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2개 상급종합병원과 협력해 퇴원 후 거동이 불편하거나 일상생활을 스스로 유지하기 어려운 어르신, 장애인 등 퇴원환자에게 맞춤형 돌봄서비스인 ‘병원 퇴원환자 돌봄SOS센터 연계서비스’를 시행한다.
‘병원 퇴원환자 돌봄SOS센터 연계서비스’는 25개 전 자치구에서 8월 1일(월)부터 시행된다. 퇴원환자 본인이나 의료진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5대 돌봄서비스(△일시재가 △단기시설 △동행지원 △주거편의 △식사지원)와 5대 돌봄연계 서비스(△안부확인 △건강지원 △돌봄제도 △사례관리 △긴급지원)를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돌봄 종사자가 퇴원환자의 가정을 방문해 수발 서비스를 제공하고 필수적인 외출 활동에 동행한다. 또한 가정 내 간단한 수리·보수·청소·방역을 해주고 기본적인 식생활 유지를 위한 식사배달 서비스도 지원한다.
기존 돌봄SOS센터는 혼자 거동하거나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워 돌봄이 필요한 시민을 대상으로 일시재가, 동행지원, 주거편의, 식사 등을 지원해왔다. 기존 돌봄SOS센터 서비스의 대상을 퇴원환자(예정자)에게까지 확대하고 전 자치구에서 시행하는 것이다. 전액 시비로 지원한다.
서울시는 돌봄이 필요한 퇴원환자를 선제적으로 발굴 지원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퇴원 후 환자의 건강 상태와 복지서비스 수요에 맞는 돌봄 제공 필요성 증대를 위해 이번 서비스를 추진했다.
서비스 신청은 퇴원환자나 담당 의료진이 병원 내 의료사회복지사를 통해 하면 된다. 의료사회복지사가 자치구 동주민센터 돌봄SOS센터 담당자에게 서비스를 의뢰하면, 돌봄SOS센터가 병원의뢰서 검토와 퇴원 전‧후 상담을 통해 환자에게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동주민센터 돌봄SOS센터는 퇴원환자를 위한 돌봄 계획을 수립해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결과를 병원과 공유해 사업효과를 극대화한다.
지원 대상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50대 이상 중장년, 65세 이상 어르신, 6세 이상 장애인이다. 기준중위소득 100%(1인가구 기준 월소득 194만 4812원) 이하일 경우 서울시가 이용금액을 전액 지원하고 그 외일 경우엔 자부담이다.
서울시는 “시 전체 퇴원환자 중 50대 이상이 36%를 차지하고, 최근 1인가구, 2인 노년가구 등 퇴원 후 돌봄이 필요한 가구 수가 급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을 돕기 위해 퇴원환자 연계 서비스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시 10개 상급종합병원의 전체 퇴원환자 수는 54만 2744명이었으며 이 중 서울시 거주 50대 이상 퇴원환자 수는 19만 4020명(36%)이다. 이중 남성은 10만 1332명(52%), 여성은 9만 2688명(48%)를 차지했다.
사업에 참여하는 12개 상급종합병원은 △강북삼성병원 △건국대학교병원 △경희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구로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 △중앙대학교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고려대학교의과대학 안암병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한양대학교병원 등이다.
현재 서울시 관내에는 14개 상급종합병원이 있다. 상급종합병원은 종합병원 중에서도 중증질환에 대하여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으로 의료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3년마다 지정한다. 시는 향후 서울시 소재 종합병원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구종원 서울시 복지기획관은 “퇴원환자 돌봄SOS센터 연계서비스를 통해 돌봄이 필요한 시민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하며 돌봄 공백 없는 서울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치매 조기검진, 상담, 예방 및 인지 강화 프로그램을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늘(3일)부터 5일까지 서울시 양재동 aT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2022 케이(K)-농산어촌 한마당’을 방문하면 누구나 체험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 다수 정부 부처가 함께하는 이번 행사는 국민 건강증진과 농산어촌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산업 관련 정보와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통합(원스톱) 서비스 스탬프 투어’ 체험관을 마련했다. ‘국민건강증진관’에 위치한 각 체험관은 치매 관리사업 안내, 치매 조기검진, 상담, 치매 예방활동, 인지 강화 프로그램 체험, 기억다방 등 다양한 주제로 운영된다.
치매 조기검진 체험관에서는 치매 간이검사를 받을 수 있고, 검사 결과에 따른 추가 검진 등의 안내가 이뤄진다. 이어지는 치매 상담관에서는 치매 간이검사 결과에 대한 현장 상담, 치매 관련 정보와 돌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치매 예방 및 인지 강화관에서는 치매안심센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음악 치료 등의 치매 예방 활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체험은 현장에 방문하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모든 체험관에 방문해 5개의 스탬프를 다 모은 참여자에게는 하루 300명에 한해 ‘스탬프 부스’에서 이동식 핸드 선풍기를 기념품으로 제공한다. 스탬프를 확인한 후에는 기억다방에서 제조한 커피나 매실차 등의 음료수도 제공될 예정이다.
김혜영 보건복지부 치매정책과장은 “앞으로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 필요한 지역사회 치매 관련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연계해 치매 환자의 존엄성을 지키고 가족의 부담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입석 중앙치매센터 센터장은 “치매안심센터에서 제공하는 치매 관리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통해 치매 정책과 사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네, OO반점입니다.” “짜장면 하나 하고요. 그… 음… 짜장면이랑 항상 같이 다니는 그거 있잖아요. 그게 뭐더라?” 어느 날 중국집에 배달 주문을 걸었는데, 짬뽕이라는 단어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차 키를 집에 두고 나서거나, 통화하면서 휴대폰을 찾거나,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깜빡깜빡 하는 횟수가 점점 늘고 있다. 나이가 드니 건망증이 더 심해지는 건가 싶은 순간, ‘혹시… 치매 아니야?’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치매’를 떠올리면 보통 아이처럼 말하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거나, 동문서답을 하는 상황을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상태는 치매가 꽤 많이 진행됐을 때다. 평소에 쓰던 단어나 사람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등 치매가 시작되기 전부터 전조 현상이 있지만, 건망증인지 치매인지 스스로도 헷갈릴뿐더러 막상 확인하러 병원에 간다고 생각하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250여 개의 치매안심센터가 있고 데이케어센터와 같은 오프라인 인프라가 꽤 있음에도 그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다.
치매는 주관적 기억장애, 경도인지장애, 치매 순서로 진행되는데, 주관적 기억장애는 65세 이상에서 50%가 느낄 정도로 흔한 증상이며, 경도인지장애는 65세 이상의 20%가 겪는 증상이다. 그래서 인지건강관리회사 실비아헬스 남건희 매니저는 “치매를 질환이 아니라 하나의 ‘상태’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야 ‘병에 걸렸으니 나아야 한다’가 아니라 ‘내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해야겠다’고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치매는 관리를 통한 예방이 무척 중요한데, 인지 기능을 강화하는 것 만으로도 예방률이 높아진다.
‘인지’란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할지 판단하는 능력을 말한다. 치매는 이 인지 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오른쪽, 왼쪽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항상 다니던 길을 헤매거나 가족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등의 상황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 환자의 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에는 기억력이 나빠지는 속도가 무척 빠르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그 속도를 늦추는 게 관건이다. 그러려면 정기 검진을 통해 주기적으로 치매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그래서 치매안심센터에서는 1년에 한 번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치매선별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제공한다. 이 검사에서 치매가 의심된다는 결과가 나오면 병원으로 가서 더 심도 있는 검사를 통해 치매인지 아닌지 진단 받게 된다.
치매 예방은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 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예방 수칙 3.3.3을 강조하고 있다.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고 생선과 채소를 골고루 먹고 부지런히 읽고 쓰는 3권, 술을 적게 마시고 담배를 피우지 않고 머리를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3금,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자주 소통하고 매년 치매 조기검진을 받는 3행 수칙이다. 이 중 걷기만 꾸준히 해도 수면의 질이 높아지고 우울감이 줄어드는 등 좋은 습관이 저절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관리의 중요성을 알아도 혼자 하다 보면 3개월 안에 50%는 관리를 포기한다.
이에 스스로 치매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와 인지 활동을 가르쳐야 하는 치매 케어 전문가들을 위한 교수 프로그램이 각광 받기 시작했다. 여러 서비스 중에서도 일상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치매 관리 앱과, 치매 환자를 돌보는 기관 실무자나 가족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인지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인지건강관리 플랫폼 실비아헬스
나의 치매 예방 현황 “스마트폰이 관리”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인지 기능을 높이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건 알겠지만, 혼자 습관을 만들어가려니 잘 되지 않는 시니어, 인지 기능을 높이는 활동으로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는 시니어라면 ‘실비아헬스’를 이용해 관리를 시작할 수 있다.
