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덮칠 ‘역대급 폭염’에 노인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무더위쉼터 운영이 차질을 겪고 있다. 각 자치단체와 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전국적으로 재확산하는 추세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열사병 등 온열 질환자는 2015년 1056명, 2016년 2125명, 2017년 1574명, 2018년 4526명, 2019년 1841명 2020년 1078명 발생했다. 이중 사망자는 2015년 11명, 2016년 17명, 2017년 11명, 2018년 48명, 2019년 11명, 2020년 9명에 달했다. 2018년 온열 환자와 사망자가 많은 것은 열돔(heat dome) 현상에 따른 폭염(기온 33도 이상)이 한 달 이상 지속했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 노원구는 ‘노원형 폭염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혼자 사는 저소득층 어르신들이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도록 호텔 50객실을 야간 안전숙소로 지정했다. 수요가 정원을 초과할 경우 구청 2층 대강당에 추가 쉼터를 마련할 예정이다. 동 주민센터 19개소와 복지관 11개소에는 낮에 이용할 수 있는 무더위쉼터를 조성했다.
현재 부산은 전체 실내 무더위쉼터 1296곳 가운데 71%(924곳)가 운영 중이다. 부산시내 경로당 848곳은 1차 백신을 맞고 14일이 지나야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늘막 70곳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충남도는 주민을 위한 실내 무더위 쉼터 4767개와 실외 쉼터 51개를 운영한다. 횡단보도 등에는 690개의 그늘막을 설치할 예정이다. 도로 노면 온도를 낮추기 위해 살수 차량도 운영한다.
다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찾아오면서 무더위쉼터 운영이 ‘반쪽짜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는 곳들은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이용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조치로 취약 계층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
에어컨이 있는 무더위쉼터가 주말에 문을 닫는 곳이 대부분인 것도 맹점이다. 인천시는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폭염대응체계를 본격 가동, 모두 663곳의 무더위 쉼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일보에 따르면 이 중 절반에 가까운 305곳은 강화·옹진군에 있는 경로당이다. 이를 뺀 나머지 358곳 가운데 에어컨이 있는 곳은 행정복지센터 129곳, 금융기관 62곳, 기타 8곳 등 199곳에 불과하다. 이마저 주말에는 문을 닫는다. 결국 휴일에 노인 등 시민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은 높은 온도를 그대로 견뎌야 하는 159곳의 야외 무더위 쉼터다.
취약 계층에게 어느 해보다 힘겨운 여름나기가 될 거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보다 효율적인 무더위쉼터 운영을 위해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다.
눅눅한 한여름 더위가 기승이다. 습하고 더운 날씨가 몸을 지치게 하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소식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훌쩍 떠나고 싶어도 쉽지가 않은 요즘, 브라보가 서울 사는 ‘1970년생 영숙’ 씨가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산림휴양지 3곳을 꼽아봤다.
서울시 중구 기준으로 1시간 내외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초여름 숲의 싱그러운 경치까지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 잠시 여유를 찾아 역병과 무더위에 지친 마음을 달래줄 ‘산캉스(산+바캉스)’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성인처럼 삼성(三聖)산에서 누리는 푸른빛 힐링, 삼성산산림욕장
삼성산은 안양시 명칭이 유래한 곳이다. 고려가 세워지기 전의 일이다. 고려 태조 왕건이 금주(지금의 시흥)와 과주(지금의 과천)를 점령하기 위해 삼성산을 지나다 산꼭대기에서 피어오르는 오색구름을 목격했다. 이때 홀연히 나타난 능정이라는 승려가 “이곳에 절을 짓고 안양사라 칭하면 태평성대를 이룬다”고 말했고, 이에 왕건이 절을 세워 안양사라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가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돼 있다. 이때의 안양사는 폐사되고 없다. 하지만 불교에서 극락세계를 뜻하는 ‘안양’이 지명으로 남아있다. 현재의 안양사는 1950년대 후반 유명 건축가 김중업의 설계로 재창건한 사찰이다.
삼성산의 ‘삼성’은 원효대사와 의상대사, 윤필대사가 암자를 짓고 수도해 붙여졌다는 설이 전해진다. 이를 뒷받침하듯 삼성산산림욕장에서는 성인이 된 듯 삼성산 일대의 수려한 자연 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근처에 있는 안양예술공원에서 예술작품도 감상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삼성산산림욕장은 안양예술공원 입구에서부터 안양사와 제1·2전망대를 지나는 5km 구간이다. 관악산과 함께 다녀오기 좋은 삼성산은 안양예술공원 주차장 인근의 마애정 옆 작은 샛길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등산을 즐기는 시니어라면 1전망대나 2전망대를 거쳐 삼막사까지, ‘등린이’ 시니어라면 1전망대까지만 오르기를 추천한다. 이번 주말에는 성인처럼 녹음 속에서 마음 수양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하철 타고 떠나는 치유와 힐링의 숲, 계양산산림욕장
계양산산림욕장은 연간 500만 명 이상이 찾는 인천 명소다. 봄에는 튤립꽃 전시를, 가을에는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어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자랑한다.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어 수도권 등산객들도 많이 찾는 계양산의 명소는 둘레길과 장미원이다. 이 외에도 계양산성과 문화회관, 어린이공원, 어린이과학관 같은 다양한 즐길거리가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산림욕장 내에는 계양산 능선을 따라 ‘치유의 숲길’, ‘측백나무길’ ‘하늘길’ ‘우리꽃길’ ‘해맞이길’ 등 계양산 둘레길로 향하는 다양한 산책 코스가 마련돼 있다. 이 중에서 무장애데크길이나 계양산성 탐방로는 걷기가 편하고 난이도가 높지 않아, 연로한 어르신이나 어린 아이들도 함께 이용하기 좋다. 특히 무장애데크길 옆에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강화해 주는 피톤치드를 내뿜는 편백나무가 곳곳에 있어 매력적이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시니어에게 무장애데크길을 추천한다.
