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에게 배달 플랫폼은 매우 중요한 무기다. 시니어 점주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고, 그래서 플랫폼을 ‘잘’ 운영하고 싶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에 배달 플랫폼 1위 기업 배달의민족이 시니어 점주들을 위해 나섰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소상공인들은 배달 플랫폼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매출이 워낙 감소했기 때문에 수수료 부담이 커도 배달 플랫폼을 찾게 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사장들도 있다. 사진을 잘 찍는다거나, 재치 있는 리뷰 이벤트로 플랫폼의 장점을 활용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디지털 소통과 거리가 먼, 나이 많은 점주들에게는 이런 일련의 과정이 어렵게 다가온다.
이에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온라인 홍보와 디지털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시니어 점주들을 위해 디지털 집중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스마트 사장님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7, 8월에 8주간 진행됐다. 총 19명의 시니어 점주들이 참여했다.
당시 교육에서는 가게 홍보를 위한 글쓰기부터 휴대폰으로 직접 음식 사진을 찍고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SNS에 올리기까지의 전 과정을 알려줬다. 또 배민 앱 내 가게 공지사항과 메뉴 등록은 물론 고객과의 온라인 소통을 돕는 교육도 진행됐다. 교육은 배민아카데미 전문 강사진이 진행했고, 디지털 튜터(사장님 맞춤형 디지털 교육 도우미)가 보조 강사로 함께하며 이해를 높였다.
시니어 점주들을 위한 디지털 교육은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우아한형제들의 교육 담당자, 그리고 교육을 수료한 시니어 점주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시니어 디지털 교육의 필요성
우아한형제들의 가치경영마케팅팀 김민지, 정욱진 씨는 “시니어 사장님들은 ‘하고는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몰라서’라는 말씀을 정말 많이 하셨다. 그걸 보며 가장 필요한 것은 디지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장벽을 낮추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시니어 점주를 위한 교육이 마련된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을 수강한 박기웅(66) 씨는 서울 강북구 ‘미삼참치’의 사장이다.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 그도 코로나19를 피해갈 수 없었다. 이에 배달의민족도 이용하게 됐고, “온라인을 해야 하나 생각했지만, ‘내 나이가 몇인데…’라는 불안감과 걱정이 컸다”고 밝혔다. 때마침 공고를 접하고 교육을 듣게 됐다.
시니어 디지털 교육 이후 변화
우아한형제들 측은 시니어 점주들이 교육 이후 성장한 점에 대해서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민지, 정욱진 씨는 “졸업식에서 사장님들이 소감으로 가장 많이 하신 말씀이 ‘이제는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뿌듯하다’였다. 사장님의 성장을 목표로 기획됐기에,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이 가장 큰 성과였다”고 말했다.
‘미삼참치’의 박기웅 씨는 “온라인은 젊은 사람만 하는 특권이라는 생각이 처음에 있었다. 어떻게 저렇게 메뉴를 예쁘게 찍고, 온라인 홍보물을 만드는지.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 생각했다”면서 교육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고 털어놓았다.
박 씨는 SNS도 새로 오픈했고, 이제 온라인 소통에도 문제가 없다. 그는 “손님들이 호응도 해주시고, 매출도 굉장히 상승한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점은 이번 교육을 통해, 앞으로도 내가 온라인으로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을 갖게 되었단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교육을 수강한 대구의 ‘집밥집’ 박창란 씨 역시 매출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시니어 디지털 교육 확대되어야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시니어 점주 교육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점주들은 이제 SNS 소통, 블로그 운영, 카드뉴스 제작도 가능한 상태가 됐다고 한다. 무엇보다 점주들과 젊은 층 간의 소통이 자연스러워졌고, 매출도 증진된 점이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시니어 점주들을 위한 교육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미삼참치’ 박기웅 씨 역시 교육 프로그램 수강을 독려했다. 직접 온라인 홍보와 소통을 해보면서 차이를 피부로 느낀 그는 플랫폼에서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운 것 같다. 이에 박 씨는 다른 시니어들도 고충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나이를 먹으면 막연히 불안감이 생깁니다. 뭔가를 새롭게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눈치도 보이고, 괜히 주책이라는 소리도 들을 것 같고요. 그리고 무언가 시작하기까지는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을까’라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도 크고요. 그런데 그런 의심과 불안함이 오히려 교육을 듣기 시작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사장님들, 요즘 너무 힘드시죠? 하지만 66세인 저도 배웠고, 해냈습니다. 불안하고 힘드시겠지만, 이런 좋은 교육과정에 한 걸음 용기를 내시면 열 걸음의 보답으로 돌아오리라 확신합니다. 지금 시작하세요.”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오영수(79). 국내외에서 축하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는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예정대로 연극 '라스트 세션'의 무대를 소화하고 있다.
오영수는 지난 10일(한국 시각) 열린 제 79회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TV부문 남우조연상(BEST SUPPORTING ACTOR)을 수상했다. 앞서 한국계 배우인 샌드라 오와 아콰피나가 연기상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한국 드라마에 출연한 한국 배우가 수상의 영광을 안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에서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의 1번 참가자 오일남 역을 맡아 연기했다. 반전을 지닌 노인 역할을 소화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 호평 받았고, 깐부 신드롬을 불러오기도 했다. 오영수는 대중에게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연기 경력 59년차로 연극계에서는 유명한 베테랑 배우였다. 그가 쌓아온 연기 내공이 이번에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오영수의 수상 이후 그를 향한 축하가 쏟아졌다. 이정재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남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선생님과 함께했던 장면들 모두가 영광이었습니다. 선생님의 깐부로부터"라고 오영수의 수상을 축하했다. 오영수와 '오징어 게임'의 깐부 신을 찍을 때 촬영한 사진도 게재했다. 이병헌 또한 "This is the Frontman speaking, Bravo!"라며 극 중 대사를 이용해 센스 있는 축하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축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반세기 넘는 연기 외길의 여정이 결국 나라와 문화를 뛰어 넘어 세계 무대에서 큰 감동과 여운을 만들어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배우 오영수 님의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수상을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며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배우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외신의 호평도 이어졌다. 미국의 CBS방송은 "올해 골든글로브는 TV 생방송이나 스트리밍 행사가 없어 예년보다 더 조용했지만, 몇몇 스타들이 역사를 새로 썼다”며 "'오징어 게임' 스타 오영수가 골든글로브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고 평했다.
