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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숙 다시배움 대표, “우울한 중년에게 취미는 감정 방패”
- 인생을 그림에 비유해보자. 전반기는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고, 후반기는 물감으로 채색한다. 색을 칠할 때는 가끔 연필 선을 벗어나도 괜찮다. 선을 넘나들다 보면 때론 밑그림보다 더 아름다워지는 순간도 있으니까. 박승숙 다시배움 대표 또한 과거의 밑그림에 갇히지 않고 의도적 탈선(?)을 즐기는 인물이다. 그의 그림은 하나의 모자이크 조각이 되어 언젠가 동년배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될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박승숙 대표가 지난해 1월 문을 연 ‘다시배움’은 중장년 세대를 위한 교육기관이다. 홈페이지에 소개된 프로그램 카테고리를 보면 미술, 극, 음악, 무용 등 예술 분야 교육이 이뤄짐을 알 수 있다. 1세대 미술치료사로 활약했던 박 대표의 이력 때문에 자연스러운 행보로 읽힐지 모르지만, 속사정을 들어보면 일종의 모험이다. 이 험난한 여정은 그가 돌연 퇴직을 자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퇴직을 결심한 건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딸아이의 유학이 계기가 됐어요. 그동안 일 핑계로 엄마 노릇을 잘 못 했는데 그때라도 뒷바라지 좀 해보자 싶었죠. 일하는 내내 ‘시간 없어’, ‘바빠’라는 말을 달고 살았거든요. 그때부턴 돈이 아닌 시간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외엔 특별한 계획 없이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하던 일만 계속 하면 무슨 의미? 퇴직 후 박 대표는 시나리오를 쓰거나 랩을 배우는 등 그동안 전혀 경험하지 않은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의욕을 갖고 이런저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일상을 채워나갔지만, 그 끝엔 알 수 없는 공허함이 맴돌았다. “초반에는 젊은 세대와 함께하는 수업도 많이 나갔는데, 늘 ‘고참’, ‘왕언니’라는 수식어가 붙더라고요. 그런 상황이 몹시 불편했고, 어린 수강생들 눈치도 많이 봤어요. 때론 제 열정이 그들에게 위화감을 주기도 했죠. 존재 자체가 민폐라는 생각이 들고, 이제 변방으로 밀려난 나이가 됐구나 싶더군요. 그러다 결국 중장년 대상 기관들을 찾았는데, 역시나 제가 추구하는 바를 채울 순 없더라고요.” 평생직장을 강조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중장년 대상 기관들은 일자리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추세다. 박 대표도 경험 삼아 보람형 일자리에 참여해본 적이 있다. 취지나 내용은 훌륭했지만, 그에겐 여전히 마뜩잖게 느껴졌다. “몇몇 프로그램은 일종의 스펙 쌓기 식으로 흘러가더라고요. 참여자들도 과정을 음미하기보다 수료증 취득에 만족해하는 모습이었죠. 사실 일부 관리 기관은 성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요. 제 결과물 역시 어딘가 중장년 관련 통계 수치에 머릿수로 더해졌겠죠. 물론 백세시대에 앞으로 50년은 더 일해야 한다는 걸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에요. 근데 한편으론 그게 좀 슬프더라고요. 그동안 돈벌이한다고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앞으로도 계속 일할 생각을 하라니 억울한 마음이 드는 거예요. 차라리 좀 덜 먹고 덜 쓰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다른 생각을 해보고 싶었어요. 어떤 반발심일 수 있지만, 가능한 한 먹고사는 문제와 동떨어진 일을 찾으려 했습니다.” 그렇게 퇴직 후 5년간의 방황 끝에 박 대표가 찾은 건 ‘예술’이었다. 흔히 ‘배고픈 예술가’라는 표현도 쓰이듯, 천부적인 재능이 없다면 당장 생계에 큰 도움을 얻기 힘든 분야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인생 후반전에 예술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크게 보면 전반전의 키워드 또한 예술이다. 달라진 점은 과거에는 예술을 매개로 ‘치료’를 했다면, 이제는 ‘교육’으로 풀어낸다는 것. 한 사람의 성장과 변화를 돕는다는 측면에서 볼 때 치료와 교육의 목표는 유사하다. 그렇다면 왜 박 대표는 전공인 치료가 아닌 교육을 택한 것일까? “치료는 제게 너무나 능숙하기 때문이에요. 잘하던 걸 계속 잘하는 건 후반생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전자동 전문성이랄까? 노력 없이도 줄줄 떠들 수 있고, 척하면 척 바로 해낼 수 있잖아요. 그럼 저는 계속 한쪽만 쓰는 사람이 되는 거고요. 그 노련함을 버려야 새로운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퇴직하고 이것저것 배우러 다닐 때도 일부러 초심자거나 무지한 분야만 골라서 간 거예요. 조금이라도 전문성이 발휘될 곳은 피했죠. 덕분에 더 많이 배우고 깨우칠 수 있었고, 그런 과정을 동년배들과 나누고 싶어졌어요. 그렇게 다시배움을 만들게 된 겁니다.” 역사상 가장 긴 중장년을 사는 세대 박 대표가 다시배움을 선보인 이유 중에는 부모의 영향도 있다. 그의 아버지는 단색화의 거장으로 잘 알려진 박서보 화백이다. 92세의 나이에도 꺼지지 않는 창작열을 불태우는 진정한 시대의 예술가다. 어머니 윤명숙 작가는 여든이 넘어 수필집을 펴내는 등 창작 활동으로 예술 뒷심을 발휘 중이다. 부모의 그런 의욕적인 삶의 태도는 박 대표에게 큰 영감을 줬다. “최근 어머니께서 ‘내 존재의 의미는 창작 하나밖에 없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노년기에 그런 결론을 내리셨다는 점에 깜짝 놀랐어요. 계속해서 글을 쓰려 하시고, 책을 붙들고 계시죠. 아버지께서도 지금 식사가 힘들 정도로 불편하신데도 여전히 붓을 놓지 않으세요. 두 분의모습을 보면 몸은 늙고 불편하지만 예술로 젊고 자유로워지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창작을 통해 여생을 일궈갈 중장년만의 공간도 필요하리라 여겼죠.” 중년 이후로는 부모와 함께 늙어가는 삶 속에서 더욱 배울 점이 많아졌다는 박 대표다. 한편으론 부모와 자식이 ‘나이 듦’이라는 공통점을 통해 만나는 이 상황이 반갑기도 하단다. 그는 이러한 세대 간 동행이 백세시대가 주는 축복 중 하나라고 말한다. “우리 부모 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긴 노년을 사는 분들이에요. 이미 중장년기는 과거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서 지났는데 수명이 계속 늘어가는 상황이니까요. 비슷하게 저와 동년배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가장 긴 중장년기를 보내고 있죠. 지금 65세 이상은 노인 등 몇몇 기준이 있지만, 그 또한 점점 뒤로 늦춰지리라 봐요. 그렇게 우리의 중장년기는 더 길어질지도 몰라요.” 그는 어쩌면 지금보다 더 긴 중장년기와 노후를 보내게 될 후배 세대를 위해 더 혹독하게 현재를 깨우치고 알아가고자 한다. 그리고 그런 배움을 동년배들이 함께 해주길 바랐다. “저는 사회적인 사람이라서 이런 사안에 책임을 많이 느껴요. 퇴직 전까지는 그야말로 미친 듯이 일만 했는데, 다행히 그 덕에 노후 생계는 크게 고민하지 않을 정도가 됐어요. 대신 나 같은 사람이 그 외의 다른 고민을 해줘야죠. 근데 중장년들을 보면 그런 생각을 다 각개전투로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우왕좌왕하고 있고요.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모아야 한다고 봐요.” 박 대표는 중장년 교육기관을 꿈꾸며 ‘또래 만들기’에 주안점을 두기도 했다. 단순히 친목 도모를 위한 건 아니다. 그보다는 동료의식에 가깝다. 때문에 다시배움 프로그램의 과제는 개인보다는 협업 프로젝트 형태로 이뤄진다. “상황적으로 비슷한 고민을 하지만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이 동료로 뭉치는 거죠. 저희는 ‘창작 집단’이라고 하는데, 함께 창작물을 만들다 보면 계속 대화하고 시선을 맞춰보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때론 자연스럽게 도전받는 기회가 생기고, 경청하고 수용하며 집단 안에서 자신을 객관화하고 돌아보는 기회도 생기죠. 사실 다시배움의 최종 목표는 공동체 형성인데요. 지금 같은 양극화 시대에 공동체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이웃? 종교? 새로운 사회를 꿈꾼다면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러려면 남다른 사고를 해야 하는데, 늘 해오던 일 안에서는 같은 답밖에 안 나오죠. 그런 점에서 예술이라는 낯선 경험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답을 줄 수 있다고 봐요. 어쩌면 그게 정답에 가까울지도 모르고요.” 우울은 원동력, 취미는 감정 방패 공동체에 대한 로망은 가득하지만, 기대감은 ‘0’에 가깝다고 진단하는 박 대표다. 자신감 결여보다는 현실적인 처지가 그러하다. 코로나19가 극성이던 시기에 다시배움을 열고, 어느덧 1년 차. 박 대표는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고 있다. 실수도 많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며 솔직한 심경을 들려줬다. 어찌 보면 수순일지도 모른다. 가보지 않은 길은 시행착오가 필요한 법. 그는 자신의 ‘우울증’을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세상이 참 우울해요. 너무나 슬퍼요. 그러나 역설적으로 제겐 그 우울함이 힘이 되고 있어요.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을지언정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면 그 우울함을 도저히 견디지 못할 것 같아요. 