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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담회] 시니어 3인의 진솔하고 진지한 대화 '이 시대 孝의 진정성'
- 건강한 가정이 모여 크고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이런 공동체가 모여 국가의 초석이 된다. 하지만 가정 해체가 심심찮게 일어나면서 아동학대, 노인 소외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허물어지는 가정 해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대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바로 효(孝)라고 말한다. 이번 호에서는 효를 실천하는 3인이 한자리에 모여 이 시대의 효의 진정성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 무크지 을 창간하는 권혁승 백교문학회장(이하 권혁승 회장) △ 효경영의 리더 상훈유통 이현옥 회장(이하 이현옥 회장) △ 교육을 통해 효 문화를 정착시키는 최종수 한국효문화센터 이사장(이하 최종수 이사장) 장소 이투데이 6층 회의실 Q.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전통적 가치 ‘효.’ 요즘 효를 얘기하려면 저마다 답답하다고 한탄합니다. 무엇 때문에 시니어들이 분노하는 걸까요? △ 이현옥 회장: ‘효는 백행지본(百行之本)’이에요.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모든 행동의 근본이죠. 부모가 없었다면 자식들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자신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위치에 섰더라도 이는 모두 부모의 은덕이죠. 부모 모시는 일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데 바쁘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찾아뵙는 것은 소홀히 하고 전화 한 번 하는 정도로 생색내는 자식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죽는 날까지 자식 잘 되기를 바라고 좋은 소식 있기를 고대하며 밤낮으로 자식 걱정을 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죠. △ 최종수 이사장: 자식들의 마음가짐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교육이 우선돼야 해요. 옛 서당에서는 과 을 기본으로 어려서부터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예절을 가르쳤어요.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비는 아비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각자 직분에 충실하게 하는 밑바탕에는 효가 자리 잡고 있었지요. 이런 이유로 초·중·고교에서 효와 예절, 질서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요. 학식을 갖추는 것보다 사람이 되는 게 우선이지요. 이러한 일들을 시작하게 된 게 주위에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우리 매일 같은 것만 할 게 아니고, 인성과 효에 대한 공감을 통해 새로운 일을 한번 해보자’고 한 것이 계기가 됐어요. △ 권혁승 회장: 우리나라 효 사상이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고, 한국의 가족주의도 전부 없어져 가고 있어요. 이러한 현상을 두고 ‘가정 파괴’라는 말들을 씁니다. 이는 곧 가정의 예절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가정의 예절이란 자식이 부모를 공경할 줄 알아야 하는데, 요즘은 어버이날이나 부모 생신날이라 해서 선물하나 사서 주는데 그건 효가 아니죠. 효 사상이라는 것은 한국인의 정신문화라는 것이고, 물질의 교류나 거래는 아니죠. 부모자식 간에 아파트 사주고 비싼 선물 사주고, 물론 그것도 효도의 한 방법 일수 있지만, 한국의 기본 사상이자 문화 사상은 아니라고 봅니다.효의 출발점을 가정의 예절에 두고, 어른을 공경하는 것부터 아이들을 교육해야 해요. 요즘은 어린이 교육이 잘못돼 개인주의나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해졌지만, 한국 효 사상이 무너져가는 위기 상황이라고 느끼니 씁쓸하죠. 그러한 문제로 우리(3인)가 모인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웃음). Q. 지금 효는 현실적으로 어떻게 실천되고 있나요? △ 권혁승 회장: 요즘 대다수 부모는 자식에게 의지하려고 하지 않아요. 그리고 자식들은 부모에게 효도하려는 생각을 안 하고 있죠. 효를 바라지도, 하지도 않는 게 현 상황인거죠. 그래도 지금 우리가 하는 효 운동을 계속 꾸준히 전개해야 하는데, 도움이 필요합니다. 각 시·구 문화원에서 부모에 대한 시 낭송회를 1년에 한 번씩 한다든지, 강의를 한다든지 말입니다. 이렇게 효에 대한 교류를 해야 효심이 생기는 것이죠. 젊은이들에겐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고 날마다 반성을 해나가는 것이 효예요. 아이들이 “학교 다녀 오겠습니다”, “다녀 왔습니다” 인사를 하는 것이 기본인데 휙 갔다가 말없이 돌아오죠. 젊은 엄마들도 다 어릴 적 해본 것으로 신경을 못 써서 그렇지 아이들도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에요. ‘효심’. 그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봤어요.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이렇게 나옵니다. 첫 번째, ‘효성스러운 마음’. 두 번째, ‘효심은 엄하게 키운 자식일수록 부모에 대한 효성이 지극한 법이다’ 그러니 부모가 애를 잘 키워야 하죠. 적당히 키우면 효도가 안 돼요. 불효라는 것은 아이에게만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고 상대적인 것, 부모자식 간 주고받는 것이거든요. △ 이현옥 회장: 효를 실천하는 방법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 왔어요. 이기주의와 황금만능의 물신주의는 가정의 안녕과 질서의 근원인 효를 경시하므로 해체되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어린이나 젊은이 할 것 없이 절대가치와 기준이 상실되어가고 있는 현실이죠. 자식을 물질적으로 키우면 그게 효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권 회장 말씀대로 엄하게 키우고 가정에 모범을 보여야 하죠. Q. 지난해 12월 ‘효도계약’을 지키지 않은 아들에게 증여한 부동산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 판결을 놓고 가족모임에서 효도계약서를 쓰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 권혁승 회장: (부모자식 간 효도계약서 등의 문제에 대해서) 나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요. 한국인은 효에 대해 우리 전통문화, 민족문화로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데 개중에는 부모자식 간 효도 계약서를 쓴다든지 하는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사실상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몇몇 사건을 미디어에서 너무 부풀리는데, 그런 것을 줄여야 해요. 부모자식 간 화합하고 소통해야 하는데 불화가 있다면 잘못되는 것이죠. 아이들이 자랄 때 가정 예절이나 인성 교육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으니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자식이 잘못했든 부모가 잘못 가르쳤든 소통이라는 것은 쌍방이에요. △ 최종수 이사장: 효도계약서를 쓰고 하는 효는 결코 효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계약을 하는 것도 문제, 그것을 퍼뜨리는 언론도 문제이지만, 어쨌든 그것은 효가 아니고 효가 될 수도 없어요. 중요한 것은 두 분(권혁승, 이현옥)도 그렇지만 자신의 모든 열정과 재산을 털어 효 문화를 전파하는 훌륭한 분들이 계시는데 국가는 대체 무엇을 하는가 생각이 들어요. 지방자치단체 강령에도 효에 대한 지침 등이 있지만, 지나친 복지로 효가 묻히고 퇴색하고 있어요. 노인, 장애인 복지 등을 위한 비용이 당연히 들겠지만, 그중 일부를 효를 위한 예산으로 책정해 정책을 세워야 합니다. 사람들이 효를 통해 그런 노인과 장애인 등을 돌볼 수 있도록 말이죠. Q. 효에 관한 교육과 정책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는데요. △ 권혁승 회장: 예를 들어 우리 어린이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시 낭송회를 한다고 하면 그들도 그 며칠 동안은 아버지 어머니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효가 뭔가 선물만 주는 게 아니라 기본을 익히는 교육을 해야 해요. 이런 말이 적절할지는 모르지만 각 지역마다 문화원이 있어요. 대개 문화 강좌를 한다든가 음악, 미술, 무용 등을 가르치는데 효 문화에 대해서도 강의하면 안 될까 싶어요. 문화원마다 책정된 예산들을 다 그런 예술 강좌에만 써야 할까요? △ 최종수 이사장: 의 독자들의 나이대를 보면 나라 망하고, 6·25사변 나고 배고프고 살기 어려워서 그런 걸 찾을 수 없는 시대였다 할지 몰라도, 그 와중에도 뜻있는 사람들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어요. 좋은 효자·효부 정말 많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었다는 생각 말고 기본적인 교육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요? △ 이현옥 회장: ‘효’를 바탕으로 회사를 경영하다 보니 직원들도 만족해하고, 사고도 발생하지 않아요.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가는 직원들에게 홍천 대명콘도와 양양 솔비치콘도 숙박을 지원해 줍니다. 1년에 상·하반기 2번 가능하고, 시댁이나 처갓집 식구들도 함께 갈 수 있게 하는데 주로 직원들이 장인·장모를 모시고 가는 편입니다. ‘너희들이 부모에게 잘함으로써 우리 직장도 건전하게 발전이 되는 거다’라고 자주 말합니다. 매년 5월에는 효 문화 확산을 위해 전 직원이 가족을 데리고 세종시에 있는 효림원(효 마을)을 방문해 효심을 나누고 효 문화행사를 진행하죠. Q. 효 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무엇을 바꾸어야할까요? △ 최종수 이사장: 효 문화예술 교류 차원에서 학교에 전문 강사가 방문해 효 강의 등을 하는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만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어머니들의 생각이 좀 바뀌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효에 대해 토론회를 한다고 하면 관심도 없고, 다른 학원에 가라고 하는 등 꽁무니를 빼기 때문이죠. 학생들을 모집하면 3분의 1 정도만 자발적으로 오고, 3분의 1은 학교에서 하라니까 억지로 온 것이고, 또 3분의 1은 참여는 하지만 구실만 있으면 학원에 가거나 빠지려고 해요. 그런 경우에 학생도 학생이지만 어머니들이 적극적으로 인성이나 효, 예절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인성이 기본이 된 다음에 학력을 쌓아야지 기본도 안 되고 학력만 쌓으니 아이들이 머리만 커지는 것이죠. 효라는 것은 평생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인데, 유가(儒家)에서 배울 때는 부모가 살아 계실 때 모시기를 잘 해야 한다고 하는데, 종교가 달라 많은 부분에 갈등이 생겨나고 있어요. 그런 효가 필요 없다고 하는 단체도 생기고, 내가 효를 안 해도 살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지는 몰라도, 효는 우리나라 정서나 젊은이들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지난해부터 인성교육진흥법을 시행하여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단체가 갈팡질팡하고 있어요. 인성과 예절 교육은 효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권혁승 회장: 효 문화, 이런 운동은 돈이 많다고 할 수 있는 운동도 아니고 시간이 많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죠. 어떠한 소명감에 의해서 하는 것이지 이해타산으로 하는 게 아니에요.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라 ‘기브’만 하는 거죠. 요즘 부모는 자식의 효도를 바라지도 않고, 자식도 안 하는 상황이지만 결코 포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에요. 