고명진 실비아헬스 대표는 “치매 예방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고, 건강한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며 많은 중장년층이 ‘매일 쉽고 즐겁게’ 인지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실비아헬스는 ‘실비아’ 앱을 통해 생활 습관 관리, 인지 훈련 콘텐츠, 전문가 상담 세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늘은 무엇을 먹었는지, 얼마나 잤는지, 자면서 몇 번을 깼는지, 어떤 약을 몇 시에 먹어야 하는지 등을 스스로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다. 기록 과정 자체가 손을 움직이는 활동도 되고,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기반으로 전문가 상담도 진행할 수 있다. 치매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었다면 일주일에 몇 번 먹었는지 자동으로 기록되어 의식적으로 건강관리도 할 수 있다. 인지 훈련 콘텐츠의 경우는 기억력, 주의력, 시공간 기능, 언어 기능, 실행 기능 다섯 가지 인지 기능에 관한 프로그램을 매주 업데이트한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영역을 게임처럼 즐기며 강화할 수 있다. 12주 동안 실비아헬스를 이용한 50~70대 72명을 조사한 결과 모든 참여자의 인지 검사 결과가 유지 또는 향상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문가 상담 코너를 통해서는 치매안심센터에서 진행하는 치매선별검사를 모바일로 해볼 수 있다. 결과는 문자로 전달되는데, 각 항목별로 더 자세히 설명을 듣고 싶을 경우 전문가 상담 요청을 하면 화상 전화로 전문가가 직접 설명해준다. 이때 궁금한 점을 직접 물어볼 수 있으며, 분석 결과도 파일로 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처음에 기초 조사를 한 뒤 개인에게 맞는 프로그램 스케줄을 자동 추천하는 기능과, 전문가가 12주 동안 관리해주는 프로그램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12주 관리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시니어 기관에서 무료로 이용하거나 또는 앱 내에서 유료로 이용할 수 있다. 더불어 질문지가 아니라 음성을 통해서 치매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국민연금공단, 신한은행과 함께 ‘두뇌건강인재원’을 설립하고 ‘실비아 튜터’라고 불리는 강사 양성에도 나선다. 12주 관리 프로그램을 시작하기에 앞서 치매 관련 교육을 할 경우 프로그램 이수율이 더 높아진다는 걸 알게 됐다. 치매가 무엇이고, 왜 발생하며, 어떤 부분을 관리해야 하고, 어떤 활동이 어느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지 설명하면 참여자가 훨씬 더 동기부여를 받는 것이다. 특히 ‘치매 예방을 위한 관리를 하면 진행 속도를 늦춰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이 나타나기 전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말에 많은 시니어들이 희망을 본다. 실비아헬스는 많은 이용자들이 즐겁게 치매를 관리하며 행복하기를 바란다.
시니어 포털사이트 실버에듀넷
전문가 위한 치매 예방 교수법에서 일정까지
실버에듀넷은 시니어를 대상으로 인지 활동을 해야 하는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들을 위해 효과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고, 어떻게 가르치는지 안내하는 교수학습법과 활동지를 제공한다. 각종 기관에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실무자, 집에서 치매 가족을 돌보는 보호자라면 실버에듀넷을 적극 활용해보자.
아이들은 연령대에 따른 성장 단계가 있다. 이 단계에 따른 교수학습법은 아주 많다. 그런데 노화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인지 저하를 겪는 시니어 맞춤 교수학습법은 왜 없는 걸까?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 능력 강화는 어떻게 할 수 있는 걸까?
임민채 실버에듀넷 대표는 “불모지를 개척한다”는 마음으로 교육 개발을 하고 있다. 시니어 맞춤 교육 시장이 전무했기 때문. 시니어는 아이들처럼 연령대별로 활동 단계를 나눌 수 없다. 인지의 높고 낮음이란 개인별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지 활동은 범위가 상당히 넓은데, ‘노래 부르며 박수치기’와 같은 단순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래서 당장 현장에서 필요한 교수법과 자료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누구든 쉽게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대화 방법과 질문 내용, 활동 끌어내는 방법까지 쉽고 자세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면 ‘영화 장면 감상하기’에서 감상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과 관련해 본인의 과거를 회상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그 회상을 통해 인지 활동을 끌어내는 전개 방법, 활동이 끝났을 때 확인할 수 있는 학습적인 측면 등을 자세하게 안내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현장 케어 전문가들이 실버에듀넷을 찾는다.
임 대표는 “집에서 치매 어르신을 모시는 가족이 많지만 그들도 부모님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잘 모르는데, 서로 어떤 상호작용을 하느냐에 따라 어르신들의 상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케어런’이라는 시스템으로 담아냈다.
케어런은 태블릿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실버에듀넷 사이트에 있는 자료 중 조회수나 선호도가 높은 프로그램을 위주로 담았다. 또 매월 새로운 교육 스케줄을 제시하고, 케어런을 사용하는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무강좌도 제공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교육법에 관한 강좌를 제공했다. 수업을 할 때 시니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미디어 학습 자료도 제공한다. 태블릿으로 함께 보고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고, TV와 같은 주변 기기와 연동해 활용할 수도 있다.
더불어 시니어를 케어하는 실무자들의 연령대도 50~60대이기 때문에 화면에 나오는 버튼 하나도 조금 더 중장년층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설계해서 만들고 있다. 현재는 태블릿에 프로그램 자체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개인 태블릿에서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인지 장애를 겪고 있는 시니어뿐만 아니라 활동적인 액티브 시니어들도 여러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맞춤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생활, 여가, 외국어, 취미와 관련한 내용들로 구성된 ‘효학당’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3년 후인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삶이 길어진 만큼 각종 질병에 대비해 미래를 준비하는 일도 중요해졌다. 특히 치매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다면 100세 시대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과도 같을 것이다.
중앙치매센터는 지난해 기준 국내 65세 이상 인구 814만여 명 가운데 84만여 명이 치매 환자라고 밝혔다. 이미 노인 10명 중 1명 이상이 치매인 셈이다. 특히 요즘같이 봄철 미세먼지가 자주 찾아오는 시기에는 치매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시니어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표적인 치매 유형으로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혈관성 치매를 들 수 있는데, 미세먼지는 이 두 가지 치매 발생률을 모두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치매의 약 60~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뇌 신경세포 속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기능장애를 일으켜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중 탄소 덩어리가 신경세포의 사멸을 유도하고, 특히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반응할 경우 이러한 현상이 훨씬 빨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스웨덴 캐롤린스카대학 연구팀은 미세먼지가 뇌졸중, 심부전 등 심혈관 질환을 유발해 혈관성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이 5년간 대기오염과 치매의 관련성을 추적 관찰한 결과,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도가 높을수록 치매 위험도가 5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성 치매의 경우 뇌졸중, 뇌출혈 등 뇌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미세먼지가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치매 증상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세먼지 유입이 잦은 봄철일수록 시니어들은 치매에 대해 경계하고 의료진을 찾아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치매는 무엇보다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치매의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스트레스가 지속돼 화열(火熱)이 쌓이는 경우와 심신이 허해 기력이 쇠한 경우, 담음(痰飮)이라고 하여 체내에 축적된 불순물이 체액의 순환을 방해할 때도 치매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뇌와 오장육부를 활성화시키는 것을 치매 치료의 핵심으로 삼는다. 이를 위해 전신의 신경과 혈관들이 잘 기능하도록 침, 약침, 한약 처방 등 전인적인 통합 치료를 실시한다. 우선 침 치료를 통해 경직된 근육을 이완하고 기혈의 순환을 돕는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을 경혈에 놓아 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도록 한다. 여기에 기억력 개선 및 노화 억제 효과가 있는 공진단 등 한약을 복용하면 치매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
특히 공진단의 뇌 신경세포 재생 효과는 연구 논문을 통해 효능에 대한 과학적인 신뢰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자생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Nutrients’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공진단이 손상된 뇌 신경세포의 회복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생한방병원과 미국 어바인 의과대학의 공동 연구에서도 쥐 실험을 통해 공진단에 육미지황탕 처방을 더한 육공단의 치매 예방 효과가 증명되기도 했다. 뇌허혈(뇌로 가는 혈관이 좁아져 피 공급이 부족한 상태)을 유발한 쥐들을 대상으로 미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육공단을 먹인 쥐들의 평균 미로 통과 시간이 그렇지 않은 쥐들보다 두 배가량 단축된 것을 확인했다.