계양산 둘레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발표한 ‘언택트 여행지 100곳’에 선정된 바 있다. 야외 관광지이면서, 자체 입장객 수를 제한해 거리두기 여행이 가능한 관광지로 인정받았으니 마음 놓고 다녀와도 좋겠다.
한 마리 학처럼 자유로와 한강, 북한까지 관망하는 심학산산림공원
경기도 파주에 있는 심학산은 조선시대 왕이 애지중지하던 학 두 마리가 궁궐을 도망나왔는데, 이 곳에서 찾았다고 해서 ‘학을 찾은 산’, 심학(尋鶴)산으로 불리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학이 좁은 궁궐에서 벗어나 심학산에서 탁 트인 전망을 구경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런 추측을 부를 정도로 심학산은 멋진 전망으로 유명하다. 산 정상에 올라 감상할 수 있는 서해의 낙조가 일품이다. 이 외에도 파주출판단지와 자유로, 한강 하구, 김포, 관산반도를 바라보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점도 심학산만의 매력이다.
심학산은 다른 산에 비해 높지 않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어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심학산 둘레길 역시 난이도가 높지 않아 무릎이 좋지 않은 시니어도 운동 삼아 걷기에 적당하다. 우거진 숲이 햇빛을 가려주니 무더위를 피하기도 좋다. 심학초교에서 약천사,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의 끝에는 정상전망대가 있다. 날이 좋다면 저 멀리로 북한까지 볼 수 있다. 또 전망이 가장 좋은 낙조전망대도 있다. 멀리 나서지 않고도 빨갛게 저무는 노을을 보며 기분을 전환하고 싶다면 심학산 둘레길을 걸어보자.
본격적으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소변’으로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50대 중년 주부 A 씨는 최근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맘 때도 같은 증상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다. “아, 또 방광염이구나.” A 씨는 단박에 알아챘다. 방광염은 날씨가 더워지고 몸이 좀 피곤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여름철 불청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방광염 환자가 166만1839명이었는데,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7월부터 상승해 8월에 22만5018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여성이 90.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령대로는 50대 20.5%, 60대 16%, 40대 15.8% 순으로 중년층에서 가장 많이 발병했다.
여름철 불청객, 방광염이 뭐지?
방광염은 이름 그대로 방광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이다. 요로계의 해부학적, 기능적 이상 없이 방광 점막이나 점막 아래 조직에 세균 또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염증이 발생한다.
방광염 증상은 대부분 소변과 관련돼 있다.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강하고 갑작스러운 요의를 느끼면서 소변이 마려우면 참을 수 없는 느낌의 ‘요절박’, 배뇨 후에도 덜 본 것 같은 느낌의 ‘잔뇨감’,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같은 증상이다. 배뇨 시 통증 역시 방광염 증상 중 하나다.
방광염의 원인은?
방광염은 보통 대장균에 의해 발병한다. 원인균 80% 이상이 대장균이다. 이 외에 포도상구균과 장구균, 협막간균, 변형균 등도 급성 방광염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세균 자체의 독성, 개개인의 세균에 대한 저항력, 요로계의 해부학적ㆍ기능적 상태에 따라 다르게 발생한다.
여름철에 방광염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세균 번식이 활발해져서다.
전문가들은 방광염의 가장 큰 원인으로 ‘면역력 감소’를 꼽는다. 박종진 성애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는 “방광염은 감기처럼 찾아오는 질병”이라며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이 떨어질 때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중년 여성에게 자주 발병하는 이유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요도 길이가 짧아 세균이 방광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또 요도 입구과 질과 회음부, 항문과 가까워 대장균으로 인해 방광염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방광염은 여성의 감기라고 여겨질 정도로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특히 폐경기를 맞이한 중년 여성은 방광염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폐경기에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떨어지되면 질 점막의 산도가 무너지고 건조해질 수 있다. 이는 곧 방어력 저하에 따른 방광염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 갱년기 장애에 따른 체력 저하, 과도한 스트레스, 심리적 불안, 피로도 방광염 발병에 영향을 준다.
방광염 치료 방법은?
방광염 치료는 보통 항생제 복용과 같은 간단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대체로 3~5일 정도 치료를 하면 된다. 다만 만성 방광염은 장기간 항생제 투여를 고려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만성 방광염의 유발 요인을 찾아 이를 제거하거나 교정해야 한다.
치료를 시작했으나 2주 동안 나아지지 않는다면 세균에 대한 항생제 감수성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여성도 비뇨기과에?
