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가수, ‘천둥 호랑이’가 되어 돌아온 권인하. 올해 나이 예순두 살. 그러나 나이가 무색하게 29만4000여 명의 유튜브 독자를 보유한 그는 여전한 현역으로서 젊은 세대의 열광을 받으며 인생 2막을 일구고 있다.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그가 40여 년이 지나 어떻게 다시 전성기를 열게 되었을까? 천둥 호랑이가 말하는 음악, 소통, 그리고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금 가수 권인하가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한동안 잊힌 가수였던 그의 봄날은 유튜브 덕분에 찾아왔다. 그가 놀라운 것은 1980년대에 주로 활약한 과거 세대의 가수면서도 유튜브라는 새로운 포맷에 최적화된 가수로 다시금 성공했다는 점이다. 그 성공의 계기는 젊은 세대와의 적극적인 소통 덕분이었다.
우연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다
권인하는 본인이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목적으로 유튜브를 전략적으로 운용하지 않았다. 유튜브의 성공 사례 중 상당수가 그렇듯, 그는 우연과 기회가 겹쳤을 때 본인이 갖고 있던 본연의 실력을 적중시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 시작은 2015년 ‘복면가왕’에 출연했을 때부터다. ‘이 나이에 해도 되는 건가?’라며 긴가민가했던 출연 제의를 매니저가 적극적으로 권유해 나가게 되었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원래 ‘천둥 호랑이’ 채널은 내가 부른 노래들을 모아놓는 데이터베이스로 쓸 예정이었어요. 그런데 ‘복면가왕’에 출연한 후 이슈가 되어 EBS ‘공감’에도 초대되었죠. 거기서 태연의 ‘만약에’를 불렀는데 본방에는 못 나갔지만 EBS에서 그걸 유튜브 채널에 따로 올렸어요. 그랬더니 화제가 되었고 순식간에 100만 뷰를 넘더군요. 그걸 본 아들이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통해 노래를 부르라고 권유했습니다.”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그는 태연, 엠씨더맥스, 노라조, 에일리, 아이유 등 후배 가수들의 노래를 적극적으로 리메이크하여 자기 식으로 해석했다. 1980년대 실력파 언더그라운드 가수였던 그가 까마득한 후배들의 노래를 부르는 것 자체도 신선했지만, 더 신선했던 것은 이미 장년의 나이가 된 그가 구사하는 생생한 창법이었다. 다양한 음역대를 오가지만 특히 고음을 원키로 힘 있게 확 질러버리는 그의 ‘천둥 호랑이 창법’에 ‘진짜 가수’를 찾던 젊은 세대는 열광했다.
권인하의 법칙은 연습과 소통
권인하가 나이를 먹어서도 여전히 전성기 시절과 다름없는 압도적 성량과 테크닉을 유지하는 비법은 연습이다. 그는 요즘 매일 기본 3시간, 때로는 10시간씩 노래 연습을 한다. 새로운 세대와 호흡하게 되니 가수로서의 삶의 방식도 달라졌다.
“젊어서는 연습 안 하고 대충 불러도 ‘이 정도면 됐지’ 하며 교만했죠. 하지만 유튜브를 하면서 진심으로 열심히 만들어 부른 노래에 대중이 열광하는 걸 보고 절대로 대충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는 밴드 후배들과 소주 한잔하면서 서운한 게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말하라고 했다. 후배가 자신이 느낀 점을 얘기하면, 깨끗하게 인정하고 사과한 다음 고친다. 당연히 처음에는 힘든 일이다. 하지만 후배로서나 그 자신으로서나 이러한 소통을 통해 더욱 개선된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그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한 태도는 자신의 노래를 듣는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끊임없는 피드백을 통해 듣는 이들이 원하는 포인트를 계속 반영하며 진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또한 유튜브를 활용하면서 이제는 하나하나 다 기록으로 남기에 허투루 할 수가 없게 됐어요. 권인하라는 아티스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계속 최고의 정신과 자기관리로 임할 수밖에 없습니다.”
댓글로 만들어진 놀이 공간에서 노닐다
권인하가 자신을 찾는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방법도 적극 그 자체다. 다양한 SNS 활용. 유튜브, 팬카페,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하면서 댓글이나 쪽지에 일일이 답장은 못 하지만 최대한 확인하려고 노력하고 피드백을 최대한 수용하려고 한다. 그것을 위해 그가 중시하는 것은 댓글이다.
“비결은 구독자들이 달아주는 재미있는 댓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세대는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그에 대해 댓글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면서 놀이터처럼 소비하죠. 그런 재미있는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하면 콘텐츠 자체에 새로운 활력이 생깁니다. 단순히 노래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놀이 공간으로 변모하게 되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구독자들이 달아준 재미있는 댓글 덕분에 콘텐츠가 계속 생명력을 얻고 재확산될 수 있다고 봅니다.”
2021년 3월 중순 현재 권인하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29만4000명, 곧 30만 명을 돌파할 기세다. 그 구독자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20~30대라고 한다. 옛날이라면 환갑잔치를 열었을 가수라고는 믿기 어려운 팬층의 구성이다. 그걸 가능케 한 것이 바로 권인하의 소통 능력 아닐까.
현재 권인하의 모습은 최신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멀티테이너적 인상을 준다. 또 그것이 인기의 비결이기도 하다. 새로운 물결에 올라타는 그의 모습은 그의 삶을 이해하면 어느 정도 이해 가능하다.
권인하가 요즘 보여주는 천생 가수로서의 모습만 기억하는 이라면 낯설 수도 있겠지만, 그는 과거에 한때 키보디스트이자 작사·작곡까지 하는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했다. 군대를 갔다 온 그는 1980년대 최고의 작곡가였던 이영훈과 고등학교 동창 한 명과 함께 셋이서 팀을 준비했고, 그때 이영훈의 곡을 보고 자극을 받아 작곡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처음 만든 곡을 이광조가 불렀을 정도로 그의 작곡가로서의 능력은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권인하는 또한 사업가 경험도 갖고 있다. 신촌뮤직을 운영하며 박효신을 발굴하기도 했다. 1990년대 초반부터는 록 가수로서는 드물게 공중파 방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음악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다양한 방송 활동을 했다. 심지어 배우로서의 경험도 있다. 1992년에 방영된 MBC 미니 시리즈 ‘창밖에는 태양이 빛났다’에서는 주연, 2001년 MBC드라마 ‘가을에 만난 남자’에서는 조연으로 나왔다.
카멜레온처럼 자신의 역할을 바꿔가며 다양한 일을 한 그지만, 뼈아픈 실패 또한 그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음반 시장이 음원 위주로 재편되면서 기존 중견가수들에게는 혹독한 시절이 시작되었다. 권인하 또한 이에 대처하기 위해 미사리 카페를 운영하고 골프 사업도 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시도했다. 그러나 아내가 “당신은 가만히 있는 게 돈”이라고 말할 정도로 사업은 실패를 거듭했다.
