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하나로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현재 느끼는 기분을 읽을 수 있다면 어떨까? 반려묘의 배변을 시시때때로 치우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청소해주는 기계가 발명된다면? 놀랍게도 이 모든 상상은 이미 현실 속에서 실현되고 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막강한 기술력으로 전 세계 애견·애묘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국내 펫테크 스타트업 세 곳을 살펴봤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 ‘펫팸족’(Pet+ Fa mily) 시니어는 자신의 건강만큼 반려동물의 장수와 웰빙에도 관심이 많다. 이제는 기초적인 차원의 돌봄을 넘어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상품에 지갑을 여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최근 3년간 평균 14%씩 성장했으며, 2027년에는 6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하나의 인격체로 여기는 ‘펫휴머나이제이션’(Pet Human ization) 현상이 보편화되면서 식품이나 장난감 분야에만 국한되었던 펫 산업이 전용 호텔, 택시, 유치원, 보험 등 반려동물의 삶 전반에 관여하는 서비스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특히 최근 4차 산업혁명의 물결로 반려동물 관련 상품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펫테크’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펫테크 시장 초기는 외출 시 모니터로 반려동물의 상태를 확인하는 반려동물 전용 CCTV나 자동 급식기 등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강아지의 건강 상태를 분석해주는 앱부터 고양이의 배변 활동을 자동 기록하는 스마트 화장실, 인공지능으로 감정을 알려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한층 더 고차원적인 기술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앱 하나로 건강관리… 의심 질환 ‘한눈에’
반려인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근심거리는 반려동물의 건강이다. 반려동물은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인간과 달리 아픈 구석이 있어도 티를 내지 못할뿐더러 의료비가 만만치 않아 병원에 자주 데려갈 수도 없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AI 솔루션 플랫폼 알파도는 이 같은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반려동물 소변검사 키트를 개발했다. 집에서 간단한 소변검사만으로 강아지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질병 여부를 파악하는 용도다. 체내 10가지 성분 분석을 바탕으로 당뇨, 방광염, 요로감염, 신부전 등의 질환을 감지한다. 가격은 3개에 9900원이다.
동물병원에서 활용하는 소변검사 키트를 저렴한 가격으로 가정에 보급할 수 있는 것은 알파도가 보유한 자체 기술 덕분이다. 알파도는 2018년 650~2600나노미터의 IoT 근적외선 휴대용 분광기를 개발했다. 빛의 파장을 이용해 화학물질의 구성 성분을 분석하는 원리다. 당시 알파도는 이 기술로 농업·축산업 분야에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했으나, 반려동물 건강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느껴 펫테크 스타트업으로 탈바꿈했다.
검사 방법은 사람과 유사하다. 반려동물의 소변을 시약 막대에 묻히고, 색상표에 올린 뒤 ‘알파도펫’ 앱을 실행해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결과가 자동으로 나타난다. 결과는 각 성분을 정상, 의심, 위험 3단계로 나눠서 분류하고, 이에 따른 의심 질환을 안내한다. 강아지가 섭취한 음식과 컨디션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두 번 이상 검사하는 것이 정확하다.
지난 3월 새롭게 공개한 ‘AI 펫바디 스캐너’도 주목할 만하다. 초소형 카메라를 활용해 반려동물의 눈, 귀, 피부, 치아 건강 및 비만 정도를 확인하는 스마트 디바이스다. 귓속과 털 안쪽 등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부위를 3.9mm의 작은 렌즈로 살피고, 의심 질병이 나타날 경우 관련 설명과 예방 방법을 안내한다. 이 기기 역시 알파도펫 앱과 연동된다. 기기의 전원을 켜고 앱에서 검사 항목을 선택한 뒤 검사 부위를 스캔하면 사진과 함께 결과가 나타난다. 인공지능 디바이스가 의사처럼 진단하면, 앱이 검진 차트 역할을 하는 셈이다. AI 펫바디 스캐너는 현재 미국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했으며, 국내는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소변검사 키트와 AI 펫바디 스캐너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크고 작은 병은 20가지에 달한다. 보다 구체적인 검사를 위해서는 병원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반려동물이 이상행동을 보일 때 임시 주치의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이 알파도 측의 설명이다. 지영호 알파도 대표는 “동물은 말을 못 하기 때문에 아플 때 병원에 데려가면 이미 병이 악화되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앱을 통해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반려동물 진료 체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협력병원을 지정해 반려동물의 질병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병원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설물 ‘휙휙’ 모래 ‘척척’…똑똑해진 고양이 화장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생활에서 위생 또한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고양이는 비뇨기 질환에 취약해 배변 활동에 남다른 보살핌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거운 모래를 들고 버리고 갈며 화장실 청소를 하는 것이 체력적인 부담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나이가 지긋한 ‘시니어 집사’라면 더욱 그렇다. 반려인의 실수로 배설물이 가득 찬 화장실을 마주한 고양이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고양이 건강관리 디바이스 스타트업 골골송작곡가 노태구 대표는 이 같은 문제의식을 접하고 고양이 스마트 화장실 ‘라비봇2’를 개발했다. 군 장교 시절에 키운 고양이가 전염성 복막염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것이 계기가 됐다. 전염성 복막염은 고양이를 키우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두려워하는 질병으로, 주로 분변을 통해 감염된다. 노 대표는 “아프다고 표현했을 텐데 뒤늦게 알아서 가슴이 아팠다”며 “조사를 해보니 많은 애묘인이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집사들의 고민을 담아 탄생한 라비봇2는 고양이의 배설물을 자동으로 처리하고, 배변 활동을 모니터링해준다. 고양이가 화장실에 다녀가면 장치 안에 설치된 갈퀴가 굳은 모래와 배설물을 걸러낸다. 시중에 비슷한 기능을 하는 자동화장실이 존재하지만, 라비봇2는 7L의 모래 저장통으로 사용한 모래를 즉시 보충해주며, 고양이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5cm 높이를 유지한다. 노 대표는 “고양이에게 모래는 화장실의 휴지와 같은 존재다. 사람이 볼일을 볼 때 휴지가 부족하면 불안하듯이 고양이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섬세한 부분이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라비봇2는 130만 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에서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했고, 현재는 북미와 유럽, 일본 등 3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전용 앱 ‘펄송’으로 고양이의 배변 횟수와 시간 등 배변 활동 기록을 받아볼 수 있는 점도 만족도가 높은 요인 중 하나다.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한 기기를 동시에 사용해도 고양이의 특성을 자동으로 감지해 구분한다. 노 대표는 “실제로 라비봇2를 사용하며 방광염이나 췌장염 증상을 발견했다는 고객들의 후기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고양이 건강을 전반적으로 케어할 수 있는 제품군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멍멍’ 짖는 소리로 감정 분석까지
10여 년 전 모 동물 예능 프로그램에서 눈빛만으로 동물과 교감하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아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로 여겨지긴 했지만, 반려인은 반려동물이 알 수 없는 행동을 보일 때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들의 도움 없이도 강아지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영혼과 영혼이 만난다는 식의 아리송한 방법 대신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서다. 펫테크 스타트업 펫펄스랩은 이 같은 기능을 갖춘 반려견 감정인식기 ‘펫펄스’를 개발해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2021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고, 전 세계 각국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펫펄스는 강아지가 짖는 소리를 분석해 분노·불안·슬픔·안정·행복 등 5가지 감정으로 나타내는 목걸이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음성 센서뿐 아니라 행동 센서 기능이 탑재돼 있어 하루 수면이나 활동량 등도 나타낸다. ‘펫펄스’ 앱을 통해 감정과 활동 상태를 종합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강아지의 전체적인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13만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장윤옥 펫펄스랩 대표는 “2016년 펫펄스랩 모기업에서 펫시팅 플랫폼을 운영했는데, 펫시터에게 맡겨도 강아지가 잘 지내는지 알 수 없어 불안해하는 이용자들이 많았다”며 “강아지의 기분을 알 수 있으면 주인이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음성 분석을 위해 2~3년은 쉼 없이 발품을 팔았다. ‘멍멍앱’을 만들어 강아지 소리를 마구잡이로 수집하고, 직접 현장에 나가서 따오기도 했다. 말 그대로 개고생(?)을 해 1만여 개의 소리가 모였을 때쯤, 서울대 융복합대학원 음악오디오분석연구소와 감정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개발 초기에는 정확도가 60%에 불과했으나 반복 학습을 통해 90%까지 끌어올렸다. 장 대표는 “의외로 분노와 행복 사이에서 오류가 많이 생겼다”며 “둘 다 흥분하는 감정으로 분류돼 구분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반려견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좋으면서도, 진작 알아채지 못해 미안하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외출 중 분노 지수가 높다는 알림을 받고 집으로 달려갔더니, 강아지가 온 집 안을 어질러놓고 아파해 병원에 데려갔다는 후기도 있었다. 이처럼 반려견과 떨어져 있어도 위급 시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펫펄스의 개발 목적이다. 장 대표는 “최근 애견호텔에 맡겨진 강아지가 각종 사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나곤 하는데, 강아지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면 위급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펫펄스가 사람과 동물 모두 안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서비스의 기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Plus+] ‘로봇펫’ 시대가 온다?
