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기에 접어들면 의욕과 기력이 점점 떨어진다. 노화로 근육위축 현상이 일어나 근육량의 감소로 근력이 떨어져 기력이 쇠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꾸준한 근력 운동으로 이 현상을 지연시켜 활력 넘치는 노익장의 삶을 누릴 수 있다.
노인이 되어 근력운동을 안 할 경우 근육량이 점점 줄어 25% 이상 감소하는 반면 단백질 합성이 잘 안 되며, 빠져나간 근육 자리는 체지방으로 채워진다. 필요한 근육은 줄어들고, 해로운 체지방은 늘어나 건강을 해치게 된다.
근력운동을 하면 근섬유의 일부가 파괴되고, 그것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더 큰 근섬유가 만들어져 근육이 커진다. 따라서 운동 후에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근육발달에 좋다. 노후 근력운동은 남녀 모두에게 필요하다.
근력운동 시 호흡은 근육수축 시(힘을 쓰는 시점) 숨을 내쉬고, 근육 이완 시(힘을 빼는 시점) 숨을 들이쉰다. 역기를 들 때는 빠르게 들어 올리면서 숨을 내뱉고, 천천히 내리면서 숨을 들이쉰다. 역기를 들 때보다 천천히 내릴 때 운동 효과가 더 크다. 다음의 체중 부하 운동도 힘을 쓸 때는 빠르게 하면서 숨을 내쉬고, 힘을 풀 때는 보다 천천히 하면서 숨을 내쉰다.
근력운동을 매일 하면 일어나는 놀라운 변화 5가지
1 신진 대사량 증가: 기초대사량이 증가하여 체지방의 연소 효과가 커진다.
2 뼈의 강화: 체중 부하 운동이 골밀도를 높여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노화 지연)
3 숙면 유도: 수면의 질을 개선 우리의 건강을 전방위적으로 증진해 준다.
4 뇌 기능향상: 가벼운 인지장애를 앓는 노인들의 인지 기능을 향상한다.
5 스트레스 해소: 세로토닌과 엔도르핀의 분비량을 늘어나 행복감을 높아진다.
올해 55세의 처가 친척 조카인 P는 등산을 갔다가 심장에 고통을 느꼈다. 함께 간 일행이 119에 급히 연락해서 헬기가 왔지만,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숨을 거뒀다. 심장마비인데 시간이 많이 지체된 까닭이다.
방송에 소개된 80대의 현직 사장님이 있었다. 쉼 없이 운동을 해서 무척 건강한 분이었다. 이 분이 산에 오를 때 배낭 속에 꼭 명함을 챙기는 것이 리포터의 눈에 들어왔다. 산에서 거래처 손님을 만날 일도 없을 텐데 명함을 챙기는 이유를 물어봤다. 대답은 간단했다. 혹 쓰러지면 누군가 발견하고 연락을 해달라는 의미로 연락처 전화번호를 꼭 챙긴다고 했다.
녹지공간과 우울증이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서울대학교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팀에서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23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1인당 녹지공간이 적을수록 우울증과 자살률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1인당 녹지공간이 가장 적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은 가장 많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보다 우울증을 경험할 위험과 자살을 시도할 확률이 1.27배나 높았다. 녹지공간을 찾기 위해서 운동이라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밖으로 나가야 한다.
지난해 비타민 D 결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1만 6천 명으로 4년 새 9배로 늘었다. 이 중 50세 이상 중장년층이 절반을 넘어 섰다는 것은 경종을 울리는 통계다. 햇볕은 면역력을 높여주고 비타민D를 만들고 행복감과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신경 전달 물질이자 숙면 물질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생성을 돕는다는 것을 알려진 과학이다. 하루 햇볕은 최소 15분 이상은 받아야 한다. 햇볕을 받으며 푸른 나무 사이로 씩씩하게 걷는 것이 좋다. 햇볕만 받으며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만으로는 부족하다. 팔굽혀펴기나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근력운동도 해야 한다. 근력운동을 꺼리면 팔다리 가늘어지고 배만 불룩 나오는 'ET'형이 된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것이 집 가까운데 있는 공원이다. 첫째로 공원은 여러 사람이 찾기 때문에 혹 모를 위험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병원을 급히 갈 일이 생겨도 병원과 가깝고 교통편이 좋다. 둘째로 근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운동기구가 많다. 셋째로 나무들이 많고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있다. 오래 걷고 싶으면 공원을 여러 바퀴 돌면 된다. 넷째로 의자 등 쉼터가 잘 정비 되어있다. 정신건강을 위해 적절한 자리의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들어도 되고 책을 읽어도 좋다. 마음 맞는 사람과 장시간 대화도 가능하다. 다섯째 공원관리인이 있어 깨끗하고 화장실 등 부대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금연, 금주 지역으로 쾌적하다.
장거리 등산을 하고 들뜬 기분에 하산주(下山酒)라는 이름으로 부어라 마셔라 하다 보면 등산 효과가 반감되는 일이 많다. 오고 가고 시간도 많이 허비한다. 동네 부근의 공원은 그럴 일이 없다. 공원의 크기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배드민턴장이나 에어로빅 시설도 갖춘 곳이 많다. 가끔은 여행 삼아 먼 거리를 가는 것도 좋지만 평소 운동은 공원을 잘 이용하면 좋다.
노화가 중년에게 무서운 이유는 신체적인 변화가 눈에 보여서가 아니다. 단지 주름이 늘고 흰머리가 늘어서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가능했던 것들이 쉽지 않게 되면서 ‘늙는다’는 공포와 맞닥뜨리게 된다. 더 이상 높은 선반의 물건을 꺼내기 어려워지고, 달려가는 손주를 들어올리기도 버겁다. 숙면 후 아침의 개운한 기상은 젊은 날의 추억처럼 여겨진다. 여성들에게 이런 두려움이 극대화되는 시기가 있다. 바로 ‘갱년기’다. 이 시기를 힘들게 겪어낸 여성들은 한꺼번에 모든 것이 무너지는 기분이 든다고 이야기한다. 피할 수 없는 갱년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방부인과 전문의인 이윤재(李侖哉·37) 자생한방병원 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신수(腎水)가 부족해서 그렇죠.”
