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와 저출산 속도에 지속가능하지 못한 사회로 변하고 있다. 인구 구조가 크게 변화함에 따라 나타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언론과 전문가들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다들 지적만 할 뿐 뚜렷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는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만난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의 초고령 사회를 베이비부머가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정년 연장론과 계속 고용에 대한 논의는 시대적으로 필수불가결하다. 베이비부머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액티브하게 활동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이들에 대한 일자리 정책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문화·의료 정책을 맞물려 제시하면 인구 구조 변화로 발생하는 많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1955년부터 1974년까지 베이비붐 세대
베이비부머는 원칙적으로 1955년부터 1963년까지 태어난 세대(1차)를 말한다. 한국전쟁으로 발생한 인구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에서 계획적으로 출산을 장려하면서 많은 이들이 태어난 시기다. 1964년부터 출생자가 너무 많다는 의견에 정부에서 가족계획을 강하게 내세워 출산율이 잠시 감소한다. 1964년부터 1967년까지다. 흔히 낀 세대라고 부른다. 이어 1968년부터 1974년까지 다시 2차 베이비붐 세대가 만들어진다.
여기서는 베이비부머를 1955년부터 1974년까지 20년 동안 태어난 세대를 기준으로 한다. 마강래 교수는 “인구 구조를 보면 거대 인구 덩어리다. 1차만 보면 안 된다. 2차도 거대하다. 이 인구 덩어리를 토대로 학술과 정책적인 고민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년을 함께 봐야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다.
1955년생은 베이비부머의 맏형으로 지난해부터 65세 이상 고령인구에 편입됐다. 베이비부머는 각 연령별 인구가 60~80만 명으로 총 1700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20년 동안 매해 60~80만 명이 고령인구에 편입된다는 얘기다. 이러면 한국 사회에 엄청난 충격이 발생한다. 매년 60만 명 이상이 국민연금을 최대로 받기 시작하는데, 2018년 국민연금공단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057년이면 국민연금이 바닥나기 때문이다.
마강래 교수는 “평균 수명이 짧던 과거 기준으로 65세 이상을 복지의 대상으로 잘못 진단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평균 수명 100세 시대에 베이비부머는 80세까지 활동할 수 있다. 이들이 10년 이상 더 일을 할 수 있다면 국민연금 고갈, 경제활동 인구 감소, 부동산 가격 상승까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해결책으로 내세운 전략은 도시의 베이비부머가 가고 싶은 지역이나 지방으로 귀향하는 것이다. “베이비부머가 수도권에 800~900만 명 있고, 수도권에서 태어나지 않은 다른 지역 출신이 440만 명”이라며 “이들 중 60% 이상이 고향으로 가거나 수도권을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440만 명 중 10~20%만 귀향을 해도 임팩트가 엄청나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10%인 44만 명이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하면 이들이 소유하거나 거주하던 주택이 매매와 전월세로 나온다. 부부가 겹치는 경우를 고려해도 최소 20만 호 이상이 시중에 나온다. 마강래 교수는 “현재 매매와 전월세 시장에서 이보다 빠르고 효과가 큰 정책은 없다”고 설명했다.
“가장 부자이면서 가난한 세대”
그런데 현실은 60%는커녕 몇 퍼센트의 베이비부머도 귀향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살 만한 곳을 찾지 못해서다, 귀향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일자리인데, 베이비부머에게 맞는 일을 지방에서 찾기 어려워서다. 젊은이들이 도시로 모이는 이유도 일자리 때문인데, 지방에서 베이비부머가 할 만한 일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베이비부머는 주택 등으로 재산이 가장 많은 세대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왜 은퇴한 베이비부머에게 일자리가 필요한 걸까. 마강래 교수는 “가장 부자이면서 가난한 세대다. 자산의 80% 이상이 부동산”이라고 평가했다. 베이비부머가 상대적으로 재산은 많은 편이지만 대부분 깔고 앉아 있다 보니 가난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베이비부머는 과거에 샌드위치 세대로 불렸다. 부모를 모시고, 자식도 챙겨야 했다. 그런데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임금과 부동산이 크게 올라 부를 축적한 세대가 됐다. 시간이 흘러보니 요즘 청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았던 것으로 나오지만 당시에는 매우 힘들었던 세대다.
실제로도 베이비부머가 여유롭지는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마강래 교수에 따르면 은퇴 후 부부 기준 필요한 생활비가 월 240만 원, 최소 생활비가 176만 원이다.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떨까. 은퇴 후 부부 생활비 현황을 살펴보면 상위 그룹은 135만7000원, 중위 그룹은 98만1000원, 하위 그룹은 79만3000원으로 확인됐다(최상위 5%, 최하위 5% 제외 시). 이처럼 은퇴한 부부들은 필요한 생활비는커녕 최소 생활비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자산이 가장 많다는 베이비붐 세대도 일이 없으면 생활이 어려워질 만큼 일자리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청년 일자리도 부족하다는데 이들까지 고려할 수 있을까.
