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이 바뀌는 겨울방학을 이용해 학군 선호지역으로 진입하기 위한 맹모들이 몰리는 것은 이제 '연중행사'가 됐다.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등 주요 학군지역을 중심으로 '전셋방 구하기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통상 학군이 우수한 지역은 기본적으로 서울 평균치를 웃도는 데다, 입학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더 높게 형성된다. 실제 KB국민은행 분석을 보면 최근 10년 간 11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 겨울방학 시즌,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 전셋값은 평균 1.1%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상승률 0.6%, 수도권 0.3%, 서울 0.5%를 크게 상회한다.
27일 강남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대치동은 벌써 85㎡ 이하 중소형 전세매물이 동난 상태다. 작년부터 전세물량은 재계약 등으로 품귀현상이 장기화됐는데 최근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매물에 웃돈을 거는 진풍경도 나온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대형 아파트 전세가격도 치솟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114㎡는 전주보다 5000만원이 올라 10억5000만~11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전용 119㎡와 전용 149㎡도 각각 5000만원이 올랐다.
대치동 R공인 관계자는 "전세물건을 찾으려는 수요가 많다보니 대기를 걸어놓고 물건이 나오면 연락해달라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중소형 전세물건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 나오는 즉시 바로 계약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치동처럼 학군수요가 꾸준한 목동도 사정은 비슷하다.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3단지, 목동 목동신시가지1단지, 목동신시가지6단지 등이 최근 일주일새 1000만~3000만원 가량 뛰었다.
지하철5호선 목동역이 인접한 목동신시가지7단지 74㎡형은 최근 한달 새 5000만원 올라 4억2000만원 선에 전셋값이 형성됐다.
목동 S공인 관계자는 "원래 이맘때면 학군수요로 동네가 들썩이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전세물량이 더 적다보니 가격이 더 치솟고 있다"면서 "작년 3억7000만원 수준이던 전셋값이 연초 4억2000만원 선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집주인의 월세 전환 움직임도 포착되다. 목동신시가지 1단지 66㎡형의 전셋값은 3억5000만원 선, 보증부월세는 보증금 2억원에 월세 8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온다.
목동 L공인 관계자는 "저금리 때문에 월세로 돌리려는 집주인은 많지만 세입자들은 전세만 선호하고 있어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월세로 내놨다 거래가 잘 안돼 전세로 돌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세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방학을 맞아 학군수요가 가세한 서울지역은 품귀현상이 심화되며 전셋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20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올들어 17일까지 서울의 누적 전셋값 상승률은 0.47%를 기록했다. 이는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0.35%를 0.12%포인트 뛰어넘은 것이다. 전국과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은 각각 0.2%, 0.27%로 집계돼 서울보다 상승폭이 낮았다.
일선 중개업소에선 대치동과 잠실, 목동 등 학군 인기지역에 수요자들이 몰리며 인기 있는 중소형 전세매물은 씨가 마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거래 물량도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18일 기준 전세거래량은 하루 평균 111.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40%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전세난이 지속된 영향으로 봄 이사철을 앞두고 매물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나타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학군 수요는 이달 중순쯤 되면 어느 정도 가라앉지만 봄 이사철 선점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 상승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미분양 전세전환 아파트가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세입자 입장에선 안전한 전세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얻을 수 있고 건설사는 빈집을 방치하지 않고 임대해 자금난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건설은 인천 영종하늘신도시에 위치한 '영종힐스테이트'를 전세전환 아파트로 내놨다. . 영종힐스테이트는 1628가구의 대단지로서 전 세대 공급면적 112㎡로 구성됐으며 임대금액은 1억원으로 책정했다. 분양 관계자는 "현대건설을 임대인으로 하는 순수 전세 개념의 상품"이라며 "회사 명의의 선순위 근저당 설정이 전혀 없어 임차인은 확정일자 등을 통해 임차보증금을 안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건설이 인천 계양구 귤현동에 지은 '계양 센트레빌'은 현재 전용 84~145㎡ 일부 잔여 물량을 면적에 따라 1억6500만~2억2000만원 선에 전세로 공급되고 있다. 이를 통해 상당 부분 거래가 이뤄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두산건설이 고양시 탄현동에 분양 중인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도 회사 보유분 767가구의 전세 계약을 지난해 말 모두 마무리했다. 최고급 아파트인데도 전용 94㎡의 전세금이 최저 1억7500만원에 불과해 해당 단지의 전세 시세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책정됐다는 점이 주효했다.