이윤재 원장은 한방에서 바라보는 갱년기 증상의 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양방에서는 여성호르몬 부족에 의한 질환으로 해석하지만, 한방에서는 폐경과 함께 몸의 ‘정기(精氣)’라고도 불리는 신수의 부족이 이러한 증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한방에서는 신체의 변화가 숫자
7과 연관이 있다고 보는데, 여성의 경우 14(7×2)세에 첫 생리가 시작되고 49(7×7)세에 천수가 다 돼 폐경을 겪게 된다고 하죠. 그런데 최근에는 아이들의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성조숙증도 발생하면서 초경 나이가 점점 어려지고 있습니다. 폐경 시기는 큰 변화가 없거든요. 결국 갖고 태어나는 몸의 정기를 사용해야 하는 기간이 늘어난 셈이니 몸에 무리가 될 수밖에 없어요.”
여성 노화 증상의 ‘종합세트’
이 원장은 여성에게 나타나는 갱년기 증상은 발현되는 기간에 따라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갑작스레 나타나는 갱년기 급성 증상이 있다. 얼굴이 붉어지거나 울긋불긋한 반점이 나타나는 안면홍조 질환, 땀이 많이 나는 발한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증상들은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준다.
급성과 구분되는 갱년기 아급성 증상은 여성의 생식기와 관련이 깊다. 질 점막이 건조해져 위축되거나, 성관계 시 통증이 발생한다. 또 자꾸 가려운 소양증도 나타난다.
만성 증상은 이와는 또 다르다. 근골격계에 통증이 나타나다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심하면 손가락 관절에도 결절이 나타난다. 골다공증도 주요 만성 증상이다. 기억력 감퇴와 우울증이 나타나다 심해지면 치매로 확대된다.
“이렇게 구분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스무 가지가 넘는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도 있어요. 또 한두 가지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인지하지 못했던 다른 갱년기 증상을 찾아내기도 하죠. 증상을 방치하면 병이 심해집니다. 안면홍조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깁니다.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하고요. 관절통을 다스리지 못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질환이 확대됩니다.”
갱년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당사자가 겪게 되는 심리적 충격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도 치료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이 원장은 말한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그 과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쉽게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심리적 변화는 화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간기울결(肝氣鬱結)로 인한 간화(肝火)가 대표적이다. 평생을 참으며 살아온 여성의 쌓인 스트레스가 뭉친 기운을 만들고 간 쪽으로 쌓이면서 갱년기와 함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화가 쌓이면 안면홍조나 발한과 같은, 눈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참지 못하고 쉽게 화를 내는 심리적 변화를 보이기도 합니다. 손주를 보다가 이 나이까지 왜 애를 봐야 하냐며 느닷없이 화를 내기도 하고, 가족에게 갑자기 전화해 소리를 지르기도 하죠. 실제로 진료실에서는 상담하다 눈물을 쏟는 환자가 비일비재합니다.”
치료 방법 다양, 맞춤치료 필요
양방에서 여성의 갱년기를 치료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부족해진 여성호르몬의 보충이다. 그러나 여성호르몬 보충이 쉽지 않을 때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유방암과 난소암을 유발하는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부모로 물려받은 경우다.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가슴 절제를 선택한 할리우드의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같이 유전자 검사결과 변이가 발견돼 암 발병이 우려되거나 가족력이 있을 때 여성호르몬 치료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이 원장은 설명한다.
“여성호르몬 보충제 사용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할 때는 한방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한방에선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직접적으로 보충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현재의 상태에서 건강을 영위하도록 노력하죠. 즉 갱년기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들을 별도로 관리하면서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질환별로 한약이나 약침, 뜸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무작정 이러다 말겠지 하며 증상을 방치했다가는 오래 고생할 수도 있다. 증상이 10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활동적인 삶, 갱년기에 도움
치료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듣다가 바보 같은 질문을 해봤다. 갱년기를 피할 순 없는 것일까. 당연한 답이 돌아왔다. 노화를 피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는 것이다.
“노화를 피할 수 없는 것처럼 갱년기 역시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방법들은 몇 가지 있죠. 먼저 갱년기 증상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고 예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갱년기를 겪기 전에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에 대해 미리 공부해두면 상황에 처했을 때 겪을 수 있는 심리적 충격을 예방할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40대 중반 전후면 갱년기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때 노화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겪는 현상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죠.”
갱년기를 극복하려면 육체적으로 ‘액티브 시니어’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 원장은 말한다. 운동과 활발한 생활 등을 통해 기본 체력을 잘 유지하면 골다공증 등 갱년기 증상의 발병 가능성도 낮아진다. 또 근육량이 많으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갱년기 증상으로 인한 급격한 체중 증가도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스나 화도 잘 관리해야 한다. 명상, 요가와 같은 활동은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주고 체력에도 도움이 된다.
갱년기를 겪는 아내에 대한 남편들의 ‘외조’도 질환 관리에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자녀를 떠나보낸 빈 둥지에서 갱년기를 겪는 여성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배우자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여된 역할에 비해 한국 남성들의 기여도는 높지 않다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환자들의 상당수는 남편의 이해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애들도 무탈하고, 특별히 힘든 상황도 없는데 왜 유난스럽게 구냐고 하죠. 아내가 아파도 그런가보다 하다가, 감정기복이 심해지면 되레 화를 내요. 감싸줘야 한다는 생각은 못하는 것이죠. 이 고비를 지나 노년기로 접어들면 감정기복은 줄어들게 되어 있어요. 계속되는 것이 아니므로 슬기롭게 갱년기를 보내는 지혜가 필요해요. 위기를 잘 넘으면 함께 건강하게 살면서 아름다운 노년을 보낼 수 있어요. 하지만 갱년기를 겪을 때 배우자와 갈등이 깊어지면 회복되기 어려워요.”
나이가 들면 소화기능이 떨어진다. 병을 오래 앓아도 그렇다. 소화가 안 되니 기운도 같이 떨어진다. 그래서 병원 앞에는 죽집이 많다. 어렸을 때 배탈이 나거나 감기에 걸리거나 입맛이 없을 때 어머니가 죽을 해주시곤 했다.