치료와 함께 지속적으로 예방 관리에 힘쓰는 것도 필수적이다. 봄철 치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실내 습관으로는 환기가 중요하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을 때 환기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휘발성 화학물질이 실내에 쌓이면 인체에 오히려 더 유해하다. 또한 외출 후에는 꼼꼼히 샤워를 하고 외투 등에 묻은 미세먼지를 털어내거나 자주 세탁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시니어들의 경우 자택에서 보내는 시간이 긴 만큼 일부러라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뇌와 신체를 움직일 필요가 있다. 주 3회 이상 산책과 맨손체조 등 운동을 하고 TV 시청이나 스마트폰 사용보다는 독서, 일기 쓰기, 악기 연습 같은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활동이 바람직하다. 두뇌 작용을 촉진하는 DHA가 풍부한 푸른 생선, 견과류 등을 평소에 자주 섭취하는 것도 좋으며, 뇌혈관 질환 관리를 위해 금연과 금주는 필수다. 치매는 경제적 부담과 함께 노후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행복한 노년을 추구하는 액티브 시니어라면 치매를 잘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봄처럼 생기 있는 노후 생활을 위해 일상 속 다양한 활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생활화하도록 하자.
뇌 활력을 높여 치매 예방하는 지압법
노궁혈 지압 ‘노궁혈’ 지압은 정신 안정과 불안감 해소, 피로 해소 등에 도움이 되는 혈자리다. 노궁혈은 가볍게 주먹을 쥐었을 때 중지가 닿는 곳에 위치한다. 10초씩 3번 지그시 눌러주거나 문질러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압기를 활용하거나 손 안에서 호두알을 굴려 노궁혈을 자극해주면 건망증이나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백회혈 지압 백 가지 혈이 모인다는 뜻의 ‘백회혈’을 지압해주면 불면증, 어지럼증, 치매 예방 등에 효과적이다. 백회혈은 양쪽 귀와 코끝에서 올라간 선이 만나는 곳이다. 이 부분을 손끝으로 30초간 지압하면 뇌로 가는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뇌의 피로를 풀어준다.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은 상태로 머리 주변을 같이 마사지해주면 더욱 효과가 좋다.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은 시니어들을 위해 유망 직업을 소개한다. 대한민국은 2000년 고령사회가 됐고,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에 노인 문제와 이로 인한 복지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노인심리상담사는 유망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 문제는 주거, 생활환경, 고용, 의료 등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정서로 인한 개인적인 문제도 동반한다. 노년기에는 경제적 불안감, 고독으로 인한 우울증, 상실감 등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1940~50년대 출생 세대는 한국전쟁을 경험했거나 발발 직후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젊은 시절에는 독재와 억압 속에서 급격한 산업 발전을 일궜다. 그리고 현재 저성장 경기침체 속에 노년기를 보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 부응해 노인 문제 해결의 효과를 기대하는 동시에 ‘상담 없이는 노인 복지를 논할 수 없다’는 역사적 과제가 부여됐다. 이는 노인심리상담사가 탄생한 배경이며, 이후 자격 제도도 생겼다.
노인심리상담사는 신체적·정서적·심리적 장애를 겪거나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인들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진단과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전문가의 역할을 수행한다. 궁극적으로는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을 한다.
자격증 취득과 밝은 전망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은 민간자격증이다. 1·2급으로 나뉘어 있으며, 나이와 경력에 따른 제한은 없다. 다만 심리학 전공,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 소지자, 사회복지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은 업무가 겹치는 부분이 있어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이 유리하고 활용도가 높다.
특히 노인심리상담사와 요양보호사는 연관이 깊다.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다 보면 치매 예방교육 및 심리상담 기법을 배울 수 있다. 이에 요양보호사, 특히 재가요양, 가족요양 쪽으로 구직을 원한다면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은 많은 도움이 된다.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 시험은 1차 필기시험, 2차 직무교육으로 진행된다. 1차 필기시험은 상담심리학, 임상심리학, 이상심리학, 노인심리학, 총 네 과목으로 구성된다. 과목별 최소 40점, 전체 평균 60점을 넘으면 합격이다.
시험은 객관식으로 난이도가 높지 않다. 교육을 성실하게 받고 공부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노인 세대에 가깝기 때문에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현재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민간자격증이기 때문에 실제로 취업에 도움이 되겠냐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욱 수요가 많아질 것이며 전망이 밝다는 입장이다.
노인심리상담사는 다양한 교육, 복지, 의료, 종교기관의 노인상담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노인복지기관, 요양원, 실버타운, 노인대학, 지역마을회관, 지역사회문화센터, 개인 심리상담소 등으로 취업이 가능하다. 특히 각 지역의 노인심리상담센터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노인들의 소외감과 우울증이 심화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바로 상담사로 활동하기는 어렵다. 노년층의 인생 경험은 상담사보다 훨씬 풍부하므로 충분한 임상 훈련이 필요하다. 노인 관련 센터나 복지관에서 실무를 경험하거나, 사회복지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야 상담사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노인심리상담사는 심신이 힘든 노인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잘 어울린다. 기본적으로 노인에 대해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더불어 상담할 때 지식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노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줘야 한다.
노인은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포함해 배우자, 자녀, 손주 등 가족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나이거나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존재론적인 고민도 함께 나눠야 한다. 즉 노인심리상담사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기 때문에 어떤 상담사보다도 숙련도가 요구된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심리상담사는 명예와 부를 축적하기보다 사명감이 필요한 직업이다. 현직에 있는 상담사들은 끊임없는 공부와 봉사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심리상담사 교육 어떻게?
노인심리상담사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관련 교육도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무료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창구가 많다. 한국교육검정원, 한국사이버진흥원, 사회교육중앙회 등이 있다.
서울사이버대학교에서도 노인심리상담사 기초과정을 신설했다. 노인상담의 이해, 전생애발달과 노인심리, 노인상담 이론과 기법, 노인 문제와 심리평가, 노인상담의 실제 등 5과목으로 구성됐다. 노인심리상담에 필요한 실제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과정이다. K-MOOC 플랫폼을 통해 강의를 무료 수강할 수 있다.
노인 인구가 전체의 33%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경남 고성에서는 노인 복지에 관심이 많고, 그중 하나로 노인심리상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고성군 종합사회복지관은 거제대학교와 지역맞춤형 인재 양성 및 지역 상생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반이 가장 인기가 좋다.
1월에 2기 수료식이 있었다. 교육생들은 ▶노인 문제와 상담 ▶노인의 특성 ▶놀이 및 미술 상담 ▶노인 우울 및 중독 ▶음악치료 ▶노인 레크리에이션 ▶보드게임 ▶음식을 활용한 감정표현 등 다양한 노인상담 이론과 실습 위주의 강의를 받았다. 총 16명이 수강 신청해 14명이 수료 및 자격을 취득했다.
◇ “경청·공감·인정하는 법 배웠어요”
정석철 노인심리상담사 인터뷰
정석철(67) 씨는 고성군 종합사회복지관의 교육을 통해 노인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평생을 보건복지 관련 공무원으로 일한 사람이다. 고성군 보건소 소장을 마지막으로 퇴직했다.
정석철 씨는 “그동안 공무원으로 편안하게 잘 살아왔으니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늘 했다. 특히 어르신들을 돕고 싶었고 작은 일부터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직 생활을 하면서도 사회복지사들과 어울리면서 봉사활동을 하곤 했죠. 사회복지사 자격증, 요양보호사 자격증은 원래 갖고 있었어요. 그리고 퇴직한 뒤 남는 게 시간밖에 없잖아요? 본격적으로 사회복지사 영역에 뛰어든 거죠. 사회복지시설, 요양원, 재가복지센터 쪽으로 많이 다녔어요. 나이에 걸맞게 노인 쪽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정석철 씨는 재가노인복지센터를 직접 열었고, 센터장을 맡고 있다. 방문 요양, 방문 목욕을 위주로 하고 있고, 요양보호사 양성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을 하면서 노인심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노인심리상담 교육을 듣게 됐다.
“어르신들을 만나보면 혼자 있어서 우울해하시는 분들도 많고 치매 환자이신 분들도 많아요. 그분들을 어떻게 하면 더 따뜻하게 잘 대해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죠. 그래서 교육을 듣게 된 거예요. 제가 수료생 중에서 나이가 제일 많았어요. 저는 배움이 필요하면 무엇이 됐든 달려가요. 아주 욕심이 많습니다.”
3개월 동안 교육을 받은 정석철 씨는 ‘자신의 심리 상태를 파악해서 발표하기’ 과제가 가장 어려웠고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남을 상담하기에 앞서 자신의 심리를 볼 줄 알고 드러낼 수도 있어야 한다는 점을 배운 것 같다.
“자신의 심리를 얘기할 때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치부나 약점도 있잖아요. 그것을 모두에게 공유한다는 것이 쉽지 않죠. 자신의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린 여성분도 있었어요. 용기가 대단하다고 느꼈고, 모두 박수를 쳐줬어요. 저도 많은 용기를 얻었어요.”
그는 자격증 취득이 업무에 도움이 되냐는 말에 “아직 응용은 안 해봤지만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답했다. 교육에 음악 수업도 있었는데, 그는 이제 어르신들을 방문하면 노래도 부르고 더욱 살갑게 대한다는 것. 반응 역시 매우 좋다.
