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89·남) 씨는 1970년대에 회사를 설립해 연평균 매출액이 2000억 원가량 되는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키워냈다. A 씨는 형식적으로 아직 회사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지만, 건강 문제로 6여 년 전부터 실질적인 경영은 사내이사인 장남 B 씨가 담당하고 있다. A 씨는 슬하에
3남 2녀를 두었고, 평생을 바친 회사가 자신이 은퇴한 뒤에도 잘 운영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기업을 운영했던 지인들로부터, 높은 증여세와 상속세 때문에 가업승계를 포기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A씨는
가업을 승계한다면 언제,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지 걱정이 많다.
상속세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높다. 상속세 최고세율인 50%에 더해, 대기업의 경우는 최대주주 할증까지 적용돼 65%까지 세율이 치솟는다. 성공적인 가업승계는 상속세와 증여세를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전문적인 세법 지식을 지닌 회계사 또는 세무사라 해도, 상속세와 증여세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결코 쉽지 않다. 상속세와 증여세의 주된 타깃인 고액 자산가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늘 새로운 방법을 찾아왔지만, 과세관청이 그에 맞춰 세법을 개정하거나 제도를 보완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가업승계를 위한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단계적으로 이행하면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있기 때문에 미리 포기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IBK경제연구소의 ‘우리나라 가업승계 현황분석(2019)’에 따르면, 창업자가 CEO인 중견·중소기업 5만1256개사 중 CEO가 60세 이상인 잠재적 가업승계 기업은 1만7021개사로 약 33.2%에 달한다. 만약 구체적인 가업승계 대책이 수립되지 않으면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주식 이전이 어려워져 후계자가 회사를 물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또 가업승계가 이루어질 때 부과되는 막대한 세금 때문에 회사의 주요 재산을 헐값에 팔아버리거나 승계를 포기하는 일까지 생길 수 있다.
가업승계의 첫걸음은 기업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종업원 수와 현금흐름, 리스크와 전망, 보유 주식, 개인 명의의 부동산과 부채, 후계자의 경영 소질, 소유 주식과 경제적 능력, 예상 상속세와 증여세 액수 및 이를 부담할 수 있는 현금 등의 자산, 그리고 마지막으로 후계자 외 가족들과의 분쟁 가능성 등을 살펴봐야 한다.
현황을 살펴본 다음에는, 아들딸 등 친족에게 회사를 물려줄 것인지, 전문 경영인 등 외부 후계자에게 승계할 것인지, 기업인수 또는 합병 등을 통해 제3자에게 매각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
장남에게 물려주고 싶은 A 씨의 사례처럼 친족에게 회사를 승계하기로 결정했다면, 다른 후계자 후보들, 회사 임직원들, 거래처 등 기업 경영과 관련된 사람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들에게 경영자의 결단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족 간 갈등이 생기면 상속 분쟁, 유류분 분쟁 등으로 이어져 가업승계가 복잡해지고 가족관계가 해체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그다음으로 들여다봐야 할 부분은 소유권과 경영권 이전 절차다. 이 시점에서는 절세 전략이 가장 중요하다. 후계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세금이 부과된다면 기업 유지가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업승계를 위한 절세 방안에는 중·장기적 전략과 단기적 전략이 있다. 중·장기적 절세 방안의 가장 일반적인 예는, 1세대가 오랜 기간을 두고 2세대에게 부동산이나 주식, 현금 등을 증여하는 것이다. 사전에 주식 등을 증여하지 않고 회사가 크게 성장한 뒤에 증여하면 증여세 부담 역시 커지기 때문이다. 가업승계를 목적으로 가업의 주식 또는 출자지분(100억 원 한도)을 증여받을 때는, 일정한 조건과 범위에서 증여세를 10%(과세표준 30억 원 초과금액에 대해서는 20%)로 낮춰주는 과세특례가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중·장기적 절세 방안도 있다. 기업 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마친 후 향후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분리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를 후계자에게 증여하는 방법이다. 이밖에 후계자가 세운 별도 법인과 기존 회사를 합병하는 방법,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법, 신설회사를 세우고 기업공개를 기대하는 제3자 투자를 받는 방법, 현물출자와 유상증자 등을 거쳐 국내외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법 등이 있다.
한편 가업승계와 관련한 단기적인 절세 방안으로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른 가업상속공제가 있다. 예컨대 매출액 3000억 원 미만의 중견기업으로서 오랜 기간 피상속인이 경영한 기업은, 그 기간에 따라 최대 500억 원 상당의 가업상속재산에 대해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오늘날 가업승계는 단순한 부의 대물림이 아니다. 기업의 존속, 장인정신 계승, 고용시장 안정과 같이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사안이다. 가업승계를 잘 연구하고 미리부터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김성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2002년부터 판사로 활동. 2015년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한정후견개시사건을 담당했고, 2018년부터 2019년 2월까지는 상속재산분할사건, 이혼과 재산분할 등에 관한 가사항소사건을 담당하는 합의부 재판장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상속, 후견, 가사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현금 및 유가증권, 귀금속류, 부동산(회원권), 주식(상장 및 비상장 불문), 금융자산(금융상품) 등의 전통적인 상속 재산 이외에 미술품에 대해서도 상속 문의가 늘고 있다. 미술품은 고급 취미를 즐기면서 저금리 시대의 대체 투자 상품이 될 수 있다. 세무변호사의 시각에서 본다면 부동산, 주식 및 금융자산은 실명 등기 또는 등록이 의무이고 그 평가기준이 비교적 체계화되어 있어 과세당국이 양도, 증여 및 상속과 같이 그 소유자(귀속자)의 변동을 쉽게 포착해 과세할 수 있다. 반면, 미술품은 양도, 증여 및 상속 여부와 같은 소유자(귀속자)의 변동을 과세당국이 쉽게 포착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사 이를 포착하더라도 그 과세표준(즉, 세금을 얼마나 매길 것인가)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
미술품 부과 세금, 이렇게 다르다
그렇다면 미술품에 대한 세금은 어떻게 부과될까? 원칙적으로는 미술품의 생성단계(작가의 측면), 유통단계(화랑, 경매 회사의 측면), 소비단계(수집가, 미술관의 측면)로 구분해야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필요한 범위인 수집가 측면에서 미술작품을 양도, 증여 및 상속하는 경우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미술품 과세를 소개한다.