밥은 입에서 식도를 거쳐 위, 십이지장, 소장으로 내려간다. 그런데 위의 기능이 안 좋을 때는 위장에서 소화를 잘 시키지 못해 배가 더부룩해지고 불편해진다. 위가 음식을 썩히고 분해시켜 내려 보내야 하는데 그 기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죽은 분해가 된 밥이다. 그래서 식도를 거쳐 위로 들어가도 위가 별로 할 일이 없다. 금방 십이지장으로 내려간다. 죽을 먹으면 소화도 잘되고 체하지도 않는다. 음식이 잘 내려가지 않을 때는 보리죽이 도움이 된다. 죽은 따뜻하게 먹어야 한다. 그리고 죽을 먹으면 금방 허기가 진다. 그만큼 소화가 잘된다는 말이다.
죽은 한약 중 경옥고 같은 고약의 형태를 하고 있다. 이런 고약은 뇌수와 안구, 오장의 정액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다. 죽이 뇌수를 채운다는 말은 장수에 좋다는 의미다. ‘동의보감’에는 “새벽에 일어나 죽을 먹으면 가슴이 뚫리고 위장을 보양하며, 진액이 생겨나고 하루 종일 기분이 상쾌하며, 보하는 힘이 적지 않다. 만생종(晩生種) 멥쌀을 진하게 푹 쑤어 먹는 것이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외에도 연자육죽이나 잣죽, 우유죽 등이 뇌수를 보충해 장수를 돕는다. 노인이 밤에 잠을 깊이 자지 못할 때는 저녁식사로 죽을 먹는 것이 좋다. 그러면 숙면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두개골 속 뇌가 밖으로 드러난 부분, 즉 눈을 뇌의 창문으로 본다. 뇌수를 충실하게 채워주면 눈도 충실해지기에, 눈에도 죽 같은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 좋다. 대표적인 것이 ‘동의보감’에 나오는 지황죽(地黃粥)인데, 생지황즙에 재워둔 멥쌀로 죽을 쑤어 먹는다. 또한 눈이 좋다는 말은 ‘총명(聰明)’이라는 단어와도 상통한다. 총명이라는 한자 자체가 눈과 귀가 밝다는 뜻이다.
개고기, 사슴고기 등 길짐승의 고기는 정액과 정력을 보충해주는데, 이때도 고기죽으로 쑤어 먹는 것이 좋다. 뼈째 달이는 도가니탕이나 곰탕도 일종의 죽이다.
곰탕은 길짐승의 뼈로 달이기에, 근골을 강하게 해서 팔다리가 저리고 시린 것을 없애주며, 출혈과 설사를 멎게 하고, 헌데를 아물게 한다. 큰 병을 앓고 난 뒤 또는 기력이 갑자기 쇠약해졌을 때 풀이나 죽만 먹으면 기력 회복이 느리고, 삼겹살 같은 고기를 먹으면 비위의 기운이 약해 소화를 시키지 못한다. 따라서 소화가 잘되면서 기력도 보강할 수 있는 음식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도가니탕, 곰탕이다. 고기가 들어간 음식이라 기운을 크게 보하면서도 죽처럼 부담이 없기 때문에 빠른 쾌유를 도와준다. 사골국에 포함된 콜라겐과 콘드로이친황산은 피부 탄력과 뼈의 성장, 골절 회복, 골다공증 방지 등에 도움이 돼 여성뿐 아니라 성장기 어린이, 노약자 모두에게 좋다. 그런데 곰탕은 일시적으로 먹어야지 매일 먹으면 안 된다. 곰탕이나 도가니탕을 매일 먹으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때문에 피가 더러워지고 여러 가지 병이 생길 것이다. 약은 적절히 써야 약이지, 지나치면 독이 된다.
죽은 물도 아니고 밥도 아닌 그 중간의 음식이기 때문에 묘한 효과가 있다. 바로 완충제 효과다. 변비나 설사를 할 때도 죽이 좋다. 변비가 있을 때는 끈적끈적한 죽이 진액을 공급해 대변을 잘 보도록 도와준다. ‘동의보감’에는 노인성 변비에 차즈기 씨앗과 대마 씨앗을 갈아서 만든 소마죽과 도인·잣·욱리인을 갈아서 만든 삼인죽이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설사가 있을 때도 끈적끈적한 점성이 설사를 멎게 한다. 설사에는 팥죽과 찹쌀죽이 좋고, 이질에는 파죽과 부추죽, 염교죽이 좋다.
죽 맛은 담담해서 한의학의 오미 중 담미(淡味)에 해당한다. 담미는 체액 운행을 활성화시켜서 소변을 잘 보게 해준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입이 마르고 갈증이 나는 증상도 멎게 하고 부기를 빼줘 몸을 가볍게 만들어준다.
열이 너무 많이 나는 사람은 녹두죽이 좋다. 녹두는 매우 차가운 식품이기 때문이다. 피부가 건조하고 마른 사람에게는 마죽이 좋다. 산약의 끈적끈적함이 피부를 적셔준다. 반대로 몸에 습기가 너무 많은 사람에게는 팥죽, 율무죽이 좋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동의보감약선(東醫寶鑑藥膳)’,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아내는 필자가 젊어서 코를 골며 잘 때는 피곤해서 그러려니 했단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한 단계 더 높이 발전하여 무호흡증세가 나타나니 방관할 수 없어 나와 상의를 해왔다. 자다가 숨이 멈출 것 같아 걱정이 되어 잠을 잘 수가 없다는 것이다. 코골이가 심하다는 말을 대충 듣고 넘겨온 세월이 10년이 넘었으니 무시하고 지냈는데 아내가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하니 이제 관심을 두고 문제점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 같았다.
실제로 사무실에 가면 노곤하고 졸리면서 자도 옛날같이 개운하지 않은 것이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건강에 심각한 적신호가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원인도 정확하게 모르겠고 마땅한 치료법을 몰라 방치하다가 어느 날 직장 근처인 지하철 2호선 선릉역(삼성역) 부근에 코골이 전문의원 간판을 보고 찾아가서 상담을 했다. 서울대 출신 의료진이 운영하는 수면클리닉 전문 병원이었다. 뒤에 알고 보니 MBC News, SBS News, ‘내몸사용설명서’ 및 ‘나는 몸신’이다와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소개되고 있는 전문병원이었다. 신흥범 박사가 주치의였으며 사계의 전문가로 코골이치료관련 저서도 많이 출간하신 분이었다.