미국의 CNN방송은 "'오징어게임'의 배우 오영수가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되면서 역사를 새로 썼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국 드라마나 배우가 후보에 올라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첫 번째 사례"라고 재차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할아버지 오영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상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독창적인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순식간에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라는 명예를 얻었고 극 중 오영수는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였다"며 "(골든글로브 수상에 따라) 78살 그의 연기 이력은 결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현재 연극 '라스트 세션' 무대를 펼치고 있는 오영수는 연극 연습 도중 수상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공연을 하는 배우 이상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라스트 세션' 배우와 스태프들이 오영수에게 축하 파티를 해준 모습을 인증하기도 했다. 사진 속 오영수는 케이크를 손에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이어 오영수는 11일 예정대로 공연 무대에 올랐다. 수상 이후 쏟아진 관심에 연극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바. 그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공연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오영수의 골든글로브 수상 소식이 알려지고, 이달 남은 11회 차 공연은 모두 전 석 매진되기도 했다.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 이후 차기작으로 연극 '라스트 세션'을 택해 주목을 이끈 바 있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그의 굳은 뜻이 전해진다. 오영수는 '라스트 세션' 기자간담회에서 "'오징어 게임' 흥행 후 광고가 들어오고 하는데, 왜 연극을 선택하냐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내 나름대로 지향해왔던 모습 그대로 가는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 뜻 깊다"고 말했다.
또한 "'오징어 게임'으로 주변에서 나를 많이 띄워 놓은 것 같다. 자제력이나 중심이 흩어지진 않을까 염려하던 차에 품격 있는 좋은 연극을 만나게 되어 뜻 깊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7일 개막한 '라스트 세션'은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 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을 배경으로 한다. 실제로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가 직접 만나 '신의 존재'에 대한 치열하고 재치 있는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에 기반한 2인극이다. 삶의 의미와 죽음, 인간의 욕망과 고통 등에 대한 대화를 통해 많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한편, 13일 미국 배우조합상(SAG)의 발표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4개 부문 후보에 올라 수상의 기쁨을 이어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오징어 게임'은 TV드라마 시리즈 앙상블상 후보로 지명됐으며, 남우주연상(이정재), 여우주연상(정호연), 스턴트 앙상블상에도 이름을 올렸다.
2021년 핫했던 전시로 ‘아트 오브 뱅크시’ (The Art Of Banksy : Without Limits)를 꼽을 수 있다. ‘얼굴 없는 화가’로 유명한 뱅크시(Banksy)는 영국의 미술가 겸 그래피티 작가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1000만 명대로 생존하는 화가 중 가장 인기가 많다. 도대체 뱅크시가 누구길래 사람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뱅크시와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뱅크시는 누구인가?
‘뱅크시’는 가명이고, 얼굴, 나이 모두 베일에 싸여 있다. “뱅크시가 누군지 아무도 모르지만, 모두가 그가 누군지 안다”라는 말까지 생겼다. 뱅크시의 본명은 로버트 뱅크스이며 1974년 영국 브리스톨 출생으로 추정된다. 로버트 델 나자(영국 유명 밴드 ‘매시브 어택’ 멤버)도 뱅크시로 의심받은 적이 있는데, “우리는 모두 뱅크시다”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이는 뱅크시가 개인이 아닌 창작 집단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추가했다.
뱅크시는 1990년대부터 활동 중이다. 브리스톨의 지하 무대에서 성장해 점점 전 세계 도시의 거리, 벽, 다리 위로 작품 활동을 뻗어나갔다. 뱅크시는 전쟁과 난민, 불평등, 비인간성, 자본주의, 권위주의, 기후 온난화 같은 사회적 주제를 다루며 비판적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특히 2018년 ‘풍선과 소녀’(Girl with the Balloon) 파격 퍼포먼스로 유명해졌다.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00만 유로 이상으로 그림이 낙찰된 순간, 뱅크시는 미리 프레임 밑에 장치해둔 분쇄기를 원격으로 가동해 그림을 즉석에서 분쇄했다. 돈으로 구매하는 자본 미술 시장을 비판한 퍼포먼스였다.
‘아트 오브 뱅크시’, 짝퉁 전시인가?
‘아트 오브 뱅크시’는 개막 당시 ‘짝퉁 전시’ 논란이 일었다. 알고 보니 오리지널(원본) 작품 전시가 아니었고, 더욱이 뱅크시의 허락을 받지 않은 사실이 알려졌다. 뱅크시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내 이름을 내건 전시회 중 나와 합의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 이름을 내건 모든 전시는 가짜(FAKE)”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시 주최사는 “대표 벽화 등 뱅크시의 예술 세계를 재현한 작품 외에도 ‘POW(뱅크시가 2003년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기 위해 설립한 딜러) 인증’을 받은 뱅크시의 원작들이 포함돼 있다”라며 “이런 소란마저 뱅크시스럽다”고 밝혔다. 전시회 작품 중 오리지널은 27점, 나머지 120여 점은 레플리카(복제본)로 알려졌다. 주최사는 뱅크시의 작품 세계를 공감각적으로 이해하고, 그가 던지는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는 전시라고 강조했다.
‘아트 오브 뱅크시’ 직접 가보니
‘아트 오브 뱅크시’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입장료 2만 원이 아깝다”와 “뱅크시가 궁금하다”로 나뉜다. 이에 직접 전시회를 찾아봤다. 여전히 사람은 많았다. 화려한 조명과 함께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지루하지 않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공간 활용률이 높은 전시였다. 뱅크시의 세계관과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꼼꼼히 채워져 있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품도 많았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뱅크시의 작품 대부분은 스텐실 작업(종이에 글자나 무늬, 그림을 그린 후 그 모양을 오려서 구멍에 스프레이를 뿌려 완성하는 방법)을 거쳤다.
또한 영국에서 5주간 한정 운영했던 ‘디즈멀랜드’를 재현한 퍼포먼스, 멀티미디어로 재창작된 작품들도 눈에 띈다. 전시회 중앙에는 뱅크시의 대표작 ‘풍선과 소녀’의 멀티미디어 작품이 있다. 시리아 내전의 아픔이 전해져온다. 뱅크시의 작품에는 전쟁 혹은 빈곤의 어두운 배경 속에 아이들이 있다. 이를 통해 그는 ‘희망은 있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그런가 하면 사전 지식이 없어도 뱅크시가 영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는 영국인으로서 자부심도 있으면서 비판적인 시선도 갖고 있다. 영국 고위층을 꼬집는 작품이 많다.