CES2021에서 화제를 모은 또 하나의 펫테크 분야는 바로 ‘로봇펫’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로봇이 아닌, 반려동물의 형상을 한 로봇이다. 일본 유카이 엔지니어링은 반려동물의 감촉을 구현한 쿠션형 애완로봇 ‘쿠보’를 선보였다. 고양이 엉덩이와 생김새가 똑 닮은 쿠보는 이용자의 손길을 인식해 40여 가지 방향으로 꼬리를 흔든다. 일본 뱅가드 인더스트리의 인공지능 애완로봇 ‘모플린’은 반려동물처럼 울음소리를 내고, 애교를 부린다. AI 학습 기능을 통해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다. 로봇펫을 쓰다듬는 것만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과 같은 행복을 느낄 순 없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하는 시니어에게 색다른 교감의 대상이 되어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금융기관에서 줄줄이 대규모 희망퇴직이 발생했다. 비대면 금융이 늘어나면서 필요한 영업점의 인원이 줄어든 탓이다. 은퇴한 전문직 종사자들은 근로 의욕이 상당히 높아서, 퇴직 이후에도 쉬지 않고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전문직 출신 은퇴자는 창업이나 창직에 관심이 많다.
참고 한국고용정보원,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적성을 고려한, 창업
박 씨는 대기업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선박 전문가였다. 선박 기술 서비스 분야에서 임원까지 올랐다. 오랫동안 일한 회사를 떠나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원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예전부터 사업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실제로 적성검사를 하면 사업가 체질로 나왔다. 그래서 잘할 수 있고 자신 있는 분야인 선박 기술 서비스와 선박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을 설립했다. 다른 일도 생각했지만, 이제껏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은 포기할 수 없는 큰 자산이었다.
실제로 시니어 창업이 늘고 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창업 기업은 34만여 개로 2019년과 비교해 13.3% 늘어났다. 특히 연령별로 규모를 파악했을 때 60세 이상의 전체 창업은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8% 올랐고, 기술창업은 28% 상승했다.
이들이 창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은퇴 후 재취업이 쉽지 않고, 창업의 진입 장벽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경련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중장년 구직자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6명 이상은 6개월 이상의 장기 실업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100년행복연구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퇴직자 3명 중 1명은 자영업을 선택했다. 선호하는 이유는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실업의 장기화와 손쉬운 접근성이 창업의 주요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창업의 길도 어렵다. 국민의힘 소속 양금희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창업 기업 생존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창업 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29.2%로 집계됐다. OECD 주요국 창업 기업 5년 생존율 41.7%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한편 코로나19도 창업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중장년 취업 컨설팅 관계자는 “창업 문의는 많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창업을 미루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만약 창업을 준비한다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창업을 위해서는 4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창업자, 아이템, 상권, 창업자금이다. 어느 하나도 부족함 없이 유기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창업자의 역량을 스스로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아이템을 찾았다면 적합한 상권을 알아보고, 그 상권에 입점하기 위한 창업자금을 비축해야 한다. 다음은 한국고용정보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예비 창업자를 위한 4계명을 살펴보고, 최근 부상 중인 유망 창업 아이템을 소개한다.
예비 창업자를 위한 4계명
#1 적성이 최우선
창업은 만만치 않다. 남들이 한다고 덩달아 휩쓸려 창업을 시도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우선은 ‘자신이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 좋다. 퇴직한 중장년 세대는 성격이나 장단점 같은 본인의 정확한 특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중장년 취업 컨설팅 관계자는 “평소에 즐기는 취미나 흥미, 그리고 자신이 쌓아온 역량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 유망 아이템은 적합성을 고려
유망 아이템을 정하라고 하면 모두 장사가 잘되는 일을 선택한다. 물론 수익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창업자와의 적합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직접 자료 조사도 하고, 발품을 팔면서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황윤정 한국열린사이버대학 디지털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시니어인 만큼 동년배의 니즈와 트렌드를 파악하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3 상권의 분위기와 유동 인구
점포 창업에서 상권은 중요하다. A급 상권에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무조건 A급 상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A급 상권의 점포는 임대비용도 비싸고 권리금도 장난이 아니다. 상권이 좋다고 해서 모든 상품이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상권 내에서도 입지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고, 입지에 맞는 업종이 다 다르다. 황 교수는 “상권의 분위기가 업종과 어울리고, 유동 인구가 많은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4 비용과 매출
이제까지 조금 이상적이었다면 지금은 현실적인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 창업에는 반드시 돈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창업자금은 총투자비용의 70%를 자기 자본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기 자본이란 그 돈이 없어도 당장 사는 데 문제없는 자산을 말한다. 만약 자금이 부족하면 선택한 업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창업 규모를 줄이는 것이 낫다. 중장년 창업 컨설팅 관계자는 “예상 비용이나 예상 매출액을 꼼꼼히 따져보고, 관련 분야의 비용 지원 제도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2021 뜨는 창업 아이템
맞춤형 향기 서비스 ▶ 최근 향초와 디퓨저 같은 향기 산업이 급성장 중이다. 영국 시장 분석 업체 ‘IAL컨설턴트’에 따르면 글로벌 향기 산업 규모는 2022년까지 약 40조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쾌적한 실내 환경 유지 및 스트레스 해소로 향기 제품이 많이 애용된다.
공유 주방 ▶ 공유 경제를 활용한 공유 주방 사업이 뜨고 있다. 점포 창업을 하는 대신 공유형 주방을 이용해 배달음식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점포 창업보다 초기 비용이 저렴하다. 공유 주방은 4평 정도의 공간에 1000만 원 내외의 보증금과 월 160만 원 정도의 이용료만 지불하면 된다. 배달을 이용하는 1인 가구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창문농장 ▶ 반려식물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창문농장(Windowfarm)이 뜨고 있다. 창문농장은 아파트 거실이나 베란다 창문에 수직으로 설치하는 수경 재배 시스템이다. 계절과 상관없이 친환경 채소를 직접 재배해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홈가드닝과 플랜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많아 앞으로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다.
새로운 대안, 창직
A씨는 호텔리어로 20년 동안 일하다 은퇴했다. 은퇴 후 여가를 즐기려고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못했다. 아내의 잔소리와 더불어 계속해서 비는 통장 잔고를 메워야만 했다. 얼떨결에 대리운전을 시작했지만 만만치 않았다. 취객의 난동과 폭언 및 욕설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다 우연히 아들의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 이동 서비스에 영감을 받아 결혼식 당일 웨딩카로 신랑 신부를 이동시켜주는 웨딩쇼퍼 사업을 시작했다. 호텔리어와 대리운전 경험을 발휘해서 창직을 시도한 것이다.
위는 대표적인 창직 사례다.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탓에 중장년의 재취업도 쉽지 않다. 음식점, 숙박업, 카페 등 이미 포화 상태인 시장에서는 창업으로 살아남기 힘들다. 이러한 현상과 맞물려 고학력 베이비붐 세대가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창직’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관계자는 “생계유지와 함께 일로써 보람을 얻기를 원하는 중장년층이 많아지면서 창직을 원하는 수요가 생기고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원하는 진로 유형을 파악했는데, 창직 추구형이 64.27%로 가장 높았다. 이 유형은 자신의 경력을 활용해 지속해서 경제적 소득을 얻기를 희망했다. 주로 장기 근속한 도시의 화이트칼라 남성 노동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양한 사회관계망을 통해 구직하고 있었으며, 정부의 창업과 자영업 지원 정책을 선호했다.
