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손웅익 동년기자와 함께 동행 취재를 했다. 공장지대에서 문화의 거리로 탈바꿈한 성수동 거리를 걸어 다니며 공간을 소개하는 지면이었다. 그날은 손웅익 동년기자가 서울오션아쿠아리움 부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지 딱 일주일 되는 날이기도 했다. 마침표를 찍지 않았더라면 회사에 앉아 있어야 할 시간. 갓 내린 커피를 마시며 지금까지 살아온 얘기와 살아갈 얘기를 나눴다. 40년 건축 전문가로, 전문 경영인으로 살다 은퇴한 지 1년째. 지금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궁금해 또다시 데이트 신청을 했다.
“경희궁이요?”
손웅익 동년기자는 그곳을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만들어준 공간이라고 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경성중·고등학교였으며, 해방 후 1980년까지 서울고등학교의 옛 교정이 있던 자리다. 무시험고교입학제, 소위 ‘뺑뺑이 세대’로 불리며 명문 서울고에 입학한 58년 개띠 손웅익 동년기자가 고교 시절을 보낸 장소. 본래 모습을 되찾아가면서 교정은 사라졌지만, 다른 사람은 볼 수 없는 광경이 그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지금의 서울역사박물관 자리가 대운동장이 있던 곳입니다. 경희궁 뒤에도 작은 운동장이 더 있었어요. 나무들도 그때 그대로입니다.”
인생 방향을 설정해준 운명의 장소로 꼽은 옛 서울고등학교이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속상한 일도 많았다. 입학시험 관문 없이 명문고 대열에 무임승차한 자격미달 74년 고교 입학생이었기 때문이다.
“선배들은 시험 쳐서 들어왔는데 저희는 아니잖아요. 선배들과 선생님들의 벽이 너무 높았어요.”
총동창회에 안 나오겠다는 졸업생도 많았다. 선배들 사이에서는 아예 74년 입학생을 후배로 인정하지 말자는 소리도 흘러나왔다.
“큰 사건이 하나 있었어요. 제가 졸업하고 한 10년 정도 됐을 때 총동문회에서 마이크를 잡을 기회가 있었어요. ”
동문들 앞에 선 손웅익 동년기자는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는데도 58년 개띠생을 후배 취급할 생각이 아니라면 다른 이름을 만들어 1회 졸업생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곳에 계신 선배님들 자식 중에 뺑뺑이로 서울고등학교에 들어오면 우리한테 대하듯 할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장내가 잠잠해지더라고요.”
손웅익 동년기자는 이날 동문들 앞에서 했던 이야기를 정리해 동문회지에 글로 실었다. 이를 계기로 선후배 간 관계가 재정립됐고 지금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게 됐다.
“이 자리에서 제가 공부했을 때가 제 인생 줄기의 큰 시작점인 것 같아서 이곳에서 뵙자고 했습니다.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제 경우는 많은 걸 깨달았어요. 학교 다닐 때 어린 마음에 반발심도 있었어요. 감성도 풍부할 때라 고목 주위에서 그림도 많이 그렸고요. 나중에 보니까 학교의 전통이나 정신이 알게 모르게 배어 있었습니다. 이곳의 추억이 벌써 40년 전인데 지금까지 맥락을 꿰뚫고 있더라고요.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때 그 자리로 오고 싶었습니다.”
마침 대학 졸업 후 첫 직장도 옛 서울고가 내려다보이는 피어선 빌딩에 있었다. 은퇴하고 나서도 학교 주위는 친숙하기에 자주 찾는다. 시청역에서 덕수궁을 지나 정동길을 걸어 커피 한 잔, 차 한 잔 하며 여유를 즐긴다. 경희궁 한 바퀴 돌고. 서울역사박물관도 구경하고 말이다.
척박한 서울살이를 이기다
경주에서 태어난 손웅익 동년기자는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서울로 올라왔다. 성수동 카페거리 동행 취재 때 중랑천변 판자촌에서 살았던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었다. 비가 오면 집이 떠내려가기 일쑤였고, 전기가 없던 시절이라 횃불 들고 밤새 집을 지어야 했다. 그런 생활이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1 때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초등학교 때 통장을 의무적으로 만들어서 적금을 붓도록 했어요. 그런데 돈이 없어서 못 냈다가 교우들 앞에서 선생님한테 맞은 적도 있어요. 그렇게 힘들었는데 나는 지금도 부모님이 내 대학등록금을 어떻게 마련해주셨는지 잘 모르겠어요. 친구들한테 자주 민폐를 끼치면서 살았어요. 그야말로 빈대생활이었죠.(웃음)”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손웅익 동년기자는 미술대학 대신 한양대학교 건축과를 택했다.
“미술 대신 선택한 건축이 저랑 잘 맞았어요. 건축은 조형물이고 예술품이지요. 미술을 선택하지 못했던 한을 건축에서 충분히 풀 수 있었으니까 제가 40년 가까이 건축을 했겠죠.”
건축과 졸업 후 돈을 잘 벌 수 있는 건설회사 대신 건축설계 사무실에 들어갔다. 건설회사의 3분의 1 수준인 월급을 받고 설계 사무실에 앉아 도면을 그렸다. 현장에서 공사하는 것보다 도면 그리는 것이 적성에 맞아서였다.
“그때 건설회사로 간 친구들이 월급을 삼십만 원쯤 받을 때였어요. 설계 사무실은 십만 원이었고요. 그래도 나는 어쨌든 간에 도면이 좋았어요.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요. 나중에 건축사가 돼 설계 사무실을 차려 돈을 벌면 된다는 생각이었거든요.”
건축사 자격증을 따고 설계 사무실을 연 이후 일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건설 열기 덕분에 설계사 또한 바빠졌다.
“결혼하고 1년 뒤에 건축사 자격증을 따고 서른한 살에 설계 사무실을 차렸어요. 정말 그때는 일도 많고 성공적인 삶을 살았죠. 미국에도 가고 이탈리아, 스위스 종주여행도 하고요. 당시 유럽 왕복 티켓 가격이 비쌌거든요. 1990년대 초반에는 분당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건설 열기가 또 어마어마했습니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일이 많았어요. 사무실 규모도 커지고 집도 사고 정말 내 세상이었어요. 말도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살았는데 30대 초반에 경제적으로 인생 역전했던 거죠.”
