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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가게] 부산편① 60년 전통 ‘백구당’
- 60년 전통 ‘백구당’ ‘흰 갈매기’를 뜻하는 백구당(白鷗堂)은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양식 제과점이다. 60년 동안, 3대를 이어오며 잠시 ‘뉴 파리 양과’로 이름이 바뀐 적도 있고, 매장 규모가 달라지기도 했지만, 빵맛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3대 주인장인 조재붕(54) 씨는 “정직한 재료로 옛 방식을 고수하되, 연구를 통해 늘 새로운 맛을 선보인 것이 장수비결”이라 말했다. 초창기부터 만들어온 앙금빵이나 양과자를 비롯해 2대 주인장이 45년 전 탄생시킨 ‘크로이즌’, 그리고 현 주인장이 개발한 ‘쑥쌀식빵’까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명맥을 이어왔다. 특히 조재붕 씨는 제철 국산 식재료를 빵에 접목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계절마다 지역 토산품을 이용한 빵을 개발하려고 노력합니다. 봄에는 쑥 카스텔라를, 가을에는 홍시 롤케이크를 만들기도 했죠. 산지에 직접 가서 좋은 재료를 골라 옵니다. 자연발효는 물론이고, 첨가제나 방부제도 전혀 넣지 않아요. 정직한 재료에 자부심을 느끼고, 고객에게 거짓이 없으니 더 뿌듯합니다.” 장인정신이 느껴질 정도로 빵에 대한 철학과 자긍심을 지닌 그이지만, 사실 처음부터 백구당을 물려받을 계획은 없었다고 한다. 본래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건설사 대기업을 안정적으로 다니던 터였다. 갑작스레 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지며, 백구당에도 위기가 닥쳤다. 백구당의 명맥을 잇는 문제로 가족들의 고뇌는 깊어졌고, 결국 장남 조재붕 씨가 나서게 된 것이다. “대를 잇기 위해 한국제과학교를 다니면서 자격증도 땄고, 대학원에서 경영 공부도 했어요. 2000년 8월에 내려왔는데, 처음 6개월간은 새벽 4시부터 밤 12시까지 꼬박 가게 일에 매달렸죠. 다행히 아버지가 기력이 좀 있으실 때라 빵 만드는 기술도 전수받았어요.” 조재붕 씨 역시 대를 물려줄 계획을 갖고 있을까? 그는 ‘대를 잇는다’는 표현 대신 “잠시 맡는다”라며 운을 뗐다. “백구당은 계속될 거고, 그 과정에서 제가 잠시 맡았다고 생각해요. 그다음으로는 둘째 아들이 맡았으면 하는데, 장담할 수는 없어요. 아버지도 원래는 제 동생에게 물려주려 했으니까요. 결국 백구당의 다음 주인장은 사람이 아닌 백구당이 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웃음)” 부산1호선 중앙역 15번 출구 도보 1분 거리 주소 부산시 중구 중앙대로81번길 3 영업시간 월~토요일 8:00~22:00, 일요일 9:00~17:00, 공휴일 9:00~18:00 대표메뉴 크로이즌, 쑥쌀식빵, 파이만주 등 ※본 기획 취재는 (사)한국잡지협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2019-08-14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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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향기[春香] 따라 오감만족 남원을 거닐다
- ‘남원’ 하면 춘향, ‘춘향’ 하면 광한루원만 생각났다. 남원에는 진정 광한루원 말곤 갈 데가 없을까 궁리하던 때에 마침 김병종미술관이 개관했다. 미술관이 좋아 남원에 들락거렸더니 식상했던 광한루원이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오래된 동네 빵집과 걷기 좋은 덕음산 솔바람길도 발견했다. 이 산책로가 미술관과 연결되는 것을 알고 얼마나 기뻤던지. 남원을 여행하며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시가 종종 생각났다. 걷기 코스 남원역(남원시외버스터미널)▶차량 이동▶광한루원 북문▶남문▶요천 섶다리▶덕음산 솔바람길 입구▶전망대 레스토랑▶남원국립국악원▶그네매점(또는 약수터매점) 뒤 덕음산 솔바람길 입구▶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남원항공우주천문대▶춘향테마파크(또는 덕음산 오감만족숲) 상상 속 달나라를 구현한 광한루원 광한루원에는 남문(정문)과 서문, 북문이 있다. 오늘 걷는 코스는 북문으로 입장해 남문으로 나가는 것이 동선상 편하다. 북문 앞에는 고품격 한옥 호텔인 남원예촌과 규모 있는 한정식 전문점들이 자리했다. 이 일대는 남원 제일의 관광단지라서 거리가 깔끔하고 작은 쉼터도 조성돼 있다. 주중 낮 동안 일반인 관람이 허용되는 남원예촌을 잠시 둘러본 뒤 광한루원 북문으로 입장한다. 광한루원의 중심 건물인 광한루(보물 제281호)와 춘향사당이 코앞이다. 조선 중기 사람들은 달나라에 옥황상제와 선녀가 산다고 생각했다. 이 상상을 지상에 구현한 것이 광한루원이다. 광한루는 옥황상제가 머무는 달나라 궁전이며, 광한루 앞 연못은 은하수를 상징한다. 연못에 섬처럼 떠 있는 세 개의 섬은 지상낙원, 즉 영주산(한라산), 봉래산(금강산), 방장산(지리산)을 뜻한다. 중국 ‘사기’에 등장하는 전설 속 세 산(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을 본떠 일컬은 것이다. 나무다리로 연결된 세 섬을 차례로 들러본다. 팽나무가 우거진 영주산 영주각에 올랐다가 봉래산의 대숲을 지나고, 방장산 숲에 숨은 작은 방장정에선 잠시 쉬어간다. 방장정 옆으로 연못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돌다리 오작교가 보인다.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를 건널 때 걸었던 오작교를 본떠 만들었다. 다리 길이가 57m에 달하는 국내 최장 연지교다. 조선 후기 소설 ‘춘향전’에서 성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났던 장소로 등장하기도 한다. 오작교를 건너며 연못을 굽어보니 잉어 떼와 천연기념물인 원앙 수십 마리가 떼 지어 노닌다. 광한루원은 원앙과 잉어에게도 지상낙원인 듯하다. 연못가 버드나무와 짝꿍처럼 잘 어울리는 수중 누각 완월정에 올랐다가 남문으로 나선다. 솔숲이 우거진 덕음산 솔바람길 광한루원 남문으로 나오면 바로 요천변이다. 요천 제방에 올라 벚나무 가로수길을 걷는다. 가로수가 우거져 그늘이 짙다. 덕음산 솔바람길로 가려면 승월교나 섶다리를 이용해 요천을 건너야 한다. 흔한 시멘트다리 대신 섶다리를 선택해 건넌다. 이 섶다리는 옛날부터 요천에 섶다리 두 개가 있었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근래에 만든 쌍섶다리다. 