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남성 소수의 고민으로 여겨지던 탈모가 최근에는 남녀노소 불문 현대인의 걱정으로 자리 잡았다. 대한탈모치료학회에 따르면 국내 탈모 인구가 1000만 명에 육박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20% 정도가 탈모를 겪는 셈이다.
흔히 가을을 ‘탈모의 계절’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실제 두피가 가장 고통받는 계절은 한여름이다. 강한 자외선과 고온다습한 날씨에 두피와 모발이 혹사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강한 자외선은 두피에 염증을 일으키고 모낭을 손상시켜 탈모를 일으킨다. 또 무더운 날씨에 늘어난 땀과 피지가 대기 중 노폐물과 엉겨 두피에 쌓이면서 모낭을 막아 모발의 건강상태를 악화시킨다. 게다가 장마철의 습한 날씨는 각종 세균의 활발한 증식을 일으켜 두피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여름에 두피 건강관리에 힘써야 가을에 자주 발생하는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남성 시니어에게는 여름철이 더욱 유의해야 하는 시기다. 남성은 호르몬 영향으로 피지 분비율이 여성보다 2배 더 높아 여름에 두피 관리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여름철 탈모 관리법은?
① 자외선 차단하기
자외선이 강한 날 오랜 시간 햇볕을 쬐고 있으면 두피가 손상될 뿐 아니라 모발이 약해지고 탄력을 잃는다. 수분을 잃어 건조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햇볕이 강한 날에는 모자를 쓰거나 양산을 이용해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다만 통풍이 되지 않는 딱 붙는 모자는 두피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모자를 쓰더라도 느슨하게 착용하거나 양산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② 저녁에 머리 감기
머리는 아침보다 저녁에 감는 것이 좋다. 낮 동안 두피와 머리카락에 쌓인 유해물을 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리를 감을 때는 물의 온도를 너무 뜨겁지 않게 해야 한다. 뜨거운 물은 두피와 모발을 건조하게 만들어서다. 거품을 낼 때는 두피에 바로 올려 비비지 말고 손에서 충분히 거품을 낸 후 비비는 게 좋다.
③ 장마철 비 맞지 않기
두피와 모발에는 종일 생성된 피지와 각질, 땀, 그리고 헤어스타일링 제품과 같은 잔여물이 가득하다. 여기에 비를 맞으면 대기 중의 각종 오염물질이 모낭 입구를 막아 잔여물 배출을 어렵게 한다. 또 비를 맞아 두피가 습해지면 오염물질과 함께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우산을 챙기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비에 젖었을 때는 곧바로 샴푸로 씻어낸다.
④ 수영 뒤에 바로 머리 감기
수영장에서 수영을 마친 뒤에는 바로 머리를 감는다. 수영장 물에는 소독을 위해 ‘클로로린’이라는 화학성분이 포함돼 있다. 클로로린은 모발의 천연성분을 빼앗아가므로 수영 뒤에는 최대한 빨리 샴푸로 헹궈내야 한다. 화학성분으로 인한 모발 손상을 막고 싶다면 수영장 물에 들어가기 전 미리 샤워실에서 모발을 적시는 것도 방법이다.
⑤ 무더운 날에는 통 가발 사용하지 않기
탈모 부위를 가리기 위해 가발을 쓰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무더위로 땀과 피지가 다량 분비되는 여름에 두피 전체를 둘러싸는 통 가발은 두피 통풍을 저해한다. 두피에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두피의 각질과 피지, 땀 등이 가발 안에 고여 두피 내 습도가 상승한다. 습도 상승은 모낭충과 비듬균 같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므로 두피염을 유발해 모낭이 손상될 수 있다.
여름에는 되도록 가발을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도 가발을 써야할 때는 주기적으로 가발을 벗어 두피의 습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두피를 건조시키는 활동이 필요하다. 또 꽉 조이는 통가발은 두피 혈액순환까지 막으므로 전문가와 상담해 여유 있는 크기의 가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100세 시대, 시니어도 탈모 관리에 힘써야
탈모를 어쩔 수 없는 노화 현상이라고 여기고 그대로 방치하는 시니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모발은 단순 미용을 넘어 개인의 인상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개인의 자신감과도 연결돼 심리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친다.
평균 기대수명이 늘면서 시니어는 앞으로도 활발한 사회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단정하고 호감 가는 인상은 시니어에게도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다. 모발이 인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인 만큼, 자신감과 대외 이미지를 위해 탈모에 대해 관심 갖고 관리하고 치료하는 게 필요하다.
탈모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탈모는 남성형 탈모(안드로겐성 탈모)다. 남성형 탈모는 이 증상이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해 탈모 삼푸나 영양제와 같은 비의학적인 방법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비의학적인 방법은 탈모 진행을 늦추는데 보조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탈모를 막거나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없다.
탈모는 초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진행성 질환인 만큼 증상이 심화될수록 관리도 어려워진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체크리스트에 있는 증상이 확인되면 가능한 빠르게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① 두피 앞부분과 정수리 부분 모발이 가늘고 짧아진다.
② 모발이 가늘고 부드러워지는 반면 가슴 털과 수염이 굵어진다.
③ 하루에 빠지는 모발 개수가 100개 이상이다.
④ 머리 밑이 가렵고 비듬이 생기는 증상이 지속된다.
⑤ 친가나 외가에 탈모 증상을 가진 가족이 있다.
⑥ 이마선이 뒤로 밀리고 정수리 부위 두피가 들여다보인다.
심한 탈모에는 ‘모발이식’이 좋은 대안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된 시니어라면 모발이식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모발이식은 탈모 문제를 가장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다.
중년층은 젊은 층에 비해 두피나 모발이 약해진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후두부에서 모발을 채취하는 모발이식 시 두피와 모발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맞춤형 모발이식으로, 한 모낭이라도 손실 없이 이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하게 많은 모발을 이식하면 오히려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으니, 전체적인 얼굴형과 탈모 진행 상황, 모발 굵기 등을 고려해 최적의 디자인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여름에 모발이식을 하면 회복하는 과정에서 절개 부위가 땀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계절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를 놓치기보다는 자신의 상태에 맞는 모발이식 디자인과 수술법을 통해 맞춤형 모발이식을 서둘러 진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모발이식 시 절개나 부작용, 회복기간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 비절개 모발이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비절개 모발이식은 후두부에서 필요한 모낭만을 채취해 빠르게 이식하는 분할기법이다. 채취 부위가 눈에 띄지 않을 뿐 아니라 절개 과정이 없어 흉터나 통증이 거의 없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이규호모아름의원 이규호 대표원장은 “탈모는 계속해서 진행되는 것이므로 악화될 수 있어 계절에 관계없이 빠르게 검사를 받고 치료해야 한다”며 “이미 중증도 이상이라면 모발이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모는 더 이상 중장년층 남성의 전유물이 아닌 성인 남녀의 대표적인 고민이다. 따라서 탈모를 부끄럽게 여겨 방치하지 말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건강하게 사회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푹푹 찌는 더위로 몸과 마음이 지치는 여름이다. 푸른 자연과 지천에 피어난 꽃이라도 보면 좋을텐데, 가까운 뒷산 다녀오기도 쉽지 않다. 내내 집에만 있기 답답하다.
화초라도 키우며 마음을 달래고픈 시니어, 삭막한 마음을 싱그러운 꽃으로 달래고 싶은 시니어, 반려생물을 키우고 싶지만 강아지나 고양이는 부담스러운 시니어를 위해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준비했다. ‘식물 저승사자’나 ‘식물 똥손’ 시니어도 부담없이 키울 수 있는 여름꽃 4종을 소개한다.
특히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우울해진 시니어의 마음에 희망을 듬뿍 가져다 줄만큼 꽃말이 인상적이다.