더불어 정석철 씨는 자신과 같은 중장년이 어르신들의 심리에 보다 공감하기 쉬울 것 같다면서 자격증 취득을 추천했다. 그는 어르신들을 위해 현재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 기타, 수영, 골프를 배우는 것은 물론 제과제빵, 이미용까지 섭렵했다. 특히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으로 성숙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많이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도 달라졌어요. 무슨 얘기를 하든 경청하고 공감해주고 인정해주고 있어요.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더라도 남을 먼저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전진해나가고, 지역사회가 건강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치매 인구 100만 명 시대다.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환자 수가 2024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65세 이상 인구(771만8616명) 중 치매 환자 수(86만4805명)는 11.2%에 달했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치매는 오랜 시간 간병이 필요한 질병으로, 환자와 가족에게 큰 경제적 부담을 안겨준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비용은 2042만 원, 연간 진료비는 337만 원으로 추정된다. 치매의 사회적 비용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보험사들은 치매 관련 상품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보험개발원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국내 치매보험 신규계약 건수는 80만 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60만 건) 대비 33% 이상 증가한 수치다.
치매보험의 핵심 중 하나는 가입 시기다. 치매 진단 이후에 가입할 수 있는 치매 보험이 없다. 즉 치매보험은 치매 소견이 있기 전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발병 가능성이 적은 젊은 나이에 가입할 필요는 없다. 통상적으로 40대 후반~50대 초반이 치매보험 가입 시기로 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치매보험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경증 치매에 대한 보장이 잘 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치매는 임상치매척도(CDR)에 따라 최경도(0.5점), 경도(1점), 중증도(2점), 중증(3점 이상)으로 나뉘는데, 현재 치매 환자 중 경증(2점 이하)에 해당하는 치매 환자가 전체 환자 수의 67.2%를 차지하고 있다. 중증 치매만 보장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출시되는 보험 중에는 경증 치매까지 보장하는 상품들도 많아진 상태다.
간병비를 지원하는 보험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치매보험이란 치매 진단비와 치료에 필요한 병원비를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치매는 보호자 돌봄이 필요한 질병인 만큼 간병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이 부분이 걱정된다면 간병보험도 고려해야 한다. 간병보험은 치매뿐 아니라 노인성 질환으로 장기요양등급을 받거나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간병인 비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에선 최근 치매와 간병을 동시에 보장하는 치매 간병보험들이 등장하고 있다. 간병보험 보장 내역에 치매 보장을 더하거나 간병비 지원에 특화된 치매보험을 선보이는 추세다. 상품에 따라 간병 비용 지급 기간을 제한하는 상품들도 존재해 이를 확인하고 가입해야 한다.
한편 보험 보장 만기는 80세가 아닌 100세까지 보장하는 상품을 추천한다. 치매보험 만기는 75세, 80세, 95세, 100세 등으로 촘촘히 나뉘어 있는데, 중증 치매 발병률은 80세가 넘어야 급증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유의해야 할 점은 치매보험은 저축성보험이 아닌 보장성보험이라는 사실이다. 치매보험은 노후자금 등 목돈 마련의 목적으론 적합하지 않고, 보장 자체에만 목적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기에 환급형이 아닌 순수 보장 형태의 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할인받는 것이 이익이다.
치매보험 가입을 앞두고 있다면 ‘대리청구인 지정 제도’ 역시 알아둬야 한다. 보험 가입자가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워 직접 보험금을 청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대리청구인’을 지정해 이를 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대리청구인은 가족관계등록부상 생계를 같이하는 배우자나 3촌 이내의 친족 중 한 명을 지정할 수 있다.
치매는 노년기를 위협하는 질병이자 노인들의 가장 큰 두려움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 열 명중 한 명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가운데,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노화 관련 질병에 대한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치매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 치매를 정복하기 위한 노력을 다양한 방법으로 이어가고 있다. 네덜란드와 영국, 일본에서 이용하고 있는 세계의 신박한 치매 치료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한다.
치매 노인끼리 떠나는 버스 여행부터 해변에서의 소소한 휴가까지
네덜란드 두틴험 시의 한 치매 요양시설에서는 시내 버스를 운행하는 치매 노인과 그 뒤에 탑승해 농담을 주고 받는 치매 노인들을 볼 수 있다. 해변에서 가까운 하를렘 시의 요양시설에 머무는 치매 노인들은 시설 내 해변에서 소소한 휴가를 보낸다. 이 모든 일은 요양시설 안의 ‘시뮬레이션 방’에서 이뤄진다.
시뮬레이션 방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환경을 그대로 구현해 놓고 있다. 평소 외출할 때 탔던 버스에 타면 창밖으로 보이는 가로수가 늘어선 네덜란드의 시골길을 볼 수 있다. 해변을 구현한 방에서는 진짜 모래가 깔려 있고 이따금씩 철썩이는 파도 소리도 들린다. 심지어 해변의 열기가 느껴지는 곳에서 맛 보는 아이스크림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이 모든 것은 창문 위치에 달린 화면에서 반복적으로 재생되는 시골길 영상, 열기를 조성하는 램프 등으로 만들어진다.
네덜란드의 이례적인 치매 치료 방식을 보도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네덜란드의 64세 이상 인구 320만 명 중 약 8.4%인 27만 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2043년 전까지 그 수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고령층 환자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증상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고심 끝에 고안해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고, 카페나 버스 정류장, 펍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장소를 구현해낸 시뮬레이션 방을 가족이나 시설에서 함께 지내는 노인들과 함께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빛과 향, 마사지, 음향을 이용하는 시뮬레이션 방은 1990년대부터 네덜란드 전역의 의사와 치매 간병인이 개척해 온 방식이다. 침대 위에서 안정을 취하게끔 하거나 약물을 처방하는 정통적인 치매 치료법을 거스른다. 에릭 스헤르데르(Erik Scherder)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신경 심리학 교수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환자의 스트레스와 불편함을 낮출 수 있다면 생리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네덜란드의 한 치매 환자 담당 간병인은 “이런 형태의 시뮬레이션이 실제로 치매 환자에게 투입되는 약물 치료의 필요성을 낮춘다”고 증언했다.
치매 환자도 자유롭게 지출하게, 시브스타(Sibstar)
영국에는 치매를 앓는 노인이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하는 핀테크(FinTech)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시브스타(Sibstar)’로, 치매 환자가 스스로 일상 지출을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한 보안 카드와 애플리케이션(앱)을 제공한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과 IT의 융합으로 생겨난 금융서비스다.
시브스타는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치매를 앓고 있는 창업자이자 CEO 제인 시블리(Jayne Sibley)의 경험에서 시작됐다. 시브스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Sibstar’에 게재된 인터뷰 동영상에서 그는 “치매 환자인 부모님이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무언가를 구매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제품을 구매하는 등 치매 환자인 부모님이 돈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목격했다. 활발하고 사교적인 성격의 부모님이 치매라는 질병에 구애 받지 않고, 스스로 상점이나 카페를 가고, 요가 수업을 등록하는 등 일상을 누릴 수 있게 해주고 싶어 사업을 구상했다.
시브스타는 앱이나 홈페이지로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에게 선불 체크카드를 보내준다. 시브스타 앱으로 체크카드에 연결된 계좌로 돈을 입금해 카드를 사용하면 된다. 앱으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상점, 현금이나 포인트 방식 등 치매 환자가 주로 카드를 사용하는 장소나 결제 방식을 미리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앱으로 카드 사용자인 치매 환자와 가족 또는 법적 대리인이 매일 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어 치매 환자가 소비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영국 유일의 치매 환자를 위한 핀테크 기업인 시브스타는 아이디어와 효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설립돼 영국 알츠하이머학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Alzheimer's Society Accelerator Program)에 선정됐다.
테라피 독·테라피 캣과 함께하는 노인, 애니멀 테라피
개나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을 치매 노인의 심리 치료에 활용하는 애니멀 테라피(animal theraphy)도 있다. 지난달 26일 지지통신은 일본 환경성이 내년부터 지자체가 보호하는 개·고양이를 병원이나 요양원에 제공하는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니멀 테라피(animal theraphy)를 희망하는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테라피 독’과 ‘테라피 캣’으로 노인의 심리치료를 담당한다.
다비드 쿠르토(David Curto) 알츠하이머성 치매 전문 의사는 스페인의 건강보험그룹 ‘사니타스’(Sanitas)의 소식지의 칼럼에서 반려동물을 이용한 요법을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법 7가지 중 하나로 소개한 바 있다.
