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각 지하철역에서 자기 고장을 소개하고 특산품을 알리는 광고ㆍ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의 지하철을 순회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광고 실태를 조사해 보았다. 서울역, 충무로역, 동대문역, 신도림역, 영등포역, 낙성대역 등에서 지방자치단체의 광고가 많이 눈에 띄었다.
서울역은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이 다니는 역으로 서울 교통의 중심지인 만큼 7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집중적으로 광고활동을 하고 있었다. 대전광역시는 광역시 단위로 광고를 하고 있다. 4차 혁명 특별시로 대전에 투자를 요청하는 광고와 2022년 세계지방조직연합회(UCLG) 행사가 대전에서 열린다는 광고를 게재하였다.
경상북도 영주시는 영주 사과, 영주 한우, 풍기 인삼 등 ‘영주 3홍’을 중점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경상북도 경산시는 경산 대추와 경산시 남산면 반곡지릉의 사진찍기 명소 등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경상북도 영천시는 영천시 별빛촌 장터의 소고기, 포도, 포도주를 광고하고 있다.
경상북도 울진군는 울진군 관내 죽변항 수산물 축제를 소개하고 있다.
경상남도 진주시는 진주 시간여행을 추천하면서 수목원, 진양호 노을, 유등 마당, 진주냉면 등을 광고하고 있다.
경상남도 양산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서 걷고 싶은 곳 양산 통도사와 무풍 한송길을 소개하고 있다.
충무로역은 서울지하철 3호선과 4호선이 다니는 역으로 여기는 특별하게 비디오 영상으로 광고 한다. 경기도 평택시 농특산물 통합브랜드와 대여주상복합아파트를 광고하고 있다.
신도림역은 서울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다니는 역으로 경기도 연천군이 연천 쌀과 연천 율무를 소개하고 있다.
충청북도 충주시는 수안보 여행을 광고하면서 수안보 온천이 일본 온천보다 좋다고 홍보하고 있다.
동대문역은 서울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이 다니는 역으로 강원도 철원군에서는 한탄강 얼음트래킹을 소개하고 있다.
충청북도 충주시는 수안보 온천에 대하여 신도림역과 함께 동대문역에서도 광고하고 있다.
전라북도 고창군은 자기 지역의 무공해 쌀과 맛이 좋다는 고구마를 소개하고 있다.
경상북도 영주시는 나무에서 뽑아내는 풍기 인견을 동양대학교와 풍기인견명품화 사업단이 공동으로 광고하고 있다.
경상북도 귀어귀촌지원센타에서는 경북 동해바다를 광고하고 있다.
영등포역은 지하철 1호선과 새마을호와 KTX가 다니는 역이다. 영등포역에는 제주도 에서만 광고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청정 제주를 상징하는 제주도의 맑은 바다를 홍보하고 있다.
낙성대역은 서울지하철 2호선이 다니는 단일 노선인데도 지자체들이 광고를 하고 있다.
강원도 횡성군 축협에서는 국가 명품이라는 횡성 한우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경상북도 귀어귀촌지원센터는 동대문역과 함께 낙성대역에서도 경북 동해 물고기를 홍보하고 있다.
그 섬에 서면 느리게 출렁이는 시간을 본다. 느릿한 바람 속에서 태고와 현재가 넘실거리는 것을 느낄 것이다. 아침이면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가을이면 풍성한 갈대와 억새꽃이 군락을 이루어 눈부신 곳 ,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무인도 비내섬에서 알싸한 겨울을 맛보는 건 자신에게 때 묻지 않은 겨울을 선물하는 시간이다.
억새꽃 피어나던 섬으로 떠나는 겨울여행
충주에서 앙성면의 비내섬까지는 자동차로 약 30분 정도 달리면 나타나기 시작한다. 차창 밖으로 남한강 줄기와 함께 어우러진 섬이 보이고 벌써부터 가슴이 탁 트인다. 입구의 섬을 향한 다리를 건너서면 바로 자연적으로 형성된 사구 형식의 99만 2천㎡(약 30만 평)의 광활한 무인도가 펼쳐진다. 울퉁불퉁한 길에는 요즘 어디든 놓인 그 흔한 인위적인 데크길이나 여행자를 위한 친절한 안내문도 없다. 초입의 길 옆에 비내쉼터 하나 있을 뿐이다. 오지(奧地)와도 같은 비내섬의 자갈밭과 흙길을 따라 억새의 숲에 파묻힐 일만 남았다.
인적이 드물다. 한적함이 어울리는 섬이다. 언제까지나 덜 알려져서 늘 이랬으면 싶다. 숨겨놓고 나만 알고 싶은 곳, 그 섬에 들면 금방 자연 속으로 푹 잠기는 자신을 본다. 억새 사이로 난 부드러운 흙길에 사람의 발자국과 자동차 바퀴 흔적이 있다. 드넓은 갈대숲에 자동차를 세워놓고 취하는 조용한 휴식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갈대와 억새꽃이 만발한 가을에 비해 겨울 들판에 서면 자연스럽게 차분함을 장착시켜 준다. 그 사이로 군데군데 서 있는 버드나무 뒤로 섬을 휘감아 도는 남한강 줄기가 흐른다. 산이나 들에서 주로 자라는 억새와 습지나 물가에서 자라는 갈대가 이곳에서는 사이좋게 공생을 한다. 사람들의 손 타지 않은 이런 풍경 덕분에 드라마 사극이나 사색적인 배경의 촬영지로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최근엔 이곳 비내섬과 이 지역의 탄금호 무지개길에서 촬영된 배우 현빈과 손예진 주연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방송되고 있는 중이다.
비내는 갈대와 나무가 무성해서 비어(베어) 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또는 큰 장마가 지는 바람에 내(川)가 변했다 해서 비내라고 불린다는 말도 있다. 갈대숲을 지나던 마을 어르신이 “예서 뭐 볼게 있어서 이렇게 왔남? 하면서 가던 길을 익숙하게 지나가신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갈대와 억새가 무리를 이루어 일렁인다. 그 너머로 강변을 끼고 나지막한 산과 들이 배경을 이룬다. 그리고 멀리 몇 채의 시골집과 다 따낸 휑한 사과밭이 겨울 속에 오롯하다. 모든 것을 비운 사람의 멋을 떠올리며 꽃도 잎도 열매도 떨군 겨울 풍경을 본다. 우리 기억 속의 유년기의 마을 풍경처럼 아련하다. 이 모든 것이 제각각 따로 분리되어 보이지 않고 시간이 멈춘 듯 순하고 평화로운 정취로 눈에 들어온다.
발길 닿는 대로 옮기다
이토록 때 묻지 않은 이 섬에는 생태자원이 풍부하다. 람사르 습지 보호지역으로 관리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지자체의 입장이다. 생물의 다양성과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서식·도래 지역, 지형·지질학적 가치를 위해 환경부에 비내늪의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건의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군사 훈련과 캠핑 차량 통행 등에 따른 훼손이 아직 남아있는 문제로 알려져 있다.