효는 어디 내다 팔래야 팔 수 없는 한국인의 아주 기본적인 사상이자 문화 사상으로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정서니까요. 2018년에 동계 올림픽을 하는데 외국인들이 많이 왔을 때 ‘한국은 효의 나라다’라는 게 선전되면 얼마나 좋겠어요(모두 웃음). △ 이현옥 회장: 생전이나 사후에도 예에 벗어남이 없어야 합니다. 즉, 살아 계실 때도 예를 지켜야 하나 돌아가신 후에도 예를 지켜야 합니다.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자(慈)라면 자식의 부모 사랑은 효(孝)라고 합니다. 부모는 진 땅을 걸어가도 자식은 마른 땅을 걸어가기 바라는 게 부모입니다. 그래서 전체를 바쳐 희생하는 것이 부모입니다. Q. 효 문화 확산을 위해 인프라 구축이 우선시되려면. △ 최종수 이사장: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그럴 수 있는 분위기가 먼저 조성돼야 합니다. 내가 과천문화원장을 8년 정도 하고, 전국문화원 회장을 4년 동안 했어요. 그러면서 체계적으로 구축하여 효 문화를 선도하려는 효 문화센터를 만들려고도 했죠. 그러나 주변에서 ‘왜 저렇게 판을 벌이나’하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어요. 그러니 그런 것을 하려고 해도 먼저 주변의 인식과 분위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돼요. △ 권혁승 회장: 국내 효 문화를 바로잡고 육성, 창달해야 하지만 아울러서 교양을 갖출 수 있어야 해요. 효는 한국 고유의 문화예요. 이 문화가 옛날 중국이나 일본에서 온 게 아니죠. 물론 서양에서도 방식이 다를 뿐 효도를 잘 하죠. 영국의 역사 철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그의 책에 ‘인류문화 발전을 위해 한국이 크게 기여한 게 있다. 그것이 한국인의 가족제도와 효 사상이다’라고 썼어요. 그는 이러한 효 사상을 전 세계에 번지도록 해 모든 세계인이 가족을 사랑하는 정신이 퍼졌으면 좋겠다는 뜻을 설파했고요. 소설가 톨스토이도 “불효하는 사람은 벗으로 삼지 말라”고 했어요. 미국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지낸 버냉키(Bernanke)도 미국 프리스턴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이제 여러분은 졸업을 하니 매주 한 번씩 부모님에게 전화해라”라고 말했습니다. 생일에 선물을 사주고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1주일에 몇 번씩 전화 걸어 안부를 여쭙는 것이 한국 효의 기본입니다. 이러한 점이 전 세계에 한국인이 어깨 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랑거리가 될 수 있고, 자부심이라 할 수 있어요. 한국의 효 사상을 세계에 널리 알려서 모든 세계인들이 한국의 효 사상을 본받고 한국하면 ‘아! 효의 나라’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해요. 더 나아가서는 효 문화를 유네스코 문화재로 등록한다든가, 널리 번지도록 힘써야 해요. △ 이현옥 회장: 이런 분위기를 조성해서 좋은 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여 정부와 언론이 주목하고, 효에 대한 인식이 관철됐으면 합니다. △ 권혁승 회장: 효에 대한 좌담회는 한국 언론사, 매체 사상 처음 있는 일 아닐까요? 아마 단군 이래 최초일 것 같아요. 오늘로 끝내지 말고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웃음) Q. 효 문화 확산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 최종수 이사장: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타고난 소질과 능력을 개발해 나의 길을 찾고 이웃과 사회를 위한 사랑과 봉사가 바로 ‘효’라는 것이죠. 이를 위해 시대에 맞는 효 문화의 창출이 바로 인성 교육의 출발점이라고 보고 한국효문화센터를 2011년 시작했어요. 한국효문화센터는 효에 관련된 교육과 행사로 우리가 실천해야 할 진정한 효가 무엇인지 되돌아보며 자신에 대한 사랑의 첫걸음을 시작으로 하는 인성 교육과 밝고 건강한 사회 구현이 목표예요. 예술단체장들이 효 문화사업을 하면서 학술회의도 하고, 학생들을 모아 토론한 내용들을 토대로 효 문화를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지 단초를 발견했어요. 요즘 고등학생들은 입시에 시달리지만, 그중에서도 고전 등을 훤히 꿰뚫는 학생들이 꽤 있어요.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 하지만, 마냥 그럴 것이 아니라 헌혈도 하고 기증도 해서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왔죠. 그러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 시대에 효 문화사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해줬어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그들의 수준에 맞는 효 문화사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렇게 글짓기, 그림 그리기 대회도 하고, 매년 토론회도 열면서 새로운 것을 찾아가고 있어요. 국내 최대 규모의 ‘효’를 주제로 한 문화축제로 1회성 행사로 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지만 그만큼이라도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상을 받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만나보면 그때만이라도 가족끼리 효에 대해 이야기하고, 부모를 생각한다고 하거든요. △ 이현옥 회장: 효 문화라는 건 다들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게 어려워요. 어머니가 살아 계실 적에 특히 5형제 중 셋째인 나를 많이 아끼셨고 사랑을 주셨죠. 공직생활 중에도, 사업을 할 때도 어머니가 편찮으시면 달려가 돌봐드리는 등 장남 역할을 했어요. 고향 마을에 1981년 대덕연구단지가 들어서면서 선산을 세종시 조치원으로 이전해 효림원을 조성했어요. 어머니는 그 안에 있는 농가주택에서 4개월 동안 고생하시다 90세에 돌아가셨고, 5일장을 치렀어요. 매년 시묘살이를 하기 위해 내려갔고 거기 가서도 돌아가신 어머니와 대화도 나누고 3년 탈상을 했는데 마을 회장이나 이장이 그 모습을 눈여겨봤나 봐요. 그러다 매년 추모식을 하면서 마을 사람 100명을 초대해 아이들에게 선물도 주고, 면장 추천을 받은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500만원씩 장학금도 수여하는 행사를 진행했죠. 사실 3년만 하고 그만두려 했는데, 막상 해마다 해온 것을 그만두기는 어려웠어요. 나로서는 자식의 도리로 하면 되는 일이었지만, 소문이 나자 군에서 우리 마을을 성균관장에게 추천해 각지에서 몰려와 선전을 해주고, 포상도 받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마을 사람들이 1만원, 5000원씩 자발적으로 980만원을 모아서 선산 공원 입구에 효비를 들여놓았어요. 마을이 효의 고장이니까 “마을 입구에 ‘효림원’이라고 세워 놨어요. 그때 어머니가 옥색 한복을 입고 꿈에 선명히 나타나시더니 ‘마을에서 이렇게 효비도 세워주고 행사도 열어줬는데, 너도 고마운 뜻을 표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어요. 작은 유통업을 하던 나는 영농조합 농장을 하나 인수했어요. 그곳에서 생산하는 오이, 토마토, 배 등 농산물을 국가유공자 요양원이나 보훈병원, 군부대 등 10여 기관에 기증하고 있어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지역의 소득 증대도 되고, 고용창출도 되니 농민들이 굉장히 좋아합니다. △ 권혁승 회장: 7년째 백교문학상 효친문학상 작품을 전국적으로 공모하는데, 글과 시 속에 효 사상, 효심 또는 모정이 깃들어져 있는 작품을 심사 기준으로 삼아 상을 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잘 쓴 글이라도 사친과 관계없는 글은 입선이 안 되죠. 자식들은 부모가 그렇게 사랑을 줘도 사랑인 줄 몰라요. 일상에서 공기를 마시듯 깨닫지 못하는 것이죠. 강릉 시골 마을에다가 사모정 정자를 지었어요. 마을의 쉼터가 되라고. ‘사모정’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라 해서, 한쪽에는 도예 조각 하는 교수님의 작품도 세워 놨죠. 정자를 강릉시에 기증했는데 하고 나니까 주변에서 그 정자만 가지고 효 사상이 함양되겠느냐 해서 ‘사친문학상’을 만들라 하더라고요. 그걸 만들어 전국적으로 등단한 문인을 대상으로 작품공모를 하고 있어요. 거기다 이 사상을 전 세계에 알려야 되겠다는 의미를 담아 이라는 책을 만들었어요. 국내 200여 도서관에 비치했고, 영어판을 제작해 65개국 130개 도서관에도 전달했어요. 유엔, 세계은행에도 책이 있어요. 대통령, 교육부장관, 문화부장관 등에게도 돌리고,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보냈는데 잘 전달이 됐는지는 모르겠어요(웃음). 작년에 사모정이 있는 공원이 너무 좁다고 해서 확장공사를 1년간 했어요. 높이가 3m인 고석에 ‘효 사상 세계화의 발원지 효향 강릉’이라 쓰고 밑에 영어로도 써놓았어요. 그 옆의 돌에도 효에 대한 글을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로 새겼어요. 오는 9월에 도 창간할 예정입니다.
- 2016-07-0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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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도사 되는 법] 블로그어워드 우수상을 받다
- 미국 구인ㆍ구직 정보업체 ‘케리어 캐스트 닷컴(Career Cast.Com)’이 발표한 2016년 ‘미국 최고의 직업 10개’를 보면 IT 관련 업종이 4개나 차지하고 부동의 1위에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랭크됐다. 그만큼 이 시대의 화두는 IT다. 이런 변화가 불과 30년 이내에 일어나 같은 시대에 살고 있는 시니어들로서는 숨 가쁠 수밖에 없다. 필자가 젊어서 직장 생활을 할 때는 공문도 직접 기안문에 펜으로 쓴 뒤 시행문만 타이피스트인 여직원이 타이핑해서 보냈다. 그 뒤 컴퓨터가 보급이 시작됐지만 비용 관계로 1인 1대가 아니라 부서에 1대가 보급되는 귀하신 몸이었다. 이미 부장으로 승진된 필자는 직원들에게 떠밀려 컴퓨터 앞에는 앉기가 어려웠다. 몇 년 뒤 1인 1 컴퓨터 시대가 도래하고 종이 없는 사무실을 만든다는 슬로건 아래 모든 업무를 전산화해 지방사업소 출장 중에도 결재할 수 있었지만 부서장인 필자는 직접 문서를 생산하지 않고 열람과 결재만 해 점점 뒤처지는 컴퓨터 능력에 속으로 겁을 먹었다. 퇴직 후 제2의 직장에서는 필자가 직접 문서를 만들어야 했다. 직속 부하가 아닌 젊은 사원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필자 머릿속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서식을 만들고 독수리 타법으로 채워 넣기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뿐 아니라 막힐 때마다 부하도 아닌 젊은 사원을 부르는 것도 눈치가 보였습니다. 한두 해 살고 말 것도 아니고 하루라도 빨리 못된 컴퓨터 ‘완전 정복’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도전해보기로 했다. 배울 곳은 전산 학원이었습니다. 당시는 재직자도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학원에 20% 정도 교습비용을 내면 수강이 가능했던 ‘호랑이 담배 먹던’ 호시절이었다. 인터넷 활용법과 문서작성법도 배우고 엑셀, 파워포인트는 물론, 포토샵까지 다양하게 여러 과목을 수강했다. 집에서는 딸에게 배우고 회사에서는 젊은 사원들에게서 배우고 학원에서는 강사에게 배우는 ‘몰입 교육’ 덕택으로 속히 배울 수 있었다. 필자보다 어린 학원 선생에게 매일 음료수 1캔을 교탁 위에 올려놓았더니 고마워 하고 학습 분위기도 다른 반보다 좋았다. 요즘 친구들처럼 친목 카페도 만들어 운영하고 블로그도 다음, 네이버, 유어스테이지 이렇게 3개나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스마트폰 사용법이 또 과제로 눈앞에 닥쳤습니다. 스마트폰은 ‘손의 컴퓨터’라고 하지만 컴퓨터와는 기능이 다르기도 하다. 도서관에 가서 스마트폰 사용법에 관한 책을 구해다 읽기도 하고 젊은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하드 부문에 대해서는 친절한 A/S센터에 들락날락하면서 물어보면서 배웠다. 여기저기서 시행하는 무료강좌에도 등록하여 사용법을 닥치는 대로 배우고 연습했다. 이런 노력으로 손자, 손녀의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변형해 역으로 보내주기도 하고 맛집이나 길 찾기는 물론이고 페이스북, 카톡, 밴드 활동도 할 수 있게 됐다. 블로그에 글도 활발히 쓴 결과로 2015년도 한국블로그산업협에서 시상하는 불로그어워드 개인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세상은 변한다. 그리고 노인이라고 해서 세월의 변화라는 거대한 수레바퀴를 혼자서 맞설 수는 없다. 현명하게 변화의 수레에 올라타야 한다. 그리고 즐겨야 합니다.