①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메리골드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꽃말의 메리골드는 진한 노란 빛깔의 꽃을 피운다. 꽃잎의 기름샘에서 풍기는 독특한 향은 뱀이나 벌레를 쫓는 역할을 한다. 병충해 예방과 구제 기능을 하는 기특한 식물로, 다른 식물과 채소를 키울 때 일부러 메리골드를 함께 심기도 한다.
발아 온도는 섭씨 21도에서 22도 사이, 재배 온도는 섭씨 15도에서 20도 사이가 적당하다. 이른 여름에 핀 꽃은 늦가을까지 감상할 수 있다. 생육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인 편으로 키우기 까다롭지 않아 식물 똥손 시니어도 쉽게 키울 수 있다.
직사광선을 좋아하므로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나 창가에 화분을 둬야 한다. 햇볕을 받지 못한 메리골드는 작고 연약한 꽃송이를 피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너무 더워도 꽃이 자라기에 적절치 못하므로 섭씨 25도가 넘어갈 때는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
약간 건조한 상태에서 잘 크므로 물을 자주 줄 필요가 없다. 흙의 겉부분이 완전하게 말라 보일 때 충분하게 주는 것이 좋다. 또 꽃잎에 물이 닿으면 ‘반드시 올 행복’을 전하는 메리골드의 꽃잎이 상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② 함께 있으면 마음이 온화해지는 페튜니아
페튜니아 꽃말은 ‘당신과 함께 있으면 온화해집니다’이다. 나팔꽃과 닮은 모습의 페튜니아는 꽃이 오래가고, 색상이 화사하다. 꽃 색과 품종이 다양한데, 하양과 분홍, 보라색 꽃이 가장 흔하다.
건조에 강한 여름 꽃 페튜니아는 햇빛을 좋아한다. 햇빛만 많이 받는다면 봉선화만큼 키우기 쉽다. 6월에 꽃이 핀다고 알려져 있으나, 생육 온도를 조절해 주면 봄부터 가을까지도 활짝 핀 페튜니아를 감상할 수 있다. 최적 온도는 섭씨 20~25도.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쉽게 죽기 때문에 텃밭에서 기를 때는 장마철을 주의해야 한다. 실내에서 키울 때도 물이 잘 빠지는 흙에 심어야 한다. 물은 2일에 한 번씩 주는 것이 좋고, 꽃이 피었을 때는 꽃을 피해 물을 줘야 한다.
③ ‘코시국’ 최고의 건강 방패, 맨드라미
닭 벼슬을 닮은 맨드라미 꽃말은 '건강과 방패'다. 코로나 시국에 가장 적합한 꽃말을 가진 맨드라미는 닭 벼슬형과 깃털형(촛불형)이 있다. 6월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우며, 황색과 홍색, 자색, 주황색 등 꽃 색도 다양하다. 가을에 기온이 내려가면 꽃 색이 더욱 짙고 화려해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맨드라미 파종 시기는 5~7월이다. 직사광선을 좋아하는 맨드라미 역시 섭씨 20~25도에서 가장 잘 자란다. 저온에 약하고 고온에는 비교적 강한 편이다. 여름철 실내에서 키우기 적합한 식물이다.
건조에 강하나 물을 너무 적게 주면 꽃이 마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직접 만져봐서 겉흙이 말랐다고 느껴질 때 물을 주는 것이 좋다. 물에 닿으면 꽃이 상하고, 습기에 약하다. 하지만 두 가지만 주의한다면 건강과 방패의 꽃 맨드라미가 가족들의 건강을 빌어줄 것이다.
④ 행운을 부르고 집안을 돕는 해바라기
여름하면 떠오르는 꽃의 대표격인 해바라기의 꽃말은 '숭배와 동경, 기다림'이다. 그러나 황금을 연상시키는 커다랗고 노란 꽃 덕분에 꽃말과는 별개로 재물의 상징으로 여겨지곤 한다. 이 때문에 해바라기 조화나 그림, 사진이 재물운을 부르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인기가 많다.
섭씨 20~30도가 생육하기 적절한 온도다. 겉흙이 마르면 물을 충분하게 주는 게 좋다. 야외에 심으면 키가 크고 꽃이 무거워지므로 바람에 쓰러지지 않도록 건물 벽 근처나 지지대를 세워줘야 한다.
야외 정원이 있어야만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미니 해바라기 같은 원예종을 택하면 베란다에서도 탐스러운 해바라기를 감상할 수 있다. 실내 관상용으로 키우려면 옐로우피그미나 겹꽃인 선골드 같은 작은 품종이 좋다. 단 이름에 걸맞게 6~8시간 햇빛을 충분히 받아야 한다. 원예종이 아니면 실내에서는 야외에서 꽃을 피우는 해바라기만큼 풍성한 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강한 햇빛과 습한 공기 탓에 ‘여름에는 가급적 수술을 피해야 한다’, ‘보약을 여름에 먹으면 땀으로 다 빠져나간다’ 등 여름엔 건강과 관련한 속설이 적지 않다. 젊은 세대보다 피부와 식습관 등 몸 관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시니어들은 의학적 근거가 없는 상당수의 건강 관련 속설을 맹신하기도 한다.
더위가 한층 심해지고 있는 7월에 시니어들이 평소 헷갈리고 궁금했던 여름철 건강 관련 속설 5가지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다.
◆자외선 차단제 지수 높으면 무조건 좋다? (X)
피부의 색소 침착과 기미는 시니어들이 신경 쓰는 피부질환 중 하나다. 기미를 치료하기 위해 피부과를 찾으면 제거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에 시니어들은 자외선 차단지수가 높은 자외선 차단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무조건 차단지수가 높다고 차단율이 높은 건 아니다.
선크림에 작게 표시돼 있는 자외선 차단지수(SPF)는 자외선 차단 강도보다는 차단하는 지속시간을 의미한다. SPF 수치가 높을수록 차단력이 높아지긴 한다. 하지만 SPF30 이상에서는 그 차이가 미미하다. 실제 SPF30 자외선 차단율은 96.6%로, SPF50 자외선 차단율 98%와 2% 차이다. 또 SPF50 이상인 제품은 자외선 차단 정도에 큰 차이가 없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SPF50+’로 표기하도록 규정했다.
따라서 SPF가 무조건 높은 제품을 찾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는 SPF30 정도를, 강가나 해변 같이 일조량이 많은 야외 활동을 할 때는 SPF50 정도 제품을 쓰는 것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자외선 차단제는 땀과 물에 쉽게 지워지기 때문에 아침에 발랐다고 끝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오후엔 얼굴에 차단제가 남아 있지 않으므로 자주 사용하기 편한 제품을 선택해 덧발라야 효과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가뜩이나 마스크를 착용한 얼굴이 더 답답하다며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 부위에도 발라야 한다. 특히 마스크의 반사광을 흡수할 수 있는 눈 주변과 광대뼈, 목·귀까지 골고루 바르는 것을 권장한다.
◆장마철에 생선회를 먹으면 안 좋다? (X)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장마철, 시니어들이 즐겨 먹는 회는 정말 식중독을 일으킬까?
52세 A씨는 “직장에 다니면서 거래처와 중요한 미팅이 있을 때 가장 선호하는 메뉴가 생선회다. 하지만 장마철에는 혹시 회가 상했을까 걱정된다”며 “성심성의껏 대접하고 욕먹는 상황을 만들기는 싫다”고 말했다.
습한 여름철이나 비 오는 날 회를 먹지 말라는 얘기는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 얘기다. 특히 과거에는 자연산 생선이 대부분이어서 어선이 출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 유통과정이 지연되며 신선도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현재는 비가 온다고 해서 유통이 지연되는 상황이 드물기 때문에 이 속설은 의미가 없다.
