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피어나는 꽃들로 봄 분위기가 물씬 나는 4월이다. 이맘때면 어린 시절 진달래와 아카시아 꽃을 뜯어 먹던 추억도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먹을 것이 귀하고 마땅한 간식거리가 없었던 그 시절, 혀끝을 간질이는 달콤한 꽃 맛은 쏠쏠한 즐거움이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도 그런 꽃 맛을 알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세대를 불문하고 함께 느끼고 추억할 만한 꽃 맛이 있다. 한식과 양식은 물론 술과 디저트까지, 꽃과의 맛있는 추억을 만들어줄 맛집들을 소개한다.
1. 절밥, 입맛을 훔치다 ‘고상(高尙)’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연꽃처럼 고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사찰음식 전문점 ‘고상’. 고상은 고려시대 궁중음식과 연관성을 가진 옛 사찰음식들을 재현하여 현대인의 입맛에 맞춘 요리들로 오신채(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와 육류를 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건강을 위해 채식 위주 식습관을 가진 이들이 주목하는 사찰요리를 맛볼 수 있으면서도 한국적인 이미지와 자연을 주제로 한 다양한 크기의 룸이 있어 신중년 고객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아침 7시부터 10시까지 소규모 인원부터 40명 이상의 모임까지 조식을 즐길 수 있어 조찬모임 장소로도 활용 가능하다. (무선마이크, 프로젝터 무료 이용)
조찬메뉴 발우(29,700원)와 공양(39,600원)을 비롯해 진상(64,900원), 어상(84,700원), 수라상(143,000원), 고상(230,000원) 등 코스메뉴가 마련돼 있다. 꽃과 함께 어우러진 연잎연꽃우엉잡채(63,800원)와 꽃잎더덕잣무침(31,900원)은 단품으로도 즐길 수 있다.
주소 서울 중구 수하동 67번지 미래에셋 센터원빌딩 B2F
영업시간 조식 7:00~10:00 중식 11:30~15:00 휴식 15:00~17:00 석식 (평일) 17:30~22:00 (일요일, 공휴일) 17:30~21:00/ 추석, 구정 당일 휴점
2. 유기농 꽃샤브의 아름다움에 풍덩 ‘~랑’
식탁 위에 꽃밭을 옮겨놓은 듯 알록달록한 꽃들로 한상 가득히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음식점 앞마당에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키운 한련화, 베고니아, 금어초 등을 사용해 더욱 산뜻한 기분으로 꽃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각양각색 꽃들이 푸짐하게 들어간 꽃 비빔밥(10,000원)은 꽃의 향과 함께 신맛, 매운맛, 쓴맛 등 자연 그대로의 맛을 느끼기 위해 고추장과 참기름 대신 약간의 간장만을 곁들여 먹는다. 이외에도 꽃버섯 샤브(1人 15,000원), 꽃만두 샤브(1人 15,000원), 꽃쌈 샤브(1人 14,000원) 등 세 가지 샤브샤브 메뉴와 꽃 감자전(8,000원), 쟁반 꽃막국수(15,000원) 등 다양한 꽃요리가 오감을 자극한다.
주소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원평리 227
영업시간 10:00~22:00/ 명절 연휴 휴점
3. 삼청동으로 떠나는 봄나들이 ‘플로라’
하얀 도우위에 화려한 꽃들이 소복하게 쌓인 플라워 피자(Flora flower pizza, 19,000원)가 궁금하다면 삼청동으로 가자. 화덕에서 갓 구워낸 피자 위에 신선한 루꼴라와 식용 꽃들이 맛과 향을 더한다. 요리에 꽃을 접목하면서 ‘꽃 요리 전문가’로 알려진 조우현 셰프가 오너셰프로 있는 플로라에는 플라워 피자 외에도 수준 높은 이탈리안 푸드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따뜻한 봄에는 3층 테라스 자리에서 식사를 하면서 삼청동 골목을 내려다보는 것도 좋겠다.
