영끌’이란 단어가 자주 눈에 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과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이 커졌고, 연이어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서울의 전세와 주택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보인다. 실제로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서울 주택의 11월 전셋값은 전월 대비 2.39% 상승했고, 매매가격은 1.66% 올랐다. 특히 전셋값은 8월(1.07%) 이후 계속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집값 상승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저금리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25%를 유지했던 기준금리는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3월에는 0.75%까지 내려갔다. 처음으로 0%대 금리에 진입했다. 5월에는 0.5%까지 하락했으며, 지난 11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국내 기준금리 역사상 최저치로 여신과 관련된 주택담보대출금리는 1월 2.51%에서 9월 2.44%까지 떨어졌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투자의 방식이 달라졌다. 지난 11월 모바일 설문조사 업체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금융 트렌드 리포트 2020’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정기예금의 수요가 줄고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가 늘었다. 정기예금(55.2%)의 선호도가 작년과 비교해서 6.6% 낮아졌고, 주식(34.6%)은 7.3% 늘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자 예금보다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수익이 높은 주식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편 소액 부동산 투자(7.9%)도 작년과 비교해서 2%가량 늘었다.
실제로 부동산 투자를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1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10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全)금융권 가계대출은 13조2000억 원 올랐다. 전월보다는 2조 2000억원 오른 수치이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4조 9000억 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7조2000억 원 올랐다.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3조 2000억 원 증가했다. 전세가격 상승과 6~8월 중 주택매매거래 잔금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모바일 설문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금융 트렌드 리포트 2020’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주택 담보대출(31.3%)과 전세자금 대출(14.2%)은 지난해에 비해 모두 1.1%P 늘었다. 연령별로 대출의 방식이 조금 달랐다. 주택담보대출은 40대(48.8%)와 50대(44.8%)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전세자금 대출은 30대가 20%로 가장 많았다. 다만 목적은 비슷했다. 대출 목적으로 내 집 마련을 꼽은 사람은 43.9%였으며, 지난해와 비교해서 11.5%P 오른 수치다. 결국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전세 가격이 연일 상승하자 모두 내 집 마련을 위한 투자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롭테크
이런 혼란스러운 부동산 시장에서 뜨고 있는 기술이 있는데, 바로 ‘프롭테크’다. 이 용어는 부동산 자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를 말한다. 새로운 기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일상과 가까운 기술이다. 직방이나 다방과 같은 부동산 중개 플랫폼이 이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 플랫폼만이 이 기술의 전부는 아니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종합부동산 서비스 회사 JLL에 따르면 크게 △ 중개‧임대 △ 부동산 관리 △ 프로젝트 개발 △ 투자 및 자금 조달로 나뉜다.
중개와 임대 영역은 앞서 말한 직방이나 다방과 같은 플랫폼을 생각하면 된다. 부동산 자산에 대한 정보 및 분석, 중개 그리고 마케팅과 같이 매매 및 임대의 전반적인 과정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부동산 관리는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스마트 부동산 기술을 토대로 한 임차인 및 건물 관리 서비스다. 임대료 연체 관리나 소득신고와 같은 행정업무를 대신 처리해주는 홈버튼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프로젝트 개발은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영역으로서 건설 및 인테리어 디자인과 관련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 AI를 통해서 소규모 토지의 개발규모나 사업성을 분석하는 랜드북이 있다. 투자와 자금 조달은 핀테크와 결합한 영역으로 크라우드 펀딩과 개인금융 분야로 나뉜다. 대표적인 예로서 테라펀딩은 중소 규모 개발사업 자금이 필요한 회사와 다수의 투자자를 연결해준다.
프롭테크의 시장성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프롭테크 관련 투자 규모는 2013년 4억5000만 달러에서 2018년 78억 달러로 5년 만에 17배 늘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 시장에 관심이 많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프롭테크 57개 사 기준 매출액은 총 7025억 원으로 나타났고, 이 중 임대 및 중개 서비스 회사의 매출은 3689억 원에 달했다. 지난 10월 기준 86개사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조 3997억 원이다.
코로나19 이후 프롭테크 산업은 비대면의 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비대면 기술을 활용한 분야가 뜨고 있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어반베이스’의 경우, 어플로 인테리어 시뮬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어플은 가상으로 만들어진 집 공간에서 인테리어를 실제와 유사하게 꾸밀 수 있는 플랫폼이다. 실제로 올해 1~8월 기준 해당 서비스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77% 늘었고, 사용자는 64.5% 증가했다. 한국프롭테크포럼 조인혜 사무처장은“코로나19가 초반에는 악재로 작용했지만, 비대면 기술이 떠오르면서 프롭테크 산업에서 VR을 활용한 분야가 점차 주목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다른 나라에 비해서 활성화되지 못했고, 기술에 대한 반감이나 정부의 규제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라고 밝히며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전망 자체는 나쁘지 않다. 이 관계자는 “직방이나 더존비즈온 사례처럼 기술과 시장이 만났을 때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프롭테크 유관기관 간의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2화 금융에도 AI 바람이 분다
영화처럼 AI와 사랑을 나누는 세상은 아니지만, AI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시대는 왔다.