반려동물의 이름을 기억하고, 식사를 챙겨주고, 산책을 시켜주거나 털을 빗겨주는 등의 행동이 치매 환자의 정신 상태나 기동성을 향상시킨다. 또 다비드 쿠르토는 반려동물이 주인에게 보이는 애정이 치매로 인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핍을 채워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일은 치매 노인의 신체, 인지, 감정, 사회적 부분 등 모든 면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적었다.
국내에서도 전자약이나 디지털 치료제, 추억의 가요 가사가 수록된 음악 퀴즈 책자를 제공하는 등 신박한 치매 치료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도입 단계에 머물고 있다. 중앙치매센터는 2060년 치매 유병률이 20%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의 시니어들이 덜 아프고, 더 행복한 사회가 하루 빨리 준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04년 2월 28일 난 평생 잊을 수 없다. 이유는 40년간 몸담아 온 직장을 하루 아침에 쫓겨나다시피 잃었기 때문이다. 몇 달 전부터 교육계에 퍼진 정년 단축이 내게 먼저 닥친 것이다. 그렇다고 난 미리 준비한 계획은 전연 없었다. 만 61살 일손을 놓기에는 빠른 나이다. 당장 내일부터 할일이 없다. 가진 기능이나 특기도 없고 남과 같이 기운이 세거나 막노동을 할 정도의 힘도 없다. 또 바둑이나 장기, 화투 등 오락도 취미도 없고 내놀만한 운동기능도 전연 없다. 오직 학교와 집밖에 모르는 샛님같은 아주 여린 봄꽃같은 난 모든 일에 쓸모가 없었다.
퇴직 후 생활은 기상하여 동네 뒷산을 오르거나 전철을 타고 종점에 도착해 값싼 점심과 목욕이 전부며 할 일이 없이 멍하니 약장사 구경만 종일토록 관람하며 흘러간 유행가에 젖어 마실 줄 모르는 막걸리 한 두잔에 취하거나 해져 귀가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이러길 몇달째 참다참다 폭발한 아내는 울음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살바에는 다 죽자고” 짜증을 낸다. 이러길 수차례 어느날 울분과 흥분을 참지 못한채 길거리를 방황하는 난 가슴이 답답하여 길에서 쓰러졌다. 다행히 지나가는 고등학생의 신고로 119가 몇분만에 도착하여 난 분당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평생 처음타본 응급 앰뷸런스에 계속 말을 시키는 간호원 구급대원의 봉사에 처음으로 감사의 마음을 느꼈다. 수분 후에 응급실에 도착한 나는 기본 검사와 링겔 등 응급처치를 받고 병실 구석 후미진 코너 침대에 눕혀졌다. 사방을 살펴보니 별별 환자가 눈에 들어왔다. 금방 목숨을 거둘 것 같은 나이든 할머니, 뼈만 앙상하여 마치 해골같은 머리가 흰 할아버지, 한쪽 발이 없는 중년의 남자, 울다지쳐 버린 갖난애, 거기다가 지독한 소독약 냄새. 어느것 하나 빠짐없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온전한 것이 없었다. 아비규환 속 분위기에 젖기도 전에 난 담당 간호원에게 이제 멀쩡하니 퇴원하겠다고 말하니 반기는 기색을 하며 뒤늦게 찾아온 아내가 퇴원 수속을 해서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집에 돌아와 시원한 내방에 누워 명상에 잠겼다. 병원에서 본 환자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다. 내 나이 61세, 방황하며 허송세월을 보내기는 너무 젊은 나이임을 실감했다. 뭔가 해봐야하고 한번 죽이되든 밥이되든 시도해 보고 후회해도 늦지않을 것 같아, 난 큰 결심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벼룩시장’, ‘교차로’ 등 길가에 비치된 정보지를 봤다. 내게 맞는 일감은 없었다. 4호선 전철을 타고 오늘은 머리도 식힐 겸 친구와 만나 울분을 풀 셈으로 과천 서울대공원을 찾았다. 친구와 어울려 동물원을 걷는데 눈에 뜨인 광고판에 ‘한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동물해설사’ 양성기사가 확 눈에 들어왔다. 난 친구에게 컨디션이 안좋아 먼저 간다는 핑계로 일찍 돌아와 동물원에 확인 전화를 했다.
나는 동물해설사이자 한 마리의 영리한 원숭이
“여보셔요. 거기 서울동물원 기획과죠. 동물해설사를 뽑는다는데, 나이 제한은 없나요?”
“어떤 서류를 갖추어야 하나요?”
난 급한 마음에 여러 가지 궁금한 문제를 애원하다시피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리고 다양한 서류를 갖추어 인터넷 접수를 했다. 다행히 서류전형엔 합격했다. 그뒤는 몇 주간 강습이었다. 강의 내용은 수많은 동물과 멸종위기의 동물 종보전, 자연생태계 복원, 인간의 탐욕으로 남획을 막고 인간과 공존하는 법 등 다양한 전문적인 교육이었다. 교육이 끝나면 필기시험과 면접 실연을 통해 실제 동물 앞에서 뭇관중이 보는 가운데 동물해설을 하며 최종선발을 거쳐 43명을 뽑는데 난 당당히 합격했다. 난 기뻐 날뛰면서 방안을 빙돌며 괴성을 질렀다. 아내가 놀라 날 쳐다보았다. 마치 로또복권에 당첨된 사람 같았다.
이렇게 환희의 순간을 만끽한채 동물원의 출근은 계속되었다. 동물원의 일과는 날 새로운 변신을 꾀하게 했다. 이유는 이른 아침에 출근하여 그날 체험학습을 올 아동 수 대로 당근, 배추잎(케일), 사료 등을 손질하는 것인데 당근은 하나하나 씻어 크기가 알맞게 자른 뒤 바구니에 준비하며 물기를 닦는 것이다. 그리고 코스별로 해설을 하며 체험교육을 시키는 것인데 예를 들면 최고의 광대처럼 재미있고 교육적인 산 교육이어야 인기가 있어 환영받는다. 즉 해설 방법 및 내용은 이러하다.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셔요. 저는 동물해설사 xxx입니다. 제 별명은 영리한 원숭이구요. 오늘은 여러분을 남미 페루에서 많이 사는 기니피그 먹이주기, 다음엔 말, 나귀 다른 점 관찰, 다음에 사막에 사는 미어캣은 무엇을 즐겨먹나요? 여러분이 만약 이 침에 쏘인다면 생명이 위험하지만 이 동물은 즐겨먹는 전갈을 맛있게 먹지요. 다음엔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토끼 먹이주기, 꼭 장갑을 끼고 먹이를 줘야해요 하며, 케일잎과 배추잎을 잡는 법을 알려주고 다음엔 원숭이, 그리고 염소, 양 등의 특징을 설명하고 먹이를 주면 돼요. 먹이를 던지거나 동물을 귀찮게 하면 안돼요.”
머리를 흔들며 재롱을 떨고 나이 많은 노인답지 않게 귀여운 표정, 손짓으로 윙크를 날리며 분위기를 잡고 해설이 끝나면 지도일지를 깨알만한 글씨로 가득 채운 뒤 일과를 반성하고 정리한 뒤 귀가하는 것인데 이 생활이 어찌나 즐거운지 나의 즐거운 변신은 대만족이며 거기다가 듬직한 해설사 월급을 받는다. 도랑치고 가재 잡고 하듯이 건강챙기고 시간보내고 급료 받는 나이든 늙은이로는 최대한 대우며, 피복, 모자, 소지품, 간행물 등 다양한 혜택을 받아 최고의 나날을 보낸다. 정말 교직에 버금가는 변신이다. 나의 변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다음 변신을 준비하고 실천했다.
실패의 나날에서 난 성공의 열쇠를 찾았다
-모형항공(글라이더, 고무동력 입상 및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동물원 해설이 없는 쉬는 날의 무료함을 달래고 내 취미생활 건강을 위해 고심하던 어느날 난 수원 제 10 전투비행단 블랙이글 축하비행과 공군참모총장배 스페이스 첼린져 모형항공기 대회를 참관했다. 아주 멋진 행사며 이 늙은 나이에도 나도 참가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 잡혔다. 내 자신도 할 것 같아서 서울과학사를 찾아가 모형항공기 셋트를 구입했다. 설명서대로 하나도 빠짐없이 만들었다. 밤을 새우면서 거의 완벽하게 조립하여 인근학교 운동장에서 시험 비행을 해봤다. 처음 만든 모형비행기지만 생각한 것보다 훨씬 잘 날고 체공 시간은 1분대였다. 몇 번을 날려봐도 아주 잘 날라서 기분이 아주 좋았고 자신이 생겼다. 이렇게 몇 번을 연습했다.