물론 식중독을 일으키는 ‘비브리오’ 균은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 다만 온도가 높을수록 수가 많아지고 낮을수록 적어진다. 또 비브리오는 생선 근육까지 침투하지 못해 우리가 주로 먹는 회에서는 발견하기 어렵다. 다만 비늘과 내장, 아가미에 다수 존재할 수 있어 이 부분을 먹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
반면 비브리오는 습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세균 증가와 습도는 관련이 없는 셈이다. 회를 떠 놓고 오랜 시간 공기 중에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면 습도로 인해 세균이 증식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주방에서 사용되는 그릇, 칼 등 주방 집기에서 균이 전파돼 음식물을 부패하게 만들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
◆여름에 임플란트하면 상처가 덧나기 쉽다? (X)
치아가 튼튼한 것은 오복(五福) 중 하나라고 말할 정도로 중요한 자산이다. 하지만 시니어들은 젊은 세대보다 치아를 더 많이 사용해 치아가 한계에 다다를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임플란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여름에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면 상처가 덧나기 쉽다는 속설 탓에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대균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에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면 상처가 덧나기 쉬울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입안 온도는 체온과 마찬가지로 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여름이라고 임플란트 시술 후 문제가 더 많이 생기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임플란트 치료 후에 일주일 정도는 뜨거운 음식을 삼가고 입안 온도를 최대한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여름에 차가운 음식을 주로 먹기 때문에 오히려 임플란트 치료에 유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계절이라는 특성을 고려하기보다 적절한 시기에 임플란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시술 후에는 주의사항을 잘 지켜야 한다. 수영 같은 물놀이는 수술 부위에 오염된 물이 들어갈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얼음을 씹어 먹는 습관도 잇몸에 충격을 주므로 피해야 한다.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하므로 술도 피해야 한다.
◆여름에 성형하면 염증이 잘 생기고 부기가 빠지지 않는다? (X)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자, 회복 기간이 긴 성형수술을 하려는 시니어가 크게 늘었다. 박상훈 성형외과 전문의는 한 인터뷰에서 “시니어들의 성형수술 빈도가 높아지고 있고, 진료실에서 실제 체감한다”며 “성형이 일종의 새로운 건강관리로 자리 잡는 듯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58세 B씨는 평소 하고 싶었던 쌍꺼풀 수술을 위해 갈만한 병원을 찾았으나, 여름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더운 날씨에 수술했다가 염증이 생겨 쌍꺼풀이 자리 잡지 못할 수 있다는 친구의 말을 들어서다. 그런데 여름에 성형하면 염증이 잘 생기고, 부기가 빠지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여름은 대체로 겨울보다 세균이 더 잘 번식한다. 하지만 의약품 발달로 인체에 무해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염증 자체 발생률도 매우 낮다. 오히려 외과 의사들은 여름에 수술을 권장하기도 한다.
오히려 여름철에 성형하면 관리가 더 쉬울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높은 기온으로 상승된 신체 온도는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신진대사를 활성화한다. 성형 수술 후 가장 큰 고민거리인 부기를 빼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성형 병원에서는 부기 관리를 위해 수술 후 2~3일까지는 얼음찜질로 붓기를 가라앉히고, 이후에는 혈액순환을 촉진해 수술 부위의 회복을 돕는 온찜질을 병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보약, 여름에 먹으면 땀으로 다 빠진다? (X)
기력이 쭉쭉 빠지는 여름, 시니어들은 일반적인 음식만으로는 부실해진 장기의 힘을 보충하기에 부족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62세 C씨는 “기력이 많이 떨어져 힘이 없고 몸도 찌뿌둥해 보약을 먹으려 하는데, 여름에 먹으면 좋은 성분이 땀으로 다 빠져나간다고 하니 굳이 먹을 이유가 없나 싶기도 하다”고 궁금해했다.
보약은 부족한 기혈(氣血)을 보충시키고 인체의 정상적인 생리기능을 찾게 해 주는 조력자다. 날씨와 상관이 없다는 의미다. 사람은 계절에 따라 몸이 차가워지거나 열이 난다.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속이 차가워지기 쉽고, 겨울에는 따뜻해진다.
김성욱 바른추한의원 원장은 “여름에 보약을 먹으면 땀으로 처진 체력을 보강해 주므로 매우 좋다”며 “땀으로 약 기운이 빠져나가 버리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이고 허리야, 비가 오려나.”
이상기후로 인해 기온이 널뛰고, 날씨가 변화무쌍한 요즘이다. ‘어르신 일기예보’가 기상청보다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곤 한다. 쨍쨍하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도 맞출 정도이니,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말할 법하다.
쑤시는 무릎이 기상청의 비 예보보다 정확한 이유가 있다. 관절은 습도와 기압에 민감한 기관이다. 장마철이 되면 관절이 팽창해 통증이 심해지고 붓기가 심해지며, 저기압일 때 통증을 더 잘 느끼도록 설계돼 있다. 고온다습한 장마철에 일반적으로 관절염이나 신경통을 기저질환으로 앓고 있는 어르신들의 통증이 악화되는 이유다.
호주 라트로베대학의 한 연구진은 습도가 높고 온도가 낮으면 관절염 환자의 통증이 30%가량 증가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관절염 환자의 92%가 습도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고, 절반은 날씨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대답한 연구 결과도 있다.
기상청은 2일부터 전국적으로 장마가 시작한다고 예고했다. 장마철이라고 해서 관절염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란 법은 없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간단한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관절염을 완화시킬 수 있다. 우선 눅눅함을 없애기 위해 틀어놓은 에어컨 바람을 조심해야 한다. 습기를 제거할 필요는 있으나 찬바람이 도리어 관절통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종현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는 “수건이나 얇은 담요 같은 도구로 관절 주위를 따뜻하게 덮어주면 에어컨 바람으로 인한 관절통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내외 온도차를 5~10도 이내로 유지할 수 있도록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는 것도 방법이다.
관절염을 앓고 있는 시니어들은 방바닥보다 의자에 앉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윤종현 전문의는 “방바닥에 오래 앉아 있어도 관절통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의자에 앉아서 지내야 관절통이 덜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벼운 계단 오르기 같은 운동은 근력을 개선시켜 관절통을 줄이는 데 좋다. 하지만 계단 내리기 운동은 관절통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내려갈 때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마당에 널어둔 육쪽마늘 씨알이 참 굵다. 주말 내내 마늘을 캤으니 온몸은 쑤시고, 흘린 땀으로 눈은 따가워도 수확의 기쁨이 모든 것을 이겨낸다. 이틀간 내 손같이 쓰던 ‘마늘 창’을 놓으니 가뿐하면서도 무언가 허전하다. ‘마늘 창’이란 모종삽보다 조금 큰 손잡이에 쇠스랑보다는 작은 창살이 두 개 혹은 세 개 달린 농기구다. 꼭 50년 전 이즈음, 마흔이 되기 전의 젊은 부모님과 마늘이며 감자를 캘 때에는 없던 녀석이다. 하얗고 통통한 마늘에 앳된 소년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시골 소년답지 않게 뽀얀 피부의 소년이 삽과 호미로 열심히 마늘을 캐고 있었다. 수업료와 육성회비를 내지 못해서 조례시간에 담임에게 호명이 되었다. 급우들 형편이야 다들 비슷한 처지였건만, 이번 분기에는 어찌 다들 납부하고 몇 명만 미납이었다. 마늘을 캐서 팔아야 수업료를 낼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소년은 기말고사를 앞둔 시점에도 마늘 캐기에 열심이었다.