하루 저녁 병원에서 자면서 코골이 정도와 수면 방법의 문제점을 기계로 점검해야 진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당장 그날 밤 입원하여 측정결과 코골이 원인을 찾아내었고 어떻게 자야 하는지 숙면을 위한 방법까지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결론은 양압기라는 기계를 착용하고 자면 숙면을 취할 수 있고 몸 컨디션도 정상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기계의 수명은 반영구적이라 했다.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의사의 처방대로 양압기를 사서 당장 사용하기 시작했더니 코골이는 해결되었으나 양압기에서 나오는 소음도 그냥 무시하기 곤란한 단점도 있었다. 그러나 아내는 걱정하던 코골이와 무호흡 문제가 해결되니 관대하게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나의 건강도 예전처럼 좋아지고 기억력 감퇴증도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았다. 내가 처음 코골이 진단 받던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집으로 오는 길에 하얀 눈을 밝고 왔으니 금 번 겨울이 양압기 착용한지 딱 10년이 되는 해가 되었다. 원장 선생님 말씀처럼 양압기는 스위치를 한 번 수리한 이후 아직까지 잘 작동되고 있다.
양압기를 처음 구입 시 약 100만원 가까운 경비가 발생했으나 최근 임대 형식으로 월 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새로운 장비를 올해부터는 사용 가능하다고 하니 경비에 대한 걱정 없이 이제 코골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양압기 사용 시 단점은 기계 장치와 연결 호스 등 부피가 커서 장거리 이동이나 해외 출장 시 부담스럽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양압기 대신 치아에 끼워서 코골이를 예방하는 구강내 장치 기구인 ‘바이오가드’를 추천받아 이를 국내외 출장 시나 타지에서 숙박을 해야 하는 경우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본 장치는 코골이 전문병원에서 직접 맞춰서 구입도 하지만 구강 내 장치이므로 치과에서도 의사와 상의하여 구입이 가능하다. 단, 지속적인 코골이 치료를 위해서 나는 코골이 전문병원에서 맞춰 구입하였다.
주) 바이오가드 외관
지난 10년 동안 양압기와 구강 내 장치인 ‘바이오가드’의 덕택으로 현재 고희를 맞고 있지만 아주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숙면을 취한 후 아침에 기상하는 즐거움은 지금도 30대의 나와 다름없이 상쾌하다.
처방을 받고 나서 안 사실이지만 코골이는 그냥 피곤하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지만 심하면 질병으로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많은 휴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숙면방해는 물론이고, 심근경색, 심장마비, 심혈관계 질환 및 부정맥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여러 합병증을 앓게 될 수 있다고 한다.
필자는 비교적 동안이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아니다. 탈모도 많고, 피부도 늙었다. 불과 몇 개월 전 사진을 봐도 그 차이가 확연하다. 그 원인 중 하나는 감기다. 해마다 겨울이면 감기로 고생을 해서 독감주사를 맞아두긴 했지만 이번 겨울 감기를 피하지 못했다. 작년 11월 초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는데 이른 시간에 비바람을 맞아가며 마라톤을 했더니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3개월이 지난 지금도 감기 기운이 싹 가시지 않았다. 감기를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앓고 나면 기운이 많이 빠진다. 얼굴에서 윤기가 사라져 주름도 더 짙어 보인다. 갑자기 몇 년 훅 늙어버린 느낌이다. 매년 혹한을 거쳐야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로서는 감기가 어려운 숙제다. 몸을 잘 돌보는 방법밖에 없다.
또 하나의 원인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남자가 밤중에 자주 깨는 건 과음 탓이다. 기분이 좋을 정도로만 마시면 숙면을 취할 수 있지만 과음을 하면 속이 불편하고 방광도 금세 차서 한밤중에 화장실에 다녀와야 한다, 그러고 나면 다시 잠들기 힘들다.
영화를 보는 습관도 안 좋다. 일단 보기 시작하면
2시간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영화가 끝나도 바로 잠이 오지 않는다. 결국 밤잠을 설친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아침에 피부가 푸석푸석하다. 피부를 빨리 늙게 하는 아주 안 좋은 습관이다.
필자보다 몇 살 아래인 후배들과 밤샘 당구를 치는 것도 치명적이다. 저녁에 술집에서 만나 어느 정도 마신 뒤 당구장엘 간다. 승패에 따라 술값을 걷어 또 마시고 당구장 가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밤을 새게 된다. 새벽 서너 시쯤 지쳐서 그만하려고 하면 아직 전철 첫차가 다닐 시간이 아니니 한 판만 더 치자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다 보면 날이 훤히 샌다. 결국 해장국까지 먹고 들어간다. 그러나 훤한 대낮에 잠이 제대로 올 리 없다. 낮잠을 자면 그날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이룬다. 당구를 밤새 치면 이런 악순환이 이어진다. 생활 리듬을 깨는 나쁜 습관이다. 몸이 제대로 회복되려면 며칠 걸린다. 아직도 청춘이냐며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해놓고는 만나면 또 그런다. 작년에도 세 번이나 그랬다.
필자는 평소에 세수하고 나서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다. 피부가 흰 편인 데다 얼굴에서 광이 난다는 소리도 듣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지인이 필자 얼굴을 보더니 피부가 마른 두부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급한 대로 핸드크림을 발라주었다. 과연 잠시 후 피부가 훨씬 촉촉해졌다. 얼굴에 기초화장품은 반드시 써야 한다고 하지만 필자는 얼굴에 뭘 바르는 것이 싫다. 남자가 생긴 대로 살면 그만이지 여자처럼 꾸미는 것도 적성에 맞지 않는다. 걷기운동을 할 때도 자외선 방지 크림을 꼭 바르라 했는데 그냥 다닌다. 그래서 피부가 검게 탔고 거칠어졌다.
몇 해 전 피부과 의사 친구가 레이저 시술을 해준 적이 있다. 거기에다 보톡스 주사까지 놔줬다. 보톡스는 6개월 동안 피부를 탱탱하게 해주지만 얼굴 근육이 움직이지 않아 거북했다. 그러나 레이저 시술은 해볼 만하다. 다시 부탁할 처지는 못 되고 이번에는 정식으로 돈을 내고 시술을 받을 생각이다. 레이저 시술을 하고 나면 며칠 검은 딱지가 생기지만, 딱지가 떨어지고 나면 확실히 피부가 맑아 보인다. 남자도 피부 관리에 돈을 들여야 하는 시대다. 어느새 나이가 그렇게 되었다.