발길 닿는 대로 이리저리 헤매듯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끝없이 호젓하다. 바스락거리며 흔들리는 억새 수풀 사이에서 길을 잃고 싶다는 생각조차 든다. 천천히 걷다 보면 간간이 들려오는 새 울음소리나 곤충들의 조용한 움직임이 숲의 정적을 깬다. 이곳이 계절마다 찾아오는 철새도래지이기도 하다. 비내섬 갈대밭의 자연은 우주만물이 공생하는 곳이었다.
이 지역에서 나고 자란 신경림 시인은 ‘갈대’를 이렇게 노래했다.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한겨울이다. 실내에서만 옹송거리다 보면 몸과 마음이 경직되기 쉽다. 하루 코스로 훌쩍 떠나볼 수 있는 곳 충주 비내섬을 향해 달려보자. 그 섬의 억새 수풀 속에 서서 아스라한 태고의 겨울바람 소리를 들어보라. 뒤엉킨 머릿속이 은은하게 평정된다. 그리고 차분한 겨울 추억의 결을 하나 더 보태는 날이다.
-비내섬 : 충북 충주시 앙성면 조천리 412
△가볼 만한 곳
충주 ‘중앙탑’
비내섬에서 자동차로 20분쯤 거리에 중원 탑평리 칠층 석탑(일명 중앙탑)이 있다. 넓은 잔디밭에 사적공원(史跡公園)이 멋지게 조성되어 산책을 하거나 휴식공간으로 더없이 좋다.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국보 6호 중앙탑이 시원하게 우뚝 선 공원엔 예술적 조각 작품들을 비롯해서 야외음악당, 음악분수대, 향토민속자료관 등 볼거리가 많다. 호수 쪽으로 걷기 좋은 코스 탄금호 무지개다리가 있고, 호수 저 편에 [대한민국 중심고을 충주(CHUNG JU KOREA)]이란 글자가 보인다. 이곳이 바로 이 나라의 중간 지점이다.
탑 주변을 벗어나면 그 옆으로 한옥이 보인다. 의상 대여소 '입고 놀까'는 중앙탑공원에서 인싸 되기 놀이마당이다. 이미 sns상에서 핫플레이스로 이슈가 되고 있다. 거길 나오기 전에 술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그리고 가까운 거리에 세계무술공원이 있다.
*중앙탑: 충청북도 충주시 중앙탑면 탑평리 11
남한강 물길의 중심 목계나루, 그리고 종댕이길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있지만 그 옛날 남한강 수운을 따라 물류교역의 중심지가 되었던 충주가 전국 동서남북 교통의 요지가 되는 역할을 했던 엄정면 쪽의 목계나루터. 오늘날 그 가치를 살리고자 복합 문화공간이 형성되었고 목계나루의 옛 추억을 되살려 볼 수 있다.
*목계나루: 충청북도 충주시 엄정면 목계리 산35-8
그리고 산책 코스로 좋은 충주호 종댕이길은 1~3코스로 30분에서 4시간까지의 코스의 트레킹이 가능한 행복한 둘레길이다. 2코스의 조망대에서는 해맞이를 할 수 있고 출렁다리도 있다.
*충주공용버스터미널 농업기술센터 정류장에서 514번(용관,시외버스터미널), 515번(터미널,국민은행) 버스 타고 마즈막재 삼거리 주차장 하차.
그 외에도 시내 중심의 충주 호암저수지, 관아공원은 물론이고, 잘 알려진 탄금대와 이화령을 지나 멋스러운 한지박물관과 주변의 문경까지 냅다 달려 볼 수 있다. 하루나 이틀쯤 선비의 풍류가 흐르는 곳 충주에서 겨울여행을 즐긴다면 정감 어린 힐링의 시간이 될 것이다.
충주의 맛
뭐니 뭐니 해도 사과를 빼놓고는 충주의 맛을 이야기할 수 없다. 충주의 사과 작가로 유명한 강병미 화가는 말한다. 대학교 때부터 사과를 그리다 보니 운명처럼 사과의 고장 충주에 와서 살게 되었고 이곳에서 사과 그림 작업은 당연한 일상이라고.
충주시 농업기술센터와 농업회사법인 페트라가 공동 개발한 사과빵이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하면 오븐에서 직접 구워 식혀서 포장해 준다. 호두과자에는 호두가 들어있듯 사과 빵에는 당연히 충주 사과가 들어간다. 부드러운 빵 속에 상큼한 사과 필링이 입안 가득 퍼지는 맛, 따뜻할 때 더 맛있다.
*애플스토리 : 충북 충주시 지현동 963
(충주휴게소, 수안보 휴게소, 주암휴게소, 수안보 상록호텔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가을에 수확한 사과는 사시사철 먹을 수 있도록 저장도 하지만, 충주에서는 다양한 제품으로도 나온다. 사과 한과, 사과 손약과, 사과 강정 외에도 사과 국수와 주스나 와인 등이 있다. 충주 버스터미널 안에 충청북도 우수 판매전시장이 있어서 귀갓길에 구입할 수 있다.
맛있는 한 끼
올갱이(다슬기)요리는 주로 충주와 괴산에서 먹을 수 있는 맛이다. 푸르스름한 올갱이국이 일품이다. 그리고 충주 부근으로 드라이브 삼아 나가면 그 산에서 나는 산채비빔밥집이 많다. 직접 발효한 효소를 넣은 양념장과 청포묵을 넣은 비빔밥의 맛.
만일 여유있게 하루나 이틀쯤 머문다면 숙소는 비내길에서 20분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 앙성 탄산온천지역이 있다. 수안보 온천도 멀지 않아서 온천욕을 하며 편안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겨울여행의 알찬 마무리다.
어린 시절의 겨울을 떠올려보면 추운 날씨에도 바깥 활동을 참 많이도 했다. 팽이치기, 자치기, 썰매타기, 딱지치기, 구슬치기, 얼음땡 등 겨울 놀이가 풍성했다. 요즘은 세상이 변해서 따뜻한 실내에서도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할 수 있다. 손주 손 잡고 가족과 함께 즐길 만한 핫 플레이스를 찾아봤다.
1. 힐링과 웰빙을 담는 곳 ‘미리내 힐빙클럽’
이 겨울 따뜻한 곳에서 제대로 된 휴식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미리내 힐빙클럽’(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몸과 마음을 함께 보해주는 예방 의학과 ‘마음 챙김’ 철학이 만난 공간으로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50분 거리에 있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상태로 심신을 내려놓고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피곤함을 떨쳐버릴 수 있는 곳이다.
스트레스 체크를 시작으로 유산균이 배합된 팩을 얼굴에 바르고 누워서 하는 ‘바디스캔 명상과 디토피팩’은 미리내 힐빙클럽의 특별 프로그램이다. 깊은 휴식을 통한 이완과 재충전도 하고 피부 노폐물도 제거할 수 있다.