- 2016-05-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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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건강] 치매 예방주사는 대화로 푸는 소통이다
- 고령화 사회에서 건강한 노인이 덜 건강한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老老Care)는 시대적 소명이다. 선진국일수록 보건환경 개선으로 고령화는 필연이며 반면 출산율은 점점 줄어들어든다. 당연히 전체 인구는 고령화와 저 출산이 서로 상쇄되어 별로 줄지 않지만 사회인구는 점점 고령화가 되어간다. 고령화 사회의 노노케어는 젊은이들에게 생산과 후세 교육에 전념토록 할 수 있는 여력을 주고 활동적인 시니어에게 새로운 일자리 창출된다. 필자는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노노케어의 선두에 서겠다는 각오로 이론적인 재무장을 위해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고 노인운동지도사. 수지침사, 맛사지사 등 다수의 민간자격 시험에 합격하고 지금 치매지원센터에서 치매전문 자원봉사자의 일을 하고 있다. 치매는 고령화 사회에서 환자도 그렇지만 가족도 제일 겁먹는 질환이다. 중풍은 의식이 있는 본인이 괴로운 병이라고 하면 치매는 가족이 고달픈 병이다. 가죽 끈 같은 끈끈한 가족의 유대감이 없으면 한식구라는 관계가 어느 날부터 해체되고 심지어 치매 환자를 죽이기까지 한다. 치매는 병인데도 일반인이 치매에 대해 너무 모르기 때문에 제발 정신 차리라고 환자를 때리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80대의 치매할아버지가 철로를 걷다가 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치매할아버지의 법률상 보호자인 할머니에게 열차 지연에 대한 벌금을 부과 하였다. 할머니도 고령인 데다 할아버지의 매 순간을 감시할 수 없었다고 항변하였지만 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욱 의외인 것은 아들에게는 무죄를 선고하며 그 이유로 같이 살지 않는 다는 점을 들었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봉사자의 한사람으로 치매는 외로워서 생기는 병이라고 감히 말한다. 치매는 영어로 Dementia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인지증(認知症)이라고 하지만 한자로는 치매(癡呆)라고 쓴다. 치매 글자는 癡(어리석을 치) 呆 (어리석을 매 )자로 무릎을 탁 칠만큼 치매환자의 상태를 글자의 의미에 잘 담고 있다. 癡 는 병질부 즉 암(癌),병(病)과 같은 병질부를 쓰고 있으며 안에는 의심할 의(疑 )자가 들어있다. 인간관계에서 서로 소통이 없으면 남을 의심 하게 된다. 소통이 없는 치매환자는 의심이 많다. 자기 물건을 자기가 숨겨놓고 숨긴 사실을 잊어버린 채 누가 훔쳐갔다고 남을 의심한다. 심지어는 요양보호로 방문한 요양보호사와 남편과의 관계를 의심하기도 한다. 서로 소통이 원활한 사람은 의심이 있을 이유가 없고 이런 사람은 치매가 없다. 매(呆) 자를 자세히 보면 나무(木)위에 입(口)을 내미는 형상이다. 얼마나 말을 하고 싶었으면 말할 상대를 찾으러 나무위에 올라가서 입을 내밀어 보겠나? 결국 대화 상대를 못 찾고 어리석을 매(呆)자가 되어 치매환자가 된 것이 아닌가하는 연민의 정을 느낀다. 바꾸어 말하면 혼자 외롭게 살면서 말할 사람이 없는 사람이 치매에 잘 걸린다. 사람의 의사소통의 기본이 말인데 말할 상대가 없으면 외로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치매 한자를 풀어 의미를 새겨보면서 치매는 외로워서 생기는 병이라는 확신을 갖는다. 치매는 외롭게 혼자 있는 사람들에게 친구하자고 찾아온다. 최근 치매는 노인성 질환이라는 통념과 달리 20∼30대 청년층 치매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서구화된 식생활과 운동부족, 음주 및 우울증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런 이유 말고도 사람사이의 대화소통에 주목하고 있다. 예전에는 대가족사회며 농경사회여서 가족, 이웃 간 소통은 저절로 이루어 졌다. 나이 들어 노동에 종사 못하고 집에 혼자 남게 된 노인들이 치매에 많이 걸린다. 치매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은 치매 환자분들을 만나보면 대개가 외로운 사람들이다. 현대의 치매 환자의 증가는 점차 대화가 없어지는 가정과 이웃, 현대 사회가 주범이라 생각한다. 1인 세대가 늘어가고 혼자 밥 먹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어간다. 사람끼리 모여 있어도 각자 스마트폰으로 카톡으로만 대화한다. 카톡으로 반갑게 대화하던 사람도 실제 만나면 시들해진다. 카페인 중독이라 하여 카톡이나 페이스북 인터넷은 중독에 가깝도록 이용하지만 사람 냄새나는 직접대화는 점점 줄어든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 키스하는 감질내는 형국이다. 보건 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치매로 인한 비용도 2008년 8,625억 원에서 2012년 1조9,234억 원으로 123%나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의료비(4,826억원→1조1,891억원), 교통비(10억원→23억원), 간병비(3,146억원→6,217억원)와 같은 직접비용이 모두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1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돼 2020년에는 18조9000억 원, 2030년에는 38조9000억 원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의료과학의 발전으로 획기적인 치료약이 개발되겠지만 가족이 해체되고 이웃과 고립화되어 혼자 살아가는 외톨이들 에게는 치매는 피하기 어렵다고 본다. 은퇴하기 전에 누구랑 어디서 무엇을 하고 지낼 것인가 고민하기 전에 남들과 어울리는 소통력을 시니어들은 키워야 한다. 부부가 함께 해외여행을 가는 것보다 친구랑 함께 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부부가 함께 행동을 하면 좋겠지만 3,4십년을 서로 다른 생활을 바쁘게 해오다가 어느 날 퇴직했다고 젖은 낙엽처럼 딱 붙어서 함께 지내려고 하면 평소 못 보던 단점을 자주 보게 된다. 퇴직 후 부부싸움이 잦아지는 부부를 방송에서도 주제로 다룬다. 평소 이웃사촌이라는 동네친구를 사겨야 한다. 좋은 이웃친구란 나와 경제력이 비슷하고 성격이 잘 맞는 사람이다. 시니어들은 살아온 세월이 있어 나와 잘 맞을지 않을지는 금방 알아낸다. 성격상 잘 맞지 않는 부분을 고치려하거나 한두 가지 좋은 점이 있다고 계속 친구로 지내려는 생각은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이 들면 성격은 고치기 어렵다. 빨리 헤어져야 한다. 지금 가입해 있는 스포츠나 취미 동호회가 있다면 목숨 줄처럼 꼭 붙들어야 한다. 나이 들어 새로운 모임에 가입하려고 하면 잘 받아주지도 안을뿐더러 혹 받아준다고 해도 개밥에 도토리처럼 외톨이가 되기 쉽다. 그런 면에서 탁구나,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등 적성에 맞는 스포츠를 좀 젊었을 때 배워두면 좋습니다. 필자는 테니스를 30년이나 함께한 동호회가 있는데 주말이면 함께 늘 운동을 하고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나이 들수록 인문학 공부를 해야 한다. 인문학은 사람과 소통하는 도구요 자산. 필자는 해마다 실시하는 동네 도서관의 독서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5만 페이지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면서 상도 받는다. 막연히 하는 것보다 무슨 일이든 목표를 세워서 하면 동기부여가 확실하여 달성하기가 쉽다. 읽은 책의 내용은 자연스럽게 남들과 대화를 할 때 녹아 나온다. 남들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어울리며 소통하는 여유로움이 치매예방주사다.
