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가 고령층의 중증화 위험도 감소와 사망 예방을 위해 4차접종을 당부했다. 오미크론 유행이 지속되고, 신규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등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4주간 위중증 환자의 87%, 사망자의 89%가 60세 이상 연령층에 집중돼 있고, 특히 사망자 중 80세 이상이 55.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위중증과 사망 예방을 목표로 4차 접종은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하되, 80세 이상에게 적극 권고하고 있다.
4차 접종은 실제로 중증‧사망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이 국내 코로나19 4차 접종 효과 분석 결과, 4차 접종군이 3차 접종군보다 감염 예방효과 20.3%, 중증화 예방효과 50.6%, 사망 예방효과는 53.3%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의하면 6월 말 기준 60세 이상 총 인구 1215만 명 중 34.6%가 4차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연령대별로는 80세 이상 인구 245만 명 중 54.5%가 4차 접종을 완료해 접종률이 가장 높았고, 70대(44.8%), 60대(22.9%) 순으로 이어졌다.
한편 방역당국은 코로나19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중증예방효과에 대해 “기대 가능한 수준의 효과”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내 1~2월 60대 이상 확진자를 대상으로 팍스로비드의 중증화‧사망 위험도에 어떤 효과를 미치는지 분석해 얻어낸 의미있는 결과다.
60대 이상 확진자 중 3만 5287명의 중증화‧사망 위험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투약군의 중증화율은 0.33%로 미투약군에 비해 58% 낮았다. 사망 위험도의 경우 투약군이 0.25%, 미투약군 0.47%로 46% 줄었다.
방역당국은 “60대 이상 확진자에서 팍스로비드 투약 시 예방접종 이외에 추가적으로 중증, 사망 위험도를 약 절반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이 의미 있다”라며, “외국의 결과와 비교했을 때에도 분석 대상이 연령, 예방접종력의 차이가 있음을 고려하면, 이는 기대 가능한 수준의 효과”라고 말했다.
이어 방역당국은 이번 분석 결과를 팍스로비드 치료제 대상 선정 및 관리방안 마련 등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4년 사이에 164개의 마을이 사라졌다. 인구가 단 한 명 남은 마을도 있다. 2014년 ‘마스다 보고서’에서는 2040년까지 일본의 896개 지자체가 소멸할 것으로 예측했다.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가 진행되자 사람이 살지 않은 채 방치되는 집이 늘기 시작했다. 문제는 지방뿐 아니라 도시에도 빈집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화가 가장 심한 도시 교토는 결국 빈집에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일본은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고령 인구가 많고 재정 능력이 취약한 지자체를 ‘과소(過疏) 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2021년 과소 지역은 820개에 달했다. 전체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다.
1억 명을 사수하라
일본의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은 이주정착금, 출산축하금 등으로 이주를 유도했지만, 인구는 늘지 않고 재정만 줄었다. 이제는 인구 유치를 포기하는 곳도 생겼다. 오이타현 나카쓰에무라에서는 인구를 늘리기보다 ‘마을을 품위 있게 사라지게 하자’는 운동을 하고 있다. 늘릴 수 없다면 소멸을 준비하자는 것.
일본 정부는 ‘지방 창생’(地方創生)을 내걸고 지방 활성화 정책을 펼치며 인구수를 유지하기 위한 ‘1억 총활약사회’ 캠페인을 하는 등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지만, 평가는 좋지 않다. 일본 인구는 2004년 말 1억 2784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줄어들고 있다. 1억 명의 인구수를 유지하려면 출산율이 1.8 이상 되어야 하지만, 2020년 출산율은 1.37에 그쳤다. 내각부는 2065년 일본 인구가 8808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방치된 주택 ‘아키야’
인구가 줄어들면서 생기는 사회 문제는 또 있다. 빈집 문제다. ‘아키야’(空家)는 일본어로 빈집을 뜻한다. 집주인이 사망하거나 상속인들이 관리를 거부해 방치된 주택 문제를 일컬어 아키야라고 부른다.
고령자 비율이 높은 마을일수록 빈집이 많긴 하지만, 빈집 문제는 지방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구가 가장 많은 도쿄조차도 10%는 빈집이다. 총무성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일본의 빈집은 850만 채다. 전체 주택의 14%에 달한다. 노무라연구소는 2038년 전체 주택의 31%가 빈집이 되리라 전망하기도 했다.
