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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가 권리금 양성화’ 실효 거두려면?
- 지난달 25일 발표된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전·월세 안정화조치와 함께 상가권리금 보호대책이 발표되면서 상가권리금과 관련된 법제화 논란이 일고 있다. 상가권리금 관련 본격적인 법제화 움직임은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지난 1월 16일 발의한 ‘상가권리금 보호에 관한 특별법’이 먼저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법무부에서도 2010년 연구용역을 통해 권리금 법제화의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 본격적인 논란의 도마에 오른 상가권리금을 정의 짓는다면 상가건물의 시설이나 설비, 거래처나 구매처에 대한 권리, 상가건물의 장소적 이익, 영업적 노하우 및 그 밖의 영업권의 대가로 수수되는 금전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세분화해서 성격별로 권리금을 구분하면 △영업권리금 △시설권리금 △바닥권리금으로 나뉘지만 시장의 거래형태는 세분화해 거래하지 않고 통칭 ‘권리금’으로 뭉뚱그려 쓰고 있다. 하지만 권리금에 대한 정의를 규정하더라도 통칭 권리금으로 불리고 있는 각각의 거래성격들은 모두 다른 개념들이어서 권리금 양성화를 위한 법제화를 위해서는 유형 성격별로 세분화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종 승계로 이뤄지는 영업권리금은 영업의 결과로 창출된 영업이익적 성격이 크고, 시설권리금의 경우 중고자산의 처분적 성격이 강하다다. 업종변경에도 불구하고 거래되는 바닥권리금은 지리적 잇점으로 발생한다. 이런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의 권리금 보호는 시장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제도권 밖에 있던 권리금을 제도권 안으로 양성화하기 위한 법제화의 큰 취지와 이해당사자간 직접 다툼에서 분쟁조정위원회 도입과 같은 부분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막상 현실에 대입시킬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들이 많다”며 “도입을 서두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완성도 있는 제도 마련을 위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2014-03-0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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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자문단 칼럼]단순한 것이 건강하다-이근후 교수
- SMART AGING을 설명하면서 나는 S자를 Simple이란 단어로 선택했다. 가장 기본적인 말뜻은 단순이다. 이 뜻 외에도 간단한, 검소한, 쉬운, 수월한 등의 뜻도 있다. 또 다른 의미는 성실하고 정직하다는 것도 있다. 순진한, 티 없는 이란 의미도 있는 반면 조금은 부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어리석은, 무지한, 그리고 신분이 낮은 사람을 말하기도 한다. 굳이 SMART의 S를 Simple로 찾은 데는 나름 의미가 있었다. 나는 일생동안 정신과 전문의로 후학도 가르치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치료하기도 했다. 이 때의 경험으로 미루어 사람들의 사고(생각)가 복잡하면 신경증이나 정신증을 앓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신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생각이 복잡하다는 것은 유발요인 중 하나일 수가 있다. 생각이 단순하고 복잡한 것만을 잣대로 정신건강을 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생각이 복잡하다는 것은 집중력을 떨어트린다. 집중된 생각은 큰 힘이 된다. 집중되지 않는 생각은 흐트러진 실타래처럼 번뇌만 낳는다. 지능부족이란 진단이 있다. 태어나서 성장하면서 지능의 발달이 중지되는 것이다. 지능이 부족하면 복잡한 생각을 하지 못한다. 생각이 단순하고 추상적인 사고 능력이 떨어진다. 이 지능부족의 생각은 단순하긴 하지만 건강하고 집중력이 높은 단순함은 아니다. 반대로 나이가 들어 치매가 걸리면 생각이 아주 단순해진다. 어린애나 지능부족 환자 수준으로 단순해진다. 나이 들어 치매가 걸린다면 단순한 생각이란 점에서는 지능부족과 공통점이 있지만 본뜻은 다르다. 지능 부족이 발달상 지능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치매는 일정 부분 성장하면서 완성되었던 지능이 손상을 받아 바보처럼 단순해지는 것이다. 여기에서 단순한 사고가 건강 하다는 주장은 지능부족이나 치매의 단순함과 구분할 수 있다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나이 들면 사고(생각)에도 변화가 있다. 하나는 사고의 흐름이다.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병이 아니더라도 사고연상이 느려진다. 젊었을 때는 생각의 회전이 빨랐던 사람들도 나이 듦으로서 그 흐름이 느려지고 또 기억의 결손과 맞물려 예전 같지 않음을 스스로도 느낀다. 문제는 사고의 흐름만 느려지는 것이 아니라 사고의 내용까지 잡동사니가 된다. 달가운 일은 아니지만 나이 듦과 함께 직면해야할 문제들이다. 생각의 내용이 복잡해지는 유형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지나간 일에 대한 완고한 집착이다. 다른 하나는 아직도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미래에 닥칠는지도 모르는 일에 대한 불안과 집착이다. 