마강래 교수는 “베이비부머에게 필요한 일자리는 기존 일자리와 다르다”며 “은퇴 후에도 일을 하고 싶다는 분들은 많지만 기존처럼 많이 받겠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베이비부머가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풀타임 일자리가 아니고, 중소기업에서 일주일에 2~3일 정도 일하고 한 달에 150만 원 정도 월급을 받을 수 있다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조건이면 베이비부머가 국민연금과 연계해 부족한 노후자금을 충당하고,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며 즐겁게 생활할 수 있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주 4일 근무가 보편화되고 있다. 베이비부머가 주 3일 근무한다면 업무효율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모습이 될 수 있다. 게다가 경력과 역량에 비해 요구하는 임금 수준도 매우 낮아, 중소기업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일석이조를 기대할 수 있다.
베이비부머 귀향은 도시와 지방의 상생 전략
부동산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베이비부머에게 주택연금은 매우 유용한 제도다. 하지만 주택연금을 받으면 실거주를 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귀향을 선택할 수 없다. 또 일정 금액 이상의 주택은 연금을 받을 수도 없다. 그는 “실거주하지 않아도 역모기지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중소도시 지역으로의 귀농이나 귀향이라는 조건을 걸어 도시 주택을 임대할 수 있게 하면, 현재 발생하는 도시의 부족한 임대 시장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제안했다.
마강래 교수는 여기에 정부가 보완 정책을 제시하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의 중소기업 밀집단지에 타운하우스를 만들어 원하면 3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렇게 하면 해당 지역으로 갈 사람들이 줄을 설 것”이라고 확신을 갖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임대주택 공급 방식은 실제로도 구현된 바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폐교 직전의 학교를 살리려고 함양에서 주택 12호를 지어 학부모들에게 제공했더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은퇴하면 처음에는 등산에 골프에 바쁜 일정을 보낸다. 하지만 몇 주만 지나면 매일 쉬는 것이 고통으로 다가온다. 베이비부머가 귀향을 해 타운하우스에 살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마강래 교수에 따르면 우선 한 달에 15만 원 정도의 적은 비용으로 거주비를 해결한다. 그리고 거주지 주변 일자리에서 주 2~3일 일하고 150만 원 정도를 받는다. 거주와 일자리, 생활비가 모두 해결된다. 연금 수급도 늦출 수 있어 연금 고갈 시점도 연장된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타운하우스에는 공감하며 함께할 수 있는 비슷한 연령대의 친구도 많다. 또 지역에는 인구가 늘어 중소기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 이에 따라 지자체는 문화체육시설 등을 지원하고,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지역 대학과 연계할 수 있다. 베이비부머가 대학에서 교육을 받으면 다른 직종으로 바꾸기도 쉽고, 중소기업도 원하는 인력을 공급받기가 쉬워진다. 마강래 교수는 “이렇게 하면 베이비부머가 도시에서 젊은이들과 일자리 경쟁을 하지 않아 서로에게 이익”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제대로 준비한다면 도시와 지역, 시니어와 청년이 상생하며 ‘윈윈’하는 모습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노인 복지 측면에서 후진국에 속한다. 마강래 교수는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 앞으로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복지 지출도 빠르게 증가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처럼 수혜의 대상에게 복지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는 나아질 수 없다. 대신 복지 비용을 노인들이 활발하게 일하고 생활하면서 삶의 질을 높여갈 수 있도록 보조하는 비용으로 생각하고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강래 교수는 정부 및 지자체 관계자들과 함께 베이비부머와 도시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베이비부머의 귀향을 통해 도시 주택 문제도 해결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며 지역 경제와 연금 문제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의 제안처럼 베이비부머가 하루 빨리 귀향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6000년 전에 살았던 신석기인들의 삶, 바쁜 세상에 상상조차 못하고 지내는 게 이상할 것 없다. 시간 여행은 이럴 때 재미를 준다. 멀리 가지 않아도 떠나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언제라도 가능한 곳, 서울이나 수도권을 기준으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게다가 놀이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맛도 쏠쏠하다.
지하철 4호선이 닿는 곳, 오이도역. 무엇보다도 접근성이 좋다. 소박한 바다마을 오이도의 다채로운 스폿들 중에 선사유적공원은 나지막한 능선 아래 편안히 자리 잡았다. 수천 년 전 신석기인들의 생활을 느껴보며 타임머신을 타고 그 옛날의 자연을 산책하듯 색다른 시간을 보내는 것, 해볼 만하다.
한적한 구릉 선사유적공원
선사유적공원은 뜨겁던 햇살도 적당히 누그러진 아침나절, 혼자도 좋고 친구나 부부, 또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기 편한 공원이다. 서울 상암동의 월드컵공원과 비슷한 면적인 33만5859m²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서 띄엄띄엄 거리두기를 하며 느긋함과 탁 트인 자연을 만끽해본다.
여기저기에 선사시대 마을을 구현한 움집들은 규모와 마을 크기가 작지 않다. 이곳은 우리나라 중부 서해안 최대의 패총 유적지이면서 다양한 신석기 유물이 출토된 곳이다. 그래서 선사시대 서해안 생활문화유산의 보존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문화적 가치를 보호하고 활용하기 위해서 2018년에 공원으로 조성해 국가 사적 제441호로도 등재됐다.
