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27만 원 없으면 안 돼. 먹고살기 힘들어.” 정부가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축소한다고 하자 노인들의 울분이 터져 나왔다. 누군가는 ‘27만 원 짜리 질 낮은 일자리’라고 손가락질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생계와 직결되는 일자리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 축소와 노인 빈곤의 상관관계를 알아봤다.
지난 8월 정부가 공개한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노인 일자리 수는 82만 2000개다. 올해 84만 5000개보다 2만 3000개 줄었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 수는 올해 60만 8000개에서 내년 54만 7000개로 6만 1000개 줄어든다. 대신 정부는 민간·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를 3만 8000개 늘리기로 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2020년 기준)은 40.4%로 OECD 국가 중 1위다. 노인 빈곤율 개선 효과가 적었던 공공형 일자리를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충해 노인이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5년간 재정지원 직접 일자리 규모가 두 배 급증했다. 노인 일자리가 쓰레기 줍기, 잡초 뽑기 등 단순 노무의 공공형을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일부 고학력 은퇴 노인들이 원하는 일자리 수요에 부적합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예산안에 노인 단체들은 반발했다.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노인 빈곤 심화를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정부는 결국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11월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저소득층 어르신은 민간 취업이 힘들기 때문에 소득 감소가 우려된다. 공공형 일자리는 올해 규모만큼은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현장에서 연로하신 분들이 단순 일자리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달라진 입장을 밝혔다.
공공형 vs 민간형·사회서비스형
정부는 고령화 사회의 대안으로 2004년부터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만 60세 이상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부의 사업이다. 노인 일자리 유형은 세 가지로 나뉜다. 공공형, 민간형, 사회서비스형 사업이 있다.
참여 노인은 유형에 따라 나이와 학력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2021 노인 일자리 사업 정책 효과 분석 연구’를 보면, 2020년 기준으로 공공형 노인 일자리에 참여한 노인의 평균 연령은 76.6세였다. 민간형은 71.8세, 사회서비스형은 71.6세로 비교적 젊었다.
학력을 보면 공공형 참여자는 초졸이 46.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무학은 19.6%로 뒤를 이었고, 대졸은 2%에 그쳤다. 시장형과 사회서비스형도 초졸이 각각 34.6%, 37%로 많았지만 공공형보다는 10%포인트 이상 적었다. 고졸은 각각 25.5%, 22.2%였고, 대졸은 각각 6.8%, 6.7%였다.
가구 소득에도 차이가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공공형 참여자의 기초연금 소득인정액은 평균 41만 7299원이었다. 민간형은 64만 5791원, 사회서비스형은 57만 7214원으로 나타났다.
종합해보면 공공형 참여자는 나이가 많고 학력이 낮은 저소득층 노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민간형과 사회서비스형 참여자는 정부가 대상자로 원하는 고학력의 은퇴 노인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다만 공공형 참여자에 비해 나이가 적고 고학력에 소득·자산의 여유가 있는 노인이다.
노동조합 노년유니온의 고현종 사무총장은 정부의 노인 일자리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공공형 일자리는 줄이고 민간형과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은 저소득층 노인을 더 가난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고현종 사무총장은 “노인 일자리가 2004년 처음 도입됐을 때만 해도 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이 65세 정도였다. 20년이 지나면서 평균 연령이 10년 이상 높아졌다. 그분들한테 시장에 나가 민간 업체와 경쟁하고 이겨서 소득을 얻으라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고 사무총장은 “사회서비스형은 민간 일자리가 아니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와 성격이 똑같은데 돈은 두 배로 번다. 다만 일자리와 관련된 경력이 있거나 관련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학습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회서비스형을 할 수 있는 노인은 어떤 직업을 갖고 잘 살았고 노후 준비도 어느 정도 되어 있다”면서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늘린다는 것은 저소득층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노인 세대 안에서 빈부 격차 또한 커진다”고 덧붙였다.