그리고 예선대회 즉 경기, 인천 예선대회가 수원 제 10 전투비행단에서 있었는데 그 대회에 참가했다. 내 차례가 되어 공군 보조원이 50m 후방에서 글라이더를 날려 주는데 왠지 몹시 서툴러서 믿음이 가지 않아 몇 번을 뒤돌아 보면서 뛰는데 글라이더가 영 상승을 하지 않고 왼쪽으로 “휙” 곤두박질하며 앞날개가 활주로 바닥에 부딪쳐 두동강이로 갈라져 1차 비행은 0점이었다. 난 당황해서 날개 조각을 회수하고 2차 비행 순서만 기다리고 있는데 남은 한 대 글라이더도 날개가 튼튼하지 못해 날개 중앙에 금이 가있었다. 급히 강력 접착제를 바르고 순서를 기다렸다.
두 번째 마지막 시합에서는 옛학교 과학주임이 와서 보조역할로 글라이더를 뒤에서 잡아주어 사수, 조수, 보조가 맞아 멋지게 바람을 가르며 높은 창공에서 선회하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회오리 바람이 불어 앞날개가 “우지직” 소리를 내며 망가진 채 공중에서 빠른 속력으로 활주로에 꼴아 박았다. 더 이상 기회도 없고 글라이더도 없어 퍽 아쉬웠지만 난 대강 비행기 잔해를 끈으로 묶어 보루지 박스에 쳐넣고 승용차편으로 귀가했다. 1년간 공들인 노력이 허사였고 그 공역과 재료비 등이 너무 아까워 눈엔 눈물이 고였다. 이렇게 무참하게 실패한 나는 집에 돌아와 실패의 원인을 분석했다. 그리고 노트에 기록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실패의 원인분석
◎ 모형 항공기가 튼튼하지 못해 쉽게 부서졌다.
→ 다른 참가자들은 낚싯대 카본으로 가볍고 튼튼하게 만들었다 : 재료 문제
◎ 견인자(사수)와 보조자(조수)의 싸인이 전연 안 맞음
→ 혼자만의 힘으로는 글라이더를 띄울 수 없음. 보조자 대동해야 함. : 보조자 양성
◎ 바람의 강약에 맞는 견인 연구
→ 견인 기술 부족. 연습이 필요함.
또 실패의 원인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또 재료 및 여러 가지 계측장비 등을 준비해야 함을 알았다. 또 기록이 좋은 모형항공기는 스마트폰에 사진을 찍어 살펴봤다. 더 많은 지식을 얻기 위해 한국 최고의 장인에게 사사 받았다. 그러니까 한국 모형항공의 대부 격인 경복궁 옆 동학과학 심xx 사장의 50년 이상의 노하우를 하나씩 익혀가며 모형항공기 킷트 공장제품을 이용하지 않고 수제품을 하나씩 만들었다. 즉 앞날개, 동체 수평, 수직꼬리날개 종이는 외제를 사서 가볍고 단단하게 만들었다. 다음해에 대한 준비를 하나씩 진행했다. 제작 기술도 늘고 요령이 생겨 견인방법도 바람의 세기를 큰 연을 만들어 날리면서 익혔고 이탈 및 체공 시간을 연장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습득했다. 두 번 다시 실패는 없다는 나의 각오는 연습으로 더욱 자신을 얻어갔다.
실패 후 1년이 지나 난 또 제 10 전투비행단 활주로에 시합을 위해 섰다. 조수는 우리집 차남이다. 평소에 같이 호흡하며 연습을 한 터라 손발이 “착착” 맞았다. 내 차례가 되어 계측하는 심사위원 대위의 신호가 떨어졌다. 난 무수히 연습을 한 터라 자신있게 센바람을 줄의 길이와 느슷함과 당김의 조화를 섞어 요리조리 걷다 뛰다하며 글라이더를 마치 살아있는 황새처럼 어루고 달래며 하늘 높이 띄우며, 그러니까 상승기류를 찾아 마치 강태공의 잉어낚시인양 뛰면서 글라이더 상태를 보며 살펴시 이탈시켰다. 많은 참가자와 구경꾼들이 박수를 치며 “무한대∞”를 연호했다. 아니나 다를까 난 일반부에서 3분(1차), 2차 3분 도합 6분으로 1위, 금상을 받았다. 60이 훨씬 넘은 노인이 상을 받는다고 축하박수가 유난히 컸다. 이렇게 예선은 작년의 패배를 설욕하고 회심의 미소를 먹음은 채 기쁜 마음으로 본선 대회를 준비했다. 대회는 9월이라 시간적 여유도 있지만 난 마음을 다시 잡고 제작 및 견인을 더욱 열심히 했다. 글라이더는 완전히 터득했다.
새파란 멍이 온 몸에 퍼져 기력이 쇠약해도 고무동력기는 내려야 했다
-청주 공군사관학교에서 본선, 공군참모총장대회, 고무동력기 이야기. 더 강하게 변신한 나의 모습
글라이더는 전국을 제패하고 몇 년간 노력 끝에 제 1인자로 자리메김 다. 이제는 고무동력부문이다. 처음부터 이 영역에는 값비싼 외국제품 및 부속으로 무장한 전국의 과학사의 문하생들이 주름잡고 있어 난공불락이었다. 거기다가 최신장비, 풍향풍속 계측기, 강력한 드릴로 신축성이 뛰어난 고무줄을 사용하는 그들을 따라잡기는 무리였다.
하지만 끈기와 변신의 귀재인 나는 하나씩 착착 계획을 진행했다. 그러니까 외제 고무동력기의 설계도를 수소문 끝에 구입하여 하나하나씩 내 기술로 개조했다. 고무동력기 동체, 외제는 값비싼 두랄루민·티타늄 등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난 이점을 가벼운 플라스틱을 말아 가늘게 쪼갠 대나무 껍질을 이용하여 트러스 공법으로 동체를 만들었는데 단단함은 물론 가볍기가 기본동체의 1/3 무게도 안되었다. 대성공이었다. 또 프로펠라의 크기가 기성품은 작기에 대추나무로 세밀하게 깎았고 고무줄은 미제를 구입했다. 또 프로펠라를 돌려 고무줄을 감는데 조수가 꼭 있어야 하는 번거러움을 덜기위해 혼자서도 고무줄을 감을 수 있는 장치를 발명했다. 즉 강력드릴에 강철고리를 부착시킨 뒤 프로펠라 걸이를 세워있는 기둥이나 나무에 감고 프로펠라를 회전시켜 감는 방법인데 어른이 잡아주는 힘보다 서너배 많이 감고 아주 편했다. 이렇게 만전을 기한 나의 변신 기술은 공군참모총장배 본선에서 빛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너무 가슴쓰린 추억이었다. 그러니까 본선대회 1차 시기에서 연병장의 축구 꼴대에 고무줄 감기와 드릴을 이용해 두서너배 많이 감은 고무동력기를 날렸는데 연병장 주위 아주 높은 반절쯤 죽어가는 소나무에 걸려 프로펠라는 허공을 향해 “빙빙”돌면서 ‘퍼덕’ 거렸다. 급히 달려가 행사 보조위원에게 내려 줄 것을 이야기했다. 보조요원은 철제 사다리를 펴서 준비한 장대로 내리려고 애썼지만 고무동력기에 닿지 않고 위험하다는 핑계로 포기하라고 내게 말했다. 하지만 난 보조원의 만류도 뿌리치고 사다리를 올라 소나무에 다람쥐처럼 올라가 장대에 갈쿠리를 달아서 힘껏 끌어당겼다.
하지만 고무줄이 가지에 감겨 풀리지 않아 한참만에 겨우 비행기를 내려서 떨어트리고 사다리가 걸쳐진 나무둥지를 디디는 순간 사다리가 넘어가 함께 떨어져 풀숲에 내동댕이쳐졌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어 회수한 비행기를 손보고 날개를 바로잡고 고무줄을 바꿔 꿰어 다시 드릴로 감아 마지막 2차시기에 임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2차시기 비행 체공 기록은 만점 3분 무한대였다.
내가 속한 조에서는 1등인데 다른 조의 기록이 궁금해서 각조의 기록을 조마다 쫓아 다니며 살펴봤다. 만점은 없는 것 같았다. 이윽고 전체 시합이 끝나고 시상식만 남았는데 난 기록이 좋아 늦게까지 대기했다. 몇 시간 뒤 시상식이 열렸다.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일반부는 마지막이었다. “일반부 고무동력 금상, xxx” 내 이름이 호명됐다. 별이 4개이신 공군참모총장님이 직접 금메달을 목에 걸어 주시며 빙그레 웃으시며 “노익장을 과시하니 보기 좋습니다”하시며 부상과 상장을 주셨다. 그리고 기념촬영. 난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전국을 제패한 벅찬 변신이었다.