일본의 빈집 문제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원인이다. 고령자인 거주자가 죽으면 빈집이 되는데, 주택 노후화와 상속세 등의 문제로 방치되는 곳이 늘었다. 처분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소유자가 사망한 후 상속받은 빈집을 3년 안에 매각하면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고 있지만, 집을 사려는 사람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헐값에 내놓아도 집이 팔리지 않자 공짜로 집을 내놓는 경우까지 생겼다. 하지만 양도세, 재산세에 방치된 집의 수리비까지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집값이 ‘0원’이어도 인수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집을 철거하기도 쉽지 않다. 집을 부수고 나대지로 두면 고정자산세와 도시계획세가 3배 이상 늘어나기 때문. 만약 집을 철거하려면 재건축을 하거나 그 집을 어떻게든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치 않다.
빈집 “세금 내세요”
빈집이 많아지면 도시가 폐허가 되고 범죄 위험도 높아지기에 지역 쇠퇴를 가속화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교토시는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2026년부터 빈집 1만 5000채에 세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교토는 고령 인구 비율이 높아 빈집 문제가 특히 심각한 지역으로 꼽힌다. 교토시는 도시 공동화를 막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세금을 매긴다는 입장이다. 거주할 수 없을 정도로 주택이 방치되기 전에 주택 개조나 매매를 활성화할 목적이다. 이 정책이 실효성을 거둘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빈집에 세금을 부과하는 건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은 빈집 중과세(Empty Home Premium)를 통해 빈집이 저렴하게 팔릴 수 있도록 유도하고, 2년 이상 비어 있는 집에 대해서는 지방세(Council Tax)를 최대 300%까지 중과한다. 캐나다 밴쿠버 역시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주택에 빈집세(Empty Home Tax)를 부과하는데, 2020년 1.25%에서 2021년 3%로 올리더니 올해에는 5%로 크게 인상했다.
우리나라도 빈집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5년간 빈집은 41.4% 증가했으며, 빈집 수는 2020년 기준 전체 주택의 8%로 세계 10위 안에 든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20년 전부터 빈집을 관리하고자 여러 정책을 펼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채 결국 세금 카드를 꺼내 든 일본의 빈집 관련 정책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정부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령자 계속 고용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제시했다. 정년 연장 및 폐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의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따르면 향후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인구구조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 체계를 마련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주요 생산연령인구인 25~49세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6.8%에서 2050는 23.1%로 크게 줄어든다.
생산연령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되는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정년 연장과 폐지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공론화 된 적은 없다.
이에 정부는 경제활동인구 확충, 축소사회 대비, 고령사회 대비, 저출산 대응 네 가지 분야에서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 중에서도 정년 폐지와 연장에 대한 논의는 경제활동인구를 늘리기 위한 방법이다. 경제활동인구를 늘리려면 그동안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지 않았던 여성과 고령자를 노동시장으로 다시 유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혹은 외국 인력을 수급해야 한다.
정부는 고령자의 계속고용이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정년 연장, 정년 폐지, 재고용 등을 열어놓고 검토할 계획이다.
더불어 임금체계 개편도 함께 논의한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내에서 고령사회 대응 연구회를 통해 고령자 계속고용과 임금체계 개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경사노위와 함께 사회적 대화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금체계에 대한 논란은 지난 5월 대법원의 ‘합리적 이유 없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는 판결로 더욱 커졌다. 임금피크제의 부작용과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임금피크제 폐지에 관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금피크제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사업장에서 고령자를 밀어내기 위한 방법이나 부당하게 임금을 줄이는 방법으로 쓰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경제활동인구를 늘리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여성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기 위해 경력단절여성 복귀 지원을, 외국 인력 도입을 위해 첨단 분야 외국 인력 비자 신설 등에 나선다.