선사 마당에서는 한반도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적당한 곡선의 구릉 위에 드문드문 만들어진 움집 마을 마당에 서서 두리번두리번 옛사람들이 오갔을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리고 TV예능 ‘정글의 법칙’에서 김병만 족장처럼 불씨를 만들어 볼 수도 있고, 통나무를 굴려서 목재이동 방법도 체험해 볼 수 있어 아이와 어른 모두 심심하지 않다.
야영 마을과 발굴터를 비롯해서 움집 생활과 수렵 모습, 둘러앉아 조개를 구워 먹는 모습은 조개구이로 유명한 요즘의 오이도 맛집 거리를 연상시킨다. 그 옛날 다양한 삶의 형태를 살피며 선사인들의 일상을 상상해 보는 색다른 시간이다.
놀이 참여도 여행의 맛
움집 건물마다 주제가 달라서 한군데씩 구경하다가 문이 열린 곳을 살그머니 들여다보았다. 이때 안에서 누군가가 “들어오세요”하며 상냥하게도 맞아준다. 무심결에 들어가 보니 체험 프로그램을 하는 교실이었다. 선사인들의 생활도구나 의류 같은 걸 진열한 채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진행 강사의 도움을 받으며 계획에 없던 조가비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고 나니, 체험 프로그램의 맛이 요런 것이구나 싶게 즐겁다.
아이들처럼 옛날에는 ‘이렇게 살았어? 이렇게 구워 먹었구나, 이런 데서 잤나 보다’ 하며, 그저 눈으로만 느끼다가 이렇게 직접 만져보고 사용해 보며 만들어 보니 한층 이채롭고 뜻 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신종 바이러스가 온 지구를 비상 사태에 빠뜨린 이즈음 ‘코시국’ 모습이 훗날 시간을 거슬러 어떻게 이야깃거리가 될는지….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변동으로 체험 프로그램과 문화해설사 안내는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선사 마을 뒤편에 펼쳐진 억새가 꾸며놓은 예쁜 언덕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차분한 자연 속에서 제 빛을 내는 꽃과 나무를 만날 수 있다. 몇 년 되지 않은 신상 공원이다 보니 아주아주 오래된 신석기시대를 보여줌에도 대부분이 산뜻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꼭 새 것만 있는 건 아니다. 한쪽에는 고사를 지내고 도당굿을 했다는 불타버린 당산나무가 있고, 그 옆에 후계목이 자라고 있다. 세상은 또 이렇게 이어져 가고 있는 중이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산책하듯 걷다 보니 공원 전체에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이럴 땐 걷다가 벤치나 풀숲에 털썩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누리는 맛도 세상 행복하다. 잔디 능선길 옆으로 한적하게 앉혀진 패총전시관이 보인다. 조개무덤인 패총을 재현한 공간에서는 각종 전시물과 영상이 오이도 지역에 있었던 신석기시대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패총이 만들어진 과정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여기서 다시 이어지는 오름길을 따라 가면 전망대가 나타난다. 오이도 전경이 360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멀리 송도 국제도시가 보이고, 더 멀리에는 서해바다까지 내다보인다. 군데군데 몇 척의 갯배가 떠 있는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도시생활의 번잡함을 잠시 잊고 호젓한 기분에 잠긴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 펼쳐지는 멋진 해넘이가 장관이다. 그래서일까. 이곳에도 사랑의 열쇠 꾸러미들이 곳곳에 가득하다.
체험을 하고 천천히 여유롭게 산책을 한다 해도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이면서 단순한 공원을 넘어 역사적 가치도 높은 곳이다. 조금 여유가 있다면 10분 거리에 있는 시흥 오이도 박물관에 들러 선사인들의 삶과 역사를 더 알아볼 만하다. ♧경기 시흥시 서해안로 113-27
바다,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바다의 맛
오이도에는 선사유적공원 말고도 가볼만한 곳이 많다. 이 중에서도 섬이 아니면서 섬인 듯 빨간색 등대의 강렬함이 먼저 떠오르는 곳, 도심 가까이에서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오이도 거리를 꼽는다. 선사유적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곳의 랜드마크인 빨간 등대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에는 어딘가로 훌쩍 나서고 싶었던 마음들이 모여서 그 시간을 즐기고 있다. 눈앞에 우뚝 선 빨간 등대와 비릿한 바닷바람이 떠나고 싶다는 마음에 설렘을 부추긴다.
등대전망대는 코로나19 여파로 입장할 수 없다. 하지만 빨간 등대를 중심으로 무수한 갈매기 떼가 시시때때로 날고 있어서 바다여행을 실감할 수 있다. 제방 둑으로 새하얀 생명의 나무가 한낮의 햇볕에 눈부시게 반짝인다. 생명의 나무는 오이도가 가진 역사와 생명, 사람의 흔적을 되살리고 후대에 길이 알리고자 제작됐다. 생명의 나무 전망대를 지나면 함상 전망대가 바다를 앞에 두고 나타난다. 쭉 걷다 보면 바닷길을 따라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이 무리 지어 씽씽 지나간다. ♧경기 시흥시 오이도로 175
부둣가 쪽으로는 작은 수산시장이 난전을 이루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도로 아래로 건너가면 오이도 전통수산 시장이 있어 꽃게와 소라, 조개류 같은 싱싱한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이른 아침부터 천천히 다녔음에도 한나절이 지나 점심 무렵에 이른다. 오이도 제방을 따라 쭈욱 늘어선 음식문화거리엔 각종 활어회와 조개구이 같은 이곳만의 향토음식이 넘쳐난다. 맛집 밀집 지역으로 오이도가 패총 유적지답게 지금도 각종 어패류 요리가 지천이다.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무한리필 되는 쫄깃한 모둠 조개구이 한판? 콜~! 가리비와 대합, 백합, 키조개 등 푸짐한 구성에 풍미를 더하는 모차렐라 치즈를 포함해 모두 무한리필로 실컷 먹을 수 있다. 치즈 조개구이가 대표 메뉴인데 알밥과 라면까지 추가된다.