‘실내 체험존’에는 ‘풀이 우거진 곳’이라는 의미를 지닌 순우리말 이름의 ‘가든푸실’이 있다. 100여 종에 이르는 초록 식물과 반신욕, 족욕 등 물을 테마로 한 공간으로 조용하고 편안하게 안정을 취할 수 있다. 말초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테마별 족욕탕도 곳곳에 있다. 잇꽃 입욕탕, 겨우살이덩굴 입욕탕, 쑥탕 등 생약초 족욕탕, 오감 족욕탕, 게르마늄 족욕탕 등으로 나뉘어 있어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바이오 세라믹볼 찜질도 방문객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라고. 인체에 유익한 다섯 가지의 광석 물질이 몸속 깊숙이 열을 전달해주는 원적외선을 방출한다. 옛날 아랫목이 있던 구들방을 연상케 하는 ‘구들잠休’는 평소 숙면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잠깐 자고 일어나도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 힐빙체험존에는 간, 비위, 콩팥, 폐, 심장을 중심으로 한 오행 테라피와 향기, 명상, 소리, 색깔을 이용한 오감 테라피 등이 있다.
2. 도시 속 예뻐지는 정원 ‘아모레 성수’
이곳에 가면 예뻐질 수 있다! 건물 안에서 정원도 감상하고 아모레퍼시픽의 다양한 제품들을 직접 써볼 수 있는 공간, 바로 ‘아모레 성수’다. 모두에게 열려 있지만 특히 여성들에게 관대한 이곳은 지난 10월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문을 열었다. ‘아모레 성수’는 아모레퍼시픽의 30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이뤄진 만들어진 뷰티 라운지다. 1층에서 3층 옥상까지 총면적은 300평 규모. 어린 시절 엄마의 콜드크림을 얼굴에 조금씩 발라보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곳이다. 마치 그때 그 시절 화장대를 넓은 공간에 예술적으로 표현해놓은 곳이라고 생각하면 될까?
아모레 성수 건물 안 중앙에는 ‘성수가든’이라고 이름 붙인 정원이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간을 배치해 건물 어디에서나 정원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정원수로 쓰인 꽃들은 비비추, 앵초 같은 우리 강산에서 나고 자란 식물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놓았다.
매장 입구에서 간단한 웹 체크인을 하고 나면 아모레 성수에서 체험할 수 있는 미니어처 교환권과 오설록 할인권 등을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해 쓸 수 있다. 화장품을 사용하기 전 세안을 할 수 있는 클렌징 룸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뷰티 라이브러리’. 아모레퍼시픽 30여 개 브랜드의 2000여 개 제품을 마치 도서관에서 책을 빼서 보듯 꺼내 쓸 수 있다. 뷰티 라이브러리 맞은편에 있는 가든라운지는 아름다움을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다. 비치된 의자에 앉아 성수가든을 바라보며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다. 2층에는 오설록 아모레 성수점이 입점했다. 3층은 옥상으로 연결돼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성수동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3. 기차 안에서 놀자! 크루즈 열차 ‘해랑’
크루즈 여행은 한 장소에서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목적지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탑승과 함께 진행되는 유람선 안 프로그램이 낭만적이다. 아주 멀리 배를 타고 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기차 안에서 놀고 즐길 수 있는 해랑을 타고 달려보자. 일명 레일크루즈라 불리는 ‘해랑’은 코레일관광개발에서 운영한 지 11년째 된 관광열차다. 상시 여행 코스는 2박 3일 전국일주(서울-순천-경주-동해-태백), 1박 2일 동부권(서울-단양-경주-서울),
1박 2일 서부권(서울-고창-보성-순천-서울) 3가지가 있다. 오는 12월 30일과 31일에는 해맞이 특별 열차가 운영될 예정이다.
‘해랑’으로 운영되는 열차는 총 2대로, 1대당 8량으로 구성돼 있다. 중심 차량인 4호와 5호는 레스토랑 카페와 이벤트 라운지이고, 나머지 6량은 객실이다. 2인실(스위트·디럭스룸)과 3~4인실(2층 침대) 패밀리 룸과 스탠다드룸 등 4개 타입이 있다. 호텔식을 지향하기 때문에 시설 또한 고급스럽다. 관광 전용 열차에 걸맞게 침대, 소파, 화장실, 헤어드라이기 등 여행과 휴식에 필요한 시설들이 구비되어 있다. 여행이 시작되면 승객과 승무원들은 이벤트 라운지에 모여 여행 시작을 알리는 작은 파티를 연다. 다양한 이벤트를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준비하는데 승무원들의 장기자랑도 이때 볼 수 있다. 승객들은 각자 자기소개를 하면서 새로운 여행 친구들과 인사한다. 보다 친근한 여행을 즐길 준비를 하는 시간이다. 해랑 승무원들은 맡은 소임은 물론 각 여행지에서 관광객 인솔과 이벤트 공연, 식음료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해랑에 올라타는 순간부터 내릴 때까지 쇼핑을 강요받는다거나, 추가 요금을 내는 일이 없다는 게 큰 장점이다. 시니어들에게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출발하는 전국일주 2박3일 코스가, 어린 자녀가 있는 부부에게는 1박 2일 코스가 인기 있다.
4. 손주들과 함께 가는 실내 동물원 ‘주렁주렁’
주렁주렁은 도심 속에서도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겨울철에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동물원 나들이를 하게 된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실내 동물원 ‘주렁주렁’은 동물들과 함께하는 테마파크로 하남, 일산, 경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들어서 있다. 시간 여행자와 생명의 나무(타임스퀘어), 잃어버린 기억(하남), 여행자의 추억(일산), 숨겨진 비밀(경주) 등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운영된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간이라 실내 평균온도와 내부 환경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고. 실내는 23℃에 맞춰져 있어 외부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사시사철 이용이 가능하다. 춥거나 미세먼지가 많아도, 눈비가 와도 즐길 수 있는 동물원이다.
운영 프로그램도 각 동물원마다 색다른 특색이 있다 ‘하남 주렁주렁’에서는 전 연령 대상으로 앵무새 ‘민트’와 함께하는 토크쇼 ‘모퉁이 상담소’, ‘주렁숲 요정의 산책’이라는 환영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 7월에 문을 연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은 1000평 규모의 실내 동물테마공원으로 대중교통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 안에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 시간 여행자와 생명의 나무 콘셉트에 맞춰 게임을 하듯 미션을 하나씩 수행하면서 동물원을 관람할 수 있다. 미션을 마친 뒤에는 영상 불빛 쇼도 볼 수 있다 하니 이번 겨울에 꼭 한 번 가보시길. 아기자기한 프로그램이 많은 ‘일산 주렁주렁’은 파충류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생생 도슨트 체험 파충류 대사전’과 ‘걱정인형 만들어주기’, 동물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생태체험 주렁쿠키’, 앵무새 비밀 친구(마니토)를 뽑아 특별 간식을 선물하는 ‘생태체험 나의 마니또는?’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주에서는 동물먹이주기 체험이 주를 이룬다. 상어, 사바나캣, 카피바라에게 먹이를 주고 싶으면 현장에서 신청하면 된다. 방문 전 주렁주렁 사이트에서 가고 싶은 곳 정보를 확인하면 보다 알차게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다.