일각에서는 정년 연장과 폐지 논의가 청년층의 극심한 반발, 세대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기에 보완책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청년층과 고령자가 같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필요한 영역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촘촘한 정책 제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저출산에 대한 대응으로는 먼저 그동안 해왔던 현금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2023년 1월부터 만 0세 아동에 70만 원, 만 1세 아동에 35만 원의 부모 급여를 매 월 지급하고, 2024년부터는 각각 100만 원, 50만 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현금 지원이 아니라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던 만큼, 육아휴직 기간을 1년에서 1년 반으로 늘리고 배우자 출산휴가기간 연장, 초등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 시간 연장 방안도 고려할 예정이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지난 5월 어린이날을 맞아 ‘100분 토론’에서 “사회가 핵가족화 되면서 아이를 돌봐주는지지 체계가 많이 무너졌다”면서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연령대 중 맞벌이 비율은 50% 가까이 된다. 이런 문제와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쫀쫀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문제가 있으니 돈을 지원해준다고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를 하는 모든 과정에 시설이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이 초고령 사회를 향해 가면서, 생산연령인구는 감소 중이다. 이에 따라 고령자 고용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2050년 장례인구 추계’에 따르면 2020년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전체 인구의 72.1%인 약 3738만 명이다. 그러나 2050년이 되면 생산연령인구는 2419만 명(51.1%)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와 반대로 고령자의 비율은 높아지고 기대 수명 역시 높아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태어난 아이들의 기대 수명은 83.5년이다. 이와 같은 추세 속 고령자들은 계속 근로를 원한다. 경기연구원은 최근 전국 60세 이상 일하는 노인 5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노동자 대다수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다. 특히 평균 71세까지 일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정작 기업들은 고령자 고용에 관해 부담스러워하는 실정이다. 고 연차일수록 임금이 높은데 그에 비해 일의 효율성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근로자의 정년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 역시 이러한 배경으로 도입됐지만, 최근 대법원의 판결로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 고령자 고용에 대한 인식 제고가 중요한 시점이다. 최근 정부 등 곳곳에서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노사발전재단은 최근 ‘기업담당자 대상 2022년 재취업지원서비스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재취업지원서비스는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1000인 이상 기업의 사업주가 이직이 예정된 근로자의 재취업, 창업 등을 위해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정형우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4차 산업혁명과 기술변화,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 등을 통해 중장년 퇴직·이직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재취업지원서비스는 급변하는 노동시장에서 중장년층이 안정적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중장년의 경험과 지식이 사회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고용노동부는 최근 ‘고령인력 활용을 위한 사업주 가이드북’을 발행한 바 있다. 고령인력을 활용하면 좋은 점과 이를 돕는 제도에 대해 소개했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고령자는 55세 이상인 사람을 말한다.
가이드북에 실린 ‘2019년 중소 중견기업의 중장년 채용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장년 채용으로 인한 장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인 이상 중소·중견기업 238곳은 중장년 채용이 업무 역량 향상, 조직문화 개선 등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도움이 된 부분에 대해서는 ‘충성심, 성실성으로 일하는 분위기 쇄신’이 29.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축적된 경험, 노하우 전수로 업무역량 제고’가 27.8%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업무효율성 제고와 조직문화 개선’이 16.0%, ‘매출 증가,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이 15.3%,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조직융화 제고’가 11.1%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의지가 높은 고령인력을 활용해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고령자의 고용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고령자는 지원받는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일할 의지와 능력을 갖춘 인재’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령자 고용을 돕는 제도로는 대표적으로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이 있다. 만 50세 이상 구직자를 신중년 적합직무에 채용하는 사업주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근로자 1인당 우선지원대상기업은 80만 원, 중견기업은 40만 원이 지원된다.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정년 이후 계속 고용하는 제도를 운영하는 사업주를 지원하는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도 있다. 고령자는 일하는 시간을 유연하게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도 있다. 근로시간 단축을 허용한 중소·중견기업 사업주에게 임금감소액보전급, 간접노무비를 지원한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중장년에 대한 수요는 점점 증가할 전망이다. 많은 기업들이 고령 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정부의 제도를 적극 활용할 때다.