여성은 방광염 증상을 느낄 때, 비뇨기과보다는 산부인과에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뇨기과 진료는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의식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50대 주부 A 씨 역시 방광염이 찾아올 때마다 비뇨기과에 가는 것이 불편해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본다.
이에 대해 박 전문의는 “여성은 산부인과에서 방광염 진료를 봐도 괜찮다”며 “다만 방광염이 자주 발생하는 만성 방광염은 방광에 큰 문제가 있는지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으니 비뇨기과에서 정확하게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방광염, 예방할 수 있나?
방광염은 일상 속 습관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하면, 체내 세균이 몸 밖으로 자주 배출되므로 방광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소변이 마려울 때 참지 않고 바로 보는 것이 좋다. 배뇨·배변 후에는 앞에서 뒤로 세척을 해야 한다. 면 소재 속옷을 입는 것이 좋고, 꽉 끼는 하의는 피해야 한다. 성관계 후 소변을 보는 것도 권장한다. 폐경기 이후의 여성은 여성 호르몬 보충도 하나의 예방책이다.
그럼에도 박 전문의는 “방광염은 면역력이 떨어질 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감기와 비슷하다”고 강조하며 “잘 먹고 잘 자고 스트레스를 줄여 개인 컨디션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날씨가 더워지고, 폐경기로 방광 기능이 약해져도 결국은 면역력 감소가 방광염 발병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덥고 지치는 환경일수록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한 식사를 챙기고, 충분하게 휴식하며,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푹푹 찌는 더위로 몸과 마음이 지치는 여름이다. 푸른 자연과 지천에 피어난 꽃이라도 보면 좋을텐데, 가까운 뒷산 다녀오기도 쉽지 않다. 내내 집에만 있기 답답하다.
화초라도 키우며 마음을 달래고픈 시니어, 삭막한 마음을 싱그러운 꽃으로 달래고 싶은 시니어, 반려생물을 키우고 싶지만 강아지나 고양이는 부담스러운 시니어를 위해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준비했다. ‘식물 저승사자’나 ‘식물 똥손’ 시니어도 부담없이 키울 수 있는 여름꽃 4종을 소개한다.
특히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우울해진 시니어의 마음에 희망을 듬뿍 가져다 줄만큼 꽃말이 인상적이다.
①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메리골드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꽃말의 메리골드는 진한 노란 빛깔의 꽃을 피운다. 꽃잎의 기름샘에서 풍기는 독특한 향은 뱀이나 벌레를 쫓는 역할을 한다. 병충해 예방과 구제 기능을 하는 기특한 식물로, 다른 식물과 채소를 키울 때 일부러 메리골드를 함께 심기도 한다.
발아 온도는 섭씨 21도에서 22도 사이, 재배 온도는 섭씨 15도에서 20도 사이가 적당하다. 이른 여름에 핀 꽃은 늦가을까지 감상할 수 있다. 생육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인 편으로 키우기 까다롭지 않아 식물 똥손 시니어도 쉽게 키울 수 있다.
직사광선을 좋아하므로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나 창가에 화분을 둬야 한다. 햇볕을 받지 못한 메리골드는 작고 연약한 꽃송이를 피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너무 더워도 꽃이 자라기에 적절치 못하므로 섭씨 25도가 넘어갈 때는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
약간 건조한 상태에서 잘 크므로 물을 자주 줄 필요가 없다. 흙의 겉부분이 완전하게 말라 보일 때 충분하게 주는 것이 좋다. 또 꽃잎에 물이 닿으면 ‘반드시 올 행복’을 전하는 메리골드의 꽃잎이 상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② 함께 있으면 마음이 온화해지는 페튜니아
페튜니아 꽃말은 ‘당신과 함께 있으면 온화해집니다’이다. 나팔꽃과 닮은 모습의 페튜니아는 꽃이 오래가고, 색상이 화사하다. 꽃 색과 품종이 다양한데, 하양과 분홍, 보라색 꽃이 가장 흔하다.
건조에 강한 여름 꽃 페튜니아는 햇빛을 좋아한다. 햇빛만 많이 받는다면 봉선화만큼 키우기 쉽다. 6월에 꽃이 핀다고 알려져 있으나, 생육 온도를 조절해 주면 봄부터 가을까지도 활짝 핀 페튜니아를 감상할 수 있다. 최적 온도는 섭씨 20~25도.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쉽게 죽기 때문에 텃밭에서 기를 때는 장마철을 주의해야 한다. 실내에서 키울 때도 물이 잘 빠지는 흙에 심어야 한다. 물은 2일에 한 번씩 주는 것이 좋고, 꽃이 피었을 때는 꽃을 피해 물을 줘야 한다.
③ ‘코시국’ 최고의 건강 방패, 맨드라미
닭 벼슬을 닮은 맨드라미 꽃말은 '건강과 방패'다. 코로나 시국에 가장 적합한 꽃말을 가진 맨드라미는 닭 벼슬형과 깃털형(촛불형)이 있다. 6월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우며, 황색과 홍색, 자색, 주황색 등 꽃 색도 다양하다. 가을에 기온이 내려가면 꽃 색이 더욱 짙고 화려해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맨드라미 파종 시기는 5~7월이다. 직사광선을 좋아하는 맨드라미 역시 섭씨 20~25도에서 가장 잘 자란다. 저온에 약하고 고온에는 비교적 강한 편이다. 여름철 실내에서 키우기 적합한 식물이다.