상고에 진학해서 농협 직원이 되어 가계에 보탬이 되라는 것이 아버지의 뜻이었다. 맏이는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것은 어머니의 주장이었다. 평소 남편 의견에 무조건 순종하던 어머니는 맏이의 대학 진학과 관련해서는 요지부동이었다. 어머니가 자기주장을 그토록 강하게 하신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마지막이자 두 번째는 여동생을 대학에 보낼 때였다. 인근 조선소에서 깡깡이(녹슨 배에 페인트칠을 하기 전에 망치로 녹을 떼어내는 작업)를 하고, 쉬는 날에는 농사를 지으며 손톱이 빠지도록 일한 어머니의 교육열은 아버지도 말릴 수 없었다. 하루 종일 망치로 녹을 떼어내는 일을 하고 돌아온 어머니의 덜덜 떨리는 손을 보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울에 있는 대학교로 진학한 뒤에는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해야 했다. 학비와 생활비를 위해 과외 교사와 학원 강사를 병행해야 했다. 시골에서 올라온 가난한 유학생의 처지는 다 비슷했으리라. 대학생활 내내 과외와 학원 강사를, 그리고 운 좋게도 졸업 전에 취업해서 월급을 받았지만 늘 지난한 삶이었다. 농사로는 가족 건사가 힘들어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일하시던 아버지는 사고로 몸져누웠고, 어머니는 아버지 병간호와 7남매를 혼자서 건사할 수 없었다. 첫 월급은 23만 원, 생활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버지 병원비와 동생들 학비를 위해 집으로 송금했다.
36개월 군대를 마치고, 복학해서 재학 중 취업하고 1년간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한 뒤에 졸업장을 딸 수 있었다. 입학식에는 와보지 못했던 가족들이 졸업식에는 모두 상경해 함께했다. 거리 사진사에게 2000원인가 2500원인가를 주고 찍었던 가족사진은 아직도 우리 집 거실에 걸려 있다. 사진 속에서 어머니는 참 환하게 웃으며 학사모를 쓰셨다. 어머니에겐 그게 고된 삶의 보상이었으리라.
뒤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사는 게 삶의 우선순위였다. 사업에 실패하고 술독에 빠져 살다가 겨우 정신 차리고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사고를 당했던 아버지처럼 되기는 싫었다. 손으로 밤낮없이 바닷물에 녹슨 페인트 덩어리들을 쳐대는 노동으로 남자보다 거친 손을 한 어머니. 어머니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막냇동생이 대학에 입학하던 1986년, 동생 등록금을 납부해주면서 항상 어깨를 짓누르던 장남의 책임에서 조금 가벼워졌다. 동생들도 졸업하고 취업해서 자리를 잡고 있었고, 아버지는 농사를 지을 수 있을 만큼 회복되었고 어머니도 드디어 깡깡이를 그만둘 수 있었다.
장남 대신, 이제는 한 여자의 남편, 그리고 두 아이의 아빠라는 책임이 더 깊어졌다. 부서 경리로 일하던 아내와 사내 커플로 만나서 결혼했다. 회사 비품 하나도 살뜰히 아끼고, 부서 살림을 맵짜게 운영하던 모습에 반했다. 연애는 짧았어도 이 여자가 내 일생의 반려자다 싶었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면서 결혼 후에도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억척스레 일했다. 아내에게서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다.
1986년부터 1988년은 내 인생의 첫 번째 전성기였다. 아시안게임부터 올림픽까지 내가 일하던 회사에서 참여했고, 참여 팀의 주요 팀원 중 하나였다. 건국 이래, 아니 단군 이래 가장 큰 행사가 내 손을 거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영광인가. 밤낮없이 일했고, 주말도 잊은 채 일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미련한 일이었다. 또한 아내에게 너무나 미안한 일이었다. 두 아이의 육아를 아내에게 맡긴 채 회사 일에만 몰두했으니, 그래서 지금은 항상 아내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회사 일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아내의 희생 덕분이긴 했지만, 두 아이가 잘 자라고 있었고, 생애 처음으로 ‘내 집’, 아니 ‘우리 집’이 생겼다. 서울 외곽의 작은 주택이었지만 사글세도 전세도 아닌 ‘우리 집’이었다. 아이들이 벽에 낙서를 해도, 대문을 꽝 닫아도, 마당에 오줌을 싸도 한소리 듣지 않았다. 우리 집에서는 라면만 먹어도 배부를 것 같다며 아내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아침엔 영어학원, 저녁엔 중국어학원에 등록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나이라도 시대의 흐름에 뒤처질 수는 없었다. 특히 외국과 일하는 것이 많은 업무 특성상 영어는 기본이고, 점점 발전하고 있는 중국을 무시할 수 없었다. 아직은 미수교국이지만 조만간 중국과 국교가 수립될 거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1992년 중국과 국교가 수립되자마자 회사에서는 중국 지사 설립과 중국 공장 설립을 위해서 미리 준비하고 있던 팀을 중국에 파견했다. 팀장이 되어서 중국에 첫발을 내딛었다. 장기출장 가방을 싸주며 근심이 가득하던 아내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공산국가, 적대국의 이미지가 강했던 중국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리라. 지사가 설립되고 3년 뒤에 중국에 온 아내는 생각과 달리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1997년까지 중국에서 발판을 다지고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렸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성과에 맞는 승진 자리를 얻으리라 믿었다. 그리고 모든 기대를 베어버리는 IMF 구제금융 시대가 닥쳤다. 자고 일어나면 부도 소식이 들렸다. 재무 쪽 동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달러라도 더 모으기 위해서 다들 혈안이었다. 달러 부족으로 흑자도산하는 기업들도 부지기수였다. 회사에서의 하루하루가 칼날 위를 걷는 듯했다. 가만히 있어도 불편하고, 무슨 일을 하려 해도 불편한 시기. 자칫 썰려나지 않기 위해 모두가 작두 위에서 위태롭던 시간이었다.
혹독한 시간, 책상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자리는 지키지 못했다. 핵심 인력이라 생각했던 내가 자르다 남은 인력이 되어버렸다. IMF의 파고는 조금 작아졌지만 개인들에게는 정말로 하루 앞을 알 수 없는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한 것이다. 살얼음을 걷는 하루하루, 눈을 감으면 아내가, 눈을 뜨면 아이들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톡 하고 건드리기만 해도 끊어질 것 같은 지푸라기를 잡고 있는 이유였다. 그리고 어머니, 7남매의 무탈만을 위해 살아온 어머니의 이마에 주름 하나를 더 늘릴 수는 없었다.
엄혹한 시절이 지나고 조금씩 훈풍이 불었다. 훈풍을 따라 IT벤처 열풍이 불었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부터 인터넷 기업, 닷컴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겼고 이내 한국에도 수많은 IT 기업들이 강남 테헤란로를 점령했다. 회사에서도 젊은 직원들을 모아 새롭게 도전해볼 적임자를 찾고 있었다. 20~30대 젊은 직원들이, 그것도 IT 관련이나 기술 관련 전공자들이 젊은 혈기로 뛰어드는 사업이라는 이미지를 ‘벤처’ 기업은 갖고 있었다. 이미 십수 년간 조직에 몸담아 회사원으로 살아왔던 구태가 몸에 밴 사람들이 섣불리 도전하기 쉬운 게 아니었다. 회사의 입장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렵게 IMF를 넘기고 새롭게 투자하는 사업인데 아직 혈기왕성한 젊음만 믿고 도전하는 직원들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었다. 회사라는 조직을 운영하고 관리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어차피 남는 인력이었고, 그대로 버티고 있는다고 다시 원하던 자리가 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꼰대’ 소리 듣는 나이가 되어가는데 더 늦기 전에 도전을 해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잘린다고 어디 가서 밥이야 굶겠는가. 아직 초등학생, 중학생인 아이들이 걸렸지만 마지막 도전이다 생각했다. 살아오면서 가장 큰 결심이었다.
사내 벤처팀의 사업계획서를 보았지만 처음엔 내용을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십수 년간 해온 일과는 전혀 접점이 없던 사업 계획이었고, IT 분야는 전혀 알지 못했다. 주판을 쓰고 수기로 장부와 기획안을 쓰던 시기에 입사해서 경리가 타자를 쳐주던 시기를 지나왔다. 독수리 타법은 벗어났고 워드프로세서 정도는 다룰 수 있었다. 영어와 중국어를 배웠듯이 이제는 젊은 직원들에게 단어 하나하나, IT 관련 사업 하나하나를 배워가야 할 때였다.