창직은 쉽게 말해서 새로운 직무를 만드는 일이다. 그 직무를 하기 위한 내용과 지식, 기술 등이 포함된다. 창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주로 제품이나 기술이다. 반면에 창직은 직무를 분석하고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렇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창업과 창직을 자주 혼동하는데, 이는 창직을 통해 구현되는 방법이 대부분 창업이기 때문이다.
창직을 위해서는 참신성, 수익성, 실현 가능성,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 일은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것인 만큼 참신해야 하고, 새 직업의 직무 수행은 기존의 일과는 확실히 다른 특성을 가져야 한다. ‘직업’이기에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어야 하고,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법적 및 제도적 여건을 살펴야 한다. 창직 관련 전문가는 “창직은 새로운 업을 만드는 일이기에 업으로서 지속할 수 있고, 경제적 소득이 있어야 한다.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도 이상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창직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미래에 전망이 밝은 창직 업종을 소개한다.
예비 창직자가 알아두면 좋은 Tip
#1 다방면으로 탐색하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전반적인 현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면 웰빙에 대한 관심과 주 5일 근무 확산으로 여가 생활이 늘어나면서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나 파티 플래너가 생겨났다. 또한 빅데이터의 발달로 빅데이터 분석가도 유망한 직업으로 부상했다. 이처럼 새로운 직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변화, 수요자의 욕구, 과학기술의 발전 등 다방면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2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
해외 직업 중에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해 적용 가능한 직업을 찾을 수 있다면 새로운 직업을 만들 수 있다. 맥주 주조사나 VJ 같은 직업도 해외에 있던 직업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경우다. 다만 각 나라의 문화, 제도, 시장에 따라 현실이 다르기 때문에 직업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적용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한 뒤 조정해야 한다.
#3 융합을 고려하자
기존 학문, 직업 간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직업을 만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음악치료사나 미술치료사가 있다. 기존 노동 시장에 전혀 없던 직무보다 기존 직업 간의 결합 또는 융합으로 발생한 직업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따라서 직업 간의 결합과 융합 가능성을 찾아보자. 특히 반려동물과 관련된 시장을 주의 깊게 보면 좋다.
#4 분화를 검토하자
새로운 수요에 따라 기존 직업에서 분화되거나 전문화하여 직업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애견 옷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애견 옷 디자이너가 나타났다. 이 직업은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핵가족 및 독신 인구 증가로 애완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패션 디자이너에서 분화된 것이다. 기존의 직업과 사회 전반적인 현상을 살피면서 분화할 수 있는 직업을 눈여겨보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직
로봇 컨설턴트 ▶ 일반 기업의 로봇 사업 도입 및 전환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콘셉트 디자인, 타당성 연구, 품질 관리 등 다양한 테스트를 실시한다. 고령화와 자동화 추세에 따라 생활 전반에 로봇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심 RPG개발자 ▶ 도시를 게임판 삼아 참여자가 직접 역할을 수행하면서 도시의 문화나 역사를 체험하는 일종의 놀이마당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게임을 문화 체험, 도시 체험 등 다양한 영역에 접목하여 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VR이나 AR 체험이 늘어나면서 유망한 직종으로 뜨고 있다.
스마트팜 전문가 ▶ 시설 원예 및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사물인터넷 등 ICT를 활용해 농가 시설을 현대화하고, 이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 및 수익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팜 설계, 구축, 운영 등에 관해 조언한다. 스마트팜은 한국고용정보원이 정한 8대 혁신성장 산업 중 하나다.
최근 코로나19와 미세먼지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역력 증진에는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잘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여러 음식 중에서도 면역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 10가지를 소개한다.
고등어
푸른 생선 고등어는 단백질과 필수 지방산인 오메가 3가 아주 풍부하다. DHA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동맥순환을 향상시켜 노화를 늦추고, 면역력을 향상시켜준다.
사과
사과에 풍부한 유기산은 피로를 풀어주는 동시에 면역력을 증강시켜준다. 그뿐만 아니라 사과에 포함된 칼륨은 소금 성분인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다.
버섯
비만과 변비를 막아주며 암을 예방하는 웰빙· 장수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같은 효능의 중심엔 베타글루칸이 있는데 이 성분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항암 효과에 탁월하다.
단호박
단호박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은 유해 산소를 없애는 항산화성분으로 노화를 억제하고 성인병을 예방해준다. 또한 체내 신경조직을 강화해주어 스트레스와 불면증을 해소에 효과적이다.
감
포도당과 과당이 많아 먹으면 금세 힘이 나고 피로가 풀리는 과일이다. 피부 미용과 감기 예방에 좋고 고혈압, 심장병, 동맥경화증을 예방할 수 있다.
당근
당근에 포함된 베타카로틴은 몸 안에 들어가 비타민 A로 바뀌는데 비타민 C· E와 함께 3대 항산화 비타민으로 손꼽힌다. 이것은 체내 유해산소를 없애주고, 노화 억제와 면역력 증강, 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무
무는 음식의 소화를 돕는 다양한 소화효소가 들어있어 위 통증과 위궤양을 예방 · 개선하는 효과가 있으며 풍부하다. 뿐만 아니라 항암성분도 함유되어있어 우리 몸의 면역력을 길러준다.
마늘
면역력을 강화하는 대표 식품이다.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 성분은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바이러스 등의 감염을 막아준다. 또한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추고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아몬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E를 꾸준히 섭취할 시 B형 간염과 파상풍에 대한 항체 반응이 향상된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아몬드는 산화 스트레스 및 염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비타민 E가 매우 풍부하다.
아보카도
‘숲 속의 버터’라고 불리며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은 건강 과일이다.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로 선정됐을 정도로 효능이 탁월하며, 당뇨예방과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일본의 에세이스트 이노우에 가즈코는 자신의 저서에서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는 50대부터 덧셈과 뺄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 쓰는 물건이나 지나간 관계에 대한 집착은 빼고, 비운 공간을 필요한 것들로 채워나갈 때 보다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잘 빼고, 잘 더할 수 있을까?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브라보 독자를 위해 인생에 필요한 여러 정리법을 3회에 걸쳐 안내한다. ‘비움 라이프’의 마지막 글에서는 죽음을 성찰하고 삶을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봤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대부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외면한다. 8세기 인도의 고승 파트마삼바바는 “사람들은 죽음이 임박해서야 비로소 죽음을 준비 한다”고 말했고, 19세기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는 “이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살이를 준비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남겼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풍조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던 모양이다.
‘액티브’한 죽음을 위해
한림대학교 생사학연구소 양준석 연구원은 인간이 죽음을 기피하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봤다. 세상과의 단절로 사람들에게 잊힐 것이라는 불안, 알 수 없는 사후세계에 대한 공포,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걱정과 염려 등이다. 양 연구원은 “죽음을 두려워할 수 있지만, 때로는 한계를 직면하는 것이 삶에 도움이 된다”며 “죽음을 사유의 대상으로 여기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해 계획을 세울 때도 당장 3일 뒤에 죽는다고 생각하고 그 기간 동안 이루고 싶은 일을 상상해보면 허황된 다짐을 하기보다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다”며 “같은 이유로 새해에 유언장을 쓰고 한 해의 마지막에 다시 읽어보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사회적인 차원에서 이와 같은 주장은 ‘웰다잉’(Well-Dying)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죽음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맞이하고, 인식하고, 선택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웰다잉 관련 시장 규모가 해외에 비해 크지 않다. 그러나 2020년 70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65세 고령 인구로 진입하면서 관련 담론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여생을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로 살고 싶다면, 죽음마저도 ‘액티브’하게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컨대 새해를 맞아 지나온 삶을 톺아보고, 생의 마지막 서류들을 준비해보는 것이 ‘좋은 죽음’의 출발점이다.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서명하기
웰다잉은 연명의료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시작됐다. 2009년 ‘김 할머니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폐암 조직검사를 받다가 식물인간이 된 김 할머니에 대해 자녀들이 연명 치료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병원에서 거부해 소송까지 이어진 사건이다. 당시 대법원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김 할머니의 존엄사를 허용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됐고, 2018년 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19세 성인은 누구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자신이 향후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되었을 때를 대비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두는 서류다. 작성을 하려면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등록기관에 방문해 본인 확인을 받아야 한다. 등록기관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에서 찾으면 된다. 비용은 무료다. 만일 기관에서 비용을 요구한다면 보건복지부 지정 기관이 아닐 가능성이 있으므로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작성된 서류는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되며, 작성자는 언제나 이를 열람할 수 있다. 이미 작성한 경우라도 의사를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활용 방법은 환자의 의사 능력에 따라 나뉜다. 의사 능력이 있다면 담당 의사는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에서 서류를 조회하고, 환자에게 서류상의 내용이 현시점에도 유효한지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가 의사 능력이 없는 상태라면,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인이 함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확인하고 연명의료 중단 등을 결정해야 한다.