신나게 이야기가 흐를 때쯤 속도가 딱 끊기는 순간이 오고야 말았다. 이 시대를 살아온 이들의 말문이 막히는 순간, IMF 금융위기 얘기가 이어진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직원들을 내보내지 않았어요. 내보내봐야 직원들이 갈 데도 없잖아요. 집 담보 잡히고 그냥 모든 걸 다 쏟아 붓고요. 이곳저곳에서 돈 빌려서 회사 사무실에 다 쓸어 넣었어요. 그 빚 갚는 데만 10년 걸렸어요. 경제적으로 제로인 상태에서 퇴직을 했습니다.”
10년을 준비한 은퇴, 퇴직 1년 차
작년 5월, 서울오션아쿠아리움 부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손웅익 동년기자. 부사장이라기에 넉넉해서 그만두는구나 생각했는데 이전 상황에 대해 듣고 나니 왜 그만뒀는지가 궁금했다. 회사에서 제안도 있었고 좀 더 은퇴를 늦출 수도 있었지만 흔들림 없이 계획대로 은퇴 날짜를 잡았다.
“제가 은퇴 준비만 10년 했습니다. 자격증도 따고, 책도 내고, ‘이 정도면 부딪칠 만하다’고 생각했어요. 강의하고 글 쓰고, 건축 일을 평생 했으니까 또 건축과 관련해서 자문도 몇 개월 했고요.”
은퇴를 위해 미술심리상담사, 노인심리상담사, 자살예방지도사 등 자격증도 땄다. 중앙일보에 건축과 관련한 글을 1년 여 게재했고, 동년기자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최근 우송정보대학교 리모델링 건축과 겸임교수로 임용돼 강의도 하고 있다.
“강의하는 게 재미있습니다. 반응도 좋고요. 참 체질적으로 나랑 잘 어울리는구나 생각합니다.(웃음) 작년 5월에 수필작가로 등단했어요. 이외에는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그림. 정말 그림을 다시 한 번 하고 싶어서 삽화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림 그리고 사진도 찍고 그게 글하고 또 연결되잖아요.”
은퇴하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시간의 속박에서 해방된 것이라고 했다. 은퇴하는 순간까지 출근시간은 늘 아침 7시에 맞춰져 있었다. 고교 시절에도, 설계 사무실을 운영할 때도, 큰 조직에서 중역을 맡아 일할 때도 시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일찍 출근해서 데이터 정리하고 글도 쓰고 사진도 정리하고요. 퇴근도 항상 늦었어요. 문제는 내가 정말 쉬고 싶어도 강제로 출근해야 되잖아.”
건축설계 사무실을 운영하는 후배가 자리를 내주어 출퇴근할 장소가 있기는 하지만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다. 출근하다가 멈춰 설 수도 있고 어디론가 다른 길로 빠져서 내빼도 괜찮다. 사진 찍고, 산책하고, 집 근처 영화관에서 영화도 많이 본다고 했다.
“좋잖아요. 생각도 하고. 하여튼 뭐 여러 가지로. 과거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현재를 봐요. 글이나 그림 소재도 생각하고요. 그리고 길가다 사진도 찍어야죠. 바삐 가야 하는 사람들과 걸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니 혼자 걷습니다.”
베이비부머가 주거문화를 바꿔야 한다
그렇다고 손웅익 동년기자가 1년 동안 유유자적 한가롭게만 지낸 것은 아니다. 새로운 사업과 시니어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의견을 나누고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 중이다. 문 닫은 식당과 빈 공간들이 눈에 많이 띄어서 걱정이라고도 했다.
“베이비부머는 위로는 늙은 부모가 살아 계시고 아래로는 부양해야 할 자식들이 있습니다. 정말 조금이라도 자식들에게 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국민연금에 기대기도 어렵고 퇴직연금을 들어놓은 사람도 흔치 않고요. 재산을 분배하네 마네를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생각도 줄이고 씀씀이도 줄여야 하고 실제로 우리가 사는 공간, 그러니까 집의 크기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 주거 공간의 평수를 줄이고 입주자가 함께 쓰는 공간을 늘려 조금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 주거로 전환하자는 운동을 현재 손웅익 동년기자가 펴나가고 있다. 자식들 출가시키고 나면 덩그러니 부부만 남아 있으니 적당한 규모의 집에서 살고 남는 돈은 현금화해서 노후자금으로 돌리자는 의미다.
“내 공간은 최소화하고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역을 만들어 여러 가지 활동도 하고 수익사업으로도 이어질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시니어 카페라든지, 요리를 잘하는 사람은 요리를 하고. 이런 공동 주택이 마을화가 되면 다른 지역 사람들이 와인을 마시러 혹은 빵을 맛보기 위해 방문할 수 있는 곳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또한 10년 넘게 연구했습니다.”
최근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정책 실패로 혼란과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생각을 골똘히 해보면 나쁘지 않은 구조이기도 하다. 투자와 돈을 만드는 도구로 변질된 집의 개념을 본래의 기능으로 되돌릴 수 있는 혁신 운동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액티브한 시너지를 기대한다
회사에 있으면서 해보지 못했던 것에 대한 갈증이 심한지 그가 매진하는 일들이 많기도 하다. 삽화뿐만 아니라 캘리그라피에도 관심이 많아 시간이 나면 꼼꼼하게 글씨를 쓰기도 한다.
“그림을 하다 보니까. 어떤 곳에서 책을 내는데 삽화를 그려 달라는 제의도 있었어요. 내가 그린 그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려면 SNS 활동도 열심히 해야겠구나 생각합니다.”
끝에 뭐가 있는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 이 시간을 마음껏 누려보겠다는 마음밖에 없다.
“아무 준비도 없이 불확실한 미래를 그냥 기대하는 사람처럼 어리석은 이가 없다잖아요. 맞는 얘기죠. 그런데 제가 오랫동안 건축설계 사무실을 운영하고 크고 작은 기업에서 일도 해보고 했는데 그때마다 제것도 아니고요. 그냥 열심히 살다 보니까 여기에 제가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중에 가장 핵심은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관계요.”