내가 도움이 되는 선배였다니 다행
성공과 사회적 인정, 그리고 실패들. 이쯤 되면 권인하가 가진 경험의 자산치가 보통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인플루언서로 변화할 수 있었던 비결도 다양한 경험에서 비롯된 본능적 감각이 일조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지치지 않는 발전의 동력은 ‘어른’의 정의에 대한 그의 생각에서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나도 어른이 됐나 싶을 때가 있지만, 누군가의 본보기가 되고 롤모델이 되는 거라고 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어른됨이겠죠.”
그는 요즘 자신의 가장 큰 기쁨으로 ‘내 노래를 기다리는 호랭이들이 생겼다는 것’, 그리고 ‘기존 팬뿐 아니라 젊은 층에서 호응해주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꼽는다. 얼마 전 화제 속에 끝난 프로그램 ‘싱어게인’이 발굴한 스타 정홍일은 권인하의 ‘나의 꿈을 찾아서’를 인생곡으로 꼽았다. 1992년 앨범의 동명 타이틀곡이기도 한 이 노래의 가사는 지금은 힘들더라도 언젠가 찾아올 희망을 위해 꿈을 찾아 나아간다는 내용이다. 이 가사가 정홍일이 보여준 삶의 궤적과도 일치하기에, 더욱 살갑게 다가왔을 것이다.
“‘다행이다. 내가 저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였다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미 너무 잘하는 친구이기 때문에 잘됐으면 좋겠어요. 함께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고요.”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노래가 필요한 시대
권인하는 ‘싱어게인’ 같은 오디션 프로의 매력은 참가자들의 순수한 열망과 간절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 간절함’은 못 이긴다는 걸 느꼈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래 한 곡을 부를 때 진짜 진심을 담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요즘 후배들은 보컬로서의 기술적인 측면은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됐습니다. 그러나 소리를 내는 방식이 다 비슷하기 때문에 음색이나 아티스트의 개성 자체가 차별화되지는 않는다고 보여요. 기술적으로는 다들 너무 잘하기 때문에 좀 더 자신만의 색깔과 개성을 음악에 담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청자들이 가수의 진심에 반응해야 감동은 오는 법. 노래에 대한 진심과 개성에 대한 권인하의 충고가 과거 송창식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던 내용과도 일치하는 걸 보면, 어떤 경지에 도달한 거장급 가수들이 후배 가수에 대해 갖는 생각에는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는 모양이다.
“항상 즐거운 인생이지만 아직 못 다 이룬 꿈이 있기에 정진 중입니다. 이미 케이팝이 빌보드 차트를 점령하기 시작했잖아요? 우리 노래가 세계적 퀄리티라는 반증이죠. 10년 이내에 우리 세대의 음악도 훌륭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트렌디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면, 세계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권인하는 무엇보다도 자신이 안주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서 시대에 맞게 진화한 아티스트로 기억되길 원한다. 요즘 시대에 예순두 살은 무언가를 하기에 시간이 넉넉한 나이임을 생각하면, 아직 그가 해야 할 일은 많이 남은 셈이다.
“나이가 들어도 계속 자신의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우리 나이의 일반 개원한 의사들은 절대 쉬지 않아요. 여전히 현장 진료를 하고 신기술을 배우죠. 그걸 안 하면 환자들과 교류가 안 되니까요. 그래서 의사 친구들과 한잔할 때면 ‘그런 거 할 수 있는 게 어디냐, 못 하면 도태되는 거다’라고 말해주죠.”
멋있게 늙는 첫 번째 자질은 도전
권인하는 뒷전으로 빠지는 사람은 거기서 멈추는 것이라고 말한다. 의지를 갖고 접목시킬 게 무엇이 있을까 끝없이 시도하는 것이야말로 멋있게 늙어갈 수 있는 첫 번째 자질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 또한 멈추지 않기 위해 요즘도 1년에 싱글을 두 곡씩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시도해야 결과가 나옵니다. 따라서 뭐든 하는 게 필요해요. 그 자체가 우리 나이에는 큰 용기를 주고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 아닐까요. ‘아, 할 수 있구나, 되네’ 하는 경험을 가지면 미래에 도전할 수 있게 되니까요.”
그는 자신이 한 말의 증인이기도 하다. ‘할 수 있구나, 되네’를 실현시켜 미래를 꿈꾸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가 만들어갈 인생 2막의 열정적 행보와 소통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2030세대는 모든 게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한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대 자녀, 혹은 회사의 막내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한때 연예인 박명수가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남긴 어록이 유행을 끈 적 있다. ‘일찍 일어나는 새는 피곤하다’, ‘티끌 모아 티끌’ 등 노력하면 결실을 맺는다는 뜻의 속담을 거꾸로 패러디한 것이다. 성과 중심적인 한국 사회에서 끝없는 도전에 지친 청춘들은 그의 어록에 공감했고, 무한 경쟁에 대한 반작용으로 사회적 인정보다는 개인의 만족과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여겼다. ‘힐링’과 ‘소확행’이 이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키워드였다.
그런데 최근 MZ세대가 달라졌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욜로(YOLO)’를 외치던 이들이 다시 자기계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격증·영어 성적 등 정량적인 스펙을 높이기 위한 과거의 자기계발 트렌드와도 다른 모양새다. 그저 사소한 계획 몇 가지를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전부다. 계획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밤 12시 이후 휴대폰 보지 않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하루 30분 책 읽기, 요가 1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까지 다양하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저서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1’에서 이 같은 현상을 ‘일상력 챌린저’라고 명명했다. 엄격한 목표 대신 ‘자기 관리’ 혹은 ‘자기 돌봄’ 차원에서 일상 속 작은 도전을 이뤄나간다는 의미다.
◇ 젊은 세대는 ‘미라클모닝’ 열풍
여러 습관 챌린지 가운데 소셜미디어(SNS)에서 인기 있는 것은 ‘미라클모닝 챌린지’다. 미라클모닝 챌린지는 2016년 ‘미라클모닝’이라는 자기계발 서적에서 이름을 딴 것으로, 새벽에 일어나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유튜버 ‘김유진 미국변호사’가 2019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는 비결을 담은 영상을 올린 후 관심이 급증했다. 이 챌린지의 유행으로 지난 1월 책 ‘미라클모닝’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0% 상승하기도 했다.