먼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개인이 미술품을 양도할 경우다. 양도인은 미술품 양도로 인해 일정한 소득을 얻는다. 그 소득에 대해서는 ①그 양도가액이 건당 6000만 원 이상인 경우에 한해(금액 기준), ②그 작품이 외국 작가의 작품이거나 또는 양도 시점에 국내 원작자가 이미 사망한 경우에 한해(작가 기준), ③‘양도소득’이 아니라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 된다(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 ④기타소득으로 과세되는 경우라도, 미술품 양도가액의 80%, 미술품 보유 기간이 10년 이상인 경우 양도가액의 90%까지 필요경비가 인정되고, 실제 소요된 필요경비가 위 금액보다 크다면 실제 소요된 금액만큼 필요경비가 인정된다(고율의 필요경비 인정). ⑤분리과세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미술품 양도인에게 그 대가를 지급하는 자가 양도가액에서 위 필요경비를 차감한 금액에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을 적용한 금액을 원천징수한 뒤, 다음 달 10일까지 세무서에 납부하는 것으로 세금 납부가 종결된다(세금신고 및 납부의 간편성).
요약하면, 다른 경우에 비해 소득세 부담이 적고 소득세 신고납부의 절차도 간편하다. 또한 미술품 거래에는 부가가치세가 면세된다. 부가가치세 및 개별소비세까지 과세되는 귀금속 거래에 비해 유리하다. 주식거래와 달리 증권거래세도 없고, 부동산(회원권) 거래와 달리 취득세도 없다. 게다가 실무적으로 볼 때 미술품은 등기·등록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양도의 경우 양도인에게 그 대가를 지급하는 자가 원천징수를 하지 않더라도 이를 과세당국이 포착해 과세하기는 더더욱 어렵다(참고로 양도인이 원천징수를 하지 않을 경우 원천징수불이행가산세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다운계약서, 불법적 요소 주의해야
양도와 달리, 미술품을 증여 또는 상속할 경우에는 다른 재산 대비 유의미한 절세제도는 도입되어 있지 않다. 미술품을 증여 또는 상속할 때는 다른 재산과 동일하게 증여 또는 상속세를 신고 및 납부해야 한다. 다만, 증여 또는 상속세를 과세하기 위해서는 증여 또는 상속 재산을 증여 또는 상속일 당일의 ‘시가’가 얼마인지를 금액으로 평가해야 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미술품에 대해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2인 이상 전문가의 감정평균금액과 국세청위촉 3인에 의한 감정평가심의회 감정가액 중 높은 금액으로 미술품의 ‘시가’를 결정한다. 미술품의 경우 일반적인 재화와 달리 작품별 소장가치 및 투자가치가 가격 형성의 기초가 되어 참고할 만한 다른 가격을 찾기 어렵다. 전문가라 하더라도 평가에 주관적 가치가 개입될 수밖에 없어 그 평가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평가금액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최선은 아니겠지만 차선으로 위와 같은 ‘시가’ 결정의 기준이 마련돼 있다.
그 때문인지 위와 같은 미술품의 ‘시가’ 결정에 대한 세법규정에도 불구하고, 실무상으로는 세무조사 단계에서 피상속인의 미술품 취득가액이 입증될 경우 그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증여세 또는 상속세를 과세하는 사례도 여전히 존재하고, 이를 고려해 일단 미술품 취득에 대해서는 소위 ‘다운계약서’를 체결해야 한다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다운계약서’ 작성은 오히려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서 조세포탈죄로 처벌받을 여지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물론, 다운계약서가 아니라 실제 취득가액을 기재한 매매계약서나 경매기록을 보관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고, 실제 큰 도움이 된다. 이런 기록들은 관리를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챙겨두는 것이 자녀들의 상속세 또는 세무조사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길이다.
한편, 부동산이나 유가증권과 달리 상속 재산인 미술품으로 물납(物納)할 수 없다. 즉 미술품의 경우 상속세를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자녀에게 다수의 미술품을 상속하려면 그에 대한 상속세 납부재원을 반드시 함께 마련해야 한다. 미술품을 자녀들에게 상속하지 않고 공익법인에 출연해 자녀들에게 관리하게 함으로써 당장의 증여세 또는 상속세를 절감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공익법인의 경우 미술품 출연 이후 생각보다 까다로운 규제가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미술시장은 거래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렵고 거래비용이 과다하다. 이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는 미술품의 유통 및 감정에 관한 법률을 추진 중이고, 부동산처럼 일정 기준 이상은 등록제 또는 공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미술계의 지적도 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무책임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향후 어떻게 미술품 관련 법과 세제가 정비될 것인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미술품에 대해서도 상속세 물납을 허용하도록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개정하고, 개인 소장자의 미술품 양도에 대한 과세기준을 현행 6000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며, (이번에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법인의 미술품 구매에 대한 손금 인정 한도를 건당 취득금액기준 500만 원에서 1000만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 이를 통해 전체적인 미술품 거래가 활성화 및 양성화되길 바란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18년 세법개정안’은 소득재분배에 초점을 맞췄다. 저소득층을 지원하고 부동산 세제 강화로 ‘부자 증세’의 흐름을 이어간다는 큰 그림이다. 종합부동산세 인상에 이어 임대소득 과세 강화로 사실상 ‘집 부자’를 정조준했다는 평가다. 특히 주택 임대소득 연 2000만 원 이하에 적용되던 비과세 혜택이 올해로 사라지게 되면서, 은퇴 후 월세 수익으로 생활하는 시니어의 세 부담이 늘어난다. 세법개정안에 따라 개정되는 세금제도 항목은 총 246개에 달한다. 이 중 은퇴 세대가 알아두면 도움이 될 주요 세법개정안을 추려봤다.
종부세 인상, 3주택자 0.3%포인트 추가
정부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개편으로 부동산 자본가에 대한 과세 의지를 확고히 했다. 종부세의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인 ‘공정시장 가액비율’을 현행 80%에서 90%까지 인상한다. 2019년엔 85%, 2020년 90%로 연 5%포인트씩 올린다.