정확히는 우울을 벗어나기 위한 과정이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셈이죠. 그런 무력감을 갖는 분들이 적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좀 움직이셨으면 좋겠어요. 아시다시피 우리에겐 아주 긴 세월이 남았잖아요. 지금 주저앉아 있긴 너무 이릅니다. 더 크게, 더 멀리 바라보고 현재의 고민을 함께 해결해가면 좋겠어요.” 그는 동년배를 일컬어 ‘늙은이’가 아닌 ‘늙는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계속 늙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서글픔도 있지만, 잘 늙어가자는 응원도 담긴 듯했다. 아무렇게나가 아닌 제대로 나이 들고 싶다는 박 대표는 훈련하듯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한다. 심리치료로 오랜 시간 타인을 상담해온 그이지만 나이 들수록 제어가 잘 되지 않는 감정이 하나 있단다. 바로 ‘서운함’이다. “예전에는 감정의 종류도 굉장히 다양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하나의 카테고리로 뭉뚱그려져서 나타나더라고요. 나중엔 카테고리도 몇 개 안 남게 되는데, 그중 가장 큰 게 ‘서운함’이더군요. 거기엔 슬픔, 분노, 절망 등 웬만한 부정적인 감정이 다 들어가요. 중년 이후로 서운함은 커지고, 예전처럼 감정의 꼬리가 잘 잘라지지도 않더라고요. 정말이지 이러다 나중엔 모든 감정 중에 서운함만 남을 것 같아요.(웃음)” 그런 서운함을 온전히 사라지게 하기는 어렵다는 게 박 대표의 결론이다. 그렇다고 방치해두는 것은 아니다. 조금 뒤로 가려둘 뿐. 그럼 무엇으로 가리느냐. 그는 취미를 전진 배치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런 감정은 개인 문제라기보다는 노화로 인한 뇌과학의 영역이라고 봐요. 즉 언젠가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현상이죠. 차이는 대응에 있어요. 제 경우엔 그 서운함을 안고 가지만, 거기에 다른 무언가를 더해 완화하는 쪽이에요. 내가 몰두하고 즐겁고 기분 좋은 무언가를 찾아 계속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거죠. 그런 서운함을 이길 방법은 취미뿐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하는 예술도 그 일환이 될 수 있겠죠. 여전히 많은 분들이 취미나 예술이 돈이 되느냐고 반문하시는데요. 물론 직업으로는 어려울 수 있지만 진로는 된다고 봅니다. 돈을 벌고 안 벌고를 떠나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알아야만 노후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까요.”
- 2023-03-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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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 기록가 박찬일 셰프, “사랑받는 노포, 메뉴 달라도 숨은 공통점 있어”
- 작금의 노포 열풍은 박찬일(58) 셰프의 솜씨 덕을 톡톡히 봤다. 오랜 식당 나이 든 주인의 변치 않는 손놀림을 세상에 퍼 올린 지난 10년 사이, 노포는 낡은 식당에서 맛과 문화의 정수로 변모했다. 이제 노포의 매력을 깨달은 사람들은 그가 짓는 글을 안내서 삼는다. 오래된 것은 훌륭하고, 훌륭하기에 오래됐다고 믿는 음식 기행문에는 사람 냄새가 짙다. 박찬일 셰프는 글 쓰는 요리사다. 글의 중심부에는 오래된 것에 대한 애정이 자리한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노포를 취재하고 기록하는 일에 썼다. 박찬일의 화법은 담백하되 긴 여운을 남긴다. 해장국 한 그릇이면 역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추켜세운다.(‘해장국은 역사의 음식이다. 우리는 청진옥 해장국 한 그릇을 먹으면서 역사에 참여하는 것이다. 더 이상 어떤 평이 필요한가.’ -책 ‘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 중) 서서갈비에 대해선 드럼통이 K-고깃집 테이블이 된 과거와 ‘커뮤니티 테이블’이라는 최신 개념의 원형이라는 현재를 한데 묶는다.(‘최대 여섯 팀이 이 드럼통을 놓고 화덕에 고기를 구웠다. (중략) 고기가 섞이기도 하고, 먼저 익으면 다른 손님들에게 고기를 밀어주기도 했다. (중략) 그야말로 요즘 유행한다는 ‘커뮤니티 테이블’의 진정한 원형인 셈이다.’ -책 ‘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 중) 노포(老鋪)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다. 원래 잘 쓰지 않는 단어였고, 선구자나 다름없는 그 역시 같은 한자 언어권인 일본에서 넘어온 단어가 아닐까 추측하는 정도다. 다만 그가 노포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결같다. 오래됐기에 훌륭한 가게다. 뒤집어도 참이다. 훌륭하기에 오래될 수 있었을 것이므로. 또한 존경받아야 할 곳이다. 노포의 ‘노’에는 ‘오래되다’는 뜻도 있지만 ‘존경한다’는 뜻도 있으니까. 오래돼서 훌륭한, 훌륭해서 오래간 당연하게도 노포의 매력은 음식이다. 음식이 맛있어야 식당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식당은 내부가 세련됐어도 맛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반면 오랜 식당에는 정서와 추억이 벽면을 가득 채운 낙서처럼 남아 있다. 게다가 팝스타 마돈나가 스테이크를 썰던 레스토랑,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술 한잔하던 카페라면? 그런 식당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애당초 그의 취재는 중년의 흥미로부터 시작됐다. ‘부모님과 함께 갔던 식당 중 아직 남아 있는 곳을 글로 정리해보자.’ 부원면옥이나 하동관이 그랬다. 오래된 식당이 문 닫기 전에 글로 남겨야겠다는 결심이 굳어졌고, 취재는 10년 넘도록 이어졌다. 거절당해도 몇 번이고 찾아가 인터뷰를 청하고, 지인을 총동원하곤 했다. 책 ‘백년식당’, ‘노포의 장사법’, ‘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 등은 이렇듯 어렵사리 세상에 등장했다. 그는 노포 예찬론자지만 노포가 곧 선(善)이라 말하지 않는다. 주인이 지나치게 이윤을 추구해서는 안 되며, 겸손해야 하고, 식당이 깨끗해야 한다. 취재를 위해 찾았다가 그냥 나온 적도 많다. 노포 찾아 삼만 리, 전국을 누비다 보니 공통점이 추려졌다. “책에 적어둔 그대로예요. 일단 음식이 맛있죠. 주인은 자신이 파는 음식을 매일 먹어요. 주인이 직접 일하는 거죠. 직원은 사장 못지않게 오래 일합니다. 노포는 단골손님의 경력도 오래됐어요. 그 덕분에 처음 방문한 손님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암호 같은 주문법이 있습니다. 또 단순한 원칙을 오래도록 지켜오고, 거래처를 잘 바꾸지 않는 것도 공통점이죠. 하나 더, 정확한 개업 햇수를 잘 모릅니다. 식당 일을 천하고 힘든 것으로 생각했고, 노포에 대한 인식도 부족했으니까요.” 평양냉면 식당 우래옥의 김지억 전(前) 전무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처음 일할 때 아는 이라도 오면 숨었어. 여관, 술집, 밥집 하는 이, 어디 사람 취급했나.” 2000년대 이후 미식을 즐기는 문화가 일상이 되고, 주방장은 ‘셰프님’이라 불리며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지만 이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식당은 불안정한 일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의 좌우 충돌, 전쟁과 민주혁명, 산업화 등의 굴곡을 거친 이들은 장사처럼 불안정한 일을 자식에게 맡기고 싶어 하지 않았다. 일은 고돼도 벌이는 좋았기 때문에, 대학 나와 펜대 굴리는 직업을 갖도록 자식을 뒷바라지했다. 마침 부는 재개발 바람 타고 가게를 허물어버리기도 했다. 이어나갈 의지가 있었음에도 가업을 잃은 안타까운 사연은 제하더라도, 그렇게 없어진 노포가 많았다. 그 때문에 ‘백년식당’이 보통명사처럼 쓰이지만 실제로 100년 된 식당은 없다. 그나마 1950년 전에 지어진, ‘반백년식당’은 전국에 10곳이 채 안 된다. 오래된 것의 가치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은 얼마 전 일이다. 재건축을 위해 30년도 안 된 아파트를 때려 부수고, 보유한 땅이나 건물이 역사적 보존 가치를 인정받으면 싫어한다. 소유자 마음대로 할 수 없어서다. 이런 실정을 고려할 때, 30년가량이면 노포라 부를 만하다. 기꺼이 음식을 기록하는 일 다행인 점은, 느리지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2010년대를 휩쓴 레트로 열풍을 타고 노포는 ‘힙’하고 멋진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나 지역사회에서도 이를 보존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모색했다. 노포가 돈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발 빠르게 움직인 ‘사업가’들도 왕왕 있다. 오래된 가게를 사들여 상호와 내부를 그대로 둔 채로 영업하거나, ‘옥’이나 ‘집’으로 끝나는 세 글자 가게명을 달고 내부를 그럴듯한 노포처럼 꾸며 프랜차이즈화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주인의 친부 이름과 생년을 따와 ‘찬일집, since 1965’라고 적힌 간판을 내거는 경우는 귀여운 수준이다. 박찬일 셰프는 이 모든 관심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하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노포에 대한 관심이 한 철 유행처럼 지나가 버릴까 걱정되기 때문. 