2021년 2월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미라클모닝’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27만3000건이 넘는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챌린지에 참여하는 이들은 기상 인증샷을 찍고 SNS에 진행 상황을 공유한다. ‘챌린저스’, ‘루티너리’ 등 목표 달성 앱의 도움을 받는 이들도 많다. 개인이 만들고 싶은 습관을 정한 뒤 일정 기간 이를 실천하고 인증하는 것이 이들 앱의 공통점이다. 특히 챌린저스는 자신뿐 아니라 다른 이용자들의 인증샷도 볼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최혁준 챌린저스 대표는 “‘느슨한 연대’라는 말이 있듯이 코로나19로 인해 무기력함을 느끼는 젊은 세대가 생산적인 목표를 함께 달성함으로써 동질감을 얻고 서로를 독려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시니어도 루틴 형성 중요해
미라클모닝 챌린지는 MZ세대 사이 신선한 문화처럼 떠올랐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회장,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세계를 주름잡은 시니어 리더들은 이미 새벽 기상과 규칙적인 생활의 힘을 극찬한 바 있다. 7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시니어 유튜버 ‘밀라논나’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매일 오전 7시에 일어나 체중을 재고 스트레칭을 하는 등 자신만의 모닝 루틴을 공개하며 건강 비결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문가들 또한 나이가 들수록 루틴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시니어는 ‘젊었을 때 다 해봤던 것’이라는 생각에 하루를 흘려보내는 경향이 있는데, 작은 루틴을 만들면 삶에 활력과 성취를 얻을 수 있다”며 “특히 요즘같이 코로나19로 쉽게 무기력해지는 시기에는 더욱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목표가 거창하면 패배감만 커질 수 있으니 ‘동네 한 바퀴 돌기’, ‘화초 기르기’ 등 사소한 일과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 미라클모닝,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꾸준한 도전과 실천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수천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미라클모닝 챌린저 K씨와 L씨에게 그들만의 비결과 변화를 물었다.
K씨(36세·마케터·미라클모닝 8개월 차)
모닝 루틴 알람 없이 5~6시경 기상→샤워 후 커피 마시기→운동(요가 30~40분, 플랭크 200초, 스쿼트 200회)→동네 산책(1만 보 채우기)→인스타그램 인증 게시물 업로드
준비물 시간 기록 앱 ‘타임스탬프’, 영상 편집 앱 ‘키네마스터’, 만보계 앱 ‘페이서’
“루틴을 정해놓고 바로 이어서 하는 게 꾸준함의 비결이에요. 말 그대로 ‘그냥’ 하는 거죠. SNS 덕도 커요. 얼굴도 모르는 동지들과 나누는 ‘좋아요’와 ‘댓글’이 매일 눈을 뜨게 만들어줬거든요. 가끔은 SNS에 인증하기 위해 일어날 정도예요. 무엇보다 자신과의 약속이란 사실을 잊지 않고 하다 보니 작은 성취 경험이 쌓였고, 목표하던 7kg 체중 감량도 성공했어요. 이제는 아까워서 포기 못 해요.(웃음)”
L씨(43세·주부·미라클모닝 9개월 차)
모닝 루틴 눈 뜨자마자 시간 사진 촬영→간단한 스트레칭 후 명상→인스타그램 인증 게시물 및 긍정의 한마디 업로드→모닝 페이지(매일 아침 떠오르는 생각을 3페이지씩 쓰는 것) 작성→독서
준비물 탁상시계, 명상 앱 ‘캄’, 긍정의 한마디가 담긴 책, 공책, 읽고 싶은 책
“4년 전에도 미라클모닝을 시도해본 적 있는데, 그때는 도전과 포기의 반복이었어요. 그러다 코로나19로 일을 그만두고 제대로 해보자 다짐했죠. 이번엔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동기부여가 팍팍 되더라고요. 그렇게 매일 새벽 오롯이 저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면서 제 자신을 더 잘 알게 됐고, 생각도 긍정적으로 변했어요. 마음을 정돈하고 시작하는 하루는 확실히 달라요.”
코로나 19 시대에 발맞춰 탄생한 ‘언택트 돌봄’이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고령자 돌봄에 공백이 생길 우려가 커졌다. 경로당, 복지관, 체육관이 문을 닫고, 장년들이 집에만 머물자 정신적 고립을 느끼며 무기력,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에 각 지자체와 기관들은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언택트 돌봄’을 고안해 실행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1. 릴레이 안부 전화 주고받기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와 대구경로당 광역지원센터에서 추진하는 운동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1,525곳에 이르는 대구의 전 경로당이 장기간 휴관하며 고독감을 호소하는 노인이 많아지자,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고안했다.
연합회장이 전화를 시작해 각 구의 지회장들로 이어지다 다시 역순으로 돌아온다. 또 지회장이 전화를 시작해 분회장, 선임 경로당 회장, 부회장, 총무로 이어지는 전화도 있다. 경로당 회원 간에도 순번을 정해 전화를 주고받는다. 경로센터 직원들이 각 경로당 회장에게 안부 전화를 하기도 한다.
통화에서는 안부 내용을 물을 뿐 아니라 연합회 소식, 지회 운영 내용을 주고받고, 겨울철 건강 관리나 방역 지침 준수도 당부한다.
2. 문화 예술 체험 꾸러미
한국문화원연합회는 ‘청춘문화공방’이라는 비대면 문화 예술 체험 꾸러미를 제작해 전국의 60세 이상 장년들에게 배포했다. 총 604명이 신청했다. 언택트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목적이다.
청춘문화공방 체험 꾸러미는 장년들에게 친숙한 전통 민화로 만들어졌다. 민화 컬러링북, 부채, 에코백 채색 등 세 가지 체험 팩이 있으며, 집에서 직접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민화 컬러링북에는 각 민화의 의미와 상징 설명도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는 SNS에서 꾸러미 체험 후기 인증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에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에는 이용자들의 다양한 후기가 #청춘문화공방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와 체험 경험담을 공유했다.
3. 스마트 홈 서비스
경남 김해시는 2019년부터 장년층 1인 가구 300세대를 대상으로 스마트 홈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동작 감지 센서를 주택 내에 부착해 응급 상황에 대비하고, 정보 제공과 말벗 기능이 탑재된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보급했다. 사회복지관 내에는 ICT케어센터를 마련해 전담 사회복지사 3명이 늘 모니터링하며 위급 시 긴급출동도 지원했다.
ICT케어센터는 최근 AI스피커 기능을 활용한 비대면 프로그램을 돌봄 공백 대안으로 마련해 운영 중이다. 인지 능력 강화 훈련, 명상, 노래 교실, 홈 트레이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요일별, 시간대별로 송출하여 심신 건강관리를 돕고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코로나 19 장기화로 지친 어르신들의 건강이 우려된다며, 향후 ICT 기능을 활용한 비대면 돌봄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려한 인생 2막을 위해 어디로든 달려가고 싶지만, 올해도 바깥 활동은 여의치 않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엔 얼마든지 집 안에서 자기계발과 교육을 통한 재도약이 가능하다. 즉 뉴노멀 시대에는 온라인 플랫폼과 디지털 활용 능력이 노후 삶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힘차게 한 해 시동을 걸어보자.
도움말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장·서울시50플러스재단 앙코르전직지원 전문강사
[step 1] 현재 나의 상태 점검하기
새해를 앞두고 퇴직했다면 이런저런 계획이 많았을 것이다. 현실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루려면 현재 자기 상태에 대한 점검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장년워크넷’ 홈페이지에서는 생애설계 자가진단과 관련한 서비스를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물론 온라인을 통해서다. 10분 내외로 간단한 테스트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경력개발 지향 유형과 경력행동 유형에 관한 정보와 맞춤형 경력 준비 가이드라인을 제공받을 수 있다.
