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歸村), 촌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오는 것. 보통은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지방으로 이주하는 현상을 ‘귀촌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지역에 살지 않고도 귀촌한 것처럼 그 지역에 참여하는 새로운 인구가 나타났다.
지역과 마음이 이어지든,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누군가와 마음이 이어지든, 관계인구는 그렇게 지역의 무엇과 엮인다. 열렬한 응원이든, 묵묵한 응원이든 지역에 관심을 갖다가 물들듯이 자연스럽게 지역에 정착하게 된다. 그들은 또다시 지역의 느슨한 연결자가 된다.
1. 서동민 가가책방 대표
‘언젠가 책방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채, 여느 직장인처럼 서울에서 책을 추천해주는 회사에 다니던 서동민 대표. 독서 모임으로 알고 지내던 권오상 대표가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는 소식에 공주에 내려왔다가 이곳에 책방을 열게 됐다. 6개월 동안 공주 이곳저곳을 돌아보다 2019년 6월 무인 책방 ‘가가책방’을 열었다. 동네 곳곳에 버려진 재료들을 모아 손수 책방을 꾸몄다. 젊은 청년이 무언가를 뚝딱거리자 옆집 무궁화회관 사장님은 ‘밥은 먹고 있느냐’며 식사를 챙겨주기도 했다. 동네 어르신들은 오며 가며 ‘동네 어디에 가면 물건이 있다’고 알려줬다. 알음알음 가가책방을 찾은 사람들은 ‘나만의 비밀 공간이 생긴 기분’이라며 ‘부디 오랫동안 운영해달라’고 편지를 남겼다. 책방을 운영하며 동네 가이드 일을 하던 서 대표는 2021년 2월 ‘마을스테이’의 안내소 역할을 하는 ‘가가상점’을 두 번째로 열었다. 그의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그를 통해 공주와 연결된다.
2. 천재박·김현정 부부
천재박 대표는 ‘쌈지농부’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7년을 일했다. 아내 김현정 대표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 브랜드 제품 기획 일을 오래 했다. 천 대표는 2018년 ‘농부가 우리 사회의 공유 자산’이라는 의미를 담은 ‘어프로젝트’라는 회사를 차렸고, 농업회사법인 ‘어콜렉티브 그레인’을 세워 우리나라의 장을 연구하는 일을 해왔다. 공주가 고향이었던 김 대표는 2018년 아버지 생신 잔치할 곳을 찾다가 봉황재를 우연히 알게 됐고, 원도심에서 하루를 묵었다. 오래된 역사를 담고 있는 원도심에 반해 2020년 봄, 집을 보지도 않고 매물로 나온 한옥집을 매입해 U턴했다. 이곳에서 부부는 우리 곡물이 가진 가능성을 탐구하는 카페 ‘곡물집’과 ‘곡물 연구소’를 운영한다. 한 편에는 ‘데시그램북스’라는 책방도 있다. 김 대표의 친구가 운영하는 문학 전문 서점이다. 두 사람은 곡물과 문학이 가진 느슨한 연결 지점을 가지고 ‘식경험디자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3. 김광호 마을건축가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건축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유학을 떠났던 김광호 마을건축가. 프랑스에서 18년 정도 살다가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서울에서 삼성 계열사의 건축소장으로 일하던 때 ‘전국이 나의 현장이라면 꼭 서울에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공주, 부여 등 여러 도시를 둘러보았는데, 도시와 교통이 잘 연결되어 있으면서 1500년이 넘는 역사가 서린 공주가 살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0세로 접어들면서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며 살아도 짧다’며 삶의 방향을 정리했다. 공주에 살 곳을 알아보다가 100년 역사를 가진 노인회관을 매입했는데, 막상 집으로 사용하려니 마땅치 않았다. 그러다 권오상 퍼즐랩 대표를 알게 됐고, 이들이 마을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듣게 됐다. 그들의 가치관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김 건축가는 노인회관을 10년 동안 무상 임대해주었다. 지역사회에 내려와 기반을 잡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편하려면 내 주위가 편해야 한다’는 프랑스 친구들의 말을 전하며, 지역사회가 잘되어야 나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ㆍ김광호 마을건축가 인터뷰
Q 귀촌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나?
A 아파트는 제외했다. 그러니 신도시는 당연히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긴 세월 동안 주거지로 검증된 지역을 찾았다. 몇십 세대에 걸쳐 사람이 늘 살던 곳들이다. 집은 오래됐겠지만, 고쳐 살면 되니까. 공주는 역사에 나온 것만 해도 천 년이 넘어가니 딱 좋았다. 공주에서 현재 사람이 더 많이 사는 곳은 북쪽 신도시인데, 과거 수도였던 웅진이라는 곳은 공산성을 끼고 있는 공주 원도심이다. 사실 전원의 조건을 다 갖춘 집이라면, 도심 한복판에서 도시의 편리함도 누리고 전원도 즐기는 게 가장 좋다. 심야에 슬리퍼 신고 편의점에 갈 수 있다는 게 도시의 좋은 점 아닌가.(웃음) 공주나 부여 규모의 지역이라면 전원의 맛도 있으면서 도시가 주는 혜택도 누릴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생활권이 수도권에도 있으니, 교통이 가장 편한 공주를 택했다.
Q 귀촌을 한 이유가 궁금하다.
A 건축은 문화예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프랑스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 철저히 수도에 모든 게 집중되어 있다. 그러니 서울을 떠나면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집 앞에 미술관이 있는 곳에서 가질 수 있는 무형의 어떤 권리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내 나이 60이 되면서 삶의 방향을 정리한 게 있다. 앞으로 길어야 20년 아니겠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며 살아도 시간 짧겠더라. 아마 젊었으면 쉽게 서울을 떠나지는 못했겠지.(웃음) 나이가 들고 한 분야의 일을 오래 하면 모든 걸 쫓아다니지 않아도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방향성도 많이 좁혀질 테고. 그렇다면 서울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Q 지역에서 마을을 만들어가는 청년들에게 무상임대를 해주었다고 하던데..
A 내가 살 집을 찾다가 노인회관을 소개 받았다. 이 건물을 잘 고쳐봐야겠다 했는데, 막상 내가 원했던 집의 구조가 아니었다. 그런데 집이라는 게 쉽게 사고 팔고 하기가 어렵지 않나. 그러다가 퍼즐랩에 권오상 대표를 알게 됐는데, 이들이 원하는 공간으로 노인회관이 적합했다. 어차피 나는 쓰지 않을 공간이니 그들이 필요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나도 그 안에서 무언가 해보고자 했다. 지역사회에 내려와 기반을 잡고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친구들의 좌충우돌하는 시간이 잘 적립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유럽은 복지 제도가 잘 되어있는데 열심히 일하고 떼어가는 세금을 보면 그들도 허탈해 할 때가 있다. 그런데 "내가 편하려면 내 주위가 편해야 한다."고 하더라. 내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가 편해야 나도 행복하다.
Q 새로운 지역에 녹아드는 게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먼저 귀촌한 사람으로서 팁을 준다면?