시니어 세대로 접어들면서 좋은 점은 관계 정리에 의연해졌다는 것이다. 정리도 할 수 있고 새로운 관계도 만들 수 있다. 오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모이니 친해지기도 쉽고 다양한 경험들이 서로를 자극하고 발전시킨다는 생각도 든다.
“굉장히 희망적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있어요. 동년기자단도 멋진 시니어가 모인 모임이잖아요. 앞으로 동년기자 활동도 잘해야 할 텐데요.(웃음)”
경희궁 처마 아래서 손을 내밀어 비와 마주하던 손웅익 동년기자 모습이 기억난다. 혼란스러웠던 시절. 힘들었던 세상과 맞서던 추억 속 고교생 시절 자신과 만나 듯 손 위로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브라보 3기 동년기자 릴레이 인터뷰를 본지 에디터가 진행합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널리 회자될 만큼, 임대수익이 나오는 부동산 소유는 수많은 현대인의 로망이다. 근로소득이 줄거나 없어지는 은퇴 전후 세대라면 더욱 그렇다. 이미 포화 상태인 창업 시장에 뛰어드느니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한창 달아오르던 부동산 시장에 최근 냉각 기류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다주택자들에게 칼날을 겨누면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시장의 열기가 급속도로 식어가는 분위기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적은 상업용 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의 눈길이 이동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피스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의 2017년 전국 거래 건수는 38만4182건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와서는 거래 건수가 더욱 늘어났다. 1~2월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1%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상가와 오피스텔을 포함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도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올해부터 본격화하고 있고, 시중 금리 인상에 따라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수익률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 분양가 3.3㎡당 3306만 원, ‘역대 최고치’… 수익률 눈높이 낮춰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상가 평균 분양가가 역대 최고가인 3.3㎡당 3306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가량 상승한 수치다. 특히 서울 논현동, 마곡동에서 총 7개 단지가 3.3㎡당 평균 4385만 원에서 공급되며 전체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인천(3248만 원/3.3㎡)은 남양주 다산, 하남 미사, 화성 동탄2신도시 등지에서 29개 상가가 분양됐고 그 외 지방은 3.3㎡당 평균 2873만 원 수준에서 공급됐다.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지난 1분기 0.2% 상승했다. 전 분기 대비(0.33%) 상승폭은 축소됐지만, 0.2% 선을 유지했다. 입주물량 증가, 금리 인상, 규제 강화 등 악재가 겹쳤지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높은 가격’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더욱이 강화된 대출 규제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당국은 3월 26일부터 RTI(Rent to Interest, 임대수익이자상환비율)를 도입했다. RTI는 연간 임대소득이 대출 이자의 1.5배(주택임대업)나 1.25배(비주택)를 넘어야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제한다. 이에 따라 대출이 까다로워지고 한도도 줄어들게 됐다. 상가의 경우 연 임대소득이 연간 이자 비용의 1.5배가 넘어야 대출이 가능하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당장의 대출 제한으로 상가 시장 내 절대적인 수요량은 소폭 감소하겠지만 목 좋은 우량 상가에 한해 자금력 있는 투자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기존에는 꼬마빌딩에 투자할 경우 자기자본 비율이 50% 미만이어도 가능했다”면서 “앞으로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령 이전에는 자기자본 20억 원으로 50억 원대 꼬마빌딩에 투자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레버리지 비율을 낮춰 30억 원대 빌딩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경기에 민감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상가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겠지만, 당장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실이 서서히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하고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중금리도 올라가고 있다. 대출은 조이고, 금리가 올라가면 투자자들 입장에선 돈을 빌려오기도 힘들고, 어렵게 대출을 받아도 이자 부담이 늘어 수익률이 떨어진다. 수익률의 눈높이를 조정해야 하는 시기라는 진단이다. 선 대표는 “올해 하반기를 지나 내년 상반기에는 대출 금리가 연 5%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 수익률이 지역과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연 5% 안팎인데, 향후 실제 수익률보다 대출 금리가 높은 역전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큰 장' 예상, 도시재생지역 눈길
그렇다면 노후 대비를 위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연세가 많을 경우 사업이나 창업에 제약이 많아 수익형 부동산이 현실적인 노후 대안일 수밖에 없다”며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예금 금리 이상이며, 투자 대상 선별에 따라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선 대표는 “노후 대비 목적이라면 주식처럼 불확실성이 크고 급등락이 심한 대상은 투자 대안이 되기 어렵다”면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시장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라면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안정적인 대상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지영 소장은 자금 여력에 따라 상가주택과 오피스텔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했다. 양 소장은 “상가주택은 투자 금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관리가 용이하고 건물의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땅값 상승 등으로 인해 리스크 요인이 적다”고 말했다.
상가주택의 경우 해당 지역의 특성을 잘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 예컨대 대학가일 경우 소형 위주의 상가주택이 유리하고, 1층 상가도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도록 임차 업종을 선별하는 것이 현명하다. 오피스텔은 그동안 공급이 많았기 때문에 기업 등 배후 수요가 받쳐주는 곳, 지하철 개통 예정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오피스텔 분양 시장에서는 양극화가 뚜렷했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수원호매실동광뷰엘(333실)’의 청약 접수는 3건에 그쳤다. 경남 진주시 ‘신진주역세권줌시티(348실)’는 단 2건만 접수됐다. 반면 경기 화성시 ‘힐스테이트동탄2차(236실)’는 최고 경쟁률 10대 1로 준수한 성적을 보였고, 경기 수원시 ‘광교더샵레이크시티(1805실)’는 26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2분기에는 1만508실이 분양 예정이다. 임대수익뿐 아니라 매각 시 시세 차익을 기대한다면 상가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추천됐다. 올해 상가 투자 유망 지역으로는 신도시와 도시재생지역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선종필 대표는 도시재생 관점에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과 은평구 수색동, 택지개발지구에서 하남시 등을 유망 지역으로 주목했다. 선 대표는 “유망 지역이라 해도 가격 요인을 고려했을 때 매력은 달라질 수 있다”며 “신규 분양일 경우 특히 가격을 낮추는 협상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혁 선임연구원은 “노후 대비를 위해 시세차익보다 고정수익에 초점을 맞춘다면, 신도시에 새로 형성되는 상권보다는 기존 상권 중에서 상승세 타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노년 세대가 직접 상가를 관리하려면 주거지에서 30분 안팎으로 가깝고, 평소 잘 알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시재생사업 관련 개선될 여지가 있는 지역, 현재 상권이 크지 않더라도 상승 요인이 많은 곳을 눈여겨보라는 관점이다.