세율도 올렸다. 종부세 과표 중 6억~12억 원 구간의 누진세율은 0.75%에서 0.85%로, 12억~50억 원 구간은 1%→1.2%, 50억∼94억 원 구간은 1.5→1.8%, 94억 원 초과 구간은 2→2.5%로 개편했다. 특히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종부세가 적용되는 모든 과표 구간에서 0.3%포인트 추가 과세한다. 3주택 이상 추가과세 대상은 1만1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번 세법개정안이 시행돼도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1주택자의 추가 부담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 16억5000만 원인 주택을 가진 1주택자의 경우 세금이 현행 187만 원에서 내년 215만 원으로, 28만 원 정도 올라간다.
그러나 주택 3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세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공시가격 총합 35억 원인 3채의 주택을 가지고 있는 다주택자는 세금이 현행 1576만 원에서 내년에는 2575만 원으로, 약 1000만 원 늘어난다.
임대사업자 등록 안 하면 ‘세금폭탄’
월세를 받아 노후생활비로 쓰려던 은퇴자나 은퇴 예정자들에게 빨간 불이 켜졌다. 연간 2000만 원 이하의 주택 임대소득에 대해서도 소득세가 부과되며, 소형 임대주택 과세 면제 대상도 축소된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을 경우 세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우선 연간 2000만 원 이하의 주택 임대소득에 대한 비과세 특례가 예정대로 올해 말로 종료된다. 내년부터 2000만 원 이하 주택 임대소득에 대해서도 14% 세율로 분리과세한다. 이때 필요 경비율 공제금액은 임대주택 등록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등록임대사업자는 기본공제 400만 원(주택 외 종합소득금액이 2000만 원 이하인 경우)·필요경비율 70%를 인정받을 수 있는 반면, 미등록 집주인은 기본공제 200만 원·필요경비율 50%가 적용된다.
간주임대료(전세보증금을 은행에 예금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 과세할 때 배제되는 소형주택 범위도 좁혀진다. 현재는 공시가격(기준시가)이 3억 원 이하이고 60㎡ 이하의 소형주택이면 과세 면제 대상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소형주택 범위는 기존 60㎡에서 40㎡ 이하로 축소되고, 금액도 기준시가 3억 원 이하에서 2억 원 이하로 좁혀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임대사업자 신규등록이 전월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7월 신규등록 임대주택 수는 2만851채로 전월보다 18.7% 증가했다. 이 가운데 8년 이상 임대주택이 1만2552채를 차지했다.
정부는 올 하반기 임대사업자 등록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세법개정안에 따라 등록사업자는 임대소득세와 양도소득세, 종부세 혜택이 주어진다. 예컨대 연간 1956만 원의 임대소득을 얻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내년부턴 등록하지 않은 집주인은 세금으로 109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반면 등록임대사업자(8년 이상 임대)는 6만5000원만 내면 된다. 임대주택 등록 여부에 따라 세금 차이가 16배 이상 벌어질 수 있다. 임대주택 등록자의 경우 건강보험료도 40~80% 감면된다.
농어민 아니면 비과세 혜택 사라진다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농·수협 등 상호금융에서 판매하는 ‘비과세 통장’은 정식 조합원만 가입할 수 있다. 현재는 농어민이 아니라도 1만 원 내외 소액만 내면 준조합원 자격을 얻어 3000만 원(출자금 1000만 원)까지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과세를 면제받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준조합원(고소득층)은 저율 분리과세로 바뀐다. 2019년에 5%, 2020년엔 9% 분리과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조합원·회원에 한해서는 비과세 혜택이 3년 더 연장된다.
근로·자녀 장려금, 최대 370만 원 지원
2018 세법개정안은 ‘부자 증세’와 더불어 저소득·서민층의 세제지원 강화가 주요 축이다. 근로장려금(EITC)과 자녀장려금(CTC)을 중심으로 소득 향상을 지원하는 카드를 내놨다. 우선 정부는 근로장려금의 소득·재산요건을 완화하고, 지급액은 인상해 일하는 저소득 가구를 지원한다.
소득요건은 단독, 홑벌이 가구, 맞벌이 가구 등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총급여액이 단독가구는 1300만 원→2000만 원 미만으로, 홑벌이 가구는 2100만 원 미만→3000만 원 미만, 맞벌이 가구는 2500만 원 미만→3600만 원 미만으로 각각 상향된다. 연령요건도 폐지됐다. 현행 단독가구는 30세 이상이었지만, 내년부터는 연령조건이 사라지면서 연 2000만 원 미만을 버는 1인 가구 청년들도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재산요건은 가구당 재산합계액이 1억4000만 원 미만에서 2억 원 미만으로 완화된다. 단 1억4000만 원 이상이면 장려금이 50%로 감액된다. 근로장려금의 지급액은 최대 300만 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단독가구는 85만 원→150만 원, 홑벌이 가구는 200만 원→260만 원, 맞벌이 가구는 250만 원→300만 원으로 최대 지급액을 상향했다.
만 18세 미만의 부양 자녀가 있는 가구를 위한 자녀장려금도 상향된다. 자녀장려금은 근로·사업종교인 소득이 있고 만 18세 미만의 부양 자녀가 있는 가구로서 연간 총소득 4000만 원 미만이며, 가구원 재산 합계가 2억 원 미만이면 받을 수 있다. 최대 지급액은 5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올라간다. 자녀 1명당 장려금을 지급한다.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은 동시 수급이 가능해 요건에 따라 연 최대 37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동안 대상에서 제외됐던 생계급여 수급자도 장려금을 받게 됐다.
무술년(戊戌年) 부동산시장은 한 치 앞을 가늠키 어려운 ‘시계 제로’ 상태에 놓여 있다. 2017년 6월 이후 쏟아진 부동산 대책만 여섯 차례. 2018년 새롭게 적용되는 제도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 주택 수요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전방위적 규제로 시장이 얼어붙는 가운데, 서울 인기 지역은 ‘안전자산’으로 가치가 상승하는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 다주택자인 박준혁(65·가명) 씨는 새해 양도세 중과 방침에 따라 주택 보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박 씨는 “주택을 급하게 처분하기 쉽지 않아, 자녀들에게 서둘러 증여할지, 임대사업 등록을 할지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소기업 부장인 김수형(51·가명) 씨는 금리 인상 뉴스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착잡해진다. 김 씨는 “주택담보대출 상환기간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 금리가 크게 올라갈까 걱정”이라며 “새해 각종 규제로 집값마저 떨어지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전국 주택 가격 하락 경고음
새해 벽두, 부동산시장에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흐른다. 새해 촘촘한 규제의 영향으로 매매와 임대시장 가릴 것 없이 진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요 부동산 연구기관과 리서치업체들은 2018년 집값이 보합 내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2018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2017년보다 0.5%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주택 가격은 2017년과 비슷한 보합을 유지하겠지만, 지방의 주택 가격은 1.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의 전세 가격도 0.5% 하락할 것으로 봤다.