이 두 집착은 모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오는 생각이다. 줄줄이 엮여 오는 생각이니 복잡하고 비현실적이고 헝클어진 오만 잡동사니일 수밖에 없다. 번뇌일 수밖에 없다.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자신만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엄청 피곤하게 만든다. 그래서 Simple을 생각했다. 사고를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단순화로 바꿀 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젊어서도 사고의 패턴을 바꾼다고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이론들 가운데는 타고나는 기질(DNA)과 어린 시절 학습된 제2의 DNA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정론이다. 나이 듦에 따라 성격이 더욱 완고해 지는 이유도 이런 이론들이 설명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Simple이란 사고의 단순화와 집중력에 대해 언급하는 이유는 요즈음의 뇌과학적 연구들이 일차적 DNA나 2차적 DNA도 과거 이론들을 깨고 야금야금 변화가 가능하다는 업적을 내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의 옹고집도 변화 불가능한 사고만은 아니다.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노인도 긍정적인 사고 연상의 반복 학습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 변화의 크기가 비록 가시적으로 적다고 해도 변화가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반가운 일이다. 사고의 단순화 노력은 알려진 바로는 명상이나 참선 등이 추천되고 있다. 이미 노인 반열에 올라 반복학습하기 보단 젊을 때부터 나이 듦을 예견하면서 한번 야금야금 시도해 볼만한 사고의 단순화다. 이근후 이화여대 명예교수
- 2014-02-2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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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기획 시리즈] 풍요 속 극한 고통 ‘치매 대재앙’ 온다
- [창간기획 시리즈] 풍요 속 극한 고통 ‘치매 대재앙’ 온다 ①젊은 치매, 삶의 지옥이 열리다-上 치매는 노년기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든지 가장 두렵고 무서운 질병으로 대두되고 있다 .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인 시대다.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노령인구 증가가 가장 큰 이유지만, 치매 예방이나 극복 노력이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탓도 있다. 치매는 처음 진단 후 12년~15년 이상의 기간을 앓게 되는 동안 가족들이 부담해야 할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통은 곧 사회의 재앙이다. 의학적으로 치매를 조기 발견하여 진행을 2년만 늦추어도 병원이나 시설에 입소하는 치매환자들의 50%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학문적 정설이다. 치매의 조기발견과 예방 그리고 환자가족들의 애환과 치료법 치료 시설, 전문 명의, 전문병원, 보험 등 통합적인 대처법을 시리즈 9회로 나눠 집중 분석해본다. ---------------------------------------------------------------------------------- ①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초기치매’ 젊은 치매, 삶의 지옥이 열리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초기 치매 자가진단 테스트 ② 뇌는 한번 망가지면 회복되지 않아 조기진단 예방이 절실 : 치매 연구 어디까지 와 있나? ③ 대한민국 명의가 밝히는 치매의 진실과 오해 :치매 각 분야 전문 치료영역 및 전문의 소개 ④ 숨기고 싶은 고뇌-배우자의 치매 :당신은 내 남편이 아니라고요 ⑤ 치매 요양사가 밝히는 치매환자들의 눈물겨운 이야기 ⑥ 치매환자에게 좋다는 음식과 처방치료제는 안전한가? :치매 요양병원과 치료기기 및 제품 소개 ⑦ 정부 지원책- 요양보험 혜택 -치매등급판정 심사 어떻게 하나? 요양사의 역할과 역량- 전문적인 치매 요양사 양성 ⑧ 치매를 극복한 행복한 가족이야기 ⑨ 치매보험 무엇이 적합할까? : 가입조건 및 상품 특징 ---------------------------------------------------------------------------------- 암보다 더 무서운 병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치매’다. 2013년 58만명이었던 국내 치매 환자는 2025년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를 유형별로 보면 알츠하이머가 71%, 혈관성치매가 24%, 기타 치매가 5%를 차지하고 있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병이 아니다. 이르면 20대, 30대, 40대 무렵에 잉태된 치매의 씨앗은 느닷없이 소리없이 찾아와 조직이나 사회생활에서 큰 장애를 불러일으킨다. 뇌는 한번 망가지면 회복되지 않는다. 때문에 조기진단이 절실하다. 일본 대뇌생리학 대가인 마쓰바라 에이타 박사는 “건강하고 정상적인 40ㆍ50대 가운데 무려 80%에서 이미 치매의 싹이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누구에게든 소리 없이 찾아오는 치매, 미리 부터 건강 및 뇌 관리를 해야 한다는 시점에서 예방과 대비를 위한 통합적 대처법을 분석해본다.