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잘 시간인 한밤중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는 게 필자만은 아닌가 보다.
불면증 대처법으로 올라오는 많은 기사를 보며 아, 남들도 이렇게 잠이 안 와서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안도감이 들며 조금 위로가 되기도 한다.
불면증은 정말 지긋지긋하다. 자려고 누웠는데 시간이 지나도 잠이 안 온다. 눈은 감고 있지만,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이 그리 많이 떠오르는지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잠이 안 오는 이유?-
예전에 좋아했던 'you are the reason, I don't sleep at night' 이라는 팝송이 있다.
커피를 마셔 봐도, 담배를 피워도, 물을 마셔도, 아무튼 뭔 짓을 해도 잠이 안 오는데 그건 너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그렇게 ‘그대’라는 상대가 있어 마음이 쓰여 잠 못 이루는 낭만적인 불면이 아니라 필자는 이유 없이 잠을 못 자니 고민이다.
일주일에 이, 삼일은 꼴딱 밤을 새우기도 한다.
그런 날은 괜스레 시계를 들여다보며 몇 시나 되었는지 자꾸만 확인하는 자신을 보게 된다.
한 시 두 시가 지나고 네 시쯤 되어 그때까지 못 자고 있으면 멀리 밖에서 버스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새벽 첫 버스가 운행하기 시작하고 일찍 일터에 나가는 사람들이 상상이 된다.
원래 필자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게으름쟁이였다.
오전 중 전화한 친구에게 잠에 취한 목소리로 받으면 아직까지 자고 있냐며 놀라기도 하고 “그래, 미인은 잠꾸러기라지?” 하며 농담도 한다.
어떤 날 친구와의 약속으로 아침 일찍 외출할 때면 많은 사람이 바쁘게 움직이는 걸 보게 된다.
그럴 때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는 말을 떠올리며 게으름쟁이인 자신이 무안해서 반성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불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전날 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댔다거나 커피를 여러 잔 마신 날 그런 현상이 더한 것 같다.
커피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필자의 하소연에 자기들은 아무리 커피를 많이 마셔도 잘 잔다며 반박한다.
하긴 일이 있어 바쁘게 지냈거나 외출했던 날은 커피를 마셨어도 눕자마자 언제 잤는지 모르게 숙면을 한다. 그런 날은 아침에 눈 뜨면 컨디션이 좋고 상쾌하다.
그러니 잠을 못 잔다는 건 필자가 좀 나태했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억지로 자려하지 말고 긍정적인 사고를.-
예전엔 억지로 자 보려고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계속 세어보기도 했고 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더 괴로운 시간이었다.
그런데 요즘 필자는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내었다.
어차피 일주일에 몇 번은 잠 못 드는 밤이다. 그러니 너무 괴롭게 생각하지 말고 억지로 자려고 노력하지도 말고 그 시간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설렁설렁 큰 기사에만 눈길을 주었던 요즈음 신문을 들고 와 미처 보지 못했던 기사를 찾아보기도 하고 전에 읽고 감동받았던 소설을 끄집어내기도 한다.
옷장을 뒤집는 방법도 있다. 얼마간 정리하지 않은 옷장은 엉망으로 엉켜있기 마련이다.
옷들을 다 꺼내어 개켜서 차곡차곡 넣다 보면 꼭 필요했는데 못 찾아서 못 입었던 탱크톱(끈 달린 티셔츠)도 발견하고 옷장 구석에 틀어박혀 잊어버리고 있던 소품이 튀어나오기도 해서 기쁘다.
TV를 켜면 무료로 보는 영화도 지천이다. 영화 보기를 좋아하는 필자에겐 최고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이제는 잠 안 오는 밤 괴롭게 생각하지 않고 다음 날 꼭 나가야 할 일이 없으면 그때 자도 되니 할 일을 찾아 책도 읽고 영화감상과 옷장 정리도 하고 있다.
잠 올 때 자고 잠이 안 오면 할 일을 찾으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
수십 년 건축설계를 하면서 언제나 잠에 늘 허기졌다. 학창 시절에는 끝없이 이어지는 설계과제 때문에 수시로 밤을 새웠다. 건축 작품전을 준비할 때는 몇 달씩 집에 들어가지 않고 써클 룸에서 먹고 자면서 전시 준비를 했다. 건축설계사무실 도제 생활을 할 때도 야근과 철야를 반복했다. 건축설계 사무실을 개업하고 나서는 밤을 새는 날이 더 많았다. 지금처럼 컴퓨터로 도면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손작업으로 도면을 그려야 하므로 절대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거기다가 착공 날짜에 맞추어 도면을 납품하려니 야근 철야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형상공모를 할 때는 납품 전 며칠간은 직원들이 전부 집에 들어가는 걸 포기했다. 공사감리를 다닐 때도 새벽에 움직여야 한다. 현장은 보통 새벽 일찍 일이 시작된다.