가짜 노포가 등장하면서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그러다 전통적인 원칙을 고수하며 양심적으로 운영하던 노포가 초심을 잃어버리면 어떡하나 걱정된다고. 실제로 그의 기준에 들었으나 제하게 된 식당이 몇몇 있다. 노포를 아끼고, 노포가 더 많은 사회를 꿈꾸는 그로서는 지나친 상업화가 걱정될 수밖에 없다. 당분간은 계획이 없지만 취재를 멈추진 않을 것이다. 오랜 이야기를 듣고 잘 다듬어 세상에 내는 작업 말이다. 노포에서 내어주는 곰탕 한 그릇, 이를 가져다주는 여든 먹은 종업원이 곧 역사이자 문화재다. 예술 분야의 장인은 문화재로 지정해 기술이 대물림되게끔 하는데 유독 음식에서는 그런 인식이 덜했다. 박찬일이 보는 노포는 하나하나가 박물관이고 문화재라, 세대교체가 되기 전에 기록해야겠다는 다급함이 있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진정으로 아끼는 마음이 고된 작업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언젠가는 없어진 노포를 취재하고 싶어요. 망해서 가게를 접은 식당의 주인, 그곳에서 일했던 직원들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거죠. 식당이 남아 있는 곳은 사람이 죽어도 공간이 남아 있으니 덜해요. 하지만 가게조차 없는 곳들은 사람이 죽고 나면 세상에서 영영 사라져버리죠.” 노포를 취재하다 보면 안타까운 일이 이뿐이겠는가. 폭력적이었던 종로 피맛골 재개발 과정, 결국 원래 자리에서 쫓겨나고 만 을지OB베어가 그렇다. 그는 한 건물주가 ‘우리도 화장실 좀 가자’고 써서 붙인 쪽지를 기억한다. 개발을 찬성하는 쪽의 입장을 이해한다. 스스로 ‘낭만적인 사람’이라 자조하지만서도 이제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싹 갈아엎는 재개발 대신 불편한 점을 보완하고 보존했더라면 더 큰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유수의 오랜 도시들은 차도 못 다니는 좁고 울퉁불퉁한 골목 경관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로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요즘 관광 오는 외국인들, 노포에서 국밥 먹으면서 엄청나게 좋아하더라는 설명을 그가 덧붙였다. 노인을 위한 나라, 시민의 자부심이 되다 오랜 식당은 무엇보다 시민의 정서적 공공 자산일 수밖에 없다. 똑같은 노포라도, 식당에는 이발소나 기름가게보다 내밀한 구석이 있다. 그의 말마따나 ‘음식과 술이라는 촉촉하고 진한 매개체로 정서를 주고받으며 오래 머무르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 보기에 불편한 것도, 삶의 흔적이 쌓였음을 알고 나면 소중해진다. 서울 연남동 서서갈비에서는 처음 찾은 20대 손님도, 몇십 년 단골손님도 ‘불편하게’ 서서 고기를 굽는다. 누구도 이를 지적하지 않는다. 멋있다고 생각할 뿐. 40년, 50년 넘도록 오래 일한 직원은 그 의미를 더한다. 박찬일 셰프는 노포가 곧 ‘노인을 위한 나라’라고 말한다. 노인이 찾아가기에 노포가 있고, 노포가 있기에 노인도 있다고 생각해서다. 추억이 깃든 식당에서 식사하고, 공간을 온전히 즐기는 모습은 언제 봐도 멋있단다. “외국 영화를 보면 50년 된 단골이 늘 앉던 자리에 앉죠. 그러면 머리가 하얗게 센 종업원은 묻지도 않고 알아서 메뉴를 내와요. 무얼 먹는지 물어볼 필요도 없는 거죠. 멋있지 않나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식당이 곧 노포예요. 사장과 손님이 함께 늙어간 거죠. 이런 곳은 직원도 오래 일해요. 힘은 떨어져도 기술이 좋아서 노련하죠. 단골손님 각각의 사연을 다 기억하다 보니 이야기도 곧잘 받아주고요. 단골 매출이 좋을 수밖에 없어요.” 노포는 초고령화 사회를 앞둔 요즘, 모범적인 노인 노동 사례이자 연구 대상이다. 그가 찾은 노포들은 일할 능력이 되면 ‘갈 데까지 가보는’ 종신 고용을 고수한다. 직원이 평생을 일하며 원칙을 고수한 덕분에 가게는 한결같은 맛으로 손님을 잃지 않는다. 청진옥, 우래옥, 조선옥 같은 곳이 일찍이 해왔던 방식이다. 노동자를 임금 지급 대상과 효율로만 보는 기존의 경제 논리를 뒤집는 격이다. 여기에 박찬일 셰프는 노인이 정서적으로도 무언가를 얻게 된다고 설명한다. “최근에 우래옥의 김지억 전 전무님과 냉면을 먹었어요. 거기 직원이 오랜만에 뵙게 돼서 좋다고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선물을 주더군요. 여든 훌쩍 넘은 단골손님이 ‘전무님이 여길 다 나오셨냐’며 반가워서 손을 덥석 잡는 일도 있었죠. 나도 나이 들어 저런 뭉클함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박찬일 셰프는 조선옥의 김진영 사장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그분이 저한테 그러더군요. ‘박 씨 아저씨(박중규 조선옥 주방장)가 그냥 계속해서 일을 나왔으면 해요. 그분이 영영 안 나온다고 생각하니까, 그게 너무 싫어.’” 박중규 옹은 올해로 여든넷, 입사 65년 차 주방장이다. 김 사장이 국민학교 시절부터 봐왔던 ‘아저씨’는 단순한 직원이 아니다. 이런 장면을 마주할 때면 박 셰프 말마따나 ‘마음속 울대와 현이 찌르르 울려’ 감동한다. 효율만을 따져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비효율의 끝, 노포가 노포로 남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 2023-03-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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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직업백과 ①직업상담사] 최근 중장년 취업자 늘며 수요 늘어
- 지난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평균 49.3세로 나타났다. 같은 해 경기연구원 조사에서 60세 이상 노동자들은 평균 71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즉, 중장년에겐 퇴직 후 20년 또는 그 이상을 책임질 제2의 직업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1월 취·창업 분야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중장년 유망 직업에 대해 조사했다. 해당 결과를 토대로 시니어가 알아야 할 유망 직업을 하나씩 소개해나가려 한다. 그 첫 순서로 다수의 전문가가 언급한 ‘직업상담사’(전직지원전문가)에 대해 알아봤다. ◇ 직업상담사(전직지원전문가), 시니어에게 왜 유망할까? 2020년 5월부터 고용노동부의 ‘고령자고용법’ 시행에 따라 1000명 이상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50세 이상 퇴직자에게 재취업 지원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재취업지원서비스는 진로설계 및 상담, 재취업 알선, 취업 교육 등으로 구성되며, 전문적인 전직지원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이에 따라 전직을 지원하는 전문가의 수요가 늘고 있다. 직업상담사, 커리어 컨설턴트 등 유사 분야 자격증이 있다면 입직과 업무 수행에 유리하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팀 강소랑 박사 급변하는 직업 환경으로 중장년에게 매우 유망한 직업이다. 고용노동청이나 여타 공공기관에서 중장년을 대상으로 여러 일자리 사업을 한다. 신중년경력형 일자리사업이나 뉴딜인턴십, 보람일자리 사업 등이 있다. 이런 일자리 사업의 취지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구직 당사자인 중장년과의 상담 혹은 교육을 통해 그들의 제2인생 전환을 위한 생애설계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업무가 중장년에게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 소장 위 두 전문가를 비롯해 △이종근 디올연구소 대표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 △김찬흥 국민은행 경력컨설팅센터 센터장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 등이 ‘직업상담사’ 또는 ‘전직지원전문가’를 시니어 유망 직업으로 꼽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함께할 미래, for 5060 신직업’ 보고서에서도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평생경력개발의 일환으로 중장년 퇴직자뿐만 아니라 재취업 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인프라가 확충될 전망”이라며 시니어 유망 신직업 중 하나로 전직지원전문가를 선정했다. 직업상담사란 구직자나 미취업자에게 직업 및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직업 선택, 경력설계, 구직 활동 등에 대해 조언한다. 이와 유사한 전직지원전문가의 경우 퇴직 후 이직 또는 전직,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제2의 직업을 추천하고 이에 대한 상담을 진행한다. 최근 고령사회에 접어들며 정년 이후에도 일자리를 희망하는 이가 늘어났다. 지난해 경기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동자 중 97.6%는 가능한 계속 일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욕구에 따라 퇴직 후 다시 구직 활동을 해야 하는 중장년을 위한 상담 지원과 커리어 컨설팅 서비스 또한 확대될 전망이다. 중장년 구직자의 경우 동년배인 상담가와의 공감대와 유대, 신뢰 형성이 더욱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유로 시니어 직업상담가의 수요의 증가와 필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 나도 직업상담사가 될 수 있을까? 직업상담사는 주로 실내에서 활동성이 적은 형태로 근무하며, 구직자와 면담하거나 검사를 통해 취미, 적성, 흥미, 능력, 성격 등을 분석한다. 