기술의 변화 속도는 빠르고 무섭다. 잔돈을 뒤져가며 공중전화의 버튼을 누르며 안부를 전하고, 약속을 잡던 시절은 이제 까마득하다. 카톡 전송 버튼 하나면 안부는 기본이고, 실시간으로 상대방에게 약속 장소를 보낸다. 장을 보러 밖에 나갈 필요도 없다. 버튼 하나만 누르고 자면 장바구니가 문 앞에 와있다. 송금하기 위해서 은행 창구를 찾아가거나, ATM 기기 앞에서 씨름할 필요도 없다. 비밀번호 6자리면 송금이 그 자리에서 바로 된다. 전염병으로 인한 비대면 일상이 비정상적인 건 사실이지만, 의외로 불편하지는 않다. 그만큼 기술의 발달로 인한 비대면이 익숙하다. 그만큼 비대면 기술이 우리의 일상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 금융시장의 화두, AI
금융시장은 비대면이 화두다. 코로나 19가 비대면 금융의 가속화를 앞당긴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 이전에도 금융업의 비대면 서비스는 활발했다. 지난 4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국내 인터넷 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국내은행의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 수는 1억 5923명(동일인 가입 중복 허용)으로 전년 말보다 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터넷 뱅킹을 통한 입출금 및 자금이체 이용 비중은 59.3%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6명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AI가 금융권에서 디지털 전환의 선두 기술로 사용된다. 시중은행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IBK 기업은행은 AI 부동산 자동심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국토교통부, 법원 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출 가능 여부와 금액 등을 심사한다. 신한은행은 ‘AI 음성봇’을 통해서 고객 전화 문의를 응대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로 AI는 미래에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이며, 시장의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자산운용산업의 인공지능 기반 혁신 동향 및 사례’에 따르면 AI 스타트업에 대한 전 세계 민간 투자 규모는 2010년도 13억 달러 이후로 연 48% 증가율을 보인다.
◆ 로봇도 투자를 한다
AI는 투자 시장에서도 활용된다. 대표적인 예가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투자전문가의 합성어다.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기술을 사용해서 자산 관리를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서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직접 자산을 투자하고 관리한다.
이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통계 전문분석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전 세계 운용자산 규모는 1조4000억 달러에 달한다. 향후 3년간 연평균 21% 성장을 지속하여 2023년 2조6000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도 전망은 밝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시장은 2025년 46조 원 정도의 규모가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도 이 서비스에 관한 관심도가 올라갔다. 증권전문 전산회사 코스콤에 따르면 2017년 8월 5825명에 불과하던 가입자 수는 2년 만인 지난해 9월 1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1월 기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가입자 수는 13만 명 정도였는데, 8월에는 22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2배 정도 증가했다. 코스콤 관계자는 “올해 초 몇몇 핀테크 업체가 규모를 늘리면서 앱과 같은 모바일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런 영향 탓에 가입자 수가 늘었다. 코로나 19 이후 언택트가 부상되던 시기와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밝혔다.
◆ 수익은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
로보어드바이저는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코스콤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주요 벤치마크(KOSPI200) 수익률이-19.39%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위험 기피 현상이 증가하자 국내외 주요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에 위험 중립형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수익률은 –10.59%였다. 전염병이 불러온 악재를 딛고 나름 선방한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장점은 안정적인 운용에 있다. 코스콤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고수익을 보장하기는 어렵다. 시장 상황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장점은 안정적인 운용에 있다. 상승세인 코스피 지수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지만, 그만큼 코스피가 하락할 때 손해도 적다.”라고 밝혔다.
한편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이성복 연구위원은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산관리 측면에서 봤을 때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단기간에 변동이 되는 수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 펀드가 하락세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콤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위험 중립형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수익률은 10.28%였다. 주요 벤치마크(KOSPI200) 수익률인 18.27%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대박은 어렵지만 꾸준히 소폭의 수익은 얻을 수 있다.
◆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현실적인 문제도 산적해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치상으로는 전망이 밝지만 깊게 들어가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수요 측면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는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현재 로보어드바이저는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보다는 회사의 금융상품을 안내하는 채널에 머물러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의 비교도 언급했다. “미국처럼 자산관리 서비스가 하나의 플랫폼처럼 굳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아울러 로보어드바이저를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업체도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규모나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현재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서비스는 자산전문가가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저렴한 수수료, 대면이 필요 없는 간편함이 장점 중 하나다. 비대면 금융이 가속화된다면 필요한 서비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자산운용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젊은 세대도 주식과 노후준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동학개미운동만 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제대로 된 자산관리 서비스가 정착되기 위해서 정부, 기업, 개인의 지혜를 모아야 할 시간이다.
주식을 하는 사람이면 상한가를 먹는다는 말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안다. 시작가에 샀다면 무려 29% 혹은 30%를 먹는(수익을 내는) 것이다. 나도 경험이 있다. 나스닥 지수 하락으로 여기저기 온통 파밭(주가가 하락하면 숫자가 파란색이라 파밭이라고 하는 일종의 은어)이라고 절망하던 날 나는 첫 상한가를 먹었다. 그것도 혼자 고른 종목이었다. 상한가에 80% 매도하고 20%를 갖고 있다가 며칠 후 하락하는 바람에 약간의 손실을 보고 매도했지만 말이다.
사실 그날의 상한가는 순전히 운이었다. 미리 종목 분석을 한 것도 아니었다. 우연히 호가창을 보던 중 가격이 오르는 걸 보고 매수한 건데 상한가를 간 것이다. 그날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하지만 반대로 그 순간이 고가에 넘기는 순간인데 넙죽 받았다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고른 종목이 반드시 오를 것이라는 믿음을 전제로 매매를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차트를 보고 수급을 보고 기업 분석을 하고 재료가 뭔지 꼼꼼히 확인하는 건 아니다. 하락장에 불안해서 매도하는 사람 중 대개는 나처럼 상승세를 보고 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 길게 볼 수 없으니 조금만 내려도 매도해버리는 것이다. 종목을 매수하기 전에 기업에 대해 알고 투자해야 하락해도 안심하고 버틸 수 있다. 적어도 내가 산 종목이 오르고 있으면 어떤 호재가 있어 오르는지 또 하락하면 무슨 악재로 떨어지는지 알아야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주식은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적당히 먹고 빠질 줄 알아야 한다. 줄 때 먹으라는 말도 있다. 내가 산 종목이 20만 원 수익 중이었는데 더 오르면 팔겠다고 욕심을 부리다가 다시 매수했던 가격까지 내려오고 그 후 며칠째 하락장이 되면서 오히려 약간의 손실을 본 적도 있다. 큰 손실은 아니었지만 수익 중이던 20만 원이 눈에 아른거려 속이 쓰렸다. 욕심에 눈이 멀어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한 결과다.