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초기치매’ 급증하는 노인 인구와 고령화 시대의 도래는 자연스럽게 노년의 삶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게 만들고 있다. 노년의 삶에서 가장 큰 화두를 꼽으라면 노화가 주는 공포로서의 치매를 꼽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전반적으로 저하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치매 전문의에 따르면 “치매는 서서히 뇌에 독성물질이 쌓이다 발병하는 병”이라며 “10∼20대부터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치매 없는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삶의 공포로서의 치매 어찌 보면 우리나라 사회에서 치매는 굉장히 익숙한 ‘사회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회는 오랫동안 유교 사상에 바탕한 대가족 사회였으며 지금도 상당 부분 그러한 형태가 변형된 양상으로나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3대가 함께 어울려 사는 문화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노년에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치매 현상을 보게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치매는 노년에 맞이하는 급작스러운 폭탄 같은 공포로써 다양한 소설, 드라마, 영화들 속에서 등장하곤 했었다. 드라마에서 한창 활발하게 활동하던 노인 캐릭터가 갑자기 쓰러져서 가족도 못 알아보면서 헛소리를 하는 장면, 흔하지 않던가. 그러나 사실 우리가 치매에 대해 익숙하게 기억하는 강렬한 장면들이 막연한 공포심만 심어줌으로써 직접적인 접근을 어렵게 만든 점도 없지 않아 있다. 치매에 대하여 어차피 나이 들면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미리 포기해버리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치매는 원인 질환을 세분화할 경우 무려 70여 가지에 이르는 복잡한 증상이어서 개개의 경우가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치매는 신경과와 신경외과와 같은 물리적인 분야에서의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과적인 측면에서의 치료도 수반되어야 효과적일 수 있기에 종합적인 방면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점진적인 치매, 알츠하이머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매우 서서히 발병하여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기억력에서 문제가 생기며 점차 언어기능, 판단력 등 다른 인지기능의 저하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감정적으로도 영향을 미쳐서 성격변화, 초조행동, 우울증, 망상, 환각, 수면 장애 등이 일어난다. 말기에는 경직과 보행 이상 등의 신경학적 장애, 대소변 실금, 욕창 등 신체적인 합병증도 수반된다. 안타깝게도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치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건 치매가 한동안 삶의 치명적 위협으로 작용하리라는 걸 예상하게 만든다. 다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물들이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수반되는 망상, 우울, 초조, 불안 등의 정서적 문제들에 대한 대처도 중요하다. 사실 함께 사는 보호자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드는 부분이 이것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환자와의 교감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간병의 보람도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호자들은 환자가 보여주는 신체적 어려움들에 대해 약과 식습관 개선 등으로 개선되도록 하고 주변의 환경적인 부분이 보다 편안한 물리적, 정서적 환경으로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물론 이 과정에서 환자가 약물에 너무 의지하게끔 만들면 절대 안 된다. 환자 개인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막기 위해선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의 문제들을 치료할 필요성이 있고, 과음 및 흡연을 하면 안 된다. 자신이 정기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일이나 취미활동, 운동 등이 필요하며 의식주에 대해서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처리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과도한 음식 섭취는 피하며 오메가3, DHA, 리놀렌산 등 좋은 지방분과 딸기, 시금치, 근대 등 색이 짙은 과일과 채소로 이뤄진 항산화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꾸준한 운동, 규칙적 습관이 치매 예방의 왕도 치매 현상에서 두 번째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에 의해 뇌조직이 손상을 입어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다. 