시청각을 비롯한 오감의 쇠퇴, 기억력 감퇴나 근력 감소, 민첩성 저하 등. 노화로 인해 노인들은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겪곤 한다. 계단 오르기, 작은 글씨로 된 안내문 읽기 등 나이 들기 전과는 달리 수행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필요한 시설이나 시설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등의 피해를 입게 된다. 이러한 문제 상황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디자인이 있다. 바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연령이나 성별, 장애 유무, 문화적 배경 등에 구애 받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이다. 생활 속 흔히 접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 사례로는 벽과 바닥, 위생기기의 색을 다르게 적용한 화장실이 있다. 노화로 인해 시야가 흐린 노인의 경우 색상이 구분되지 않으면 변기에 부딪힐 위험이 있지만, 색상으로 벽과 바닥을 구분하면 시야가 흐린 노인들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2020년 기준 서울시의 고령자 인구는 총 153만 4957명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고령자 인구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서울시는 조례 개정을 통해 2021년부터 건축계획단계부터 서울시 공공건축물을 신축‧증개축 시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 준수를 의무화했다. 이에 서울시 내 경로당이나 치매전담시설 등 최근 지어진 노인 복지시설에는 노인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돼 있다.
지난해 9월 전국 최초로 개발한 ‘서울형 치매전담실 디자인’이 그 중 하나다. 치매 노인의 신체‧정신‧사회적 특성을 맞춤형으로 고려한 이 디자인은 치매국가책임제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서울형 치매전담실 디자인 개발에는 노인요양센터 종사자와 보호자, 치매 관련 의료계‧학계 전문가와 유니버설디자인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했다. 기존 요양시설보다 더 넓은 1인 생활공간과 공동거실, 전문 요양인력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디자인의 핵심은 공용공간(공동거실 등), 개인공간(생활실), 옥외공간 등 치매전담실 내 모든 공간을 최대한 ‘집’과 비슷한 환경으로 조성한 것이다. 병원이나 시설 같은 느낌은 최소화하되, 거주하는 어르신들끼리 즐겁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공용공간과 개인공간을 분리했다.
서울형 치매전담실 디자인은 시립동부노인요양센터와 시립서부노인요양센터 2곳에 적용됐다. 또한 서울시는 공공요양시설을 중심으로 이를 적용하고, 디자인 가이드북을 공개해 민간 영역으로의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서울시 중구는 노인복지시설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해 시설 개선에 나섰다. 지역내 구립경로당 23곳 중 노후 정도와 이용 인원 등을 고려해, 가장 시급한 곳부터 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다. 경로당 이용자 워크숍, 주민설명회 등 여러 차례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에게 자문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유니버설디자인 설계를 적용했다. 지난해 3월 장충경로당, 12월에는 필동경로당과 다산동 충현경로당이 새단장을 마쳤다.
필동경로당과 충현경로당의 경우, 노인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후화된 내외부 시설을 손봤다. 우선 입구에는 경사로와 안전손잡이를 설치해 휠체어나 보행보조기를 타고도 경로당을 쉽게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악천후를 대비해 현관에 캐노피(덮개)를 설치하고, 출입문을 자동문으로 교체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복도와 계단에는 픽토그램을 활용한 안내판을 부착했다. 또한 낙상사고 예방을 위해 모든 계단에는 안전손잡이와 미끄럼방지패드가 붙었다. 가장 노후화된 공간이던 화장실은 출입문부터 세면대, 변기 등 내부시설을 모두 교체하고, 위급상황 발생을 대비해 비상벨을 설치했다.
삼화페인트는 한국컬러유니버셜디자인협회와 함께 2015년 국내 도료업계 최초로 노인복지시설을 위한 ‘컬러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를 완성했다. 복지시설의 공간을 복도, 침실, 휴게실, 식당 등 목적에 따라 10개로 분류하고, 시각이 약한 고령층의 편의와 안전을 고려해 주조색, 보조색, 강조색으로 활용할 수 있는 652가지 색과 사인물 사용기준을 담았다. 제품, 건축, 서비스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장애나 색각을 가진 사람을 배려해 시설이나 건설 현장에서 활용해 노인의 편의성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까지 챙기기 위함이다.
가이드는 홍성군의 여러 노인복지시설에 적용됐다. 고령층 시력, 색상 인지 능력에 맞춰 홍성노인복지관, 홍성유일노인요양원, 사회복지재단 청로회의 복지차량이 컬러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에 맞춰 개선 작업이 이뤄졌다. 고령자들이 선호하며 눈에 잘 띄는 분홍색을 차량에 적용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식이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다양한 생애주기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모두가 이용하기 편한 환경을 조성하는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한 필요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시각적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단편적인 디자인이 아닌, 공존을 위한 디자인인 유니버설디자인이 더 많이, 더 널리 쓰여야 하는 이유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미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60년까지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노인 돌봄을 위한 VR(가상현실) 요법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도에 따르면, 많은 회사가 요양시설 노인들에게 비약물 치매치료의 일환인 VR 회상요법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치매를 비롯한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VR 요법을 통해 외상 및 만성 통증 환자를 치료하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지는 추세다.