공공형 일자리, 보충 연금으로 봐야
사회·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줄이려는 이유는 ‘세금을 축내는 질 낮은 일자리’로 봤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복지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보건복지부도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노인이 자기만족과 성취감 향상 및 지역사회 공익증진을 위해 참여하는 봉사활동’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 사무총장은 “현재 국민연금을 못 받는 노인이 50%가 넘는다. 저소득층 노인들은 기초연금 하나에 의지해서 살아가고 있다. 매달 기초연금으로 30만 원을 받고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면 27만 원을 번다. 57만 원 정도의 소득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것이다”라면서 “노인 일자리를 소득 보충, 노동의 대가로 봐서는 안 된다. 저소득층 노인들의 보충 연금 성격으로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빈곤이 오고 있다’의 저자 신명호 사회적경제연구센터 소장도 비슷한 의견을 전했다. 신명호 소장은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이 높은 이유는 노후의 소득 보장 제도가 약하기 때문이다. 연금의 사각지대가 넓고 소득 대체율도 낮기 때문인데, 그나마 보완할 수 있는 게 노인 일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 소장은 “예전부터 공공형 일자리는 예산 낭비고 쓸데없는 일을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사실은 사회안전망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저소득층에 생계 지원 급여를 줘야 되는데 아무것도 안 한 상태에서 줄 수는 없으니까 일을 하게 하는 형식을 취해서 돈을 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신명호 소장과 고현종 사무총장은 노인 빈곤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노인 일자리, 그중에서도 공공형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사무총장은 “현재 노인 일자리는 사업별로 신청자를 받는다. 그러다 보면 일부 사업에 사람들이 몰려 진짜 일자리가 필요한 저소득층 노인들이 일을 못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서 “통합적으로 참여자를 모집해서 저소득층 노인을 우선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28일 국회의사당에서 ‘액티브 시니어의 불확실한 재취업 환경과 혁신 방안’이라는 주제로 '2022 시니어산업혁신 국회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김영호, 김주영, 노용호, 한무경 국회의원이 주관하고 세종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시니어산업학과와 (사)시니어벤처협회가 주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국회의원과 국민의힘 한무경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니어를 복지의 대상이아니라 경제활동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고 언급하며 세미나를 계기로 시니어 창업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사단법인 시니어벤처협회 신향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40~65세의 액티브시니어를 위한 지원 정책이 절실한 시점에 국회의 도움을 받을 길이 열린 것에 감사한다며,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중장년들이 삶의 설계와 재취업 교육을 통해 사회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대학교 시니어산업학과 이용기교수는 액티브시니어가 창업이나 재취업의 기회를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상대적 빈곤의 처지에 빠질 수 밖에 없으므로 시니어산업의 학문적, 실무적 시사점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패널로 나선 고수플러스의 박영은 대표는 "많은 시니어들이 창업을 망설이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는데, 그것은 바로 실패와 격무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실제 많은 시니어들이 퇴직금을 털어 치킨집,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의 창업에 나서지만 예상보다 노동 강도가 세고 경쟁이 심해 사업 실패 경험뿐 아니라 건강까지 잃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시원 사업자 중 시니어 비중이 50% 이상에 달하고 있으며 대부분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면서 자유롭게 여가를 즐기는 생활을 하고 있다"며 시니어가 하기 좋은 실 사례를 소개했다.
독일 청소년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독일 어린이의 약 40%는 평균 4명 이상의 조부모에게 돌봄을 받고 있다. 이는 생물학적 조부모와 사회적 조부모를 모두 포함한 숫자다. 한국의 경우 ‘할머니가 아이를 돌본다’고 하면 혈연관계를 떠올린다. 당연시하는 이 관계가 현재 황혼육아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 육아 돌봄 공백 시 가족 내, 특히 조부모에게 도움을 청하는 구조가 만연해진 것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070년 유소년(0~14세) 인구는 7.5%, 고령인구(65세 이상)은 46.4%에 이른다.
아이가 1명일 때, 노인은 6명이 넘는 상황. 생물학적 조부모 최대 4명을 제외하고도 2명의 노인이 사회적 조부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론적으로 적은 수의 아이를 많은 수의 노인이 돌본다면, 특정인에게 가중되던 황혼육아 부담은 줄어들 것이다. 물론 현실화하기엔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지난달 본지는 독일과 영국 현지 조부모의 손주 돌봄 실태와 지원책을 보도했다. 한국과의 가장 극명한 차이는 ‘황혼육아의 자율성’이었다. 의무가 아닌 선택에 의한 조부모 육아가 가능하려면 사회적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또 해외 사례와 비교할 때 한국 황혼육아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해외 정책 접목? 한국에서는 ‘그림의 떡’
먼저 독일의 ‘조부모 육아휴직’을 살펴보자. 대상자 조건은 부모가 미성년자거나 직업훈련 중인 경우, 동시에 조부모가 손주와 한집에 살면서 유급 노동을 하는 상황이다. 육아휴직 제도 내의 세부 항목으로, 독일 내에서도 기준이 까다롭고 현실적인 수요가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사회 분위기나 직장 문화로 인해 육아휴직을 온전히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독일 사례에 착안해, 일부 부모에게 유명무실한 육아휴직을 차라리 조부모가 이용하면 어떨까?