혈관성 치매는 갑자기 발생하거나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소혈관들이 점진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는 원인에 의한 경우 서서히 치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알츠하이머병과는 달리 초기부터 한쪽 마비, 구음 장애, 안면마비, 한쪽 시력상실, 소변 실금 등 신체적 증상들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혈관성 치매는 다른 치매들에 비해 예방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위험 요인들로는 고혈압, 흡연, 심근경색,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혈증 등이 꼽힌다. 혈관성 치매의 예방 방법이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인지하고, 그를 관리하고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 그 자체다. 혈관성 치매는 비교적 급격하게 그 증상이 나타나고 진행 경과에서도 계단식 악화 또는 기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상당 부분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지 못한 결과로써 드러나는 것으로, 혈관성 치매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도 강조되어애 하는 것은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의 유지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흡연 등의 혈관성 위험 요인은 철저히 치료하고 관리하는 게 급선무다. 혈관성 치매에 걸리게 돼도 위에서 설명된 규칙적 생활은 충실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또한 환자의 존엄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환자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복잡한 일이나 많은 선택권을 환자에게 줘서 혼란을 주지 말고 일은 단순하게 정리하여 할 수 있는 것만 하게끔 하는 정서적 케어가 필요하다. 무기력한 환자의 경우 치료 의지를 북돋는 것도 필요한데, 꾸준한 대화를 통해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을 심어주고 소소한 성공 사례라도 환자 스스로 해냈다는 걸 느낄 수 있게끔 구성해 주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생활에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중첩되고 중첩되어 마침내 신체가 견딜 수 없어졌을 때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일찌감치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통해 문제가 될 소지를 없애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발병 후에는 완전한 치료가 불가능한 치매에 있어선 예방을 왕도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치매는 이미 개인의 문제를 떠났다 치매에 걸리면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뒤늦게 치료하기 시작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이미 치매는 개인의 문제 범위를 넘어섰다. 국립중앙치매센터는 전국에 있는 65세 이상 노인 613만 명 중 치매 환자 수가 58만6천여 명이라고 밝혔다. 즉 노인 11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얼마 전 서울시에서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중 10만6600명이 치매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그 외에 30만800명, 27.8%에 달하는 노인들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서울시에 사는 노인들 중 40% 인구가 치매 위험에 처해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치매 환자 1인당 사회적 비용이 연간 2,341만 원이라고 밝혔다. 위 통계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한해에 서울시가 치매로 인해 소요할 사회적 비용은 2조4천억 원이 넘고 전국적으로 보면 13조7천억 원에 달한다는다는 엄청난 수치가 나온다. 물론 각 개인의 경제적 사정이 다르기에 저만한 사회적 비용이 완전하게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이미 치매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한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보기엔 충분할 것이다. ◆치매로 인한 환청에 시달리다 투신자살을 시도한 ‘30대’ 지난 해 5월, 부산에서는 디지털 치매를 앓고 있던 30대 여성 A씨가 투신자살을 시도하려다 경찰의 대처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2년 전 남자 친구와의 헤어진 충격으로 디지털치매를 앓게 된 A씨는 집에 자신을 감시하는 CCTV와 도청 장치 등이 설치되어 있다는 환청과 환각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경찰은 다리 위 난간에서 투신자살을 하려던 A씨를 설득한 후 집으로 이동해 수색을 펼쳐 A씨의 환청이 근거가 없음을 입증시켜 안심시킨 후 자살 시도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철수했다. 