이밖에 파주 운정신도시의 '파주 운정 한양수자인', 인천 청라지구 '청라지구 동문굿모닝힐', 경기 파주시의 '파주 신안실크밸리'등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에 대해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든 실수요자든 구정이 지나서야 움직이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네요. 각종 규제도 풀렸고 전셋값에 지친 사람들이 매수 문의를 많이 해요"(금천구 A공인중개사)
"전세를 찾던 손님들이 오른 전셋값을 보고는 그냥 매매를 알아봐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구정이 지나면 분위기가 많이 살아날 것 같네요"(서대문구 B공인중개사)
지난해 서울·수도권 일부 지역 분양시장에만 불었던 '훈풍'이 연초 기존 아파트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세 매물을 찾던 전세수요자들이 매매로 전환돼 중개업소에는 매매 문의전화가 늘고, 집주인들은 팔려고 내놨던 매물들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 취득세 영구 인하와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에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 대못이 뽑히면서 실수요자들이 거래에 나설 여건이 마련됐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17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6일 기준 0.07%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서북권과 서남권이 각각 0.15%, 0.10% 상승하며 분위기를 타고 있다. 자치구별로는 구로구가 무려 0.31%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서대문 0.25% △마포 0.19% △강서 0.16% △광진 0.10% △금천 0.08% 등의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경기권도 새해 좋은 분위기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경기도 고양시는 0.54% 상승했으며 △파주 0.29% △이천 0.26% △김포 0.25% △광명 0.22% △성남 0.15% △과천 0.14% 올랐다.
거래량도 증가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모두 2165건으로 지난해 1월 1134건의 두 배에 육박했다. 계약분이 아닌 신고분 기준이기 때문에 지난해 말 취득세·양도세 혜택을 받기 위해 계약했던 게 통계에 반영된 것이지만 올해 1월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2008년 이후 가장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새해부터 부동산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분양을 앞둔 아파트와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음달 7일 견본주택을 오픈하는 금천구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최근 예비청약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새해라 별로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 일정이 확정된 이후 하루에 문의전화만 500통 정도 온다"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도 분주하다.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이 분양 중인 '김포풍무 푸르지오센트레빌'은 올들어 미분양 계약이 크게 늘었다. 분양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에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문의전화늠 물론 방문 상담고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주말의 경우 하루 2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가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재건축 아파트값이 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2일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재건축 매매가 변동률은 전국 0.10%, 서울 0.14%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3구 재건축 매매가 변동률은 0.21%를 기록, 3개월 만에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이는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가 12월 중순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매매가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급매물이 한차례 거래된 이후 출시되는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막바지 양도세 감면혜택을 받기 위해 매수자들이 움직이면서 몸값이 뛴 것이다.
구별로 살펴보면 강남구의 상승 폭이 0.49%로 가장 컸다. 지난 11월(-0.55%) 하락 폭을 한 달 만에 거의 만회한 것. 시세는 단지별로 1000만원가량 오른 상태로 시세보다 매매가가 높은 매물도 간혹 거래가 되는 등 다소 거래가 살아난 모습이다.
개포동 주공4단지 내 위치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12월 들어서 거래가 종종 되고 있다”면서 “연말에 종료되는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으려는 매수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서초구는 0.01%로 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보인 가운데 잠원동 반포한양·대림 등 일부 단지에서 매매가가 소폭 올랐다.
반포동 한신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가 30억원이 넘는 높은 분양가에도 평균 17.34대 1의 청약률을 보이는 등 인기를 끌면서 인근 재건축 단지 입주민들도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내년 말부터 이주가 진행될 예정인 반포한양도 재건축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 매수가 문의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파구는 지난 11월 -0.14%에서 12월 보합세로 돌아섰다. 지난 12월 19일 조합설립승인을 받은 잠실동 주공5단지는 개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매수문의가 늘며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다. 내년 상반기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예정인 가락동 가락시영 1·2차도 사업 막바지 단계에 들어서자 매도자들이 급매물을 회수하는 분위기다.
한편 강남 ‘4구’에 속하는 강동구는 -0.03%로 지난 11월(-0.29%)보다 하락폭이 크게 줄었지만 반등하지 못한 채 약세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