뱅크시는 인간을 원숭이로 많이 표현한다. 특히 그는 ‘원숭이 여왕’(Monkey Queen)이라는 작품으로 영국 여왕을 원숭이로 표현해 화제를 모았다. 뱅크시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한 ‘위임된 의회’(Devolved Parliament)에서는 브렉시트를 논의하는 하원들의 모습이 침팬지로 표현됐다. 뱅크시 작품 속 원숭이는 인류의 본성을 풍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그의 작품에는 원숭이 말고 쥐도 많이 등장한다. 쥐는 노동자의 삶을 사는 일반 소시민을 표현한 듯하다. 또한 반체제적인 성향의 뱅크시는 경찰들을 풍자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왕실근위대가 소변을 보는 발칙한 그림도 있다.
뱅크시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전시회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는 그냥 평범한 영국 사람이었다. 우리는 때로 정부가 답답할 때도 있고, 전쟁으로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환경이 보존되기를 바란다. 뱅크시는 그것을 작품으로 표현한, 용기가 조금 더 있는 사람이었다. 이제야 그가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이유를 알겠다. ‘우리 모두는 뱅크시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해진다.
매장이 열리면 바로 달려간다는 의미의 오픈런(Open Run) 현상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전 세대에 퍼지고 있다. 이들은 원하는 물건을 얻기 위해 개장 전부터 문 앞에서 밤을 새우고, 몇 시간씩 줄을 선다. 명품, 디저트, 컵 등 종류도 다양하다. 클릭 한 번에 제품이 집 앞까지 배송되는 시대에 왜 이토록 특정 제품에 열광하는 걸까?
결제하기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다음 날 원하는 물건이 집 앞으로 온다. 심지어 빠른 배송을 강조하는 유통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긴 덕에 ‘분 단위’ 배송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제 당일 배송이나 새벽 배송보다 더 빨리도 가능하다. 심지어 1시간 안에도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 이토록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최근 ‘오픈런’ 현상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점점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오픈런은 말 그대로 매장이 오픈(open)하면, 바로 달려가야(Run) 원하는 물건을 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매일 아침 백화점 앞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해외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개장을 기다리는 쇼핑객 행렬이 백화점 외벽을 따라 늘어선다. 올해 들어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이 잇달아 가격을 올리며 더 비싸지기 전에 물건을 사려는 소비자의 매수 심리를 부추겨서다.
시간, 장소, 종류 가리지 않아
오픈런 현상은 명품 브랜드를 넘어 다회용 컵, 디저트 등 종류를 불문하고 일어난다. 지난 9월 스타벅스가 단 하루, 음료를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 컵에 제공하는 ‘리유저블 컵 데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에 고객들이 개점 전부터 대기하는 오픈런 현상이 나타났다. 일부 매장에서는 꼼수를 써서 한 번에 많은 양의 커피를 사는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졌다. 상품은 조기 매진됐고, 음료 주문 시 무료로 제공되는 컵이지만 개당 2500~3000원 수준으로 중고매장에서 거래됐다.
‘핫’하고 ‘힙’하다는 장소들은 점점 접근조차 어려워진다. 11월 13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에 있는 유명 도넛 가게 앞에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모여들었다. 20·30대로 보이는 이들은 빵을 맛보려 긴 시간을 대기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매장 앞에서 마주친 직원은 엄청난 인파가 익숙하다는 듯 길게 늘어선 줄을 정리하고, “거리두기 때문에 조금씩만 떨어져서 대기해주세요” 같은 말을 쉼 없이 반복했다.
직장인 박민근(27) 씨는 “오랜 시간 기다려서 뭔가 사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여자친구가 서울 간 김에 사다달라고 하도 부탁해서 집에 돌아가기 전에 사러 왔다”고 전했다. 대학생 김지혜(23) 씨는 “나 빼고 다 다녀왔나 싶을 정도로 SNS에 인증샷이 넘치는 유명한 곳이라 너무 궁금해서 와보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도넛 가게 이름을 검색해보면 12만 개 정도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을 정도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역시 도넛을 사는 과정부터 구매 후까지 쉴 틈 없이 사진을 찍었고, 일부는 그 자리에서 바로 SNS에 사진을 게시했다. 꿀팁이나 빠른 손, 줄 서서 기다리는 인내를 겸비해 얻은 ‘영광의 증표’인 셈이다.
득템력 인정받고 성취감 느껴
긴 시간 줄을 서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언뜻 보면 시대를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며,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는 줄을 서서 무언가를 얻는 행위도 하나의 놀이 문화다. 또한 미래보다는 현재를, 가격보다는 취향을 중시하는 성향을 가진 이들이 많다. 당장 갖고 싶거나 먹고 싶은 게 있다면 가게 앞에 장사진을 치고, 알람까지 맞춰두며 접전을 벌여도 행복하다. 자신이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것 같다고 생각되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어디든 찾아가는 것이다.
이 치열한 희소가치 게임은 욕망이라는 에너지를 동력으로 움직인다. 희소성 있는 물건을 가지고 싶은 소유욕, 얻었을 때 오는 희열감, 자랑하고 싶은 과시욕, 타인이 그것을 부러워할 때 오는 우월감 등을 총망라한다. 실제로 물건을 획득한 이들은 SNS에 인증 사진을 게시해 과시하고, ‘득템력’(원하는 아이템을 얻는 능력)을 인정받는다. 그리고 게시물 하단에는 부러움을 표하는 댓글들이 이어진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오픈런이 “남들과는 다른, 새롭고 개성 있는 아이템을 추구하는 성향을 가진 MZ세대의 욕망을 잘 나타내주는 현상”이라며 “구하기 힘든 물건일수록 소유욕을 자극하고, 이를 얻었을 때 성취욕과 과시욕, 우월감이 더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SNS가 오픈런 과열 양상을 자극하기 좋은 플랫폼”이라며 “실제로 그다지 맛있거나 특별하지 않은 곳인데도 SNS 바람을 한번 타면 그쪽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어 마케팅 수단으로도 자주 이용된다”고 설명했다.