이윤진 육아정책연구소(국무총리 산하) 기획조정본부장은 “부모에겐 유리하지만 조부모에겐 불리해 보인다”며 “대체로 황혼육아 당사자는 할머니다. 현실적으로 60대 전후 정규직 여성이 드물다. 곧 은퇴할 이에게 육아휴직 기간을 보장해주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 부모(자녀) 입장에서는 정상 근무하며 급여도 모두 받고 자녀 돌봄도 해결할 수 있으니 확실히 혜택이다. 한편으로 육아휴직에 대해 선택권을 주는 차원에서는 괜찮다. 다만 여기서 조부모가 취할 이득이 없다. 자신의 급여도 줄고, 직장에서 눈치도 봐야 하고, 힘든 육아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백선희 한국가족사회복지학회 회장(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조부모의 육아휴직이 가능해진다면 자칫 황혼육아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육아휴직 제도는 (기간이나 수당 등) 형식적으로는 잘 되어 있을지 몰라도 남성의 참여율이 저조하고, 일하는 여성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조부모 육아휴직이라는 선택권이 생긴다면 남성의 육아참여가 증가하지 못하고 여성(엄마)의 육아 부담이 다른 여성(할머니)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혼육아 기간을 연금 혜택으로 주는 영국의 정책에 대해 이 본부장은 긍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손주 육아가 복병이 되지 않으려면 육아 정책과 노인 복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연금 혜택 등 탄탄한 복지로 경제적 기반이 안정된 노인이라면 황혼육아를 보람과 기쁨으로 여길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빈곤하고 불안한 상황이라면 현실적으로 손주 돌보는 일이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영국 노인의 황혼육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복지 수준에 기인했다고 본다.”
수당은 임시방편, 공보육 신뢰가 근본
영국과 독일의 경우 연금이나 세금 혜택 등으로 조부모 육아를 지원하지만, 직접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정책은 없다. 한국 역시 서울시(2023년 예정)와 서초구, 광주광역시 등 일부 시·구 단위에서만 조부모 수당 지급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사회적으로 조부모 육아의 중요성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수당 정책 마련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백 회장은 “조부모 수당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러한 정책은 조부모를 위한 혜택으로 보이지만, 자칫 ‘수당도 주는데 할머니가 손주를 봐야지’라는 식으로 황혼육아에 당위와 책임을 부여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까지 조부모 수당이 도입되지 않은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 또한 “수당 지급은 가장 일차원적이고 손쉬운 해결 방법”이라며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아직 조부모 수당에 대해 완전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내년부터 시행하는 서울시의 조부모 돌봄 수당 정책이 어떤 효과를 불러일으킬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조부모의 육아 참여를 사회가 인정하고, 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의미에서는 일시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이 조부모에게 육아가 전담되는 기재로 변모하는 것은 옳지 않다.”
두 전문가는 황혼육아는 ‘책임’이 아닌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주기적으로 강도 높은 육아보다는 일시적이고 부담 없는 육아가 바람직하다고. 자발적이면서 즐거운 손주 돌봄이 늘어난다면 자연스레 조부모 관련 정책은 필요성을 잃게 될 것이다. 개인이 선택적으로 어려움 없이 하는 일에 정부가 보상할 이유는 없으니 말이다. 이런 구조를 만들려면 조부모의 육아 시간은 단축하고, 공보육 돌봄 시간이 늘어야 한다. 문제는 사회적으로 공보육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백 회장은 “보육시설이 양적으로 증가했지만 질적으로는 아직 미흡하다. 아동학대 문제 등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고 부모들은 ‘믿고 맡길 어린이집’이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결국 자녀가 어릴수록 믿을 수 있는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 신뢰할 만한 우수한 보육시설이 주변에 있다면, 조부모에게 육아를 부탁하는 경우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이들을 위한 노인의 사회적 일자리 참여
영국의 경우 돌봄 공백이 발생했을 때 내니(유모) 또는 베이비시터를 통해 해결하는 양육자가 많았다. 독일에는 ‘랜드 그랜드’ 등 대안 조부모 찾기 플랫폼도 나타나는 추세다. 이 본부장은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사회 구성원에게 아이를 믿고 맡긴다는 점이 한국 사회와 크게 다르다. 보육기관과 더불어 지역민 간에 신뢰가 형성돼야 결국 사회적 돌봄이 가능하다”며 “누구든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주어져야 육아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엄마도 아빠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너나 할 것 없이 바쁘고 힘들다. 사회 구성원의 여유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육아 문화는 크게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의 육아 문화는 여성의 육아 참여도가 높은 현실을 말한다. 엄마에게 주어지는 의무를 덜기 위해 할머니가 해결사로 나서는, 가족 내 또 다른 여성에게 육아가 전가되는 부분이 문제로 지적된다. 두 전문가는 가족 내 돌봄 해결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말한다. 즉 지역사회 또한 육아를 함께 책임져야 바람직하다는 것. 독일에서는 지역마다 마더센터를 두고 3대를 위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 돌봄 문제와 독거노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며 사회적 돌봄의 좋은 예로 떠오른다. 백 회장은 이러한 독일 사례에 착안해 육아를 접목한 노년기 사회적 일자리 참여와 자원봉사 활동을 제안했다.