필자는 젊은 시절 술을 많이 먹고 다녔다. 먹는 양도 많았고 술자리 횟수도 잦았다. 술자리는 언제나 새벽이 가까워져야 끝이 났다. 새벽에 집에 들어가서 잠시 눈 붙이고 출근하곤 했으니 늘 잠이 부족했다. 종일 숙취로 헤매다가 저녁 시간이 가까워지면 또 술 생각이 나곤했다. 어디선가 걸려올 것 같은 술 전화를 기다리다가 급기야 참지 못하고 필자가 전화를 돌리곤 했다. 그렇게 술을 먹고 다녀도 지각은 안하는 성격이었다. 그러니 늘 잠이 부족할 수밖에….
요즘엔 밤늦게까지 술도 거의 먹지 않는다. 아침에 좀 느긋하게 움직여도 되지만 해가 뜬 후 집을 나서는 것은 영 어색해서 요즘도 새벽에 출근한다. 대체로 하루에 다섯 시간 이상을 못 잔다. 건축을 하면서 몸에 밴 습관이지만 그 전날 술자리가 늦었거나 잠을 잘 못 잔 날 새벽에는 정말 힘든 경우가 있다. 이렇게 늘 잠이 부족한 상태인데도 예민한 성격의 필자는 평소에 잠을 잘 못 잔다. 잠이 드는 데 걸리는 시간도 많다. 잠이 깊게 들지도 않는다. 자다가 몇 번씩 깬다. 젊어서는 잠 잘 시간이 없어서 못 잤지만 지금은 불면증 증상으로 잘 못 잔다.
이렇게 잠이 부족한 필자에겐 특별하게도 숙면을 취하는 환경이 딱 하나있다. 흔들리는 열차다. 물론 지하철도 해당된다. 지방 출장을 다닐 때는 꼭 열차를 이용한다. 열차를 타자마자 골아 떨어진다. 부산 출장을 갈 때는 잠을 제대로 잔다. 누군가 깨워서 일어났더니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내리라고 한 적이 있다. 열차가 부산 역에 도착한 지 오래 지나 승객들은 전부 하차하고 필자 혼자 텅 빈 객차에서 자고 있었던 것이다. 지하철도 마찬가지다. 출근길 지하철 소요시간이 40분 정도 되는데 자리에 앉으면 내려야 하는 역까지 푹 잔다. 다음 정차할 지하철역을 알리는 안내방송은 의외로 데시벨이 높다. 지하철 객차 안의 소음도 많다. 그런데 가는 동안 모든 소리가 들리지 않는 숙면 상태를 취한다. 더 희한한 일은 내려야 하는 역 이름이 나오는 방송은 꼭 들린다는 것이다. 수 년 동안 이렇게 지하철 숙면을 취하면서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친 경우가 딱 한 번밖에 없었다.
잠은 길게 자는 것도 중요하지만 숙면이 필요하다. 그래서 불면증에 시달릴 때는 지하철로 출퇴근한다. 비슷한 시간에 출퇴근 하는 사람들 중에 필자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완전 꿀잠에 빠진 머리 희끗희끗한 시니어….
외국으로 선교를 떠나는 젊은 신부님dl 평소 존경하는 노 신부님과 이별하면서 말씀을 청했다. “제가 살아가면서 항상 마음에 두어야 할 말씀을 해 주십시오.” “흠, 제 때 먹고, 싸고, 자는 것이다. 그것이 널 지켜줄 것이다.”
이 세 가지는 살아가면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이지만 리듬이 깨지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주기도 한다. 먹으면 자연스럽게 배설하듯이 피곤하게 움직이면 또한 자연스럽게 잠을 잘 자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체의 리듬이 깨져 음식을 먹어도 체하고 소화가 안 되면 배설에 이상이 오듯이 또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도 이룰 수가 없다. 자다가도 고민으로 벌떡 일어난 적이 있다. 설핏 든 잠에서도 고민하고 있고 드디어는 밤을 새우게 된다.
◇걱정거리부터 해결하라
몇 번의 그런 일이 있은 후 나는 이런 방법을 쓴다.
내가 고민해서 해결이 가능하다면 당연히 고민을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미뤄둔다. 미리 하지 않는다. 미리 당겨하는 고민은 공포가 커서 더 불안하다. 그래서 닥칠 때까지 정신적으로 평화를 유지한다. 저절로 상황이 정리되는 경우도 많다. 모든 게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며 순응하는 것이다.
◇수면 최적의 상태 만들기
저녁을 과식하면 숙면하기 어렵다. 배가 거북해서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모자란 듯 시장기를 면하는 정도의 식사가 좋다.
적당히 움직여서 잠이 기다려지는 상태를 유지한다. 너무 피곤하면 몸을 뒤척이기만 하고 쉽게 잠들지 못한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습관이 되면 늦게 자더라도 늘 깨던 시간에 눈을 뜨게 되어 종일 피곤해서 하품이 난다. 평소보다 좀 피곤하다 싶으면 일찍 잠자리에 든다.