섶다리를 건너면 춘향테마파크와 식당, 놀이공원, 국립국악원 등이 있는 춘향촌 입구가 보인다. 춘향촌 입구 왼쪽에 ‘덕음산 솔바람길’ 입구가 있다. 나무계단을 조금 오르면 솔숲길이 이어진다. 잔잔한 오르막길을 10분 정도 걸었을까. 숲길이 전망대레스토랑 앞 전망대로 인도한다. 이곳에 서서 남원 시내를 굽어본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분지 같고, 도심 가운데로 요천이 흐른다. 남원의 젖줄 요천은 섬진강으로 흘러 들어가 남해까지 간다. 탁 트인 남원 풍광을 감상하고, 포장도로를 따라 국립민속국악원 방면으로 내려간다. 국립민속국악원은 판소리의 성지인 남원의 국악 수준을 잘 보여주는 공연장이다. 주말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전통 공연을 선보인다. 주말에 이 길을 걷는다면, 공연시간을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국립민속국악원 뒤쪽으로 이동해 덕음산 솔바람길의 또 다른 입구를 찾는다. 나무계단을 오르자 김병종미술관까지 이어지는 데크 산책로로 연결된다. 길 곳곳에 전시돼 있는 시, 그림, 캘리그래피 작품을 감상하고, 솔숲 향기를 맡으며 느리게 걷는다. 데크에서 내려오면 바로 김병종미술관이 보인다. 국립민속국악원에서 미술관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 남원의 뜨는 명소 김병종미술관과 화첩기행 북카페 2018년 3월 개관한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남원 출신 한국화의 거장 김병종이 자신의 작품을 남원시에 기증하면서 건립이 기획됐다. 덕음산 기슭에 위치해 있어 실내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눈길 닿는 곳마다 푸른 숲이다. 김병종 화가의 작품은 1층 상설전시실에 전시돼 있다. 김병종 화가의 초기작이자 그의 이름을 미술계에 알린 ‘바보예수’ 시리즈를 볼 수 있다. 그의 작품은 이해하기 쉽고, 동심이 느껴져 절로 미소 지어진다. 김병종 화가는 여행 에세이 ‘화첩기행’을 저술해 문학가로서도 뛰어난 면모를 보여줬다. 상설전시장 옆에는 화첩기행 북카페 ‘미안’도 자리해 있다. 남원에서 나고 자란 청년 카페지기가 ‘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라는 뜻을 담아 ‘미안’이라 이름 지었다며 환하게 웃는다. 카페 한쪽 벽면에는 김병종 화가의 작품과 그가 기증한 미술, 인문학, 문학 관련 도서 등 약 2000여 권이 진열돼 있다. 나머지 벽면은 통창을 설치해 물이 가득한 정원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보인다. 오랜만에 맘에 쏙 드는 미술관과 카페를 만나 걷는 즐거움이 커진다. 볕 잘 드는 창가에 앉아 맛있는 커피와 빵을 먹으며 지친 다리를 쉬어간다. 춘향테마파크 걸을까, 오감만족숲을 걸을까 미술관에서 걷기를 마치고 광한루 쪽으로 내려가도 되고, 더 걷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항공우주천문대를 거쳐 춘향테마파크 또는 덕음산 오감만족숲으로 내려가도 좋다.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광한루원이 멀지 않다. 항공우주천문대는 미술관 뒤쪽으로 난 길 끝에 있다. 미술관에서 약 300m 거리다. 오르막을 살짝 오르면 돔 형태의 지붕을 얹은 천문대를 만난다. 여러 대의 천체망원경을 통해 낮에는 태양의 흑점을, 밤에는 달과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다. 기상이 좋지 않으면 관측을 할 수 없으니 날씨를 봐가며 입장해야 한다. 천문대 뒤쪽, 솔바람길 이정표를 따라 계단을 내려가면 춘향테마파크 뒷문이 나온다. 이 문은 춘향테마파크의 가장 위쪽 구역에 있으니 아래로 내려가면서 관람하면 된다. 춘향테마파크는 춘향을 주제로 한 문화예술공원이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의 촬영세트장이 남아 있다. 뒷문 근처에는 월매집, 춘향과 이몽룡이 첫날밤을 보냈던 월매집 부용정, 춘향이 변 사또에게 고초를 당했던 관아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춘향테마파크에 입장하지 않고, 뒷문 앞에서 이정표를 따라 오감만족숲/광한루 방면 숲길로 5분 정도 내려가면 오감만족숲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오감만족숲은 2017년에 덕음산 기슭에 조성한 공원으로 걷기 좋도록 지그재그형 산책로를 만들어놓았다.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면 승월교로 바로 연결된다. 주변 명소 & 맛집 전통시장의 정취가 물씬 남원공설시장 광한루 서문 앞에 있는 상설시장이다. 오일장날에는 아침부터 붐빈다. 남원에는 산과 강이 있어 농수산물이 풍부하다. 특산물을 구경하며 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남원산 미꾸라지가 흔하다. 시골 시장에서도 보기 드문, 오래된 뻥튀기 가게도 있다. 온갖 곡식은 물론 무까지 튀겨준다. 남원 사람들이 이 시장에서 즐겨 사 먹는 또 다른 인기 메뉴는 닭발 튀김. 뼈를 발라낸 닭발에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다. 맥주 안주로 제격이다. 남원시 의총로 51, 4와 9로 끝나는 날이 오일장. 맛의 고장 남원 맛집 남원에서는 남원산 미꾸라지와 된장을 넣고 푹 끓인 추어탕이 유명하다. 광한루원 서문 쪽 요천변에 추어탕 거리가 형성돼 있다. ‘새집’, ‘현식당’, ‘부산집’이 입소문 났다. 광한루원 북문 앞에 있는 남원 한정식 전문점 ‘종가’도 추천할 만하다. 보리굴비 정식을 주문하면 홍어찜, 육회, 전복구이 등 맛깔난 전라도 음식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돌솥비빔밥 전문점인 ‘반야식당’도 광한루 인근에서 오래 장사한 소문난 집이다. 최근 뜨고 있는 ‘집밥, 담다’는 ‘따뜻한 가정식 한 끼’를 표방하는 젊은 감각의 음식점이다. 정갈한 식단으로 호평받고 있다. 예약은 필수. 남원 사람은 다 안다는 명문제과 남원에서 오래 장사한 동네 빵집이다. 가게는 작고 허름하다. 다른 빵집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빵을 개발해 인기를 얻었다. 남원에서는 이미 유명한 곳인데 ‘백종원의 3대천왕’에 출연한 뒤로 손님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평일에도 줄을 서며, 오후 늦게 가면 인기 빵은 동나 살 수 없다. 3대 인기 빵은 생크림소보로, 꿀아몬드, 수제햄빵이다. 광한루원 북문에서 도보로 10여 분 거리에 있다. 남원시 용성로 56. 걷기 Tip ❶ 5월 8일부터 12일까지 광한루원과 요천 일대에서 제89회 춘향제가 열린다. 광한루원은 야간 조명을 밝히는 밤에 산책해도 좋다. ❷ 4월 24일부터 5월 19일까지 바래봉 철쭉제도 열린다.
