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은 31일 국회에서 기초연금 도입을 위한 여야정 9인 협의체 회의를 재가동했으나 기존 입장 차이만 재확인한 채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정부·여당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월 10만~20만원을 소득 하위 75%에까지 차등지급하는 안을 고수했고, 야당은 현행 기초노령연금법을 개정해 소득 하위 70%에 월 20만원을 일괄 지급하는 방안을 주장했다.
여야정은 다음 달 1일 각자 수정된 안을 가져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새누리당 유재중 안종범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김용익 의원으로 구성된 협의체 실무회의를 통해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들은 일단 이른 시일 내 합의를 도출하자는 공감대만 형성한 채 이날 회의를 마쳤다.
여야정은 실무회의 재개 첫 날부터 설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유일호 정책위의장은 “어르신과 미래 세대의 부담을 생각해야 하는 여당으로서는 원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차등 지급이지만 90%는 똑같이 20만원을 받는 안이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정리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도 별다른 수정 제안 없이 “하루라도 법이 빨리 통과돼야 기초연금을 드릴 수 있다”며 정치권에 조속한 합의를 요청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이목희 의원은 “문 장관이 진전된 안을 모색하겠다했으나 전혀 이야기가 없다”며 “소득수준과 연계하는 안을 검토할 용의가 있었는데 장관이 아무 안을 가져오지 않아 우리의 안을 제시할 수 없다”고 신경전을 벌였다.
같은 당 김성주 의원도 “이 문제를 선거전략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은 말라”며 연금 문제를 지방선거 이슈로 삼겠다는 유혹을 여야 모두 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협의체에는 이들 외에 새누리당 유재중 김현숙 안종범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장병완 정책위의장과 김용익 의원 등이 참석했다.
새정치연합은 국민연금 가입기간 대신에 수급대상자의 소득과 연계해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안 등 3가지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4월 내에 절충의 여지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에서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연금 시행이 지연되면 여야 모두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4월 국회에서의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정부·여당과 야당 입장 간에 간극이 커서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진통이 예상된다.
새정치연합 김용익 의원은 이날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공개로 알고 왔는데비공개라면 할 말이 없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험로를 예고했다.
구순과 팔순을 맞은 호주 동포 노부부가 동시에책을 각각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호주한국문학협회 노시중(90) 상임고문과 유성자(80) 부회장 부부는 오는 15일(현지시간) 오후 시드니한인회관 대강당에서 ‘부부 저서 출판기념회 및 구순·팔순 잔치’를 연다.
일제 강점기, 광복과 건국, 한국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궤적을 함께해 온 부부는 결혼 54년 만에 노시중 칼럼집 ‘삶의 지혜’와 유성자 시집 ‘나는 마음의 밭을 갈고 있는가’를 나란히 출간했다.
호주 한인사회에서 부부가 동시에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호주동아일보를 비롯해 시드니한인회, 시드니한국문화원, 호주한국문학협회, 대한체육회 호주지회, 조국사랑독도사랑호주연합회, 민족문화연구회 등이 이날 행사의후원에 나서 한인사회에서 이들 부부가 차지하는 입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한다.
노 고문은 ‘공산주의와 그 실제’(1950년·일본어), ‘노인 문제와 경로사상’(1980년), ‘오늘과 내일을 위하여’(2008)에 이어 네 번째 저서를 낸 것이다. 유 부회장은 수필과 시로 엮은 ‘아침을 깨우는 새들의 노래’(2011년)를 선보인 바 있다.
경북 문경 출신인 노 고문은 일본 와세다대 정경학부를 졸업하고 귀국해 한성일보사 정치부 기자로 입사했다. 조병옥 박사 기획위원과 윤보선 대통령 비서를 지내는 등 30년간 야당 정치인으로 생활하다가 1980년 호주로 이민했다.
지금도 호주동아일보 칼럼니스트, 호주국민헤럴드 논설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유 부회장은 이화여대 의대에 입학했다가 한국전쟁으로 부산에 피란하면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나중에 숙명여대 상대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해 일하다 모윤숙 시인의 소개로 노 고문을 만나 결혼했다.