슬기롭게 '태양을 피하는 방법'
음식문화거리에서 유혹을 즐기고 나면 어느덧 햇볕이 뜨거운 오후에 이른다. 이럴 때 시원한 실내에서 창의적인 놀이로 차분하게 보낼만한 체험프로그램이 있다. 오이도와 인접한 섬이었던 옥구공원에 가면 재밌는 목공체험이 여러분을 기다린다. 요즘에는 조금 규모가 있는 공원에서는 이런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 많다. 산림 부산물을 적극 활용하는 실습으로 숲의 자원화를 실현하고 목재문화 활성화를 위한 시간이기도 하다. 온라인과 현장 접수를 선택해서 이용하면 된다. 두 시간 정도면 손잡이 달린 멋스런 트레이를 만들 수 있다. (참고로 트레이 체험비는 1만4000원이었다.)
준비된 나무 재료에 자연색감의 칠을 하고 → 사포로 문지르고 → 모양대로 짜 맞추기 → 스텐실 무늬 넣기 → 손잡이 달고 → 다시 한번 유약 칠하면 → 완성이다. 내 손으로 만들어낸 목공 작품 하나, 볼 때마다 뿌듯하다.
시흥의 옥구공원은 환경친화적인 공원으로 워낙 넓어서 자연 생태계를 살피며 공원을 산책하기에도 좋다. 축구장에서는 아이들이 경기를 하고, 군데군데 조각 작품들이 품격을 더한다. 숲 속 도서관과 장미원, 옥구 숲과 곰솔 누리 숲을 이용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으로 차분한 힐링 공간에서 심신을 안정화하는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경기 시흥시 정왕동 2138
축복처럼 번지는 노을 풍경, 미생의 다리
시흥에 가면 저녁 무렵에 또 한 군데 들러볼 만한 곳이 있다. 시흥 늠내길 들판에 펼쳐진 생태 교량인 자전거 다리다. 일명 '미생의 다리'로 부른다. 시흥시 월곳의 갯골과 소래포구 사이에 새롭게 만든 다리로, 일출과 일몰 시점에 다리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어서 사진가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연말이나 연초엔 해넘이와 해돋이 풍경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다.
한때 이 일대가 대규모 염전 지역이어서, 이 다리의 모양을 염전에 물을 대는 수차 바퀴를 본뜬 것이라고 한다. 드라마 제목과 같은 동음인 '미생'이긴 하지만 바둑의 미생(未生)과는 뜻이 조금 다르다. '미래를 키우는 생명도시의 다리'라는 의미다. 짭짜름한 생명력 가득한 갯골 앞에 미려한 곡선으로 놓인 미생의 다리. 이곳엔 짜릿한 노을 풍경이 여러분을 맞이한다. ♧경기 시흥시 방산동 779-43
요트가 비싼 취미라는 인식이 있다. 실제로 개인이 요트를 소유해서 즐기면 비싼 취미일 수 있다. 하지만 요트를 직접 구매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요트를 즐길 수 있다. 또 수도권에서는 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한강에서 요트를 탈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체험해 보는 요트가 어떤지 궁금할 시니어를 위해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현대요트 도움을 받아 직접 요트를 체험해봤다. 현대요트는 서울 반포동에서 ‘더리버 마리나’를 운영한다.
동작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가면 동작대교 남단을 통과해 한강산책로로 갈 수 있다. 한강산책로를 따라 10분에서 15분 정도 걷다 보면 더리버 마리나가 나온다. 가는 길 중간중간에 친절하게 이정표가 있으니 지도 앱은 잠시 넣어두고 산책로를 즐겨도 좋다.
더리버 마리나
1층 카페가 있는데 요트를 타지 않아도 한강을 구경하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곳에서는 30분간 한강을 유람하며 음료 한 잔을 제공하는 ‘커피보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운항이 끝난 후에도 커피가 남아있다면 카페에 앉아 음료를 마시다 가도 좋다.
요트를 타려면 카페를 통해 선착장으로 들어가야 한다. 카페에 입장하면 발열체크와 QR체크인을 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승선자 명단을 적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30분을 타더라도 안전이 중요하다. 요트를 타는 동안 마리나에서 구명조끼를 제공한다. 요트차터(대여)팀에서 간단한 구명조끼 사용법을 알려주니 숙지하고 들어간다.