투자 적기에 대해선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를 꼽았다. 양지영 소장은 “현재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대한 리스크 요인도 많고, 가격도 고점에서 조정이 되는 구간이라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까지 여유를 갖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 대표는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반기쯤에는 유동성 리스크에 빠진 건물 투자자나 상가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평소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 신문에 보도 된 바에 의하면 성수동에 있는 서울 공기 오염의 원인이라고 말이 많은 삼표 레미콘 공장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고 그 곳에 현재 있는 서울의 숲이 확장 되어 들어선다고 한다.
서울의 숲은 필자가 살고 있는 청구동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이다.
필자는 결혼 후 강남의 반포에서 30년 가까이 살다가 아들을 결혼 시키고, 수 년 전에 우연히 강북의 약수역 근처인 청구동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항공 회사에서 근무하는 아들의 직장이 김포 공항 근처라 공항 가까운 목동에 집을 마련 해주고 우린 옛날 어릴 때 살던 장충동과 가까운 이 곳으로 오게 된 것이다.
이 동네로 이사를 오고 보니 우선 서울의 중심인 중구이기 때문에 국립극장이나, 덕수궁, 경복궁 등의 문화재가 집과 아주 가까워서 만약의 경우 택시를 타게 되어도 돈 만원 정도면 해결이 된다. 또 광화문이 가까워 세종 문화회관의 공연도 가기가 편해서, 교통의 불편으로 악마의 장소로 불리는 예술의 전당의 공연보다 훨씬 쉽게 즐길 수 있다. 또 남산 공원이나 장충단 공원도 가까워 답답한 날에는 drive를 즐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물건 값이 싸다는 것이다.. 동대문 의류 시장이 가까워 옷 값이 싸고, 과일 야채도 재래 시장이 멀지 않고 저소득 층 상대라 강남에 비해 너무 싸고, 물건도 아주 싱싱하고 좋다.
또 의류 시장에 납품하는 의류 수선 점이 많아 수선비가 싸서 몸이 불어서 못 입는 옷을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대로 수선할 수 있다. 또 최근에 젊은이들의 뜨거운 장소로 뜨고 있는 이태원의 경리단 길이나 서울의 Central park 라고 불리는 연남동의 ‘연트랄 파크’의 이름난 중국 요리 집도 자동차로 가면 멀지 않아 어렵지 않게 가서 외식도 즐길 수 있다.
또 날씨 좋은 가을 날에는 가끔 뚝섬 역 가까이에 있는 서울 숲에 가서 산책을 즐기는데 너무 넓어서 한 바퀴 돌려면 휠체어를 타야만 한다. 필자는 10여 년 전에 뇌졸중으로 쓰러져 장애인이 되었고 후유증으로 지금도 몸의 한쪽이 불편하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먼 거리는 혼자서 걷지 못하고 올해 77세인 남편이 밀어주는 휠체어에 의지해야 한다. 물론 집안 살림은 거의 남편이 맡아서 하고 또 하루에 3시간 씩 오는 도우미 아줌마에게도 많은 의지를 한다.
지금까지 문화공간 취재를 다니면서 한 번쯤은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가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8월호의 문화공간을 성수동 카페거리로 선정하면서 이곳과 인연이 깊다는 분과 함께했다. 최근에 등단한 신인 수필가이자 전 아쿠아리움 부사장 손웅익 동년기자다. 화학냄새 진동하던 공장지대에서 카페거리로 탈바꿈한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카페거리. 멋진 남자와 함께한 커피 향 가득한 거리 데이트에는 옛 추억도 함께 있었다.
성수동 거리를 걷다
성수동이 일반인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수제화 장인들의 구두를 판매하는 성수수제화타운(SSST)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다. 지하철과 버스 등 광고판을 통해 성수동이 어떤 곳인가를 인식했다. 사실 우리나라의 제화산업은 1950~1960년대 서울역 근처 염천교(서울시 중구 의주로 2가)에서 시작했다. 1970~1980년대 일명 ‘싸롱화’ 전성기였던 명동시대를 거쳐 1990년대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싸롱화 수요가 줄면서 서울 안에서 비교적 땅값이 낮았던 성수동으로 구두 관련 공장들이 이동했다. 그리고 버려졌던 옛 공장과 창고가 새로운 문화 공간과 카페로 단장을 하면서 사람들이 모이고 향기를 나누는, 문화예술이 흐르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서울의 두물머리, 성수동 옛이야기
한양대 건축과 77학번 출신인 손웅익씨에게 성수동은 각별하다. 한양대 시절 화양동과 성수동을 지나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발전상을 보며 살았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줄곧 공장지대였던 성수동. 이곳에는 건축과 시절 학내 모임인 공간연구회가 있었기 때문에 자주 방문했다.
“바로 위 선배 학번에 부자가 많아서 아파트에 전세 얻어서 작업실로 썼어요. 지금은 없어졌어요. 그런데 건축작업보다는 선배들이 카드게임하시면 라면 끓이고 그랬던 거 같아요(웃음).”
그리고 성수동이 한강 본류와 중랑천이 합쳐지는 양주의 두물머리 같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성수동은 성수대교와 영동대교 사이 지역과 건대, 세종대, 한양대 지역을 감싸고 있다. 한강 개발 이전에는 장마철 이 지역의 둑이 범람하느냐 마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다.
“둑이 터지기 직전에 비가 그치곤 했지만 거기 문제가 뭐냐면 중랑천 변에 판자촌이 있었는데 제가 어렸을 때 거기서 살았어요. 집들이 마치 해변에다가 지어놓은 것 같았어요. 비가 오면 집들이 해변에 있는 것처럼 잠겼었죠. 집이 떠내려가면 하룻밤에 집을 한 채씩 지었어요. 블록을 쌓고 서까래는 허접한 나무를 쓰고 기름종이를 붙이고 말이죠. 조세희의 에 나오는 집이 바로 그런 집들입니다. 제가 당시 산 증인입니다.”