국가생명윤리정책원에 따르면, 2018년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작성자는 8만 명 남짓이었지만, 2020년 11월 기준 총 74만 명으로 9배 가까이 늘었다. 그중 80% 이상이 고령층이다. 아직 전체 인구 대비 등록률은 미미한 편이지만, 초고령화 사회가 성큼 다가온 만큼 앞으로 더욱 대중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 손으로 준비하는 작은 장례식
죽음에 대한 논의가 심화되면서 장례식을 자발적으로 준비해 간소화하는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망자를 기리고 애도하는 자리가 유족 중심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늘날 장례식장 문화를 보면 상을 당해도 슬퍼할 겨를이 없을 만큼 바쁘다. 식장을 알아보고, 부고(訃告) 소식을 알리고, 조문객을 맞이하다 보면 식이 끝난다. 실제로 2015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1가구당 장례 평균 비용은 1300만 원 정도이며, 이 중 식장과 음식 접대비에 드는 비용이 80%에 달했다. 이와 같은 ‘보여주기식 의례’는 부모의 장례를 간소하게 치르면 불효라고 여긴 조선시대 유교적 풍토의 영향이 크다.
이에 소박하지만 진정성이 담긴 장례를 원하는 이들은 ‘사전장례의향서’를 남기는 경우도 있다. 사전장례의향서란 원하는 장례 의식과 절차를 미리 적어놓는 일종의 유언장이다. 부고 범위, 장례 형식, 부의금 및 조화, 음식 대접, 염습·수의·관 선택 여부, 시신 처리 등을 결정할 수 있다. 사전의료의향서가 임종 직전 생명 연장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면, 사전장례의향서는 죽은 뒤 떠나는 방식을 정해놓는 서류다. 한국골든에이지포럼의 사전장례의향서,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의 ‘장수행복노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 캠페인을 처음으로 시작한 이광영 한국골든에이지포럼 공동 대표는 “과거에는 시신이 부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염을 하고 수의를 입혔지만, 요즘에는 영안실에서 시신을 안치하고 화장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고가의 관이나 수의는 큰 의미가 없다”며 “장례문화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간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 역시 자식들에게 내가 죽으면 장례 절차를 최대한 생략하고 산에다 뿌린 다음 내 생일에 식사나 한 끼 하라고 일러두었다”며 “자동차를 타고 다니다 고장이 나면 버리듯 때가 되면 육체도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눈감는 순간까지 유언과 같은 삶을
편안하고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만큼, 남겨진 사람들이 떠난 이의 몫까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유언장을 써두는 것이 좋다. 유언장은 가족 간의 ‘상속 분쟁’을 방지함은 물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남길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민법 제1060조에 따르면 유언은 민법에서 정한 방식에 의해서만 행해져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양식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유언장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자신이 남긴 유언장으로 가족 간 잡음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면, 법적 효력이 있는 유언장을 써야 한다.
유언은 크게 자필증서, 녹음, 공증증서, 비밀증서 등 5가지로 나뉜다. 그중 가장 많이 쓰이는 유언 방식은 자필증서다. 자필증서는 말 그대로 본인이 직접 종이에 작성하는 유언이다. 본인의 의지가 담겨 있더라도 타인이 대신 썼거나, 컴퓨터로 작성한 유언은 인정받지 못한다.
유언장에는 이름, 날짜, 주소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 강원남 소장은 “어르신들이 유언장 쓸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주소를 적지 않는 것”이라며 “아파트 동과 호수까지 상세하게 적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유언장에 주소가 없다는 이유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유언의 법적 효력 여부를 두고 다툼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잘 쓴 유언장이라도, 자신의 삶이 유언과 닮아 있지 않다면 가족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족들이 유언의 내용을 지키길 원한다면 타인의 모범이 되고, 유언의 내용에 떳떳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강 소장은 “본인이 베풀지 않고 살았는데, ‘나누며 살라’는 말을 남기면 자식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생전에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면 설령 유언장이 없어도 자식들은 그 모습을 본받아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언장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을 감는 순간까지 유언장과 일치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랜 시간 죽음을 공부했던 김이경(56) 작가는 가족과 지인들의 생사기를 목도하며 관념 속에 있던 죽음의 실체를 경험하게 된다. 평생의 스승과도 같았던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자기 생의 일부를 떠나보내는 슬픔과 성찰로 긴 애도기를 거친 그녀. 자신을 위무했던 죽음의 통찰을 담은 글귀를 모아 ‘애도의 문장들’(서해문집)을 펴내며, 애도의 시간을 보낼 이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자 한다.
Q. ‘애도의 문장들’을 펴내게 된 계기와 소감이 궁금합니다.
책을 내려고 글을 쓰기 시작한 건 한 5년 전부터였어요. 중간에 몇 번 포기도 했고, 출판사랑 계약을 파기한 적도 있었죠. 그러다 20년가량 고민해온 죽음에 대한 문제나 그사이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제는 한 번 정리하고 넘어가야겠다 싶어 매듭짓게 됐습니다. 그야말로 숙제를 한다는 생각으로 마친 거죠. 사실 책이 나오고 큰 만족감은 없었어요. 해냈다는 건 뿌듯하지만, 잘했다는 건 잘 모르겠더라고요. 죽음에 대한 공부는 끝이 없기 때문에, 이 책은 끝이 아닌 시작이고, 잠시 마침표를 찍은 거라 생각해요.
Q. 공부를 통해 관념적으로 알던 죽음과 실제 가족과의 이별을 통해 경험한 죽음은 어떻게 다르던가요?
젊었을 때는 죽음에 대해 어떤 환상을 갖고 있었던 것도 같아요. 가령 천재들은 요절한다거나 이런 얘기를 들으면, 죽음이 두렵거나 무서운 게 아니라 ‘짧고 굵게 사는 거지 뭐’라는 식으로 쉽게 생각했던 거죠. 그러다가 가족이 병에 걸리고 생사를 달리하는 과정 등을 보면서 ‘아, 죽음이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구나’라는 걸 깨달았죠. 한 사람의 인생이 끝나면 그 죽음은 주변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그들의 삶까지 크게 좌우할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삶과 죽음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삶과 죽음은 늘 함께 있는 거였죠. 어쩌면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움을 갖는 건 인생을 잘 모르기 때문일지 몰라요. 그래서 더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Q. 제목처럼 책에는 애도에 관한 문장들이 나오는데, 그중 자신에게 가장 위안이 됐던 문장은 무엇이었나요?
책에 언급한 문장 하나하나 제게 위안이 된 셈이죠. 그래도 가장 마음에 남는 걸 꼽으라면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발견한 문장이에요. 아버지의 묘비명에도 쓰였는데, 아마 일종의 인생 후반기 좌우명처럼 생각하신 것 같아요. ‘모든 상대는 흐르는 물과 같다’는 거죠. 그 상대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죽음이 될 수도 있고, 어떤 감정이 될 수도 있어요. 어쨌든 이 모든 것은 계속 흘러간다는 거죠. 그러니 내가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느끼는 이 슬픔이나 절망도 언젠가는 다 흘러간다는 거잖아요. 그 문장에 많이 기대고 위로받았습니다.