많게는 스무 살, 적게는 띠동갑 정도 되는 직원들은 세대 차이를 넘어서 나에겐 아득한 존재들이었다. 오렌지족, X세대 등으로 불리던 그들은 나와는 다른 나라에서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들 같았다. 여동생이 대학에 갈 때, 시대가 바뀌어서 이제는 여자도 배워야 한다며 눈물을 흘리던 우리 어머니가 느끼던 그 감정 같은 것이었을까? 어쩌면 그 감정보다 더 멀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은 ‘꼰대짓’을 하는 것만큼이나 보기 흉하다.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는 것을 그때 배웠다. 20대 때, 30대 때 열심히 일했던 나처럼, 벤처팀들도 자기 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을 지켜봐주는 것이 중요했다. 대신 적절한 예산과 범위 내에서 그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면 되는 것이다. 닷컴 버블과 시작된 사내 벤처는 의외로 성공을 거두었고 젊은 청년들이 성공담에 한 줄을 보탤 수 있었다. 지금은 인터넷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었지만 함께했던 청년들은 지금 여러 곳에서 맹활약 중이다. 가끔씩 들려오는 그들의 소식을 들을 때면 분당에서, 강남에서 밤을 새던 때가 떠올라 미소 짓게 된다.
사업 론칭이 성공하고 나서 다시 본사로 돌아왔고 중국 지사에 다시 갔다. 3년 후에 본사로 돌아오니 지천명을 넘긴 나이가 되어 있었다. 회사에서는 부속품처럼 25년 가까이 일하고 배터리처럼 방전되었다. 정년을 5년 남짓 남긴 그때, 회사 내 권력에서 밀려나 있어서 임원이나 사장단에 도전하기에는 힘들었다. 무엇보다 더 이상 도전할 여력이 내게는 남아 있지 않았다.
바쁘게 살아온 시간에 어느새 훌쩍 커버린 두 아이는 스무 살을 넘어 성인이 되었으니 제 앞가림을 할 터였다. 늦은 나이에 방통대에 입학한 아내는 그동안 하고 싶어 했던 상담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이제는 진짜로 잉여가 되는 것은 아닌가, 출근길도 퇴근길도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다.
건강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술과 폭식으로 인한 고혈압에 고지혈증, 당뇨까지. 쉰을 넘긴 몸은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IMF 시절 이후 다시 백척간두에 선 느낌이었다. 시간은 갈수록 빠르게 지나가고 머지않아 환갑을 넘길 텐데 난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마음이 조급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부모님 세대의 쉰과 우리 세대의 쉰은 다르다. 또 우리 뒷세대, 그리고 지금 20대가 쉰이 되었을 때의 그 ‘쉰’이 주는 느낌은 전혀 다를 것이다. 나이와 직급에 얽매여 권위를 찾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지 벤처 일을 할 때 깨달았다.
이 나이쯤엔 이 정도 재산이나 이 정도 사회적 직위를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도 사회적 관습에 의한 고정관념이었다. 20대에 대학을 가고, 30대에 결혼을 하고, 40대에 내 집을 갖고… 이렇게 컨베이어벨트처럼 이루어진 한국인들의 삶을 한 장면으로 나타내며 비판하는 카툰을 본 적이 있다. 그렇게 정해진 대로만 산다면 60대에는 손주들을 돌보는 삶을 살아야 하리라.
참으로 평범하게 모나지 않게 살아온 50년이었다면 이제 남은 생은 그 컨베이어벨트에서 이탈해서 다른 곳에는 뭐가 있는지 살펴보며 살아도 좋지 않을까? 은퇴에 대해 처음으로 아내와 이야기했을 때 아내는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당신처럼 꽉 막힌 일벌레가 이런 생각도 하다니 대견하다면서.
정년은 금방이었다. 30년 넘게 일했으니 미련이 없을 만도 한데 사원증을 반납하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아이들과 술을 마시면서 처음으로 취한 날이기도 했다. 시원함 반, 아쉬움 반, 거기에 임원에 대한 미련 한 꼬집. 눈물이 핑 돌던 밤이었다.
퇴직 후에 딱 1년만 쉬자고 했지만 달리던 자전거는 그리 오래 멈춰서 쉴 수 없었다.
딱 가족이 먹을 것만 소일거리로 농사지으며 1년을 보내던 중 답답해 견딜 수가 없었다. 고상하고 우아한 취미생활은 거리가 멀었다. 몸을 쓰고 현장에서 뛰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맥도날드 시니어 알바도 해보고, 편의점 알바도 해봤다. POS를 익히는 것이 제일 어려웠지만 그래도 한때 IT 벤처에서 일했던 가닥에 그 뒤로도 꾸준히 컴퓨터를 다루다 보니 온갖 할인이나 쿠폰을 다루는 데도 익숙했다. ‘아직은 청춘!’ 이런 마인드가 아니었다.
40년 전, 내가 스무 살 때는 없었던 일들을 해보며 우리 아이들과 주변의 청년들이 어떻게 사는지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패스트푸드점 복장과 편의점 조끼를 입은 나를 보며 아내와 아들들은 누구보다 좋아했다. 가족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가족과 다시 하나가 되는 느낌, 참 오랜만에 받는 느낌이었고 이때부터 다시 나의 제2의 황금기가 시작되었다.
같은 시기에 퇴사한 동기와 무역업을 시작한 것은 한참 뒤였다. 다 잊어버린 중국어를 떠듬거리며 중국전자제품을 수입했다. 거창한 사업도 아니고 동기와 나 두 사람 소소한 용돈벌이로 시작했다. 그래도 저가 저품질 제품을 다량으로 떼다가 파는 일은 하지 않는다. 적정 가격의 적정한 품질의 제품을 파는 게 목적이었다. 사업을 키울 생각은 없었지만 몇 년 새 규모가 커져갔다. 욕심을 부리지 말자,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하자. 시작할 때의 다짐은 잊지 않고 지켜가고 있다. 주말 농장과 아내, 손주들과 함께할 시간은 빼두고 일하는 것이 가장 먼저이기도 하다.
할아버지다운 할아버지가 지금 내 삶의 목표 중 하나다. 할아버지가 아닌 ‘노땅’이나 ‘꼰대’가 되는 것이 문제 아닐까? 푸근하게 가족과 이웃을 품어줄 수 있는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다운 할아버지가 되기 위해서 오늘 하루도 웃으며 시작한다.
이제 마늘을 엮어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걸어둘 때가 되었다. 장마철을 무사히 보낸 마늘은 농막 처마 밑에서 더욱 단단하게 맵고 달달하고 향긋한 마늘로 익어갈 것이다. 그처럼 내 안의 할아버지가 더 할아버지다워졌으면 좋겠다.
장마철에는 불쾌지수가 극에 달한다. 고온다습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불쾌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에어컨을 강하게 틀거나 레인부츠를 꺼내곤 한다. 하지만 레인부츠는 관절과 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습기에 취약한 ‘발 피부’
비오는 날에는 레인부츠 착용이 급격히 증가한다. 혹시나 물에 젖을까하는 걱정과 찝찝함을 한방에 해결해줄 수 있는 활용성 높은 신발이기 때문. 하지만 잠깐의 편리함이 가족의 발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바로 장마철 대표적인 피부질환인 ‘무좀’ 때문이다.
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안혜진 교수는 “환경이 고온다습할수록 곰팡이균의 번식은 활발해진다”며 “무좀을 유발하는 피부사상균은 젖은 피부의 각질층과 발톱에 잘 번식하기 때문에 통풍이 잘되지 않아 습기와 악취의 위협이 높은 레인부츠 착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무좀은 전염성 질환으로 피부껍질이나 부서진 발톱 부스러기 등의 접촉을 통해 감염이 이뤄질 수 있다. 무좀의 대표적인 증상은 진물과 악취, 가려움증이다. 대부분은 국소 항진균제의 도포로 치료 가능하나 심한 경우 전신항진균제를 병행해야 한다.