VR 회상요법, 노인에게 적합할까?
대표적인 메타버스 전문기업 ‘렌데버’(Rendever)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 450여 개 시설과 협력해 노인 돌봄 및 치료 분야에 해당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특히, 치매를 비롯한 기억력 감퇴와 우울증, 고립감 등을 호소하는 노년층에게도 이러한 VR 요법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연구팀은 VR 회상요법이 노인의 정신 활동을 자극해 우울감과 고립감을 해소하고, 불안 장애 및 인지 능력 등을 향상시킨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1~2개월에 걸쳐 여러 세션을 거친 후 효과를 보기 시작했는데, 항정신병 약을 복용하던 노인들의 경우 그 사용량이 70%까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VR 회상요법이란 VR 기술을 통해 노인의 기억 속 과거 환경을 조성, 젊은 시절을 회상하고 경험함으로써 행복감 증진 및 우울감 개선에 도움을 주는 비약물 치료법이다. 이러한 과정이 뇌의 기억력과 인지력을 자극해 치매 예방 및 치료에 주로 쓰인다. 이러한 VR 장치를 통해 노인들은 과거 여행했던 나라를 다시 가보기도 하고, 젊은 시절 추억의 장소로 순간 이동하기도 한다. 옷이나 스타일링도 그 당시 스타일을 재현한다. VR을 통해 고령자들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 경험을 회기하며 외로움을 해소하고 즐거움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서비스는 단순히 과거 경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친척이나 친구의 결혼식, 장례식 등에서 녹화된 3D 비디오로 구현한 가상 행사에 참석하는 등 새로운 기억을 생성·강화하기도 한다.
이렇듯 VR 치료가 노인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치매환자 등 일부 노인에게는 부적합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치매에 걸린 이들의 경우 VR 요법을 위해 헤드셋을 착용하고 눈을 가리는 등의 과정에서 신체에 불편을 호소하거나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업체는 VR 회상 세션을 45분 정도로 제한하는데, 그 사이에도 개인에 따라 현기증이나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무엇보다 당사자들이 해당 요법의 활용이나 목적 등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워 그 효과가 예상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자칫 이러한 서비스가 확대됨에 따라 대면 서비스 등이 줄어 오히려 노인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국내 VR 회상요법, 대중화되려면?
국내에서도 삼성서울병원 디지털치료연구센터를 비롯한 대학병원, 요양원 등에서 VR 요법을 시도하고 있다. 또 이러한 기술을 연구하고 서비스를 보급하는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대면 치매 선별 기술 스타트업 ‘세븐포인트원’도 그중 한 사례로, 가상현실과 의료기술을 융합한 스마트 케어 솔루션 ‘센텐츠’ 서비스를 개발·운영하고 있다.
현재 센텐츠는 9단계로 조정된 인지 자극 콘텐츠를 35주 과정으로 선보이고 있다. 주로 요양원이나 데이케어 센터 등에서 5~10명씩 그룹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가정으로)방문 요양 서비스 패키지의 일부로 포함된다. 세븐포인트원 이현준 대표는 “센텐츠 VR 회상요법을 통해 환자의 기억 회상 단어 개수가 기존 1.2개에서 4.6개로 4배가량 상승했고, 폐 질환 관련 호흡량도 약 16%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다”며 “특히 현장에서 VR요법 시행 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효과는 어르신들의 ‘행복감’이다. 주로 아프기 전 젊은 시절 행복했던 기억을 회상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고 사용하는 말도 긍정적으로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를 운영한 지는 만 3년 정도로, 보다 정밀한 결과를 도출하려면 계속해서 데이터를 축적해나가야 한다고.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은 셈. 앞서 해외 사례에서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들에 대해 이 대표는 “실제 이용자(노년층) 수준에 맞춰 개발했기 때문에 서비스 이용을 어려워하는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다. 대부분 행복해하고 즐거워하신다”며 “그럼에도 VR 회상 요법의 경우 관련 장비를 마련해야 하는 등 비용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개인이나 소규모 기관 등에서는 이용을 부담스러워한다. 현재는 대부분 프리미엄급 대형 기관 등에서 시도하고 상황이다.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는 만큼, 정부나 지차제 등에서도 관심을 갖고 관련 지원책 등이 나온다면 보다 대중적인 서비스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주택 거래 감소로 지난달 국내인구 이동자 수가 48년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5일 발표한 ‘4월 국내 인구이동’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이동자 수가 48만3000명으로 지난해 4월에 비해 18.7%(11만1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4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감소 폭이 2004년 이후 가장 컸고, 인구 이동자 수는 1974년 이후 48년 만에 가장 적었다. 국내 인구 이동자 수는 작년 1월(-2.2%)부터 지난달까지 16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이동률이 많은 연령층은 감소하고 적은 연령층은 증가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15~29세 청년층 인구는 19만7000명 감소했고, 30대(-13만2000명)와 40대(-7만2000명) 인구도 함께 줄었다. 반면 중장년층인 50대와 60세 이상은 각각 3만8000명, 56만8000명 늘었다.