이 사건은 어느새 성큼 다가온 젊은 세대의 치매 문제를 돌아보게 만든다. 치매가 사회적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이제는 치매가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물론 여전히 치매가 노년의 문제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크지만 30대, 심지어 20대와 같은 젊은 세대에서의 치매 발병률은 나날이 상승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30대~50대에 속하는 ‘젊은 치매’ 환자는 2006년만 해도 4055명이었지만 2011년에는 776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치매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30대부터는 대뇌 회백질 혈류량이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하기에 사실상 치매의 예비적 지점들이 마련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육체적 특징에 더해 우선 한국 직장 특유의 난폭한 술문화, 식습관의 서구화로 인해 고혈압과 당뇨의 발병률이 젊은 세대에게서도 높아진 걸 젊은 치매 증가의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사무직 직업군의 증가로 인한 운동부족 인구가 늘어난 것도 젊은 세대에서 치매 원인 요인들이 활성화되는 이유이며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업무와 여가가 급증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리고 디지털 매체에 익숙해진 세대일수록 디지털 매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또한 뇌를 건강하지 못하게 하여 디지털 치매에 걸리게 만드는 촉매가 된다. 즉 치매는 이제 세대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는 돌발적인 재해가 되어가고 있다. 식습관으로 인한 돌발적인 치매 발생도 문제지만 젊은 세대에게 보다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은 바로 디지털 치매 현상이다. 디지털 기기의 발달이 사람들의 삶을 보다 편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엄청난 양의 문서와 기록들을 온라인 메일이나 USB에 넣어 원하는 모든 곳에 보낼 수 있으며 길을 찾으려면 주소를 외우기보다는 내비게이션에 저장된 기록을 다시 꺼내오면 된다. 또한 요즘 세대 중에 친구의 전화번호를 정확하게 외우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러나 사람 대신 기억 행위를 수행하는 이러한 디지털 기기의 발달은 건망증의 심화 같은 디지털 치매 현상을 점점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 집 주소를 기억하지 못하고 어제 먹은 음식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을 발견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디지털 기기 의존성이 극단적으로 발달하면 노년의 중증 치매와 별 다를 바 없는 젊은 치매 현상도 볼 수 있게 된다. ◆젊은 치매가 일으킬 심각한 사회 문제에 대한 대처 필요 젊은 치매의 증가세를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이유는 사회적 파장에 있어서 노년의 치매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점에서다. 우선 젊은 치매에 속하는 세대들 대부분이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을 하고 있는 시기다. 역할로 보면 조직의 말단을 책임지는 중추에서부터 중요 관리직까지가 이 세대에 속하며 가정적으로는 이제 막 사회 구성의 첫 단계인 가족을 구성하여 한창 꾸려나가는 중이거나 막 구성할 예정인 시점이다. 즉 한창 활발하게 일하며 사회적 동력을 만들어내야 하는 세대가 치매라는 걸림돌에 걸려 모든 걸 포기하게 될 수도 있고 이것은 고스란히 사회적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 전문가들은 30대가 실제적으로 치매가 준비되는 시기라는 점과 현재 급증하고 있는 젊은 치매 환자 수를 들어 치매에 대한 예방과 이슈화를 젊은 세대에서부터 일찌감치 강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책인 치매의 성격상 젊은 나이에서부터 치매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예방 차원의 규칙적 생활과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치매가 사회 문제로 확연하게 자리잡음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시 차원에서 종합적 대책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뇌연구 촉진 2단계 기본계획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수행하고 있는 이 과제는 5년간 ‘치매예측을 위한 뇌지도 구축 및 치매조기진단방법 확립사업’을 진행하여 조기진단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부산시도 치매 조기진단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늦게라도 치매의 사회적 심각성을 깨달은 행정기관 차원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치매라는 현상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이다.
- 2014-02-09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