시니어에게 MZ는 가깝지만 먼 세대다. 어디에서나 마주하지만, 이해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은퇴를 준비하는 시니어와 달리 그들은 사회로의 진입 혹은 사회 내에서의 성장에 몰두한다. 소비를 통해서 지향하는 가치를 드러내며, 때로는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이른바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는 시장 내에서 핵심 소비층으로 자리 잡았다. MZ를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다양한 소비문화를 살펴본다.
MZ세대는 시장에서 주목하는 핵심 소비층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시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MZ세대는 2020년 기준 서울 인구의 35.5%로 연령대 중 가장 큰 세대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이와 달리 베이비부머 세대는 13.4%에 불과했다. MZ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7.2%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추월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더불어 MZ세대가 경제활동인구로 진입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MZ세대는 명품을 통한 플렉스(Flex) 소비문화를 즐긴다. 실제로 샤넬을 사기 위해서 꼭두새벽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도 마다하지 않았다. 플렉스는 미국의 힙합 문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부와 성공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사람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대의 52.1%가 플렉스 소비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50% 이상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 ‘자기만족’을 꼽았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스타벅스 사은품을 얻기 위해 커피 몇 잔을 더 마시는 것도 그들에게는 플렉스다”라며 “MZ의 플렉스는 과시보다 심리적 만족과 보상에 가깝다”라고 설명했다.
MZ세대에게 소비란 가치를 증명하는 일종의 표현 수단이다. 이들은 이른바 ‘가치 소비’를 지향하며, 신념(Meaning)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Coming Out) 소비를 줄여 미닝아웃(Meaning out)이라 부르기도 한다. 단순히 비싸고 품질이 좋다는 이유로 소비를 결정하지 않는다. 제품의 무해성, 회사 경영인의 도덕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다양한 가치를 꼼꼼히 살펴보고 결정한다. 성장관리 앱 그로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10명 중 8명은 자신을 가치 소비자로 평가했다.
MZ세대는 소비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한다. 지속가능한 소비란 현재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미래 세대가 사용할 자원을 낭비하거나 희생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과 자원을 소중히 다루고, 이러한 것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현명한 소비를 실천 중이다. 친환경 재료 유무, 재활용 가능성 등 환경적 가치를 위한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MZ는 제로웨이스트나 비건, 리사이클링 등과 같은 지속가능한 소비를 한다. 소비의 목적을 소유보다는 실용성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소비를 실천하는 제비족
실제로 지속가능한 소비를 실천하는 ‘제비족’이 생겨났다. 중년에게 제비족은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지만, MZ세대에게는 다른 개념이다. 과거의 제비족은 몹쓸 짓을 하던 나쁜 부류의 사람으로 취급받았지만, 최근의 제비족은 지구의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말한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와 비건(Vegan)을 실천하는 이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를 0(제로)에 가깝게 만드는 활동이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한다. 예컨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자제하고,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이용하며, 장 볼 때 일회용 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제로웨이스트숍 ‘비그린’에서 일하는 MZ세대 박민지(가명) 씨는 “기후위기 등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실감하고 2년 전부터 제로웨이스트의 삶을 지향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개인의 변화로 전 지구적인 변화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이런 소비를 통해 작은 목소리마저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용기내 챌린지’가 인기를 끌었다. 이 챌린지는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용기(勇氣)를 내서 용기(容器)를 내자는 취지를 담은 캠페인이었다. 배우 류준열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처음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확산됐다. 챌린지는 각종 SNS에 비닐이나 플라스틱이 아니라 천 주머니나 다회용기 등에 음식과 식재료를 담아온 각양각색의 사례를 게시한 뒤, ‘#용기내 챌린지’ 또는 ‘#용기내 캠페인’ 등의 해시태그를 붙였다.
아울러 비건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비건은 동물성 식재료나 동물실험을 거친 성분을 사용한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했다. 하지만 비건은 최근 3년 사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노션 인사이트 그룹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전까지 연평균 약 300건에 불과했던 비건의 버즈량은 2019년부터 32배 이상 급증했다.
MZ에게 비건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중 하나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MZ세대의 약 27%는 비채식 위주로 먹되 필요에 따라 채식을 섭취하는 간헐적 채식을 하고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채식을 지향하는 이유는 건강과 체중 관리,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실제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SNS에 꾸준히 자신의 비건 제품 사용 후기 혹은 식단에 대한 평가를 남기는 이들이 늘어났다.
실제로 11월 기준 인스타그램의 비건 해시태그만 해도 약 70만 건에 달했다. 이기원 서울대학교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는 “비건은 소수의 채식 생활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느낀 개인들의 사회적 책임 의식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소비는 경제적 투표권
MZ세대는 환경적 기준과 더불어 윤리적 기준을 토대로 소비를 결정한다. 올바름에 대한 기준이 높은 세대이기에, 불편함에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행동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그들은 선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온라인에서 공론화하고, 뜻을 같이하는 이들을 모아서 주도적으로 선한 변화를 끌어낸다. 이렇게 선한 변화를 취하는 능력을 선취력이라 부른다. 그들에게 선함은 중요한 가치다.
MZ세대의 ‘선취력’은 소비문화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이른바 돈으로 혼내주는 문화, 돈쭐 문화가 탄생했다. 돈쭐은 반어적 의미로,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행위다. 개인·소상공인·기업이 사회적으로 선한 행동을 했을 때 선행자가 매출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소비다.
반대의 경우엔 불매로 대응한다. 2019년 당시 일본의 수출규제에 반발해 대규모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당시 일본의 한 의류 브랜드 매출은 70% 가까이 하락했으며, 편의점 수입 맥주 1위를 달리던 일본 맥주 브랜드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당시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등과 같은 해시태그를 통해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이영애 교수는 “MZ세대에게 소비는 경제적 투표권과 같다. 투표를 통해 권리를 행사하듯이 선행을 실천한 회사나 자영업자에게는 착한 소비를 통해 매출로 보상을 해주고, 윤리적 기준에 어긋난 회사나 상품은 불매를 통해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드러낸다”라고 말했다.