- 2019-05-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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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란수도 부산의 추억을 더듬는 길 ‘초량이바구길’
- 수도권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날, 부산역에 도착했다. 위쪽 지방보다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은 부산은 아직 초겨울 같았다. 평소대로라면 부산역 옆 돼지국밥 골목에서 국밥 한 그릇 말아먹고 여행을 시작했을 것이다. 오늘은 초량이바구길에서 시래깃국을 먹기로 했다. 구수한 시래깃국을 호호 불어가며 먹을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걷기 코스 부산역 ▶ 옛 백제병원(브라운핸즈백제) ▶ 남선창고 터 ▶ 동구 인물사 담장 (초량초등학교) ▶ 이바구정거장 ▶ 168도시락국 ▶ 168계단과 168모노레일 ▶ 전망대 ▶ 이바구놀이터와 6·25막걸리 ▶ 이바구충전소 ▶ 당산 ▶ 이바구공작소 ▶ 장기려더나눔센터 ▶ 스카이웨이전망대 ▶ 유치환의 우체통 부산의 산동네와 산복도로 한국전쟁 발발 두 달 뒤, 최후 방어선이었던 부산이 피란수도가 되었다. 전국의 피란민이 부산으로 몰려왔다. 전쟁 전 40여 만 명이었던 부산 인구는 100만 명으로 늘었다. 전체 면적의 절반이 산지인 부산은 폭증한 인구를 수용할 만한 땅이 부족했다. 피란민들은 부산항과 부산역에서 가까운 산동네로 몰려들었다. 산비탈을 깎아 판잣집을 짓고 부두 노동자로, 자갈치 시장 일꾼으로 생계를 이어나갔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들은 산동네에 정착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형성된 동네가 지금의 감천문화마을, 아미동 비석마을, 영도 흰여울마을, 초량동 산복도로 마을 등이다. 부산에 산동네가 많다 보니 자연스레 산중턱을 지나는 산복도로(山腹道路)가 생겼다. 실핏줄처럼 산동네를 연결하며 부산의 상징이 되었다. 부산 동구에서 산복도로가 처음 개통된 초량동에 부산의 근대 역사를 담은 ‘초량이바구길’을 조성했다. ‘이바구’는 이야기를 뜻하는 경상도 방언이다. ‘까꼬막이 천지삐까리’ 초량이바구길 초량이바구길은 부산역에서 산복도로까지 걷는 길이다. 짧은 코스이지만, 부산말로 “까꼬막(오르막길)이 천지삐까리다(아주 많다).” 급경사 계단에는 모노레일이 있으니 앞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부산역에서 5분 정도 걸으면 첫 목적지인 옛 백제병원에 도착한다. 백제병원은 1927년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 종합병원이었다. 폐원된 이후 여러 용도로 사용되다가 현재 1층에 카페 브라운핸즈백제가 입점했다. 근대 건축물 특유의 고풍스러운 분위기 덕분에 인기를 끌고 있다. 1900년에 지은 부산 최초의 창고인 남선창고 터와 부산 동구의 근현대사와 인물을 소개한 초량초등학교(1937년 개교) 담장을 지나면, 이내 이바구정거장이 나타난다. 이바구정거장은 초량이바구길의 안내소로서 캐리어 보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바구정거장 옆에 있는 바람개비로 장식한 계단에서 본격적인 까꼬막 여행이 시작된다. 초량이바구길의 명물 168모노레일 바람개비계단 끝에서 분식집처럼 생긴 168도시락국 식당이 반긴다. 추억의 도시락을 주문하면, 달걀부침을 얹은 양철 도시락과 진한 멸치 육수 맛이 일품인 시래깃국을 맛볼 수 있다. 시래깃국을 들이마시다시피 하니, 주방을 지키던 할머니가 빈 국그릇을 가득 채워준다. 배불리 먹은 밥값은 단돈 5000원. 감사 인사가 절로 나온다. 168도시락국 식당을 비롯해, 이바구놀이터(영진어묵&공감카페), 6·25막걸리, 게스트하우스인 이바구충전소, 커뮤니티 센터인 이바구공작소 등에는 동구 지역 시니어가 근무한다. 168도시락국에서 조금 올라가면 경사 45˚의 168계단이 기다린다. 쳐다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다행히도 2016년, 계단 옆에 무료 모노레일이 생겼다. 운행거리는 약 60m. 모노레일에 함께 탄 아주머니가 168계단을 가리키더니 “이 계단이 부두 노동자들이 일하러 갈 때 다녔던 지름길이라. 계단 밑에 있는 우물도 봤지요? 할매들이 이 계단으로 물 뜨러 다녔는데, 한 계단 오르고 한 번 쉬고, 고생이 말도 몬했다꼬. 모노레일이 생겨서 얼매나 좋은지 몰라요. 여름에도 시원코. 저짝 아래 함 보소. 갱치가 울매나 좋은지”라며 추억 속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바구길 최고 전망은 이곳 모노레일에서 내리면 바로 전망대로 이어진다. 비탈에 층층이 자리 잡은 초량동 주택가와 멀리로는 황령산, 해운대 마린시티, 부산항과 부산항대교, 영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모노레일 승강장 옆에 있는 이바구놀이터도 전망대만큼 훌륭한 뷰를 자랑한다. 이곳은 야경 감상에 최적화된 장소다. 통통하고 쫄깃한 부산어묵으로 끓인 어묵탕을 먹으며 야경을 감상하노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인정 넘치는 시니어 직원들이 동네 이야기를 들려주는가 하면, 음식이 식을세라 살뜰히 살피기도 한다. 이바구놀이터 맞은편 6·25막걸리에서는 막걸리와 해물파전을 맛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갈 때는 모노레일 대신 계단을 추천한다. 걸어 내려가면서 빵집, 아트숍, 카페, 갤러리, 추억의 물건을 파는 다락방장난감BOX, 김민부 전망대에 들를 수 있다.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주오”로 시작하는 가곡 ‘기다리는 마음’을 작사한 이가 바로 시인 김민부다. 전망대와 마주보고 있는 이바구충전소를 지나 마을 수호신을 모신 당산 쪽으로 올라가면 산복도로와 만난다. 부산에서만 가능한 산복도로 투어 산복도로 턱밑에 자리한 이바구공작소는 방문객 안내센터 겸 주민커뮤니티센터다. 이곳에 근무하는 시니어 문화해설사에게 초량의 근현대사를 들을 수 있다. 이바구공작소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장기려더나눔센터도 들러볼 만하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칭송받는 장기려 박사는 가난한 환자를 돌보는 데 일생을 헌신한 의사이며, 의료보험 창시자로도 유명하다. 장기려더나눔센터에서 유치환의 우체통으로 가는 길에 산복도로를 지나다 보면, 독특한 풍경이 눈에 띈다. 도로 폭이 좁아 건물 옥상을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한쪽 차바퀴를 들어 주차하는 ‘개구리 주차’를 볼 수 있다. 산복도로 가에 위치한 유치환의 우체통은 부산에서 세상을 떠난 시인 유치환을 기리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2층 시인의 방에서 엽서를 써 3층 전망대에 설치한 우체통에 넣으면 1년 뒤에 배달된다. 다음 목적지로 가려면 유치환의 우체통 앞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주변 명소 & 맛집 초량차이나타운 1884년 초량에 청국 영사관이 설치된 뒤, 중국 상인들이 점포를 겸한 주택가를 형성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993년 중국 상해시와 부산시가 자매결연을 해 상해문을 건립하는 등 상해 거리를 조성했다. 고기만둣집인 신발원이 유명하다. 차이나타운 일부 구역에는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들어선 텍사스 거리가 있다. 두 곳이 한길로 이어져 있는데,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동구 중앙대로 196번길 8. 밀면과 돼지국밥 부산에 여행 와서 밀면과 돼지국밥을 먹지 않으면 서운하다. 부산역 근처에 있는 초량밀면과 본전돼지국밥이 소문난 식당이다. 밀면은 피란 온 이북 사람들이 원조 물자로 공급된 밀가루로 냉면을 대체할 음식을 만든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돼지국밥도 피란민들이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돼지 뼈를 이용해 국을 끓인 것이 시초라 한다. 밀면과 돼지국밥은 싼 재료로 여러 사람이 나누어 먹을 수 있게 만든 피란 음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초량밀면 동구 중앙대로 225, 본전돼지국밥 동구 중앙대로214번길 3-8. 돼지갈비와 돼지불백거리 초량은 돼지갈비로 유명하다. 한국전쟁 직후 먼지를 뒤집어쓰고 일하는 부두 노동자들이 작업을 마친 뒤 초량시장에서 돼지갈비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1980년대에는 초량 육거리 부산고등학교 앞에 돼지불고기백반 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검정 프라이팬에 달달 볶은 매콤한 돼지불고기가 없던 입맛도 살아나게 한다. 예나 지금이나 싼값에 푸짐한 한 상이 차려진다. 초량돼지갈비골목 은하갈비 동구 초량중로 86, 초량불백거리 원조불백 동구 초량로 36. 초량1941 초량1941은 초량동 산복도로 위에 자리한 우유 전문 카페다. 1941년 지어진 일본 적산가옥을 개조했다. 이색적인 분위기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이 눈길을 끈다. 커피와 말차우유, 홍차우유, 커피바닐라우유, 동백우유 등 다양한 병우유를 판다. 고소하고 진한 우유와 쫀쫀한 생크림 속에 과일을 콕콕 박아 만든 과일 샌드위치를 함께 먹으면 한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동구 망양로. 여행 정보 ➊ 찾아가는 길 전철 1호선 부산역 7번 출구에서 ‘백제병원(브라운핸즈백제)’ 또는 ‘이바구길모노레일’ 방면으로 이동 ➋ 이바구자전거 시니어 도슨트(문화재 해설사)가 운전하는 전동 자전거에 타고 초량이바구길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도슨트가 이바구길의 명소 소개와 숨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부산역 분수대 옆에서 출발/ 10시, 11시, 12시, 13시, 14시, 15시 출발. 예약 070-8224-0122/요금 어른 1만 원. 초등학생 7000원(미취학 아동 무료) 우천 시 운행하지 않음 ➌ 이바구버스투어 가이드와 동행하는 이바구버스 투어 상품도 있다. 요금 어른 1만6000원, 초등학생 9000원
- 2019-01-2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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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 곡곡 도보여행 어떠세요?