A 조급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이가 들어 새로운 것에 적응하려다 보면 마음이 급해진다. 우린 시간이 없지 않나.(웃음) 건축과 비슷하다. 특히 지방에 정착해 활동할 때는 거기에 맞는 정도의 건축, '적정 건축'이라고 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설계다. 한정된 예산으로 어디까지 고치고 어떻게 손을 대야 할까 고민하는 거다. 너무 지나치게 다가가고 가까워지는 것 보다, 어떤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관계를 잘 유지해 나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2021년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는 3640만 명이다. 이 중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는 절반이 넘는다. 보통 후기고령자는 당뇨, 혈압 등과 같은 만성질환을 상당수 갖고 있다. 의사의 대면 진료가 꼭 필요하지 않은 이유다. 게다가 정기적으로 의사의 처방으로 약을 받아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대가 되면서 온라인 진료의 보편화에 속도가 붙었다. 특히, 일본 내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라인(LINE)을 통해 원격 진료가 점차 확산하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는 온라인 원격 진료를 위해 본격적으로 정책 등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고령자 서비스 접목하는 라인
우리나라에 카카오톡이 있다면, 일본에는 라인이 있다. 라인의 일본 내 월간 이용자 수는 2021년 6월 기준 8900만 명이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일본에는 문자메시지 서비스가 없었다. 같은 해 6월 온라인 메신저 라인이 출시됐을 때 뜨거운 인기를 얻은 이유다. 그렇게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라인은 고령자 서비스를 접목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카카오톡 영상통화로 가족의 안부를 묻는 것처럼 일본에서는 라인을 이용해 혼자 있는 고령 가족의 안부를 묻는다. 그래서 일본의 노인복지관이나 노인 관련 시설에서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라인 사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라인을 사용하자 고령자 관련 기관들도 라인을 활용하고 있다. 기관에서 카카오톡에 ‘채널’로 등록해 친구를 맺고 정보를 전하는 것처럼, 일본의 기관들도 라인을 활용한다.
이를테면 헤키난시(碧南市)에서는 치매 환자가 행방불명 됐을 때 헤키난시 공식 계정과 친구를 맺은 이용자에게 사람을 찾는다는 메시지를 발송한다. 이를 통해 조금 더 빠르게 치매 고령자를 찾는 것.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은 헤키난시 공식 계정과 친구를 맺고, 양식에 맞춰 누구를 찾고 있는지를 보내면, 헤키난시 공식 채널에서 메시지를 보내준다.
라인은 라인페이 서비스와 연결해 후기고령자 의료보험료 납부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은행 등을 방문해 보험료를 내기 어려운 고령자, 은행과 같은 기관이 먼 지역에 사는 고령자에게는 무척 편리한 기능이다.
코로나 이후에는 ‘라인닥터’를 통해 원격진료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진찰부터 약 처방, 결제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라인의 온라인 진료 서비스 ‘라인닥터’
‘라인닥터’는 라인과 종합의료서비스 플랫폼 M3가 공동출자해 만든 ‘라인헬스케어’의 온라인 진료 서비스다. 라인 앱을 통해 진료 예약, 무료 영상 통화 진찰,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다. 라인헬스케어에는 의사 29만여 명, 약사 19만여 명의 회원이 있다.
2019년 12월에는 문자 채팅 상담을 통해 의사에게 온라인 건강 상담 서비스를 받거나, 라인 영상 통화로 진찰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누적 상담 수는 30만 건을 넘는다.
이후 2020년 12월에는 ‘라인닥터’를 통해 도쿄 수도권에서부터 온라인 진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라인은 앱을 이용할 의료기관들이 부담 없이 진입할 수 있도록 서비스 설계를 단순화했다. 병원에서 환자에게 앱 서비스를 설명할 수 있도록 ‘스타터 키트’도 제공한다.
라인헬스케어에 따르면 지난 2월 월간 진료 건수는 지난해 2월 대비 20배 늘었다. 또 비대면 진료로 초진을 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용자는 30대 36%, 40대 31%, 50대 13%로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하고 있다.
초진 환자가 늘어난 건 일본 정부가 올해부터 ‘초진 환자의 온라인 원격 진료’를 전면 허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라인닥터’는 2021 굿디자인어워드에서 ▲오진 및 증상 놓치는 경우에 대한 우려 경감 ▲의사와 환자의 시스템 도입 및 이용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한 서비스 디자인으로 수상하기도 했다. 온라인 진료 결과와 필요에 따라 대면 진료로 전환할 수 있고, 라인 앱을 통해 예약부터 진찰, 처방전 발행까지 연결했다는 점에서 뛰어난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자처방전으로 의약 일원화
코로나19 이후 원격진료가 자리를 잡아가자 일본 정부는 본격적으로 온라인 진료 규제를 풀고 있다. 2020년 4월 비상조치를 발표하면서 거의 모든 병에 관해 온라인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했고, 한시적으로 초진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면서 보험수가도 적용했다. 또 처방 약도 우편을 통해 최대 7일분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이 조치로 인해 온라인 진료 수요가 꽤 많다는 걸 경험한 일본 정부는 올해 ‘온라인 진료의 항구화를 위한 기본 방향’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온라인 진료를 위한 초석 다지기에 나섰다.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초진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가하기로 한 것.
온라인 진료 규제 완화와 더불어 전자처방전을 통한 의약 일원화도 추진한다. 일본은 2019년 기준 99.9%의 처방전이 전자화되어 있었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진료·처방 건수가 많아지자 정부는 전자처방전의 범용화 정책을 추진한다.
전자처방전 범용화 정책이란, 의료기관이 전자처방전 관리 서비스 운영 주체의 서버에 처방 정보를 등록하면, 약국은 같은 서버를 이용해 처방 정보를 확인하고 약을 지은 뒤 조제 정보를 다시 같은 서버에 등록한다. 이렇게 하면 약력 관리를 일원화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2023년 여름까지 만들 계획인데, 서버 운영 주체는 사회보험 진료보수 지불기금이나 국민건강보험중앙회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전자처방전에는 공적 전자서명인 보건의료분야 공개열쇠 기반의 전자서명을 권장하고 있다. 전자화된 의료 정보를 안전하게 교환하기 위함이다.
정부가 온라인 진료를 전면 허가하자 온라인 약국 서비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라인으로 약사와 상담할 수 있는 온라인 약국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YOJO’ 가입자 수는 코로나 발생 이후 20배 늘었다. 회원은 16만 명에 이른다. 일본에서는 일반의약품 제1류(진통제 등)의 경우 온라인에서 약사의 지도를 받으면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다. 성별, 나이, 증상, 부작용 이력 등을 웹사이트에 적으면, 약사가 이메일이나 전화로 약의 주의사항을 설명한다. 이후 스마트 락커에서 의약품을 픽업하거나 우편으로 받을 수 있다.
이에 드러그스토어(의사의 처방 없이 판매 가능한 의약품 중심으로 판매하는 매장)와 지하철이 협업해 의약품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 락커’ 서비스도 나왔다.
스마트 락커는 24시간 무인 보관함이다. 제품을 주문한 후 QR코드를 받아 보관함에 대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오사카 메트로는 올해 3월 1일부터 드러그스토어 체인점인 코코카라파인(cocokarafine) 그룹과 협업해 해당 매장에서 조제된 의약품을 역사에 설치된 스마트 락커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기점으로 향후 의약품 수령 거점으로 지하철 역사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반의약품의 온라인 판매나 스마트 락커 시스템은 아직은 규모가 작은 시장이지만 앞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고령 인구는 늘고 총인구는 줄어드는 시대다. 일본 인구의 70%가 사용하는 라인과 의료 관련 서비스, 개호 서비스, 의약 서비스 등이 체인처럼 연결된다면, 일본의 고령자들은 조금 더 편리하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본격 온라인 진료를 허가하기 시작한 정부 정책에 힘입어, 라인의 의료 관련 서비스가 어디까지 연결될 수 있을지가 기대된다.