“기관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구연동화를 한다거나, 전통놀이를 가르치는 등 지역사회 돌봄에 일조하면서 보람을 찾는 활동이 유익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은 고학력자에 재능 있는 시니어도 많다.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살려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활동을 개발해보면 좋겠다. 이미 영유아 돌봄과 관련된 노년기 사회적 일자리들도 개발돼 시행하고 있다. 이제는 가족이 돌봄의 책임을 모두 지는 형태가 아닌, 지역사회가 함께 돌보는 사회가 돼야 한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조부모 육아참여가 아닌 ‘사회적 돌봄’을 더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시대 황혼육아 문제 해법 제시를 위한 특별 기획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를 4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서베이로 본 황혼육아 현주소', 제2부 'K-황혼육아 정책 어디까지 왔나?', 제3부 '독일ㆍ영국 황혼육아 선진 사례', 제4부 '금빛 황혼육아로 가는 길'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인천고령사회대응센터는 인천 지역 노인인력개발센터와 손잡고 시니어푸드 코디네이터 양성에 나섰다. 100여 명이 2급 자격 취득에 성공했다.
28일 인천시사회서비스원에 따르면, ‘시니어푸드 코디네이터(이하 시니어푸드 코디) 2급 자격 과정’은 고령센터가 60세 이상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경력개발 교육이다. 동·미추홀·부평·서구 노인인력개발센터가 함께 했다.
교육은 사회적기업 ㈜복지유니온이 맡아 이달 8~25일 센터별 4회에 걸쳐 12시간 진행했다. 참가자는 동구 17명, 미추홀·부평·서구가 각 30명이다.
시니어푸드 코디는 식사 돌봄과 상담으로 노인들의 식생활을 진단해 개인별 상태와 식사특성에 맞는 맞춤형 식품 선택으로 바른 식생활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민간자격증으로 2급 자격증이 있으면 스마트폰으로 대상 노인을 진단하고 정기적으로 추적·관리가 가능하다. 곡류, 물, 과일, 우유 섭취, 식품 알레르기 등 기본 18가지 문항을 진단하고 정기적으로 방문해 7가지 문항을 확인한다.
각 인력센터는 12월 중 시니어푸드 코디를 포함한 내년도 사회적일자리 참여자를 모집해 내년 초 현장에 나선다.
미추홀구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대상 시민이나 공공형 일자리 참여 노인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식생활 상담을 계획 중이다. 서구는 연희노인복지관 등 노인여가복지시설에서 무료급식을 이용하는 노인에게 무료 상담을 진행하고 부평구는 지역사회맞춤돌봄 사업의 하나로 활용할 예정이다.
30여 년간 공직에 있었다는 예승일(63) 씨는 “연령대별 신체 변화, 질병, 식생활 관리법, 식품 조리법, 고령자 대화법 등 노인 세대에 진입하는, 혹은 이미 고령의 부모를 모시는 사람들이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을 만한 내용으로 구성해 개인적으로도 많은 공부를 했다”며 “자격증 취득으로 오랫동안 해온 자원봉사활동의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교육은 자격증 취득 과정으로 사회적 일자리에 참여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기본 소양, 심화, 전산 프로그램 등을 추가 교육한다. 강의는 ㈜복지유니온이 맡는다.
장성오 복지유니온 대표는 “치위생사로 일했던 한 참여자가 이 과정을 수강하며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며 즐거워했다. 그만큼 60세 이상 세대에게 새로운 일자리로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만 이 과정으로 300여 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노인들의 식생활에 도움을 주는 푸드코디네이터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윤형 인천고령사회대응센터 센터장은 “이번 교육을 한 4곳 모두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그래서인지 참여자 모두 무사히 자격증 시험을 통과했다”며 “우리 센터는 앞으로도 다양한 경력개발 교육으로 시민들이 더 나은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령층이 활기찬 노후를 맞이하는 데 필요한 사회 참여 방법과 여가 활동 방안은 무엇일까? 이 해답을 찾는 학술행사가 다음 달 개최된다.