- 2016-05-2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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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살것인가 PART4] 건강·문화·여유가 흐르는 즐거운 시니어타운
- 내 집만큼 편한 곳이 없다지만, 은퇴 후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루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수십 년을 가사에 시달린 주부들에게 집은 곧 은퇴 없는 노동의 현장과 같다. 그런 시니어의 삶에 활력을 주고 여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 바로 시니어 주거 복지시설(실버타운)이다. 문화센터, 피트니스클럽, 병원, 약국 등이 집 울타리 안에 있고, 생활의 편의와 안전을 집안 곳곳에서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래 입주민들과 친목 도모까지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순히 ‘먹고 자고 쉬는 곳’이 아닌 그 이상의 즐거움이 있는 주거 공간, 서울시니어스타워(가양), 삼성노블카운티, 더 클래식 500에 대해 알아봤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 사전 조사만 3년간 했다. 생활비와 관리비를 따져보니 일반 아파트와 크게 차이는 나지 않지만, 각종 건강·편의·안전 서비스 등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엘리베이터만 타면 피트니스센터와 사우나실, 당구장, 노래방, 동호인실, 대형 아트홀, 병원까지 갈 수 있다. 동선이 짧고 가기도 편하지만 무엇보다 안전하다. 집안에서도 갑작스러운 현기증이나 비상시에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단지 내 24시간 대기 중인 간호사가 달려와 응급처치를 해준다. … 오전도 참 빨리 가지만 오후는 더 바쁘다. 아내는 요가와 한국무용, 노래교실, 보드게임 등을 통해 신체와 두뇌활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뒤늦게라도 아내가 하고 싶었던 취미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식사와 청소 등 가사에 관한 전반적인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 윤재건(92)씨의 후기 中 ◇ 17년 실버타운 운영 노하우가 곳곳에 ‘서울시니어스타워(가양타워)’ 위치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유형 도심형 입주방식 분양 및 임대 면적 39~164㎡ 분양가 (영구임대) 1억7257만~8억7852만원 월 생활비 (1인 기준, 식비 포함) 약 88만~160만원 문의 02-3660-7700 서울시니어스타워는 1998년 서울타워(서울시 중구 신당동)를 시작으로 강서타워(2003년,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분당타워(2003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가양타워(2007년,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강남타워(2015년, 서울시 강남구 자곡동) 등을 운영하고 있다. 모기업인 서울송도병원이 가까이 있어 24시간 의료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식사·청소 등 살림에 대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마련해 생활의 여유를 더했다. 20여 종의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어 30여 개의 사회·여가 프로그램 이용이 가능하고, 주거시설과 공용시설에 비상호출, CCTV, 안전손잡이 등을 설치해 안전하게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가양타워는 서울타워, 강서타워, 분당타워 세 곳의 노하우를 집약한 공간으로 부대시설이나 취미 활동 공간에 대한 시설 이용·운영비 선납 제도가 없어졌고,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식사 등은 쿠폰제로 바뀌면서 원하는 만큼 비용을 내는 합리적인 생활비 운영이 가능해졌다. 대학병원급 전문 재활치료센터와 요양원·주간보호센터(day care center), 내과, 재활의학과 등의 클리닉센터가 단지 내 있다는 것도 가양타워만의 특징이다. 최근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전북 고창 석정온천지구에 가족 건강 리조트 ‘고창 웰파크시티’를 건설 중이다. 레저·의료·펜션·콘도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가족과 함께 건강과 레저의 즐거움을 누릴 만한 시설이다. (2017년 입주예정, 문의 063-563-9300) ◇ 전원생활의 여유와 도심의 편리함을 동시에 ‘삼성노블카운티’ 위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유형 반(半)전원형 입주방식 임대 면적 99~238㎡ 입주보증금 3억~9억6000만원 월 생활비 (1인 기준) 128만~222만원, 식비 57만원 별도 문의 031-208-8000 삼성생명 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삼성노블카운티는 2001년 개원 당시만 해도 전원형에 가까웠으나, 용인~서울간 고속도로 개설과 분당선 개통으로 반(半)전원형 실버타운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도심 접근성이 좋아 도심형과 전원형의 매력을 고루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실버타운은 거동이 자유롭고 신체적으로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어야 입주가 가능하고, 신변 자립이 어려워지면 퇴거해야 한다. 하지만 노블카운티의 경우 일반 입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타워동 외에도 건강이 나빠져도 거주할 수 있는 너싱홈(치매·중풍 등으로 재활이 필요한 노인에게 24시 간호·간병 제공)과 프리미엄세대(타워동과 너싱홈의 중간단계)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 주거시설이지만 ‘3세대 공존’을 추구하는 만큼 문화시설이나 스포츠센터 등의 부대시설을 모두 지역사회와 공유한다. 어린이집과 유아체능단을 운영해 아이들의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세대 간 자연스러운 교류를 통해 노인만이 생활하는 공간이 아닌 어른·아이가 어우러지는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6성급 호텔 서비스의 품격을 누리다. ‘더 클래식 500’ 위치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유형 도심형 입주방식 임대 면적 184㎡ 입주보증금 9억2000만원 월 생활비 (2인 기준, 식비 포함) 400만원 내외 문의 02-2218-5000 더 클래식 500은 400여 개의 가구 모두 단일 평수로 구성돼 있다. 구조와 인테리어에 따라서는 A 타입과 B 타입으로 나뉘지만 184㎡로 동일하다. 더 클래식 500은 호텔이 한 공간에 있는 만큼 입주민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함께 머무를 수 있는 게스트룸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위트룸·주니어 스위트룸·스탠더드룸 등 구성원에 알맞게 선택해 자녀, 손주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입주민과 자녀들에게도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다. 아울러 교통, 백화점·마트·영화관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 시설이 인근에 있다. 이러한 호텔식 서비스 외에도 피트니스센터, 수영장, 스파, 실내 골프 연습장, 도서관 등 일반적인 실버타운 내 시설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건국대병원 교수진으로 구성된 메디컬 전문의와 전담 건강 관리팀(의사·간호사·운동처방사·물리치료사·영양사 등)이 개인별 맞춤 건강·운동·영양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입주민들은 다양한 의료 서비스 중에서도 전담 간호사의 케어 서비스에 크게 만족스러워 한다. 전담 간호사는 입주와 동시에 배정되는데, 입주자의 생활 질환부터 식사, 운동 등 전반적인 케어뿐만 아니라 외래진료 예약, 진료 상담을 연계해주며, 이후 투약 방법 교육 및 체크도 진행한다. 노인 복지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품격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더 클래식 500의 메리트다.
- 2016-04-1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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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국남 뉴컬처 키워드] 인터넷 1인 방송
- #1.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 비 오는데 전화도 안 받네. 워런 도사님 거기는 어디야?” BJ(Broadcasting Jockey) 오작교가 노래를 부르다 말고 혼잣말을 하다가 채팅창을 보며 대화를 한다. 아프리카TV 최고령 BJ 진영수(74)씨의 최근 인터넷 1인 방송이다. #2. BJ 슈기(최슬기·21)가 떡볶이 네 개를 한꺼번에 입에 넣는다. “맛있다”를 연발하며 쩝쩝 소리를 낸다. 이어 치즈 스틱을 먹는다. 끊임없이 “후루룩 쩝쩝”소리를 내며 게걸스럽게 먹는다. 인터넷 1인 방송 ‘슈기 잘 먹는 먹방’이다. #3.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온라인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중계방송하는 양띵(양지영·25)은 1인 방송 구독자 및 애청자가 201만 명에 달하는 것을 비롯해 온라인 게임에 관심 있는 10~20대에게는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진영수씨는 인터넷 1인 방송을 통해 인생 상담도 하고 자신의 힘든 상황을 전달하며 네티즌으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1인 방송을 하면서 우울증도 극복하고 삶이 활기차다고 말한다. 최슬기씨는 먹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만으로 대기업 임원 월급 수준인 월 1500만 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 양지영씨는 게임방송으로 연예인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얻으며 KBS 진행자로 진출했다. 인터넷 1인 방송 열풍이 상상을 초월한다. 아프리카TV에서 1인 방송을 하는 사람만 22만 명에 달하는 것을 비롯해 1인 방송을 하는 사람이 수십만 명에 달하고 1인 방송 시청 인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 1인 방송자(BJ), 시니어층까지 다양 인터넷 1인 방송은 특별한 기술 없이 카메라와 마이크 등 간단한 장비로 PC와 스마트폰 혹은 태블릿PC 등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방송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1인 미디어다. 웹이나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 스트리밍 혹은 주문형(VOD) 방식으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1인 방송자(BJ)들은 아프리카TV나 유튜브, 다음-카카오, 네이버, SNS(Social Network Service) 등을 통해 자신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1인 방송은 대화창이 떠 실시간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쌍방향 방송을 할 수 있다. 먹방, 쿡방, 게임방송, 증권방송, 인생상담, 스포츠 중계, 공부방송, 뷰티방송 등 방송 콘텐츠는 제한이 없다. 방송하는 사람 역시 일반인부터 연예인 등 유명인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물론 젊은 10대나 20대가 1인 방송을 많이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진영수씨처럼 중·장년과 시니어에서도 1인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 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 10월 14일 발표한 19~50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인터넷 개인방송 관련 인식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4.4%가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1인 방송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64.3%는 1인 방송을 시청자의 다양한 욕망을 표출해주는 창구로 인식하고 있다. 1인 방송을 시청하는 이유(중복응답)로는 50.2%가 ‘콘텐츠가 재미있어서’라고 답해 1위를 차지했고 다음은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 위해(37.2%), 실시간 참여가 가능해서(24.8%), 전문가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21.3%), 누군가와 소통하는 느낌이라서(18.3), 함께 댓글을 달면서 참여하는 재미가 있어서(14.5%) 누군가와 대화하는 느낌이 들어서(11.7%), 대리만족하려고(1.7%) 순이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진이 2016년 내년 트렌드를 전망한 ‘트렌드 코리아 2016’에서 꼽은 소비 트렌드 10가지 중 하나가 바로 1인 방송을 비롯한 1인 미디어 전성시대다. 1인 방송을 하는 BJ 중 양띵, 악어, 대도서관, 허팝, 최군, 슈기, 김이브, 영국 남자, 소프, 쿠쿠크루 등 유명 BJ들은 연간 2억~4억 원의 엄청난 수입을 올린다. 독창적이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네티즌의 눈길을 끌면 누구나 고액의 수입을 올리는 BJ가 될 수 있다. ◇ MCN 사업자들 국내의 콘텐츠 내보내 1인 방송 BJ의 수입 창출원은 크게 두 가지다. 아프리카TV의 1인 방송처럼 방송을 본 네티즌이 100원짜리 별 풍선을 구입해 마음에 드는 1인 방송자에게 주면 이것이 수입으로 직결된다. 또 하나의 이윤 창구는 유튜브 등 1인 방송에 붙는 광고를 통한 수입이다. 외국의 경우는 1인 방송으로 연간 135억 원의 수입을 올리는 사람도 등장했다. 미국 경제잡지 10월 14일자에 게재된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유튜브 스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유튜브 1인 방송 스타 중 게임방송을 하는 퓨디파이(방송자 펠릭스 셀버그) 채널은 구독자가 4000만 명에 이르고 수입이 1200만 달러(135억원)에 달한다. 코미디 패러디를 전문으로 하는 스모시(방송자 이언 해콕스, 앤서니 파딜라) 채널은 구독자 2136만 명, 수입 858만 달러이다. 1인 방송의 잠재적 사업성과 문화적 파급력에 주목한 기업과 방송사들이 앞다퉈 1인 방송자를 양성하고 관리해 이윤을 창출하는 MCN(Multi Channel Networks)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선두주자는 CJ E&M에서 운영하는 ‘다이아TV’다. 다이아TV는 현재 417개 1인 개인 방송을 운영, 관리하고 있으며 구독자 수가 2701만 명에 달한다. CJ E&M의 다이아TV 다음 규모의 MCN 사업자는 ‘트레저 헌터’다. 양띵, 악어, 김이브 등 유명 BJ가 속한 트레저 헌터는 채널 수 38개에 구독자 수가 850만 명에 이른다. 이밖에 최근 아프리카TV와 연예기획사 미스틱 엔터테인먼트가 설립한 조인트 벤처 ‘프릭’역시 인터넷 1인 방송을 관리하는 MCN 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이아TV 등 국내 MCN 사업자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 MCN사업자와 제휴해 1인 방송 콘텐츠를 해외에도 내보내기 시작했다. ◇ 1인 방송이 대중문화 판도를 바꾸다 급부상하고 있는 1인 방송은 미디어 산업 지형도를 바꿀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독창적이면서도 무궁무진한 콘텐츠로 무장했을 뿐만 아니라 네티즌의 참여로 방송이 이뤄지는 특성 때문에 이용과 인기가 급증하면서 1인 방송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다양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우선 MBC, KBS 등 지상파 TV와 1인 방송의 결합이 눈에 띄는 변화다. 요즘 인기가 높은 MBC 프로그램 은 바로 1인 방송과 TV 방송을 결합한 포맷이다. KBS도 최근 1인 방송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KBS가 8월부터 방송하고 있는 는 1인 방송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1인 방송 콘텐츠는 방송을 비롯한 영화, 음악, 드라마 등 문화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장 김영주 박사는 “MBC, KBS 등 지상파 TV에 유입되기 시작한 1인 인터넷 방송이 언젠가는 전통적인 방송 프로그램과 방송 사업자들을 능가하는 빅파워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1인 방송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구글은 2020년이면 전통적 방송사 스튜디오들은 25%에 그치고 75%를 1000여 개의 1인 채널과 MCN 사업자들이 차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디어와 IT 전문가들은 “1인 방송은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방송, 대중문화의 흐름도 선도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엄청나다”고 진단한다. 최근 들어 정부도 1인 방송 지원에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한국전파진흥협회와 함께 1인 방송 제작자 양성에 나섰다. 신중년도 이제 주류 미디어로 부상하며 수입과 보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1인 방송과 함께 인생 2막을 시작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진영수씨를 비롯한 신중년 1인 방송자들은 “신중년이 1인 방송을 하면 생활에 활력이 생길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세대와의 교류와 새로운 트렌드와 문화의 접촉 기회가 많아져 삶의 스펙트럼도 확장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높다”고 입을 모은다.