건조에 강하나 물을 너무 적게 주면 꽃이 마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직접 만져봐서 겉흙이 말랐다고 느껴질 때 물을 주는 것이 좋다. 물에 닿으면 꽃이 상하고, 습기에 약하다. 하지만 두 가지만 주의한다면 건강과 방패의 꽃 맨드라미가 가족들의 건강을 빌어줄 것이다.
④ 행운을 부르고 집안을 돕는 해바라기
여름하면 떠오르는 꽃의 대표격인 해바라기의 꽃말은 '숭배와 동경, 기다림'이다. 그러나 황금을 연상시키는 커다랗고 노란 꽃 덕분에 꽃말과는 별개로 재물의 상징으로 여겨지곤 한다. 이 때문에 해바라기 조화나 그림, 사진이 재물운을 부르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인기가 많다.
섭씨 20~30도가 생육하기 적절한 온도다. 겉흙이 마르면 물을 충분하게 주는 게 좋다. 야외에 심으면 키가 크고 꽃이 무거워지므로 바람에 쓰러지지 않도록 건물 벽 근처나 지지대를 세워줘야 한다.
야외 정원이 있어야만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미니 해바라기 같은 원예종을 택하면 베란다에서도 탐스러운 해바라기를 감상할 수 있다. 실내 관상용으로 키우려면 옐로우피그미나 겹꽃인 선골드 같은 작은 품종이 좋다. 단 이름에 걸맞게 6~8시간 햇빛을 충분히 받아야 한다. 원예종이 아니면 실내에서는 야외에서 꽃을 피우는 해바라기만큼 풍성한 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12일 지난해보다 23일 빠른 열대야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을 강타했다. 지난해는 8월 4일에 열대야가 처음 나타났다. 사흘째 계속된 폭염에 서울은 13일에도 열대야가 이어졌다. 열대야는 16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열대야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섭씨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자연 현상이다.
최근 시작된 열대야로 68세 A 씨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니 머리가 멍하고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몸이 축 처지고 의욕도 떨어져 일상생활에 차질이 생겼다. 주변 사람들과 얘기해보니 비슷한 증상을 겪는 지인들도 많은 듯하다.
올여름 더위가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2018년에 버금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온다. 관성적으로 말하는 ‘역대급 무더위’가 아닌 ‘진짜 더위’가 찾아온 셈이다.
열대야 현상이 시니어들의 수면권을 위협하고 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밤이 계속되면 ‘열대야 증후군’에 시달릴 수 있다. 열대야 증후군은 집중력 감소, 무기력증, 불면증, 두통, 소화불량 같은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일정 시간 자는 잠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생리현상이다. 평소 잠을 잘 자던 사람도 하루 이틀 잠을 설치면 컨디션이 바로 떨어진다. 이처럼 수면 부족은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시니어들에게는 숙면이 더 중요하다.
수면 부족은 면역력을 떨어트리고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며 비만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잠이 보약이다” “잘 먹고 잘 자고 화장실 잘 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옛말과 일맥상통한다.
숨을 들이켜면 ‘헙’하고 느껴지는 답답한 공기와 높아지는 불쾌지수에 잠을 못 이루는 상황이 이어지는 열대야 증후군. 이로 인해 숙면을 방해 받지 않으려면 시니어 스스로 대비가 필요하다.
먼저 숙면을 돕는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이 있다. 잘 알려진 음식에 ‘상추’가 있다. 상추 줄기 부분을 꺾으면 나오는 우윳빛 유액에는 ‘락투카리움’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다. 쓴맛이 나는 이 성분은 최면과 진통, 진정과 수면 유도 효과가 있다.
단단한 핵으로 싸여 있는 씨가 들어있는 과일인 제철 핵과류도 도움이 된다. 복숭아와 자두, 살구, 체리가 대표적이다. 복숭아는 각종 비타민과 유기산, 당분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불면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다량의 아스파르트산(258mg/100g)이 피로 물질인 젖산을 분해하고 배출을 도와 열대야로 지친 몸에 활력을 준다.
자두에 함유된 트립토판 성분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의 재료인 세로토닌 분비를 유도한다. 자두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비타민 C와 유기산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피로를 억제한다.
숙면을 위해서는 수면위생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수면위생은 잠을 자기 위해 지켜야 할 생활습관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낮잠을 피하고, 잘 때만 눕기, 잠들기 1~2시간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기, 카페인을 피하고 술·담배 끊기,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갖기(주말에도 유지), 아침에 바로 일어나 밝은 빛 쬐기, 규칙적인 운동하기, 저녁에 자극적인 음식·다량의 물 섭취 피하기, 침대는 수면 이외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기 등이 있다.
최근 날씨가 급격하게 더워지며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시니어는 어지럼증으로 균형을 잃어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85만5608명이다. 이 중 7월이 11만3447명으로 가장 많았다.
어지럼증은 자신이나 주위 사물이 정지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 모든 증상을 말한다.
여름철에 어지럼증이 심해지는 이유는 급격히 더워진 환경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져서다. 게다가 여름철은 무더위와 수분 부족이 뇌 혈액량을 줄여 일시적으로 어질어질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특히 뜨거운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땀을 많이 흘리면 온열 질환과 탈수로 어지럼증을 느끼기 쉽다.