MZ세대, 가치 기부로 판을 짜다
현재 MZ세대는 기부를 주도하는 세대로 거듭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발표한 ‘2021 기부 트렌드’에 따르면 코로나19 특별모금에 참여한 기부자 중 MZ세대 비율은 38.2%에 달한다. 2014년 세월호 특별모금(25.6%), 2019년 강원도 산불(32.1%)과 비교했을 때 기부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부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는 기부의 방식도 남다르다. 통상적인 모금 이외에 기부런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기부에 참여하고 있었다. 기부런은 비대면 기부 마라톤을 말한다. ‘기부’와 ‘런’(run)이 합쳐진 형태로 후원금 형식의 참가비를 내고 일정 거리를 달린 후 SNS에 인증 게시물을 올리는 방식이다. 최근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바비톡이 기획한 ‘퍼플라이 마라톤 기부런’ 참가 티켓이 판매 오픈과 동시에 3분 만에 완판됐다. 이 캠페인은 암 환우들의 가발 구입비를 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참가비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 기부될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기부의 판을 짜는 경우도 발생했다. 지난해 SNS상에서 자발적으로 기부를 독려한 ‘#1339 국민성금 캠페인’이 대표적인 예다. 대구 청년단체에서 시작한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이 캠페인은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콜센터 번호 1339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1339원, 1만3390원, 13만3900원 등 1339를 연상할 수 있는 금액을 기부하도록 독려했다. 1명이 지인 3명과 공유하면 3일간 9명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도 담았다. 두 달간 약 5만8000명이 참가했으며 약 1억6000만 원을 모금했다.
최근에는 NFT를 활용한 기부도 등장했다. NFT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으로 불리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복제나 위조가 불가능한 디지털 자산이다.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일종의 정품 인증서다. 최근 NFT가 기부 수단이 됐다. NFT 스타트업 ‘도어랩스’는 2020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모습을 NFT 카드로 만들어 판매하고 수익금은 전부 대한장애인체육회에 기부했다.
다양한 기부 방식이 등장했지만 MZ세대 기부의 본질은 그들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기부다. 임명호 교수는 “MZ세대의 특성은 공존을 위한 공정에 관심이 많고, 자기 주도적인 태도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사회 내에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노력한다. 가치 소비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가치관을 기부로 표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사업을 하는 연예인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연예인이라는 신분으로 사업을 할 때 장점이 많기 때문일 것. 자본도 어느 정도 모아졌고, TV에 사업에 대한 내용이 자연스럽게 노출돼 홍보를 하기 용이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고운 시선만이 존재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우려를 넘어서 자신의 사업에서 성공한 중년 연예인들이 있다. 누군가는 꿈을 쫓아서, 누군가는 가족을 위해서 등, 그 이유 또한 다양하다.
정보석, 빛나는 빵집 사장님
지난 1986년 데뷔한 연기 35년차의 배우 정보석. 그는 극 중 맡는 역할 때문에 '명품 악역 배우'로 통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성이 좋기로 유명한 배우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푸근한 인상의 빵집 사장님으로 변신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보석은 지난 6월 서울 성북구에 빵집 '우주제빵소'를 오픈했다. 18년 전에 지은 자신의 집을 개조한 것. 원래는 카페를 하려고 했는데, 빵이 맛있다고 난리가 나서 빵집이 됐다. 특히 둘째 아들이 제빵사, 아내가 바리스타의 역할을 각각 맡아서 하고 있다. 정보석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스스로 "빵 만드는 일 외에는 다 한다", "허드렛일 담당이다"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정보석은 최근 빵집 사장님으로 변신한 것에 대해서 여러 방송에 출연하면서 알리고, SNS인 인스타그램도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빵집에서의 일상 사진을 게재하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하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정보석은 연기 활동을 지속하면서 가맹점, 프랜차이즈 빵집을 내는 것이 목표다.
임채무, 빚 내면서까지 두리랜드 운영
배우 임채무하면 저절로 떠오르는 그 이름 '두리랜드'. 예전부터 아이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놀이공원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두리랜드 사장님이 됐고, 빚을 지면서까지 운영하고 있어 귀감을 사고 있다.
임채무는 지난 1989년 사비 130억 원을 들여 경기도 양주시 장흥에 약 3000평에 달하는 테마파크 두리랜드를 오픈했다.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 위주로 구성됐고, 임채무는 30년 동안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온 젊은 부부가 돈이 없어 주저하는 모습을 본 뒤로 입장료를 없애버렸다.
이로 인해 수년 간 적자 상태로 경영난이 일어 2006년부터 약 3년 간은 휴업했다. 그리고 2009년 30억 원을 들여 구조를 바꾼 후 재개장했다. 2017년 10월에는 미세먼지 등 환경적인 문제로 두리랜드를 휴장했고, 2년 6개월 만인 2020년 4월 24일 콘텐츠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뉴얼한 뒤 다시 문을 열었다. 인건비와 전기세를 감당할 수 없어 입장료도 받기 시작했다.
임채무는 놀이공원 리뉴얼 전 아내와 두리랜드 화장실에서 1년 간 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더불어 그는 지난 9월에도 "앞으로도 갚아야 할 돈이 140억, 150억이 된다"고 밝혀 이목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와 같이 임채무는 자신이 빚을 감당하면서까지 두리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누군가는 미련하다고 하지만, 동심을 지키고자 하는 그의 진심은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이무송, 결혼정보업체 대표 우뚝
가수 이무송은 노사연의 남편 혹은 결혼정보업체 대표로 더 유명하다. 이무송은 지난 2010년 결혼정보업체 '바로연'을 론칭했고, 업계에서 손에 꼽히는 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무송은 론칭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결혼정보업체 사업 구상은 10년 전부터 해왔다"며 오랜 시간 고심한 결과라는 사실을 알렸다. 또한 그는 "사람들이 나이나 주변 상황에 못 이겨 결혼한 경우가 많았다. 서로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결혼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 부부는 많이 싸웠다. 싸움도 소통의 계기가 될 수 있어 부부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결혼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바로연이 잘 된 가장 큰 이유는 이무송과 노사연이 스타 부부라는 데 있다. 이무송과 노사연은 각각 회사의 대표이사, 홍보이사를 맡고 있다. 그들은 각종 방송에 출연하면서 바로연에 대해서 직간접적으로 알렸는데, 이는 바로연을 이용하면 두 사람처럼 알콩달콩 살 수 있다는 왠지 모를 믿음을 갖게 했다. 여기에 실제로 이용해본 고객들의 만족스러운 후기가 더해져 현재의 위치에 이른 것으로 해석된다.