‘통일의 바다’로 계간 ‘시와 늪’의 2011년 봄호 이달의 작가상 수상자로 뽑혔고지난해 ‘문예춘추’ 겨울호에서 헤르만헤세문학상을 받았다.
부부는 매월당 김시습이 남긴 ‘학은 천 년을 살아도 썩은 고기를 먹지 않고, 봉은 만 리를 날아도 오동나무 아니면 앉지 않는다’는 명언을 가훈으로 삼아 자녀 교육을 했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유전공학 박사 아들과 심리학 박사 며느리는 미국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출가한 두 딸은 호주에 살고 있다.
노 고문은 “여생은 시드니 전체에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고 떠날 것”이라며 “구순의 나이지만 영원한 청춘의 생각을 갖고 후학을 위해 활동적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이라고 호주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유 부회장도 “서로 협력하고 사랑하며 모범적인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면서 “문학이 삭막한 이 사회를 아름답게 이끌어가길 바라고, 호주 땅에 귀하고 복된 한국인의 얼이 살아남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들 부부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한인 차세대들을 지원하기 위해 노 고문의 호를 딴 ‘도암(陶岩)장학회’도 곧 설립할 예정이다. 현재 노 고문은 회고록, 유 부회장은 수필집을 각각 출간하기 위해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복지 공약인 기초연금법 7월 시행이 사실상 무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1일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열고 기초연금법 도입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으나 끝내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기초연금 방안이 확정되지 않아 올해 7월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은 이행하기 어려워졌다”고 발표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어르신들께 하루 빨리 기초연금을 드려야 하는데, 오늘까지 (여야 협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아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기초연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나서 각종 절차를 마련하는데 4개월 가량 시간이 필요한데, 여야의 합의 도출 실패로 7월 지급이 불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복지부는 기초연금법이 통과돼도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물론 고시까지 새로 마련하는 등 법안 정비에 4개월 가량 소요된다고 주장해 왔다. 기초연금 제도는 받을 수 있는 대상자를 선정 기준을 만들고 선별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검증이 필요하다.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전산시스템 정비, 지자체 실무담당자 교육, 신청자 자산조사통한 자격심사 등 제반 준비과정 에도 최소 3~4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합의가 불발된 기초연금 법안 논의는 다음달 국회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기초연금 지급은 아무리 빨라도 9월께 이뤄질 수밖에 없다.
문 장관은 “지금부터라도 국회에서 합의해 지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도록 해 달라”고 당부하는 동시에 8월부터 소급 적용하면 된다는 야당 측 주장에 대해 “소급 적용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합의를 촉구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보건복지위 간사 간 비공개 회동과 법안심사소위 전체회의,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복지위원장, 여야 간사가 참여한 4자 회동까지 진행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정부와 여당은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과 연계해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주장했고 민주당은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국민연금과 연계 없이 20만원을 일괄 지급하는 방안을 고수했다.
기초연금 법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되면서 원포인트 3월 임시국회가 열릴 지 관심을 모은다.
현재 정부와 새누리당은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10만 원~20만 원씩을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소득하위 80% 노인에게 20만 원씩을 일괄 지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7월부터 기초연금을 지급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 같이 기초연금법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가 큰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기초연금법 처리를 위해 3월 원포인트 국회를 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도 기본적으로 필요성엔 공감하는 입장이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측에서 제시한 데드라인이 오는 10일”이라고 3월 원포인트 본회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 수석부대표는 “3월10일까지 기초연금법을 통과시켜야 (7월 시행을 위해) 하위 법령 등을 정비할 수 있다”며 “3월10일까지 여야간 합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같은당 박대출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했던 기초연금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오는 7월에 어르신들께 지급하기 어렵게 됐다”며 “여야는 포기하지 말고 3월 원포인트 국회라도 열어서 어르신들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서둘러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야당의 협조를 구했다.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회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안대로라면 2040년에 현재 청년 세대가 부담해야할 경제 활동 1인당 조세부담 추가액은 연 75만원”이라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청년세대에 사과하고 조속히 기초연금법 처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당초 이날 기초연금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신당 창당 합의로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3월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여야가 이견이 있는 방송법 개정안을 비롯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계류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여당은 방송법을 제외한 주요 민생 법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방송법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