동년배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 지인이 아무개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좀 냉소적인 표정을 지었다. 자연스레 “왜 입원했는데?”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몸이 가려워서 입원했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대답하는 지인의 목소리에는 부정적 음색이 뚜렷했다. 표정에도 몸이 좀 가렵다고 입원까지 하느냐는 핀잔이 완연히 드러났다. 다른 사람들 역시 중병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별일 아닌 것 가지고 무슨 입원까지….’ 하는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오래전 중국에서는 죄인에게 ‘자백을 강요하는’ 다양한 물리적 고문 중에 특정 나뭇가지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것이 있었다. 실제로 심한 가려움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인내하며 견디기’ 어렵다. 임상적으로도 가려움 때문에 손톱으로 자기 피부를 피가 날 때까지 긁어대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요컨대 가려움증이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필자가 피부과 전문의 수련과정 중 ‘가려움증’에 대한 교육을 받을 때 스승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다. 전문의로서 개원한 초년생이 맞닥뜨릴 가장 다루기 어려운 환자는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군(群)이라는 내용이었다.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혹시나 젊은 전문의가 새로운 지식으로 자기 고통을 덜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찾아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원인이 다양하고 심한 증상의 피부 가려움증은 치유하기가 쉽지 않다.
근래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이웃’이 유독 많아졌다. 대부분 가려움증 때문에 숙면을 못 취하고 점잖게 예의를 지켜야 할 자리에서 자꾸만 몸을 긁적이게 돼 민망하다고 하소연한다. 이를테면 고통스럽다기보다는 ‘귀찮고 성가신’ 수준의 가려움증이 많다는 의미다.
가려움증은 일명 피부소양증(皮膚瘙痒症)이라고 하는데, 특히 70세 이상 노령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가려움증은 노인성 소양증(瘙痒症)이라 부른다. 이처럼 가려움증은 학명(學名)으로 자리를 잡았을 정도로 흔하다.
가려움증의 원인은 뭘까?
크게 내적인 원인과 외적인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내적인 원인으론 젊은 시절의 왕성하던 피지선 활동이 노령화에 따라 현격히 줄어드는 상황을 들 수 있다. 둘째, 외적인 요인으론 생활습관에 따른 현상을 지적할 수 있다. 즉 피부에 기름을 공급하며 윤기를 주던 피부기름샘이 ‘고갈’되었는데도 피부 관리는 여전히 젊은 시절의 ‘옛 추억’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관리를 잘 못한다며 피부가 짜증을 내는 것이 바로 가려움증인 셈이다.
내적 요인인, 부족한 피지선의 재활성화는 오늘날의 의학 수준으론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외부에서 이를 공급하는 방법밖에 없다. 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현실적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샤워나 목욕 횟수를 줄여야 한다. 아울러 피부에 보습용(補濕用) 기름, 밀크로션을 도포하는 것이 손쉬운 대안이다. 특히 샤워나 목욕 후에는 보디로션을 ‘열심히’ 바르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우리는 ‘뽀송뽀송한’ 피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개운하다’며 자주 ‘때’를 밀곤 하는데 이는 전형적인 반피부적 행위다.
세제인 비누와 샴푸 사용 횟수와 양도 줄여야 한다. 궁극적으론 세제에서 해방되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주장이다. 피지는 더러워서 제거해야 할 ‘배설물’이 결코 아니다. 근본적으로 피지는 수용성이라 더운물로 샤워하면 저절로 닦인다. 그런데도 우리는 계면활성제가 첨가된 세제를 지나치게 자주 사용한다. 피부를 자극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좋지 않은’ 물질인데도 온몸에, 온 머리[頭皮]에 ‘아무 생각 없이’ 발라대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 산성비에 대해 걱정하는 질문을 받은 한무영 교수(서울대공대)는 “샴푸가 산성비보다 100배 독하다”(조선일보, 2011. 4. 9.)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필자가 고독하게 주장해온 샴푸의 유해성을 드라마틱하게 대변한 말이다. 피부 관리와 관련해 정말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샴푸가 정말 나쁜가요’라는 제하의 의학 산문을 썼을 때의 일이다. 이 글을 읽고 가장 많이 제기된 질문은 ‘샴푸를 어떻게 안 쓸 수 있는가?’, ‘대안은 무엇인가?’, ‘비누는 괜찮은가?’ 하는 내용들이었다. 실로 ‘샴푸 중독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근래 개인이나 소규모 업체가 만든 비누가 시중에 나도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비누의 제작 과정이 아주 간단해서 쉽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꿀 비누’, ‘인삼 비누’ 등 특수 식물 향이 들어간 ‘허브 비누’ 제품이 시장에 많이 나와 있다. 그리고 거의 예외 없이 친환경성 비누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여기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이런 비누에 함유된 꿀과 인삼 등 각종 식물성 성분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비누가 갖고 있는 태생적인 문제를 제거했다는 주장은 억지일 뿐이다.
비누는 가장 쉽게 제조할 수 있는 ‘공산품’이다. 즉 ‘액체(기름)+가성소다(양잿물)→고체(비누)+액체(글리세린)’라는 화학방정식이 ‘비누 제조 과정’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기름과 강산(强酸)인 가성소다의 화학적 반응체가 바로 ‘비누’인 것이다. 즉 모든 비누는 강알칼리다. 양잿물의 다른 형태인 셈이다. 시중에 유통하고 있는 모든 비누의 산성도는 pH 9.5~12다. 그런데 피부 표면을 에워싸고 있는 보호막, 일명 산성외투(Acid-Mantel)는 pH 4.5~5인 약산성이다. 즉 비누가 피부의 보호막을 파괴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피부 관리라는 측면에서 비누는 큰 도움이 안 된다. 피부과학의 원로 지멘스(Siemens) 교수는 자고로 “거지에게는 피부병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누는 인간이 발명한 최악의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비누는 엄격한 의미에서 기름이 빠져나간 ‘고체’다. 그리고 흠이라면 산도가 높은 ‘강알칼리성’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고체화된 비누이기 때문에 산도가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액상 ‘물비누’가 한 가지 대안이다. 산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pH 7~7.5). 추천할 만한 아이템이다.
반면 샴푸에는 계면활성제인 SLS(Sodium Lauryl Sulfate)가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이 문제의 핵심이다. SLS는 세척력이 강한 화학 물질이지만 피부를 상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피부 자극제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편 세발제(洗髮劑)로 샴푸 대신 비누를 사용하는 것이 모발 관리의 대안일 수 있다. 비누는 확실한 피지 제거 기능이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피부와 모발을 건성으로 만든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샴푸처럼 피부 환경을 파괴하지는 않는다.