주식 공부를 한 지 벌써 4개월째. 알고 보니 주식시장만큼 예민한 곳도 없다. 크게는 미국의 대선부터 작게는 회사 대표가 어쨌다더라 하는 미확인 루머에까지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그렇다 치고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내가 산 주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예전에는 짐작도 못했다. 정치인들의 이름을 딴 테마주가 있다는 것도 주식 공부를 하면서 처음 알았다. 대선 때만 되면 안철수 관련주, 이재명 관련주 등등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종목이 있다. 그러나 막상 들어가 보면 그리 거창하게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다. 사돈에 팔촌까지 연관이 있다면 테마주로 엮여 같이 움직이기도 한다. 이들 종목 중에서 제일 잘나가면(팍팍 오르면) 대장주라고 부른다.
어쩌다 운 좋게 상한가를 먹기도 하지만 운이 늘 좋을 수는 없다. 주식장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좋은 기업을 찾아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경제 공부는 필수다. 그래야 요즘 같은 하락장을 기회로 만들 수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1.25%였던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5%로 인하하며 우리나라도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했다. 저금리 시대에는 적극적인 투자로 연금 자산의 수익률을 관리해야 더 많은 연금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퇴직연금은 장기간 운용하는 상품이므로 수익률에 따른 복리효과는 투자 기간에 비례한다. 퇴직연금에 매년 300만 원씩 적립하고 운용수익률이 연 2%와 연 5%라고 가정할 때 적립 기간이 30년인 경우 1억2170만 원과 1억9932만 원으로 그 차이가 약 8000만 원이나 된다. 이렇듯 퇴직연금 운용수익률 3%p가 노후 생활에 큰 차이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자료 출처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THE100 리포트(100세시대연구소 하철규 수석연구원)
2019년 퇴직연금 수익률은 주식시장 강세(KOSPI 지수 7.67% 상승)에도 불구하고 2.25%에 그쳐, 같은 기간 국민연금 수익률 11.31%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가입자의 무관심과 안전자산에 편중된 운용은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주원인이라 할 수 있다. 2017년 기준 퇴직연금 가입자의 90.1%가 운용 지시를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19년 퇴직연금 적립금 221.2조 원 중 원리금보장형이 198.2조 원(89.6%, 대기성자금 포함)에 달하고, 실적배당형은 23조 원(10.4%)에 불과했다. DB의 경우 원리금보장형 상품 편중도(94.6%)가 절대적이며, DC와 IRP도 실적배당형 운용비중이 각각 15.7%, 25.5%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DC와 IRP의 퇴직연금운용 수익률 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로 연금을 불릴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 주식과 해외투자비중 꾸준히 확대
저금리 환경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내는 국민연금, 일본 공적 연금, 미국 401(k), 호주 퇴직연금의 자산배분 현황을 벤치마크 해 시사점을 살펴보자. 퇴직연금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편중돼 있지만, 국민연금은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과 해외 자산 분산투자를 통해 1988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누적수익률이 연평균 5.3%로 양호한 성과를 보인다. 국민연금은 지난 10년간 주식투자 비중과 대체투자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주식투자 비중은 2011년 23.5%에서 2019년 40.6%로, 대체투자 비중은 2011년 7.8%에서 2019년 11.5%로 증가했다. 특히 해외투자 비중은 2011년 13.2%에서 2019년 34.9%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4년까지 50%로 확대될 예정이다.
일본 공적연금(GPIF)은 기초연금과 후생연금을 운용하는 우리나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해당한다. 일본 공적연금의 2019년 말 기준 자산 배분은 채권(47.3%), 주식(46.8%), 단기 자산(6.0%)의 순이다. 일본 공적연금은 지난 10년간 국내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고 국내외 주식과 해외채권 투자 비중을 꾸준히 확대했다. 주식 투자 비중은 2011년 24.0%에서 2019년 46.8%로 8년 만에 약 2배 증가했으며, 해외투자 비중은 2011년 20.2%에서 2019년 47.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01년부터 2019년 말까지 일본 공적연금의 연평균 누적수익률은 2.58%다. 상당 기간 진행돼 온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장기 성과는 꽤 양호한 편이다.
미국 근로자들은 은퇴 전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401(k) DC형 퇴직연금을 주로 활용한다. 미국에서는 401(k)를 주식형으로 적극적으로 투자해 10억 원이 넘는 돈을 모았다는 ‘401(k) millionaire’ 사례가 다수 나오고 있다. 미국은 1980년대까지 DB가 많았지만 1990년대부터 DC가 대세가 됐고, 2009년 오바마 정부가 401(k) 자동가입제를 도입하며 DC가 급증했다. 401(k)가 2019년 기준 DC형 퇴직연금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근로자들이 401(k)를 선호하는 이유는 ‘세제 혜택’, ‘고용주의 매칭 기여’, ‘다양한 투자상품’ 등의 장점 때문이다. 미국 401(k) 퇴직연금 자산은 주식형 펀드(43.5%) 비중이 가장 높고, 그다음이 TDF(21.3%), 채권형 펀드(8.2%) 순이다. 전체적으로 401(k) 자산의 주식 투자 비중은 67.4%에 달하고, 채권투자 비중은 27.0%다.