1세대 1주택자인 고령자거나 장기보유자라면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납부를 유예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납부 유예 대상자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만 60세 이상이거나 5년 이상 주택 보유자라면 종부세를 처분할 때까지 납부 유예할 수 있다. 또한 주택분 종부세 세율이 인하되고, 다주택자 중과제도도 폐지된다.
지난 3월 정부는 소득이 없거나 적은 고령층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다. 그런데 개정안에서는 고령층뿐 아니라 5년 이상 주택을 장기 보유한 사람의 종부세 부담도 낮춘다는 취지를 담았다.
만 60세 이상이거나 5년 이상 주택 보유자이면서 총급여 7000만 원 이하이거나 종합소득금액 6000만 원 이하라면 납부 유예를 할 수 있다. 또한 종부세액이 100만 원 초과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공제율은 ▲60세 이상~65세 미만은 20% ▲65세 이상~70세 미만은 30% ▲70세 이상은 40%다. 장기보유 공제는 ▲5년 이상~10년 미만은 20% ▲10년 이상~15년 미만은 40% ▲15년 이상은 50%다.
고령자이면서 장기보유자면 최대 80%까지만 공제받을 수 있다.
납부 유예 대상자가 되면, 주택을 팔거나 상속·증여할 때까지 종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내야 할 종부세만큼을 정부에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자도 붙는다. 종부세 납부 기한인 매년 12월 15일 이후부터 종부세를 낼 때까지 기간을 계산해 연 1.2%의 국세환급가산금을 내야 한다.
중도에 조건을 맞추지 못하면 납부 유예는 취소된다.
일각에서는 추후 개정법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고령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종부세액이 100만 원 넘게 나오려면 30억 원이 넘는 주택이어야 가능하지 않느냐는 분석도 나와 고소득자에게만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납부 유예를 신청하려면 납부기한 종료일인 매년 12월 15일 3일 전까지 관할지역 세무서에 신청해야 한다.
앞으로는 주택 수와 상관없이 종부세가 부과된다. 현행 종부세법은 2주택 이하 보유자에 대해 0.6%~3%의 세율을, 3주택 이상 보유자(조정대상 지역은 2주택자 포함)에 대해서는 1.2~6%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법인이라면 2주택 이하는 3%, 3주택 이상은 6%의 단일 세율이 적용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주택 수와 상관없이 과표 3억 원 이하는 0.5%, 3억 원~6억 원은 0.7%, 6억 원~12억 원은 1%, 12억 원~25억 원은 1.3%, 25억 원~50억 원은 1.5%, 50억 원 초과 94억 원 이하는 2%, 94억 원 초과는 2.7%의 종부세율을 적용한다. 법인도 주택 수와 상관없이 2.7%를 적용한다.
기본 공제금액도 높아진다. 현행에서는 6억 원을 기본으로 공제하고,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추가 5억 원을 공제해 총 11억 원까지 공제됐는데, 개정안에는 9억 원을 기본으로 공제하고 1세대 1주택자는 3억 원을 추가로 공제해 최대 12억 원까지 공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1세대 1주택자를 판정할 때는 일시적 2주택과 지방 저가주택은 제외된다. 일시적 2주택은 1세대 1주택자가 보유주택을 팔기 전 새로운 주택을 매입하고 2년 이내 기존 주택을 판 경우에 해당한다.
상속 주택이라면 1주택자가 상속을 받은 날로부터 5년이 넘지 않아야 한다.
지방 저가주택은 공시가격 3억 원 이하이면서 수도권, 광역시, 특별자치시가 아닌 지역에 위치해야 한다. 다만 광역시에 속하더라고 군이나 읍·면 지역에 있다면 주택 수에서 제외될 수 있다.
만약 본인이 이에 해당한다면 오는 9월 16일부터 30일까지 관할지역 세무서장에게 1세대 1주택자로 판정해줄 것을 별도 신청해야 한다.
새 정부가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정비사업과 부동산 규제 완화를 약속하면서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선 성공으로 서울시 역시 도시정비 규제 완화에 박차가 가해질 전망이다.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떠오르는 입주권의 양도세 절세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재개발·재건축 공사 중인 주택의 입주권에 대한 양도세를 계산할 때는 ‘관리처분계획 인가일’을 알아둬야 한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란 시행사가 분양 신청 기간이 끝나면 기존 건물을 철거하기 전에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시장이나 군수의 인가를 받는 일이다.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전에는 기존 주택으로, 이후는 주택이 아닌 조합원의 입주권으로 인정한다. 공사가 끝난 후 새로운 아파트가 완공되면 입주권은 주택이 된다.
따라서 재개발·재건축 주택을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전에 판다면 그냥 주택을 파는 것이므로 양도세는 일반 규정에 따른다.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이후에 판다면 입주권을 파는 것이므로 입주권에 대한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
입주권 양도에 대한 규정
‘조합원 입주권’은 재개발 또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종전 부동산의 소유자가 신축 주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당초 주택이었던 게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로 바뀐 것.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재건축사업 또는 재개발사업,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소규모재건축사업을 시행하는 정비조합의 조합원으로서 취득한 것에 한정한다. 이때 양도일 현재 입주권 1세대가 입주권을 판다면 비과세를 받을 수 있을까?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현재 2년 이상 보유(2017년 8월 3일 조정대상지역 내 취득 시 2년 거주 포함)로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췄다면, 입주권인 상태에서 팔더라도 1주택 1과세를 받을 수 있다. 단, 양도가액이 12억 원을 초과하면 초과분에 대해서는 과세된다.
입주권 외에도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그 주택을 취득한 날부터 3년 이내에 입주권을 팔아야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가 적용된다. 이때에도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현재 입주권이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춰야 하는 건 동일하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에 있는 입주권을 팔아도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고 기본세율로 과세된다. 다만 이는 주택과 입주권 모두 2년 이상 보유한 경우에만 해당한다.
입주권 양도세 계산법
입주권 양도세는 기존 주택의 양도소득과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 부분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전자는 취득일부터 관리처분계획 인가일까지의 기간에 대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해주지만, 후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해주지 않는다.
또한 입주권을 팔면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지만, 아파트를 팔면 입주권을 포함해 1세대 2주택자로 중과된다. 입주권은 주택 수에 포함되므로, 2주택자에 해당돼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재건축사업 또는 재개발사업, 소규모재건축사업의 시행 기간 중 거주를 위해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또는 주택을 보유한 지 1년이 지나 입주권을 취득한 경우로서 입주권을 취득한 날로부터 3년 이내 주택을 파는 등 일시적인 경우에는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원조합원(권리처분계획 인가일 이전에 입주권을 취득한 사람)으로부터 입주권을 얻은 경우는 어떨까. 위처럼 권리처분계획 인가일 후에 입주권을 취득한 사람을 승계조합원이라고 하는데, 이때는 양도일 현재 입주권 1개만 갖고 있더라도 1세대 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없다.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양도세가 과세되며, 입주권을 단기간 보유하다 팔면 최대 70%의 중과세율이 적용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TIP] 재건축 동안 산 거주용 주택, 비과세 될까?