올 봄에는 화창한 주말에 아들, 딸과 팔짱 끼고 삼청동을 거닐며 데이트도 하고 화사함을 더해줄 플라워 피자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주소 서울 종로구 삼청동 147-20
영업시간 11:30~22:30 연중무휴
4. 화분을 퍼먹는다? ‘바나나트리’
미국에서 유행하는 매그놀리아 푸딩을 변형시킨 디저트로 화분 모양의 그릇에 초코파우더, 쿠키, 과일 등의 재료를 채우고 조화를 꽂아 낸다. 디저트를 떠먹는 스푼 또한 삽 모양을 하고 있어 재미를 더한다.
주소 (신사점) 서울 강남구 신사동 526번지 (한남점) 서울 용산구 한남동 739-5번지 (롯데 스타시티점) 서울 광진구 능동로92 롯데백화점
영업시간 (신사점) 월~토 11:00~21:00/ 일 12:00~20:00 (한남점) 11:00~22:00 (롯데 스타시티점) 월~목 10:30~20:00/ 금~일 10:30~20:30
5. 밤이면 밤마다 ‘요나요나’
순박한 매력으로 뜨고 있는 연남동에 위치한 일본식 꼬치구이 전문점 ‘요나요나’. ‘밤이면 밤마다’라는 뜻의 ‘요나요나’는 아늑한 분위기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흔히 볼 수 없는 벚꽃사케 사쿠라슈(7,500원)와 벚꽃맥주(8,000원)도 별미다.
주소 서울 마포구 연남동 504-32
영업시간 19:00~이튿날 새벽 2:00, 일요일 휴점
6. 로맨틱한 플라워 젤라또 ‘제멜로’
파리, 헝가리, 이탈리아 등에서 볼 수 있었던 꽃 모양의 젤라또(4,800원)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곳이다. 제멜로는 젤라또의 프리미엄을 위해 이태리 직수입 재료와 수제공법으로 만들고 있다. 초콜릿, 밀크티, 자몽, 그린티, 블랙빈, 커피, 수박 등 다양한 맛의 젤라또 중 두 가지를 선택하면 예쁜 꽃 모양을 만들어 콘 위에 올려줘 보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6-2 푸르지오시티2차 115
영업시간 11:00~22:30 연중무휴
따스한 봄 날, 햇볕을 쬐며 야외활동을 하는 것 어떻게 생각하세요?
웅크린 몸을 쭉 펴고 가볍게 걸어보세요. 자전거는 어떨까요?
자전거의 운동 효과는 약 1시간에 1만보 걷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자전거
페달을 돌리면
앞에서 밀려오는 상쾌한 바람
앞을 보면
멀리서 다가오는 새로운 풍경
고개를 돌리면
새롭게 돋아나는 푸르른 새싹
멀리서 보면
줄지어 달려오는 즐거운 약동
처음 자전거로 장거리 나들이를 계획하시면
안전한 한강변 자전도로를 이용해 쉬엄쉬엄 팔당댐 까지 가보시는 것 어때요?
여의도에서 팔당댐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도 장거리 자전거 나들이가 부담스럽다면
가까운곳에서 안전하게 자전거를 달릴 수 있는 자전거 도로가 많이 있습니다.
전국이 온통 눈부신 벚꽃동산이다. 살랑살랑 봄바람 맞으며 나들이하고 싶은 계절이 찾아왔다. 그러나 봄나들이 생각하며 가슴설레는 것도 잠시. 하늘거리는 얇은 봄옷 사이로 드러난 숨어있는 살과의 전쟁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노출의 계절을 앞두고 인터넷 다이어트 사이트는 연일 북적댄다. 연예인 운동법부터, 식이요법, 단식, 체조, 요가 등 종류도 많지만, 맛있는 음식을 포기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들고 어렵다.
영농벤처 '평창사람들'(www.pcsaram.com)이 올봄 건강하고 매력있는 다이어트女로 변신하는데 도움을 주는 '웰빙 생표고버섯 레시피 3종세트'를 공개한다.