Q. 아버지는 인생의 멘토와도 같은 분이라고 하셨죠. 삶의 끝자락에서 아버지가 남긴 죽음에 관한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요?
언젠가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 함께 차를 타고 가는데, ‘죽음이 오면 저런 노을빛 같이 올까?’라고 하시더군요. 사실 아버지는 ‘죽음은 이런 거야’라는 식으로 단정 지어 말씀하신 적은 없어요. 사후세계나 이런 부분도 제가 여러 번 물어야 조금 이야기하신 정도였죠. 아마 그런 고민들에 대한 답은 ‘네 몫이다’라고 여기신 것 같아요. 다만 그건 확실히 말씀해주셨어요. ‘두려워할 건 없다’는 거죠. 제가 아버지께 사는 것도 죽는 것도 겁이 난다고 하면, 그럴 필요 없다고 다독여주셨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착하게 살라’는 당부도 하셨습니다. 오히려 어려서는 그런 말씀을 안 하셨는데, 저도 나이 들고, 아버지도 돌아가시기 전에 그렇게 이야기하시니 남다르게 와 닿더라고요.
Q. 웰다잉이 곧 웰빙이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20년 가까이 죽음을 공부하면서, 달라진 일상의 변화나 태도가 있다면요?
섣불리 죽고 싶다는 말을 안 하게 됐다는 것과 타인의 상황에 대해 쉽게 얘기하지 않게 된 거죠. 특히 누군가의 죽음이나 고통에 대해서는, 그게 당사자에겐 얼마나 큰 아픔인지 알기에 더욱 조심하려 해요. 혹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더라도 어쩌면 그에게 말 못 할 두려움이 있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고요. 아, 파리나 모기도 잘 못 죽여요.(웃음) 그만큼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고 진지해진 것 같습니다.
Q. 스스로 생각하는 ‘좋은 죽음’과 ‘좋은 애도’는 무엇인가요?
당사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은 죽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 나는 괜찮아. 잘 살아왔어’라며 본인 스스로 자연스럽게 여긴다면, 아마 주변 사람들도 그의 죽음을 자연스럽게 바라볼 수 있겠죠. 물론 요즘은 의학기술이 발달해 애초에 ‘자연스러운 죽음’이라는 경계가 허물어진 편이긴 하지만요.
또 ‘좋은 애도’를 위해서는 충분히 슬퍼하고, 자신이 왜 슬퍼하는지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봐요. 가령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게 왜 그리 슬픈지 스스로 물어봤어요. 충분히 나이가 드셨고, 당신께서도 만족스러운 인생을 사셨는데, 결국 그분을 잃어 슬픈 건 내 문제잖아요. 애도기 동안 떠난 이가 내게 어떤 존재였는지 묻고, 내 삶에서 그 사람과 함께했던 시간을 정리하며, 결국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누군가의 죽음은, 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일부를 보내는 것과 같아요. 그러니 그런 충분히 슬퍼할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이 잘 기다려줬으면 좋겠어요. ‘뭘 그리 오래 슬퍼해?’라는 식으로 무심코 던지는 말이나, 마음대로 단정 지어 내뱉는 조언은 애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Q. ‘좋은 죽음’을 위해 스스로 준비하고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사실 지금도 많이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봐요. 갑자기 아프고 병이 든다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확 줄어들잖아요. 소위 환자가 되면 주체가 아닌 객체가 되는 거죠. 그렇다면 인생이 과연 내 의지대로 흘러갈 수 있을까요? 저는 자신에게 매일 물어봐요. 지금 죽어도 상관없을 만큼 잘살고 있나 하고요. 스스로 조금 두려운 순간이 찾아오면 ‘지금까지 잘하고 있었으니 괜찮아’라고 자신에게 얘기하고요. 어느 날 갑자기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을 때, 제 혼(魂)이 혼비백산(魂飛魄散)하지 않도록 늘 그런 말들을 상기해두려 하죠. 끊임없이 죽음에 대해 공부하려 애쓰는 것도 그러한 노력 중 하나고요.
Q. 중장년 세대는 죽음과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아직 이에 대한 인식이나 준비가 덜 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요?
독서회를 오래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가장 읽기 싫어하는 주제가 바로 ‘죽음’입니다. ‘나는 죽어도 괜찮아’라고 말하는 이들조차 꺼리더군요. 저는 그럴수록 일부러 죽음에 대해 읽게 하고 대화를 나누자고 권해요. ‘죽음을 생각한다’는 건 겸손해지는 거라고 봐요. 내가 한계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일깨워주니까요. 그런 겸손한 마음을 갖고 계속 이야기하다 보면 처음엔 관심 없던 분들도 아주 솔직하게 자기 인생관을 털어놓게 되죠. 그런 대화를 통해 관계는 깊어지고, 인생도 더욱 잘 살아낼 수 있어요. 사람은 살던 대로 죽는 거잖아요. 잘 사는 게 곧 잘 죽는 것이죠. 그러니 죽음을 너무 멀리 보고 막연히 두려워 말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이경 작가
대학과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대학 강사를 하다 학계를 떠난 뒤 도서관에서 혼자 ‘죽음, 시간, 여성’ 등을 주제로 공부했다. 우연히 인연이 닿은 글두레 독서회에서 26년째 강사를 하고 있다. 뒤늦게 출판사에 취직해 다양한 책을 만들었으며, 책을 주제로 한 소설집 '살아 있는 도서관'을 내면서 작가로 전향했다. 이후 '마녀의 독서처방', '마녀의 연쇄 독서', '책 먹는 법', '시의 문장들', '시 읽는 법' 외 다수를 펴냈다.
요리연구가 겸 식품공학 박사인 이종임 원장(Scook청담 이종임한식연구원)과 암 전문의인 박영요 한림병원 혈뇨방광암센터장 부부. 맛과 건강 모두 놓치지 않을 이들이기에 종종 ‘어떤 건강식품을 먹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대답의 핵심은 약보다는 매 끼니를 신선한 제철 음식으로 챙기라는 것, 그리고 중장년기의 식사는 젊은 시절과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도움말 및 레시피 제공 이종임 Scook청담 이종임한식연구원 원장 참고 도서 ‘어른의 식탁’(이종임 저·다봄)
이종임 원장 부부가 계절에 상관없이 꾸준히 먹는 것은 등푸른생선구이와 된장찌개, 미역국이다. 모두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다’는 점도 이들 식단의 특징이다. 이 원장은 아침 식사로 큰 접시에 제철 과일과 채소를 가득 담아 요구르트와 함께 든든하게 먹는다. 이렇게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채우는 덕분에 그 흔한 비타민조차 찾지 않는다고. 또 마요네즈나 케첩 등 시제품 소스나 드레싱 대신 해마다 담근 간장과 된장, 매실청, 장아찌 등으로 중장년기에 잃기 쉬운 ‘밥맛’을 돋운다.
신혼 때는 남편 박영요 센터장도 흰쌀밥과 고기를 즐기고 조미료 들어간 음식을 좋아했으나 나이 들면서 웰빙 식단으로 바뀌었단다. 젊어서는 좋지 않은 음식을 먹어도 기본 체력과 소화력 덕분에 별 탈이 없지만, 중년 이후에는 몸이 바로 이상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한 끼 한 끼 내 몸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잘 따져 골라 먹고,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나이가 들면 미각이 떨어져 음식 간이 점점 강해지므로 약간 싱거운 정도로 간을 맞추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소금이나 간장 등을 적게 사용하는 대신 깨를 갈아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하거나 레몬, 식초 등으로 신맛을 가미하면 나트륨 섭취는 줄이고 맛은 살릴 수 있다. 또 시제품이나 조미료를 쓰기보다는 ‘짜지 않은 양념장’을 직접 만들어 활용해도 좋다.
중장년기 많이 먹어야 할 것들
중장년기 근육량 및 근력 손실은 전체 신체 활동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기초대사량 저하와 체지방 증가로 이어진다. 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성인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비만할 경우 대사증후군 위험이 무려 8배나 늘어난다. 따라서 중장년기에는 ‘단백질 섭취’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 끼 식사에 3대 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이 55:25:20일 때 이상적이다. 중장년기엔 단백질 비중을 높여 40:40:20 선까지 조정하는 것이 좋다.