[신문물 설명서]
2030세대는 모든 게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한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대 자녀, 혹은 회사의 막내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휴가’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산책 삼아 울긋불긋 단풍진 숲속을 거닐거나 서재에서 여유롭게 책 읽는 시간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뙤약볕 아래에서의 골프 라운딩, 땀 흘리며 오르는 등산길을 그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스포츠케이션’을 떠난 MZ세대다.
쉴 때도 운동할래요
스포츠케이션은 스포츠(Sports)에 휴가(Vacation)를 더한 신조어다. 휴가지에서 운동이나 액티비티 활동을 즐기는 경우는 과거에도 많았지만 스포츠케이션에 포함되지 않는다. 스포츠케이션은 휴가보다 운동을 우선시하며, 운동을 위해 휴가지와 숙소를 선택하고 일정, 예산까지 모두 운동에 맞춰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순한 휴식보다 액티비티나 스포츠를 위한 휴가를 즐기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이 지난 6월 MZ세대 47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휴가지에서 ‘액티비티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이는 무려 72.4%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의 28.8%가 휴가 계획을 세울 때 ‘액티비티 등 즐길거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답했다.
스포츠케이션이 급부상한 배경에는 팬데믹이 있다. 해외여행을 갈 수 없고, 여럿이 모이기 어려워서다. 실제로도 골프와 헬스, 등산, 자전거 타기 등 혼자나 적은 인문이 즐기는 스포츠 종목이 인기다.
여기에 MZ세대만의 특징이 더해져 스포츠케이션이 탄생했다. 건강과 자기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세대적 특성이 휴가와 맞닿은 것. 이들은 무기력해지기 쉬운 코로나 시국에도 자신만의 운동 습관을 만들고 공유하는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의 줄임말), 이른 아침 일어나 운동하는 ‘미라클 모닝’을 유행시킨 주역이다.
호텔업계는 ‘호트’(호텔+트레이닝의 신조어)로 화답했다. 호텔 투숙객은 요가, PT, 필라테스, 농구, 카트 라이딩 등의 운동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올여름 호캉스를 다녀온 A씨(26)는 “휴가 기간에 매일 호텔 내 헬스장을 이용했는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MZ세대의 휴가를 책임지다
골프도 이 흐름에 동참했다. 시간과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MZ세대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적은 운동인 골프로 눈을 돌린 것이다. 오상엽 KB경영연구소 연구원은 “4050세대의 전유물이던 골프 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표현했다.
이들은 시니어의 고급 사교장이나 다름없던 골프장을 ‘핫플’(핫 플레이스)로 만들었다. 사업이나 친목 도모를 위해 골프를 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는 건강을 위해 몸을 움직이는 ‘운동’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다. 골프웨어와 아이템으로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며 즐긴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또한 골프장에서의 일상뿐 아니라 휴가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나 유튜브 브이로그로 공유 한다. 실제로 ‘#골린이’ 해시태그는 인스타그램에만 9월 기준 53만7000건이 등록됐다.
골린이(골프+어린이의 신조어)들은 골프 여행을 휴가 방식으로 선택했다. 운동하면서 멋진 풍경을 즐기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킬 수 있어서다. 인천 영종도, 남해, 거제도 등 골프장이 전국 각지에 분포돼 있어 휴가지의 선택 폭이 넓은 점도 매력적이다. 이동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스크린 골프 펜션’까지 등장 했다. 이승찬 아체로 빌라&골프 대표는 “장년층 고객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이 펜션을 찾고 있다”며 “1997년생 고객이 친구들과 방문하거나, 젊은 부부가 부모님을 모시고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호텔들도 자체 스크린 골프 시설 이용권이나 골프용품 등을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다른 5060세대 전유물인 등산에도 스포츠케이션 바람이 불고 있다. MZ세대 등산객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롯데백화점 올해 상반기 아웃도어 상품 매출에서 2030세대 고객의 매출 신장률이 31%를 기록했다. 인스타그램에 ‘#등린이’ 해시태그가 23만7000개나 등록됐다는 사실 또한 인기를 입증한다.
등린이(등산+어린이의 신조어)들은 주말과 휴가철을 가리지 않고 산에 오른다. 산악회 대신 등산 크루나 등산클럽을 꾸리고 게임하듯 ‘명산 100 챌린지’에 참여해 배지를 모은다. 등산 후 기록을 인증하고 공유하는 것은 물론, SNS 해시태그나 등산 커뮤니티를 통해 직접 다녀온 등산 코스, 주변 맛집 등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게 주고받기도 한다. 비닐봉투를 챙겨 쓰레기를 줍는 ‘클린 산행’으로 건강, 휴식, 환경까지 챙기는 ‘일석삼조’ 효과도 누린다. 등산 콘텐츠 크리에이터 조초록은 “거들떠도 안 보던 산을 올여름엔 10번이나 갔다”며 “MZ세대에게 등산은 체력도 기르고 ‘인생샷’을 건질 수 있어 매력적인 취미”라고 말했다.
스포츠케이션은 ‘요즘 젊은 애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중장년층 건강관리에서 운동의 중요성은 말하기도 입 아픈 수준이다. 재밌게 건강관리를 하고 싶거나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마냥 누워 있기 질린다면, 올가을 등린이 아들, 골린이 딸과 함께 스포츠케이션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
세상은 모든 게 빠르게 흘러간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받는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급격한 변화의 틈,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을 한눈에 파악하고 싶은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쇼핑 문화가 변하고 있다. 시장이나 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을 넘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아마존과 같이 우리가 정보를 얻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이에 소비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원하는 제품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야 ‘잘’ 샀다고 할 수 있을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만 쏙쏙
50대 초반 김지출(가명) 씨는 평소 갖고 싶던 그릇 세트를 백화점에서 현금 10만 원에 결제했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백화점이었지만 그릇의 크기와 색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똑같은 그릇 세트가 인터넷에서는 8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고, 심지어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적립금을 5000원이나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반면 50대 후반 박결제(가명) 씨는 인터넷으로 6만 원에 신발을 샀다. 백화점보다 1만5000원이나 저렴해서 잘 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을 기다려 받아본 신발은 크기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디자인도 사진과 차이가 컸다. 반품을 하자니 귀찮고 그냥 신자니 계속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각각 장점과 함께 단점을 안고 있다. 만약 각 쇼핑 채널의 장점만 모으면 어떨까. 여기서 나온 것이 ‘옴니채널’이다. 옴니채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을 결합해 소비자들이 채널에 상관없이 같은 효과를 얻게끔 한다. 온라인 고객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편하게 물건을 구매한 뒤 집 근처 매장에서 당일 수령할 수 있다. 오프라인 고객은 할인쿠폰을 받아 원하는 물건을 온라인에서 구입하는 것처럼 싼값에 살 수 있다.