생애경력설계 자가진단 방법
➊장년워크넷 접속
➋전체 메뉴 중 ‘자가진단 서비스’ 클릭
➌화면 중앙 ‘자가진단하기’ 클릭 후 테스트 진행
➍결과 확인 및 이메일 발송
Tip+ 사이트 내 ‘생애경력설계서비스’ 메뉴에서는 중장년을 위한 온라인 동영상 교육도 진행한다.
[step 2]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 리부트를 위한 시니어의 자세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장은 “나이가 들수록 태도나 마음가짐을 바꾸기 쉽지 않지만, 이제 변화는 생존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예로 들며, 시니어 역시 이에 적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컴퓨터 활용이나 스마트폰 조작 등 선택의 문제로 여기고 미뤄온 일들을 지금이라도 익히고 체득해야 도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마침 지난해 정부에서 ‘디지털 뉴딜’ 정책을 발표해 디지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프로그램 등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성공적인 인생다모작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평생학습포털에서 디지털 활용 능력 키우기
➊서울특별시 평생학습포털 접속 및 로그인
➋‘온라인학습’ 메뉴 클릭
➌‘정보/컴퓨터’ 메뉴 클릭
➍원하는 강좌 클릭 후 ‘수강신청’하기
Tip+ 디지털 관련 강좌 외 인문, 어학, 교양, 자격증 등 다양한 커리큘럼도 제공한다.
[step 3] 웹 세상에 항시 플러그인하기
시니어의 생애설계는 일자리, 재무, 건강, 관계, 여가, 사회봉사, 자기계발 등 7대 영역으로 구분해 이뤄진다. 중요한 건 어느 영역이든 시니어 스스로 고립된 상태에 놓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오프라인을 통한 만남의 창구가 줄어든 만큼, 온라인으로 정보의 플러그를 꽂아두고 많은 사람과 소통하길” 권했다. 가령 구직활동을 할 때도 취업포털사이트만 찾기보다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 다양한 정보를 섭렵하고, 내게 알맞은 정보를 선별하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관심 있는 사이트를 즐겨찾기 해두고 동향 파악과 정보 수집을 위해 자주 들러보는 것도 자기계발에 도움이 된다.
Tip+ 만약 일자리에 관심이 있다면 전 연령대를 망라하는 취업포털사이트보다 나이 제한에 비교적 관대한 구직 정보가 담긴 정부 일자리 관련 사이트를 먼저 찾아보는 것이 좋다.
[step 4] 온라인 텃밭에 씨앗 뿌려두기
개인 유튜브나 블로그, SNS 등을 통해 정보 수집과 더불어 자기 브랜드를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은퇴 후 전문성을 살려 강사를 꿈꾸는 이가 많은데, 초반엔 이력서를 아무리 내도 찾는 곳이 없을 수 있다. 이때 재능기부나 소액의 강의라도 시작하며 경험을 쌓는 동시에 SNS를 통해 자신을 어필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효과적이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강의나 개인 콘텐츠를 올려 수익 창출까지 꾀한다면 금상첨화다. 물론 그 수준까지 내다보려면 디지털 세상에 더 익숙해져야 하고, 배워야 할 것도 많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다. 지금부터 차근히 나만의 콘텐츠를 쌓아간다면, 몇 년 뒤 온라인 텃밭에 뿌린 씨앗을 거둘 날이 찾아올 것이다.
온라인 클래스로 SNS 브랜드 강화하기
➊클래스101 접속 및 로그인
➋검색창에 SNS 키워드 입력하기 예)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➌강좌 리스트에서 원하는 커리큘럼 꼼꼼히 살펴보기
➍강좌 선택 후 클래스 신청하기(유료)
Tip+ 단순히 강의를 듣는 것 외에 각 분야 크리에이터들의 클래스 소개를 보며 어떤 방식으로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홍보, 판매하는지 흐름을 살피는 용도로도 활용해보자.
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미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의 충격이 크다. 지난 6일(현지시간)의 폭거로 건물과 각종 시설물이 파손된 것은 물론 경찰과 시위대 여러 명이 숨졌다. 민주주의의 본바탕인 미국이 어쩌다 이리 됐나, 흥, 미국도 별수 없구나, 우리나라도 이런 일은 없는데, 트럼프는 정말 나쁜 X이야…. 이런 말이 들리고 있다.
그런데 그날 밤 한국계 이민 2세인 앤디 김(39) 민주당 하원의원(뉴저지)이 난장판이 된 의사당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이 널리 알려졌다. 김 의원은 경찰관이 쓰레기봉투에 피자 박스 등을 넣는 걸 보고 “나도 (봉투를) 하나 달라”고 해 함께 청소를 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누구든 좋아하는 게 망가지면 고치고 싶지 않겠나”라며 “정말 가슴이 아팠고 그저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뉴저지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시카고대를 나와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지냈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뉴저지 3번구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뒤 2020년 재선에 성공했다. 중국계 미국인 부인과의 사이에 두 아들이 있다. 고아였던 아버지 김정한 씨는 소아마비를 앓았지만 MIT와 하버드대를 거쳐 유전공학 박사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누나 모니카 김은 예일대 졸업 후 뉴욕대에서 역사학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정말 대단한 가족이다.
앤디 김의 행동이 알려진 이후 그의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에는 미국인들의 칭찬 댓글이 쇄도·답지·폭주하고 있다. “고마워요 앤디! 당신은 자랑스러운 공직자야”, “폭풍 속에 빛나는 등불 중 하나”, “우리는 정말 당신 같은 지도자가 더 필요해요”, “대통령 출마를 기대하겠음”, “청소하는 모습 보고 눈물 났어요. 미국인들은 갈라졌지만 앤디 김 같은 애국자들이 희망을 주고 있네요”, “내가 두 번 다 당신을 찍은 게 자랑스러워”, “뉴저지의 자랑”, “이 울적한 주간의 한 줄기 햇빛”….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영 딴판이다. 기사를 보고 삐딱선을 타거나 왼새끼를 꼬는 댓글꾼이 많다. “저게 의원의 의무인가? 청소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무슨 쇼인가. 저런 것에 속지 말아야 개돼지 소리 안 듣는다”, “미국에서 저런 싸구려 쇼를 하면서 언론에 보도돼 나오면 다음 선거에 도움이 되겠나? 가수는 노래로 자존감을 나타내고, 연방 하원의원이면 지역주민에게 한 몸 바쳐 봉사하면 그뿐인데 청소나 할 거면 그냥 청소원으로 취업하는 게 낫지 않겠냐?”, “우연히 찍힌 사진이 아닌데 뭐~”, “저런 짓 하는 놈이나 저런 거 찾아서 찍어 올리는 기레기나… 기레기야, 미국은 한국이 아니다.”