기름기 없는 저칼로리 영양식 '웰빙 생표고버섯 레시피 3종세트'로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즐기고, 건강은 물론 덤으로 예쁜 몸매도 만들어보자.
◆건강웰빙식품 '표고버섯'
표고버섯은 단백질과 당질, 콜린, 퓨린과 각종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몸에좋은 베타글루칸의 일종인 레티난과 에리타테닌이 다량 함유돼 있어 대표적인 웰빙식품으로 손꼽힌다. 면역력 증진에 좋은 약리성분과 섬유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으면서 칼로리는 거의 없어 비만과 변비 걱정 없는 여성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표고의 레티난은 천연 방어물질인 인터페론을 만들어내 면역력을 높이고 항암작용을 하며, 에리타테닌은 핏속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고혈압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또 구아닐산은 강력한 감칠맛을 내기 때문에 천연 조미료로 어떤 식재료와도 잘 어울린다.
표고버섯은 되도록 생표고를 사용하며 색이 선명하고 탄력이 있는 적당한 크기를 고른다. 갓 안쪽이 손상되지 않도록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 준비해 둔다. 부득이 건표고를 사용할 경우엔 물에 1시간 이상 충분히 불려 표고 고유의 탱탱한 촉감을 되살린 후 사용한다.
평창사람들 생표고버섯은 강원도 백두대간 청정지역 평창700고지에서 재배한 친환경 표고버섯으로, 농약과 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해 가족 건강에 민감한 웰빙족 사이에 인기가 높다.
▲향긋한 버섯향과 식감이 살아있는 - 생표고버섯 숙회
재료 : 생표고버섯 400g, 초고추장, 머스터드간장
1. 버섯 기둥은 떼어내고 갓을 1cm 간격으로 썬다.
(팁: 버섯 기둥은 버리지 않고 찢어 놓은 후 각종 국물요리에 첨가하면 좋다)
2. 1cm 간격으로 썰어 놓은 갓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가볍게 짜 놓는다.
3. 초고추장이나, 머스터드를 넣은 간장에 찍어 먹는다.
▲온가족 건강밥 - 생표고버섯밥
재료 : 생표고 버섯, 쌀(적당량), 들기름
양념장 : 간장, 고추가루, 파, 마늘, 취향에 따라 참기름이나 들기름 적당량을 넣고 함께 섞는다.
1. 쌀을 씻어 불린다.
2. 생표고 버섯을 1cm로 깍둑썰기를 한다.
3. 불린 쌀에 썰어놓은 표고를 넣고 들기름과 함께 볶은 후 적당량의 물을 넣고 밥을 짓는다.
4. 준비해 놓은 양념장을 넣어서 비벼 먹는다.
▲아이들 영양간식으로 딱 - 생표고버섯 탕수육
재료 : 생표고버섯, 튀김가루
탕수소스 : 물2컵, 식초2스푼, 간장 2스푼, 설탕 3스푼, 녹말가루 2스푼+물약간
파프리카(빨강, 노랑, 초록), 오이, 파인애플
소스만들기 : 후라이팬에 녹말물을 제외한 탕수소스 재료를 넣고 한소끔 끓여준다. 설탕이 녹고 물이 끓으면 물에 풀어놓은 녹말물과 야채 재료를 넣고 좀더 끊여준다. 취향에 따라 소스 농도를 조절한다.
1. 생표고버섯을 한 입 크기로 썬다.
2. 썰어 놓은 표고버섯에 튀김가루를 묻혀 놓는다.
3. 튀김가루를 묻힌 표고버섯에 튀김옷을 입힌다.
4. 기름 온도를 170도에 놓고 초벌튀김을 한 후, 기름 온도를 좀 더 높여서 180도에 놓고 재빨리 다시 튀겨낸다.
5. 먹기 좋게 튀겨낸 버섯 위에 소스를 뿌려 낸다.