미국의 메이시스 백화점은 옴니채널 전략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분돼 있던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했다. 모든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이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동일한 가격에 판매한다. 예컨대 소비자가 출근길에 메이시스의 온라인 몰에서 구두를 사고 퇴근 후 배송된 신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음 날 백화점에 들러 반품하고 환불받을 수 있다. 즉 온라인에서는 물건을 직접 보고 만지지 못하는 경험의 한계가 있으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쇼핑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오프라인은 경험과 체험이 가능하지만 시간과 장소에 제한이 있다.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것이 옴니채널의 핵심이다.
‘가고 싶은 곳’으로 진화하는 쇼핑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오프라인 매장도 진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사람들은 취향에 맞는 공간에서 문화와 체험을 즐기고 싶어 한다. 자동차나 집, 고가의 물건을 구매하는 ‘소유’를 위한 소비보다는 여행, 공연·전시 관람 등 ‘경험’ 중심의 소비를 선호한다. 마트나 백화점은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직접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오프라인만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올해 초 여의도에 오픈한 ‘더현대서울’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대거 조성했다. 우선 천장을 모두 유리로 제작해 전 층에서 자연 채광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1층에는 12m 높이의 인공 폭포와 자연 채광이 가득한 ‘워터풀 가든’을 만들어 폭포 소리를 직접 들으며 자연 친화적인 쇼핑을 할 수 있게 했다. 5층에는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를 조성해 도심 속 숲을 재현했다.
온라인 기업들도 고객에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 시작했다. 아이디어 상품 온라인 투자 플랫폼 ‘와디즈’는 소규모 창업자가 개발한 아이디어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사용해볼 수 있도록 실제 매장을 열었다. 물건을 직접 써보지 못하는 온라인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다양한 물건을 사용해본 후 마음에 들면 QR코드를 통해 상품을 만든 제작자에게 투자도 할 수 있다. 간편식 온라인 쇼핑몰 ‘쿠캣’도 직접 먹어보지 못해 구매를 고민했던 소비자들이 인기 메뉴를 직접 시식해볼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을 마련했다.
필립 코틀러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소속감과 생활 방식을 느끼며 표현할 수 있는 일종의 놀이터로서 매장을 찾는다. 매장은 소비자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기보다 더 재밌고 유익한 경험을 기대하는 곳이다. 매장은 경험하는 장소가 되며, 단순히 ‘가야 하는 곳’에서 ‘가고 싶은 곳’으로 인식이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요즘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바쁘게 넘나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고객과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직접 경험해보는 것에 대한 갈망도 더 커지고 있다. 이미 5060세대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것만큼 소중한 경험이 있을까? 옴니채널은 이제 혁신이 아닌 현실이다.
밀레니얼 사이에서 욜로(YOLO)와 플렉스(Flex)는 저물고, 요즘엔 리추얼(Ritual)이 대세다. 리추얼은 미라클 모닝, 하루에 물 2L 마시기 등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소소한 루틴을 말한다. 무의식적인 습관과 달리 의지와 지속성이 필요한 활동이다. 이러한 현상을 짚어보고 시니어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리추얼 라이프를 소개한다.
최근 리추얼은 MZ세대에게 중요한 삶의 패턴이 됐다. 신한카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리추얼 플랫폼 이용자의 약 90%가 20·30대이며 2019년과 비교해 2020년 리추얼 플랫폼 이용 건수는 평균 21% 증가했다. 리추얼은 습관과 달리 의도적인 행위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는 건 무의식적인 습관이지만,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하루를 계획하는 것은 리추얼이다. 허두영 데이비드 스톤 대표는 “리추얼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면 하나의 루틴이 되며, 루틴이 축적되면 좋은 습관이 형성된다”라고 말했다.
소확성과 공유 문화
직장인 김밀리(27) 씨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리추얼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실제로 평균 기상 시간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나서, 산책 후 아침 식사를 하는 루틴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지인들끼리 습관 모임을 만들어 단체 카톡방에 루틴 인증샷을 남긴다. 저녁에는 리추얼 플랫폼을 활용해 이브닝 요가를 하고, 하루를 정리하며 글을 쓰고 있다.
MZ세대의 리추얼은 소소하되 다양하다. 거창한 목표 대신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 즉 소확성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미라클 모닝이라고 해서 아침부터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눈뜨자마자 이불 개기, 비타민 챙겨 먹기, 책상 앞에 앉아서 창밖 보기 등 사소한 일이라도 규칙과 순서만 있으면 된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 관계자는 “밀레니얼은 변함없는 루틴을 통해 일상을 유지하고, 거창한 목표보다는 사소한 계획을 꾸준히 실천하여 만족감을 얻는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의 특징 중 하나는 공유 문화다. #주말루틴, #저녁루틴, #미라클모닝 등 인스타그램의 각종 해시태그를 눌러보면 매일 자신의 리추얼을 인증하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챌린지 ◯◯일 차와 같이 도전하고 있는 챌린지의 상태를 기록하고 다른 이들과 공유한다. 예를 들어 나이키런 클럽 챌린지의 경우 시간과 거리가 표시되는 나이키런 클럽 앱 사진을 SNS상에 게시해 인증과 동시에 결과를 남들과 공유한다.
또한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는 리추얼을 위해 매월 약 6만8000원 정도의 금액을 낼 수 있다고 답했다. 꾸준한 동기 부여를 위해 일정 금액을 먼저 내고 루틴을 실천하면 리워드로 돌려주는 앱을 이용하거나, 루틴 전문가로부터 피드백 서비스를 받는다. 실제로 MZ세대의 21.3%가 챌린지·루틴·습관 형성 앱을 이용 중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0·30세대는 성공보다 성장에 관심이 많다. 일상에서 작은 성취감과 좋은 습관을 얻을 수 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라고 말했다.