그가 민주당이라서 더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이런 일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반감을 확인하게 될 줄이야. “미국이든 한국이든 민주당은 그저 쇼통밖에 할 줄 모르는구나”, “생쇼가 피에 흐르는가? 문제는 진정성이다”, “이미 청소되고 걸레질까지 된 바닥에 빈 물병 놓고 사진 찍은 것. 이건 누가 봐도 쇼다”, “미 의사당에는 전용 청소원들이 있다. 지역 유권자들은 의회에 가서 청소나 거들라고 선출한 게 아니다. 청소원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일을 뺏는 무경우한 몰상식적인 짓이다. 그 시간 도서관으로 가든지 숙소로 돌아가 의정활동에 관한 책이라도 보라!”
어떤 신문은 맨 처음 보도를 할 때 앤디 김이 민주당이라는 걸 표기하지 않았다(설마 의도적인 걸까? 실수로 빠뜨린 거겠지?). 댓글을 유심히 비교해서 읽어 보니 민주당임을 밝힌 신문보다 반감이 확실히 적었다. 그런데 하루 뒤엔가 인터넷에 새로 뜬 그 신문의 기사에는 민주당이 표기돼 있었다. 그러자 반감과 비판이 높아지고 왜 기사를 또 실었느냐, 앤디 김을 띄워주려고 그러느냐는 댓글이 붙었다.
앤디 김을 칭찬하는 사람도 많다. “어떤 나라에 민주라고 떠드는 것들 중에 이러한 사람이 하나라도 있을까?”, “저런 인재가 한국에 많아야 하는데 안타깝습니다”, “권위주의에 절어 있는 한국의 국회의원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국계지만 우리 정서가 없는 미국인이지요. 그래도 훌륭합니다.”
그런데, 다음 댓글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 왜 그럴까? “왜 요즘 사람들은 멋진 일을 해도 비뚜로만 보는지 뭐가 그렇게 마음이 꼬였을까?” 다음 댓글이 이 의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까? “저 자가 잘못했다는 건 아니다. 근데, 요즘 한국인 중 보이는 곳에서만 남들 안 하는 언행으로 튀어보려는 얕은 모습이 눈에 띈다. 평소에도 법을 지키고, 선하고, 예의 바르고, 사기 안 치고, 거짓말 안 하고, 쇼 안 하는 진솔한 인간이면 금상첨화라 본다. 현 정권을 보고 하는 말이다.”
최근에 본 인터넷 유머에 이런 게 있었다. 일본은 욕할 때 “죽어~!”라고 해서 인구가 줄고, 미국은 “Fuck”이라고 욕을 해서 인구가 늘고, 한국은 “개새끼”라고 욕을 해서 사람들이 개가 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정말 그런 걸까? 테스형, 도대체 댓글이 왜 이래? 한국인들은 왜 이렇게 갈수록 더 삐딱해지고 못돼가는 거유?
테스형 혼자서 풀기 어려운 문제일라나? 그러면 어디 다른 형들 생각은 어떤지 물어보세. 네스형(디오게네스, 아낙시메네스), 데스형(파르미데스), 라스형(아낙사고라스, 프로타고라스, 피타고라스), 레스형(탈레스, 아리스토텔레스, 엠페도클레스), 로스형(에피쿠로스, 아낙시만드로스), 토스형(데모크리토스, 헤라클레이토스) 어디 한번 다 나와서 말씀 좀 해보시구려. ‘스’ 자가 안 들어가는 형님들은 나중에 부르기로 할 테니 좀 지둘리시고.
올 한해 캠핑 바람이 불면서 ‘불멍’(타오르는 장작불을 보며 멍하니 있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18일 기준 인스타그램에 ‘불멍’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 31만 건에 달한다. 심신이 지쳤을 때 명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듯이, 피로감 가득한 소식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피어오르는 불을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집에서도 ‘불멍’을 즐길 수 있는 이색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바로 벽난로 영상이다. 벽난로 영상은 불과 관련된 드라마나 영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말 그대로 벽난로에서 장작이 타오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종류는 ‘벽난로 4K: 가상의 따뜻한 자작나무 벽난로’, ‘벽난로 4K: 탁탁 타오르는 가상의 가정집 벽난로’, ‘가정집 벽난로 영상’, ‘벽난로 4K 브라이트 특별판’ 등 총 4가지다. 넷플릭스 검색창에 ‘벽난로’를 입력하면 볼 수 있다.
제목은 비슷해 보이지만, 나름 콘셉트도 다양하다. 특히 추천할만한 건 ‘가정집 벽난로 영상’이다. 잔잔한 캐럴이 흘러나오는 크리스마스 벽난로와 옛날 스타일의 장작 벽난로, 감미로운 연주곡이 흐르는 음악 벽난로 등 3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다. 또 가장 최신 버전인 ‘벽난로 4K 브라이트 특별판’은 불의 색깔이 형형색색으로 변하는 네온빛 장작불 영상을 제공한다. 재생 시간은 40분에서 1시간 정도다.
4K 초고화질(UHD) 해상도로 제작된 영상인 만큼 노트북이나 모니터 등을 통해 전체 화면 크기로 재생해두면 꽤 그럴싸하다. 마른 장작이 불에 옮겨붙는 모습부터, 타닥타닥 장작이 튀는 소리, 불길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양새까지 눈앞에 벽난로를 가져다 놓은 듯한 생생한 느낌을 선사한다.
‘움짤’(움직이는 사진)처럼 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영상이 아니라 실제 장작이 타들어 가는 것 같은 ‘시간감’을 제공한다는 점도 매력 있다. 영상 초반 바짝 말라있던 장작이 검게 그을어가고, 크기가 점점 줄어들다 잿더미가 되는 모습을 하염없이 보다 보면 종일 ‘불멍’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온라인 상에서도 넷플릭스 벽난로 영상 관련 게시글이 연달아 올라오며 흥미롭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콘텐츠를 접한 이용자들은 "진짜 모닥불 같아서 불멍하기 딱 좋다" "장작 타는 소리와 캐롤을 들으니 힐링된다" "일상의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해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무섭게 늘면서 야외활동마저 어려워졌다. 아쉬운 대로 집에서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벽난로 영상을 크게 틀어 보는 것은 어떨까.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모닥불을 쬐는 것만큼 낭만적이진 않더라도 추위와 코로나로 꽁꽁 언 마음은 녹일 수 있을 것이다.
떡볶이집 주인부터 전단지 아주머니, 진상 고객까지 스쳐 지나가는 드라마 속 찰나의 장면에서도 열연을 펼치는 배우가 있다. 단역 배우 임유란(50) 씨다.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뒤 주부로 살다 40대 중반에 다시 연기 활동에 발을 들인 임 씨는 5년간 50여 개의 역할을 맡으며 단역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비록 역할에 이름 하나 없고 대사는 길어야 세 마디지만, 촬영장에 갈 때마다 짝사랑하는 소녀처럼 가슴이 떨린다는 그녀를 만나 단역 배우의 삶을 들어봤다.