두피에는 모공이 있고, 이 모공을 통해 모근에서 생성된 피지가 피부 밖으로 스며 나온다. 다시 말해 모공을 통해 환경 유해 물질인 샴푸가 체내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샴푸는 한 달에 한 번만 쓰는 세제가 아니어서 더욱 염려스럽다.
세계 굴지의 한 화장품 회사 CEO는 “피부에 보습을 하는 것이 피부 관리의 시작이며 끝”이라고 말했다. 동감한다. 인체의 생리를 알면서 관리해주면 피부는 그만큼 ‘행복’해한다. 그래야 피부가 ‘덜 늙는다’. 이제는 노령자의 피부도 ‘세상이 바뀌었다’는 걸 알고 싶어 한다.
전기밥솥에 맛있는 밥을 짓는다. 거실에 청소기를 돌리고 세탁기로 묵은 빨래를 한다. 커튼은 닫고 집안 온도를 따뜻하게 올린 뒤 공기 청정기를 켠다. 별것 아닌 집안일이지만 이 모든 것을 집 밖에서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편리함은 물론 안정성까지 갖춘 스마트 주거 공간에서라면 가능한 일이다. 일상을 유익하게 해줄 스마트기기와 더불어 공간별 인테리어 아이디어까지 담아봤다.
사진 및 도움말 대림, 로얄컴바스, 삼성전자, 솜피, 에몬스, LG 유플러스, LG전자, 청호나이스, 한샘
Living Room
리모델링 제안
거실 한 쪽에는 한옥에서 툇마루 역할을 하는 공간을 재현했다. 발코니를 확장하고 단열공사 후 단을 높여 보일러를 시공하는 과정을 거친다. 창밖 경치가 한눈에 들어오는 아늑한 공간에서 편안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인테리어 팁
▶원목마루의 경우 고급스럽지만 유지관리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UV코팅마감이나 특수시트가 부착돼 물걸레 청소가 용이하고 충격 완화 효과가 있는 소재를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집이 넓다면 너무 밝은 마감재보다는 어두운 톤의 자재를 사용해 공간을 차분하게 구성해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1 솜피 IoT 커튼 거주자의 생활 패턴에 맞게 요일별로 시간을 예약하면 원하는 시간에 자동으로 커튼이 열리고 닫힌다. 직접 손을 대지 않고 스마트폰을 이용하기 때문에 복층이나 높은 천장에 설치된 커튼도 쉽게 움직일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집 밖에서도 커튼을 닫을 수 있어 편리하다.
2 하니웰 온도조절기 언제 어디서나 집 안 온도를 조절하고 사용 이력을 살펴볼 수 있다. 취침 후 일정 시간 후에 꺼졌다가 아침에 다시 켜지도록 하는 등 예약 설정이 가능하다. 난방 사용량과 사용 패턴을 확인할 수 있고, 20시간 이상 보일러를 사용할 경우 알림을 보내준다.
3 LG 로보킹 밖에서 원격으로 청소를 시키고 집안을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하단, 전방, 상단카메라 총 3개의 카메라로 주변 공간을 파악하고 충돌을 최소화한다. 집 안에서 움직임이 감지되면 휴대폰으로 사진이 자동 전송되어 집을 비운 날에도 안심할 수 있다.
4 삼성 QLED TV 어느 각도에서 봐도 색이 변하지 않도록 시야각 문제를 해결해 생생한 화질을 구현한다. 무선으로 휴대폰과 TV를 연결할 수 있으며 휴대폰 속의 동영상, 사진 등을 TV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또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방송 중인 프로그램이나 영화, 광고 속의 음악을 바로 찾아볼 수 있다.
5 LG WHISEN 듀얼 에어컨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를 합쳤다. 휘센 듀얼 에어컨은 극초미세먼지까지 감지하여 공기 상태가 나쁠 경우 자동으로 공기청정기능을 작동시킨다. 공간학습, 인체감지센서로 사람 수, 위치 정보를 수집해 실생활 공간 중심으로 냉방을 제공한다.
6 IoT 열림알리미 센서 외출 중에 창문과 문이 열리면 즉시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받고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다. 갑자기 비나 눈이 왔을 때 창문이 열려 있는지 바로 확인 가능하다. 집안에 외부인의 침입이 감지될 경우, 사람이 있는 것처럼 조명이나 TV가 자동으로 켜진다.
Kitchen
리모델링 제안
한국 전통 대청마루를 본뜬 좌식 아일랜드를 배치해 동서양을 넘나드는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은퇴 이후 여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이들을 위한 디자인으로 손주들과 둘러앉아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는 등 활용도가 높다.
인테리어 팁
▶최근에는 ‘ㅡ’자나 ‘ㄱ’자 부엌보다 아일랜드를 두는 경우가 많은데, 식재료를 다듬고 조리하고 설거지를 하는 동선이 짧아 편리한 것이 장점이다. 특히 플로팅 아일랜드(상판 아래 공간이 비어 있는 형태)를 활용하면 의자에 앉아서도 요리할 수 있어 허리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부엌 바닥 광택이 심하면 미끄러질 염려가 있고, 눈부심을 유발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식탁 위에 조명등이 매달릴 경우 지나치게 밝은 식탁보나 광택이 있는 소재를 깔면 빛 반사로 눈이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에 무광이나 어두운 톤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1 LG DIOS 3구 인덕션 전기레인지 전기레인지를 껐는지 켰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휴대폰으로 체크하자. WiFi 기능으로 외부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2 IoT 가스잠그미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가스밸브를 확인하고 잠글 수 있다. 또 가스밸브 주변이 위험온도에 도달하면 경보음과 함께 알림 메시지가 오고, 65℃까지 올라가면 자동으로 밸브가 차단된다.
3 LG DIOS 광파오븐 광파오븐에 내장된 WiFi 기능으로 원격세팅이 가능하다. 휴대폰을 통해 주방 밖에서도 오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조리 후엔 탈취, 스팀청소, 건조기능을 활성화해 오븐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4 쿠쿠 IoT 밥솥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격으로 밥을 짓거나 요리 예약이 가능하다. 입맛에 따라 밥을 지을 수 있도록 가열 온도를 설정하고 찰진 밥, 부드러운 밥 등을 선택할 수 있다.