또 섭씨 30도 이상을 웃도는 날씨에 실내 온도를 크게 낮추면 기온 차이가 심해진다. 이때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어지럼증이 심해질 수도 있다.
이뇨제나 고혈압약처럼 심혈관계에 작용하는 약이나 항우울제, 항불안제, 항히스타민제를 오래 먹어도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김선숙 인천힘찬종합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통증을 줄이기 위해 먹는 소염 진통제나 감기약도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어지럼증을 계속 경험하는 고령 노인이라면 평소 복용하는 약과 관련 있는지 살펴보고, 증상이 반복되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령층, 낙상·골절 조심해야
어지럼증은 특히 시니어에게 위험하다. 고령층은 온도에 대한 신체 적응능력이 낮고, 심뇌혈관 질환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아서다. 무더위와 뙤약볕이 유발하는 어지럼증은 젊은이들이라면 충분히 쉬면 사라진다. 하지만 노인들은 잠깐의 어지럼증으로도 균형을 잃어 넘어지며 다칠 수 있다. 이때 골절을 입으면 회복이 어려워 특히 조심해야 한다.
뼈가 약하고 순발력이 떨어지는 70세 이상 노인이 넘어지거나 떨어질 때 엉덩이관절 부위 골절을 주의해야 한다. 엉덩이관절 골절을 입으면 격심한 통증과 함께 움직이지도 못하고, 허벅지 안쪽에 출혈이 생겨 사타구니와 넓적다리가 붓는다.
김태현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대퇴골의 목 부분이 부러지면 계속 누워있어야 하기에 고령자에게 엉덩이관절 골절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만 지내다 보면 합병증이나 기존 지병 악화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커진다.
넘어지거나 떨어질 때 척추 압박 골절도 발생할 수 있다. 간격을 유지하면서 맞물려 있어야 할 척추뼈가 골절되면 주저앉아 납작하게 바뀐다. 심호흡을 하거나 기침하는 것도 힘들고, 특히 고령이라면 움직이기 힘들어 만성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
구부러진 척추가 내부 장기를 압박해 또 다른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척추 압박과 더불어 허리가 점점 굽어 척추가 변헝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폐 기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증세를 동반한 어지럼증 ‘뇌졸중’도 의심해봐야
여름철 어지러움과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은 데 드물게는 뇌졸중이 원인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어지럼증은 귓속 전정기관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드물게 척추기저동맥 협착이나 후방 순환계 뇌졸중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방치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더운 여름철에 땀을 흘리거나 체하면 설사로 탈수가 심해지면서 뇌혈류량이 떨어져 기존에 혈관 협착이 있을 경우 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다.
이시백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어지럼증으로 내원하는 환우분들을 진료하면 어지럼증 증세가 다양하다”며 “여러 증상 중에서 심각한 어지럼증 증세는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귀에서 기인한 보통 어지럼증은 대체로 주위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양상으로 느낀다. 전정신경염은 왼쪽 귀나 오른쪽 귀 중 병이 생긴 쪽으로 몸이 쏠리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어지러움 증상 중에도 다음과 같은 증세가 동반될 때는 뇌졸중 징조일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뇌졸중 징조
1. 갑자기 사물이 둘로 보인다. (복시)
2. 발음이 꼬인다. (구음장애)
3. 한 쪽 편 힘이 빠진다. (편마비)
4. 한 쪽 편의 감각 저하.
이와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후방 순환계 이상에 의한 뇌졸중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바로 전문의를 찾아 체계적으로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뜨거운 공기가 상공을 뒤덮는 ‘열돔(Heat Dome)’ 현상으로 20일 이후 한반도에 강력한 폭염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폭염 가운데 어지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또 햇살이 강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할 때는 양산이나 모자로 햇빛을 차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옷은 헐렁하게 입고 어두운 색보다는 밝은 색을 입는 것이 좋다. 음식은 잘 익혀 먹고, 틈틈이 충분하게 쉬어야 한다.
여름철 노인들은 말 못할 고민에 빠진다. 기온이 올라갈수록 짙어지는 체취에, 젊을 때에는 나지 않던 ‘노인 냄새’까지 합세해 불쾌감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지난 8일 KBS 1TV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에 출연한 배우 신충식은 “자기 냄새는 자기가 못 맡는다. 제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해서 제게 ‘너 냄새난다’고 해도 알기 어렵다. 약간 신경이 쓰이긴 한다”고 털어놨다. 정작 당사자는 맡기가 쉽지 않은 노인 냄새의 정체는 무엇일까.
노인 체취의 원인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물질은 ‘노넨알데하이드(Nonenaldehyde, 노네날)’다. 노네날은 피부 표면의 피지가 산화하며 발생하는데, 모공에 쌓여 퀴퀴한 냄새를 만든다.
일본의 한 연구팀은 40세가 넘는 환자군에서만 노네날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이가 들면서 노넨알데하이드를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화로 인한 피부 유익균은 줄고, 유해균은 늘어나는 점, 신진대사와 피부의 항산화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술과 담배,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이 노네날 분비량을 증가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음주가 노네날 생성을 촉진하고, 흡연이 생성된 노네날 분해를 억제해 노인 체취를 유발한다는 이야기다. 또 노인들은 기름진 음식을 잘 소화하지 못해 대사물질이 피부에 축적돼 노네날 발생을 촉진한다.