- 도보여행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면, 지방마다 조성된 걷기 코스까지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황안나 도보여행가가 추천하는 지방 도보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코스 추천 및 사진 제공 도보여행가 황안나 ◇ 도보여행가 황안나의 지방 걷기 코스 추천 코멘트 경기도 남양주 다산길 “다산길은 한강과 팔당나루터, 소재나루를 보면서 운길산까지 걷는 ‘한강나루길’(1코스) 구간을 가장 추천할 만하다. 무엇보다 길이 평탄해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고, 강가와 호숫가를 둘러싼 경치가 으뜸이다. 걷다 보면 중앙선 옛 철로가 나오는데, 어릴 적 추억이 아른아른 떠오른다. 다산 생가 부근에는 봄이면 진달래가 피어 절경을 이룬다.” 충청도 태안 해변길 “태안 해변길 하면 ‘노을길’(5코스)을 빼놓을 수 없다. 이 길의 끝에 다다르면 꽃지해변이 나오는데, 시간을 잘 맞춰 일몰 때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해안을 물들이는 석양이 장관을 이뤄 셔터만 누르면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다. 홀로 걷다 보면 해 질 무렵에 이따금 마음이 쓸쓸해지는데, 이곳에서는 그런 정취와 아름다운 노을이 버무려져 오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전라도 변산반도 마실길“새만금을 따라 방조제를 걷는 코스로는 넉넉잡아 8~9시간 정도 걸린다. 전나무 숲길을 지나 내소사를 탐방하고, 광활한 갯벌을 바라보며 곰소항까지 거닐어도 좋다. 곰소 젓갈 축제가 열리는 때에 맞춰 방문해 행사도 즐기고, 곰소젓갈시장에 들러 구경해보는 것도 괜찮다. 곰소항, 격포항 인근 맛집이 많아 식도락 도보여행가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강원도 강릉 바우길“바우길 하면 선명하게 겨울의 끝자락 하얗게 눈이 쌓인 선자령 풍차길에 피어 있던 노란 복수초가 생각난다. 머리에 덮인 차디찬 눈을 털어내고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여린 꽃망울이 어찌나 아름답고 또 기특한지. 복수초 외에도 사시사철 피는 아름다운 야생화를 보기 위해 이 길을 걷는 여행가가 많다.” 경상도 상주 MRF 이야기길“낙동강 줄기를 끼고 걸을 수 있는 ‘낙동강길’(1코스)의 끝자락 경천교 인근에 상주 자전거 박물관이 있다. 다양한 자전거 조형물을 구경한 뒤 자전거를 빌려 즐길 수 있다. 개인적인 추억이지만, 이곳을 걸으며 아이들이 어릴 적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준 자전거를 보물처럼 다뤘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손주나 자녀와 함께 가도 좋겠다.” 부산 부산 갈맷길 “갈맷길의 백미는 해안 절경이 아름다운 ‘이기대’다. 광안리 해수욕장과 오륙도 유람선 선착장이 가까워 관광 삼아 거닐어도 좋은 길이다. KTX를 타고 당일치기 도보여행으로 즐겨도 손색없다. 드넓은 바다와 기이한 암석, 귀여운 쑥부쟁이, 울창한 소나무 숲 등 걷는 내내 감탄사가 끊이지 않는다.” 경상도-전라도 지리산 둘레길 “발걸음이 닿는 길마다 맛 좋은 음식과 넉넉한 인심이 넘쳐난다. 어느 가을날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가 농사짓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마침 수확한 감을 나눠주시며 정겹게 말을 건네시던 기억이 난다. 특히 5일장 등이 서는 날 맞춰 가면 이곳만의 정취를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다.” ◇ 태안 해변길 서해를 끼고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으며, 갯벌과 사구 등 해안 생태계의 가치를 인정받아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안 자체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곳이다.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전망이 뛰어나고 걷기 좋은 해변길이 7개 코스로 조성되어 있다. 그중 백미는 5코스인 안면도 노을길이다. 안면도 초입에 자리한 백사항에서 꽃지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노을길은 울창한 소나무 숲길과 멋진 해안 풍경이 절경을 이룬다. 여기에 서해안 3대 낙조로 꼽는 꽃지해변 노을길은 도보여행자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 변산반도 마실길 아름다운 해변과 포구가 있고 유서 깊은 절과 계곡으로 이루어진 변산반도는 숱한 세월이 켜켜이 쌓인 채석강, 그윽한 아름다움이 깃든 내소사, 맛깔스러운 젓갈로 유명한 곰소항 등이 주요 명소다. 이 모든 곳을 아우르는 코스가 바로 ‘변산 마실길’이다. 1~8코스 66km와 해안누리길 18km로 나뉜다. ‘바다와 대화하고, 갯벌과 벗하며 마실간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해안 길을 걸어볼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다. 단, 썰물 때는 해안이 길게 드러나 길이 생기지만, 밀물 때는 바닷물이 해안으로 들어와 길이 없어지거나 걷기 어려워지므로 시간에 유의해 여행 계획을 짜야 한다. ◇ 상주 MRF 이야기길 곶감의 고장 상주에는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을 배경으로 산(Mountain), 강(River), 들(Field)을 뜻하는 걷기 좋은 ‘MRF 이야기길’이 있다. MRF란 산길, 강길, 들길을 걷거나 달리는 신종 레포츠를 뜻하기도 하는데, 원점 회귀가 가능하면서 낮은 산길(해발 200~300m) 구간이라야 한다. 총 13개 코스로,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길은 제1코스 낙동강길이다. 비봉산을 거쳐 경천대로 돌아오는 길목에는 청룡사와 자전거 박물관, 상도 드라마 세트장 등 볼거리가 많다. ◇ 남양주 다산길 ‘다산길’은 한강과 북한강, 국립수목원, 운길산, 축령산 등 남양주시의 둘레길을 통틀어 말한다. 코스를 모두 합한 거리는 170km 남짓, 총 14개 코스로 저마다 볼거리와 분위기가 있지만 가장 인기 있는 길은 1코스인 한강 나루길과 2코스인 다산길, 3코스인 새소리 명당길이 겹쳐진 팔당역~능내역~운길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이 길을 다산길의 으뜸으로 꼽는 것은 시원한 강줄기를 따라 걷다가 옛 기찻길을 걷는 낭만도 있고, 무엇보다 그 중심에 다산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다산 유적지가 있기 때문이다. ◇ 강릉 바우길 ‘바우길’은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까지 산맥과 바다를 함께 걷는 총연장 약 400km의 장거리 코스다. 강릉바우길 17개 구간, 대관령바우길 2개 구간, 울트라바우길, 계곡마우길, 아리바우길로 이뤄져 있다. 강원도의 자랑인 금강소나무 숲이 70% 이상 펼쳐져 있는 바우길의 매력은 트레킹과 삼림욕을 동시에 즐긴다는 데 있다. 도보여행에 자신 있는 이라면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울트라바우길’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4박 5일 동안 총 72km를 걷는 코스로, 고난도 트레킹과 야영이 혼합된 바우길 특별 구간이다. ◇ 지리산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 3개 도(전북, 전남, 경남),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21개 읍면 등 120여 개 마을을 잇는 295km의 장거리 코스다. 