구직자에게 알맞은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직업 선택에 관해 조언하며, 필요 시 강의 형태의 교육이나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하기도 한다. 한국고용정보원 ‘경력자 직무활용 재취업 추천직업’(2021)에 따르면 업무환경 등 직업유사성을 고려했을 때 일반행정공무원, 심리상담 전문가, 노무사, 교육과학연구원, 사회복지사 등의 경력자에게 추천되는 직업이다. 직업상담사가 되기 위한 첫 관문은 ‘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이다. 국가공인자격인 ‘직업상담사’는 1, 2급으로 나뉘며 검정형과 과정평가형 두 분야로 응시 가능하다. 지난해 검정시험형의 필기의 경우 전체 2명 중 1명꼴로 합격했는데, 합격률이 가장 높은 건 50대로 60.1%다. 60대는 57.3%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실기 시험에서도 50대의 합격률(52.3%)이 가장 높으며, 60대는 42.8%다. 과정평가형의 경우 전 연령대 평균 55.3%의 합격률(외부평가 기준)을 나타냈다. 합격률은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전체 응시 인원을 살펴보면 검정형 2만3974명, 과정평가형 362명으로 아직까지는 검정형을 선호하는 추세다. 중장년의 합격률이 높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노력여하에 따라 연령과 무관하게 취득이 가능한 분야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과 응시생들은 합격 문턱이 마냥 낮은 편은 아니기에 사이버대학 등에서 관련학과를 전공하거나, 내일배움카드를 이용해 자격증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중요한 건 자격증 취득 이후다. 상담사 관련 자격의 경우 취득 후 내담자를 만나며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가영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사회복지사(직업교육 담당자, 직업상담사 자격 보유)는 “직업상담사를 희망하는 시니어들을 보면 자격증 정보는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어떤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담보다는 취득 이후 일자리로의 연계 방법에 대해 문의가 많은 편”이라며 “이미 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 후 센터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주로 민간기업에서 활동하는 직업상담사의 경우 청년층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시니어 직업상담사는 재정지원일자리나 공공일자리, 사회공헌일자리 쪽으로 추천하게 된다. 주로 이런 분야의 경우 지원서 작성에서부터 행정적인 절차가 많아 컴퓨터 활용 능력이 바탕이 된다고. 따라서 문서작성 능력 등이 부족하다면 이 부분을 보완해둬야 추후 구직 활동도 원활해진다. 이가영 사회복지사는 자격증 취득 이후에도 꾸준한 학습이 필요한 분야라고 조언한다. 그는 “내담자들이 저마다 원하는 직종, 직업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마련하고 알맞게 추천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직업이나 구직 동향을 살펴야 한다. 새로운 직업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며 “직업상담사 일을 하다보면 내담자에게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거나 상담 과정을 기록하는 등 컴퓨터 문서 작업이 기본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니어 특유의 편안함과 경험이 내담자들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내담자를(청년인 경우) 손주나 자식 대하듯 한다거나, 경험이나 가치관을 지나치게 강조할 우려가 있다. 늘 상담자로서 전문성을 갖고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Interview] 윤영란 직업상담사 “일하는 행복 선사하는 보람이 가장 커” 한때 영재교육원 등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윤영란 씨(펀더플드림협동조합 대표)는 53세 나이에 직업상담사 2급을 취득 후 직업상담사로 인생 2막을 열었다. 그는 현재 서울시50플러스재단 50+컨설턴트 겸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강사로 활동 중이다. 직업상담사가 된 지도 8년차, 윤 씨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한다. “노후 행복을 좌우하는 건 일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하면 경제적으로 소득 창출도 되겠지만, 활동성이 생기며 건강도 챙길 수 있고, 사회 활동을 하니 관계 형성에도 좋죠. 실제 저와의 상담을 통해 노후를 행복하게 할 일자리를 찾는 분들을 보면 참 뿌듯하고 즐겁습니다. 사실 중장년들은 이미 능력은 출중한데 정보력이 부족하거나 제도를 잘 몰라 헤매는 분도 많거든요. 그런 점에서 동년배로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이해하기 쉽게 상담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윤 씨는 자격증 취득만을 목표로 너무나 쉽게 딸 수 있는 일부 민간자격증은 피하라 당부한다.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배우고 익혀야만 추후 일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또, 시니어 직업상담사를 요구하는 기관들의 경우 대부분 국가자격인 ‘직업상담사’를 요건으로 하는 곳이 많은 점도 이유로 들었다. “좀 힘들더라도 1~2년 정도는 자격증 공부를 하셨으면 해요. 강한 의지를 갖고 노력하면 충분히 취득할 수 있다고 봐요. 다만 가능하다면 늦어도 50세 초반에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민간 기업을 희망한다면 보통 60세가 지원 커트라인인데, 몇 년밖에 일하지 못할 인력을 잘 뽑지 않으니까요. 물론 몇몇 보람·공공일자리 유형의 경우 반대로 65세 이상만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채용 기관이 많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그동안은 청년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들이 많아 젊은 직업상담사를 선호하는 분위기였지만, 고령화시대 흐름에 따라 시니어 직업상담사의 미래를 밝게 점치는 윤 씨다. “퇴직 후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은 점점 늘어날 겁니다. 이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니어 직업상담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봐요. 제 경험으로는 젊은 세대들에 비해 중장년 세대가 구직 활동에 취약한 이유 중 하나는 디지털 격차예요. 이런 부분을 동년배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헤아리고 설명할 수 있는 게 장점이자 강점이죠. 또 과거에 비해 심리, 정신 상담 등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아진 만큼 직업에 대한 컨설팅, 상담 수요도 많아지리라 생각해요. 전문성과 진정성을 갖고 직업상담사에 도전해 많은 중장년에게 일하는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하시길 바랍니다.”
- 2023-02-0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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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을 붙잡아 쌓은 인생, 이제는 일류를 꿈꾼다
- 연 매출 2조 원을 바라보는 국내 아웃소싱 기업 1위 삼구아이앤씨. 이곳 총수의 집무실에는 ‘책임대표사원’이라는 독특한 문패가 달렸다. 안으로 들어서니 더 인상적이다. 비좁은 방 크기, 드넓은 세계를 담은 지구본, 박스 테이프로 덧붙인 40년 차 사무용 의자.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주인, 여든의 구자관 책임대표사원이 젊은 기자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며 다가왔다. “사무실은 한정적인데 내 방을 크게 하면 직원들 공간이 좁아지잖아요. 이만하면 일하는 데 충분합니다. 이 오래된 의자도 아무 문제 없고요.(웃음)” 구자관 책임대표사원(이하 대표)은 자신의 공간을 줄이는 대신 직원들에게 넓은 책상을 놓아줬다. 책상의 크기만큼 생각도 넓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렇게 하고도 남는 공간은 휴게실, 드레스룸 등 모두 직원들을 위해 쓰였다. 훗날 여건이 된다면 건물 한 층을 임직원의 가족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보리라는 즐거운 상상도 해본다. 늘 직원의 편의와 행복을 우선으로 여기는 구 대표. 그가 ‘책임대표사원’을 자처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전통적으로 해오던 일들과 달리 신규 채용, 신생 사업 등 새로운 시도에는 변수가 따릅니다. 직원들이 문제가 생기거나, 사업이 실패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리스크까지 담당자가 모두 책임지려면 부담이 크겠죠.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고, 일이 잘못될까봐 기회를 주저하는 상황도 생길 테고요. 