부동산 리서치업체인 ‘부동산114’가 최근 실시한 ‘2018년 상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택 소비자 2명 중 1명은 내년 상반기 부동산시장에서 매매와 전세 가격 모두 ‘보합’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매매와 전세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응답은 각각 23.99%와 21.08%로 나타났다. 소비자 10명 중 7~8명은 2018년 상반기에 주택 매매·전세 가격이 보합 또는 하락할 것으로 보는 셈이다.
2015년 이후 활황세를 보였던 부동산시장은 투기 지역에 대한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고 대출한도를 축소한 ‘8·2대책’ 이후 움츠러들고 있다.
새해에는 금리 인상과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시행으로 대출의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거래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파의 직격탄은 서울 외곽, 지방을 향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거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 외곽 주택시장이 공급 과잉 몸살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정부는 지난 2017년 11월 말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오는 2022년까지 수도권 주택보급률(일반 가구수 대비 주택수 비율)을 107%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서울 수서역세권을 비롯해 하남, 화성, 김포, 남양주, 성남 등 신도시 주택 공급을 크게 늘리는 것이다.
이명수 미래에셋생명 부동산 수석컨설턴트(공덕지점장)는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되는 서울 강남 등 인기 지역의 주택은 앞으로도 상승세가 예상되지만, 외곽이나 지방의 중저가 주택은 정부가 확대하는 공공 물량과 섞이면서 조정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도 ‘2018년 주택·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지방은 하락세가 확대되는 반면, 서울 주거용 부동산은 금리 상승 압박과 준공 증가에도 오히려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어 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 등 규제 산적
부동산업계는 2018년 부동산시장을 좌우할 주요 이슈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확대,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한 대출 규제 등을 꼽고 있다.
부동산114의 주택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8년 주택시장의 파급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제도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20.11%)였다. 다음으로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추가 지정(19.14%)에 대한 응답이 많았고, △신DTI(총부채상환비율) 시행(16.50%)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 시행(12.62%) △중도금대출 보증요건 강화 및 보증비율 축소(9.85%) 등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관련한 내용들이 다수 꼽혔다.
우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주택 보유자들의 초관심사다. 4월 1일 이후 조정대상 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경우 2주택자는 10%, 3주택 이상자는 20% 가산세율이 붙는다. 양도세 기본세율이 6%에서 최고 40%임을 감안하면 3주택 이상자의 경우 최고 60%까지 높은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분양권의 경우 1월 1일 이후 조정대상 지역 내 거래의 경우 보유기간에 상관없이 양도세율이 50% 적용된다. 양도차익이 1억 원이면 5000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아야 할지, 임대사업자 등록을 해야 할지 셈법이 복잡해졌다. 정부는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면 양도세 중과 예외가 적용되고 건강보험료를 깎아주는 등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2020년 말까지 등록한 연 2000만 원 이하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건보료를 8년 임대는 80%, 4년 임대는 40% 깎아준다. 또한 2019년부터 시행 예정인 임대소득자에 대한 분리과세 시, 필요 경비율을 등록 사업자는 70%로 높이고 미등록 사업자는 50%로 낮추기로 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조정대상 지역 내 3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로서 장기보유 계획이라면 양도세와 임대사업자 등록 시 세제 혜택을 신중하게 비교·검토해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7 ‘8·2 대책’에서 서울 전역(25개구)과 경기도 과천, 세종시 등 27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이 중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구와 세종시 등 12개 지역은 투기지역으로 다시 묶였다. 이어 9월에는 분당·판교와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분양권 전매와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양도가 금지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최대 40%로 묶이게 됐다. 다주택자가 주택을 추가로 구입할 때는 전국 어디서나 LTV와 DTI가 10%포인트씩 낮아진다.
투기지역이 아니더라도 신DTI 시행으로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줄이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DTI는 추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받을 경우 대출 원리금 상환액에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과 기존 대출의 이자만 반영하는 방식인 기존 DTI(총부채상환비율)과 달리, 기존 주담대의 원금과 이자가 모두 부채에 포함돼 산정된다. 4분기 시행 예정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본인 명의의 주담대 외에 신용대출이나 자동차할부, 마이너스통장 등 모든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모든 대출을 합산하는 만큼, 다중 채무자의 대출 여력이 낮아질 수 있다.
‘12시 땡땡땡’. 고전 속 신데렐라는 자정이 임박하자 허겁지겁 궁을 빠져나간다. 12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면 마차는 호박으로 바뀐다. 금융상품도 일몰 시간이 되면 혜택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올해 12월 31일은 금융상품의 홍수 속에서도 좀처럼 찾기 힘든 대표적인 절세 상품 중 하나인 해외주식형 비과세 펀드의 막차 운영시간이다. 내년 말이면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막차도 떠난다.
막차 시간
2017년 12월 31일
해외주식형 펀드, 3000만원 한도 비과세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박모(58)씨는 추석 연휴 직후 증권사를 찾았다. 오랫동안 국내 주식 투자는 해왔지만, 좀처럼 해외 투자는 못하고 있던 때에 지금이 해외 투자 전용 통장을 만들 적기라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1만원짜리 통장이라도 연내 만들어둬야 앞으로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분산 투자 관점에서도 해외 주식 투자가 필요해 가입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올해 말로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는 해외주식형 펀드에 ‘막차’ 타기가 한창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출시된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의 판매 잔고는 지난 8월 2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 8월 한 달에만 2179억원이 몰리는 등 올 하반기 들어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이, 혜택 종료기간이 임박했다고 ‘묻지 마’ 가입은 외려 실(實)을 부를 수 있다. 그러나 금융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가 가기 전에 소액으로라도 비과세 해외주식형 계좌를 만들어둘 것을 적극 추천한다.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는 해외 투자 비중이 60% 이상인 펀드와 국내에 상장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경우 펀드 매매차익 및 환차익에 붙는 세금을 면제해주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가입 후 10년 동안 납입 원금 기준 1인당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 해외 상장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면 15.4%의 배당소득세를 물어야 한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이사)은 “앞으로 절세 상품은 줄어들고 종합과세 적용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연내 가입하면 향후 10년간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해외주식형 펀드는 하반기 가입해야 할 우선 추천 상품”이라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국내 자산 선호 성향이 유별하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특히 해외 투자를 망설이는 경향이 높다. 그러나 글로벌 주식시장 규모의 채 2%가 안 되는 ‘좁은 국내’에 투자를 집중하기보다, 글로벌 차원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위험을 낮추고 수익을 높이는 분산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실제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출시 이후 지난 8월 말까지 설정 규모 상위 10개 펀드의 수익률은 13%에서 53% 수준이다. ‘KB통중국고배당증권’이 가장 높은 53.4%를 기록 중이고,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는 46.8%다.