호주는 1992년에 슈퍼에뉴에이션(Super Annuation) 퇴직연금을 도입했다. 근로자의 퇴직연금 가입이 의무화이며,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발달했다. 호주는 ‘마이 슈퍼(My Super)’라는 이름으로 ‘디폴트옵션’을 운영한다. 근로자가 퇴직연금 운용상품을 지정하지 않으면 디폴트 옵션 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는 것이다. 2019년 기준 ‘슈퍼에뉴에이션’ 자산 배분은 국내외 주식에 전체 자산의 절반(50%)을 투자하고, 인프라·부동산·헷지펀드 등 대체투자 비중(17%)이 높다. 주식은 해외주식(24%)과 호주 상장주식(22%) 투자 비중이 비슷하다. 호주는 국토가 넓고 천연자원이 많아 자원개발 관련 인프라투자가 발달했는데, 퇴직연금에 인프라 투자 관련 대체투자 상품을 활용하여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전략 1] 실적배당형 상품의 투자 비중 높이기
저금리 시대에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의 보수적인 투자에서 벗어나 실적배당형 상품의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 국민연금의 2019년 말 기준 자산 배분은 채권(47.7%), 주식(40.6%), 대체투자(11.5%) 순이며, 전체 자산의 3분의 1 이상(약 35%)을 해외 자산에 투자했다. 퇴직연금은 회사에서 매년 적립해 주는 퇴직연금 부담금을 만 55세 이후에 인출 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적립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 퇴직연금을 국민연금처럼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다양한 실적배당형 상품에 ‘분산투자’하고 ‘장기투자’ 하면 포트폴리오를 안정화해 시장금리대비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전략 2] 상장 리츠와 인컴형 ETF를 활용하기
퇴직연금은 ELB, 정기예금, RP, 펀드, ETF, 리츠, 채권 등 다양한 상품으로 포트폴리오 운용 가능한데, 이 중에서 특히 국내 상장 ‘리츠’와 ‘인컴형 ETF’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초저금리 시대에는 연 4~6%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매력적일 수 있다. ‘리츠’는 발생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해 4~6%대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할 수 있다. 또, 퇴직연금은 이자나 배당에 대한 세금을 소득이 발생하는 즉시 내는 게 아니라 연금을 수령 할 때 연금소득세를 납부하기 때문에 ‘과세이연’과 ’저율과세’ 혜택을 받는다. 다만 ‘리츠’와 ‘인컴형 ETF’가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은 낮은 편이지만, 위험자산이므로 다양한 상품에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략 3] 투자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TDF로
투자 경험이 부족하거나 연금자산관리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 어렵다면 자산운용사가 생애주기에 맞춰 자산 배분 비율을 조정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TDF는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은퇴 시기가 많이 남았을 때는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은퇴 시점이 가까이 올수록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 안정적으로 운용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TDF 평균 수익률은 9.75%로, 퇴직연금 2019년 수익률의 4배 이상이다. TDF는 최근 공모펀드 시장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금년에만 7000억 원 이상이 증가해 설정액이 3조 원을 넘어서는 등 상당히 인기 있는 펀드다.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붉은색이던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더니 순식간에 파란색으로 변했다. 계좌의 주식이 거의 동시에 하락하고 있었다. 3월에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주가가 반이나 빠졌다더니 이게 말로만 듣던 폭락장인가 싶었다.
그녀(경제스터디 선생님)는 “코스닥 지수 하락”이라고 표현했다. 아, 그동안 많이 들어본 코스닥, 코스피 지수. 역시 주식은 어렵다! 이름이 '지수'인 조카가 문득 떠오른다. 스마트한 핸드폰으로 코스피, 코스닥을 얼른 찾아보고 코스닥 차트를 보니 역시 파란 음봉이 뜬 채 하락 중이다.
잠깐 설명하자면 코스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식 지표다. 삼성전자와 같이 국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식시장을 말한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의 주식 변동을 비교해 작성한 것이 코스피 지표로 시장에 상장된 전 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한다.
코스닥은 코스피에 올라가지 못한 장외등록주식을 사고팔기 위한 전자거래시스템을 말한다. 미국 벤처기업을 사고파는 나스닥의 이름을 참고해 1997년 시가총액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삼성전자처럼 코스피 상장 조건을 충족하진 못하지만 미래 가능성이 많은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열리는 시장이다. 즉,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같이 시가총액이 큰 시장, 코스닥은 그보다 작은 시장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빠지면 주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폭락장이 있던 저녁, 주식을 하면서 보게 된 경제 뉴스에 '20일 코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7.6 포인트(-3.37%) 내린 791.14로 장 마감했다'라는 내용이 나왔다. 잊고 있던 계좌의 파란색 숫자들이 아른댄다.
초보들이 심장을 벌렁대던 폭락장에도 덤덤했던 이는 단 한 사람. 우리의 경제 선생님 그녀다. 그녀는 실시간으로 지금은 현금 확보를 해야 한다면서 이익 중이거나 본전 근처에 있는 것들은 절반 혹은 전량 매도하라고 했다. 종목을 줄이고 재료가 분명한 것들은 주가가 확실히 바닥을 잡을 때 추가로 사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이 정도는 폭락도 아니고 현금과 시간이 있으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있어야 할 두 가지가 없긴 했지만 마음이 좀 편해지긴 했다.
사실 그동안 몇만 원에서 수십만 원 정도까지 수익이 나서 주식으로 돈 벌기가 이렇게 쉬운 거구나 하며 큰코다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락을 경험하지 못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조금 떨어져도 하루 이틀 지나면 다시 오르곤 했다. 이번처럼 동시에 미끄럼 타듯 주르르 내려가긴 처음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그야말로 보이지도 않는 쥐꼬리만큼 수익이 나는 재미로 조금씩 추가한 금액도 애초 계획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던 중이었다.
확정된 건 아니지만 수십만 원의 손실이 생기니 정신이 번쩍 든다. 애초에 정한 금액으로 소소한 용돈벌이에 목적을 두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그러고 보니 짧은 시간 참 다양한 경험을 했다. 거래정지, 원격조정, 상승에 하락에 폭락장까지. 다음엔 무슨 일이 생기려나? 확실히 주식은 만만한 게 아니다.
시니어들의 투자성향이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1%가 채 안 되는 은행금리에 물가상승률까지 따지면 은퇴 후 자산을 지키기 어려워진 탓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둔 상황도 투자 트렌드 변화를 이끈다. 이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종식 이후 변화할 세계에 대비하며 안개 낀 노후 자산관리의 탈출구를 찾는다.
특히 4차 산업과 관련된 투자처에 주목한다. 4차 산업 내에서는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모바일, 5G, 2차 전지 등에 대한 투자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4차 산업 관련 국내외 상품 앞세우며 시니어 투자자 모시기에 집중한다. 초저금리 시대를 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추천하는 상품을 살펴봤다.