또 자기 전 충분히 방 환기를 하여 공기와 습도를 쾌적하게 해야지 안 그러면 수면 중에 호흡이 힘들거나 잔기침이 나올 수도 있다.
자기 30분 전쯤 물을 한 컵 마시는 습관이 있다. 입도 건조하지 않고 기분이 좋다. 너무 많이 마시면 자다가 화장실에 가야할 수도 있다.
◇차보다 물이 좋다.
물론 사람에 따라 커피나 차를 많이 마셔도 잠자는데 지장이 없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 잘 시간이 되어도 눈만 말똥말똥하고 잠이 영 안와서 밤을 꼬박 새운 적도 있었다. 그 후론 가능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잠 안 오는 밤을 활용해서 책이나 읽어야지 하고 누워서 이리저리 뒤척이며 읽기도 하지만 눈이 피곤하고 머리가 멍하기 일쑤였다.
내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평화롭고 적당히 움직여 준다면 게다가 햇볕에 상쾌하게 말린 깨끗한 이부자리가 깔려 있다면 숙면으로의 여행이 즐겁다.
대학 동창들이 오랜만에 외국으로 여행이라도 가자는 의견이 나왔던 어느 겨울에 일본으로 4박 5일로 계획을 짜서 가게 되었다. 홋카이도 여행이었는데 첫눈이 내렸다.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숙박 시설에 도착해서 모든 것을 즐기고 난 뒤, 두 명씩 조를 짜려는데 나 보다 한 살 위인 K가 큰 소리로 ‘난 너무 코를 골아서 미승이 하고만 자야해’ 라고 못을 박는 바람에 잠자리 짝꿍이 되어버렸다. K가 방에 들어오더니, 날더러 어서 자란다. 자기는 머리가 바닥이나 침대에 닿는 순간 잠이 들어버리는데 문제는 코를 몹시 곤다는 얘기를 들려주며 네가 빨리 잠들고 나면, 그때 자긴 눕겠다는 고백이었다. 먼저 잠들어야 하는 강박관념. 잠자리도 바뀌었고 아까 그 멋졌던 눈 쌓여가던 산속 풍경이 아른거려 왔다. 잠이 빨리 들어주려나? 약간의 걱정을 하며 먼저 누웠다. 친구는 짐 정리를 좀 하겠다며 내가 잠들길 기다리는 눈치였다.
여간해서 잠이 생각대로 빨리 들 거 같지가 않았다. 친구를 자게 하려면 내가 빨리 자야한다는 의무감 비슷한 마음이 들어 조바심이 들었다, 눈을 감고 ‘자자, 내가 빨리 자야 내 친구가 잘 수 있다’ 하며 예전에 어디선가 들었던 최면을 걸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숨을 고르며 깊은 호흡운동을 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상쾌했다. 한 번도 깬 적 없이 뒤척이지도 않고 잘 자고 일어났다. 친구 또한 아주 상쾌한 아침이라며 4일간 ‘잘 부탁해’ 하고 둘만의 비밀을 가진 눈웃음을 나눴다. 여행하면서 잠을 설치면 그것처럼 곤란하고도 피곤한 일이 없는데 우린 아주 잘 어울리는 짝이 되었다. 그 뒤론 자연스럽게 우리 둘이는 킥킥거리는 잠자리 짝꿍이 되어버렸다. 다른 애들이 날더러 ‘얼마나 코를 고는데?’ 하고 물어보면 ‘응? 몰라. 나도 그냥 잠 들어버려서...’ 라고 대답하니까 너넨 정말 좋겠다. 난 어제 잠을 한 숨도 못 잤어! 해가며 심퉁대는 친구들의 불평소리를 들어가며 언제나 쿡쿡 웃는 우리가 되었다. 가끔이지만 여행가서도 편안하게 잠을 잘 수가 있는 짝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런데 정말 너무나도 놀랍게도 똑같은 이유로 또 그런 짝꿍이 한 명 더 생겼다. 수필 문인회 10년 선배님인데 여행을 가서 유독 나와 짝을 하겠다며 우기는 거였다. 이유는 너무 코를 골기 때문이란다. 나는 어이없어서 속으로 나와 자면 코를 골아도 괜찮다는 말인가? 하며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어느 정도 말발이 서는 선배님이라 아무런 장애 없이 나와 한 방 짝이 되었다. ‘사실은 내가 머리가 바닥에 닿으면 바로 코를 냅다 골면서 잠이 들어버리는 습관이 있어서 자기가 먼저 잠들면 잘 테니 어서 자’ 하는 거였다.