선착장에 들어서니 세일링 요트 한 대, 12m 정도 크기의 파워보트 한 대와 기자가 탈 블루진 파티보트가 있었다. 한강 물이 출렁이다 보니 묶여 있는 요트들도 흔들렸다. 차터팀 관계자는 “운항을 할 때보다 선착장에 묶여 있을 때 오히려 더 흔들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랬다.
커피보팅 프로그램
덥지 않고 바람이 적당히 부는 날이었다. 운 좋게도 사람을 들뜨게 하는 좋은 날씨에 요트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커피보팅 프로그램에서 운행하는 블루진 보트는 대략 6m 정도다. 30분간 한강을 떠다니며 사진을 찍을 만한 장소에서는 보트를 잠시 멈춰준다. 보트를 타는 동안 항해사가 중간중간 설명해 줄 때 말고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보트는 반포대교(잠수교), 세빛섬, 동작대교, 노들섬 앞에서 멈춘다. 먼저 보트는 선착장을 지나 오른 편에 있는 반포대교(잠수교)로 향한다. 잠수교를 반환점 삼아 돌 때 잠수교를 건너는 몇몇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잠수교 근처에는 세빛섬이 있다. 차터팀 관계자에 따르면 밤에는 세빛섬 전체가 LED 조명을 뿜어내 야경이 매우 아름답다고 한다.
방향을 바꾼 다음에는 동작대교로 향한다. 동작대교로 향하는 와중에 멀리서 보트가 출발했던 마리나가 작게 보인다. 새삼 한강이 크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동작대교를 지나면 아치를 그리고 있는 한강대교가 보인다. 그 옆에는 한강대교를 살포시 받치고 있는 노들섬이 있다.
63빌딩이 보이는 여의도 방향의 사진까지 찍은 뒤 보트는 선착장에 돌아왔다. 보트가 선착장에 완전히 정박하기 전까지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항해사가 당부했다. 짧은 운항인데도 꽤 안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더리버 마리나 커피보팅 프로그램은 30분 운항에 2만3000원이다. 야간에는 45분 운항에 3만3000원이다. 차터팀 관계자는 “커피보팅 프로그램은 가격이 저렴해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고 시니어들은 주로 카타마란 요트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체험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적은 인원이 이용한다면 시니어에게도 커피보팅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카타마란 요트 '블랙캣'
커피보팅 프로그램을 체험한 후에는 더리버 마리나가 보유한 카타마란 요트 ‘블랙캣’ 선내를 둘러봤다. 카타마란 요트는 3층 구조다. 지하 선실에는 침실과 화장실이 있다. 지상층에는 다과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도 있다. 지상층 선머리에는 그물이 있다. 블랙캣 이용객들은 이 그물에 누워서 낮잠을 자거나 일광욕을 즐긴다. 지상층 위층에는 요트 운전석이 있다.
블랙캣 이용료는 30분에 60만 원, 60분에 100만 원이다. 꽤 가격대가 있지만 3~4명이 나눠 내면 큰 부담은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돼 4명 이상이 빌린다면 블랙캣을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날은 코로나19 4차 유행 탓인지, 안타깝게도 요트를 즐기는 시니어를 만날 수가 없었다.
언제나 탈 수 있는 나만의 요트를 가지고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체험 프로그램으로도 요트의 낭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강 외에도 전국 여러 지역의 마리나에서 요트 대여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요트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당일 운영 여부를 마리나에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헛걸음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정부가 새로 적용될 방역대책을 발표하면서 민족대명절 ‘추석’에 시니어들이 가족⋅친척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추석모임은 백신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 최대 8명까지 가정 내 가족모임이 허용된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와 비수도권 3단계는 10월 3일까지 한 달 동안 연장된다. 음식점 영업시간은 밤 10시까지로 바뀐다. 사적모임 인원 제한은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완화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추석 연휴를 포함해 이달 6일부터 4주간 적용할 방역 대책을 발표했다.
김 총리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을 언급하면서 “민생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방역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자 한다”며 “식당⋅카페는 영업시간을 밤 9시에서 10시로 환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식당⋅카페에서 모임 인원 제한도 6명까지 허용한다”며 “다만 낮에는 2인 이상, 저녁 6시 이후에는 4인 이상의 백신 접종 완료자가 포함된 경우로 한정한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3단계 지역에서는 모든 다중이용시설에서 접종 완료자 4인을 포함, 최대 8명까지 사적모임이 가능하다”며 “결혼식장은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참석인원을 99인까지 허용한다”고 밝혔다.
추석 방역기준은 “추석을 포함해 1주일 동안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 가정 내 가족모임을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정부는 9월 한 달간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명절 보내기’와 함께 백신 접종률을 더 빠르게 끌어 올리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참여와 협조가 보태진다면 더 안전해진 상황에서 10월을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사당이 1975년 9월 1일 준공돼 올해로 46주년을 맞았다.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정치사 굴곡을 품고 있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이곳에서 모든 정치가 시작된다. 웅장한 자태로 여의도를 지키고 있는 국회의사당 곳곳에는 여러 가지 비밀이 숨겨져 있다.
당시 국내 자금과 기술, 자재만으로 새 의사당을 짓는 것이 순탄치 않았다. 우선 화강석 4만3000㎡, 대리석 2만7000㎡를 사용한 ‘돌과의 싸움’이 시작이었다. 전국을 뒤져 어렵게 석공 250여 명을 찾아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완공 무렵에는 프로급 석공이 2000여 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공사 현장이 석공 양성소였던 셈이다.