안혜진 교수는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의 습기를 제거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라며 “균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언제든지 재발하기 때문에 발에 땀이 많거나 양말에 습기가 찼다면 주기적으로 갈아 신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습도조절, 적정한 온도 중요
관절조직은 기압과 습도에 민감하다. 기압이 낮으면 관절 내 압력이 상승해 활액막의 신경을 압박한다. 높은 습도는 근육조직 및 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심화시킨다. 장마철만 되면 삭신이 쑤시는 이유다.
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정상적인 관절은 변화에 잘 적응하는 반면, 관절염 환자는 통증과 부종을 느끼게 된다”며 “관절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찬바람의 직접적인 노출을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가운 바람은 주위 근육을 뭉치게 해 신경을 더욱 압박하고, 혈액순환을 어렵게 만들어 통증완화물질과 영양분의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에어컨·선풍기 사용이 불가피할 경우 소매가 긴 옷이나 무릎덮개를 활용하고,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홍승재 교수는 “관절 건강에 좋은 습도는 약 50% 내외인 점을 감안해 장마철 습도조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몸이 뻐근할 때는 온찜질을 통해 관절 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무더위와 함께 장마가 시작됐다. 장마철에는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각종 신체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그 중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불면증이다. 흐린 날씨로 일조량이 감소해 멜라토닌, 세로토닌 등 수면을 돕는 호르몬 분비의 균형이 깨지고, 불쾌지수가 증가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계속되는 불면으로 피로가 누적되면 이는 또 다른 신체 불균형을 초래해 건강에 악순환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규칙적인 생활이 더욱 힘들어진 요즘, 장마철 불면증과 피로 회복에 좋은 지압법들을 자생한방병원 김학재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 전신 긴장 풀어주는 ‘안면혈’ 지그시 눌러 수면유도
좀처럼 숙면을 취하지 못할 때는 ‘안면혈’ 지압을 해보자. 안면혈은 편안할 ‘안(安)’ 자에 잘 ‘면(眠)’ 자를 쓰는 이름처럼 수면을 돕는 대표적인 혈자리다. 안면혈의 위치는 양쪽 귓불 뒤 목과 머리가 만나는 부분의 음푹 들어간 지점이다. 안면혈 지압은 전신 긴장을 풀어 수면을 유도하는 효능이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안면혈을 10초 이상 지그시 눌러 지압해주고 이를 5회 반복한다. 안면혈을 중심으로 목덜미를 전체적으로 마사지해도 좋다.
◇ 정신 안정 및 피로회복에 좋은 ‘노궁혈’ 소화 불량에도 효과적
장마철에 잠을 자도 피곤함이 가시지 않는 경우에는 ‘노궁혈’ 지압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노궁혈은 자연스럽게 주먹을 쥐었을 때 중지 끝이 손바닥과 맞닿는 지점이다. 노궁혈을 자극하면 머리가 맑아져 정신 안정과 피로회복에 좋다. 또 위장기능 조절에도 도움을 줘 소화불량으로 인한 불면증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손가락이나 뾰족한 물건으로 노궁혈을 강하게 눌렀다가 천천히 풀어주는 방법으로 30초씩 양손을 번갈아 시행한다.
◇ 스트레스·불안감 낮추는 ‘신맥혈’ 두통과 두근거림 완화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인한 두통, 두근거림도 장마철 불면증을 야기하는 요인 중 하나다. 발 바깥쪽 복숭아뼈 아래에 오목하게 들어간 곳에 위치한 ‘신맥혈’은 심장의 부하와 스트레스를 낮춰준다. 두통이 있거나 어지러울 때, 불안감으로 인한 두근거림으로 잠을 청하기 어렵다면 신맥혈 지압을 추천한다. 양 쪽 발의 신맥혈을 엄지로 3초간 눌러주고 복숭아뼈 주위를 원을 그리듯 마사지해주면 불면증과 함께 하제 부종 완화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김학재 원장은 “장마철 원활한 수면을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25~26℃, 습도는 50% 이하로 맞추고 수면과 식사 등 생활 패턴을 최대한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장마철 계절성 불면증이 지속되면 만성으로 발전해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더욱 철저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진행한 냄새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여름에 고민되는 냄새’에 대한 응답 중 상당수가 주방, 화장실 등 집안 악취와 땀 냄새 등 체취를 꼽았다. 물론 이들 냄새를 없애는 제품은 시중에서 손쉽게 구매 가능하다. 그러나 몇몇 탈취제나 방향제 등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우려를 감출 수 없다. 유해물질 걱정 없이 ‘천연’ 재료로 냄새 잡는 방법들을 살펴보자.
도움말 방송인 김현주(유튜브 ‘미인TV’), ㈜하기정리수납·한국정리수납교육센터 대표
천연으로 여름철 생활 냄새 줄이기
◇ 장마철 꿉꿉한 빨래 냄새
빨래를 세탁기에 넣을 때 베이킹소다 4분의 1컵을 함께 넣는다. 빨래 마지막 헹굼 단계에서 섬유유연제 대신 식초 또는 구연산을 한 스푼 넣는다. 섬유유연제는 습기를 머금어 빨래가 잘 마르지 않게 하지만, 식초와 구연산은 잔여 세제를 없애고 유연제 역할과 함께 꿉꿉한 냄새까지 제거해준다.
Tip 장마철 빨래 요령 여름철 세탁기 안에 빨래를 오래 보관하면 통풍이 안 돼 냄새는 물론 곰팡이까지 발생할 수 있다. 빨래는 냄새 유무에 따라 잘 분류해뒀다가 세탁한다. 건조할 때는 옷감이 길고 짧은 것을 번갈아 지그재그로 널면 통풍이 잘돼 퀴퀴한 냄새가 나는 걸 방지할 수 있다.
◇ 쓰레기 냄새
쓰레기통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베이킹소다를 뿌려두면 악취를 중화해 냄새가 사라진다. 쓰레기 위에도 톡톡 뿌리면 냄새를 없앨 수 있다.
Tip 쓰레기통에 밴 냄새 빼기 쓰레기통 자체에서 냄새가 날 때는 통 속에 미지근한 물을 붓고 베이킹소다 가루 1큰술을 녹여 1시간 동안 담갔다 세척한다.
◇ 음식 냄새
소주와 물을 3:7 비율로 섞고 분무기에 담는다. 음식 냄새가 밴 옷이나 냄비, 공기 중에 뿌려주면 탈취 효과가 있다. 플라스틱 반찬통이나 김치통 등에 원두커피 찌꺼기 또는 베이킹소다를 넣어뒀다 헹군다. 쌀뜨물이나 설탕물(1:1 비율)을 부어 반나절 정도 담가두거나 식빵을 넣어도 냄새가 사라진다.
Tip 음식물 쓰레기 냄새 잡는 방법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처음 사용할 때 식초를 조금 뿌려두면 음식물의 부패와 냄새를 막아준다. 가능한 한 물기는 최대한 제거하고, 물티슈 뚜껑을 재활용해 음식물 쓰레기봉투에 끼워두면 악취를 줄일 수 있다.
◇ 하수구 냄새 주기적으로 EM발효액 한 컵을 천천히 조금씩 부어준다.
Tip 탈취 얼음 만들기 물 한 컵에 구연산과 소금을 한 스푼씩 넣고 얼음 틀에 붓는다. 틀에 레몬 조각을 넣고 그대로 얼린다. 얼린 내용물을 배수구에 놓아두면 천천히 녹으면서 냄새를 제거한다.
◇ 그밖의 냄새
패브릭(천) 소파에 밴 냄새는? 소파 전체에 베이킹소다를 골고루 뿌리고 살살 문질러준다. 한 시간 정도 그대로 뒀다가 진공청소기로 베이킹소다를 빨아들인다.
오래된 책 냄새를 없애려면? 책장 사이사이에 베이킹소다를 뿌리고 수일이 지난 뒤 가루를 말끔하게 털어내면 된다.