나경희 평창사람들 대표는 "평창 700고지에서 생산 된 표고 고유의 향긋한 버섯향과 탄력있고 쫄깃한 생표고의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어른들 술안주는 물론 밥투정 많은 아이들 반찬으로도 더없이 좋다"면서 "평창사람들 표고버섯은 칼로리가 거의 없는 웰빙식품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원하는 여성의 다이어트 식단으로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평창사람들'은 지난 2010년 설립된 영농벤처 기업으로 우리 농촌을 지키고 농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친환경 식자재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평창군 용평면 소재 대단위 직영 '노아농원'을 통해 고품질 표고버섯과 다양한 기능성 농산물을 직접 생산 중이며, 평창 지역 농산물을 가공한 친환경 안심 식자재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젊은 영농벤처기업이다.
‘고령자 고용 확산을 위한 서울시 어르신 적합 직종 연구’
지난해 5월 서울시가 발표한 연구 보고서다. 기존의 어르신 일자리 연구와 정책으로는 변화한 고령자들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새로운 고령자 적합 일자리 개발에 뛰어든 결과물이다. 여기에 현장 전문가와 일에 종사하고 있는 고령자 인터뷰를 거쳐 최종 76개의 직종을 개발ㆍ제안했다.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라는 슬로건에서 비롯된 정책 연구였던 것이다.
분야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를 제안하면 구직자들은 자신들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다. 서울시에서 제안한 일자리는 조리사나 주방 보조원과 같은 음식 서비스 분야부터 동화구연사와 문화재 해설가, 복지주거환경코디네이터에 이르기까지 그 분야도 천차만별이다. 이 중에서도 예술 문화 분야의 한 일자리를 꿰차기 위해 한바탕 전쟁을 벌인 직종이 있다. 바로 도슨트(Docent)라는 일자리다.
# 미술관의 소금, 도슨트(Docent)
도슨트.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직업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서 일정한 교육을 받은 뒤 관람객들에게 작품에 대해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미술이나 전시품에 대한 설명을 담당하는 일종의 안내인 또는 가이드인 셈이다.
화창한 봄 햇살이 세상으로 나들이 나온 8일 서울 종로구의 탑골 미술관. 그곳에서 불화(佛畵)설명에 여념이 없는 실버 도슨트들을 만났다. 그들을 만나러 간 서울노인복지센터 1층의 탑골미술관은 약 10여점의 불화로 가득 차 있었다. 학생부터 취재진, 종교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었다. 그 중 왼쪽가슴에 반짝이는 명찰이 유난히 눈에 띄는 4명이 있었다. 명찰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실버 도슨트’
목소리가 조곤조곤하고 미소가 아름다운 두 여인과 말끔한 정장과 넉넉한 웃음으로 관람객을 맞이하는 두 신사가 있다. ‘불화(佛畵), 전통으로 피어나다’라는 기획전이 열렸던 이 날. 이들은 어떤 것이 중요무형문화재 제118호 임석환 불화장의 그림이고 어떤 것이 전수자들의 그림인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이 사람들은 과거에 무슨 일을 했을까’ 궁금증이 생길만도 하다. 그림에 대한 설명을 거침없이 해내니 말이다. 그러나 이들 중 미술을 전공한 사람은 없다. 다만 미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이들을 도슨트에 세계로 인도 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거침없이 미술 해석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끊임없는 교육에 있다. 이들에 대한 교육은 약 한달 간 이뤄진다. 또한 새로운 전시회가 열릴 때마다 그 전시회의 성격에 맞는 전시 정보 숙지 교육도 치러진다. 현대미술사부터 서양미술사에 이르기까지 소양 교육과 도슨트 역할 교육에 이르기까지 그 교육의 강도가 적잖이 세다. 이 과정을 거쳐 현재 탑골 미술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도슨트만 해도 20명이나 된다.