시니어들의 여름철 골칫덩어리인 체취를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노인 냄새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매일 샤워를 권장한다. 이덕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교수는 아침마당에 출연해 “잘 씻었다고 생각했지만 냄새가 나는 이유는 노인 냄새의 원인 물질이 제대로 씻기지 않아서”라고 설명했다. 체취는 땀샘의 피지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두피와 가슴, 등, 겨드랑이, 귀뒤, 목뒤처럼 땀이 많이 나는 곳을 비누나 세정제로 꼼꼼하게 닦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샤워하고 난 다음 속옷과 옷을 자주 갈아입을 것을 당부했다. 이 교수는 “환기를 자주 하고 침구를 자주 세탁하는 것도 체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햇빛을 쬐며 산책하는 것도 체취 제거에 좋다. 시간은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면 충분하다. 땀이 날 정도로 산책을 하면 냄새유발 물질이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산책 뒤 물을 충분히 마시면 체내 노폐물 배출과 노인 체취 감소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이덕철 교수는 “햇볕을 쬐면 냄새 유발 물질이 대기로 날아갈 수 있다"며 "자외선으로 살균 효과도 받아 기분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다음에 폭염이 세계적으로 대규모 사망을 부를 수 있다.”
AFP통신이 지난달 23일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작성한 보고서 초안을 인용해 올여름 북반구를 강타한 기록적 폭염에 대해 이처럼 우려하는 보도를 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폭염은 침묵의 살인자인데도 피해 규모에 비해 덜 주목받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실제 상황에 가깝다. 연평균 기온이 섭씨1도 올라가면 온열질환 사망률이 4%까지 높아진다. 폭염은 특히 지병이 있거나 가난하고, 연고가 없는 노인에게 치명적이다. 의학저널 랜싯에 최근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 해에 30만 명 가까운 노인들이 폭염으로 숨졌다. 2014~2018년 폭염에 희생된 65세 이상 노인 수는 2000~2004년 수치보다 54%가 늘었다.
폭염은 왜 특히 노인에게 치명적일까. 나이가 들수록 체온조절 기능은 약해지고, 방어기제가 떨어진다. 폭염이 지속되면 열사병과 일사병 같은 온열질환 발생률이 늘어나는데, 이는 노인에게 치명적이다. 폭염으로 지병이 악화되면서 사망률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폭염이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문진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공의가 36편의 폭염과 당뇨병 관련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폭염 기간 동안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이 폭염이 아닌 기간보다 1.18배 높았고, 병원 내원율은 1.10배 높았다고 밝혔다. 최고 기온이 섭씨 40도 이상일 때에 40도 미만보다 병원을 찾게 될 확률이 1.22배 높았다.
보건당국은 한국의 기온상승폭이 지구 평균치를 웃돌고 있어, 65세 이상 노년층 가운데 심장병 같은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할 것을 당부했다. 15~20분마다 한 컵 정도의 물이나 이온 음료가 적당하다. 그렇다고 물이 들어가는 것이면 뭐든 다 좋은 건 아니다. 전문가들은 탈수를 유발하는 알코올이나 카페인 섭취는 멀리할 것을 추천한다.
이 외에도 여름철 체감 온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야외 활동을 반드시 피하고, 비닐하우스 안에서 하는 작업은 특히 위험하니 삼가해야 한다.
머지않아 70세 이상 인구 600만 명 시대를 앞두고 있는 우리 사회는 기후위기 취약 사회로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정부가 폭염에 대한 노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 환경부는 올여름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독거노인 같은 기후위기 취약계층 3000여 가구와 시설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추진한다.
단순히 선풍기 등 물품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실내환경진단 등 환경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시민단체나 기업과 협력해 기후위기 취약가구 지원에 나선다. 53개 시군구의 취약가구(저소득가구, 홀몸어르신 등) 2000곳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진단상담사(컨설턴트)와 함께 폭염대응물품을 지원하고, 유선전화로 폭염시 행동요령을 안내할 예정이다.
지자체에서도 폭염으로부터 노인을 지키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홀로 생활하는 저소득층 어르신들에게 에어컨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구리시는 BGF리테일과 협약을 체결하고, 구리지역 CU 편의점 50곳을 8월까지 폭염쉼터로 활용한다. 양산을 대여해 주거나(삼척시), 스마트 그늘막을 설치(양양군)하는 지역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은 제한적이고 전체 노인 인구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폭염 위기는 더 잘 예상할 수도, 예방할 수도 있다”며 “폭염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데에는 용서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와 고령화, 막을 수 없는 두 거대한 흐름 앞에서 노인들의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더 다양하고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치매 노인 실종신고가 급증하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보호자의 불안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치매 노인들의 실종을 예방하기 위해 보호자 연락처나 이름을 새기는 '안심 타투'가 도입된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다음달 서울 성북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치매 노인 안심타투' 지원 행사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 가족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노인의 손과 발목에 보호자 전화번호와 이름을 새기는 방식이다.
종암경찰서는 치매 노인 실종신고 시 조기 발견과 현장 수색업무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로 행사를 시작했다. 앞서 성북구 데이케어센터 같은 관내 노인복지시설 35개소에도 이를 알렸다.