의사당 지붕에 돔을 올리는 것도 공사에서 난제 중 하나였다. 돌 자체 무게만 1000톤에 달했으며 이런 거대한 무게를 지붕 위에 올리는 것이 국내 최초였다. 처음에는 의사당 지붕을 평평하게 설계했으나 “권위가 없어 보인다”, “미국 의회처럼 돔을 얹자”, “조선총독부 건물이었던 중앙청(5층)보다 높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둥근 모양으로 설계했다고 한다. 준공 후에 둥근 돔에는 “전쟁이 나면 국회의사당 돔이 열리고 태권브이가 나온다”는 우스개스러운 이야기도 생겼다.
국회의사당 정문을 나서면 양쪽에 해태상이 있다. 이 해태상은 악귀를 물리치고 화기(火氣)를 막기 위해 계획했다. 그런데 당시에 해당 예산이 부족했다. 이런 상황을 들은 해태제과가 3000만 원을 들여 해태상 암수 한 쌍을 조각해 국회에 기증했다. 또 해태상 10m 아래에는 해태주조가 1974년 출시한 우리나라 최초의 정통와인 ‘노블와인’ 백포도주 72병을 각각 36병씩 나눠 묻었다. 이 와인들은 100년 뒤인 2075년에 국가의 경사가 있을 때 건배주로 사용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2075년이 돼야 이 와인을 보고 맛볼 수 있다.
국회의사당엔 대한민국 건국 이전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상징들이 여럿 있다. 의사당 건물을 떠받치는 화강암 재질의 팔각 석주 24개는 24절기를 상징한다. 이는 경회루를 모티프로 했다. 이는 항상 국민을 생각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건물 내부에도 또다른 의미를 담은 장치가 숨어 있다. 본 회의장에 있는 전등을 모두 세면 365개인데, 국회의원들이 1년 내내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뜻이다.
국회의사당과 의원회관, 국회도서관은 지하에 각 건물을 잇는 지하 통로가 있다. 이 통로는 지난 1984년 국회도서관을 신축할 때 설치했다. T자형 모양이며 길이가 460m에 이른다. 날씨가 궂을 때 국회의원과 국회 관계자, 출입 기자들이 자주 이용한다. 지하도 벽에는 전·현직 의원들이 직접 찍은 사진과 기증 그림 등이 걸려 있다.
최근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했다.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됐던 기능을 지방으로 이전해 균형 발전을 이루려는 목적이다. 세종시는 "국회 본회의 관문까지 넘게 되면 국회세종의사당 개원과 함께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새 시대를 열 것"이라고 환영했다.
1975년 국회의사당 준공 당시 정일권 국회의장은 “이 집은 통일을 기원하는 민족의 전망대요, 번영을 약속하는 역사의 증언탑으로 이 시대 우리들의 뜻과 유산을 자손만대에 길이 전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46주년, 정 전 의장의 바람처럼 ‘민족의 전망대’, ‘번영을 약속하는 역사의 증언탑’이 되기 위해서일까, 오늘도 국회는 요란스럽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2000명이 넘게 발생하는 가운데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연장했다. 다만 방역 조치에서 일부는 강화하고, 일부는 완화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방안을 발표했다. 김 총리는 “국민의 참여와 협조 하에 총력 대응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4차 유행의 거센 불길이 여전하다”며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인 지금의 거리두기를 앞으로 2주 더 연장한다”고 말했다.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수도권은 4단계, 비수도권은 3단계에 사적모임 4인 제한과 같은 현 체계를 유지한다.
하지만 수도권, 부산, 대전, 제주와 같은 4단계 지역에서 식당, 카페 등의 영업 제한 시간을 기존 밤 10시에서 밤 9시로 앞당겼다. 확진자가 8월 2주차부터 전국적으로 다시 증가하는 양상으로 전환되는 데 따른 강화 조치다.
아울러 편의점도 식당·카페처럼 4단계 지역은 오후 9시, 3단계 지역은 오후 10시 이후에는 취식을 금지토록 했다.
다만 저녁 6시 이후에는 접종 완료자 2명을 포함해 총 4명까지 식당·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 김 총리는 “백신접종 진척도를 감안해, 저녁 6시 이후에는 접종 완료자 2명을 포함해 총 4인까지 식당·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감염확산이 높아진 일부 시설에 대해서는 종사자에 대한 주기적 선제검사를 의무화하겠다고 전했다. 집담감염이 자주 발생하는 4단계 지역의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학원, 백화점·대형마트 등 종사자를 대상으로 선제검사(2주 1회)를 실시한다.
또 방역수칙 위반 사례가 끊이지 않은 가운데 개인에게 부과하는 과태료(10만원)가 미미하다는 지적에 따라 개인에게 부과하는 과태료 상향도 검토한다.
정부가 현행 사회거리두기 체계를 2주간 연장한 이유는 최근 휴가철 이동량 증가 여파로 인해 지역사회 내 감염 전파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최근 일주일간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1858명→1748명→1492명→1322명→1767명→2114명→2001명이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757.4명이다.