5 삼성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 냉장고 모니터를 통해 TV시청은 물론 음악감상, 라디오 듣기가 가능하다. 요리법을 검색하면 냉장고가 요리 속도에 맞춰 음성으로 레시피를 알려준다.
Bathroom
인테리어 팁
▶습식 타일은 물기가 잘 마르지 않아 미끄러워 낙상의 위험이 크고 곰팡이가 잘 낀다. 특수코팅 엠보싱 처리가 된 바닥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욕실 문은 밖으로 열려 있어야 한다. 안으로 여는 문은 사람이 쓰러졌을 경우 사람에 의해 출입구가 막히기 때문에 도움을 지연시킬 수 있다.
1 삼성 플렉스워시 삼성 스마트 홈 앱을 실행해 밖에서도 세탁을 시작하거나 종료 알람을 받을 수 있다.
2 대림 SMARTLET 800 물 내리는 것을 깜빡했어도 괜찮다. 비데에 추가된 인체감지센서가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사용이 끝나면 자동으로 물을 내려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동으로 여닫히는 시트 커버로 편리함을 더했다.
3 로얄컴바스 R2 세면기 디지털 압력방식의 조작버튼으로 물의 온도와 양 조절이 편리하다. 자외선 칫솔 살균기가 내장되어 있다.
Bedroom
인테리어 팁
▶시니어의 경우 노화로 인해 청력이 약해지더라도 오히려 소음에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 수면에 영향을 받곤 한다. 비경화성 방음 재료나 흡음 천장을 설치하면 효과적으로 소음을 차단할 수 있다.
▶암막 커튼이나 어두운 톤의 벽지를 골라 숙면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
▶바닥에 러그를 깔면 바닥에 조명 반사가 덜해 눈의 피로도가 감소하고 걸을 때 충격을 줄여주기 때문에 발도 편안하다.
1 에몬스 웰라이프 모션침대사용자의 수면습관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프레임 각도를 조절하는 모션 침대의 장점에 스마트 기술을 더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진동과 자세전환을 통한 알람 모드, 취침 타이머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2 한샘 팔렛 LED 방등 스마트폰으로 집 안에서 등을 켜고 끄는 것은 물론 외출 시에도 작동이 가능하다. 잠들기 전이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취침 타이머와 기상 알람 기능으로 원하는 시간에 조명을 조절할 수 있다. 학습, 활력, 휴식 등 상황별 테마를 설정해놓으면 그에 맞게 조명이 방 분위기를 연출한다.
3 청호나이스 휘바람IV IoT 공기청정기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집 안의 실내 공기 상태 및 초미세먼지, 가스 오염도, 습도,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풍량, 이온, 타이머 등을 장소에 상관없이 조절할 수 있고, 스마트 모드를 켜면 자동으로 사용자 환경에 맞는 공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60년 만에 돌아온 무술년, 환갑을 맞이한 ‘58개띠’ 이재무(李載武·60) 시인. 음악다방에서 최백호의 ‘입영전야’를 듣고 군대에 다녀온 뒤 청년 이재무가 만난 시는 위안과 절망을 동시에 안긴 존재였다. 자신의 20대를 무모한 소비이자 아름다운 열정의 시간이라 말하는 그는 가난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얼른 노인이 되길 바란 적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이순에 이른 그는 시를 통해 자아를 비춰보고, 지난날을 낭비케 했던 집착과 울컥으로부터의 도피를 바라고 있다.
햇수 나이로 60세에 펴낸 이재무의 시집 ‘슬픔은 어깨로 운다’에는 나이 듦에 대한 시인의 단상을 드러낸 작품들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 원하는 삶을 살지 못했다는 시인의 회한은 시 ‘나는 벌써’에 잘 드러난다.
‘삼십 대 초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았다 오십 대가 되면 일에서 벗어나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해 살겠다 사십 대가 되었을 때 나는 기획을 수정하였다 육십 대가 되면 일 따위는 걷어차 버리고 애오라지 먹고노는 삶에 충실하겠다 올해 예순이 되었다 칠십까지 일하고 여생은 꽃이나 뒤적이고 나뭇가지나 희롱하는 바람으로 살아야겠다/나는 벌써 죽었거나 망해버렸다’
강렬한 시의 마지막 구절, 한탄 섞인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젊은 시절의 로망과 희망을 놓치고 살아온 것에 대한 자조적인 시인데 공감하는 이가 많더라고요. 우리 세대는 미래 때문에 현재를 유보하거나 죽이는 삶을 살아왔어요.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도 참고 다음에 더 여유가 생기면 먹자, 어디 여행을 가고 싶은데 지금은 갈 형편이 아니니 나중에 가자. 내일, 다음에, 미래에… 그렇게 자꾸 현재의 삶을 미뤄왔죠. 지금 보면 오늘 행복한 사람이 그냥 행복한 사람인 거예요. 내일은 또 내일의 현재를 충실히 살면 되고요. 행복한 하루가 쌓여 행복한 미래가 되는 건데, 우리는 오랫동안 자기희생을 강요하는 삶을 살아왔어요. 그런 삶은 결국 행복하지 않은데 말이죠.”
쌀 한 포대 비우듯 나이를 먹다
시인답게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 다채로운 비유의 언어가 흘러나왔다. 인생을 두꺼운 책이라고도 표현하는 그는 과거나 미래에 얽매이기보다는 매일 그날의 행복을 만끽하며 삶의 페이지를 늘려가고 있었다. 한 장 한 장 충실히 더해왔음에도 쪽수(나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책의 두께를 가늠하지 못한다는 그다.
“쌀 한 포대 사면 ‘이걸 언제 다 먹지?’ 하잖아요. 의식하지 않고 먹다 보면 어느새 동이 나죠. 나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평소에는 잘 모르다가 새삼 인식하고 나면 ‘벌써 내 나이가 이렇게 됐구나’ 하니까요. 하루하루는 마디게 가지만 한 달, 1년은 뭉텅뭉텅 빠지는 느낌이 들어요. 숫자를 의식하고 사는 편이 아닌데 올해가 환갑이라고 하니 나이가 실감이 나네요.”
나이 듦에 대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가만 보면 그에게도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육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낀 점이 한둘이 아니니 말이다.