육류를 섭취할 땐 지방이 적은 부위를 선택하고, 튀김보다는 구이나 찜, 조림 등으로 조리한다. 우리 몸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더 완벽하게 함유한 고기·생선·달걀 등 동물성 단백질은 70% 정도, 콩·두부·우유·된장 등 식물성 단백질은 30% 정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한 끼에 체내에 흡수되는 단백질은 20~25g으로, 세 끼에 나눠 먹는 게 효과적이다. 밥에 단백질 식품을 섞어서 먹어도 좋다. 서리태밥, 두부밥, 달걀밥, 아보카도밥, 퀴노아밥, 전복밥 등을 추천한다.
제철에 나는 각종 컬러푸드(채소와 과일)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중년 이후엔 한 끼 정도를 밥 대신 고구마, 감자, 단호박 등 채소와 과일로 대체해도 괜찮다. 채소와 과일은 대부분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비타민과 미네랄, 플라보노이드, 카로티노이드 같은 항산화 물질인 파이토케미컬도 많다. 이러한 성분은 만성질환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이 들수록 채소, 과일과 친해져야 하는 이유다. 단, 당뇨 환자는 당 함량이 적은 과일을 먹어야 한다. 당근, 토마토, 피망 등 화려한 색깔의 채소와 뇌 기능 향상과 면역력 제고에 도움을 주는 호두, 아몬드 등 견과류 역시 반드시 챙겨야 할 식품이다.
중장년기 적게 먹어야 할 것들
신체 활동이 줄어드는 중년 이후에 밥 속 당질을 과하게 섭취하면 복부비만을 유발하고, 이는 체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해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을 부른다. 밥을 많이 먹으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지므로 한 끼에 80g 정도만 섭취하는 게 좋다.
빵과 면 위주의 식단도 줄여야 한다. 밀가루 음식을 만들 때 부드러운 촉감을 위해 넣는 글루텐은 소화를 방해한다. 소화되지 않은 글루텐은 몸 속 면역계를 교란하고 장내 환경을 나쁘게 해 복통, 설사, 변비, 복부 팽만 등을 일으킨다. 이러한 증상이 계속되면 장 기능 및 영양분 흡수 저하를 초래하고, 중장년기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빵을 끊기 힘들다면 너무 달거나 기름에 튀긴 것보다는 담백한 빵을 과일, 채소 등과 함께 먹길 권한다.
만약 소화력에 문제가 있고 설사가 자주 반복된다면 일단 소식(小食) 습관을 가져보자. 어떤 약보다도 좋은 치료 방법이다. 중장년 남성들에게서 자주 보이는, 설사를 동반한 만성소화불량은 소식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여름철에도 찬 음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시간에 천천히 음식을 먹으면 소화에 도움이 된다.
중장년 건강을 지키는 양념장 레시피
# 맛간장
재료 양조간장·채수 2컵씩, 청주·흑설탕·갈색 쌀물엿 1/2컵씩
채수 건백만송이버섯 8g(15개), 다시마 3장(5×5cm), 양파 1/2개, 대파 1대, 배·사과 1/4개씩, 마른 홍고추 1개, 마늘 1통, 생강 1/2톨, 파뿌리 2개, 물 5컵
1. 채수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큼직하게 썰어 준비한다.
2. 냄비에 물 5컵을 붓고 썰어놓은 ①의 과일과 버섯, 채소를 넣는다. 한소끔 끓인 후 중불에서 30~40분 정도 더 끓여 고운체에 걸러 채수를 만든다.
3. 냄비에 ②의 채수와 그 외 재료를 넣고 한소끔 끓인 후 중불에서 10분 정도 더 끓여 맛간장을 4컵 정도 만든다.
4. 완성된 맛간장은 식힌 뒤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서 2개월 정도 보관한다.
✽맛간장은 불고기를 재우거나 각종 샐러드드레싱과 볶음요리에 두루 활용하면 좋다.
# 만능매운양념장
재료 고춧가루 6큰술, 고추장·매실청·갈색 쌀물엿·국간장·깨소금·참기름 2큰술씩, 건새우가루 1큰술, 다진 마늘 3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청주 5큰술
1. 고춧가루, 고추장, 매실청, 쌀물엿, 국간장을 혼합한다.
2. 1에 깨소금, 참기름, 건새우가루, 마늘, 생강, 청주를 넣고 혼합한다.
3. 고루 잘 섞어 만든 만능매운양념장을 하루 정도 숙성한다.
4. 3을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고 사용한다.
✽만능매운양념장은 매콤한 볶음, 조림, 탕 요리 등에 쓰인다. 오징어볶음이나 생선조림을 할 때 2인분 기준 3큰술 정도 넣으면 된다.
# 만능고기양념장
재료 양파과일즙(양파·배·사과 1/4개씩) 3/4컵, 맛간장 2컵, 다진 마늘 3큰술, 깨소금·참기름 2큰술씩, 후추 1/2작은술
1. 양파와 배, 사과는 껍질을 벗겨 적당히 썬다.
2. 1의 양파와 과일을 믹서에 곱게 갈아 체에 밭쳐 즙을 꼭 짠다.
3. 맛간장에 2의 양파과일즙과 기타 양념을 넣어 잘 혼합한다. 이때 참기름은 넣지 않는다.
4. 3을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불고기를 재울 때는 2인분 기준으로 4큰술 정도, 갈비찜을 할 때는 5큰술 정도 넣으면 된다. ✽보관할 때는 참기름을 넣지 않길 권한다. 오래 보관할 경우 향이 약해지므로 양념장을 사용할 때 첨가하는 게 좋다.
오팔(OPAL) 세대가 미용·성형업계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20~30대 중심이었던 시장에서 오팔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오팔 세대는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로, 고령사회의 주축으로 떠오른 액티브 시니어를 지칭한다.
개원가에 따르면 미용·성형은 젊은층의 것이라는 의식이 변하고 있다. 사회적 관심이 오팔 세대에게 맞춰지면서, 성형외과도 이들을 위한 피부 시술이나 지방흡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급격한 고령화로 생애주기가 길어지면서 젊게 살고자 하는 욕망이 높아진 탓이다.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만큼 자신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고, 화려한 외모보다 젊어 보이는 외모를 선호하는 게 이들의 특징이다.
뷰티업계도 오팔 세대에 주목한다. 업계에서는 오팔 세대 요구사항에 발맞추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이들의 관심사인 건강과 웰빙을 앞세우는가 하면, 홈쇼핑 판매에 주력하기도 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트렌디한 면에서는 젊은층의 관심을 끌고, 한편으로는 구매력이 막강한 오팔 세대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 공통 고민”이라며 “내부에서도 오팔 세대가 좋아할 만한 것들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예비 창업자를 위한 길라잡이 도서 ‘창업 지름신’(이준우 외 공저·이앤송)이 출간됐다.
흔히 창업하면 프랜차이즈 카페, 치킨집, 대기업 계열 빵집 등을 떠올린다. ‘창업 지름신’에는 직장인 간식 배달, 취업준비생 면접용 옷 임대, 굼벵이 갈아 만든 애견 사료 등 생소하면서도 다양한 창업 아이템의 성공기가 담겨 있다.
비범한 사람이 특별한 기술과 자본으로 성공했다는 빤한 스토리는 이질감이 들게 마련이다. 이 책은 평범한 직장인, 주부, 청년백수, 실업자 등 우리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사소해 보였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문제점을 뒤집으며 ‘성공의 기회’로 낚아챈 이들의 인생 역전극을 생생한 인터뷰로 들려준다.
아울러 40개의 창업 스토리를 웰빙, 워라밸, IT, 헬스, 에코 등 5개의 분야로 나눠 관심사별로 접근이 용이하도록 정리했다. 각 인터뷰 끝에는 창업자가 창업을 결심한, 또는 아이디어를 얻은 결정적 순간(이른바 ‘창업 지름신’이 들이닥친)을 소개하는 ‘창업 INSIGHT’ 코너를 따로 마련했다. 스토리 중심으로 읽혀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전반적인 로드맵을 그리게끔 한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저자는 소박한 아이디어로 대박을 일궈낸 창업자들의 성공 요인을 ‘남다른 눈과 끼’라 일컫는다. ‘눈’은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과 새로운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는 눈썰미이며, ‘끼’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실행한 추진력이다. 책 뒷면에는 이러한 창업 부자들의 성공 비밀을 10가지를 ‘눈7끼3’으로 요약해 보여준다.