때문에 다른 일은 다 전결해도 딱 두 가지, 사람을 뽑거나 사업을 시작할 때는 반드시 직접 결재합니다. 문제가 생길 경우 최종 승인자인 내가 책임지게끔 하기 위해서죠. 그렇게 직원들이 다른 걱정 말고 맘 편히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회사 식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구 대표. 그런 그에게 가장 잊지 못할 직원이 있으니, 바로 박복순 여사님(삼구아이앤씨에서 청소 용역을 담당하는 여직원을 부르는 명칭)이다. 수십 년 전 일임에도 그 이름 석 자만큼이나 각인된 일화가 있다. “사업 초창기에는 저도 현장에서 청소를 했어요. 하루는 고객사와 약속한 시간 안에 일을 못 마치겠더라고요. 함께하는 여사님들을 채근하기 시작했죠. 그랬더니 박복순 여사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사장님, 뜨는 해는 잡을 수 있는데, 지는 해는 못 잡아요. 이럴 거면 더 일찍 나오라고 하셨어야죠.’ 처음엔 무슨 말인가 싶다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그래, 마감 시간은 우리가 못 바꿔도 시작 시간을 앞당길 순 있지!’ 인생에 빗대본다면 지는 해를 맞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지만, 뜨는 해를 맞는 시간은 자기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잖아요. 여사님의 한마디에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일로 구 대표는 아침형 인간이 되기로 결심했다. 어려운 형편 탓에 새벽일을 하며 아침을 허투루 보낸 적 없는 그였지만, 그날 이후 하루를 관조하는 자세가 사뭇 달라졌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조찬회와 대학 CEO 강의 등에 참여하며 사업에 필요한 지식을 두루 익혔다. 나태해지는 날이면 새벽 4시부터 일터에 나가 있을 여사님들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뜨는 해를 앞당긴 덕분일까, 구 대표는 언젠가 찾아올 ‘지는 해’, 즉 죽음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없었다. 그는 이미 주변에 자신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묘비 하나 남기지 말라 당부했다. 다만 살아 있을 때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노라 말한다. 이는 여한 없는 삶을 살겠다는 이야기로도 들린다. 구 대표가 중년 이후 해온 도전들만 보더라도 그러하다. 56세에 스키, 65세 할리데이비슨 면허 취득, 69세에 승마, 70세에 수상스키, 71세에 비행기 조종, 74세에 뉴질랜드 밀포드사운드 트레킹 완주 등. 젊은이도 시도하기 어려운 도전들임에도 그는 망설임이 없다. 더 정확히는 망설일 수가 없다. “예순이라서? 칠순이라서? 그렇게 늦었다고 한탄하고 미루다 100세가 되면요? 그때라도 할 걸 후회하지 않을까요? 건강이 허락하고, 즐길 만한 여건이 된다면 지금이라도 해야죠.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위험한 거 하다 잘못되면 어쩔거냐 그래요. 이 나이에 다치는 게 더 두렵지, 죽는 건 두렵지 않아요. 다쳐서 운 나쁘면 병원에 누워 연명하는 신세가 되니까요. 올해 여든에는 미국에서 낙하산 없이 뛰어내리는 스카이점프를 해볼 겁니다. 그리고 85세가 되면 뉴질랜드에 가서 밀포드사운드 트레킹에 재도전할 거예요. 현재 세계 최고령 완주자가 84세라고 하더군요. 그 기록 한번 깨보렵니다.” 고령 인력 위해 불태운 노년 학구열 구자관 대표가 레포츠 분야에만 도전을 일궈온 것은 아니다. 61세에 용인대 경찰행정학과에 입학해 64세에 졸업장을 땄고, 66세에는 서강대 경제대학원에 입학해 68세에 석사 학위를 받았다. 단순히 학력을 쌓기 위한 흐름으로 보이겠지만, 그에겐 남다른 목표가 있었다. “삼구아이앤씨는 다른 회사에 비해 중장년이 적지 않은 편이죠. 50~60대는 물론 70대도 꽤 있으니까요. 이분들을 접하다 보니, 다가올 백세시대에 고령 인력이 중요해지겠다 싶더군요. 평균 수명이 70세 전후였던 시절에야 60세에 은퇴하고도 그럭저럭 여생 즐기다 갈 만했겠지만, 요즘처럼 평균 수명이 80세가 넘는 시대에는 일 없이 버티기 어렵죠. 그런 고민과 메시지를 나누고 싶은데, 그냥 말하는 것보다 논문을 내면 더 힘을 실을 수 있겠더라고요. 후속 연구도 이뤄질 수 있고요. 근데 논문을 쓰려면 대학원에 가야 하고, 그전에 대학을 나와야 하잖아요. 당시 고졸 학력이 전부였던 터라, 예순 넘어 긴 여정을 택할 수밖에 없었죠.” 보통은 학업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논문의 주제와 방향을 정하는데, 구 대표는 그 반대였던 셈이다. 어렵사리 졸업 시험을 통과했고, 손꼽아 기다리던 논문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에야 한국이 고령사회로 접어들며 관련 연구가 활발해졌지만, 그가 고민을 시작한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학계의 움직임은 저조했다. 연구할 표본이나 참고할 자료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 난항을 겪던 차, 구 대표는 직원들에게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애초에 논문도 우리 회사 고령 직원들을 생각해 시작한 것이니, 결국 그들을 대상으로 연구하면 되겠더라고요. 먼저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설문조사를 계획했죠. 당시 담당 교수들이 우려했어요. 보통 답변 회수율이 10%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요. 요즘처럼 모바일을 활용하던 때도 아니니까요. 설문지를 꾸려 삼구아이앤씨에 다녔거나 다니는 70대분들에게 드렸는데, 600장 중 540장이 회수됐어요. 그것도 일주일 만에요. 덕분에 논문을 잘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제 이름으로 나왔지만, 직원들과 함께 만든 결과라 말하고 싶어요.” 구 대표가 내놓은 ‘고령화 사회의 고령 인력 취업에 관한 연구’는 서강대 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우수논문상까지 받을 정도로 호평을 얻었다. 그는 당시 논문을 통해 임금피크제 및 건강 나이를 기준으로 한 정년제 도입 등을 이야기했다. “근래 들어 정년 나이나 생산연령(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연령)을 높이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여기서 나아가 생물학적 나이가 아닌, 개인의 건강 나이를 기준으로 노동력을 평가했으면 해요. 가령 내 나이가 팔십인데, 지금도 밖에 나가 땅도 파고 청소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같은 나이라도 그게 어려운 분들이 있잖아요. 물론 그들에게도 단순노동 등 적합한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복지랍시고 그냥 돈을 주는 것보다는 소일거리라도 주고 소득을 얻게 하는 편이 낫습니다. 꼭 돈의 효용만을 따져서는 아니에요. 노인 스스로 일하고 노후를 개척할 때 자긍심과 보람을 얻을 수 있어요. 출퇴근을 하면 일상에 루틴과 활력이 생기고, 그렇게 노인의 심신이 건강해지면 역으로 복지비용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봐요.” 1등을 넘어 일류를 꿈꾸다 인터뷰 당일 아침 팔굽혀펴기 50개, 제자리뛰기 600개를 하고 나왔다는 구 대표. 논문에서 밝혔듯 자신 역시 고령 인력으로서 건강 나이 관리에 힘쓰는 모습이다. 이토록 노력하는 이유는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는 뜻일 테다. 홀로 양동이와 걸레를 들고 다니며 식당 화장실을 닦던 청년이 4만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업계 1위 기업의 총수가 됐다. 자수성가를 이룬 그에게 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 “여느 기업가처럼 한때는 업계 1위가 되는 게 꿈이었죠. 그런데 2018년에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고 그 꿈을 이룬 순간 목표를 재설정했습니다. 1등이 아닌 일류가 되자고 말이죠. 숫자로 정해지는 1등은 우리가 부진하면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일류가 지닌 품격은 세월이 지나도 쉽게 변하지 않거든요. 그 목표는 기업의 문화, 정신, 자세, 사회적 역할, 국가적 책임 등 모든 것을 아울러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구 대표는 30여 년 전부터 매년 회사의 경영지침을 새롭게 정한다. 2022년은 ‘한즉자주 수즉자거’(旱則資舟 水則資車)였다. ‘화식열전’에 나오는 말로, 가뭄이 들 때 배를 준비하고 홍수가 나면 수레를 준비하라는 뜻이다. 올해의 경기 침체를 예견한 듯, 삼구아이앤씨 식구들은 그 지침에 따라 위기에 대비하는 한 해를 보냈다. 인터뷰 당시 2023년의 경영지침을 고민 중이었다. 내일 죽더라도 모레 일어날 일을 오늘 대비하겠다는 구 대표. 그런 그가 자신의 은퇴 시점을 염두에 두고 있을지 궁금했다. “요즘 하는 일은 육체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이 크죠. 나이 들었다고 그마저도 안 하고 은퇴한다? 그럼 아마 제 삶이 금세 망가질 것 같아요. 선친께서 말씀하시길 노인 근력 좋은 것과 겨울 날씨는 믿지 말랬어요. 그만큼 갑자기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거죠. 만약 내가 내일 없더라도 직원들은 출근을 하고 회사는 돌아가야 하잖아요. 내가 살아 있는 한 그들이 이곳에서 오래오래 미래를 설계하도록 토대를 만들어줘야죠. 그러려면 한시가 바쁜데 은퇴를 생각할 새가 어디 있어요. 그냥 이렇게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구자관이 세상 떠났대, 그런데 다음 날 삼구아이앤씨에 아무 문제도 없대. 그때야 비로소 제가 은퇴하는 날입니다.”