통계청은 주택 매매 거래량이나 입주 예정 아파트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올해 2~3월 주택 매매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48.9% 감소했다.
총 이동자 중 시도 내 이동자는 65.6%, 시도 간 이동자는 34.4%로 집계됐다. 시도 내 이동자는 1년 전보다 20.9% 감소했고, 시도 간 이동자도 14.2% 줄었다. 인구 100명 당 이동자 수를 의미하는 인구이동률은 11.4%로 전년 같은 달 대비 2.6%p 감소했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를 떠나는 인구가 많았다. 전국 시도별로 보면, 순이동(전입-전출)은 경기(3588명), 충남(1381명), 인천(1289명) 등 8개 시도에서 순유입됐다. 서울(-4166명), 부산(-1588명), 광주(-1142명) 등 9개 시도는 순유출됐다. 순이동률은 세종(2.6%), 충남(0.8%), 강원(0.8%) 등의 순으로 컸다. 광주(-1.0%), 울산(-0.7%), 부산(-0.6%) 등은 순유출됐다.
4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86만 5000명 늘어 2000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5060의 취업자 수 증가폭이 과반을 차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4월 15세 이상 취업자는 2807만8000명으로 전년 4월과 비교하면 3.2% 증가했다.
특히 50대와 60세 이상의 취업자 증가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직접일자리 등 공공부문 일자리가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별 취업자 증가수를 보면 50대가 20만 8000명, 60세 이상이 42만 4000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대는 19만 1000명, 30대는 3만 3000명, 40대는 1만 5000명이 늘었다.
고용률은 62.1%로 전년 동월 대비 1.7% 올랐다. 15~64세 고용률은 68.4%로 지난해 보다 2.2% 증가했고, 65세 이상 고용률은 36.6%로 전년 대비 1% 늘었다.
연령대별 고용률을 보면 50~59세는 77.1%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고, 60세 이상은 44.7%로 1.4% 올랐다. 15~29세는 3.1%, 30~39세는 1.9%, 40~49세는 0.8% 증가해 전 연령대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실업률은 3%로 전년 대비 1% 하락했다. 4월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8만 3000명 감소한 86만 4000명으로 실업률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저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수출 호조세와 산업의 비대면·디지털 전환 등으로 취업자가 증가한 가운데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고용 흐름이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고용은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민간 고용 여력을 높이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고용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추경 등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 정부는 2018년부터 ‘커뮤니티케어’(Community Care, 지역사회통합돌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커뮤니티케어란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주거·보건·의료·돌봄을 제공하는 지역 주도형 사회 서비스 정책을 말한다. 커뮤니티케어의 도입 배경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우리나라는 2026년에 어르신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노인 인구가 많아짐에 따라 돌봄(케어)은 사회 문제로 자리 잡았다. 그러한 가운데 2017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르신 57.6%는 거동이 불편해도 살던 곳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고 답했다.
이 같은 사회상을 반영해 정부는 커뮤니티케어 정책을 마련했다. 정부의 로드맵은 △2022년까지 선도사업 시행 및 핵심 인프라 확충 △2025년까지 커뮤니티케어 제공 기반 구축 단계 △2026년 커뮤니티케어 보편화라는 단계적 확대 방안이다.