5. 숲속 맑은 공기와 찜질 스파 ‘테르메덴 풀앤스파’
서울에서 멀지 않은 경기도 이천. 복합휴양 공간인 ‘테르메덴 풀앤스파’가 있다. 추운 날씨에도 실내외 온천 사우나와 수영장은 물론 카라반 캠핑 시설과 한옥을 갖추고 있어 유럽에 온 듯한 숲속 정취와 우리 전통의 향취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실내에 마련된 풀앤스파는 각종 질병 예방과 요양,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개발된 건강보양온천 시설이다. 이를 바데풀(Bade Pool)이라고 하는데 독일의 바데하우스(Bade Haus)를 모델로 했다. 유수풀, 유아풀, 테마 이벤트탕, 아로마 사우나 닥터 피시 등이 마련돼 있다.
실내 시설 중 하나인 찜질 스파는 전형적인 온천에 찜질을 더한 것. 온천욕을 즐긴 후 편백나무방, 황토방, 소금방, 맥반석방 등에서 찜질을 할 수 있다. 일본의 편백나무와 히말라야의 암염, 전북 고창의 최고급 황도, 경북 예천의 맥반석을 사용해 최고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찜질방과 함께 패밀리룸, 가든 커뮤니티, 안마의자룸, 키즈라이브러리 등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이밖에 건·습식 사우나, 온천탕, 노천 이벤트탕은 일상의 지친 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춥다고 해서 꼭 실내 시설만 이용할 필요는 없다. 노천 이벤트탕은 생각보다 춥지 않다고. 겨울에는 바닥에 살얼음이 낄 수 있어 걸어 다닐 때 조심해야 한다. 추위가 걱정된다면 긴팔로 된 래시 가드를 착용할 것을 권한다. 테르메덴 풀앤스파에서는 수영복 대여가 안 되므로 꼭 챙겨가야 한다.
중앙아시아의 나라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카자흐스탄 역시 먼 듯하면서도 가깝고, 낯선 것 같으면서도 친근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인천공항에서 카자흐스탄 국영 항공 에어아스타나를 타고 6시간 반이면 닿을 수 있는 알마티는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큰 나라인 카자흐스탄의 경제문화관광 중심지다. 오랜 기간 소련의 지배 아래 있었던 탓에 카자흐스탄어 외에 러시아어도 사용한다. 130여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슬람교와 러시아정교를 믿지만 종교적 색채는 비교적 옅다. 음식과 풍경, 종교와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주변국의 장점을 관대하게 품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북적이지 않으면서도 원하는 모든 것이 있는 곳. 한국인에겐 의병 홍범도 장군이 생애를 마친 곳이자 10만 고려인이 살고 있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땅이다.
대자연과 유럽풍 시티라이프 체험
이륙한 지 얼마나 된 걸까. 창밖을 보니 하얗게 이어진 선이 보인다. 구름인 줄 알았더니 길이가 무려 2000km에 달한다는 톈산 산맥이다. 중국,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4개국에 걸쳐 있을 정도의 규모를 자랑한다.
비행기가 사뿐히 내려앉자, 병풍처럼 둘러싸인 만년설산 아래 녹색의 나무들과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포근히 안겨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알마티에서의 시간은 차분하면서도 평화롭게 흘러갈 것 같은 느낌이다.
알마티(Almaty)라는 지명은 사과를 뜻하는 ‘알마’와 할아버지를 의미하는 ‘아타’가 합쳐진 알마아타(Alma-Ata)에서 유래됐다. 그만큼 사과가 유명하다. 알마티의 가로수길이라 할 수 있는 아르바트 거리는 세련된 노천 카페들과 ‘스타벅스’, ‘망고’ 같은 글로벌 체인점들로 가득하다. 벤치와 분수대 주변에는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현지인들이 모습이 보인다. 이밖에 대통령공원, 판필로프의 28인 기념비, 젠코프 러시아 정교회, 젤료니 바자르 재래시장, 알마티의 남산타워 콕토베 케이블카도 있다. 이들 구시가지에 있는 건물들은 역사에 비해 너무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그 이유는 1887년과 1911년에 발생한 대지진으로 대부분의 건물이 파손되어 재건축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차린 협곡’과 위구르족 마을
이튿날, 3시간여 차를 달려 차린 협곡으로 갔다. 도심을 벗어나자 차도 건물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길 양쪽으로는 끝없는 옥수수 밭이 펼쳐져 있었다. 양떼와 말들만 가끔 보이는 황량한 거리였다. 살짝 지루해질 무렵 점심을 먹을 겸 위구르족 마을에서 내렸다. 언젠가 가봤던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마을 모습과 닮아 있다. 세계는 이토록 신기하다. 어느 국경이든 그곳에는 교집합의 삶이 있고 그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여행자는 마치 깨달음의 퍼즐을 푸는 듯한 신기함을 느낀다. 길가에 늘어선 가게에서는 하미과(노란색 껍질의 멜론)를 비롯한 과일과 빵을 팔고 있다. 골목 안은 양꼬치 샤슬릭 굽는 연기로 가득했다. 샤슬릭은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중국 신장 등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으로, ‘꼬챙이’를 뜻하는 투르크어 ‘쉬시’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두툼하게 썬 양고기에 소금과 후추, 각종 향신료로 간을 한 후, 꼬치에 꽂아 숯불로 훈연한다. 특유의 풍미와 함께 씹을 때 느껴지는 풍부한 육즙이 일품이다. 다른 음식들도 대부분 맛있다. 우리나라 만두국과 비슷한 ‘펠메니’와 카자흐스탄의 대표 면 요리인 ‘라그만’으로 행복한 식사를 하고 난 뒤 보니 그제야 식당 안의 독특한 분위기가 눈에 들어온다. 혼자 식사를 하는 촌로와 막걸리처럼 보이는 차를 마시는 호탕한 두 여인의 모습이 인상 깊어 양해를 구하고 카메라에 담았다. 세상 어떤 풍경보다 아름다운 건 사람이라는 것을 또 한 번 느낀다. 현지인의 얼굴엔 그 나라의 역사와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방불케 하는 차린 협곡. 1500만 년 전, 지각변동으로 인해 생겨난 계곡이다. 지질학적·생태학적 보호를 위해 200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입구에 도착하니 몸을 날려버릴 듯한 세찬 바람이 격한 환영을 한다. 협곡 아래로 가는 계단을 내려가 약 2km 트레킹을 했다. 황톳빛 기암괴석들과 ‘낙타가시’로 불리는 수풀 사이를 지났다. 닳고 닳은 관광지였다면 바위마다 이름을 붙이고도 남았을 터. 웨딩사진을 찍는 커플들과 핸드폰으로 추억을 담느라 바쁜 젊은이들의 모습이 풍경과 어우러지며 싱그럽게 다가왔다. 작심한 듯 트레킹 복장을 갖춘 유러피언들도 눈에 띄었다.
절벽 아랫길은 물론 윗길로도 트레킹이 가능하다니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에게 매력적인 장소임에 틀림없다. 트레킹이 끝나는 지점엔 방갈로와 유르트(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이 쓰는 이동 가능한 주거 형태)가 갖춰진 에코파크리조트(Eco Park Resort)가 있어 숙식이 가능하다.
유르트에 머물면서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쏟아져 내리는 별도 보고 동틀 무렵의 협곡도 산책하며 하루쯤 문명과 동떨어져 쉬어가고픈 곳이다.