안심 타투는 의료행위인 영구문신과 달리 비의료인 누구나 그림을 그리듯 피부에 새길 수 있다. 액체로 된 물질을 이용해 피부에 그리면 20~30분 후에 착색된다. 지속 기간은 두 달가량이다. 시간이 지나 지워지는 것에 대비해 보호자에게는 '타투 염색 마커'를 배부해 지속해서 새로 새길 수 있도록 한다.
최선식 종암서 여성청소년과장은 "물감이나 수정액 같은 방식이라 편리하다"며 "한 번 도구를 드리면 10회 정도 쓸 수 있어서 지워질 때 덧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매노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배회감지기'도 있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잘 가지고 다니지 않으려는 맹점이 있다"며 "피부를 드러내는 여름철에는 안심 타투가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치매 노인 실종 예방을 위한 ‘치매 노인 안심 타투’ 지원행사는 서울 성북구 주민 중 치매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족이 있다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기간은 8월 31일까지다.
숨 고르기가 필요할 때다. 막연하게 이 시절이 지나가기만 기다리고 있기에는 투명한 햇빛이 너무 눈부시다. 팍팍한 일상에 느낌이 있는 시간이 언제였나. 마음을 채우고 자신을 살펴주는 일을 잠깐 잊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지도 중심부에 자리 잡은 교육의 도시 청주, 수도권은 물론이고 전국 어디서든 교통과 지리적 접근성이 좋아 하루쯤 후딱 달려가 볼 수 있는 예쁘고 단아한 도시, 무심한 듯 알찬 쉼과 여유로움이 가능하다.
도시지만 시끌벅적하지 않아서 좋다. 한가한 한낮이라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귀하게 시간을 누려야 하지 않을까.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 과천, 덕수궁, 청주 이렇게 네 곳에 있다. 한때 연초제조창이었던 넓은 부지를 2018년 12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으로 오픈했다. 예전의 담배공장이 그 모습을 뒤로하고 이렇게나 멋진 미술관으로 탈바꿈하다니 놀라울 수밖에.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총 5개 층으로 구성된 전시관을 보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주말엔 현장에서 수시 입장도 가능하지만 인원 제한이 있다. 그렇지만 여기선 기다리는 시간도 즐거움이다. 모던한 미술관 앞의 넓은 잔디광장을 거닐거나, 벤치에 앉아 바람과 햇살의 평온함을 누리는 것도 이곳에서는 특별하다. 잔디밭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에게 미술관은 재미있는 곳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미술관 옆으로 이어진 건물에 핫한 초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있어서 잔디광장을 내다보며 느긋하게 맛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소통하는 수장고,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관은 5층 기획전시실, 4층 특별 수장고(미술은행 소장품), 3층 개방 수장고 및 라키비움, 보존처리실, 2층 보이는 수장고 및 관람객 쉼터, 1층 로비 및 수장고, 프로젝트 영상, 아트존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미술관의 소장품을 보관하는 비밀스러운 공간인 수장고, 그곳에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하여 ‘개방’과 ‘소통’을 위한 ‘열린’ 미술관을 지향한다. 덕분에 백남준, 이중섭, 배병우, 김세중, 니키 드 생팔 등 뛰어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엄청난 예술 작품들의 위용에 압도되어 처음에는 마구 흥분된다. 미술관을 충분히 둘러보고 나면 상상력을 자극받고 알 수 없는 위로와 풍성함으로 뿌듯해진다. 평일 한낮에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도심에 이렇듯 품격 있는 미술관을 품고 있는 청주 시민들이 부러워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입장료가 무려 무료다.)
미술관 바로 옆으로 나가면 1960~70년대 한국 산업화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는 옛 청주 연초제조창의 담뱃잎 보관 창고였던 7개 동이 시민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동부창고다. 그 시절 청주와 인근에 사는 사람들의 생계를 책임졌던 청주의 대표적 산업체였다. 이제는 보존 가치가 높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시민들에게 열려 있는 문화 공간이다. 그 뒤편의 미로처럼 경사진 골목으로 올라가면 드라마 촬영지로 SNS에서 유명세를 치렀던 청주의 마지막 달동네 벽화마을 수암골이다.
그들과 함께한 역사, 무심천과 상당산성
청주를 감싸고 있는 상당산성으로 가는 길에 도심을 동서로 구분하는 예쁜 물길 무심천에서 문득 브레이크를 밟는다. ‘마음을 비운다’는 뜻의 무심천은 봄이면 벚꽃이 눈부시고, 시민들의 산책로이자 휴식처이기도 하다. 언젠가 이곳 출신인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속에서 청주 무심천을 건너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다.
청주를 품고 있는 상당산성 앞에 서면 길게 이어지는 성벽과 함께 계절의 푸르름에 가슴이 뻥 뚫린다. 백제 시대 방어 시설로 처음 축성되어 조선 시대에 개축된 상당산성은 면적 12.6ha, 둘레 4,400m, 높이 4.7m, 사적 제212호다.