◇IT 담은 애국펀드 주목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출시한 ‘필승코리아 펀드’를 추천했다. 이 펀드는 문재인 대통령이 투자하며 ‘애국펀드’로 관심을 모은 상품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필승코리아 펀드는 출시 이후 1년간 56.12%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소재·부품·장비업종 중에서 국산화로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지난달 말 기준 총 68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으며, 업종별로는 IT·하드웨어 비중이 32%를 차지한다. 이외에 반도체(28%), 소프트웨어(8%) 등을 담았다.
미래에셋대우는 IT업종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를 소개했다. 이 펀드는 첨단 IT산업이 글로벌 트렌드로 각광받는 가운데 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관련 핵심 기술과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에 투자한다.
또한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는 IT기업에 소재, 부품, 장비를 공급하거나 소프트웨어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도 투자한다. 편입종목은 제품경쟁력, 시장점유율, 기술에 대한 진입장벽 등의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주로 반도체, 2차 전지, 5G 통신장비 등으로 구성된다.
◇미국 IT 혁신기업 투자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IT 혁신기업 등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웰링턴글로벌퀄리티펀드’를 추천했다. 미국 IT 혁신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관련 비중이 높은 해외주식형펀드에 자금을 넣는 적립식투자가 시장의 변동성을 제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글로벌퀄리티펀드는 전세계 3000여 기업 중 기업 이익, 밸류에이션, 주주 이익 환원, 현금흐름증가율 등을 기준으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60~90개 종목에 분산투자한다. IT기업뿐만 아니라 금융, 산업재, 헬스케어, 순환소비재 등 다양한 투자로 경기 사이클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KB자산운용은 미국 데이터센터와 IT 인프라에 투자하는 ‘KB미국 데이터센터 인프라리츠 인덱스펀드’를 내세웠다. 지난달 출시된 이 펀드는 미국에 상장된 데이터센터와 IT 인프라 리츠 지수인 ‘Benchmark Data&Infrastructure Real Estate SCTR’을 추종한다. 이 지수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9.6%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3.1%), 다우존스 미국 부동산 지수(–13.9%) 대비 수익률이 높다.
이 펀드는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외에도 유사한 성장성을 가진 물류센터와 저장창고 리츠에 선별 투자한다. 3년 이상 투자 시 5000만 원 한도로 일반 금융소득 세율(14%)보다 저율(9%) 배당소득을 분리과세 받을 수 있다.
◇중국 정책 수혜주 투자
삼성자산운용은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우량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삼성 중국 본토 중소형FOCUS펀드’를 소개했다. CSI500지수에 편입된 유망 중소형주가 주요 투자 대상이다. CSI500은 상하이, 선전시장의 3600여 종목 중 최상위 300개를 제외한 차상위 5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CSI500에 편입되는 500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1200조 원에 달한다.
중국 중소형주에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의 수혜 업종들이 대부분 중소형주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차세대 핵심 산업은 IT, 필수소비재, 임의소비재, 헬스케어업종이다. 이 펀드는 IT(22%), 산업재(18%), 소재(16%), 헬스케어(12%) 등에 편입하고 있다.
KB증권은 중국과 홍콩 등에 상장된 주식 중 신기술 관련 테마 선두기업에 투자하는 ‘KB통중국4차산업증권자투자신탁[주식]’을 추천했다. 이 펀드는 중국 4차 산업기술의 경쟁력, 정부 지원 등을 바탕으로 성장성이 높은 AI·빅데이터, 반도체 굴기, 스마트폰 밸류 체인, 로봇·공장자동화, 차세대 유니콘 등 5개 테마별 선두기업에 투자한다.
투자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들은 중국 정부 주도 아래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예정으로 밝은 기업성장이 전망된다. 또한 홍콩과 중국 본토 중소형 고성장주 편입을 통해 추가 알파수익 창출을 노려볼 수 있다.
◇전세계 주요 기업 편입
키움증권은 5G·IoT 기업에 투자하는 ‘키움글로벌5G차세대네트워크증권펀드’를 추천했다. 이 펀드는 국내를 포함해 북미, 아시아, 유럽 전역의 5G 관련 하드웨어와 케이블, 반도체 생산업체 등에 투자한다. 일반 대형 기술주만 담은 펀드들과 달리 성장이 본격화된 5G 관련 종목에 집중하는 펀드다.
세계적인 5G 네트워크 솔루션업체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와 세계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시장 1위 업체인 자일링스, 반도체 소자 생산기업 아날로그 디바이스, 미국 통신 장비사 브로드컴 등 5G 네트워크 관련주도 집중 편입시키고 있다. 또 통신장비를 내장해 각종 기기와 장치를 연결시키는 IoT 관련 기업에도 투자한다.
KTB자산운용은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증권투자신탁’을 소개했다. 이 상품은 한국, 미국, 중국, 홍콩 등 글로벌시장에 상장된 4차 산업 관련 종목을 선별해 투자한다.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증권투자신탁은 지난달 기준으로 30%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렸다. 중국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업종에 투자한 펀드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언택트 관련 산업이 주목받고 있고, 또 코로나19 이후에는 4차 산업분야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5G, 클라우드, AI, IoT 등 IT업종과 소재·부품·장비기업 등 제조업 전반의 중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냉탕과 온탕을 넘나드는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짭짤한 수익을 낸 투자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불안감까지 떨쳐내진 못한 듯하다. 오히려 안전 투자전략이 현명한 자산관리 방안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요즘처럼 체감 경기가 나쁘고, 기업 실적과 경기 지표도 안 좋은 상황에서 연일 코로나19 확산 뉴스가 나오는데 주가가 왜 오르는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시니어 세대는 불안감이 더 크다. 이들은 은퇴 후 수입이 줄거나 없는 상태라 주식투자가 잘못돼 자산관리에 실패하면 여생이 풍족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을 만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맞설 수 있는 노후 자산관리 전략에 대해 물어봤다.