침블락 스키리조트와 빅알마티 호수
알마티 시내에서 차량으로 30분 정도만 가면 닿을 수 있는 침블락 스키리조트에서는 사시사철 만년설을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메데우 아이스링크를 지나 3단계에 걸쳐 케이블카를 나눠 타고 해발 3200m에 있는 전망대에 올랐다. 구간 사이의 휴게소에는 간단한 먹을거리와 커피가 마련돼 있다. 전통 의상을 입고 독수리와 함께 사진을 찍는 등 다양한 즐거움도 체험할 수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곧 맞이할 겨울 시즌을 준비하느라 바빠 보였다. 정상에 올라 바에서 마신 맥주 한 잔의 맛이 잊히지 않는다. 문득 스키를 좋아해서 세계의 스키장을 찾아다니는 친구가 떠올랐다. 사진을 찍어 보내주니 당장 올겨울 스키 여행지로 찜했다는 답신이 온다. 11월에부터 4월까지 스키를 탈 수 있어 겨울이 짧은 스키 마니아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2011년 동계 아시안게임과 2017년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최지로 선정될 만큼 자연설이 좋고, 별장부터 유르트까지 다양한 숙박 시설도 갖춰져 있다. 스키나 보드 장비 대여도 가능하다. 스키를 즐긴 후 근처 온천에서 몸을 녹인다면 이보다 좋은 휴식이 없을 것 같다.
침블락 스키리조트에서 내려와 한 시간 정도 이동해 도착한 곳은 빅알마티 호수. 가는 길은 대관령 고갯길처럼 꼬불꼬불했지만 눈부신 에메랄드 호수를 설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모습은 달력 속 풍경처럼 아름다웠다. 아무데나 돗자리를 펴고 소풍을 즐기는 가족과 연인들의 모습도 정겹다.
탐험이 끝나는 곳에서 또 다른 탐험이 시작된다고 했던가. 알마티 외 다른 도시들도 탐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난 4월 엄청난 산불로 피해가 컸던 강원도 고성, 속초, 강릉이 서서히 회복돼가고 있다. 길 옆 소나무는 여전히 검게 그을은 모습이지만 땅엔 초록색 풀이 새롭게 자라고 있다.
다시 살아나고 있는 그 곳, 고성의 깊은 시골길에 멋진 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다. ‘바우지움’ 조각미술관이다.
강원도의 산 속에 나지막한 높이로, 그러나 5000평 규모의 넉넉한 면적에 앉아있다. 바우지움이란 이름은 바위의 강원도 방언인 ‘바우’와 ‘뮤지엄’의 합성어다. 치과의사 안정모씨와 그의 아내인 조각가 김명숙 관장이 설립했다. 산과 하늘이 미술관에 제대로 어울리는 배경 역할을 하고있다.
먼저 근현대 미술 조각관을 들어가 보자. 유리벽으로 밖이 훤히 보인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조각가들의 작품을 찬찬히 볼 수 있다. 창 밖엔 '물의 정원'이 자리잡고 있다. 밖으로 나오면 '돌의 정원'이 보이고 그 매끄럽지 않은 돌담 앞에 야외 전시가 자연과 어우러져 있다. '소나무 정원'의 나무 그늘에서 잠깐 쉴 수 있다.
'잔디 정원'의 거친 담벼락에 조화를 이룬 작품들, 이 담벼락에 설악산 울산바위의 높새바람과 동해의 해풍이 만나 자연과 건축과 조각이 함께 어우러지도록 김인철 건축가가 설계했다. 그 앞에 오롯하게 놓인 작품들, 잘 가꾸어진 잔디밭에 자리 잡은 작품들이 바람을 맞고 여름의 뜨거운 태양을 받고 있다.
실내와 야외의 작품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는 '테라코타 정원'이 있다. 길 옆에 쪼그리고 앉은 소년의 모습이나 나무 아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고요한 모습의 작품들이 정겹다. 담 아래엔 아직도 수국이 탐스럽고 옥수수밭 옆엔 해바라기가 8월의 하늘을 향해 있다.
나가는 길에 기획전시실과 아트숍이 있고 그 옆으로 카페 바우가 있다. 입장료에 커피 한잔이 포함되었기에 냉방이 잘 된 카페에 앉아 땀을 식히며 편안한 마무리를 할 수 있다.
돌과 바람과 물이 조화로운 바우지움 조각미술관, 매일 달라지는 자연이 예술작품을 날마다 달리 보이게 하는 곳.
고성에 가면 설악과 동해의 바람이 넘나드는 바우지움 미술관이 있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 온천 3길 37
*영업시간 화~일 10:00~18:00
모든 현상에는 이유가 있는 법. 일본의 북쪽 섬 홋카이도는 최근 TV 속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서 주목받았다. KBS2 ‘배틀트립’, SBS ‘동상이몽2’, JTBC ‘뭉쳐야 뜬다’, tvN ‘짠내투어’ 등을 통해 홋카이도가 소개됐다. 이곳이 여름 휴가지로 각광을 받는 이유는 역시 시원한 기온과 가까운 날씨에 있다. 직항 항공편의 비행시간은 2시간 40분 정도밖에 안 되고, 8월 평균 낮 최고기온은 24.9℃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 진짜 매력은 더욱 다양하다.
홋카이도를 여행하기 전에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이 지역이 일본 총면적의 22%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넓다는 점이다. 세계에서 21번째로 큰 섬이기도 하다. 홋카이도의 관문인 남단의 하코다테(函館) 시에서 오호츠크 해가 보이는 왓카나이(稚内) 시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412km다. 서울-부산 직선거리 325km보다 훨씬 먼 거리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이 점을 꼭 고려해야 한다. 패키지 상품을 선택할 때도 여행지로 이동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지 않은지 꼭 확인해야 한다.
홋카이도 관광의 시작 삿포로
삿포로(札幌) 시는 홋카이도의 가장 큰 도시로 대부분의 여행지 출발점이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오도리(大通) 공원. 삿포로 역에서 도보로 15분쯤 거리에 위치해 있다. 지역 주민들의 쉼터이자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시내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삿포로 TV타워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올해 7월 19일부터 8월 16일까지 열리는 삿포로 여름 축제기간에 오도리 공원에서 열리는 일본 최대 규모의 맥주 축제를 놓쳐서는 안 된다. 삿포로·아사히·기린 등 일본의 유명 맥주 제조사의 행사장(비어가든)에서 한정판 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일본의 전통시장을 보고 싶다면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니조(二条)시장으로 가야 한다. 특히 신선한 수산물이 자랑인 이곳은 삿포로를 방문하면 반드시 맛봐야 하는 대게 뷔페와 해산물 덮밥(카이센동)으로 유명하다.