구간 대부분이 중·상급 난이도로 도보여행 초보자가 걷기에는 다소 버거울 수 있다. 2004년 ‘생명 평화’를 위해 길을 나선 이들이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지리산 순례길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고, 이를 실천에 옮긴 것이 바로 지리산 둘레길이다. 매년 5월 약 보름 동안 참가자를 모집해 지리산 둘레길을 한 바퀴 걷는 ‘이음단’을 창단하고, 다양한 걷기 축제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부산 갈맷길 갈맷길은 부산의 상징인 갈매기와 길의 합성어로 ‘갈매기의 길’이란 의미를 지닌다. 총 9개 코스로, 길이는 268.8km다. 이 코스를 다 걸으면 부산을 한 바퀴 도는 셈이다. 갈맷길 중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부산 해변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제2코스다. 특히 바다와 기묘한 바위들이 어우러진 ‘이기대’를 품은 2-2코스는 해안 산책로의 백미 구간으로 도보여행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갈맷길을 걸으며 구간별 시작점, 중간점, 종점에 마련된 인증대 38개소에서 도보인증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완주인증 및 기념품 수령이 가능하다. >>황안나 도보여행가 국토종단 800km, 국내해안일주 4200km, 24시간 울트라 걷기 등 젊은이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을 65세 이후 이뤄냈다. 국내는 물론 산티아고, 네팔, 홍콩, 부탄, 아이슬란드 등 세계 50개국 걷기코스를 섭렵하며 도보여행에 푹 빠져 살고 있다.
- 2018-05-2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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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공감] 전주국제영화제, ‘이보다 더 영화에 집중할 수 없다’
-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규모의 영화제는 꽤 많다. 그중 한국의 3대 국제영화제라 일컬어지며 가장 먼저 개최되는 영화제가 바로 4월 말(4.27~5.6)에 열린 전주국제영화제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한옥마을의 인기와 더불어 영화보기 좋은 영화제로 입소문 나고 있다. 해가 갈수록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 현장을 다녀왔다. 영화보고 먹기 좋은 여행지, 전주 전주한옥마을이 급부상한 이유에서일까? 첫 방문이었지만 영화를 즐기는 것이 생각보다 쉬웠다. 여행객이 늘어서인지 게스트하우스, 민박, 굿스테이로 지정된 호텔 등 적당한 가격의 숙박업소가 눈에 쉽게 띄고 접근이 쉬웠다. 취재를 위해 묵었던 ‘J’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시 쉬다 영화를 보러 가고, 들어오고 하는 모습이 여느 영화제보다 편하게 느껴졌다. 상영관이 몰려 있는 영화의 거리에서 거의 모든 영화제 행사가 진행되는 것도 좋은 환경. 상영관에서 또 다른 곳으로 이동이 편리해 연이어 영화를 보기 좋다. 부산국제영화제처럼 바다를 배경으로 이벤트가 열리고 북적거리기보다 적당히 시원한 날씨에 즐기기 좋은 영화제다. 이번 영화제에는 정우성, 주지훈, 수애, 하지원 등이 방문해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그런데 전주 하면 맛있는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영화도 영화이지만 손맛 좋기로 유명한 전주 맛집을 가보지 않는다면 영화제를 제대로 느꼈다고 말할 수 없다. 영화제에 참여했던 한 영화 관계자는 SNS에 매일같이 영화가 아닌 음식 사진을 올릴 정도로 전주의 맛에 흠뻑 빠져 있었다. 관객과 소통하고 전주를 알리다 영화의 거리에서 진행된 각종 부대행사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공예체험과 아트마켓으로 운영된 전주아트마켓과 드라이플라워, 캘리그래피 등 무료체험 행사는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포토존, 버스킹존 등도 운영해 영화를 기다리는 관람객과 소통했다. 한편, 전주영화제작소 앞 주차장에서는 전주시민미디어센터와 협업하여 미니 FM을 진행했다. 누구든 미니 FM을 들을 수 있도록 라디오 부스 앞에 파라솔과 의자를 설치한 것도 인상 깊었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7’ 선정작이었던 이창재 감독의 ‘N프로젝트’ 실제 제목 공개에도 귀추가 주목됐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매년 영화제가 선정한 3명의 감독에게 제작비를 지원하는 전주국제영화제 메인 프로그램이다. 영화 공개 전까지 로 불렸던 영화의 제목은 로 확정, 관객 앞에 나왔다. 이 작품은 지난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정당 최초로 국민경선제를 실시해 정계에 파란을 일으킨 새천년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안희정 충남지사, 유시민 작가 등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회고를 들려준다. 한국의 3대 영화제로 자리를 굳히다 사람들은 조심스러워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렸던 1996년은 박광수, 여균동, 정지영, 강제규 감독 등의 출현으로 한국 영화가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었던 때이지만 국제 규모의 영화제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과연 성공할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랐다. 영화 스타와의 근거리 만남, 다양한 문화에 대한 갈망이 제2도시 부산을 들끓게 했다. 이듬해 부천에서는 장르영화, B급영화, 마니아영화 등을 중심으로 상영하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가, 그리고 2000년에는 새로운 대안영화를 소개하고 제시하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생겨났다. 물론 이외 지역에서도 다양한 콘셉트의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예산 규모면에서 30억원이 넘는 영화제로는 부산과 부천, 전주 세 영화제를 꼽는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특히 어느 해보다 발전한 모습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전체 영화 상영 543회 차 중 279회가 매진됐다. 객석점유율은 80.4%, 총관객 수는 7만9107명이었다. 작년 222회 매진 기록을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영화제가 많이 준비돼 있다. 영화제는 젊은이의 전유물이 아니란 것을 우리 독자들이 알았으면 한다. 과거 세대 감독의 회고전도 있고, 향수 깊은 영화를 큰 스크린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영화제 현장이다. 내년 봄 혹시 전주에 가는 독자가 있다면 전주국제영화제에도 들러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즐기다 가는 건 어떨까.