◇요즘 주식투자하면 돈 번다는데
“지금은 주식투자를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주식시장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근 주식 가격이 상당히 많이 올랐는데,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목돈을 투자하는 건 위험합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니 소액으로 운용하거나 자제하길 권장합니다. 대신 주가연계증권(ELS)을 추천합니다. ELS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익률이 3~4%였는데, 지금은 5~6%대 수익이 나오고 있습니다.”
◇ELS를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은퇴는 리스크에 민감합니다. 따라서 주가가 50% 하락해도 원리금을 받을 수 있는 녹인(Knock-In) 50 ELS를 원화와 미국 달러로 투자하길 권합니다. ELS는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투자지수에 연계돼 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입니다. 변동성이 큰 개별 주식의 가격과 연동된 종목형 ELS보다는 종합주가지수와 연계해 움직이는 지수형 ELS를 추천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종합주가지수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ELS 수익률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주위에선 부동산에 투자하라는데
“은퇴한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 분야는 부동산 투자로 수익을 내는 것입니다. 물론 투자를 잘못해서 고민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를테면 상가형 부동산 같은 경우입니다. 과거에는 금리가 낮아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이 좋았지만, 지금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따라서 직접 상가를 사는 것보다 금융을 통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쪽을 권합니다. 대표적으로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지분형 부동산을 추천합니다.”
◇지분형 부동산의 장점은 무엇인가
“금융을 통해 부동산 투자를 하면 개인 단독으로 할 수 없는 분산 투자가 가능합니다. 또 수백억 원짜리부터 수천억 원짜리 국내외 부동산에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량 임차인이 장기 책임 임대차로 된 빌딩을 매수할 경우 공실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임차인 관리도 필요 없고, 안정적인 배당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각 시까지 현금화가 어렵고, 매각 차손이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안전한 부동산 투자 방법은 없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확인해야 하는 대출형 부동산 펀드도 고려할 만합니다. 다만 주식시장과 관련이 없는 곳에 분산 투자하는 걸 권장합니다. 대부분 최소 가입 금액이 억 단위인 사모형 투자로 가입할 수 있지만, 공모형으로도 출시됩니다. 투자 상품을 고르는 기준은 LTV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LTV가 60%라면 감정가 대비 내 설정 비율인 60%까지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현재 연 4~5%대 수익률을 보고 투자할 수 있습니다.”
◇화폐 가치 하락이 신경 쓰이는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사상 최대로 풀린 돈에 대한 화폐 가치 평가절하에 대비하고 싶다면 골드바 신탁을 권합니다. 국제 금 가격과 미국 달러 환율이 반영돼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경기 하락과 인플레이션 대비에 긍정적인 투자입니다. KRX 금시장에 상장된 금 현물에 투자하면 됩니다. 조금씩 사 모았던 금이 1㎏을 넘으면 10%의 부가세와 골드바 제작 수수료를 내고 실물로 인출할 수 있습니다.”
◇좀 더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브라질 국채는 비과세 혜택과 10%의 높은 표면이율이 매력적입니다. 현재 환율이 220~230원대로 하락해 신규 투자하기에 무리가 없는 시기라고 판단됩니다. 현시점에서 투자할 경우 환율 변동이 없다는 가정 아래 연 6% 정도의 비과세 배당이 기대됩니다. 하지만 브라질 국가의 신용 상황과 헤알화 환율, 금리 변화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고위험 투자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됩니다. 채무 불이행 국가 부도 발생 시 원금 상환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 재무관리 전공. 1997년 대동은행, 1998년 국민은행 입행. 현재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이런 의문에 대한, 스스로 미욱하게 풀어낸 해답들을 이야기하고 싶다. 부족한 재주로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틀릴 수도 있다. 여러분의 올곧은 지적도 기대한다.
‘북쪽의 음식’이라고 말한다. 실향민들이 그리워하는 음식이다. 한국전쟁 무렵 월남한 이들은, 당연히 고향 음식을 그리워한다. 돌아갈 수 없는 고향,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이다. 서울 장충동, 오장동 냉면, 전국적으로 퍼진 족발, 북한식 큼직한 왕만두가 바로 그것이다.
젊은 층들도 북한 음식에 열광한다. 부모님의 고향이 북한도 아니다. 가본 적도 없다. 한국전쟁 무렵에는 태어나지도 않았다.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북한 음식’을 찾는다. 이른바 젊은 층의 핫플레이스인 서울 홍대 지역에도 ‘북한 음식 전문점’이 성행이다. 실향민들의 음식과는 또 다르다. 최근 한국으로 온 새터민들이 차린 음식점들이다. 평양냉면, 함흥냉면, 왕만두, 어복쟁반, 가리탕, 가자미식해 등 종류도 다양하다.
왜 젊은 층들도 북한 음식에 열광할까? ‘북한 음식’은 어떤 음식인가? 만두, 냉면을 중심으로 북한 음식을 알아본다.
평양냉면과 국수
왜 평양의 음식이 발달했을까? “북에는 평양이 있고, 남에는 진주가 있다”는 말이 있다. 북에서는 평양이 가장 번창한 도시이고, 남에서는 진주가 가장 큰 도시라는 뜻이다. 도성인 한양을 제외하면 북에서는 평양이 으뜸, 남에서는 진주가 으뜸이었다. 평양냉면이 있듯이, 진주에도 냉면이 있었다. 진주냉면이다. 냉면이 상업적으로 팔렸음은 큰 도시였고, 관청이 있었고, 시장이 있었다는 의미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으면 시장이 서고, 시장이 서면 밥집도 많이 생긴다. 두 도시 모두 큰 도시였고, 높은 벼슬아치가 있었고, 시장도 있었고, 왕래하며 식사를 하는 이도 많았다.
북한은 중국과 맞닿아 있다. 중국 쪽 관문은 국경 도시 의주다. 대중국 통로였다. 중국과 조선을 드나드는 중국 혹은 조선의 사신들은 ‘북경-의주-평양-개성(해주)-한양’을 잇는 도로를 따라다녔다. 한양과 중국 북경을 잇는 길은 멀었다. 최소 3개월이 걸리는 긴 노정이다. 사신단은 늘 주방장[廚子, 주자]를 동행했다. 음식점이 흔하지 않았던 시절이다. 수백 명의 사신단 식사는 주자 몇 명이 감당했다.