비가 많이 오면 비가 온 만큼 집이 떠내려갔다. 그러면 전기도 없던 시절 횃불을 들고 밤새 집을 지어야 했는데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반복적으로 이어졌다. 중랑천 상류인 의정부 지역에서 돼지, 닭과 함께 오물이 쓸려 내려오기도 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방에 누워서 밖을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보여요. 블록 사이사이 구멍이 뚫려 있었거든요. 그러면 겨울에는 얼마나 또 추웠겠어요. 그런 세월이었습니다.”
■‘모두의 거리’란 이름의 성수동 수제화 거리 인터넷 사이트는 구두거리와 관련한 정보를 비롯해 맛집과 카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seongsushoes.modoo.at
■청계천과 피맛골에 대한 추억이 있으신 독자여러분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습니다.
이메일로 신청 부탁드립니다. bravo@etoday.co.kr
서울역사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인현동 인쇄 골목’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요즘은 성수동, 파주 출판단지 등으로 분산되어 있지만, 그래도 인현동은 인근 필동, 을지로동, 광희동과 함께 전통의 인쇄골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현동 인쇄골목은 충무로역을 중심으로 중부세무서, 대한 극장 맞은편의 작은 한 구역이다. 원래 인현동이라는 지명은 선조의 일곱째 아들 인성군의 집터가 있던 곳으로 인현동이 되었으며 인쇄 골목이 된 이유는 금속활자를 만들어낸 관청인 주자소와 책자 인쇄를 관할한 교서관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울 시내 인쇄소가 총 2,400개 정도 되는데 그중에 60%인 1,500여개소가 인현동 일대에 몰려 있다고 한다.
인현동이 인쇄골목으로 유명해진 것은 여기 오면 인쇄의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점 때문이다. 디자인과 편집에서 시작해서 출력, 인쇄, 후가공까지 다 처리가 가능한 것이다. 원래 영세한 업체들이라 한 공장에서 모든 과정을 처리하기 어렵다 보니 협력체제로 컨베이어 벨트 흘러가듯이 일이 진행되는 것이다. 오프 셋 인쇄과정만 봐도 인쇄전 공정부터 인쇄 공정, 인쇄 후 공정까지 세부적으로 나눠져 있는 것을 마치 한 회사가 해내듯이 처리해 내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이다 보니 밀집된 인쇄 골목은 각 가공 공정에 맞게 건물을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다. 도로 폭도 3.5톤 트럭이 들어갈 수 있는 도로 폭 10m가 있는가 하면 도로 폭에 따라 트럭도 1톤, 다마스, 삼발이, 오토바이, 손수레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좁은 골목도 있다.
인쇄업에 사람들이 매달리는 이유는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각종 출판물과 홍보물을 비롯하여 문화국가에서는 인쇄업이 발달한다.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많으며 부가가치도 높은 편이라고 한다.
지금은 사라진 업종이지만, 인쇄와 관련된 직업들이 있었다. 근대 활판 인쇄에서는 활자를 일일이 뽑아서 인쇄 활판을 만들어서 인쇄에 들어갔으므로 여러 직종이 있었다. 조각공, 문선공, 식자공, 그리고 청타수 등인데 컴퓨터 조판이 생겨나기 전까지는 일반 직장인들보다 월급이 3~4배 높았다는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이들 숙련공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그전에는 잡지 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회사가 설립되고 그 안에 편집기자, 사진 기자, 그리고 출판, 영업을 따로 두고 했다. 그러나 요즘은 기자는 외부 용역을 쓰고 잡지 만드는 일은 여기 인쇄 골목에 맡기면 알아서 잡지를 만들어줄 정도로 정 직원 한 명 없어도 잡지 하나가 버젓이 만들어진다.
여기 인쇄 골목이 현재 기로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강북 재개발로 인근 땅값이 뛰자 여기도 땅 주인들이 집값을 올려 받게 되고 아예 옮겨달라는 요청도 나오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아도 소음에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민원이 들어온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 대형업체들은 준 공업지역인 성수동, 파주 출판단지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렇다고 인현동이 일시에 무너지지는 않을 거라는 예상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종사하고 있고 인프라가 탄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숲은 멀리 있었다. 찾아가야만 했고, 늘 ‘언젠가는 가야지’라는 말로 접어두던 곳. 언제부터인가 숲이 우리 곁에 다가왔다. 사람과의 교감을 허락하며 아름드리 서 있는 서울의 대표 숲을 찾아갔다.
글·사진 권지현 기자 9090ji@etoday.co.kr
남녀노소 사랑받는 ‘어린이대공원’
1973년 5월 5일 개원한 어린이 대공원은 2006년 10월 14일부터 무료 개방됐다. 취재를 하면서 다녔던 숲 중에 가장 녹음이 짙고 울창했던 곳이 바로 어린이 대공원 숲이다. 40여 년 세월, 시간이 만든 작품이라고나 할까? 1973년 개장 당시 영상과 비교하면 얼마나 숲이 커졌는지 가늠할 수 있다. 어린이 대공원 안 양버즘 나무와 벚나무 산책로 사이로 작은 숲길이 나 있는데 지금 가면 꽃들도 군데군데 핀 것을 볼 수 있다. 벤치와 테이블도 많아 도시락을 먹거나 소풍 장소로 이용하기 더할 나위 없는 곳. 놀이시설이 있어 주로 젊은층이 이용할 거라 생각하지만 운동하러 나온 주민, 산책 나온 시니어들의 모습도 많이 눈에 띈다. 어린이 대공원의 백미는 우거진 숲도 숲이지만 넓은 잔디밭이다. 초록의 끝없는 잔디 위에 꼭 한번 누워보시길!