- 2017-05-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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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을 당뇨병환자와 고혈압환자처럼 사는 인생
- 몇 년 전 피곤함이 연속으로 와서 피곤하면 얼굴까지 아플 정도로 상태가 안좋아지곤했다. 그럴 때는 전신마사지를 받거나 머리에 침을 맞거나 심하면 링거를 맞거나 했다. 하루는 한의원에 침을 맞으러 갔다가 진맥을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몸이 안 좋으니 내과에 가보라고 하여 기본검사를 하니 이미 당뇨병초기였다. 보약 먹으라고 하지않고 우선 피검사, 소변검사를 해보라고 한 그 한의사분에게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다. 참 고마운 분이다. 그래서 당뇨를 비교적 빨리 발견하여 다행이었다. 맛집을 자주 다니고 공사다망했던 필자는 모임메뉴에 따라 아주 맛있게 식사를 하였다. 반찬 남으면 밥을 추가로 주문하고 밥이 남으면 반찬을 리필 받았다. 한참 일을 많이 할 때라 피곤도 모르고 지방도 다니고 날아다녔다. 50세 중반 넘어 가장 바쁜 사람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서울에서 새벽ktx타고 부산 갔다가 점심먹고 대구와서 일보고 밤에 다시 서울와서 저녁식사를 하였으니 체력적으로나 식사메뉴조절도 안하고 먹는 것도 단 것, 기름진 것을 좋아했으니 몸이 안 좋아진 것 그때였던 것이다. 발견 이후 당뇨체크를 하면서 흰밥의 양을 줄이거나 선택이 가능하다면 비빔밥이나 샤브샤브를 주문하여 야채를 많이 먹고 흰밥과 국수의 양을 줄였다. 이전에는 밤에 일을 해야 할 경우에는 야식으로 식빵두개속에 땅콩버터와 딸기잼을 넣고 믹스커피 두 개를 뜯어서 뜨거운 물을 붓고 마시면서 그 맛있는 땅콩딸기잼샌드위치를 다 먹고 새벽까지 일을 하였다. 밤에 애들 핑계대고 피자나 치킨 주문하여 입이 짧은 가족들 남긴 것까지 다 먹고 탄산음료도 많이 마셨다. 이제는 정말 라면이 많이 먹고 싶으면 물과 함께 배추속이나 버섯을 세로로 슬라이스 하여 넣고 끓이면서 라면은 원래 한 봉지 양의 4분의 1정도를 넣고 스프는 다 넣는다. 한결 그 국물이 야채나 버섯의 성분이 국물 속에 우러나고 간도 딱 좋다. 정말 먹고 싶은 날에는 피자도 토마토슬라이스하여 그 위에 토핑하듯 토마토위에 피자 조각을 얹어서 하나씩 먹는다. 하나둘 먹으면 먹고 싶은 욕구도 해소되고 이러면 안 되지 하는 맘도 들어 저절로 손을 놓게 된다. 그렇게 하고 잠자기전 당뇨수치를 재어본다. 신기하게도 생각보다 평소보다 약안먹고도 낮은수치에 놀란다. 반대로 먹고 싶다고 무방비상태로 마구 당뇨수치올릴 음식을 먹으면 영락없이 후회한다. 혈압도 당뇨도 매우 걱정스런 병이지만 더불어 잘 다스리면 오히려 준비 없이 당하는 경우보다 훨씬 삶이 건강하게 유비무환의 양호한 인생으로 안정되게 살아가게 된다. 밤의 야식과 밀가루음식과 기름에 튀긴 음식을 즐기지만 않아도 혈액이 맑아지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훨씬 가벼운 느낌을 갖게 된다. 내 몸이 몇 년간 스스로 임상 실험하여 얻은 내용이고 실제로 검사하러 가면 결과에 다 나온다. 당뇨와 혈압은 이미 아직 안 걸린 분들에게도 발옆에까지 언제나 와 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더 가까이 다가온다. 인생의 모범생이 되기 위해 의사선생님말씀 잘 듣고 약도 생활도 처방대로 하려고 오늘도 노력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맘이 편해야 한다.
- 2016-08-1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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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OK Interveiw] <무심한 듯 다정한>의 저자 정서윤 작가와 어머니 최순이씨의 이야기
- 길고양이로 살다 입양된 순돌이와 저자의 어머니가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3년에 걸쳐 기록한 사진 에세이다. 저자에게 순돌이는 막내 동생처럼 귀엽고, 자식들이 장성한 뒤 헛헛한 일상을 보내던 어머니에게는 손주처럼 사랑스러운 존재다. 의 저자 정서윤 작가와 어머니 최순이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고양이(순돌이) 사진을 찍다가 어머니의 모습이 담긴 책으로 펴내기까지 A. 저자: 길에서 만난 순돌이에게 가족을 찾아주고 싶었지만 남루한 모습에 다 큰 고양이라 입양처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5개월 동안 거의 매일 밥을 챙겨주다 가족이 되었습니다. 사랑을 주고받는 가족이 생기면서 순돌이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상대적으로 입양이 힘든 성묘(成猫)도 충분히 사랑스럽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순돌이가 엄마랑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둘이 함께 촬영한 사진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엄마를 담은 사진이 거의 없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달았습니다. SNS에 순돌이와 엄마의 일상을 기록했더니, 많은 사람이 좋아해주었습니다. 결과물들이 모여 책으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었는데, 마침 출판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Q. 책 제목이 담고 있는 의미 A. 저자: 엄마도 고양이도 겉으로는 무심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가족을 위해 늘 묵주 기도를 하고, 순돌이도 무심한 척하지만 가족 곁을 맴돌며 소소한 애정 표현을 합니다. 겉으로는 무심하게 대하지만, 속마음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그런 엄마와 고양이를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Q. ‘(책에서)순돌이와 예정된 이별을 생각하면서 엄마와의 이별을 생각 못했다’는 깨달음이 준 변화 A. 저자: 무엇보다 엄마, 순돌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엄마는 몇 년 전부터 허리가 안 좋아 오랜 시간 차 타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멀지 않은 맛집이나 카페에 함께 다니기도 하고, 주말이면 성당 미사 후 단둘이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일상에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소소한 추억을 쌓고 싶습니다. 그러나 마음만 앞섰지 현실에서는 내 생활이 바쁘다는 핑계로 엄마와 순돌이를 많이 챙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Q. 순돌이와 딸이 닮은 점 A. 어머니: 순돌이는 순하지만, 때로는 새침하고 예민합니다. 이런 점이 딸이랑 닮았습니다. 순돌이는 잠을 잘 때면 저를 찾는데, 늦둥이로 낳아 제법 컸을 때까지 제 곁에서 자려 하던 딸이 떠오릅니다. 어른이 되고도 악몽을 꾸면 제 품을 파고들던 딸이 생각납니다. 이제는 손주들도 다 장성해서, 순돌이는 제게 어린 손자 같습니다. 딸은 직장 일로 바쁘고, 남편과는 별다른 대화가 없습니다. 그래서 집안은 대체로 조용하고 특별히 웃을 일이 없지만, 순돌이의 재롱을 보면 웃음이 납니다. Q. 노년기에 반려동물을 키워서 좋은 점 A. 어머니:외출하고 돌아오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와 반겨줍니다. 장성한 딸은 늦게 들어오고, 무뚝뚝한 남편과는 별다른 대화가 없는 덤덤한 집안 분위기에 순돌이가 있어 웃을 일이 있고, 순돌이 이야기로 대화가 됩니다. 늘 곁을 맴돌고 내 옆에서 잠자는 순돌이가 좋습니다. 희한하게도 순돌이는 자기 주인(딸)을 더 좋아하지만 잠은 꼭 제 곁에서 자려 합니다. 가족이 식사할 때면 자기도 간식을 달라 보채고, ‘까까’라고 말하면 다 알아듣고 달려옵니다. 동물이지만 정을 나누고 사니 이런 모습들이 다 예쁘고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무엇 때문에 좋은 게 아니라) 그냥 내가 키우는 동물이니 좋습니다. >>정서윤 작가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부산에서 장애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3년부터 순돌이와 노모의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 2016-07-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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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세대 모임]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의 행복한 걷기, 행복한 인생