# 은퇴 후 국화빵 장사에서 도슨트에 이르기까지
도슨트 송련(남ㆍ72)씨는 10년 전 은퇴했다. 송씨는 은퇴 후 해보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경험을 했다. 국화빵 장사,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 후 복덕방, 상담가, 지하철 택배, 노인 학대 지킴이까지.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그저 넉넉한 웃음으로 표현할 뿐이었다. 도슨트가 되기 전까지 도슨트라는 직업이 있는 줄도 몰랐다는 그. 이제 도슨트는 그가 생각하는 다양한 경험의 종착점이다. 송씨에게 도슨트가 종착점이 된 이유를 물었다.
“관심 분야에서 일하니까요. 젊은 시절 취미가 그림이었고, 현재는 유화 그리기에요. 취미를 일로 하기가 쉬운게 아니죠. 그리고 정말 행복한 일이기도 합니다. 취미이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게 도슨트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힘이 닿는데까지 이 일을 하고 싶어요.”
# 음악선생님이 가르치는 미술관
탑골 미술관에서는 음악 선생님이 미술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러니 하지만 실제로 그렇다. 도슨트 임순영(여ㆍ66)씨다. 은퇴 전 임씨의 직업은 음악 선생님이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에서 성악가 그리고 비올리스트까지 음악에 대해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만한 젊은 날이었다. 그러나 은퇴 후 그녀가 보고 있는 것은 악보가 아닌 그림이다. 그러나 전혀 거부감이 없는 그녀다. 예술은 음악이나 미술이나 한 맥락이라고 보는 임씨다.
“음악만 40년 했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서 전문적이지는 않아요. 그런데 ‘그림은 악보 같은거야’라고 생각하면서 도슨트 일에 임하고 있어요. 악보가 있으면 어느 곡이나 다 할 수가 있거든요. 전시회 전에 교육도 받고, 음악과 미술을 응용해서 생각하려 하니 이 일에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녀의 말에서 행복감이 묻어났다. 인터뷰의 한 질문이 끝날 때마다 “너무 행복해요”를 연발했다. 그녀는 은퇴 후 인사동이나 미술관을 많이 찾아 다녔다. 미술관을 다니며 묘한 미술의 매력을 느꼈다. 미술로 인해 일상도 달라지자 이것을 소개하는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다. 그 때 발견한 것이 도슨트다. 그녀에게는 행운이었다.
임씨가 도슨트가 된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도슨트 일하는 것 외에도 짬나는 대로 미술관을 찾는다는 그녀. 이제는 도슨트가 직업병이 됐다. 미술관에서 도슨트나 큐레이터가 보이지 않을 때 학생들이나 관람객들에게 꼼꼼히 설명을 해준다는 그녀다. 못말리는 선생님 기질이다. 선생님에서 도슨트까지 가르치는 것을 위해 태어났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8일 찾은 탑골 미술관 도슨트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활기차 보였고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어디에서 뿜어 나오는지 모르는 아우라의 근원은 아마도 일에서 찾은 재미와 열정이 아닐까. 일자리가 복지다? 이들에게 복지를 운운하기엔 이들의 열정이 너무 젊게 느껴진다. 어쩌면 ‘일자리가 회춘’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하룻밤 사이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났다. 새벽길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에 비친 고운 얼굴, 우아한 자태, 단아한 모습…. 하늘에서 내려왔을까. 곱디고운 얼굴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얼굴은 벚꽃이다.
밤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온 세상이 벚꽃으로 풍성해졌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롭다. 하지만 잠시다. 이번 주말·휴일이 지나면 벚꽃의 우아한 자태도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벚꽃의 우아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은 많다. 진해 군항제, 제주 왕벚꽃축제, 김제 모악산축제, 여의도 봄꽃축제 등은 가족·연인과 함께하기 좋은 벚꽃 명소다. 6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동문 앞 특설무대에서는 제4회 여의도 사랑의 봄꽃길 걷기대회가 열린다. 벚꽃이 만개한 여의도 국회 일대 3㎞를 걸으며 가족·연인·친구·시민이 함께 어울리는 봄꽃 축제 한마당으로 걷기대회 후에는 행운권 추첨을 통해 LED TV, 최신 스마트폰, 생활용품 등 100여점의 선물도 제공된다.