이러한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를 활용하는 효과적인 투자 전략은 한곳에 뭉칫돈을 넣기보다 소액이라도 여러 개의 통장을 만들어두는 것이다. 일단 올해 안에 1만원이라도 넣어 여러 개의 펀드를 만들어둔 뒤 내년부터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추가 납입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이 상품의 비과세 한도가 3000만원까지이므로, 1만원씩 300만원 한도로 10개의 전용계좌를 개설하는 식이다. 이때 ‘여러 개의 통장’이 강조되는 것은 장기 투자를 고려한 다양한 지역 포트폴리오 구성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홍춘욱 팀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이 순환하는 특성상 한 국가에 들어가기보다 선진국, 신흥국 국가에 고루 분산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3000만원의 비과세 한도는 거액 자산가들에게는 넉넉지 않을 수 있지만, 가족의 경우 개인별 가입이 가능하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대치역PB센터 부센터장은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는 가족이라도 개인별 한도가 적용되므로, 4인 가족이면 최대 1억2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주식 간접투자를 통해 이러한 혜택을 보려면 반드시 기존 해외주식 펀드가 아닌 전용 신규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또한 내년부터는 펀드 종류를 변경하면 혜택을 받을 수 없음을 유의해야 한다.
막차 시간
2018년 12월 31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 비과세 한도↑, 수익률 개선
‘만능절세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했다. ISA는 한 계좌 안에서 예금과 적금, 채권, 주식 등 각종 금융상품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데다 절세 혜택까지 부여되는 상품이다. 연간 2000만원, 5년간 최대 1억원까지 다양한 금융상품을 편입할 수 있다. 때문에 금융권의 사전 예약 경쟁이 치열할 정도로 등장 전부터 초미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이내 ‘찻잔 속 태풍’으로 잦아드는 듯했다. 이러한 ISA가 보다 강력하게 업그레이드된다. 이른바 ‘ISA 시즌2’다.
세법개정안에 따라 내년부터 비과세 한도금액이 일반형은 기존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서민형(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 또는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사업자)은 종전 25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라간다. 비과세 초과분은 분리과세(지방소득세 포함 9.9%)가 적용된다.
까다로웠던 중도인출 제한도 유연해진다. 종전에는 5년의 의무가입 기간 동안 퇴직이나 폐업 등의 중대한 사유가 아니면 중도인출이 불가능했지만, 내년부터는 조건 없이 자유롭게 중도인출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저조했던 운용 실적도 최근 개선되고 있어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강우신 IBK기업은행 한남동 WM센터장은 “ISA 안에서 글로벌 주식과 해외채권을 절반씩 섞어 투자하면 일시적 손실은 있어도 중장기적으로 연 5%의 수익은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25개 금융사의 ISA 누적수익률(운용한 지 3개월이 넘은 상품 기준, 일임형)은 평균 6.3%다. 최근 1년간 누적수익률은 4.5% 수준으로, 정기예금보다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포트폴리오(MP)로 보면 초고위험이 12.69%로 가장 높고 고위험 9.02%, 중위험 5.37%, 저위험 2.95%, 초저위험 1.78%순이다. 위험 성향에 따라 모델포트폴리오를 선택하면 되는데, 고수익 추구형은 그만큼 위험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의무가입 기간은 5년이며, 내년 말까지 가입해야 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자는 제외된다. 또한 소액이라도 소득이 있어야 가입이 가능해 전업주부 등의 가입은 제한된다.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
산행 중에 마주친 야생 다람쥐! 인기척에도 아랑곳없이 오히려 이방인의 방문이 익숙한지 빤히 쏘아보고는 어디론가 휘리~릭 사라져버린다. 바람만 남기고 떠난 야생 다람쥐에서 5070세대 은퇴재무설계의 향기가 풍긴다. 야생 다람쥐의 겨울나기는 특별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량비축이다. 먹이를 구하기 힘든 겨울철을 대비해 야생 다람쥐는 먹이를 한곳에 많이 저장해두기보다는 여러 곳의 땅에 구멍을 뚫어놓고 각각의 구멍에 한 개씩의 먹이를 보관해둔다. 야생 다람쥐가 겨울을 나기 위해 파는 구멍은 평균 2000개 정도다.
어느 작가는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하면서 봄의 새싹 같은 유년과 여름의 신록처럼 푸른 청춘, 낙엽의 무게를 덜어낸 가을을 지나 마침내 추운 겨울, 가지만 앙상히 남은 나무 같은 노년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후의 시간 또한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겨울이 오기 전 다람쥐가 수천 개의 구멍을 파고 먹이를 저장하는 것은 5070세대가 젊은 시절에 노후를 준비하는 모습과 닮았다.
야생 다람쥐가 먹이를 저장하고 보관하는 것은 재무적 관점에서 보면 ‘적립’에 가깝고, 먹이를 구하기 힘든 겨울에 꺼내 먹는 것은 ‘인출’에 해당할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야생 다람쥐가 묻어둔 열매를 꺼내 먹으며 겨울을 나는 것처럼 5070세대가 효과적으로 노후생활비를 조달할 수 있는 ‘인출’ 소득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 다양한 ‘인출’ 소득: 내재된 위험을 고려하라
야생 다람쥐가 먹이를 보관하기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수천 개의 구멍을 뚫는 이유는 뭘까? 먹이를 한곳에만 보관하다 다른 야생 동물들에게 도난을 당하면 목숨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천 개의 구멍을 뚫는 다람쥐의 행위는 마치 5070세대가 다양한 소득원을 준비하는 모습과도 같다! 하지만 다양한 소득원을 준비한다고 해서 길어진 노후와 예상치 못한 모든 위험에 대비할 수는 없다. 소득마다 내재된 위험들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소득에 잠재된 위험을 먼저 이해한다면 은퇴 후 소득 인출 전략을 짜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5070세대가 노후에 꺼내 쓸 수 있는 소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자·배당 같은 ‘금융소득’이다. ‘금융소득’ 하나만으로 노후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금융소득은 일정금액(연간 2000만원) 이상 되면 금융소득종합과세(6.6~44%)를 부담하게 된다. 2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융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득세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금융소득은 줄어든다. 참고로 기준금액을 초과하는 금융소득의 추가적인 세(稅) 부담은 최대 28.6%p(최고소득세율 44%- 이자소득세 15.4%)다.