게다가 위중증 환자는 150명 내외로 유지하다가 20일 기준 385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중환자실 등의 병상 여력이 감소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델타 변이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빠른 감염 속도와 높은 전파력 등의 특성을 가진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우세종(85%)으로 전환됐다”며 “단기간 내 유행 통제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틀 연속 20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정부는 “하루 25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면 현 의료체계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2학기 개학이 시작되고, 전 국민 백신 접종이 본격 궤도에 오르는 앞으로 2주간 방역 관리가 이번 4차 유행 극복의 갈림길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 후 연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지만, 비상 상황을 대비한 목돈이 필요하다. 연일 집값이 고점을 찍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 경매가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매는 시세차익과 더불어 임대수익을 올리는 투자인데, 최근 불어닥친 경매 열풍의 이유를 살펴보고 경매 시 주의사항을 소개한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매 열풍이 불어닥쳤다. 보통 부동산 경매는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법원이 강제로 최고가격을 제시하는 이에게 파는 방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경매가 취소되면서 경매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다른 경매 지표는 성장세를 보였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1년 6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6월 기준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전월 대비 4.6% 감소했고, 전년 동기와 비교해 27% 줄어들었다. 다만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40~70%를 유지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19%로 2001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100%를 넘는 기록을 세우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 가격인데, 집값이 오르는 것을 고려하면 감정가는 보통 6개월~1년 전의 가격이라 낙찰가율이 100%가 넘어도 현재 시세보다는 저렴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경매의 핵심은 권리분석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한 김경매 씨는 곧 은퇴를 앞두고 있다. 공무원연금 덕분에 노후의 생활비 걱정은 없다. 다만 갑작스러운 지출을 위한 목돈을 마련하고 싶다.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경매에 관심이 생겼다. 노후의 안전자산으로 경매가 괜찮을까?
최근 경매 시장으로 실수요자가 몰리는 원인 중 하나는 느슨한 규제 때문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 거래 시 해당 구청장의 허가가 필수적이다.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거래 신고 시 거래 금액과 무관하게 자금조달계획서와 각종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법상 경매는 이 모든 것이 면제된다.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가격은 올랐지만 매물이 부족해지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경매 시장으로 이목이 쏠렸다. 다만 대출 규제로 인해 현금 부자들의 투자가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매를 처음 시작한다면 목적을 정해야 한다. 시세차익이 목적이라면 서울·부산 등 대도시 위주로 살펴보고, 개발계획이나 교통 호재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반면 임대수익이 목적이라면 사회 초년생, 학생 등의 임차인이 몰리는 곳을 살펴야 한다.
지방 산업단지 인근 소도시의 소형 아파트도 임대수익용으로 괜찮다. 부동산 관계자는 “시세차익이 목적이라면 전세를 끼고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이 좋고, 임대수익이 목적이라면 평균 4%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상가도 괜찮다”라고 말했다.
경매의 핵심은 권리분석이다. 권리분석을 잘못하면 법률적 문제로 인해 손해가 생길 수 있다. 권리분석 시 등기부 등본에서 소멸과 인수의 기준이 되는 말소기준권리를 알아야 한다. 대표적인 말소기준권리는 (근)저당권, (가)압류, 경매개시결정 등이 있는데, 등기부 등본에서 해당 리의 아래에 적힌 것은 소멸한다. 인수할 권리가 없으면 법률적 문제도 없다는 뜻이다.
만약 말소기준권리 위로 인수해야 할 권리가 존재하면 법률적 관계가 복잡해서 초보자라면 포기하는 게 낫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권리분석 시 대항력 있는 임차인 유무를 파악해 보증금 인수 여부를 확인해야 추가 손해를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입찰 전 현장 답사도 필수다. 현장 답사를 할 때는 우선 매각물건명세서에 적힌 내용이 실제로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관리비 체납 여부, 주변 주택 시세, 해당 지역의 부동산 호재·악재 등도 따져봐야 한다. 자금 조달 계획도 꼼꼼히 세워야 한다. 낙찰자로 선정되면 약 한 달 내에 잔금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더러 입찰 가격을 잘못 적는 실수를 하는데, 잔금을 내지 못하면 입찰 보증금을 못 받는다”라고 말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5주 연속 1000명대를 유지하더니 결국 2000명을 넘었다. 지난 7월 27일 역대 최고치였던 1896명도 2주 만에 경신됐다. 거세지는 확산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중대본 회의에서 "오늘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20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월 최초 발병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 2223명 중 국내 지역발생은 2145명, 해외 유입 사례는 78명이다. 국내 발생 확진자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 650명, 경기 648명, 인천 107명으로 수도권이 65.5%(1405명)이다. 부산 125명, 대구 66명, 광주 17명, 대전 42명, 울산 48명, 세종 8명, 강원 219명, 충북 54명, 충남 84명, 전북 28명, 전남 16명, 경북 66명, 경남 139명, 제주 28명이 추가 확진됐다.