그러나 교통체증과 주차난으로 나들이 자체가 두렵다면 숨은 벚꽃 명소로 눈을 돌려보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숨은 벚꽃 명소가 많다.
서울 양천구의 안양천 수변생태공원은 뜨는 벚꽃 명소다. 지역주민들의 쉼터로 자리 잡은 이곳은 안양천 제방 벚나무길 약 1㎞에 양천문인협회 회원의 자작시 60여 점을 전시하고 있어 벚꽃과 함께 다양한 시를 감상할 수 있다.
안양천 제방 산책로에는 약 900주의 왕벚나무가 해마다 변함없이 벚꽃을 피운다. 거기에 금낭화와 할미꽃 등 우리나라 고유 꽃으로 구성된 화단도 조성돼 눈이 심심할 틈이 없다.
둔치에는 튤립, 비올라 등 봄향기 가득한 봄꽃 화단과 원추리, 갯버들, 꽃창포 등 다양한 수변식물을 만날 수 있는 자연학습장, 춘향이 그네 등의 볼거리가 나들이객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에서 강원 춘천 방면 46번 국도를 따라 1시간가량 달리면 경기 가평군 청평면의 에덴휴게소 뒤로 벚꽃길이 펼쳐진다. 청평호반을 끼고 있는 이 벚꽃길은 숨은 벚꽃 명소인 만큼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다. 서울과 멀지 않을 뿐 아니라 버스·기차 등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해 교통체증·주차난 걱정도 없다.
유람선을 타며 벚꽃을 만끽할 수 있는 이색 명소도 있다. 아름다운 호반과 어우러져 절경을 자랑하는 충북 충주시의 충주호반 인근의 벚꽃길이다. 특히 이곳은 2008년부터 벚꽃 가로수길이 조성돼 매년 달라지는 벚꽃길을 감상할 수 있다.
대학가에도 벚꽃 명소가 많다. 서울 동대문구의 경희대학교는 대학가 벚꽃 명소다. 청운관과 박물관, 자연사박물관, 평화의전당 등을 둘러보면 약 30분, 관광대학과 미술대학, 선동호 등을 지나면 약 1시간이 소요된다. 올해는 지역주민과 교류를 통한 소액모금 활성화의 일환으로 경희 벚꽃맞이 캠퍼스 축제가 5일 열린다.
강원 원주의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관광지로도 손색 없는 벚꽃 명소다. 정문에서 100m 정도 올라가면 모습을 드러내는 벚꽃길은 호젓한 호수를 바라보며 걷는 수백m의 긴 산책로다. 연인들은 이 길을 지나며 키스를 하지 않으면 헤어진다는 속설도 있어 ‘키스로드’로도 불린다.
충남 아산의 순천향대학교도 지역주민들의 벚꽃 명소가 됐다. 순천향대학교에는 36년 전 개교 당시 식재한 800여 그루의 아름드리 벚나무가 곳곳에 있어 운치를 더한다. 특히 아이들도 뛰어놀 수 있는 잔디광장을 갖추고 있어 봄을 만끽하려는 상춘객들에게 인기다.
그냥 보내자니 아쉽고 떠나자니 부담스러운 벚꽃놀이. 거창할수록, 기대감이 클수록 실망도 크다. 마음은 가볍게, 기대감 없이 주변을 둘러보면 뜻밖의 명소를 발견할 수 있다. 숨은 벚꽃 명소엔 의외의 감동이 기다리고 있다.
벚꽃축제 일정
예년보다 이른 벚꽃 개화시기에 벚꽃축제 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봄 축제인 여의도 봄꽃축제는 3일부터 13일까지 11일간 국회의사당 뒤편 여의서로 일대에서 펼쳐진다.
영등포구은 당초 12일에서 20일까지 축제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축제의 백미인 벚꽃이 전례 없이 빨리 개화함에 따라 일정을 3일에서 13일로 변경했다.
'한강여의도 봄꽃축제'에서 올해부터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로 명칭을 변경해 진행한다.