- 2023-01-0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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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묘년 중장년 취·창업 성공, “지원 제도를 노려라”
- 전직, 재취업, 취업, 창업 등을 준비하고 싶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중장년이 많다. 이럴 때는 국가지원 정책과 지원 분야를 꼼꼼히 알아보는 것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현직에 있을 때부터 제도를 잘 활용하면 좋다. 관련 기관과 제도에 대해 알아보자. 평균 은퇴 나이는 49세, 희망 은퇴 나이는 71세. 실제 일하는 기간과 일하고자 하는 기간 사이의 격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현직에 있을 때부터 은퇴 이후를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하다못해 취미로 하더라도 10년 이상 하면 직업이 될 수 있다. 2025년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정부도 여러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2019년 전직지원 의무화 법안인 재취업지원서비스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기업, 중소기업 등에 전직지원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재취업, 창업, 창직의 다양한 길이 열리고 있다. 창업진흥원, 전국 37곳의 중장년기술창업센터, 각 지방자치단체, 대학 등에서도 창업에 관한 여러 가지 지원사업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한 2023년 4월부터 ‘노인 일자리 실태조사’가 국가승인통계로 공표된다. 앞으로 정부 차원의 중장년과 노인 일자리 정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장년의 일자리 시장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다양한 경로가 생긴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무엇을 하든 새로운 일을 하려면 역량 강화와 발굴이 필수다. 또한 직접 현장에서 부딪혀보기 위해서는 준비도 필요하다. 목표에 따라 어떤 기관을 이용하면 좋을지 둘러보자. 역량 강화 훈련이 필요하다면 학점은행제 국가평생교육원이 주관하는 제도. 효율성이 좋아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는 중장년에게 적합하다. 새로운 전공 분야를 공부하고 싶거나, 대학원 진학을 위한 학위 취득이 필요하거나, 자격증 취득을 하고 싶다면 학점은행제를 이용해보자. 서울시 기술교육원 만 15세 이상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실습 위주의 기술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재학 중 국가기술자격시험에 응시하면 기능검정료를 지원한다. 1~2월 상반기와 7~8월 하반기에 과정별 수시 모집을 한다. 한국폴리텍대학 평생직업능력개발 대학이면서 공공 직업교육훈련 기관이다. 전국에 35개 캠퍼스가 있다. 신중년특화과정, 여성재취업과정, 전문기술과정 등 비학위 과정과 학위 과정이 있다. 이외에도 실업자과정, 재직자과정 등도 선택할 수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인생 2막을 꾸리고자 하는 50세 이상 세대에게 ‘배움학교’로 통용되는 곳이다. 교육부터 일자리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종합지원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문화 강의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취업 준비를 하려면 노사발전재단 노사발전재단은 중장년내일센터(전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통해 40세 이상 중장년 맞춤형 고용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애경력 설계, 전직 스쿨, 재도약 프로그램 등 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와 1:1 컨설팅을 운영한다. 금융센터 업종 특화 전직지원 서비스와 기업 구인 매칭 서비스도 하고 있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여성가족부 주관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경력단절 및 미취업 여성에게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업교육훈련, 직업상담, 취·창업 연계, 취업 후 사후관리, 경력단절 예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령자인재은행 고용노동부가 만 50세 이상 을 위해 42개의 비영리법인 혹은 공익단체를 지정해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사업. 구인•구직 등록, 직업지도, 취업 알선, 재취업 상담, 직무능력 향상교육 등을 제공한다.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60세 이상 고령자 구인을 희망하거나 경로당 노인 인력 활용을 위한 공동 작업장을 희망하는 기업과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를 연결한다. 총 68개 직종의 일자리를 알선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는 지금까지 3만여 명의 훈련생을 배출했다. 취업과 사회활동 지원, 재취업, 실전 인턴십 등을 통해 60세 이상의 취업을 전문적으로 돕는다. 한국시니어클럽협회 한국시니어클럽협회는 각 지역별로 시니어클럽이 있으며, 노인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에서 노인이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장년 새출발 카운슬링 사업 1000명 미만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만 45세 이상 재직자 대상 재취업 상담 서비스다. 특수 형태 근로자나 프리랜서인 중장년도 참여할 수 있다. 직업훈련포털 홈페이지에서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 이용하면 된다. 창업을 원한다면 창업에듀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무료 온라인 창업교육 포털. 예비창업, 창업초기, 창업성장, 재도전 등 단계별로 구성돼 있다. 로그인하지 않아도 수강할 수 있다. 혁신창업스쿨 창업진흥원에서 혁신적인 기술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해주고, 실무 등의 체계적인 교육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모두 무료다. 중장년기술창업센터 40대 이상 (예비)창업자를 위한 창업 보육공간이다. 중장년 창업 역량 강화를 위한 창업교육, 네크워킹 공간을 제공해 생태계 활성화 지원, 멘토링 및 사업화 연계 지원 등의 보육지원을 제공한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예비창업자들이 창업 성공에 이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교육 공간 ‘꿈이룸’을 운영하며, 비점포형 창업 체험 공간으로 ‘드림스퀘어’를 운영한다. 예비창업패키지 창업진흥원이 7개월 동안 예비창업자의 사업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실제 창업 전 사업하려는 아이템을 제작해 주위 반응을 확인해볼 수 있다. 2020년부터 중장년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Q-net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은데 어떤 자격증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 꼭 봐야 할 홈페이지다. 자격증과 국가기술자격, 국가전문자격 등 정부 산하기관에서 시행하는 자격증의 자세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중장년워크넷 고용노동부에서 50대 이상 중장년 구직자를 위해 운영하는 맞춤형 일자리 사이트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생애경력 설계 서비스, 전직지원 서비스, 신중년경력형 일자리사업 등을 운영한다. 채용 정보와 취업 뉴스 등 동향을 파악하기도 좋다.
- 2023-01-0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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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20명이 진단한, 계묘년 중장년 취·창업 트렌드는?
- 물가는 치솟고 경기는 얼어붙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2023년은 검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풍요의 상징이며 예로부터 검은색은 인간의 지혜를 뜻한다고 한다. 20인의 중장년 취·창업 전문가에게 2023년 중장년이 주목할 만한 분야를 물었다. 전문가들의 전망을 잘 살펴 약간의 지혜를 더한다면 계묘(癸卯)의 미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인생 도전을 위한 2023 중장년 취·창업 트렌드를 소개한다. ▲ trend1 전체 시장 전망 창직과 N잡러의 해 2023년에는 경기 불황이 예상되는 만큼 적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가 중장년에게 적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년에게 강도 높은 노동력이 요구되는 직무는 한계가 있지만 기술이나 자격이 필요한 직무 직종은 3D 업종을 기피하는 청년들로 인해 취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인·장애인 관련 복지 서비스 분야에서도 대면 기술과 상담 능력 면에 강점이 있는 중장년이 유리할 수 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장 희유 스님은 정부가 정책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돌봄, 디지털, 환경 분야를 중장년이 공략해볼 만한 일자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23년 중장년 취업‧재취업 시장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창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경력, 취미, 특기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창직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은 “창직을 통해 긱이코노미(필요에 따라 일을 맡기고 구하는 경제 형태) 시장에서 N잡러(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사람)가 될 중장년이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근 디올연구소 대표는 “소자본으로 시작하는 저가형 프랜차이즈 창업, 무자본ㆍ무점포형 창업, 플랫폼 노동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체크 포인트 전문가들은 현직에 있을 때보다 수입이 줄어들 것을 인정하고, 업무 수행 성과 또한 과거와 다를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나이를 내려놓고 무엇이든 배워야 한다. 더불어 건강관리는 필수다. ▲ trend2 취업 시장 전망 시간제 일자리가 대세 안정적으로 오래 일할 수 있고, 자신의 적성과도 맞으면서, 업무 강도가 낮고, 수입은 적절하게 나오는 일이 중장년에게 가장 적합하다. 풀타임보다는 시간제 일자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재취업 시장에서는 새로운 일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노사발전재단 같은 기관을 통해 나에게 적합한 직무가 무엇인지 잘 알아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심우정 한양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중소기업은 자문 수준이 아니라 경험을 살려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중장년을 원한다”면서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배우고 활용해 자신의 역량을 넓히고 기업에 적용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장년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 유망 직업 및 분야 장례·웰다잉 분야 기존 장례지도사, 유품정리사뿐 아니라 디지털 장례 수목장 등 새롭게 변하는 장례 문화에 따라 새로운 직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돌봄 분야 인지건강지도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간병사 등 노인 돌봄 분야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안전관리 분야 기업재난안전관리사, 고령자 주택 개조사, 연구실 안전전문가 등 안전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앞으로 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직업·전직 상담 및 컨설팅 분야 전직지원 전문가, 직업상담사, 은퇴 코치 노년 플래너, 창직 컨설턴트, 스타트업 컨설팅, 귀농귀촌 컨설팅 등 코칭 분야가 유망하다. 이외에도 반려동물 간식 시장, 도시농업활동가, 건강식품 및 간편식, 도시농업관리사, 주택관리사, 조경기능사, 신용상담사, 손해평가사, ESG나 환경 관련 직업, 자연·문화해설사, 관광통역안내사 등이 꼽혔다.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 소장 신중년 적합 직무는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에 어떤 분야가 있는지 살펴봄으로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혹은 공공에서 지원하는 뉴딜 인턴십, 시니어 인턴십 등의 사업을 통해 훈련 후 일자리 연계를 노려볼 수도 있다. 구인·구직 사이트 검색을 통한 취업 시도보다는, 일할 경험을 주는 공공 취업지원 플랫폼을 활용해보길 권유한다. ▲ trend3 창업 시장 전망 지식과 기술 창업 유망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창업이 대세일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중장년에게 적합한 분야는 ‘지식 창업’ 분야다. 사회에서 쌓은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시장성과 경쟁력이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시니어가 가진 사회 경험과 네트워크가 창업에서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유연성 언더독스 본부장은 “대기업이 접근하기에는 규모가 작지만 창업가에게는 적합한 규모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창업 생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은 “중장년 창업은 소자본 창업, 직접 일하는 창업, 최소 인원으로 가능한 창업, 돈보다 일이 재미있는 창업, 오래 할 수 있는 창업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 트렌드 프랜차이즈보다 무인 창업 최근 많은 중장년이 ‘오토 매장’(본인의 노동력 투입 없이 소수의 직원으로 자동 운영되는 매장)에 혹해 프랜차이즈를 고려하지만, 정말 수익성이 잘 나오는지 따져봐야 한다. 