속으로 쾌재를... 어? K와 똑같은 이유의 선배님이로군!? 이제 저 선배님과도 잠자리 짝꿍이 될 거 같은 조짐에 내심 아주 신기한 일이라 생각했다. 선배님의 말을 다 듣고는 ‘네 알았어요. 그럼 먼저 잘게요~’ 고분고분한 후배로 점 찍히면서 굉장히 편한 잠자리를 확보하게 된 행복함으로 말 수가 있었다. 문인회나 친구들끼리의 여행길에 오르면 나는 아무도 모르는 편한 잠자리를 얻게 된 셈이 된 거였다. 터득한 건 아니지만 획득했다고나 할까? 그것도 상대방의 탁월한 선택에 의해서 된 잠자리 짝꿍에 나는 대 만족이다. 시니어가 되면 누구나 남녀가 다 코를 골게 되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너무나도 고마운 잠자리 짝꿍에 감사하며 지낸다. 나의 여행길에서 가장 안심되고 항상 즐거운 숙면을 선물 해 주는 사랑스러운 두 짝꿍이 정말 좋다.
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아열대 우림기후를 방불케 하는 요즈음 장마철의 환경에서 밤에 하루의 피곤을 잊고 쾌적하게 잠들수 있다면 그건 선물이다.
밤과 낮은 연속된 시간이고 우리의 몸은 매시간 유기적이기 때문에 밤을 낮과 구분지어 생각할수만은 없을 것 같다. 뿐만아니라 필자는 정신과 육체도 구분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신과 마음상태가 홀가분하게 정돈 되어 있으면 우리의 몸상태도 가뿐하고 따라서 양질의 수면을 취하기 쉽다는 것은 60년 언저리를 살아왔다면 경험으로 모두 알게 된다.
필자의 경우 잠자기 전 중요한 청결조건은 양치를 비롯한 세수. 손발. 몸샤워가 있다. 그리고 환경적인 조건은 주방. 거실. 방등의 정리를 되도록 미루지 않는 것도 쾌적한 수면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나아가 다음날 움직임에 대한 대비까지 끝내고 잠자리에 든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만약에 불면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생활습관을 이렇게 바꾸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어린아이가 잠을 잘 잘수 있는 조건은 습관과 리듬에 의해서 자동적으로 몸의 상태가 반응을 하지만 어른의 경우는 자신의 마음상태와 환경의 역할이 보다 더 큰비중을 차지하는 것 역시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어쩌면 교과서적인 정답이라고 말할수 있겠으나 필자에게 자신과 주변이 자신의 신경을 괴롭히지 않게 늘 정돈과 정리상태를 유지하는건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았다. 숙면의 해결방법은 아마도 이것이 첫 번째일 것 이겠지만 그러나 그래도 요즘같은 기후나 아니면 나에게 버거운일들이 계속되어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일도 있을수 있고 또는 잠 들 시간을 놓쳐버려 시간이 갈수록 눈은 감고 있어도 머릿속은 오만 생각이 꼬리를 무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시계의 숫자가 자신을 더욱 예민하게 만들어 잠은 더욱 멀리 달아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가장 하기 싫었던 일을 끄집어 내는 용기가 필요 하다고 믿는다. 용기를 내어 일어나 일에 직면해서 시작하려는 순간부터 몸과 마음은 안락한 잠자리를 탐내기 시작한다. 이 시간 잠을 안자면 잠을 못잘 것 같은 상태가 되어 하품이 나기 시작하면 그때 포근, 시원한 잠자리속으로 들어가면 아마도 아무 도움이 필요없이 잠은 내 친구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잠이 안들어 초조해지면 자리에서 일어나 일을 찾아내기를 권하고 싶다.
요즘같이 더운밤 필자만의 샤워방법은 먼저 제법 뜨거운 물로 5분정도 샤워를 한 다음 완전히 냉온의 물로 5분에서 10분정도 몸을 완전히 식힌 다음 잠자리에 들면 잠드는 시간까지 몸이 차서 쉽게 잠들 수 있다. 처음부터 냉수나 미지근한 물보다 이게 효과적이다.
한여름에는 폭신한 침대 보다는 차가운 돗자리나 대용품을 메트레스위에 놓아두는것도 방법이겠지만 보다 온도가 낮은 방이나 거실의 바닥을 깨끗이 닦고 요를 사용하는것도 시원한 방법이다. 손이 닿을곳에 약풍 셋팅이 가능한 수면용 작은 선풍기나 부채를 두고 자면 나만의 ‘한여름밤의 꿈’을 꿀 수 있다. 참고로 물은 낮에 충분히 마셔두고 자기전에는 물은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것 또한 숙면을 위한 팁이다.
어려서부터 누가 업어 가도 모를 만큼 워낙 잠을 잘 자는 타입이라서 불면증을 겪어 본 적은 없다. 그런데, 60세가 넘고 부터는 수면 시간이 고르지 못 한 데다가, 숙면을 취하지 못 할 때가 자주 생긴다. ‘노인이 되면 잠도 없어진다’는 말이 있는데, 그리고 보니 이제 정말 노인인가보다.