4대 핵심 요소는 주거, 건강의료, 요양, 돌봄 서비스 연계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주거’다. 커뮤니티케어 자체가 자신이 살아온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노후를 보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에서 출발했다.
케어안심주택이란?
주거 정책의 핵심은 케어안심주택이다. 노인이 사는 곳에서 건강관리를 받고 각종 돌봄 서비스를 편하게 누릴 수 있는 주거 공간을 말한다. 지역사회 복귀에 필요한 주택이 부재한 경우나 열악한 주거 환경에 처한 경우에 제공된다.
입원 치료 후 살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방문의료·요양·돌봄 등의 케어를 필요로 하는 노인, 시설 보호를 받고 있으나 커뮤니티케어를 통해 지역사회 이웃과 함께 살기를 희망하는 노인,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지만 돌봄 서비스 부족으로 입원의 위험성이 있는 노인 등이 대상이다.
정부는 2018년 당시 새롭게 공급하는 노인 공공임대주택은 모두 케어안심주택으로 확보한다고 밝혔다. 이에 2022년까지 노인 공공임대주택은 약 4만 가구가 공급된다. 14만 가구의 영구임대주택은 케어안심주택으로 탈바꿈된다.
보다 자세히 설명하면 케어안심주택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실버주택’과 ‘다가구매입임대주택’, SH(서울주택도시공사)의 ‘지원주택’ 등이 있다. 각 지자체는 LH, SH와 연계해 주택을 만들고 있다.
공공실버주택은 사회복지 시설이 설치된 영구임대주택을 의미하며,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한다. 다가구매입임대주택은 지역사회 다가구 주택을 매입해 저소득층·장애인 같은 주거 취약계층 대상에게 해당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 사업이다.
지원주택은 주거 취약계층이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거 및 관련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임대주택 정책 사업을 말한다. 케어안심주택은 내부 구조 또한 노인들의 낙상 방지를 고려해 맞춤형으로 만든다.
정부는 우리나라 설정에 맞는 케어안심주택 모델을 찾기 위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선도사업을 실시했다. 16개 지자체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보배안심주택은 대표적인 우수 사례로 꼽힌다.
보배안심주택에는 9가구가 살고 있다. 입주자 대부분 80대 고령이며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다. 보증금 400만~500만 원에 월 임대료 21만~27만 원을 낸다. 사회복지사가 매일 입주민의 건강을 확인하고, 물리치료사, 한의사, 약사 등의 방문의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도시락 배달과 세탁물 처리, 문화 활동 등 다양한 돌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의료·돌봄 서비스 연계 중요
커뮤니티케어가 실시된 지도 5년이 지났지만 아직 자리 잡지 못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선도사업도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보건의료 시스템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이경락 유원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케어안심주택이 노후 주거의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다만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한국형 케어안심주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덴마크처럼 24시간 케어가 가능해야 한다고 의견을 낸 바 있다.
덴마크는 24시간 긴급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긴급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75세 이상 후기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예방적 방문 건강관리를 실시해 지역사회에서 노인들이 보다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커뮤니티케어는 물리적인 주거 공간 확보뿐만 아니라 의료 서비스가 중요하다. 이주열 남서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지난해 대한병원협회지 ‘병원’에 기고한 글에서 “영국 및 북유럽 국가들의 지역사회에서 노인 돌봄이 가능한 것은 필요할 때 건강상담 및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1차 의료기관 중심의 주치의 제도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건강의료 서비스와 요양·돌봄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가정의학회에서도 비슷한 의견으로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지역 방문진료 인프라가 부족하고 방문간호 서비스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장기요양보험 간호사는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대한가정의학회도 일반 1차 의료기관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우리 고용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늙어가는 노동인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체 인구 중 중·고령층은 2011년 39.0%에서 2020년 49.1%로 10년 사이에 약 10.1%p가 증가했다. 특히 중·고령층 중 베이비 부머 세대(1955~1963년)는 전체 인구 중 15.8%를 차지하며 지난 10년간 약 4.8%p 증가했고, 같은 기간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도 5.2%p가 증가했다.
한편, 핵심생산인구(25~49세)가 속한 15~44세 인구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노동력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뿐만 아니라, 저출산 기조가 지속되면서 15세 미만의 비율이 계속 감소 추세여서 장기적으로는 노동공급 감소에 따른 경제 활력 저하가 우려된다.