시원한 여름을 즐기고 싶다면 마루야마(円山) 공원도 들러볼 만하다. 빼곡한 원시림 속으로 들어서면 오한이 느껴질 정도다. 인근에 삿포로 마루야마 동물원과 홋카이도 신궁도 위치해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자연이 아름다운 비에이와 오타루
삿포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넓은 평원과 아름다운 꽃밭을 감상하고 싶다면 후라노(富良野) 시의 비에이(美瑛) 정(町, 행정구역 단위)이 제격이다. 여름이 시작되면 끝없이 펼쳐지는 라벤더 꽃밭은 홋카이도 여행의 백미다. 비에이에서 넓은 꽃밭을 맘껏 보고 싶다면 팜 도미타(ファーム富田)나 시키사이(四季彩) 언덕이 좋다.
인근 암반에서 흘러나온 미네랄 성분이 호수의 물과 만나 환상적인 에메랄드빛을 만들어내는 아오이이케(靑い池)도 인근에 있다. 청의 호수로 잘 알려진 이곳과 함께 시라히게노타키(しらひげの瀧, 흰수염폭포)까지 둘러보면 후라노 관광은 완성된다.
삿포로에서 바닷가 옆 철길을 따라가면 만날 수 있는 오타루(小樽) 시는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으로 잘 알려진 곳. 운하를 따라 조성된 공원과 창고를 개조해 만든 상점들이 이색적이다. 특히 오래전부터 발달한 수공예 산업으로 인해 오르골이 특산품으로 유명하다. 1만 원대부터 억대의 오르골까지 만날 수 있는 오타루오르골당(小樽オルゴール堂)도 가봐야 할 이색 관광지다.
온천에서 유빙까지 볼 수 있어
홋카이도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자연환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 하면 떠오르는 온천마을도 많다. 노보리베츠(登別), 조잔케이(定山渓) 마을이 유명하다. 노보리베츠 온천마을은 료칸부터 대형 호텔까지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고, 조잔케이는 삿포로 시내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어 인기가 높다.
그래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싶으면, 홋카이도의 북단 왓카나이 시로 올라가 북극에서 오호츠크 해를 타고 내려오는 유빙을 바라보면 된다. 이곳에선 크루즈를 이용한 ‘유빙크루즈’ 상품이 인기다.
사실 삿포로를 중심으로 이 모든 곳을 둘러보는 것은 쉽지 않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왓카나이 시까지 항공편을 이용해도 50분이 걸리고 삿포로 역에서 기차를 이용하면 5시간이 소요된다. 만약 홋카이도 관광 경험이 있다면 아예 도쿄에서 국내선을 이용해 원하는 여행 지역 공항으로 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일본도 여러 저비용 항공사가 있어 도쿄를 경유해도 직항보다 항공료가 더 저렴하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다 어렵다면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선택하는 게 답이다. 다만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삿포로를 중심으로 상품 구성을 하기 때문에 홋카이도를 구석구석 살펴보고 싶다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다녀올 수 있는 중장기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TIP 일본 여행 이것만 알고 가면 편하다
ㆍ현지인은 어떻게 다닐까 알고 싶다면?
한국인 관광객 밀집 지역을 피하고 싶거나, 현지인만 아는 관광정보를 원한다면 일본정부관관광국 홈페이지(www.welcome tojapan.or.kr)를 통해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각 지역 관광 안내 페이지로 연결되어 있고, 목적지 주변 도시 정보까지 쉽게 얻을 수 있다. 지역 관광 안내 페이지에는 그 도시를 즐기는 당일 코스, 1박 2일 코스 등 관광 예시가 정해져 있어 여행 계획을 짤 때 도움이 된다.
ㆍ구글맵만 알아도 대중교통 해결
교통비가 비싼 일본 여행에서 대중교통 이용은 반드시 넘어야 할 큰 산이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구글맵. 웬만한 스마트폰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목적지만 입력하면 GPS로 현재 위치를 찾아 이용 가능한 버스와 지하철을 추천해준다.
ㆍ편의점 결제도 되는 교통카드 스이카
동일본 여객철도에서 발행한 교통카드. 일본의 교통카드 시스템은 지역별로 다른데, 가장 대표적인 카드가 스이카(スイカ)다. 일본 전역에서 사용 가능하다. 500엔이라는 보증금의 부담이 있지만, 편의점이나 상점 등에서 결제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신용카드 대신 쓰기에 편하다. 물론 지하철, 버스, 철도를 이용할 때도 쓸 수 있다. 여행 중 현찰을 사용하면 동전이 늘어나 불편하고, 금액 계산에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는데 스이카로 해결할 수 있다.
어느 땅은 닿는 순간 전혀 다른 행성에 도달한 느낌이 든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슬란드야말로 이렇게 불러 마땅한 야생의 땅임에 틀림없다. 빙하에서 내려온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고, 온종일 생명체 하나 보이지 않는 텅 빈 도로를 달리다가 잠시 멈춰 선 목장에서 꼬물꼬물 뛰어노는 양떼라도 만나게 되면 새삼 생명의 강인함에 절로 감탄이 터져 나오는 곳. 다시 차를 몰다가 시원하게 내리꽂는 폭포 옆으로 러브마크라도 날리듯 선명한 무지개를 보노라면 살아서 이곳에 닿은 사실만으로도 커다란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낯선 행성을 여행하는 최적의 방법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는 최적의 방법은 자동차를 빌려 1번 링로드(ring road)를 따라 섬을 둥글게 한 바퀴 도는 것이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일주일 정도의 짧은 시간만으로도 수도 레이캬비크에 숙소를 두고 핵심 여행지가 몰려 있는, 이른바 골든 서클(golden circle)을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다. 겨울엔 많은 눈 때문에 길이 끊기는 일이 잦지만 상대적으로 날씨가 온화한 7~8월에는 링로드 자동차 여행은 물론 다양한 버스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빙하가 떠다니는 요쿨살론(Jokulsarlon)과 간헐천 게이시르(Geysir), 황금폭포라는 의미를 지닌 굴포스(Gullfoss), 폭포 뒤를 트레킹할 수 있는 셀랴란드스포스(Seljalandsfoss), 선명한 무지개를 볼 수 있는 스코가포스(Skogafoss)까지 남서쪽에 주요 명소가 집중되어 있다.
빙하가 떠다니는 신비로운 풍경 요쿨살론
겨울이면 온통 흰색 세상이 되는 아이슬란드는 여름엔 한 번도 세상에 내보인 적 없는 듯 순수한 모습을 드러낸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프로메테우스’, ‘왕좌의 게임’, ‘인터스텔라’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이 된 아이슬란드는 “지구의 심장부로 통하는 현관”, “신이 세상을 만들기 전에 연습 삼아 만들어본 곳”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신비함을 자아내는 나라다. 여름인데도 거친 바람과 낮은 온도는 패딩을 입고도 옷깃을 여미게 했다.