단역 배우 임유란을 소개하자면 이 영화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이다. 그녀는 영화 시작 단 2분 만에 관객들의 폭소를 유발케 한 장면, 바로 ‘벤츠신’의 주인공이다. 일명 ‘벤츠 아줌마’로 15초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극의 분위기를 휘어잡은 임유란은 단역 배우 인생 처음으로 대중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자칭 천만 배우 임유란입니다. ‘극한직업’에서 경찰에 쫓기는 마약범에게 차를 빼앗겨 넘어졌다가, 찰진 욕을 하며 마약범을 때려잡는 역할이었어요. 영화에서는 짧게 나왔지만, 사실 4시간 동안 촬영한 장면이에요. 40℃ 가까이 되는 더운 여름에 넘어지고 또 넘어졌죠. 그래도 너무 감사해요. ‘극한직업’ 덕분에 천만 배우라고 말하고 다닐 수 있게 됐거든요.(웃음)”
잠깐의 대화에서도 유쾌한 에너지와 남다른 끼가 느껴지는 그녀는 보기와 달리 꽤 평범한 삶을 살았다. 대학 시절 마당극 동아리에 들어가 장진 감독과 연극을 함께하고 졸업 작품으로 배우 김나운과 함께 춘향전을 공연했지만, 졸업 후에는 연기의 길을 걷지 않고 비서 일을 하다 스물여섯 살 되던 해 결혼했다. 이후 가사와 육아에 충실했던 그녀는 우연한 계기로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한동안 잊고 살았던 연기에 다시 눈을 뜨기 시작했다.
“9년 전쯤, ‘이승연과 100인의 여자’라는 프로그램을 보는데, 주부 판정단에게 주는 선물이 너무 좋아 보이는 거예요. 바로 방청 신청을 했죠.(웃음) 그런데 방송국에 주부 모델 캐스팅하는 분들이 오시더라고요. 제가 부끄럼 없이 말을 잘하니까 그분들 눈에 띈 거죠. 자연스레 방송국을 드나들다 보니 단역 배우 섭외가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연기는 내 길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모든 게 물 흐르듯 착착 맞아떨어져서 신기했죠.”
카메라 뒤편 보이지 않는 고충
약 20년 만에 단역 배우로 다시 발을 내디딘 임 씨는 20대의 마음으로 달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단역의 세계는 열정 하나만으로 버티기에는 녹록지 않았다. 대사 없이 스쳐 지나가는 역할 하나를 따내는 데 최소 5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고, 복잡한 오디션을 거쳐야 했다. 어렵사리 역할을 얻어 수 시간씩 촬영을 해도, 정작 화면에 등장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은행 인질 역에 캐스팅돼서 추운 겨울날 2박 3일 동안 무릎을 꿇고 있었던 적이 있어요. 무릎보호대까지 차고 촬영했는데, 본방송에서는 아웃포커스로 나오더라고요. 주변 사람도 저인 줄 몰랐을걸요.”
임 씨는 단역 배우의 또 다른 고충으로 불안정한 고용 상태를 꼽았다. 극에서 비중이 있는 캐릭터가 아닌 만큼, 언제까지 출연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일회성 촬영을 제외하고 임 씨는 자신의 역할이 대본 속에서 사라질까 가슴 졸여야 했다.
“가사도우미 역이 단역 중 안정적인 편이에요. 작품이 끝날 때까지 웬만하면 계속 출연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언젠가 한번은 갑자기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유를 물어 보니, 주연 배우가 극 중 가사도우미로 취직을 했대요. 제가 주연을 어떻게 이겨요.(웃음)”
열정의 분량은 단역 아닌 ‘주연급’
배우보다 주부로서의 삶이 더 길었던 그녀지만, 사실 임 씨는 어렸을 때부터 연기에 대한 열정이 컸다. 맞벌이였던 부모님이 직장에 나가고 집에 홀로 남으면 친구를 데려와 상황극을 하며 놀았고, 매년 성탄절엔 교회에서 연극을 올리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결혼 후에는 문화센터에서 아이들에게 전래 놀이를 가르치며 “여기가 내 무대야” 하고 속으로 되뇌기도 했다.
실제로 임 씨는 자신이 서 있는 곳은 어디든 무대로 만들었다. 지금까지 50여 차례의 단역 활동을 비롯해 홈쇼핑 광고, 중년 의류 브랜드 모델 등을 겸하며 다방면으로 뛰어다녔다. 그녀에게 대단한 연줄 하나 없이 끝없는 러브콜을 받을 수 있는 비결을 묻자, “자신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와 배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작은 역이라도 어떻게 하면 캐릭터를 더 잘 살릴 수 있을지 연구했어요. 미용사 역을 맡았을 땐 얼룩이 묻은 앞치마에 빗 3개를 꽂아 갔고, 전단지 돌리는 아주머니 역을 할 땐 선캡과 장갑을 준비했죠. 자식들한테 전단지 돌리는 연습도 했어요. 노력한 게 보였는지, 촬영 당일 카메라에 잘 나오는 자리로 바꿔주시더라고요.”
임 씨의 ‘열정 행보’는 촬영장 바깥에서도 이어졌다. 그녀는 SNS를 활용해 자신의 이름을 꾸준히 알렸다. 지난 4월 유튜브 채널 ‘주부 배우’를 만들어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 속 장면을 올리며 자기PR을 했고,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를 통해서는 협찬과 광고를 받아 일이 들어오지 않을 때를 대비해 부수입을 올렸다.
“유튜브요? 어려웠죠. 그래서 발품을 팔았어요. 찾다 보니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편집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있더라고요. 저자 분께 ‘선생님, 저 영상 배우고 싶어요’ 하고 다짜고짜 메시지를 보냈어요.(웃음) 어려워도 배우면 돼요. 계속 공부하면서 스스로 발전해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연기 향한 순애보의 짝사랑
초점 하나 제대로 잡히지 않은 채, 주연 배우의 곁에서 맴도는 단역 배우에게 카메라는 어느 노래 제목처럼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같은 존재. 임 씨는 연기하는 자신을 떠올리면, 좋아하는 마음도 몰라주고 곁을 내어주지도 않아 야속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짝사랑을 하는 소녀 같은 기분이라고 설명한다.
“단역 배우는 늘 선택받아야 하는 입장이잖아요. 또 선택받았다고 해서 화면에 다 나오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단역이라고 배우가 아닌 건 아니거든요. 제가 본 영화 중 이런 장면이 있어요. 영화감독 아버지를 둔 주인공의 친구가 주인공을 놀리려고 ‘너네 아빠 작품도 없는데 영화감독 맞냐?’ 하고 빈정대요. 그러자 주인공이 ‘수박 장수가 수박 안 팔린다고 수박 장수 아니냐?’ 하면서 맞받아치거든요. 저는 힘들 때마다 그 대사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아요.”
지난해 초 임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해는 한 달에 세 번만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다”며 소박하지만 간절한 소원을 적었다. 그 소원이 이루어졌냐고 묻자, 그녀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돌아오는 새해 소원은 무엇일까. 2년 전에 비하면 한층 더 커다래진 포부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나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인지도를 보유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름까진 바라지도 않아요. 얼굴만 보고 ‘저 사람 어디 나왔잖아’ 하고 알아봐주신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할 거고요. 언젠가는 꼭 이 짝사랑의 결실을 볼 거예요.”