한국노년학회는 후기학술대회를 12월 2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진행한다. 이번 학술대회의 특징 중 하나는 향토문화를 발굴‧계승하고 지역문화활동 지원을 통해 노인여가문화에서 활약 중인 한국문화원연합회와 공동 주최한다는 점이다. 주제 또한 ‘활기찬 노후의 지름길 : 사회 참여와 여가활동’으로 정해졌다.
이금룡 한국노년학회 회장은 “노년기 사회 참여와 여가문화활동 프로그램을 실천 현장에서 계획하고 실행하는 주요 기관이 모여 머리를 맞댈 예정”이라고 설명하고, “노후의 행복한 삶을 위한 다양한 고민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사에서 눈여겨볼 지점 중 하나는 지역 문화원이 노년기 문화 활동의 중심으로, 노인복지관이 노년과 지역의 관계문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학술대회에는 강소희 양구문화원 사무국장과 과천문화원 유소영 팀장이 사례발표자로 나서, 지역 문화원이 노인여가문화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이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노력은 무엇인지 설명할 계획이다. 여기에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의 노인 문화 활동 정책 변화에 대한 발표도 함께 이뤄진다.
노인복지관과 관련해선 김지나 감각사회연구소장이 ‘노인복지관이 노년과 지역의 관계문화 플랫폼이 되기 위한 여정’을 주제로 발표하고, 판교노인종합복지관과 신내노인종합복지관의 사례발표도 진행된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예방 행동에서부터 고령친화기술, 돌봄서비스 등 18건에 달하는 자유주제 논문발표도 학술대회 기간 동안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한국노년학회와 한국문화원연합회가 공동 주최하고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 발행사 이투데이피엔씨와 조사·통계·컨설팅 기업 케이스탯이 후원한다.
이성희 영국 더비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정책의 대상이나 유무를 떠나 먼저 가정 내 또 다른 여성(할머니)으로 전가되는 육아의 굴레에 대해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영국은 전형적인 시장 중심의 복지국가입니다. 노동시장에서 유급 노동과 비공식 돌봄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맞벌이 부부가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건 조부모, 특히 할머니의 무급 노동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결국 돌봄의 책임이 국가나 사회가 아닌 가정 내 또 다른 여성으로 환원된 셈이죠. 이러한 구조를 먼저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해야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교수는 사회정책학자로서 조부모 대상의 육아 정책을 마땅히 지향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영국 사회에서 황혼육아에 대한 논의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조부모의 육아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증가시키는 데 아주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영국 여성 노동시장 참여율은 2014년에 74%까지 증가했는데, 이것을 가능케 한 것이 바로 조부모 육아라는 경험적 연구 사례가 있습니다. 둘째, 영국의 비싼 보육료입니다. 일반적으로 한 아이당 월 보육료만 1000파운드(약 162만 원) 이상 든다고 해요. 여성들이 노동시장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데 보육 비용은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경제적 문제 역시 조부모를 통해 해결하는 상황이죠. 셋째, 국민연금 크레디트 기간의 증가입니다. 2016년 이후 기존 30년에서 35년으로 기간이 늘어나며, 많은 중년 여성이 자신의 연금을 올리기 위해 손주 돌봄에 나섰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 맥락에서 영국의 황혼육아를 짚어볼 필요가 있어요.”