주자들은 중국에 가서 새로운 음식들을 만난다. 귀국할 때는 의주-평양을 잇는 길을 따라온다. 북에서는 가장 큰 도시였다. 평양에서 사신들은 제법 오랜 기간 머물며 피로를 풀고 휴식을 취했다. 평양의 관리들은 중국과 조선의 사신단 맞이가 주요 업무였다.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이다. 제사 모시고 손님을 맞이하려면 늘 음식이 필요하다. 평양은 문물의 선진국이었던 중국의 음식을 받아들이는 큰 도시였다.
국수와 만두, 돼지고기 등은 중국이 앞섰던 음식들이다. 이런 음식들은 중국-의주-평양을 거쳐 한반도의 중심지인 한양으로 들어왔다.
냉면은 차가운 국수다. 국수는 중국이 발달했다. 한반도에는 밀가루가 귀했다. 중국은 밀가루가 흔했다. 우리의 주식이 쌀인 반면, 중국 북쪽은 밀가루가 주식이다. 앞선 국수 음식이 한반도로 들어온다. 국수를 가장 먼저, 널리 받아들인 곳은 평양이다. 평양에서 국수의 일종인 냉면이 발달한 이유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한반도에 ‘경부철도’를 건설한다. 경부철도는 의주와 부산을 잇는 철도다. 북, 만주, 중국, 한반도의 물자를 빼앗다시피 하여 일본으로 가져갔다.
1920~30년대에 평양의 최고 생산물 중 하나는 냉면이다. 건면 냉면 공장이 있었고 이미 평양냉면은 유명했다. 일본은 중국에서 대량 생산되는 각종 곡물과 한반도의 곡물을 이용해 냉면을 만들고, 이를 ‘수출’이라는 이름으로 부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가져갔다.
1930년대에는 냉면집을 중심으로 ‘동맹파업’도 일어났다. 1938년 12월 1일 동아일보 기사에는 ‘평양의 냉면집 파업’ 이야기가 실려 있다. “‘평양면업노동조합(平壤麵業勞動組合)’의 피고용인 240명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했다”는 내용이다. 요구 조건은 역시 임금 인상이다. 11월 18일, 이들이 현행 임금 90전을 1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한다. 주인들은 12월 1일 자로 올려주겠다고 약속했으나 날짜를 12월 10일로 연기한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파업을 결행한 것이다. 결국, 민간의 마찰에 경찰이 개입한다.
평양에서만 냉면이 유명했던 것은 아니다. 일제강점기, 경성(서울)에도 냉면집이 많았다. 파업도 있었다. ‘평양냉면 파업 사건’ 이전인 1931년 6월 1일 자 신문기사다. 제목은 ‘평안냉면옥 배달부맹파(平安冷麪屋 配達夫盟罷)’다. 평안옥이라는 냉면집 배달부들이 동맹파업을 했다는 뜻이다. 내용은 비교적 간단하다. ‘평안옥’은 경성의 중심지인 서린동 89번지에 있는 냉면 전문점이다. 이곳에는 종업원 10명이 있었다. 모두 배달부다. 일급은 1원. 문제는 기사가 실리기 전인 5월 29일, 주인이 일방적으로 임금을 90전으로 낮췄다. 다음 날엔 직원 3명을 해고했다. 배달부들은 일하지 않겠다고 동맹파업으로 맞선다. 경성 한가운데인 서린동의 냉면집 이름이 ‘평안옥’이다. 결국 평양냉면이다.
‘평양냉면’은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전국적으로 유행한다. 경성을 비롯해 각 지방에도 냉면이 있었지만, 전국적으로 평양냉면이 널리 퍼진다.
긴 세월 동안 중국-평양-서울을 잇는 길을 따라 음식은 전해졌다. 중국 국수 문화가 평양에 전해지고, 평양의 냉면이 서울을 비롯해 전국으로 퍼졌다.
만두와 상화
만두는 냉면보다 더 복잡하게, 여러 차례 한반도로 건너온다. 처음은 고려시대 말기다.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만두는 몽골 침략 때 한반도로 처음 건너온 것으로 추정한다. 고려시대 초기 기록에는 만두가 없으나, 우리가 널리 알고 있는 ‘쌍화점’의 쌍화(雙花), 상화(霜花)는 만두다(쌍화점이 만두 전문점이 아니라 액세서리 파는 곳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고려시대 말기에는 궁중에서 만두를 훔쳐먹었다가 사형당한 도둑 이야기도 전해진다. 고려·조선시대를 지나면서 만두는 만두 혹은 상화라는 이름으로 여러 차례 나타난다. 조선시대 말기, 임오군란과 청일전쟁을 겪으면서 많은 중국 군인, 민간인, 상인들이 한반도로 건너온다. 이때 짜장면, 짬뽕과 더불어 만두를 한반도에 전한다. 지금도 인천 차이나타운, 금강 유역의 군산, 익산 등에는 화상노포가 많다. 이들은 여전히 ‘청요리’와 더불어 짜장면, 만두 등을 내놓고 있다.
조선의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은 중국이다. 외교적으로도 사대의 나라였다. 조선은 1년에 최소한 4차례 중국에 사신을 파견했다. 수백 명의 인원이 중국과 조선을 오갔다. 중국 측 사신도 빈번히 한반도를 오갔다. 사람을 따라 음식도 전해진다.