“계단이 내 무릎을 연주하는 기분이에요. 관절이 짜증을 부리기도 하고, 나이가 드니 몸의 이음새가 녹슬어 계단을 오르면 소리가 나죠. 몸무게는 자꾸 늘고, 숙면을 하기도 힘들고, 새벽잠도 줄었어요. 집에서 주도권을 빼앗겨 요새는 가사를 전담하고 있는데, 아내 목소리는 커지고 내 목소리는 작아지고. 아, 이게 늙는 건가 싶어요.”
이재무 시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불현듯 ‘늙는다는 건 슬픈 건가?’라는 물음이 생겨났다. 질문을 하면서도 ‘슬프지 않다’라는 답변을 슬쩍 기대했는데, 그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솔직한 심정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요. 그게 슬프거나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막연하고 초조하긴 해요. 내가 언제까지 작품활동을 할 수 있을까? 아직 크게 이룬 것도 없는데 나이만 먹는구나. 요즘은 내 아들이 부러울 정도예요. 돈이 풍족한 것은 아니지만 자기가 원하는 삶을 여유롭게 즐기며 잘 살더라고요.”
건강하고 순수한 사유를 위한 움직임
그는 에세이 ‘집착으로부터의 도피’에 50대 이후 집착과 울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마음공부에 전력을 다하리라는 글을 썼다. 60대를 사는 현재, 여전히 내면의 적들과 완벽히 헤어지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집착과 울컥이 내 안에 길들여지지 않은 짐승처럼 걷잡을 수 없이 튀어나올 때가 있어요. 말과 글대로 삶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의식하면서 살기 때문에 조금은 진일보했겠지만, 죽을 때까지 과제로 남을 것 같아요.”
쉽지 않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그는 걷기를 통해 내면을 다스리고 있었다.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고요히 명상을 해보는 것은 어떨지 묻자 오히려 몸을 가혹하게 해야 정신이 순수해진다고 대답했다.
“육체가 편하면 정신은 부패합니다. 몸이 한가할 때 충동적인 것, 탐욕스러운 것이 들어와 타락하기 쉽거든요. 비유적으로 말하면, 호미가 밭에서 놀아야 하는데 허청에 오래 걸려 있으면 녹슬어요. 선박도 항해를 해야 아름답지 항구에만 묶여 있으면 밑창이 썩고 구멍이 나죠. 또 가만히 있는다고 고요한 게 아니에요. 묵언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인데 속은 시끄러울 수 있잖아요. 고요는 내면까지 침묵하는 겁니다. 그게 꼭 몸의 정지를 뜻하지는 않아요. 걸으면서도 충분히 고요할 수 있죠. 방 안에 웅크리고 얻는 사유보다 움직이며 얻는 사유가 더 건강하게 빛난다고 생각해요.”
욕망하는 노인이 아름답다
이재무 시인은 무던히 걸으며 울컥과 집착을 비워내면서도 욕망의 고갈을 경계하고 있었다. 혹자는 나이 들수록 욕망은 추한 것이라 폄하하지만 그는 욕망을 갖고 사는 노인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격려한다.
“나무가 늙었다고 피우는 꽃도 나이 든 건 아니잖아요. 고목이 만드는 그늘은 언제나 풋풋하고 피우는 꽃도 늘 싱싱해요.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인간에게 꽃은 욕망이라 생각해요. 주름 많은 몸이라고 해서 왜 욕망이 없겠어요. 태풍에 나무가 쓰러져도 살아 있는 한은 새 이파리를 피우죠. 사람도 죽을 때까지 욕망을 내려놓기 힘들어요. 욕망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욕망이 긍정적일 때 삶이 발전되고, 일상의 에너지로 작용하죠. 노인의 욕망을 아름다운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해요.”
때때로 자신의 세대를 향해 ‘노인’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아직은 입에 붙지 않는 듯 어색함이 묻어났다. 이른바 100세 시대, 예순에 노인이라는 말은 이르게 느껴지는 요즘 세상. 그는 압축 성장한 산업화 시대를 지나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58개띠 세대가 경계인이 됐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58개띠 친구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나는 상징적으로 우리를 전근대·근대·탈근대가 모두 들어 있는 세대라 말하고 싶어요. 등잔불 밑에서 공부하다가 기차를 타고, 이제는 스마트폰을 쓰면서 KTX를 타고 있잖아요. 너무나 빠른 속도로 세상이 바뀌었고 우리는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숨차도록 열심히 달려왔어요. 그런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데 오히려 정체성 혼란을 느끼고 끼인 세대로 지내는 게 안타깝죠. 오늘도 각자 현장에서 윗세대와 아랫세대의 가교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을 58개띠의 무궁한 삶을 기원합니다. 2018년 힘내세요!”
시니어를 위한 ‘액티브시니어&수면케어박람회 2017(Active Senior & Sleep Care 2017)’이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베이비붐 세대의 경제력 있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액티브시니어박람회’는 제2 인생 설계를 위한 국내외 유망 관련 산업을 소개한다. 이는 국내 최초로 개최되는 시니어 전문 박람회로 레저/여가, 힐링, 리빙, 뷰티, 취미/토이, 금육, 교육, 의료서비스, 스마트가전 등 관련 산업 전반의 다양한 참가업체를 만날 수 있다. 함께 진행되는 ‘수면케어박람회’에서는 수면보조침구 및 용품, 보조기기, 수면의료, 수면식품/약품, 숙면테라피/케어 등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현대인의 수면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보와 방안을 제시하는 전시품이 출품된다.
다양한 부대 행사도 진행된다. 시니어가 펼치는 패션쇼 ‘서울시니어컬렉션’에서는 3가지 주제를 가지고 3일간 화려한 쇼를 펼칠 예정이다. 건강하고 활기찬 시니어를 위한 행사로 사단법인 한국액티브시니어스포츠협회가 ‘협회장배 액티브 시니어 뉴스포츠 최강전’을 개최한다. 3일에 걸쳐 스포츠스태킹최강전, 셔플보드최강전, 한국최강전이 열리며 대한민국 50대 이상 남, 여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요가 전문 업체 나디아요가는 건강한 삶을 위한 요가강좌, 시연회, 요가 관련 용품을 선보인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노령인구의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50년에는 노령인구의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령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들 중 자산과 소득 수준이 높아 능동적인 소비 주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액티브 시니어’를 겨냥한 마케팅이 활발한 추세다. 이번 박람회에는 250여 개 국내외 기업이 참가 예정이며 관객참여 이벤트, 다양한 시현 행사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