실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만 봐도 조부모의 우울도 증가 및 체력 저하 등 부정적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영국에서의 황혼육아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연금 혜택 등의 정책이 일조했으리라 추측하면서도, 이 결과에 마냥 만족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마 손주 돌봄을 통해 얻는 정책적 혜택이 전혀 없었다면, 거기서 오는 경제적 박탈감 등이 생겼을 수도 있어요. 물론 그밖의 심리적 웰빙을 측정하긴 어렵지만, 그 덕분인지 대체로 영국 노인들의 황혼육아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해요. 다만 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효과를 부각하면서 공보육에 대한 지원보다는 가정 내 조부모를 통해 여성 노동시장을 끌어올리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이러한 제도는 여유 있는 중산층이라면 유익하지만,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연금 혜택보다는 당장의 육아수당이나 다른 지원책이 절실할 수 있어요. 이처럼 조부모 관련 정책이 있다고 단순히 좋다 나쁘다를 논하기보다는 그 적절성이나 구조적 허점 등에 대해 고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지 취재=영국 더비)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시대 황혼육아 문제 해법 제시를 위한 특별 기획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를 4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서베이로 본 황혼육아 현주소', 제2부 'K-황혼육아 정책 어디까지 왔나?', 제3부 '독일ㆍ영국 황혼육아 선진 사례', 제4부 '금빛 황혼육아로 가는 길'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조부모의 양육은 ‘비공식 돌봄’의 일환으로 거론된다. 보육시설처럼 공식적인 돌봄이 아니기에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 가족 차원의 보상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조부모에게 용돈을 주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황혼육아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증대되며 이러한 보상책 역시 국가와 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지 취재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조부모 육아 참여의 주된 이유와 목적은 ‘자녀의 유급 노동 참여’라 할 수 있다. 때문에 맞벌이 부부에 대한 정책이나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지원책 등은 직·간접적으로 황혼육아와 연관성을 지닌다. 가령 최근 서울시에서 발표한 ‘조부모 돌봄수당 지급 계획안’ 역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에 대해 긍정적 반응이 많았지만, 한편으론 ‘조부모 돌봄수당보다는 시설 투자, 육아휴직 개선 등의 방법으로 부부가 아이를 돌볼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알고 보면 대상이 조부모일 뿐, 이 역시 일하는 부모를 위한 지원책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결과적으로 부모나 아이를 위한 혜택일지라도, 조부모의 노고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그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 마련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보육시설 확대에도 조부모 도움은 여전히
독일연방인구연구소와 독일경제연구소의 프로젝트 보고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묻다’에 따르면, 최근 20여 년간 독일에서 보육시설 증대에도 조부모의 육아 정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해당 조사에서 독일 미취학 아동 10명 중 9명은 보육시설에 다니지만 그중 절반가량은 조부모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이러한 정황에도 독일 역시 조부모를 대상으로 한 수당 정책은 따로 없다.
대신 일하는 조부모가 부모의 육아휴직을 대신 쓸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는 굉장히 제한적인 경우에 한해 사용 가능하다. 부모(조부모의 자녀) 중 한 명이 미성년자이거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훈련 중에 있는 경우(견습생)와 더불어 ‘부모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신청할 수 있다. 또한 조부모의 경우 유급 노동 활동을 하고 있어야 하며, 손주와 같은 집에 사는 상태라야 한다.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면 해당 정책을 잘 모르거나 조건에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구 조건이 까다롭다기보다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간주된다. 최근 여성의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대부분 가정이 조부모와 떨어져 사는 것(최근 조사에서 독일 미성년 손주의 7%만이 조부모와 동거)을 감안하면 해당 정책을 쓸 수 있는 가정은 극소수다.
독일 연방 및 주정부 가족정책을 연구·지원하는 ‘라벤스버거 베를라그’ 재단 요하네스 하우엔슈타인 이사는 “돌봄 정책 마련을 위한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면, 부모와 어린이집 이외에 조부모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종종 간과한다”며 “현재의 정책들은 보육시설 및 서비스 확대 또는 부모를 위한 수당 편성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를 통해 맞벌이 부부의 경우 보육시설 확대와 무관하게 조부모의 도움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가족경제의 관점에서 조부모의 비공식 돌봄 환경을 인지한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손주 픽업 교통비 세금 감면 가능해
핵가족이 만연한 독일 사회에서 대체로 가까운 지역에 사는 조부모의 지원이 많긴 하지만, 장거리 황혼육아를 소화하는 이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조부모는 오며 가며 들이는 교통비를 암묵적으로 자신의 노후 자금에서 충당할 것이다. 독일은 편도 지하철 요금이 4000~5000원 정도로 한국의 3배가 넘는다. 교통비 역시 쌓이면 적지 않은 노후 자금 리스크로 작용한다. 독일 뉘른베르크 재무법원 판결에 따르면, 조부모의 교통비를 부모(조부모의 자녀)가 상환하면 이 금액은 연말정산 시 특별 비용에 대한 세금 공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대 연간 4000유로(약 562만 원)를 청구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조부모와 부모가 손주를 돌보는 날짜를 명시한 일정한 보육 계약에 서명해야 한다. 이때 손주의 나이는 14세 미만이어야 하며, 교통비 상환은 현금이 아닌 은행 송금을 원칙으로 한다.
손주 보고 연금 올리고, 윈윈 황혼육아
영국 국민연금 수령 연령은 66세다. 2016년 4월을 기점으로, 이전까지는 30년 이상 국민보험(NI)에 가입했다면 주당 141.85파운드(약 23만 원)의 연금을 받았다. 이후 새로운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보험 가입 기간이 35년으로 늘어났다. 수령액은 주당 185.15파운드(약 31만 원)다.