◇ 잘 시간을 놓쳤을 때는 시 낭송을 들으며
누구나 잠이 드는 신체적 시간이 따로 있다. 그런데, 어떤 때는 꼭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을 보거나, 바쁜 일이나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생겨, 잘 시간을 놓칠 때가 있다. 그러면, 잠이 저 만치 도망가 버린다. 그때부터는 잠을 청해 보려 해도 좀처럼 잠이 오지를 않는다. 아무리 엎치락뒤치락 해가며 잠자리에서 몸부림을 쳐봐도 아무 소용없다. 그런 날은 뜬눈으로 밤을 홀딱 샐 때도 부지기수다. 그럴 때는 스마트폰을 옆에 두고는 유튜브에서 은은한 음악이 배경으로 깔린 시 낭송을 찾아 듣는다. 이때의 낭송가는 반드시 차분하고, 부드러운 음성의 여성 낭송가가 낭송한 시여야 한다. 남성 낭송가의 음성은 강해서 오히려 잠을 더 달아나게 한다. 아름다운 시를 몇 편 듣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솔솔 온다. 그래서 요즘은 잠 시간을 놓쳐 고생할 때는 으레 시 낭송을 듣는다. 옛날부터 말이 있지 않은가! 책만 들면 잠이 솔솔 온다고! 그런데, 책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시 낭송도 그와 마찬가지다. 듣고 있으면 잠이 솔솔 온다.
◇ 머리가 아플 때는 작은 페트병에 찬물을 가득 담아서
잠을 푹 잘 때는 4시간만 자도 일어나면 개운하다. 그런데, 8시간을 자도, 자다 깨다 하거나, 밤새도록 뒤척이면서 잘 때는 깨어나면 머리도 아프고, 눈도 맑지 못한 것이 침침하고, 충혈되고, 눈이 아프고, 그리고 하루 종일 피곤하다. 이렇게 숙면을 취하지 못한 날이나 요즘처럼 더위를 타서 머리가 아픈 밤이면, 잠자리에 누울 때 작은 페트병에 찬물을 가득 담아, 큰 손수건으로 페트병을 말아준 다음 이마에 얹고 있으면, 머리 아픈 것이 가라앉으면서 잠이 솔솔 온다. 낮에 작은 페트병에 물을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잠 잘 때 사용하면 좋다.
이때 주의 할 점은 물을 절대로 얼려서는 안 된다. 얼린 물을 이마에 얹으면 잠이 오히려 도망가 버린다. 또 한 가지 주의 할 점은, 자다가 물벼락을 맞지 않도록 페트병의 마개를 단단히 잠가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시 낭송과 작은 페트병만 있으면, 잠을 잘 잘 수 있다. 한여름 극성스런 더위에도 잠 못 이루는 밤을 지내지는 않는다. 페트병을 이마에 얹는 방법은 머리가 아프지 않아도 더위를 피하는 방법으로도 유효하다. 그러므로 페트병 활용은 일석이조인 셈이다.
스트레스가 많은 한국인들은 마음 편하게 숙면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래서 잠을 잘 못자는 사람들에게 도움될 지혜와 지식을 모아본다.
◇안대
숙면을 위해 안대나 암막커튼은 유용하다. 심야팀으로 야근한 적이 있다. 그때 낮에 잠을 자라고 안대를 회사에서 나눠받았는데 연예인들이 암막커튼으로 대낮에도 깜깜한 밤처럼 만들어 숙면을 취하는 것처럼 숙면에 크게 도움되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음식
숙면에 도움되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다. 의학, 건강tv프로그램에 의사들이 수없이 언급해서 우리 모두 익숙한 수면조절기능이 있는 생화학물질인 세로토닌을 만들어낸다는 트립토판이 많이 들어간 식품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들었던 우유를 포함하여 멸치, 참깨, 바나나등의 식품을 먹고 자는 것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특히 의사 이에스더님은 멸치를 더 강조한다.
특히 열대야에는 숙면슬러시를 만들어 마시면 좋다. 아예 잠 못 자는 저녁이 계속 되면 저녁식사를 이 재료가 주로 들어간 숙면전이나 숙면빈대떡,숙면반찬 종류로 준비하는 것 또한 매우 도움될 내용이라고 본다.
◇4.7.8호흡법
478호흡법도 도움이 된다. 작년 5월께부터 각종 포털사이트와 SNS에 대거 꾸준히 올라온 내용으로 하바드 의대 출신의 대체의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앤드류 와일 박사가 개발하여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내용이다. 다음은 이 호흡법의 핵심 내용.
입을 다문 상태에서 코로 4초간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깊이 들이마신 숨을 7초간 참는다.
참았던 숨을 8초간 서서히 내뱉는다.
이 4,7,8호흡과정을 2~3회 꾸준히 연습하면 숙면에 크게 도움 된다고 한다.
실제 이 호흡법을 해보면 상기되었던 상태가 이완되면서 소화에도 매우 도움되었고 숙면에도 실제로 도움되는 경험이 있기에 강조해도 될 것이다.