두 번째 소득원은 ‘사업소득’이다. 많은 사람들이 퇴직 후 창업의 꿈을 꾼다. 필자도 그렇다. 그러나 회사가 전쟁터라면 밖은 지옥이라는 말처럼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 생존율은 창업 후 2년 48%, 5년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급한 마음에 서두르다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치지도 않고, 자금 부족 탓에 규모의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수익성마저 낮기 때문이다. 이처럼 은퇴 후 안정적인 소득 확보를 위해 시작하는 사업과 창업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 자영업자의 월평균 순이익은 187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세 번째 소득원은 ‘임대소득’이다. 임대소득은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처럼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로망이다. 저금리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수익률이 예전만큼은 안 되지만 그래도 여전히 매력적인 은퇴 후 소득이다. 물론 세입자 등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지만, 임대소득을 누리면서 시세 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수익성 높은 상가를 자녀에게 사전 증여 후 발생되는 소득으로 상속세를 절세(節稅)하는 다양한 플랜을 짤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 사는 김씨(65)는 임대사업을 하는 50억대 자산가다. 가족은 슬하에 자녀 둘과 배우자가 있다. 매달 임대수입은 1500만원 정도다. 생활비, 대출이자, 투자 및 저축 등으로 월 1300만원 정도 지출이 발생하고 있어 다소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김씨의 고민은 자산의 90% 이상이 부동산에 치우쳐 있다는 데 있다. 행여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향후 발생할 상속 등에 따른 세금재원 마련이 문제가 될 수 있어 고민이 많다. 특히 가장 큰 걱정거리는 약 14억3000만원 정도로 예상되는 상속세 부담이다. 자산의 일부를 팔아 상속세를 내야 할 판이다. 노후에 임대소득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좋지만 상속세가 노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격이다.
마지막 네 번째 소득은 ‘연금소득’이다. 가장 안정적으로 인출이 가능하다는 점과 자산의 소멸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금소득’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연금소득의 중요성에 비해 연금을 활용해 소득을 창출하는 연금 인출 전략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편이다.
그동안 애써 모아온 연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 이는 노후생활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다음 내용을 통해 차례로 살펴보도록 하자.
◇ 국민연금: 수령시기 조정을 활용한 인출 전략
국민연금 인출 전략의 핵심은 자신의 생애주기를 고려해 연금 수령시기를 조절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5070세대에게는 익숙한 소득이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말처럼 논란도 많지만 국민연금은 수령자가 죽을 때까지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금액이 또박또박 들어오는 매우 귀중한 소득이다. 게다가 매년 연금액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인상된다는 점은 민영 연금상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장점이다.
국민연금은 가입시기와 가입기간, 연금보험료 수준에 따라 수령 금액이 달라진다. 대부분의 5060세대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20년을 넘을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에 20년 이상 가입한 이들의 평균 수령금액은 88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88만원은 부부 기준 최소 노후생활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그림3] 참조). 국민연금으로 이 갭(gap)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서울에 사는 박씨의 사례를 들어보자. 중견기업에서 몇 년 전 은퇴한 박씨(61세)는 올해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할 예정이다. 현역에서 은퇴한 다른 친구들과 달리 운 좋게 기존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게 되어 근로소득도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연금공단에 알아본 결과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기간 동안 다른 소득 공제 후 월 217만 6000원이 있으면 66세까지 연금액이 깎인다는 얘기를 듣고 67세부터 연금을 타기로 결정했다. 결국 박씨는 당초 61세에 100만원 정도의 연금액을 탈 수 있었지만 수령시기를 5년 연기함으로써 67세부터 매월 136만원을 종신 수령할 수 있게 되었다.
◇ 사적연금: 절세를 고려한 인출 전략
연금 수령시기를 기준으로 사적연금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만 45세 이후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일반 연금보험과 즉시연금, 55세 이후부터 수령할 수 있는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퇴직연금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개인연금에 속한다. 5070세대 중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지인이나 소개를 통해 개인연금에 가입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제 그동안 묻어놓은 개인연금 가입 증서를 꺼내어 내가 가입한 개인연금은 어떤 종류이며, 세제혜택은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볼 때다. 또한 개인연금 중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은 연금소득으로 인출할 때 세금을 내야 하므로 세제상의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연금저축’은 최소 5년 이상 납입하고 55세 이후부터 연금으로 수령한다는 조건으로 적립기간 중 세제상 혜택(소득(세액)공제 13.2% 또는 16.5%)을 받았기 때문에,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중도에 해지하면 그동안 받은 세제혜택은 물론 해지에 따른 가산세까지 물어야 해 원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
간단한 사례를 들어보자. 중견 기업에 근무하는 김 부장(52세)은 가까운 지인의 소개로 노후에 연금 하나쯤은 있으면 좋겠다 싶어 2012년에 연금저축에 가입했다.
지난해까지 꼬박꼬박 매년 400만원을 납입했고 소득(세액)공제 혜택도 받아왔다. 그러나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첫째 딸의 학자금이 부족해 연금저축을 해지하게 됐다. 지금까지 납입한 금액은 2000만원(400만원×5년)이고 발생된 이자수익은 100만원 남짓으로 총 2100만원 정도인 상황이다.
김 부장이 만약 중도에 연금저축을 깨면 총 적립금 2100만원에 대한 기타소득세 16.5%(346만5000)와 해지가산세 44만원(2000만원×2.2%)을 동시에 부담해야 한다. 김 부장이 연금저축 해지로 받게 되는 금액은 원금(2000만원)의 85% 수준인 1709만5000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만약 김 부장(52)이 55세 이후부터 연금으로 10년간 나누어 인출하게 되면 약 275만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다.