차라리 무인 매장이 나을 수 있다. 반찬, 고기, 문구, 옷 등 아이템도 다양하다. 1인 지식 창업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녹인 1인 지식 창업이 많아질 전망이다. 한때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했던 퍼스널 브랜딩(자신을 브랜드로 만드는 일)을 이제는 중장년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자영업보다 기술 창업 시니어 대상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 반려로봇 개발, 빅데이터 기반 노인 안부 확인 사업, 위급상황 대처 기술 사업, 기술을 통한 정서 교류 상담 등의 기술 창업이 유망하다. 또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세대융합형 기술 창업도 도전해볼 만하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창업 청년에 비하면 창업 자금이 넉넉하다는 게 중장년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실패하면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청년보다 큰 것도 현실이다. 소자본 혹은 무자본 창업 가능한 온라인 창업이 유망하다. 권정훈 ‘장사 권프로’ 채널 유튜버 인력난이 심각한 외식업계에서 기회를 찾아보자. 대부분의 예비창업자들은 프랜차이즈 문을 두드리고 자본금을 과도하게 투자한다. 하지만 저렴한 값으로 전수창업을 배우는 것도 틈새시장이다. 전수받은 레시피에 나만의 색깔과 브랜드를 입혀 창업해보면 어떨까. 외식시장 인력난 기회를 놓치지 말자. ▲ trend4 새로운 시장 전망 떠오르는 新분야는? 중장년에게 적합한 새로운 분야로 디지털, 모빌리티(이동성을 높여주는 이동 수단 혹은 서비스), 시니어 뷰티 등이 꼽혔다. 전혜진 이지태스크 대표는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40~50대의 비대면 활동 경험이 90%를 넘어섰다”면서 “디지털 중년 시대를 맞이해 체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비대면 분야에서 중장년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는 “청년들은 단순하고 지루한 반복 작업이라 좋아하지 않는 데이터 라벨링(인공지능 학습을 위해 수집한 데이터에 라벨을 다는 작업) 같은 일자리에 대한 중장년의 만족도가 의외로 높다”면서 “정식 출시 전인 제품 및 서비스 결함을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베타 테스터도 좋다. 앞으로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중장년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 소장은 “일본에서는 화장을 해주며 심리상담과 만족감을 높여주는 ‘뷰티 터치 테라피스트’라는 직업이 생긴 지 오래”라며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젊게 살고 싶어 하는 중년의 욕구인 ‘네버랜드 신드롬’이 트렌드라고 짚은 것처럼, 무인 ‘피터팬 스토어’ 같은 창업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새롭게 눈여겨볼 직업 디지털 분야 디지털 라벨러, 베타 테스터, 디지털 문해 교육자, 디지털 중개사 모빌리티 분야 프리미엄 택시 운전사, 드론조종사, 이동수단용 콘텐츠 큐레이터, 운송 서비스 시니어 뷰티 분야 안티에이징, 젊은 감성 입힌 패션, 뷰티 터치 테라피스트 박지혁 초고령사회 뉴노멀라이프스타일연구소 소장 초고령사회로 흘러가는 만큼 실버 비즈니스와 관련된 직무, 직업, 창업 분야가 새롭게 열릴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언택트, 메타버스 등의 기술 창업 분야도 커질 전망이다. 설문 참여 전문가 리스트 ▲강소랑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팀 박사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 ▲김경환 성균관대 글로벌창업대학원 원장 ▲김숙응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교수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 ▲김찬흥 국민은행 경력컨설팅센터 센터장 ▲권정훈 ‘장사 권프로’ 채널 유튜버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박지혁 초고령사회 뉴노멀라이프스타일연구소 소장 ▲변영조 한밭대 중장년기술창업센터 센터장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 ▲심우정 한양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유연성 언더독스 본부장 ▲이종근 디올연구소 대표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 소장 ▲전혜진 이지태스크 대표 ▲조연미 리봄 시니어플래너 대표 ▲한희윤 신한은행 은퇴사업부 수석 ▲희유스님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센터장
- 2023-01-0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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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해 사망·노인일자리 축소… 중장년 분야 2022년 10대 뉴스
- 2022년도 역시 다사다난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고, 국민MC 송해도 세상을 떠났다. 10월 29일에는 비극적인 이태원 참사도 있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는 연말을 맞아 중장년 관련 2022년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10일 공식 취임했다. 1960년생인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출신의 첫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썼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대통령실 이전 논란, 이태원 참사 등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4개 여론조사기관 공동 NBS(전국지표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잘하고 있다’(매우+잘함)라는 긍정적 평가는 34%를 차지했다. ‘잘못하고 있다’(매우+못함)라는 부정적 평가는 56%였다. 특히 60대(52% 대 44%), 70대 이상(61% 대 26%)에서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중장년층의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확인케 했다. ◇노인 일자리 축소 논란 정부는 2004년부터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을 시행, 만 60세 이상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 2023년도 예산안이 공개됐는데, 노인 일자리 수는 올해 84만 5000개보다 2만 3000개 줄은 82만 2000개였다. 그중에서도 정부는 공공형 일자리를 올해 60만 8000개에서 내년 54만 7000개로 6만 1000개로 대폭 축소했다. 공공형 일자리 참여자는 기초연금을 받는 저소득층 노인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정부의 정책은 노인빈곤율 심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정부는 노인 일자리가 축소된 것이 아니라는 견해다. 공공형 일자리는 줄였지만, 민간·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는 3만 8000개 늘려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송해 별세 “전국노래자랑!” 일요일 아침마다 들리던 송해의 힘찬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됐다. ‘국민 MC’ 송해가 지난 6월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 백세 인생의 아이콘이자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 송해의 사망은 대한민국에 슬픔을 안겼다. 송해는 1988년부터 34년간 KBS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을 맡았다. 국내 최장수 MC를 넘어 지난 4월 ‘최고령 TV 음악 경연 진행자’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송해의 후임으로 김신영이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유독 슬픈 소식이 많았다. KBS ‘가족오락관’을 25년간 진행한 또 다른 ‘국민 MC’ 허참과 ‘원조 월드 스타’ 배우 강수연도 세상을 떠났다. 해외의 유명인들도 세상을 떠나 별이 되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9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전 총리는 피살 사건으로 세상을 떠났다. ◇부동산 시장 급락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급등하던 부동산이 꺾였다. 올해 들어서만 부동산 가격이 10% 이상 급락했다. 과거 부동산 침체기와 달리 매매·전세 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서울 강남 아파트에 대한 수요마저 줄었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전세 가격 10% 하락 시 4만 가구가, 40% 급락 시 13만 가구가 보증금을 돌려받기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부동산 규제 정책을 마련했다. 8·12%로 설정된 다주택자 대상 취득세 중과세율은 4·6%로 완화한다. 내년 5월까지 한시 유예 중인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조치는 일단 1년 연장한 후 근본적인 개편 방안을 찾기로 했다. ◇고독사 증가 한국의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고독사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더욱이 고독사 10명 중 5명은 50· 60대의 중년 남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보건복지부는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실태를 조사한 것이다. 고독사 사망자는 지난해 3378명으로 2017년 2412명보다 40.0% 증가했다. 노년층보다 50·60대 중장년층 남성의 고독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가 1001명(29.6%)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981건(29.0%)으로 뒤를 이었다. 50·60대 중장년층이 60% 가까이(58.6%) 차지한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전체 사망자는 고연령층일수록 많지만 고독사는 50대~6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50대 남성은 건강관리와 가사노동에 익숙지 못하며 실직·이혼 등으로 삶의 만족도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 희망퇴직 시작 금리 인상으로 올해 큰 실적을 거둔 시중 은행들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적극적인 감원에 나섰다. 최대 5억 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조건으로 내걸면서 내년 초까지 약 2000명의 은행원이 짐을 쌀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은행은 한 번 들어가면 정년까지 다닌다는 이른바 ‘철밥통’ 직장으로 여겨졌다. 디지털 전환 바람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앱 비대면 서비스 이용객이 늘면서 인력 효율화를 노려야 하는 은행의 상황과 핀테크 기업 등 인터넷 은행으로 이직하고 싶어하는 은행원들의 바람이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현상은 은행권에 국한된 것은 아니어서, 2023년에는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았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9월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황동혁 감독), 남우주연상(이정재)을 포함해 6관왕을 차지했다. 비영어권 작품이 시상식에 후보로 오른 것도 상을 받은 것도 모두 최초였다. ‘오징어 게임’은 한국 문화의 새 역사를 썼다. 우리의 전통 놀이문화가 외국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K-컬처의 위상이 더욱 드높아졌다. ◇ 이태원 10·29 참사 지난 10월 29일 이태원에서는 악몽 같은 참사가 발생했다. 핼러윈을 즐기기 위한 엄청난 인파가 몰렸지만, 공권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한 것. 총 158명이 사망했고, 196명이 부상을 입었다. 희생자 대부분이 2~30대 젊은이들로, 어린 자녀를 둔 중장년들을 더욱 비통케 만들었다. 10·29 참사는 정부가 이전과는 다른 대응 태도를 보이면서, 영정 없는 분향소, 뒤집힌 근조 리본, 희생자 표현 사용 금지, 마약 부검 등 다양한 논란을 낳기도 했다. 희생자의 이름과 영정이 공개된 합동 분향소는 참사 후 한 달이 넘은 지난 14일에야 차려졌다. 현재는 분향소 설치를 반대하는 일부 보수단체 항의의 대상이 되면서 조롱과 멸시가 도를 넘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누리호 발사 성공 올해 우리나라는 7대 우주 강국으로 우뚝섰다. 지난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발사에 성공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도 8월 5일 발사에 성공, 달 궤도에 안착했다. 누리호 프로젝트는 2010년 3월 시작돼 2022년 6월 발사에 성공하기까지 장장 1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총예산 1조 9572억 원이 투입됐다. 누리호의 성공 뒤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 250명의 피, 땀, 눈물이 서린 노력이 있었다. 성공의 주역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조기주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체계팀장은 “2002년 나로호 사업을 시작으로 항공우주연구원이 되었고, 벌써 20년이 지났다. 나로호, 누리호 발사체 개발을 하면서 연구·개발하는 모든 것이 우리나라 우주 개척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고, 그 자긍심으로 지금까지 버텨온 것 같다”면서 감격의 소감을 본지에 전한 바 있다. ◇월드컵 16강 진출 ‘2022 월드컵’에 대한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친 국민을 위로해줬다. 이번 월드컵은 카타르에서 열려 경기가 늦은 밤 또는 새벽에 진행됐지만 많은 국민은 경기를 시청하면서 대한민국을 응원했다. 이번 월드컵에 대한 열기는 2002년 월드컵에 비교할만하다. 그때의 추억을 안은 중장년층은 특히 열광했다. 국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한국은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축구 강국을 이기고 얻은 성과로 대한민국의 저력을 입증했다.