- 시니어들에게 가장 익숙한 운동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걷기’다.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은 걷기의 즐거움을 깨닫고, 걷기를 통해 건강을 가꾸고 있는 시니어들의 모임이다.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의 대장을 맡고 있는 기윤덕(奇允德·58) 대장의 목소리를 통해 걷기의 매력과 즐거움을 확인해 본다. 시니어를 위한 종합 포털 유어스테이지에 자리한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은 회원 708명에 방문자수 11만 명에 달하는 인기 클럽이다. 2010년 12월 첫 모임을 시작한 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매주 모임을 가지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프리맨 도보여행 회원들은 그 이름 그대로 ‘걷기’를 좋아하고 찬양하며 그 즐거움과 가치를 전파하고자 하는 이들이 모여 있다. 철저하게 자발적인 시니어 모임 추구 “처음에는 산을 다니다가 프리맨 도보여행에 가입하게 됐어요.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건 사람들이더라구요. 그리고 걷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강도 좋아졌어요. 연세 드신 분이 많다 보니 항상 배려가 있습니다. 걷는 것만이 다가 아니잖아요. 시니어들은 항상 외롭거든요. 나란히 걸으며 소소한 이야기 나누고 서로를 배려하면 모든 게 좋아지는 것 같아요.”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기윤덕(奇允德·58) 대장의 말에서 ‘시니어를 위한 도보여행 클럽’으로서의 프리맨 도보여행을 정의하는 ‘사람’과 ‘건강’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발견된다. 사실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에는 관절염, 디스크 등의 문제를 치료하거나 예방하려는 목적으로 가입하는 사람들도 제법 된다고 한다. 기 대장은 “유어스테이지가 클럽 활성화를 시작하면서 시니어들의 체력에 적합한 활동으로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고, 시니어들이 가장 좋아하는 걷기 클럽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프리맨 도보여행’이 시작되었다”고 설명했다. 프리맨 도보여행은 철저하게 자발적인 시니어 모임을 지향한다. 그러한 정체성은 심지어 회칙에도 기재되어 있을 정도다. 클럽의 그러한 성격은 도보 자체가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족 같은 관계가 된 회원들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은 자발적인 모임으로서는 이례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정기 모임과 번개 모임이 활발한 편이다. 매주 일요일 서울·경기 지역의 걷기 코스를 순회하고, 주중에도 야간 산행 등 번개 모임을 수시로 가진다고 한다. 특별한 날이나 여행을 갈 때는 20~30명이, 평소에는 15명 내외의 회원이 모여 걷기 여행을 떠난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쯤 모여 서너 시간 걷고, 뒤풀이로 맛집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헤어지는 일정이다. 2010년에 시작됐으니 올해로 벌써 6년째. 개중에는 수년째 보는 사람들도 당연히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가족 같은 관계가 된 사이들도 있다고 한다. “물론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니 갈등이 없을 수는 없죠. 너무 가족 같고 격의 없이 대하다 보니 실수가 일어날 때도 간혹 있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대화를 하고 조금 시간이 흐르면 전과 같이 편하고 터놓는 관계가 됩니다.” 자주 보는 동호회의 저력이랄까. 기 대장이 클럽을 운영하며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사랑과 배려심 그리고 자유’라고 말한 것처럼 프리맨 도보여행은 자율적인 조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이채로웠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은 더 나아가 사회를 위하는 마음이 되고, 그런 마음이 모여서 기부와 봉사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회비를 모아 연말이 되면 기부를 하거나 봉사 활동을 하는 것도 클럽 활동의 중요한 일부다. 배려가 있는 즐거운 걷기를 위하여 걷기를 통한 건강 일화들에는 간혹 전설적인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맨발로 전국을 도보로 걸어서 암을 치료한 사람의 얘기라든지. 물론 그렇게 암을 치료하게 된 경우가 일반적인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더라도 프리맨 도보클럽 또한 몇몇 가지 건강 사례들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클럽의 한 회원은 척추협착증 때문에 10분도 못 걸었다고 한다. 2년간 클럽 활동을 한 그는 지금은 3시간은 너끈히 넘기면서 걸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한 회원은 당뇨병과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차츰 증세가 호전되어 모임에 나온 지 1년 만에 선두에 서서 걷게 되었다. 한 운영위원은 암 수술 후 열심히 참여하며 건강을 찾아가고 있다. 또 우울증이 있거나 혈압이 높았던 회원들이 이제는 약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좋아졌다며 클럽에 대해 고마워하기도 한다. 의학적으로 정교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운 이와 같은 현상들은 모임이 가지고 있는 편안함에서 비롯되는 것도 있을 것이다. 기 대장은 클럽을 설명하면서 행복과 평화를 강조했다. “저희 클럽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든 강압이 없이 자율적으로 진행합니다. 그리고 5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이다보니 항상 배려가 있어요. 시니어들은 외로울 수밖에 없고, 사람은 살다 보면 상처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저희 클럽에서는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 나누고 정겹게 교감하면서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게 강점이죠. 저희가 굉장히 재미있어요. 일요일에 도보를 한다는 걸 어려워하는 분들도 있지만 막상 나와 보시면 모두 즐거워하십니다. 회원들 간의 마음의 교류가 있기 때문이에요.” 한 달에 두 번은 쉬운 코스, 두 번은 어려운 코스 등 난이도를 조절해 가면서 길잡이가 사전 답사를 통해 꼼꼼히 회원들을 위해 준비한다. 일련의 이런 과정들이 최적화되면서 프리맨 도보여행 회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사고와 평화를 가질 수 있도록 운용지침들이 다듬어져 있었다. 치유하는 걷기, 어렵지 않다 기 대장은 평소에는 부담 없는 코스를 택해 서울과 근교의 둘레길을 주로 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북한산 둘레길, 서울 성곽길, 서울 둘레길 등 아름다운 곳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계절마다 경치가 다르다 보니 갔던 곳도 계절이 바뀌면 다시 찾기도 합니다. 특히 봄과 가을에는 꽃을 테마로 길을 잡기도 하죠.” 매년 한 번 정도는 멀리 지방으로 여행을 가는 정기 모임도 있고, 뜻 맞는 사람끼리 삼삼오오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연초에는 2박 3일 코스로 동해안 영덕, 부산 등을 찾아 도보 여행으로 새해를 열기도 한다. 테마 여행으로 서해안에 있는 여러 섬을 걷기도 하고 특별하게는 제주도에 가서 올레길을 걷고 온 적도 있다. 작년에는 지리산, 진주, 진도를 다녀 왔다. 올해도 제주도로 떠날 예정이다. 기 대장은 평지를 갈 때는 워킹화로도 충분하지만 중간에 산이 있을 때면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클럽에서는 주로 여름에 산을 가는 편이라고 한다. 시니어에게는 비타민D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모일 때마다 참가비로 2000원씩 걷고, 뒤풀이 저녁 식사는 n분의 1로 각자 지출합니다. 이렇게 해서 모은 회비는 연말에 회원들 선물과 불우 이웃 돕기에 쓰지요. 추석이나 설 등 특별한 날이면 봉사 기관에 직접 찾아가 노숙인 및 홀몸 어르신들께 봉사 활동도 했습니다.” 단순히 걷기만 하는 것보다 클럽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봉사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의미이기도 하거니와 자체적인 이슈로서도, 그리고 클럽의 자부심으로서도 남을 수 있는 일이다. “좋은 자연을 만나서 마음 맞는 이들과 함께 걸으면 힘든 일도 자연스럽게 치유가 이뤄집니다.” 기 대장의 말에는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이 추구하는 자연스러움의 가치가 담겨 있었다. 그 힘들다는 치유, 이렇게 쉽고 자연스럽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창한 게 아니라 단지 마음 먹고 시작하면 되는 일, 아직 늦지 않았다.