‘퇴직연금’의 경우는 어떻게 인출하면 좋을까? 연금저축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퇴직연금의 경우는 중도에 주택구입비, 의료비, 자녀교육과 결혼비용 등으로 인출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노후에 연금소득으로 활용하기 힘들다.
퇴직연금의 경우도 연금으로 인출하는 것이 대체로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일시금으로 인출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이 연금저축과 다르다. 가령 ‘금융소득종합과세’가 고민인 5070세대가 개인형퇴직연금(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이하 IRP)을 활용해 이 계좌에 퇴직금이나 목돈을 넣고 중도에 인출하면 연금저축처럼 기타소득세(16.5%)를 부담하지만 분리과세(특정한 소득을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고 분리하여 과세하는 것)로 종결되기 때문에 절세 도움이 된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가 '소득' 중심으로 개편됨에 따라 앞으로 금융소득(이자)·연금소득에도 보험료가 부과된다.
11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개선기획단(이하 기획단)은 이날 회의를 열고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기본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기획단은 소득을 중심으로 가능한 범위내에서 보험료 부과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따라서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모두의 근로소득, 사업소득, 2000만원 초과 금융(이자·배당)소득, 연금소득 등 종합과세소득이 보험료에 포함된다.
재산·자동차, 성·연령 등을 점수화해 보험료를 납부했던 지역가입자도 이번 개편에 따라 소득에 중점을 둔 정률 보험료를 내게 된다.
소득이 있는 피부양자에 대한 보험료 부과 역시 강화된다. 단, 급격한 보험료 부담 방지를 위해 부담능력이 있는 피부양자에 대한 세부 집행방안은 논의될 예정이다.
소득 파악 수준, 재정 여건 등을 감안해 소득 외 부과 요소(성·연령, 자동차, 재산 등)에 대해서는 보험료가 축소·조정된다. 퇴직·양도소득은 일회성 성격으로, 상속ㆍ증여소득은 재산 성격으로 분류돼 보험료에서 제외된다.
2000만원 이하 이자·배당소득 및 일용근로소득 등 분리과세 소득은 법령개정 등 제반 여건 마련이 요구돼 일단은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자동차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특히 저소득 지역가입자에 대해서는 평가소득으로 보험료를 부과 하되, 소득이 없거나 적은 세대에 대해서는 정액의 최저보험료를 부과할 전망이다.
한편, 기획단은 이달 말 보험료 부과체계개선기획단 상세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보고서 완료 후에는 최종회의 및 결과 발표회 등을 계획 중이다.
"지인 자식들이 어마어마한 상속세를 내는 것으로 보고 깜짝 놀랐어요. (세금을 내야해서)물려받은 빌딩 3개 가운데 1개를 울며겨자먹기로 '급매처분'하더라구요. 집안 전 재산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날리는 셈이지요. '아. 이건 아니다' 싶어 급히 (증여ㆍ상속)준비하고 있어요."
금융자산만 3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슈퍼리치 김충재(가명ㆍ60)씨. 그는 최근 서울 강남에 80억원짜리 상가를 사들였다. 강남에서 돈냄새 잘 맡기로 둘째가라면 서럽다는 김씨가 이번에 정작 노리는 것은 뜻밖에도 시세차익이나 월세 임대수익이 아니다. 상속세를 줄여 자식 등 가족들의 부담을 미리 덜어주려는 속셈이다.
◇"투자도 귀찮아!원금 까먹지않게 세금이라도 줄였으면!"
사연은 이랬다. 김씨에 따르면 시세가 100억원에 이르는 빌딩을 매입하더라도 상속이나 증여세를 내는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80억원 이하다. 정기예금 등 현금(100억원)으로 승계할 때와 달리 기준금액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그만큼 절세를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최근 공시가격 증가율도 낮아지고 있어 과거보다 승계 세금 부담액의 증가액이 적어지고 있다. 서둘러 부동산을 매입해 증여나 상속할수록 유리하다는 의미다. 그는 "부동산 불황기에 싸게 급매로 사서 물려 줘야 나중에 값이 오르더라도 (절세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들었다"라면서 "강남쪽 빌딩을 더 찾아보고 있다. 주식(개인회사)도 조만간 쪼개서 증여할 계획"이라고 귀뜸했다.
김씨는 최근 슈퍼리치의 전형적인 고민을 그대로 보여준다. 복수의 강남권 PB(프라이빗 뱅커)에 따르면 대개 500억원대 이상 강남 슈퍼리치들은 사실상 더 이상 투자가 필요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투자하기를 귀찮게 생각한다. 이미 자산 포트폴리오상 노후 대비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해 놨기 때문이다. 투자하는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원금손실이라도 나면 골치만 썪을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40~50대 젊은 부자들보다 60대 이상 시니어 세대로 갈수록 강해진다. 단, 그들도 상가나 빌딩 등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지금껏 부를 축척한 수단이 대개 부동산이기도 하고 잘 알고 있는 분야 또한 부동산인 까닭이다. 최근 아파트만 제외하고.