산성마다 나름의 역사나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이 길은 과거 영호남에서 한양으로 올라가는 길목이었다고 한다. 역시 드라마 ‘태왕사신기’가 자연스러웠던 풍경이다. 그 견고한 성벽길을 걸어보자. 완만한 4km 순환형 둘레길이어서 아이를 데리고 천천히 걸어도 좋고, 가벼운 트레킹 코스로도 더할 나위 없다. 이 길을 걸으며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풍경이 청주를 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분명 도심 속의 산길인데도 확실히 도심을 벗어났다는 기분이 든다. 걷기에 따라 1~2시간 정도 길이다. 지난 4월엔 이달의 추천길로 선정되었다.
자연 속으로, 운보의 집
이제 나들이하듯 가까운 근교로 잠깐 나가본다. 청주 시내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운보의 집’이 있다. 동양화가 운보 김기창 화백은 어릴 적 장티푸스로 인한 고열로 청각을 상실했지만 타고난 재능과 노력으로 화가로서의 역량을 나타냈다. 특히 아내 박래현 화가와의 러브스토리는 전설적이다.
운보의 집이 위치한 청원구 내수읍은 김기창 화백 어머님의 고향이다. 마음의 고향 같은 이곳에 정착하여 노후를 보냈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작품 활동에 전념했던 곳이다. 전통 한옥으로 안채와 행랑채, 비단잉어가 노니는 연못에 정자와 돌담이 운치 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미국 대사관 건물이었던 곳이기도 하다.
아내 우향 박래현 화가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 산 아래 운보미술관은 규모가 제법 크다. 미술관을 둘러싼 야외 정원의 조각 작품이나 수석은 자연 속에서 품격을 더한다. 멋스러운 문화예술 공간이다. 부부인 듯 점잖은 커플이 뒷짐 지고 작품에 몰두하는 모습을 본다. 두 분의 뒷모습이 여유롭고 아름답다. 그들을 앞지르기 조심스러워 그림 앞에서 한참씩 걸음을 멈추곤 했다. 비로소 주변을 바라보고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예술가의 작품에서 따뜻한 위로를 선물받는 기분이다.
100년 전의 옛 청주역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청주에 청주역이 있었다. 청주시청 부근의 옛 청주역이 ‘옛 청주역사공원’으로 복원된 것이다. 도심 속의 일반적인 공원이 아닌 철도공원이다. 기차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설렘이 생긴다. 교육도시 청주답게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기차역으로 달려오는 풍경이 와락 연상된다.
아담한 역사(驛舍)가 자그마한 옛날 국민학교를 연상케 한다. 민트 색감의 창틀이 옛 느낌을 더한다. 주변 풍경마저 옛 건물들로 즐비하다. 문이 닫힌 시간에 들렀기에 청주의 역사와 과거의 모습이 전시된 내부는 보지 못했지만 옛 청주역의 바깥 풍경만으로도 시간여행을 한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역 광장에 서니 추억의 흑백 필름이 휙휙 지나간다. 어쩐지 가슴 뭉클하는 순간이다.
고품격의 전시, 청주고인쇄박물관
문화도시 청주다. 예향(藝鄕)이라 할 만큼 문화자원이 풍부하고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많다. 또한 20년 넘도록 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다. 숲으로 둘러싸인 고인쇄박물관을 빠뜨릴 수 없다. 1377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을 간행한 고장이다. 독일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78년이나 앞섰다. 우리가 자랑스럽게 기억해야 할 긍지다.
청주고인쇄박물관, 흥덕사지, 금속활자 전수교육관을 순서대로 돌아보면 된다. 본관의 1, 2, 3관과 쉼터, 홍보영상실. 귀중한 소장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위대한 역사의 순간을 느껴볼 수 있다. 금속활자부터 목활자까지 변천사와 ‘직지심체요절’이 지니는 깊은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고려 공민왕 시절에 세워진 직지의 요람인 흥덕사, 인쇄 문화의 이해를 높이는 금속활자 전수교육관이 함께 있어서 차례대로 둘러보며 직지의 위상을 비로소 깨닫는 시간은 소중하다. (2001년 9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아직도 둘러볼 곳이 많은 청주다. 미호천변의 성곽 정북동 토성은 요즘 일몰 때 멋진 실루엣을 찍기 위해 사진가들이 찾아든다. 템플스테이와 석가모니 진신사리로 유명한 사찰 용화사, 역대 대통령들의 여름 휴가지이자 대청호반의 산책로 청남대, 로하스 해피로드 대청호 오백리길,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 마무리와 안질 치료를 위해 머물렀다는 초정행궁(椒井行宮), 청주 역사의 산증인 성안길, 청주만의 맛집 삼겹살거리, 사람 냄새 물씬한 전통시장 육거리시장, 점점 핫해지는 감성 가득한 운리단길… 곳곳이 감성 넘치는 핫 스폿이다.
잠깐 두리번거리면 보물찾기처럼 다가갈 곳이 나타났다. 시종일관 흥미롭고 은근히 끌렸다. 마음도 말랑해지고 행복지수도 높아진다. 기댈 곳 없어 혼자 우두커니 서성일 때 어쩌다 하루쯤 떠났다가 결핍을 채우고 흐뭇하게 돌아올 수 있다. 이곳 청주 출신 도종환 시인이 그의 시 ‘동행’에서 말했듯 ‘먼 길 가다 만난 나무처럼 / 지친 몸 기대게 해줄 푸른 그늘 있다면’ 그럴 때 떠올려보는 곳, 맑은 고을 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