- 2016-05-2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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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추억 여행의 기회, 놓치지 마세요!
- 추석도 끝났다. 서늘한 바람이 완연한 가을이라는 소식을 알린다. 그러나 차례상과 인사 탓에 연휴기간 동안 쉴 수 없었던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한국 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준비했다. 가을 관광주간 국민 참여 이벤트다. 이벤트에 응모해 올 가을이 끝나기 전에 소중한 사람과 함께 가을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를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와 한국관광공사(사장 변추석)는 가을 관광주간을 맞아 관광주간 홈페이지(http://fall.visitkorea.or.kr)를 통해 푸짐한 여행관련 경품이 쏟아지는 국민 참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1박 2일 가을추억여행의 기회, 우수 국내여행상품 이용권, 호텔숙박권 등의 경품이다. 아울러 홈페이지에서는 가을철 추천 여행정보와 전국 약 3700개 업체의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 ‘사장님 휴가보내주세요!’이벤트 - 총 1,000명에게 1박2일 가을추억여행 기회 제공 휴가는 가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관광공사가 진행하는 이벤트에 응모하자. 한국관광공사가 진행 중인 ‘사장님 휴가 보내주세요’이벤트는 관광주간 홈페이지에 방문해 휴가를 가고 싶은 마음을 담아 사장님이나 직장 상사에게 보내는 재치 있는 글이나 사진을 남기면 된다. 이와 함께 5가지의 여행코스 중 원하는 여행코스를 선택하면 끝. 1등 당첨자 500명에게는 동반 1인 포함 1박 2일 가을추억여행 참가 기회가 제공된다. 2등 100명에게는 온누리 상품권 2만원권, 3등 300명에게는 온누리 상품권 1만원권을 증정한다. 이벤트는 9월 21일(일)까지 참가 가능하며, 당첨자 발표는 9월 23일(화)이다. ◇ ‘내 고향을 소개합니다’ 이벤트 - 약 900명에게 푸짐한 여행관련 경품 제공 오랜만에 방문한 고향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싶다면 ‘내 고향을 소개합니다’에 응모해도 좋다. 고향의 명소나 명물, 맛집 등의 사진과 소개글을 홈페이지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우수국내여행상품 이용권(17명, 1인 2매)과 경원선 DMZ 관광열차 시승권(50명, 1인 2매) 등 직접 가을여행에 참가할 기회가 제공된다. 이 외에도 부산롯데호텔/거제삼성호텔/베니키아호텔 숙박권 30명, 한화호텔앤리조트 5만원 상품권 30명, 내나라여행플러스카드 5만원권 50명, 5만원 주유권 50명, 롯데시네마 영화관람권 100명(1인 2매), 온누리상품권 2만원권 200명, 모바일 상품권 1만원권 300명 등 총 900여명에게 다양한 여행관련 경품을 증정한다. 이벤트는 9월 28일(일)까지 참가 가능하며 당첨자는 10월 1일(수) 관광주간 홈페이지(fall.visitkore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14-09-1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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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기자의 맛이야기] 제주도에서 찾은 '맛'…들어는 봤나 '고기국수'
- 갑작스럽게 찾게 된 제주도. 푸른 바다가 아름다운 제주도에 오면 항상 찾게 되는 것은 역시 싱싱한 해산물이다. 바닷가에서 해녀들이 직접 딴 해삼이며 멍게를 먹는 그 맛을 어디에 비할까. 하지만 출장이다 여행이다 일년에 2~3번씩 찾게되는 제주도에서 매번 먹게 되는 해산물이 살짝 질려갈 무렵. 제주도가 고향인 선배에게 제주도 향토음식을 소개받았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고향음식이라고 소개한 이 음식은 바로 '고기국수'였다. 처음 '고기국수'라는 이름을 들었을때 당연히 소고기나 닭고기가 들어간 국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고기'는 흔히 돼지고기를 가리킨다고 한다. 기름기 많은 돼지고기로 만든 국수라니.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고기국수 집을 찾았다. '올래국수'는 관광객들 보다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때문에 관광지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주택가 골목을 속에 위치한 '올래국수'는 어느동네나 있을 법한 동네 분식집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가게 안은 맛집답게 많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10여분을 기다린 뒤 자리에 앉았다. 함께 찾은 동료기자와 함께 고기국수 2그릇과 비빔국수를 시켰다. 주문을 하자 풋고추와 쌈장, 김치가 상 위에 차려졌다. 잠시 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기국수와 새빨간 양념의 비빔국수가 나왔다. 고기국수는 생각보다 '비주얼'이 강렬했다. 처음 고기국수를 생각했을때는 곰탕처럼 맑은 고기 국물에 얇게 저민 고기가 올려져 있을 것이라고 각했다. 하지만 막상 고기국수를 받아보니 진하다 못해 걸쭉해 보이기 까지한 국물에 보쌈고기처럼 두툼하게 썰린 고기가 듬뿍 올라가 있었다. 얼른 국물을 한 숟가락 떠 맛보았다. 역시 진하고 걸쭉했다. 걱정과 달리 고기 냄새는 나지 않았다. 진한 국물과 어울리게 면은 중면이었다. 당초 고기국수를 먹으러 왔는때는 점심과 저녁사이 허기를 채우기 위한 '새참' 정도로 생각했지만 적지않은 고기양과 진하고 묵직한 육수 탓에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었다. 비빔국수 역시 맛이 일품이었다. 어느 한가지 맛이 과하지 않은 적당히 새콤하고 적당히 달콤한 양념이 산뜻하게 입맛을 자극했다. 자 그럼 맛 평가를 해볼까. 문기자 ★★★★ :다소 생소한 음식이었지만 워낙 자주 접해왔던 돼지고기 였던 탓에 그리 낯설지만은 않았다. 처음 맛을 보았을때 부산의 돼지국밥과 비슷하다는 느낌도 받았지만 국수와 밥의 차이는 컸다. 언뜻 일본 라멘과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투박하게 썰어낸 돼지고기와 진한 국물에서 한국 음식 특유의 푸짐함이 느껴졌다. 김기자 ★★★★☆ 점심을 먹고 난 뒤 출출함을 채우기 위해 고기국수를 먹었다. 당초 계획은 고기국수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저녁을 푸짐하게 먹는 것이었다. 그런데 진한 고기국물에 숭덩숭덩 썰어낸 고기까지 먹고 나니 생각보다 든든했다. 결국 저녁 역시 간단한 요기로 그치고 말았지만 이날 먹은 고기국수는 두끼 식사를 한꺼번에 해치울 만큼 괜찮았다. 진한 국물에 부드럽게 퍼진 중면은 그야말로 '후후룩' 입안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간간한 김치와 매콤한 고추는 고기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비빔국수 역시 상큼하고 맛있었다.
- 2014-03-10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