공사 기간이 최소 3년은 될 것 같아 대체주택을 한 채 사서 거주하려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나중에 이 집을 팔면 2주택자로 양도세가 중과될까?
세법에서는 1주택자가 재개발사업, 재건축사업 또는 소규모재건축사업의 시행 기간 동안 거주하기 위해 다른 주택(대체주택)을 취득한 경우, 대체주택을 팔 때 1세대 1주택으로 보아 양도세 비과세를 해준다. 대체주택은 보유 및 거주 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데, 대신 다음의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1 재개발사업, 재건축사업 또는 소규모재건축사업의 사업시 행인가일 이후 대체주택을 취득해 1년 이상 거주할 것
2 재개발·재건축 주택이 완공된 후 2년 이내에 그 주택으로 세대 전원이 이사(취학, 근무상의 형편, 질병의 요양 등 부득이한 사유 시 제외)하여 1년 이상 계속 거주할 것
3 재개발·재건축 주택이 완공되기 전, 또는 완공된 후 2년 이내에 대체주택을 양도할 것
롯데건설이 마곡지구에 조성하는 시니어타운에 시니어 맞춤 서비스를 적용하기 위해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롯데건설은 이번 ‘초고령 사회 주거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시니어타운 비즈니스모델 개발 업무협약’을 통해 차별화된 시니어 서비스를 개발, 서울 마곡지구에 공급하는 ‘VL르웨스트’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VL르웨스트’는 부산시 기장군에 조성되는 ‘VL오시리아’에 이은 두 번째 롯데그룹의 시니어타운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CP3-1블록에 들어설 ‘VL르웨스트’는 지하 6층~지상 15층 4개 동, 810가구(전용면적 51~145㎡) 규모로 건립된다. 만 60세 이상을 위한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다.
VL(Vitality & Liberty, 이하 브이엘)은 롯데호텔이 선보이는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다. 자녀와의 동거 대신 개인 생활을 선택하는 액티브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서비스들을 집약했다.
우선 24시간 응대 가능한 컨시어지, 주 2회 제공되는 하우스키핑, 기사 동행 렌터카 서비스 등 롯데호텔의 노하우를 담은 호텔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지 인근 대형 의료기관과 연계해 전문 의료진의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와 호텔 셰프가 관리하는 맞춤형 건강 식단도 선보인다.
롯데JTB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요트 투어와 같은 롯데그룹 계열사와 연계한 문화 서비스는 물론, 국내 최초 반려견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펫 프렌들리’ 정책도 펼친다.
이런 롯데호텔의 서비스와 함께 건물에도 시니어 맞춤형 설계들이 적용될 예정이다.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센터는 고령 국가에 진입한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선진 사례와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트렌드 연구를 통해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출간한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는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VL르웨스트에 롯데건설만의 시니어 특화 설계와 VL만의 특화 서비스인 호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번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되는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해 시니어 레지던스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수도권 내 역세권 지역과 광역시 복합단지 중심의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운영사업은 롯데그룹의 신사업이다. 롯데호텔 안세진 대표이사는 브이엘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국내 실버산업은 불과 10여 년 만에 100조 원대 시장으로 급성장했지만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라 평가하며 “브이엘은 롯데호텔이 여가 산업에서 축적한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에이지 프렌들리 시대의 강력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힌 바 있다.
지역을 온전히 느끼며 소소한 일상을 만끽하는 여행, 한달살기가 인기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한달살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 활성화를 유도하고, 숙박업체는 장기 임대 상품을 선보인다. 한달살기를 하고 싶은 중장년이라면 이번 기사를 참고해 계획을 세우고, 당장 떠나보자.
중장년 10명 중 8명은 ‘장기간 살아보는 여행’을 하고 싶어 한다. 한달살기는 중장년의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 중 하나지만, 막상 떠나려니 어디에서, 어느 정도의 비용으로,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이들이 많다. 자유롭게 떠나도 되지만, 가이드와 함께하는 여행이 익숙한 중장년이라면 프로그램으로 첫 한달살기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지원해 활동비를 받으며 한 달을 보낼 수도 있고, ‘작가로 한달살기’처럼 테마가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호텔에서 한달살기도 하나의 방법이 됐다. 조금 더 알찬 한달살기를 위해 입문이 되어줄 프로그램, 숙소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 한달살기 꿀팁이 가득한 도서까지 참고가 될 내용을 소개한다.
◆한달살기가 처음이라면
많은 중장년이 오래 머무르고 싶어 하는 곳은 제주다. 하지만 제주 외에도 한달살기에 적합한 다양한 도시들이 있다. 어느 도시가 좋을지 모르겠다면, 한달살기를 지원해주는 각 지자체 프로그램을 참고해보자. ‘남도에서 한 달 여행하기’, ‘경남에서 한 달 여행하기’ 등이 대표적이다. 예산을 지원하다 보니 조건이 까다로울 수 있지만, 기회와 혜택을 생각하면 도전해볼 만하다. 각 지자체는 지역의 특색을 담은 명소나 특산품 혹은 농장 체험 등의 다양한 여행을 제안하는데, 만약 프로그램 신청이 어렵다면 지자체의 추천을 참고해 자유 일정을 계획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 달이 너무 길게 느껴진다면 3박 4일이나 일주일부터 시작해도 된다. 지자체별로 지원하는 예산 범위와 신청 조건, 신청 시기가 다르므로 미리 알아두면 좋다. 예산 지원은 사전 지급이 아닌 사후 정산이라는 점 참고하자.
◆마을과 깊게 교류하는 한달살기
지역 주민들과 교감하고 머무르는 지역에 깊이 녹아들고 싶다면 ‘마을 호텔’ 형태의 도시에서 한달살기를 해보자. 한 건물에 라운지, 숙박, 헬스, 식사 등의 서비스가 모여 있는 호텔과 달리, 마을호텔은 마을 전체가 하나의 호텔 기능을 한다. 마을 입구의 카페가 안내데스크 역할을 하고, 마을의 맛집이 다이닝 역할을, 곳곳의 공방 등이 체험 서비스 역할을 한다. 그러니 마을 전체가 곧 즐길 거리다.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건 덤이다. 관광형 한달살기가 아니라, 살아가는 한달살기를 찐하게 경험하고 싶다면 마을호텔은 어떨까.
ㆍ공주 마을스테이 ‘제민천’ 공주 제민천은 주민들이 유기적으로 마을호텔을 구성하고 있다. 한옥스테이 ‘봉황재’에서 시작하는 마을호텔의 프런트는 ‘가가상점’이 담당하고, 커뮤니티이자 로비 역할은 ‘반죽동247’ 카페가 하고 있다. 봉황재 외에도 ‘공주하숙마을’ 등의 고즈넉한 한옥스테이가 곳곳에 위치하며, 제민천을 중심으로 마을 곳곳에 먹거리와 볼거리가 숨어 있다.
ㆍ강원도 정선 ‘마을호텔 18번가’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마을호텔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고한읍의 낙후된 폐광촌에 고한18리 주민들이 힘을 모아 조성했다. 빈집을 리모델링한 숙소에 머무르면 마을식당, 카페, 사진관, 이발관 등에서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마을회관은 로비 역할을 한다. 마을을 둘러보다 쉬어가도 좋고, 어르신에게 볼거리를 물어봐도 좋다.