만약 직장 생활 대신 손주를 돌봄으로써 연금 기여 기간을 늘릴 수 있다면? 이러한 아이디어는 영국에서 현실적으로 작용한다. 국민연금 수령 연령 이전에 12세 미만의 자녀를 돌보는 조부모라면, 황혼육아 기간을 ‘연금 크레디트’로 포함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전화나 영상을 통해 손주를 돌본 경우까지 인정했다. 보험 그룹 로열 런던(Royal London)이 입수한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1만 5000명의 조부모가 이러한 제도의 혜택을 누렸다.
이에 대해 이성희 영국 더비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사실 이 제도는 정부가 지원금을 추가한 것은 아니다. 기존의 차일드 베네핏을 연금 크레디트로 전환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으로 예를 든다면 아동수당을 조부모수당으로 전환하는 격이다. 이 교수는 “가족 내에서 누구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냐의 문제다. 이 또한 나라가 아닌 가정에 부담을 지운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으로 부정 수급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주목한다. 정책적으로 수당을 지급하려면 엄격한 모니터링과 증빙이 필요한데, 추가 혜택이 아닌 셈이라 굳이 속임수를 쓰며 신청하는 경우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허용하는 영국 조부모 육아휴직
영국 정부 조사에 따르면 약 200만 명의 조부모가 손주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휴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2015)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는 “조부모가 유연하게 근무하도록 육아휴직 공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추진하려던 바에 따르면 조부모는 18주의 무급 휴가를 받을 수 있었다. 아쉽게도 해당 안은 점차 무산되고 말았다. 다만 영국 정부의 ‘가족 및 피부양자를 위한 휴가’ 제도에 따라 조부모는 손주가 아프거나, 어린이집 휴원으로 돌봄 공백 등이 생겼을 때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 외에도 영국 사회는 조부모의 유급 휴가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특히 기업에서도 사내 복지책으로 내놓는 등 황혼육아의 고충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가령 시니어 대상 여행·보험 전문 기업인 사가(Saga)는 50세 이상 조부모 직원들의 손주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로 일주일의 유급 휴가를 제공하며, 직장 어린이집 이용을 장려한다. 이 교수는 “과거에 정책적으로 논의되었던 점과 더불어 사회적으로 조부모 육아휴직을 환영하고 인정하는 분위기 덕분에, 영국에서는 차후 실제 정책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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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만큼 어르신들을 위한 정책이 많이 생기고 있다.
100세 시대에 발맞춰 변하는 어르신 지원 정책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노후소득 보장 지원】
· 기초연금 22년 기준 소득 하위 70% 노인 대상 월 최대 307,500원 지급
〈신청 방법〉
- 방문 신청: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 또는 국민연금공단 지사에서 신청 가능
- 온라인 신청: 복지로 복지서비스 신청에서 신청 가능
· 노인 일자리
- ’22년 기준 84.5여만 개(공익활동형, 사회서비스형, 민간형) 일자리 제공
〈신청 방법〉 수행기관별 참여자 모집 시 방문 신청 또는 노인일자리여기, 복지로를 통한 온라인 신청
【노인장기요양보험】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어르신께 가정이나 입소 시설에서 신체 및 가사 활동 등 지원
· 대상 : 3가지 충족 신청 가능
① 65세 이상 또는 노인성 질병을 가진 65세 미만
② 6개월 이상 스스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자
③ 장기 요양 등급자
※ 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 운영센터에서 등급 판정 신청
· 지원(급여) 종류
- 재가급여 : 요양보호사가 가정을 방문하여 신체 및 가사 활동 지원
- 시설급여 : 요양 시설에 입소하여 신체활동, 심신 기능 유지 향상 지원
- 특별현금급여 : 도서 벽지·지역 등 기관 이용이 어려울 시 15만 원 지급
〈신청 방법〉 인정 신청서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 신청
【취약노인 돌봄】
· 노인맞춤 돌봄 서비스 방문 또는 그룹 프로그램 참여 등의 형태로 안전·안부 확인, 사회참여, 생활교육, 이동 및 가사 지원
〈신청 방법〉
① 서비스 이용 자격이 있는 본인이나 대리인(배우자, 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그 밖의 이해관계인) 신청 가능
② 주민등록상 주소지의 읍·면·동 주민센터에 방문 신청 가능
③ 직접 방문이 불가할 경우, 전화, 우편 또는 팩스 신청 가능
· 독거노인·장애인 응급안전 안심서비스
- 가정에 ICT 기기를 설치해 안부 확인, 응급 상황 시 119 연계, 노래·뇌 운동·스트레칭 영상 등 건강·정서 지원
〈신청 방법〉 해당 읍·면·동 주민센터, 지역센터 및 수행기관 방문 신청
【봉사 사회활동 지원】
· 노인 자원봉사 : 지역사회에서 활동 중인 노인 자원봉사단 지원, 수요처 발굴
· 경로당 : 여가·건강 관리·교육 등 프로그램 보급 및 냉·난방비 등 지원
【건강관리 지원】
· 예방접종 65세 이상 보건소, 병·의원에서 폐렴구균 및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연 1회)
· 치매관리
- 치매안심센터에서 상담, 진단, 1:1 사례관리, 가족 지원