영광뒤에 따른 무서운 변화에 난 몇 달을 고생하며 치료에 온 정신을 쏟았다
-고무동력기를 내릴 때 사다리에서 떨어져서 아픈 이야기 (낙상사고 후유증에 헤멤)
하지만 시상식이 끝나고 귀가하는 승용차 안에서 엉덩이와 온몸이 쑤시기 시작했다. 처음엔 엉치뼈 그 다음엔 허리, 다음엔 목 등 차가 흔들릴 때마다 통증은 더 심했다. 난 천안 휴게소에서 내려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 팬티를 내리고 아랫도리를 살펴봤다. 멍 비슷하게 푸르슴한 색이 하체에 내려앉았다. 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다시 차를 타고 귀가했다. 금메달을 딴 기분이 가시지 않았기에 약간의 통증은 견딜만했다.
하루가 지났다. 통증은 온몸에 퍼지고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온몸을 살핀 뒤, 멍을 보고 주사와 처방전을 간호원에게 시키며 한달 가량 쉬면, 멍이 가실거니 걱정 말라며 진료를 마쳤다. 약국에서 복용약을 받아서 복용한지 일주일이 지나도 차도가 없었다. 온몸에 번진 시퍼런 멍, 거기다가 성기며 고환까지 자주빛 멍이 소변을 볼 때마다 공포가 더했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난 아내 몰래 한방병원을 방문했다. 한의사가 내 온몸을 보는 순간 혀를 차며 “빨리 왔어야지요. 이지경이 될 때까지 참고 있어요. 피가 굳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데”하며 날 나무랬다. 그리고 온몸에 수없이 많은 침과 뜸을 뜨고 1시간 쯤 후엔 부항을 뜬다며 엉덩이 부분을 내리고 부항을 수십차례 색이 진한 부분마다 검붉은 피를 뽑았다. 참 신기하고 시원했다. 이러길 하루 건너 두달 치료 끝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난 처음으로 한의학에 경이를 표했다.
멍이 가시자 마자 나의 변신은 계속되었다. 각종 모형항공대회와 더 나아가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여 대표자격을 땄다. 그러니까 모형항공의 귀재로 변신한 나는 고등학교, 중학교 심지어는 경기도 과학연구원 위촉 강사로 뽑혀 모형항공 지도를 했다. 하지만 요즈음은 드론이 대세라 막이 내렸지만 퍽 아쉽다. 그렇지만 난 드론에 도전하기엔 너무 손놀림이 늦어 포기했다. 내가 할 일이 아니기에.
낙방의 고배를 마시며 다져지는 나의 글쓰기 실력은 마침내 빛을 보았다
-백일장에 도전한 나의 이야기
나는 모형항공기 기능 섭렵을 끝내고 또 다른 변신을 꾀하던 어느 날 문득 백일장대회 현수막을 지나가던 길에서 눈여겨봤다. 또 변신의 기회를 잡으려고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준비를 했다. 먼저 서울 ‘교보문고’를 방문해서 백일장 입상문집을 사서 탐독했다. 그리고 입상작품의 특징과 글의 짜임, 쓰는 요령을 습득 뒤 나도 백일장대회에 참가했다. 내 딴에는 정성껏 바른 글씨와 내용을 그럴싸하게 써서 제출했다. 몇 시간을 기다린 끝에 입상자 발표가 있는데 내 이름은 없고 정성을 쏟은 보람도 없이 낙방이었다. 영문을 몰랐다. 떨어진 이유를.
돌아오는 전철에서 난 글쓰기에 소질이 없는 게 아닐까 반문해봤다. 도통 이해가 가지 않은 수수께끼였다. 그 뒤 계속 백일장대회에서 낙방을 연거푸 서너차례한 뒤 난 그 어떤 1% 부족한 내 자신을 찾았다. 그러니까 난 겉만 번지르한 실속 없고 알맹이 없는 미사여구만 늘어놓고 감동이 없는 허황된 글을 쓴 것이다.
내 결점을 찾은 뒤 백일장 대회를 기다린 어느 날 대전 동구에서 ‘우암송시열’ 백일장이 있었다. KTX를 타고 원거리 대회를 참가했다. 전국에서 수많은 문사가 참여한 전통 있는 대회라 난 기가 팍 죽었다. 축하공연이 끝나고 글제가 발표됐다. 주제는 ‘어머니’였다. 난 어머니와 같이 산 50년을 눈물을 흘리면서 회상하는 글을 써내려갔다. 내 어머니는 70여리가 넘는 먼길을 걸어서 쌀을 머리에 이고 자취하는 전주의 언덕빼기 집까지 부식을 마련하여 난 배고픔 없이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 어려운 시절에. 그리고 내가 교사로 발령을 받아 전등불도 안 들어오는 산간 벽지 오지 학교에 부임했을 때 삼시세끼를 따뜻한 밥을 해주시며 허름한 관사에서 동고동락하시며 내 뒷배를 후원하셨는데 끝내는 영화를 못 누리신 채 돌아가셨는데 눈물겨운 사연을 하나하나씩 깨알같은 글씨로 써냈다.
그뒤 서너 시간 뒤에 입상자 명단이 벽에 붙고 호명이 되었다. “수필부 금상, xxx 나오셔요” 처음으로 받은 상 그것도 장원이었다. 돌아오는 KTX열차가 왜 그리 느린지 난 처음으로 느꼈다. 이렇게 시작된 나의 영광은 서울 한강 ‘구상백일장’, 고양 ‘어르신 백일장’, 수원 ‘정조대왕승모백일장’, 평택 ‘사랑사랑백일장’ 등 무수한 영광을 안은 채 난 제 2의 변신을 계속했다. 늙은 나이에 그 기쁨은 날 흥분케 했고 생에 대한 그 어떤 자신이 생기는 나날이었다. 난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변신을 꾀하고 싶어 도전을 계속했다.
젊은이와 경쟁에서 스피드를 요하는 시합은 무리인가
-KBS1 ‘우리말 겨루기’에서 변신은 요원한 길인가?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TV의 ‘우리말 겨루기’는 날 들뜨게 한다. 그러니까 방영되는 월요일에는 모든 약속과 내 생활은 비상이다. 몇 년째 노트와 동영상을 캠코더를 찍어보고 여기에 수반되는 문제집, 국어사전, 속담, 사자성어, 크로스워드 책. 필요한 서적은 모두 구입해서 보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도 모두 구입하여 보고 준비는 매일 밥 먹듯이 한다. 하지만 달인을 향한 내 꿈은 한 발자국도 진전이 없다. 석두일까? 자책도 해봤다. 치매증상이 있나? 치매 검사도 했지만 치매는 아니었다.
‘우리말 겨루기’ 예심이 인터넷에 뜨면 내 마음은 왠지 급해진다. 그러니까 예심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KBS홀에서 수많은 경쟁자와 한판 겨루기를 한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지필고사 20문제를 크로스워드, 십자말 칸을 인쇄한 용지와 대형 스크린을 비추면서 두 번 읽어주고 단 20분만에 답안지를 회수하여 30분쯤 채점이 완료되면 참가자의 10% 정도 합격자를 불러 2차 면접 및 실기 그리고 방송에 하자가 없고 유모어, 또는 시청률을 높일 수 있는 재미있고 재치있는 참가자를 선별하는 테스트 과정이다. 난 예심에는 언제나 수월하게 통과하며 본방에 출연까지는 항상 무난하게 뽑힌다.
그 이유는 다 까닭이 있다. 40년간 교직에서 다져진 말솜씨, 동물해설사로 활동하면서 익힌 유모어, 평소 내 나이에 걸맞지 않는 가곡 레파토리가 있다. 예전 유럽 현지 이탈리아에서 외국 여행객 이탈리아 가곡 부르기에서 상을 탄 저력이 있기에 말이다. 예심을 합격한 나는 마지막 단계 면접에서 뜻밖에 노래를 한번 불러보라는 면접심사위원의 청에 망설이다 정색을 하며 무대에서 그 당시 뜨는 가곡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열창했다. 면접대기자와 심사위원 전원이 앵콜을 연호했다. 난 주저하지 않고 ‘슈벨트의 세레나데’를 더 열정적으로 불렀다. 노래가 끝나고 모두들 “늙은이가 웬 노래를 저렇게 잘 부르지”하며 혀를 찼다.
며칠 후 인터넷에 합격자의 이름이 떴다. xxx 상위에 랭크된 내 이름 석자. 본방송 출연을 연락받고 밤새워 깨알같은 국어사전 글자를 돋보기도 쓰지않고 보던 어느 날 더 이상 눈이 침침하고 흐려 안과에서 백내장 수술을 했다. 보름 후엔 글씨가 똑똑하게 보였다. 그런 어느 날 ‘우리말 겨루기’ 녹화가 있으니 10시까지 KBS 녹화장이 있는 본관으로 오라는 연락을 담당 PD에게 받고 새옷을 입고 이발을 하고 달려갔다. 내가 제일 먼저 온 것이다. 이윽고 출연자 전원이 당도하여 분장실에서 마치 장가가는 새신랑마냥 아주 정성이 담긴 분장을 받았다. 기분이 황홀했다.