ㆍ군산 ‘후즈데어’ 군산 영화동에서는 ‘영화장’이라는 오래된 목욕탕과 여관이 게스트하우스로 재탄생 한 ‘후즈데어’에서 마을호텔이 시작된다. 프런트 역할은 영화타운에 있는 미국 음식점 ‘럭키마케트’가 담당한다. 스페인 레스토랑 ‘돈키호테’, LP바 ‘해무’, 청주바 ‘수복’ 등이 모여 있는 영화타운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유명한 군산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ㆍ서울 ‘서촌유희’ ‘서촌유희’는 오래된 한옥과 옛길의 흔적이 골목 곳곳에 녹아 있는 동네의 개성 넘치는 가게들을 연결하고, 걷기 좋은 골목과 장소를 제안한다. 서촌유희의 한옥 숙소는 휴식을 취하며 나를 돌아보기 좋은 곳이다.
〈책으로 미리 챙기는 한달살기 ‘꿀팁’〉
1_여행 말고 한달살기
저자 김은덕, 백종민 출판 어떤책
한달살기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가이드북. 장기 여행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꿀팁이 가득하다. 특히 해외에서 한달살기를 해보고 싶다면 상황별·계절별 추천 도시들을 보고 나에게 맞는 나라를 찾아보자.
2_60대 부부의 피렌체와 토스카나, 그리고 남부 이탈리아 소도시 한 달 살기
저자 김영화 출판 바른북스
한 도시에 머무르며 주변 소도시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자유로운 여행자에게 어울리는 책. 대중교통을 이용해 유럽을 둘러볼 방법을 소개한다.
3_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
저자 배지영 출판 시공사
일하며 한달살기, 은퇴 후 한달살기, 반려동물과 한달살기 등 나의 상황에 맞는 계획을 세우기 좋은 책. 국내에서 한달살기를 했던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떠나고 싶어진다.
◆호텔에서 한달살기
‘호텔에서 보내는 바캉스’라는 의미의 ‘호캉스’가 유행하더니 ‘한달살이’ 상품도 등장했다. 깔끔한 공간과 다양한 부대 서비스로 중장년에게 인기가 많다. 즐길거리가 많은 도심에서 일상을 만들어가는 한달살기를 하고 싶다면 호텔에서 머물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격은 천차만별. 롯데호텔이 내놓은 ‘한 번쯤 꿈꾸는 호텔에서의 삶’을 주제로 한 시그니엘 서울 한달살기는 1000만 원이 넘는다. 신라스테이, 포포인츠바이쉐라톤, 롯데시티호텔 등은 100만~200만 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호텔별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르니 취향에 맞게 골라보자.
◆주제가 있는 한달살기
하나의 주제를 정해 한달살기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만 19세 이상 60세 이하인 작가들의 한달살기를 지원하는 ‘묵호등대마을 논골담길 한달살기’, 제주 시골집에서 보내는 어른의 방학 콘셉트의 ‘제주맥주 한달살기’, 다른 지역에서 원격 근무를 하며 살아보는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함께하는 ‘강원도관광재단 워케이션’, ‘제주 세화리 질그랭이 워케이션’ 등이 있다.
〈쉼이 되는 공간, 숙소 찾는 플랫폼〉
한달살기에서 중요한 건 머무르는 공간이자 생활을 하는 숙소다. 장기 숙박 상품을 모아둔 플랫폼에서 살고 싶은 숙소를 찾아보자.
ㆍ미스터멘션 ‘쉼’을 제안하는 장기 숙박 플랫폼. 한달살기, 보름살기, 일주일살기에 맞춰 전국의 숙소를 볼 수 있다. 추천 숙소, 호텔, 프라이빗한 곳,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곳 등 다양한 테마가 다양하다. 개인이 숙소를 예약했다가 일어날 수 있는 ‘이중 계약’, ‘당일 입실 거부’ 등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 100만 원까지 숙소 비용을 보장하는 안전거래제도가 있다.
ㆍ호텔에삶 한달살기를 할 수 있는 호텔만 모았다. 저렴한 3성급부터 5성급 프리미엄까지 서울, 수도권, 경상, 제주에 있는 호텔 숙박 정보가 있다. 호텔을 예약하기 전 미리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 매월 할인 프로모션도 있으니 원하는 도시의 호텔 가격을 비교해보고 합리적인 호텔 라이프를 즐겨보자.
ㆍ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는 숙박 공유 서비스다. 전문 숙박업체가 아니라 개인이 제공하는 빈집을 빌리는 개념이기 때문에 공간 상태도 천차만별이고 숙박업체와 같은 서비스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대신 저렴한 숙소를 구할 수 있다. 장기 숙박이라면 할인 제안도 해볼 수 있다. 특히 해외는 에어비앤비가 활성화되어 있어 잘 둘러보면 좋은 집을 구할 수 있다. 숙소 선택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슈퍼호스트’가 제공하는 숙소 위주로 보고, 해당 숙소의 후기와 별점을 참고하는 게 좋다.
장례를 준비하는 유족이라면 의례나 절차 등에 관한 궁금증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장례 비용이 얼마나 들지에 대해 제일 궁금해합니다. 대략의 비용이라도 알고 있어야 비용 마련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호부터 세 번에 걸쳐 장례 비용의 구성과 대략적인 비용이 어느 정도 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15년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우리나라 평균 장례 비용은 1380만 원입니다. 3일이면 끝나는 장례 절차에서 과연 어디에 이 많은 비용이 드는 걸까요?
장례를 치르면서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을 구분해보면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장례식장과 상조회사, 그리고 장지 부분인데요. 이번 호에서는 첫 번째로 장례식장의 비용 구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세 영역 중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곳이 장례식장인데요. 임대 비용과 음식 비용, 기타 비용으로 나뉩니다. 기타 비용은 청소료, 관리비 등으로 큰 비용이 아니기 때문에 아래에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임대 비용은 고인을 모시는 안치료, 분향실과 접객실 사용료, 입관실 사용료 등인데, 이는 장례식장에 따라 상당한 금액 차이가 있습니다. 지방에서는 분향실과 접객실 사용료를 받지 않는 장례식장이 상당수 있는 반면, 수도권 대학병원 중에는 하루 사용요금이 500만 원이 넘는 장례식장도 있습니다. 안치료는 1일 사용료가 10만 원 이내이고, 입관실 사용료는 염습 시 1회 사용하는 비용으로 20만~40만 원입니다.
장례식장 표준약관에 의하면 임대료의 산정 기준은 입실을 기준으로 12시간 이내는 시간당 비용으로, 12시간이 넘어갈 경우는 24시간 비용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보통 3일장을 진행할 경우 48시간 비용만 지불하면 되는 겁니다. 대부분 표준약관에 의해 비용을 받지만 간혹 3일장이니 3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장례식장이 있을 수 있으므로 계약 시 꼼꼼하게 조항을 따져봐야 합니다.