무엇보다 창업은 한 번의 행운으로 단박에 이뤄지지 것이 아닌, 눈과 끼로 끊임없는 고민 속에서 발전 시켜나가는 장기전임을 일깨운다. 책을 읽다 보면 “행운처럼 찾아온 창업 지름신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당부와 더불어 “보통 사람인 나도 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다”라는 용기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총 9회에 걸쳐 알아봤다. 이번 호에는 연재 마지막 순서로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인기·유망 분야에 대해 소개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19년 6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간한 국가기술자격 통계 연보에 따르면, 국가기술자격의 응시자와 취득자는 매년 늘고 있다. 중장년층 역시 제2직업을 위한 스펙 마련을 위해 다양한 자격증에 도전하는 추세다. 2018년 기준 50대 자격증 취득자 수는 전년 대비 7% 증가했고, 60세 이상의 경우 무려 30%가 증가하며 전 연령대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취업 지원 누리집 워크넷 기준 자격증과 관련된 구인 건수는 28만1675건(23.8%)으로 4건 중 1건가량은 채용 시 자격증을 요구하거나 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구인 건수가 많은 자격이 대체로 취득자도 많은 상황이다. 이를 토대로 고용노동부는 취업이 잘되는 자격 10선(구인 공고가 많은 자격 기준)을 [표1]과 같이 발표했다.
구인 공고와 별개로 2018년 기준 자격 취득 현황을 보면 30대 이상 모든 연령층에서 지게차운전기능사 취득이 가장 많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더라도 50세 이상의 취득 종목 1위는 지게차운전기능사였다. 한식조리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 등은 그 뒤를 이었다.
PART1. 국가공인자격
상위를 차지한 자격에 해당하는 업종들의 경우 관련 법률에 따라 자격증 취득자를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앞서 소개한 목록에는 없지만 근래 들어 주목받는 국가공인자격 중에는 ‘드론(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교통안전공단)가 있다. 올해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미래가 온다 새로운 직업이 뜬다’와 ‘4차 산업혁명 시대 내 직업 찾기’ 등에서도 드론전문가는 유망 직업으로 손꼽혔다. 단순히 촬영 도구의 일부가 아닌 재난 현장에서 사람을 수색하거나, 먼 섬에 택배를 보내고, 논밭에 비료를 뿌리는 등 다양한 업무에 접목이 가능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드론 자격 취득자, 드론 장치신고 건수, 사용자 업체 수 등이 빠르게 증가하는 등 그 활용 범위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자격증 돋보기] 드론전문가가 하는 일은?
크게 드론조종사와 드론개발자로 구분한다. 드론조종사는 드론에 부착된 촬영 장비를 조작해 항공 촬영 및 측량, 농약 살포, 택배, 군사용 무인기 조종 등의 업무를 맡는다. 드론체험교실 등 관련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드론개발자는 새로운 드론을 개발하거나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에 힘쓴다. 군사, 촬영, 스포츠, 관측, 정보통신, 배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응용 장치를 개발한다.
2018년 각종 자격증 취득 현황에서 1순위를 기록한 지게차운전기능사의 경우 전체 취득자 3만6441명 중 남성이 3만5819명으로 98%를 차지했다. 그에 반해 여성의 경우 상위 5개 종목 중 1위 한식조리기능사를 제외한 4개 종목이 모두 미용사 자격이었다(미용사 일반, 네일, 피부, 메이크업 순). 물론 두 자격증 모두 젊은 층이 주를 이루지만, 제2직업이나 창업을 위해 관심을 두는 중장년도 적지 않다. 다만, 합격률이 높지 않은 편이고, 실기가 중요한 분야인 만큼 기술을 익히고 실전에서 발휘하기까지는 시간 투자를 해야 한다.
3D 프린터 관련 자격에 주목하라
지게차운전기능사나 미용사의 경우 오랜 세월 익히 알려진 자격이라면, 드론처럼 새롭게 뜨는 자격이 있다. 바로 3D프린터운용기능사다. 3D 프린팅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제조, 건설, 의료, 로봇,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모형 제작이나, 부품과 제품을 만들기 위해 3D 프린터를 사용하며 응용 분야가 확대됐다. 이에 관련 제조업체나 콘텐츠 사업도 많아졌고, 3D 프린터 산업 시장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세계 각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3D 프린터 산업 육성과 전문 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며, 2018년부터 3D 프린터 관련 자격증을 시행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1회 시험 결과만 놓고 보면 아직 중장년에겐 자격증 취득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전도유망한 분야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
PART2. 민간자격
과거에 비해 기술이 발달하면서 매해 새로운 직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과거 유망했던 직업들은 하나둘 퇴보하거나 사라지고, 관련 분야에 종사했던 중장년들은 더 이상 경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이에 자신의 커리어에 접목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자 다양한 민간자격을 준비하는 이가 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간한 ‘미래가 온다 새로운 직업이 뜬다’를 살펴보면 신체 건강을 넘어서 정신과 마음 건강까지 살피는 직업들이 눈에 띈다. 웰빙, 힐링,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반영된 결과다. 모바일건강관리코치, 음악치료사, 식생활지도사, 라이프코치, 수면컨설턴트, 자살예방상담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특히 중장년의 경우 직업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취미 또는 자신의 심신 건강을 위해 이러한 자격증에 도전하는 이가 많다. 그 밖에도 애견산책도우미, 김치소믈리에, 유품정리사, 조부모-손자녀 유대관계 전문가, 층간소음관리자, 디지털장의사 등이 새로운 직업으로 소개됐다. 이들 직업에 도전하려면 관련 민간자격을 찾아보게 되는데,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홈페이지 민간자격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치면 수많은 기관에서 시행하는 자격들이 나온다. 이 중 취득을 목적으로 한 자격을 고를 때 다음 사항을 확인해보면 좋다.
민간자격 취득 시 꼭 확인할 사항
첫째, 민간자격의 등록 여부와 공인 여부, 광고에 나온 문의처가 해당 자격을 등록한 업체와 동일한지 확인하기.
둘째, 검정료 외 교재비나 수강료가 있는지, 취득 이후 별도의 등록비나 회비 등을 요구하지 않는지, 변심 또는 불만 등의 이유로도 환불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셋째, 광고 내용과 같이 실제 자격이 활용되고 있는지 본인이 취업하려는 곳에 직접 문의해 확인하기.
어린 시절의 겨울을 떠올려보면 추운 날씨에도 바깥 활동을 참 많이도 했다. 팽이치기, 자치기, 썰매타기, 딱지치기, 구슬치기, 얼음땡 등 겨울 놀이가 풍성했다. 요즘은 세상이 변해서 따뜻한 실내에서도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할 수 있다. 손주 손 잡고 가족과 함께 즐길 만한 핫 플레이스를 찾아봤다.
1. 힐링과 웰빙을 담는 곳 ‘미리내 힐빙클럽’
이 겨울 따뜻한 곳에서 제대로 된 휴식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미리내 힐빙클럽’(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몸과 마음을 함께 보해주는 예방 의학과 ‘마음 챙김’ 철학이 만난 공간으로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50분 거리에 있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상태로 심신을 내려놓고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피곤함을 떨쳐버릴 수 있는 곳이다.
스트레스 체크를 시작으로 유산균이 배합된 팩을 얼굴에 바르고 누워서 하는 ‘바디스캔 명상과 디토피팩’은 미리내 힐빙클럽의 특별 프로그램이다. 깊은 휴식을 통한 이완과 재충전도 하고 피부 노폐물도 제거할 수 있다.
‘실내 체험존’에는 ‘풀이 우거진 곳’이라는 의미를 지닌 순우리말 이름의 ‘가든푸실’이 있다. 100여 종에 이르는 초록 식물과 반신욕, 족욕 등 물을 테마로 한 공간으로 조용하고 편안하게 안정을 취할 수 있다. 말초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테마별 족욕탕도 곳곳에 있다. 잇꽃 입욕탕, 겨우살이덩굴 입욕탕, 쑥탕 등 생약초 족욕탕, 오감 족욕탕, 게르마늄 족욕탕 등으로 나뉘어 있어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바이오 세라믹볼 찜질도 방문객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라고. 인체에 유익한 다섯 가지의 광석 물질이 몸속 깊숙이 열을 전달해주는 원적외선을 방출한다. 옛날 아랫목이 있던 구들방을 연상케 하는 ‘구들잠休’는 평소 숙면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잠깐 자고 일어나도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 힐빙체험존에는 간, 비위, 콩팥, 폐, 심장을 중심으로 한 오행 테라피와 향기, 명상, 소리, 색깔을 이용한 오감 테라피 등이 있다.