‘집콕’ 생활로 근사한 옷 한 벌 차려입고 나갈 일 없는 한 해였지만, 이번 연말만큼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1년 동안 몸과 마음을 괴롭힌 ‘코로나 블루’는 벗어 던지고, 멋진 옷을 차려입은 뒤 모델처럼 카메라 앞에 서보는 거다.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패션계에서 알아주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들의 개성 만점 코디를 살펴보자. 그녀들의 위풍당당한 포즈도 함께 참고한다면 브라보 독자들도 ‘인생 숏’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기본 아이템만으로 근사하게
린다 라이트(Linda Wright)
프랑스 파리의 캐시미어 의류 브랜드 ‘크림슨 캐시미어’ 오너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과거 모델 활동을 했으며, 랄프 로렌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구글에 그녀의 이름을 입력하면 ‘패션 스타일’이란 키워드가 뒤에 따라 붙을 정도로 남다른 패션 감각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룩으로 차분하고 근사한 멋을 내고 싶을 땐 린다 라이트의 스타일링을 주목해보자.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파리지앵 스타일’의 정석을 따르는 그녀는 코트나 데님 진, 스웨터 등 기본 아이템만으로 근사한 멋을 뽐낸다. 특히 그녀의 패션은 캐시미어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오너답게 겨울에 더 빛을 발한다.
라이트는 비슷한 계열의 색상을 배합하는 ‘톤앤톤’ 스타일링으로 자칫하면 심심해보일 수 있는 코디의 매력을 끌어올렸다. 갈색 카디건 위에 카멜색 코트를 걸쳤고, 카키색 니트에는 같은 색 모자와 유사한 톤의 체크 슬랙스를 착용했다. 때로는 캐시미어 숄이나 스카프를 둘러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더했는데, 이 역시 의상과 비슷한 색감으로 맞췄다. 캐시미어 하나만으로 실용성과 멋,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강렬한 레드로 시선 집중
린 슬레이터(Lyn Slater)
미국 뉴욕 포드햄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 겸 패션 블로거. 키가 작거나 나이가 많아 코디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코디 팁을 제안하는 블로그를 운영한다. 2014년 뉴욕 패션 위크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찍힌 코디 사진 한 장으로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됐다.
린 슬레이터의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수많은 코디가 올라와 있지만, 그중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하는 붉은색 계열의 옷차림이었다. 쨍하고 강렬한 레드 컬러 의상은 그 자체로 존재감이 강해 평소에는 자주 착용하기 힘들다. 하지만 연말 모임, 파티 등 특별한 날 포인트로 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색이다.
슬레이터는 이 어렵고도 매혹적인 색을 어떻게 활용했을까? 그녀는 붉은 색상 아우터나 원피스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이와 어울리는 검정색 아이템을 매치했다. 가방과 신발을 검정색으로 통일하거나, 마젠타색 퍼 코트 안에 시크한 블랙 원피스를 입는 식이다. 톡톡 튀는 색과 차분한 색이 함께 어우러지니 개성 있으면서도 과하지 않은 한 벌이 완성됐다.
2% 부족한 날엔 모자를
주디스 보이드(Judith Boyd)
정신의학과 간호사로 일하며 8명의 손주를 키우다 70대에 현역 모델로 데뷔했다. 32년간 함께한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만의 패션 철학을 표현하고 기록하는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신경 써서 옷 한 벌 갖춰 입었는데 어딘가 2% 부족해 보이거나 유난히 착장이 밋밋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럴 땐 잡화나 액세서리에 힘을 줘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모자는 작은 변화만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할 수 있는 효자 아이템이다. 또 추운 겨울엔 보온 효과도 있고, 탈모가 있는 시니어는 간단하게 콤플렉스를 감출 수 있다.
해외에선 이미 알아주는 모자 마니아가 있는데, 바로 주디스 보이드다. 그녀 사진엔 모자가 빠지는 법이 없다. 특히 1930년대 신사의 상징이었던 ‘탑 해트’, 중세시대의 귀족을 떠오르게 하는 ‘피더 해트’ 등 빈티지 모자를 애용한다. 주로 옷의 색상과 패턴에 맞춰 통일감을 주는 방식으로 스타일링하며, 볼드한 귀걸이로 시선을 분산한다. 시대를 거스르는 패션이 다소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개성을 뽐내고 싶은 날엔 그녀의 모자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자신감을 입자
그레스 가넴(Grece Ghanem)
캐나다 몬트리올의 패션 인플루언서. 미생물학자로 일하다 현재는 개인 헬스 트레이너로 활동 중이다. 관련 업계 종사자가 아님에도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클럽 모나코와 세포라 등 뷰티·패션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아 협업을 진행했다.
나이에 걸맞은 옷이 있다는 것도 다 옛말이다. 귀를 살짝 덮는 단발머리가 매력 포인트인 그레스 가넴은 그야말로 ‘에이지리스’(Ageless)의 아이콘이다. 인스타그램 피드 속 나이를 뛰어넘는 과감한 패션과 그에 어울리는 당당한 포즈를 보고 있으면, 그녀의 나이가 몇 살인지 따지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가넴의 변신에는 한계가 없다. 슈트 한 벌 빼입고 다리를 쩍 벌리며 남성적인 포스를 풍기는가 하면, 가슴이 파인 아찔한 블랙 원피스에 호피 무늬 코트를 걸치고 매혹적인 이미지를 뽐내기도 한다. 강렬한 색감의 퍼 재킷도 거침없이 걸치고 현란한 패턴의 블라우스와 바지, 등이 훤히 드러난 스웨터 등 젊은 세대조차 쉽지 않은 아이템도 멋지게 소화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녀의 패션에서 얻을 수 있는 팁은 바로 당당하게 입는 ‘자신감’이다.
일본 출신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41)가 지난 16일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출산 소식을 공개했다. 한국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비혼모로 임신하고 출산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는 외국 정자은행을 통해 임신을 했고 일본에서 아들을 출산했다고 하였다. 사유리가 그동안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동해왔기에 우리 사회에 던진 파문이 적지 않다. 사유리가 던진 질문에 우린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솔직히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그 용기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아니 상상을 했더라도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현대 의술의 발달이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앞으로 의술의 발달은 얼마나 더 큰 일을 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현대 의술과 용기가 결합한 결과물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동안 사유리는 방송에서도 자유로운 활동을 해왔다. 튀는 듯한 언행은 많은 웃음과 즐거움을 주었다. 그런데 비혼모 출산으로 또 한 번의 화제를 던졌다. 사유리는 그동안의 사정을 이렇게 밝혔다
“한국에서 산부인과를 갔어요. 난소 나이 검사를 했는데 48세라는 거예요. 의사 선생님께서 자연임신이 어렵고 이 수치라면 지금 당장 시험관을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고 말씀하셨어요. 지금도 늦었는데 지금 시기를 놓치면 평생 아기를 못 가진다고 솔직하게 말씀하셨어요. 사랑하지 않는 남자랑 결혼해서 급하게 시험관을 하고 아이를 갖느냐, 아니면 혼자서 아이를 기르느냐, 선택지가 두 개밖에 없었어요. 근데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급하게 찾아서 결혼하는 건 어려웠어요.”