음식 비용에는 유족과 조문객들에게 대접하는 식사와 제사음식 등이 있습니다. 평균 식사 비용은 대부분의 장례식장에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지역에 따라 홍어회나 문어숙회 등을 사용하는 장례식장에서 음식 비용이 더 많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장례식장에 음식 비용이 대략 얼마 정도인지 문의하면 대부분 조문객 1명당 2만 원에서 2만 5000원 정도 생각하면 된다고 답변해줍니다. 장례식장에서 식사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이 금액이 얼마나 비싼 금액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사상을 차리는 경우 제사음식 비용이 발생하는데, 처음 빈소를 차릴 때 기본 제물, 입관 후 성복제, 상식과 발인제로 여러 번 제물을 바꿔 올립니다. 제물을 다 갖춰서 주문할 경우 총 비용이 100만 원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 상에 간단한 상식 제물을 추가해 성복제나 발인제를 올리는 경우에는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장례식장은 임대사업자인데 수도권의 일부 대형 장례식장을 제외하고는 임대보다 음식으로 수익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조문객도 많이 줄고 음식을 소비하는 비율도 줄다 보니 장례식장들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장례식장에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호에는 상조회사 영역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세컨드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타인과의 접촉 없이도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즐길 수 있어서다. 세컨드하우스에 알맞은 입지, 보유하기 전 고려해야 할 주의사항을 살펴본다.
세컨드하우스란 도시 거주자가 주말 또는 휴일에 쉬기 위해 도시 근교나 지방에 마련한, 말 그대로 ‘두 번째 집’을 가리킨다. 주로 강이나 바다, 산 등 자연과 가까운 지역에 자리 잡아 별장처럼 활용하기 때문에 자연 조망이 우수할수록 세컨드하우스 입지로 인기가 많다. 따라서 세컨드하우스를 선택할 때는 산, 강, 바다 등 주변 자연환경을 어떻게, 얼마나 접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팔방미인 세컨드하우스, 보유 전 세금 살펴봐야
부동산 시장 분석업체 리얼캐스트는 “세컨드하우스를 소유하거나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은 국민소득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과거 미국, 영국 등의 국가에서는 1인당 국민소득(GNI)이 3만 달러를 돌파하는 시점에 세컨드하우스 및 전원주택 수요가 늘어났다. 2017년부터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접어든 우리나라 역시 세컨드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모양새다.
여행을 떠날 때 숙박 시설을 예약하기 위한 수고를 들이거나 숙박비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세컨드하우스의 장점이다. 초기 부담 비용이 낮고 환금성이 높아, 차후 양도할 때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해당 지역 또는 주변 지역이 개발되거나 새로운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면 세컨드하우스 가격도 덩달아 상승할 수 있어서다. 추후 주택을 시장에 내놓을 때 양도세를 웃도는 수익을 얻을 수도 있으므로, 후보지를 몇 군데 추려 꼼꼼하게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세컨드하우스가 유명 관광지 근처에 있다면 ‘연세’(임대료를 연 단위로 지불하는 형태) 등의 방식으로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다. 관광 이외에도 직장, 학업 등의 이유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이라면 공실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세컨드하우스를 얼마나 사용할 수 있을지, 사용하지 않는 기간에는 어떻게 활용할지 미리 계획을 세워두기를 추천하는 이유다.
세컨드하우스를 보유하기 전 몇 가지 따져봐야 하는 사항이 있다. 우선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주민세 등 각종 세금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구입할 때 납부해야 하는 취득세부터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주민세 등 매년 상당한 액수의 세금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세컨드하우스가 위치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인지 비조정대상지역인지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므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조정대상지역인 서울에 거주하면서 비조정대상지역에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한다면 취득세가 1~3% 발생한다. 그러나 비조정대상지역에 살면서 조정대상지역에 세컨드하우스를 구입하면 취득세율은 8%까지 올라간다.
조정대상지역 여부는 종합부동산세도 좌우한다. 비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세율은 최대 3%에 불과하나,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최대 6%까지 부담해야 한다. 또한 보유 주택의 공시지가에 따라 종부세 대상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고, 공동 명의와 부부 각각 단독 명의일 때도 계산이 달라지기 때문에 세무사를 고용해 세부 사항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양도세 절세, 농어촌주택이 해답
주택 수에 따라 증가하는 양도세율 때문에 세컨드하우스 마련을 주저하는 경우,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농어촌주택으로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하는 것. 다음 요건을 충족하는 농어촌주택은 주택 수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일반주택을 양도할 때 중과세율 적용을 피할 수 있고, 1세대 1주택 비과세 적용도 가능하다.
첫째, 농어촌주택 불가 지역이 아닌 지역의 주택이어야 한다. 농어촌주택 불가 지역으로는 △수도권 지역(연천군, 인천 옹진군 제외) △부동산거래신고법상의 토지거래허가지역 △국토계획법에 의한 도시 지역 △관광진흥법에 의한 관광단지 △조정대상지역이 있다. 단, 도시 지역 중 인구 20만 명 이하인 시는 일부 예외로 인정된다. 둘째, 일반주택과 농어촌주택이 같은 읍·면, 또는 연접한 읍·면이 아닌 곳에 있어야 특례를 받을 수 있다. 셋째, 취득 당시 주택가액(개별주택가격)과 토지가액(공시지가)의 합계액이 2억 원 이하, 한옥은 4억 원 이하여야 한다. 넷째, 농어촌주택을 최소 3년 이상 보유해야 한다. 일반주택을 먼저 양도할 때는 세컨드하우스로 농어촌주택을 취득한 지 3년이 되기 전이라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혜택을 받은 후 농어촌주택을 3년 미만으로 보유하다 양도하면 비과세를 받았던 양도세가 추징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공익 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한 협의 매수, 또는 수용의 경우나 사망으로 인한 상속, 멸실의 사유로 농어촌주택을 보유하지 못하는 경우는 예외로 인정된다.
농어촌주택 특례는 2022년 12월 31일까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주택을 구매했을 때 적용된다. 일반주택 매도 시 양도소득세 신고기한 내에 일반주택의 토지대장 및 건축물대장과 농어촌주택의 토지대장 및 건축물대장을 첨부해 과세특세신고서와 함께 제출하면 된다. 보유세와 취득세는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
[TIP] 세컨드하우스, 어떤 형태가 좋을까?
세컨드하우스로는 단독주택이 가장 수요가 많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세컨드하우스가 등장하는 추세다. 단독주택이 주를 이루던 과거와 달리, 직접 거주와 임대 둘 다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 형태의 세컨드하우스가 최근 인기다. 생활형 숙박 시설, 오피스텔, 아파트 등이 있는데, 이 중 아파트는 수요층이 다양하고 단독주택에 비해 관리가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단독주택을 마련하고 싶다면 모듈하우스를 고려해보자. 집의 기본적 형태인 기본 골조와 현관문, 욕실, 전기 배선 등을 70% 이상 공장에서 만들어오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 면에서 경제적이다.
세계가 ‘현금 없는 사회’로 한 걸음씩 더 다가가고 있다. 코로나19의 비대면 확산은 이 흐름을 더 빠르게 만들었다. 하지만, 현금 없는 사회에서는 고령층을 비롯한 금융 취약계층이 소외받을 수밖에 없다.
세계는 현금 없는 사회로
‘현금 없는 사회’는 동전이나 지폐를 사용하지 않고 신용카드나 페이 등 비현금 지급 수단을 약 90% 수준으로 사용하는 사회를 말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등장한 개념이다.