◇임신부의 경우
임산부 시절 잠이 안 올 때 효과를 봤던 가장 좋은 방법은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따뜻한 우유나 따뜻한 대추차와 감두탕(감초와 검은콩달인 물)마시고 나면 신기하게 잠이 잘 왔던 기억이 난다. 대추차는 정치인들이 그래서 편안한 정신 상태로 신경을 이완시켜주기에 많이 먹는다고 한다.
◇그밖의 팁
의사들은 잠 자기 전까지 TV나 스마트폰 등을 보는 것을 금하라고 권한다. 드라마나 예능이나 휴대전화에서 나눈 대화나 여러 가지 정보가 생각을 많이 하고 번민이 이어질 수 있어서 숙면에 방해된다는 것. 하지만 좋아하는 예능프로그램이 있다면 크게 웃기 때문에 오히려 잠을 잘 잔 기억이 많다.오히려 번뇌의 마음으로 뒤척이는 것보다 도움된 일상이었다.
우리 고장이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이라는 표현은 이제 구식이 되어 버렸다. 물을 사먹는 것에 이제 겨우 익숙해진 것 같은데, 크게 한 번 숨 쉴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많이도 변했다. 이런 변화된 환경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보니, 좀 더 깨끗한 공기를 찾게 된다. 그 해답이 바로 공기청정기. 그런데 공기만 맑게 해주면 그만일 것 같은 이 기계가 생각보다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올해 들어 미세먼지와 관련한 이슈는 하나의 사회현상이 됐다. 애꿎은 고등어는 정부에 의해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돼 판매가 급감했다. 때문에 최근에는 고등어 판촉행사에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나서는 웃지 못할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은 곧 공기청정기와 같은 관련 제품으로 쏠렸다. 2014년 업계 추산 3000억원 규모였던 공기청정기 시장은 지난해 5000억원대로 훌쩍 성장하더니, 올해는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그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뿐만 아니라 공기청정 기능을 강화한 에어컨은 날개 돋친 듯 팔렸고, 마스크와 같은 위생용품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미세먼지가 진짜 건강에 해로울까 의심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그러나 2014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는 황사,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연간 700만 명, 즉 8명 중 1명이 대기오염에 의해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으로 인한 병원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폐암 발생률이 9% 증가한다고 밝혀졌다.
미세먼지 등 좋지 않은 공기에 장시간 노출되면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후두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코를 통해 흡입 시 폐포를 통과해 혈액 속으로 침투하여 다른 질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면역체계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어린이는 물론 건강한 성인들도 치명적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메디힐병원 정용수 과장은 “특히 노년층이 미세먼지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미세먼지가 뇌로 들어가 뇌세포를 손상시켜 뇌졸중이나 치매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미세먼지는 어린이 호흡기 질환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 어린 시절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성인이 된 후에도 폐기능이 떨어 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해요. 특히 오염된 공기 속 유해물질이 어린이 폐로 유입될 경우 알레르기 천식이나 비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라고 설명한다.
그의 설명을 들으니 실제로 공기청정기가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될까 궁금하다. 그의 대답은 예스다.
“공기가 깨끗한 스위스나 캐나다에서도 예상 외로 공기청정기를 많이 사용합니다. 실외 미세먼지도 해롭지만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도 상당히 위해하기 때문에 공기청정기가 건강에 도움이 되죠. 필터로 실내 공기를 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기 중 부유하는 오염물질이 체내에 들어오지 않도록 기본적인 위생 습관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외출 시 마스크도 잊지 마셔야 합니다.”
공기청정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시중에는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다. 저가형의 대명사인 중국 제품부터 캐나다, 스웨덴, 독일 등 수입 제품이 주류를 이룬다. 물론 삼성과 LG, 청호나이스 등 국내 브랜드들의 선전도 돋보인다.
공기청정기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일반적으로 공기를 걸러주는 필터 성능만 보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므로 당연히 고려 대상이지만, 이외에도 따져봐야 할 요소들이 많다.
필터 성능은 일반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먼지 입자의 크기로 나뉜다. 보통 미세먼지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의 먼지를 말한다. 이 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필터 규격을 PM10이라고 부르며, PM2.5(초미세먼지)와 PM1.0(극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는 제품도 출시된 상태다. 즉 PM1.0은 지름 1.0㎛의 먼지까지 걸러낸다.
하지만 잘 거른다고 능사는 아니다. 미세한 먼지까지 걸러내다 보면 그만큼 필터의 수명도 짧아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필터의 교체 주기는 어떤지, 또 필터 교체방식이나 구매 방식, 필터의 가격까지 비교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성능이 좋다 하더라도 소모품을 구하기 어렵거나 가격이 부담된다면 공기청정기의 성능을 100%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필터의 유지관리 기능이 있는지도 고려 대상이다. 아무래도 공기 중 불순물을 끌어당기는 제품이다 보니 요즘과 같은 여름철에는 필터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고, 그 필터를 통해 배출된 공기는 곰팡이 냄새가 나기 쉽다.