- 2015-12-0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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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지금 음악을 듣는다는 것
- 음악 듣기 딱 좋은 계절이다. 떨어지는 낙엽과 옷깃을 여미게 하는 바람은 감수성을 자극한다. 괜스레 천천히 걷게 되고, 먼 곳을 바라보게 된다. 한참 주위를 바라보고 있으면 익숙한 한 곡조를 흥얼거리기 마련이다. 이렇게 친숙한 노랫가락은 애쓰지 않아도 술술 나오는 것 같은데, 정작 노래 한 곡 듣는 것은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 요즘 음악 듣는 법은 복잡하다. 음악을 파일로 휴대폰에 넣으면 들을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아는데, 이젠 그 방법도 아니란다. 그 흔했던 레코드점은 2015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귀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LP가 테이프가 되고, CD에서 MP3로 듣는 미디어가 변화하는 것은 받아들일 만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녹음하거나 재생하는 기술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하지만 최근의 변화는 당황스럽다. 언제부터인가 레코드점은 귀한 장소가 되더니, 서점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애써 그곳을 찾아간다 하더라도 어쩐 일인지 신곡 CD 찾기가 쉽지 않다. 가수들이 이제 온라인에서 음원 판매에만 힘쓸 뿐 CD와 같은 미디어의 대량 제작은 꺼리기 때문이다. 지금 CD는 소수 열성 팬들의 차지다. 50대 동안(童顔) 가수로 불리는 이승환씨는 얼마 전 방송을 통해 “이제 음악은 소유하는 것에서 소비하는 것으로 변모했다”고 정의 내렸다. 한 장 한 장 앨범을 사 모으고, 앨범 하나하나마다 의미를 부여하던 것은 안타깝게도 이젠 옛날 추억이 되어 버렸다는 선언이다. 미래 기술에 매달리는 기술자도, 판매에 목맨 장사치의 이야기가 아닌, 한때 LP 레코드와 CD로 수익을 얻던 현직 가수의 이런 이야기는 무게감이 다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자면 요즘 음악 시장 ‘소비’의 축은 스트리밍이라는 기술이다.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보는 유사 기술은 ‘TV 다시보기’ 기술이다. 이는 마치 커다란 도서관에서 음악이나 영화를 TV나 스마트폰으로 꺼내보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LP나 CD와 같은 별도의 미디어를 소유할 필요 없이, 돈을 지불한 회사에서 통신망을 통해 필요할 때마다 재생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전용 앱을 통해 스마트폰에서 재생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PC를 오디오와 연결하는 경우도 있다. 소유에서 소비로 중년들은 이런 음악의 ‘무소유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시대적 변화에 대해 前 편집장이자, 오디오 평론가로 활동 중인 오승영씨는 이렇게 조언한다. “음악을 파일로 재생하는 방식은 관련업계에 종사하거나 스스로 관심을 갖고 다루어 온 경우가 아니라면 많이 낯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현상이 음악재생산업의 큰 축이 되어 움직인다는 것은 분명한 현실입니다. 관심을 갖고 크고 작은 재생 기기와 시스템을 접하려는 활동은 중요합니다. 현상 자체를 무시하면 스스로가 주류에서 멀어진 시각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기존의 LP가 그랬듯이 CD재생 시스템도 주류의 자리를 넘겨줄 뿐, 별도의 노선을 통해 생존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병행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인켈과 태광, 삼성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하다 이제는 오디오 팟캐스트를 운영 중인 윤종민 소장은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시니어들에게 음악을 듣는 과정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최근 만들어지고 있는 제품들의 인터페이스, 즉 조작방법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젊은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입니다. 제조사들이 먼저 이러한 장벽을 제거한다면, 보다 쉽게 시니어들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음반에서 음원으로 하지만 윤 소장도 시니어들의 변화와 디지털 환경에 대한 적응을 촉구한다. “평생 갖고 있는 음반만 고집하겠다면 기존 시스템만으로 충분하겠지만, 그래도 새로운 미디어로의 전환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갖고 있는 음반을 디지털화한다면 좀 더 편안한 음악감상과 소유 두 가지 모두를 효율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앞서 설명한 ‘도서관’을 나만의 도서관으로 만들어 집 안으로 끌어들이자는 이야기다. 요즘 유행하는 NAS(개인용 파일서버)가 이런 식이다. 일반인이 NAS를 구축하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일단 구축해 놓으면 인터넷이 연결된 곳 어디서든 꺼내 들을 수 있다. 아날로그 미디어의 디지털로의 ‘복각’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영구적인 보존이다. 가 실시한 오디오점 만족도 조사에서 수년간 1위를 지켜냈던 금강전자 고태환 대표는 보존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잘 보존된 앨범 한 장은 미술품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화재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음악을 장기적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는 중요합니다. 다만 진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변환되는 소리를 오롯이 담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장비가 필요합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그렇다면 앞으로의 음악감상은 어떤 모습일까? 오승영 평론가는 앞으로의 음악감상에 대해 이런 예상을 밝힌다. “음악감상이라는 고유의 취미성은 대중화와 고급화가 동시에 진행될 거라 봅니다. 소프트웨어와 그 서비스 시스템, 재생 하드웨어 등이 결합된 음악 재생품질의 향상은 음악을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기기들과 폭넓은 사용환경에서 청취할 수 있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나 지하철에서도 고음질을 손실 없이 감상하고 있습니다. 오디오 마니아들은 네트워크와 컴퓨터에 대한 공부를 강화해야 하겠지만, 오디오 마니아에 대해 스노비즘(속물근성)을 들이대던 대중적 시선도 스트리밍의 음질적 차이에 대한 자각을 통해 경계심이 완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원 전용 재생기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거실의 오디오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주자는 아스텔앤컨이다. 아스텔앤컨은 한때 MP3로 명성을 높였던 아이리버의 고급제품 라인이다. 이들은 고음질 음원재생기기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얻은 상태로, 최근에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하이파이(고음질 오디오) 오디오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아이리버 제품기획담당 안지현 과장은 음악감상의 미래를 이렇게 예상한다. “네트워크 기반의 음악감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향후에는 이보다 더 발전해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IOT(사물인터넷)와 연계되어 지금보다 더 편리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음악 패턴을 특정 알고리즘으로 파악해서 그날의 날씨 등과 연계한 음악을 조명이 켜지면서 들려주는 방법 등 실생활과 더 가까워질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다시 음악감상실로 그래도 음악듣기가 어렵다면 기존의 방식을 따르면 된다. 물론 집에 뱅앤올룹슨이나 매킨토시와 같은 좋은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그대로 감상하면 되지만, 여의치 않다면 음악감상실이 대안이다. 음악감상실은 최근 들어 되레 늘어나는 추세다. 음악감상실은 양평이나 파주, 성북동 등 중년들이 자주 찾는 지역을 중심으로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는데, 오디오 마니아들이 본격적으로 전업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리버도 이태원에 그룹 청취실과 루프탑 라운지 등을 갖춘 4층 규모의 음악감상 공간 스트라디움을 최근 오픈했는데, 유명 평론가나 큐레이터들의 해설을 통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국민 DJ로 사랑받았던 황인용씨가 개설한 파주 헤이리의 카메라타는 클래식 음악감상실로 유명하다. “젊은 분들도 오시긴 하지만 아무래도 중년층이 많이 찾는 편입니다. 좋은 음질로 클래식을 감상하고자 하는 분들이 찾아 주십니다” 라고 관계자는 이야기한다. 역시 중년은 음악감상실에 익숙한 세대인 것이다. 요즘의 대중가요는 4분을 넘기는 게 거의 없다. 지루한 것을 못 참는 세대에게는 4분도 길다며 3분 10초 내외로 상품을 내놓는다. 작품이 아니다. 그러고는 음원의 순위를 고가에 거래하는 일들이 폭로되기도 한다. 커다란 스피커 앞에 자세를 고쳐 앉고, 음반 속지의 해설을 꼼꼼하게 읽던 세대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수 있다. 지금의 기술적 진보가, 아버지 사랑방의 독수리표 전축보다 나은 소리를 들려준다는 보장도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음악듣기는 달라졌고, 그 변화는 진보에 대한 욕망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이런 세상에서 더 나아진 음악감상을, 변화된 환경을 조금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보는 것은 어떨까? LP 레코드를 디지털로 복각하는 방법 LP 레코드를 복각하는 것은 용도에 따라 그 방법이 다양하다. 전문적인 음질을 보장받고자 한다면 큰 비용의 지출을 각오해야 하지만, 기록을 위해 남기는 용도라면 낮은 가격으로도 가능하다. 1. 디지털 변환장치를 기존 오디오 시스템에 연결하는 방법 LP의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해 주는 ADC를 구매해서, 기존 오디오의 LP나 프리엠프에 연결하는 방법이다. ADC는 Analog-Digital Converter의 약자로 말 그대로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주는 장치다. 고가의 턴테이블과 고성능의 ADC가 만나면 CD에 버금가는 소리를 들려주기도 한다. 오디오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며, 대부분의 경우 기존 오디오 시스템에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2. 복각 전문 업체에 맡기는 방법 LP 복각으로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여러 업체를 찾을 수 있다. 개인적인 기념 앨범이나 복각하고자 하는 앨범이 몇 장 되지 않을 때 추천한다. 시중에 4~5개 업체가 활동 중이며, 앨범 한 장 복각 가격은 5만원 내외. 3. USB 턴테이블을 구매해 활용하는 방법 직접 USB를 꼽아 MP3와 같은 컴퓨터용 파일을 만들어 주는 장치들이 시중에 많이 등장했다. 다만 대부분의 장비들이 전문적인 오디오 장비가 아니라, 아이디어 상품 수준이어서 음질이나 만듦새가 조악한 경우가 많다. 저가의 바늘(카트리지)은 LP 레코드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대신 기존 오디오와의 연결 없이 자체적으로 복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4. PC 사운드카드를 사용하는 방법 PC의 사운드카드를 활용한 방식. 사운드카드의 입력단자에 LP의 신호를 입력해 PC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MP3 파일 등을 제작할 수 있다. 수년 전 디지털 오디오의 저렴한 대안으로 선호되었으나, 최근에는 효용이 떨어진다고 평가된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현황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통신사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각 통신사의 멤버십 서비스는 데이터 요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 이밖에도 애플과 삼성이 자사 기기에 갖춘 어플을 통해 음악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국내 포털에서 애플 뮤직으로 검색하면 등장하는 사이트는 아이폰 제조사 애플과는 무관하다. 1. 멜론 www.melon.com, SK텔레콤 사용자는 스트리밍 무제한. 2. 벅스 www.bugs.co.kr, SK텔레콤 사용자는 스트리밍 무제한. 3. 지니 www.genie.co.kr, KT올레 사용자는 스트리밍 무제한. 4. 엠넷 www.mnet.com, LGU+사용자는 스트리밍 무제한. 5. 네이버뮤직 music.naver.com, PC 사용자에게 유리. 6. 그루버스 www.soribada.com, 고음질 MQS 스트리밍 서비스.