현재 전국에 최고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적용하며 고강도 방역 조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름 휴가철에 변이 바이러스 확산까지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권 1차장은 이날 회의에서 "한 달 넘게 고강도 방역 조치를 시행해 확산세를 눌러 왔으나 휴가철 영향으로 지역 간 이동량이 늘고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 하나는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은 11일 0시 기준 1차 신규 접종은 전날보다 26만1380명이 늘었고, 2차 신규 접종은 16만8265명이 늘었다. 현재 1차 누적 접종자 수는 2163만5106명으로 인구 대비 1차 접종율은 42.1%다. 접종 완료자는 현재 806만2980명으로 인구 대비 접종완료율은 15.7%다.
호흡기 감염질환 전문가인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4차 유행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백신 선구매에 소홀’했던 점을 꼽았다.
천 교수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델타변이로 인해 2차 접종 완료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데 지금 이게 되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늦어진 원인은 선구매를 일찍 못 한 것으로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마 수요일, 목요일에 확진자가 2000명이 넘을 수 있다”며 “그 다음에는 급속도로 올라갈 수가 있다”고 전망했다.
당분간은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보편적인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확산과 전국 유행을 근거로, 당분간 정점이 없을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제기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거리 두기 지침은 델타 변이 발생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한 번 2000명을 넘어서면 하루 4000명, 6000명 확진 상황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확산세가 지속하고 있고, 특히 비수도권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정점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백신 수급문제에 대해 권 제1차장은 "글로벌 백신 공급사와 원료 제조사 사정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에 어려움이 있지만 정부는 확보한 백신 물량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당초 일정에 따른 접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외교적 역량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이 4주째, 전국 3단계 시행 1주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여전히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 거리두기가 개편 전보다 훨씬 느슨하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오는 6일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거리두기 단계 조정안과 관련해 "추이를 하루 이틀 더 면밀히 지켜보고 6일에 다음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단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는 오는 8일 24시에 종료된다. 수도권에 4단계가 처음 적용된 지난 7월 12일 정부는 2주를 계획했다. 하지만 확산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같은 방안을 2주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다. 4주째에 접어든 6일 정부가 강화된 개편안을 발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체계를 현재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다. 백신 접종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 잡아 전국에서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서다.
4일 0시 기준으로 비수도권 확진자 수는 지난해 초 대구·경북 중심의 1차 유행 이후 최다 기록이다. 주말 검사건수 감소 영향이 사라진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725명에 달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27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1896명)에는 못 미쳐도 근접하는 수치다. 문제는 비수도권 확진자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날 전체 국내 발생 확진자의 37.7%인 628명이 비수도권에서 나왔다. 전국으로 여행을 떠난 수도권 시민들로 인해 여름 휴가가 끝나면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좀처럼 방역조치 강화 카드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거리두기 4단계에 따른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의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해, 일부 완화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 총리는 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오후 6시 이후 2인 이상 만나지 못하게 해놓은 것은 자영업자에게 너무 지나칠 만큼 혹독하다"며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 효과는 있지만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피해는 치명적이어서 이런 부분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 달째 잡지 못한 4차 대유행의 전국 확산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집합금지와 운영제한 같은 조치로 발생할 사회·경제적 피해를 우려해 현행 조치를 더 강화하지 않는다면 현 확산세를 전환시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너무 느슨하다고 적용 이전부터 지적했다. 2.5단계만 해도 다른나라의 록다운(봉쇄) 수준에 가까운 조처가 내려졌던 것과 달리 현재는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격상했음에도 다중이용시설이 모두 열려 있어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창문을 열어 놓고 모기를 잡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현 거리두기는 부분적 효과만 거뒀다. 델타 변이 유행에 따른 거리두기를 강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괄 상향하고 유행이 계속될 경우 주간 이동과 모임을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단 확실한 손실 보상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정치권이 경제적 보상으로 풀어야 할 문제이지,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을 풀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전 유행과 달리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4차 유행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4차 유행이 지속될수록 국민들의 피해와 피로감도 그만큼 커진다.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빠르게 해야 하는 이유다.
65세 이상 시니어 인구 5명 중 1명은 자녀나 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노인요양시설 등 집단 가구를 제외한 일반 가구 구성원 중 65세 이상 가구원은 784만6000명, 이 가운데 1인 가구는 166만1000명으로 21.2%였다.
65세 이상 인구 중 자녀 없이 부부가 함께 사는 경우는 288만4000명으로 전체 3분의 1 남짓인 36.8%다. 배우자 없이 자녀와 함께 사는 노인은 141만8000명으로 18.1%다. 6명 중 1명꼴인 셈이다.
고령자 부부가 자녀와 함께 가구를 이루고 사는 경우는 157만6000명으로 20.1% 비중을 차지한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65세 이상 고령인 1인 가구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15년 122만3000명에서 2020년 166만1000명으로 5년 새 35.8%가 늘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80세 이상 1인 가구의 증가 속도가 더 가파르다. 지난해 80세 이상 1인 가구는 47만 명으로 2015년 31만3000명보다 50.2% 급증했다.
고령자 1인 가구는 수도권보다 지방에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일반 가구에서 고령자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이다. 전체 가구에서 일곱 집 건너 한 집꼴(13.8%)로 1인 가구 비율이 높다. 경북이 11.7%, 전북이 11.5%, 강원이 10.6%로 뒤를 따른다. 반면 서울은 6.5%, 세종은 4.1%로 상대적으로 1인 가구 비율이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