2. 도시 속 예뻐지는 정원 ‘아모레 성수’
이곳에 가면 예뻐질 수 있다! 건물 안에서 정원도 감상하고 아모레퍼시픽의 다양한 제품들을 직접 써볼 수 있는 공간, 바로 ‘아모레 성수’다. 모두에게 열려 있지만 특히 여성들에게 관대한 이곳은 지난 10월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문을 열었다. ‘아모레 성수’는 아모레퍼시픽의 30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이뤄진 만들어진 뷰티 라운지다. 1층에서 3층 옥상까지 총면적은 300평 규모. 어린 시절 엄마의 콜드크림을 얼굴에 조금씩 발라보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곳이다. 마치 그때 그 시절 화장대를 넓은 공간에 예술적으로 표현해놓은 곳이라고 생각하면 될까?
아모레 성수 건물 안 중앙에는 ‘성수가든’이라고 이름 붙인 정원이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간을 배치해 건물 어디에서나 정원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정원수로 쓰인 꽃들은 비비추, 앵초 같은 우리 강산에서 나고 자란 식물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놓았다.
매장 입구에서 간단한 웹 체크인을 하고 나면 아모레 성수에서 체험할 수 있는 미니어처 교환권과 오설록 할인권 등을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해 쓸 수 있다. 화장품을 사용하기 전 세안을 할 수 있는 클렌징 룸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뷰티 라이브러리’. 아모레퍼시픽 30여 개 브랜드의 2000여 개 제품을 마치 도서관에서 책을 빼서 보듯 꺼내 쓸 수 있다. 뷰티 라이브러리 맞은편에 있는 가든라운지는 아름다움을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다. 비치된 의자에 앉아 성수가든을 바라보며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다. 2층에는 오설록 아모레 성수점이 입점했다. 3층은 옥상으로 연결돼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성수동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3. 기차 안에서 놀자! 크루즈 열차 ‘해랑’
크루즈 여행은 한 장소에서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목적지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탑승과 함께 진행되는 유람선 안 프로그램이 낭만적이다. 아주 멀리 배를 타고 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기차 안에서 놀고 즐길 수 있는 해랑을 타고 달려보자. 일명 레일크루즈라 불리는 ‘해랑’은 코레일관광개발에서 운영한 지 11년째 된 관광열차다. 상시 여행 코스는 2박 3일 전국일주(서울-순천-경주-동해-태백), 1박 2일 동부권(서울-단양-경주-서울),
1박 2일 서부권(서울-고창-보성-순천-서울) 3가지가 있다. 오는 12월 30일과 31일에는 해맞이 특별 열차가 운영될 예정이다.
‘해랑’으로 운영되는 열차는 총 2대로, 1대당 8량으로 구성돼 있다. 중심 차량인 4호와 5호는 레스토랑 카페와 이벤트 라운지이고, 나머지 6량은 객실이다. 2인실(스위트·디럭스룸)과 3~4인실(2층 침대) 패밀리 룸과 스탠다드룸 등 4개 타입이 있다. 호텔식을 지향하기 때문에 시설 또한 고급스럽다. 관광 전용 열차에 걸맞게 침대, 소파, 화장실, 헤어드라이기 등 여행과 휴식에 필요한 시설들이 구비되어 있다. 여행이 시작되면 승객과 승무원들은 이벤트 라운지에 모여 여행 시작을 알리는 작은 파티를 연다. 다양한 이벤트를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준비하는데 승무원들의 장기자랑도 이때 볼 수 있다. 승객들은 각자 자기소개를 하면서 새로운 여행 친구들과 인사한다. 보다 친근한 여행을 즐길 준비를 하는 시간이다. 해랑 승무원들은 맡은 소임은 물론 각 여행지에서 관광객 인솔과 이벤트 공연, 식음료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해랑에 올라타는 순간부터 내릴 때까지 쇼핑을 강요받는다거나, 추가 요금을 내는 일이 없다는 게 큰 장점이다. 시니어들에게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출발하는 전국일주 2박3일 코스가, 어린 자녀가 있는 부부에게는 1박 2일 코스가 인기 있다.
4. 손주들과 함께 가는 실내 동물원 ‘주렁주렁’
주렁주렁은 도심 속에서도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겨울철에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동물원 나들이를 하게 된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실내 동물원 ‘주렁주렁’은 동물들과 함께하는 테마파크로 하남, 일산, 경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들어서 있다. 시간 여행자와 생명의 나무(타임스퀘어), 잃어버린 기억(하남), 여행자의 추억(일산), 숨겨진 비밀(경주) 등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운영된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간이라 실내 평균온도와 내부 환경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고. 실내는 23℃에 맞춰져 있어 외부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사시사철 이용이 가능하다. 춥거나 미세먼지가 많아도, 눈비가 와도 즐길 수 있는 동물원이다.
운영 프로그램도 각 동물원마다 색다른 특색이 있다 ‘하남 주렁주렁’에서는 전 연령 대상으로 앵무새 ‘민트’와 함께하는 토크쇼 ‘모퉁이 상담소’, ‘주렁숲 요정의 산책’이라는 환영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 7월에 문을 연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은 1000평 규모의 실내 동물테마공원으로 대중교통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 안에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 시간 여행자와 생명의 나무 콘셉트에 맞춰 게임을 하듯 미션을 하나씩 수행하면서 동물원을 관람할 수 있다. 미션을 마친 뒤에는 영상 불빛 쇼도 볼 수 있다 하니 이번 겨울에 꼭 한 번 가보시길. 아기자기한 프로그램이 많은 ‘일산 주렁주렁’은 파충류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생생 도슨트 체험 파충류 대사전’과 ‘걱정인형 만들어주기’, 동물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생태체험 주렁쿠키’, 앵무새 비밀 친구(마니토)를 뽑아 특별 간식을 선물하는 ‘생태체험 나의 마니또는?’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주에서는 동물먹이주기 체험이 주를 이룬다. 상어, 사바나캣, 카피바라에게 먹이를 주고 싶으면 현장에서 신청하면 된다. 방문 전 주렁주렁 사이트에서 가고 싶은 곳 정보를 확인하면 보다 알차게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다.
5. 숲속 맑은 공기와 찜질 스파 ‘테르메덴 풀앤스파’
서울에서 멀지 않은 경기도 이천. 복합휴양 공간인 ‘테르메덴 풀앤스파’가 있다. 추운 날씨에도 실내외 온천 사우나와 수영장은 물론 카라반 캠핑 시설과 한옥을 갖추고 있어 유럽에 온 듯한 숲속 정취와 우리 전통의 향취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실내에 마련된 풀앤스파는 각종 질병 예방과 요양,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개발된 건강보양온천 시설이다. 이를 바데풀(Bade Pool)이라고 하는데 독일의 바데하우스(Bade Haus)를 모델로 했다. 유수풀, 유아풀, 테마 이벤트탕, 아로마 사우나 닥터 피시 등이 마련돼 있다.
실내 시설 중 하나인 찜질 스파는 전형적인 온천에 찜질을 더한 것. 온천욕을 즐긴 후 편백나무방, 황토방, 소금방, 맥반석방 등에서 찜질을 할 수 있다. 일본의 편백나무와 히말라야의 암염, 전북 고창의 최고급 황도, 경북 예천의 맥반석을 사용해 최고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찜질방과 함께 패밀리룸, 가든 커뮤니티, 안마의자룸, 키즈라이브러리 등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이밖에 건·습식 사우나, 온천탕, 노천 이벤트탕은 일상의 지친 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춥다고 해서 꼭 실내 시설만 이용할 필요는 없다. 노천 이벤트탕은 생각보다 춥지 않다고. 겨울에는 바닥에 살얼음이 낄 수 있어 걸어 다닐 때 조심해야 한다. 추위가 걱정된다면 긴팔로 된 래시 가드를 착용할 것을 권한다. 테르메덴 풀앤스파에서는 수영복 대여가 안 되므로 꼭 챙겨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