시민 공모로 선정된 '꽃과 예술의 하모니, 그리고 행복'이란 주제로 다양한 꽃과 함께 다채로운 문화 공연 등으로 가득 찬 축제를 펼쳐나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3일부터 13일까지 '제10회 한강 여의도 봄꽃축제' 특별교통대책을 시행한다. 축제가 벌어지는 윤중로 구간의 교통을 통제하고 여의도를 경유하는 버스, 지하철을 연장·증편 운행하는 방안이다.
시는 축제 중 서강대교 남단사거리부터 의원회관 앞 사거리까지 차량 진입을 통제한다며 해당 구간을 진입하려는 차량에 우회 운행을 당부했다.
다음달 4일~6일까지 영취산 진달래축제, 양평에서 열리는 산수유축제도 진행된다.
아울러 다음달 18일~27일까지는 신안에서 튤립축제, 25일~5월 25일까지는 태안에서 튤립축제가 열리며 제주도에서는 내달 12일과 13일에 걸쳐 유채꽃 큰 축제가 열린다.
벚꽃축제 일정을 본 네티즌들은 "벚꽃축제 일정 엄청 당겨졌구나. 빨리 여의도 가야겠어요", ""벚꽃축제 일정 참고하세요. 벌써 여의도 만개했더라구요", "벚꽃축제 일정 확인하고 즐거운 나들이하세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벚꽃 개화가 앞당겨진 올해, 수원지역에서 봄꽃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수원시는 최근 포근한 봄 날씨 봄꽃을 즐길 수 있는 관내의 거리 12곳을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선정된 장소는 광교마루길, 서호천, 고향의 봄길, 칠보둘렛길, 경기도청 및 팔달산 회주도로, 월드컵경기장 입구, 만석공원, 황구지천, 봉영로, 숙지공원, 농촌진흥청 주변, 일월천로 등 12개 구간이다.
이들 12곳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왕벚나무, 진달래, 개나리꽃 등 아름답고 다양한 봄꽃들이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들로 이름이 높다.
이에 따라 시는 시민들이 가까운 주변에서 아름다운 봄꽃을 관람할 수 있어 더 많은 시민들이 따뜻한 날씨에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나와 여행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줄이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12개 명소의 위치와 거리, 특징 등은 시 홈페이지(www.suwon.go.kr)를 통해 제공되며, 오는 18일~20일 경기도청 주변과 고색동 황구지천에서 벚꽃축제가 열린다.
[기사제휴: 경기일보 이지현기자 jhlee@kyeonggi.com]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벚꽃의 개화시기가 전년보다 빨라졌다.
벚꽃 개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2월과 3월의 기온이 예상보다 높아지면서 개화 시기도 예년에 비해 앞당겨지고 있는 것이다.
벚꽃은 지난 25일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처음 개화한 후 서울에서는 28일 오후 개화했다. 벚꽃 개화가 서울까지 올라오는 데 사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기상청은 전국적으로 내달 4~6일 벚꽃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보통 벚꽃의 만개상태가 벚꽃은 절정 시기를 기준으로 5~7일 정도까지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4월 둘째 주까지는 전국적으로 벚꽃의 향연이 지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벚꽃 축제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도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남에서 북상하는 벚꽃의 경로에 따라 전국적으로 축제분위기가 고조되는 이전과 달리 전국적으로 동시에 벚꽃이 피면서 나들이객의 일정도 그만큼 당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벚꽃 축제의 대명사인 경남 창원 진해는 4월 1∼10일 진해군항제를 기점으로 중원로터리, 여좌천,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장복산 공원, 안민도로, 경화역, 제황산 공원, 해군사관학교 등 도시 곳곳에서 벚꽃 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여의도 윤중로가 대표적인 벚꽃길로 주목받고 있고 4월 초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보이는 제주도에서는 4∼6일 제주종합경기장 부근에서 열리는 제주왕벚꽃축제를 필두로 전농로, 제주대학교 진입로 등에서 벚꽃 축제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