이 때문일까. 강남권 고액 자산가들은 요즘도 강남 빌딩이나 상가에 눈독을 들인다. 특히 공실이 없고 입지가 좋은 강남 알짜 빌딩의 경우 수익률이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 예금의 3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는 셈이다. 아예 강북권으로까지 눈을 돌리기도 한다. 이 역시 수익률 때문. 실제 명동이나 홍대 등 대규모 상권의 일부 상가는 수익률이 10%대를 훌쩍 넘기도 한다. 다만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없다보니 당장 현찰을 들고 있어도 알짜 물건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포트폴리오 리모델링 성행…수십억원 그림 사기도
강남 슈퍼리치들의 최대 고민은 역시 '세금'. 특히 올해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실제 소득세율 구간에 따라 초과분(2000만원)의 최고 41.8%(누진과세)의 세금을 낼 수 있다. 예컨데, 2억5000만원 금융소득이라면 1억원에 육박하는 돈(약 80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한다. 뿐만 아니다. 국세청이 이자소득을 통해 자산원금을 역추적하기 때문에 원금(세원)노출 우려도 커져 의료보험, 건강보험 등 준조세 폭탄도 무섭다. 더욱이 최근 강남 자산가들 사이에선 "과세기준액이 1000만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나돌면서 강남지역 뿐 아니라 대한민국 자산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수성가해 남부럽지 않은 경제력을 가진 강남부자 강팔문(가명ㆍ65)씨도 그런 케이스다. 그는 최근 30억원짜리 저축성 보험에 가입했다. 5000만원씩 60개월간 보험금을 내야하는 셈이다. 비과세 상품이라는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정기예금 주가연계증권(ELS) 등 과세가 되는 자산을 처분해 물가연동국채, 장기채권, 산박펀드 등 비과세ㆍ분리과세가 가능한 상품으로 갈아타고 있다. 강씨는 "앞으로 정부 과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한 절세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미술품 경매시장에 뛰어들기도 한다. 그림에 따라 수십억원을 호가하기도 하지만 상속세 등 세금을 피하기 위해선 이보다 좋은 방법도 드물다. 강남 일부 지역에선 미술품 관련 강좌도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한 PB는 "취미생활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부자들이) 세금을 가장 부담스럽게 생각한다는 점도 반영되고 있다. 미술품 경매사 등을 연결해드리는 일을 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건희, 남일 아니다"…병원 옆 집짓기 유행
돈은 있을 만큼 있다. 이제 건강이 우선이다. 실제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일이 남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대학병원 등 큰 병원 인근 아파트나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남권 PB에 따르면 강남 자산가들을 대부분 따로 선호하는 병원이 있다. 그 선호하는 병원 옆에 살고 싶은 욕구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50년 이상 중소기업체를 경영하고 80세를 넘긴 시니어 남편과 사는 황명숙(가명ㆍ68)씨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30억원을 들여 서울 시내 모 병원 인근에 부지를 사서 넓직한 주택을 짓고 있다. 남편 몸에 급작스런 이상징후가 나타나면 분초를 아껴 병원 특실이나 응급실로 옮기기 위함이다. 그녀는 특히 집안 공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휠체어를 타고도 샤워가 가능하도록 욕실을 짓는가 하면 마당에 정원을 꾸며 답답함을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감도 높여준다. 그녀는 "회장님(남편) 나이가 있다보니 편안한 노후를 위해 거처를 옮겨드리려 한 것이다. 이사하고 나면 병원과 가까워 조금은 안심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집을 3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도 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면 분리과세 적용을 받고 이들에 대한 과세는 2017년 소득분부터(2018년 과세)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기존 과세 방안과 틀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꺾인 주택 매수심리를 되살리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13일 새누리당과 당정협의를 마친 뒤 임대소득 과세 개선안을 발표했다. 당정은 2주택 소유자에 한해 2000만원 이하 임대 소득을 올리는 경우 세금을 분리해 부과하기로 했던 기존 방침을 변경, 소유 주택수에 관계없이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분리 과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2000만원 이하 소규모 임대 소득자에 대한 비과세 기간도 2015년까지 기존 2년에서 2016년까지 3년으로 연장했다. 또 2000만원 이하 임대 소득자 가운데 건강보험 피부양자에 해당하는 경우는 피부양자 지위를 유지하도록 하고, 지역 가입자에 대해서는 건강보험료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개선안을 통해 시장 분위기가 회복될 수 있을 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심사숙고한 측면이 있지만 회복의 불씨가 되기는 역부족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주택자가 주택거래에 다시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긴 했지만 거래를 장려할 만한 조치는 아니다"며 "더욱이 당정 협의는 국회 심의를 통과한 완벽한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제도가 마련되는 때까지 주택시장의 관망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허명 부천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조치는 어찌됐든 다주택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보완책은 그런 불안감을 조금 잦아들게 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주택시장이 6~7월 비수기에 접어들었고, 내수 등 경기 상황이 회복되는 등 경기가 살아나는 상황이 아닌 만큼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부동산거래가 정상화단계에 이르지 않은 가운데 과세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수요를 더욱 위축시키는 결과여서 이번 보완책으로 심리를 살리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책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임대소득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기조가 변한 것이 없는 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인 만큼 이달 열릴 임시국회에서 부동산 규제가 어느정도 풀리느냐에 따라 시장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연간 2000만원 이하의 주택임대소득자에게 보유주택 수, 기준시가와 관계없이 분리과세를 하기로 했다.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유예 기간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 2주택자의 전세임대 소득에 대한 과세방침은 논의를 더 거치기로 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13일 국회에서 정책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보완조치’에 합의했다. 앞서 2월 26일 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을 발표한 뒤 일주일 뒤인 3월 5일 보완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100일도 안돼 나온 두 번째 보완방안이다.
보완 방안의 골자는 당초 2주택자이면서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자에 대한 분리과세 방침에서 주택수 제한을 없앤 것이다. 이에 따라 주택을 3채 이상 가지고 있더라도 임대수입이 2000만원 이하라면 임대소득에 14%의 단일세율을 적용한다.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 기준을 적용한다. 정부는 “2주택 보유자는 합산 금액이 9억원을 초과해도 임대수입이 2000만원 이하면 비과세·분리과세 혜택을 받지만 9억원 이상 1주택에는 종합과세되는 형평성 문제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보완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임대소득과 다른 소득을 더해 38%의 종합소득세율(누진세)을 적용하도록 돼 있는 종전의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임대소득이 소득의 전부인 은퇴자의 경우 종합소득세를 매길 때보다 더 높은 세율을 부과받게 되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 경우 정부는 이전의 세율과 비교해 너 낮은 세금을 매기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당정은 과세유예기간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임대소득이 사실상 과세사각지대였던 상황을 반영한 조치다. 정부는 “임대소득 과세체계 개편에 따른 주택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과세가 시작되는 시점은 2017년부터가 된다.
아울러 당정은 임대소득자 가운데 건강보험 피부양자에 해당하는 경우는 피부양자 지위를 유지토록 하고 지역가입자에 대해선 건강보험료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임대소득 과세가 시작되면서 건강보험료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단 직장가입자의 경우 7200만원까지는 근로소득만 기준이 되기 때문에 건강보험료 변동이 없다. 구체적인 사항은 올해 말까지 건보료 부과체제 개편방안을 구체화해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논란이 됐던 2주택자 전세임대 소득 과세 문제에 대해서는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부의장은 “과세 원칙을 존중하되 조금 더 시장의 상황을 보고 법안 제출 이전에 최종 당정협의를 다시 한 번 해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새누리당 측에서 주호영 정책위의장, 나성린 수석부의장, 홍일표 부의장 등이 참석했고 정부측에서 서승환 국토부 장관, 금융위원장,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