의외로 소음도 중요한 고려 대상 중 하나다. 특히 영유아가 있는 가정은 밤까지 하루 종일 가동시켜야 하는데, 최저소음도 시끄러운 수준이라면 숙면을 방해한다. 20~30dB 정도라면 큰 지장이 없지만 50dB이 넘어가면 신경 쓰일 수준이다.
일부 공기청정기에서 사용한 헤파필터에서 검출된 OIT(옥타이리소씨아콜론) 검출 여부도 체크해야 한다. 최근 한 방송에서 인체에 해로운 OIT가 검출되는 필터가 공기청정기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로 인해 각 제조사들은 자사 제품에 문제가 없는지 외부 기관 등을 통해 시험 의뢰한 결과를 밝히는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기능의 유무에 따라 제품 가격이 달라진다. 저렴하게는 30만원대부터, 수입품은 60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품 성능만큼이나 잘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예를 들어 생선 구울 때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유증기(油蒸氣) 등으로 인해 필터의 수명이 빠르게 줄어들어요. 득보다 실이 많은 셈입니다. 또 정기적으로 센서 부위를 청소하거나, 필터를 제때 교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죠. 이렇게 관리만 제대로 한다면 원래의 성능을 어렵지 않게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올여름이 심상치 않다. 기상청의 장기 예보 분석 자료에 따르면 8월 기온이 평년보다 낮을 확률은 20%에 불과하다. 기상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센 북태평양 고기압, 엘니뇨 등 세 요인이 결합하면서 8월까지 폭염이 한반도를 덮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무더위는 꼭 수면을 방해하는 ‘열대야’를 동반한다. 시니어 여름철 ‘건강의 적’ 열대야에 대해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이상화(李相和) 교수를 통해 알아봤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도움말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가정의학과 이상화 교수
먼저 열대야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자. 열대야란 밤 동안의 최 저기온이 25도 이상이고 일일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인 한여 름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온다습한 북 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했을 때 밤에 복사냉각 효과가 감소하여 발생한다.
이상화 교수는 이 열대야가 문제가 되는 것은 결국 수면과 연 관이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들어 열대야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증가하 고 있죠. 특히 고령일수록 수면의 질이 낮은, 그러니까 깊게 잠 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열대야까지 더해지면 더욱 불면증으로 시달리게 됩니다. 잠은 주위 환경, 특히 기온과 날 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열대야로 기온이 높아지면 잠 자는 동안 몸속의 온도조절 중추가 발동하면서 중추신경계 가 흥분하게 돼요. 체온을 낮추려는 것이죠. 이러다 결국 몸을 자꾸 뒤척이게 돼고, 꿈을 꾸면 깊은 수면을 취하는 단계인 렘 (REM) 수면이 줄게 되는 것입니다.”
생체 시계 얽히면 만성 불면증 불러
이렇게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밤이 계속되면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 바로 ‘열대야 증후군’이다.
“열대야에 시달린 다음 날 아침은 왠지 잠을 잔 것 같지 않고 온몸이 무거운 것처럼 느끼게 되죠. 게다가 낮에는 꾸벅꾸벅 졸게 되고 심한 경우 두통이나 소화 불량까지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증상을 열대야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낮에 졸립다고 낮잠을 길게 자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를 일으켜요. 사람의 몸속에 있는 ‘생체 시계’가 뒤죽박죽되면서 만성적인 불면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죠. 이렇게 한 번 뒤틀린 생체 리듬은 열대야가 끝나더라도 곧바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한동안 관련 증상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요. 예를 들어 피로감이나 짜증, 무기력, 집중력 장애, 두통, 식욕부진, 소화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있을 수 있죠.”
실제로 육체노동이 많은 산업현장에서는 이런 사소한 증상이 재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열대야 이기는 길은 ‘규칙적인 생활’
그렇다면 열대야 속에서 숙면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 이상화 교수는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아침에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저녁에도 비교적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야 합니다. 낮잠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요. 잠들기 한두 시간 전쯤에 미지근한 물로 목욕이나 샤워를 하면 몸도 식힐 수 있고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찬물은 되레 잠드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어요. 또 잠이 오지 않는다고 약주를 드시는 분들도 많은데, 술을 마시면 쉽게 잠들 수는 있어도 잠자는 동안 자주 깰 수 있어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합니다.”