- 2015-11-1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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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문의 동경이야기] 일본의 시니어 독서문화가 바뀐다
- 한국 서점은 독서 인구의 감소와 온라인 서점, 전자책 출판 등으로 중소형 서점은 거의 고사 직전이다. 그래서 불황이 아니라 공황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역시 1979년도에 4092개 출판사가 등록, 1997년도에는 최고 4612개사를 기록했다. 바로 이무렵부터 출판 불황이 시작돼 해마다 감소하더니 지난 2008년 3979개사로 30년만에 3000개로 줄어든 바 있다. 일본의 서점 수는 1999년 2만2296개가 있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에는 1만4241개를 기록해 15년 동안 8천 개 이상의 서점이 자취를 감췄다. 일본 전국 91개 기업의 497개 점포를 대상으로 경영데이타를 수집해 분석한 2014년판 ‘서점경영지표’에 빠르면 점포 전체 판매고는 전년도에 비해 2.8% 줄어들어 17년 연속 감소 추세를 기록해 출판 불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한일 양국이 함께 겪고 있는 출판계 침체와 서점 불황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는 없는 것일까? 그 작은 힌트를 출판시장의 전쟁터이자 최전방인 서점 현장에서 찾아보도록 하자. 감성을 판다, 발견하고 즐기는 재미 독서는 습관이라 한 번 떠난 독자는 돌아오지 않듯이 도서구매 역시 습관이기에 한 번 발길이 뜸해진 독자가 다시 서점을 찾기 힘든 법이다. 온라인에서 신용카드 번호만으로 저렴한 전자책을 클릭해 읽는 ‘독서’는 ‘행위’일 뿐 ‘행동’이 아니다. 서점을 방문해 책 향기 속에서 직접 만지고 자신이 원하는 책과 만나 지갑을 열고 고생해 번 돈을 꺼내 지불하는 일련의 과정은 책 속에 담긴 지식과 정보 이상의 값진 경험인 것이다. 먼저 ‘놀 수 있는 책방’을 내걸고 1986년 나고야 1호점으로 출발해 현재 전국 422개 점포를 갖고 있는 복합형 서점 ‘빌리지 방갈로(Village Vanguard)’ (www.village-v.co.jp)를 주목하고 싶다. 마치 서점 구석구석에 숨겨진 보물찾기를 연상하게 만드는 각종 서적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상품, 그리고 다양한 아이템들이 가득 넘쳐나 이곳을 찾은 고객은 유원지에 놀러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일반 서점과 달리 신간과 잡지에 치중하지 않고, 각 부문의 담당자 판단으로 대형출판사 이외의 중소 출판사 서적들을 많이 다루고 있어 발견하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방갈로가 즐비한 마을을 찾아 창고 속에 잠들고 있는 보물들을 찾아내는 기분, 모든 걸 내려놓고 편하게 재충전할 수 있는 짧지만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컬쳐 컨비니언스 클럽(CCC)가 운영하는 전국 CD 및 DVD 대여점 쓰타야(TSUTAYA)와 쓰타야서점(?屋書店)에서 서적 및 잡지 등을 판매하는 ‘쓰타야 북스(TSUTAYA BOOKS)’다. 전국 696개 점포의 2012년 판매액이 1097억 엔을 기록해 초대형 서점 기노쿠니야서점을 누르고 연간 서적 판매고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701개 점포의 잡지와 도서 매출이 전년 대비 5.9% 증가한 1109억 엔을 기록하면서 연간 서적 판매고의 정상을 지켰다. 프리미어 에이지 50~60대를 노려라 지난 2012년 12월 5일 도쿄의 다이칸야마에 오픈한 쓰타야서점은 널직한 매장과 고급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독특한 컨셉트 등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컬쳐 컨비니언스 클럽(CCC)이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셀 수 없는 기획들의 총집대성이라고도 불리는 쓰타야서점은 총 3동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잡은 이곳은 ‘숲 속의 도서관’을 내걸고 ‘프리미어 에이지’로 명명한 50~60대 시니어 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들 세대의 기호에 맞춰 서점, 음반 및 영상 매장, 카페 등이 들어서 있으며, 일반 서점에서 많이 판매되는 비즈니스, 처세술 등의 분야는 취급하지 않는 반면 인문, 자동차·바이크, 손목시계, 잡지, 아트, 건축, 디자인, 요리, 여행이라는 아홉 가지 테마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즉 ‘프리미어 에이지’ 세대의 관심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서적은 물론 관련 상품과 예술품 전시까지 ‘문화’를 다루고 있으며, 심도 있는 기획이 빚어내는 문화의 향기를 맡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각 매장에는 안내 카운터가 설치되어 있는데, 영화 코너 바로 옆에는 여행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트래블카운터까지 마련되어 있다. 현재 50~60대인 고객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자 추억과 전문성을 내세우고 야심차게 선보인 쓰타야서점은 아날로그적 정서가 물씬 풍긴다. 또한, ‘없는 영화가 없다’를 내걸고 다양한 장르의 신작은 물론 국내외의 클래식한 작품 등을 골고루 갖춘 영상 매장이 있으며, 재즈 클래식 록 등 1960~80년대 음악에 주력한 음반 매장은 대여 12만 장, 판매 1만 장의 규모를 자랑한다. 북소믈리에로 불리는 각 테마별 매니저가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책을 추천하고 설명해 준다. 특히 직접 손글씨로 친절하게 내용을 소개하는 안내문도 인기를 얻고 있으며, 영상 매장에는 5명의 매니저가 영화의 매력을 전하고 있다. 이처럼 신간을 소개하는 것에서만 그치지 않고 손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려는 배려와 노력이 돋보인다. 츠타야서점은 활기를 잃어가던 지역 문화 부흥에도 크게 기여했다. 실제로 츠타야서점이 들어서기 이전에 1500명 내외였던 1일 통행 인구는 주말에만 3만 명 이상으로 급격히 늘었으며, 많은 외국인들과 관광객들도 일부러 이곳을 찾아 새로운 도쿄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일본 통신원│이태문 1999년 와 2000년 으로 데뷔. 에도 작품활동. 도쿄외국어 대학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동대학원 외국인연구자, 일본여행문화연구소 공동연구원을 거쳐 게이오대학, 와세다대학, 니혼대학, 무사시노대학, 오츠마여자대학 등에서 한국문화와 한국어 강의. 번역서 ‘백화점’ ‘박람회’ ‘운동회’ 등
- 2015-01-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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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문화 생생정보]온고지신을 알게 해주는 헌책방의 발효된 지식들
- 청계천으로 떠내려간 지식들… 1938년 출간된 박태원의 소설 『천변풍경』에서 칠성네 아주머니가 방망이를 두들기며 빨래하던 청계천은 나에게는 헌책방과 고물상이 즐비한 기억으로 새겨져 있다. 고등학교 때 조금이라도 싸게 참고서를 구입하기 위해 기웃거리던 거리를 국문과 진학 후 전공 관련 자료를 찾느라 다시 뒤졌을 때 캐캐한 책 냄새는 은은한 향기로 다가왔고, 수많은 책들이 자꾸 속삭이는 착각에 빠져들곤 했다. 책벌레보다는 수집광에 가깝다고 할까. 도쿄살이 18년에 책이 그립고 자료가 땡기면 곧잘 도쿄 진보초(神保町) 일대의 ‘간다(神田) 고서점가’를 찾는다. 아니면 자전거를 타고서 도쿄대학 근처의 헌책방을 기웃거리도 한다. 지금은 매주 화요일이 되면 대학 강의를 마치고 일부러 고서점 거리를 지나 다른 대학으로 걸어간다. 약 180개의 서점들은 이곳을 찾을 때마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처럼 늘 듬직한 미소로 반겨준다. ‘책의 거리’ 간다 진보초의 공식 사이트(http://jimbou.info)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서점 거리임을 자랑하면서 176개의 고서점을 소개하고 있으며, 52군데 고서점과 6군데 신간서점의 재고를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 베이스도 공개해 이용자의 편의를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역사가 제일 오래됐고 규모도 가장 큰 전국고서적상업협회(JADOB)가 운영하는 ‘일본의 고서점’ 공식 사이트(http://www.kosho.or.jp)를 통해서는 전국 2200여 개의 고서점이 등록한 약 600만 권의 고서를 검색하고 구입할 수 있으며, 고서점의 소개 및 이벤트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나 역시 진보초와 도쿄대 일대의 고서점에서 구할 수 없던 백화점, 박람회, 운동회 등 한국 근대사의 자료를 먼지방의 고서점으로부터 직접 구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사이트 덕분이었다. 반면에 우리 사회가 청계천을 통해 배운 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옛것을 없애고 부수는 것은 쉽지만 이를 다시 복원하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사실. 어쩌면 헌책방이 하나 둘 사라지면서 그 속에 담긴 지식도 함께 떠내려간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자료, 활용하면 가치 ‘헌책방’보다는 ‘고서점’이 연구자들의 귀중한 자료라는 인상 덕분에 좀 세련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훈훈한 정겨움은 역시 전자가 더 진할지 싶다. 하긴 이 거리의 출발도 가난한 학도들의 얄팍한 주머니와 뗄래야 뗄 수 없었다. 100여년 전 메이지유신 이후 이 지역에는 도쿄대학의 전신인 도쿄카이세(開成)학교를 비롯해 메이지(明治)대학, 주오(中央)대학, 니혼(日本)대학의 전신인 각종 학교들이 연이어 설립돼 많은 학생들과 연구자가 모이는 거리로 자리 잡았다. 1913년 이 일대에 큰 화재가 발생해 잿더미로 변한 뒤 당시 고등학교 교사였던 이와나미 시게오(岩波茂雄)가 고서점을 열었고 이듬해인 1914년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대표작 ‘마음’을 간행하면서 출판업에도 진출해 문학 작품과 철학서 등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것이 일본을 대표하는 출판사 이와나미서점의 시작이자 간다 고서점 거리의 출발이다. 나쓰메 소세키는 1984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화폐 1000엔권에 초상이 실릴 정도로 존경을 받는 일본의 국민작가로 이와나미의 간판도 그가 쓴 것이라고 하며, 이런 인연으로 1916년 향년 49세의 나이로 그가 세상을 떠난뒤 '나쓰메 소세키 전집'도 이와나미서점에서 발행돼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1920년 도쿄고서적상업협회(TADOB)가 설립됐으며, 1921년 문화학원이 개교되면서 음악, 미술, 무용 등 예술 관계서를 다루는 서점까지 등장해 고서점 거리는 전국적으로 알려져 유명해졌다. 지난 2001년 일본 환경성은 독특한 향기가 풍기는 이 거리를 ‘향기로운 풍경 100선’으로 뽑기도 했는데, 현재는 서점 이외에도 각종 사업시설과 수많은 식당, 멋진 분위기의 레스토랑까지 등장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고서점 탐방을 즐기고 있다. 매년 벚꽃이 피는 봄이 오면 3월말 진보초 벚꽃거리 페스티벌로 ‘봄 헌책 축제’가 열리며, 10월 26일부터 11월 4일까지 약100군데 서점이 참가하는 ‘도쿄 명물 간다 헌책 축제’가 성대하게 개최된다. 올해로 55회째를 맞이하는 간다의 헌책 축제는 특별 전시 및 판매, 자선 경매, 각종 강연회와 좌담, 관련 영화 상영 및 토크쇼, 그리고 다양한 체험교실 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애호가는 물론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이 시기에 맞춰 ‘진보초 북페스티벌’도 사흘간 거리와 광장에서 총 매장 면적 5000 평의 규모로 함께 열려 300만 점의 각종 서적(총 재고수는 무려 1000만 권)이 넘쳐난다. 올해로 24회째이며 헌책 판매뿐만 아니라 낭독회, 문학상 수상, 공개 방송, 다양한 검정시험 도전, 그리고 연주회 등 각종 공연도 마련돼 찾는 이들의 눈과 귀도 즐겁게 만든다. 이처럼 이 거리의 서점 주인들은 틈만 나면 먼지를 털고 표지를 닦으면서 누구보다도 ‘헌책’의 새로운 가치를 신뢰한다. 버리면 그냥 1kg 당 60 원 선에서 거래되는 폐지에 지나지 않는 헌책. 이런 헌책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 내용에 따라 분류돼 새 주인과 만나 값진 가치를 발한다. 