한 시간 뒤 녹화방송으로 ‘우리말 겨루기’가 엄지인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시작되었다. 첫 단계부터 중간까지는 최상위 점수로 정상이었다. 우승이 눈앞에 보이며 젊은이들도 별것 아니구나 하며 자신이 생겼다. 마악 누름단추 벨을 누르며 우승을 확정짓고 싶은 감정이 앞섰다. 지나친 과욕이었다. 기다리면 결승단계에 진출하는데 감점이 시작됐다. 오답이 연속된 나의 경거망동은 끝내 빛을 보지 못한 채 끝났다. 멋진 변신, 변태는 지나친 욕심과 만용 때문에 끝났다.
하지만 한 번 출연한 사람은 2년을 기다리기에 매미는 땅속에서 수년을 기다리는데 난 다시 변신의 칼을 간다. 2년간 그리고 화려한 날개를 펴며 푸른 창공을 “훨훨” 날아다닐 그날의 변신을 꿈꾸며 오늘도 내 길을 간다. 숨이 멎는 순간까지 나의 변신은 계속될 것이며, 이 길을 기꺼이 간다. 오늘따라 하늘이 더 높게 보인다. 이제 내 나이 80. 앞으로 20년은 더 살아가며 끝없는 변신을 꾀하며 더 행복한 나날을 영위해야 하지 않을까? 무한한 변신. 이제 무엇을 찾아 또 화려한 변신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변신은 날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든 만병통치약인가 보다. 나의 변신은 오늘도 계속된다.
•수상소감 - 우수상 미니자서전 은정남
“죽는 순간 숨이 멎는 순간까지 도전하고파”
응모하신 사람 중에서 나이가 좀 많습니다. 팔순이니까요. 그래서 저의 하찮은 글을 건져 올려주셔서 너무 고맙고요. 용기를 주신 선생님들과 캐나다에 이민을 간 아들한테 축하 인사 받았는데 정말 뿌듯합니다.
큰 용기와 힘을 얻었어요. 그래서 이제 앞으로 이제 세상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더 열심히 쓰고 또 갈고 닦아야겠죠. 죽는 순간까지 숨이 멎는 순간까지 모든 것을 해보고 싶어 공모전에 출품하게 됐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노인들이 많잖아요. 노인들은 지하철 공짜로 타며 놀러 다니고 또는 복지관이나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아요, 사실 도움이 안 돼요. 그래서 이제 그런 걸 탈피하기 위해서 제 나름대로 여러 가지 해봤는데 이번에 글을 한 번 써봤어요.
고등학교 다닐 때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시인 신석정 시인이 저희 은사였습니다. 그래서 글을 좀 잘 쓰려고 나름대로 좋은 책 많이 읽고 또 문학 활동을 꾸준히 했습니다.
제가 글을 쓰면 항상 친구들이나 동호회 회원들에게 카톡으로 공유했어요. 그러면 그분들이 모니터링해 주면 수정하며 첨삭하면서 배웠습니다. 학창 시절 백일장에 장원은 떼놓은 당상일 정도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자신감 가지고 소설을 써보려고 합니다. 제가 경험했던 동물해설사, 모형항공기, 우리말 나들이 도전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이나 사건을 소재로 삼아서 소설을 써보고 싶습니다.
우리말과 우리글이 있어 행복합니다. 일감이 있다는 것은 어른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끼는데 이번에 ‘50+ 시니어 신춘문예 공모전’을 준비한 주최 측에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다시 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쓸 만한 어른들과 아까운 시니어들이 많거든요. 사실 어르신들은 좋은 자원과 자산을 갖고 있고 재능과 경험이 다양한데 쓸모없이 이렇게 소멸해 가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이번 공모전이 뜻 깊은 일을 하고 인생의 마무리를 하는 시니어들에게 힘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보다 더 저를 믿어준 가족들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간단하게 자신의 치매 발생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가 치매 여부를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치매 종합 포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치매체크’를 소개했다.
중앙치매센터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국에서 60세 이상 치매 상병자는 83만5870명이다. 의료기관에서 치매 진단과 치매 진료를 받은 환자를 치매 상병자로 분류한다. 60~64세 2.7%, 65~69세 4.2%, 70~74세 8.9%, 75~79세 22%, 80~84세 27%, 85세 이상 35.2%로 나이가 들수록 높은 비율을 보였다.
치매는 인간의 존엄성이 무너지고, 온 가족이 함께 고통을 받는 질병이다. 당장 겪지 않더라도 자신이나 가족 중 누군가가 겪을 가능성이 높은 질병으로 이해와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중증 치매로 발전하지 않도록 하려면 일찍 알아내 빠른 치료와 관리에 나서야 한다.
중앙치매센터가 소개한 애플리케이션 치매체크는 ▲간단하게 인지능력, 기억력, 우울증 여부를 검사해 대상자에게 치매 위험도 결과를 제공하는 ‘치매예방서비스’ ▲나이, 소득수준, 치매 여부 등 자신이 상황에 맞게 지원하는 ‘치매정보서비스’ ▲치매파트너 신청, 교육 이수, 활동이 가능한 ‘치매캠페인 참여하기’ ▲GPS를 이용한 배회감지서비스로 치매 환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실종자를 찾는 ‘실종노인예방서비스’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 및 전문 인력의 부담을 덜어 주는 스마트 환자 관리, 상담 서비스, 돌봄 정보를 받을 수 있는 ‘돌봄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구글스토어나 애플스토어에서 ‘치매체크’를 검색한 뒤 무료로 다운로드하면 된다. 스마트폰 사용이 어렵다면,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에서 치매 자가진단 항목을 통해서도 자신의 치매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 어제 먹었던 점심 메뉴가 가물가물하고, 방금 맛있는 곳이라며 지인에게 추천 받았던 음식점 이름을 두 번, 세 번 다시 묻는다. ‘자주 깜빡깜빡하는데, 혹시 나도 치매인가?’ 하는 생각에 겁이 나기도 한다.
치매는 시니어가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중 하나다. 중앙치매센터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치매 발병률은 65세 이상 10%, 85세 이상에서는 40%에 달한다. 또 한국인은 치매 발병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최소 1.3배 이상 높고,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병하는 연령이 평균 2년 이상 빠르다.
치매에 걸리면 기억력과 언어 능력, 시공간 감각, 판단력 등 인지 기능이 손상돼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대화 중 반복해 묻거나 약속을 잊는 등 기억력 감퇴로 시작해 자신의 이름, 주소 등의 신상 정보를 잊는 수준까지 병이 진행된다.
심한 경우 밤낮을 혼동하고 자신에게 익숙한 곳이지만 길을 잃는 일이 발생한다. 최근 치매 환자가 실종되는 경우가 빈번히 일어나는 가운데, 실종된 치매 노인을 문자 메시지로 이른 시간 안에 찾는 ‘실종경보 문자 제도’가 국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실종경보 문자 제도가 시행된 뒤로 총 24여 건의 실종경보 문자가 전국에서 발송됐다. 실종경보 문자 발송 대상자 대부분을 발견해 경보는 모두 해제된 상태다.
제도 도입 3일 만인 이달 11일 경기 수원시에선 실종된 치매 환자 A(79)씨가 실종된 지 이틀 만에 발견돼 가족 품에 안겼다. 경찰은 수원과 화성 지역 등에 실종경보 문자를 발송했고, 30분 만에 들어온 제보자 신고로 위치추적을 벌여 A씨를 찾아냈다.
지난 24일 전남 여수에서는 "치매 걸린 아버지가 나간 뒤 들어오지 않는다"는 실종 신고를 받고 오후 2시 16분에 실종된 치매 환자 C(75)씨의 인적사항을 담은 경보 문자를 발송했다. 발송 15분 만에 한 주민의 "치매 어르신에게 12시께 담배를 판 사실이 있다"는 제보를 받아 실종자를 찾아냈다.
문병훈 여수경찰서장은 "실종경보 문자메시지가 실종 아동 등을 찾는데 직접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면서 "앞으로 실종 사건을 신속히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종경보 문자 제도는 18세 미만의 아동이나 지적·자폐성·정신 장애인, 치매 환자가 실종됐을 경우 실종자 정보를 주민들에게 문자로 발송하는 제도다. 재난 문자처럼 이동통신사의 무선기지국을 토대로 해당 지역 안의 주민에게 발송되며 문자에는 실종 대상자의 성명, 나이, 성별, 키 등 기본정보가 담긴다. 문자에 포함된 링크를 누르면 실종자 사진 열람과 상세한 인상착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치매 발병률이 갈수록 늘어가는 만큼, 치매 환자는 우리 주변에도 있을 수 있다. 실종 대상자를 봤을 때는 국번 없이 182로 신고하면 된다.