그는 한국에서 비혼 여성이 정자 기증을 받아 출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사람도 없는데 신체적으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연령이 돼가니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했다. 개인적인 고민도 고백했다. 사유리TV에서 ″저는 강하고, 남들 눈치 안 보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며 ”아빠가 없는 아기를 낳는 것인데, 솔직히 무섭다”고 했다.
이제 그가 걱정하듯 많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싱글맘에 대해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빠 없는 빈자리가 클 것이다. 아빠 없이 커야 하는 아이한테 갖는 미안함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주위의 편견도 이겨내야 한다. 그러나 그는 다부지게 말했다.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위주로 살아왔던 제가 앞으로 아들을 위해서 살겠습니다”라고.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있다. 엄마로서의 그의 강인한 의지가 보였다.
이미 사유리는 건강한 사내아이를 출산했다. 앞으로 계속 한국에서 살기를 원한다면 이 사회는 그에게 응답해야 한다. 어떠한 방식으로 태어났건 이 땅에 사는 어머니로부터 탄생한 아이다. 한 여성의 아이이기 이전에 이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된 것이다. 한 사람의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는 모든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정상적인 사내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아빠의 빈자리도 사회에서, 학교 현장에서 채워줘야 한다.
사유리가 던진 질문에 한 발 더 접근할 필요가 있다. 비혼 출산뿐 아니라 혼외출산으로 사회적 편견과 제도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있다면 이제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적극 포용해줘야 한다. 적어도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사회구성원으로 차별받지 않고 소중한 인격체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참 대단한 선택을 한 사유리가 부디 아이와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진정으로 바란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 우연히 만발한 꽃이나 울창하게 자란 나무 사진을 볼 때면, 싱그러운 감성에 젖어 방 한구석에 작은 화분이라도 놓고 싶은 충동이 인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인파가 북적이는 곳은 방문하기 꺼려진다. 식물은 키우고 싶지만, 외출이 망설여지는 이들을 위해 분양부터 상담까지 집에서 '언택트'로 해결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STEP1 ‘심다’로 어울리는 식물 찾기
식물을 키워본 적 없거나 키우는 족족 죽여 애를 먹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작정 새 식물을 들이는 것보다 어울리는 짝을 찾는 게 중요하다. 사람과 사람 간 궁합이 있듯, 식물도 성향이 맞는 주인을 만나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식물 큐레이션 서비스 ‘심다’는 식물과 인간이 조화롭게 잘 살 수 있도록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어울리는 식물을 추천하고, 실전에 도전해볼 수 있도록 식물 키트를 배송해준다. 서비스는 키트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 이들에 한해 무료로 진행되며, 인스타그램으로 신청할 수 있다. 먼저 식물을 키워본 경험, 돌볼 수 있는 시간 등 행동 패턴부터 창문 유무, 공간에 들어오는 일조량 등 거주 공간에 대한 내용까지 다양한 질문이 담긴 테스트를 통해 이용자의 성향을 분석한다. 키트 가격은 6만9000원. 큐레이션한 식물과 분갈이 화분, 분갈이용 흙, 모종삽, 안내서 등을 담아 제공한다. https://simda.kr
STEP2 ‘플립’으로 공부하고 친해지기
잘 키울 수 있는 식물을 찾았으니 본격적으로 알아갈 차례. 반려식물 정보 기반 플랫폼 ‘플립’은 이용자가 원하는 식물에 대한 모든 것을 한 게시물 안에 담아 제공한다. 이용하는 법은 간단하다. 플립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베이지색 배경에 ‘나는 ○○○을 잘 키우고 싶다’라고 적힌 단순한 디자인의 검색창이 나타난다. 이때 공백 부분에 마우스를 갖다 대고 식물 이름을 입력하면 해당 식물 정보를 볼 수 있는 게시물이 나타난다. 생김새와 특징 등 기본 설명부터 물 주는 시기와 빈도, 분갈이 방법 등 일일이 찾기 번거롭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까지 모두 정리돼 있어 정보가 부족한 초보 가드너에게 안성맞춤이다.
식물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숍도 있다. 큰 화분보다는 벽에 걸어놓는 행잉플랜트나 잎사귀가 멋스러운 작은 관상용 식물을 판매한다. 종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앞으로 키울 식물의 친구를 만들어주는 용도로는 나쁘지 않다. 식물을 돋보이게 하는 형형색색의 화분과 화병, 오브제 등도 함께 판매한다. 가격대는 식물의 경우 2만 원 이내이며, 장식품은 2000원대부터 12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www.fuleaf.com
STEP3 ‘리피’에게 상담하기
좋은 주인이 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도 돌발 상황은 언제나 발생하는 법. 식물은 온도, 습도, 일조량 등 외부 환경에 민감해 조금만 신경 쓰지 않으면 아프기 쉽다. 잘 자라던 식물의 잎이 시들해지거나 노랗게 변하기 시작했다면, ‘리피’에게 SOS를 요청해보자.
리피는 친환경 식물관리 솔루션 회사 ‘코스믹그린’에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채널(@leafy_cosmicgreen)이다. 반려식물을 키울 때 필요한 팁과 주의사항을 카드뉴스로 소개하고 관련 상담을 진행한다. 이용자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증상, 자라는 환경 등을 사진과 함께 보내면 이를 토대로 문제의 원인을 짚어주고 해결책을 제공한다. 일부 상담 내용은 ‘리피의 상담일지’라는 콘텐츠를 통해 공개된다. 또 ‘반려식물 처방전’을 통해 해충, 곰팡이 등 식물을 키우다 발생하는 애로사항 대처법을 설명한다. 이외 ‘식물용어사전’, ‘반려식물도감’ 등 식물 집사라면 눈길이 쏠릴 만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한다.
STEP4 ‘플리어리’로 성장 일지 기록하기
상담도 받았겠다, 이제 잘 자라만 주면 된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식물의 모습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쉽다면, ‘플리어리’를 사용해보자. 식물 관리 서비스 ‘플리어리’는 반려식물의 성장 일지를 기록하는 앱이다. 플레이 스토어나 앱 스토어에서 다운받으면 된다. 앱에 접속해 식물의 종류와 애칭, 입양한 날, 물 주기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식물 일러스트와 함께 기본 화면이 나타난다.
다이어리 기능은 기본 화면에서 아래 방향 화살표를 눌러 사용하면 된다. 사진을 올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 식물의 성장 과정을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다. 다이어리 옆에는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물 줘야 하는 날을 알려주는 캘린더 기능이 있다. 이 기능만 잘 활용해도 식물을 말라 죽일 일은 없다. 평소 일기를 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식물일지 기록하는 게 번거로울 수 있지만, 꾸준히 기록하다 보면 처음 데려왔을 때와 달라진 모습에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