검은 모래 해변과 처음 보는 땅들, 붉은 첨탑의 교회들까지 눈에 들어오는 것 하나하나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하얗다 못해 차라리 푸른빛이 도는 빙하들 사이로 샤프란색 승복을 입은 승려가 유유히 사라져간 요쿨살론은 꿈속인 듯 아련했다. 빙하에서의 의식 중 하나인, 위스키에 빙하 조각을 넣어 마시는 맛은 상상 그 이상으로 짜릿했다. 그래서일까? 영국 시인 위스턴 오든(Wystan Hugh Auden)은 “아주 적은 수의 사람들만이 아이슬란드에 관심을 갖는다. 그 적은 수의 사람들은 매우 열정적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인구수 10만의 힙한 수도, 레이캬비크
총인구 34만 명 중 약 10만 명이 모여 사는 레이캬비크는 예쁜 기념품 가게와 레스토랑, 서점, 레코드 가게가 정갈하게 모여 있는 아티스틱하고 힙한 도시다. 아이슬란드에서 유일하게 도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레이캬비크조차 한산하기 짝이 없어서 이 나라 말에 ‘북적인다’라는 단어가 있기나 한 건지 궁금할 정도였다. 중세의 성처럼 우뚝 솟은 할그림스키르캬(Hallgrmskirkja) 교회는 레이캬비크의 상징으로 건축물도 아름답지만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보는 형형색색의 집과 푸른 바다의 조화로움은 잠시나마 시력이 좋아진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하루 종일 쏘다닌 탓에 문득 시장기가 돌아 들어간 현지 음식점 카페 로키(Loki)에서 용기를 내어 이 나라 음식을 먹어보기로 했다. 말린 생선포와 버터 바른 딱딱한 호밀빵, 삭힌 생선요리는 실패한 모험으로 끝났지만 그래도 도전해봤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으며 배고픔을 안고 숙소로 향했다. 레이캬비크의 숙소들은 쾌적함을 자랑하는데
8명이 자는 게스트하우스마저 조용했다. 이곳에선 자는 사람 또는 책 읽는 사람뿐이어서 발걸음 소리가 안 들리도록 걸어야 했다. 교류를 원한다면 로비를 이용하라고 안내 문구가 있었다. 성수기인 여름엔 비싼 물가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몰려오므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
천국에 온 듯한 온천 체험, 블루라군
아이슬란드에 왔다면 아무리 비싸도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신선의 경지를 체험할 수 있다는 야외 온천 블루라군이 그곳이다. 5000㎡에 달하는 이 거대한 야외 온천은 구름인 양 뽀얗게 피어오르는 수증기로 뒤덮여 있어 마치 천국에 온 듯한 환상을 일으키게 했다. 평소 인증 숏을 우습게 여기는 여행자들도 핸드폰과 카메라를 손에 들고 일생일대의 추억을 저장하느라 바쁘다.
발바닥에 닿는 하얀 진흙 실리카 머드는 천연 무기염이 풍부해 피부병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종일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니 추위에 웅크렸던 몸이 새털처럼 가벼워지고 지구의 근원에서 올라오는 야생의 기운까지 듬뿍 받는 듯하다. 돌아오는 길에 검은 하늘 위로 피어오르는 북극광 오로라까지 만난다면 행운은 당신 것임이 틀림없다.
내년 노인들의 무임승차로 인한 전국의 지하철 손실액이 7000억 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노인 인구가 점점 늘어나니 그에 따른 적자 증가도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총선을 앞에 둔 상황이라 누구도 자칫 표를 잃을 이 정책에 손을 대려고 하지 않을 것같다.
노인 무임승차 시행 35년을 지나면서 노인들의 교통비 절약 뿐만 아니라, 이것으로 혜택을 본 지역과 동네가 생기고(온양 온천, 경동 시장, 춘천 등등), 이를 이용한 직업(실버 택배: 지하철 퀵서비스)까지도 생겼다.
그러니 이제는 어떤 식으로든 합당한 결론을 내릴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바야흐로 화합의 시대 아닌가.
"난 경로석에 자리가 없으면 서서 가더라도 일반석의 빈 자리에는 앉지 않아. 그건 젊은 사람들 자리를 뺏는 거니까"라던 어느 분의 말씀이 생각난다. 그런 양보와 배려의 마음이 세대 간 화합의 장을 여는 기본이 아닐까 싶다.
따사로운 봄날, 일본에서 활짝 피는 건 벚꽃만이 아니다.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봄이 한창일 무렵, 1년에 단 70일 동안만 열리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이곳은 일본을 수차례 다녀본 사람들도 모르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꼭꼭 숨겨진 비경 중의 비경이다. 거대한 대자연을 만나고 싶은데 시간이 없거나 장시간의 비행이 부담스럽다면 자연과 전통, 휴식과 탐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로 떠나보자. 여행은 어느 시기에 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천양지차이지만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는 꽃들이 피어나는 4~5월에 기적의 설벽을 만날 수 있기에 더욱 특별한 여행지다. 한적한 로컬 기차여행의 진수를 맛볼 수도 있고 조용한 바닷가에서 여유롭게 온천을 즐길 수도 있으니 이만큼 다 갖춘 곳도 드물 듯하다.
가까운 일본에서 만나는 동양의 알프스
메이지 시대, 영국인들이 일본에서 산행을 하다 그 풍경이 유럽의 알프스와 닮아 ‘일본의 알프스’라는 별명을 붙여줬다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는 도야마와 나가노를 잇는 90km의 산악관광도로다. 굳이 이 길에 ‘루트(route)’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전체 구간이 트롤리버스, 케이블카, 로프웨이, 도보로 이동하며 즐길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힘들이지 않고도 다테야마(立山) 산의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어 시니어들을 위한 여행지로 더없이 좋은 곳이다. 장엄한 산세와 협곡은 물론 도롯코 열차여행과 온천까지 즐길 수 있는 이곳은 닿는 순간 유럽의 알프스 못지않은 풍경이 지척에 있었다는 사실을 왜 지금껏 몰랐을까 무릎을 치게 되는 그런 곳이다.
일본의 3대 영산으로 불리는 다테야마
나고야 북쪽에 위치한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도야마 공항과 가까운 다테야마 역 또는 나고야 공항과 가까운 오기사와 역을 선택할 수 있다. 소도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야마 여행을 추천한다. 도야마 역에서 지테스 본선이라는 지방열차를 타고 50여 분을 달리면 다테야마 역에 도착한다.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와 구로베 협곡을 보려면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꼬박 하루를 움직여야 한다. 정상에서 보는 다테야마 산도 아름답지만 눈 계곡의 모습을 상상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는 과정도 더없이 경이롭다. 우나즈키 온천마을에서 따사로운 봄을 한껏 즐기다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를 번갈아 타고 산 정상에 오르니 봄이 한창인데도 스키를 타는 사람들이 보이고, 설산을 깎아 길을 낸 최고 22m에 이르는 기적의 눈 계곡이 나타난다. 내려오는 길에 만나게 되는 해발고도 1500m에 위치한 구로베 댐은 일본 최고 높이에 위치한 댐으로 연간 무려 10억 kW의 발전량을 내는 수력발전소를 갖고 있다. 오른편으로 가로질러 걸어가며 바라보는 호수의 물빛은 캐나다의 레이크루이스를 연상시킬 만큼 아름다운 에메랄드빛이다.
5월에 만나는 무로도 설벽
기차와 케이블카, 고원버스를 번갈아 타고 무려 3시간여 만에 무로도(室堂) 설벽 앞에 섰다. 해발 3000m 고지에 있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의 상징인 무로도 설벽 사이를 걸어서 지나노라니 자연도 위대하지만 자연보다 더 경이로운 존재는 바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인간이라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모세의 기적은 바다뿐 아니라 산에도 있었다.