따라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뜻을 실천하는 거리가 바로 이곳이며, 시니어 세대의 향수 어린 추억을 떠올리는 무대가 아니라 지금도 젊은이들이 옛것의 소중함을 느끼고 새로운 가치를 캐어내는 산 교육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헌책 시장의 규모는 가치 창조의 시금석 일본의 출판과학연구소가 지난해 출판물의 판매액을 1조7000억 엔으로 추정했으며, 인프레스 종합연구소가 간행한 ‘전자서적 비즈니스 조사보고서 2014’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 출판물도 1013억 엔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억 엔대를 넘어서 2018년에는 3000억 엔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헌책 시장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자랑하는 일본 최대의 헌책 체인망인 '북오프(Book-off)'가 2011년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중고서적의 시장은 873억 3300만 엔 규모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 다른 업체가 조사한 헌책 구입 방법에서는 점포를 찾아가 직접 구입한 적이 있는 사람이 81%, 반면에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적이 있는 사람은 49%(중복응답)였다. 그 이유로 “책 상태를 알 수 없는 게 불안”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에서는 국회도서관을 비롯해 국공립도서관과 대학도서관 등 대규모 도서관을 제외한 작은 규모의 공공도서관의 경우 책을 구매한 지 5년 정도 지나면 정리해 폐기하게 되는데,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기도 하지만 보통 많은 책들이 헌책방으로 유입된다. 또한 개인들도 나이가 들어 신변을 정리하면서 재산과 함께 골동품, 미술품, 서적 등을 상속하거나 팔며, 혹은 기부한다. 여기에 각 출판사들의 재고서적까지 가세하면 헌책방을 통해 새로운 주인을 만나길 기다리는 책들이 끊임없이 넘쳐난다고 하겠다. ‘간다 고서점가’의 산책은 서점마다 인문, 자연, 과학, 기술, 미술, 공연, 사진, 대중문화, 아동도서, 외국잡지 등 특화된 전문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잘 분류된 서가를 걷는 기분이 든다. 책의 향기 속에 흠뻑 빠져 지식의 바다를 항해하는 환상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시니어 세대의 인기를 모았던 절판 서적들이 다시 복각돼 출판되는 예도 크게 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시장 원리가 아니더라도 ‘잘 익은 된장맛’ 같은 헌책의 가치를 알고 아끼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 거리에서 수많은 ‘온고지신’의 향기는 계속 퍼져나갈 게 분명하다. 근현대사의 풍파 속에 복개와 복원 끝에 떠내려간 청계천의 헌책방들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라 가슴 아프며 부럽기 그지없다.
- 2014-11-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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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기획-평생교육③] 다시 청춘이다… 배워서 남주냐?
-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이 최고의 건강비결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우면서 살아간다. 배움은 먹고 살 수 있는 기회와 기술을 제공해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자체가 삶의 보람이자 유희로서도 기능한다. 이러한 배움의 기능은 노년기에 속한 이들에게 더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수십 년을 일한 분야에서 나와야 하는 그들로서는 먹고 살 경제활동을 하려면 새로운 지식의 습득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또한 퇴직금과 안정된 연금 디자인으로 경제적 문제가 없는 시니어라 할지라도, 교육은 그들의 삭막할 수 있는 나머지 삶의 풍요로움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노년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한국에서 평생교육의 개념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더위보다 뜨거운 배움의 열정 ‘인생학교’ 일이든 취미든 스스로 삶을 디자인하고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시니어의 모습은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한 롤모델이 된다. 여전히 가슴 뛰는 열정으로 꿈꾸고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들과 우리나라에서 배움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이 어디일까? 입시에 모든 걸 걸고 있는 학원가?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곳에서의 배움은 제도에 적응하기 위한 강제적인 행위인 경우가 많다. 진정 배움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정말로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뜨거운 열망을 보여주는 곳은 다름 아닌 ‘평생교육의 장’ 노인복지관이다. 그러나 현장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보건사회연구원 통계지표가 보여주는 65세 이상 시니어들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7%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황남희 인구정책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의 조사에 따르면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요인은 개인의 경제 수준 및 교육 수준, 다른 사회참여 활동으로 확인됐다. 인구사회학적 요인을 통제한 후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요인을 살펴보면, 월평균용돈 및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평생교육 참여가능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생교육 참여자의 1인당 연간 투자비용이 평균 21만 원으로 소액이다. 황 연구위원은 노년층이 중요한 인적자원이라는 공동인식을 갖고 노년기 평생교육 관점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노인복지법과 평생교육법에 의해 정부 주체가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로 분리되어 있어 노년기 평생교육은 여가복지만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의 노인복지법에서는 노인여가복지시설로 분리되는 교육기관에서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평생교육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는 반면 교육부의 평생교육법에서는 대상이 법조항으로 명시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혼선 때문에 실무적으로 노년층은 평생교육법에 의한 평생교육의 대상이 아니라는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 시니어 관련 분야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양성이다. 은퇴자나 명예퇴직, 베이비부머세대들은 기존의 주교육 대상인 청년층과는 다른 특성이 있으며, 특히 생애주기 특성상 신체적 건강수준과 교육에 대한 심리상태, 관심영역 등이 상이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특수성을 고려하여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 및 지원, 교육하는 자에 한해 시니어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교과목의 추가이수제도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황 연구위원의 진단이다. 인생학교를 통해 평생교육이 반드시 정착되어야 하는 이유 “학창시절 즐겨 부르던 팝송노래를 배우면서 친구도 사귀고 건강도 챙기니 무얼 더 바라겠습니까.” 강남시니어플라자에서 만난 김복순(71)씨는 셔틀버스로 이곳에 와 각종 건강·복지 프로그램을 즐기며 하루를 보낸다. 김씨는 “하모니카, 생활영어, 요가 등을 배우고 물리치료를 하거나 야외에서 조깅을 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분당에 사는 이모(76)씨는 “신문이나 잡지를 보며 이 얘기 저 얘기 하는 몇몇 친구들과 매일 이곳에서 만나 놀고 밥먹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자체별로 운영하는 시니어건강복지센타는 병의원과 협약을 맺어 신경과·정형외과·치과·안과 ·한의원 등 진료 과목별 정기검진 시스템도 구축됐다. 무료 건강검진 혜택부터 인생과 세무·법률·재테크 등 전문분야별 상담도 펼쳐진다. 전주에 있는 꽃밭정이 노인복지관에는 요가, 라인댄스, 근력강화운동 등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사교성을 높이는 활동적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탁구장과 당구장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특히 전북에만 특성화되어있는 순환운동(맞춤식 운동법)과 본인에게 맞는 맞춤 운동법으로 6개월 동안 집중관리를 해주는 프로그램 등이 인기가 매우 높다고 한다. 이미 마을의 모임터로 자리매김한 복지관은 무언가를 배우고 즐기려는 사람들로 항상 활기가 넘친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지난 해 베이비부머의 행복한 내일 만들기를 돕는 ‘내일행복학교’를 열었다. 내일행복학교는 은퇴 후 새로운 배움을 통해 흥미롭고 설레는 노년을 기획하고자 한다거나, 지난 평생을 일과 가정에 몰두한 자신을 위해 이제부터라도 휴식과 치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통해 제2의 인생에 도전하기를 꿈꾸는 베이비부머를 위한 교육과정이다. 내일행복학교는 연간 총 5기가 진행될 계획이며, 각 기수별로 총 5개 과정(노년설계아카데미, 창업아카데미, 직업전문아카데미, 창의직업아카데미, 힐링아카데미)이 포함되어 있다. 바리스타 교육, 설문조사원 교육, 영상제작 교육, 소자본창업 교육 등 각 과정은 중복 수강도 가능해, 다양한 경험을 희망하는 베이비부머에게는 희소식이다. 워킹, 요가, 바리스타, 네일아트, 색소폰, 요리교실, 도슨트 등 평생교육은 다각화 중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노인 여가복지시설인 노인복지관·복지센터가 7곳으로 가장 많은 강남구는 총 현재 340여개의 노인 여가·학습 프로그램이 분기별 운영되고 있다. 그중에서 강남시니어플라자는 강남구의 고학력, 고소득 노인들이 복지관 이용에 가지고 있던 기존 선입견을 없애고자 2011년 지하 3층·지상 6층 규모로 개관해, 노인복지관 최초 실비이용과 프로그램 질적 수준 업그레이드 등을 시도했다. 운영 초기에는 실비이용에 대한 거부감 등 주민들의 민원제기가 빈번했으나, 개관 3년 만에 이용회원이 7000명이 이르는 성공적인 성과를 얻었다.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복지관을 넘어서 도서관에서도 제공되고 있는 양상이다. 관악구에서는 2011년부터 노인 자서전 발간 프로그램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4명의 자서전을 발간해 도서관에 비치했다. 그 외에도 도서관은 인생이모작의 기회로도 역할하고 있다. 구로구는 지난해 시범 운영을 거쳐 지역 복지관까지 확대해 ‘할머니, 할아버지 무릎에서 들려주는 옛이야기’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활동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개설한 ‘이야기활동 전문가 3급’ 과정은 55세 이상 노인 30여명이 수강하고 있다. 최근 평생교육의 커리큘럼은 생활영어, 팝송, 요가, 바리스타, 네일아트, 댄스, 동화 구연 등등 다종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다. 평생교육이 단순히 소비만 이뤄지는 소비의 장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도와주는 생산의 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증거들이다. 이처럼 평생교육의 효과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평생교육이라는 혜택을 받는 사람의 수는 얼마나 될까? 우선 성별로 보면 여성, 소득 수준 및 건강 상태가 좋은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율이 높은 편이다. 이는 노년층 평생교육의 중요한 조건에 생활 안정성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연령집단별로는 65~69세가 7%, 70~74세가 8%, 75~79세가 7%, 80~84세가 5%, 85세 이상이 2% 수준. 교육 참여빈도는 주 2~3회가 4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다음이 주 1회로 37%였다. 노년층의 평생교육은 생활의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운영되는 경우의 호응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교육 제공기관은 노인복지관 46%, 시‧군‧구민 회관/동‧읍‧면 주민센터 18%, 종교 기관 16%, 사설문화센터 및 학원이 5% 순이었다. 각 지역의 노인복지관은 지역에서 기업이나 종교 기관에게 수주를 줘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맡는 곳의 성향에 따라 노인복지관의 운영하는 양상도 달라진다. 참여 프로그램은 여가 및 취미가 43%로 가장 많았고, 일반 교양 21%, 건강 관리‧운동 20%, 정보화 13%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교육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평생교육 정책 개선에서는 노년층의 교육 동기 부여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2014-08-1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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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기획-평생교육②]폼나는 노후를 위한 '인생대학'…뜨거운 현장과 차가운 다수