우리는 중국에는 없는 만두전골, 만둣국도 만들었다. 만두가 한식이 된 것이다. 평양, 의주는 중국으로부터 만두를 받아들여 한반도 전역으로 퍼뜨렸다. 서울에서도 만둣국을, 남쪽에서도 교자를 흔하게 먹는다. 조선시대 말기, 일제강점기에 한반도로 들어온 화상들도 만두를 전했다. 북쪽의 큰 만두, 왕만두는 한반도로 들어온 중국 만두와 비교적 닮았다. 남쪽으로 넘어오면서 만두는 작아진다. 개성만두도 있고 서울식 만두도 있다. 한반도는 음식의 용광로다. 모든 음식을 받아들인 다음 변형, 변화, 발전시킨다. 중국 음식, 북한 음식은 서울로 오면서 또 달라진다.
오늘날 서울의 북한 음식도 마찬가지다. 여러 차례 중국에서 받아들인 다음, 한반도 식으로 바꾼 것이 다시 서울로 전해진다. 실향민들이 전하고, 새터민들이 또 전한다. 북한 음식이라고 부르지만, 시대별로 음식은 달라진다. 자신들이 떠났던 순간의 ‘북한’ 음식이다. 실향민들의 북한 음식과 새터민들의 북한 음식이 다른 이유다.
만두와 냉면은 우리 것이지만 우리의 전통음식은 아니다. 외국에서 들여온 다음, 변형·발전시켜 우리 음식으로 만든 것이다. 중국, 북한 지역 사이에도 여러 차례 교류가 있었다. 이런 교류로 만두, 냉면은 발전해 한식이 된다. 북한 음식도 마찬가지. 한국전쟁과 그 이후 여러 차례 한국으로 건너온다. 한국에 온 음식들은 조금씩 변화, 발전하다 어느 순간에는 서울식, 한국식, 한식이 될 것이다.
젊은 세대들이 북한 음식에 대해 열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새로운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다. 존재하는 나라, 뉴스 등에서 자주 보는 나라, 그러나 갈 수는 없는 미지의 나라에 대한 호기심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 음식에 대한 호기심보다 더 강하다. 쉽게 갈 수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이 지속됨에 따라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증시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대어(大魚)급 기업들의 IPO(기업공개)도 이어질 예정이다. 23일 공모주 청약이 진행되는 SK바이오팜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제약·바이오 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룹 관련주 전반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외에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수조 원대 기업들이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도 주식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주식투자에 너무 심취할 경우 대어를 잡으려다 자칫 뒷목부터 잡게 될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과도하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게 되고, 주가하락에 따른 스트레스도 호소한다. 자생한방병원 김하늘 원장의 도움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생활 습관 개선과 주의해야 할 경추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 개인투자자 절반 이상, 스마트폰 주식 거래 '목 디스크 위험↑'
스마트폰으로 주식거래를 하는 개인투자자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 4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거래 비중은 55.27%로 PC를 제치고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스마트폰 사용 시 올바른 건강 습관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화면을 보기 위해 고개를 아래로 떨군 자세를 취하곤 한다. 고개를 숙인 자세가 반복되면 앞으로 쏠리는 머리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경추(목뼈)와 주변 근육, 인대에 큰 부하가 걸리고 이 과정에서 근육통, 두통 등이 유발된다.
실제 미국 척추외과 전문의 케네스 한즈라즈 박사의 2014년 연구에 의하면 앞으로 고개를 15°만 기울여도 목에는 12.2kg의 부담이 실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개의 기울기가 커질수록 목에 작용하는 하중은 점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30° 각도에서는 18.1kg, 60°에서는 최대 27.2kg까지 늘어났다.
경추에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부담은 경추의 퇴행을 가속화시키거나 경추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의 손상을 야기해 경추추간판탈출증(목디스크) 발생 위험을 높인다. 한방에서는 목디스크를 비롯한 경추질환 치료에 추나요법을 시행한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비뚤어진 뼈와 근육, 인대의 위치를 교정해 신체의 구조·기능적 문제를 해소하는 치료법으로 목 특정 부위에 쏠리는 압박을 해소시킨다.
◇ 주가 하락으로 인한 스트레, 척추에 부정적 영향 끼칠 수도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변동에 민감하고 다양한 종목들의 시세를 확인하느라 주식시장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스트레스는 지속적으로 쌓여만 간다. 미국 번스타인 리서치와 중국 푸단대학교 공동연구팀의 2011년 연구논문을 살펴보면 주가지수가 1% 하락할 때마다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1.9% 늘어났다. 또, 증시의 변동 및 종목 시세를 자주 확인하는 습관은 심리·육체적 스트레스를 유발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스는 목 건강과도 큰 연관성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관들이 수축되면서 전신 근육을 긴장하게 만든다. 피로하거나 크게 스트레스를 받은 날에 뒷목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추의 긴장 상태가 이어질수록 머리의 무게는 목 전체에 고르게 분배되지 못하고 경추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이는 곧 척추 전체에 영향을 미쳐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골반불균형 등 추가적인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침·뜸치료가 도움이 된다. 침치료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경직된 근육과 인대에 직접적으로 자극을 줘 주변 조직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 뜸치료의 경우 따뜻한 기운을 경락에 불어넣어 기혈과 경락을 소통시켜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기력을 강화하는데도 유용하다.
◇ 올바른 자세·스트레스 관리, 목 건강 관리에 필수
목디스크를 비롯한 경추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올바른 자세가 필수다. 머리가 앞으로 내밀어지지 않도록 귀, 어깨, 골반을 일직선 상에 놓아야 목의 부하를 줄일 수 있다. 기지개를 켜듯 가슴과 등을 자주 펴는 습관도 자세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화면 상단을 눈높이와 맞추고 화면 중앙이 눈높이보다 약 10° 아래로 오도록 하면 목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든다.
취미, 운동, 명상 등을 통해 제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휴식 시간에 온찜질이나 온수 샤워로 뭉친 목·어깨 근육을 풀어주면 스트레스 관리와 피로 해소에 좋다.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로 건강한 생활 패턴을 유지해 컨디션 관리에 나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생한방병원 김하늘 원장은 “경추질환은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돼 증상이 심해지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 만큼 평소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주식투자를 통해 자금을 불리는 것도 좋지만, 목 건강 관리에 소홀할 경우 수익 이상의 비용과 노력을 경추질환 치료에 쏟아야 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