- 60세 이상 저소득(기준 중위 소득 120% 이하) 치매 노인 대상으로 약제비(월 3만 원 한도) 지원
〈신청 방법〉 주민등록 주소지 관할 치매안심센터 서비스 신청
· 틀니·임플란트 지원
65세 이상 틀니·임플란트 비용 건강보험 적용, 본인 부담률 30%
한국시니어연구소가 장기요양 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전문가 초빙 간담회를 9일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했다. 장기요양기관 종사자들과 관련한 노무 문제와 기관 평가를 주로 다룬 이번 간담회에는 장기요양기관 실무자 총 594명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민간 기업이 최초로 개최한 장기요양기관 실무자 대상 간담회다. 간담회를 주관한 ‘노인장기요양기관 실무 카페’는 노인 장기요양 서비스 공급자인 요양기관 시설장,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예비 종사자 등 약 10만 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장기요양 산업 종사자 커뮤니티다.
간담회는 회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교육에 대한 사전 설문조사를 통해 채택된 노무 문제와 기관 평가를 주 내용으로 진행됐다. 노무 문제는 박성은 노무법인 태인 대표 노무사가, 방문요양 기관 평가 관련한 주제는 당사의 통합재가요양 브랜드 ‘스마일 시니어’ 측이 맡았다.
박성은 대표 노무사는 노무 문제를 둘러싼 분쟁 사례를 통해 장기요양기관 운영자가 알아야 할 법적 이슈에 대해 설명했다. 노무 교육은 장기요양기관 운영자와 관련 종사자간의 상호신뢰를 기반으로 사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하는 데에 있어 필수적이다.
행정 평가 매뉴얼은 정부의 방문요양 기관 평가 기준이자 정부 지원금의 가장 엄격한 조건으로 알려져 있다. 65세 이상 인지 및 신체적 저하를 가진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는 장기요양보험은 국비 지원 사업으로, 매년 엄격한 기준에 의해 관리된다. 해마다 바뀌는 복잡한 정부 정책 방향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스마일시니어’는 방문요양센터 대상으로 행정 평가 매뉴얼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이번 간담회 자리를 빌어 커뮤니티 운영 방향과 계획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진열 한국시니어연구소 대표는 “요양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업계 종사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앞으로도 커뮤니티를 통해 실제 종사자들의 고충을 확인하고, 이를 관련 기관 및 지자체와 함께 해결해가는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7만 명 넘게 증가했다. 60대 이상이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끌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2년 10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1만 8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7만 7000명(2.4%) 증가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1999년(96만 6000명) 이후 23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취업자 수 증가세는 20개월 연속 이어졌지만, 증가 폭은 5개월 연속 둔화했다. 지난 6월 84만 1000명부터 증가 폭이 줄기 시작해 7월(82만 6000명), 8월(80만 7000명), 9월(70만 7000명), 10월까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46만 명으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50대 14만 7000명, 30대 6만 1000명, 20대 2만 8000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40대는 1만 1000명이 감소했다.
10월 60대 이상 취업자는 총 618만 2000명으로 지난 9월 612만 3000명보다 0.96% 늘었다. 50대도 지난 9월 665만 명보다 0.12% 늘어난 665만 8000명을 기록했다. 40대 취업자 수도 지난 9월 631만 명보다 0.09% 증가한 631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20만 1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15만 3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 1000명) 등의 취업자가 증가했다. 제조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은 각각 12개월, 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6만 명), 금융 및 보험업(-1만 5000명). 단체 및 개인서비스업(-7000명) 등은 감소했다.
지난달 실업자는 69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 5000명(-12.1%) 줄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2.4%로 1년 전보다 0.4%p(포인트) 하락했다. 1999년 6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동월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19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만 8000명(-2.6%) 감소해 20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취업자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경기의 부정적인 부분, 기저효과 등이 반영되며 증가 폭은 둔화했다”면서 “계속 이런 흐름을 이어갈지는 금리, 물가, 환율 등 외부요인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