- 우리나라에서 배움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이 어디일까? 입시에 모든 걸 걸고 있는 학원가?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곳에서의 배움은 제도에 적응하기 위한 강제적인 행위인 경우가 많다. 진정 배움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정말로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뜨거운 열망을 보여주는 곳은 다름 아닌 평생교육의 장인 노인복지관이다. 그러나 현장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통계지표가 보여주는 65세 이상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7%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평생교육의 현실을 통해 평생교육이 반드시 정착되어야 하는 이유를 확인해 본다. 전주에 있는 꽃밭정이 노인복지관에는 요가, 라인댄스, 근력강화운동 등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사교성을 높이는 활동적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탁구장과 당구장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특히 전북에만 특성화되어있는 순환운동(맞춤식 운동법)과 본인에게 맞는 맞춤 운동법으로 6개월 동안 집중관리를 해주는 프로그램 등이 인기가 매우 높다고 한다. 이미 마을의 모임터로 자리매김한 복지관은 무언가를 배우고 즐기려는 사람들로 항상 활기가 넘친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지난 해 베이비부머의 행복한 내일 만들기를 돕는 ‘내일행복학교’를 열었다. 내일행복학교는 은퇴 후 새로운 배움을 통해 흥미롭고 설레는 노년을 기획하고자 한다거나, 지난 평생을 일과 가정에 몰두한 자신을 위해 이제부터라도 휴식과 치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통해 제2의 인생에 도전하기를 꿈꾸는 베이비부머를 위한 교육과정이다. 내일행복학교는 연간 총 5기가 진행될 계획이며, 각 기수별로 총 5개 과정(노년설계아카데미, 창업아카데미, 직업전문아카데미, 창의직업아카데미, 힐링아카데미)이 포함되어 있다. 바리스타 교육, 설문조사원 교육, 영상제작 교육, 소자본창업 교육 등 각 과정은 중복 수강도 가능해, 다양한 경험을 희망하는 베이비부머에게는 희소식이다. 민요,요가, 바리스타, 네일아트, 색소폰, 동화 구연,도슨트 등 평생교육은 다각화 중 흔히 노인복지관이라고 하면 무료라고만 생각하겠지만, 유료인 곳도 있다. 더군다나 유료인데도 여전히 잘 운영된다. 바로 강남 시니어플라자가 그곳이다. 무료 운영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용자들이 이용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서 강좌에 등록한 뒤 조금 다니다 그만두는 걸 반복하는 부작용이다. 또한 어려운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라는 노인복지관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도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강남시니어플라자는 약간의 경제적 부담으로 복지관 운영의 효율을 높여야겠다고 판단했다. 물론 반발이 컸다. 온갖 항의와 협박 전화가 시니어플라자와 구청으로 빗발쳤다. 하지만 ‘질 좋은 강의 제공을 위해서’라는 대한 설득과 함께 뚝심 있게 유료화 정책을 밀어부쳤다. 2012년 하반기가 되자 항의 전화는 잠잠해졌고, 유료화로 인해 좋은 강사를 유치할 수 있게 되자 호평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시니어플라자 내 강의실이 동나 새 강의실 개설을 고민할 정도다. 그래서 회화 프리토킹반 등 일부 과목은 인근 강남구 노인지회, 삼성2동 문화센터 등을 빌려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복지관에 와서 새로운 삶의 활력을 찾았어요. 자신감도 생기고 건강해져서 너무 좋아요. 몸도 아프고 삶이 지루했는데 이곳에서 운동도하고 사람들도 보고 삶이 즐거워졌어요. 첨엔 다리 올리는 것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열개를 해요.” 유료로 경영되는 노인복지관도 등장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복지관을 넘어서 도서관에서도 제공되고 있는 양상이다. 관악구에서는 2011년부터 노인 자서전 발간 프로그램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4명의 자서전을 발간해 도서관에 비치했다. 그 외에도 도서관은 인생이모작의 기회로도 역할하고 있다. 구로구는 지난해 시범 운영을 거쳐 지역 복지관까지 확대해 ‘할머니, 할아버지 무릎에서 들려주는 옛이야기’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활동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개설한 ‘이야기활동 전문가 3급’ 과정은 55세 이상 노인 30여명이 수강하고 있다. 최근 평생교육의 커리큘럼은 요가, 바리스타, 네일아트, 댄스, 동화 구연 등등 다종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다. 평생교육이 단순히 소비만 이뤄지는 소비의 장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도와주는 생산의 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증거들이다. 이처럼 평생교육의 효과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평생교육이라는 혜택을 받는 사람의 수는 얼마나 될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65세 이상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약 7%로 노년층 대다수는 현재 평생교육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평생교육의 영원한 화두인 노년층 교육 이슈를 세부적으로 좀 더 살펴 보자. 65세 이상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7%… 활성화 시급 우선 성별로 보면 여성, 소득 수준 및 건강 상태가 좋은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율이 높은 편이다. 이는 노년층 평생교육의 중요한 조건에 생활 안정성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연령집단별로는 65~69세가 7%, 70~74세가 8%, 75~79세가 7%, 80~84세가 5%, 85세 이상이 2% 수준. 교육 참여빈도는 주 2~3회가 4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다음이 주 1회로 37%였다. 노년층의 평생교육은 생활의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운영되는 경우의 호응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교육 제공기관은 노인복지관 46%, 시‧군‧구민 회관/동‧읍‧면 주민센터 18%, 종교 기관 16%, 사설문화센터 및 학원이 5% 순이었다. 각 지역의 노인복지관은 지역에서 기업이나 종교 기관에게 수주를 줘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맡는 곳의 성향에 따라 노인복지관의 운영하는 양상도 달라진다. 참여 프로그램은 여가 및 취미가 43%로 가장 많았고, 일반 교양 21%, 건강 관리‧운동 20%, 정보화 13%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교육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에 대한 동기 부여가 활성화의 키포인트 평생교육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교육에 대한 욕구 자체가 없기 때문이며, 약 54%가 교육에 대한 욕구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응답해서, 상당수의 노년층은 평생교육을 받고 싶지 않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참여희망자가 선호하는 평생교육 제공기관은 노인복지관을 47%, 시‧군‧구민 회관/동‧읍‧면 주민센터 28%로 응답하여 현재 평생교육 참여자와 유사하다. 그런데 이 결과는 평생교육을 중단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노년층은 동일 기관에서 참여를 원할 수 있기 때문에 나타난 특성일 수도 있다. 그리고 시‧군‧구민 회관/동‧읍‧면 주민센터의 선호를 희망하는 비율이 현재 참여자에 비해 10%p 더 높다는 점은, 교육 제공기관의 친밀성과 접근성이 응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전체적으로 참여희망자들은 현재 평생교육 참여자들과 비슷한 선호도를 보임으로써 현재 이뤄지고 있는 노년층 평생교육의 양태가 현실적인 수용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향후 정책 개선에서는 노년층의 교육 동기 부여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중장년층 사회활동 참여 가능성 높아… 평생교육 효과 기대 베이비부머를 포함하는 중장년층(50~64세)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4% 수준인데, 중장년층은 현재 평생교육을 받는 노년층이나 평생교육 가능성이 있는 노령층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서 향후 평생교육 수요 대비에 있어 시사하는 점들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중장년층은 현세대 노년층에 비해 경제활동참여율이 높아서 평생교육에 참여할 시간이 부족하다. 또한 현재 삶보다 노후 삶에서 사회참여활동의 중요성 더욱 높게 인식하는 걸로 조사됐다. 현재 삶에서 사회참여활동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약 40%, 노후 삶에 있어서는 이 보다 높은 50%로 확인된 것이다. 따라서 현재 중장년층이 노년층으로 진입될 경우, 약 1/2이 사회참여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며 어떠한 형태로든 실제 사회활동 참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평생교육 제공기관의 강사 및 교육기관의 질 등 프로그램의 질적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도 다르다. 다만 강사의 질이 94%, 교육기관의 수준․질이 89%, 비용이 87%, 접근성이 77%로, 우선순위로 봤을 때는 차이가 두드러지나 점유율 면에서 보면 세대적 차원에서의 경제 사정이 어떻게 변동될지에 따라 결과가 변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희망하는 교육프로그램은 1순위가 건강 관리로 64%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이와 같은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는 파생적으로 보면 활발할 사회 활동도 보장할 수 있는 부분이다. 2순위는 여가 및 취미(32%), 3순위 노후 준비(24%)였다. 평생교육은 여가 및 취미를 넘어 일자리, 자원봉사로 까지 이어지는 사회적으로 생산적인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 2014-05-15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