일본의 옛 정취 가득한 ‘도야마 근교’
도야마 근교에는 구로베 협곡 외에도 한적함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일본 전통가옥을 감상하며 조용한 거리를 산책할 수 있는 이와세 마을은 고즈넉한 풍경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하게 되는 곳이다. 에도 시대 초기에 바다를 오가던 배들이 머무르던 이 항구 마을은 과거에는 큰 번영을 누렸던 곳으로 여전히 옛 정취가 물씬하다. 강가를 등지고 점포들이 가득 들어서 있던 곳엔 메이지 시대에 지어진 가옥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당시의 풍경을 느껴볼 수 있게 해준다. 도야마 항구 전망대와 운하 사이의 골목골목을 느리게 걷다 보면 진짜 일본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해안열차 타고 가는 천연 온천마을 ‘히미’
구로베 협곡도 봤고 근교 마을도 다녀왔으니 마지막 날엔 달팽이처럼 느린 로컬 기차를 타고 바닷가 마을 히미(氷見)에 가보기로 했다. 시내를 벗어나니 나지막한 집들과 드넓은 논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졸다 깨다를 반복하며 바라보는 창밖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미세먼지 하나 없는 푸른 하늘과 초록 빛깔 논의 조화, 모내기 철의 물이 꽉 찬 논에 비친 다테야마 설산의 풍경에 시력마저 좋아지는 듯하다. 히미에 도착하자마자 바닷가로 달려갔다. 산도 좋지만 내겐 역시 바다였다. 햇살 가득한 계단에 비스듬히 누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멍때리기에 빠져본다. 꼼꼼한 손길로 그물을 손질하는 어부, 햇살 아래에서 뛰어노는 유치원생들의 모습이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아련하다. 슬슬 시장기가 와서 어시장 히미반야가이로 갔다. 바다 내음 물씬 풍기는 수산물과 우동, 소고기 등 히미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맛본후 천천히 걸어 마을 끝자락에 있다는 천연온천장으로 갔다. 족욕만 하는 곳도 있고 동네 목욕탕 같은 온천도 있다. 마치 오랫동안 이곳에 살았던 사람인 양 온천을 즐기고 돌아오는 길, 엉킨 실타래 같았던 몸과 마음이 풀리면서 나른함이 몰려왔다. 다시 도야마로 돌아가는 길. 히미의 바다 너머로 우뚝 솟은 다테야마 설봉은 한적함이 그리울 때면 언제든 찾아오라고 말하는 듯했다.
3월의 첫 주말, 삼총사가 계획했던 부산 여행을 떠났다. 한 친구가 아직 KTX를 못 타봤다고 해 교통편은 기차로 정했다. 그런데 올해부터 친구들 모두 초등학교에 입학한 손주를 돌보게 되어 평일 여행은 할 수 없어 주말을 이용해야 했다. 평일엔 KTX가 30% 할인인데 주말이라 그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아쉬웠다. 부산까지는 5만9800원, 왕복으로는 거의 12만 원이니 좀 비싸긴 했다. 그러나 일반 열차를 타면 대전까지 두 시간, 대구까지 네 시간, 부산까지는 여섯 시간 정도 걸리는데 두 시간 사십 분 만에 도착해 모두들 정말 빠르고 편리한 교통수단임을 실감했다.
1박인 이번 여행의 숙소는 광안대교의 멋진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는 유명 찜질방이었다. 누군가는 나이 들수록 잠자리가 편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우리는 조금 불편해도 젊은이들이 하는 방법을 따라 해보기로 했다. 찜질방 비용은 12시간 기준으로 1만5000원, 한 시간씩 더 사용할 때마다 1000원이 추가됐다. 시니어는 할인이 되어 1만2000원을 받았다.
인터넷으로 부산 즐기기를 검색해 꼼꼼하게 메모해온 대로 우리는 부산역에 내리자마자 길 건너 돼지국밥집을 찾았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음식이 아니지만, 친구들이 일단 부산에 도착하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라고 해 따르기로 했다. 유명한 식당이라서 그런지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북적였다.
부산역 앞은 큰 공사를 하는 듯 펜스가 쳐져 있었고 좀 어수선해 보였다. 그래도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인 만큼 활기가 느껴졌다. 부산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해 다녀볼까 했지만 말도 다 통하는 국내 여행이니 가고 싶은 곳을 직접 찾아다니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아 그렇게 하기로 했다. 먼저 버스를 이용해 15분간 열린다는 영도다리로 향했다. 그 옛날 피난민들이 물밀듯 들어오면서 헤어지면 영도다리에서 만나자 했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도로는 물길 따라 깔끔하게 단장돼 있었고 그 길을 따라 내려가니 바로 자갈치시장이 보였다. 서울 올라갈 때 사가지고 갈 것들 구경도 하고 물어물어 국제시장 거리로 접어들었다. 마침 주말이라서 여행을 온 듯한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영화 ‘국제시장’에 나왔던 꽃분이네 상점도 찾아보고 깡통시장 거리도 돌아보았다. 걷다 보니 용두산공원이 있어 전망대에 올라 화사한 봄꽃을 배경으로 한가롭게 커피도 마셨다.
그다음으로는 해안도로가 아름답다는 영도구의 흰여울마을을 찾았다. 버스에서 내려 까마득히 아래로 난 길을 내려가니 가슴이 탁 트이는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바닷가 간이음식점에서는 해녀가 직접 잡아온 해산물을 팔았다. 돗자리에 앉아 바다를 한가득 눈에 담고 내가 좋아하는 해삼을 실컷 맛보았다. 날씨도 선선하고 좋았다. 긴 시간 동안 해삼을 먹으며 "음, 여행은 바로 이 맛이야!" 하면서 우리는 까르르 웃었다. 저녁 식사는 자갈치시장에서 유명하다는 꼼장어구이 집에서 하기로 했다. 매콤한 양념으로 버무린 꼼장어 구이가 내 입맛엔 별로였는데 부산여행 중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라 했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숙소인 찜질방을 찾았다. 듣던 대로 바깥 풍경이 매우 근사했다. 온천도 하고 하루 쉬기엔 아주 좋은 곳이었다. 다음 날 아침에는 계획대로 근처에 있는 생대구탕 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이 또한 부산 여행의 코스 중 하나라고 한다.
기상청 예보대로 아침부터 비바람이 세게 불었다. 해운대 바닷가를 걸어보고 싶었는데 강풍이 불어 산책하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택시기사님 말을 듣고 시내 백화점에 가서 아이스크림과 케이크를 먹으며 놀았다. 서울로 돌아갈 시간이 오후 5시라 우리는 다시 자갈치시장을 찾아 커다란 대합과 각종 해산물, 유명 상표 어묵을 샀다. 그리고 부산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밀면 집으로 향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밀면 집을 찾아 맛본 밀면은 새콤달콤했다.
1박 2일의 짧은 여행 동안 가보고 싶은 곳과 먹고 싶은 음식을 모두 섭렵하며 여행을 완성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우리 삼총사는 앞으로 해외보다 우리나라 곳곳을 둘러보자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