열대야일수록 기상이나 취침시간, 식사시간 등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칙적인 생활은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그로 인해 무더운 여름에도 생체 리듬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늦게 잠자리에 들었더라도 기상시간은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낮잠은 1시간 넘으면 되레 ‘毒’
졸음이 몰려올 때 낮잠은 꿀맛일 텐데, 수면에 방해가 된다니 의외다. 하지만 낮잠은 밤에 자지 못한 잠을 보충해주는 효과는 적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면 낮에 졸음이 오고 낮잠을 자고 싶은 욕망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운전할 때는 졸음이 사고율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요. 이럴 때 낮잠을 자라고 권하기도 하지만, 밤에 숙면을 위해서는 길게 잠을 청해서는 안 됩니다. 낮에 낮잠을 너무 길게 자면 불면의 원인이 되니까요. 만약 낮잠을 자야 한다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로 길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밖에도 커피나 홍차와 같은 카페인이 든 음료나 지나친 운동도 잠드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다. 카페인은 특유의 각성 효과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의외로 초콜릿이나 콜라도 중추신경을 흥분시킨다. 담배도 마찬가지.
규칙적인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강도 높은 운동을 하거나 잠들기 2시간 이내에 운동을 하면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여름나기, 콩으로 만든 음식 좋아
더위가 심해지면 에어컨이나 선풍기 이용이 많아진다. 하지만 열대야를 이기기 위해선 무작정 틀어놓는 것보다 적당히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이상화 교수는 이야기한다.
“덥다고 실내온도를 낮추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지 말고, 실내온도는 2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청결한 공기를 위해서 필터는 자주 교환하는 것이 좋아요. 선풍기의 경우에는 타이머를 활용해서 잠자리에 든 시점에서 한두 시간만 작동시키는 것이 좋아요. 오랜 시간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쐴 경우 저체온증에 빠져 위험해 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고령자일수록 체온조절 기능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이외에 이 교수는 흰 쌀밥보다는 현미나 잡곡 그리고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고, 신선한 우유나 두부 같은 콩으로 만든 음식도 더위를 이기게 해준다고 추천했다.
어느덧 강물을 배경으로 저녁노을의 붉은빛이 장막처럼 내려오더니 해가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의 강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강물에 어린 석양의 은빛 너울은 700리 낙동강의 전설 속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그 멋진 풍경을 가슴에 품고 어느새 어둠이 점령해 버린 길을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꾸역꾸역 달리고 있었다.
어느덧 피로가 덕지덕지 몰려와 몸과 마음이 지쳐갈 무렵 전망 좋은 강가에 자리 잡은 산수정이라는 음식점에 여장을 풀었다.
시원시원한 성격의 여주인이 맛깔스러운 솜씨로 만든 민물매운탕을 내오자 가뜩이나 시장하던 우리는 게눈 감추듯이 먹어치웠다. 시원한 경주법주 쌀 막걸리로 갈증을 풀고 소주로 이어진 분위기는 기어코 노래방까지 계속되며 어느새 자정을 넘기고 말았다.
피로감과 술기운이 어우러지자 필자는 잠시 마당 가로 바람 쐬러 나왔다. 시원한 강바람이 확 불어왔다. 고요하게 가라앉은 밤 풍경…. 밤벌레 소리와 강물의 뒤척이는 소리만이 정적을 깨고 있었다. 강 건너를 연결하는 영풍교(경북 문경시-예천군)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노라니 강 건너에서 소쩍새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얼마 만에 들어보는 소쩍새 소리이던가? 한국전쟁 당시 치열했던 낙동강 전투에서 피아가 영풍교를 사이에 두고 격렬하게 전투를 벌였다고 하니 수많은 젊은이가 이곳에서 목숨을 주고받지 않았을까? 행여 그 슬픈 영혼들이 이 밤 소쩍새 울음으로 슬픈 사연을 전해주고 있는 건 아닌지?
고요히 흐르는 강물 위로 힘차게 뛰어오르는 물고기의 비상이 이 밤 그들만의 멋진 세레모니로 우리를 환영해 주고 있었다. 그렇게 첫째 날 밤은 깊어갔다.
안동보에서 시작한 낙동강 700리 길 위에서 둘째 날이 밝아왔다. 새벽까지 마시고 부르다가 깜박 잠들었는데 어느새 아침이다. 완전한 숙면이었다. 과연 누가 그 깊은 잠의 의미를 이해할까? 꿀맛 같은 단잠을 깨운 것은 스피커에서 아련하게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였다. 아마도 고단한 단잠에서의 기상에 대한 배려인 듯하다. 어쨌거나 그렇게 일어나 마당으로 나오니 강가에는 평화가 햇살처럼 내려앉아 있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연두색의 녹음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눈과 가슴이 시원하게 힐링 됐다. 그 강물에 작은 물고기들이 파르르 아침 유영을 즐기고 있었다. 서울에서 살다가 이곳에 정착했다는 여주인 부부가 정겨움과 정성으로 끓여낸 된장국은 해장으로는 그만이었다.
된장국뿐 아니라 반찬 하나하나에도 맛과 정성이 배여 있었다. 시시때때로 인터넷 맛집의 걸걸한 맛 자랑이 상투적인 단어는 아님이 분명하긴 했다. 아쉬움의 인사를 나누고 다시 자전거길로 나왔다. 강둑에 연결된 자전거 도로에서 강물을 바라보며 시원하게 내달리니 그 길 위에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