건강 루틴이 필요한 시니어
시니어도 작은 성취가 필요하다. 논문 ‘노인의 자기 성취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성공적인 노화의 중요한 요인이 성취감이다. 자기관리를 통한 성취감이 높을수록 행복한 노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허 대표는 “‘눈 뜨면 이불 개기’와 같이 사소한 행동일지라도 지속해서 성공하면 성취감이 생기고, 성취감은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자신감은 삶의 행복과 더불어 적극적인 자세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라고 말했다.
시니어는 건강을 챙기는 루틴을 만들면 좋다. 갈수록 건강수명이 줄어들뿐더러 은퇴 후에 루틴이 자연스럽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침 식사와 영양제 루틴을 만드는 것도 괜찮다. 영양, 입맛, 식사량과 식사 시간 등 각자 우선순위를 고려해 식단을 짜고, ‘영양제 하루 한 알 섭취’와 같은 규칙을 스스로 만들면 좋다. 최혁준 화이트 큐브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앱을 활용해 루틴을 만드는 중년들이 생겨났다. 은퇴한 중년은 모닝 루틴, 만보 걷기, 건강식품 섭취 등을 통해 평일 루틴을 만들고 있으며, 전업주부의 경우엔 글쓰기와 같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루틴에 관심이 많다”라고 말했다.
2030세대는 모든 게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한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대 자녀, 혹은 회사의 막내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20대 여대생 A씨가 빠르게 달리던 걸음 속도를 늦추고 숨을 고르며 휴대폰 화면을 본다. 화면에는 A씨가 달린 거리와 시간이 나타난다. 그 옆으로 세 명의 청년이 줄 지어 뛰어가며 ‘파이팅!’ 구호를 외친다. 7월의 어느 밤, 서울 성북천 산책로의 풍경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야외 러닝을 즐기는 MZ세대가 늘어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달리기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앱으로 ‘셀프 훈련’을 하는가 하면, 일면식도 없는 이들끼리 모여 달리기만 하고 헤어지는 독특한 모임도 만들어지고 있다. 동호회나 문화센터 강좌 등 특정 집단에 소속돼 친목을 다지며 운동을 즐기는 중장년 세대와는 또 다른 분위기다.
달리기도 앱으로 배워요
“자, 이제 절반 달렸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걸음이 느려질 무렵 귓가에 활기찬 음성이 들려온다. 헬스 트레이너의 목소리가 아닌 스마트폰 앱 ‘런데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다. 런데이는 난이도와 컨디션별 달리기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트레이닝 서비스로, 운동 기록을 SNS에 공유할 수 있어 꾸준한 자기계발을 통해 성취감을 얻는 MZ세대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런데이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0여 개의 인증 게시물이 SNS에 올라오고 있다.
이 앱의 특징은 운동 내내 보이스 트레이닝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초보자 대상 30분 달리기 프로그램에서는 달리기가 처음인 이들에게 응원으로 힘을 북돋아주고, 자세나 호흡법 등 간단한 운동 상식을 알려준다. 몇 가지 멘트가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아닌 실제 트레이닝을 받듯 상황별로 다양한 멘트가 흘러나와 이용자들 사이에서 ‘런총각’이라고도 불린다.
이용자는 앱 내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다른 이들의 달리기 기록과 랭킹도 볼 수 있다. 앱을 이용하는 지인과 친구를 맺으면 지인이 운동을 시작할 때 알림이 전송돼 응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혼자서 하는 운동이지만, ‘따로 또 같이’ 달리는 듯한 경험을 제공해 의욕을 고취하는 셈이다.
나이키의 ‘나이키 러닝 클럽’(NRC)도 유사한 달리기 트레이닝 앱이다. 단거리 러닝, 장거리 러닝, 스피드 러닝 등 달리기 유형에 따른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보이스 트레이닝과 커뮤니티 기능이 동반된다. 다만 초보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 않아 달리기를 처음 시작한 이들보다는 어느 정도 숙련된 이들에게 알맞다.
초면이지만 같이 뛰어요
앱으로 자신만의 고독한(?) 싸움을 이어나가는 이들이 있는 한편, 여럿이 모여 달리는 ‘러닝크루’도 MZ세대 사이에 유행하는 새로운 러닝 문화다. 인스타그램에서 ‘러닝크루’를 검색하면 18만 건의 게시물을 볼 수 있다. 러닝크루는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톡 오픈채팅, 소모임 앱 등 SNS를 기반으로 한 달리기 모임으로, 참여 신청부터 일정 조율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언뜻 보면 중장년 세대의 걷기·마라톤 동호회와 유사하게 느껴지지만, 성격과 운영 방식은 반대에 가깝다.
단체 활동과 규율을 중요시하는 기존의 동호회와 달리 러닝크루는 참여와 이탈이 자유로워 일회적 성격이 강하다. 크루에 가입하지 않아도 게스트로 참여 가능하고, 운영진이 아닌 일반 회원도 달리기 모임을 주최할 수 있다. 또 불필요한 친목을 지양해 사담은 최소화하고 정보는 이름 정도만 공개한다. 그래서 다 같이 모이면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달리기를 시작하는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끈끈한 결속보다는 적당한 거리감, 느슨한 연대를 선호하는 MZ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만남과 헤어짐의 방식은 ‘모임’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지만, 달리기를 할 때만큼은 팀으로서의 면모가 드러난다. 달리다 지칠 때쯤 서로에게 응원을 아끼지 않으며, 앞서가거나 뒤처지지 않도록 호흡을 맞추며 달린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 활동하는 ‘2030청춘러너’의 정주리 크루장은 “함께 달리는 것의 매력은 좋은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다는 데 있다”며 “1km마다 ‘파이팅!’을 외치며 달리면 혼자 뛸 때보다 덜 지치고, 더 힘을 내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SNS에서 유행하는 이색 러닝
플로깅▶가볍게 뛰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뜻한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에서 하체 근력을 사용해 일반 조깅보다 운동 효과가 뛰어나다. ‘줍깅’이라고도 불린다.
우중런▶비 오는 날 달리는 것을 말한다. 더위에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야 확보가 어렵고 부상 위험이 커서 시니어 등 체력이 약한 이들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버추얼런▶참가자가 각각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정 거리를 완주하는 신개념 마라톤을 말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러닝 문화가 확산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