코로나19로 고령자 경제활동 위축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 3월 ‘고령자 노동시장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0년을 기준으로 중·고령층의 노동시장을 분석했다. 2020년 중·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1.5%를 기록했다. 2019년 62.0%에서 감소한 수치이자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중·장년층 가운데 베이비붐 세대(55~64세)와 고령층(65~79세)은 ‘55세 이상 고령층 근로자’로 분류됐다. 2020년 55세 이상 고령층 근로자는 390만 명이었다. 이 중 정규직이 229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약 58.9%를 차지했다. 이어 단시간 근로 11.2%, 일일 근로 10.9%, 기간제 근로 6.9%, 특수형태근로종사 5.5% 순으로 나타났다.
55세 이상 고령층 근로자의 월평균 급여는 249.7만 원으로 나타났다. 50세 미만 근로자의 월평균 급여 320.2만 원에 비해 약 70.5만 원 가량 적은 수치를 보인다. 이는 단시간 근로의 증가 및 시간당 급여액의 하락으로 나타난 결과로 판단된다.
더불어 이들 중 41.3%는 이전에 일 경험이 있으나 현재는 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한 번도 일한 경험이 없다는 비율은 3.4%에 지나지 않았다. 전문대졸 이상의 높은 교육수준을 갖추고 일 경험이 있지만, 현재 일을 하지 않는 비율은 34.5%로 높은 편이었다. 이들의 경력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 발굴 및 활성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퇴직 연령을 살펴보면, 50대에 퇴직했다는 비율이 41.9%로 가장 높았다. 이어 60세 이상 29.9%, 40대 16.4%의 순으로 나타났다. 평균 퇴직 연령은 52.8세였다. 현재 국민연금의 수급개시 연령이 60세에서 65세로 단계별로 상향 조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의 기간 동안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근로 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취업 경험이 있다는 비율은 65.3%이며, 이 중 두 번 이상의 취업 경험자도 10.9%에 달했다. 그 일자리가 생애 가장 주된 일자리와 ‘관련이 있다(약간+매우)'고 답한 응답자는 72.6%로 나타났다. 취업경험자 10명 중 7명이 유사 직무로 재취업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장래에 일하기를 희망한다는 비율은 67.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수준별로는 중졸 이하보다 고졸이나 전문대졸 이상의 계속 근로 희망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더불어 150~300만 원의 근로소득을 희망하는 경우가 49.9%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주요 구직층에 60대 주류로 등장
특히 고령자의 노동시장을 분석해 보면 60세 이상의 근로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전까지 고령층 근로자 가운데 워크넷의 주요 구직층은 55~59세 연령대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5월을 기점으로 60~64세 연령대가 주요 구직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는 정부의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영향도 크다. 정부는 2004년부터 노인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만 60세 이상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부의 사업이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이후 노인 일자리 사업이 점점 확대됐고, 이는 고령층의 고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고령층은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하는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보다 고용 형태가 다양해지고, 근로 방식이 유연화됨에 따라 일자리에 대한 인식도 변화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개인들의 일·가정 양립 및 웰빙(well-being) 추세가 일부 반영되었다고 판단된다.
정부가 매달 발표하는 고용 동향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1월에는 194만 명, 2월에는 204만 2000명, 3월에는 210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9일 발표된 고용 동향에 따르면 4월의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475만 3000명이었고, 이 중 60세 이상은 213만 7000명이었다. 60대 이상의 전년동월대비 증감률은 매달 10% 이상으로 집계되는데, 4월은 12.5%로 나타났다.
특히 60세 이상 가입자는 보건복지 분야에서 6만 8000명, 제조업 분야에서 3만 9000명이 증가했다. 보건복지 분야에서 60세 이상의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정부의 노인일자리 확대와 고령층이 시간제 일자리를 원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단기성, 단순 노무에 그친다는 지적이 많지만, 실제 고령층이 선호하는 일자리 형태임을 나타내는 자료도 적지 않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이를 근거로 지난해 82만 개에서 올해 84만 5000개로 사업을 확대 추진했다.
대선 기간 동안 단순 노인 일자리 정책에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던 윤석열 정부가 어떤 노인 일자리 제도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