시민들을 품어주는 따뜻한 숲 ‘양재 시민의 숲’
양재천을 끼고 있는 ‘양재 시민의 숲’은 1986년 개장했다.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유치 이후 도시 미관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온전히 시민들을 품는 숲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에서 꽤 오래된 숲답게 울창하고 때가 묻지 않은 모습이 매력적이다. 숲 깊숙이 들어서는 순간 프랑스 불로뉴 숲을 느꼈다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프랑스의 심장이라 불리는 불로뉴 숲의 규모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포근히 사람들을 끌어안고 있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비슷함을 느꼈다. 휴일 낮에도 분주하지 않고 느릿한 걸음으로 걸을 수 있는 것이 이 숲의 매력이다. 서울 둘레길과 연결된 숲 입구에는 둘레길 순례자들이 스탬프를 찍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양재 시민의 숲은 식생(느티나무, 당단풍나무, 감나무, 모과나무 등 43종)이 ‘서울숲’(소나무, 섬잣나무, 계수나무 등 95종)에 비해 다양하지 않지만 교목들이 많은 것이 큰 장점이다. 또한 족구장, 축구장, 테니스장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숲 이외의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서울시민의 사랑을 한몸에... ‘서울숲’
성수동 뚝섬 일대에 서울숲이 조성될 당시 과연 이 숲이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조성 10여 년이 지난 지금 의심할 여지없이 시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숲이 됐다. 서울의 하이드파크(Hyde Park) 혹은 센트럴 파크(Central park)의 면모를 갖춘 시민들의 공간 서울숲.
짧은 역사임에도 다양한 식생이 자리 잡고 있고 너른 잔디밭인 서울숲 광장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많은 사람이 찾는 숲 또한 단연 서울숲이다. 무엇보다 서울숲이 값진 이유는 시민의 봉사와 참여로 만들어진 공간이라는 점이다. 서울시와 70여 개의 기업, 1만여 명의 시민이 50억원을 모아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시민 참여 숲이 바로 이곳이다. ‘시민참여텃밭’이 운영되고 있고 시민 봉사자의 활동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눈에 띈다.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대형 미끄럼틀 놀이터, 옛 건축물 주변에 조성해 놓은 꽃밭 등 아기자기한 면 또한 서울숲의 볼거리다.
취재 나갔던 5월 14일, 마침 꽃사슴 먹이주기 행사에도 참여했다. 꽃사슴들이 털갈이 중이라 미모가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순한 사슴들이 넓은 우리 안에서 생활하는 모습도 보고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6월이 되면 꽃사슴들의 털갈이도 끝나고 한창 예쁘다고 하니 서울숲을 방문해 꽃사슴을 만나 보는 것은 어떨까?
꽃사슴 우리 개방
매주 화, 목, 토, 일 (14:00~13:30 2회), 인터넷, 현장 참여 신청 가능(회당 200명 수용)
시민들의 유유자적 쉼터 ‘평화의 공원’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주위에는 월드컵 공원으로 통칭되는 평화의 공원, 난지천 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한강공원이 있다. 난지도 제2 매립지에 만들어진 하늘공원은 매년 10월 열리는 억새 축제로 인기가 높고, 노을공원은 축제 등 각종 문화 이벤트로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그에 비해 평화의 공원은 주민들에게 이벤트보다는 쉼터를 제공하는 유유자적 느긋한 숲 공원이다. 월드컵 공원 중 가장 접근하기 쉬운 평화의 공원은 약 44만㎡ 부지에 습지, 연못, 나무 정원 등을 갖춘 숲으로 조성됐다. 공원 안에는 ‘유니세프 광장’과 ‘난지 연못’을 비롯해 ‘평화의 정원’, ‘피크닉장’, ‘난지도이야기(월드컵공원 전시관)’ 등이 있다. 난지 연못 주변에 데크로 수상 길을 내어 부들, 수련, 속새, 꽃창포 등 수상식물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평화의 공원에 색다른 볼거리는 바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작은 개울이다. 마치 옛 시골 개울을 옮겨놓은 듯한 실개천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아이들은 물장구 치고 헤엄치면서 도시에서 찾을 수 없는 동심을 맛보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의 숲과 외국의 숲은 비교 불가다. 우리는 숲이 없던 땅 위에 숲을 만들었다면 그들은 수백, 수천 년 이어오는 숲을 도시 곳곳에 가지고 있다. 전쟁과 개발 등등에 밀려 잊혔던 숲이 우리 곁에 온 지 이제 50년도 안 됐다. 이제야 비로소 생활 속으로 들어온 우리의 숲을 오래 곁에 두고 싶다면 더 사랑하고 가꾸고 아껴야 할 것이다.
# 상조 가입전 계약서 쓸 때 꼼꼼히 체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부산 지역 중견 상조회사가 회원들의 선수금을 빼돌리다 적발됐다. 이 회사는 할부거래법 상 선수금의 40%를 공제조합에 예치해야 하지만 160억 원을 조합에 맡기지 않았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공제조합이 예수금 액수 산정을 상조회사 측의 신고에만 의존하는 허점이 있어서다.
일부 상조회사 영업사원들의 개념 없는 행동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상조회사 영업사원 입장에서 가장 큰 영업처는 장례식장이다. 하지만 장례식이라는 엄숙한 자리에서 도를 넘는 영업 행위를 하는 상조회사 영업사원들의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얼마 전에는 세월호 사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공무원을 사칭하며 접근해 특정 상조회사를 이용하게끔 유도한 사례가 보고돼 공분을 샀다. 영업사원을 소모품으로만 여기는 풍조와 돈만 밝히지 사원, 이들에 대한 교육부족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성수동에서 만난 상조 회사 영업사원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상조서비스의 표준약관이 있는데 이를 확실하게 알아둬야 혹시 모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업사원들의 지인이어서 상조가입 전 계약서 쓸 때 약관을 잘 읽어보지 않는다”며 “공정위가 정한 표준약관이 있는데 일부 상조회사는 이 약관을 지키지 않고 회사 자체적인 개인약관을 적용하는 업체도 있다”고 밝혔다.