애완동물 냄새가 심하게 난다면? 다시백이나 한지 등에 베이킹소다를 싸서 애완동물 집 바닥에 넣어둔다. EM희석액(50~100배)을 분무기에 담아 소변을 보고 난 자리 등에 뿌려줘도 좋다.
활용만점 다시백 탈취제 만들기
다양한 탈취 재료를 넣은 다시백으로 냉장고, 화장실 등 집 안 악취를 잡자. 집게를 활용하면 옷걸이 등 곳곳에 걸어두기 좋다.
① 과일 껍질 오렌지, 레몬 등 과일 껍질을 깨끗이 씻어 바짝 말린다. 건조한 과일 껍질을 분쇄기로 갈아 사용한다.
② 원두커피 찌꺼기 눅눅한 원두커피 찌꺼기를 넓게 펼쳐 전자레인지에 넣고 물기가 없어질 때까지 돌려준다. 수분기가 충분히 마르지 않으면 곰팡이가 생겨 해로울 수 있으니, 건조에 각별히 신경 쓴다.
③ 베이킹소다 베이킹소다 가루를 그대로 넣어도 되고, 방향 효과까지 보려면 아로마오일을 몇 방울 뿌린 뒤 사용한다.
솔방울 천연 방향제 만들기
① 솔방울(또는 잣방울)을 이물질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깨끗이 씻는다.
② 들통에 솔방울이 충분히 잠길 만큼 물을 붓고 10~20분 정도 삶는다.
③ 삶은 솔방울을 헹궈주고 천연 오일(원하는 향)을 떨어뜨린 물에 적셔둔다.
④ 솔방울을 건져내 통풍이 잘되는 용기에 담아 원하는 곳에 놓아둔다.
⑤ 건조한 날에는 솔방울의 수분이 증발하며 가습기 역할까지 해준다.
여름 더위를 이기는 방법 하나, 초록빛 생기를 머금은 자연과 만난다. 둘, 싱그러운 채소를 활용한 음식과 음료를 맛본다. 셋, 건강을 위해 적당한 육체 활동을 즐긴다. 이 모두를 누리려 애써 특별한 곳을 찾을 필요는 없다. 가장 가까운 ‘우리 집 텃밭’이 최적의 피서지가 되어줄 테니까.
사진 제공 및 도움말 야미가든 ‘참 쉬운 베란다 텃밭 가꾸기’ 저자
도심에서 한두 뙈기 땅을 가꾸며 도시농부의 일상을 즐기는 이가 늘었다. 그러나 무더위에 바깥에서 농사와 씨름하다 보면 비지땀을 흘리고 체력은 바닥나기 일쑤다. 그보다는 조금 더 손쉽게 농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농사 경험이 없는 초보자도 쉽게 작물을 재배하게끔 실내 텃밭 키트나 상자 텃밭 세트 등을 판매한다. 또 일반 화분이 아니더라도 비닐 화분, 봉투 화분 등을 이용하거나 물꽂이 재배 등 다양한 도구와 방법을 통해 집 안에 텃밭을 들일 수 있다.
우리 집 텃밭이 좋은 이유
❶ 관리가 수월하다 주말농장이나 노지 텃밭에서 식물을 키우면 벌레뿐만 아니라 태풍, 폭우 등 자연재해를 입을 수 있다. 또 텃밭이 멀면 자주 나가 작물을 돌보기가 어렵다. 우리 집 텃밭은 날씨에 상관없이 매일 식물을 돌보고 키울 수 있다.
❷ 건강한 채소를 키워 맛보다 다양한 채소를 무농약, 무화학비료로 싱싱하게 키워 바로바로 수확해 먹을 수 있다. 익지 않은 작물을 미리 따 후숙하는 마트표 채소와 달리 직접 키운 작물들은 크기는 작지만 훨씬 맛과 풍미가 좋다.
❸ 감성 가득, 마음을 힐링하다 초록빛 가득한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자연의 신비를 느끼면서 활기찬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더운 여름에도 싱그러운 이파리를 보면 마음이 산뜻해진다. 향긋한 허브를 키우면 아로마 테라피까지 가능하다.
여름 실내 텃밭 이모저모
❶ 6월에 심으면 좋은 야채 6월에 파종할 수 있는 채소는 강낭콩, 쑥갓, 여름상추, 근대, 아욱, 열무 등이다. 다른 채소나 허브도 충분히 키울 수 있다. 방울토마토, 파프리카, 고추, 가지 등은 6월에 씨앗을 뿌려 가을에 수확한다.
❷ 여름철 텃밭 가꾸기 주의할 점 여름에는 온도가 높아 너무 건조하거나 장마철 때문에 습해져(고온건조, 고온다습) 병충해가 잘 생기는 편이다. 실내 재배의 경우 항상 바람이 잘 통하도록 창문을 활짝 열어준다.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제충국(벌레 잡는 국화)이나 목초액 등 친환경 해충약을 5~7일에 한 번씩 오전 중에 샤워시키듯 뿌린다.
❸ 텃밭 초보 시니어가 키우기 좋은 식물 새싹채소나 밀싹의 경우, 자라는 속도가 빠르고 금방 수확할 수 있어 키우기 편하고 좋다. 특히 새싹채소는 수경 재배도 가능하다.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기 때문에 집 안 어느 곳에 재배 화분을 두어도 괜찮다.
텃밭 레시피 #1 심기만 해도 쑥쑥 ‘밀싹’
재배 Tip 파종시기 1년 내내 재배온도 20~28℃ 발아온도 25℃ 발아기간 2~3일 수확시기 파종 후 7~15일
노화방지, 해독작용, 면역력 증강 등의 효과로 인기가 높은 슈퍼푸드 밀싹은 집 안 어디서든 1년 내내 재배가 가능하다. 재배기간도 짧고 금방 수확할 수 있어 초보자에게 적극 추천한다.
밀싹은 단기간 재배하기 때문에 얕은 화분도 괜찮다. 물에 5~6시간 정도 불린 밀 씨앗을 촉촉한 흙 위에 골고루 뿌린 뒤 분무기로 물을 충분히 적신다. 수시로 물을 뿌려 마르지 않게 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키운다. 파종 후 2~3일이 지나면 흰 뿌리가 생기고, 그 뒤에 초록 싹이 올라온다. 밀싹이 15cm 정도 자라면 밑동을 4~5cm 정도 남기고 가위로 자른다. 남은 밑동에서 밀싹이 자라 한 번 더 수확할 수 있다.
밀싹주스 레시피
수확한 밀싹은 바로 즙을 낸다. 하루 섭취량은 30㎖ 정도가 적당한데, 밀싹즙이 써서 그대로 마시기 어렵다면 채소나 과일을 넣어 주스로 즐기면 좋다.
클렌징 디톡스 밀싹주스 밀싹즙 40㎖+레몬 1개+사과 1개+키위 2개+오이 1/2개+케일 잎 3장
에너지밤 밀싹주스 밀싹즙 40㎖+오렌지 2개+바나나 1개+파인애플슬라이스 4조각+생강슬라이스 2개
텃밭 레시피 #2 골라 키우는 재미가 쏙쏙 ‘상추’
재배 Tip 파종시기 1년 내내 (한여름 제외) 재배온도 15~25℃ 발아온도 15~20℃ 발아기간 3~7일 수확시기 파종 후 50~60일
상추는 흔히 쌈으로 즐기는 꽃상추, 청상추 외에도 로메인상추, 버터상추, 흑치마상추, 라피드상추, 롤로상추 등 종류마다 맛과 식감이 달라 골라 키우는 재미가 있다. 상추 씨앗은 껍질이 두꺼워 1~2일 정도 물에 담갔다 심는다. 화분 1개에 씨앗 30개 이하가 적당하며, 햇빛을 받아야 하므로 너무 깊게 심지 않는다. 싹이 나기 전까지는 수시로 분무기로 물을 뿌려 흙이 마르지 않도록 한다. 빠르면 3~4일 만에 싹이 나는데, 본잎이 4~6장 나온 후에는 어린 상추를 중간중간 뿌리째 뽑아 간격을 넓혀준다. 1차 수확 시엔 바깥 잎부터 따고, 4~6장 정도 잎을 남긴다. 다음 수확을 위해 웃거름을 1~2주에 1회 정도 주고, 꽃대가 올라오기 전까지 수시로 잎을 따 먹는다. 팩 화분을 이용해 재배해도 편리하다.