기술의 발전은 세계 많은 나라들을 현금 없는 사회로 인도하고 있다. 스웨덴은 소매업체를 중심으로 현금 결제를 거부하는 사례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현금 사용이 줄어들자 스웨덴, 영국, 뉴질랜드의 상업은행은 지점과 ATM 숫자를 줄이고 있다. 우리나라 은행들도 점포를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지만, 세 나라는 더 빠르다. 2018년 기준으로 스웨덴의 ATM 숫자는 2014년 대비 21.2% 감소했고, 영국은 11.4%, 뉴질랜드는 7.3%가 줄었다. 우리나라는 2.1% 수준이다.
현금 없는 버스와 무인 상점
우리나라도 현금 없는 사회로 가고 있다. 현금을 받지 않는 카페나 음식점이 늘고 있고, 택시에서 5만 원 권을 내면 거스름돈이 없어 당황하는 경우도 왕왕 생겼다. 젊은이들은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에 등록된 카드로 결제하는 일이 익숙해졌고, 실물 카드 없이도 모바일로 현금인출기(ATM)에서 일정 금액을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코로나 이후 늘어난 무인 상점들도 현금 결제를 할 수 없다.
최근 서울, 인천, 대전 등에서는 현금 없는 버스 노선을 시범 운영하거나 점차 늘리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노선을 18개로 확대했다. 적용되는 버스는 418대다. 인천시도 올 1월부터 현금 없는 버스를 도입했다. 경기도를 제외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현금 없는 버스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카드 사용을 잘 하지 않는 고령층은 버스를 탔다가 현금을 받지 않는다는 말에 다시 내리는 경우가 왕왕 생겼다. 이 경우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계좌이체를 하라고 안내하지만,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카드 외에는 결제 방법이 없어 결국 현금을 받는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야한다.
‘스마트 특화 매장’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롯데리아 홍대점은 무인 매장으로 주문부터 제품 수령까지 모든 과정이 비대면이다. 키오스크로 메뉴를 주문하고 픽업존에서 영수증 바코드를 인식한 뒤 음식이 나오는 곳을 ‘똑똑’ 노크하면 문이 열리며 제품이 나온다. 하지만 키오스크 이용이 어려운 중장년층, 고령층에게는 친절하지 않은 시스템이다.
매장 내에 있는 키오스크 메뉴는 복잡한 구성과 작은 글씨로 고령 친화적이지 않다. 중장년층들도 키오스크를 사용하는데 원하는 메뉴를 찾지 못해 주문을 포기하거나, 결국 직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키오스크 사용법을 배워보지만, 가게마다 키오스크 화면 구성이 달라 애를 먹는다. 키오스크가 사람을 대신하는 무인 매장은 점차 늘어가지만 중장년이나 고령층을 배려한 UI나 시스템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사용법도 어려운데 현금 사용도 할 수 없는 가게들은 고령층을 사회로부터 소외시킨다.
현금을 사용할 권리
가장 먼저 현금 없는 사회를 주도했던 스웨덴은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과 은행 계좌가 없는 저소득층·난민 등의 취약계층의 항의를 받게 됐다. 현금인출기가 없어진 소도시에서는 기차나 버스를 타고 대도시까지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스웨덴은 은행 등의 현금 사용을 의무화 하고 있다.
이에 유럽에서는 ‘현금 사용 선택권’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결제 수단을 결정할 때 소비자의 의사를 묻지 않고 무조건 현금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개념이다. 현금 없는 사회로 가면서 소외되는 노인이나 취약계층이 생기는 부작용을 겪으며 나타난 개념이다. 무조건 현금을 받지 않는 무인 상점이나 버스 등이 현금 사용 선택권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도가 현금 없는 버스 비중을 늘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령화가 높은 지역의 경우 현금 수요가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내버스의 경우 현금 사용률이 0.8% 수준이며, 2020년 기준 경기도내 시내버스 현금 이용률은 2.13%다. 하지만 고령자가 많은 동두천은 9.48%, 가평은 7.96%에 이른다
현금을 받지 않는 버스나 가게 입장에서는 현금 이용률이 1% 수준으로 낮고, 카드를 사용하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운영의 효율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1%이더라도 현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고령자나 취약계층이 있다면, 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적절한 방법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가상화폐가 나오면서 실물 화폐는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화폐가 존재하고 사용 가치가 있다면 변화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더 세심한 장치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통주란 전통적인 양조법을 계승 및 보존해 빚는 술을 말한다. 흔히 전통주 하면 막걸리를 떠올리고, 그 외의 전통주는 쉽게 접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전통주의 종류는 다양하고 즐기는 방법도 천차만별이다. 전통주 시음회, 전통주 직접 만들기 등 전통주를 재미있게 즐기는 법을 알아봤다.
전통주는 ①주류 부문의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제조한 술, ②대한민국 식품명인이 제조한 술, ③농어업 경영체 또는 생산자단체가 지역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술(지역 특산주)을 말한다. 종류로는 막걸리(탁주), 약주, 소주, 과실주, 일반 증류주, 리큐어 등이 있다.
3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1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60.3%가 최근 음용한 전통주는 막걸리였다. 모든 연령층이 막걸리를 제일 많이 마셨는데, 그중에서도 50대 남성의 68.8%, 50대 여성의 67.6%가 막걸리를 마셨다고 답했다. 50대가 마시는 전통주는 막걸리에 편중된 경향이 있다.
더불어 전통주 하면 떠오르는 것에 대해서 25~34세 여성은 ‘요즘의 주류 트렌드’, ‘정성 들여 만드는 이미지’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35~44세 남성은 예전에는 ‘저렴한 술 이미지’였다면 요새는 ‘고급 술’이라고 답했다. 즉 전통주는 트렌디하면서도 귀한 술로 평가된다고 할 수 있다.
STEP 1. 전통주와 쉽게 친해지기
맛 보며 체험하는 방법
전통주 입문 첫 단계로 전통주갤러리부터 찾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한국 전통주의 맛과 멋,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설립한 전통주 홍보 공간이다. 지난 4월 강남에서 북촌으로 이전했다.
전통주갤러리는 방문객이 연간 10만여 명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다섯 주종(탁주, 약주, 증류주, 과실주, 기타 주류)의 500여 가지 전통주를 상설 전시한다. 우리술품평회 수상작, 찾아가는 양조장 제품, 대한민국 식품명인 술 제품, 품질인증 제품, 새롭게 소개되는 전통주 등이 포함된다. 더불어 월별 추천주, 계절별 우리술 등 다양한 특별기획전과 특별시음회를 운영한다.
전통주 시음회 중장년에게 ‘인기’
특히 전통주갤러리에서는 매일 상설시음회를 개최한다. 전문가가 선정한 이달의 술 5종을 무료로 시음할 수 있다. 매일 7차례 상설시음회가 진행되는데(2회는 영어로 운영), 한 회당 최대 6명이 함께한다. 소요 시간은 20~30분이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전통주 소믈리에가 시음회를 진행하며, 전통주 5종을 친절하게 소개한다. 각 전통주의 맛과 향, 특징은 물론 탄생 배경이나 얽힌 이야기도 들려준다. 전통주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어도 설명을 재밌게 들을 수 있다.
또 참석자 모두는 태블릿PC를 지원받아 각 술의 당도, 산미, 향, 색 농도 등을 평가하는 시음 노트를 작성한다. 시음하면서 ‘당도가 높다’, ‘산미가 강하다’ 등을 음미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집중도가 높아진다.