- 2022-12-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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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안부, ‘성장 주역’ 신중년 지역 일자리 공모사업 선정
- 행정안전부는 신중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 사업 공모를 통해 최종 4개 사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선정된 4개 사업에는 특교세 10억 원을 지원하고 전문가 자문을 추진하는 등 지자체가 원활히 사업을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신중년 일자리 창출 사업’은 지역 내 사회 경력이 풍부한 5060 신중년의 사회공헌, 창업, 경력 전환 등을 지원하기 위한 통합공간 조성 사업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신중년 인구에 대한 체계적인 일자리 정책을 마련하고, 신중년의 소득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됐다. 사업을 통해 교육‧상담‧사무‧창업 등이 가능한 공간을 조성하고, 다양한 신중년 일자리 서비스를 한 공간에서 제공할 수 있는 ‘원스탑 플랫폼’을 마련한다. 조성된 공간을 활용해 직접 일자리 찾기, 창업 및 직업 훈련 등 지역 여건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최종 선정된 사업은 익산시(신중년 일자리 사업), 광명시(인생 이모작 지원 사업), 서울 동작구(전문인력 양성 프로젝트 사업), 인천시(신신커뮤니티존 설립 사업)으로 총 네 개이다. 익산시는 중소도시 지역 특성에 적합한 프로그램 운용 등 타지역과 차별화된 사업 계획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광명시와 인천시는 기존 유휴공간을 잘 활용한 공간 조성으로 접근성이 좋은 일자리 센터 조성 및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운영할 계획이다. 동작구는 기존 일자리 센터를 새단장해 상담 프로그램을 확장 운영하는 등, 향후 신중년 일자리 창출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신중년은 경제 고도 성장의 주역으로 사회 경험과 경력이 풍부한 세대이며, 인구구조상 앞으로 그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모사업을 통해 5060 세대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다가오는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는 한편, 지역‧세대에 얽힌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촉매가 될 수 있도록 행정, 재정적 지원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22-09-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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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하는 신중년 늘었지만, 대부분 단순노무직 “경력 못 살려”
- 일하는 5060(50~69세) 세대가 매년 2.9%씩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은퇴 후 경력을 살리지 못하고 하향 지원해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신중년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이 필요한 지점이다. 지난달 발간된 한국고용정보원의 ‘신중년 노동시장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2017년~2021년 동안 신중년 경제활동인구는 연평균 2.9%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경제활동인구 증가율(0.6%)보다 빠른 속도다. 그러나 신중년은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고, 타 연령 대비 근로 환경과 고용 안정성이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2017년에 ‘신중년’이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사용했다. 신중년이란 5060세대(50~69세)를 의미하며, 기존의 64세까지를 생산가능인구로 한정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고용 정책의 대상을 넓히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기준 신중년이 전체 인구에서 28.4%(1467만 명)를 차지하고 있고, 2030년에는 32.1%로 정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하는 신중년이 증가한 만큼 일을 찾고 있는 신중년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고용 사정이 악화하면서 대부분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감소했지만, 신중년 취업자는 증가했다. 신중년 취업자는 2017년 932만 2000명에서 2021년 1035만 9000명으로 동기간 동안 연평균 2.7%씩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신중년 실업자 또한 지난 5년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신중년 실업자는 2017년 23만 3000명에서 34만 7000명으로 연평균 10.5%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5~69세 노동자 693만 6000명 가운데 354만 7000명은 기존 일자리에서 다른 일자리로 이직했는데, 이 가운데 51.8%가 소득이 낮은 산업군에서 일했다. 43.5%는 소득 중위 산업에서 종사했고 4.7%만 소득이 높은 산업군에 속했다. 신중년의 단순노무직 비중은 27.1%로 드러났다. 20대 이하 11.7%, 30대 8.0%, 40대 10.1%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또한 신중년은 사무직 종사자가 10.7%로 가장 적었는데 다른 연령에 비해서도 가장 낮았다. 타 연령대 대비 종사자 규모(30인 이하)가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비중(75.8%) 또한 높게 나타났다. 종사자 지위 중 ‘임시+일용근로자’의 비중은 20대 32.5%, 30대 13.2%, 40대 14.3%, 신중년 23.6%로 나타났다. 특히 일용근로자 비중은 신중년이 7.3%로 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나 신중년 고용의 불안성이 타 연령대에 비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신중년 주된 일자리 유지자(10년 이상 상용직으로 일한 일자리 혹은 생애 근속 기간이 가장 긴 일자리)와 이직자를 비교해 본 결과, 신중년 이직자는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축적된 경력을 유지 못 한 채 하향 취업하고, 일하는 환경은 더 열악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지자에서 전문관리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13.9%, 이직자는 9.1%였다. 반면 유지자에서 단순노무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24.0%, 이직자는 38.1%로 나타났다. 이는 신중년이 주된 일자리 퇴직 후 단순노무직으로 하향 취업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2021년 동안 고용보험을 취득한 신중년을 대상으로 산업 분포를 살펴본 결과,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20.4%), 제조업(13.5%),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13.45) 순으로 고용보험을 취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를 계속 희망하는가?’ 질문에 유지자의 91.2%, 이직자는 94.6%가 일을 계속하기를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신중년 이직자들은 급여를 낮추어서라도 더 오래 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결과 고연령, 저학력 신중년을 중심으로 저숙련(단순직)으로 일자리가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4차산업으로 인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기술 등의 등장으로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저숙련 일자리는 앞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향후 신중년의 일자리 자체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한국고용정보원은 신중년의 주된 일자리 경력을 유지하며 재취업을 유도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의 신중년 대상 고용 정책은 신중년의 경력을 유지하면서 일자리의 질을 향상하는 정책보다는 일자리 창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고용정보원은 “신중년 고용 정책 대상을 구체화해 고용지원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신중년의 고용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신중년의 지속적인 사회 참여와 안정된 노후생활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생각을 전했다.
- 2022-09-0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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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재단, 뉴노멀 시대 '굿잡5060 취업 트렌드 세미나' 개최
-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50+재단)이 재취업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신중년을 위해 ‘굿잡5060 취업 트렌드 세미나’를 개최한다. 신중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이번 행사는 50+재단과 현대자동차그룹, 고용노동부, ㈜상상우리 등 4개 기관이 2018년부터 함께 추진하는 신중년 커리어 프로젝트 ‘굿잡 5060’의 세부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취업트렌드 세미나는 중장년 세대에 맞춘 취업 트렌드 사례와 정보 제공을 통해 성공적인 취업 준비 및 방향 설정을 돕는 행사이며 3회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세미나에서는 ‘뉴노멀 시대, 일의 의미와 가치’라는 부제 아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취업 트렌드를 파악하는 명사 강연과 사례 공유 중심으로 진행한다. 사례 공유 시간에는 MZ세대 청년 도배사, 신중년 청년일자리멘토, 굿잡 5060참여자 등 세대별 사례자의 도전기를 소개한다. 아울러 ‘빅데이터를 통해 알아보는 내 일의 이정표’ 강연에서는 지난 20년간 빅데이터를 연구해온 송길영 박사와 함께 미래사회에 신중년이 자신의 일을 찾고 가치를 높이는 방향에 대해 모색한다. ‘굿잡5060 취업 트렌드 세미나’는 오는 18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며, 50플러스 포털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온라인으로는 굿잡5060 유튜브 채널 생중계로 볼 수 있고, 오프라인으로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 스튜디오159에서 만날 수 있다. 오프라인은 취업을 준비하는 신중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사전 등록 및 생방송 만족도 설문 응답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경품 이벤트도 진행한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이성수 사업운영본부장은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없어지고 일하는 방식과 형태가 현재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신중년 세대가 미래의 변화와 트렌드를 읽고 자신만의 일에 대한 가치관과 계획을 구체적으로 고민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 2022-08-09 1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