상추 샐러드 & 마요 덮밥 레시피
상추는 종류마다 맛과 모양은 달라도 키우는 방법은 동일하다. 다양한 상추를 키워 쌈이나 샐러드로 즐겨보자. 간단한 한 끼 식사로 좋은 ‘상추 마요 덮밥’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상추 마요 덮밥 밥 위에 잘게 썬 로메인상추(4~5장), 스크램블(달걀 1개), 통조림 참치(3큰술)를 올린다. 기호에 맞게 야키소바 소스와 마요네즈를 뿌린 뒤 비벼 먹는다.
병아리콩 상추 샐러드 병아리콩(100g)은 반나절 물에 불려 끓는 물에 넣어 20분 정도 삶아 찬물에 헹군다. 상추(8~10장)와 방울토마토(5~7개)는 먹기 좋게 썰어 병아리콩과 볼에 담는다. 드레싱(올리브오일 2큰술, 레몬즙 1큰술, 꿀 1작은술, 후추·소금 약간)을 뿌려 완성한다.
텃밭 레시피 #3 보기만 해도 시원 상큼한 ‘애플민트’
재배 Tip 파종시기 3~6월, 9~10월 재배온도 15~25℃ 발아온도 15~20℃ 발아기간 10~15일 수확시기 꽃피기 전 수시로
향긋한 사과 향이 나는 애플민트는 자라는 속도도 빠르고, 꺾꽂이(삽목), 물꽂이도 쉬워 화분으로 많이 늘릴 수 있다. 수확한 애플민트는 다양한 여름 음료에도 잘 어울려 활용만점이다.
씨앗 크기가 작아 작은 모종 포트를 이용해 파종하는 것이 좋다. 초반에는 새싹도 작고 느리게 자라지만 점점 성장이 빨라진다. 한여름 장마 전 가지치기를 반드시 하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화분을 둔다. 애플민트는 금세 가지가 풍성해져 수시로 가지치기를 해줘야 하는데, 이때 물꽂이를 하면 여름철 실내 인테리어 효과도 낼 수 있다. 튼튼한 가지를 잘라 물에 들어가는 부분의 잎은 뗀다. 유리병에 물을 붓고 가지를 넣어 해가 잘 드는 곳에 두고 물을 매일 갈아준다.
애플민트 모히토 레시피
초여름 무성해지는 애플민트로 시원한 모히토 음료를 만들어보자. 일반 모히토는 라임즙만 들어가지만 자몽즙을 더하면 쌉쌀한 맛과 애플민트의 향이 더해져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무알콜 자몽 모히토 유리잔에 얼음을 채우고 라임(3조각)을 넣어준다. 라임즙(30㎖)과 자몽즙(200㎖), 시럽을 약간 넣은 뒤 애플민트(2~3줄기)를 넣고 수저 등으로 살짝 으깬다. 칵테일처럼 즐기고 싶다면 화이트 럼주를 30~40㎖ 추가한다.
자동차의 성능과 고장은 온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여름철의 더위는 차량에 매우 가혹한 조건이 된다. 차량의 세심한 관리로 성능 저하 및 고장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휴가철 장시간 운전은 운전자뿐만 아니라 차량에도 무리가 간다. 때문에 쾌적한 운행을 위해선 여름철 차량관리가 필수다.
에어컨 관리
차량 문을 닫고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는 미세먼지가 증가한다. 그러므로 차량의 바닥의 청결과 에어컨 필터를 정기적으로 교체(대략 2년 정도 혹은 주행거리 1만∼1만5000㎞)한다. 외부 미세먼지 농도가 심할 때는 차량의 순환 공기를 내부로 설정하여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한다. 에어컨 사용 요령은 시동 후 최대한 Hi 쪽으로 올리고 차량 실내 온도가 내려갔을 때 적정한 곳에 위치시킨다. 운행이 끝나면 에어컨을 끈다. 시동을 걸 때 에어컨이 켜져 있으면 엔진에 무리가 간다. 에어컨 냉매는 에어컨 순환 라인에 이상이 없을 때는 누출이 없으나 순환 라인의 불량으로 냉매가 부족하면 에어컨을 작동시켰을 때 시원하지 않으므로 점검한 후 냉매를 보충한다.
냉각수 점검
엔진 내부에서 연료를 압축해 폭발시킴으로써 힘을 얻어 차량이 운행되기 때문에 많은 열을 발생한다. 그 열을 냉각수와 엔진오일이 엔진 내부를 순환하면서 냉각시켜준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철에는 효율이 많이 떨어진다.
냉각수 점검사항
1 냉각수 보조 탱크에 냉각수의 양이 Max와 Min 사이에 있어야 한다. 냉각수 보충과 교환은 깨끗한 물(증류수) 혹은 물(증류수)과 부동액을 5:5 정도 비율로 섞는다. 여름철에 물(증류수)만 보충했다면 겨울철에는 부동액만 보충하여 비중을 조절해 준다.
2 냉각수 온도가 갑자기 상승하면 운행정지 후 점검을 한다. 라디에이터 뚜껑을 열고 냉각수 부족 시 보충한다.
3 냉각수가 정상인데 냉각수 온도가 Hi 일 때 냉각팬과 워터펌프, 팬 벨트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점검한다. 냉각팬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퓨즈를 확인하고 퓨즈에 이상이 없다면, 팬 모터나 수온 센서, 수온 조절기 고장이 원인이다.
배터리 점검
여름철에는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전기소모가 많아진다. 오래 사용했거나 방전된 적이 있는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다면 장거리 여행시 교환한다. 시동이 잘 안 걸린다고 무리하게 키 스위치를 작동시키면 기동 모터가 타는 수가 있으므로 10∼15초 이상 계속 작동시키지 않는다. 배터리 수명은 보통 2.5∼4년 정도이다. 단거리 주행으로 시동을 자주 켰다 껐다 할 경우, 전기적 소모가 많을 땐 수명이 단축된다. 최근에는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등 전기적 소모가 많으므로 예전보다 배터리 수명이 짧은 편이다.
브레이크 점검
여름철 장거리 운행 전 브레이크 장치를 점검한다. 뜨거운 노면 위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으면 브레이크 패드와 라이닝이 가열되어 브레이크 작동이 잘 안 되거나 평상시보다 제동거리가 길어지므로 사고의 위험이 크다. 운전자뿐 아니라 차량도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
안전용품 준비
비가 오면 시야가 좁아져 위험한 상황이 초래하므로 와이퍼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여름 장마철 와이퍼 불량은 교통사고의 원인이 된다. 와이퍼 브러시의 마멸로 유리창을 긁는다거나 잘 닦이지 않으면 여행 전에 브러시를 교환한다. 그 외 비상 퓨즈, 전구류는 물론 사고나 고장에 대비해 삼각대. 플래시도 준비한다.
타이어 점검
장거리 운행 전 타이어의 공기압과 타이어 상태를 확인한다. 적정 공기압은 연료의 절감뿐 아니라 타이어의 수명을 연장한다. 적정 공기압은 타이어 측면과 자동차 운전석 문틀 부에 부착되어 있다. 타이어를 사용한 지 오래되어 타이어 사용 한계가 지났으면 꼭 교환한다. 고속으로 주행 시 사용한계가 지난 타이어는 타이어 펑크 그리고 빗길에 미끄러져 대형 사고를 발생시킨다.
자동차 실내 확인하기
여름철에 차량의 문을 닫았을 때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한다. 실내에 발화성 물체를 두지 않도록 한다. 특히 어린아이를 실내에 두고 떠나지 않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