표준약관을 읽어봐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중간에 해약하면 얼마를 돌려 받는지, 상을 당하면 무엇을 어떤 서비스를 주는지는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법적 보호가 미흡하기 때문에 수고스럽지만 상조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반드시 계약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상조업계 내부의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프리드라이프 박헌준 회장은 “지금 소비자들의 관심은 싼 가격에 집중되고 있지만 상조 서비스는 가격 이외의 품질을 뒷받침하는 부가가치와 신뢰성이 중요하다”며 “가격을 떠나 좋은 상조회사를 구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리드라이프는 타 업체가 시도하지 않았던 홈쇼핑 광고를 과감하게 추진해 현재 상조업계 1위로 올라섰다. 교육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알게된 박 회장은 현대장례지도사 교육원을 세워 3개월 간의 체계적 교육과 테스트로 전문가들을 양성해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현대장례지도사 교육원은 2012년 국가자격증 교육기관으로 인가를 받기도 했다.
# 상조업계 문제, 지금 치료해야 할 때다
상조 서비스에 가입해 장례를 치러 본 사람들은 상조가 얼마나 편리한지 잘 알고 있다. 더군다나 핵가족 사회가 된 우리나라 현실에서 장례를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선 부족한 인력을 채워 줄 시스템적인 지원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해마다 늘고 있는 상조회사 가입회원 수는 그러한 시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상조는 대표적인 서민 상품이기도 하다. 서민이 가장 힘들고 슬플 때 이용하기에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어야 하는 업이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몇몇 상조회사들은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기는 커녕 눈물을 쥐어 짜내는 데 바빴다.
강동구 생사의례문화연구원장은 “상조란 말 그대로 어려울 때 서로 돕는다는 뜻이다. 우리 민족은 계, 두레 등 상부상조의 문화를 통해 유구한 역사를 이어 왔다. 하지만 최근엔 상조라는 말이 사기, 횡령, 바가지 등 온통 부정적 이미지로 얼룩졌다. 이는 상조회사들이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이다. 결국 해결책은 상조회사들 스스로가 뼈를 깎는 자구-자정 노력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상조회사들을 먹여 살리는 돈은 언젠가 회원들에게 돌려줘야 할 돈이다. 상조회사들이 공제조합에 예치하는 대부분의 선수금마저도 자신이 어떻게 될지 몰라 한푼 두푼 모아서 자식에게 피해를 안 주려고 하는 부모의 마음이 담긴 소중한 돈이다. 그러나 상조회사로부터 피해를 받은 소비자는 공제조합에 상담이나 민원을 넣어도 명확한 해결책이나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힘들 때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한 번 더 뒤통수를 치는 셈이다.
더구나 잘못된 할부거래법의 제도적 모순은 시정하지 않고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
공제조합이라는 관리 시스템마저도 의지할 데 없는 소비자를 외면하는 상조업계의 민낯. 업계 전반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 들어 한채당 3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급 주택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움츠러들었던 부동산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는 상황에서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판단한 고액 자산가들이 다시 주택 시장에 뛰어든 결과라는 분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동안 30억 이상 고가아파트는 총 13건이 거래됐고, 그 중 서울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는 총 6건이 거래됐다. 특히 갤러리아 포레는 지난해 30억 원 이상 고가아파트 거래에서 총 34건의 거래 중 18건이 거래되며 거래량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11년 입주해 주요 초고가 아파트 중 새 아파트인데도 다른 초고가 단지에 비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장점이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가격도 강세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 전용면적 243㎡는 지난달 50억6500만원에 주인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최고가다.
고급주택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A고급주택은 지난해 초까지 미분양 물량(12가구)이 남아 있었지만 올해 초 모두 소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중구에 B고급아파트도 지난해 말 미분양 물량이 모두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 주택 한 전문가는 "지난해 부터 부동산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이를 직감한 슈퍼리치들이 한발 먼저 움직였다. 분양업체들이 가격을 할인하는 등 마케팅에 힘쓴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식산업센터가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틈새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주거형 상품들이 공급과잉으로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은 지식산업센터에는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그동안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류를 이뤘던 오피스텔은 공급 과잉과 높은 분양가로 수익률이 연 6%이하로 내려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전국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수익률은 1년 전보다 0.08%포인트 떨어진 5.78%로 집계됐다. 도시형생활주택도 1,2인 가구 증가 대책으로 정부의 세제 지원이 이뤄지면서 최근 5년간 28만 가구가 한꺼번에 공급돼 공실률도 함께 높아졌다.
반면 서울 지식산업센터 수익률은 평균 7%대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구로디지털단지 인근 대륭포스트타워1차의 경우 전용 135㎡의 매매가는 4억3700만원선. 임대가는 보증금 2500만, 월 250만원으로 연 수익률은 7.74% 정도다. 구로동 한신IT타워 전용 120㎡의 연 수익률은 9.02%에 달한다. 매매가는 2억8600만원선. 임대가는 보증금 2000만, 월 200만원 선이다.
지식산업센터가 밀집해 있는 성수동도 마찬가지. 삼환디지털의 경우 전용 251㎡의 매매가는 7억7000만원 선이다. 임대가는 보증금 5000만, 월 460만원으로 연 수익률은 7.67% 선이다.
특히 정부가 올해 지식산업센터의 임대제한 규제를 폐지하기로 함에 따라 개인의 투자가 자유로워진 점도 지식산업센터 인기에 한몫 하고 있다. 또 법인들이 장기임차를 하기 때문에 임대수익이 안정적인 점도 장점이다.
이에 서울ㆍ수도권 업무지역을 중심으로 지식산업센터 공급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문정역 테라타워’를 올 상반기에 공급할 계획이다. 지하철 8호선 문정역과 지하통로로 바로 연결되는 초역세권에 위치한다. 지하 5층~지상 16층, 2개 동, 연면적 약 17만여㎡ 규모이며, 입주 기업의 업무 특성 및 선호도를 고려해 중소형 위주로 설계된다. ‘문정역 테라타워’가 들어설 문정지구는 서울동부지방법원, 동부 검찰청이 들어오는 법조단지와 동남권 유통단지 조성으로 활성화될 예정이며, 최근 주택 분양시장을 이끌고 있는 위례신도시와도 가깝다. 송파대로, 외곽순환도로, 분당-수서간도로 등이 인접해 교통도 편리하다. 계약조건은 계약금 10%에 중도금 40% 무이자대출이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서울 독산동 일대에 '독산동 현대지식산업센터'를 분양 중이다. 지하 4층~지상 26층 2개 동의 트윈타워 형태다. 지하철 1호선 독산역 인근이고 25개 지선버스와 간선·광역버스 노선이 지난다. 서부간선도로·남부순환도로·서해안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가 2016년 개통되면 강남이나 분당까지 30분 정도면 이동할 수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는 대우건설이 '송도 스마트밸리'를 분양 중이다. 연면적 29만㎡으로 지상 23층 아파트형 공장과 지상 28층 기숙사동, 근생시설 등 총 6개 동으로 구성된다. 전 호실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고, 보육시설, 세미나실, 대회의실, 체력단련실 등 다양한 입주사 편의시설도 갖췄다.