남선희 전통주갤러리 관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중단됐다가 4월부터 다시 시음회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참여하시는 분들의 연령층은 다양하다. 사실 온라인 예약이 어르신들께는 어려운 일 같지만 생각보다 어르신의 참여율도 높다. 비율로 따지면 50대 이상 참여율은 15%에 이른다”고 했다.
그렇다면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전통주는 무엇일까. 남 관장은 “아무래도 막걸리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탁주를 즐기시는 것 같다. 요즘 나오는 탁주는 도수가 6%에서 12%로 맛도 도수도 다양하다. 그래도 역시 어르신은 전통적인 막걸리의 맛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진짜 술맛을 선호하는 분들은 고도주의 증류주를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남선희 관장은 “예전에 비해 전통주의 종류와 맛, 그리고 개성이 다양해졌다”면서 우리술에 변화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2000종이 넘는 우리술이 유통된다고. 그러면서 “우리술은 알고 마시면 더욱 맛있다”며 양조장 투어나 와이너리 방문 등의 여행을 추천했다.
전통주는 현재 국내외로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러한 역사는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2006년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 속 여주인공 한예슬이 막걸리를 많이 마신 것이 계기가 돼 해외에서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남 관장은 “저는 우리술의 장점이자 단점이 로컬화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땅도 넓고 쌀도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충분히 조성됐다. 10년 후에는 미국 현지에서 만든 막걸리를 먹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면서 전통주의 세계화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STEP 2. 전통주 직접 만들어 먹자!
전통주를 어떻게 만든단 말인가. 엄두가 안 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전통주는 쌀, 누룩, 물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술이다. 전통주의 출발점 역시 ‘가양주’(家釀酒, 집에서 빚어 만드는 술)다.
일가일주, 즉 집집마다 빚던 독특한 술 문화의 다양성이 일제강점기 수탈과 주세법 등의 영향을 받아 사라졌으나, 이를 계승·발전시키려는 국가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전통주갤러리뿐만 아니라 전통주 교육기관이 늘고 있다.
전통주 교육기관
전통주 교육과 관련된 사업은 2012년부터 시작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우리술 전문인력 양성기관’ 6곳과 ‘우리술 교육훈련기관’ 16곳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교육생에게는 국비 지원을 해준다.
우리술 전문인력 양성기관은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라 우리술 산업을 선도해갈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6개월 이상)하기 위한 곳이다. 양조 관련 학과나 과정이 설치된 대학 또는 전문 연구소가 지정 대상이다.
우리술 교육훈련기관은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우리술 산업의 저변 확대와 건전한 술 문화 조성을 위한 교육훈련(6개월 미만)을 실시하는 곳으로, 적절한 시설 및 인력을 갖춘 기관 또는 단체가 대상이다.
‘한국가양주연구소’는 두 조건에 모두 속한다. 한국가양주연구소는 대표적인 우리술 교육기관으로 꼽히며, 수도권 지하철 2호선 방배역에서 5분 거리다. 전통주 만드는 법을 배우는 ‘우리술 빚기’ 교육을 하고, 전문가로 거듭나는 ‘전통주 소믈리에’, ‘한국술 최고지도자’ 과정 등이 있다.
삼해소주 만들어볼까?
서울의 전통주 아카데미로 삼해소주 공방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교육기관은 아니지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명인의 전통주를 만들어볼 수 있다.
삼해소주의 故 김택상 명인은 2017년 전통식품명인 제69호로 지정됐다. 고려시대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에 등장하는 ‘삼해(三亥)소주’ 제조 방식을 계승해온 것을 인정받았다.
삼해소주는 조선시대 사대부 사이에서 널리 음용되던 서울의 대표적인 소주다. 음력 정월 첫 돼지일(亥日) 해시(亥時)에 첫 술을 담근 다음, 36일 후 돼지일에 2차 덧술을 한다. 또 36일이 지난 후 3차 덧술을 한다. 이처럼 세 번 덧술을 쳐 술을 빚기 때문에 삼해주라는 이름이 생겼다. 술을 마시기까지 대략 100일이 걸려 백일주라고도 한다.
故 김택상 명인은 삼해소주 공방을 운영하면서 전통주를 알리고 제자 양성에 힘썼다. 고인이 떠난 후 김현종 대표가 삼해소주의 명맥을 잇고 있다. 김현종 대표 역시 아카데미 수업을 들으면서 삼해소주와 인연을 맺었다. 삼해소주 공방은 지난해 북촌에서 마포로 이전했다.
삼해소주 아카데미는 술을 만들기까지 약 5개월의 과정이 걸린다. 첫 번째 날은 밑술을 한다. 그리고 그다음 주에 와서 밑술에다 1차 덧술을 한다. 덧술은 멥쌀로 고두밥을 지어서 밑술과 같이 섞는 과정이다. 덧술을 해야 발효가 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36일이 지나면 술이 익는데 바로 마시지 않고 2차 덧술을 한다. 2차 때는 누룩과 물, 그리고 1차 때와 다르게 찹쌀이 들어간다. 3차 덧술은 2차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한다”면서 “36일이 또 지나 숙성한다. 발효가 모두 끝난 이후에도 맑은 약주만 건져내 증류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삼해소주가 만들어지기까지 약 반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 수강생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지정된 날에 참석하면 된다. 김현종 대표는 반년의 시간 동안 계속해서 술이 잘 익는지 확인하고 보살펴준다.
김 대표는 “삼해소주는 굉장히 복합적인 맛이 난다”면서 “수강생들이 자신이 담근 술이 잘 익었다면서 만족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동안 수업을 거쳐간 사람만 500명 정도 된다고 한다. 김현종 대표는 “전통주 관련 종사자가 아니라 현업이 있고 취미 생활로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요즘은 중장년층보다 20~30대 젊은이들이 수업을 많이 듣는 추세라고. 전통주 관련 사업을 계획하는 이들도 물론 있다.
김 대표는 “사실 저는 아카데미에 와서 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관심 분야가 같기 때문에 금세 친해진다. 수강생끼리 모여서 술도 마시곤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에너지를 얻어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접 삼해소주 아카데미 수업을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수강생들, 그리고 공방 사람들한테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전통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다. 반죽을 빚고 술을 담그는 과정에 힘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고,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술을 즐기면서 만든다는 생각이다.
전통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다면 나이가 많다고 겁내지 말고 전통주 교육기관의 문을 두드려보자.
막걸리 키트도 있지
아직 코로나19의 여파도 있고, 많은 사람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서 여유를 즐기면서 전통주를 만들어보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을 위해서는 집에서 간편하게 전통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막걸리 키트를 추천한다.
대표적으로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 막걸리 키트가 있다. 키트에는 쌀가루, 누룩, 효모가 들어 있다. 1일 차에 술을 담그고, 2~4일 차에 술 익히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탄산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하루에 한두 번씩 잘 섞어주면 된다. 5일 차에 술 거르는 과정까지 거치면 완성된다. 더불어 기호에 따라 재료를 추가해 자신만의 특별한 막걸리를 만들 수 있다.
막걸리 담다의 키트도 유명하다. 기본형부터 딸기, 바나나, 멜론까지 맛이 다양해서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해오름의 통곡물 현미 하우스 막걸리 키트는 물만 부어서 하루만 숙성하면 완성된다. 우리술방 막걸리 DIY도 물만 섞어주면 막걸리가 만들어진다. 막걸리 병이 고급스러워서 선물용으로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