안양 스마트스퀘어 입구에 ‘평촌스마트베이’도 분양중이다. 총 7628㎡ 부지에 지하 1층~지상 21층, 연면적 4만6,606㎡ 규모이며 지식산업센터와 상가, 기숙사로 구성된 복합지식산업센터로 공급된다.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과 평촌역을 이용할 수 있고, 강남및 구로·가산 디지털단지 접근이 용이하다.
송파 위례신도시가 강남과 분당ㆍ판교신도시의 바통을 이어 받아 자족형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위례신도시는 2010년 3월 사전예약을 시작으로 4년 간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고 있고 지난해 말부터는 상가와 지식산업센터 분양이 시작되면서 자족형 도시로의 첫 발을 내디뎠다.
젊은 종사자들은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주거 성향이 높아 집의 위치를 직장의 위치에 따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 하나의 도시가 형성될 때에는 공동주택 공급이 먼저 이뤄진다. 기업보다 사람이 먼저 들어온다는 얘기다. 특히 교통, 녹지 등 입지가 잘 갖춘 지역은 부유층의 주거지로서 각광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뛰어난 입지여건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기업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다.
실제로 지금의 부촌 주거지로 통하는 지역들은 중심 업무지구가 제대로 형성돼 있다. 강남을 비롯해 분당ㆍ판교신도시, 강북지역에서는 성동구가 대표적이다.
5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위례신도시는 부동산 경기 불황 속에도 아파트 신규 분양마다 두 자릿수의 높은 경쟁률의 청약 마감이 속출하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지역이 마지막 ‘로또’로 불리는 이유다. 특히 위례신도시의 보금자리주택인 ‘LH 비발디’ 와 ‘LH 꿈에그린’ 아파트들은 일부 단지 중심으로 분양가 대비 웃돈이 최고 1억원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례신도시가 들어서는 문정ㆍ장지동은 한국형 실리콘 밸리의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오피스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나면서 임대료가 비싼 강남에서 벗어나 신흥 업무지구로 부상할 문정지구로 여러 중소기업들이 속속 새둥지를 찾아 들어오고 있는 것.
이는 교통 등의 입지와 저렴한 가격 등 기업하기 좋은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서울외곽순환도로와 분당수서도시고속화도로의 송파대로, 송파IC, 양재대로 등이 인접해 있어 서울 강남과 수도권 외곽으로 진출입이 수월하다. 강남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난 반면 가격은 강남보다 저렴해 기업들의 신흥 업무지구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법조타운과 첨단업무단지의 수혜까지 기대돼 꾸준한 수요 유입도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분양에 이어 최근 지식산업센터의 분양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올 상반기에 분양 예정인 문정동 비즈니스파크 내 ‘문정역 테라타워’는 벌써부터 기업들의 문의로 분주하다. 지하철8호선 문정역과 연결되는 초역세권으로 문정동 비즈니스파크 내 입지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지하 5층~지상 16층, 연면적이 약 17만여㎡의 매머드급 규모로 이 일대 지식산업센터 중 규모도 가장 크다. 트윈타워형 랜드마크 외관설계로 쾌적함과 스케일감을 동시에 표현한다.
문정지구 4블록에는 ‘문정역 대명벨리온 지식산업센터’, 문정지구 6블록에 ‘현대지식산업센터’, 2블록에는 ‘엠스테이트’ 등이 이미 분양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지금의 최고 부촌인 강남은 1970년대 후반 공동주택 개발정책으로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신흥 주거지역으로 발전했다. 1980년대에는 상업지역과 업무지역의 기능이 시작됐다. 강남은 문화도시 기능을 추가하면서 주거중심 도시에서 자족적 도시로 완성된 것. 한국종합무역센터, 공항터미널 등 업무시설이 생기고 서초동 일대에 예술의 전당과 국립중앙도서관 등 문화시설이 생겼다.
강남의 확장 차원에서 만들어진 분당과 판교신도시도 마찬가지다. 분당신도시는 1992년 입주와 함께 본격적으로 기반시설이 갖춰지면서 강남 부유층들이 분당으로 이동하였다. 분당신도시가 건설되면서 서울에 본부를 두었던 각종 공기업들(한국토지공사, 한국통신, 한국가스공사, 대한주택공사 등)이 분당으로 이전했다. 2001년에는 분당신도시 역세권 약 267만㎡가 벤처기업 육성촉진지구로 지정되었다.
저밀도의 고급형 주택단지로 꼽히는 판교신도시.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춘 전원형 신도시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당초 취지가 대부분 반영되어 신흥 부유층들의 판교로의 이동이 많았다. 2009년부터 3만여 가구가 공급된 판교신도시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분양가 대비 2억~3억원의 시세 차익이 형성되는 등 신흥 부촌으로 자리매김했다. 판교신도시가 특히 주목 받는 이유는 주변과 연계한 자족성을 확장시킨 바로 판교테크노밸리 때문이다. 판교테크노밸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등 같은 굵직한 게임회사와 IT회사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로 인해 판교테크노밸리에는 634개 기업에 3만8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성동구는 서울숲 조성된 이후 강북권의 부촌으로 떠올랐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삼성동 아이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가 서울숲 인근에 위치해 있다. 성수동은 불과 3~4년 전만 해도 저층 노후화된 소규모 상가와 아파트형 공장들만 즐비했다. 하지만 서울숲이 조성된 이후 주거환경이 쾌적해지고, 2010년 성수동2가 일대 53만9406㎡가 ‘성수IT산업개발진흥지구’로 지정된 게 신호탄이 되면서 강북권의 최대 벤처밸리로 태어나 기업들의 이동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